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그] 임직원

  • 평상을 보면 위기가 보인다

    보통 훈련때 개념을 잡지 못하는 사병이 실제 전시에서 개념을 잡고 싸울 가능성은 그리 많지 않아 보인다. 기업도 평시에 움직이는 모습을 깊이 들여다보면 어느정도 위기시에 어떤 스타일로 반응 및 대응을 할찌 가늠할 수가 있다.

    일부 경영진들이나 실무진들은 위기관리가 하나의 기술적인 측면이고, 한두번 강의를 듣거나 훈련을 받고 나면 깔끔하게 역량이 수립되는 프로젝트의 개념으로 이해하고 있는데 이는 분명 잘 못 된 개념들이다.

    기술로서의 위기관리 그리고 프로젝트로서의 위기관리 시스템은 이미 해당 기업이 수많은 필요충분 조건들을 사전 보유하고 있어야 그 기능을 다할 수 있다.

    평시에 이런 기업들은 위기시 실패할 가능성이 많다.

    • CEO의 카리스마가 너무 강력해서 그 이하에게는 전혀 empowerment가 없는 회사
    • CEO와 실무자들간에 커뮤니케이션 단계가 과도하거나 커뮤니케이션 속력이 느린 회사
    • 사내 부서간 커뮤니케이션이 거의 활발하지 않은 회사
    • 그룹사라면 각 계열사간 커뮤니케이션이 매우 뜸한 회사
    • 사내 의사결정이 원래 느린 회사 (이는 신중함과는 다른 의미다)
    • 실무자들이 항상 바쁘다 바쁘다 외치는 회사
    • 사내 정치가 매우 활발해서 조직 문화에 이물감이 항상 끼어 있는 회사
    • 기업문화는 좋다 편하다 하는데 전혀 커뮤니케이션에 있어 기본적 시스템이 부재한 회사 (Do’s and Don’ts의 부재)
    • 사내적으로 과도하게 완벽주의 및 평가주의가 중심인 회사 (일벌백계)
    • 외부 철학과 내부 철학이 서로 상이한 회사

    평시를 보면 위기시를 알 수 있다. “우리 회사의 위기관리 시스템의 문제가 뭐야?”라는 질문 이전에 “현재 우리는 어떻게 움직이고 커뮤니케이션 하고 있나?”를 돌아보는 게 먼저다.

    위에서 제시한 타입들 중에 비지니스로 성공할 수 있는 기업 타입은 몇개나 될까? 궁금하다.

  • 위기관리는 시스템으로 해야 한다는 이유

    위기발생시 관리해야 하는 POC(이해관계자와의 접점)의 수를 한번 계산 해 보자.

    먼저 위기발생시 커뮤니케이션 수요가 폭증시키는 이해관계자들을 꼽아보자.

    1. 직원 (직원 및 가족포함)
    2. 언론 (출입기자들 및 비출입기자들)
    3. 정부기관 (국세청, 공정위, 식약청, 각종 관련 부처들 및 협회)
    4. 협조기관 (경찰, 소방서, 주민단체, 후원단체…)
    5. NGO (소비자단체, 시민단체, 환경단체…)
    6. 투자자
    7. 커뮤니티 (On & Offline)
    8. 소비자 (On & Offline)
    9. 거래처
    10. 유통망 운영자들
    11. 기타 이해관계자 그룹들

    두번째는 이들과의 커뮤니케이션 접점(POC)을 한번 꼽아보자

    1. 직원
    2. 기업 홈페이지 / 게시판 포함
    3. 사원 이메일
    4. 사원 전화
    5. 인트라넷
    6. 기업 블로그
    7. 트위터
    8. 매장 / 전시장
    9. 회사 건물
    10. 공장
    11. 지점/지사
    12. 거래처
    13. 핫라인 및 대표전화
    14. 각종 포털사이트
    15. 각종 토론방
    16.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
    17. 온라인 미디어
    18. 오프라인 미디어 (TV 및 라디오 포함)

    이해관계자는 그룹별로 한명이나 한개조직이 아니다. 또한 커뮤니케이션 접점(POC) 또한 그룹별로 한개가 아니다.

    위기시 관리해야 하는 커뮤니케이션 POC의 수 = 이해관계자의 총합 X 커뮤니케이션 POC의 총합

    억지로 먹지로 이 의미를 축소시켜 생각해 봐도 11 X 18 = 198개의 커뮤니케이션 POC가 떠 오른다.

    200여개 가까운 커뮤니케이션 POC만이라도 위기시 제대로 관리할 수 있나 한번씩 생각해 볼 것.

    우리 회사를 둘러싸고 있는 커뮤니케이션 접점들이 마케팅적인 관점에서 극대화 하는 데에만 신경을 써왔던 것은 아닌지 한번 고민해 볼 것.

    ‘What if’ 마인드를 가지고 만약 OOOO이라는 위기가 발생하면 누가 어떤 POC를 담당해 어떤 이해관계자들과 커뮤니케이션 해야 하는지에 대해 생각해 놓을 것.

    이런 생각을 평소에 하고 있는 기업 내부의 실무자들이 있다면 박수!

  • 위기관리: 입장을 바꾸면 답이 보인다

    모 맥주회사 홍길동 홍보팀장 / 40세 / 강남 압구정동 거주 / 아내와 초등학생 딸 하나

    [일요일 가상 시나리오]

    압구정 유명 분식점에서 딸과 함께 주말 점심. 오뎅을 먹는데 심하게 비린내가 남. 주인 아줌마를 불러 이유를 물으니 이렇게 대답함.

    “어? 아까 청년들도 그러더니 진짠가 보네. 그게 어제 오뎅이 몇개 섞여 있어서 그런가 봐요. 먹던건 아닌데 요즘 날씨가 이래서…죄송합니다. 다른 오뎅으로 바꿔드릴께요” 아무렇지도 않게 냄새나는 오뎅을 쓰레기통에 버리고 새 오뎅을 가져다 식탁위에 올려 놓음.

    홍팀장 열받아 이렇게 따짐. “아니 이전 손님들이 냄새가 난다고 했었으면 오뎅들을 검사해서 이상한 것들을 빼내야 정상 아닙니까? 그냥 그 때도 이렇게 바꿔주고 다른 오뎅들은 신경도 안쓴거 아네요? 이렇게 상한 오뎅 먹고 우리 애 같이 어린애들이 큰일이라도 나면 책임질겁니까?”

    분식집 주인 아줌마 이렇게 대답함 “먹어도 안죽어요. 우리 어렸을 때는 더 한것도 먹고 배탈한번 안났어. 요즘 애들 너무 귀하게 키우니까 그래요. 그리고 냄새 난다고 다 상한건가? 오뎅이 비린내가 날때도 있고 그렇지 뭐. 거 먹기 싫으면 관둬요. 괜히 트집이야.”

    홍팀장은 극도로 열을 받아 외침 “이거 문제군. 이 분식집 내가 구청에다가 신고할꺼야. 이 아줌마가 강남에서 밥벌어 먹고 살기 싫군. 뭐 이딴 가게가 다있어…요즘이 어떤땐데…XXX”

    분식집 아줌마는 씩씩대면서 돌아서는 홍팀장 뒷통수에 대고 한마디 함 “신고해. 내가 뭐 이 짓밖에 할짓이 없는 사람인 줄 알어? 당신 아니라도 손님은 많어~”

    [월요일 가상 시나리오]

    홍팀장 출근 함. 홍팀장 회사 전화로 한 소비자가 전화 함. 소비자 왈 “아니 이 맥주에서 왜 소 오줌 냄새가 나요? 당신들 사람 죽일 작정이야? 이게 뭐야? 왜 제품가지고 이런 장난을 해?”

    홍팀장 이렇게 대답함. “네? 맥주에서 냄새가 난다구요? 아 고객님 그럴수 있습니다. 그게 인체에 해로운 건 아니구요. 얼마전 생산했던 제품 일부에서 그런 현상이 벌어지는 데요…저희가 교환을 해드리고 있습니다. 구입하신 가까운 상점에 가셔서 교환 받으시면…”

    소비자 왈 “미친거 아니야? 당신네가 직접와서 무릎꿇고 사과해. 정신적인 피해도 그렇고 이거 마시고 나 토했어. 어쩔꺼야? 그리고 홈페이지나 어딜 찾아봐도 이런 문제에 대해 사과도 없고”

    홍팀장이 짜증이 나기 시작한다. “저희 영업직원을 보낼테니까 그럼 이야기를 해 보시지요. 다시말씀 드리지만 맥주가 그렇다고 인체에 해롭지는 않습니다. 마시시기에 약간 역겨울 수는 있지만 문제는 없다구요.”

    소비자가 화나서 소리친다. “이거 말로는 안 통하는군. 알았어. 내 조카가 YTN에 있는데 그쪽에다 연락할꺼야. 당신네들 말이야 아주 악질인데 한번 혼 좀 나봐”

    홍팀장 전화 끊으면서 이렇게 혼잣말을 한다. “이제는 개나 소나 다 언론에다가 퍼뜨린다고…XXX…이 짓도 못 해 먹을 짓이야 에이…”

    같은 사람. 유사한 이슈. 그러나 정반대의 입장과 메시지.

    위기관리는 이래서 힘든거다. 옆에서 볼 때와 당할 때가 틀린 것도 문제고.

    안 그러는 사람 있으면 나와보라 하면 다들 할말이 없다…………………………….

  • ‘What If?’ 마인드 가지기

    위기와 위기관리를 위해서는 항상 ‘What If?’ 마인드를 가지라 강조를 하고 있다. 천성이 그렇게 되지 않는 사람도 있지만…일부 분들은 이런 What if? 같은 생각이 일상화되어 있으신 분들도 계신 듯 하다.

    오늘 간만에 Emergency Drill이라는 Field Simulation을 실시했다. 고객사 PR팀과 함께 사전 플래닝을 하고 본사와 공장 그리고 몇개의 대표전화를 통한 POC상 위기관리 시스템 및 프로세스를 점검했다.

    이번 Drill을 진행하면서 새로 얻거나 다시 한번 확인 한 insight들을 정리 해 본다.

    본사 사무실의 경우

    • 기자들이 사무실과 임원실까지 아무런 제지 또는 필터링을 받지 않고 직접 입성할 수 있는 회사들이 예상외로 많다.
    • 평온했던 사무실이 TV크루들과 기자가 입장하면 금새 패닉에 빠진다. 문제는 아무도 오너십을 가지지 않은 채 패닉에 빠진다는 부분이다.
    • 일부 직원들은 기자에게 상당히 공격적이고 사무적으로 이의를 제기하고 취재를 거부하려 최초 시도한다. “찍지마세요” “누구 허락받고 이러세요” “어떻게 들어오셨어요” “당신 누구야?” – 기자는 잡상인과는 대응 방식이 달라야 한다.
    • 기자의 취재에 대응하는 속력 또한 빠르지 않다. 물론 갑작스러운 방문으로 담당자 연결이 잘 안되고 협조 또는 의견 공유 확정이 힘들지만 덩그라니 기자들과 TV크루들을 회의실에 남겨두고 회의를 하면 안된다.
    • PR팀이 부재중이거나 연결이 가능하지 않을때도 방문기자들의 처리는 적절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 방문기자와 인터뷰를 진행함에 있어서 관련답변을 하지 않을 인사들이 여러명 기자앞에 앉아 있는 것은 가능한 피해야 한다. 아무래도 POC가 많으면 실수를 하거나 서로 말이나 의견이 상충하기가 쉽다.
    • 가능한 사무실을 방문한 기자와 TV크루들이 다양한 장면연출과 직원 인터뷰를 어랜지 해 달라 요청을 해고 적절하게 기자의 질문 방식과 의도에 대해 코칭을 할 수 있는 담당직원들이 항상 따라 붙어야 한다. (훈련받지 않은 일반 직원들과 기자를 마주 앉혀 놓으면 실패할 가능성이 매우 많다)
    • 방문한 기자에게 전달할수 있는 자료는 급조한 것이거나, 아주 평범한 브로슈어류의 것이면 안된다. 가능한 취재목적과 질문에 맞고, 그들의 기사라인이나 편견에 반론을 제기할 수 있는 내용들로 특수하게 디자인되어져야 한다.

    공장의 경우

    • 일반적인 공장의 경우 외부 방문자들의 신분증 요구와 입구 필터링이 진행되지만, 그렇지 않는 공장들도 의외로 존재한다.
    • 지방에 위치한 공장의 경우 정문 필터링 없이 기자들이 입장을 하면 100% 비의도적인 일들이 벌어지게 되어있다. 특히 훈련받거나 교육받지 않은 공장 업무직원들의 경우에는 본사보다 더욱 더 당황하거나 또는 공격적으로 대응을 한다.
    • 일부 공장직원들이 공장임원이 부재한 상태에서 기자와 TV크루들에게 너무 지나친(?) 호의를 베푸는 경우도 있다. 예를들어 생산시설을 보여달라는 요청에 응한다던지, 공장내부 촬영을 안내한다던지, 묻는 질문에 여러가지 이야기를 해준다던지.
    • 공장임원이 기자와 만나게 되면 일단 적절한 조치가 이루어지는 경우들이 많다. 하지만, 공장임원이 정위치에 자리하지 않는 경우(what if)를 항상 생각하고 고민해야 한다. 누가 대리인이 될 것인가?
    • 몰래 카메라를 조심해야 한다. 취재거부시에는 더더욱 몰래카메라 취재의 가능성이 커진다. 몰래카메라에 찍혀 나가느니 차라리 당당하게 공식 인터뷰를 할 것.
    • 공장 외부로 기자와 TV크루들이 나가고 차량이 출발할 때까지 가능한 그들에게서 눈을 떼지 않는 것이 좋다. 대신 그들을 감시하고 있다는 느낌은 주지 않도록 예의를 갖출 것.
    • 본사와 긴밀하게 협조하고 정보를 공유하고, 본사 PR팀의 코칭을 받아 충실하게 따를 것

    일단 예기치 않았던 언론과 조우. 그리고 충분한 준비와 컨펌이 없었던 인터뷰는 일단 진행이 되면 다시 거두어 드릴 수가 없다. (갑작스러운 attack의 경우 100% 이럴 수 밖에 없다)

    “일단 인터뷰하고 나중에 PR팀더러 어떻게 해보라고 하지”

    보통 실무자들은 이런 혼잣말을 하곤 한다. 하지만, 불가능하다. 일단 엎지러진 물은 다시 주워 담을 수 없다.

    개인적으로 가장 재미있는 것은 사람을 묵묵히 관찰하는 것이다. 그 관찰 결과가 그 사람이나 조직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있다. 정말 행복한 일이다.

    What If? 마인드를 팔고 있는 셈이다.

  • 냄새가 난다

    냄새가 난다

    모 맥주회사의 PET맥주가 젖산균에 오염이되어 악취가 난다는 보도가 나왔다. 게다가 YTN에서는 해당 맥주회사의 임직원들이 개인적으로 제품회수를 하는 마트의 CCTV영상까지 확보해 보도했고, 해당 불량맥주를 마시고 구토증세를 보였다는 소비자를 인터뷰했다.

    몇년전 그 경쟁 맥주회사의 지역공장에서 특정기간 동안 생산되었던 맥주에도 이와 비슷한 현상이 일어났던 적이 있다. 당시 영업직원들의 정보보고에는 ‘경쟁사의 임직원들이 쉬쉬하면서 제품을 회수중’이라는 보고들이 쉴새없이 올라왔었다.

    당시 홍보팀장이던 나는 경쟁사의 이런 품질문제를 일부 기자들에게 기사화하려 했다. 당시 그 경쟁사 홍보팀장께서도 진땀을 빼셨다. 몇년이 지난 지금 그 부메랑이 돌아왔다. 동일한 이슈인데 이번에는 도리어 더 크게 당했다(?)

    취재 싯점과 기법상으로 경쟁사의 도움 없이는 이렇게 완벽한 꼭지를 만들기 힘들다. 몇년전 내가 노렸던 앵글이 부메랑이 되어 되돌아온거다. 항상 이 경쟁사는 당한만큼 돌려준다. 그래서 무섭다.

    고생들이 많다. 다들.

  • 노이즈 마케팅이란게 말이지…

    어제 술자리에서 나누었던 이야기들을 기억한다.

    “문화체육관광부에서 대한 뉘우스를 제작 방영하는 것에 대해서 모 광고대행사 직원과 이야기를 나누었었지요. 근데 그 광고 AE는 이번 사례는 노이즈 마케팅으로 아주 성공적인 것 아니냐는 반응이었어요. 일단 논쟁이 시작되고 주목을 받는데 성공했다는 거지요.”

    “만약 논쟁과 주목만을 순수하게 목적으로 한다면 뭐 그리 노이즈 마케팅이 어렵겠어? 아마 하루에 하나씩도 노이즈를 일으켜 논쟁과 주목도를 극대화 할 수 있을꺼야. 우리 같은 PR담당자들에게 뭐 그리 노이즈 마케팅이 대수야. 마음만 먹으면 그깟 퍼블리시티가 뭐가 대수냐 이거지”

    “4대강도 말이야…맘먹고 노이즈를 발생시켜 주목받으려고 하면 그깟 대한 뉘우스가 뭐가 그렇게 꺼리냐 이거지. 뭐 VIP들이 모두 누드로 광고를 찍는다거나…최고 VIP몸에 4대강 문신을 하고 그 사진을 유출한다거나 말이지…은밀한 부위에 타투를 한다거나…별의별 내용으로 노이즈를 일으키자 마음만 먹으면 못할께 뭐냐 이거지.”

    “문제의 핵심은 노이즈 아니라 마케팅인데…그 마케팅을 해치는 노이즈가 있으면 그게 과연 성공한 노이즈 마케팅이냐 하는거야. 노이즈는 맘만 먹으면 다 만들 수 있고…요즘 처럼 미디어 2.0시대에는 노이즈는 껌이지 뭐.”

    “노이즈를 보고 박수치는 건 아니라고 봐. 목적의 상실이지”

    “누드나 타투 아주 재미있는데요?”

    “한번 제안을 해 봐??”

    아니다. 아닌건 아니다. 노이즈 마케팅은 같이 가야 한다. 노이즈만 가면 안된다.

  • 어느 냉면집에서의 insights

    우리나라에서 몇 손가락안에 든다는 수십년 전통의 냉면집에 가서 직원들과 이른 저녁을 먹을 일이 있었다. 송이사가 녹두부침개의 마지막 조각을 들다가 슬그머니 내려 놓았다. 그 부침개속에는 길다란 머리카락이 들어 있었다.

    화가 나 식당 직원에게 컴플레인을 하려는 강코치를 말리면서 그 냉면집의 직원을 불렀다. 아직 이른 저녁시간이라 우리 테이블 밖에 손님들은 없었다. 한 남자직원이 다가와서 우리의 설명을 듣더니 접시를 가지고 주방으로 가면서 한마디 한다. “죄송합니다”

    주방쪽에서 아주머니들이 서로에게 소리를 치는 것이 들린다. 한 3-4분이 지나자 아까 그 남자 직원은 후식을 가져다 놓으면서 또 한마디를 하고 사라져버린다. “죄송합니다”

    계산을 하러 매니저와 캐시대에서 마주섰다. 중년의 여자 매니저는 아무것도 몰랐고 그대로 모든 식사대를 받았다. 그리고 아무일도 없는 듯 인사를 한다.

    이 유명한 식당에게 ‘음식속의 머리카락’은 위기가 아니었다. 지금까지 수십년간의 경험(?)으로 인해 그 까짓 머리카락은 위기가 아니라 그냥 종종있는 해프닝일 뿐이었다.

    몇가지 이 식당을 대상으로 하는 위기 시나리오와 인사이트들을 한번 꾸며 본다.

    머리카락을 발견한 손님이 매니저를 불러 호통을 치고, 식사값을 절대 못내겠다고 하면?

    => 골치아픈 해프닝

    머리카락을 발견한 손님이 사진을 찍고, 이를 온라인에 올리고 언론사에 고발하겠다고 하면서 적절한 보상을 주장한다면?

    => 주인 아저씨가 해결해야 할 중대한 위기

    머리카락을 발견한 손님이 사진을 몰래 찍어, 바로 그 자리에서 스마트폰으로 여기저기 사이트에 사진과 내용을 올리고, 주인에게 그 사이트들에 가서 확인해 보라 하고 손님들이 사라진다?

    => 황당하고 심각한 온라인 위기

    머리카락 발견 사실과 사진을 아는 기자에게 보내주니 기자가 하는 말 “야 이런건 기사가 안되…최소한 손가락이나 쥐머리 정도는 나와주어야지!”하면?

    => 언론의 수용 수준 이하의 위기

    머리카락을 발견한 손님이 홧김에 매니저를 때리고 경찰이 출동했다?

    => 물타기를 기반으로 한 위기관리

    머리카락을 발견한 손님이 아무말도 않고 모든 계산을 하고 나간 뒤…다시는 이 식당을 찾지 않음. 그리고 종종 이 식당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면 친구들에게 자신의 역겨운 경험을 이야기해 줌.

    => 식당이 모르는 위기

    1990년 종로의 유명한 떡집에서 사먹었던 모나카속의 머리카락 부터 2009년 서소문의 유명 냉면집의 머리카락까지 그들은 나와 나와 함께 있던 모든 손님들을 잃었다. 하지만, 그들은 그것이 위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일반기업들도 이렇게 자신들이 위기로 생각하지 않은 수많은 위기들 속에서 비지니스를 해 나가고 있겠지…모르는게 약이라는 말이 맞다.

  • 소셜미디어상의 위기관리 실패공식

    소셜미디어상에서 발생되고 성장하고 재앙으로 떨어지는 위기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는데 이에 대응하는 기업들의 발걸음은 아직도 PC통신 수준이다. 소셜미디어상에서 위기관리에 실패하는 기업들은 항상 이렇다

    • 모니터링을 안 한다. 그러다가 소셜미디어상에서 자사에 대한 위기가 발생되면 때를 놓친 후 감지한다. (보통 영업직원이나 지점 여직원 또는 직원 가족들이 알려주어 감지한다)
    • 모니터링을 해도 손수 매뉴얼로 한다. 여러명이 달라붙어 노동력과 시간으로 승부한다.
    • 허락되지 않거나 열정적인 직원들이 개인자격으로 맘대로 댓글을 달아 불만있는 소비자들과 소셜미디어상에서 논쟁을 한다. (오프라인이고 온라인이고 위기시 논쟁하지 말자)
    • 개인자격으로 맘대로 댓글을 달고 싸우는 직원들에 대한 이야기가 CEO 및 임원진들에게는 보고되지 않는다. (개인일이라 치부하는 거다)
    • 위기 대응하는 팀들의 대부분이 소셜미디어 자체에 익숙하지 않고, 자신이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위험하지 않다 평소에 생각한다. (일선 실무자 몇명- 사내에서 오따쿠로 불리는- 젊은이들만이 이해를 할 뿐이다)
    • CEO께서 바쁘시거나 온라인에 익숙하지 않으셔서 댓글이나 문제가 있는 해당 블로그를 안 읽으신다. (파워포인트 요약본이나 워드 보고서 형식으로 소셜미디어 컨텐츠를 필터링해 접하신다. 반대로 아마 언론사 기사 댓글을 CEO에게 보고하면 곤란해 질 홍보담당자들이 많을꺼다.)
    • 애들 장난같은 것이라서 이번 논란은 이내 잠잠해 지고 기억속에서 사라질 것이라 안위한다. (5년전 위기 컨텐츠가 아직도 네이버에 남아있고, 아직도 퍼날라지고 있는 건 뭔가)
    • 기업의 핵심 메시지가 소셜미디어에는 반영되지 못한다고 미리 미리 포기한다. (I don’t Think So…)
    • 어떻게 이렇게 수 많은 소셜미디어들과 운영자들을 하나 하나 찾아다니면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냐면서 포기한다.
    • 기존에 소셜미디어상에서 전혀 존재감이 없었기 때문에 위기시에 engage하는 것에 한계가 있다고 스스로 후회한다. (위기가 발생했다고 갑자기 트위터를 시작할 순 없단다…대학시험이 내일 모레인데 지금까지 공부 한 적이 없어서 대학시험을 칠 수 없다는 고 3생 같다)
    • 소셜미디어에서 부정적인 이슈를 제기하는 네티즌을 아주 형편없는 인간들로 폄하하고 의사결정을 시작한다.
    • 소셜미디어의 대화들에 참여하기 보다는 맞서 싸우려고 한다.
    •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온라인상 커뮤니케이션 POC들도 위기시에는 관리가 안된다. (웹에이전시들에게 위임해 놓은 자사 홈페이지 게시판들이 운영 알바생들에 의해 위기시 함부로 관리되거나 삭제 또는 봉쇄된다)
    • 전반적으로 오프라인도 그렇지만 온라인 소셜미디어상의 위기상황에 대한 상황파악과 분석도 늦고, 이해도도 떨어지기 때문에 의사결정은 당연히 늘어진다. 늦다.
    • 경쟁사나 동종업계 또는 타업계 기업들의 소셜미디어상 위기관리 실패 사례에 대한 반면교사가 부족하다.
    • 아무도 소셜미디어상의 이슈에 대해서는 책임을 지지 않는다.
    • 위기관리 예산을 부여하지도 않는다. (소셜미디어상의 대화는 공짜라 생각하기 때문)

    위의 실패 요건에 하나도 해당되지 않는 기업은 성공할 가능성이 있다.

  • I doooooooo…..n’t think……….soooooo

    “국민 여러분, 저 최수부는 46년 동안 고집 하나로 회사를 키워왔습니다. 회사는 지금 이상한 단체의 부당한 협박을 받고 있습니다. 저는 자유시장경제를 지키기 위해 싸울 겁니다.”

    최수부 회장이 TV에 나와 이렇게 선언했다면 ‘광동제약 협박사건’은 어떻게 됐을까. 말없는 국민은 회사를 도왔을 것이다. 그리고 그 이상한 단체는 사람들의 함성에 놀라 뒷골목 쥐구멍으로 숨어들었을지 모른다. [중앙일보]

    결론부터 이야기 하자면 아니다. 이런 포지션과 메시지였으면 더더욱 안됐다. 이랬으면 직원들은 더욱 힘들었을꺼고, 매출은 매출대로 타격을 받았을꺼다, 주식은 곤두박질쳐서 장기전을 해야 했을꺼고, 매일 해당 제약 회사에 대한 혈전의 결과들을 기사화 되었을 꺼다.

    최소한 지금 상황이 이렇지는 않다. 반쪽의 성공이지만 위보다는 사실 낫다.

    일단 중앙일보에서 제안 한 포지션과 메시지는:

    • ‘고집’이라는 부정적인 단어를 포함시켜 ‘아집’이라는 뉘앙스를 주고 있다. (위기관리는 광고가 아니다. 왠 카피인가?)
    • ‘이상한 단체’라는 부정적인 지칭 또한 기업이 공식적으로 릴리즈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기업은 위기시에 가능한 가치중립적 지칭을 사용하는 것이 안전하다)
    • 마지막으로, ‘자유시장경제’라는 갑작스러운 단어를 끌어들여 전선을 더욱 더 확장시키고 있다.

    기본적으로 해당제약회사의 포지션과 메시지는 긍정적이어야 하고, 가치중립적이며, 비정치적, 비사상적이어야 했다. 그런 시각에서 볼 때 중앙일보의 제안은 그냥 사설속 제안으로만 받아들였으면 한다.

    아닌건 아니다.

  • 이 신문이 이럴때까지…

    들리는 얘기로는 대통령은 오늘 검찰의 중간 수사 발표가 있은 후 15일께 정례 라디오 연설에서 입장을 밝힌다고 한다. 노 전
    대통령의 서거 20여 일 만이다. 시기적으로도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방법도 문제다. 라디오 연설 같은 일방적인 의사전달로는
    민심을 둘러싼 안개를 걷어낼 수 없다. 대통령은 기자회견이나 국민과의 대화를 통해 국민과 주고받는 소통을 해야 한다. [중앙일보]

    라디오 연설이 일방적이라는 여러 경로들의 지적 (정치, 언론 학자 및 심지어 중앙일보 같은 친여권 신문들까지)에도 청와대측이 해당 매체와 양식을 끝까지 고수하는 이유가 궁금하다. 특히나 지금과 같은 시기에 정례 라디오 연설을 통해 커뮤니케이션하겠다는 상당히 자기 중심적 결정은 어떤 논리에 근거한지도 궁금하다.

    그냥 VIP께서 편하신대로 또는 VIP을 설득하기 어려워 쉽게 쉽게 가려는 실무진의 판단이라면 정말 문제다. 기업 CEO로서 한달 한번 정도 사내방송으로 조회하는 방식은 그리 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VIP 포지션에서는 다르다.

    (특유의) 늦은 타이밍 (이 부분은 전략적일가고 믿는다)과 비효율적인 매체 활용 심지어 ‘뛰어난 화술은 아닐찌라도’ 라는 현실 진단에까지 이 논설이 중앙일보의 것이라는 것에서…갑자기 울컥하면서 공감을 하게 된다. 이 신문이 이렇게 이야기할 정도까지 갔다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