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그] 임직원

  • 이해할 수 없는 위기는 어떻게?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대표님과 저희 임원 대부분 나이가 50대입니다. 요즘 골치 아프게 불거지는 이슈는 대부분이 이해하기도 어려운 것들입니다. 온라인 소셜미디어 생태계도 모르겠고. 거기 의견들을 봐도 무슨 의미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앞으로 어떻게 이런 위기나 이슈를 관리할 수 있을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기업의 대표와 임원들께서 위기나 이슈 대응을 위해 ‘해야 할 일’에 대해 우선 생각해 보시지요. 어떤 상황이 발생되어 그것이 위기나 이슈로 내부에서 판정된다면, 그에 준한 사내의 기준이라는 것이 먼저 존재하고 있을 것입니다. 그 기준이라는 것은 이미 수년에서 수십년에 걸쳐 사내에서 합의된 상황판단 기준이 되겠지요.

    그 후 위기나 이슈로 판정된 상황 자체에 대한 이해를 좀더 깊게 하기 위해 대표나 임원들은 여러 정보채널과 내외부 자문그룹을 활용해 왔을 것입니다. 온라인 소셜미디어 생태계를 이해하지 못하시겠다 하셨는데, 보다 중요한 것은 여러 상황정보와 전문가의 의견을 귀 기울여 듣는 것입니다. 현재 당면 이슈의 배경이나 논리가 옳다 그르다의 의미로 받아들이기 보다는, 현재 그 이슈가 자사에 어떤 영향을 주고 있으며, 앞으로 어떤 영향까지 줄 수 있는가에 대한 관점에서의 이해가 중요합니다.

    적절한 상황에 대한 조언 듣기가 끝났다면, 사내적으로 전례와 여러 기준에 따라 대응방안을 결정하고 지시하시는 것이 대표와 임원들의 역할이 되겠습니다. 실행의 큰 방향성과 실무진이 보고하는 장애물을 제거해 주는 것이 그 다음 역할이 되겠지요. 물론 지속적으로 변화되는 환경을 보고 받고, 관제그룹의 업데이트를 확인하시는 것도 중요합니다.

    사람은 자신이 잘 모른다고 생각하면, 일단 두려워집니다. 그리고, 그 대상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더 하게 된다고 합니다. 자신이 충분히 알고 있는 영역에서의 게임이 심리적으로 좀더 편하고 안전하게 느껴지는 것은 당연하지요. 그런 이유로 최근 이해하기 어려운 이슈에 대해 경영진이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하고, 역할을 다하지 못하는 경우가 늘고 있습니다. 먼저 이해를 하려고 하시는 거죠.

    사후 그런 경영진에서는 “우리가 사전에 이해하고 있었다면, 좀 더 이슈대응을 잘 했을 것”이라던지  “우리가 이미 그런 마이너 쟁점을 알고 있었다면, 더 이상한 것 아닌가?” 같은 이슈관리 실패 이유를 거론하십니다. 물론, 인간적으로 보면 그런 이해부족과 익숙하지 않음은 자연스럽고 일반적인 것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기업을 위해 위기나 이슈를 대응하기 위해서는 좀더 다른 시각을 평소에 만들어 놓으실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당장 내가 이해하지 못해도, 그 이해 안 되는 쟁점이나 논리가 우리 회사에 어떤 실질적 영향을 미칠지를 확인하여 상황을 정의하기. 그 후 적절하게 정의된 상황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신속하게 들어보고, 회사의 의사결정 기준에 따라 대응을 결정 지시하기. 이 프로세스를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이미 오래전 그리스 한 철학자는 “바보도 의견은 가지고 있다”고 했습니다. 현장에서는 그처럼 보이는 화자나 의견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것이 우리 회사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가 더 중요하다는 인식을 하셔야 적절한 대응이 가능하게 될 것입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위기관리 때 피해야 할 것?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위기나 이슈관리를 할 때 꼭 이것만은 피해라 또는 하지 말라 하실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요? 많은 케이스를 다루면서 공통적으로 ‘실패 공식’같은 것으로 말씀해 주실 수 있는 것이 있는지요? 저희가 내부적으로 위기관리 시스템을 만들 때 참고하려고 합니다.””

    컨설턴트의 답변

    제가 클라이언트에게 경계하시라 조언하는 다섯 종류의 위기관리 실패증상이 있습니다. 이들 대부분은 대응 체계(시스템)의 문제입니다. 이 증상은 매우 많은 기업들에게서 공통적으로 나타납니다. 평시 위기관리 시스템에 대한 실질적 관심과 투자가 부족했기 때문이지요.

    반대로 이런 증상을 경계하고 실제 대응 시 피해나간 기업은 보다 나은 결과를 도출해 냅니다. 이는 기술이나 기법, 운의 주제가 아니라, 공유된 개념, 팀, 그리고 팀워크와 관련된 주제이기도 합니다. 끊임없이 체계적 위기관리를 강조하는 기업문화와 연결되어 있습니다. 대표이사 이하 핵심경영진의 집착 또한 큰 기반입니다. 위기관리, 더욱 정확하게는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에 실패하는 기업들이 나타내는 공통적 증상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커뮤니케이션 해야 할 때 커뮤니케이션 못합니다. ‘커뮤니케이션 해야 할 때’라는 전제가 여기에서는 핵심입니다. 커뮤니케이션 해야 할 때는 필히 커뮤니케이션 해야 합니다. 커뮤니케이션 하지 않아야 할 때에는 전략적 침묵이라고 불리는 것처럼 침묵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실패하는 기업은 커뮤니케이션 해야 할 때 적절한 커뮤니케이션을 하지 못합니다. 답답 해 하기만 하지요.

    둘째, 이미 때가 지나고 나서 커뮤니케이션을 시도합니다. 때늦은 커뮤니케이션이지요. 기업은 큰 위기가 발생될 것을 내부적으로 사전에 인지합니다. 하지만, 그 기간조차 허비하기 때문에, 최초 때를 놓치는 것이죠. 커뮤니케이션 해야 할 때부터 준비하다 보니 늦습니다. 당연히 효과도 사라지죠.

    셋째, 뒤늦은 커뮤니케이션을 하면서도 메시지가 완전하지 않습니다. 허둥지둥 하다 보니 당연히 메시지가 불완전합니다. 제대로 된 정무감각을 담지 못합니다. 이런저런 상황 설명과 해명과 변명을 섞어 합니다. 구체적 문제의 정의를 하지 못합니다. 책임범위나 개선방향 또는 재발방지 대책도 두루뭉실하지요. 커뮤니케이션이 잘 될 턱이 없습니다.

    넷째, 그 불완전 한 메시지를 사내 안팎 여러 창구가 각자 전달/전파합니다. 창구일원화가 되지 않고, 제대로 된 창구를 보유 운용하는 것도 힘들어 합니다. 말이 새고, 여기저기에서 사적 메시지들이 더해집니다. 때때로 이를 통해 공분을 자극해 더 심각한 상황을 만들기도 합니다.

    다섯째, 끝까지 핵심 이해관계자들과 눈높이를 맞추지 못하고 최후를 맞습니다. 가장 먼저 해야 할 눈높이 맞추기를 끝까지 해내지 못하는 것이죠. 이 때부터는 그냥 남은 데미지만 관리하거나, 정신승리를 통해 이만하면 열심히 했다는 결과에 만족하려고 애씁니다. 내부적으로 정치적 해법을 찾기도 합니다.

    이 모든 증상보다 더 중대하고 위험한 증상을 하나 더 꼽으라면, 이를 다 경험하고도, 얼마 후 또 다른 위기가 발생했을 때 동일 유사한 증상을 다시 보여주는 경우입니다. 그 증상을 계속 반복하기만 합니다. 실패에 익숙해지는 것이죠. 이 모든 증상을 주로 관찰하고 경계하기만 해도 완전하게 실패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무조건 경청하라고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사내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들은 대부분 ‘직원의 목소리를 경청하라’고 조언하더군요. 저희 대표님께서는 경영진이 직원들 목소리를 경청하면 사내 커뮤니케이션 문제가 다 해결될 것인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십니다. 사내 커뮤니케이션에서 ‘경청’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컨설턴트의 답변

    커뮤니케이션 분야는 매우 다양합니다. 개인 간 커뮤니케이션에 대해 전문성을 가진 분들도 있는 반면, 조직이나 기업 커뮤니케이션에 대해 전문성을 지닌 분들도 있습니다. 현장에서 느끼는 큰 문제 중 하나는 커뮤니케이션 주제, 흔히 ‘소통’이라고 불리는 분야에 대한 맥락이나 주체 간 차이를 상당 부분 무시한 일반적인 조언들이 많다는 것입니다.

    그 중 가장 큰 혼동은 개인 간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조직 및 기업 커뮤니케이션에 그대로 적용하려는 현상입니다. 개인 간 커뮤니케이션에서 핵심 주제인 경청, 수용, 사과, 약속 등의 개념이 조직이나 기업에게도 그대로 적용된다고 믿는 것이지요. 그러나 실제로 그런 무분별한 적용은 조직이나 기업에게 더 다양한 문제를 발생시킬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기업 커뮤니케이션 관점에서 사내 커뮤니케이션을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사실 ‘경청’이 아닙니다. 물론 경청 없는 기업문화는 건강하지 않은 것임에는 틀림없습니다. 다만, 기업은 사내 커뮤니케이션에 있어 경청 이전에 기업의 철학과 원칙을 굳건하게 세워야 합니다. 회사의 뚜렷한 철학이나 원칙이 적절하게 존재하지 않은 상황에서 실행으로만 진행되는 경청은 큰 의미가 없습니다.

    기업의 철학과 원칙은 비바람이 부는 기업 현장에서 믿을 만한 등대가 됩니다. 어떤 환경에서도 기업이 지향해야 할 방향을 꿋꿋이 밝혀줍니다. 사내 커뮤니케이션에서 어떤 주제가 부상하더라도 그 주제에 대한 해석과 정의, 그리고 대안적 답변은 기존 보유한 기업의 철학과 원칙에 따라 정해진 대로 커뮤니케이션되어야 합니다. 그런 철학과 원칙 기반의 커뮤니케이션은 직원들에게도 적절한 예측 가능성과 행동 및 사고 기준으로 효과를 발휘하게 됩니다.

    그러나 일부 기업 내부에서는 기업의 철학과 원칙이 대표의 개인적 철학과 원칙으로 혼동되기도 합니다. 기업의 철학과 원칙이 대표의 철학과 원칙과 일치하면 가장 이상적입니다. 반면, 기업의 철학과 원칙이 부재한 환경에서 대표의 철학과 원칙이 그 자리를 대신하는 경우에는 다양한 사내 커뮤니케이션 쟁점들이 생겨납니다. 일정 기간 후 새로운 대표가 임명되면, 새로운 철학과 원칙이 다시 커뮤니케이션됩니다. 이런 반복 때문에 직원들은 계속 바뀌는 기준과 방향성에 혼란스러워 합니다.

    기업의 철학과 원칙이 부재한 상황에서 이루어지는 경영진의 경청은 긍정적으로 해석하면 그냥 ‘이벤트’로 볼 수 있겠습니다. 부정적으로 해석한다면 이는 ‘더욱 큰 혼란의 초래’라고 할 것입니다. 경청한 내용을 경영진이 어떤 기준을 가지고 정의하고 해석할 것인지 아무도 모르는 상태에서 무슨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할까요? 대부분의 기업 경영진이 단순 ‘애드립’, ‘얼버무림’, ‘동문서답’ 수준의 사내 커뮤니케이션을 한다는 평가를 받는 근본 이유에 대해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사내 커뮤니케이션은 이벤트나 기술로 해결되지 않습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저는 기자 만날 일 없는데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는 수십년간 회사 생활하며 기자를 만나거나 그들과 통화해 본 적이 없습니다. 임원 된 지도 오래 되었지만, 기자와 접촉이 없었습니다. 그리고 저희 회사는 홍보실에서 기자 연락을 다 관리해서, 임원이 직접 기자와 대화 나누는 체계가 아닙니다. 그래도 미디어트레이닝이 필요한가요?”

    컨설턴트의 답변

    미디어트레이닝 때 그 같은 질문을 가끔 받습니다. 임원께서는 회사내 홍보실이 있고, 자신의 업무가 기자들 취재와는 거리가 멀기 때문에 굳이 시간 들여 미디어트레이닝을 받을 필요가 있는가 궁금 해 하시는 것 같습니다. 물론 미디어트레이닝 까지는 불필요하다 생각하시면, 회사의 대언론 커뮤니케이션 규정이나 가이드라인 같은 것만 숙지하셔도 괜찮습니다. 사전에 원칙을 알고 제대로 실행할 수 있으시면 됩니다.

    그간 기자 접촉이 없었다는 것은 기자 입장에서 보면 해당 임원분에게 취재 가치를 느끼지 못했다는 의미 일 수도 있습니다. 회사가 운이 좋아 불필요한 논란이나 위기상황을 만들지 않았기 때문에, 기자들이 주목하지 않았을 수도 있겠지요. 그러나, 그 말을 바꿔보면 앞으로 기자들이 해당 임원에게 취재 가치를 느끼게 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는 의미도 될 수 있습니다. 그것이 긍정적이건, 부정적이건 그럴 수 있는 가능성이 이전 같이 아주 없다고 보긴 어렵지요.

    회사에서 오랫동안 임원으로 재직하시고, 책임이 커가면서, 사내의 고급정보를 더 많이 다루시게 된다면, 그 자체로도 그 임원분에 대한 기자들의 취재 가치는 증가하게 됩니다. 그에 더해 급격하게 변화되는 사회환경 속에서 이전과 다른 기업 이슈가 발생되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수십년간 없었던 새로운 이슈와 위기가 발생되고 있는데, 그러한 상황에서 해당 임원분이 언론과 커뮤니케이션 해야 할 경우가 발생될 가능성 또한 증가하게 마련입니다.

    그 예로 불과 십여 년 전만 해도 기업내 IT 부서 임원은 기자들과 커뮤니케이션 할 경우가 흔치 않았습니다. 사내에서 IT 인프라를 관리하는 것이 주 업무라 생각했지요. 그러나 이후 고객정보보안과 여러 기술사고가 발생되었습니다. 그에 대한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IT임원이 보안기술책임자로서 기자회견을 해야 하는 경우가 생겨났습니다.

    인사담당 임원도 마찬가지입니다. 사내 블라인드와 여러 직원관련 해프닝으로 인해 기자들의 취재 대상이 된 지 오래되었습니다. 공장에서 생산과 안전, 환경을 책인지는 임원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이전에 아무 계기가 없었으니, 앞으로도 그런 기회는 없을 것이라 생각하시기 보다는, 앞으로 어떤 일이 발생될지 모르니 개인적으로 준비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시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홍보실이 그런 방패 역할을 해 주는 체계는 물론 훌륭한 것입니다. 하지만, 스스로 준비되어 있는 임원을 홍보실이 보호해주는 것과, 준비되지 못한 임원을 위해 홍보실이 나서는 것은 전혀 다른 의미입니다.

    가능한 다양한 회사 이슈를 놓고, 임원께서 분석을 해 보시고, 고민해 보시고, 직접적이고 다양한 질문을 받아 보시는 훈련은 꼭 언론과의 대화에만 해당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런 전략적 커뮤니케이션 경험은 앞으로 다양한 이해관계자 커뮤니케이션 역랑 강화에도 도움이 됩니다. 해 보고, 익숙 해 지고, 더욱 잘 하게 된 상태로 커뮤니케이션 하지 않는 것과 낯설고 두려워서 하지 못하는 것에는 차이가 있습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원칙을 이야기하라고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미디어트레이닝을 할 때 컨설턴트께서 계속해서 ‘원칙으로 이야기하라’ 하시는데요. 제가 이 회사에 20년 이상 다녔는데, 사실 원칙에 대해서는 별로 접해 본적이 없습니다. 실습 질문에는 다양한 주제들이 있는데, 그 주제 각각에 대해 회사가 원칙을 다 수립해야 하는 건지요?”

    컨설턴트의 답변

    기업 임원을 대상으로 미디어트레이닝을 진행하면서 일정 시간 동안 해당 임원이 맡고 계신 업무나 회사 전반 이슈에 대해 질문을 하고 그에 답하는 연습을 합니다. 그런 경우 임원께서는 특정 주제에 대한 질문에 대해 회사의 원칙을 언급하고 답을 이어 가셔야 하는데, 그 부분에서 어려움을 느끼시는 것 같습니다. 이는 매우 흔한 경우입니다.

    예를 들어 생산환경에서의 안전에 대한 질문을 하게 되면 어떤 기업 임원께서는 “저는 생산 현장에서의 안전이 아주 중요한 가치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직원들이 안전해야 고품질의 제품도 생산할 수 있고, 고객도 그로 인해 만족하게 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안전이 모든 근무 환경의 최우선이자 기본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답변을 하십니다.

    이 답변을 들어보면 해당 임원께서는 메시지를 상당히 고민해서 이야기하고 계시는 구나, 말을 잘하시는 구나 하는 느낌을 받습니다. 메시지 속에 회사의 원칙이 일부 들어있다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후에는 이 메시지가 그 임원 개인의 메시지인지, 사내에서 공식적으로 합의된 메시지 인지를 따져 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것이 누구의 원칙인지는 그 회사 다른 임원에게 같은 질문을 해 보면 알 수 있습니다. 다른 임원은 앞의 임원의 이야기를 듣지 못한 채로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최근 중대재해처벌법이 강화되면서 안전에 대한 관심도 훨씬 커지고 있습니다. 저희 회사도 그에 발맞추어 안전관리에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라는 조금 다른 방향의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이런 경우 이 회사의 임원들은 안전이라는 주제에 대해 서로 다른 생각과 방향을 품고 있다고 밖에 볼 수 없습니다.

    반면 같은 질문에 여러 임원들이 거의 비슷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면, 그 메시지는 회사의 공식 원칙을 담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다양한 경영주제에 대해 사내적으로 큰 원칙을 마련해 공유하고, 반복 교육하는 활동은 비단 홍보적 목적을 넘어 회사 경영품질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다양한 주제에 대한 큰 원칙들이 제대로 공유 학습되었다면, 어떤 주제에 대한 질문에도 여러 구성원들은 서로 비슷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게 됩니다. 반면, 민감하고 골치 아픈 주제에도 회사의 원칙을 세우지 못하거나, 공유되지 않는다면, 그와 관련한 모든 질문은 회사의 원칙이 아닌, 임직원 개인의 다양한 생각으로만 답변 됩니다. 이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되고, 혼란이 생깁니다.

    최근 회사 내부 블라인드에서 벌어지는 여러 갈등과 충돌 그리고 부정적 해프닝은 대부분 회사의 공유된 원칙 부재 또는 부실 때문입니다. 그에 더해 임원 개인의 사적 생각과 지시들이 공유되면서 더 크게 이슈화 되고 있습니다. 임원들도 메시지를 전달할 때, 그것이 나의 원칙인지, 회사의 원칙인지를 사전에 따져보는 습관을 들여야 합니다. 원칙이 없으니 혼란과 논쟁이 끊이지 않는 것입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임원들에게 언론 교육을?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가 임원들을 대상으로 언론에 대한 교육을 해 볼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평소나 이슈발생 시에 임원들의 언론에 대한 이해가 너무 떨어져서 그렇습니다. 언론시장이 요즘 어떻고, 기자들의 하루 일과라던가, 보도자료, 마감과 가판 시스템 뭐 이런 걸 좀 교육했으면 하는데요?”

    컨설턴트의 답변

    기업 임원들을 대상으로 언론, 좀더 정확하게 말해서는 언론관계 업무전반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홍보실이 실제로 상당히 많습니다. 그분들과 이야기해 보면, 대부분이 질문하신 바와 같이 일반 임원들이 홍보실 업무를 이해하지 못하고, 언론에 대해 잘 몰라서 문제라고 지적 합니다.

    일부 교육 프로그램을 들여다보면, 임원들에게 보도자료에서 부정기사 대응 방법론까지 폭 넓은 강의를 하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아주 구체적인 프로세스를 설명하고, 더 나아가 언론 시장과 구도 전반에 대한 이야기까지 하는 경우도 보았습니다. 일반 임원들에게 말입니다.

    그러나, 그 교육 목적이 만약 평시나 이슈발생 시 여러 임원들로부터 홍보실의 역할 이해와 함께 지원을 이끌어 내려는 것이라면 방향이 올바르다 볼 수 없습니다. 반대로 그런 교육을 받은 임원들은 문제가 발생되었을 때 홍보실의 일거수일투족에 불만을 가질 확률이 더 높습니다. 언론을 안다고 생각한 뒤에는 홍보실에게 계속해서 훈수를 두기도 할 것입니다. 경험상 그런 확률이 더 높았습니다.

    처음으로 돌아가 왜 임원들이 홍보실이 하는 업무 프로세스와 그 업무 대상인 언론에 대해 그렇게 구체적인 지식을 습득해야 할까요? 홍보 임원이 사내 IT 기술부서의 구체적 업무(코딩이나 서버 보안 등)를 일부러 공부하나요? 홍보임원이 법무부서의 구체적 업무와 각종 판례 등을 공부하는 시간을 가지나요? 왜 일반 임원들이 홍보실 고유 업무와 그 대상에 대해 그렇게 열심히 공부해야 하는지가 의문입니다.

    홍보실에서 일반 임원들에게 교육할 기회가 있다면, 그 내용은 크게 두가지여야 합니다. 하나는 언론은 특수한 집단이라서 홍보실과 같은 전문가들이 처음부터 끝까지 대응한다. 따라서 그에 대한 의사결정에서도 홍보실의 전문적 의견을 참고해야 한다. 둘째는 그에 따라 모든 언론과의 커뮤니케이션은 홍보실로 창구일원화 해야 한다. 그 누구도 사적으로 언론과 접촉하거나, 커뮤니케이션 할 수 없다. 이 두가지가 전부입니다.

    이는 기업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 전략에 대한 것이고, 체계에 대한 것입니다. 글로벌 회사들 중 일부는 그러한 대언론 커뮤니케이션 가이드라인 또는 사규를 교육합니다. 미디어트레이닝의 핵심 주제도 그와 연결되어 있습니다. 대변인 훈련이 아니라면 그 외 모든 임직원들에게는 그 정도 교육이면 족합니다. 심지어 함부로 일반 임직원을 트레이닝 하는 것도 실제로는 위험하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차라리 모르면 아는 사람을 찾습니다. 그러나, 섣부르고, 불완전하게 알면 그 때부터 내부적으로 문제가 발생됩니다. 갖가지 간섭, 훈계와 훈수들이 난무하게 됩니다. 이해 받고 싶고, 지원받고 싶어했던 홍보실은 스스로 그런 판을 만들어 준 셈이 됩니다. 언론을 교육하려 하지 말고, 언론에 대한 우리 회사의 원칙과 체계를 좀 더 교육하십시오. 홍보실이 먼저 그런 원칙과 체계에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직원들에게는 먼저 알려야겠지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 회사 관련 한 큰 논란이 생겼는데요. 이에 대해 회사 입장과 구체적 사실관계를 먼저 직원들에게 알리라는 경영회의 의견이 있습니다. 홍보실에서는 그 내용이 상당히 만감하고, 외부로 입장문이 아직 나가지 않은 상황이라 조심스럽습니다. 그래도 직원들에게는 먼저 알려야 하는 걸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아주 예전에 쓰여진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교과서에서는 일부 전문가들이 이슈발생 시 ‘직원에게 먼저 알려 커뮤니케이션 하라’는 조언을 했었습니다. 그 조언은 직원들에게 먼저 사실관계를 설명하고 회사의 입장을 공유해야, 그들 각자가 회사를 위한 대변인 역할을 해 줄 것이라는 기대에 기반한 것이었습니다. 실제로 당시에는 언론매체 외에는 지금 같은 온라인과 소셜미디어가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와 같은 조언이 긍정적인 결과를 내기도 했었습니다.

    물론 회사와 직원 간에 관계가 아주 좋고, 발전적인 기업문화를 가지고 있고, 직원들이 대부분 회사편에서 움직이는 것에 익숙한 회사라면 이전의 그와 같은 조언이 계속 통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기업은 현재 그와 같은 이슈관리 자산을 보유하고 있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더 이상 직원과 대 직원 커뮤니케이션의 패러다임이 이전과 같지 않기 때문입니다.

    일단 외부로 해명문이나 사과문을 내지 않은 상태에서 내부 직원만을 대상으로 하는 커뮤니케이션을 해보려 하시는 것 같은데요. 최근에는 내부 커뮤니케이션과 외부 커뮤니케이션 간의 차이가 거의 없습니다. 대부분 케이스에서 보면 내부 커뮤니케이션의 맥락이나 톤앤매너 그리고 메시지들은 그대로 언론매체와 온라인을 통해 공유되곤 했습니다.

    일부에서는 최초 회사의 메시지에 더해 직원의 감상평이나 비평까지 더해져서 훨씬 자극적으로 외부에 공유되기까지 합니다. 아직 회사의 공식입장이 나오지 않았다 해도, 그 회사 내부의 커뮤니케이션 메시지를 그대로 받은 언론 매체는 그 내용을 공식 입장으로 간주하며 기사화 합니다. 사실 내부 커뮤니케이션 메시지도 타겟만 다를 뿐 회사의 공식입장이기 때문입니다.

    직원들에게 먼저 알려야 직원들이 회사를 도울 것이라는 생각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습니다. 내부 커뮤니케이션과 외부 커뮤니케이션은 다르다는 개념도 더 이상 의미 없습니다. 우리끼리의 대화는 암묵적으로 보호될 것이라는 상상도 이제는 그만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직원들에게는 이슈가 발생해도 아무런 커뮤니케이션을 하지 않아야 할까요?

    모든 직원들은 곧 기자라는 생각을 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외부로 회사의 공식 입장문을 배포하는 동시에 직원들에게도 그 외부로 향한 공식입장문과 비슷한 내용의 내부 커뮤니케이션을 실시하는 것이 좋습니다.

    물론 직원들이 거래처나 외부 담당 이해관계자들에게 좀 더 설명할 수 있는 일부 내용을 추가할 수는 있겠습니다. 여기에서 핵심은 타이밍입니다. 이제는 이슈발생 시 어떤 이해관계자가 먼저고 어떤 이해관계자는 나중이라는 커뮤니케이션 시점의 차이는 거의 사라졌습니다. 적절한 대상 모두에게 동시에 그리고 일관되게 상호 정렬시켜 커뮤니케이션 한다는 것이 현실적 원칙이 되겠습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위기관리 시스템은 어떻게?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 대표님께서 새해에는 전사적 위기관리 시스템을 구축 하자면서 위기관리를 강조하고 계십니다. 실무진이 여러 관련 자료도 읽어 보고, 전문가들도 만나보고 하고 있는데요. 기업에게 전사적 위기관리 시스템은 어떤 의미이고, 어떻게 구축하는 것이 좋을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수십년간 많은 기업내 위기관리 실무자들을 만나 상담해 본 경험을 바탕으로 가장 중요한 핵심을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일단 위기관리 업무를 실행하기 전에 위기관리와 위기관리 시스템에 대한 ‘정의’를 기업 내에서 정확하게 정렬(align)하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각 기업 마다 생각하는 위기가 다르고, 위기관리라는 개념이 다릅니다. 따라서 그에 기반한 위기관리 시스템이라는 개념 또한 하나 일 수 없습니다. 가장 먼저 대표님과 여러 핵심 임원들이 바라보는 위기, 위기관리, 그리고 위기관리 시스템을 정확하게 정리하고, 공유해야 합니다. 이 과정이 생략되거나 불완전하게 정리되면 이후 결과는 결코 긍정적이지 않게 됩니다.

    자사의 사업, 문화, 구성원, 이해관계자 등에 대한 장기간의 접촉경험과 각각의 결과들이 있을 것입니다. 이를 종합적으로 분석해 보면 우리 회사에게 위기란 어떤 것이다 라는 위기에 대한 윤곽은 어느정도 드러납니다. 그 윤곽이 전사적으로 또렷하게 정리 될 때 까지 지속적인 내부 커뮤니케이션 노력을 해야 합니다. 대표께서 생각하는 위기의 정의와 실무진이 생각하는 위기의 정의를 하나로 정렬 하는 작업이 완성되진 않으면 그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없습니다.

    만약 전사적으로 위기를 보는 관점, 즉, 정의가 완전하게 정렬되었다면, 그 다음은 위기관리에 대한 정의로 까지 확장해 보려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위기 유형들을 관리하는 방식과 전략은 어떠해야 하는가에 대한 공통된 시각을 정리하는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기업 내부의 여러 위기관리 철학과 원칙들이 만들어 지거나, 드러나게 됩니다. 컴플라이언스에 대한 논의도 활발 해 지게 됩니다. 위기에 대한 정의는 확실한데, 위기관리에 대한 정의가 부실하다면, 위기관리 시스템에까지 나갈 수는 없습니다. 그냥 이런 것이 위기이구나 하는 생각만 가지고 위기가 발생될 때를 기다리는 것 밖에 할 수 있는 것이 없을 수도 있습니다.

    위기와 위기관리에 대한 정렬된 정의가 만들어지고 공유되었다면, 그 다음 단계는 위기관리 시스템을 만드는 것입니다. 일단 목적지가 정해졌고(위기에 대한 정의), 그 목적지로 가는 길이 정해 졌다면(위기관리에 대한 정의), 그 목적지로 가는 길 위를 달릴 차량을 만드는 것이 바로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입니다.

    위기관리 시스템은 어떤 위기관리 자산을 누가 어떻게 구축하고, 활용하는지가 중심이 됩니다. 그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누가(who)에 대한 것입니다. 쉽게 설명하면 위기관리 조직과 그 조직원의 역량에 대한 것입니다. 정해진 목적지를 향해 깔린 길을 달릴 차량을 움직일 운전사를 정해 훈련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앞의 모든 일은 그 각 순서대로 순차적으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어느 하나라도 건너 뛰거나 대충 해서는 결과물이 적절 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많은 기업이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을 어려워하고, 그 중 대부분이 실패하곤 합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일단 납작 엎드려야 하겠지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 회사에 대해 사회적으로도 그렇고, 정치권에서도 그렇고 ‘악당’ 시각으로 바라보기 시작해 큰 일입니다. 저희 오너와 대표이사들도 여기저기 불려 다니기 시작했고요. 주변 조언해 주시는 분들이 일단 납작 엎드려서 살려주십시오 해야 겨우 살 수 있다고 하는데요? 이게 맞겠죠?”

    컨설턴트의 답변

    물론 정치적으로나 감정적으로 회사를 공격하는 측에서는 해당 회사가 납작 엎드려 제발 살려달라고 한다면 더 이상 극단적 압력까지는 가하지 않을 것입니다. 정치권에서까지 그러한 공격 방향을 잡았다는 것은 공격 측에 확실한 공격 명분이나 의지가 이미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지요.

    공격받는 회사가 그에 대응하며 그들의 명분에 충분히 공감하는 커뮤니케이션을 하면, 그들의 공격의지는 감소될 수 있습니다. 공격측의 정치적 목적이 달성되었다고 보여 질 환경을 기업이 나서서 조성해 주는 것이 되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그들의 공격 명분에 이의를 제기하고, 나름대로의 법적 또는 합리적 논리로 대응하면서 공격측과 다투려 한다면, 오히려 그들의 공격의지는 더욱 자극될 것입니다. 그들은 최소한의 정치적 목적이라도 제대로 달성하기 위해 일부 무리한 추가 공격까지도 서슴지 않겠지요.

    결론적으로 보면 사회적, 정치적 강한 압력이 회사에 가해질 때에는 ‘살려주십시오’하는 대응과 메시지가 전략적인 것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위기관리 전반의 관점에서 보면, 왜 회사가 그렇게 강력해진 이해관계자들의 압력의 중심에 설 수밖에 없었는가를 따져 볼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회사 구성원 모두가 그런 상황을 방지할 수 있는 위기관리를 사전에 또는 미연에 할 수 있었는데 왜 하지 못했는지를 정확히 알아야 합니다. 사회적, 정치적 압력이 어느 하나의 사건이나 쟁점 때문에 갑작스럽게 형성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압도적 압력이 단박에 형성되었더라도, 그 압력 형성의 이유는 비교적 장시간 동안 해당 회사의 유사한 문제들이 반복 누적되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렇다면 해당 기업에서 현재 위기관리를 리드하는 의사결정자라면, 왜 이전 여러 문제들이 있었을 때 정확하게 해당 이슈나 위기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했는지를 살펴보아야 합니다. 왜 그런 실수와 실패들이 누적될 수밖에 없었는지를 돌아보아야 합니다. 왜 당시에는 각 문제에 대해 심각성을 느끼지 않거나 못했는지도 살펴야 합니다. 그때그때 대응의 의사결정에 기반이 된 기준이나 철학, 또는 원칙은 무엇이었는지를 궁금해해야 할 것입니다.

    대부분 사회적, 정치적 압력을 받게 된 기업은 이상과 같은 위기관리 관점의 돌아봄보다, 단순하게 현재 상황에 대한 원인을 직관적으로 정의해 버리곤 합니다. 정권에 우리가 탄압받고 있다. 정치권에 미운 털이 박혀서 그런다. OOO의원이 우리를 죽이려 해서다. 특정 정치 성향 단체가 우리를 해하려 한다 등과 같은 발전적이지 않은 처방을 내려버리는 것이지요.

    그런 단순 처방만 마구 내려지면, 현재 같은 곤란은 앞으로도 반복되고, 이어지게 될 것입니다. 그때마다 ‘살려주십시오’라는 유사한 대응만 할 수밖에 없게 되지요. 일부 사업을 정치적으로 포기해야 할 경우도 계속 생길 것입니다. 여러 의사결정자도 개인적으로 책임을 추궁당하겠지요. 그런 반복 속에서 계속 피해자로 자사를 포지셔닝 하는 것이 과연 발전적인 위기관리일까는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왜 저렇게 위기관리를 할까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 경쟁사 때문에 저희도 골치가 아픕니다. 같은 업계에서 비슷하게 취급받는 것 같아서죠. 그 회사에서는 계속 생산사고가 이어지고, 노조와의 관계도 안 좋고, 제품이나 여러 서비스 등에 있어서도 조용할 날이 없습니다. 대체 저 회사는 왜 저렇게 위기를 관리하는 것일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위기관리 아포리즘 중 “기업은 위기관리를 몰라서 못하는 것이 아니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경쟁사를 예로 드셨는데요, 자사에도 이 아포리즘은 공히 적용되는 것입니다. 경쟁사가 왜 저렇게 위기관리를 잘 못하는지 궁금해 하셨는데요. 어떻게 해야 더 이상 이런 위기가 계속되지 않을 것이라는 위기관리 방식에 대해서는 경쟁사 구성원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알고 있는데 왜 하지 못할까요? 위기를 반복 경험하지 않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 왜 그들은 그대로 하지 못하는 것일까요? 그 이유에 답이 있습니다. 알고는 있지만 하지 못하는 그 이유를 먼저 정확하게 이해하는 것이 위기관리의 첫걸음입니다.

    경쟁사 구성원의 면모를 보면, 수십년간 그 회사에서 생산업무를 담당하고 현재까지 지휘하는 임원이 있을 것입니다. 수십년간 안전 문제를 책임지며 일해온 담당 팀장과 임원도 있을 것입니다. 노사문제를 직접 담당하며 노심초사 해 온 담당 팀장과 임원도 있을 것입니다. 수십년 그 업무를 그 회사에서 담당해 왔던 그 사내 전문가들이 과연 위기관리에 대해 알지 못할까요?

    그 회사 임원 중에는 외부에서 수혈된 전문가도 많을 것입니다. 여러 대기업에서 자기 업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해 커리어를 키워온 임원이 많습니다. 그런 그들이 어떻게 해야 당면 문제를 해결 할 수 있는지에 대해 감을 잡지 못할 리는 없습니다. 제대로 알고는 있지만 내부적으로 공론화하지 못하고, 눈치를 살펴 말을 아껴야 하는 상황 때문입니다. 그 이유가 중요한 것이지요.

    대표이사나 심지어 오너의 경우에도 그런 사정은 같습니다. 이렇게 반복되는 위기를 어떻게 해야 단박에 해결할 수 있는지 또는 점진적으로라도 해결해 나갈 수 있을지에 대해 그들도 알고는 있을 것입니다. 문제는 그런 방식으로 위기를 관리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여의치 않다’는 것이지요. 여기에서 핵심은 ‘현실적으로 여의치 않다’는 의미입니다.

    그렇게 ‘현실적으로 여의치 않은’ 이유를 더 구체적으로 들어보면, 그렇게 위기관리를 하려면 예산이 많이 필요하다. 인력을 추가 투입해야 한다. 장기간 관심을 쏟아 부을 조직이 필요하다. 그러다 보면 우리 회사의 경쟁력이 대폭 약화될 것이다. 왜냐하면 비용이 증가하고, 인력이나 조직 운영이 부담 되고, 여러 경영적 문제들이 새로 발생될 것이다. 이런 생각 때문에 자신이 알고 있는 방식으로의 위기관리가 실제로는 실행되지 않는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위기가 반복되는 기업을 볼 때 저 기업이 위기관리에 대해 잘 몰라 못하고 있다고 생각하기 보다는, 위기관리를 제대로 해 내지 못할 내부적 사정이 있다고 봐야 합니다. 반복되는 위기를 그대로 방치해서 잃는 것이 개선이나 방지 작업을 통해 잃는 것보다 적거나 상대적으로 조금이라도 유익하다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위기관리를 잘 못하는 것처럼 보이는 회사가 더 내부 경영적 위기관리를 열심히 하고 있는 것일수도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물론 바람직한 위기관리는 아니지만 말입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