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그] 임직원

  • 가치 정산

    A.
    이번 저희 통합법인의 새로운 미션, 비전과 가치 체계를 셋업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새로운 기업문화 structure를 저희 본사는 물론 전 세계 50개 지사들에게도 모두 공유해서 우리 전체 7만 명의 직원들이 하나의 비전을 향해 나아가도록 해야 하겠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고생하셨습니다. 여기 사례금이 있습니다.

    얼마죠?

    네, 저희 규정상 20만원입니다.

    …………..


    B
    최근 저희가 겪었던 위기에서 큰 깨달음이 있었습니다. 이번에 이렇게 시간을 내 주셔서 저희에게 위기관리 시스템 개선 작업을 시작하게 해 주시니 감사드립니다. 앞으로 더욱 발전된 시스템을 가지고 사내외적인 위기관리 역량을 강화해 나가게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여기 사례금이 있습니다.

    얼마죠?

    네, 저희 규정에 따라 10만원입니다.

    ………………….


    C.
    고마워. 길동이네. 이번 우리 애 아빠가 길가에서 싸우다가 경찰에 잡혀가서 합의도 안 되고 큰일 날 뻔 했었는데, 길동이네 아빠가 손을 좀 써줘서 그래도 이렇게라도 풀려난 게 어디야. 여기 우리가 마련한 조그만 마음이야. 받아줘.

    에이 이웃끼리 돕고 살아야지 뭘…근데 이게 뭔데요?

    응, 우리 지금까지 줘왔던 대로 3만원이야.

    ………………………….


    D.
    아이고, 감사합니다. 우리 아들녀석 반에서 꼴등 하는 녀석을 미국 하버드에다가 떡 하니 입학시켜주시고…이 은혜를 어떻게 갚아야 할는지요. 애쓰셨습니다. 주변에서 불가능하다고 하는 일을 해주셨네요. 우리 아들 앞으로는 미국 가서 아주 죽을힘을 다해 공부할 거랍니다. 감사합니다. 그래서 저희가 자그마한 마음을 표시하고 싶습니다.

    아이구, 제가 대부가 되가지고 아들처럼 생각해서 힘을 좀 쓴건데요…괜찮습니다. 이게 뭔가요?

    네, 저희가 그냥 다른 분들에게도 드리곤 하는 데로 도서상품권 두 장 넣었습니다.

    ………………..

    가치에는 그만한 가치가 댓가로 따라야 한다. 적절한 댓가가 따르지 않는 가치는 진정한 가치가 아니다. 그 가치를 제공받는 사람이나 조직이 그 가치를 그대로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적절한 댓가를 지불하지 않는 것이다.

    더 재미있는 것은 적절하지 않은 가치를 그나마 고맙게 받는 사람이나 조직이다. 그 이유는 자신이 제공하는 가치가 진정한 가치라 생각하기에는 자신이 없기 때문이다. 스스로 자신이 없기에 터무니없어 보이는 댓가에도 감지덕지하는 것이다.

    가치를 가치로 인정하지 않는 갑. 자신이 제공한 가치를 내심 자신 없어 하는 을. 모두가 문제다. 이 세상 모든 문제는 어느 한 편의 문제만으로는 온전히 구성되지 않는 것 같다.

  • 이제야 보다는 이제부터…

    “CEO는 같은 질문에 1000번 같은 답변 해야” – 최태원 SK 회장, 조직 내 일관된 철학 강조 [중앙일보]

    SK 최태원 회장께서 핵심 메시지와 커뮤니케이션 활용에 대한 큰 insight를 SK의 신입사원들과의 대화 사내 방송을 통해 말씀하셨다고 한다. 이를 보면서 ‘이제야’ 보다는 ‘이제부터’라는 해석이 필요하겠다. ‘이제부터’ 다른 기업들도 이런 깨달음이 있을 테니 말이다. SK가 그래도 빠른 기업이니 말이다.

  • 100% Sure vs. 100% True

    해태제과 역시 “미사랑 제품은 쌀과자로 소량의 분유만 들어있는 데다 멜라민이 검출된 분유를 사용하지 않아 문제될 것이 없다”고
    큰 소리를 쳤으나 불과 1주일도 안돼 상황이 뒤집어졌다. 이처럼 국내 식품업체들의 허술한 안전관리 수준이 드러나고 신뢰도 마저
    땅에 떨어짐에 따라 멜라민 공포는 더욱 확산될 것으로 우려된다. [연합뉴스]

    보통 이런 경우에 홍보팀에서 이렇게 답변하는 이유로 몇 가지를 생각해 볼 수 있겠다.

    1. 기자의 주장대로 어떻게든 (거짓말을 해서라도) 소비자의 불안을 불식시키려는 경우
    2. 실제로 사내에서 알아본 결과 문제없다는 공식적 결론을 내렸던 경우
    3. 사내에서 누군가가 홍보팀에게 잘못된 정보를 준 경우
    4. 홍보담당자가 개인적으로 전술적 애드립을 한 경우

    보통 1번과 4번 같은 경우는 이번과 같은 민감하고 중차대한 이슈에 대한 적절한 대응이 아니다. 그러므로 해태제과가 그런 포지션을 가졌을찌는 상식적으로 의문이다. 이런 경우 2번과 3번 중간쯤에 그 원인이 위치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유사 위기 시 거의 대부분의 문제들이 이 두가지 케이스에서 발생한다. (최근 동원F&B 케이스 참조)

    따라서 홍보담당자는 100% sure와 100% true를 확실히 구분하고, 검증 재검증해야 한다. 시간에 쫓기더라도.

  • 농심의 이심전심 블로그 론칭을 축하합니다.

    농심의 이심전심 블로그 론칭을 축하합니다.

    위기(crisis)의 가치는 기업이나 조직 또는 개인이 위기를 겪으면서 ‘개선(kaizen)하는 기회’를 갖는다는 데 있습니다. 위기가 없다면 그냥 지금 이대로가 가장 좋은 거 아닌가 하는 생각에 빠져 kaizen이라는 것이 있을 수 없습니다.

    실제 위기를 겪지 않고 항상 위기의식을 가지고 kaizen을 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라고들 이야기하지만, 말이 쉽지 실제로 그 긴장의 강도를 쭉 가져가긴 힘듭니다.

    농심이 며칠전 이심전심이라는 기업 블로그를 론칭했습니다. 농심이야말로 올 한해 창사 이래 가장 힘든 시기를 겪었습니다. 문제는 그러한 위기를 ‘개선의 기회’로 삼느냐 아니냐 하는 것인데 농심은 분명 kaizen하고 있다는 느낌이 많이 듭니다. 기회를 잘 살리고 있다고 봅니다.

    블로그는 대화라고들 하는데 일단 대화의 창구를 열었다는 데 첫 의미가 있겠습니다. 다음 기회는 이 대화의 창구를 잘 키워나가는 것이라고 봅니다. 이심전심을 방문하는 방문자들과 좋은 관계를 맺고 그 관계를 평생토록 가져가는 성공한 기업 블로그가 되었으면 합니다.

    몇 가지 제안이라면,

    • 댓글을 관리자 승인 이후에 게시하는 것 같은데 그냥 오픈하면 어떨까 합니다. 부정적인 댓글도 긍정적인 댓글도 블로거들이 스스로 판단합니다. 친구를 사귀면서 누구는 가리고 누구는 챙기는 그런 느낌이 들면 친구들이 많아지지 않을 것 같습니다.
    • 포스팅을 담당하시는 분들께서 좋은 이야기들을 올리시지만, 가끔은 소비자들이 농심의 속내를 들여다볼 수 있는 진솔한 이야기들도 올려주었으면 합니다. 회사 내의 좋지 않은 이야기들을 보고 싶은 게 아니라 소비자들은 농심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를 인간적인 관점에서 알고 싶어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어렵죠)
    • 손 회장님께서도 가능한 exposure를 해주시면 좋겠습니다. 회장님께서 개인 블로그를 만드시거나 하시지 마시고, 이심전심에 직접 글도 올리시고 댓글로 대화도 하셨으면 합니다. 진정한 kaizen이라는 것을 실제로 보여주셨으면 합니다. (물론 어렵습니다)
    • 편한 블로그가 되었으면 합니다. 위기 시에 다운이 되더라도 직원들이 울면서라도 블로깅을 하는 농심 블로그가 되었으면 합니다.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그런 기업 블로그가 아니라 인간 블로그가 되었으면 합니다. 더 나아가서는 파워 블로그가 되길 바랍니다.

    농심의 멋진 Kaizen을 행복한 마음으로 구경하겠습니다.

  • 말이 나왔으니 하는 PR 예산 이야기

    십여 년 전과 지금의 PR 시장 환경 간 달라진 것들이 있다면 전반적으로 기업들이 PR 서비스를 다양하게 이용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렇게 시장 저변이 확대되면서 한편으론 문제가 생겨나기 시작했는데, 저가 예산 프로젝트들이 활개를 친다는 것이다.

    하다 못해 두부 한모를 사더라도 한모에 1800원 붙여 있는 두부를 내려다보면서 “이거 한판 다해서 1000원에 합시다”하면 딜이 이루어 질 리 없는 것 아닌가?

    그 전보다 인하우스들이 RFP를 잘 만들어 주는 것도 하나의 변화겠는데, 그 RFP를 읽다가 보면 종종 깜짝깜짝 놀라서 AE들에게 다시 한번 확인하라고 하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 3개월 동안 각종 trade show와 event들을 PR 지원하고, 각종 기사와 온라인 포스팅들을 이 정도 해 달라 제시하면서, 또 거기에다 여러 부가 전문 서비스들을 attach로 달면서 예산범위는 1000만원. 이런 식이다.

    상식적으로 계산기를 두드려도 담당팀은 고사하고 AE 한 명 월급도 안 되는 예산인 것을 알 텐데, 그런 RFP를 여러 개의 에이전시들에 돌리면서 경쟁하라 요구하는 그 힘은 어디에서 나오는 건지 도리어 궁금하다.

    그러면 안 하면 되지?

    맞다. 하지 않는 것이 맞다. 그런데 한다. 그러니 계속 그런 예산들이 돌아다니고 인하우스 내부로도 예산을 늘릴 명분이 없어진다. 이런 악순환은 거의 모든 서비스 업계에 일반적인 병폐다. 몇몇 업체들이 tangible quality and value를 기반으로 high fee structure를 유지해 주어야 업계가 발전할 수 있다. 또한 이와 함께 인하우스도 발전할 수 있다.

    현재 광고대행사의 기획 제작 비용 그리고 미디어 예산이 스탭들 짜장면 몇 그릇 값이었다면 아마 지금과 같은 광고업계는 존재하지도 발전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에이전시나 인하우스에 지금과 같은 인재들이 마케팅에 몰리지 않았을 것이다.

    인하우스에서도 예산이 곧 그 부문의 힘이다. PR 부문이 사내에서 비교적 평가와 검증 그리고 비중의 불이익을 받는 것은 예산에도 그 원인이 어느 정도 존재한다. 에이전시 예산을 저가로 가는 것이 단기적으로는 인하우스에게 KPI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장기적인 득이 되지는 않는다. 경험상 에이전시건 인하우스건 예산이 말을 한다. 좋은 퍼포먼스는 정상적인 예산에서 나온다. 그래야, 제대로 된 시장이다.

  • 리먼브러더스 단상

    리먼브러더스 단상

    리먼브러더스가 파산을 신청했다. 이로서 전설적인 기업 리먼브러더스가 역사속으로 사라졌다.

    [New York Times]

    기업은 어디로 가는걸까? 무엇을 남기는걸까?

    [AP]

    직원들과 우리에게 무엇을 남기고 사라져가는걸까?
    이 시기에 PR은 어떤 메시지를 전달해야 할까?

    아무것도 없었던 것 처럼 소리없이 사라지기에는 너무 덧없지 않은가?

  • 왜 조직은 위기시 비이성적인가?

    (참고: 상당히 긴글입니다)

    지평의 mu님께서 위기관리와 평판에 대한 아주 과학적이고 또한 현실적인 멋진 포스팅을 해 주셨습니다. 제 이전글과 mu님의 글을 다시 한번 읽으면서 하나 드는 추가적인 질문이 있습니다.

    “왜 삼성 같이 이성적인 조직이 위기시에는 비이성적으로 행동할까?”

    좋습니다. 삼성을 빼고 다시 질문을 하겠습니다. 이런 상황이 굳이 삼성에게만 해당하는 것은 아닐테니까요.

    “왜 이성적인 조직들이 위기시에는 비이성적으로 행동할까?”

    mu님께서는 그 원인을 인간의 뇌구조별 역할에 촛점을 맞추셔서 재미있게 설명해 주셨습니다. 참 insightful한 설명이십니다. (항상 멋진 정보들을 주셔서 아주 고맙습니다.)

    저는 조직적인 원인에 대해 한번 이야기 해 볼까 합니다. 위기가 발생되면 보통 CEO에게 보고가 됩니다. 특히 회사 내외부의 큰 문제는 CEO 보고가 최우선 대응 절차가 되겠습니다. CEO는 보고를 받고나면 일단 기분이 나쁩니다. 가뜩이나 처리할 많은 문제들이 많은데 이렇게 중대한 사안들이 자꾸 보고 되니 마음도 불편하고, 짜증도 나겠지요.

    특히 오너 그룹사들의 CEO들이 전문경영인일 경우에는 자신의 프로파일하고 관계되는 일이기 때문에 더더욱 민감합니다. 자칫 노조문제나 산재처리 문제로 자신의 사내 입지가 불투명해지면 향후 커리어에 큰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지요.

    그들도 인간이기 때문에 거의 모든 CEO들이 위기에 접했을 때 본능적으로 떠올리는 생각은 ‘조용한 무마’가 일반적입니다. 그룹 오너에게 소리가 안들어가게, 사내외로 안알려지게…조용히 사건 당사자들과 실무선에서 적당히 처리하는 것 만큼 이상적인게 없습니다.

    그렇지만, 위기가 그렇게 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서는 것일 때 CEO가 다음 선택으로 하는 포지션이 무엇일까요? 조용한 무마가 힘들다면, 그 다음은 ‘회사의 이익을 대변한 강력한 대응’으로 대상을 무력화 시키는 것입니다. 이왕 벌어진 위기를 자연 소멸시킬 수 없다고 판단되면, 아주 강력한 리더십(?)으로 해당 위기를 인위적으로 소멸시켜야 사후에 어느정도 정상 참작을 받을 수 있다고 보는 거지요.

    이런사례들은 예전 70-80년대 그룹사 리더들이 보여준 대노조정책, 대직원정책, 대정부정책, 대언론정책에서 많은 예를 찾을 수 있습니다. 이런 위기대응 포지션에서 재미있는 점은 그러한 대응이 성공하면 사내외적으로 강력한 리더로 재포지셔닝이 되고, 여러가지 무리를 일으켜 실패하게 되면 아주 악독한 깡패가 된다는 것입니다.

    CEO들도 그것을 알기 때문에 위기관리 과정에서 더욱 더 냉철하고, 압도적이며, 안전한 방법들을 강화하게 합니다. 이를 위해 법적인 지원을 요청하고,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지원을 받습니다. 또한 각종 stakeholder들로 부터의 지원을 끌어내기 위해 실무진들을 움직입니다. 그 예가 홍보팀과 대관업무팀, 그리고 HR의 노무팀들이 되겠지요.

    여기서 또 재미있는 부분은 CEO의 위기대응 포지션을 좀더 강화하기 위해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들이 협조한다는 것이지요.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들은 항상 조직을 뒤로 하고 (멀리 떨어진다는 뜻은 아닙니다) 오디언스 즉, 공중들을 바라보고 살펴야 하는 사람들인데, 반대로 CEO를 바라보고 공중을 등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는 게 재미있는 부분이라는 겁니다. 돈을 벌어야 하니까 그렇죠. 일종의 타협이라고 하는데…글쎄요.

    정확하게 말해서 해당 CEO의 그러한 포지션이 위기를 성공적으로 관리하는데 있어서 옳은 포지션이다 하면 그보다 더 좋은 카운슬링 환경은 없겠습니다. 그러나, 반대로 CEO의 경직되고, 인간미없고, 오만한 포지션이 절대 해당 위기를 성공적으로 관리할 수 없다 판단되면 전문가들은 CEO를 설득해야 합니다. 조직이 성공하는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는 겁니다. 그러나 그런 설득의 결과는 항상 뻔합니다.

    왜냐하면 CEO는 해당 위기가 ‘회사의 위기’ 이전에 자신의 인생이 걸린 ‘개인적 위기’이기 때문에 조직적인 차원의 중장기적 접근이 별로 강력한 소구점을 찾지 못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인간은 근본적으로 이기적이죠. 일종의 방어기재이기도 합니다.

    담배를 피다 걸려 당장 학교에서 짤릴 것 같은 학생에게
    방과후 자율학습을 해야 대학을 가니 같이 공부하자 하는 것과 같습니다.

    이 학생에게 제일 시급한 건 일단 정학이나 퇴학은 면하고 봐야 한다는 거죠. 그래야 그 다음에 대학이 있을 수도 있고 그런거죠. 절대 소구가 되지 않습니다.

    그런 CEO의 강력한 포지션은 당연히 아래 모든 실무자들에게 정확하게 투영 됩니다. 특히나 시스템이 갖춰진 조직들은 그 파급력과 alignment가 더욱 강하죠. 사실 실무자들에게는 공중관, 즉 공중을 바라 볼 수 있는 시각이 부족합니다. 회사의 중차대한 일을 처리함에 있어서 내외부 공중에 대한 시각을 반영해 interactive한 자율성을 발휘한 경험이 부족하고, 그런 시스템도 없기 때문이죠. (그나마 외부 공중을 interactive하게 모니터링하는 곳은 마케팅과 홍보쪽이 아닌가 합니다)

    한마디로 실무자들은 시키는데로 하면 다른 문제가 없습니다. 상당히 내부적인 시각이지만 그게 실무자에게 맡겨진 역할이자 임무죠. 외부공중과의 접점에 있는 이 실무자들이 내부시각을 100% 반영하여 움직이기 때문에 외부 공중들은 그 실무자들의 대응을 보면서- 인간미-를 느끼지 못하는 겁니다. 기계로 보는거죠.

    위기관리에 대해 한마디씩 하는 분들이 ‘사과를 진정성을 가지고 해라’ ‘오디언스의 편에 서라’ ‘공감을 표하고 care하고 있다는 인상을 줘라’ ‘단어 선택을 잘해라’ ‘그들의 마음을 읽어라’ ‘충분히 배상하고 용서를 빌어라’ ‘앞으로 나와라. 숨지마라’ ‘인간적인 얼굴을 보여줘라’ ‘빨리 대응해라’… 이런 이야기들을 자주하는데 사실 이 모든 조언들은 ‘기업을 사람으로 간주할 때 주문할 수 있는 원칙’이라는 겁니다.

    조직은 절대 사람이 되지 않기 때문에 인간적 주문이 먹힐리 없습니다. CEO는 개인적인 방어가 가장 큰 니즈이며, 실무자들은 CEO의 의중에 부합하게 잘 움직여야 한다는 개인적 니즈가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개인적인 니즈들이 조직의 포지션을 구성하기 때문에 당연히 인간미가 있을 수 없습니다. 아이러니죠.

    개인적 니즈 + 개인적 니즈 = 기계적 실행

    그래서, 위기관리에 성공한 조직들이 위대하다는 것입니다. 아무나 그렇게 할 수도 없다는 거지요.

  • 삼성의 대응 메시지 관전평

    반올림 관계자는 “백혈병에 걸렸거나 숨진 근로자 대부분이 1~3라인에 집중돼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며 “작업환경이 발병의 가장 큰 원인으로 보이는 만큼 삼성 측은 최소한의 기업적 양심을 갖고 피해자와 유족에게 사과하고 철저한 조사를 통해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삼성 측의 설명은 정반대다.

    삼성은 반도체 생산라인에는 1만명 이상의 근로자들이 일하고 있으며, 일부 근로자들이 백혈병이나 각종 질병을 앓고 있으나 작업환경 악화로 인한 산재로 단정할 만한 근거가 없다고 설명했다.

    또 이 문제의 정확한 원인 규명을 위해 현재 근로복지공단에서 역학조사를 실시하고 있다며 오는 10월 결과가 나오는대로 입장을 밝힐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삼성 측은 반도체 생산공정에는 200여 가지 이상의 화학물질이 사용되고 있으나 ‘벤젠’ 등 질병의 원인이 되고, 의학적으로 검증할 수 있는 의심물질은 없다며 피해유족이나 반올림 등에서 작업환경을 발병 원인으로 주장하는 것은 근거가 없다고 논리를 폈다.

    문제의 1~3라인과 관련해서도 삼성 측은 15개 라인을 생산전략 등에 따라 매년 업그레이드하고 있으며, 1~3라인에 대해서도 업그레이드를 마쳤거나 역학조사가 진행중이나 문제가 될 만한 이상 징후는 없었다고 밝혔다.

    삼성반도체 관계자는 “우리나 반올림 측 양측 모두가 증명하기 어려운 설전만 벌이고 있는 셈”이라며 “근로복지공단의 역학조사 결과를 기다리는 것이 현재로선 최선의 방법”이라고 말했다. [노컷뉴스, 삼성반도체 집단 백혈병 ‘우연? 산재?’ 논란 가열]

    이 기사를 통해 본 삼성측의 메시지는 뭔가?

    • 일부 주장과 단정에 대한 근거 없다.
    • 이상징후 없었고, 최선 업그레이드 했다.
    • 근로복지공단의 역학조사 결과를 기다리자.

    메시지들만 놓고 보면 대응 메시지가 아주 명확하다. 삼성스럽다고나 할까? 이 메시지로 추측할 수 있는 포지션은 그럼 뭘까?

    They are wrong because we are 100% perfect 같다. 포지션 또한 강렬하다. 전혀 같은 라인에 서지 않았고 설 의향이 추호도 없다.(법적인 문제일 뿐 아니라 배상책임의 유무 문제이니까 선을 긋는 듯 하다)

    하지만…커뮤니케이션을 위한 효과적인 포지션은 아니다. 또한 오디언스들을 폭넓게 고려한 포지션도 아니다. 삼성은 이번 이슈에서 오디언스를 어떻게 정의한 것일까? 아마 반올림이라고 불리는 반삼성단체를 오디언스로 규정한 듯 하다. 그렇지만 삼성은 언론에게 이야기하고 있고 언론에 대한 이야기는 독자와 더 넓은 일반국민들이 대상 오디언스라는 것을 좀더 생각해야 했다.

    더 나아가서 그 수 많은 일반 오디언스들과 같은 라인에 서는게 좋았다. 일반 오디언스들이 이 논란에 대해 이야기를 접하면 어떤 생각들을 할까? ‘삼성 반도체 라인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백혈병 같은 것에 걸렸데…아이구 그런 큰 회사 생산 시설에서도 그런 몸에 나쁜 영향을 받을 수 있나보지? 그 죽은 사람들은 어떡해 불쌍해서…나이가 스무살 초반들인데…에휴…쯧쯧쯧” 이게 그들의 포지션 아닐까?

    삼성이 만약 그들과 같은 라인에 선다면 그리고 그 후에 키 메시지를 전달한다면 이렇게 메시징을 해야 하지 않을까?

    일부 저희 직원분들이 원인이 불명확한 질환으로 고생하시거나 운명을 달리하신 것에 대해 회사는 같은 식구로서 매우 가슴 아파하고 있습니다.

    현재 가장 중요한 것은 그분들이 어떤 이유로 그러한 질환을 겪게 되셨냐 하는 것일 것입니다. 그분들의 가족들을 대신해서 저희는 최선을 다해 그 원인을 규명하도록 하겠습니다. 근로복지공단의 역학조사에 모든 협조와 지원을 아끼지 않겠습니다.

    하루빨리 그 원인을 밝혀내서, 그분들과 가족들의 아픔을 조금이나마 덜어드리겠습니다. 다시 한번 해당 직원분들과 가족들에게 위로의 말씀드립니다.

    이 이후에 배경설명으로 생산환경에 이상징후는 없었고, 업그레이드도 잘해서 끝냈다고 잔잔하게 이야기 할 수있지 않을까. 그래야 근본적인 포지션에 큰 어긋남이 없이 흡수력있는 위기관리 메시징이 되지 않을까.

  • 왜 그러냐는 거다

    회사원인 A씨(30·군산시 미장동)는 지난 4일 지역의 한 대형마트에서 구입한 고등어를 조리하려다가 표면에서 수십마리의 이상한
    물체를 확인했다. A씨는 곧바로 고등어를 구입했던 마트측에 이 같은 사실을 알린 뒤 마트 홈페이지를 통해 공식적으로 항의했다.
    마트측은 생선이 죽은 후 표면으로 나와 기생하는 ‘아니사키스’라는 기생충으로 70도 이상, 영하 20도 이하에서 조리 및 보관시
    자연소멸되는 것이라는 답변을 해왔다. 마트측은 또 생선을 판매하는 곳에서 심심치않게 발생하는 문의라는 입장도 덧붙였다. 마트
    관계자는 “날 것으로 먹지 않는다면 인체에 전혀 해가 없다”고 강조했다. [쿠키뉴스, 대형마트 고등어 기생충 발견… 시민들 “불안해서 못먹겠다”]

    이전 꽁치 통조림 케이스에서도 그랬지만 생선에 기생하는 기생충을 발견한 소비자가 제조회사나 판매업체에 공식적으로 컴플레인을 할 때에 각 회사들이 대응하는 방식이 참 아쉽다.

    커뮤니케이션 원칙 같은 것을 다 차치하고 입장을 바꾸어 놓고 말해 보자는 거다. 자신이 마트 직원이거나 통조림 회사 직원이 아니라 그냥 소비자라고 생각해 보자는 거다. 자신이 산 생선을 구워 먹을라고 하는데…기생충이 득시글 득시글하다고 생각해 보자는 거다.

    거울을 보고 답변을 해보자는 거다. “생선을 판매하는 곳에서는 심심찮게 발생하는 거니까 그냥 먹어” 자신을 바라보면서 이야기해 보자는 거다. “괜찮아, 날것으로만 안 먹으면 그 꿈틀대는 것들은 전혀 인체에 해가 없어…히히” 말해보라는 거다.

    왜 기업의 메시지가 그렇게 전략성 없이 전달되나 하는 거다. “죄송하다. 얼마나 놀라셨냐. 우리가 최선을 다해 관리 검사를 하는데도 일부 그런 상품이 발견된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우리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게 소비자이기 때문에 전부 교환해드리고 규정에 의해 보상해드리겠다. 맘 상하셨고, 놀라셨던거 이해한다. 앞으로도 계속적으로 관리 감독하고 소비자분들께 커뮤니케이션 해서 그렇게 놀라고 당황해 하시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죄송하다”

    왜 이렇게 메시지가 안되냐는 거다. 왜 자꾸 소비자들과 한판 하려 하냐 하는거다. 안타깝다.

  • 모른척할까요?

    [클라이언트]

    저희 회사는 여러개 사업장들을 가지고 있는데요, 지역 사업장에서 갑자기 큰 사고가 난적이 있어서 지역 언론에서 취재가 오고 아수라장이 됬습니다. 근데 몇개 방송사에서 현장을 수습하던 직원들한테 인터뷰를 요청하는거예요. 그래서 현장에서 작업반장이 인터뷰를 했는데…이분은 사실 현장실무담당이지 커뮤니케이션 담당이 아니라서 트레이닝도 받지 않았고 해서 인터뷰 결과가 그렇게 좋게 나오지 않았습니다. 이런 경우 누가 어떻게 인터뷰를 해야 합니까?

    저희 매뉴얼에 보면 인터뷰는 홍보실에서 정해진 몇명이 하게 되어 있는데, 막상 일이 터지면 그 홍보실 직원들이 현장에 도착하기전에 방송사 인터뷰는 끝나게 되고요, 홍보실 직원이 올 때까지 현장 직원들이 인터뷰를 거부하는 것도 전략적이지 못한 듯 하고요. 어떻게 해야 하나요?

    참 어려운 문제다. 교과서를 가지고 공부하는 분들은 ‘조직은 한개의 입을 가져야 한다. 따라서 대변인만이 인터뷰에 응해야 한다’고 말하는데…현장에서 실무에 맞닥뜨리는 사람들은 그 원칙이 얼마나 비현실적인가를 금방 느끼게 된다.

    결론부터 말하면 ‘모든 조직원들이 대변인이 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라는 것이다. 모든 조직원들이 언론을 알고 인터뷰를 핸들링하는 요령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여기서 ‘인터뷰를 하는 법’을 알라고 이야기하지 않았다. ‘인터뷰를 어떻게 핸들링하는가’에 대한 이야기다.

    두번째 포인트는 ‘매뉴얼에 따라 일하라’는 것이다. 전직원이 매뉴얼에 따라 discipline되어야 한다는 이야기다. 매뉴얼에 심플하게 대변인만이 인터뷰를 한다는 문구를 삽입해 놓고 안심하는 것이 아니라 ‘대변인을 활용하지 못하는 지역과 시간에는 어떻게 한다’는 Plan B에 대한 내용이 적시되어야 마땅하다.

    세번째 포인트는 ‘원칙에 충실하라’는 것이다. 사고가 발생했다. 기자들이 온다. 수천명의 기자라고 해도 현장에서 인터뷰 하기 원하는 질문들은 몇가지로 정해진다.

    1. 사건의 개요
    2. 피해자나 피해규모
    3. 사건의 원인
    4. 처리 및 수습 방안

    이중 현장 직원들이 인터뷰를 하게 될때 민감한 부분은 3번이다. 또한 4번의 경우에는 현장실무자가 이야기 할 위치에 있지도 않다. 따라서 현장 실무자가 피치 못하게 인터뷰를 하게되는 경우네는 사건의 개요와 피해자나 피해규모등에 대한 ‘현장의 facts’만 정리해서 이야기하면 된다.

    사건의 원인에 대한 부분은 speculate하지 않는다는 원칙에 근간한다. 현장 실무자는 “현재 사고 원인을 조사 중에 있습니다. 원인이 확실하게 밝혀지면 그때 저희 회사 공식 라인을 통해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라는 의미의 답변만이 가능하다.

    처리 및 수습 방안의 경우에는 “가장 중요한 것이 빠른 사고 수습입니다. 현장 실무자로서 피해자와 피해현장 수습을 위해 현재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향후 처리 방안에 대해서는 빠른 시간내에 저희 회사 공식 라인을 통해 말씀드리겠습니다.”라는 의미의 답변만이 가능하다.

    사고의 규모나 피해자 유무등에 따라서 인간적인 공감을 표현하는 것도 원칙 중 하나다. 피해자가 보고 들었을 때 공감할 수 있는 자세와 톤앤매너면 된다. 내용이 길거나 자세할 필요는 없다. 중요한 것은 현장이 under control되어 있고, 현재 최선을 다해 복구를 진행 중이며, 마지막으로 공감하고 유감이라는 것이 핵심이다.

    현장의 ‘누구에게’ 마이크를 들이대도 동일한 내용을 진실하게 말하는 것이 시스템이다. ‘누구만’ 말할 수 있다는 게 시스템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