[태그] 제품·품질 위기

  • 좀 더 나았으면 하는 점…

    얼마전 기사를 읽으면서 생각한 내용을 늦게 정리 해 본다.

    한국맥도날드 측은 8일 이와 관련해 “식재료 일부를 중국산으로 바꾼 것은 사실이지만 매장에서 진행되는 모든 프로모션은 1년치를 미리 계획하기
    때문에 맥모닝 가격인하를 위해 식재료 원산지를 바꾼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이어 “원산지가 바뀌었다고 제품의 크기나 위생상태가
    변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지금껏 이로인해 고객에게 불평을 들은 사실도 없고 똑같은 재료라면 보다 저렴한 것을 사용하는 것이 맥도날드 입장에서는
    맞다”고 덧붙였다. [한국경제]

    좀 더 나은 메시지가 없을까?

    언론이나 네티즌들의 포지션은 이렇다.

    맥도날드가 값싸고 믿을 수 없는 중국산 머핀을 몰래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겉으로 가격을 인하 했다 광고 한거 아닌가?

    이 포지션을 좀 더 들여다 보면

    • 맥도날드는 (항상 좀더) 값싼 재료를 사용하려 한다.
    • 값이 싼 재료는 품질을 믿을 수 없다.
    • 특히나 중국산은 못믿겠다.
    • 왜 몰래 속인거냐?
    • 가격인하를 광고하기 위해 갑싼 중국산을 쓴건가? 아니면 중국산을 쓴 후 값을 내리면서 광고를 한 것인가?

    이에 대해 한국맥도날드측의 포지션을 한번 정리해 보면

    • 가격인하를 위해 식재료 원산지를 바꾸지 않았다.
    • 원산지를 바꾸어도 품질에는 문제없다.
    • 맥도날드의 입장에서 같은 품질이라면 저렴한 가격의 재료를 사용할것이다.

    이렇다.

    이 둘간의 포지션에서 상쇄가 될 수 있는 메시지들은:

    • 맥도날드는 (항상 좀더) 값싼 재료를 사용하려 한다. ==> 맥도날드의 입장에서 같은 품질이라면 저렴한 가격의 재료를 사용할것이다.
    • 값이 싼 재료는 품질을 믿을 수 없다.==> 원산지를 바꾸어도 품질에는 문제없다.
    • 특히나 중국산은 못믿겠다. ==> 원산지를 바꾸어도 품질에는 문제없다.
    • 왜 몰래 속인거냐? ==> 원산지를 바꾸어도 품질에는 문제없다.
    • 가격인하를 광고하기 위해 갑싼 중국산을 쓴건가? 아니면 중국산을 쓴 후 값을 내리면서 광고를 한 것인가? ==> 아니다. 가격인하를 위해 식재료 원산지를 바꾸지 않았다. 미리 결정된 사항이다.

    이 논란에서 맥도날드측의 핵심 포지션은 ‘원산지가 바뀌어도 품질에는 문제없다’ 인 듯 하다.

    인터뷰를 통해서 전달해야 했었던 공식입장을 좀더 가다듬어 보면:

    • 맥도날드는 전세계 각지에서 가장 믿을만 하고 우수한 식재료들만을 공급 받고 있습니다.
    • 따라서 가격인하와 식재료 원산지 변경의 관련성에 대한 주장은 근거가 없습니다.
    • 이 두가지 이슈는 아무 관련 없는 별개 이슈이며 각각 소비자들을 위한 최선의 결정이었다는 점을 강조 드리고 싶습니다.

    쓰지 않았어야 하는 단어들은 다음과 같다.

    • 중국산
    • 사실
    • 원산지가 바뀌었다고
    • 제품의 크기나 위생상태
    • 불평
    • 똑같은 재료
    • 보다 저렴한 것
    • 맥도날드 입장

    문제가 어려우면 항상 원칙을 강조하자. 그리고 그 원칙은 타겟 오디언스에 STICK하자.

  • 편한게 좋은거다?

    편한게 좋은거다?

    위기관리 포지션에 있어 대응(countermove)은 위기관리 주체가 자신이 not guilty라는 강력한 확신이 있어야 가능하다. 최근 미국 뉴욕 업스테이트 한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일어난 이물질 사건에 대해 업체측이 아주 강력한 대응에 나섰다. 최초 로컬 기사에 의하면 이물질을 발견한 손님들이 업체측을 소송할 계획은 없고, 그냥 음식 값을 면제 받았다고만 되어 있다.

    TGIF 측은 “우리는 이 문제를 매우 심각하게 생각하며 조사가 완료될 때까지 즉시 해당 음식을 모든 식당의 메뉴에서 삭제할 것을 지시했다”고 말했다.

    검사 결과 발견된 뱀 머리는 조리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음식을 만든 뒤에 누군가가 넣은 것으로 추정된다. TGIF 관계자는 “누가 이처럼 몰지각한 행동을 저질렀는지 알지 못하지만 이 사건과 연루된 사람을 밝혀내 처벌하기 위해 수사당국에 최대한 협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선닷컴]

    이런 전면 대응 방식은 최근 모 제약회사에 의해서도 실행되었다 탈크 약품 논란에 대한 전면 대응이었다. 이 회사는 공식적인 커뮤니케이션으로는 광고를 진행했고, 식약청에는 어떻게 법적으로 대응하고 있는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직후 대응 광고]

    [일정 기간 경과 후 감사 광고 – 이미지 회복 전략]

    [일정 기간 경과 후 감사 광고 (추가 버전) – 이미지 회복 전략]

    예산이 어느정도 확보되는 회사들에게는 이렇게 광고만으로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하는 것이 내부 평가도 좋고, 변수도 적어서 편한게 사실이다. PR로 이미지 회복을 꾀할려면 예산은 적게 들어도 일단 구축해 놓은 언론계 인적 자산도 아쉽고, 그 과정에서 신경써야 할 변수들도 많아 보이게 마련이다. 또 기사가 잘 나왔더라도 보쓰분들의 평가들이 서로 서로 엇갈리기 마련이다. (항상 기사에 대해서는 불평들이 존재한다. 예를들어 기자의 단어 하나 표현 한줄에 집중…)

    실무자들에게는 그냥 단순하고 편해 광고가 좋고, 윗분들에게는 무언가 있어보이고 돈 좀 쓴 자국(?)이 남으니 광고가 좋다. 일부 우리 나라 기업들의 위기관리 대응방식에서의 특이한 부분들이다.

  • 흥미로운 애플의 대응 방식

    AS센터는 이번 건을 배터리 불량에 따른 사고로 추정했으나, 정책상 재생제품으로 교환만 가능할 뿐 교환이나 환불 등 요구는 수용할 수 없다고 심 씨에게 통보했다.

    이에 심 씨는 애플코리아측에 정식으로 항의했으며, 결국 애플코리아측은 미국 본사와의 협의가 필요한 문제라며 하루가 지난 뒤 심 씨에게 새 제품으로의 교환을 약속했다. 심씨가 결국 새 제품을 전달받은 것은 그로부터 일주일여가 지난 뒤였다.

    애플코리아 관계자는 “소비자 과실이 아닌 제품 결함 시 새 제품 교환이 가능하고, 이번 경우 역시 일반적 절차에 따른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이번 경우는 고객이 안전상 이슈를 제기했기 때문에 교환해준 것이며 제품 결함 여부는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또 “AS센터에서 어떻게 고객 응대를 했는지는 아직 파악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인하우스 시절 기억을 되 살려보면 고객상담센터 인력들이 잘 만 해주면 (회사에서 정한 규정을 잘 지키고, 전략적인 대응방식에 대한 교육이 잘되어 있다면) 불필요한 ‘고객 관련 위기’는 절반 이상이 미연에 방지 될 수 있었다.

    가장 유효한 프로세스는 일단 생산 과정에서 완전한 제품이 생산되어야 하고 (식스 시그마건 뭐건 무조건 완벽을 추구해야 함) 그 후 일부 문제가 있는 제품에 대한 고객 컴플레인은 고객상담측에서 대부분 완화하거나 필터링을 해주어야 한다.

    생산과 고객상담을 넘어선 고객 컴플레인은 일단 악성으로 분류되고 언론과 온라인에 전이 되게 되면 그 다음은 홍보라인에서 담당 해 주어야 한다. 홍보담당의 커버 영역을 넘어가는 위기는 진짜 A급 위기다. 이는 전사적인 대응 대상이다.

    위 애플코리아의 고객 컴플레인 관련 처리 프로세스를 보면 다음과 같은 추측이 가능하다.

    – 아이팟 터치 배터리 불량에 대한 마국 본사측의 처리방침이나 포지션이 아직 확실하지 않다. (문제를 인지하고는 있는데 인정하지 않으려 하는 듯 함)

    – 소비자들에게 공정하지 않은 배상을 진행 중이다. (강력한 컴플레인 vs. 약한 컴플레인)

    – AS 센터의 대응방식이 규정에 일치 하지 않았거나, 홍보팀과 AS 센터간의 커뮤니케이션 공유가 부실하다.

    – 전반적으로 제품결함에 대해서는 소비자 중심이 아닌 무리한 포지션을 유지 중이다.

    애플의 커뮤니케이션 방식은 언제나 흥미롭다.

  • 신당동 떡볶이 가게를 위한 위기 요소 진단

    어제 저녁에 우연히 신당동 떡볶이가 생각이 나서 항상 가는 가게에 들러 맛있게 떡볶이를 먹으면서 이 오래된 가게에 위기요소가 있다면 어떤 것들일까 하는 돌발적인 생각을 하게됬다. (아침에 모 일간지에서 그 가게 역사에 대해 소개하는 기사를 읽은 후유증인가)

    50년이 다 되가는 이 떡볶이 회사(회사다)의 위기 요소들:

    음식재료이슈

    • 떡, 라면, 쫄면, 만두, 계란 및 기타 양념관련 제조과정 및 성분
    • 무료로 제공하는 단무지 관련
    • 육수 관련
    • 식수로 제공하는 냉수 관련
    • 앞접시 및 포트 위생 관련
    • 조리대의 위생관련 (상수 및 하수 처리)
    • 종업원의 위생 점검 관련

    서비스이슈

    • 세트메뉴 오더시 혹시나 모를 눈속임
    • 발레파킹의 안전성 및 위법성
    • 포장 시스템의 문제점
    • 외국인 고객 관련 서비스

    안전이슈

    • 가스 및 전기설비 관련 (노후화된 건물)
    • 건물자체의 안전성 관련
    • 떡볶이용 프라이팬의 안전성

    비지니스이슈

    • 브랜드 로열티 관련
    • 같은 지역에서의 경쟁관련
    • 종업원 급여 및 채용 관련

    기타 이슈

    • 창업자 및 직계 가족 관련
    • 기타 이물질 또는 매장내 사고 관련

    이렇게 몇평 안되는 떡볶이 가게에게도 골치아픈 이슈들이 많다. 이 이슈 하나 하나에 대해 곰곰히 살펴보고 문제점이 있으면 미리 미리 고치고 개선하는 사람이 CEO다. 알면서도 뭉개는 사람은 장삿꾼이다. 비지니스의 지속성에 대해서 말하는 거다.

    신당동 떡볶이 거리가 영원하기를 바란다.

  • 기업은 위기로 성장한다

    기업은 위기로 성장한다

    이번 베이비 파우더 케이스를 모니터링 하면서 흥미로운 insight 하나를 다시 한번 검증하게 되었다. 그 insight는…

    기업은 위기로 성장한다


    이런 이야기를 평소에 하면 무슨 말인지 잘 이해를 하지 못한다. 하지만, 이번 케이스에서 B사가 보여준 위기대응 프로세스를 보면 그 의미를 확실히 이해할 수 있겠다.

    B사는 여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되자 해당 관계사의 홈페이지에 팝업창을 통해 타겟 공중들과 커뮤니케이션 했다. 내부적으로 커뮤니케이션 POC를 하나로 집중하려 선택한 전략인지 아니면 이 팝업창을 통한 커뮤니케이션이 예산상으로나 인력상으로 가능한 유일한 매체였는지는 아직 알수가 없다.

    확실한 것은 이 B사가 온라인상에서 이루어지는 소비자들의 대화를 모니터링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이 부분에서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의 상호작용(interaction)이 존재했었다는 의미로 받아 들일 수 있다.

    B사의 이 유일한 위기관리 매체인 팝업을 한번 트래킹해 보면 이들이 얼마나 상호작용에 신경을 썼는지 알 수 있다.

    B사의 1차 팝업. 제목과 리드문장이 현실과 괴리. 포지션에 있어서도 아직 전략적인 포지션을 확정하지 못한 채 팝업게시한 듯

    2차 팝업. 제목 사과문으로 변경. 리드문장 개선. 포지션이 사과와 리콜로 확정된 모습

    3차 팝업. 소비자들이 한개뿐인 핫라인에 대해 불통 현상을 호소하자, 온라인 접수 버튼을 하나 더 확장해 POC를 확장. 그러나 아직까지 이 버튼은 기존 홈페이지의 소비자 의견 접수 코너로 단순 연결되었음.

    4차 팝업. 문제가 된 제품군을 한정하려는 시도와 함께 소비자들의 리콜 요청에 가이드라인을 주기 위해서인 듯 해당 제품명들을 자세하게 게시했음. 그러나 아직까지 온라인 리콜접수의 불편 사안에 대한 개선은 이루어 지지 않고 있었음.

    5차 팝업. 부족한 핫라인을 대폭 확장함. 좀더 적극적인 리콜의지를 표현. 리콜 온라인 접수 시스템도 재빨리 개선해 편의성을 강화.

    교환신청창 – 개선 부분. (사과문창에서 바로 넘어가게 설계)

    환불신청창 – 이 또한 사과문에서 바로 넘어가게 설계.

    앞으로 B사는 향후 위기가 발생시 팝업을 통한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 맨 마지막 버전을 기준으로 활용하면 되겠다.

    1. 사과문 제목 강조
    2. 리드와 포지션 확정 및 일치화
    3. 개선 방법의 논리적 설명
    4. 리콜을 위한 POC의 최대한 확대
    5. 온라인을 통한 대응을 위해서는 편의성 극대화

    단, 이번 팝업 커뮤니케이션 진화(evolution) 과정에 걸쳐 문제가 있다면…

    1. 대부분의 소비자들이 이렇게 시시각각으로 B사의 홈페이지에 들어와 업데이트 되는 내용을 보려하지는 않는다는 것
    2. 온라인 대화를 모니터링해 보면 알겠지만, 소비자들은 그 때 그때 버전의 팝업에 대해서 비판과 항의를 다양하게 전개하고 있음. (한번에 다섯번째 팝업이 그대로 떠 올랐으면 방지할 수 있는 불필요한 노이즈)
    3. 해당 기업이 위기관리 시스템이 부재하거나 부실하다는 지적을 받을 수 있음. (아니면 사내 위기관리 주체들이 너무 많다거나)

    어쨌든 B사는 이번 위기로 팝업 커뮤니케이션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의 노하우를 갖추었으리라고 본다. 이 노하우를 시스템에 접목해서 다음번엔 좀더 나은 팝업 커뮤니케이션이 진행되었으면 한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팝업을 넘어 좀 더 적극적인 위기 커뮤니케이션 노력에도 관심을 가져보면 어떨까?

  • 베이비 파우더 케이스

    베이비 파우더 케이스

    [이미지 출처: 보령메디앙스]

    베이비 파우더 케이스를 유심히 모니터링하고 있다. 대표적 업체인 B사의 포지션에 대해 한번 분석을 해보자.

    • 기준에 적합하게 제조/생산
    • 미량의 석면 검출
    • 전량 잠정 출하 및 판매중단 실시하라는 지시를 받았습니다
    • 당사는 이 조치와 관계없이…적법여부를 떠나 해당 제품 리콜을 즉각 실시

    일단 전반적인 포지션은 식약청에 대한 감독책임을 기반으로 깔고 기준 적합성을 강조하는 것으로 보인다. 일단 Guilty를 인정하지 않고, 대응방식에 있어서 High Profile로 간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는 반대로 Low Profile이다. (흥미로운 insight)

    흥미로운 것은 대응 방법들이다.

    • 안전한 새제품(석면 불검출)으로 즉각 교환
    • 안전한 원료로 대체
    • 품질관리 시스템 강화

    이 이슈의 핵심은 ‘베이비 파우더를 수십년간 제조 생산 판매 해 왔던 기업들이 과연 탈크 이슈에 대해서 전혀(100%)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느냐?”하는 여부다. 식약청이 기준을 세우지 못했다는 것은 사실 부차적인 이슈다. 모든 이슈에 규제가 있어야만 따른다는 전제는 소비자들의 이해와 상치된다.

    만약 기업이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원료 개선 및 대체 활동을 사전에 진행하지 않았었다면 문제다. 반대로 전혀 모르고 있었다면 앞으로도 소비자 안전은 담보 할 수 없는 상황이 아닌가. 그렇다면 앞으로 또 어떤 악성 원료들이 추출될찌 모르지 않나.

    분명 이는 포지션상의 딜레마다.

    발표한 대응 방법들을 보면 기존에도 석면이 불검출되는 제품들이 존재했었으며, 안전한 원료 또한 존재했었다는 의미가 된다. 또한 베이비 제품의 가장 기본인 강력한 품질관리 시스템이 이전에는 완전하지 못했다는 이야기로 해석될 요지가 있다고 본다.

    이 이슈는 일개 제품의 이슈가 아니라 기업 브랜드 자체에 관련된 문제다.

    만약 B사가 Not Guilty를 강력한 포지션으로 가져 가길 원한다면, Why Not Guilty라는 이해를 소비자들에게 강력하게 심어 줄 필요가 있다. KBS 소비자고발 이전에 이와 관련된 이슈를 인지하고 있었는지, 아닌지를 먼저 전략적으로 고백하고 적극적인 해명이 필요할 것 같다.

    항상 이야기 하지만 리콜은 기업의 Favor가 아니다. 리콜을 발표하지 않더라도 당연히 해당 제품들은 팔리지 않아서 소각장으로 가기 마련이다. 리콜은 정확하게 말하자면 제품의 expired date을 몇일에서 몇주정도 앞당기는 것 뿐이다. 해당 이슈에 대한 책임을 진다는 표현으로 가늠하기에는 소비자들에 대한 이해가 너무 얕다.

    포지션이 무난해 보이지만, 해당 이슈의 파급력에 비해서는 포지션이 약간 무른게 아닌가 한다. 대응책들도 그렇고.

  • 무시하되 우선순위가 더 중요하다

    세스 고딘이 얼마전 아주 재미있는 insight를 포스팅했다.

    비지니스를 하는데 있어서 무시해도 될 두가지 유형의 소비자들을 비판자들과 팬들이라고 지적했다. 상당히 놀라운 것은 팬까지 무시해라 하는 거다. 세스 답다.

    그 이유는:

    • That’s a shame. The critics are never going to be happy with you,
      that’s why they’re critics. You might bore them by doing what they
      say… but that won’t turn them into fans, it will merely encourage
      them to go criticize someone else.
    • Your fans don’t want you to change, your fans want you to maintain the
      essence of what you bring them but add a laundry list of features. You
      fans want lower prices and more contributions, bigger portions and more
      frequent deliveries. [Seth Godin]

    간단하게 말하면…

    비판하는 애들은 어떻게 하든 비판 하고 설득해서 우리편으로 만들 수 없으니 차라리 무시하라는 말이다. 팬들이야 어떻게든 우리 회사를 좋아하는데…좋아한다고 하면서 계속 바라는 것들이 많아지고 높아지니 가능하면 무시하라는 거다.

    여기서 ‘무시’라는 의미는 기존의 ‘무시’라는 개념이라기 보다는 기업에게 ‘상대적으로 적은 열정’을 보이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귀 기울임에 있어서 우선순위를 조정하라는 의미다.

    PR이나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도 이러한 insight들은 현실적인 것이다. 이 세상에 설득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대규모로 비판자들을 우리 추종자들로 만든 사례가 과연 있었는지 궁금하다. 예를들어 스님들을 설득해서 대거 목사님들이 되게 한다던가, 한나라당 핵심 당원들을 설득해 민주당에 대거 입당하게 한다던가…(순전히 커뮤니케이션만 가지고 말이다) 이건 넌센스다.

    위기 관리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도 기본적으로 위기를 둘러 싼 이해관계자들을 바라보고, 그들의 입장에서 그들 대부분이 공통으로 느끼는 점들을 공감하라고 하는데…이 ‘대부분’이 누군가? 바로 비판자들과 팬들을 뺀 일반 공중들이다. 좀더 정확히 말하자면 입장이 아직 확실하게 정리 되지 않은 많은 공중들을 커뮤니케이션 타겟으로 하는 게 좋다는 이야기다.

    그러면, 그 다음에는 이런 의문이 드는게 당연하다.

    우리 회사 제품에서 기괴한 이물질이 검출되었는데 그 다음날 부터 회사 블로그에는 아주 격렬한 항의 댓글들이 줄을 잇는다 가정해 보자. 하루 이틀이 지나도 수천개의 욕설 댓글들이 달리는 데 과연 이 트리플X 댓글을 다는 네티즌들은 어떤 부류로 분류할 수 있을까?

    분명 팬은 아니다. 비판자들이겠다. 그 중에서도 극렬 비판자들이겠다. (사실 기업의 어떤 문제 때문에 평소에는 알지도 못하던 그 해당 기업의 블로그를 찾아와서 아이디와 패스워드를 치고 입에 담지 못할 욕설을 배설하고 나가는…그리고 자신의 댓글에 그 기업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모니터링하고 있는 사람들은 진정 하드코어 비판자들 또는 알바들로 구분되어 질 수 있지 않을까)

    세스의 지적에 의하면 기업은 이런 하드코어 비판자들과 열정적으로 커뮤니케이션 할 필요가 없다는 결론이 나온다. (기업의 효율성 그리고 생산성 측면에서)

    하지만, 세스의 지적에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측면에서 하나의 insight를 더 더하자면…

    과연 기업이 이런 위기를 맞았을 때 ‘누구를 바라보고 있나?’ 하는 게 더 중요하다는 거다. 자사의 블로그에 공격을 해대는 극렬 비판자들을 바라보고 이들의 이야기를 들으려 하는가…아니면 블로그 저 멀리서 침묵하는 수많은 네티즌들과 오프라인 공중들을 바라보고 그들과 공감하고 있는 가 말이다.

    전략이란 선택의 문제다. 기업이 ‘어떤 타겟 오디언스를 제일 우선 순위로 두고 그들과 공감하고 커뮤니케이션 하려는 열정이 있는지?’ 그 선택이 중요하다는 거다.

    문제가 있다면 극렬한 어느 한 부류의 공중들에게 기업이 본능적으로 치우치거나 집중하면 안된다는 점이다. (우는 아이 젖주는 스타일) 메이저 공중들을 보고 가능한 우선순위를 정렬해서 접근하자는 거다.

    100% 찬성과 100% 반대가 있거나 위기관리 결과에 대해 100% 박수와 100% 손가락질이 있을 수는 없다는 것을 항상 명심하자는 거다.

  • What are you saying?

    혹시나 싶어 화장실을 다녀오며 주방으로 가서 물컵을 좀 달라고 말하면서 하얀 가루를 퍼낸 통을 보니 진짜 화학조미료였다. 당장
    식당을 나오고 싶었지만 이미 시킨 음식을 취소할 수 없어서 그냥 먹었으나 속이 이상했다. 맛있다고 먹는 아이들을 보니 답답한
    마음이 들었다. 집으로 돌아와 화학조미료의 위험성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다시는 그 식당에 가지 말라고 말해줬다. [부산일보, 독자마당]

    예전 소비자고발을 통해 중국음식점들의 비위생문제와 함께 화학조미료 과다사용문제들이 이슈화 된 적이 있다. 위의 독자기고는 한 동네 음식점에서 화학조미료를 아이들이 먹을 국수에 퍼 넣는 장면을 목격하고 놀란 독자의 글이다.

    언제부터인가 화학조미료는 거의 공공의적 1호가 되었다. 30여년전만해도 마법의 음식 재료였던 화학조미료가 이제는 청산가리 수준의 극약으로 인식되고 있다.

    화학조미료를 과다 사용하는 것은 물론 화학조미료가 조금이라도 들어간 음식은 쓰레기 취급을 받기까지 한다. 지난 수십년간 화학조미료를 사용해 가며 음식을 해 오셨던 어머니들과 할머니들도 이제는 자식들에게 ‘조미료 쓰지 말고 음식해라”하신다. 심지어 아이들에게 조미료 음식을 먹이는 엄마들은 ‘무식한 엄마’로 치부 받는다.

    화학조미료는 식약청에서 인정한 음식용 조미료다. 그런데도 이러한 이슈가 발생하고 화학조미료 생산업체가 독극물 제조사가 되고, 거기서 일하는 직원들이 마약제조자 처럼 손가락질 받는 이 현실은 왜 일까?

    이 화학조미료를 만드는 기업들은 과거와 현재 어떤 메시지를 우리들에게 전달하고 있는 건가? 자신들에 대해 어떤 대화를 진행하고 있는 걸까? 무엇을 어떻게 말하고 싶어 하는 걸까?

    위기는 커뮤니케이션의 부족과 실패에서 오는 게 아닐까?

  • 위기관리의 가치는 얼마?

    홍보실무자들과의 미팅 때 마다 위기관리에 대해 흔히 서로 공감하는 말이 있다.

    “위기관리는 잘 해도 티가 안나요. 그래서 윗분들에게 팔기가 힘들죠. 아무리 고생을 해도 윗분들은 언제 그런일이 있었느냐며…대수롭지 않게 넘어가죠”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서비스를 할 때도 마찬가지다. 위기가 발생했거나 발생할 조짐이 보이는 클라이언트들과 미팅을 하면서 사전 대비 또는 관여 서비스를 시작하면 항상 걸리는 문제가 예산이다.

    내가 인하우스 시절에도 그랬었지만…막상 위기가 발생해서 외부 자문 서비스를 사용하게 되면 인하우스에서 가장 신경쓰이는 게 이 예산이었다. 가뜩이나 해당 위기 때문에 어수선하고 정신이 없는데 외부 자문을 갑작스럽게(?) 끌고 들어 오는 것도 그렇지만…어떻게 이들에게 pay를 할 것인가가 가장 껄끄러웠다.

    핵심은 CEO에게 외부 자문이 우리 인하우스에게 어떤 베네핏을 가져다 주었는지를 어필하는 부분인데 이게 사실 쉽지가 않은거다. (기본적으로 기존 PR활동도 제대로 평가 받지 못하고 있는 체제에서 위기관리 결과를 어필하는 게 어떻게 보면 불가능해 보이기도 하다)

    CEO께서는 이렇게 이야기 하실 수도 있다.

    “아니, 외부 자문이 와서 뭘 한게 있어. 어짜피 리콜에 대한 결정도 내가 내린거구. 그 결정을 위해서 각 부문의 상황분석하고 토론도 우리끼리 하고 자기네들은 지켜보기만 한 거 아니야? 근데 왜 그 자문들에게 돈을 줘야만 하지?”

    그렇다. 맞다. 자문들은 의사결정을 절대 하지 않는다. (정확히는 할 권한이 없다) 특정 방향의 의사결정을 편향적으로 종용하지도 않는다. 단, 자문은 여러가지 예측과 옵션들을 제시할 뿐이다. 대부분의 기업들은 위기발생시 내부적인 시각으로만 해당 위기를 바라보고 그 안에서 해결책을 찾으려고 하는 습성이 있다.

    실제로 이러한 습성들은 기업이 핵심 이해관계자의 입장에서 해당 위기 이슈를 바라보는 데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위기관리 실패의 근원이 되겠다. 외부자문은 이런 내부 시각 중심의 의사결정 과정에서 악마의 대변인(Devil’s Advocate)으로서 역할을 한다.

    기업 측면에서는 해당 위기가 소리없이 눈 앞에서 사라져 위기 발생 이전으로 깨끗하게 되돌아 가기만을 바랄 수도 있다.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 일단 위기가 발생되면 그렇게 될 가능성은 제로다. 어떻게 예측되는 피해를 최소화 하고, 지금까지 자신들이 지켜왔던 비가시적 자산들을 방어해 내느냐 가 최선의 목표가 되는 것이다.

    리콜을 해서 어이없는 예산이 100-200억이 들었어도, 수십년산 지켜왔던 자사의 명성이 그리고 소비자 철학이 방어 되었다면 위기관리는 성공한 것이다. 다시 소비자들이 되돌아오고, 잘 했다, 역시 멋지다 이야기 듣게 되었다면 그건 성공이다.

    외부 자문에 쓸 돈이 아까와 내부시각으로만 의사결정을 하기에는 너무 부담이 크다. 그 의사결정의 책임은 누가 질 것인가?

    한편으로 외부자문 쓰기를 아까와…위기 발생에도 불구 침묵으로 일관한 후 사후 대응한다며 수십억을 이미지 광고 예산으로 편성하는 기업들이 있다.

    광고는 아깝지 않고…어쩔수 없이 해야 할 것 아니냐 하면서…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자문은 아까와 하는 이유는 우리 모두에게 있는 거 아닌가 한다. 아주 실제적으로 말이다…

  • 블루멘탈의 자존심 커뮤니케이션

    블루멘탈의 자존심 커뮤니케이션

    이 레스토랑 주인 블루멘탈이 운영하는 식품 안전 컨설팅 업체 전문가들과 현지 위생 당국이 검사를 벌였지만 아직까지 명확한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다.

    블루멘탈은 “정말 불가사의하다. 서빙 종업원까지 조사를 벌였지만 아무 문제점을 찾아내지 못했다”며 “그러나 모든 것이 확실하게 규명될 때 까지 위험스럽게 레스토랑 문을 열 수는 없는 노릇”이라고 말했다.

    블루멘탈은 “팻 덕은 식사 손님들에게 최고의 경험을 선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왔다”면서 “(우리 레스토랑을 이용한 뒤) 병이 났다면 고객들을 위해서라도 알려달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영국의 블루멘탈 팻덕은 유명한 식도락 가이드 미슈랭으로 부터 별 3개 등급이 매겨진 최고급 레스토랑이다. (영국에는 딱 하나라 한다) 주인인 블루멘탈은 영국의 셀러브리티 중 하나며, 이 블루멘탈의 팻덕은 여러 레스토랑 잡지들로 부터 지구상 최고의 식당 (the best place to eat on earth)으로 까지 불렸다.

    이번 식중독 위기는 이런 블루멘탈의 신뢰도와 명성에 큰 타격을 주고 있다. 이 위기를 두고 진행하고 있는 커뮤니케이션을 한번 분석해 보자.

    The spokesman said: “It’s not an easy decision to close the restaurant
    and there will be a lot of disappointed people who have bookings, but
    it has to be investigated.”

    “[Heston Blumenthal] wants to look after his customers – he is
    fanatical about food hygiene and he is flabbergasted as to how this
    could have happened.

    “The restaurant will be closed for as short a time as possible but his priority at the moment is to the investigation.” [BBC]

    한글보도기사들로는 그렇게 정확한 메시지 분석을 하기는 힘들다. 대신 BBC의 영문보도를 보면 블루멘탈 대변인의 메시지를 찾아 볼 수 있다.

    메시지들의 기준을 보면 그 기준이 ‘고객들(customers)’에게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상당히 정교하게 디자인 된 메시지다.

    – 식당을 닫는 것은 어려운 결정이 었다. 왜? 수많은 예약손님들이 실망… 하지만, 조사가 더욱 중요하다.

    – 블루멘탈은 어떻게 이런 일이 하면서 심각해 한다. 왜? 고객들이 걱정이 되서…

    – 식당을 ‘짧은 시간’이라도 당분간 닫아야만 한다. 왜? (길게 닫지는 못하지… 기다리시는 수 많은 고객들 때문에 …) 하지만, 현재 이순간 가장 높은 우선순위는 조사다.

    블루멘탈은 가능한 고객들과 같은 편에 서 있다. 레스토랑의 위신과 명성으로 고객들의 두려움을 덮으려 하거나 무시하지 않는다. 블루멘탈이 평소에 이야기 해오던 고객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그들의 마음을 이해하고 있다.

    재미있는 것은 반대로 고객들은 이런 메시지를 접하면서 블루멘탈을 더욱 신뢰할 수 있고, 다시 예약을 시도한다는 거다. 전략적 메시지의 힘이다.

    약간 여기에서 더했으면 하는 것은 지금까지 팻덕에서 식중독에 결렸을 것으로 이해되고(understood)있는 30-40여명의 고객들에 대한 미안함이나 concern을 강력하게 표현해 주었어야 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Fat Duck은 이 부분에서 전략적으로 메시징을 제한하는 것 같이 느껴진다. 사실은 모르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