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그] 이해관계자 커뮤니케이션

  • 홀딩 스테이트먼트라는 게 뭔가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미국 본사에서 다가올 위기를 대비해서 한국 지사 스스로 홀딩 스테이트먼트(holding statement)라는 것을 미리 만들어 놓으라는 지시가 내려왔습니다. 이게 우리가 흔히 말하는 핵심 메시지나 공식 입장문 하고는 뭐가 다른 건가요?”

    컨설턴트의 답변

    일선에서 실제 많이 혼동되는 단어들인데요. 이번 기회에 정리를 해 보겠습니다. 먼저 ‘핵심 메시지’라는 것이 있지요. 영어로는 ‘Key Message’라는 단어를 씁니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기자의 질문을 예상하고 기업이 미리 준비한 공식 답변’을 의미합니다.

    일반적으로 미디어트레이닝을 위해 미리 개발되고, 실제 이슈나 위기 발생 시 언론 인터뷰, 코멘트, 기자회견 등에서 구두로 전달됩니다. 또한 핵심 메시지는 언론을 넘어 정부, NGO, 고객, 직원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질문에도 공히 전달됩니다. 꼭 언론용이라고만은 할 수 없고, 이해관계자들의 질문에 대한 답변 메시지를 통칭합니다.

    ‘공식 입장문’은 영어로 ‘Official Statement’라고 합니다. 이슈나 위기 발생시 주로 언론이나 공중들을 대상으로 공표하는 공식 입장을 의미합니다. 물론 핵심 메시지로 채워 집니다. 보도자료 형태로 기자들에게 배포되기도 하고, 사과나 해명 형식을 띠면서 언론에 광고 형식으로도 게재됩니다. 물론 온라인 홈페이지와 소셜미디어에서도 공지되는 문서입니다.

    반면 질문하신 홀딩 스테이트먼트(Holding Statement)는 한국어로 정확하게 표현할 단어가 없어서 그냥 영어 독음으로 부르는 것 같습니다. 이 홀딩 스테이트먼트는 이슈나 위기 발생 ‘초기’에 커뮤니케이션 하는 준비된 메시지입니다. 물론 실제 상황파악이 완전하지 않은 경우도 있을 수 있습니다. 사고 시 사상자나 피해범위 등을 아직 예상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 초기에 주로 언론을 통해 전달하는 발표 메시지를 홀딩 스테이트먼트라고 합니다.

    우리가 주로 언론 기사나 보도에서 접하는 기업의 한두 줄 코멘트가 홀딩 스테이트먼트입니다. “현재 관련하여 상황을 파악 중입니다.” “심심한 애도를 표하며, 자세한 입장은 정해지는 대로 공표 될 것입니다.” “현재 사고원인을 파악 중이며, 빠른 시간 내에 관련 사실을 확인하여 브리핑 하겠습니다.” 등과 같은 형식으로 상황 초기에 기업들이 홀딩 스테이트먼트를 전달합니다.

    일반적으로 홀딩스테이트먼트에는 기자들이 상황 초기에 알고 싶어하는 사실관계가 들어가야 합니다. 누가? 언제? 무엇을? 왜? 어디서? 어떻게? 등의 구성 요소들이 포함됩니다. 홀딩 스테이트먼트의 특성상 정확하게 완전한 정보가 포함되기는 힘들지만 발표 당시 확인 가능한 정보들은 포함되어야 합니다.

    그런 사실관계 외에 홀딩 스테이트먼트에는 필요 시 애도나 공감 메시지가 들어 갑니다. 기업의 입장도 포함되어야 합니다. 기업이 해당 상황을 바라보는 시각이죠. 또한 상황과 관련된 회사의 원칙을 포함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품질 관련 이슈라면, 자사의 품질관련 원칙을 언급하는 것이죠.

    반면에 홀딩 스테이트먼트에 들어가서는 안 되는 내용들도 몇 개 있습니다. 추측이나 불필요한 예상을 하는 것은 위험합니다. 정확하지 않은 사실과 숫자를 마구 집어 넣어도 위험합니다. 원인에 대해 초기에 변명 하거나, 다른 이해관계자나 문제 원점에게 책임을 미루는 표현도 부정적입니다. 메시지 특성상 길이가 너무 길어도 좋지 않습니다.

    이런 홀딩 스테이트먼트는 평시 매뉴얼 등에 형식을 미리 정해 놓기도 합니다. 각 위기 유형에 따라 초기 커뮤니케이션 시 필요한 정보들을 비워 놓고 홀딩 스테이트먼트 구조를 만들어 놓는 것이죠. 이슈나 위기 발생 시 신속하게 필수적 사실을 확인해 채워 넣은 후 바로 발표할 수 있게 도움을 주는 것입니다. 위기 시 매번 새롭게 홀딩 스테이트먼트를 만들거나, 상황에 따른 애드립으로 가늠하는 것은 지양해야 하겠습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사과 기자회견이 먼저죠?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 병원에서 일종의 의료사고가 발생했습니다. 경찰과 조사기관이 병원에 들이 닥쳤고요. 모두 현 상황을 파악하느냐 정신이 하나도 없는데요. 기자들이 몰려와 병원의 공식입장을 알려달라고 합니다. 이런 경우 먼저 기자회견을 열어서 상황을 브리핑하고 사과 해야 하겠죠?”

    컨설턴트의 답변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이라는 단어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이 단어의 의미는 위기관리를 위해 실행하는 커뮤니케이션이라는 의미도 있습니다. 또한 위기에 대해 커뮤니케이션 한다는 의미도 있습니다. 당연히 이 ‘커뮤니케이션’이라는 개념이 핵심입니다. 말씀하신 언론을 대상으로 해 해당 위기를 설명하고 자사의 위기관리 방안에 대해 공유하는 커뮤니케이션 노력도 그 일환이 되겠습니다.

    하지만, 대언론 커뮤니케이션을 신속하게 해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을 실행하라는 뜻은 위기관리를 위해 대언론 커뮤니케이션’만’ 먼저 하라는 의미는 절대 아닙니다. 더구나 질문하신 병원에서 관리하려 하는 위기가 ‘의료사고’라면 분명히 해당 사고로 피해를 입은 환자와 그 가족들이 존재할 것입니다. 그들이 위기관리 관점에서 ‘원점(source)’입니다.

    해당 원점에 대한 커뮤니케이션과 사과가 무엇보다 중요한 위기관리 실행이라는 의미입니다. 원점을 대상으로 하는 위기관리가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는 다른 어떤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도 생각만큼 효과를 발휘할 수 없습니다. 더구나 원점이 제외되거나 원점 대상 커뮤니케이션을 건너 뛴 다른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은 종종 문제를 더욱 더 크게 만드는 해사 행위입니다.

    사실 위기관리 현장에서 언론을 대상으로 하는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은 순서상 맨 마지막이라고 해도 큰 이의는 없습니다. 위기관리 과정에서 실행되는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순서는 원점이 가장 우선이 되어야 합니다. 그 다음이 가장 중요한 관련 이해관계자입니다. 그 다음은 위기를 관리하는 기업의 직원들이 되어야 합니다. 그 후 마지막이 언론이나 일반공중을 대상으로 하는 온라인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위기관리에 실패하는 기업은 원점들이 언론 기사를 보고 자신들에게 피해를 입힌 기업의 메시지를 처음 접하게 됩니다. 주요 이해관계자들도 언론이나 온라인을 통해 문제를 어렴풋이 인지하게 됩니다. 직원들도 기사를 읽으며 자사에게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 상상합니다. 이런 기업의 경우 어떤 신기한 위기관리 기술을 발휘한다 해도 결과는 그리 신통치 않을 것입니다.

    “바빠서 정신이 하나도 없는데, 어떻게 원점과 이해관계자와 직원들까지 챙겨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는가? 현실적이지 않다”는 의견을 피력하는 기업 위기관리팀도 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바쁘고 정신이 없어도 커뮤니케이션에는 순서와 우선순위라는 것이 있습니다. 그 것을 무시하거나 생략해서는 아무런 별 의미 없는 커뮤니케이션 행사만 반복될 뿐입니다.

    정상적인 위기관리팀은 그 순서에 따른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평소 많은 준비와 훈련을 합니다. 위기관리팀 내 역할과 책임을 배분하는 이유도 그 때문입니다. 복잡하고 난해하니 그냥 언론을 대상으로 한 사과와 재발방지 대책 발표로 모든 이해관계자 커뮤니케이션을 퉁치자 생각하는 것은 상당히 위험한 사고입니다.

    환자 및 가족들과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은 행정팀의 일이고, 경찰이나 조사기관과는 법무팀이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이고, 홍보팀은 언론을 대상으로 한 기자회견만 하면 된다 생각하는 위기관리팀 구성원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한 역할과 책임이 정해져 있는 것은 다행입니다. 그러나, 각 부서별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이 정해진 전략과 순서에 따라 관리 관제 되지 않으면 위기관리는 어렵습니다. 이 또한 해당 기업의 역량과 경영 품질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먼저 피해를 입어 아파하고 슬퍼하고 분해하는 원점들을 찾아가 공감하고 사과해야 합니다. 그들을 감싸 안고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 주어야 문제가 풀립니다. 추후 시작될 소송이나 여러 협상 같은 것이 우려되더라도 훈련 받은 최고위 인사는 원점인 그들과 직접 커뮤니케이션 해야 합니다. 구것이 원점관리입니다. 그러한 커뮤니케이션이 실행된 다음 언론을 모아 기자회견을 해도 늦지 않습니다. 다시 한번 기억하십시오. 기자회견은 순서로 맨 마지막이어야 합니다. 아무리 바빠도 그래야 합니다.

    관련 개념 · 위기 시 기자회견은 열어야 하는가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정보 태핑은 어떻게 해야 하죠?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모 기관에서 저희 회사를 조사 중이라고 합니다. 현재 그쪽 출입 기자들이 그 관련 내용을 얼마나 알고 있는지 확인해야 하는데 고민입니다. 기자들은 제가 어느 회사 홍보임원인지 아는데 개인적으로 연락 해 확인 하면 더 민감해지거든요. 어떤 좋은 방법이 없을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일반적으로 이런 경우 홍보임원이 오프더레코드나 개인적 관계를 기반으로 그쪽에 출입하는 지인 기자에게 비밀리 문의를 하곤 합니다. 말씀 하신 대로 물론 그런 사적 오픈이 문제를 더 발생시키는 경우도 생깁니다. 서로간에 조마조마한 상황이 되는 것이죠.

    홍보임원과 친한 기자라서 직접 속보형식으로 기사를 쓰진 않겠지만, 회사 차원에서 그 찜찜함은 계속 남습니다. 일부 기자는 일단 자신의 감에 해당 회사의 관여가 확인된 셈이기 때문에 다른 매체보다 확실하고 구체적인 기사를 쓸 수 있게 됩니다. 당장은 아니라도 준비를 하게 되겠지요.

    홍보임원이 그 기관 출입기자에게 전화를 하면 “왜요? 김상무 회사가 그쪽에 관여되어 있어요?” “김상무 회사가 그 회사구나…” “왜 김상무가 그 건에 관심을 가져요? 회사와 연관된 거군요?” 이런 반응이 일반적입니다. 기자들이 이런 우연한 기회를 놓칠 리 없죠. 개인적으로 홍보임원과의 인연이 있어서 고민하게 되지만, 기자들에게 팁을 준 것은 확실합니다.

    그래서 이런 곤란한 상황에 익숙한 기업은 에이전시를 활용합니다. 철저하게 NDA(기밀유지협약: Non-Disclosure Agreement)를 맺은 에이전시 시니어 컨설턴트들을 통해 여러 방면으로 기자를 포함한 이해관계자들에게 다양한 형식의 태핑을 진행합니다.

    에이전트를 활용한 정보 태핑은 해외에서는 상당히 일반적이고 전문적인 기업 서비스로 알려져 있습니다. 일단 에이전트가 대리하는 클라이언트에 대한 익명성이 존재한다는 것이 가장 큰 이점입니다. 그 접근과 태핑은 에이전트와 타겟 이해관계자의 관계 내에서 한정됩니다. 해당 이해관계자는 자신에게 접근하는 에이전트 개인이나 조직은 잘 알지만, 그 외 사안에 대해서는 알 수 없습니다.

    특히 그 에이전트가 여러 사회적, 또는 기업적 이슈에 관여된 다양한 일을 하는 에이전트라면 더더욱 에이전트의 태핑 목적이나 이유를 알기는 힘들게 됩니다. 물론 에이전트 자신에 대한 이해관계자의 신뢰나 관계는 100% 에이전트의 몫입니다. 클라이언트인 기업은 자신의 존재를 밝히지 않고도, 원하는 정보와 관련 내용들을 최대한 입수할 수 있게 됩니다. 직접적 태핑보다 훨씬 안전하고 효율적인 결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이슈관리를 할 때 정보의 취득과 분석은 매우 중요한 기본입니다. 그 과정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이 자사의 노출과 정보의 신뢰성입니다. 자사의 노출에 대한 우려는 에이전트를 활용한 정보 태핑으로 어느 정도 관리 가능해 집니다.

    남은 문제는 정보의 신뢰성입니다. 정보 취득과 분석에 있어 가장 중요한 원칙이 있습니다. ‘크로스체킹을 통한 신뢰 검증이 필히 선행되어야 한다’ 입니다. 이런 크로스체킹을 에이전트도 일부 담당해야 합니다. 만약 특정 에이전트의 정보 신뢰성에 일부 문제가 있다 판단되면, 복수 이상의 에이전트를 활용해 상호간 정보의 신뢰성 비교 해 보는 것도 가능합니다.

    당연히 감안해야 하는 것은, 이 과정에서 에이전트를 복수로 여럿 활용하게 되면 상대적으로 커지는 비밀준수에 대한 부담입니다. 결국 최초 우려했었던 그 상황으로 돌아가게 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검증되고 상호 신뢰 할 수 있는 단수의 에이전트를 제대로 활용 지원하는 것이 보다 나은 선택일 수 있습니다.

    정리해보면, 이슈관리를 위해 취득해야 하는 정보가 단순하거나, 일부의 목적을 가지거나, 그 정보의 소스가 정확하거나 하는 경우에는 제대로 된 에이전트 하나를 잘 활용하는 것이 더 낫습니다. 하지만, 정보가 다양하고 복잡한 특성을 가지고, 여러 목적과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에 걸쳐 있다면 복수 에이전트의 구조적 활용이 더 나은 경우가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M&A를 진행 할 때 인수팀에서 꾸리는 이해관계자 정보팀이 바로 그런 모습입니다. 회계자문사, 경영자문사, 대관 에이전트, 커뮤니케이션 자문사 등을 통해 다양한 이해관계자 정보를 광범위하게 입수 분석하는 것과 같은 체계입니다. 내부 조직을 운용 취득하는 정보와 다양한 에이전트들을 통한 정보를 크로스체킹 하면서 정보의 신뢰성을 검증하는 체계입니다. 에이전트를 얼마나 제대로 활용하는가에 따라 이슈관리도 성패가 갈릴 수 있습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직원이 소셜미디어에 올린 글은 어떻게?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직원 하나가 불만을 가지고 퇴사 해서, 여기 저기 소셜미디어와 온라인에 회사관련 비방 내용을 공지하고 있습니다. 법무팀 확인결과 명백한 명예훼손 행위라고 하는데요, 사실 그 내용이 회사에겐 민감한 것들이라 함부로 대응도 어렵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일단 가장 시급한 우선순위부터 정리해 보시기 바랍니다. 대응 트랙을 한가지로만 설정하시지 마시고 두 세 개의 트랙을 동시에 설정하시어 신속하게 대응 하셔야 합니다. 첫 번째 시급한 트랙은 해당 직원의 활동성을 제한하는 원점관리 차원의 조치입니다. 해당 직원이 현재 어떤 계획을 가지고 있으며, 그의 불만을 풀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 있는지를 확인해 해결해 주는 적극적 활동이 필요합니다.

    두 번째 트랙으로는 법적 대응입니다. 질문에서 언급하셨지만 관련 이슈가 민감해서 공개적으로 난타전을 벌이는 것이 어렵다 하셨지만, 소셜미디어나 온라인을 통해 회사의 명예를 훼손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정확한 법적 판단을 구해 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는 앞에서 이야기한 원점관리 효과를 더욱 증가시키기 위한 목적으로도 활용 가능합니다.

    추후 이 게시물들이 사회적 논란이 되고 주목을 받게 되면, 회사차원에서 법적 조치를 했다는 사실이 논란에 대응하는 주된 제스츄어가 될 수 있습니다. 회사가 해당 게시자에 법적 대응을 했다고 하면, 많은 공중들은 게시자 주장에 대한 신뢰에 의문을 가지게 됩니다. 반대로 회사가 게시자의 폭로에 대해 아무런 법적 대응도 하지 않고 있다면 무언가 문제가 실제로 있다는 의미로 공중들이 인식하게 될 것입니다.

    세 번째 트랙으로는, 해당 게시물이 논란이 될 시기를 대비해 적절한 커뮤니케이션 메시지를 만들어 놓는 것입니다. 또한 향후 상황변화에 따른 대비도 마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일종의 ‘준비’를 의미합니다.

    준비된 대응 메시지를 언제 공개하고 논란에 개입해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이 많습니다. 그 질문에 대한 조언은 다음과 같습니다. “공중이나 주요 이해관계자들이 해당 논란에 대해 회사측에 질문 할 때’가 바로 회사 차원에서 개입해야 하는 정확한 싯점입니다.

    상당히 많은 회사들이 그 싯점을 제대로 맞추지 못합니다. 주요 이해관계자인 고객, 언론, 조사 당국 그리고 관련 기관이 해당 논란에 대해 질문 할 때 문제의 회사는 미쳐 준비되어 있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반대로 아주 일부의 회사에서는 주요 이해관계자들이 아직 관심을 가지지도 않았는데, 개입해 문제를 더 키우고, 스스로 주목도를 높이곤 합니다. 둘 다 제대로 된 대응이 아닙니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제대로 된 원점관리만 가능하면 그 이후의 모든 대응들은 더 이상 필요하지 않게 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상당히 많은 유형에서 원점관리가 가장 중요한 대응이라 이야기하는 이유가 그래서입니다.

    문제는 그런 원점관리가 실패하는 경우입니다. 어떻게 해도 무엇을 해준다고 해도 불만을 풀지 않고 지속적으로 적대행위를 하는 원점과 맞서는 경우입니다. 그렇다고 위기관리 자체를 포기할 수도 없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해당 원점으로부터의 데미지를 관리하는 ‘데미지 컨트롤’이 유일한 대응방식입니다.

    최대한 압도적으로 적절하게 커뮤니케이션하고, 추가로 개입 예상되는 이해관계자들을 추가 원점으로 간주하여 사전 관리합니다. 물론 법적 대응과 여러 최초 원점관리 대응은 지속 강화해 나가야 합니다. 이때부터는 어떻게 해당 위기를 관리하는가 하는 목적보다, 얼마나 회사측의 데미지를 최소화하는가 하는 목적이 새로 생깁니다.

    커뮤니케이션 관점에서도 사실을 가지고 다투거나, 주장에 대한 신뢰를 공격하고, 여러 주변 이해관계자들의 지지를 구하는 등 다양한 공격적 커뮤니케이션 방식이 요구됩니다. 말 그대로 신뢰의 싸움이 시작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런 모든 플랜이나 새 대응 방식의 적용과 같은 플랜 B나 C보다, 원점관리를 중심으로 하는 플랜 A가 회사 차원에서는 가장 효율적이고 생산적인 대응 전략이라는 것을 항상 기억해야 합니다. 지나고 보면 원점관리는 가장 싸고 손 쉬운 대응 방식입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이슈화가 안 될 텐데 대응 플랜을?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 회사 사업 관련해 약간 민감한 문제가 있습니다. 현재 저희 최고임원진들만 조심스럽게 공유하고 있는데요. 이 문제가 일단 이슈화되지 않도록 여러모로 노력 하고 있습니다. 일부에서는 대응 플랜도 좀 만들어라 하는데요. 이슈화 안 된다면 그런 건 필요 없지 않을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실무선에서 가장 힘들어 하는 것이 아직 이슈화 될지 안될지 잘 판단하지 못할만한 상황에서, 이슈대응 플랜을 만들라는 윗분들의 지시입니다. 실무자들은 이렇게 생각합니다. “이슈가 발생 안 하면 대응 플랜도 필요 없을 텐데 그걸 왜 만들어야 하나?” “너무 변수가 많아서 어떻게 이슈 대응 플랜을 세워야 하지?” “보니까 대응 플랜이 딱히 떠오르지 않는데. 만들지 않을 수 없을까? 막상 이슈화 되면 다 대응하곤 했는데 말이야.”

    이해가 가는 생각들입니다. 일단 우선순위 관점에서 해당 문제가 이슈화 되지 않도록 여러 모로 노력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질문하신 회사에서도 그런 노력을 현재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무조건 이슈화 되지 않게 만드는 것이 이슈화 된 다음에 문제를 해결하는 것 보다 훨씬 나은 전략입니다.

    변수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이슈화가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기업들이 가장 신경 쓰는 것이 변수를 최소화 하려는 노력일 것입니다. 피해자나 성토자가 있다면 그들과의 문제 해결을 진행합니다. 추가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개입할 수 있는 이해관계자들에게는 미리 관리 차원의 활동들이 들어갑니다. 이런 류의 노력들이 대부분 변수를 최소화하고, 남아 있는 변수를 통제 가능하도록 하기 위한 노력들입니다.

    이슈 대응 플랜이라는 것은 이슈가 발생했을 때를 감안하고 만들어도 되지만, 그 이슈를 현재 어떻게 관리하고 있고, 어떻게 관리 강화해야 하는지를 품고 있어야 합니다. 그 플랜이 곧 이슈대응 플랜 A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슈가 발생하게 된다면 우리가 어떻게 대응해야 하겠다는 플랜은 플랜 Bf라고 할 수 있습니다.

    윗선에서 위기 대응 플랜을 만들어라 지시하신 것은 “플랜 B를 준비하라”는 요청이라고 보여집니다. 플랜 B는 이슈관리 관점에서 상당히 중요한 의미를 가집니다. 전체적으로 이슈 발생 시나리오와 연결되어 플랜 C, D의 형태로도 차후 계속 분화해 나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여기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은 누가 뭐라고 해도 플랜 A일 것입니다.

    플랜 A는 곧 이슈화를 방지하기 위한 플랜입니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여러 노력들을 하나로 정리 해 통합적인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노력을 모으는 작업이 그 기반이 됩니다. 그런 기반이 없다면 사실 플랜 B도 기반이 부실해집니다. 질문하신 것과 같이 변수들이 너무 광범위해서 플래닝이 제대로 되기 어렵습니다. 한마디로 막막한 것입니다.

    플랜 C도 그렇고 플랜 D도 그렇고 앞서의 플랜들이 정확하게 정리되어 있어야 더 나은 플래닝이 가능한 법입니다. 전체적으로 경우에 따라 갈라진 그 세부 플랜들을 모으면 해당 이슈 대응 플랜이 됩니다. 이슈 대응을 지휘하는 최고 의사결정자 입장에서는 네비게이션 맵을 가지고 있는 셈이 됩니다. 보다 예측 가능한, 변수 통제를 중심으로 하는 ‘길’이 보이기 때문입니다.

    실제 이슈관리에 있어서도 해당 문제가 이슈화 되지 않게 하기 위해 여러 부서들이 노력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통합된 플랜이 없는 상태에서 각자 최선을 다하는 노력에는 한계가 있기 마련입니다. 단발적이고 산발적인 노력 지시도 사실 큰 효과는 없습니다. 현 상황에 대한 관제가 이루어지지 않는 이슈화 방지 노력은 무언가는 하고 있는 것 같은데, 아무것도 되고 있지 않는 상황을 의미할 수도 있습니다.

    이 의미는 실제 이슈화가 될 수 밖에 없는 악화된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따라서 이슈대응 플랜을 만들기 위해서는 현재 이슈화 방지 노력들을 제대로 정리하고 전략과 투자 플랜이 같이 있는 플랜 A가 가장 중요합니다. 그래야 실제로 플랜 B가 필요 없게 될 수 있습니다.

    이슈화 방지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면 아주 최초부터 위기관리팀이 모든 노력과 활동들을 정리하고 관제할 수 있게 하는 체계화를 먼저 해 보십시오. 그리고 그들로 하여금 현 상황을 기반으로 하는 플랜 A를 먼저 구축하도록 해야 합니다. 아무리 바빠도 말 앞에 수레를 메어 놓을 수는 없습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CEO마음을 어떻게 읽어야 할까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회사에 부정 이슈가 발생해 CEO 책임론까지 나오는 상황입니다. 여러 이해관계자들 변수도 있고 해서 대응 시나리오를 세우기가 쉽지 않은데요. 가장 힘든 게 실제 CEO께서 어떤 생각을 하고 계신지 알 수 없다는 부분입니다. CEO의 마음을 어떻게 알아내야 할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사실 그런 질문을 여러 기업에서 상당히 많이 받습니다. 흔히 위기관리 전문가들이 사내에 사일로(silo)를 없애야 제대로 위기를 관리할 수 있게 된다 종종 조언 합니다. 그런 경우 많은 사람들은 부서와 부서간 커뮤니케이션 단절만을 상상합니다. 하지만, 정말 위험한 사일로는 최고 의사결정자 또는 그 그룹과 실무그룹간의 사일로입니다.

    기존 같은 부서간 사일로의 경우에는 부서장 또는 부서 실무자들간의 친근감등으로 어느 정도 자연 해소 되거나, 최고 의사결정자의 강한 지시로 협업이 가능하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최고 의사결정자와 실무자들간의 사일로는 대체로 존재한다는 공감대까지도 이르지 못한 채 조직에 큰 피해를 입히게 되니 문제입니다.

    일반적으로 최고 의사결정자들은 인의 장막에 둘러쳐 있습니다. 따라서 최고 의사결정자와의 커뮤니케이션은 사내에서 소수의 핵심 임원들이 도맡아 하곤 합니다. 평소에는 상황이나 시간이나 여러 제약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이런 식의 간접적 커뮤니케이션도 별 문제 없이 진행되고는 합니다. 그러나, 위기가 발생하면 사정은 완전하게 달라 집니다.

    실시간으로 상황이 변화하면서 추가적인 이해관계자들이 개입하기 시작합니다. 시간적인 제약은 점점 더 거세집니다. 최고 의사결정자에게까지 책임론 같은 비난이 다가오기 시작하면, 사실 최고 의사결정자께서도 제대로 된 상황 인식이나 대응 전략을 구상하기 어려워 질 때가 옵니다.

    그렇기 때문에 평소 최고 의사결정자와의 가교 역할을 담당했던 임원들은 위기 시 최고 의사결정자에게 제대로 다가가거나, 적절한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하기 더 어려워 집니다. 한마디로 눈치만 보면서 향후 위기 대응 방향을 점쳐야 하는 상황이 되어 버립니다.

    실무진들은 이 경우 완전한 패닉에 빠집니다. 변해가는 상황 때문이기도 하지만, 위에서 무엇을 정해 지시가 내려와야 대응을 하는데 그렇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최고 의사결정자를 포함한 그 그룹이 무엇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정확하게 모르기 때문에, 실무진의 경험에만 의지해 대응을 진행하기도 어렵게 됩니다. 기껏 실행을 한다고 했는데, 위에서 “누가 그렇게 대응하라고 했습니까?”라는 반응이 나오는 것을 두려워하기 때문입니다.

    일부 기업에서는 그런 상황을 피하기 위해 과학적으로 여러 시나리오를 만들어 최고 의사결정자 그룹에 보고 합니다. 실무진들이 전문가들과 여러 상황 분석을 진행 해 앞으로 전개될 상황을 여러 개로 분석해서 시나리로 형식으로 보고하는 것이죠. 대응 방향의 초이스를 바라는 것입니다.

    이런 경우에도 상당수 기업에서는 “해당 시나리오들이 VIP 의중을 담지 못했다”는 피드백과 함께 사장되거나, 개정을 지시 받습니다. 최고 의사결정자의 의중이 지속적으로 오리무중인 가운데, 예상 시나리오는 그 복잡함과 다양함이 배가 됩니다. 이 때부터는 그냥 보고를 위한 업무가 진행되는 것입니다.

    위기가 발생하면 그래서 최고 의사결정자의 가시성(visibility)가 중요합니다. 흔히 이 가시성이라는 것을 외부 이해관계자에게 보여지는 가시성이라고만 생각합니다. 하지만, 가시성이란 내부 의사결정 프로세스에서의 리더십이라는 의미와도 연결 됩니다. 주어진 위기를 관리하기 위해 모두가 모여 앉았을 때 최고 의사결정자도 그 자리에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오버 커뮤니케이션 하라”는 원칙도 이런 경우 유효합니다. 최고 의사결정자께서 오버 커뮤니케이션 해주어야 실무진들이 일사불란함을 가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외부로는 로우 프로파일 하더라도 내부 의사결정 과정에서는 상호간 오버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이 위기관리 성공률을 높이는 방법입니다.

    최고 의사결정자가 생각하는 바를 그대로 완전하게 실무진들이 이해한다면 위기 대응에 있어 주저함이나 갈등은 사라집니다. 실무진이 자신감을 가지고 나가 활동하게 됩니다. 전략을 세울 수 있고 시나리오를 정확하게 가를 수도 있습니다. 귄위적이거나, 비밀주의적이고, 마치 정보기관 같이 조용한 조직에서는 상당히 어려운 주문일 것입니다. 그래서 성공과 실패는 다 이유가 있다고 합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위기 시 일반 공중과 싸우지 말라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꼭 위기 시에만 싸우지 말아야 하는 것도 아니다. 평시에도 일반 공중과의 싸움은 기업에게는 금물이다. 일반 공중이라는 것 자체가 실체가 없다. 어렵게 싸워서 얻을 것도 없다는 이야기다. 더구나 위기가 발생 해 역량을 집중해야 하는 위기관리 시기에 있어 일반 공중과의 전면전이나 집중적인 대결은 위기관리 주체인 기업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한다.

    기업에 위기가 발생되면 내부적으로 이런 이야기들을 한다. “사람들이 너무 이 분야를 잘 몰라” “아무것도 모르면서 다들 한 마디씩 하니 미치겠네” “사람들이 정말 무식해, 합리적이지도 않고, 그냥 이리저리 휩쓸리면서 비판만 해대는군” “억울해서 미치겠어. 사람들이 왜 저렇게 벌떼처럼 몰려들까? 상황을 잘 알지도 못하면서…”

    위기를 맞은 그 회사 내부에 들어가 있으면 이런 푸념들이 이해가 된다. 공중은 절대 이성적이거나, 합리적이거나, 정보를 풍부하게 가지고 있거나, 차분하거나, 교양 있지 못하다. 이를 평소에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자주 강조하지만, 위기를 맞은 기업의 위기관리팀은 이내 그런 전제를 망각하곤 다시 똑 같은 푸념을 한다.

    게다가 예전과는 다른 새로운 환경이 이런 푸념들을 자극한다. 예전에는 기업이 일반 공중의 비판을 피부에 와 닿게 느낄 수 있는 채널이 그리 많지 않았다. 문제가 발생했을 대 회사로 걸려오는 사람들의 항의전화나, 영업이나 매장 또는 거래처 일선에서 들어오는 이야기들, 홍보실을 통해 수렴되는 기자들의 이야기 정도가 일반 공중의 일부 여론을 감지할 수 있는 통로였다. 그나마 일선에 있지 않는 의사결정자들은 그 마저 간접적인 보고로 약하게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온라인과 소셜미디어 채널들이 실시간으로 왱왱대고 있다. 위기를 맞은 기업의 구성원 누구든 바로 몇 번만 클릭하면 생생한 날 것 그대로의 공중 반응을 목격할 수 있게 되었다. 예전보다 더욱 더 자세하고, 강렬하고, 아프고, 심각하게 느껴지는 비판을 두 눈으로 접하게 돼 버린 것이다. 당연히 간접적으로만 느끼던 의사결정자들은 일반 공중의 반응을 달리 보기 시작하게 된다. 실제보다 훨씬 더 심각하고 공격적인 것으로 받아들인다. 지금이라도 어떻게든 당장 그들을 설득하거나 맞서지 않는다면 금새 회사가 망가져 버릴 것 같은 착시를 가지기도 한다.

    흥분한 의사결정자들은 위기관리팀에게 “어떻게든 해보라”는 지시를 한다. 엄청난 산불이 번져오고 있는데, 위기관리팀이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게 말이 되는가 하는 것이다. 자신이 읽었던 이곳 저곳의 댓글을 읽어보라고 한다. 사실이 아닌 것이 마치 사실인 것처럼 회자되고 있는데, 우리가 가만히 있으면 어쩌자는 거냐고 이야기한다. 일부에서는 악의적인 공중들이 보이는 데 이런 사람들을 어떻게든 통제해야 하겠다는 이야기도 한다. 법무팀이 동원되고 로펌을 만나러 다니면서 대응을 위해 그 각각의 악의를 평가하기도 한다.

    흥분을 가라 앉혀라

    흥분을 조그만 가라 앉히고 기본으로 돌아가 보자. 현재 자사가 관리해야 하는 것이 위기 그 자체인지 아니면 일반 공중들의 비난과 비판인지를 먼저 갈라 생각해 보자. 일반 공중의 그러한 이상 행동들이 어디로부터 온 것인지 기억해 보자는 것이다.

    맞다. 위기의 내용으로부터 온 것이 아닌가? 위기 그 자체를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이 골치 아픈 일반 공중들도 조용해 지지 않게 될 것 아닌가? 그렇다면, 당면한 위기를 한 시간이라도 빨리 해결해 마무리 해야 일반 공중들의 이상 행동도 점차 잠잠해 지고, 그들로부터의 고통도 줄어들게 될 것이다.

    간단하게 말해서 위기가 ‘병’이라면, 일반 공중의 이상행동들은 하나의 ‘증상’일 뿐이다. 넘어져 팔꿈치가 크게 까졌다, 그래서 팔꿈치와 전신에 걸친 고통을 느끼고 있다 생각해 보자는 거다. 그 고통을 점차 없애기 위해서는 빨리 병원에 가서 까져서 피가 흐르는 상처 자체를 치료해야 한다. 그 뿐이다. 너무 아프다면 진통제를 먹어야 하겠지만, 그럼에도 치료를 건너뛰거나 포기하며 진통제만 먹고 그 상처가 아물 때만 기다릴 수는 없다는 이야기다.

    이렇게 간단한 우선순위와 역량집중에 대한 이야기도, 실제 위기가 발생하면 금새 잊어버리는 기업 위기관리팀이 있다. 일반 공중의 비난과 비판이 너무 아파서다. 위기관리의 핵심은 일단 차치하고, 자꾸 앞으로 나가 실체 없는 일반 공중들에게 하소연 하고, 해명을 시도한다. 일일이 그들의 이야기에 끼어 들어 정보를 확산시켜보려 노력한다. 상대방이 누구인지 알지도 못하는 공간에서 이런 저런 설명을 한다. 그러다가 지나치게 악의적인 공중으로 보이는 사람들과는 또 맞서 싸우기까지 한다. 스스로 그걸 위기관리라 생각하는 직원들도 있다. 착각이다.

    증상과 싸우지 마라

    항상 기억하자. 위기관리 역량은 유한하다. 그렇기 때문에 이해관계자 개념을 빨리 이해하고, 그간에 우선순위를 두어 초기 대응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가장 중요하게 관리해야 하는 이해관계자가 있고, 조금의 시간차나 대응차를 두어 관리해야 하는 이해관계자들이 있어야 한다. 문제의 일반 공중은 사실 직접적인 이해관계자일 경우도 적고, 우선순위를 높이 둘 수 있는 대상도 아닌 경우들이 대부분이다.

    기업이나 유명인이 어떤 부정적인 일을 저질렀을 때면, 많은 사람들은 각자 한마디씩 이야기 하기 마련이다. 당연히 그 이야기의 대부분은 그 부정적인 일과 관련된 아주 부정적인 것들이다. 서로 서로 부정적인 의견들을 주고 받다 보면, 더욱 더 부정적인 정보들이 공유되고, 그것이 사실이건 사실이 아니건 다시 사람들은 한마디씩 더욱 부정적인 의견을 덧입히기 마련이다.

    이런 상황을 그냥 바라만 보면서 아랑곳 하지 말라는 조언은 절대 아니다. 우선순위를 기억하자는 것이다. 그런 주변의 부정적인 이야기와 의견들은 모니터링을 통해 꾸준히 분석해야 하는 대상이다. 그들이 공통적으로 어떤 부정적인 의견을 피력하고 있는지 알아야, 위기관리에 있어 입장을 정리하고, 보다 효과적인 핵심 메시지를 디자인 할 수 있어서다.

    신속한 위기관리와 함께 모니터링을 통해 잘 준비된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이 초기 일반 공중의 비난과 비판들을 점차 희석시키는 핵심이다. 이런 전략적인 대응이 그들의 운동장에 뛰어 들어가 그들 하나 하나의 그림자와 맞서 싸우는 노력보다 효과가 더 나을 것이다.

    우선순위로 준비된 커뮤니케이션이 핵심

    한두 마디씩 부정적인 의견을 피력하던 사람들도 점차 지쳐갈 것이다. 거기에 위기관리 주체인 기업이 전략적으로 위기를 관리하고 준비된 커뮤니케이션을 한다면, 추가적으로 쏟아 부을 부정적인 의견도 밑천을 드러내기 시작할 것이다. 지속적으로 준비된 커뮤니케이션이 업데이트 되게 되면, 여기 저기 잔불만 남고 대부분의 공중들은 그 자취를 감추게 될 것이다. 궁극적으로 이런 결과가 성공적인 위기관리의 결과다.

    기업이나 유명인들은 위기가 발생하면 먼저 그 위기를 그대로 잘 들여다 보아야 한다. 이 위기로 인해 우리나 또는 내가 잃을 수 있는 것들이 무엇인지를 살펴 꼽아 보아야 한다. 그 다음에 그렇다면 그런 잃음을 만들어 낼 수 있거나, 그 잃음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이해관계자들을 살펴야 한다.

    당연히 그 핵심 이해관계자들을 읽고, 그들과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이다. 그 핵심 이해관계자들이 바라고 직간접적으로 조언하는 바를 찾아 해결하는 것이 위기관리가 된다. 어찌 보면 부정적인 이해관계자들을 무력화 시킨다는 의미와도 뜻이 통한다.

    절대 소셜미디어 계정으로 익명의 여러 공중들과 싸우지 말아야 한다. 기업에게는 기업공식 계정이 있을 것이고, 유명인 개인에게는 개인 계정이 있을 것이다. 공히 그러면 안 된다. 그렇게 해서 실제로 얻을 것이 없다. 당면한 위기를 관리하기 위해서는 더더욱 그래서는 안 된다.

    자사나 자신의 원통함을 해소 하겠다면서 마구잡이식으로 언론 인터뷰를 하고, 세세하게 상황을 설명하는 것도 그리 바람직하지 않다. 그것이 위기관리에 도움이 된다면 모르지만, 단순하게 일반 공중들의 부정적인 인식과 잘못된 이해를 바로잡기 위한 것이라면 그리 권장 할 만하지 않다. 더구나 논란에 불이 붙어 뜨겁게 불타 오르고 있는 그 순간에 장황한 인터뷰와 심경고백은 오히려 아주 좋은 새 장작이 될 것이다.

    여러 지인들을 만나 자신의 심경을 토로하면서 일반 공중의 무리함을 지적하는 것도 유효하지 않아 보인다. 심리적으로 하소연은 하고 싶고 일부 필요한 경우도 있지만, 그렇게 한다 해서 큰 흐름이 바뀌지는 않으니 그렇다. 오히려 더 여러 이야기들이 두서 없이 퍼져나갈 것이다.

    악의적인 공중들에게 소송을 하는 경우도 그렇다. 번지는 산불을 진화하겠다고, 극약 처방을 쓰는 셈인데, 위기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는 상황에선 이런 광범위한 소송전은 더욱 더 일반 공중의 비난을 생성시킨다. 오히려 악의를 가진 공중 일부를 더욱 더 단단하게 결속시켜 버리는 부작용이 발생하기도 한다.

    그렇다고 온라인이나 소셜미디어 작업(?)을 통해 일반 공중의 부정적인 의견을 희석하거나, 조작하려 하는 시도도 위험하다. 일부 기업들이 위기 시 상당한 예산을 들여 온라인 여론에 영향을 주려 애쓰곤 하는데, 사실 그 자체는 대부분 내부 정치적인 목적이 짙다. 최고 의사결정자에게 위기관리팀이 이렇게라도 맞서고 있다는 커뮤니케이션을 하기 위함이라는 의미다.

    실제로 들불처럼 번지는 부정 의견을 깨끗하게 희석하지도 못하고, 제대로 맞서 해명에 성공하는 경우도 별로 보지 못했다. 오히려 비밀스러운 작업을 들키거나, 스스로 드러내어 공중 여론을 더욱 악화시키는 경우들이 생기곤 한다.

    해야 한다면 집중 해 압도적으로 하라

    만약 커뮤니케이션 해야 한다면, 위기를 관리하기 위해 꼭 필요하다면 압도적으로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은 권장된다. 준비된 채널을 통해 준비된 메시지를 광범위하게 전파하는 것은 권장할 만 하다. 그러나 그 이외에 산발적이고, 목적과 기준이 모호하고, 개인적인 방식으로 이루어지는 커뮤니케이션은 지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싸우고, 지우고, 댓글을 달고, 복사해 붙이고, 아는 언론인들에게 전화 걸어 원통함을 호소하고, 세세한 내용들을 아주 길게 써서 익명의 여러 공중들에게 배포 게시하고, 소송을 걸고 하는 이 모든 대응들은 일반 공중을 향한 것으로 별 의미가 없다는 것을 기억하자. 그렇게 하고 싶어도 일단 한발자국 물러나 실제 관리해야 할 위기에 역량을 집중하자.

    상처를 신속하게 잘 치료해서 더 이상 고통스럽지 않게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자. 고통 그 자체에 너무 주목하지 말자. 상처가 사라지면 고통도 사라지게 마련이다. 사람은 상처 때문에 앓다 죽는다. 고통 그 자체 때문에 죽는 것이 아니다. 기업이나 유명인이나 위기를 맞았을 때 이 이야기를 꼭 기억했으면 한다.

     

  • 대형 위기를 우리는 왜 항상 몰랐었다 할까?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항상 몰랐다. 항상 대부분이 몰랐었다 한다. 대형 위기가 발생하면 그렇게들 군다. 그러나 책임 있는 자들에게 “정말 몰랐던 것인가?” 물으면 이내 답이 궁해진다. “꿈도 꾸지 못했던 위기인가?”라고 물으면 침묵 한다.

    위기관리를 해야 하는 주체에게 그 스스로 ‘몰랐던’ 그리고 ‘꿈도 꾸지 못했던 위기’라는 것이 어떻게 발생 가능할 것인가? 실제 현장에서 아무 전조(前兆) 없이 발생하는 위기라는 것이 대체 존재하는 것인가? 그렇지 않다. 그렇게 억지스럽게 이야기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가 문제의 책임을 져야 하는 책임자 일지 모른다.

    실제로는 ‘알고 있었다.’ 그랬을 것이다. 그 위기가 언젠가는 발생할 것으로 알고 있었을 것이다. 백 번 양보해서 그 위기가 ‘언제’ 발생할지 정도는 몰랐을 수 있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그 위기를 몰랐었다 할 수는 없다는 이야기다. 상당 수의 위기관리 주체는 ‘알았지만 관심 두지 않았던 것이다.’ 일부는 ‘알면서도 모르는 척 했다’ 이 말이 보다 정확한 말이다.

    우리나라에서 위기란 사전에 ‘알았다’ 또는 ‘몰랐다’의 주제가 아닌 것처럼 보인다. 차라리 조금 극단적인 표현이지만, ‘들켰다’ 또는 ‘들키지 않았다’의 주제가 아닌가 한다. 많은 조직들은 이미 해당 위기가 언젠가는 수면위로 떠올라 문제가 될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다른 말로 ‘올 것이 왔다’는 표현도 보다 현실을 정확하게 반영한 것일 수 있을 것이다.

    항상 대형 위기가 발생해 알고 보면 그 위기의 뿌리는 깊고 오랫동안 지속된 것으로 알려진다. 언론이나 규제기관이 몇 일에서 몇 주면 그 뿌리를 정확하게 캐내곤 한다. 만약 그 위기관리 주체가 그 보다 오랫동안 그 위기의 뿌리를 감지 조차 하지 못했었다면, 그것은 철저한 직무유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그렇게 완전하게 직무를 유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감지 했었지만, 개선이나 관리하지 않았을 뿐이다.

    왜 그랬을까? 왜 그럴 수 밖에 없었을까? 왜 매번 그래야만 했을까? 이는 사회적 임팩트가 큰 대형 위기를 제대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매우 중요한 질문이다. 상식적으로 누구든 자신 앞에 다가오는 위기를 알고 있다면, 스스로 재빠르게 그 위기를 완화시키려 하거나, 방지책을 찾아 나서거나, 관리 활동을 즉각 실행하는 게 정상일 텐데 왜 그러지 못할까?

    첫째, 위기 전조에 주목하지 않고 그냥 흘려 보낸 유형

    일종의 무관심이다. 철저한 직무유기일 수도 있다. 문제가 눈에 보인다 해도 자신들은 보지 못했다는 경우다. 잘 알려진 하인리히 법칙에서 이야기하는 300번의 전조와 관련된 이야기다. 큰 문제를 겪는 위기관리 주체들은 대부분 한번의 대형 위기가 발생하기 이전에 선행되는 전조들을300번씩이나 그냥 무시해 버렸다는 바보 같은 이야기다. 이는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현실적이지 않다. 아주 일부 무능한 조직을 빼고는 전혀 일반적이지 못하다.

    둘째, 위기 전조를 발견했지만, 이를 내부에서 공론화 하지 못한 유형

    이 경우 위기관리 관점으로 이렇게 이야기한다. “모든 위기 요소들은 직원들의 책상 속에 있다.” 숨겨져 있다는 것이다. 경영자 관점에서 보면 ‘숨겨져’ 있는 셈이다. 그러나 직원들 관점에서는 ‘관심 받지 못했던 것’이라고 한다. 이는 조직내부적으로 위기에 대한 민감성이 떨어지는 경우에 종종 해당한다. 한마디로 위기와 위기관리에 대한 관심이 부족한 조직이다. 이 때문에 일선에서 상부로 위기 전조를 보고 해도 의사결정 중요도나 선호도에서 한참 밀리게 된다. 실제 위기가 발생해 버리면 그 때가서 경영자들은 “몰랐었다”하는 이유가 된다.

    셋째, 위기 전조와 심각성을 알고 있었지만, 관리 의지가 없었던 유형

    이 경우도 생각보다 흔하다. 위기관리는 기본적으로 조직 내에서 정치적인 행위다. 이에 대한 정확한 이해 없이는 제대로 된 위기관리는 힘들다. 일부 부서에서 특정 위기의 전조를 발견했다고 치자. 이를 공론화 해서 문제 의식이 경영진 사이에서 형성 된다. 그 이후 일부 기업에서는 정치적인 논란이 발생한다. 이 전조에 대한 책임을 누가 져야 하는가? 왜 일이 이렇게 될 때까지 내버려 두었는가? 이 전조를 지금이라도 해결하자 하면 어떤 부서와 누가 다치게 될까? 누가 제일 고생 하게 될까? 그런데 누가 왜 이런 공론화를 하고 있나? 그 의도가 뭔가? 이런 조직 내 고민이 길어진다. 결국 누구도 아무도 직접 관리하려 하지 않게 돼버린다. 실제 위기가 발생하면? 이 경우에는 차라리 다 같이 몰랐다 하는 게 더 쉬워진다.

    넷째, 위기 전조와 심각성을 알고 있었지만, 관리 못할 이유가 더 컸던 유형

    ‘누가 함부로 이 위기를 관리하자고 할 수 있을까?’하는 위기다. 예를 들어 오너와 관련된 위기인 경우가 그렇다. 오너께서 앞으로 큰 문제가 될 만한 행동을 하고 계신다. 그 정황을 조직에서 감지했고, 그 심각성을 알고 있다. 그렇다 해도 해당 조직이 정작 위기를 관리할 수 있는 방법은 거의 없다. 오히려 위기를 관리하자고 나서는 부서나 임원은 다른 마음이 있다고 비판 받고 오히려 그런 경고 행위가 문제가 되어 버린다. 전조는 공식적으로 무시된다. 몰랐던 것으로 추후 알려진다. 정확히는 그렇게 알려지길 원한다.

    다섯째, 위기 전조와 심각성을 알았지만, 잘못된 대응책을 세웠던 유형

    대응책이 제대로 작동했다면 위기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 경우 위기가 발생했다는 의미는 이전에 실행된 대응책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거나, 오히려 위기를 더욱 더 키워 폭발 시켰다는 의미일 것이다. 잘못된 선택이라는 것이 이런 경우에 해당된다. 감지된 문제를 정공법을 통해 해결하려 하기 보다는 무마나 은폐 시도를 통해 사전 대응 하려 했던 경우다. 이 경우에는 사후에 ‘해당 조직이 문제의 심각성을 알고 있었다’는 의심을 크게 받게 된다. 실제로 사전에 실행했던 행위들이 일부 드러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경우에도 해당 조직은 “몰랐다”고 한다. 팩트가 어떻게 드러나건 지속적으로 몰랐다는 포지션을 지키려 노력한다.

    여섯째, 악당과 바보의 딜레마에서 살아 남기 위해 몰랐다는 택한 유형

    위기가 발생하면 바로 당면하게 되는 ‘악당과 바보’의 딜레마. 위기 발생 이후 많은 사회적 이해관계자들이 질문을 한다. ‘이 문제를 언제부터 알고 있었나?” 이에 대한 조직의 질문은 “알고 있었다”와 “몰랐다”의 두 옵션으로 나뉠 수 있다. 하지만, 만약 해당 문제를 “알고 있었다”라고 답하게 되면 해당 조직은 그 심각한 문제를 알고도 수수방관했던 ‘악당’이 되어 버린다. 더 이상 정상참작이나 사회적인 관용이 적용되기 힘든 상황이 되어 버린다.

    반면 “몰랐다” 답하게 되면 “어떻게 그런 큰 문제를 모르고 있었나?”는 비판은 받겠지만, 일부 책임은 면하게 된다. 대신 ‘무능한 바보’ 이미지를 떠안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조직들은 ‘악당’으로 인정 받느니 ‘바보’라는 이미지를 택하게 마련이다. 이런 이유 때문에 많은 조직들이 습관적으로 위기 발생 이후 “몰랐다” 이야기한다.

    이상의 유형들은 다시 한번 살펴보자. 실제로 몰랐던 경우는 극히 드물다 할 것이다. 몰랐다 이야기하는 것이 현 상황에서 보다 편리하고 상대적으로 안전하다 느끼기 때문에 몰랐다 한다고 이해할 수 있다.

    문제는 이런 ‘몰랐다’는 조직의 포지션이 실제로는 사실과 다르다는 것으로 밝혀지는 경우다. 해당 조직이 “몰랐다”고 했지만, 언론이나 규제기관이 밝혀보니 이미 ‘알고 있었던 것’으로 밝혀지는 경우다. 이미 그 조직이 해당 문제를 오래 전부터 인지하고 있었고, 그 문제를 수수방관 했으며, 오히려 그 문제를 덮고 숨기려 했고, 결국에 문제가 수면위로 떠오르게 되니 단순히 몰랐다 주장 하고 있다고 이해관계자들이 이해하게 되는 경우가 늘고 있다.

    그 만큼 이해관계자들의 관심과 영향력이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조직이 스스로 투명하지 않고서는 성공할 수 없는 위기관리 환경의 변화가 생긴 것이다. 비밀은 없다는 말도 요즘처럼 생생한 적이 없었다. 환경은 그렇게 훌쩍 변해 버렸다.

    그에 비해 조직이 가진 위기관리에 대한 관심, 문화, 역량, 습관, 방식들은 별반 변화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위에서 예로 든 여러 유형들을 골고루 답습하고 그를 반복하는데 익숙하기만 하다. 이미 여러 케이스에서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나는 데도 계속 ‘몰랐다’는 포지션으로 일관한다. 최초 얻은 ‘바보’의 포지션이 안타깝게도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져 결국에는 ‘바보 악당’이라는 최악의 상황이 되어도 조직들은 계속 ‘몰랐다’ 주장하는 것이다.

    지금이라도 그런 실패의 전철을 그대로 밟지 않으려면 위기관리에 대해 보다 큰 관심을 보여야 한다. 위기의 전조를 실시간 감지하려 애써야 한다. 그 심각성을 입체적으로 논할 수 있는 체계와 역량을 갖추어야 한다. 내부적으로 위기 민감성을 극대화 하고, 위기관리를 위해 이를 쉽게 공론화 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 제대로 된 사전 대응을 통해 위기의 발생을 지금보다 더욱 더 제한해야 한다. 실제로 위기가 발생하게 되면 정확하게 책임 범위를 설정하고 전략적으로 커뮤니케이션 해야 살수 있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조언을 추가한다.

    일선 조직이 문제의 전조를 감지했다고 치자. 그 문제의 전조를 입체적으로 분석해 해당 조직이 어떤 대응을 기해야 하는가 고민 할 때 참고 해 볼 기준이 하나 있다. 의사결정 그룹이 다 함께 모여 해당 전조를 놓고 이렇게 스스로 물어 보길 바란다.

    “언론이 이 문제를 세세하게 보도했을 때 우리 조직에게 어떤 상황이 예상될 것인가?”

    언론이 해당 문제를 보도하면 안 된다는 생각을 하기 이전에 말이다. 일단 보도가 아주 자세하게 된다 가정하고 그 이후를 생각해 보자는 것이다. 그 문제가 대대적으로 보도 되었을 때, 고객, 직원, 거래처, 규제기관, 기타 정부, 국회, 정치권, 시민단체 등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 그로 인해 우리 조직이 어떤 최악의 상황을 경험하게 될까? 이런 질문을 해 보자는 것이다.

    만약 그런 질문에 대해 “보도가 되어도 별반 우리의 책임을 묻는 분위기는 조성되지 않을 것이다” 또는 “보도되더라도 별 문제가 없어 이해관계자들이 우리 조직에 부정적인 태도를 보이지는 않을 것”이라는 답변이 주를 이룬다면 해당 전조는 아무 문제가 아닌 것이다.

    반면에 보도가 되면 우리 조직에게 큰 책임이 지워질 것이라던가, 많은 이해관계자들이 우리에게 부정적인 태도를 가지게 되고, 공격적인 영향력을 행사 하게 될 것이라는 답변이 나오면 이 전조는 필히 신속하게 관리되어야 하는 큰 문제인 것이다. 그 이전에 “이는 보도되면 안 된다”는 내부 느낌이 있다면 그 또한 심각한 문제의 전조란 의미다.

    사회에서 정상적인 조직이라면 언론을 통해 보도가 되어도 문제 없는 일만 해야 맞다. 언론에서 보도하려 해도 너무 당연하고 일반적이라 보도되지 못할 일들이 대부분인 게 정상이다. 만약 아주 일부의 경우 보도되면 민감할 전조들이 있다면, 필히 그 전조를 관리 개선하는 것이 당연하다.

    이런 지속적이고 민감한 감지와 개선 노력들이 있어야 위기는 관리 된다. 기존의 “몰랐다”는 비전략적인 노력은 점점 더 많은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경영 품질의 관점에서도 제대로 된 조직은 ‘몰랐다’는 이야기를 하면 안 된다. 그럴 리가 없고 그럴 수도 없으며, 그래서도 안 되는 것이 조직의 현실이다.

    항상 ‘몰랐다’는 포지션 뒤로는 ‘숨는 실행’이 따라온다. 한마디로 쉬쉬하는 것이다. 해당 조직은 당연히 커뮤니케이션을 제한하고 피해 다니게 된다. 이는 곧 위기 시 이해관계자들로부터 길티(guilty)의 제스처로 해석된다. 커뮤니케이션 하지 않으려 하지만, 실제로는 부정적으로 커뮤니케이션 하고 있는 셈이 돼 버리는 것이다. 얼마나 전략적이지 못한 대응인가?

    지금이라도 어떤 문제의 전조를 발견했다면 스스로에게 물어 보자. 이 것이 언론에 보도돼도 괜찮을 까? 그래도 아무 문제가 없을까? 진짜 그럴까? 이런 질문이 곧 위기관리의 시작이다.

     

  • 가만히만 있을 수는 없잖아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개인적으로 (일반인인) 저와 관련 해서 사회적 논란이 좀 생겼습니다. 여기저기에서 대응 자문도 받고, 또 선배들의 이야기도 듣고 있는데요. 온라인상에서 저에 대해 엄청나게 비난이 쏟아지고 있거든요. 여기에 대해 무언가 해명은 해야 하지 않을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질문하신 분이 일반인이라고 하셨는데요. 일반인이 사회적 논란에 연루가 되었다면, 가만히 따져보시기 바랍니다. 사후 자신에게 가장 큰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람들이 누구일까 하는 것이죠.

    논란에 대해 자세하게 말씀해주시지 않아 추측할 수 밖에 없습니다만, 사회적 논란이라 하면 일단 부정적으로 자신에게 실질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람들(?)은 경찰이나 그 논란에 관련된 사람들일 것입니다. 물론 피해자가 있다면 그 피해자도 중요한 대상이고요.

    일단 그 그룹을 핵심 이해관계자라고 합니다. 문제가 생겼다 생각되면, 빨리 그와 같은 핵심 이해관계자에게 모든 신경을 쏟아 부으셔야 합니다. 경찰의 조사를 받게 될 것이 예상된다면 빨리 변호사를 선임하는 것도 그 방법입니다. 그 후로는 변호사 조언을 듣고 그에 따라 핵심이해관계자 대응이나 커뮤니케이션을 함께 진행하셔야 합니다.

    찾아가 사과 하거나, 해명 하거나, 오해를 풀거나, 합의 하거나, 소송 대응을 하거나 하는 모든 활동들을 준비해 진행하는 것이 개인적인 위기관리 실행입니다. 그 외 주변 사람들은 대부분 이해관계자라 부를 수 없는 사람들인 경우가 많습니다.

    흔히 오해하는 것이 언론이 자신의 이해관계자라고 오해하시는 일반인들이 많습니다. 자신에게 부정적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 같아 보이기 때문이죠. 그러나 정확하게 보시면 일반인 분에게 언론은 직접적 이해관계자가 아닙니다. 사회적 논란을 키우거나, 오해를 확산 시키는 역할들을 그들이 한다 해도, 일단은 일반인들에게 언론은 쉽게 대응하거나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닙니다. 따라서 언론에 대한 자발적 접근이나 대응은 극도로 제한하셔야 합니다.

    또 착각하는 것이 온라인이나 소셜미디어 공중들을 자신에 대한 위협으로 생각하는 경우입니다. 아닙니다. 그들은 실체가 없고, 현재 당면한 이슈에 대해 해명이나 이해를 구해야 하는 대상이 아닙니다. 기업이나 정치인 연예인과 같은 유명인들은 일반인과 다른 입장입니다. 따라서 그들은 성심껏 언론과 온라인 공중에게 커뮤니케이션 하려 하지만, 일반인은 그리 할 필요가 없습니다. 실제로 대응하여 커뮤니케이션 한다고 해도 완벽하게 잘해 낼 수도 없고, 해서 상황을 안정시키는 경우도 매우 드뭅니다.

    일반인이 언론이나 온라인 공중들에게 개인적 커뮤니케이션을 하게 되면, 오히려 논란은 더욱 더 확산되고, 악화됩니다. 마치 굶주린 늑대떼에게 생 닭 같은 먹이감을 던져주는 상황이 되어 버리는 것입니다. 공중이나 대중으로 불리는 사람들은 실체가 없습니다. 그들은 이해관계자라기 보다는 구경꾼입니다. 모두가 한마디씩은 하는데, 만약 현재 논란이 사실 별것이 아니라는 것이 밝혀지더라도 사과하거나 반성하지 않습니다. 익명성이 있어서 그렇습니다.

    기업이나 유명인들은 평소에도 그런 실체 없는 여론을 먹고 삽니다. 이미 큰 규모의 사회적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일반인은 그냥 조그만 사회 구성원 중 하나일 뿐입니다. 언론이나 온라인상에서 활동하는 익명의 수많은 사람들에게 이해를 구하거나 해명 해야 할 이유가 별로 없습니다.

    일단, 핵심 이해관계자 대응에 먼저 집중하십시오. 그 대응이 잘 진행되고 있다 해도 지속적으로 해당 문제가 해결 될 때까지 그 문제 해결에만 집중하십시오. 스스로를 유명인이라고 온라인이나 소셜미디어상에서 착각하시면 안됩니다.

    정말 마음이 좋지 않고, 무언가 커뮤니케이션 하지 않으면 살 수 없겠다 하는 사정이 있다면. 제대로 준비하고 커뮤니케이션 하십시오 가능한 짧게 하시고, 공개전에 주변에 합리적인 생각을 하는 여러 사람들에게 메시지를 감수 받으십시오. 기업이나 유명인들의 메시지도 그렇게 만들어 집니다. 가능한 감정을 배제하고, 이성적으로 합리적으로 메시지를 쓰십시오. 그런 것이 가능하다고 해도 위기관리컨설턴트들은 일반인에게 이렇게 조언합니다. “하지 마십시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공중과 싸워 이길 수 있나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 임원 하나가 불미스러운 논란에 연루되었습니다. 온라인상에서 그 임원에 대한 비판이 강하게 일어 났고요. 여러 루머나 확인되지 않은 내용들이 돌아다니고 있습니다. 그 임원이 개인적으로 자신의 명예를 회복하겠다고 하는 데요. 공중과 싸워 이길 수 있을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이슈나 위기가 발생했을 때 이슈관리 주체가 직접적 이해관계가 존재하지 않는 ‘일반 공중’에 맞서 싸우는 것처럼 무모한 행동이 없습니다. 예전에는 이슈 발생 시 자신이나 자사에 대한 일반 공중들의 반응이 그렇게 피부에 와 닿지 않았었는데요. 요즘에는 온라인과 소셜미디어 등이 발전해 일반공중의 반응이 그대로 눈에 보여지게 되었습니다. 상당히 견디기 힘들고 고통스럽습니다.

    그래서 여러 기업이나 유명인들은 그 일반 공중들과 일전을 불사하는 이슈대응을 합니다. 자신에게 직접적으로 해를 끼치고 있다고 생각하고, 그들 각각에 대한 악의까지 생기면서 감정 컨트롤조차 스스로 힘들어지기 때문입니다. 잠도 오지 않고 억울해서 복수를 하고 싶어지기도 합니다. 그 심정이 이해가 됩니다.

    그렇다고 해도 조금만 한 발자국 물러나 심호흡을 하면서 전략적인 이슈관리 의사결정을 하는 것이 어떨까 합니다. 일단 이슈가 발생해 여러 논란이 일어나고 있을 때 불특정 공중들을 겨냥한 공격이나 세세한 해명은 별반 이슈관리에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맞서 싸운다고 해서 이길 방법도 사실 없습니다. 그 대상 자체가 형체가 없는 비난과 비판이기 때문입니다.

    그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존재하는 핵심 이해관계자에 대한 관리와 커뮤니케이션입니다. 이번 케이스를 보아도 해당 임원이 모든 관리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대상은 해당 논란에 관계되어 개입 할 가능성이 있는 조사 기관과 그 결과에 따라 입장을 정리할 회사 자체입니다. 그 두 핵심 이해관계자에 대한 집중적인 관리가 전략적인 우선순위에 있어야 합니다.

    이슈나 위기를 관리할 때에는 대응 역량을 효율적으로 배분해야 성공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개인이나 기업의 대응 역량은 기본적으로 유한한 것입니다. 따라서 그 전장이나 대상을 넓히게 되면 당연히 대응 효과는 감소하게 됩니다.

    고통스럽고 억울하고 해명 하고 싶고 해도, 일단 핵심 이해관계자에 대한 대응 준비와 대응 실행에 보다 많은 역량을 집중해야 합니다. 그렇지 못한 채 온라인이나 소셜미디어상에서 비판자들을 찾아 다니며 해명 하고, 소송 하겠다고 대응하고, 개인적으로 언론 플레이를 해서 일반 공중들이 만든 의혹에 일일이 대응하고 한다 해서 결론적으로 얻을 수 있는 실익은 없습니다.

    이는 기본적으로 이슈관리나 위기관리 목적과도 관련 되는 주제입니다. 이 케이스처럼 불미스러운 논란이 발생 했을 때 해당 임원이 추구하는 위기관리 목적은 무엇인가가 중요하다는 이야기입니다. 합리적으로 생각해 볼 때 해당 임원의 이슈관리 목적은 이번 논란과 관련해 가능하면 조사기관의 조사를 무사히 넘기는 것일 수 있습니다. 더 나아가 회사측에 대한 적절한 해명을 통해 자신에 대한 면책이 이루어지게 하는 것이 이슈관리의 목적일 수 있습니다.

    목적이 그렇다면 그렇게 이슈관리 역량을 집중하면 되는 것입니다. 만약 해당 임원의 이슈관리 목적이 일반공중들에게 광범위하게 인식되어 있는 자신에 대한 루머나 부정적 사실관계들을 바로 잡아 자신의 이미지를 이전의 것으로 환원하는 것이라고 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조사기관의 실제 조사가 어떻게 되든, 회사에서 자신이 책임 져야 할 일이 생기던 말던, 일단 일반공중을 대상으로 역량을 집중하겠다면 그런 경우에는 목적에 부합하는 이슈관리 실행이라 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목적은 현실적이지도 않고, 생산적이지도 못하니 문제입니다. 최악의 상황을 피하는 것이 위기관리하고 하는데, 그런 경우 최악의 상황을 스스로 만드는 결과를 초래합니다. 다시 한번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이슈나 위기 발생 시 일반공중의 인식과 맞서 싸우는 것은 매우 무모한 대응입니다. 대신 핵심 이해관계자들을 제대로 전략적으로 관리해 일반 공중의 인식에 ‘영향’을 주기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맞습니다. 결론은 같은 의미이지만 목적과 우선순위에 대한 개념을 지속적으로 기억하시라는 조언입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