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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기관리위원회에 대표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회사 위기관리위원회에 대표이사가 들어가는 것이 맞나요? 다른 회사들의 경우 위기관리위원회에 대표이사가 최고의사결정권자로 명기가 되어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저희가 현재 위기관리체계 구성을 하고 있는데, 그 부분이 내부적으로 논의가 있어서요.”

    컨설턴트의 답변

    크게 두가지 관점에서 설명 드려야 할 주제입니다. 우선 의사결정의 신속성, 정확성 차원에서 대표이사의 위기관리위원회 ‘참석’의 필요성과 그 효율성에 대해서는 어떤 전문가도 이의가 없습니다. 시간을 아껴야 하는 대응 단계에서, 위기관리위원회와 대표이사가 각각 격리된 채 의사결정이 순차적 또는 병행적으로 이루어진다면, 의사결정 자체에 상당한 혼란과 지연이 발생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공장에 화재가 발생되었을 때, 일선 공장에서의 상황 리포트가 계속 사내에 공유되면, 그 내용을 중심으로 관련 부서들이 위기관리위원회를 구성하게 될 것입니다. 위기관리위원회에서 각종 확인 활동과 대응방식 검토가 이루어지고, 각 부서별 역할과 책임이 주어져 초기 대응 방향이 결정되겠지요. 이 내용을 대표이사가 위기관리위원회에 참석하여 직접 듣고 결정하는 경우와, 별도로 위원회 결정사항을 정리해 보고 받고 사후 간접적으로 재차 의사결정에 임하시는 경우에는 분명히 차이가 있을 것입니다.

    따라서 대부분의 기업에서는 대표이사가 최고의사결정권을 가지고 위기관리위원회를 리드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위기관리 매뉴얼에도 그런 조직적 체계가 자세하게 명기되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두번째 주제로 질문에서 느껴지는 뉘앙스는 대표이사께서 위기 시 위기관리위원회에 직접 참석하고, 세부 대응 의사결정까지 내리신다면 만에 하나 사후 민감한 책임과 연관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우려하시는 것 같습니다.

    실제 일부 기업이나 공기업들의 경우 사내 위기관리매뉴얼을 자세하게 뜯어보면, 그런 우려 때문에, 위기관리위원회 수장을 대표이사 또는 VIP로 명기하지 않는 곳이 있습니다. 어차피 대표나 VIP께서 의사결정 하시기는 하겠지만, 굳이 사내 체계로 공식화해 놓을 필요까지는 없다는 의미 같습니다.

    부정 이슈나 위기의 경우 대응 방식의 의사결정에 있어 상당히 민감한 부분이 많기 때문에, 그와 관련된 대표나 VIP 언급이나 지시 내용 등으로 사후 문제가 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 것입니다. 차라리 대표나 VIP가 위기관리위원회에 들어가지 않고, 미팅 후 고위임원을 통해 위원회의 의사결정 내용을 간접 보고 받고, 필요 지시를 비공식적으로 하는 것이 상대적으로 더 안전하다고 판단하시는 것입니다.

    사실 어떤 형태이건 옳다 그르다의 판단기준에 해당하는 것은 아니라고 보고 있습니다. 자사의 기업문화, 거버넌스, VIP 성향, 관행 등 여러 기준을 가지고 자사에게 가장 효율적인 체계를 구축하면 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 체계를 구축하는 과정에서 어떻게 하면 좀더 신속하고, 효율적이며, 생산적인 의사결정과 실행 연결이 가능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항상 고민이 필요할 것입니다. 물론 그런 고민은 대표이사를 비롯한 모든 위기관리위원회 구성원들이 함께 하셔야 한다고만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관련 개념 · 위기관리위원회란 무엇인가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블라인드에 제가 답변을?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 회사 직원들이 블라인드에서 매우 활발히 커뮤니케이션 합니다. 그러던 중 가끔 잘못 알려진 내용을 가지고 논란이 일어나고 하던데요. 대표이사인 제가 설명이나 해명하는 글을 직접 올리면 어떨까 합니다. 글을 보고 있으면 정말 신경 쓰여서 좀 바로잡고 싶어 그렇습니다. 어떻게 보세요?”

    컨설턴트의 답변

    개인적으로 정확한 팩트를 공유해 근거 없거나 잘못된 논란을 잠재우고 싶으신 마음은 이해합니다. 바로 사실관계를 규명하면 논란이 사라질 텐데, 블라인드라는 환경도 그렇고, 거기에서 대화하는 직원들의 스타일도 그렇고 어떻게 해야 최선일까 고민하시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몇 가지 그런 의미에서 고민해 보셔야 할 것이 있습니다. 대표께서 블라인드 대화에 직접 개입하시고, 그곳에서 대화를 나누시기 시작하는 경우입니다. 만약 그 이후에도 지속해서 개입과 대화를 하신다면 모르겠습니다만, 그것이 현실적으로 어렵고, 민감할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해 보아야 하겠습니다. 선별적으로 어떤 이슈에는 해명하고, 어떤 이슈에는 해명하지 않고 하는 경우에는 그런 실행이 직원들에게 어떻게 느껴질지도 같이 고민해 보아야 합니다.

    블라인드는 기본적으로 익명 대화방입니다. 그곳에서 ‘내가 대표이사’라는 전제로 대화를 이끌어 나가고, 설명이나 해명을 하는 것은 생각보다 만만하지 않습니다. 회사와 대표이사로서 얻을 수 있는 실익이 상당히 제한될 것입니다. 그럼에도 직접 개입하고자 하신다면 계속해서 끝까지 개입하셔야 하고, 중간에 개입을 포기 중단하시게 되면 최초 개입하지 않으신 경우보다 실익은 더 적을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대표께서 경험하시고 계신 상황을 푸는 방법은 이렇습니다. 우선 블라인드에서의 특정 논란에 대하여 대표이사께서 관심이 생기신 경우에는 홍보와 인사부서 관련 업무 담당라인을 불러 그들의 실무적 조언을 먼저 들어 보셔야 합니다. 논란의 핵심이 무엇이고, 현재 그 반향이 실제 어떤 수준이며, 그 주제에 대한 다양한 직원의 생각은 어떻게 형성되어 있는지 들어 보실 필요가 있습니다.

    그 후에는 실무자그룹이 가이드 하는 것을 따르시면 됩니다. 그 실무자 그룹은 블라인드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을 것입니다. 일희일비 하지 않고, 유사한 사례들을 수없이 목격하고 경험했을 것입니다. 대표께서는 그들의 실무적 의견을 들어 보시고, 그들이 조언하는 방식으로 커뮤니케이션 하시는 것이 가장 안전하고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믿으셔야 합니다.

    대부분 실무자들은 블라인드 내 직원들의 첨예한 대화에 대표님이 직접 개입하시는 것을 조언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여러 다양한 방식으로 그 주제와 관련된 소통 이벤트를 만들거나, 기회를 만들어 간접적으로 설명 또는 해명하는 것을 권장드릴 것입니다. 그와 같이 블라인드에서 소통 주제를 선정하여, 회사에서 통제가능한 준비된 커뮤니케이션을 실행하는 것이 일반적인 실행입니다.

    블라인드도 그렇고 소셜미디어도 그렇고 여러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채널에서 발생한 이슈의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담당 실무그룹의 이야기를 먼저 깊이 있게 참고하시는 것이 좋다는 점을 강조 드리고 싶습니다. 여기에 이슈관리를 위한 커뮤니케이션 명언이 적용됩니다. “이슈가 발생했을 때에는 반응하지 말고, 대응하라!” 먼저 폭 넓게 들어 보시고, 준비해서 전략적으로 대응하셔야 한다는 것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준비하면 자연스럽지 않은데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직원들과의 커뮤니케이션도 준비해서 하고, 할 말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을 나누어야 한다는 조언 잘 들었습니다. 직원들도 기자처럼 대하라는 말도 의미 있어 보입니다. 그러나 임원으로서 고민은 그렇게 준비하고 경계하다 보면 자연스럽지가 않다는 겁니다. 직원들과 진짜 소통이 될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여러 임원들께서 실제 그와 비슷한 고민을 말씀해 주십니다. 임원 개인과 회사를 위해서는 준비해서 안전하게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이 전략적인 것이라 생각 하지만, 현장에서 직원들과 커뮤니케이션 하다 보면 보다 자연스럽고 인간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해야 하지 않을까 느끼게 되시지요.

    임원께서 가진 그 ‘소통’에 대한 의지와 진정성은 공감합니다. 인간 대 인간으로서 임원 자신이 직원들과 허물없이 커뮤니케이션 해야 좀 더 가깝게 서로를 이해하는 단계로 나아갈 수 있다고 보시는 것이지요. 그와 반대로 회사측 입장과 원칙에 기반한 준비된 메시지만 반복해 커뮤니케이션 한다면, 그런 커뮤니케이션에 실질적 소통의 의미가 있겠는가 의문을 품게 되실 겁니다.

    이런 고민을 줄이기 위해서는 먼저 개인간 소통과 기업 커뮤니케이션적 소통의 의미를 가능한 나누어 보시라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개인 대 개인간 커뮤니케이션의 맥락과 형식은 기업과 직원간 커뮤니케이션의 그것들과는 기본적으로 다르다는 것을 이해하실 필요가 있습니다.

    많은 곳에서 기업과 직원간 커뮤니케이션 실행에 있어 다양한 아이디어에 기반한 소통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형식이 기업 커뮤니케이션 개념을 기반으로 한 것인가 아니면 개인 커뮤니케이션 개념을 차용한 것인가에 따라 프로그램의 색깔은 달라지게 됩니다.

    일부에서는 자연스럽고, 친근하고, 즐겁게 소통 프로그램이 진행되어야만 한다는 생각을 하는 것 같습니다. 따라서 그런 소통 프로그램은 마치 방송 연예 프로그램이나 유투버의 자유스러운 소통 방식으로 진행되기도 합니다. 당연히 여기에 출연(?)하는 대표나 임원들께서는 준연예인과 같이 활달한 커뮤니케이션 스킬을 발휘하셔서 화기애애 한 연출을 해 내시곤 합니다.

    그러나, 기업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 무엇이 가장 중요한지를 따져 보실 필요가 있습니다. 기업의 목적과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커뮤니케이션 전략과 메시지 그리고 논리는 기업 커뮤니케이션의 핵심입니다. 자연스러움, 친근함, 즐거움은 기업 커뮤니케이션을 돕기 위한 래포(rapport) 형성이 주 목적일 뿐입니다. 절대 기업 커뮤니케이션 그 자체의 목적은 될 수 없는 것이지요.

    먼저 기업 커뮤니케이션 목적과 목표 그리고 이를 커뮤니케이션 하기 위한 커뮤니케이션 전략과 핵심 메시지를 구성하십시오. 그 메시지들을 잘 전달하기 위한 논리와 근거들을 풍부하게 정리하십시오. 그 후에 준비된 핵심 메시지를 ‘어떻게’ 전달 공유할 것인가를 고민하셔야 합니다. 물론 이렇게 준비된 핵심 메시지를 자연스럽고, 친근하고, 즐겁게 전달하실 수 있다면 좋습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도 무엇이 더 중요하고, 무엇이 더 우선되어야 하는지는 계속 점검하실 필요가 있습니다. 제대로 준비된 커뮤니케이션은 성공을 목적으로 합니다. 제대로 준비된 커뮤니케이션은 부자연스럽지도, 불편하지도, 우울하지도 않습니다. 최소한 재미있게 커뮤니케이션 한 뒤 중요한 목적 하나도 달성하지 못하는 잘못된 실행은 미연에 방지할 수 있습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갑옷을 챙겨 입어야 한다?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수십년간 기업 이슈관리 현장에서 많은 인사이트를 얻으셨을 텐데요. 현재 기업 임원들에게 최근 이슈관리 관점에서 가장 강조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어떤 것일까요? (기업 임원들은) 갑옷을 챙겨 입어야 한다는 말씀도 하시길래 궁금해 질문 드립니다.”

    컨설턴트의 답변

    중국 명나라 시대 명장 척계광은 자신의 병법서 ‘기호신서’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갑옷은 생명을 유지하는 근본으로써 사용되는 것이니, 적의 창칼에 맞닥뜨려서도 똑바로 서서 패하지 않는 바탕이 되는 것이다.” 전쟁터에서는 군졸 모두 갑옷을 입었을 때 생명을 유지하기 쉽고, 생명을 유지할 수 있어야 제대로 된 싸움을 해서 궁극적으로 승리할 수도 있다는 의미가 되겠습니다.

    최근 기업에게 고통을 주는 부정 이슈 케이스들을 보면, 그 중 상당수가 해당 기업 임원들이 적절한 갑옷(생명 유지를 위한 최소한의 개념적 준비)을 갖추지 않아 발생된 것이라는 특징이 있습니다. 이슈발생 환경과 커뮤니케이션 환경이 이전과 완전하게 달라졌는데도 불구하고, 그에 맞춰진 적절한 갑옷을 마련해 입지 못해서 문제를 발생시키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그와 반대로 임원 주변에서 이슈발생 원점이 되는 여러 이해관계자들은 이미 상당한 수준의 갑옷을 현실적으로 갖춰 입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갑옷을 입지 않은 임원과 갑옷을 입고 무장되어 있는 이해관계자들의 싸움이라면 그 결과는 매번 뻔한 것이 당연합니다.

    임원들에게 현재 절실한 개념적 갑옷이란, 변화된 이슈발생 환경과 이해관계자들에 대한 이해가 그 기반이 됩니다. 구체적으로는 임원 주변 모든 사람들이 기자가 된 환경을 이해해야 합니다. 내부 커뮤니케이션과 외부 커뮤니케이션의 경계가 사라졌고, ‘우리끼리’와 비밀이 사라져 버렸습니다. 임원이 한 말이 언제든 온라인과 언론에 게재되고 엄청난 버즈를 일으킬 수 있게 된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임원은 아직도 내부와 외부가 달리 존재한다 생각하고 있습니다. ‘우리끼리’의 말이 저 멀리 온라인이나 언론매체에 당장 실릴 수 있다 믿지 않습니다. 직원 커뮤니케이션을 앞두고는 언론사 기자와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만큼 주의해서 준비하지 않습니다. 직원들이 질문할 수 있는 아주 민감한 주제에 대해서도 내 자신이 아는 대로 생각한 대로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튼튼한 갑옷을 입어야 하는데, 오히려 ‘허심탄회’라는 이름의 누드 차림으로 직원들 앞에 서려 하는 것입니다.

    임원들이 챙겨 입어야 할 최소한의 갑옷은 다음과 같은 소재들로 만들어집니다. 하루빨리 전략적으로 침묵하는 법을 배울 것. 모든 커뮤니케이션은 완벽하게 준비해서만 할 것. 중요한 메시지는 주변 3인 이상에게 사전 리뷰 받아 볼 것. 커뮤니케이션 이전에 최대한 호감을 얻을 것. 타사 임원들 케이스에서 반면교사를 찾아 스스로 개선해 놓을 것, 개인의 메시지가 아니라 회사의 메시지만 말할 것, 매번 새로운 메시지가 아니라 같은 메시지를 천번이라도 말할 것. 이런 소재들로 만들어진 갑옷을 챙겨 입어야 자신과 회사가 함께 안전해질 수 있습니다.

    이렇게 제대로 된 갑옷은 내부는 물론 외부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도 아주 유효하고 안전한 기능을 발휘합니다. 임원들의 적절한 커뮤니케이션 습관들이 모여 회사의 적절한 커뮤니케이션 체계가 됩니다. 훌륭한 회사는 훌륭하게 커뮤니케이션 합니다. 반대로 훌륭하게 커뮤니케이션 하지 못하는 회사는 훌륭한 회사가 아닐 가능성이 높습니다. 습관과 체계에 서로 다름이 있다는 의미입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표현의 자유도 있는 거 아닌가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 대표님께서 최근 정국 관련하여 사내 방송을 통해 정치적 이야기를 좀 하셨습니다. 홍보실에서는 사전에 관련내용이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의견을 전달 드렸는데요. 대표님께서는 표현의 자유를 강조하시면서, 직원들이 올바른 생각을 할 수 있게 하기 위함이라 하십니다. 어떻게 보시나요?”

    컨설턴트의 답변

    표현의 자유라는 말씀을 하셨으니 그 부분에 대해 먼저 설명 드리자면, 표현의 자유는 ‘개인 또는 단체가 자유롭게 자신의 견해와 사상을 표출할 수 있는 기본적 권리’로 이해됩니다. 우리나라 헌법 21조에서도 그 표현의 자유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기업 측면에서 그러한 표현의 자유를 적용하자면, 몇 가지 불명확한 전제가 있습니다. 가장 궁금한 것이, 대표님께서 표현하기 원하는 정치적 견해가 회사의 공식적인 정치적 견해인지 여부입니다. 모든 주주들, 투자자, 직원, 관련 이해관계자들이 공히 그 견해에 동의하는지를 확인해 보고 싶습니다. 만약 그 견해가 대표님 개인만의 것이라면 문제 발생 소지는 다분할 것입니다.

    두번째 궁금한 것은, 만에 하나 회사의 공식적 견해라 할지라도, 그것을 적극 표현하면 회사 경영전반에 긍정적 효과와 실익을 기대할 수 있을지 여부입니다. 만약 그런 기대가 내부에 충만하다면, 회사 차원의 정국에 대한 일정수준 표현은 문제 되지 않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정치 주제라는 것이 항상 하나의 상황에 대해서도 찬반 그리고 그 외 다양한 시각이 존재해 충돌하기 때문에, 기업에게 완전하게 안전한 표현 실행이란 없습니다.

    세번째 궁금한 것은, 만약 대표님이 정치적 견해를 표현함으로 인해 기대하지 않았던 부정적 반응과 상황과 실제 발생된다면, 그에 대한 책임은 누가 질 것인가 입니다. 대표님께서 스스로 책임지고 그에 대응하실 것인지요? 그렇더라도, 과연 그 각오까지 하는 것이 기업 경영자로서 자신과 회사에게 절실하게 필요한 것인가요? 더 나아가 대표님의 표현으로 인해 발생된 피해가 회사 전반에 미치게 된다면, 그 상황은 전직원이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 것일까요? 기업이 특정 정치적 목적을 가지고 뭉쳐서 결사체를 이루고 있는 것도 아닌데 말이지요.

    특히 최근 사내방송과 같은 다양한 내부 커뮤니케이션 실행은 곧 외부 커뮤니케이션 실행과 동일한 효과와 결과를 가져오고 있습니다. 안과 바깥이 서로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는 의미입니다. 또한 사내 방송을 듣는 모든 직원은 그 한 명 한 명이 기자가 될 수 있습니다. 대표님의 정치적 견해는 그 하나 하나가 곧바로 기사화될 수 있습니다. 블라인드와 소셜미디어 등을 거쳐 언론에 보도되는 경우가 이미 수없이 많습니다.

    기업 경영진이 정치에 대한 개인적 관심을 넘은 그 이상의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것이 과연 자신과 회사에게 얼마나 유익한 것인가에 대한 확실한 판단이 중요합니다. 지속적으로 정치에 관심을 가지는 경영진은 자신의 견해가 올바르다 믿기 때문에, 그에 대한 표현을 적극적으로 하는 습관이 생길 수 있습니다. 사적 자리에서는 더욱 더 그런 표현의 자유는 극대화되지요. 그러나, 책임 있는 기업 경영진이라면, 사적 자리에서도 개인적 정치관을 구체적으로 피력하지는 않습니다. 기업 경영진은 개인과 회사를 분리해 커뮤니케이션 할 수 없습니다. (다르다 주장해도 그렇게 받아들여지지 않습니다.) 내가 이 말을 하면 내 자신과 회사에게 어떤 실익이 있을지를 매번 따져 보시라는 것이 핵심 조언입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기업이 정치를 따라하면?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이번 정국과 관련해서 사내에서 정치인들의 커뮤니케이션 전략과 레토릭을 유의 깊게 분석해 보고 있습니다. 이슈나 위기관리 관점에서 배울만한 점과 그렇지 않은 점을 분별해 보는 것이지요. 전문가들은 업계과 정계 커뮤니케이션간에는 다름이 있다고 하던데, 어떤 게 다를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아주 중요한 주제를 질문해 주셨습니다. 결론을 먼저 말씀드리면, 기업은 가능하면 정치 분야에서 실행되는 커뮤니케이션 현상을 절대 따라하지 않는 것이 좋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기업 커뮤니케이션과 정치 커뮤니케이션은 서로 비슷한 듯 하지만, 전혀 다른 성격의 것이기 때문입니다.

    우선 기업과 정치는 여론에 기반해 존재, 성장한다는 점은 비슷하다고 보여집니다. 하지만, 정치는 권력이라는 하나의 목적을 가지고 여론을 다루는(handling) 데 비해, 기업은 자사의 경영적 목적을 가지고 여론을 따르고(following), 최소한 거스르지 않는다(serving)는 특성이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정치분야에서는 적대적 또는 반대 여론에 맞서 견디는 맷집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기업에서는 그런 맷집을 가질 이유가 상대적으로 적고, 그런 맷집이 강하다 해서 경영적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따라서 여론을 대함에 있어 기업은 정치분야 보다는 취약성과 민감성을 드러냅니다. 기업측에서 볼 때 그래야 더 전략적인 것이지요.

    또한 정치 분야는 자신들을 지지하는 여당과 같은 세력이 활동의 기반이 됩니다. 그들 때문에 때때로 반대 여론과 싸울 수 있고, 비판도 견뎌낼 수 있습니다. 여당과 같은 이해관계자들이 자신을 지지하는 한 정치적 목적 달성을 위해서는 무엇이듯 할 수 있다고 믿지요.

    그러나 기업에게는 정치분야와 유사하게 자사를 지지하는 여당 같은 세력을 구성하기는 어렵고 불가능하기까지 합니다. 충성고객 또는 소비자로 대변되는 지지 그룹은 정치분야와 비교할 때 상당히 취약합니다. 언제든 어제의 충성고객이 오늘의 불매운동 참여자가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충성고객을 믿고 정치분야 같은 행동을 하거나 커뮤니케이션을 해서는 낭패 볼 확률이 높습니다.

    문제는 그런 기본적 다름과 차이를 이해하지 않고, 정치인의 커뮤니케이션 전략이나 스킬을 따르거나, 흉내 내려는 기업에게 발생됩니다. 일반적 기업은 이미 그런 방식의 커뮤니케이션을 금기로 여기고 있지만, 일부 그렇지 못한 기업에서는 종종 정치 이슈나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이 자사에게 적절한 벤치마킹 주제라 착각하는 것 같습니다.

    심지어 그런 일부 기업은 사내의 커뮤니케이션 리더십을 정부 관료 출신이나 국회 출신 인사에게 일임하기도 합니다. 산전수전 다 겪은 경험자들이니 자사의 이슈나 위기관리에 큰 역량을 발휘할 수 있으리라 믿는 것입니다. 그런 경우 부정 이슈나 위기가 발생되면 해당 기업의 커뮤니케이션은 상당히 이색적인 톤앤매너를 띕니다.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기 보다는 그 반대의 결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기업 커뮤니케이션과 정치 커뮤니케이션은 같은 포유류이기는 하지만 원숭이와 고래가 서로 다르듯 전혀 다른 형태와 존재로 보시는 것이 맞습니다. 원숭이가 심해 바다를 오래 헤엄치며 문제를 해결할 수 없고, 고래가 위험을 피해 높은 나무로 달려 올라가지 못하는 것과 같습니다. 특히 기업의 리더가 정치인의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그대로 따라하거나, 비슷하게 활용하게 되면, 수백 미터 바닷속에 가라앉아 버린 원숭이와 수십 미터 나무위에 걸린 고래와 같은 결과로 이어질 것입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메시지가 이상한데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 경쟁사의 이슈관리 방식을 계속 모니터링하고 있습니다. 그 회사는 상당히 특이한 메시지를 통해 이슈관리를 해 보려 하는 것 같은데요. 저희 내부에서도 그 메시지 내용이나 전달방식이 이해 가지 않는다는 반응이 많습니다. 왜 저런 이상한 메시지로 커뮤니케이션하는 걸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이슈나 위기관리를 위해 기업이나 조직이 커뮤니케이션 할 때, 정상적이고 그나마 성공적인 관리 실행을 하는 곳의 메시지에는 공통된 특징이 있습니다. 일단, 메시지가 예상과 크게 어긋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이해관계자나 일반공중이 생각했던 그대로의 메시지를 기업이 전달하는 것이지요. 그 메시지에는 흔히 일컬어지는 창조성이나, 특이성, 획기적인 그 무언가는 없습니다. 예상 그대로의 메시지가 정해진 효과를 발휘하는 것이지요.

    두번째 메시지 특징은 어느 한쪽의 이해관계에도 치우치지 않으려 노력한 메시지라는 것입니다. 심지어 반박이나 반론을 제시할 때에도 상대측을 최대한 자극하지 않으려 배려하는 모습이 메시지에 담겨 있곤 합니다. 제3자가 보았을 때 해당 기업이나 조직이 공손하고 신중하다는 느낌을 가지게 되는 메시지지요. 이런 효과를 노린 전략적 메시지인 것입니다.

    세번째 메시지 특징은 대부분의 메시지 근간에 수용과 이해 그리고 개선의 의지가 깔려 있습니다. 해당 기업이나 조직이 굳이 그렇게 까지 하지 않아도 되지 않는가 할 정도로 여론을 받아들이고 이해하고 있다는 포지션을 유지합니다. 어느 하나라도 미비한 부분이 있었다면 개선의 의지도 계속 커뮤니케이션 하지요. 이를 통해 혼란스럽거나, 화가 나 있거나, 부정적 이미지를 떠 올리고 있는 이해관계자들과 공중에게 좋은 사람(good person)의 이미지를 전달하는 것입니다. 이해관계를 따지고, 주판을 튕기고, 머리 굴리는 모습을 보이지는 않는 것이지요.

    마지막으로 좋은 메시지의 특징은 항상 신뢰 가는 메시지와 메신저가 있다는 것입니다. 누구든 메시징은 할 수 있습니다. 심지어 회사나 조직의 공식 허가가 없어도 홍보담당자가 애드립을 통해 멋있어 보이는 메시지를 전달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중대한 이슈와 위기가 발생했을 때, 누가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는 가는 아주 중요한 의미를 가지게 됩니다. 신뢰할 수 있는 메시지인가? 그 메신저는 믿을 만한 사람인가? 이것이 핵심이 되곤 합니다.

    질문에서 언급하신 것처럼, 이상의 메시지 특징으로부터 어긋나는 메시지, 즉, 이상한 메시지가 목격되었을 때에는 그 분석을 위해 다른 시각을 투여해야 합니다. 그 메시지를 잘 분석해서, 그 메시지의 실제 타겟이 누구인지를 찾아보면 이해가 가능합니다. 그 메시지의 실제 타겟이 이슈나 위기에 관련된 핵심 이해관계자인지? 내부 구성원인지? 자사 VIP인지? 등에 따라 그 일반적이지 않은 메시지의 의미를 찾을 수 있습니다.

    이슈나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을 위기관리 주체가 잘 몰라서 못하는 경우는 없습니다. 알고 있어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이유가 항상 있습니다. 메시지가 그 리트머스입니다. 메시지를 보면 그 회사나 조직이 무엇을 어떻게 하고 있는지 가늠할 수 있습니다. 이상한 메시지가 계속된다면, 그에 대한 이해도 가능하게 됩니다. 메시지는 거짓말을 하지 못합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누가 위기라고 판단할까?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 회사에 특정 상황이 발생되었는데요. 내부 시각이 분분합니다. 일부 임원들은 이것을 위기 상황이라고 하고, 다른 임원들은 부정적인 상황이 아니라며 맞서고 있습니다. 일단 상황에 대한 내부 시각이 일치해야 대응을 하던, 무시하던 할 텐데 고민입니다. 어떻게 해야 하나요?”

    컨설턴트의 답변

    상황은 하나인데, 그에 대한 시각이 여럿인 경우는 생각보다 아주 흔하게 목격됩니다. 각 주장이 나름 의미 있어서 더욱 혼란스럽지요. 그렇다고 외부(언론, 온라인, 정치권 등)에서 객관적 판단을 얻어 본다 해도 그 시각이 정확하다는 보장도 없습니다. 그들이 자사의 사정을 충분히 알기 어렵기 때문이지요. 특정 상황이 발생했을 때, 내부적으로 상황 판단과 정의 내리기에 상당 시간을 소모하는 현상 뒷면에는 항상 그런 사정이 있습니다.

    기업이 특정상황을 두고 위기냐 아니냐 정의 내리기 전에 더욱 중요한 전제가 하나 있습니다. 우리 회사가 ‘위기’라는 것을 어떻게 정의하고 있느냐 입니다. ‘우리에게 위기란 이런 것이다’ 라는 합의된 모습이 구성원 머릿속에 존재하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지요.

    그것이 없기 때문에 상황이 발생되면 더욱 혼란스러워집니다. 쉽게 예를 들자면, 구성원들에게 평소 ‘코끼리’가 어떤 모습이라는 합의된 생각이 없는 경우, 어떤 동물을 마주하더라도 그것이 코끼리인지 아닌지 판단할 수 없는 현상과 비슷한 것이지요.

    어떤 구성원은 “저 동물의 코가 긴 것을 보니 코끼리다”라 정의 내릴 수도 있습니다. 다른 어떤 구성원은 “코끼리는 덩치가 크다 들었는데, 저 정도 덩치가 큰 건지 아닌지 잘 모르겠다”며 앞선 구성원의 정의에 의문을 표할 수도 있지요. 그렇게 여러 의견만 분분하다가, 그 이름 모를 동물에게 피해를 입게 되는 경우가 생기는 것입니다.

    내부 구성원 각자의 입장과 정치적 입지에 의해서도 상황에 대한 판단과 정의 내리기는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현 상황을 위기라 정의하면, 자신들 책임이 과도하게 부각될 수 있겠다 우려하는 구성원이 있는 경우지요. 반대로 현 상황을 위기로 정의하면 경쟁상대가 책임을 지게 되기 때문에, 기회라는 생각을 하는 구성원도 있을 수 있습니다. 이에 더해 안팎의 여러 이해관계가 더해지며 변수가 극대화되니 상황 판단과 정의 내리기는 복잡한 것이 당연합니다.

    일반적으로 특정상황을 두고 그것이 위기냐 아니냐 판단하는 기준은 크게 몇가지로 존재합니다. 가장 첫번째가 특정상황이 현재 자사에게 미치는 영향을 판단하는 것입니다. 둘째는 특정상황에 연결된 핵심 이해관계자를 분석해 판단하는 것이고, 셋째는 특정 상황으로 인한 최악의 결과를 예상해 보고 판단하는 것입니다. 그 영향측면에는 피해 비용 및 매출, 피해 가치, 리더십, 명성, 여론, 이해관계자 관계 등 다양한 가치판단 기준을 회사마다 가지고 있습니다. (명시적 또는 암묵적 보유)

    이를 통해 특정상황에 대한 일반적 판단이 사내에 공유되면, 최고의사결정자가 직접 현상황을 적절하게 정의하는 수순을 거치게 됩니다. 물론 그 과정에서 각자의 판단과 정의에 대한 논의는 분분할 수 있겠지요. 여기에서도 다시 최고의사결정자의 의중과 관련된 변수가 있기 때문에 위기관리는 종종 정치적 행위라고도 이야기하는 것이지요. 그래서 더 어려운 것 같습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위기라는 말은 금지?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 회장님께서는 사내에서 ‘위기’라는 말은 입 밖으로 꺼내지 못하게 하십니다. 직원들이 위기라는 이야기를 하게 되면 진짜 위기가 될 수 있으니, 함부로 재수없는 말은 하지 말라는 취지지요. 그래서 저희는 내부적으로 위기나 위기관리라는 단어를 쓰지 않습니다. 어떻게 보시는지요?”

    컨설턴트의 답변

    기업 내부에서 사용하는 단어나 전문용어 등에 대하여 외부 인사가 왈가왈부하는 것은 별 의미가 없을 것 같습니다. 단지, 일반적 위기관리 관점에서, 그렇다면 회사내에서 실제 ‘위기’라는 현상을 어떻게 정의하고 계시는지가 궁금할 뿐입니다. 위기를 위기라 부르지 않는다고 해서, 위기가 아닌 것은 아니기 때문이지요.

    그것을 무엇으로 불러도 사실 상관은 없습니다. 그런 부정적인 현상이나 상황에 대비해 회사가 어떤 관리 체계와 역량을 가지고 있는지가 중요하지요. 만약, 그런 부정적인 단어를 사용하지 않음으로 인해, 그에 대한 존재 자체를 무시하고, 대응 체계나 역량에 대한 관심조차 잊게 되면 그것이 더 큰 위기가 아닐까 합니다.

    일반적 위기관리 관점에서 위기를 바라보는 기업 내부의 관점에 대하여 이야기 드리면. 일단 명사로서 ‘위기’라는 단어에는 상당한 부정성이 내포되어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긍정적이고 발전적인 위기라는 개념은 존재하지 않지요. 그렇기 때문에 누군가 “위기다!”라고 하면 이를 듣는 대부분은 인상을 찡그리게 됩니다. 두렵고, 힘들고, 어려울 것이 바로 예상되기 때문이겠지요.

    그러나 위기관리 관점에서는 조금 다른 개념을 가지게 됩니다. 위기라는 단어는 기본적으로 부정성을 띠고 있지만, 위기관리라는 단어에는 상당한 긍정성이 존재합니다. 위기의 부정성을 제대로 관리해 내어 긍정적인 상태로 변환시키는 ‘관리’ 개념이 기반이 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위기관리라는 것은 기업 내부에서 보다 긍정적이고 발전적이고 성취감 충만한 개념으로 인식되곤 합니다.

    중요한 것은 관리 대상이 무엇이든 기업 내부 구성원들이 제대로 관리해 낼 수 있는가 여부에 있습니다. 아무리 긍정적인 기회와 좋은 상황이라고 해도 스스로 제대로 관리해 내지 못하게 되면 별 의미가 없어지는 것처럼, 위기라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부정적인 것을 긍정적인 것으로 적극 변환시켜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가능하게 한다면 이 자체를 부정적인 것으로 볼 필요가 있을까 하는 것이지요.

    회장님께서 우려하시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닙니다. 회장님은 부정적 단어나 표현을 반복해서 사용하는 것에 대한 찜찜함을 이야기하시는 것이지요. 그러나 회장님께서 보다 위기관리에 대한 생각과 관심 그리고 투자를 강화해 보신다면, 위기라는 선입견으로 부터는 어느정도 자유로워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병은 부정적인 것이지만, 병을 고치는 의술은 긍정적인 것처럼 말입니다.

    ‘충분히 관리할 수 있는 위기는 사실 우리에게 위기가 아니다’라는 보다 도전적인 생각을 하셨으면 합니다. 발생가능성이 높고, 발생 시 위해 가능성이 큰 위기 유형에 대한 정확한 분석을 기반으로 자사 대응 체계와 역량 그리고 그에 대한 투자가 계속된다면, 그런 막연한 두려움이나 찜찜함은 점차 줄어들게 될 것입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기자와 같은 편이 되라고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한 기자가 저희 직원이 관련된 고객서비스 문제를 계속 취재 중입니다. 아무리 기자에게 해명하고, 반박해도 기자의 선입견이 사라지지 않네요. 심지어 변호사가 하는 이야기 보다도 불만 고객 이야기를 더 듣는 것 같고요. 이런 경우 회사에서는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요?”

    컨설턴트의 답변

    이런 유형의 이슈를 관리하는 데 있어 회사측에서 기억하셔야 하는 원칙이 있습니다. 문제의 핵심을 먼저 잘 분석해 보시지요. 직원이 한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에서 문제를 일으켰다고 들었습니다. 그 고객이 언론사에 그 불만 내용을 제보할 정도라면 사소한 수준은 아닌 것 같습니다. 기자도 그 내용에 주목할 정도이니까요.

    여기에서 가장 중요한 의사결정 기준은 그 고객 불만의 원인이 회사의 서비스 원칙에 의한 것인지 여부입니다. 만약 회사의 서비스 원칙으로 인해 유발된 고객 불만이라면, 당연히 회사가 사과하고, 문제 소지가 있는 고객서비스 원칙을 개선해야 합니다. 이를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이 맞지요.

    그러나, 그 고객 불만의 원인이 회사의 서비스 원칙과는 전혀 상관없이, 일부 직원의 일탈과 개인적 적용으로 발생된 것이라면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이런 경우 회사는 고객편이 되어야 합니다. 해당 직원이 회사 원칙과 관련 없이 그에 반하는 고객 핸들링을 했기 때문에, 고객 불만이 발생되었다면, 회사는 절대로 그 문제 직원과 ‘같은 편’이라는 느낌을 주는 포지셔닝이나 메시징을 하면 안 되는 것이지요.

    이를 취재하는 기자에게도 마찬가지입니다. 회사가 문제의 핵심을 직원의 일탈이라 정의했다면, 회사는 기자에게 자사 원칙을 강조하고, 심각한 문제를 일으킨 해당 직원을 원칙에 따라 조치 후 커뮤니케이션 해야 합니다. 원칙의 적용이나 조치의 생략을 숨긴 채 기자에게 단순 해명만 하려고 한다면, 기자는 회사와 문제 직원이 모두 ‘한패’라는 느낌을 가지게 될 것입니다.

    기자들이 이슈를 취재할 때 그에 반응하는 기업은 크게 두 유형이 있습니다. 가장 많은 유형이라면, 기자의 이슈 취재에 극도로 거부반응을 일으키고, 기자에게 사정하고, 기사화 하지 못하게 하는 것에만 회사 역량을 집중하는 곳들입니다. 물론, 가능하다면 기자에게 제대로 해명하여 애초 기사화되지 않는 것이 최선이겠지요. 하지만, 시종일관 기사화 방지에만 노력하며 숨기고 변명 한다면 이슈는 좋게 해결 될 리 없습니다.

    다른 유형은 기자의 취재 이슈를 내부적으로 확인한 후, 그와 관련된 선의의 이해관계자들과 이를 취재하는 기자에게 공감을 표하는 경우입니다. 확실하게 문제 근원을 찾아내서 이를 해결한다는 의지까지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이죠. 기자에게 그런 문제를 제기하거나, 지적해 주어 감사하다는 커뮤니케이션을 하기도 합니다. 기자는 자신이 이상적인 저널리즘을 실천하고 있다 생각하겠지요.

    기자의 취재에 무조건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며 패닉에 빠져 본능에만 충실한 대응을 하기 보다는, 보다 합리적인 프로세스를 거쳐 문제해결을 중심으로, 이해관계자들과 기자에게 만족감을 주는 공감 전략을 기억해 보시기 바랍니다. 지금까지 아주 많은 케이스를 통해 검증된 전략이니 믿어 보시지요.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