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그] 이해관계자 커뮤니케이션

  • 우는 아이 앞에서 춤추는 엄마

    우는 아이 앞에서 춤추는 엄마

    보령 머드체험장 다녀온 어린이 180명 집단피부병 뉴시스 사회 | 2009.07.08 (수) 오전 0:30

    축제가 시작되는 11일 이전에 이런 부정적인 사건을 맞이하게 되서 보령머드축제 담당자들은 좌불안석일 것 같다. 내심 이런 뉴스가 적게 알려지기를 기도할찌도 모르겠다.

    하지만 좀더 사려깊게 생각해 본다면 보령에 머드축제로 아이들을 데리고 방문하고자 하는 일반인들의 시각으로 이 사건을 바라봤으면 한다. 아이들을 데리고 방문을 했다가 똑같이 이런 불상사를 겪으면 어쩌지 하는 이해관계자들에게 무언가 보령측의 이야기를 들려주어야 한다는 거다.

    만약 머드에 이상이 있었다면 위생과 방역을 어떤 형식으로 진행해 다시는 이런일이 재발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을 그들에게 주어야 한다. 또 만약 이런 불상사가 머드의 문제가 아니었다면 당당히 커뮤니케이션 하면서 맞서 대응을 해야한다는 거다.

    이런 불상사를 당했어도 보령머드축제 홈페이지는 그냥 즐겁기만 하다. 마치 우는 아이 앞에서 미친 듯 춤만 추는 엄마같다. 왜 다들 이럴까?

  • 더도 덜도 말고 광고 처럼만…

    PR이고, 고객만족이고, 마케팅이고 영업이고 심지어 HR이라도…

    자신들이 집행 하고 있는 광고 처럼만 하면 얼마나 좋을까?

    외부 자문을 얻거나 컨설팅을 받아서 더 나아지려 노력한다 말하기 전에

    그냥 지금 하고 있는 광고를 한번씩 다시 모여 시청 해 보고 그대로만 하면 어떨까?

    광고에서 사랑한다 말한 것 만큼만 진정으로 소비자들과 이해관계자들을 사랑해 보면 어떨까?

    광고에서 웃고 있는 모델들의 얼굴 처럼만 깨끗하고 부드럽고 상냥하게 일을 하면 어떨까?

    광고에서 세계 최고라고 외치는 그 이유처럼만 제대로 일을 하면 어떨까?

    광고는 광고고, 실제 일은 일이라 생각하는 걸 그만 하면 어떨까?

    어떻게 일하는 게 진짜 회사를 위한 것인지 깊은 생각 한번 어떨까?

    표리가 부동하지 않기를…모두

    – 집단적 자폐와 비지니스 매너 부족의 복합증세가 참 안타까움

  • 아주 심각하면 전략적이 된다

    위기의 심각성이 최대화되면 대부분의 인간이나 조직은 전략성을 지니게 된다.

    이번 노무현 대통령 서거 이슈를 보면서 여러 이해관계자들의 커뮤니케이션 방식들을 보면 이런 가설이 맞는 듯 하다.

    노무현 대통령 당시 바른말(?)을 하면서 비난을 하던 주요 이해관계자들 그 누구도 노무현 전대통령을 일관되게 비하하거나 비판하지 않고 있다. (일부 퍼블리시티 목적의 몇 빼고는…)

    위기 커뮤니케이션에서 “다수 공중의 포지션을 읽어라. 그들의 포지션에 일단 우리의 포지션을 근접하게 하라”고 자주 말했는데…이 부분이 평소에는 힘들었던거다. 여러가지 이해타산이 끼어드니 그럴 수 없는 것도 당연하다. 하지만, 위기시에는 이런 원칙에 충실해야만 해당 위기를 그나마 슬기롭게 헤쳐나갈 수 있는거다.

    이번 이슈같은 경우에는 그렇게도 전략적이지 못했던 모든 이해관계자들의 하나의 포지션에 머무른다. 모든 커뮤니케이션 메시지가 인간적이고, 애도를 표현하고, 몸을 낮춘다, 또한 모든 주변적인 커뮤니케이션에 있어 핵심 메시지를 가져가고, 원칙에 머무르면서 메시지를 반복 반복한다.

    트레이닝을 받지 않아도 위기시 커뮤니케이션 방식은 우리들의 본능에 직접적으로 stick해 있다고 밖에 볼 수 없는 현상이다.

    본능적으로 “지금 같은 상황에서 이런 메시지를 전달하면 무언가 큰일이 날찌도 몰라…” 이런 느낌이 커뮤니케이션 디자인을 지휘하는 방식이다.

    조금더 나아가서 반대로 생각을 해보면…

    그러면 평소 사소한 위기때는 전혀 인간적이지 못했고, 애도 표현에 인색했으며, 자신(조직)을 높이기에 급급하고, 핵심메시지와 원칙을 망각한 채 애드립에 의존했던 커뮤니케이션 방식은 뭐라고 해석할 수 있을까?

    단 한가지다.

    해당 위기가 자신과 자신조직에 그렇게 치명적(!)인 위기는 아니다 라는 본능적인 안전감이 그 원인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

    이 정도 사건으로 우리가 어떻게 되기야 하겠어. 골치는 아프지만 어떻게든 되겠지…하는 본능적인 만만함이 있는 이슈이기 때문인거다. 그래서 위기임에도 불구하고 비전략적으로 대충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위기의 심각성을 미리 계산해 보는 것. 위기관리에 가장 첫번째 단계이지만…그게 이렇게 크게 ‘진부한’ 조직들을 전략화 하는지 몰랐다. 위기관리에 있어 심리적이고 본능적인 문제에 대해 좀 더 관심을 가지면 좋겠다.

  • 이해관계자들과의 관계맺기

    지난번 포스팅에서도 언급을 했었지만 이번 CRO(Community Relations Outreach) 워크샵을 진행하면서 나눈 토론의 주제들 중 몇가지를 추려본다. 흥미로운 것은 이러한 주제에 대해 고민하는 기업들과 실무자들이 비단 이 한 곳뿐이 아니라는 것이다. 수 없이 많은 클라이언트들이 이와 동일한 고민들을 반복하고, 또 솔루션을 구하고 있다. 왜 일까? 왜 정답이 없을까?

    Budget vs. Actions

    [컨설턴트/본사CRO임원]
    자, 이제 여러분들의 실행이 중요합니다. 각자 공장과 지역에 돌아가셔서 실제로 실행 가능한 액션 플랜들을 한번 고민해 보세요. 그 액션플랜들을 가지고 내년 우리 회사의 전사적 CRO 프로그램들을 전체적으로 구성합시다.

    [공장장들]
    예산이 있어야 하는 데 그 예산은 어디에서 오나요?

    [본사CRO임원]
    본사 차원에서 CRO 예산을 가지고 있습니다. 각 지역에서 가용한 예산 범위내에서 액션플랜을 가능한 현실적으로 짜세요. 그 예산은 본사 코드로 지출결의하면 됩니다.

    [공장장들]
    그 가용한 예산의 범위가 각 지역별로 어떻게 되냐 하는거지요…

    [본사CRO임원]
    아직 로컬과 그 하부 지역별로 예산을 미리 할당한 게 아닙니다. 일단 지역에서 필요로하는 활동들을 구성해서 예산안과 함께 취합을 한 뒤 전체 예산에서 배분을 할 생각입니다.

    [공장장들]
    항상 그러잖아요. 지역에서 필요한 예산을 제안하면 어짜피 로컬 차원에서 역배분되는 방식이고, 어짜피 100% 반영되질 못하죠. 만약 5000만원을 제안했는데 1000만원을 배분받으면서도 왜 1000만원이어야 하는지에 대해 본사측에서는 별로 논리적인 설명이 없는 것 같아요. 그럴려면 처음부터 그냥 1000만원을 내려보내면서 거기에 맞는 활동을 보고해라 하는 게 나은거 아닌가요?

    [본사CRO임원]
    첫 해니까 일단 그렇게 합시다. 다음 해부터는 무언가 기준이 잡히겠지요.

    [공장장들]
    ‘그러니까…우리에게 얼마를 내려주겠다는 거냐구… 답답하네…’
    ‘돈을 줘…돈을…그러면 할께’

    항상 액션은 버짓 다음이다. 일부 액션 플랜이 먼저 서야 버짓이 책정된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지만, 사실 실행해야 하는 입장에서는 버짓이 액션을 규정한다는 사실을 안다. 그렇게 많은 제안과 실행을 반복했지만…사실 나는 아직도 버짓과 액션의 뒤죽박죽인 타협이 어떤 프로세스로 이루어져야만 하는 것이지 헷갈린다.

    Code of Conduct vs. Building Relationship

    [공장장들]
    질문이 있는데요. 지금 말씀하시는 것을 보면 좀 더 적극적으로 공장주변 지역의 이해관계자들과 관계를 우호적으로 형성하라는 것 같은데요. 그러면 예를들어서 지역 공무원들과 함께 골프 같은 걸 치는 것도 회사에서 지원해 준다는 겁니까?

    [본사CRO임원]
    왜 못할께 있습니까. 적극적으로 하세요. 그래야 한다면 하십시오.

    [법무임원]
    아니 잠깐만…그건 우리 윤리강령위반 일 수 있어요. 특히나 정부관계자에게 향응을 제공하는 것은 엄격하게 금지되어 있습니다. 그런 사례가 있다면 미리 법무팀의 조언을 얻으셔야 합니다.

    [공장장들]
    그럼 결국 인간대 인간으로서 관계를 맺는 일은 별로 할 수 있는 게 없군요. 회사규정에 한끼 식사비용이 1만원이 넘으면 안된다고 하니까 그 범위에서나 가능한 거구요.

    [본사CRO임원]
    흠…제가 보는 시각은 다릅니다. 우리 CRO 프로그램은 그 목적성에 있어서 단순한 엔터테인먼트로 규정하면 안될겁니다. 따라서 회사윤리강령 적용범위는 아닌것 같아요. 그냥 프로그램에 넣어서 사전 품의를 받고 진행하면 되지 않을까 합니다.

    [법무임원]
    이 이슈는 근본적으로 공히 회사윤리강령 범위하에 들어가 있습니다. 필요하다면 본사 법무쪽의 의견을 들어야 하겠어요.

    [공장장들]
    ‘뭐야…결국 못한다는 거잖아. 아무것도…’
    ‘지금과 뭐가 달라질 수 있단 말이야???’

    관계는 돈에 관한 문제다. 어마어마한 향흥이 아니더라도 돈 없이 관계 없다는 법칙은 비지니스를 하면서 100% 피부로 깨닫는 진리다. 특히나 개인과 개인간의 관계로 의사결정의 많은 부분이 대체되는 우리나라 같은 상황에서 회사의윤리강령은 항상 홍보담당자들이나 커뮤니티 관계 담당자들에게는 길로틴의 낯선 칼날의 의미 이외에는 아무것도 아니다. 나중에 목이 잘려나갈 각오 없이는 적극적인 관계 맺기는 구조적으로 불가능 하다는 이야기다.

    System vs. Role & Responsibility

    [본사 CRO임원]
    적극적으로 이해관계자들과의 관계를 형성해야 가능한 리스크를 잘 관리할 수 있습니다.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도 이 부분들을 좀더 자신을 일로 받아들여 주세요.

    [공장장들]
    알겠는데요. 만약 지역 언론측에서 부정적인 이슈를 가지고 취재를 들어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그럴때는 본사에서 커버를 해 주시는 건가요? 아니면 저희가 지역차원에서 대응을 해야 하는건가요?

    [본사CRO임원]
    기본적으로 지역의 이슈는 본사에 보고 후 본사의 가이드라인과 코칭에 따라서 지역에서 관리하는 것을 시스템으로 합니다. 따라서 지역의 여러분들이 리스크 매니저들이 되는 거지요.

    [공장장들]
    사실 저희는 대언론 위기관리 경험이나 훈련이 되어 있지 안잖아요. 대NGO관계에서도 그렇구요. 대 지역정부도 마찬가지고…본사에서 지원해 준다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겠지만 실제적으로 큰 도움이 되지는 않을껍니다. 지리적으로도 너무 떨어져 있구요.

    [본사CRO임원]
    앞으로 교육과 훈련을 해 드릴겁니다. 지역에서 지역의 이슈들과 위기들을 관리해 주는 것이 시스템이니까요. 너무 걱정마세요.

    [공장장들]
    ‘그런 부정적인 것들에 대해서는 본사에서 풀 커버해 주어야 하는 거 아냐?’
    ‘죽겠네…이거…앞으로 어떡하나…’

    시스템은 정해 놓고 따르는 것이라기 보다는 만들어 놓은 그 상태를 말하는 법이다. 본사에서 R&R을 종이에 적어 놓는다고 실행이 되는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일선에서 그러한 역량이 될 때 그런 역량들의 구조적 조합이 시스템이 된다. 일선에서 자신 없어하고 두려워하는 시스템은 시스템이 아니다.

    Headquarter vs. Local

    [본사CRO임원]
    중국같은 경우에는 이런 이런 NGO들의 특성이 있습니다. 한국은 어떤가요?

    [공장장들]
    저희 NGO들은 다릅니다. 또 지역 NGO들의 특성도 한층 더 복잡하구요.

    [컨설턴트]
    그래요? 아주 흥미롭네요. 그런 특성들이 있다는 것은 참 흥미로운데요…

    [공장장들]
    ‘아니 왜 우리가 저 컨설턴트를 가르쳐야 하나? 우리에게 실제적으로 어떻게 그들의 습성을 활용해 관계형성에 도움이 되는지 알려주어야 하는거 아닌가?’
    ‘본사 저 임원은 우리나라에 대해 아는 게 뭐야 도대체…’

    절대 해외본사는 한국의 특수성을 세세하게 이해할 수 없다. 한국의 공장장들이 본사의 환경을 100% 이해 못하는 것과 같이. 문제는 로컬에서는 결코 본사를 100% 이해하고 있다는 말을 하지 못하지만, 본사는 할 수 있다는 거다. 그러한 자신감을 토대로 로컬 프로그램을 짜고 코칭을 해 주겠다고 외국인 전문가들을 one size fits all 형식으로 데리고 다니면서 워크샵을 한다.

    Obligation vs. I don’t want to do it

    [본사CRO임원]
    여러분들이 핵심입니다. 여러분들이 지역의 이해관계자들과의 관계들을 유지, 점검, 관리, 활용해야 합니다. 힘내세요.

    [공장장들]
    ‘참…얼마나 할일들이 많은지 알기나 해? 지금도 정신 없는데 또 큰일을 하나 더해주네. 불가능 해 이건…’
    ‘나는 사람들 만나고 신경쓰는 거 싫어서 생산쪽에서 지낸건데…지금 이 나이에 홍보담당자들이 해야 할일들을 하라고? 그럴러면 20년전에 홍보팀 자원을 했지 내가 왜…’

    모든 사람들이 관계맺기에 적합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전제하지 말 것. 쉬는날이면 혼자 벽을 보고 앉아 있는 게 더 편한 사람도 많다는 것을 이해할 것. 와이프와 하는 이야기도 일주일에 열마디가 넘지 않는 사람에게 지역 NGO와 지역정부 그리고 언론과 만나 즐겁게 이야기 하라 강요하지 말 것. 당신의 직위가 그런 일을 해야 한다고 해 봤자…실행하지 않는 분들이 더 많다는 현실을 받아 들일 것.

    In-house vs. Coach

    [공장장들]
    만약에 이런 이런 리스크가 발생하면 지금 앞에 계신 코치님들에게 연락을 해도 될런지요? 도움을 조금 받으면서 일을 처리하면 좀 더 나을 것 같아서요

    [본사CRO임원]
    예산이 허락한다면 가능한 일일 수도 있겠지요. 그건 케이스 바이 케이스로 결정을 할 일입니다. 일단 우리 리스트에 넣어 놓고 필요시 자문을 얻을 수는 있겠지요.

    [컨설턴트]
    ‘혹시 이 분들이 시시때때로 지역 이슈들을 가지고 전화를 할려고 하는 건 아니겠지? 그러면 큰일인데…이거…빌링도 불가능 하고 말이야’

    [공장장들]
    코치님, 연락드릴께요. 저희 지역에서 일단 상의 드릴 일들이 조금 있어서요

    [컨설턴트]
    …………………………………..

    [본사CRO임원]
    자…자…그건 나중에 이야기 하고…저녁이나 같이 합시다 모두.

    본사 임원은 코치에게 추가적인 업무를 맡길때 fee를 추가 지급해야 하는 것을 안다. 하지만, 공장장님들을 그런 사실에 대해 깊이 알지 못하고 경험도 없다. 그들에게는 본사에서 지시하는 목적을 이루어내야 하고 자신들의 KPI를 관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뿐이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코치에게 전화를 하고 자문을 구하고 도와달라 손을 내민다. 그런 환경에서 코치는 그 손을 잡아주기도 어렵고, 뿌리치기는 더 힘들다. 본사임원은 그냥 모른척하면 그만이다. 그게 전략은 아닐까.

    그래도 이런 고민을 하는 기업은 일단 앞서가는 곳이다. 이런 답 안나오는 고민 조차도 없이 마냥 편안한 기업이 문제다. 문제인 것을 모르는 게 문제라는 이야기다.

  • 3일간의 CRO(Community Relations Outreach) 워크샵

    모 미국계 회사와 함께 지난 3일간 우리나라에서는 생소한 CRO(Community Relations Outreach) 워크샵을 마쳤다. 앞으로 두번의 서브 워크샵이 남았다.

    해외 에이전시 수석부사장인 호주 출신 시니어 한명과 영국 출신 쥬니어 한명이 우리와 함께 CRO 코칭팀을 만들었다. 이 CRO라는 것은 최근에 만들어 진 서비스 프로덕트라고 한다. 기존 미디어 트레이닝의 개념을 모든 이해관계자들로 확장해 키워 놓은 프로그램이다.

    물론 여기에는 정부, NGO, 커뮤니티, 미디어가 중심이 된다. 모두가 기업에게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주요 이해관계자들이라는 생각을 공유하고 각각의 특성에 맞는 커뮤니케이션 및 관계형성 프로그램을 워크샵 형태로 설계해 보는 프로그램이다. (앞으로 우리나라 회사들에서도 필요하다면 한번 서비스 해 볼 생각이다)

    3일 동안 한국측의 메인 코치로 참석했지만, 사실 코칭을 한다는 임무보다 ‘어떻게 이 서비스 프로덕트를 한국화 할 것인가?’에 대한 생각이 더 많았다. 마치 십여년전 일본 동경에서 미디어 트레이닝 서비스팩을 처음보고 ‘이걸 어떻게 한국으로 가져가서 한국화 시킬 수 있을까?’ 고민하던 것과 비슷한 감정이다.

    이렇게 클라이언트를 위해 외국 에이전시들과 협력 워크샵을 진행하다보면 반복적으로 얻는 insight들이 있다. 잊혀지기 전에 먼저 정리를 해 보려 한다. 인하우스나 에이전시 AE들도 어느정도 감안해 볼만 한 것들이 있을 것이라 믿는다.

    협력 워크샵의 insight

    유익한 점

    1. 항상 느끼지만 외국 에이전시 선수들은 개념을 도식화 하는 데 매우 익숙하다. 가만히 들여다보면 아주 기초적인 주장이나 원리인데 얼핏 보면 멋진 로켓 사이언스 같아 보인다. 아무튼 이렇게 일러스트레이션화 된 개념들은 워크샵 참석자들에게 잘 흡수되도록 전략적으로 개발 된 것들이다.

    2. 일방향 주입보다는 참여를 중심으로 한다. 팀을 나누고, 팀에서 발표자를 추천받고, 그 추천자로 하여금 자신들의 생각을 프리젠테이션 하게 한다. 이 부분은 트레이닝과 경험이라는 의미에서 상당히 좋은 워크샵 방식이다.

    3. 준비를 상당히 많이 했다는 느낌을 준다. 비싼 서비스이니 에이전시가 많은 시간투자를 했었어야 하지만 현실은 조금 다르다. 어느정도 팩이 생기면 그 팩을 조금씩만 개정하고 커스터마이징 하는 것에 더 익숙해 한다. 하지만, 잘 된 워크샵과 그렇지 않는 워크샵은 준비 부분에서 갈린다.

    4. 코칭을 한다. 설교나 강의가 아니다. 코치들은 그냥 듣는다. 단, 아닌점에 대해서는 확실하게 교정을 해 준다.

    5. 영어 공부를 하게 해 준다.

    6. 시간과 어젠다를 여유있게 작성하고, 깍듯하게 준수한다.

    항상 아쉬운 점

    1. 왜 본사에서 온 외국인 임원 그리고 에이전시에서 파견된 외국인 코치, 이 둘을 위해 20여명의 사람들이 하루 종일 영어로 진행되는 워크샵을 진행해야 하나? 이 워크샵은 목적은 영어 학습이 아니다. 공장에서 커뮤니티 릴레이션즈를 20년간 해 오신 시니어 공장장분도 영어 때문에 그 안의 경험과 insight를 적절하게 쏟아내질 못 하신다. 그럼 이는 누구를 위한 워크샵인가?

    2. 영어로 표현하면 약간 멋드러진 면이 없지 않아 그렇지…실제 외국 코치들이 진행하는 슬라이드들을 보면 내용이 상당히 원론적이다. 경험을 베이스로 했다기 보다는 아카데믹 하다는 것이 맞을 것 같다. 한국에서 한국말로 진행했다면 여러가지 비판을 받았을 내용과 챠트들이 영어로 포장해 놓으니 그럴싸하다. – 이 부분이 한국 시장을 위한 로컬라이제이션을 할 때 가장 힘든 부분이다.

    3. 전반적인 워크샵 준비 부분에는 충분한 시간을 들이지만, 한국 시장만을 위한 insight들을 개발해 확정하고 워크샵 자료에 집어 넣는 노력은 약간 부족한 게 아닌가 한다. 흔히 중국이나 일본과 한국 시장 및 사회를 그럭저럭 비슷하게 퉁치려 하는 경우들이 있다.

    4. 항상 자료의 한글 번역이 어색하거나 타이포들이 수두룩 하다. 해외에서 사업을 하고 있는 번역회사들에게 한마디만 하자. “둘 중 하나를 해라. 잘 하던가, 싸게 받던가”

    5. 외국인 코치들과 로컬 워크샵 참석 클라이언트 임원들과는 어느정도 이상으로는 관계가 깊어 지지 않는다. 한국 코치들은 비지니스적 목적으로라도 임원들과 워크샵 전후에 친해지려는 노력들이 있는데, 외국인 선수들은 이 부분에 신경을 우리같이 많이 쓰찐 않는다. (물론 사람에 따라 틀리지만…) 예를들어 워크샵 첫날 상호간에 어색함 해소를 위해 클라이언트 회사에서 고기집에 외국인 코치들과 국내 파트너사 코치들을 초청하는 이벤트를 제공한다고 해 보자. 외국인 코치들의 경우에는 대부분 1차에서 고기 몇점과 물을 마시다 호텔로 돌아가버린다. 로컬회사 임원들은 내일 있을 워크샵에 대해 이야기 하면서 맥주잔을 부딪히고 있는데 말이다.

    6. 조금 이성적인 가격을 받았으면 한다. 이 부분은 외국 주재 에이전시라서 그런 것이다. 한국말을 쓰는 한국인 임원들로만 이루어진 한국 사업부문에 왜 외부 외국인들이 와서 아주 기초적인(그러나 로컬라이제이션은 덜 된) 인프라에 대해 영어로 브리핑을 해야 하나. 또 그 임원들은 왜 고등학생 수준의 영어 단어들로만 우스꽝 스러운 토론을 진행해야 하나. 왜 한국 사업부문에서 그 외국인 코치들의 엄청난 호텔비와 비행료 그리고 식사대금 및 프로페셔널피를 감수해야 하나? 한국에서 한국인 코치들에게 한국만을 위한 경험적인 insight들이 더해진 한국어 서비스를 그들의 반값에 받을 수 있는데 말이다. (비핵심 워크샵 비용들을 빼기만 해도 예산은 이성적 수준에 다다른다)

    외국기업 인하우스를 위한 워크샵 조언

    1. 본사가 보내주는 전문가에만 만족하지 말 것
    2. 무슨일이 있어도 워크샵 참가 인원 중 다수가 사용하는 언어로 워크샵을 진행 할 것 (물론 자료는 두가지 언어를 병기)
    3. 자신의 언어를 사용하지 않는 소수 워크샵 참가자들을 위해서는 적절한 수준의 통역 서비스를 제공 할 것
    4. 충분히 자료가 로컬라이제이션이 되어 있는지 사전 검토할 것
    5. 워크샵을 진행한 이후 참가자들의 개선 의견에 귀를 기울일 것

    모두가 다 잘 되었으면 한다.

  • 무시하되 우선순위가 더 중요하다

    세스 고딘이 얼마전 아주 재미있는 insight를 포스팅했다.

    비지니스를 하는데 있어서 무시해도 될 두가지 유형의 소비자들을 비판자들과 팬들이라고 지적했다. 상당히 놀라운 것은 팬까지 무시해라 하는 거다. 세스 답다.

    그 이유는:

    • That’s a shame. The critics are never going to be happy with you,
      that’s why they’re critics. You might bore them by doing what they
      say… but that won’t turn them into fans, it will merely encourage
      them to go criticize someone else.
    • Your fans don’t want you to change, your fans want you to maintain the
      essence of what you bring them but add a laundry list of features. You
      fans want lower prices and more contributions, bigger portions and more
      frequent deliveries. [Seth Godin]

    간단하게 말하면…

    비판하는 애들은 어떻게 하든 비판 하고 설득해서 우리편으로 만들 수 없으니 차라리 무시하라는 말이다. 팬들이야 어떻게든 우리 회사를 좋아하는데…좋아한다고 하면서 계속 바라는 것들이 많아지고 높아지니 가능하면 무시하라는 거다.

    여기서 ‘무시’라는 의미는 기존의 ‘무시’라는 개념이라기 보다는 기업에게 ‘상대적으로 적은 열정’을 보이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귀 기울임에 있어서 우선순위를 조정하라는 의미다.

    PR이나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도 이러한 insight들은 현실적인 것이다. 이 세상에 설득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대규모로 비판자들을 우리 추종자들로 만든 사례가 과연 있었는지 궁금하다. 예를들어 스님들을 설득해서 대거 목사님들이 되게 한다던가, 한나라당 핵심 당원들을 설득해 민주당에 대거 입당하게 한다던가…(순전히 커뮤니케이션만 가지고 말이다) 이건 넌센스다.

    위기 관리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도 기본적으로 위기를 둘러 싼 이해관계자들을 바라보고, 그들의 입장에서 그들 대부분이 공통으로 느끼는 점들을 공감하라고 하는데…이 ‘대부분’이 누군가? 바로 비판자들과 팬들을 뺀 일반 공중들이다. 좀더 정확히 말하자면 입장이 아직 확실하게 정리 되지 않은 많은 공중들을 커뮤니케이션 타겟으로 하는 게 좋다는 이야기다.

    그러면, 그 다음에는 이런 의문이 드는게 당연하다.

    우리 회사 제품에서 기괴한 이물질이 검출되었는데 그 다음날 부터 회사 블로그에는 아주 격렬한 항의 댓글들이 줄을 잇는다 가정해 보자. 하루 이틀이 지나도 수천개의 욕설 댓글들이 달리는 데 과연 이 트리플X 댓글을 다는 네티즌들은 어떤 부류로 분류할 수 있을까?

    분명 팬은 아니다. 비판자들이겠다. 그 중에서도 극렬 비판자들이겠다. (사실 기업의 어떤 문제 때문에 평소에는 알지도 못하던 그 해당 기업의 블로그를 찾아와서 아이디와 패스워드를 치고 입에 담지 못할 욕설을 배설하고 나가는…그리고 자신의 댓글에 그 기업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모니터링하고 있는 사람들은 진정 하드코어 비판자들 또는 알바들로 구분되어 질 수 있지 않을까)

    세스의 지적에 의하면 기업은 이런 하드코어 비판자들과 열정적으로 커뮤니케이션 할 필요가 없다는 결론이 나온다. (기업의 효율성 그리고 생산성 측면에서)

    하지만, 세스의 지적에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측면에서 하나의 insight를 더 더하자면…

    과연 기업이 이런 위기를 맞았을 때 ‘누구를 바라보고 있나?’ 하는 게 더 중요하다는 거다. 자사의 블로그에 공격을 해대는 극렬 비판자들을 바라보고 이들의 이야기를 들으려 하는가…아니면 블로그 저 멀리서 침묵하는 수많은 네티즌들과 오프라인 공중들을 바라보고 그들과 공감하고 있는 가 말이다.

    전략이란 선택의 문제다. 기업이 ‘어떤 타겟 오디언스를 제일 우선 순위로 두고 그들과 공감하고 커뮤니케이션 하려는 열정이 있는지?’ 그 선택이 중요하다는 거다.

    문제가 있다면 극렬한 어느 한 부류의 공중들에게 기업이 본능적으로 치우치거나 집중하면 안된다는 점이다. (우는 아이 젖주는 스타일) 메이저 공중들을 보고 가능한 우선순위를 정렬해서 접근하자는 거다.

    100% 찬성과 100% 반대가 있거나 위기관리 결과에 대해 100% 박수와 100% 손가락질이 있을 수는 없다는 것을 항상 명심하자는 거다.

  • 학부생들을 위한 실험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학부생들을 위한 실험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이번 학기에는 모 대학 학부생들을 대상으로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시뮬레이션을 매 강의 시간마다 진행하고 있다. 한 세션에 하나의 기업 위기 케이스를 브리핑 해 주고 상황분석에 필요한 Q&A를 진행한다.

    그 이후 기업 관계자 그룹과 이해관계자 그룹으로 학생들을 나눈 뒤 각자 포지션을 정하게 하고 핵심 메시지들을 개발하라 한 뒤 상호 커뮤니케이션 세션을 진행한다. 처음에 학부생들이기 때문에 여러가지 우려가 있었지만, 이제 3번째 케이스를 가지고 진행을 하다보니 이제는 선생인 내가 배우는 점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학생들이 마치 자신이 그 케이스와 관련된 실제 이해관계자인 것 처럼 감정이입을 하고, 논리적이고 감성적인 질의와 응답을 마구 섞어 진행하는 모습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기업측에 배치된 학생들은 또 나름대로 기업의 입장을 헤아리면서 상당히 현실적이고 방어적인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너무 현실적이라 “이 학생들이 혹시 미리 사례 조사를 하고 와서 실제 기업이 진행했던 것과 똑같이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있는 게 아닌가?”하는 궁금증까지 같게한다.

    이 학생들은 분명히 본능과 논리성을 섞어 가면서 커뮤니케이션 하고 있는 거다. 그래서 실제 기업들의 생각과 입장과 메시지와 동일하게 커뮤니케이션 하는 거다. 이번 학기에는 이들이 나의 선생이다.

  • 갈등관리의 시대

    이제 대화와 토론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갈등관리 시스템이 사회 전반에 안착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이해관계를 부풀려 목소리부터 높이는
    사회 관행도 사라져야 하지만, 국가기관도 공권력을 등에 업고 사업을 밀어붙이는 처리방식에서 탈피해야 한다. 지금은 권고사항에 그치고 있는
    갈등관리 관련 법을 손질해 의무 조항으로 가다듬는 것은 물론 다양한 갈등들을 매끄럽게 다룰 전문가의 양성도 시급하다. [부산일보]

    한국도로공사가 부산외곽순환고속도로 건설을 앞두고 해당 구간에 대해 갈등영향평가를 실시하고 있다고 한다. 예전에 환경영향평가를 실시한다 할 때만 해도…도로를 놓는데 왠 환경? 하는 사람들이 있었고, 환경단체들이 들끓으니 어쩔수 없이 하는 요식행위 아닌가 하는 이야기들도 있었는데 이제는 갈등영향평가를 실행한다 한다.

    갈등관리(Conflict Management)는 사실 이슈관리 이전의 프로세스이기도 하지만, 실제 환경에서 가장 폭넓은 분포를 나타낸다. 현대사회가 다원화되면서 자연스럽게 갈등은 생겨나고 사라지고 하는데 아직까지는 이런 갈등의 생성과 소멸 프로세스에 대해 관심을 가지는 사람들이 많지 않았다. 한편으로는 갈등 그 자체를 문제시하면서 어떻게 하면 합의일체 된 의사결정이 이루어 질수 있을까 부자연스러운 고민과 노력을 기울이기도 했었다.

    한국도로공사가 현재 진행하는 갈등영향평가가 실제적으로 어떤 형태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러한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있었고, 실제 실행을 해 본다는 관점에서는 진일보한 것이라고 볼 수 밖에 없다.

    문제가 있다면…부산일보에 기사 말미에 언급한 것과 같이 이러한 노력과 함께 이해관계자와 국가간에 토론문화가 정착되어야 하고, 갈등관리 전문가들의 성장이 중요하다는 거다. 닭과 달걀의 관계라서 풀기 어려운 숙제이긴 하다.

  • 그들에게는 최소한 위기가 아니다

    그들에게는 최소한 위기가 아니다

    고 장자연 문건이 공개된 뒤 연예계는 이래저래 뒤숭숭하다. 물론 처음 듣는 얘기는 아니지만 내용중 일부는 당사자가 겪었다는 실제경험을 생생하게 증언하고 있어 충격적이라 할 만하다.

    연예계 안팎에서는 “호랑이 담배피던 시절 얘기다” “요즘같은 세상에 말이 되느냐”는 측과 “연예계가 많이 달라지긴 했지만 신인
    여자연예인들이 심야에 작품관련 주요인사나 광고주의 술자리에 참석하는 일은 지금도 있다”는 측이 엇갈린다.

    이런 지적은 ‘연예가 X파일’ 같은 문건이 공개됐을 때도 무성한 소문으로 등장했다. 하지만 뜨겁게 달아올랐다가 실체를 확인하지 하지 못한 채 흐지부지 됐다. [스포츠조선]

    일반적으로 이런 경우에는 위기관리 주체들에게 갈등이 있는 법이다. 어떤 한 업체의 이슈이면서도 이게 동시에 업계 이슈일 때는 업계내 업체들에게는 고민이 아닐 수 없다. 일단 이 불꽃이 어디까지 번질찌 예측이 안된다는 거다. 그렇다고 나서서 포지션을 밝히기에는 스스로에게 위험부담도 크고 업계에서 왕따 가능성도 있어 고민인거다.

    단, 예측가능한 위기 발전 범위라는 것이 이전 사례에 근거해서 어느정도 일부의 일탈행위로 스스로 한계를 짓고 사그러지는 정도인데…이것도 위기관리 주체의 전략이나 포지션과는 관계없이 외부의 힘에 의해 규정된다는 게 불안한 거다.

    재미있게도 이번 케이스는 이런 혼동의 상황에서도 각 업체들의 내부 포지션이 동일하지 않다는 거다. ‘호랑이 담배 이야기’나 ‘요즘 같은 세상’을 파는 포지션이 있는 반면, ‘지금도 있다’는 180도 다른 포지션이 있다는 게 재미있다.

    일단 위기시 혼돈(chaos)하에서는 일정 기간동안 가능한 일치된 포지션들이 업계에 견지되어야 하는데, 그게 현실적으로 안되는 거다. (경쟁구도, 상호 원한, 업계내 갈등, 비전략적 사고방식, 관심없음 등이 그 이유)

    상식적으로 이런 (단순한) 수준의 업계 이슈는 다른 업계라면 깨끗하게 밝혀지는 게 어렵지 않다.

    예를들어 불공정 거래(공정거래 위반)라는 이슈만 해도 밝히기 어려워 보이지만, 각 업체들의 입장이 서로 다르고, 내부고발자들이 수없이 나오고, 실체 관련 인사들의 위법적 기록들이 존재하면 당연히 플레이어들이 큰 제재를 받게 되는 게 상식이다. 언론에게도 이런 이슈는 깨끗하게 해결할 수 있는 쉬운 주제다.

    문제는 이번 연예계 이슈는 주요 이해관계자들 중 아무도 깨끗한 해결을 진심으로 원하지 않는다는 데 있다. 심지어 언론도 거기에서 자유롭지 못하고, 관련된 인사들은 물론 해당 주체인 연예인들도 마찬가지다. 아이러니 하게도 이런 혼돈(chaos)에서도 그들만은 확실한 예측을 할 수 있다는 거다. 그들에게는 최소한 위기가 아니라는 거다.

  • 체험과 insight의 상관관계

    이번 학기에는 대학원 하나와 학부 하나에서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두 강의 모두 ‘위기관리’에 대한 강의다. 사실 ‘위기관리’… 더욱 정확하게 표현해서는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에 대해 한 학기 동안 강의를 한다는 것이 쉽지 않다.

    미국 대학원 시절에 위기관리(Crisis Management) 강의를 들어 보았지만…그 때도 상당히 아카데믹했던 기억을 지울 수 없었다. 보통 이루어지는 케이스 스터디도 학생들에게는 별반 큰 insight를 오랫동안 제공하지는 못한다.

    케이스 스터디가 가장 좋은 학습 방법들 중 하나이라는 점에서는 동의하지만, 위기관리의 경우 다양한 성공 케이스들을 들여다 보고 있으면 이상하게도 별반 배움이 없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보통 부러움과 배움을 혼동하는 데 이런 성공 케이스들은 부러움의 대상이지 바로 내가 써먹을 수 있는 배움에는 못 미치기 때문이다. (모든 성공 케이스들을 보면 잘 된 것들에게는 잘 될만한 환경이 존재했다)

    최근들어서는 차라리 성공 케이스에 대한 스터디 보다는 실패 케이스에 대한 스터디가 좀더 배움을 주는 듯 해서 몰입 하고 있다. 한마디로 말해 ‘우리라면 이 보다는 낫겠다’는 깨달음을 주고 싶은거다. 그래야 실제 위기와 마주쳤을 때 ‘최소한 이러지는 말자…’하는 가이드라인을 세울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어제는 학부 강의를 진행했는데, 개강 이후 2주간 고민이 많았다. 학생들이 일단 너무 어렸다. 위기관리라는 말을 태어나서 처음 듣는 학생들도 있을만 했다. 이들에게 어떻게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을 진행 할 수 있을까를 고민했다.

    그래서 새로운 실험을 시작했다. 아주 어렵고 복잡하고 답답하고 어지러운 케이스를 하나 던져주고 브리핑을 해 주었다. 그리고 나서 학생들을 회사측과 각 이해관계자 그룹으로 나누었다. 일정기간 각 이해관계자들의 생각들을 들어보고, 회사측의 입장을 이야기 해보라고 했다.

    마치 공청회 같은 분위기였지만, 학생들은 참여라는 패러다임에 곧 익숙해 했고, 자신의 생각들과 메시지들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상호간에 커뮤니케이션이 진행되면서 그들은 그 케이스 자체에 몰입하게 되었고, 각 이해관계자들의 역할에 공감 하게 되었다.

    얼마나 자신들이 전략적이지 못한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있는지, 왜 내가 이렇게 성격이 급했었는지, 왜 이런 말은 우리 모두를 화나게 하는지 등에 대해 각자 경험을 하면서 insight들을 찾아나가는 모습이었다.

    한시간 가량의 시뮬레이션 동안 이들 어린 학생들의 커뮤니케이션 유형이 실제 대기업의 위기 관리 커뮤니케이션 유형과 99% 이상 일치함을 느끼게 되었다. 아주 정확한 실제감이었고, 결론적으로 대기업들도 이들 어린 학생들과 마찬가지로 ‘본능에 충실한’ 커뮤니케이션만을 진행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어린 학생들을 통해 얻은 나의 insight)

    학생들은 경험을 통해 insight들을 스스로 발굴했고, 공유했다. 느낌이 곧 학습이다. 다음주에는 또 다른 케이스를 가지고 똑같은 커뮤니케이션을 진행 할 예정이다. 이들이 성장하면서 남보다 조금만 더 전략적인 메시징 스킬과 공감의 패러다임을 평생 가져갔으면 하는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