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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버 커뮤니케이션 하라고요? [기업 위기관리 Q&A 228]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 위기상황에서 오버 커뮤니케이션 하라는 의미가 무엇인지 모르겠습니다. 위기가 발생하며 대부분 상황이 커뮤니케이션 하기 적절하지 않은 것들이라 상당히 고민스러운데 말이죠. 오버 커뮤니케이션하는 말이 혹시 일반적인 경우보다 훨씬 더 크게 자주 떠들라는 건가요?”

    컨설턴트의 답변

    위기관리를 위해 기업이 오버 커뮤니케이션 해야 한다는 의미에 대해서는 많은 분들이 궁금 해 하시는 개념입니다. 일단 오버 커뮤니케이션의 의미에 대해 살펴보시죠. 위기관리에 있어 오버 커뮤니케이션이란 ‘커뮤니케이션 해야 할 정보와 메시지들을 적절한 수준으로 지속 커뮤니케이션 한다’는 의미라고 볼 수 있습니다. 너무 ‘오버’라는 단어에 주목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기본적으로 위기가 발생하게 되면 정보와 메시지들이 제한되고, 여러 커뮤니케이션에 있어 어려움이 발생되는 데, 그런 상황에 먼저 주목하고 그런 제약을 뛰어넘자 정도의 의미입니다. 즉, 위기 시 ‘오버’는 곧 평시 ‘적절함’과도 일부 통한다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가장 중요한 오버 커뮤니케이션은 위기 시 사내에서 실행되어야 합니다. 모든 보고와 변수들에 대한 커뮤니케이션은 더욱 빠르고 자세하고 빈번하게 이루어 질 필요가 있습니다. 위기관리위원회와 최고의사결정자 간에도 오버 커뮤니케이션은 중요합니다. 위기 시 최고의사결정자가 커튼 뒤로 숨어 버리는 경우에는 어떤 조직도 제대로 된 위기관리는 불가능합니다.

    최고의사결정자 스스로가 자신이 바라보는 위기에 대해 먼저 이야기해야 합니다. 위기관리에 있어 따라야 하는 중요한 원칙과 철학을 자신의 입으로 이야기해 주어야 합니다. 모든 조언들을 어떤 기준으로 가지고 판단하고 싶은지에 대해서도 위기관리위원회에 이야기해 주어야 합니다. 최고의사결정자가 커뮤니케이션 하지 않고, 듣기만 해서는 어떤 위기관리도 가능해지지 않습니다. 시간만 흘러 상황만 악화됩니다.

    결정된 대응 지시 사항에 대해서도 사내적으로는 사일로를 넘어 부서간 긴밀한 오버 커뮤니케이션이 진행될 필요가 있습니다. 서로가 무엇을 누구와 어떻게 하고 있는지에 대한 커뮤니케이션도 필요합니다. 현장 반응에 대한 보고와 공유도 빈번할수록 좋습니다. 시시각각 변해가는 상황변화는 따라가기에도 벅찹니다. 오버 커뮤니케이션이 없으면 따라가는 것도 결국 포기할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외부로의 오버 커뮤니케이션도 마찬가지입니다. 이해관계자 우선순위가 세워지면 각 이해관계자별로 주어진 창구들은 최대한 오버 커뮤니케이션 할 필요가 있습니다. 전략적으로 만들어진 메시지가 있다면 더욱 더 오버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합니다. 위기관리를 위한 커뮤니케이션을 얼마나 열성을 가지고 하는지를 보는 이해관계자들은 그를 통해 기업의 진정성을 느끼게 됩니다.

    물론 로우 프로파일이 전략인 경우도 있을 수 있습니다. 이 때 외부로의 오버 커뮤니케이션은 적절하지 않은 것이 당연합니다. 하지만, 이런 로우 프로파일의 경우에도 지속적 전략 스탠스를 유지하기 위한 내부 커뮤니케이션은 오버로 진행될 필요가 있습니다. 자사의 로우 프로파일 전략이 제대로 효과를 발휘하고 있는지에 대한 분석을 기반으로 하는 내부의 오버 커뮤니케이션입니다.

    결국 위기관리는 내부적으로는 엄청난 오버 커뮤니케이션이 기반이 됩니다. 외부로의 커뮤니케이션은 전략적 선택으로 인해 갈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조직 구성원간의 커뮤니케이션, 특히 최고의사결정자의 리더십을 기반으로 하는 커뮤니케이션은 오버에 오버를 더 해 진행되어도 괜찮습니다. 숨거나 침묵하는 리더들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이 핵심입니다. 커뮤니케이션 합시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철학과 원칙? 그게 됩니까? [기업 위기관리 Q&A 227]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전문가들께서 위기 발생 시에는 기업의 철학과 원칙을 떠 올려 그를 기반으로 의사결정 하라는 조언을 하시는데요. 저희가 볼 때에는 그게 좀 교과서적인 것 같아서요. 그렇게 의사결정 하는 기업이 있을까요? 저희 회장님께 그렇게 말씀 드리기가 사실 어렵습니다.”

    컨설턴트의 답변

    기업이 위기관리를 위해 의사결정 할 때 기존에 자랑하던 자사의 기업 철학과 원칙을 기억하라는 이야기는 아주 오래되고 중요한 위기관리 전략 중 하나입니다. 왜 전략이라 하나면 실제 이를 실행 한 상당 케이스들이 성공적이었다고 평가 받는 검증된 위기관리 방식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기업도 다양한 유형으로 나뉩니다. 일단 기존에 뚜렷한 자사의 철학과 원칙이 존재하지 않는 기업도 있을 수 있습니다. 위기가 발생했다고 해서 뚜렷하지 않은 기업 철학이나 원칙을 만들어 낼 수도 없는 유형입니다.

    이런 경우 대부분은 당시 상황 논리를 기반으로 자사 입장에서 문제를 해결 해 보려 시도합니다. 위기관리 실행 방식을 보면 상당 부분이 안정적이지 않고, 이해관계자의 생각과도 다른 면이 많은 약간 어리둥절하게 되는 대응을 하는 기업의 유형입니다.

    두 번째는 평소 내세우는 철학과 원칙은 있는데, 그 것이 평시나 위기 시 의사결정에 큰 영향을 주지는 못하는 경우입니다. 입사시험이나 임직원 교육 때에는 특정 철학과 원칙이 담긴 키워드를 공유하고는 합니다. 하지만 임직원 모두 그것은 우리가 우리를 홍보하는 컨셉이고, 사업은 사업이니 그걸 연관시키는 것은 좀 무리라는 생각을 합니다.

    이런 기업의 경우에도 위기관리 방식을 보면 이랬다 저랬다 하는 경우가 보입니다. 유사한 위기 상황에서도 몇 년 전에는 고객 입장에서 흔쾌히 위기를 관리했지만, 올해에는 그냥 스리슬쩍 상황을 모면하려는 시도를 하는 다른 실행을 보입니다. 그 때 그 때 다른 것이죠. 철학과 원칙은 회사 회의실이나 강당 액자에만 쓰여 있다는 생각을 일부가 하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창업주나 본사의 강력한 의지로 수십 년간 자사 철학과 원칙이 공고히 공유되어 오는 기업도 있습니다. 대부분 큰 의사결정은 그런 방향성을 가지고 진행됩니다. 물론 위기가 발생했을 때는 더더욱 그런 철학과 원칙을 임직원이 상기합니다. 고객, 안전, 위생, 신뢰, 품질, 혁신, 사랑, 행복. 등과 같은 판단기준이 위기 상황과 이해관계자들에게 제대로 적용됩니다.

    이런 경우 위기관리는 실패하는 것이 더 어렵습니다. 상당히 아이러니 한 것이죠. 위기를 맞은 기업이 수십 년간 자신이 주창했던 철학과 원칙을 가지고 문제를 푼다는 데 이에 대해 비판이나 반대하는 이해관계자는 있을 수 없습니다.

    경영, 회계적으로 보아도 마지막 유형과 같은 기업이 사후 예후도 좋습니다. 그런 경우 사후에 이미지 관리나 명성 제고에 엄청난 예산을 쓸 필요가 없기 때문입니다. 장기화 되는 갈등을 풀기 위해 필요한 엄청난 로펌 비용을 들이지 않아도 됩니다. 지키지 못한 자사 철학과 원칙을 새로 바꾸면서 대규모 TV광고를 하지 않아도 될 것입니다.

    주어진 상황을 모면만해서는 사후 비용과 부담은 줄일 수 없습니다. 수 십 년 쌓아 온 자사의 명성 자산도 하루 아침에 물거품이 됩니다. 또 다시 그 배의 노력과 예산이 필요하게 됩니다. 그 와중에 회사의 상황은 악화됩니다. 허물어진 이미지 때문에 좋은 인력이나 투자자들이 모이지 않습니다. 회사를 다니는 직원이나 거래처도 회사를 창피해 하게 됩니다. 기업의 철학과 원칙을 지켜내는 것은 그래서 중요합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모종의 음모가 있다네요? [기업 위기관리 Q&A 226]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 회장님께서 이번 이슈는 정치권과 연결된 모종의 음모 때문에 우리가 희생양이 된 것이라 하십니다. 별 문제거리도 아닌데 그렇게 크게 이슈화 되고, 그로 인해 저희가 엄청난 피해를 보았거든요. 이 음모론이라는 시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컨설턴트의 답변

    위기가 발생하게 되면 종종 내부에서 이야기되는 것이 바로 그런 음모론에 대한 것입니다. 경쟁사의 음모다, 일부 온라인 인플루언서들에게 잘 못 보여 그렇다. 정치권에서 반대 진영이 음모를 꾸민 것이다. NGO나 여러 단체들이 작당해서 우리를 괴롭히고 있다. 위기의 원점인 직원이 모측의 사주를 받았다. 이런 시각이 대부분 음모론을 구성하고는 합니다.

    그런 음모론이 사실이라면, 그 음모론의 주체는 매우 전지전능한 상대일 것입니다. 우리 회사는 하지 못할 것을 뚝딱 해 내는 실력이 있는 셈이죠. 그 속에는 경쟁사가 우리보다 훨씬 강하다는 의식이 전제되어 있습니다. 온라인 인플루언서나, 정치적 반대 진영, NGO나 단체 그리고 모측의 사주를 받은 직원은 자유자재로 여론을 움직이고, 주변 이해관계자까지 끌어 들이면서 현란하게 음모를 실행하고 있는 것이니까요.

    우리 회사는 움직이기 어려워하는 언론을 상대는 쉽게 움직여 우리 회사를 공격하는 것 같습니다. 온라인 여론도 모종의 기법을 사용해 극대화시켜 버리죠. 미상의 그들은 정치권이나 검찰, 국세청, 식약처, 관세청 할 것 없이 가능한 규제기관을 다 동원하기도 합니다. 세상에 어떻게 그게 가능할까요?

    일단, 상식적이고 합리적으로 그렇게 전지전능한 상대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일부 능력이 있다 해도 우리 회사를 상대로 그렇게 다양한 준비와 시나리오를 짜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것이 쉽지는 않습니다. 상대가 그렇게 큰 도박이나 투자를 해 얻을 수 있는 것이 사실 무엇인지 알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별문제 아닌 것이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되었다 하는데요. 실제로 별문제 아닌 것은 그렇게 크게 사회 문제가 될 수 없습니다. 일단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되었다면, 별문제가 아니었던 것은 아닌 것이죠. 일부 문제가 있었다 해도, 그 일부가 사회적으로 큰 문제로 보이게 될 합리적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별 이유 없이 큰 문제가 되기는 어렵다는 것이죠.

    일반적으로 관리하기 어려운 대형 위기나 이슈에는 그렇게 음모론을 제기하게 되면 내부에서는 좀더 받아들이기 편안해지는 것 같습니다. 제대로 준비하거나, 대응하지 못한 위기에 대해 ‘자연재해였으니 어쩔 수 없었다’ ‘그 누구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할 성격의 위기였다’ ‘이번 위기는 불가항력이었다’ 이런 식으로 평가해야 마음이 편한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나, 좀더 관심 두어야 할 부분은 해당 상황을 좀 더 객관적으로 보는 태도입니다. 음모론을 전제하면 모든 상황이 편향적으로 보이게 됩니다. 이해관계자의 입장과 메시지를 색안경 쓰고 보게 되지요.

    당연히 그런 위기는 제대로 관리되지 않습니다. 그 위기관리로부터 배워야 하는 많은 값비싼 가치들도 흘려 보내게 됩니다. 어떻게 보면 음모론 보다 그런 부작용들이 더 무서운 것 아닌가 합니다. 위기를 관리할 수 없게 만드는 태도 그 자체 말입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우리 위기관리 어떻게 보세요? [기업 위기관리 Q&A 215]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지난 번 저희 위기와 위기관리에 대해서 좀 아시죠? 전문가 입장에서 어떻게 보셨어요? 저희가 적절히 잘 했나요? 아니면 잘 못한 건가요? 이제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지난 위기와 위기관리에 대해 가장 정확하게 잘 아는 사람들은 그에 실제 대응했던 인하우스 담당자들입니다. 그 위기 시종을 속속 다 알고 있으며 대응방식과 그 과정에서의 모든 의사결정을 자신들이 직접 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그들 스스로도 지난 자신들의 위기관리가 잘 되었는지, 못 되었는지, 누구보다 정확한 평가를 하고 있을 것입니다. 여러 이해관계자 접점과 채널을 통해 취합된 반응을 기반으로 1차적으로라도 성패를 분석했을 것입니다. 이후 매출 변화나 주가, 투자자, 거래처 움직임도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이렇듯 내부에서 취합된 정보들을 통합 분석해 보면, 자사의 지난 위기관리 성패를 평가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지금 질문하신 내용을 보면 자사에서 내부적으로 한 평가와 외부 전문가의 평가 간에 어떤 유사함이나 차이가 있을까 하는 궁금증이 있으신 것 같습니다.

    조언 드리자면, 정확한 외부 평가를 위해서는 소프트 사운딩이나 오딧(audit)을 통해 실제 이해관계자들로부터 다양한 의견과 평가를 받아 보시기를 권장 드립니다. 즉, 전문가들의 평가보다 실제 이해관계자들의 평가를 먼저 폭넓게 들어 보시라는 것입니다.

    저도 개인적으로 언론이나 특정 이해관계자들로부터 최근 발발한 A사의 위기관리를 어떻게 보느냐 하는 질문을 받고는 합니다. 위기관리를 업으로 하는 사람이라 나름의 시각을 이야기하지만, 그 때 마다 ‘저도 잘 모릅니다’하는 이야기를 하고 시작합니다. 그 위기에 대해 당시 가장 많이 알고 있는 사람들은 그 회사의 위기관리팀이기 때문입니다.

    전문가들은 위기관리 평가를 할 때 한두가지의 잘 한 점과 못한 점을 꼽아, 그것을 성패와 연결시켜 이야기합니다. 공통적 한계가 그 부분입니다. 위기관리라는 것을 큰 흐름과 그에 따르는 순리라고 볼 때, 드러난 한 두 포인트 만으로 성패를 완전하게 가늠할 수는 없다 생각합니다.

    물론, 케이스 스터디를 통한 아카데믹한 분석 방식에서는 원포인트 분석과 평가가 일부 유효하기도 합니다. 지금 말씀드리는 것은 실제 인하우스가 지난 자신들의 위기관리를 평가받기 원할 때라면 원포인트식 평가는 가급적 피하라는 것입니다.

    대신 지난 위기 시 의미 있는 기사를 작성한 기자를 찾아가 보시기 바랍니다. 의미 있는 논리를 주장한 인플루언서나 오피니언 리더를 책임 있는 임원이 찾아가 만나 보시기 바랍니다. 위기 시 회사를 힘들게 했던, 규제기관이나 단체 실무자도 만나 보시기 바랍니다. 심지어 그렇게 자사를 곤혹스럽게 했던 위기의 원점이라도 경우에 따라 만나 사후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왜 이런 일이 발생했는지는 자사 위기관리팀이 잘 알 것입니다. 문제의 핵심이 무엇인지도 가장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자사가 그에 대응해서 어떻게 했어야 했는지에 대해서는 아마 이해관계자들이 의미 있는 조언을 해 줄 수 있을 것입니다. 이미 진행된 자사 대응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느끼고 있는지도 그들에게 물을 수 있을 것입니다.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하는지도 마찬가지입니다. 직접 이해관계자들과 마주하시면 답이 나옵니다.

    전문가에게 어떤 가를 단순히 묻는 것은 환자가 처음보는 의사에게 나의 건강상태를 말해달라 하는 것과 유사합니다. 의사도 여러 문진과 조사/검사를 통해야만 환자의 건강상태를 평가할 수 있습니다. 얼굴만 보고, 또는 지난 이야기만 듣고 건강상태를 유추하지는 못합니다. 위기관리 평가에 대해서는 전문가보다 이해관계자에게 먼저 물어보시기 바랍니다. 전문가는 그 다음입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일단 입장문을 내고 볼까요? [기업 위기관리 Q&A 213]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지금 너무 시끄럽게 된 상태인데요. 이런 상황이니 일단 회사의 입장문을 내고 생각해 봐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아무 말 하지 않고 있을 수는 없으니까요. 본사나 대표이사님과 같이 입장을 정리하기 힘들 것 같아 일단 실무자들이 만들어 입장문을 내려 하는 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컨설턴트의 답변

    상황이 상황이니 만큼 그런 필요성을 느끼시는 것도 이해가 갑니다. 무언가 이야기 하라는 내외부적인 압력을 계속 견뎌 내기는 참 힘들죠. 내부에서는 여러 명이 분주하게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도통 정신이 없는데, 바깥에서 보기에는 회사가 아주 한가하게 입 닫고 돌아 앉아 있다는 느낌을 느끼기도 할 것입니다.

    우려되는 문제는 해당 입장문이 내부적으로 공식 확인을 득한 것이 아닌 경우 발생될 수 있는 부작용입니다. 본사나 대표이사로부터 공식 확인을 득하지 않고 입장문을 발표한다 해서 입장문에 ‘본 입장문은 실무자들의 의견일 뿐, 본사나 대표이사의 확인을 득하지 않았습니다’라고 명기할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일단 입장문이 발표되면 그 입장문 단어 하나 표현 한 줄은 회사의 공식 입장으로 인정 받게 됩니다. 운이 좋아 그 입장문이 이해관계자들에게 제대로 받아들여지는 경우면 모르겠지만, 또 다른 비판을 받게 되는 경우에는 바로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이 없어 질 것입니다.

    그 때 가서 ‘사실 이전 입장문은 저희 회사 공식 입장은 아니었습니다’라고 이야기할 수도 없기 때문입니다. 말 그대로 엉망진창의 상황이 되 버리는 것이죠. 그때 가서 이해관계자들로부터 “이전 입장문을 준비할 때 본사나 대표이사는 왜 관여하지 않았는가?” 같은 질문을 받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더욱 더 난감한 상황입니다.

    따라서 모든 공식 입장문은 본사나 대표이사의 확인을 정확하게 득한 것이어야 합니다. 본사나 대표이사가 아무리 정신 없고 바빠 구체적인 검토가 불가능할지라도, 외부로 나갈 공식 입장문은 실무자들이 나서 최대한 꼼꼼하게 검토 받고 확인 받아야만 합니다.

    한번 뱉은 말은 거두어 들일 수 없다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문제된 공식입장문에 대해 미처 검토하지 못했다. 그 부분은 간과했다. 꼼꼼하게 살피지 못했다는 변명은 제대로 된 변명이 아닙니다. 오히려 회사의 위기관리 의지나 진실성이 결여되어 있다는 추가적인 비판을 면치 못할 것입니다.

    경영진 입장에서는 위기를 맞았다는 것을 부끄러워하기 보다는, 그 위기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했다는 것을 부끄러워해야 합니다. 위급한 상황에서 모두가 정신을 가다듬고 정확하게 구성된 전략적 입장문을 함께 만들어 내는 노력은 위기관리에 있어 기본 중 기본입니다.

    바쁘시다. 한국에 안 계신다. 연락이 힘들다. 위기관리에 관여하시기 꺼려 하신다. 원래부터 외부 자료를 꼼꼼하게 안 보신다. 현재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고 계신다. 관심이 없으시다. 실무자들의 입장과 다른 입장을 피력하고 계신다. 이렇듯 공식 입장문을 제대로 내지 못한 기업에게는 여러 피치 못할 이유가 있기도 합니다.

    그러나, 본사와 대표이사로부터 일선 직원에 이르기까지 기억해야 할 것은 기억해야 합니다. 기업이 내는 모든 입장문은 공식 입장문입니다. 이를 통해 이해관계자들은 본사와 대표이사와 모든 구성원의 생각을 읽습니다. 당연히 때에 따라 그에 대한 책임도 묻게 됩니다. 따라서 모든 입장문의 내용은 책임 질 수 있는 것이어야 합니다. 원칙은 원칙입니다. 힘든 상황 속에서도 원칙을 지켜낸 기업이 성공합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사과문에 대표이사 이름은 빼도 되죠?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최근 몇몇 기업 사과문을 보니, 대표이사 이름을 빼고 ‘회사명’이나 ‘대표이사 배상’ 정도로 가늠하기도 하더군요. 어떤 기업에서는 사과문을 언론에게만 보내고 홈페이지 게시는 안하기도 하고요. 이래도 별 문제는 없는 거죠?”

    컨설턴트의 답변

    위기관리를 위해 하는 커뮤니케이션은 뚜렷한 목적과 의도가 있는 커뮤니케이션 행위입니다. 일반적 일상 커뮤니케이션과는 다른 부분이 많습니다. 가장 다른 점이 위기 시에는 자사의 커뮤니케이션 활동과 메시지가 이해관계자들에 의해 구체적으로 광범위하게 분석된다는 점입니다.

    일상에선 별 주목받지 못했던 메시지도 위기 시에는 다양하게 해석됩니다. 이해관계자들이 그 메시지의 배경과 의도를 궁금해하기 때문이죠. 이런 폭발적 주목도와 의혹 때문에 기업은 위기 시 자사의 커뮤니케이션 전반에 걸쳐 많은 주의를 기울입니다. 자사의 일거수 일투족이 전부 크게 보여 지기 때문입니다.

    질문하신 바와 같이 어떤 기업은 사과문에 굳이 대표이사 성명을 넣지 않으려 합니다. 대표이사가 꺼려하시는 경우도 있고, 실무 담당자가 꼭 그렇게 하라는 법은 없다며 대표를 안심시키기도 합니다. 또 어떤 기업에서는 이번 위기가 대표이사 성명을 걸 정도로 심각한 위기는 아니다 정의하기도 합니다. 다양한 이유와 배경으로 인해 사과문에서 대표이사의 성명이 사라지는 것이죠.

    사과나 해명문도 마찬가지입니다. 위기를 관리하기 위해 사과하고, 때로는 해명하면서 기업은 논란에 대응합니다. 그런데, 어떤 사과문은 기자들에게만 배포됩니다. 이 메시지를 기사화 해달라는 것이죠. 반면 고객들이 들락거리는 홈페이지에는 게시하지 않습니다. 그렇게 해야 할 필요가 있냐는 내부 공감대를 이룬 것이죠. 언론에게 해명하고 사과했으면 되었다 생각하는 것입니다. 이번 위기를 몰랐던 고객에게 까지 해명 사과하는 것은 오버액션이라는 내부 지적도 있을 수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은 위기관리를 목적으로 커뮤니케이션하기 전 기업 내부에서 내리는 의사결정의 큰 주제입니다. 물론 대표이사 성명을 꼭 넣어야만 하고, 넣지 않는 경우는 사과하지 않은 것으로 간주한다. 뭐 이런 원칙이나 이론은 없습니다. 사과문이나 해명문을 여기저기 게시하지 않으면 위기관리는 실패다 같은 원칙도 없습니다. 어떤 의사결정이든 기업의 생각과 의도만 잘 전달하면 되는 것이죠.

    그러나, 문제는 바로 그 대목 때문에 만들어 집니다. 기업의 생각과 의도가 종종 있는 그대로 커뮤니케이션 되지 않는 경우 때문이죠. 대표이사 성명을 사과문에 넣지 않아도 별반 주목받지 않으면 괜찮지만, 그 부분이 주목받는 경우 문제라는 것입니다. 이해관계자들이 대표이사 성명을 찾으면서 ‘왜? 다른 기업과 달리 여기는 대표이사 성명을 생략했을까?’하는 의혹을 만드는 경우입니다. 자사의 생각과 의도가 부정적으로 전달되는 결과를 얻게 됩니다.

    ‘왜? 이 기업은 굳이 언론에게만 사과문을 보내고, 고객에게는 직접 사과문을 보여주지 않는 걸까?’ 이런 불필요한 의혹을 생산한다면 해당 사과문 전략은 실패한 것일 수 있습니다. 왜 이 기업은 그때 그때 다른 대응을 할까? 우리가 볼 때에는 모두 비슷한 위기인데, 왜 대응 방식과 범위가 매번 다를까? 어떤 배경과 의도가 있는 것일까? 이런 위기 시 발생되는 의혹은 기업에게 큰 위협이 됩니다.

    자사의 생각과 의도를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목적과 정확하게 정렬시키시기 바랍니다. 위기관리를 하고 싶다면, 자사의 일부 다른 생각과 의도를 드러내서는 절대 안됩니다. 자사의 메시지를 이해관계자들이 잘못 해석하게 만들어서는 안됩니다. 대표이사 성명 하나,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공개하는 행위 하나가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전반에 걸친 자사의 생각과 의도를 왜곡 해석되게 만들어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잘한 위기관리, 홍보해도 괜찮겠죠?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그 유명한 타이레놀 위기관리 케이스는 이미 40년전에 존슨앤존슨이 했던 위기관리인데, 아직도 성공사례로 회자 되더군요. 저희도 이번 위기관리를 잘 했으니 대대적으로 홍보를 해 볼까 합니다. 성공사례로 만들려고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컨설턴트의 답변

    자사가 실행한 위기관리가 성공했다고 판단될 때, 그에 대한 세간의 평가를 홍보와 연결시켜 성공사례화 하려는 그 마음은 충분히 이해됩니다. 일부 내부적 어려움은 있었지만, 그걸 극복하면서 결국에는 성과를 냈고, 그에 따른 이해관계자 공감대가 있으니 이를 활용해 홍보해 보자 하는 것이겠지요.

    이해는 갑니다. 하지만, 위기관리는 그 자체로 홍보의 주제가 될 수는 없습니다. 성공한 위기관리란 무엇일까요? 무엇보다 위기를 만들지 않는 것이 성공한 위기관리입니다. 일단 위기가 만들어졌다면 그 위기관리는 성공이라 평가하기 힘들다는 의미입니다. 위기관리는 평소에 그 성패를 판단해야 합니다. 위기가 (관리되어) 발생되지 않고 있다면 그 자체가 위기관리의 성공이라는 이야기입니다.

    일단 위기가 발생되었다면 그 때는 위기관리라기 보다는 데미지 컨트롤(damage control)이라는 표현이 더 적절할 것입니다. 발생된 위기로 인해 자사가 받을 수 있는 피해를 여러 관점에서 최소화하는 작업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이전과 다른 위기관리 정의가 생겨나는 것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말씀하신 성공한 위기관리에 대한 홍보라는 것은 ‘발생된 위기를 우리가 잘 관리해서 데미지를 성공적으로 컨트롤 했다’는 수준의 것이 될 것입니다. 그러나, 여기에서 잘 살펴야 하는 부분은 ‘발생된 위기’라는 표현입니다. ‘발생시킨 위기’ 영역에 들어가는 경우와는 전혀 다른 것입니다.

    만약 해당 위기가 자사의 부주의와 이상한 활동으로 인해 자사 스스로 ‘발생시킨’ 위기라면 그에 대한 데미지 컨트롤은 별반 의미가 없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회사가 하지 않아야 하는 거대한 분식회계를 지속했고 불법 비자금을 조성하다가 발생시킨 위기 케이스를 보시죠. 그에 대한 회사의 사후 데미지 컨트롤이 아무리 잘 되었다 해도 이해관계자들과 공중은 그에 대해 박수를 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기업의 대표이사가 여러 성추행과 갑질을 지속하다 결국 위기를 발생시킨 내부고발 케이스도 마찬가지입니다. 기업이 자사 제품의 품질관리나 위생관리를 소홀히 하다 발생시킨 위기는 어떻습니까? 환경이나 안전 관리를 게을리하고, 그에 대한 조사를 무마하려 다 발생시킨 위기는 어떨까요? 여러 소비자 불만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고 그에 맞서 싸우다 발생시킨 위기의 경우는 어떨까요? 진작 기업이 해야 할 일을 제대로 했다면 발생되지 않았을 위기 말입니다.

    스스로 발생시킨 위기를 가지고 사후에 데미지 컨트롤을 잘했다 홍보한다면 대부분 그런 노력은 적절하지 않을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이를 위해 소위 말하는 바이럴 활동을 하고, 언론사 유가 기사를 통해 성공적 위기관리라 자평하고, 소셜미디어 상에서 성공사례 버즈를 일으켜 제3자 인증을 받으려 하는 시도는 자칫 위험한 시도일 수 있습니다.

    질문에서도 언급하셨지만 존슨앤존슨의 타이레놀 케이스는 존슨앤존슨이 ‘발생시킨’ 위기가 아니었습니다. 그 위기는 외부 범죄 의도에 의해 ‘발생된’ 위기입니다. 존슨앤존슨도 피해자 중 하나였다는 것을 기억하십시오. 자신도 피해자였지만, 더 중요한 피해를 입을 수 있는 환자와 그 가족들을 생각해 과감한 의사결정을 했기에 박수를 받는 것입니다. 이는 철학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스스로 위기를 발생시킨 기업이 사후 데미지 컨트롤을 잘 해 박수 받을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도 안됩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네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상황은 점점 이상하게 돌아가는데, 우리 회사 차원에서 위기관리를 위해 실행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자괴감이 듭니다. 몇몇 시도해 본 대응도 별로 효과가 보이지 않고요. 무언가 해야 하는데,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것이 없다니…이게 문제 아닌가요?”

    컨설턴트의 답변

    평시 마케팅이나 영업 차원에서 다양하게 많은 일을 해 보신 기업에서 이런 질문을 종종 하십니다. 평시에는 무엇이든 컨셉을 잡아 실행하면 반응이 좋고, 그에 따른 성과도 눈으로 보이는 것 같은데, 위기 시에는 그렇지 못하다는 느낌을 받으시는 것이죠.

    일부 기업은 빠르게 그리고 아주 민감하게 대응해 여러 다양한 위기 대응을 시도하는데, 평시의 그것과는 많이 다른 피드백이 돌아오기도 합니다. 실제 목표했던 성과가 얻어 지기는 커녕 반대 상황만 주어지는 이상한 경우들만 생겨나니 혼란스러울 것입니다.

    이런 조급함과 혼란함 탓에 일부 기업은 지속적으로 무리수를 두고, 더욱 다양한 위기관리 실행 프로그램들을 반복해 돌리는 실수를 범합니다. 상황이 생각대로 통제되지 않는다는 느낌 때문에 이런 실수들은 더욱 더 심해지고, 이내 늪에 빠져들어가는 형국을 경험합니다.

    “왜 여론이 잦아 들지 않을까?” “컨트롤이 안되는 걸!” “계속 무엇이든 해서 안정 시켜야 하는 것 아닐까?”하는 내부 논의가 줄을 잇습니다. 그러나, 기본으로 돌아가 보시죠. 일단 마음대로 되는 것이 없는 상황이 ‘위기’입니다. 위기란 그런 것입니다. 만약 마음대로 무엇이든 된다면 그 상황은 위기가 아닐 가능성이 높습니다. 단순 해프닝이겠지요.

    위기가 발생하면 어떤 것도 마음대로 되는 것이 없다는 사실을 기본으로 이해해야 합니다. 따라서 할 수 있는 것 보다 오히려 하지 않아야 할 것이 더 많습니다. 할 수 있는 것이 더 많거나, 무엇이든 해도 되는 상황이라면 그 또한 위기 상황은 아닌 것입니다.

    여론이나 이해관계자들은 위기 시 생각보다 단순하고 만만한 존재가 아닙니다. 이들을 기업이 스스로 통제할 수 있다는 생각도 버려야 합니다. 그들을 통제해야 위기관리에 성공할 수 있다는 생각도 오산입니다. 그들과 맞서 싸워 이겨야 한다는 생각을 하는 것도 제대로 된 위기관리관은 아닙니다.

    모든 것이 마음대로 되지 않고, 할 수 있는 것이 별로 없고, 하지 않아야 할 것만 수두룩한 상황. 그 불리한 조건 속에서 만만하지 않고, 통제나 싸워 이길 수도 없는 이해관계자들과 대치하는 그 상황이 바로 ‘위기’라는 것을 정확하게 인식해야 합니다.

    위기관리를 통해 싸워 이긴다는 생각을 먼저 버리십시오. 위기관리를 통해 위기를 기회로 만든다는 흔한 착각도 버려야 합니다. 위기관리를 잘했다는 평가는 위기를 관리해 나가면서 끝까지 핵심을 지켜 쓰러지지 않은 기업에게 내려지는 것입니다. 마치 위기가 없었던 것처럼 깨끗하게 문제를 해결해 버리는 경우는 실제 존재하지 않습니다. KO당하지 않고 견딘다. 이 생각이 위기관리를 보다 현실화하는 각오가 될 것입니다.

    거대하고 강한 상대와 겨루면서 유효하지 않은 펀치를 흩뿌리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체력만 소모될 뿐이죠. 자신이 약한 부분들을 제대로 파악해 끝까지 커버하면서, 시간이 흘러 이 경기가 마무리되기를 기다리는 현실적 마음도 필요할 것입니다. 정확하게 뻗어야 할 펀치만 가려서 꽂으면서, 단단하게 서서 맷집으로 견딘다 생각하십시오. 위기관리라는 것은 절대로 다양한 창조력을 발휘해야 하는 유리한 상황이 아니라는 점을 명심하십시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상황 브리핑은 얼마나 해야 하죠?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얼마전 한 사고 위기관리 케이스를 보니, 해당 회사가 상황 브리핑을 한번이 아니라 여러 번 하면서 기자들과 커뮤니케이션 하더군요. 저희 대표님께서 위기관리를 위해서는 그렇게 하는 것이 꼭 필요한 것이냐 질문하시던 데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컨설턴트의 답변

    위기가 발생하면 자사는 물론 주변 이해관계자 사이에서 엄청난 정보 수요의 폭발을 경험합니다. 아무 유효한 정보가 없는 상태라서 이해관계자의 정보 수요는 폭발하죠. 위기관리를 하는 기업 스스로도 획득한 정보가 없어 커뮤니케이션 못하는 것인데, 이해관계자들은 기업에서 정보를 숨기거나 변형시키고 있다는 느낌을 가지는 게 문제입니다. 전반적으로 기업이 해당 위기를 제대로 관리 못하고 있다는 평가까지 하게 되는 것이죠.

    기업 차원에서는 아무리 극심한 정보 공급 수요의 불균형 상황이라 해도 자사가 해당 위기를 제대로 관리하고 있다는 커뮤니케이션은 해야 한다는 것이 과제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위기 발생 초기 충분한 정보를 보유하고 있지 않아도 기업에서 일단 커뮤니케이션은 시작하는 것입니다. 그것을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이라 합니다.

    최초 충분한 정보를 자사가 보유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면 “충분한 정보를 획득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정보를 획득하면 추가로 커뮤니케이션 하겠다”는 자사의 의지를 먼저 커뮤니케이션 합니다. 한 마디로 “기다려 달라”입니다. 이런 초기 커뮤니케이션을 홀딩(holding)이라 합니다.

    그 후 실제 정보가 하나 둘 취합되면 무엇을 해야 할까요? 지금까지 정리된 위기 상황 관련 정보를 일단 정리해 자사의 입장 및 대응 사항과 함께 커뮤니케이션 합니다. 앞에서 홀딩하면서 약속한 커뮤니케이션이기 때문입니다. 이 때부터는 자사의 입장과 대응 사항들이 함께 전달되게 됩니다. 기업에서는 이 시기까지 대략적인 위기관리 전략과 대응 방안을 만들고, 실행을 개시해야 합니다.

    그 후 추가적으로 정보가 계속 들어옵니다. 기업은 그 전과 같이 일정 기간 종합된 정보를 정리해 기존 자사 입장과 대응 방안과 함께 다시 이해관계자들에게 전달합니다. 만약 변화된 상황이 있다면, 그에 따른 자사의 변화된 입장과 대응 방안을 추가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런 상황 브리핑을 언제까지 해야 할까요? 그 기준은 상황의 변동성 그리고 그에 따른 이해관계자의 정보 수요 여부에 따라 정해질 것입니다. 상황이 계속 변동되고 있다면, 그 상황이 어느 정도 정리되는 시기까지는 브리핑을 제공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이해관계자들의 정보 수요가 함께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만약 위기 상황이 이미 초기 마무리된 경우라면, 해당 건에 대한 브리핑은 한번이나 최대 두 번 정도로 진행합니다. 현재 진행 중인 사고 상황 같은 경우가 아니라면, 대부분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으로의 브리핑은 제한적으로 한 두 번에 끝납니다. 위기 유형마다 다른 기준이 있는 것이죠.

    중요한 것은 위기가 발생했을 때 기업이 정보 부족을 이유로 입을 다물고 있어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기업이 위기 시 경계해야 할 것이 바로 ‘정보의 진공’ 상태입니다. ‘정보의 진공’ 상태가 되었는데도 기업에서 적절한 커뮤니케이션이 없다면, 그 진공 상태는 다른 비공식적, 적대적 이해관계자들의 무책임 한 정보들로 곧 채워지니 문제가 됩니다.

    일단 그렇게 다른 정보들로 최초 공간이 채워져 버리면 그 다음에는 기업에게 상당히 힘든 싸움이 시작됩니다. 그런 환경에서 싸우기 때문에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은 실패합니다. 소위 말하는 기울어진 운동장이 되는 것이죠. 그 때문에 일부 기업은 지속적으로 브리핑을 시도합니다. 전략적인 것이죠.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어디까지 투명해야 하죠?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위기관리 전문가들이 위기 시 기업은 최대한 투명해야 한다. 거짓말 하지 말라. 정확하게 밝혀라. 이런 조언들을 하는데요. 위기가 발생했을 때 투명하게 밝힌다고 하면, 어디에서 어디까지 투명해야 하는 건가요? 숨김과 남김 없이 다 밝히라는 것은 아니겠죠?”

    컨설턴트의 답변

    미국의 위기관리 명언 중 이런 말이 있습니다. 투명성이라는 것이 “위기 시 기업의 모든 ‘더러운 빨래(dirty laundry)’를 바깥에 널어 놓는다는 의미는 아니다.’라는 말입니다. 일부 기업에서는 위기 시 이 ‘투명성’에 대한 조언에 상당한 고민을 합니다. 질문하신 것처럼 어디에서 어디까지 알려야 투명한 것인지에 대해 기준을 찾기 어려워하는 것이죠.

    문제 핵심은 누구도 자신의 ‘더러운 빨래’를 바깥에 널어 놓는 것을 원하지 않고, 반대로 누구도 일반적으로 기업의 ‘더러운 빨래’를 직접 보고 듣고 싶어하지 않는 다는 것이죠. 일부 정치적으로 기업을 공격하려 하거나, 문제를 빌미로 다른 의지를 구현하고자 하는 이해관계자 경우가 아니라면 대부분은 위기를 겪는 기업의 ‘더러운 빨래’까지 굳이 들추고 싶어하지는 않는다는 의미입니다.

    간단히 말하면 위기관리 관점에서 기업은 ‘적절한 균형’을 찾아야 합니다. 위기관리에 있어 투명성의 기준이란 핵심 이해관계자의 눈높이 그 이상이나 이하가 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이 기준입니다. 따라서 먼저 핵심 이해관계자가 바라보는 눈높이를 알고 이해해야 한다는 과제가 있습니다.

    그 다음으로 중요한 투명성에 대한 개념은 ‘신속함’입니다. 일단 위기가 발생했을 때 해당 기업이 ‘신속하게’ 커뮤니케이션 한다면 일단 해당 실행은 ‘투명하다’는 평가를 받게 될 가능성이 커집니다. 반대로 시기를 놓치고, 한참동안 침묵한 뒤 커뮤니케이션이 진행될 수록 투명성은 인정받기 어려워집니다.

    또한 투명성은 ‘빈도’와도 연관이 있습니다. 위기가 발생되었을 때 지속적 커뮤니케이션과 정기적 업데이트가 진행된다면 그 위기관리에는 투명성이 존재한다는 의미가 됩니다. 반대로 위기관리를 위한 커뮤니케이션이 중단되거나, 업데이트에 있어 수동적 자세를 보인다면 투명성을 인정받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투명성은 그 외에도 기존에 해당 기업이 보유했던 투명성의 가치 와도 연결되는 개념입니다. 평소 투명해 보이지 않던 기업은 절대 위기 시 투명하게 보일 수 없을 것입니다. 평소 투명하게 인식되었던 기업이 위기 시 투명하게 보이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평소 투명성의 가치를 얼마나 구현하고 있었는 가는 기업의 중요한 위기관리 자산입니다.

    질문하신 내용의 구체적 어감을 기반으로 추가 답변 드리면, 기업이 위기 시 공개해야 하는 정보의 투명성은 실무적으로 ‘제3자 검증 가능’ 여부라 정의하고 있습니다. 어떤 정보라도 최소한 제3자검증이 가능한 것이라면 최대한 공개해야 하며, 인정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고, 간단하게 제3자 검증이 가능한 정보를 숨기거나 부정하는 것으로 비추어지면 어려워진다는 이야기입니다.

    둘러보시면 공감하시겠지만, 또 다른 고민은 최근 제3자검증 가능 영역이 점점 더 넓어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소셜미디어상에 유행하는 것처럼 ‘네티즌 수사대’를 이겨 낼 기업이 점점 줄어들고 있기도 합니다. 이 이야기는 환경이 기업으로 하여금 ‘투명성’에 대한 실행을 점점 더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기업이 투명할 수밖에 없는 경영 환경이라는 것이죠.

    그래도 일단 위기관리 실행 차원에서 제3자 검증 가능 정보란 어떤 것인지에 대한 고민은 선행될 필요가 있습니다. 제3자 검증이 불가능한 정보인 경우에만 상황에 따라 기업의 전략적 선택 고민이 가능합니다. 그 정도가 투명성의 허용 범위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투명성은 절대 고해성사의 의미는 아닙니다. 영원히 그럴 수도 없습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