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그] 의사결정 구조

  • 위기시에 철학의 일천함을 드러내는 기업

    누가 봐도 성공한 가정이 하나 있다. 아빠는 사회에서 존경 받는 일을 하고 있고, 엄마 또한 주변에서 커뮤니티를 위해 좋은 일을 많이 하신다. 아이들도 공부도 잘하고 누가 봐도 멋진 가족이다.

    어느 날 이 집의 막내 아들이 같은 반 ‘혼혈’ 친구 하나에게 “더러운 튀기 새끼”라는 말을 했다고 알려졌다. 그런 심한 욕을 들은 아이와 아이의 부모도 그렇고, 담임선생님, 같은 반 아이들 전부가 이 아이의 욕설에 대해 심한 모욕감을 느꼈다.

    당장 모든 이해관계자들은 이 아이가 왜 이런 심한 욕설을 하게 되었으며, 이 아이의 아빠와 엄마는 이 아이의 행동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고, 어떤 조치를 취할 것인지 궁금해 하기 시작했다.

    이 성공한 가정의 아빠 엄마가 취할 수 있는 대응 옵션들은 다음과 같다.

    [옵션1] 아빠와 엄마가 아이의 실수를 전혀 인정하지 않고, 이해관계자들의 반응에 맞서 싸운다. “겨우 일곱살 밖에 안된 아이가 그럴 수도 있지 뭘 그렇게 난리들인가? 우리 가정의 성공에 대해 무슨 시기나 질투라도 하려는 것인가?”하며 싸운다.

    [옵션2] 아빠와 엄마는 아이의 실수가 부끄러워 그냥 침묵한다. 이해관계자들을 피하고 숨어서 나타나지 않는다. 물론 아이도 학교에 일정기간 보내지 않는다. 조용하게 여행을 간다.

    [옵션3] 아빠와 엄마는 아이의 실수에 대해 인정하고, 이해관계자들에게 미안하다 이야기하면서 “이 정도에서 마무리 짓자’한다. 마음에 상처를 입은 아이와 그 부모에게도 전화해 ‘실수니까 이해해달라. 미안하다’며 양해를 구한다. 아무렇지도 않게 아이에게 ‘그냥 실수였을 뿐이야’ 말해준다.

    [옵션4] 아빠와 엄마는 아이에게 엄격하게 잘못을 지적한다. “아빠와 엄마는 너희들에게 모든 친구들은 소중하고 존경해야 한다고 가르쳤었다. 그런 가르침에도 이번에 네가 그런 잘못된 말을 해 친구에게 상처를 준 것은 정말 잘 못한 일이다. 아빠와 엄마는 네가 그런 실수를 다시는 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이야기한다. 모든 이해관계자들에게 찾아가 사과하고, 이번 일을 교훈 삼아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되지 않게 하기 위한 여러 노력들을 이야기한다. 아이에게 일정기간 벌을 주고 반성문을 쓰게 했다는 것을 알리고, 재발방지를 다짐 한다.

    이상의 어떤 옵션을 택할 것인지에 대한 갈등과 고민이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에 있어 가장 첫 번째 중요한 단계다. 상황을 정확하게 해석하고, 기존에 우리가 가졌던 철학을 그 상황에 대입해보면 즉각적인 답은 나오기 마련이다.

    하지만, 기업의 철학을 직접적으로 위기상황에 투영하는 데에는 여러 용기와 철학에 대한 집착, 실천 의지, 내부 공감대 등의 변수들이 작용한다. 기업에서는 이런 고민의 과정을 내부 의사결정을 위한 과정이라 칭한다.

    그러나 이해관계자들은 이 내부 의사결정 과정을 알고 싶어 하지 않는다. 결론적으로 해당 기업이 어떤 확고한 의사결정을 내릴지를 예상하고, 기대할 뿐이다. 위 사례에서도 평소 성공적이고, 존경 받았던 책임 있는 가정으로서 위대한 아빠와 엄마가 어떤 결정을 내릴 것인지에 대해 예측은 가능하다.

    이해관계자들의 예측에 합당한 위기관리 옵션을 택한 가정은 해당 위기를 하나의 해프닝으로 만들어 관리하는 것이고, 당황스러운 옵션을 택한 가정은 해당 위기로 가정 전체에 대한 명성의 가식과 철학의 일천함을 드러내는 재앙을 맡게 되는 것이다.

    기업이나 기관의 위기가 해당 조직의 철학 수준에 대한 중요한 리트머스 기회가 된다는 이유가 바로 이 것이다. 이해관계자들이 올바른 기업상을 가지기 위해서는 기업들의 실수는 더 많아 져야 한다.

    관련 케이스: ‘찢어진 눈의 여성’ 논란…파파존스 사과 “근무자 실수, 교훈 삼을 것”

  • 위기가 발생했다? 빨리 마주 앉아라!

    위기가 발생했다? 빨리 마주 앉아라!

    한 명보다는 두 명의 머리가 낫다. 두 명보다는 세 명이나 네 명의 상황분석이 더 정확할 수 있다. 내부 사람들만으로는 절름발이 관점이 위기에 투영될 수 있으니, 외부에 믿을만한 카운슬과 함께 여러 시각을 검토해 보라. 그래야 안전하다.

    위기가 발생했을 때 가장 처음 해야 하는 일이 ‘서로 마주 앉는 것’이다. 대형위기에는 기업에서 미리 위기관리 체계 중 하나로 지정한 멤버들이 위기관리 위원회(위기관리팀)를 가동해 마주 앉는다. 중형위기에는 관련 부서들이 하나의 대응 그룹을 만들어 마주 앉아 회의를 하고 대응한다. 소규모 위기에는 하나 또는 두 개의 부서가 부서장의 지휘하에 마주 앉아 대응책을 마련한다. 빨리 ‘마주 앉는 것’이 기업 위기관리의 큰 역량이다.

    이 ‘빨리 마주 앉아라’ 하는 주문에는 몇 가지 현실적 제약점들이 존재한다. 첫째, 위기관리위원회 또는 위기관리팀을 소집할 때 체계에서 정한 해당 주관/유관부서 핵심 인력들이 정해진 시간에 마주 앉지 못할 확률이 상당히 높다. 모든 조직원들이 언제 발생할 지 모르는 위기만을 기다리며 상시 소집 대기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둘째, 일단 마주 앉아 무엇을 할 것인가에 대한 감 없이 무조건 소집되는 위기관리 조직 구성원들이 상당수 존재한다. 기업에서 ‘A라는 위기가 발생하면 나는 위기관리 위원회 구성원에 속해 소집에 응한다’는 R&R을 보유/인지만 해도 절반은 성공한 체계라 불린다. 그런 체계하에서도 특정 의사결정 장소에 소집된 구성원들은 소집에 응할 뿐 소집 후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정보를 가지지 못한 경우들이 많다.

    셋째, 마주는 앉았는데 상황에 대한 정보가 적절하게 취합되지 않았고, 계속 업데이트를 받고 있어 실무자들이 앉아는 있지만 집중할 수 없는 경우다. 실무 핵심들이 위기관리 위원회로 구성되어 있는 기업들이 이렇다. 이들은 계속 위기관련 전화를 받아야 하고, 이메일과 인트라넷으로 상황을 컨펌 해야 한다. 문자는 쏟아지고, 반복적인 통화들이 많아진다. 이런 상황에서 무조건 여럿이 한자리에 앉아만 있다고 해결되는 것은 없어 보인다.

    넷째, 마주 앉은 이유가 ‘빠르고 통합적인 의사결정’인데도 불구하고 이를 위한 핵심 임원들과 CEO들은 초기부터 자리를 같이 하지 않는 경우다. 빠르고 통합적인 의사결정이 될 리가 없다. 위기관리 위원회를 실무자 중심으로 꾸며 놓으면, 위기관리 위원회에서의 모든 의사결정은 또 다른 상위 의사결정과정을 거치게 된다. 당연히 한번의 의사결정으로 상황이 초기 관리되지 못하고, 여러 번의 의사결정을 반복하며 시간을 흘려 보낸다.

    이런 이유들 때문에 일부에서는 ‘마주 앉아 있는 것이 만사는 아니다’는 주장을 한다. 절반은 맞고 절반은 틀린 말이다. ‘빨리 마주 앉아라’하는 주문은 충분한 (완벽하지는 않아도) 체계를 갖춘 기업에게 향한 성공적 위기관리의 주문이다. 체계를 갖춘 기업이란 앞의 네 가지 현실적 제약과 장애물들을 평소에 고민해 해결 또는 완화한 기업이란 뜻이다. 반복적으로 경험되는 이런 문제점들을 평소에 공유하고 개선한 노력이 있었던 기업들이다.

    보통 그런 진지한 고민을 해 보지 않은 기업들이 ‘마주 앉아 있으면 뭐하나?’하는 질문을 하게 마련이다. 정확하게 말하면 마주 앉는 것이 ‘먼저’가 아니라 위기 시 마주 앉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평소에 체계를 만드는 일이 ‘먼저’라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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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커뮤니케이션은 항상 맨 나중에 위치한다

    기업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담당자들이 항상 힘들어 할 때는 회사의 위기발생시 먼저 커뮤니케이션이 앞장 서야 하는 긴박함을 느낄 때다. 사실 커뮤니케이션은 의사결정 또는 실행 이후에 위치하는 게 합리적인 것인데 그렇지 못한 상황들이 자주 발생하니 힘들다.

    기업 내에서 시간~분 단위 데드라인에 맞추어 돌아가는 몇 안 되는 담당자들이 바로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담당자들인데 이들에게 가장 중요하고 절실한 것은 최고의사결정자들의 ‘빠른 의사결정’이다.

    물론 최고의사결정자들이 ‘빠른 의사결정’을 내리기 위해서는 그 이전에 실무 단에서의 빠르고 정확한 상황분석 보고가 선행되는 게 맞다. 전체적으로 빠르고 정확한 내부 커뮤니케이션이 선행되는 게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그래야 많고 다양한 외부 이해관계자들에게 적시(timely)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게 된다.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담당자들이 이보다 더 곤혹스러울 때는 의사결정이 자꾸 번복되는 상황 일 때다. 그 이전 의사결정에 영향을 주는 새로운 추가 상황보고들이 올라오는 상황도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담당자들을 힘들게 한다.

    특히나 외국기업들의 경우에는 준비(preparation) 업무가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업무의 절반 이상인 경우들이 많다. 문제는 1차적으로 최고의사결정자들의 의사결정이 이루어진 직후 상당 시간과 여럿 인력들을 투입해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팩을 준비하고 대기할 때 발생한다. 1차 의사결정과는 사뭇 다른 의사결정이 내려오면 이전의 준비작업은 다시 처음으로 돌아간다. 이런 처음으로의 회귀작업을 두세 번 이상 하다 보면 위기관리를 위한 준비(preparation)가 과연 필요하거나 가능한가 하는 자괴감을 가지게 된다.

    의사결정이 항상 단번에 끝나야 하고, 절대 변경되어서는 안 된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의사결정이야 언제나 변화 가능하다. 하지만, 중요한 핵심은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은 항상 나중에 위치하니 이를 배려해 주는 것이 옳다는 것이다. 확실한 의사결정 이전에 일단 준비하고 보자 하는 것은 상당히 무의미한 작업이 될 가능성이 많아 자제해야 한다.

    만약 이렇게 모래성을 쌓고 무너뜨리고 하는 작업을 반복하기 싫은 실무자들은 여러 의사결정 시나리오들을 한꺼번에 짜놓고 이 옵션에 따라 각각의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준비 작업을 동시에 진행하는 게 좋다. 이 또한 상당한 전문성과 시간 그리고 노력이 들겠지만, 의사결정이 변화함에 따라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소모적인 업무에서는 많은 부분 벗어 날 수 있어 좋다.

    위기가 발생했을 때 최고의사결정자들이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은 맨 마지막에 위치하니 우리가 가능한 빨리 의사결정을 내려주자’하는 생각을 해달라는 거다. 그리고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이 일단 진행되었으니, 앞의 의사결정을 뒤 엎는 무책임해 보이는 의사결정 번복은 가능한 자제하자’하는 생각을 가져달라는 이야기다. 이를 위해 체계적으로 더욱 정확하고, 빠르고, 신중하고, 전략적인 의사결정과 배려들이 있었으면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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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국규모의 정전 사태? 문제는 커뮤니케이션이야!

    이번에도 전력 서비스를 하고 있는 많은 관련 기관들은 이해관계자들과 커뮤니케이션 하지 않았다. 했다고 했는데 너무 늦었다. 한다고 했는데 제대로 하지 못했다.

    문제는 항상 커뮤니케이션이다. 커뮤니케이션만 제대로 했었다면 국민들이 이렇게 패닉에 빠지고, 이렇게 분노하지는 않았다.

    전력을 공급하는 한국전력공사에는 시민들의 문의 전화가 빗발쳤다. 엘리베이터에 시민들이 갇히면서 전국적으로 400여 건의 구조 요청이 쏟아졌다. 신호등이 꺼진 차로에는 경찰들이 나와 수신호로 차량들을 운행시켰다. 놀란 국민은 집과 사무실을 뛰쳐나와 “테러가 발생한 것 아니냐”라며 불안해하기도 했다.[동아일보]

    하지만 지경부, 한전, 전력거래소는 문제의 핵심을 상황관리 부분에만 한정해 바라보는 듯 하다.

    최 장관은 전날 서면으로 발표한 ‘국민 여러분께 드리는 말씀’ 자료에서 “오늘 전력수급 상황이 급변할 것을 예측하지 못해 한전과
    전력거래소가 사전에 예고하지 못한 상태에서 순환 정전(단전)이라는 불가피한 조치를 하게 됐다”면서 “국민 여러분께 큰 불편을
    끼쳐드리게 되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동아일보]

    지경부 장관이 발표한 서면 사과문에 ‘국민 여러분께 큰 불편을 끼쳐드리게 되어’라는 표현이 있는데, 기본적으로 더 큰 불편과 분노를 발생하게 만든 이유 (커뮤니케이션의 부재)에 대해서는 그리 심각하게 생각하는 것 같아 보이지 않는다.

    한전 측은 문제의 핵심인 ‘사전 커뮤니케이션의 부재 및 실패’에 대하여 다음과 같은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에 대해 한전 측은 “순환정전 실시 1시간 전에라도 알려줬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지만 지역마다 전력상황이 다른데다 전력소비량 역시 매 순간 변하는 만큼 전력 예비율을 감안해 이를 미리 고지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한국일보]

    대변인으로 보이는 창구가 ‘사실상 불가능 하다’라는 해명을 하고 있다. 위기 시 위기관리 주체가 ‘사실상 OOOO은 불가능했다’라 이야기 하는 것은 ‘우리는 위기를 관리할 능력이 없다’는 고백과도 같은 메시징이다. 또한 이 ‘사실상 불가능 하다’라는 메시지는 ‘앞으로도 또는 지금이라도 동일한 커뮤니케이션 실패가 반복 될 것’이라는 아주 실망스러운 메시지로 해석된다. 이해할 수는 있다 해도 대변인으로서 전략적이지 못했다.

    하단 보도를 보면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 내부 매뉴얼을 따르는 것에도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또 지경부 장관에 보고를 명시한 대목은 거론하지 않고는 전력거래소가 지경부와 협의하게 돼있다는 설명만 곁들이면서 그것이 지켜지지 못해 유감이나 “워낙 급박한 상황이었다”는 점을 감안해 달라는 뉘앙스를 풍겼다. 지경부 고위관계자는 이날도 “더 큰 대단위 정전 사태를 막기 위해 급박한 상황에서 제한 송전을 한 것이기 때문에 그런 정황을 감안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동아일보]

    전반적인 지경부, 한국전력, 전력거래소의 포지션을 보면

    1. 일단 블랙아웃이되는 최악의 상황은 방지했으니 위기관리에 실패하지는 않았다.
    2. 일부 사전 고지에 대한 불만들이 있지만, 주요사업체들에게는 사전 고지를 했으며, 일반 가정과 같이 상대적으로 중요도가 낮은 불특정다수의 이해관계자들에 대한 고지는 시간관계상 불가능한 것이었다.

    이와 같이 해석된다. 상황관리에 성공했으니 커뮤니케이션 관리에 일부 문제가 있었던 것은 그냥 이해해 달라는 포지션이다.

    위기 시 기업 내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경험들을 기반으로 이번 커뮤니케이션 실패의 원인들을 유추해 본다.

    1. 이번 순환정전을 조치한 프로세스로 볼 때 모니터링, 상황파악과 의사결정은 한 개의 라인으로 잘 연결되어 있는 듯 하다. 상황관리에 빠르게 잘 대처했다는 자평이 나올 수 있는 부분이다. 그러나 최소한 의사결정 라인상에서 위기관리를 위한 ‘커뮤니케이션 그룹’이 제외되어 있었거나, 활동에 현실적 제약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2. 매뉴얼 상에서도 내부 의사결정을 위한 보고라인에 대한 명시는 존재하는 것 같아 보인다. 하지만, 외부 이해관계자들에 대한 커뮤니케이션 채널과 커뮤니케이션 주관 주체에 대한 명시는 어느 정도 세부적으로 기술되어 있었는지 궁금하다.

    지난 농협사태를 시작으로 대규모 소비자/고객 불편 사례들이 발생할 때 마다, 대부분의 조직들은 그들과 직접 커뮤니케이션 하지 않았다. 평소에 흔하게 스팸을 날려대던 SMS(휴대폰 단문 메시지)도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채널로 이용하지 않았다. 이런 비상식적인 커뮤니케이션 단절이 일어나는 이유는 시스템/매뉴얼상으로 위기 발생시 이해관계자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을 책임지는 부서가 특정하게 정해지거나 오너십 배분이 이루어 지지 않았기 때문인 경우들이 대부분이다. 일부는 핵심 이해관계자들과 위기시 커뮤니케이션 할 채널을 평소에 고민하지 않고 위기를 맞기 때문이다.

    3. 너무 급박하여 사전 고지의 시간/여유가 없었다는 메시지도 일부 이해를 할 수는 있다. 하지만, 사후 즉, 순환정전 직후 커뮤니케이션에는 또 왜 실패했는가 하는 점이 의문이다. 전력거래소는 순환정전 지시 2시간후인 오후 5시경에 기자들에게 자료를 보내 몇 단어가 안 되는 짧은 공식입장을 전했다.

    왜 이렇게 커뮤니케이션 메시징이 늦었을까? 앞의 모든 시스템적 요인들과 함께, 지경부, 한국전력, 전력거래소등의 많은 이해관계자들끼리의 협업 시스템 중 어딘가에 병목이 벌렸거나, 프로세스들이 비효율적으로 정체되는 경우였을 가능성이 있다. 그렇지 않으면 상식적으로 보아 이렇게 짧은 상황 서술형 메시지가 이렇게 뒤늦게 공개되는 상황을 초래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4. 한국전력을 비롯해 (한국전력이 이번 사태의 핵심이 아니라는 일부 시각도 이해한다. 하지만, 위기관리 주체는 주요 이해관계자들과의 접점에 있을 수록 그 책임감이나 중요도는 높아진다. 생각해보라 전기가 갑자기 나가버리면 어떤 조직을 국민들이 생각할까?) 다른 주요 위기관리 주체들 중 어느 누구도 위기 시 활용 가능한 주요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채널들을 보유하고 있지 못했다. (전통적 언론이 유일했으나 그 나마 늦었다)

    위기발생시 최근 반복적으로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채널로 주목 받았던 트위터 조차도 보유하지 않았다. 홈페이지는 이내 다운되었고, 팝업 커뮤니케이션은 불가능했다. (사실 위기 시 홈페이지가 다운되지 않으면 그건 A급 위기가 아니다.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채널 설계에 있어 모든 홈페이지와 모든 핫라인을 불통된다는 전제를 가지고 더 크고 다양한 채널을 추가 설계해야 한다) 핫라인도 일부 불통을 겪었다. 당연히 이해관계자들은 이 모든 위기관리 주체들이 침묵하고 있다 간주하기 마련이고, 더 큰 패닉에 빠지게 되는 게 당연하다.

    5. 조직 내부에서도 별반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이나 필요성에 대해 공감대를 아직 공유하지 못하는 듯 하다.

    이번 정전사태의 핵심은 커뮤니케이션의 실패였다. 순환정전을 결정한 직후 대국민 커뮤니케이션을 가능하게 하는 시스템 구축이 시급하다. 협업 시스템이 시급하다. 그 보다 먼저 내부적으로 상황관리뿐 아니라 커뮤니케이션 관리를 해야 더 큰 재앙을 가져오지 않는다라는 공감대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바보처럼 자꾸 실패를 반복해서는 안 된다. 문제는 커뮤니케이션이다.

  • 각양 각색의 위기, 커뮤니케이션은 필수!

    위기관리 시스템 측면에서 국내주재 외국기업들은 시스템의 기본 밑그림을 본사로부터 부여 받을 뿐 아니라, 트레이닝까지 받기 때문에 일반 국내 기업보다는 안정적이라 볼 수 있다. 아직 많은 국내 기업들은 전사적 위기관리 시스템에 대한 현실적 경험을 가지고 있지 않아 위기관리 시스템 차원에서는 외국기업들에 비해 숙제가 많은 게 사실이다.

    그러나 외국기업들은 위기 시 이해관계자들에 대한 접근에 있어 그 경험과 커넥션이 일반 국내기업들 보다 떨어지는 측면이 있다. 그들 중 가장 뚜렷하게 나타나는 분야가 언론과 정부관계다. 이 부분은 반대로 국내기업들이 상당 기간 동안 경험과 투자를 통해 일구어 놓은 분야라 그들에게 경쟁력이 있어 보인다.

    또, 국내 기업들은 모든 의사결정이 한국어로 이루어지는 데 비해, 외국기업들은 외국어로 상황분석, 의사결정, 커뮤니케이션 메시징 들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시간 대부분을 이런 내부 커뮤니케이션에 소비한다. 시스템이 있어도 그 시스템이 운용되는 데 있어 현실적 장애물이 ‘언어와 의사결정그룹과의 물리적 거리(시차 포함)’라는 데 이견이 있는 외국기업 인하우스들은 없어 보인다.

    일반 국내기업들의 경우에도 단지 한국어를 함께 말한다고 해서 빠른 의사결정이 담보되지는 않는다는 것이 매우 흥미로운 부분이다. 상황파악과 분석, 의사결정그룹의 소집, 토론과 의사결정, 보고라인의 통합 등 여러 시스템적 요소들이 듬성 듬성 빠져있거나, 실제 시뮬레이션 등을 통한 경험이 부족해 비효율적인 프로세스들로 시간을 대부분 허비한다는 게 문제다.

    시스템은 보유하고 있지만, 실행력에 있어 일부 한계를 가지는 외국기업들의 위기관리 시스템. 실행력에 있어서는 상당 부분 유리함을 가지고 있지만, 그 실행이 적절하게 이루어지게 만드는 체계인 위기관리 시스템이 부실한 국내기업. 둘 다 나름대로의 아쉬움과 한계를 보여준다.

    외국기업들에게 가장 위협적이고, 관리하기 힘든 위기 유형들은 대략 다음과 같다.

    • 본사 비즈니스의 부실. 국내 사업 부문의 부실 이슈
    • M&A관련 이슈 또는 한국 BU의 매각, 철수 이슈
    • 본사에 대한 악의적인 루머 및 비판 (유상감자, 고액의 로열티, 투자금 대비 초대형 이익 구현 이슈등)
    • 본사의 감사로 인한 한국 경영진의 경질, 고발 이슈
    • 한국 정부 규제기관과의 갈등, 조사, 압수, 고발, 과징금, 소송 이슈
    • 부정적인 국내 언론으로부터의 악의적 공격 (장기간 또는 정기적 이슈화)

    국내기업들에게는 다음과 같은 유형들이 가장 골치 아픈 유형들이 아닐까 한다.

    • 내부고발 (법무담당, 홍보담당, 영업담당, 재무담당, IT담당 임직원들의 양심선언 이슈들)
    • 오너 및 CEO 관련 이슈들 (고발, 소송, 조사, 과징금, 폭행, 구속, 탈세, 개인 해프닝등)
    • 불법적인 활동 관련 이슈들 (기업 탈세, 분식회계, 불공정거래, 법규위반, 상속 이슈 등)
    • 제품 또는 서비스 품질 관련 이슈들 (이물질, 서비스 품질 문제, 소비자 고발 등)
    • 정부 규제기관 또는 정치권과의 갈등 (규제 이슈, 정치권 압력 등 중심)
    • 대규모 고객정보유출 관련 이슈들

    이들 중 한가지 유형만 해도 상당히 관리하기 어려운 이슈들인데, 두 가지 또는 세 가지 이상의 유형들이 혼합된 위기 케이스의 경우에는 기업들이 관리에 있어 엄두를 내지 못하는 경우들이 흔하다.

    일부 인하우스들은 ‘이런 심각한 위기를 어떻게 커뮤니케이션으로 관리 할 수 있는가?’하는 질문을 한다. 여기에서 분명히 해야 할 것은 위기 시 ‘커뮤니케이션’ 홀로 위기를 관리하는 경우는 있을 수 없다는 사실이다. 커뮤니케이션은 항상 관리 실행과 함께 오는 것이며, 위기 시 기업이 ‘커뮤니케이션 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에 필수적으로 준비되고, 전략적으로 실행 되야 하는 필요조건이라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기업 오너와 관련된 탈세 이슈 그리고 국세청으로부터의 조사와 검찰 고발, 이와 함께 내부고발자들의 양심선언들이 이어지는 케이스를 한번 상상 해 보자. 이 심각한 일련의 상황들을 관리하기 위한 대응 활동들이 선행되지 않는 상황에서 어떻게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할 까?

    법적 자문과 이에 근거한 대응, 대정부관계에 기반한 대응, 조사에 대한 전략적 협조, 조직을 비롯한 많은 이해관계자들에 대한 대응들이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과 함께 이루어지는 것은 어떻게 보면 당연하다. 문제는 이상의 대응 활동만 수면 하에서 진행 될 뿐 전혀 그와 관련 한 대응 커뮤니케이션이 진행 되지 않는 상황이다.

    법정(courtroom)으로 가기 전 기업은 항상 리빙룸(living room)을 거치게 마련이라는 말이 있다. 법적 판결 이전에 이미 리빙룸(거실)에서 열리는 여론의 법정을 거치게 된다. 위기 시 커뮤니케이션 하지 않는 기업을 이해해주거나, 편들어 줄 이해관계자들은 없다. 더구나 상당히 많은 이해관계의 훼손을 경험한 직접적 이해관계자들과의 커뮤니케이션에도 주저하는 기업들은 위기관리에 실패 할 수 밖에 없다.

    관리하기에 골치 아픈 많은 위기 유형들에 기업의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철학 마저 곁들여지지 않는다면, 항상 그 위기관리는 실패할 수 밖에 없다는 이야기다.

  • 대통령 선거유세기간 보다 길었던 고대 의대의 의사결정 기간

    고려대는 5일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한 의대 학장 명의의 담화문을 통해 “의대 학생상벌위원회가 지난 1일 (가해 학생 3명에 대해)
    학칙상 최고 중징계가 불가피하다고 의결했다”고 밝혔다. 담화문은 이어 “심려를 끼쳐드린 점 다시 한 번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좋은 의사를 키우는 교육의 장으로 거듭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조선일보, 2011. 9. 5]

    문제의 의대생 사건이 어제 학교측의 조치로 일단락되는 듯 하다. 이 문제의 핵심은 사실 ‘성추행’에 있다 라기 보다는 해당 학교의 ‘원칙’이 어디에 있느냐 하는 쪽으로 이미 넘어간 지 오래다.

    이 학교의 ‘성추행 혐의 학생’들에 대한 의사결정에는 최소 3개월이 소요됐다. (최초 보도 2011년 6월 3일 ~ 학교의 출교 조치 발표 2011년 9월 5일) ** 사건 발생일인 5월 21일을 감안하면 더욱 긴 의사결정

    이 기간은 법으로 정한 대통령 선거 유세 기간 23일과 대통령후보등록 마감일인 유세시작 전 25일까지 합친 전체 기간보다 길다. 일개 범죄 혐의를 받고 있는 학생들에 대한 조치 의사결정이 한 국가 대통령을 선정하는 기간보다 오래 걸릴 일인가 하는 점에서 그 의사결정의 비효율성이 놀랍다.

    지난 3개월 동안 해당 학교는 비효율적인 의사결정에 시간을 허비 하면서 다음과 같은 부분을 통제하는 데 실패했다.

    • 해당 학생들의 문제가 학교 재학생들과 동문에게 까지 전이되는 확산을 방지하지 못했다.
    • 해당 이슈가 학교 의료원의 발전방향과 명성에 전이되는 것을 방지하지 못했다.
    • 해당 학교의 명성과 이미지가 훼손되는 것을 방어하지 못했다.
    • 해당 학교 의대출신 병원들에 대한 이미지 훼손에 대한 방어에 실패했다. (소셜미디어상의 고대관련 병원 불매움직임 참고)
    • 해당 학교로 향한 일부 정치적 비난까지 전이되는 것을 방지하지 못했다. (대통령 관련)
    • 해당 학교의 입장에 대한 루머와 마타도어에 대해서도 방지 또는 방어하지 못했다. (퇴학 조치설, 교수들의 사적 언급설…)
    • 언론으로부터의 ‘쉬쉬’론과 그에 대한 비판에 효과적으로 해명하지 못했다.
    • 피해자인 여학생을 효과적으로 보호해 주지 못했다. (해당 여학생이 라디오방송까지 출연해야 하는 상황을 만들었다)
    • 결국 해당 학교는 가해 학생들과 같은 편으로 (포지션 한 게 아니라) 포지션 되었다.

    이 많은 실패들의 유일한 원인을 꼽자면 위기 커뮤니케이션의 실패라고 본다. 의사결정은 늦을 수 있다. 특히나 대학의 경우 일반적 의사결정은 일반 기업의 수배 이상에 이르는 게 현실이다. 의사결정이 길어도 의사결정 과정 각 단계에서 명확한 커뮤니케이션이 지속적으로 진행 되었다면 이런 실패들을 경험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위기 시 항상 기업이나 조직은 ‘의사결정 중’이라 쓰고, 공중들은 이를 ‘침묵’이라 읽는다. 우리가 ‘침묵하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커뮤니케이션 해야 위기는 관리된다. 의사결정이 빠른 기업이나 조직은 모르겠지만, 그렇지 못한 곳은 커뮤니케이션에 좀더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그래야 실제 의사결정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는 이야기를 듣지 않는다.

    일부에서는 ‘무죄추정의 원칙’을 이야기한다. 그래서 의사결정의 시간이 필요했다 한다. 하지만, 이는 해당 학교의 이전 실제 학생 출교 처분 의사결정 속도와 비교해 여론적으로 해석하면 과도한 시간이다. 또한 현재 해당 학생들에 대한 법적 최종 심판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출교 조치를 했다는 점에서 그 논리적 근거도 없다.

    결국 스스로 위기를 관리하지 못하고, 외부 이해관계자들에 의해 강제로 위기관리를 당한 꼴이 되었다. 결국 재학생, 동문, 동문회, 동문병원, NGO, 정부, 언론, 학생가족, 소셜 퍼블릭 등등에 의해 ‘떠밀려’ 의사결정을 했다는 부끄러움을 기록했다.

    일부에서는 지난주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피해 여학생이 인터뷰 출연을 하지 않았다면 과연 해당 학교가 빠르게 의사결정을 했을까 하는 의문을 가지기도 한다. 피해 여학생이 해당 이슈에 대해 계속 침묵했다면 의사결정은 계속 미루어졌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논리적 타당성을 가지는 이유를 해당 학교는 해명하기에도 너무 늦어버렸다.

    고려대 관계자는 “규정에 따라 징계 절차를 진행하다보니 최종 결정까지 3개월 정도 걸렸다”면서 “(학교 측이)가해 학생들을 감싸려고 했다는 일부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말했다. [조선일보]

    이렇게 간단하게 ‘늦은 해명’을 통해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모든 기업이나 조직은 위기대응에 늦는다. 하지만, 커뮤니케이션 없이 늦는 것은 항상 침묵이며. 침묵은 곧 guilty 포지션을 생성한다. 수많은 이해관계자들의 질문과 이슈제기에 돌아 앉아 있어 얻는 것이 과연 무엇일까에 대한 생각도 해야 할 때가 왔다.

    느려도 너무 느렸다. 불쌍하게도 느렸다.

  • 개그콘서트 비상대책위원회 – 실제와 무엇이 다를까?

    [개콘] 비상대책위원회 110814 첫방송 from Minseok Kim on Vimeo.

    최근 새롭게 개설된 KBS개그콘서트의 ‘비상대책위원회’라는 코너를 보며 많이 웃게 된다.

    시청자들은 ‘(시간이 없는 데도 저렇게 의사결정을 엉터리로 하는 것을 보니) 저들이 참 바보 같다’는 생각 때문에 웃는 것 같다. 하지만 실제 기업 위기 시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 해 본 경험이 있는 실무자들의 느낌은 다르다. 이 상황이 개그 소재화를 위해 억지로 만들어 낸 ‘황당무계한 상황이 아니라서’ 씁쓸한 웃음이 배어 나오는 거다.

    위 3개의 개그 코너에서 보여주는 상황과 실제 기업 위기 시 의사결정 상황 간 공통점들을 한번 정리 해 본다.

    • 기업 위기 발생시 위기관리팀은 항상 정시 전원 집합하지 않는다.
    • 위기관리팀 구성원들이 비상대책위원회에 참석할 때 전반적 상황 인식 공유, 정보 이해, 미팅 목적을 사전 이해하지 않고 참석하곤 한다. 당연히 그에 대한 세부 브리핑에 물리적 시간이 소요 된다.
    • 실무자들은 대부분 상황 브리핑에만 중점을 둔다. 하지만 임원들이 빠른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실행 옵션들을 함께 충분히 소개해야 하고, 그 각각에 대한 pros and cons가 제시되어야 의사결정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이 부분이 실무자들은 익숙하지 못하다.
    • 위기관리팀내에서 의사결정을 리드하는 임원들 중 자신의 경험을 내세우면서 매사 부정적 상황분석과 실행 평가들을 하는 임원들이 나타난다. 또는 지금까지 홍보팀은 무엇한거냐? 법무팀은 왜 존재하느냐 하면서 위기관리팀내 다른 구성원들을 평가하는 임원들이 나타난다.
    • 전반적으로 의사결정 과정을 한 사람이 리드하지 못하면서 여러 부문 임원들이 한마디씩 거들면서 물리적인 시간을 반복적으로 소비한다.
    • 위기관리팀내에서는 항상 마음만 바쁘면서 주관적이고, 직관적이며, 전문적이지 못한 지시를 내리는 임원들이 껴있다.
    • 의사결정 토론 중 의사결정 리더십이 자주 바뀐다. 일부 임원들은 미팅에 늦게 조인하거나, 중반에 자리를 비우면서 의사결정 라인들이 나타나고 사라지곤 한다.
    • CEO는 맨 나중에 조인하곤 한다. CEO가 위기관리팀 회의에 조인한 뒤 전반적 브리핑이 다시 시작된다. 따라서 물리적 시간과 CEO의 해당 상황 이해는 항상 부족하다.
    • CEO께서 현장의 실제 상황과 감각을 정확하게 이해하거나 공감하지 못한 채 의사결정 한다.
    • 실행 프로세스가 결정되어도 단 단계별, 부서별, 협업그룹 별 사전 조율이나 실행 지원 시간이 생각보다 엄청나게 소요된다. 그들 각각이 위급성을 공유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병목은 항상 나타난다.
    • 실행 지시를 받은 현장의 실제 실행 인력들에게 아쉽게도 실행 능력이 존재하지 않는다. 어떻게 할 줄 모르는 일을 위에서 지시하는 셈. 실제 정확하게 실행될 리는 만무하다. 이 경우 항상 실행 후 실패 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들이 주로 보고되고 커뮤니케이션 된다.

    이 밖에 위의 개그적 상황이 우리 실제 조직내의 위기 시 의사결정과 다른 점은 과연 무엇일까 한번 생각 해 보자. 많이 다르다면 그 회사는 성공적인 회사 아닐까?

  • 총알을 많이 가지고 있어야 전투에서 승리한다

    클라이언트는 말할 것도 없고, 에이전시 내부에서 상사에게도 무엇인가를 셀링 할 때 항상 쥬니어들이 간과하는 것이 있다. 총알을 넉넉하게 ‘준비’하지 않는다는 부분. 전투에 임하는 데 경험이 없는 선수들의 경우 항상 자신의 권총에 총알을 한발 또는 두발만 가지고 싸움을 시작한다.

    드라마에서와 같이 자신의 한발이 명중하리라 굳게 믿는 것 같다. 일종의 실버블렛으로 자신의 총알에 최면을 건다. 당연히 이런 최면은 실전에서 무참하게 박살이 난다.

    [클라이언트]
    “아 그래요? 그게 유일하게 우리가 선택해야 할 옵션인가요? 제 생각에는 B라는 옵션도 있을 수 있을 텐데, 뭐…더 깊이 있게 생각해 보면 C라는 가능성도 배제하긴 힘들죠”

    제대로 된 클라이언트나 상사들은 총알 한두 발로 승부 선에 나온 쥬니어에게 이렇게 재 질문을 퍼 붓게 마련이다. 이 상황에서 해당 쥬니어는 ‘비어있는 자신의 권총’을 내려다 본다. 이미 목숨은 상대방 선수의 손아귀에 넘어가버렸다.

    클라이언트나 상사에게 ‘강요’하지 말고 ‘쇼핑’하게 하라

    총알은 가능한 많이 준비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클라이언트 또는 상사를 쓰러뜨릴 수 있는 ‘유효한 총알들’을 미리 정리해 앞에 세우는 것이 좋다. 탄창에 총알을 정렬하라는 거다. 한 발자국 더 나아가 자신이 가장 ‘Killer Bullet’이라 생각하는 회심의 총알은 전략적으로 사전 선택해 가져가야 한다.

    [클라이언트]
    “그래…좋아요. 전반적으로 모든 옵션들이 다 골고루 괜찮아 보이네. 그러면 이 중 당신이 가장 권장하고 싶은 옵션은 무엇이죠?”

    클라이언트나 상사가 이렇게 묻는 상황에 대비하는 것이다. 마치 아기가 “엄마 아빠 중 누가 더 좋아?”하는 아빠의 질문에 “둘 다 좋아”하는 어중간 한 답변을 해 전투에서 사살 당하는 불운을 겪지 말라는 거다.

    이에 대해 전략적으로 대응하는 쥬니어들은 이런 방향으로 총알들을 발사 하곤 한다.

    [똑똑한 쥬니어]
    “저희가 제안해드린 옵션 A와 B와 C에는 각각의 장단점이 존재합니다. A의 경우에는…., B의 경우에는…., C의 경우에는….”

    클라이언트가 쇼핑을 하는 데 있어 딱 한발자국씩만 더 끌어 들이는 방식이다. 항상 기억하라. 에이전시가 클라이언트의 의사결정을 대신 해주는 것이 아니다. 그들의 의사결정(쇼핑)을 도우며, 그들 스스로의 의사결정에 안심하게 하는 것이 핵심이다.

    정교한 클라이언트는 이 전투에서 그래도 물러서지 않는 경우가 있다. 이렇게 이야기하면서 트랩을 더 깔고 들어온다.

    [클라이언트]
    “알아요. 그런 모든 부분을 감안해서 당신이 가장 베스트 옵션이라고 보는 게 어떤 것이냐고요. 우리를 잘 알잖아요?”

    에이전시 쥬니어의 총알은 이때부터 바닥을 드러내기 마련이다. 이때부터는 쥬니어가 커버 할 수 있는 전투 수준이 아니다. Killer Bullet으로 미사일이나 포격 지원이 필요한 상황으로 깊이 들어와 버린 거다. 시니어가 이때 개입해야 한다.

    시니어는 기본적으로 정치적이어야 하고, 클라이언트와 자신의 에이전시에서 클라이언트의 마인드에 51% 더 가까이 위치해야 한다. 그들의 머릿속을 처음부터 읽어 트래킹 해야 하는 포지션이다.

    [똑똑한 시니어]
    “제가 한 말씀 드리면, 제 경험상 옵션 B가 예산에 대한 부담이 다른 옵션보다 적어 그래도 먼저 감안해 봐야 할 형태가 아닐까 합니다. 물론 A의 경우에는 그 임팩트에 있어 강점이 있지만, 예산이 다른 옵션보다 부담스럽다는 것이 문제고요. C옵션의 경우에는 여러 가지로 무난하기는 하지만, A와 B의 옵션보다 임팩트와 예산에 있어 좀 어중간 하지 않나 합니다.”

    시니어는 자신의 경험을 판다. 옵션 총알의 세부 영역 중에서 ‘아젠다’를 세팅 해 주어야 한다. 똑똑한 쥬니어가 이미 분석 제안해 놓은 3개의 옵션에서 Pros and Cons를 재 해석해서 핵심 아젠다를 클라이언트 니즈와 연결 시켜준다. ‘예산’ vs ‘임팩트’

    [클라이언트]
    “흠…맞아요. 예산이 가장 문제죠. 그렇다고 임팩트를 저버릴 수도 없고. 이사님…혹시 A옵션 임팩트를 추구하면서 예산을 B에 맞출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

    이 정도면 거의 전투가 정리된 상황이 된다. 이때부터는 클라이언트와 에이전시간의 정치와 협상의 단계가 된다. 쥬니어들은 프로젝터와 노트북을 덮고 전장을 정리하면 된다.

    결론적으로 전투에서 초기 전사하는 쥬니어들의 문제는 (중장기적으로)

    1. 총알을 충분히 준비하지 않는다. – 빗발치는 전장에서 자신의 빈 총을 들여다 보고 있지 말란 말이다.

    2. 자신이 셀링 하려 하는 Killer Bullet을 미처 선정하지 않는다.- 시니어에게 컨펌 받은 Killer Bullet은 머릿속에 항상 존재해야 한다.

    3. 자신이 대신 쇼핑해 주려 한다. – 쇼핑 해 주면 나중에 그 쇼핑 결과에 온전하게 책임져야 하는 상황이 있다.

    4. 객관적으로 프로페셔널 하게 전투 단계를 예상하지 않는다 – 예상질문들을 미리 뽑아 봐라. 제발.

    5. 전투에서 초기 전사 후 맥주를 마시면서 클라이언트나 상사를 욕한다 – 치맥이 잘 팔리는 이유

    6. 그 다음부터의 전투를 두려워한다. – 치맥의 숙취만 품고 있다

    7. 계속 된 전투 공포 때문에 자신이 시니어가 되도 아래 주니어들의 방패가 되어주지 못한다 – 늙은 쥬니어가 되는 거다

    8. 누군가 늙은 쥬니어의 전투 공포증을 개선해 주려 시도하면 사표를 내거나 정치적으로 맞서 싸운다 – 아무 소용없는 내부 소모전을 감행한다

    9. 클라이언트나 상사들이 별반 기대하지 않게 된다.

    10. 불행하다.

    우선 총알을 준비해라. 논리적으로 전투를 준비해라. 치열하게 싸우고…상처를 치료한 뒤 또 나가 싸워라. 승리해라. 성공해라.

  • 기업의 ‘철학’이 기업 위기를 관리한다고?

    기업의 ‘철학’이 기업 위기를 관리한다고?

    기업의 위기관리는 기업의 철학이 한다.

    “위기가 발생되면 모두 모여 회사의 철학이 담겨 있는 액자를 바라보라”

    위기관리 전문가들은 항상 이렇게 이야기 한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그 의미를 이해는 하지만, 따르지 않는다. 아니 따르지 못한다.

    일반인들은 이렇게 묻는다. “기업의 위기관리와 기업의 철학은 대체 어떤 관계입니까? 너무 추상적인 듯 해요”

    기업에게 위기가 발생했을 때 최초 고통을 받는 곳은 일선 실무자들이다. 기업 위기 모니터링에 있어서 말초신경 역할을 하기도 하며, 가장 먼저 통증을 느끼는 부분이다. 이들 중 일부분은 위기관리에 실패하거나 위기를 경험하면서 이렇게 많이 이야기한다.

    “윗분들이 관심이 없고, 의지가 없는데 실무자인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겠어요…”

    왜 윗분들에게는 위기관리에 대한 관심과 의지가 없을까? 이는 개인의 정치적인 이슈 이전에 기업의 철학이 온전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온전하지 못하다는 극단적 표현에 민감한 독자들이 있을 수 있겠다. 어떻게 그렇게 단편적으로 폄하를 하느냐 하는 이야기를 할 것이다. 그러나 미시적으로 의사결정 과정과 대화를 들여다보자. 과연 이 조직의 기업 철학은 어떤 모습일까?

    위기관리시 CEO나 임원들의 대표적 의사결정 증상들과 주장들. 기업 철학을 엿봐보자!

    침묵에 대한 공감대
    기왕 이렇게 된 건데 우리가 또 뭘 이야기하겠어…

    의도적인 커뮤니케이션 회피
    그냥 조용하면 넘어갈 일이야. 시끄럽게 떠들지마…

    잘못에 대한 인정 보다는 운에 대한 불평
    우리가 잘 못한 게 뭐가 있어, 단지 재수가 없었던 거지…

    위기 불감증
    이런 건은 내가 입사하고 나서 부지기수였어. 그냥 알아서 해…

    언론 중심 의사결정
    자자…이제 점점 언론에서 기사들이 잦아 들고 있으니 그냥 지켜보자고…

    소비자 경시
    그 (소비자) 녀석이 원하는 게 뭐야? 누가 그 녀석을 좀 어떻게 못해?

    공감 부족
    꼭 오너께서 조문을 가셔야 해? 그리고 그 이전에 조문할 거리야 이게?

    예산 중심 의사결정
    무슨 소리야? 그렇게 하면 예산이 얼마나 드는데? 그 돈이 어디 있어?

    매출 중심의 의사결정
    이번 사건으로 우리 매출이 떨어질 것 같아? 아니지? 그것 봐 왜 당신은 오버야?

    표면적 쇼오프(Show Off)
    시끄러워. 그냥 일부만 보여주면 돼. 전량 리콜은 무슨…오버 하지 말자고.

    리더십 회피
    야 야…난 모르겠어. 그냥 실무선에서 알아서 해
    왜 그 골치 아픈 걸 나에게 이야기 해? 기획에서는 무얼 하고?

    리더십에 대한 눈치
    아이고..큰일 났다. 그 계열사 OOO사장은 이제 끝장이다. 회장님 아시면…
    큰일이에요. 회장님께서 오늘 아침 이 사실을 하시고 ‘버럭’ 하셨어요. 어떻게들 대응 할 건지 빨리 보고하세요.

    위기 시 직원들에 대한 무관심
    직원들한테는 모두 입다물라고 해. 쓸데없이 이야기들 퍼뜨리지 말라고 하고…알 것 없어.

    전근대적 미디어관 1
    기사 좀 막아봐. 홍보팀은 뭐 하는데야?

    전근대적 미디어관 2
    인터넷에서 애들 장난하는 짓에 휘둘리지 마…회사가 수준을 시켜야지…

    최악의 반응
    드디어…올게 왔구먼…

    침묵하고, 회피하고, 지연시키고, 눈치보고, 대충하며,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리더십을 회피하거나 리더십의 눈치를 그 어떤 이해관계자보다 먼저 본다. 외부 이해관계자들에 대한 가치나 시각은 아직도 전근대적이다.

    기업 철학이 아직 진화하지 않은 증상들이다. 평소에는 화려한 TVC들과 가슴 뭉클 한 CSR 프로그램들로 기업의 가치는 빛을 내는 듯 하다. 활발한 마케팅 커뮤니케이션들과 출입기자들과의 관계가 회사의 수준을 나타내주는 듯 하다. 잘 나가는 매출이 자랑스럽고, 각종 상패를 받아 회사의 명성은 드높아 지는 듯 하다.

    하지만, 기업의 품질은 평소가 아니라 위기시 정확하게 측정 된다. 기업의 철학이 도전을 받게 되는 상황이 곧 위기다. 그러나 평소 멋져 보이던 기업들이 위기 시 스스로의 품질과 수준에 대한 이미지를 어이없이 무너뜨리는 것을 종종 보게 된다.

    이런 기업들은 일정 시간이 흐르면 다시 더욱 더 화려한 TVC로 스스로 분식(粉飾/window dressing) 한다. 위기관리 사후의 이미지 재건작업이라 여기는 듯 하다. 하지만, 올바른 기업 철학의 베이스 없는 분식(粉飾/window dressing) 은 그냥 말 그대로 분식(粉飾/window dressing) 일 뿐이다. 향기가 날 수 없다.

    [이미지 소스는 여기 ]

    위기는 기업 철학을 시험하는 리트머스다. 그래서 섹시하다.

  • 영화 The Queen에서 배우는 여론, 의사결정, PR, 그리고 스핀닥터

    PR실무자들이 이 영화에서 주의 깊게 볼 부분들은:

    • 이 영화에서 여론을 누가 만들고 누가 강화/발전시키는가?
    • 여론을 수렴/리스닝하고 분석하여 주요 의사결정자에게 공유하는 자들은 누구인가?
    • 그들은 어떤 방식과 톤앤매너로 각각의 의사결정자들과 ‘분석된 여론’을 공유하는가?
    • ‘자연 여론’과 ‘분석된 여론’의 차이는 무엇인가?
    • 의사결정자들은 (공유 받은) ‘분석된 여론’에서 어떤 의사결정의 포인트를 찾는가?
    • 의사결정자의 의사결정과 실행은 또 어떤 ‘수정된 여론’을 만드는가?
    • 그 재생산 또는 ‘수정된 여론’은 다시 어떤 ‘분석된 여론’을 창조하는가?
    • 이 과정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모든 핵심 주인공들은 누구인가?
    • 그들 각각의 영향력은 무엇인가?
    • 그들 중 스핀닥터의 역할은 무엇인가?

    [의사결정 프로세스]
    자연 여론–>언론–> 스핀닥터 (분석된 여론의 창조 및 공유) –>총리 (논리적/정치적 시각 투영 후 공유)—>여왕(자신의 논리적/정치적 시각 융합, 그리고 의사결정, 실행) –> 자연 여론의 수정 (반응) –>언론—> 스핀닥터 (재분석된 여론의 창조 및 공유) –> 총리 (논리적/정치적 시각의 재투영 후 공유) –> 여왕 (자신의 논리적/정치적 시각 융합, 이해)

    추가 질문들:

    • 여론이란 것은 실제 존재하는 것일까?
    • 각각의 게이트 키퍼들의 영향력들이 있어 무엇이 핵심인가?
    • 스핀닥터로서 가장 중요한 역량이라면?

    아주 멋지고 인사이트풀한 영화다.

    * SS코치분들은 이상의 질문에 대해 자신의 인사이트들을 정리 준비해 이번주 금요일 세션에 참석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