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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기관리 백팔수(百八手): 28편] 무엇보다 신속하라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인간에겐 위험한 상황을 감각적으로 느끼는 본능이 발달해 있다고 한다. 진화 초기인 원시시대부터 인간은 수풀 속에 위험한 야수가 숨어있을 것이라는 느낌이 들면, 그 쪽을 예의 주시하는 반응이 가능하다. 그러다가 시커먼 그림자가 수풀에서 튀어 나오면 인간은 그 반대쪽으로 부리나케 도망한다. 위험을 감지하고 이에 즉각 반응하는 것은 본능적으로 자연스러운 것이다.

    그런 자극과 감지 그리고 그에 대한 반응은 불과 1초도 걸리지 않는 반사작용의 성격을 띤다. 신속함의 정점이다. 그러나, 이런 인간적 본능은 세월과 환경이 차차 변화하면서 점차 제 기능을 잃어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단 기업의 위기관리에서 의사결정과 실행을 하는 사람들은 그 수가 많아 어떤 일개 개인이 일사불란한 본능을 여럿에게 강요하거나 그걸 기반으로 통제하기는 어렵게 돼버렸다. 또한, 누구나 인간적이고 원시적 본능에 의지하는 것은 현대적 경영 스타일이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논리성과 합리성을 더욱 강조하면서, 인간적 본능에 대한 폄하가 진행되었던 것이다.

    예전처럼 일부 일선 직원들이 위험을 본능적으로 감지하고 신속하게 위험을 회피하고자 해도. 경영층은 논리적이며 합리적 분석을 먼저 하게 되었다. 그 위험이 실제 존재하는 것인지, 향후 어떤 방향으로 악화 될 것인지 따지게 되었다. 감지에서 반응까지의 물리적 시간이 길어진 것이다.

    많은 위기관리 전문가들은 위기가 발생하면 조직은 신속하게 대응하라는 조언을 한다. 문제는 현대의 조직은 그렇게 신속하게 움직이기가 이미 어려워졌다는 점이다. 반응까지의 절차는 점점 길어지고, 고려할 사안들은 더욱 더 많아지고 있다. 불확실성이 수없이 존재하는 위기상황 속에서 무조건(?) 빨리 대응하라는 조언은 어찌 보면 무모하게 까지 들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외부적인 문제는 더욱 더 심각하다. 위기가 발생하면 초기부터 끝까지 해당 위기에 개입하게 된 이해관계자의 수는 셀 수없이 다양화되고 늘어나고 있다. 언론과 온라인을 통한 여론의 반응과 그 움직임은 시간단위를 넘어 분단위로 변화한다. 단 한 시간이면 전세계가 특정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위험한 환경이 돼 버린 것이다.

    단순히 정리하자면, 조직은 인간적 본능을 져버리면서 점차 느려지는 반면, 조직을 둘러싼 환경은 폭발적으로 빠르게 반응 변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반응 시간의 격차로 인해 기업들이 위기관리에 성공할 확률은 점차 낮아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당연히 선진적 기업들은 예전과 같은 반사신경에 버금가는 반응의 신속성을 큰 가치로 돌아보게 되었다. 위기가 발생하면 최소한 환경의 변화를 제대로 읽고 그를 제대로 따라가기 만이라도 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다.

    이렇듯 기본적으로 기업들은 위기나 이슈가 발생 했을 때 ‘빨리’ 대응해야 한다는 것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어 보인다. 그러나, 상당수 기업이 가지는 ‘빠름’의 기준이 다른 기업들이나 다른 외부 이해관계자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니 문제다.

    위기관리 담당자들 사이에서는 위기 대응에 있어서 반응을 위한 적절한 시기가 언제인가 하는 논의가 활발하다. 그 중 “자사관련 위기나 이슈가 발생했을 때 그와 관련 된 핵심 이해관계자가 자사에게 커뮤니케이션을 원하기 시작할 때가 그 때”라는 이야기가 중론이다. 예를 들어 어떤 제품 이슈가 발생 했을 때 이슈의 원점인 불만 소비자가 회사로 연락을 취해 온 그 시점이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의 적정 시점이라는 의미다. 그 후 관련해 규제기관, 소비자단체, 언론이 이를 눈치 채고 자사로 급하게 전화를 걸어 온 그 시점도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의 적정 시점이 되겠다.

    이런 적정 시점이 왔을 때 해당 기업이 공식 대응 할 수 있는 메시지나 논리를 미처 마련하지 못했다면 문제다. 이슈가 너무 돌발적이어서 사실 관계파악을 위해 일정 시간을 양해 받아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개시 시점을 조정하는 경우는 일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그 시기가 며칠을 넘겨 ‘과도하다’는 평을 받으면 일단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은 초기에 상당부분 효과를 잃는다.

    이를 위해 기업들은 위기 감지 체계를 극도로 민감하게 관리해 발생직후 감지와 내부 보고와 공유 프로세스를 첨단화 하고 있다. 위기관리팀 소집이나, 의사결정과정에서의 장애물을 평시에 제거 완화하고자 애쓴다. 일부는 일선에 현장지휘권을 주어 문제발생 여지를 상당부분 관리하려 한다.

    그와 함께 지속적으로 위기대응(관리)팀을 훈련하고, 정기적 훈련을 통해 경험적 반사신경을 강화시키려 노력한다. 주변 환경을 지속 모니터링하면서, 만약 우리에게(What if?)라는 개념을 반복적으로 주입하려고도 한다. 현대적 위기관리는 아주 예전의 인간적 본능을 조직화 하면서 점차 고도화 되고 있다고 보여진다. 물론 이는 선진적인 기업들에 대한 이야기다.

    필자소개

    정용민은 국내 최초로 설립된 위기관리 전문 컨설팅사 스트래티지샐러드의 대표 컨설턴트다. 200여 이상의 국내 대기업 및 유명 중견기업 클라이언트들에게 지난 20년간 위기관리 컨설팅과 코칭, 자문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기업 위기관리 전문서적 [소셜미디어시대의 위기관리], [기업위기, 시스템으로 이겨라], [1%, 원퍼센트], [기업의 입]을 집필했다.

  • 위기관리 백팔수(百八手): 19편] 감으로만 바라보지 말라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물론 감(感)이 없는 것 보다는 감이 있는 것이 더 낫다. 비단 위기관리뿐 아니라 경영이나 일상 생활에 있어서도 ‘감’이라는 것은 도움이 되면 도움이 되지, 좀처럼 해가 되는 경우는 없다. 실제 기업의 위기 현장에서 위기관리 위원회 회의석상에 들어가보면, 그 구성원들도 ‘감’에 대해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다.

    “저희 느낌으로는 이 건이 향후 추가적 상황에 까지 연결되기는 힘들 것으로 보입니다” “예전에도 이와 비슷한 건이 있었는데, 당시에도 별 문제는 없었습니다.” “좀더 두고 보셨으면 합니다. 이번 경우에는 좀 느낌이 달라서요” 등과 같은 이야기들이 여기 저기에서 나오는 것이다.

    더 당황스러운 경우는 해당 기업의 대표가 외부 컨설턴트들에게 이렇게 질문하는 순간이다. “컨설턴트들 의견을 좀 묻고 싶은데요, 상황을 들어보셨으니까 아시겠지만, 감이 어떠세요?”라며 ‘감’을 요구하는 것이다. 물론 컨설턴트들이 이와 유사한 여러 상황들을 보고 관리했던 경험이 있으니, 그 과거 사례들과 비교해 느낌이 어떤가를 묻는 것이다. 하지만, 매번 그런 ‘감’에 대한 질문을 받을 때 마다 몸에서는 진땀이 난다.

    “어떻게 될 것 같나요?”라는 대표이사의 질문은 사실 단순 ‘감’을 묻는 것이라기 보다는 향후 상황 전개에 대한 합리적이고 구체적인 예측을 묻는 것이라고 본다. “현재 A, B. C라는 상수와 D, E라는 변수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앞으로 상황은 크게 3가지 방향으로 예상 할 수 있겠습니다”와 같은 답을 원하는 것이다.

    물론 복잡하기도 하고, 어려운 답변 방식이다. 익숙하지도 않고, 숙련되어 있지 않은 경우에는 더더욱 그런 답변은 어려울 수 있다. 듣는 대표나 임원들의 입장에서도 ‘뭐가 그렇게 복잡한가?’는 반응이 나오기도 한다. 그러나, 제대로 된 위기관리를 위해서는 직관적인 ‘감’보다는 구조적인 ‘시나리오’가 더 도움이 된다.

    ‘감’에 의지해서 상황을 바라보게 되면 몇 가지 큰 문제가 생기곤 한다. 첫 번째 문제는 확증편향과 같이 ‘감’을 뒷받침하는 근거만 수용하고, 그 ‘감’에 유리한 정보만 선택적으로 수집하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자기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믿고 싶은 것만 믿는 현상이 벌어진다는 것이다.

    두 번째 문제는 플랜 B나 플랜 C와 같은 다양한 대응 옵션을 상정하지 못한 채 시간을 보내게 된다. 마치 일단 로또를 샀으니 당첨번호가 발표 될 때까지 기다려보자 같은 유사한 마음이 생기는 것이다. 로또가 당첨되지 않으면 다시 로또를 사고 기다리는 대응이 반복된다.

    세 번째 문제는 최초 ‘감’이 맞는 경우에는 그 감각자가 신뢰를 얻지만, 그 ‘감’이 맞지 않는 경우에 관련된 감각자의 신뢰는 회복 불가능한 수준에 이르게 된다는 것이다. 점을 치는 무당이 종종 신뢰받지 못하게 되는 경우와 비슷한 상황이 벌어진다. 내부 임원들은 물론 외부 컨설턴트들에게는 아주 치명적인 문제가 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반면에 다양한 상수와 변수들을 기반으로 구성된 시나리오들을 놓고 의사결정을 하게 되면, 여러 가지 장점이 생겨난다. 앞의 세가지 문제와는 상반된 장점인데, 첫 번째 모든 상황에서 상수와 변수들을 의심하게 된다. 각종 이해관계자 반응들을 체크하면서 그 각각이 시나리오 변화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를 검증하기 때문이다.

    두 번째, 다양한 시나리오 옵션들과 각각에 연결된 대응책들이 조성되어 있기 때문에 유연해 진다. 상황변화에 따라 자연스럽게 플랜 B와 플랜 C로 갈아 탈 수 있게 된다. 대응 시기를 놓치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는 경우를 최소화 하게 된다. 외부에서 볼 때도 무언가 준비되어 있었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세 번째, 당연히 시나리오를 개발 관리하는 임직원들은 VIP로부터 신뢰를 얻게 된다. 모든 상황적 변수를 우리 스스로 통제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게 되기 때문이다. 일부 대표는 “우리는 모든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는 자신감까지 피력하곤 하는데, 그런 경우 내부에서는 이와 같은 시나리오들이 구성되어 있다는 의미다.

    앞에서도 이야기했지만, 무조건 ‘감’을 무시하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전문가들이 시나리오를 구성하더라도 그 속안에는 어느 정도 전문가로서의 ‘감’이라는 것이 녹여져 있게 마련이다. 대표이사나 임원들도 경험상 어느 정도의 ‘감’이라는 것은 가지고 있다. 그 ‘감’에 대해 공감이나 동의를 얻고 싶어 하는 마음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 모든 유익한 ‘감’들이 모여 시나리오라는 틀 안에서 구조화 되면 그 보다 더 좋은 것이 없다. 단, ‘감’으로만 수많은 변수들을 바라보지는 말자는 것이다. 뭐든 단 하나만으로는 제대로 되는 것이 없기 때문이다.

    필자소개

    정용민은 국내 최초로 설립된 위기관리 전문 컨설팅사 스트래티지샐러드의 대표 컨설턴트다. 200여 이상의 국내 대기업 및 유명 중견기업 클라이언트들에게 지난 20년간 위기관리 컨설팅과 코칭, 자문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기업 위기관리 전문서적 [소셜미디어시대의 위기관리], [기업위기, 시스템으로 이겨라], [1%, 원퍼센트], [기업의 입]을 집필했다.

  • 11. 우군을 확보해 놓으라

    [기업 위기관리 백팔수(百八手): 11편] 우군을 확보해 놓으라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주변을 둘러 보라. 우리 회사에게 위기가 닥쳤을 때 어떤 이해관계자들이 도움을 줄 수 있을지 확인해 보라. 평시에는 여러모로 도움을 줄 수 있다 이야기하는 이해관계자들이라 하더라도 특정 위기가 발생하면 그 손길을 선뜻 주기 어려워하게 되는 게 인지상정이다.

    특히 위기 직후 해당 기업이 집중적으로 여론의 포화를 맞게 되면, 그 기업 임원들에 직접 전화를 받는 것도 꺼려하는 이해관계자들이 생겨난다. 공개적으로 도움을 주고 있다는 소문이 나지 않게 해 달라면서 비밀준수 계약을 맺고 위기의 기업을 돕는 컨설팅 회사들도 있을 정도다.

    그렇게 친하던 기자들도 막상 우리 기업이 위기에 처하면, 운신의 폭이 좁아져 도움을 주기 어려워한다. 모두 문제를 지적하는데, 혼자 나서 그 기업을 두둔한다는 것은 쉽지 않다. 규제기관이나 시민단체 그리고 국회 등도 대부분 위기 시에는 해당 기업과 일정 거리를 두려 한다.

    위기가 발생 했을 때 기업 스스로 이렇게 질문 해 보자. ‘우리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이해관계자는 누구인가? 누가 우리편이 될 수 있을까?’ 만약 그 질문에 답을 선뜻 하기 힘들고, 대부분 주변 이해관계자들이 손사래를 친다면 위기관리 차원에서 새로운 결단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현재 상황에서는 이해관계자들이 개입하기 어려워한다면, 그들이 그렇게 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면 되는 것이다. 우군 역할을 해 줄 이해관계자를 만드는 결단과 실행을 해야 한다. 적대적 원점 이해관계자나 상당히 부정적 태도를 보이는 이해관계자를 하루 아침에 우군으로 바꾸는 것은 어렵다고 쳐도 나머지는 다르다.

    면밀하게 이해관계자들을 분석해서, 중립 또는 중립에 가까운 태도를 보이는 이해관계자를 위기관리 관점에서 관리해야 한다. 예를 들어 발생한 논란 때문에 특정 규제기관에게 사회적 압력이 가해지고 있다면, 그 규제기관과 협의해 기관의 조사에 보다 적극적이고 전향적으로 협조하는 것이 한 수가 될 수 있다. 시민단체가 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면, 기업측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그들에게 다가가 상황을 설명하고 의혹을 감소시키는 전향적 실행을 하는 것이 상호간 도움이 될 수도 있다.

    언론에게도 마찬가지다. 부정적 비난을 감수하고 버티기 보다, 기자회견을 열어 상황을 상세하게 설명하고 획기적 개선이나 재발방지책을 전달하는 것도 언론에게 기사거리를 주는 노력이 되겠다.

    직원들에게도 마찬가지다. 그 가족까지 포함해 커뮤니케이션 할 수도 있다. 현재 회사에게 처한 위기상황을 솔직하게 전략적으로 설명하고 그에 대한 이해와 협조를 구하는 작업은 유효하다. 그들이 사회로 나가 회사를 위한 우군이 되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

    가장 강력한 잠재적 우군은 사실 소비자나 고객들이어야 한다. 기업 위기관리 사례에서 충성도 높은 고객들을 통해 위기를 관리한 케이스들이 꽤 된다. 더욱 더 고객들과 커뮤니케이션을 늘리려 애쓰고, 그들에게 도움과 신뢰를 보여주길 요청하는 위기관리처럼 멋진 것이 없다.

    위기 시 이런 우군 만들기 전략이 유효 하려면 먼저 해야 할 숙제가 있다. 평시 이해관계자들과의 관계자산이 존재하도록 꾸준히 노력했어야 했다는 숙제다. 그런 숙제를 등한 시 했다면, 현실적으로 우군이 되어줄 이해관계자를 찾는 것은 불가능 할 것이다.

    또한 주저해 하던 이해관계자가 이전보다 훨씬 부담을 덜 느끼며 도움의 손길을 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내는 것은 거의 예술에 가깝다. 상당한 수준의 정무감각과 최고의사결정권자의 강한 의지가 필수적이다. 정치적 수준의 제스츄어와 투자 그리고 관심이 필요충분 조건이다.

    일정 기간 어려움을 겪은 기업 위기 케이스의 말미로 가면 대략 이런 이해관계자 반응들이 나오는 것을 본 기억이 있을 것이다. “이제 비판은 그만하고 해당 기업에게 개선 기회를 주자” “사실 알고 보니 이 기업만의 책임은 아니었다” “깊이 사과하고 뉘우치고 있다. 과감한 결단을 통해 재발방지 의지를 보여주었다는 것을 참작한다” 등의 이해관계자가 태도변화 말이다.

    이런 변화는 대부분 위기관리를 진행하는 기업의 전략적 우군 만들기 작업의 결과다. 그런 노력이 결실을 맺은 것이다. 전반적 이해관계자 시각들이 변화하게 되면 그 때부터는 상황이 점차 소멸 수준으로 나아가게 된다. 일부에서는 이를 받아 너무 광적이었던 비판에 대한 반성론을 제기하기도 한다. 더 나아가 해당 기업이 일종의 사회적 부조리의 피해자인 것처럼 해석하는 시각도 나타난다. 희생양론이나 마녀사냥론이 그런 것이다.

    이런 우군 만들기 전략이 얼핏 상당히 극적이고 어렵지 않은 것처럼 보일 것이다. 하지만, 실제 위기를 맞은 기업은 생각보다 훨씬 더 어렵고 힘든 숙제에 대한 부담과 그 숙제를 하지 않았음을 후회 하게 된다. 평소 숙제 하지 않는 학생은 시험을 잘 보기 어렵다는 단순한 교훈을 얻게 된다.

    필자소개

    정용민은 국내 최초로 설립된 위기관리 전문 컨설팅사 스트래티지샐러드의 대표 컨설턴트다. 200여 이상의 국내 대기업 및 유명 중견기업 클라이언트들에게 지난 20년간 위기관리 컨설팅과 코칭, 자문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기업 위기관리 전문서적 [소셜미디어시대의 위기관리], [기업위기, 시스템으로 이겨라], [1%, 원퍼센트], [기업의 입]을 집필했다.

  • 9. 모니터링에 투자하라

    [기업 위기관리 백팔수(百八手): 9편] 모니터링에 투자하라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기업은 일반적으로 다양한 모니터링 창구들을 보유하고 있다. 굳이 이슈나 위기관리 목적이 아니더라도, 상시적 상황 및 이해관계자 모니터링 창구들을 상당수 보유하고 있다. 예로 소비자 이슈나 위기 상황이 발생했을 때 일선 대리점과 영업직원들의 일사불란 한 정보 취득과 보고 창구처럼 훌륭한 모니터링 창구가 없다. 법적 이슈가 발생했을 때 기존에 운용되던 대관과 법무, 자문 로펌들, 그리고 홍보실을 통한 창구처럼 유용한 모니터링 창구가 없다.

    중견이나 중소기업에는 대기업과 비교해 일부 이해관계자 모니터링 창구가 존재하지 않거나, 미비한 경우가 있을 수는 있다. 하지만 많은 수의 중견 중소 기업에서는 사외이사들이나 고문 또는 오너가 스스로 다양한 이해관계자 창구들을 공식 또는 비공식적으로 운영하기도 한다.

    이 모든 노력이 상황과 이해관계자들을 제대로 모니터링 하기 위한 위기관리 체계라 할 수 있다. 이러한 모니터링 체계는 외부 이해관계자 환경이나 미디어 성향이 바뀌며 지속 업그레이드 되고 변화되어 왔다.

    기업 홍보실만 해도 십 여 년 전까지만 해도 일간지와 방송을 중심으로 하는 언론매체와 정보지 모니터링이 그들 모니터링의 중심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홍보실의 모니터링 대상이 기존 언론 매체들과 정보지를 넘어, 포탈, 게시판, 카페, 기타 커뮤니티에 소셜미디어 채널 전반에 이르기 까지 광범위 해졌다. 예전 정기 모니터링 보고의 개념이 이제는 실시간 보고 개념으로까지 발달해 버렸다.

    다른 부서들의 모니터링 방식들도 많은 변화들이 생겨났다. 이런 변화들의 주요 특징을 꼽아 보자면, 실시간, 신속성, 다양성, 직접성 등으로 정리 될 수 있다. 쉽게 이야기하면 실시간으로 모니터링이 이루어지고, 빠른 보고와 공유가 가능한 환경이 되었으며, 다양한 의견과 상황들이 대량으로 취합되는 환경이 되었다는 것이다. 또한 그런 모든 정보들이 이해관계자들을 통해 예전보다 직접적으로 기업에게 바로 전달되기도 한다는 것이다. (소비자의 불만 글을 이제는 CEO가 자신의 스마트폰으로 직접 읽는다)

    그러나 현장에서 볼 때 기업의 모니터링 역량과 체계는 지속 발전한 반면, 그 모니터링 결과를 분석하고 의사결정에 반영하는 의사결정그룹의 정보 처리 체계와 역량은 그에 발맞추어 발전했다고 보기 힘들다.

    실시간으로 바닷물처럼 밀려드는 정보들을 의사결정자들이 실시간 모여 앉아 들여다 보고 있으라는 말은 아니다. 발전한 모니터링 체계를 통해 취합 분석 보고되는 상황 및 이해관계자 정보들을 의사결정그룹이 분석하고 트래킹하는 보다 ‘체계적’ 역량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만약 취합되는 모니터링 정보에 있어 불필요한 중복이나 예상외 누락이 있다면 그 부분을 체계적으로 발견 관리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모니터링 창구를 운용하는 부서들간의 사일로(silo)는 없어져야 한다. 그 다음으로는 산발적으로 또는 때때로 압도적 분량으로 취합 보고되는 모니터링 창구의 정보들을 크로스 체킹하는 담당그룹이 있어야 한다.

    그 후 특정 담당그룹을 통한 통합적 정리 보고가 가능해야 한다. 그 보고 수준과 양식은 최대한 의사결정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이어야 하고, 의사결정자들에게 익숙해야 한다. 의사결정그룹은 당연히 최대한 정리된 정보들을 전략적 시각을 가지고 들여다 보면서 대응 전략과 플랜을 정리할 수 있어야 한다. 결론적으로 의사결정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 상시 모니터링 보고 체계란 아무 의미가 없다.

    많은 기업들이 다양한 모니터링 창구 자체에는 투자 하고, 담당자를 배정한다. 그러나 그 위로 올라가보면 모니터링 결과들을 제대로 프로세싱 해 의사결정에 연결하는 체계에 대한 투자나 인력 배치에는 상대적으로 인색한 느낌을 받는다. 위기관리 관점에서는 그러한 전문 인력을 ‘관제탑(control tower)’ 개념으로 정의한다.

    어떤 대기업은 ‘국정원 보다 정보력이 강하다’는 이야기로 유명하다. 이런 명성(?)은 사실 ‘그런 정보력을 가졌다’ 또는 ‘그런 모니터링 창구를 운용하고 있다’는 단순 사실에서만 생겨난 것만은 아닐 것이다. 그런 다양하고 정확한 정보들을 최고 의사결정자들이 자사의 대응 전략과 실행에 반영하여 신속히 움직인다는 점에서 그런 명성이 생겨났을 것이다. 이 점에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모니터링은 의사결정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 관제탑이 전반을 관리해야 한다. 그런 방향에서 투자되어야 한다. 모니터링이 단순히 일선 창구의 일상업무로서의 의미로만 존재하거나. 취합된 정보가 분석되지 않고 일선에 남아 있거나. 여러 정치적 요인으로 보고되지 않고, 보고되어도 의사결정에 반영되지 않는 일들이 반복된다면 어떤 부분에 문제가 있는지 살펴 볼 일이다. 모니터링에 투자하기 전 먼저 관심을 가지고 점검해 보자는 이야기다.

    필자소개

    정용민은 국내 최초로 설립된 위기관리 전문 컨설팅사 스트래티지샐러드의 대표 컨설턴트다. 200여 이상의 국내 대기업 및 유명 중견기업 클라이언트들에게 지난 20년간 위기관리 컨설팅과 코칭, 자문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기업 위기관리 전문서적 [소셜미디어시대의 위기관리], [기업위기, 시스템으로 이겨라], [1%, 원퍼센트], [기업의 입]을 집필했다.

  • 7. 위기관리 역량은 마지막이다

    [기업 위기관리 백팔수(百八手): 7편] 위기관리 역량은 마지막이다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아무리 바빠도 말 앞에 수레를 맬 수 없다. 바쁘다고 실을 꿰지 않은 채 바느질 할 수 없다고도 했다. 많은 기업에서 위기관리를 이야기하면서 직원들의 위기관리 역량을 이야기한다. 임직원들에게 위기관리 역량만 충분하게 있으면 위기가 관리 될 것이라 희망하는 것이다.

    그 말은 절반은 맞고, 절반은 틀릴 수 있다. 임직원들에게 적절한 위기관리 역량이 존재한다는 것은 그 이전에 많은 전제 조건들이 필요 충분하게 충족 되었기 때문일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런 경우에는 맞는 이야기다.

    그러나 그런 필요 충분 조건이 전제되지 않는 상황에서 임직원들의 위기역량이 존재한다는 것은 틀린 이야기일 가능성이 높다. 그 역량이라는 것이 적절하지 않은 역량일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다.

    준법이나 여론에는 별반 관심 없고, 반면교사나 자사 진단도 하지 않으며, 문제 있는 기업문화를 기반으로 했지만, 위기관리 조직만은 보유한 기업이 있다고 치자. 그들의 위기관리 역량이라는 것은 대체 어떤 것일까 상상해 보자.

    그 위기관리 역량은 대부분 불법적인 것들일 것이다. 여론을 등진 맹목적인 것일 것이다. 타사들이 여러 번 실패한 관행을 그대로 따르는 역량일 것이다. 문제를 반복 경험하고도 개선되지 않은 역량일 것이다. 위기관리 조직은 구성되어 있지만, 여러 내외부적 비선 역량을 끌어 들인 그런 이상한 역량을 의미할 것이다.

    한마디로 바람직하지 않은 위기관리 역량이 그들이 말하는 역량일 것이다. 실제 케이스들을 보면 그런 이상한 역량에 주로 의지하는 기업들이 목격된다. 수사당국의 압수수색을 방해하고, 증거물을 인멸하는 임직원들이 보인다. 위증을 하고, 불법적인 로비를 하며, 사법부와 입법부에 영향을 미치려 노력하는 활동에 집중하는 사람들도 그런 역량에 기반한 사람들이다.

    일부 기업에서는 다른 기업의 그러한 비정상적 역량을 부러워하기도 한다. 자신들이 하지 못하는 무언가를 저 회사는 하고 있다며 신비감을 가지기도 하는 듯 하다. 저 회사는 아주 악착같고, 무서운 회사라는 평을 자신들끼리 한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그런 회사의 이상한 역량은 진정한 의미의 위기관리 역량이 아니다. 또한, 그런 사이비 역량은 자사의 위기를 관리한다기 보다 더욱 더 악화시키는 결과로 재앙을 초래하는 주요 원인이 된다.

    앞서 이야기한 많은 전제조건들이 충분하게 충족된 상태에서만 올바른 위기관리 조직이 생겨나고, 그들의 올바른 위기관리 역량이 개발되게 되어 있다. 자사 철학과 원칙을 돌아보는 위기관리 조직의 강한 위기관리 역량은 그 때에야 실현 가능하게 된다. 위기 발생을 사전에 억제하고 관리하는 진짜 역량이 그 때 가능해 진다. 문제나 이슈를 미연에 발견 조치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슈나 위기가 발생되면 올바른 위기관리 역량을 가진 기업은 주요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에 바로 귀를 기울이고 그와 같은 입장을 정리하게 된다. 공감의 역량을 더하게 된다. 이해관계자들이 바라는 문제 해결 방식을 취한다. 회사의 그런 입장과 대응 방식에 많은 이해관계자들은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이런 결과를 창출하는 것이 바로 올바른 위기관리 역량이다.

    올바른 위기관리 역량은 기업 스스로에게 자랑스러운 기록을 선물한다. 흔히 자사 위기와 관련한 내용은 외부로 공개하기를 꺼려하는 경향이 있다. 무슨 좋은 이야기라고 몇 년 동안 반복 하느냐며 가능한 숨기려 한다. 그러나 올바른 위기관리 역량을 기반으로 제대로 위기를 관리한 기업은 반대로 해당 관리 프로세스와 인사이트를 기록으로 남기고, 공유한다. 자랑스럽다는 의미다.

    해당 조직에게 올바른 위기관리 역량이 있었는가 여부는 사후 주요 이해관계자들이 해당 조직의 위기관리를 어떻게 평가 하는 가에 주로 영향 받는다. 주요 이해관계자들이 “(그 나마) 잘 했다” 칭찬하는 위기관리의 경우에는 해당 조직 내에 올바른 위기관리 역량이 존재했을 가능성이 높다. 반대로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하는 비판이 있다면 그건 누가 뭐래도 해당 조직 내에 올바른 위기관리 역량은 존재하지 못했다는 의미다.

    다시 강조하지만, 위기관리 역량은 항상 맨 마지막에 갖추어 지는 것이다. 모든 필요 충분 조건이 충족되어야 싹을 피워내 커갈 수 있다. 마치 마술처럼 위기관리 조직이 단박에 회사를 위기 발생 이전으로 돌아가게 만드는 그런 신비한 힘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언론이 쓰는 비판 기사를 막아내고, 규제기관이나 수사당국의 당연한 조사를 무마하며, 시민단체를 제압하는 그런 가공할 힘을 상상해서는 안 된다. 주변에서 누군가 그렇게 할 수 있다 해도 그래서는 안 된다. 그렇게 하려 하다 지금 더 큰 문제를 짊어진 여러 정치권 인사들을 보라. 그런 것은 위기관리가 아니다.

    필자소개

    정용민은 국내 최초로 설립된 위기관리 전문 컨설팅사 스트래티지샐러드의 대표 컨설턴트다. 200여 이상의 국내 대기업 및 유명 중견기업 클라이언트들에게 지난 20년간 위기관리 컨설팅과 코칭, 자문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기업 위기관리 전문서적 [소셜미디어시대의 위기관리], [기업위기, 시스템으로 이겨라], [1%, 원퍼센트], [기업의 입]을 집필했다.

  • 위기관리를 위한 독재는 필요하다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독재(獨裁)라고 하니 무슨 소리인가 하겠지만, 위기 시 기업 내에는 어느 정도 독재자가 있어야 위기관리에 성공하는 확률이 높아진다는 의미를 설명하기 위해 독재라는 표현을 써 봤다. 원래 독재라는 단어의 사전적 의미는 ‘개인 또는 집단이 모든 권력을 쥐고 독단적으로 지배하는 정치형태’을 의미한다.

    더 알아보면 어원적으로 공화정 로마의 관직인 독재관(獨裁官)(dictator)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이 독재관이라는 직책은 상설의 관직이 아니라 전쟁이나 내란 등의 비상사태에 기간을 한정하여, 정치적 권한을 한 사람에게 집중하는 제도였다. 말 그대로 위기를 관리하기 위한 특수 직책이었다.

    기업 위기관리에서도 이 독재 체계와 독재관이라는 특수직책이 필요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위기관리 매뉴얼에서 위기관리팀 또는 위기관리위원회의 장(長)을 명기해 놓고 그의 역할과 책임에 대해 기술해 놓는다. 대체적으로 위기 시 모든 의사결정권한을 그에게 집중하는 방향으로 위기 시 빠르고 과감한 의사결정을 도모하기 위해서다.

    평시 기업의 경영활동에서도 이 독재의 의미가 살아 있는 기업의 경우에는 대부분 위기 시 의사결정 과정에서의 어려움은 피해 나갈 수 있다. 하지만, 평시 그렇지 못한 기업의 경우 위기 시 리더십의 분산으로 많은 고통 받는 문제가 발생한다.

    평시 경영에 참여한 다수에 의해 민주적 토론과 합의를 거쳐 차근차근 의사결정을 하는 습관이 베인 기업의 경우가 바로 그렇다. 그런 기업의 CEO인 경우, 위에서 말한 독재라는 개념이나, 위기 시 독재관으로서의 역할에 별로 익숙하지 못하다.

    위기가 발생한 직후에도 그런 습관은 이어진다. 매뉴얼에 따라 위기관리위원회를 소집했음에도 매뉴얼에 명기되어 있는 신속한 의사결정을 도출하지 못한다. 위기관리위원회에 소속된 각 부서장들로부터 다양하고 구체적인 정보와 의견을 듣는데 상당한 시간을 보낸다. 몇몇 부서가 대응 전략과 방식에 이견을 보이게 되면 그 쟁점을 상당시간 풀어내지 못한다.

    외부 상황과 이해관계자들로부터의 요구는 계속 증대되면서 변화해 나가는데, 내부적으로는 그 조차 쫓아가지 못한 채 내부 토론만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평시에 그랬던 의사결정 습관이 위기 시에도 그대로 이어지게 된 것으로 이런 기업들은 대부분 위기 발생 후 첫 번째 초기 대응에 실패한다.

    이런 기업은 일단 적절한 타이밍을 놓치고 뒤늦은 실행에 나서는 경우가 많다. 당연히 다양한 의견이 합의 되기 위해서는 물리적 시간이 소요되는 법이다. 그러한 다량의 물리적 시간은 위기 시에는 부정적인 의미의 사치다. 미리 준비하고 있었다면 더 빨리 대응 할 수 있다는 말까지 나오는 위기관리 현장에서 미리 준비했던 많은 것들에 대한 실행을 지연시키면서 이어지는 토론만큼 황당한 것이 없다.

    또, 이런 기업은 첫 대응에 있어 적절하지 못한 대응을 할 가능성이 많다. 장기간 토론을 거쳐 결정된 실행은 일반적으로 보수적이라는 특성이 있다. 이런 저런 다양한 실행의 문제들이 검토되고, 실행을 했을 때 새롭게 문제가 될 수 있는 것들을 하나 하나 점검하기 때문에, 실제 실행은 김빠진 맥주와 같은 경우가 많다. 한마디로 과감성이 희석된 실행이 많다는 의미다.

    이렇게 의사결정에 있어 독재가 없는 기업의 또 다른 문제는 초기 실행이 뒤늦고 적절하지 않았음에도 그 이유를 찾거나 개선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자신들이 모두 대응을 위한 토론에 참여해 있었고, 그 길고 긴 토론을 거친 후 결정된 싯점과 실행 내용에 다 같이 합의 했다 생각하기 때문에 그렇다. 그렇게 고안해 낸 실행의 싯점과 방식에 문제가 있다는 이해관계자들의 비판에 스스로 동의하기 어려워하는 것이다. 내심 ‘우리도 나름대로 고민 해 결정한 것인데, 그게 왜 비판 받아야 하지?’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당연히 개선이나 수정 실행에 대한 논의는 사라지게 된다.

    의사결정 과정에 독재가 존재하지 않는 기업의 경우 매뉴얼에 명기되어 있는 최고의사결정권자의 역할과 책임도 매뉴얼상에서만 머무르는 경우가 많다. 직책은 대표이사나, 수석부사장 같이 고위 직책을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실질적 독재력을 발휘 하지 못하는 구조하에서는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평시 누가 누구를 강제해 본 경험이 없기 때문에, 위기 시 부서별로 나누어진 역할과 책임의 실행을 강제하지 못한다. 누군가 스스로 나서서 협조해 주고 최고의사결정권자의 의지를 실현해 주었으면 좋겠지만, 실제로 이런 기업의 경우 아무도 그런 것에 관심이 없다. 위기 시 말 그대로 리더십이 사라져 버리는 것이다.

    지속되는 위기대응 회의와 회의 속에서 의사결정그룹은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소비한다. 반면, 일선에서 실행을 담당하고 있는 일선 직원들은 스스로 어떤 결정도 내리지 못한 채 대증적인 대응에만 매달리게 된다.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는 중장기적 방향성을 가진 안정된 메시지가 공유되지 않는다. 대신 일선 창구 담당자의 단편적인 애드립이 계속 이어진다. 당연히 이해관계자들은 그에 다시 분노하게 되고, 문제는 증폭된다. 이런 경우 일선 직원들이 무능한 것이 아니라, 일선직원이 할 수 있는 것이 그뿐이라는 것이 문제다. 그렇게 상황을 만든 내부가 문제의 핵심이다.

    결국 시간이 흐르고, 위기관리를 한다고 하는데도 상황이 개선되지 않는다 판단되면, 이내 각 부서별 대응이 일선의 단편적 대응으로 이어지게 된다. 문제는 이때부터 또 발생한다. 이때부터는 부서별 사일로(silo)가 생성되기 때문이다. 지난했던 그간의 대응 토론이 쓸모 없었다 생각되는 순간부터 부서별 대응 조급증은 극대화 된다. 이미 놓쳐버린 타이밍에 대한 트라우마가 생기기 때문에, 빠른 선제적 대응을 고민하게 된다. 각 부서별로 각자가 비슷한 대응을 고민하고 준비해서 각자 실행한다. 당연히 엇박자가 생기고, 상호 충돌이나 중복이 큰 흐름을 이루게 된다. 서로가 서로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아예 모르면서 실행에만 열중하게 되는 희극이 벌어진다.

    만약 위기를 맞은 기업에게 독재 개념이나 독재관의 역할과 책임이 존재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우선, 위기가 발생 했을 때 그렇지 못한 기업보다 상대적으로 대응이 빠르다. 만약 준비되어 있었다면 더더욱 그 대응은 빠르고 정확해 진다. 독재관의 역할을 맡은 최고의사결정권자가 고도로 훈련 받은 사람이라면, 초기 대응은 완벽에 가깝게 실행에 연결이 된다.

    빠르게 진화하면서 자사에 압력을 행사하는 이해관계자들의 변화를 독재관은 보다 신속하게 취합 보고 받을 수 있다. 지난한 토론보다는 정확한 정보의 취합과 보고 과정을 통해 보다 과감한 대응과 지속적인 수정 대응이 가능해 진다. 이때부터 위기관리위원회에 참여한 많은 부서장들은 그 독재관을 중심으로 정보 취합, 전달, 의사결정 지원에만 우선 집중하게 된다.

    만에 하나 초기 실행에 일부 문제가 있었다면, 그에 대한 수정 대응이나 개선도 보다 용이하게 된다. 독재관 스스로 초기 실행에서 발생한 문제를 그대로 인정하기만 하면 끝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여럿이 문제를 모두 함께 인정하는 것 보다는 이견의 여지가 적어지게 마련이다. 보다 신속한 수정과 개선이 가능해 진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의사결정과정 전반에서 독재관의 실질적 리더십은 점차 강화된다. 일부 초기 대응의 문제가 있었다 해도, 그 이후 신속한 수정과 개선이 잇따르게 되면서 위기관리는 어느 정도 안정화를 기할 수 있게 된다. 위기관리위원회를 구성하는 각 부서장들도 독재관의 의사결정 지원에만 집중하면서 부서별 실행 관제 역할을 맡게 되므로 위기 시 리더십을 독재관에게 의지하게 된다.

    독재관은 지속적인 내부 공유와 관제를 바탕으로 부서별 대응 실행에 있어 사일로를 상당수준 방지할 수 있다. 각 부서별로 무엇을 하고 있는지가 공유되면서 독재관은 물론 각 부서장들이 서로 각자가 무엇을 어떻게 하고 있는지 이해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타이밍을 놓친 트라우마나, 잘못된 초기 대응의 개선 수정이 불편하다거나, 조급증과 사일로 등 모든 것이 독재관 체계에서는 상당부분 극복된다. 물론 독재관 스스로 위기 시 의사결정에 대한 책임은 자신이 져야 한다는 부담은 존재한다. 그러나 반대로 위기관리가 제대로 되었을 경우에는 스스로의 리더십이 빛날 수 있다는 기회도 존재한다.

    대부분의 기업에서 독재관의 역할은 기업 오너가 맡는 경우가 많다. 그렇지 않은 경우라면, 기업 오너가 충분하게 권한을 위임한 대표이사가 그 독재관이 된다. 그렇기 때문에 모든 의사결정에 있어서 이 독재관의 역할과 책임은 보장받게 되고, 지속적으로 위력을 발휘하게 된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로 조직이 이루어진 특수집단의 경우에는 이런 독재관 체계가 존재하는 것이 힘들다는 것이 고민이다. 수평적인 조직 구조를 오랫동안 가지고 있던 조직이라면 더더욱 취약하다.

    그 대표적인 조직형태가 대학과 병원 그리고 종교단체다. 대학의 경우 위기관리를 힘들어 하는 이유 중 가장 큰 이유가 위기관리를 위한 독재관의 역할을 할 직책자의 부재를 꼽는다. 형식상 대학총장이 그 독재관의 역할을 해야 하는 것 아닌가 하지만, 실제로는 그 독재관의 리더십을 따르지 않는 강한 팔로워들이 위기관리위원회를 구성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제 각기 대응 전략과 방식을 가지고 토론에만 주로 집중하면서 골든타임을 보내는 현상이 그래서 발생한다.

    병원도 마찬가지다. 의료원장이나 병원장이라는 직책이 독재관의 역할을 해주어야 위기를 관리 할 수 있게 될 텐데, 실제로 그런 강력한 리더십은 좀처럼 보기가 힘들다. 각 전문분야 시니어 의사들이 독재관 한 명의 의사결정에 동의하려 하지 않는다. 독재관의 대응 지시에 대해서도 각자 이견이나 불만을 표하게 되면 상황은 관리하기 불가능해지는 것이다.

    종교단체나 협회 같은 특수집단도 그와 별반 다르지 않다. 똑같이 독재관 체계가 존재할 수 없는 구조로, 위기관리에는 시종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는 조직 체계를 가지고 있다 볼 수 있다. 실제로도 상당히 많은 위기관리 실패 사례가 이와 같은 조직 체계를 가진 단체에서 발생한다.

    이해하기 쉽게 군대에 비유해 보자. 적군과 전쟁을 해야 하는 조직이 군대다. 적이 전쟁을 개시해 오면 그에 대응해서 몇 분내에 의사결정 해 군대를 움직여야 살아남는다. 이런 몇 분 내 대응이라는 의사결정은 이미 미리 준비되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적이 이렇게 할 경우 우리는 이렇게 대응 한다는 준비된 대응 방식에 따르기 때문에 의사결정에서 실행까지의 시간을 최대한 단축할 수 있게 된다. 독재관인 지휘자는 그에 따라 스스로 명령을 내린다.

    그렇지 못하고, 적이 전쟁을 개시해 왔을 때, 지휘부가 모두 모여서 각자 상황에 대한 토론을 하고, 상호간 합의를 도출 해 대응을 결정한다고 한번 상상해 보자. 쏟아지는 적군의 미사일 포화 속에서 우리 군의 일선은 대응 타이밍을 놓치게 될 것이다. 지휘부에서 갑론을박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일선의 대응은 체계성을 가지기 힘들게 된다.

    한마디로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는 말 그대로 문제가 되는 것이다. 초전에 제대로 대응 하지 못하고, 전세가 지속 악화되면 각 예하부대들은 각자 살기 위해 지역적인 대응을 하게 된다. 더욱 더 중앙에서 전세를 파악하기는 힘들게 되고, 각 부대별로 다른 부대가 무엇을 어떻게 하는지 모른 채 싸우는 사일로가 발생한다. 이런 상황은 피해야 한다.

    위기관리위원회가 양질의 정보를 충분히 공유하고 의사결정과정에 참여하는 것은 원론적으로는 지향해야 하는 위기관리 체계다. 그러나, 때때로 오너나 대표이사는 위기 시 독재관으로서 위기관리위원회를 물리고 홀로 판단해 결정해야 할 일도 있을 수 있다. 그럴 때는 철저하게 독재 개념을 발휘해야 한다.

    우리가 이야기하는 성공했던 위기관리 리더십은 대부분 지루한 토론이나 민주적인 절차에 의해 합의 결정된 리더십이 아니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기업의 철학과 원칙에 기반했다면 그 독재관의 의사결정은 당연히 존중 받고 평가 받아야 한다. 그가 경험 있고 제대로 훈련 받은 자라면 더더욱 그의 의사결정은 탄탄하게 실행에 연결 될 수 있어야 한다. 독재가 무조건 나쁜 것은 아니다. 조직과 독재관 스스로 공히 준비되어 있다면 위기관리를 위한 가장 이상적인 체계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 여론을 왜 신경 써야 하죠?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는 사실 법적으로 잘못이 없어요. 얼핏 보면 문제 있어 보이지만 위법은 아니에요. 굳이 문제를 집어내도 경미한 수준이에요. 근데 이런 사소한 이슈를 가지고 여론과 언론이 여기저기 난리를 치고 있습니다. 왜 우리가 그런 비합리적이고 감정적인 여론과 언론을 신경 써야 하나요?””

    컨설턴트의 답변

    위기관리 명언에 이런 말이 있습니다. ‘지진이 사람을 죽이는 게 아니라 (지진에 흔들린) 빌딩이 사람을 죽인다. (Earthquakes Don’t Kill People, Buildings Do)’ 이 말의 의미를 곱씹어보면 위기 발생 시 여론의 위해도를 느끼실 수 있을 것입니다. 지진(논란) 그 자제가 사람(기업)을 죽일 수는 없지만, 지진(논란)에 의해 흔들린 빌딩(여론)이 무너지면 사람(기업)을 죽게 할 수는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이슈나 논란이 그 자체만으로 기업에게 큰 데미지를 주는 경우를 생각할 수 있을까요? 이슈나 논란이 여론을 흔들어 그 여론에 의한 후폭풍이 기업에게 큰 데미지를 주는 것이죠. 아무리 큰 지진(논란)이 일어나더라도, 빌딩(여론)이 끄떡 없다면 사람(기업)은 다치거나 죽지 않습니다. 반면 작은 지진(논란)임에도 빌딩(여론)이 심하게 흔들리다 무너져 내리면 사람(기업)을 다치게 되겠지요.

    지금 질문하신 그 생각을 이해하지 못하는 바는 아닙니다. 특히 법무나 로펌쪽에서 그런 방향성의 조언을 많이 할겁니다. 그들은 기본적으로 “법에 저촉되지 않는다면, 그것은 아무 문제가 없다는 의미”라는 믿음이 있습니다. 위 명언에 비추어 볼 때 지진에 의해 흔들릴 수 있는 유일한 빌딩을 ‘법’이라 생각하는 것이죠. 이 정도의 지진(논란)은 저 큰 빌딩(법)을 흔들지 못한다는 믿음을 가지고 기업에게 조언 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슈나 논란 그리고 위기를 전체론적 시각으로 보면, 그 빌딩을 ‘법’이라는 하나의 기준만을 가지고 바라보는 시각에는 분명 큰 한계가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특히 개인이 아니라 광범위한 사회적 역할을 하고 있는 기업의 차원에서는 지진 발생 시 우려해야 하는 것이 ‘법’이라는 하나의 빌딩만은 아니라는 것이죠.

    일단 위기가 발생 했을 때 위기관리 주체인 기업이 여론에 아랑곳 하지 않게 되면 어떤 일들이 벌어질까요? 사회적 공분은 계속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입니다. 언론은 지속적으로 여러 정보들을 뉴스화하면서 여론의 불쏘시개 역할을 할 것입니다. 수사기관, 규제기관등은 이런 여론에 떠밀려 어떤 조치라도 실행 해야 하는 처지에 몰리게 됩니다. 기업을 두 눈 부릅뜨고 감시하는 시민단체들은 말 할 것도 없습니다. 여론을 먹고 사는 정치인들은 어떻습니까? 의원 개개인을 넘어 정당과 국회 차원에서의 개입이 필요한 상황까지 다다르게 됩니다. 청와대와 주무부처들 또한 여론을 거슬러 위기에 빠진 기업을 감쌀 수는 없습니다. 무언가 의견을 밝히게 되고, 그에 따라 수많은 기관들이 위기관리 전쟁에 투입되게 됩니다.

    지진이 일어났을 때 ‘법’이라는 빌딩은 흔들리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주변을 둘러싼 여론과 관계된 그 수 많은 이해관계자 빌딩들이 쉼 없이 흔들린다면 기업은 어떤 대응이 필요하겠습니까? 여러 이해관계자 빌딩들이 우르르 무너져 내리면 그 옆의 ‘법’이라는 빌딩만 그대로 꼿꼿할 수 있을까요? 법조인들은 ‘법은 여론의 영향을 받지 않아야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러나 ‘법이 여론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단언하지는 못합니다. 그만큼 여론은 중요하고 위해 가능한 것입니다.

    위기관리 실무적으로 여론을 관리하기 위한 기업의 여러 대응은 이를 둘러싼 많은 수사 및 규제기관, 정부부처가 받고 있는 여론의 압력을 감소시켜주기 위한 2차적 목적도 있습니다. 해당 기업이 여론을 잘 관리해 정상참작을 받는 상황이라면 굳이 수사나 규제, 정부기관이 개입할 필요가 없어 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강한 지진이 났더라도 이해관계자 빌딩들을 하나 하나 받쳐 지탱해 흔들리지 않게 해 주는 것이 성공하는 위기관리입니다. ‘법’이라는 빌딩 아래에 숨어 이 지진이 끝나기만 바라고 있는 기업이 되지 마십시오. 주변에 ‘여론’이라는 어마 어마한 빌딩 숲을 바라보십시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메이저에만 집중해야지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회사관련 부정 이슈가 발생했습니다. 메이저 언론은 그래도 조금 잠잠한데, 온라인 매체 하고 마이너 언론에서 연일 비판기사를 쏟아내고 있습니다. 틀린 팩트도 많고, 우선 취재를 하지 않고 써서 골치가 아픈데요. 그냥 무시하고 메이저 언론관리에만 집중하는 게 낫겠죠?””

    컨설턴트의 답변

    그 부정 이슈가 어떤 성격의 것인가에 따라서 약간 경중을 둘 필요는 있어 보입니다. 하지만, 말씀하시는 ‘메이저’와 ‘마이너’ 언론이라는 분류는 어떤 주관적 기준을 가지고 나누시는 것인지 궁금합니다.

    예전에는 그래도 발행부수와 열독률 등 수치를 기준으로 마케팅 관점에서 메이저와 마이너간 광고단가를 달리하긴 했었는데요. 현재와 같은 온오프 통합 환경과 소셜미디어 시대에 과연 언론에 메이저 마이너라는 분류가 무 자르듯 가능한 것 인지에는 의문이 생깁니다.

    그와 비슷하게 일부에서 ‘신문은 죽었다’는 외침도 나오는데요. 그런 주장도 위기관리 현장에서 보면 좀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현재 순수하게 생성되는 뉴스와 온라인과 소셜미디어 등에서 공유되는 뉴스들의 80-90%가 신문 (프린트) 기사들입니다. 점차 방송 보도의 가시성이 강화되고는 있지만, 국내 뉴스 생산의 거의 대부분을 신문 매체들이 책임지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특히나 위기 시에 매체를 분류해서 영향력 있다와 영향력 없다 분류를 한다는 것은 마치 비를 맞고 걸어오는 사람이 빗방울의 출처를 나누는 것과 같다 볼 수 있습니다. 왼쪽 어깨에 떨어진 물방울은 저쪽 큰 구름에서 내려온 것이고, 오른쪽 얼굴에 떨어진 물방울은 이쪽 구석의 작은 구름에서 떨어진 것이다. 이런 해석과 비슷합니다. 의미가 없습니다.

    어떤 언론이 어떤 기사를 썼느냐에 있어서 ‘어떤 언론’이라는 기준보다 위기관리 매니저는 ‘어떤 기사’인가라는 측면에 좀더 주목 해야 합니다. 대부분의 기사들이 원래 주된 타 기사를 복사 붙이기 하는 형식으로 기사를 재생산하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그들 중 아주 일부는 새로운 팩트를 첨가하거나, 실제 취재 내용을 포함하거나, 전혀 다른 시각을 중심으로 꾸민 기사들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런 차별적인 기사에는 더욱 주목을 해야 합니다.

    그 기사를 다룬 매체가 마이너라 해도, 주목해야 할 기사는 주목해서 집중 관리해야 합니다. 마이너의 취재나 새로운 팩트 제시 라고 해 무시한다면, 자칫 더욱 더 큰 부정이슈로 변질되는 상황을 맞이 할 수 있습니다.

    마이너 매체라고 불리는 곳들도 자신들에 대해 기업에서 그렇게 생각한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더 부정이슈와 관련해서는 깊이 있게 다루려 하고, 오랫동안 반복해 다루려고 합니다. 당연히 더 많은 빗방울이 오랫동안 이어진다는 의미입니다. 위기관리 관점에서는 이런 우기가 계속되는 것이 절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그렇게 지속되는 우기가 새로운 이해관계자들의 개입을 유도하는 결과로 돌아온 예 또한 매우 많습니다.

    그래도 회사 차원에서 메이저와 마이너를 나누어 평시나 위기 시 분리 대응하려 한다면, 부정 이슈가 발생하더라도 소위 마이너 언론에 대해서는 아파하지 않아야 할 것입니다. 무시하겠다 했다면 무시하면 될 것입니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니 문제입니다.

    포탈에 자사의 이름을 쳐 매 시간 확인하는 고위경영진들은 그리 관대하지 못한 경우가 많습니다. 투자자와 사모펀드 등 큰 영향력을 가진 쪽에서는 더욱 더 민감해 합니다. 영업일선에서 이 기사 때문에 영업 못하겠다는 탄원이 올라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홍보실에서 ‘이 기사는 마이너라서 가치가 없습니다’라고 주장한다고 해결 될 수 있는 상황은 아닙니다.

    매체를 차별해서는 이슈나 위기를 관리하기 어렵습니다. 어떤 방법과 루트를 찾아서라도 필요한 관리는 해야 문제는 풀립니다. 평시 마케팅 차원에서 제한된 자원을 가지고 최대한 결과를 뽑아내기 위해서 메이저 마이너 놀이가 가능하겠지만. 위기관리 시에는 아주 위험하고, 의미 없는 놀이입니다. 위기관리는 사람이 합니다. 그 의미를 안다면 그런 차별이 위험하다는 생각에 또 다른 공감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이해관계자 눈높이에 맞추라고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여러 해 동안 대량 판매된 저희 제품에 좀 심각한 논란이 발생했습니다. 구매 고객 대부분이 환불을 원하고 있습니다. 사실 문제가 없는데도 환불을 거부하면 부정 여론이 식지 않겠고요. 수년 전 판매분까지 전량 리콜 하려면 너무 부담이 되고요. 어쩌죠?””

    컨설턴트의 답변

    논란이 발생 했을 때는 먼저 그 논란의 결과에 일정 수준 이상 영향을 끼칠 수 있는 핵심 이해관계자를 파악하는 것이 급선무 입니다. 누가 이번 논란을 둘러싼 핵심 이해관계자인지 정리 해 보시죠.

    논란의 원점으로 최초 문제를 제기한 고객이 있을 수도 있겠고요. 그 문제를 논란으로 승화 시킨 언론이나 온라인 커뮤니티, 소셜미디어 공중들도 있을 것입니다. 일부 케이스에서는 정부규제기관이나 시민단체나 노조 같은 그룹도 핵심 이해관계자가 될 수 있을 겁니다.

    물론 현재 논란에 영향을 받아 자신이 구매한 제품에 대한 환불이나 배상 까지를 원하는 여러 고객들도 이해관계자가 되겠지요. 그렇다고 모든 이해관계자가 전부 같은 중요도나 우선순위를 점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그러니 그들 중 우선순위를 정교하게 따져보아야 합니다.

    그 다음은 그들의 입장과 요구사항들을 더욱 더 면밀히 이해해 보는 노력이 필요 합니다. 질문 하신 것과 같이 환불 대상을 어떻게 설정할 것인가를 두고 봐도 그렇습니다. 말씀 하신 바 같이 고객들이 수년간 판매된 제품 전량에 대해 환불과 배상 까지를 원하고 있다고 해도 그렇습니다.

    사실 해당 제품에 문제가 없다면 기본적으로 환불이나 배상 책임은 없습니다. 그러나 회사에서는 해당 논란으로 아주 곤란한 처지에 처해 있고, 제품의 명성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불만족 고객들에게 성의(?)를 보여야 하는 처지에 처한 것이죠.

    그렇다면 일단 해당 논란을 확산하고, 불만고객들을 지속 자극하고 있는 언론이나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먼저 집중해 보십시오. 먼저 그들에게 논란의 제품에는 문제가 없다는 전략적 커뮤니케이션을 집중 진행해야 합니다.

    그리고는 그들이 이성적으로 인정 할 수 있는 수준의 회사가 보여야 할 성의(?)를 가늠해 보아야 합니다. ‘제품에는 문제가 없다는데, 그 정도 수준으로 리콜을 하다니 회사가 고객을 상당히 보호 한다는 의미네’ 이런 반응을 이끌어 낼 수 있는 합의점을 찾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모든 불만 고객들을 완전하게 해소 시킬 수는 없겠지만, 더 이상 논란이 지속되거나 확산되지는 않게 될 것입니다. 극단적으로 불만을 표하는 소수 고객에게는 핵심 이해관계자들로부터 ‘그 정도까지는 좀 너무하다’는 의견 까지를 이끌어 낼 수 있어야 합니다.

    불 같이 타오르는 원점 이해관계자만을 보고 있으면 좀처럼 답이 없을 때가 많습니다. 그럴 때는 우선순위 상단에 있는 영향력 있는 이해관계자와 커뮤니케이션하고 그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면 답을 얻을 수 있습니다.

    만약 영향력 상위 이해관계자에 대한 접근이나 모니터링, 커뮤니케이션이나 리스닝이 어렵다면 그건 회사의 위기관리 역량의 문제 일 수 있습니다. 만약 핵심 이해관계자의 이성적 이해를 이끌어 내지 못하는 수준의 위기대응은 원점은 당연히 이해시키지 못할 뿐더러, 논란을 장기화 시키는 원인이 됩니다. 의사결정 역량의 문제입니다.

    이해관계자의 소리를 듣고 그에 따라 위기를 관리하라는 조언은 바로 이런 것입니다. 그래야 논란과 그에 따른 여론이 일단 관리 가능해 집니다. 회사와 대부분 이해관계자들의 이성적 합의 수준을 넘어서는 소수 극단적 불만, 요구, 투쟁 등은 이후 법적 방식을 포함 한 다른 방식을 적용해야 관리될 수도 있는 성격의 것 들입니다. 이런 종합적 시각과 그에 근거한 보다 체계적 이해관계자 관리 및 모니터링은 불가피한 논란 발생 시 천군만마의 저력을 발휘합니다. 한번 믿어 보십시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일이 터지기 전에 할 수 있는 일은?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회사에서 우려하던 일이 조만간 터질 것 같습니다. 조마 조마 했었는데, 결국 터질 것 같습니다. 여러 대응 준비를 하긴 했습니다만, 위기라는 것이 또 어디로 어떻게 튈지 몰라 노심초사 하고 있습니다. 추가적인 조언을 좀 해 주실 수 있으실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종종 우리가 쓰는 말들 중 재미있는 것 하나가 ‘일이 터졌다’는 표현입니다. 사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일’은 스스로 터지지 않습니다. ‘(부정적인) 일’이 스스로 생겨나 알아서 터져버리는 것이라는 표현은 말이 안 되는 것이죠.

    ‘사람이 일을 터뜨린다’는 말이 더 정확한 표현일 것입니다. ‘사람’이라는 주체가 있어야 ‘일’이라는 객체가 생겨난다는 것입니다. 맞습니다. 여기에서 제가 강조하고 싶은 것은 바로 ‘사람’입니다. 모든 위기는 ‘사람’에 의해 발생됩니다. 그리고 ‘사람’에 의해 확산됩니다. ‘사람’에 의해 관리되며, 종결됩니다. 위기관리의 핵심을 곧 ‘사람’으로 보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질문에서 ‘일이 터질 것 같다’는 표현의 실제 의미는 ‘누군가 또는 어떤 사람(들)이 무언가 부정적인 상황을 만들어 낼 것 같다’는 의미가 되겠습니다. 일단 그 표현에 주체와 객체가 빠져 있으니 상당한 정보가 빠져있는 것입니다.

    일단 해당 일(위기)이 발생되기 까지 그와 관련해 위기를 터뜨릴 수 있는 이해관계자들을 정리하셔야 하겠습니다. 이미 회사측에서 누가 그 일(위기)을 터뜨릴 것인지 알고 계시겠지만, 그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그 위기가 가시화 되는데 일조하거나, 관련해서 현재 환경을 조성하고 있는 핵심 이해관계자들을 좀더 면밀히 분석해 보셔야 그 다음 준비 작업이 가능해 집니다.

    위기와 같이 사회적으로 반향을 일으키는 행위는 기본적으로 어느 개인 단독의 실행으로는 성공할 수 없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일종의 원점 역할을 하는 개인 또는 단체가 존재하고, 그를 돕는 공모 또는 조력자들이 존재해야 가능하다는 의미입니다.

    따라서 기업 차원에서는 보다 폭 넓은 통합적인 이해관계자 시각을 보유하고 있어야 위기관리가 가능합니다. 일단 특정 개인과 그를 돕는 언론과 시민단체 그리고 국회 차원의 지원이 있어서 위기가 발생 할 것으로 예상된다면, 그에 대한 대응에서도 마찬가지로 통합적 이해관계자 시각을 가져야 합니다. 해당 위기가 수면 위로 떠 오르게 된다면, 추가적으로 개입이 예상되는 이해관계자들은 누구일지 예측해야 합니다.

    해당 위기에 영향을 받아 소비자들이 움직일 수도 있습니다. 경쟁사가 움직일 수도 있습니다. 경우에 따라 온라인 공중들, 투자자, 계약 파트너, 직원과 가족들, 입사예정자들, 각종 규제기관, 조사기관 등등의 개입을 예상할 수 있을 것입니다.

    각각의 이해관계자들이 추가적으로 개입하기 위해서는 어떤 상황적 심각성이 더해져야 하는지도 함께 고민해 보아야 합니다. 그래야 그런 상황적 심각성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사전적 위기관리 대응책이 마련될 수 있습니다. 기업 차원에서 사전적으로 고강도의 조치를 취해 불필요한 이해관계자 추가 개입을 미연에 방지한다는 개념입니다.

    스스로 위기를 ‘관리하지 못했기’ 때문에, 대부분 남에 의해 ‘관리 당하는’ 지경이 벌어집니다. 스스로 상황파악을 제대로 하지 못하니까, 수사기관이 그 조사를 대신 해 시비를 가려주는 경우 같은 것이죠. 위기 발생 이전과 직후, 그리고 그 이후에 이르기 까지 ‘사람’에 대한 시각에는 필히 집중하실 필요가 있습니다. 일은 절대 스스로 터지지 않습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