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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땅히 해야 할 일을 적시에? [기업 위기관리 Q&A 311]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컨설턴트께서 위기관리의 정의를 ‘마땅히 해야 할 일을 적시에 하는 것’일 뿐이라고 말씀하셨는데요. 솔직히 ‘마땅히 해야 할 일’이라는 의미와 ‘적시에 하다’는 의미가 잘 와 닿지 않습니다. 마땅히 해야 할 일이라는 기준은 무엇인지요? 그리고 적시에 한다는 기준은 또 어떤 것인지요?”

    컨설턴트의 답변

    마땅히 해야 할 일이라는 의미의 기준은 몇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위기가 발생하기 이전에 ‘마땅히 해야 할 일’이란 사전에 위기나 이슈화 될 수 있는 문제 요소들을 찾아 내는 것, 그리고 그 찾아낸 것들을 개선하고 완화시키는 실행을 의미합니다.

    위기가 발생했을 때 의미하는 ‘마땅히 해야 할 일’이란 위기관리 주체가 해당 상황에 대한 정확한 분석과 여러 이해관계자들의 입장에 비춘 솔루션을 적절히 이행하고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입니다. 누가 보아도 당연하게 해야 할 일을 책임감 있게 실천하고, 그에 대해서도 성실하게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이 그 의미입니다.

    발생된 위기에 대한 적절한 관리가 이루어진 다음에 해당하는 ‘마땅히 해야 할 일’이란 지난 위기관리를 위해 약속했던 개선 계획과 재발방지 노력들을 실제로 행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함으로서 최종적으로 위기가 관리된다는 것이지요. 개선과 재발방지가 그 핵심입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기업들은 어떻습니까? 마땅히 해야 할 일에 대한 관심이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마땅히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알고 있으면서도 외면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마땅히 해야 할 일 보다는 하고 싶은 일만 선별적으로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위기관리를 위해 하고 싶은 일과 마땅히 해야 할 일이 서로 일치하지 않는 경우에 대부분 상황은 더욱 더 심각 해집니다. 따라서 마땅히 해야 할 일은 그 무엇보다도 우선 되어야 합니다.

    ‘적시에 하다’는 의미에도 몇 가지 기준이 있습니다. 먼저 이해관계자 관점에서 적시성이라는 것이 기본 중 기본입니다. 이해관계자 시각에서 이 정도 시각이면 ‘적절하다’ 하는 기준을 잘 잡아야 한다는 것이죠. 그 만큼 이해관계자에 대한 주목과 모니터링이 중요합니다.

    다른 ‘적시’의 기준은 자사 스스로의 통제를 기반으로 가장 이른 시간을 기준이라 해석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위기 발생 시 기업들이 대부분 신속하게 준비해서 대응 실행할 능력이 될 것이라 상상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경우들이 더 많습니다. 수많은 의사결정 루트를 지나다 보면 엄청난 시간이 소모됩니다. 훈련 수준이 다른 여러 실무자들이 같이 어우러지다 보면 적시 실행은 꿈 같은 의미가 되어 버립니다. 그렇기 때문에 평소 반복적 훈련이 중요한 것입니다. 적시의 가치를 위해서지요.

    마지막으로 적시의 기준은 전략에 기반한 적확한 타이밍을 의미하며 그 전략을 평가 기준으로 합니다. 이해관계자와 자사 실무진의 준비 완료 시기에 기반하여 구체적 타이밍을 적확하게 잡는 기술이 중요합니다.

    그럼에도 마땅히 해야 할 일을 적시에 한다는 의미가 이해되지 않는다면, 좀 더 위기관리 전반에 대한 생각과 실행 경험을 키우시기 바랍니다. 마땅히 해야 할 일에 대한 아쉬움, 적시성에 대한 아쉬움이 실제 피부에 와 닿아 보면 그 진정한 의미와 가치를 이해하게 될 것입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스스로를 먼저 통제하라? [기업 위기관리 Q&A 310]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이번 이슈관리에서 외부 이해관계자들을 설득시키는 것이 참 어려웠습니다. 그래도 저희 임직원들이 다양하게 협업해 커뮤니케이션 하며 이슈관리를 지속해 그나마 상황이 나아졌습니다. 그 과정에서 임직원들을 통제하는 것도 무척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스스로를 먼저 통제하라는 말이 와 닿습니다.”

    컨설턴트의 답변

    이슈관리나 위기관리에서 기업의 진정한 힘은 ‘스스로를 통제하는 것’으로 부터 나온다고 합니다. 반면 그 힘이 약한 기업은 스스로를 통제하는 것을 포기한 채 남들(외부 이해관계자들)을 통제하려 합니다. 스스로를 통제할 수 없는 기업은 남도 제대로 통제할 수 없기 때문에 이슈나 위기관리에서 애를 먹게 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업 내부 현장에 들어가보면 이러한 ‘스스로에 대한 통제’ 가치에 대해서는 크게 중요성을 느끼지 않는 경우가 많아 놀라게 됩니다. 일부 기업은 ‘스스로에 대한 통제’를 당연한 상수라고 보며 이슈나 위기를 관리하려 합니다. 실제로는 전혀 스스로 통제되지 않는 상황임에도 그런 착각을 합니다.

    어떤 기업에서는 ‘스스로의 통제’보다는 외부 이해관계자들과 공중에 대한 통제가 훨씬 더 시급하고 유효하다 생각하며 관리 노력을 그에 주로 집중합니다. 그런 경우 소외된 ‘스스로에 대한 통제’는 시간이 지나갈수록 점차 그 위해성을 드러냅니다.

    이슈나 위기관리 과정에서 기업 경영진이 자사 직원들이 현재 무엇을 하고 있는지 잘 파악하지 못한 채 대응 지시를 내리는 경우도 흔합니다. 현재 상황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는 파악하려 하면서 자사 임직원들이 그를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것이지요.

    일부 경영진은 ‘직원들이 현 상황을 관리하기 위해 무언가는 하고 있겠지’하는 막연한 상상만 합니다. 그보다 지금 우리가 무언가 결정해서 지시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믿습니다. 일단 경영진이 적절한 지시만 내린다면 일선 직원들은 일사불란하게 실행할 것이라고도 믿습니다. 그러나 종종 그런 믿음은 현실과 다르기에 문제가 생깁니다.

    경영진이 이슈나 위기 시 자사 직원들이 정확하게 무엇을 어떻게 하고 있는지 실시간으로 모를 수는 있습니다. 실제로도 실시간 단위로 보고받을 수 있는 체계의 효과적 운영은 매우 어렵습니다. 그러나, 일선에서 실행을 담당하는 직원들을 평소 훈련하고 전문화하여 위기 시 각자 마땅히 해야 할 일을 적시에 하게 만드는 체계의 구축은 실제로 가능 합니다. 그 체계 속에서 ‘스스로를 통제하고 있다’는 경영진의 자신감은 실질적인 것으로 매우 중요합니다.

    스스로를 통제하고 있는 기업은 사소한 이슈나 위기를 발생시키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스스로를 통제하는 기업은 어떠한 이슈나 위기가 발생해도 초기부터 일사불란 할 수 있습니다. 스스로 통제되는 기업 내에서 경영진은 일선이 무엇을 어떻게 하고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반대로 일선에서는 경영진이 어떤 전략으로 어떠한 지시를 내릴지 예측할 수 있습니다. 스스로에 대한 통제 없이 이슈나 위기를 제대로 관리한다는 것은 기술적으로 불가능해 보입니다. 어쩌다 보니 운이 좋아 상황이 관리될 수는 있겠지만, 두 세번 성공하기는 어렵습니다. 기업에서 스스로를 통제하기 위한 체계 구축에 보다 우선적 관심을 두어야 하는 이유가 그 때문입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감정관리? 무슨 뜻이지요? [기업 위기관리 Q&A 309]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는 이번 사건에 대해 공중이 너무 흥분했고, 이성적이지 않았다고 봅니다. 이래서 집단광기나 군중심리 같은 표현을 쓰는 것 같습니다. 사람들이 왜 그렇게 감정적으로 공분을 가지게 되는 것인지 솔직히 이해가 안 갑니다. 그에 대해 감정관리를 먼저 하라 하셨는데 그건 뭔 가요?”

    컨설턴트의 답변

    이슈나 위기가 발생했을 때 서구의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교과서에서는 대부분 ‘정확한 정보’를 신속하게 제공하라는 조언을 합니다. 정확한 정보가 공중이 느끼는 정보의 진공상태를 개선시켜서 그들이 보다 사실에 가까운 인식을 하게 될 것이라 보는 것이죠. 물론 정확한 정보는 이슈나 위기 시 힘을 발휘합니다. 실패 사례들을 보면 위기관리 주체가 정확한 정보를 적시에 입수하지 못했거나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던 경우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정확한 정보를 적시에 타겟에게 제공하는 것은 기본 중 기본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질문하신 것과 같이 상당히 많은 사례에서 정확한 정보의 제공만으로는 예상했던 결과를 도출하는데 한계가 있다고 느끼게 됩니다. 정확한 정보를 제공했는데도 언론에 반영되지 않을 때도 있습니다. 정확한 정보를 발표했는데도 사람들이 그 내용에 신뢰를 주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니 바로 이어서 해당 정보에 대한 검증과 반박이 줄을 잇기도 합니다.

    정확한 정보제공만으로 한계가 있다면, 그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자산은 그러면 무엇일까요? 감정에 대한 관리가 필요한 이유가 바로 이 때문입니다. 어찌 보면 감정관리가 이슈 및 위기관리에 있어 가장 선행되어야 하는 기본 대응이라 볼 수도 있습니다. 이슈나 위기 발생 시 공중과 이해관계자들에 대한 충분한 수준의 감정 관리를 실행한 후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성공의 완전공식이 될 것입니다.

    만약 공중이나 이해관계자의 감정을 정확하게 판단하지 못하고, 자사의 입장에 대한 합리적, 이성적, 논리적 접근만을 추구한다면 그 결과가 부실해지는 것은 당연합니다. 사람과 사람의 커뮤니케이션에는 항상 래포(rapport)의 형성이 전제됩니다. 상호간에 친근감과 신뢰감이 형성되어야 커뮤니케이션 다운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해지는 법입니다.

    따라서 이슈나 위기 발생 시 공중 및 이해관계자를 대상으로 하는 감정관리는 아주 중요한 커뮤니케이션 래포가 됩니다. 전문가들이 ‘우선 공감하라’ 하는 조언이 그 때문입니다. 논리적이거나 이성적으로 보이지 않는데도 기업들이 무언가 감정적 행동을 취하는 것들이 대부분 감정관리를 시도하기 위함입니다. 경영진이 공개적으로 깊이 고개를 숙이고, 조문을 직접 가서 무릎을 꿇고 울먹이며, 피해자 가족들을 만나서 절을 하고 허그를 하는 상황을 상상해 보시면 됩니다. 조문 연설을 하면서 오랜 침묵을 유지하거나, 비를 맞으면서 헌화하는 모습 같은 것도 다 감정관리의 일환입니다.

    감정에 먼저 주목하십시오. 이슈나 위기 상황을 둘러싸고 있는 공중과 이해관계자들에게 어떤 감정을 주어야 그 다음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할지 고민해 보십시오. 그러한 감정관리에 투여하는 노력과 시간 그리고 예산이 전혀 쓸데없거나, 부차적인 것이라고 폄하해서는 안 됩니다. 때에 따라 감정관리가 전부 인 경우도 있을 수 있습니다. 인간의 감정만큼 강력한 힘이 없습니다. 그 힘을 절대 거스르지 마십시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그들의 불매운동이 성공할까요? [기업 위기관리 Q&A 308]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얼마전 발생했던 문제 때문에 온라인을 중심으로 저희 제품을 불매하자는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여기저기 불매 관련 해쉬 태그가 공유되고 있고요. 그런데, 매장 반응이나 매출 기록을 보면 그 이전과 큰 차이가 없습니다. 저들이 떠드는 불매운동이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이번 질문도 어떻게 보면 ‘상황만 보지 말고, 상황을 둘러싼 사람들을 보라’는 조언으로 답변을 가늠해야 할 것 같습니다. 사실 한국에서 소비자가 주도하는 불매운동이 성공했던 사례는 극히 드뭅니다. 갑질 논란의 중심에 있던 모 기업과 일본 제품 불매 운동에 관련된 일부 일본 기업들이 일시적 영향을 받은 것이 그나마 대표적일 것입니다. 점진적 매출 하락에 있어서도 내부에서는 그것이 소비자 불매운동 때문인 것인지, 그 외 다른 요인 때문인지에 대해 명확한 판단을 내리지 못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많은 기업들은 소비자 사이에서 불매운동 이야기가 나오면 일단 상황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경향이 있습니다. 실제 대체제도 적절하지 않고, 지금까지 쌓아온 경험이나 제품 및 서비스 만족도, 마일리지나 포인트 등을 버리고 단순 불매할 수 있는 소비자들이 많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 때문입니다. 불매운동이 성공했던 전례도 없고 그것이 불가능하리라는 확신도 있으니 기업들은 불매운동 이슈를 단기간에 지나갈 바람으로 여기게 된 것입니다.

    문제는 그렇게 단순하게만 해당 이슈를 바라보아서는 이슈 대응에 제한만 생길 뿐, 적절하고 통합적인 이슈관리 전략은 수립되지 않게 된다는 것입니다. 온라인 공중 사이에서 불매운동 아젠다가 떠 올랐다면, 그런 상황에는 핵심적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그 이유가 무엇인지에 대해 좀더 구체적으로 들여다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것이 단순 시비나 트집잡기로 인한 것인지, 아니면, 근거 있는 사회적 공분 때문인지를 적절하게 판단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에 기반하여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야 합니다. 불매운동의 계기가 된 핵심적 이유에 대한 기업의 입장과 그에 대한 커뮤니케이션은 필수입니다. 불매운동이 어차피 성공하지 못할 것이기 때문에, 그에 대해서는 회사 입장이나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하지 않다는 단편적 대응으로는 진짜 숨어있는 문제를 해결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이번에 성공하지 못한 불매운동은 다음에 더 크게 이어질 수 있을 것입니다.

    더욱 중요한 것은 그 불매운동 아젠다와 활동을 바라보는 이해관계자들입니다. 일단 그런 아젠다가 생겨 활발히 공유되고 있다면 언론이 그에 대해 주목하고 대서특필하게 될 것입니다. 직원들이 영향을 받게 될 것입니다. 불매운동에 대해 몰랐던 비관여 소비자들도 점차 영향을 받을 것입니다. 그 흐름 전반을 바라보던 경쟁사들이 움직일 것입니다. 시민단체가 흐름에 편승할 수도 있습니다. 규제기관이나 수사기관이 그 소란에 주목하기도 합니다. 국회에서도 가만히 지켜 보고만 있을 수 없을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투자자나 주주들이 조용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이 같은 이해관계자에 대한 기업의 주목이 중요합니다. 상황을 넘어 사람을 보라는 주문이 그래서 의미 있는 것입니다.

    그들의 불매운동은 결국 실패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로 인한 후유증과 다른 이해관계자들의 개입은 회사를 장기간 더욱 더 어렵게 만들 수 있습니다. 단순 상황만 보고 원인이나 이유를 치료하려 노력하지 않으면 생길 수 있는 더 나쁜 결과입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위기는 합리적일 수 없다? [기업 위기관리 Q&A 307]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위기 상황을 보면 종종 한숨이 나옵니다. 특히 말도 안 되는 논란들을 보면 세상이 이상해 보일 정도지요. 사람들이 합리적이지 않으니, 위기나 이슈, 논란도 죄다 합리적이지 않은 것 같습니다. 원래 위기는 특성상 합리적이지 못한 것일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흥미로운 질문입니다. 위기가 과연 합리적인 것인가 아닌가 하는 것에 대한 주제인데요. 다른 관점에서 한번 보시죠. 만약 기업이 다양한 사전 징조나 문제들을 합리적으로 발견해 관리했다면 위기나 이슈, 논란이 발생했을지도 생각 해 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어땠을까요? 자사가 스스로 좀더 합리적이었다면?

    질문을 보면 경험하신 위기, 이슈, 논란이 모두 공중이나 이해관계자들의 비합리성에 의해서만 비합리적으로 생성 확산되었다는 생각을 하시는 듯합니다. 합리적으로 판단했을 때 자사에게는 아무 문제나 책임이 없었다는 주장 같습니다. 혹은 일부 문제나 책임은 있었더라도 그렇게까지 크게 문제가 될 것은 아니었다는 의미도 일부 포함되는 것 같습니다.

    맞습니다. 현실적으로 보아도 회사가 상당히 합리적인데도 불구하고 발생되는 합리적인 위기나 이슈는 상당히 드뭅니다. 회사가 합리적으로 사전적 관리를 했다면 합리적인 위기나 이슈는 상당수 소멸되거나 방지되기 때문입니다.

    합리적인 회사에게 발생된 위기나 이슈 중 일부는 경우에 따라 비합리적이거나 부분적으로 합리성이 결여된 위기나 이슈일 수도 있습니다. 다만 이 경우 필히 확인해 보아야 할 것이 있습니다. 그와 같은 경우의 위기나 이슈는 사회적으로 크게 주목받거나 문제가 되기 어렵습니다. 대형 위기나 이슈로 판정 받기 어려워 사회적 주목도 적고, 사후라도 신속하게 관리될 수 있는 경우지요.

    즉, 비합리적인 위기나 이슈가 발생해 사회적으로 큰 주목과 비판까지 받았고, 그에 대한 관리까지 무척 힘들었다면 그 회사는 어떤 회사일까요? 앞의 경우와 같이 상당히 합리적인 회사였을까요? 합리적인 사후 관리를 했을까요? 불행히도 그 회사는 그렇지 못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합리적인 기업이 엄청나게 비합리적인 위기나 이슈를 경험할 가능성은, 비합리적인 기업이 엄청나게 비합리적인 위기나 이슈를 경험할 가능성 보다는 훨씬 적다는 이야기입니다. 엄청나게 비합리적인 위기나 이슈는 그 만큼 엄청나게 비합리적인 기업에게 주로 발생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위기나 이슈 자체의 합리성에 있어서도 관점을 더하자면, 위기나 이슈는 근본적으로 비합리적인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다만 비합리성 정도의 차이지요. 우리가 재앙이라고 생각하는 지진, 태풍, 홍수, 쓰나미 등은 과연 합리적인 것일까요? 합리성이라는 잣대를 들이대어 싸우거나 맞설 수 있는 것일까요? 여론은 어떨까요? 여론은 항상 합리적이기만 할까요? 합리성을 가지고 싸워 항상 관리 가능할까요?

    위기나 이슈가 합리적이냐 합리적이지 않느냐 하는 논쟁은 더 이상 별 의미가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그런 근본적 비합리성을 인식하고 우리 기업 스스로 더욱 더 합리적이 되어 일부 위기나 이슈의 비합리성을 사전 사후에 관리해 나가야 한다는 것 뿐입니다. 그런 노력을 포기한 비합리적 기업이 되어, 엄청나게 비합리적인 위기와 이슈를 반복 경험하지는 말자는 것입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홍보실이 할 수 있는 게 없네요? [기업 위기관리 Q&A 301]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 회사에는 큰 규모의 홍보실이 존재합니다. 임원도 두명이나 있습니다. 그런데 항상 이슈나 위기가 터지면 대응을 잘 못해서 골치입니다. 다른 기업 홍보실은 나가서 기사도 막고, 문제도 해결하고 하는 것 같은데 저희 회사 홍보실은 할 수 있는 게 없다고만 하네요?”

    컨설턴트의 답변

    이슈 및 위기관리의 기본으로 들어가 다시 살펴보지요. 위기관리는 크게 상황관리와 커뮤니케이션 관리로 영역을 구분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공장에 불이 났다고 하면 그 불을 끄고, 직원들을 안전한 장소로 대피시키고, 공장내 위험 물질을 보호하고 하는 직접적인 역할을 상황관리라고 합니다. 이와 함께 공장 화재의 원인이 무엇이고, 회사가 어떻게 대응했고, 피해규모와 복구계획은 어떻게 되는지 등을 이해관계자들에게 커뮤니케이션 하는 활동을 커뮤니케이션 관리라고 합니다.

    사내 대부분의 일선 부서들은 각 사업 부문과 관련하여 위기 시 상황관리를 담당하게 됩니다. 말씀하신 홍보실은 커뮤니케이션 관리를 담당합니다. 이 구분을 정확하게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기업 위기관리에 문제가 발생되는 경우를 보면 실무부서들이 제대로 된 상황관리에 실패하거나, 상황관리를 해야 하는 부서들이 상황관리 대신 커뮤니케이션 관리를 시도한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반대로 커뮤니케이션관리를 해야 하는 부서가 상황관리에 몰두하거나, 제대로 된 커뮤니케이션 관리를 하지 못한다는 원인도 위기관리 실패 원인 중 한 부분입니다. 하지만, 앞의 상황관리 실패와 상황관리 부서들의 커뮤니케이션 관리 시도(협업 부재)가 문제인 경우가 훨씬 더 많습니다.

    자사 홍보실이 위기 시 별 역할을 하지 못한다고 생각되면, 몇 가지를 먼저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그 위기의 핵심인 상황에 대한 관리가 완벽했을까요? 상황관리를 담당했던 부서들이 커뮤니케이션 관리를 위해 홍보실에게 충분한 정보를 공유했나요? 상황관리와 커뮤니케이션 관리 부서들이 한 팀을 이루어 협업을 제대로 진행했나요? 상호간 업무 분담은 적절했나요?

    이 모든 부분이 잘 진행되었음에도 위기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면, 커뮤니케이션 관리를 책임지는 홍보실의 역량을 의심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제대로 된 상황관리 내용 조차도 외부 이해관계자들에게 적절히 커뮤니케이션 하지 못했다는 의미입니다. 많은 실무부서들이 지원해 주는 데도 홍보실이 자기 할 일을 못해냈다는 의미이기도 할 것입니다.

    그러나 반대로 위 모든 부분이 적절하게 진행되지 못했다면, 이는 상황관리를 책임져야 하는 경영진과 실무부서들이 위기관리 실패의 1차 원인이라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상황관리에 실패하고도 커뮤니케이션 관리에 성공하는 경우는 있을 수 없습니다. 이해관계자들을 위해서는 그런 방식으로 성공해서도 안 됩니다. 상당수의 경우 상황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기 때문에 커뮤니케이션 관리가 어렵고 효과가 떨어지게 되는 것입니다.

    이슈나 위기 시 홍보실이 제대로 된 역할을 하지 못한다면, 먼저 자사의 상황관리와 협업체계를 점검해 봐야 합니다.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은 그 기반 위에서만 생존할 수 있습니다.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은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마법이 아닙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유튜브의 부정 보도, 어떻게 하죠? [기업 위기관리 Q&A 299]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한 이상한 유튜버가 저희 회사에 대해 근거 없는 이야기를 동영상을 통해 퍼뜨리고 있습니다. 문제는 그 유튜버가 정치적 이슈를 다루고 있어서 소송을 해도 시청자 모금을 해서 응대하는 등 아주 고약한 사람들입니다. 이걸 어떻게 해야죠?”

    컨설턴트의 답변

    일단 법적으로 로펌과 함께 해당 유튜버에 대한 고소를 준비하고 계실 것으로 압니다. 그들의 보도내용이 다양하고 구체적일수록 소송에서 다룰 내용들이 많아지니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서 증거를 수집하면서 분석해야 하겠습니다.

    그와 별도로 생각해 보실 것은, 해당 유튜브의 주시청자가 어떤 타입의 사람들인가 하는 것을 먼저 분석해 보셨으면 합니다. 질문대로라면 정치적 이슈에 대해 진영적 관심이 많은 분들이 주로 시청하는 유튜브로 보입니다. 그들이 자사의 주요 고객이나 이해관계자들과 어떤 교집합을 이룰지도 한번 생각해 보시지요. 만약 그 교집합이 크지 않다면 그 유튜브 방송으로 인한 피해는 제한적일 것입니다.

    또한, 해당 유튜브에서 주장되었던 많은 내용들이 다른 정규 언론이나 온라인 등에 얼마나 확산되고 있는지를 판단해 보시기 바랍니다. 만약 해당 유튜브에서만 다루어지고, 다른 정규 언론에서는 실제 취재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면 그로 인한 피해 또한 제한적일 수 있습니다.

    사회적 여론이라는 것을 동해바다에 비유하자면, 한 두 유튜버의 주장은 한 바가지 정도의 오물로 간주할 수 있습니다. 매일매일 동해바다 만큼의 여론이 밀려오고 쓸려 나가고 하는 환경을 한번 생각해 보시지요. 문제는 그 작은 오물 한 바가지가 자사를 향해 있다고 생각하니 스스로 힘들고 어려운 것입니다.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지요.

    이슈관리에 있어 좀더 신경 써야 할 것이라면, 해당 오물 바가지가 얼마나 자주 만들어져 뿌려지고 있는가 일 수 있습니다. 그 오물 바가지에 영향을 받아 얼마나 많은 새로운 오물 바가지들이 생성되고 뿌려지는지도 신경 써야 합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여론의 바다는 광활해서 작은 오물들이 그 전체를 오염시키기는 매우 어렵다는 것을 이해하셨으면 합니다.

    그러면, 아무 조치를 하지 않아도 되느냐 물으실 수도 있을 것입니다. 아닙니다. 해야 할 조치는 해야 하는 것이 맞습니다. 할 수 있는 조치를 하지 않아서는 안 되겠지요. 해당 유튜버에 대해 법적 권리를 행사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상황에 따라 자사의 주요 이해관계자들에게 이해를 도모하는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것도 기본이 되겠습니다. 내부와 외부 이해관계자들과 좀더 많이 자주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은 꼭 필요합니다.

    하지만, 그 엉터리 주장에 회사가 너무 몰입하고, 사태를 과도하게 해석하고, 여러 다양한 접근과 기술로 반응을 하고, 결국 긁어서 부스럼을 만드는 실수는 하지 않아야 하겠습니다. 그 선동적인 유튜버에게 투쟁의 빌미를 주어서도 안 되겠습니다. 그들의 아마추어 취재에 넘어간다면 더욱 더 상황은 심각해 지겠지요. 화가 나고, 안타깝고, 슬프고 하시겠지만, 기업은 기업 나름대로의 정상적인 방식으로 크게 대응하시는 것을 상책이라 여기셔야 할 것입니다. 감정관리가 곧 이슈관리이기도 합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이해관계자로 빙의를? [기업 위기관리 Q&A 297]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부정 이슈발생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위기관리위원회가 대응을 준비하는 미팅을 하고 있습니다. 그 자리에 참석한 컨설턴트께서 여기 계신 각 부서가 이해관계자로 빙의 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하셨는데요. 이해관계자로의 빙의(憑依)란 무슨 의미인지요?”

    컨설턴트의 답변

    컨설턴트께서 빙의라는 단어를 써서 공감과 이해라는 개념을 재미있게 표현한 것 같습니다. 그 의미는 부정 이슈로 생각되는 안건을 둘러싸고 포진해 있는 이해관계자 각각의 시각을 회사가 미리 예상해 보고, 그에 따라 상황을 보다 정확하게 판단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해관계자 시각을 이해해 보라고 하면 흔히 위기관리위원회 구성원들은 감성적 공감을 머릿속에 떠올립니다. 하지만, 그것 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우선 각 부서별로 상시적으로 관리하는 이해관계자들이 있을 것입니다. 그 이해관계자 입장이나 시각은 담당 부서에서 사내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마련입니다.

    그런 종합적 이해를 바탕으로 회사가 당면 이슈를 정확하게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핵심입니다. 검찰과 법원의 입장과 시각을 가장 잘 이해할 수 있는 부서는 법무실일 것입니다. 노조의 입장과 시각은 노무관리팀에서 가장 잘 알 것입니다. 경쟁사나 업계 거래처들의 입장과 시각은 영업부문에서 가장 잘 알 것입니다. 규제기관과 관계부처 그리고 국회의 입장과 시각은 대관팀에서 잘 압니다. 언론의 입장과 시각은 당연히 홍보실에서 가장 잘 알겠지요.

    위기관리위원회에 참여하고 있는 대부분 부서장들은 주요 이해관계자들의 입장과 시각을 가장 잘 알고 있는 그룹입니다. 다 같이 모여 하나의 당면한 이슈를 제대로 바라보기만 하면 회사가 여러 이해관계자 입장과 시각을 360도로 이해하고 입체적으로 구조화 할 수 있게 된다는 의미입니다.

    정확하게 자기 부서가 관리하고 있는 이해관계자의 입장과 시각을 그대로 쏟아 내어 놓으면 된다는 것이지요. 그러나, 부서들에게 그런 전문성이 부족하거나, 사내적으로 그들의 입장과 시각을 그대로 쏟아내어 놓기 어려운 분위기 거나, 심지어 그들의 입장과 시각에 자사의 희망을 마구 섞어 부정확하게 공유한다면 문제는 발생됩니다.

    그런 경우 최고의사결정권자는 상황에 대해 부실하거나 왜곡된 이해를 형성하게 됩니다. 당면한 이슈와 그를 둘러싼 상황을 실제와 다르게 그리게 되는 것입니다. 당연히 유효하지 않은 전략과 대응 방안이 도출될 가능성은 커집니다. 때로는 상황을 너무 쉽게 판단하게 되거나, 반대로 근거 없이 심각하게 판단하게 될 것입니다.

    최고경영자의 의중을 미리 읽은 각 부서들이 이해관계자의 실제 입장과 시각을 그 의중에 맞추어 공유하는 우를 범하게 하는 분위기면 매우 위험합니다. 그들이 침묵하게 해서도 안 됩니다. 이해관계자 접점의 그들이 생생하게 이해관계자의 입장과 시각을 있는 그대로 내부에 전달할 수 있게 해야 제대로 된 상황 판단과 이슈대응이 가능해집니다. 그래서 아마 컨설턴트가 빙의라는 표현을 쓴 것입니다. 있는 그대로 가지고 와 풀어 놓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는 것입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공감대 형성이 중요하겠지요? [기업 위기관리 Q&A 296]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코로나사태로 저희 계열사 하나가 폐업을 해야 하는 상황에 처해 있습니다. 그와 관련해 노조를 비롯 이해관계자들이 투쟁을 계획하고 있기도 합니다. 경영진에서는 이 이슈가 가능한 기사화되지 않았으면 하시고, 홍보실에서는 공감대 형성이 더 중요하다고 보는데 의견이 어떠신 가요?”

    컨설턴트의 답변

    대부분 언론과 여론으로부터 부정적인 평가를 받는 이슈를 보면, 갑작스러운 발표와 공론화로 인해 후폭풍을 맞는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일정 기간 다양한 공감대 형성과 논의가 전제되기만 했다면, 그렇게 부정성이 극대화되는 상황은 피했을 이슈들이 꽤 많습니다.

    질문하신 맥락을 보아도 그렇습니다. 현재 2년에 걸쳐 전체 사회를 짓누르고 있는 코로나 사태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는 거대하게 형성되어 있습니다. 물론 그 사태로 인한 여러 기업의 경영 악화와 지속의 어려움 또한 일반적으로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그 다음 공감대 형성은 어떤 것이어야 할까요? 자사 계열사가 안타깝게도 폐업을 해야만 하는 상황이라면, 코로나 사태 발생 이후 해당 계열사의 여러 경영 상황과 실적 내용에 대한 꾸준한 커뮤니케이션이 있었어야 했을 것입니다. 물론 홍보라는 개념에서 볼 때에는 가능한 저조한 실적이나 부정적인 사업 상황을 숨기고 싶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슈관리 차원에서 필요하다면 그러한 치부를 그대로 드러내어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노력이 필요할 때도 있을 것입니다.

    그런 일련의 공감대만 형성되어 있다면, 회사의 생존을 건 의사결정에 대한 부정 시각은 최소화 될 것입니다. 노조를 비롯한 이해관계자들과의 갈등에 있어서도 사측은 공중에게 어느 정도 정상참작을 받을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이슈관리를 위한 환경적 부담을 상당부분 덜게 된다는 의미입니다.

    문제는 그러한 사전적 사회적 공감대 형성에 큰 노력을 하지 않고, 제3자들이 볼 때 갑작스럽게 폐업이나 변화를 발표하는 경우에 발생됩니다.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인지가 없던 관계로 사측의 의사결정 배경에 공중과 이해관계자들이 의문을 가지게 됩니다. 투명하지 않다 인식하게 됩니다. 무언가 비밀스러운 이유가 있을 것이라는 추측도 가능해집니다. 이 모든 것이 실제 이슈를 부정적으로 만드는 동력이 됩니다.

    따라서 이슈가 예정되어 있거나, 일부 발생된 초기에는 대부분의 커뮤니케이션 역량을 공감대 형성을 위해 쏟아 부어야 합니다. 항상 긍정적인 내용만을 커뮤니케이션 했던 평소의 태도를 바꾸어야 합니다. 왜 회사가 어려운 결단을 해야만 했는지 정확하게 설명하고, 그런 결단을 피하기 위해 구체적으로 어떤 노력을 해왔는지도 공유해야 합니다. 그 결단으로 인해 예상되는 여러 구성원의 피해는 무엇이고, 사측에서 어떻게 분담 또는 해결할 것인지에 대한 계획도 공유할 수 있어야 합니다.

    무조건 쉬쉬하고, 기사화를 막거나 피하고, 메시지를 통제하는 노력만을 해서는 사회적 공감대 형성을 통한 이슈관리에는 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습니다. 오히려 노조나 여러 이해관계자들은 그 틈새를 활용하여, 자신의 투쟁 목적을 달성할 수 있게 됩니다. 사회적 공감대에 주목하십시오. 누가 그 공감대를 적극 형성하여 활용하는가에 따라 이슈관리 성패가 갈립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블라인드와 공식입장은 다르거든요? [기업 위기관리 Q&A 294]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 회사와 관련한 부정 이슈가 발생해서, 저희가 신속하게 사과하고 개선책을 발표해 대응했습니다. 하지만, 그 직후 여러 직원이 익명 블라인드에서 회사 입장과 다른 이상한 이야기들을 하면서 사태가 더욱 악화되었습니다. 그것들은 회사의 공식입장이 아닌데 어떻게 해야 하죠?”

    컨설턴트의 답변

    일단 몇 가지 이슈관리 및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기본 개념을 꼽아보면서 현 상황을 해석해 보지요. 첫번째 개념으로 창구일원화입니다. 예전에는 이 창구일원화가 비교적 단순한 개념이었습니다. 이슈나 위기가 발생했을 때 언론 커뮤니케이션 창구를 일원화해서 불필요하거나 비전문적인 메시지가 바깥으로 나가지 않게 하자는 개념이었습니다. 규제기관이나 시민단체 등 여러 이해관계자들을 상대하는 창구들도 그와 같은 개념으로 일원화가 적용되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그런 일원화 개념이 유명무실하게 되었습니다. 기업과 이해관계자 접점이 수없이 다양화되면서, 동시에 창구 개념이 무력화되었지요. 심지어 공식과 비공식 커뮤니케이션간 구분도 흐릿해 졌습니다. 기업 구성원이 생각하는 공적 공간과 사적 공간 개념도 모호 해 졌습니다. 이런 새로운 환경에서 창구일원화라는 개념은 다시 규정될 필요가 있습니다.

    그 다음 개념은 진정성에 대한 것입니다. 진정성은 제대로 커뮤니케이션되지 않으면 그대로 전달되지 않습니다. 예전 그 진정성은 기업 커뮤니케이션 창구를 통하여 일사불란하게 전달되었고, 그에 기반해 공중과 이해관계자들이 해당 기업의 진정성을 이해하는 패턴이었습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사람들이 예전과 같이 기업의 공식창구를 통해 전달되는 포장된 진정성보다, 임직원 마음속 날 것 그대로의 진정성을 쉽게 엿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기업의 공식창구를 통해 표현되는 진정성과 임직원 마음 속 진정성에 큰 괴리가 존재한다는 것을 알아채게 된 것이죠. 기업 입장에서는 진정성이라는 개념 또한 다시 규정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그 다음은 회사의 공식입장과 개인 입장은 별개라는 개념입니다. 예전에 사적으로 언론에 코멘트를 해 문제를 일으킨 임직원은 ‘그것은 내 개인 시각이었고, 회사 시각이 아니다’라 변명하면서 스스로 구분을 지었습니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공중과 이해관계자들은 그런 구분을 무시하며, 회사와 개인을 동시에 비판했지요. 그때는 그렇게 일부 비웃음을 받기는 했지만 마무리는 되었습니다.

    최근에는 어떨까요? 개인의 입장과 회사의 입장을 구분하는 사람은 그 당사자가 아니라는 개념이 강해졌습니다. 굳이 필요하다면 그 메시지를 듣는 청자가 구분하는 것이지요. 즉, 개인의 표현된 입장은 곧 기업의 입장이라는 해석이 일반화되었습니다. 개인이 곧 기업이고, 기업이 곧 개인이라 받아들여 지는 것이지요.

    미국 기업 커뮤니케이션의 아버지라 불리는 아서 페이지(Arthur W. Page)는 이미 약 100년 전에 이런 새로운 환경에 대응하는 기업의 철학에 대한 조언한 바 있습니다. “기업의 진정한 캐릭터(성품)는 그 안의 사람들에 의해 표현된다.” 아서 페이지는 새로운 창구관리란 어떠해야 하며, 진정성은 어떻게 표현되어야 하며, 개인과 회사의 구분이라는 개념이 왜 무의미 한 것인지를 이미 기업에게 조언하고 있습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