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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기관리 시뮬레이션: 운영 및 평가를 위한 체크리스트는?

    위기관리 시뮬레이션: 운영 및 평가를 위한 체크리스트는?

    위기관리 시뮬레이션 전 과정을 워룸과 컨트롤룸에서 관리하면서 전반적인 평가를 하는 역할은 메인 컨설턴트가 맡는다. 당연히 6시간 가량의 모든 시뮬레이션 플로우들과 시나리오들이 메인 컨설턴트의 머릿속에는 자연스럽게 흘러간다.

    시뮬레이션 시 메인컨설턴트가 체크하는 부분들은 크게:

    1. 위기관리 매뉴얼에 따라 역할과 책임들을 위기관리 위원회 내에서 적절히 분담하는가?
    2. 위기관리 위원회 내부에서 상황파악에서 의사결정 그리고 대응명령에 이르기 까지 어떤 플로우를 따르는가? 누가 이를 지휘 통제하는가?
    3. 의사결정과 일부 실행활동에 있어 전략과 실행역량은 어떤가?
    4. 시뮬레이션을 통해 새롭게 얻을 수 있는 시스템 개선 인사이트는 무엇이고, 어떤 방식을 통해 개선해야 하는가?

    이런 부분들을 찾아낸다. 만약 그 각각의 카테고리에서 세부 체크사항들에 이르는 인사이트를 찾지 못하거나, 찾을 상황조성이 되지 않으면, 메인 컨설턴트는 현장에서 시나리오를 일부 수정하거나 새로운 충격을 도입한다. 따라서 메인 컨설턴트는 360도 시뮬레이션 모니터링을 통해 최선의 처방을 찾아낸다.

    추후 포스팅에서도 더욱 자세하게 다루겠지만, 일반적으로 클라이언트사들이 보여주는 시뮬레이션시 대표적 주요 증상들이 몇 가지 있다. 우선 가장 많은 클라이언트사들이 ‘위기 발생 시 패닉에 빠져 아무 일도 하지 못한다.’ 분명히 위기관리 체계와 매뉴얼에 대한 반복 설명들과 공유 활동들이 있었다. 일부 임원들의 경우에는 그들을 대상으로 한 심도 있는 트레이닝도 진행했다. 그러나 막상 현장에서 위기상황이 발생하니 자신 스스로 무엇을 해야 하는지 일정기간 망각을 하는 경우다. 옵저버인 메인 컨설턴트가 보면 상당히 허둥지둥하는 모습을 보게 된다. 이런 허둥지둥의 시간이 너무 장시간 심각하게 진행되면 메인컨설턴트는 잠시 시뮬레이션을 중지시키고, 각각의 역할과 책임부분에 대한 짧은 브리핑을 통해 패닉 환경을 누그러뜨려주기도 한다.

    그 다음 대표적 증상은 ‘위기관리 위원회 내부의 팀워크가 형성되지 않는다.’ 어떻게 보면 이는 당연한 현상이다. 이런 현상을 직접 경험하기 위해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을 진행하는지도 모르겠다. CEO를 비롯해 위기관리 위원회내의 많은 임원들은 위기발생 시 자신들이 스스로 얼마나 팀워크를 이루지 못하는지를 직접 깨닫게 된다. 일단 상황파악을 위한 토론에 있어서도 각자의 파편적인 이해를 기반으로 섣부른 대응책을 각자 먼저 꺼내 든다. 논의가 체계적으로 이루어지지도 못하고, 철저한 상황분석 하에 전략적인 대응 의사결정이 이루어지는 데에는 많은 시간이 흐른다. 일부 부서에서는 확정된 대응 전략 없이 우선 쏟아지는 이해관계자들의 문의에 우선 대응하면서 초기 입장정리와 관리에 실패하는 현상을 실제로 보여준다.

    [실제로 위기 상황이 발생하면 워룸에서 누가 상황판을 기록하고 업데이트 해야 하는지에 대한 역할과 책임부분에서도 구멍을 보인다. 어떤 체계와 방식으로 상황판을 관리해야 하는지와 같은 세부적인 실행경험들이 전사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이다]

    세 번째 대표적 증상은 ‘위기관리 매뉴얼에 규정되어 있지 않은 위기관리 위원회 구성원이 의사결정을 리드’하는 현상이다. 일반적으로 CEO가 직접 참석해 위기관리 위원회를 이끄는 경우는 시뮬레이션에서 최고 의사결정이 대부분 CEO에게 몰리게 된다. 하지만, CEO가 참석하지 않은 시뮬레이션이나 CEO의 개인적인 성격이 위기관리에 낯선 유형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일부 클라이언트사는 홍보전무가 큰 목소리로 대응을 지시한다. 어떤 클라이언트사는 부사장급들이 각자 의사결정을 리드한다. 평소의 사일로(silo)가 연장되는 거다. 심지어 실세(?)인 팀장이 임원들을 제치고 의사결정과 대응을 지휘하기도 한다. 누가 의사결정을 지휘하건 그 자체는 큰 문제가 아니다. 문제는 그 의사결정 지휘자가 매뉴얼에서 규정한 자인가 아닌가 하는 부분이다. 매뉴얼과 현실은 동일해야 한다.

    네 번째 증상은 ‘위기대응 역량들이 부재하거나, 위기 대응에 낯설어 하는 경우’다. 쏟아지는 이해관계자들의 상황인식에 맞서는 내부 구성원들의 대응방식이 일관되지 않다. 분명히 위기관리 위원회 내부에서 진행된 대응 의사결정은 A라 공유되었는데, 자신은 이해관계자들과의 커뮤니케이션에서 A” 또는 B의 방향으로 달리 대응 한다. 현장에서 이전 통합적 의사결정이 무시되는 거다. 당연 전사적인 메시지 통합 노력도 무위로 돌아간다. 이는 위기대응을 하는 데 있어 경험이 없고, 강력한 가이드라인을 따르도록 고도로 훈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일부 클라이언트는 매뉴얼상에서 규정되어 있는 실행 대상과 방식에 있어 전문성을 미쳐 가지지 못한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위기 시 대관업무를 맡도록 되어 있는 해당 임원이 공정위 사람들과 OOO이슈로 한번도 이야기를 나누어 본적이 없고, 그들의 생각에 공감하지 못하는 것과 같은 경우다.

    마지막 주요 증상은 ‘항상 위기관리 위원회 구성원 중에는 위기 발생 시 휴식(!)을 취하는 구성원들이 꼭 있다’는 부분이다. 실제 현실에서도 그렇다. 위기 시 위기관리 위원회 구성원들이 모두 바쁘고 정신이 없는 것은 아니다. 시뮬레이션 현장을 모니터링 해 보면 어떤 부서들이 일반적으로 위기 시 한걸음 물러나 있구나, 어떤 임원이 적절한 위기관리 역할과 책임을 부여 받지 못했구나 하는 점을 확실하게 목격할 수 있다. 일부는 시뮬레이션 시 주변 부서들을 도와 지원하는 움직임을 하는데 이런 부분에 있어 빈 공간을 정확하게 찾아 매뉴얼상에 해당 구성원의 적절한 역할과 책임을 새롭게 부여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상의 여러 증상들과 세부적인 체크리스트들을 만들어 메인컨설턴트와 컨트롤룸의 리드 컨설턴트들이 공유해 활용한다. 세부적인 체크리스트는 수십에서 수백 항목에 이른다. 대부분 주요한 체크리스트 사항들은 시뮬레이션을 마치고 참가한 위기관리 위원회 구성원들과 함께 마무리 토론을 하게 되면 경험을 기반으로 각자로부터 도출된다. 외부 컨설턴트들이 지적하지 않아도 스스로 개선의 부분과 수준을 알고 있게 되는 것이다. 그들 스스로 개선의 인사이트들을 뽑아 내기도 한다. 이 것이 시뮬레이션의 가장 강력한 효과라고 본다.

    다음 글에서는 ‘위기관리 시뮬레이션: 시뮬레이션 당일 준비 점검 사항’을 다루겠습니다.

  • 의사결정은 빅 데이터가 아니라 사람이 한다

    최근 소셜미디어 위기관리라는 주제의 여러 이야기들을 들으면, 소셜 상의 대화를 분석하거나 더 나아가 빅데이터를 들여다보면서 위기관리를 위한 의사결정과정을 리드하려는 시도들을 많이 접하게 된다.

    대체적으로 이렇게 위기관리를 지향하시는 분들은 컴퓨터 사이언스 계통이나 사회, 정치 또는 마케팅 리서치 계통에서 일하셨던 분들이 많아 보인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리서치(research)적인 가치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다. 신문이나 방송 또는 정치선거상에서 리서치의 중요성이 비판 받을 수 없듯이 소셜미디어 데이터들에 대한 리서치적인 성격에 대해서는 당연히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문제는 그러한 리서치 행위와 체계 자체가 기업 위기 시 위기관리의 근간으로 논의된다는 데 있어 보인다. 이런 주장은 기업의 최고의사결정자들이 소셜미디어 현상과 환경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고 계신 데에서 그 비즈니스 가능성을 찾기 위함으로 보인다. 이 부분에는 어쩔 수 없이 공감한다. (사실 많은 소셜미디어 관련 비즈니스가 클라이언트 핵심 인력들의 이해부족을 기반으로 수주되고 진행되고 있다는 점도 부정할 수 없다)

    평소에도 그렇지만 위기발생시 위기에 대한 정의를 내리거나, 위기대응 전략을 세우거나, 대응안들과 각각의 타이밍을 만들어 ‘결정’하는 업무를 통칭 ‘위기관리’라고 한다면 이 모든 업무에서 ‘실무자’들이 ‘결정’하는 부분들은 거의 없다는 데 주목하자. 기업이 위기를 맞아 외부로나 내부로 보여지는(visible) 모든 위기관리 행위들은 대부분 최고의사결정자들의 인가에 기반한다. 이 시각을 정확하게 견지해야 기업 위기관리를 체계화하거나 분석할 수 있다.

    일부 마이너 한 위기의 경우 최고의사결정자의 인가가 직접적으로는 생략되는 경우들도 물론 있다. 그렇지만, 이 경우에도 해당 실무자들은 평소 최고의사결정자께서 일관되게 보여주신 의사결정의 기준에 큰 영향을 받아 대리 의사결정을 진행하게 된다.

    학자들이나 위기관리 컨설팅을 책으로 배우는 주니어 컨설턴트들의 경우 기업 위기에 있어 외부 이해관계자들의 태도가 해당 위기관리 주체에게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으로 간주한다. 하지만, 이는 의사결정에 있어 필요충분조건이 아니라는 것이 문제다. 외부 이해관계자의 태도가 부정적이라도 의사결정은 그에 따르지 않는 경우들이 많다. 더 나아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기관리에 성공했다 자평 되는 경우들도 많다.

    반대로 외부 이해관계자들의 태도가 별반 큰 부정적 의미를 포함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위기관리 주체인 기업이 기업의 철학을 강조하면서 ‘over management’하는 경우들도 존재한다. 일각에서 보면 이는 건전한 철학을 가지고 선제적 위기관리를 했다 평가할 수도 있지만, 일각의 내부 이해관계자들은 ‘불필요한 과잉 대응으로 부가적인 문제들을 만들었다’며 실패로 인정하기도 한다.

    이렇듯 기업을 둘러싼 수많은 이해관계자들 중 하나인 ‘소셜 공중(Social Public)’에 대한 빅데이터적 분석은 위기 시 기업의 종합적인 의사결정에는 별반 영향을 끼치기 쉽지 않다는 게 현실이다.

    위기관리 의사결정과정에 있어 핵심은 최고의사결정그룹의 상황인식과 정의에 있다. 이렇게 범위를 좁혀보아도 소셜미디어 여론 분석이 그들의 상황인식에 큰 영향을 주리라는 것은 상당히 부풀려진 바램일 뿐이다. 소셜미디어 분석결과는 그냥 여러 이해관계자들의 태도들을 종합적으로 바라보는 데 있어 하나의 큰 그림을 구성하는 점들이나 몇 개의 획일뿐 그 이상이나 그 이하도 아니다.

    눈으로 직접 여론의 형성과정과 그 모습을 볼 수 있다는 매력을 커뮤니케이션 하려 하겠지만, 위기 시 최고의사결정그룹이 원하는 것은 멋진 그림, 자세함이나 논리가 아니라 ‘감각’이다. ‘정확한 감’을 빨리 원하는 것이다. 그나마 그 정확한 감도 VIP 자신의 감에 절반 이상을 의지하신다. 기존에도 일선에서의 보고서들과 리서치들이 위기관리 과정에서 그리 큰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소셜미디어 분석을 통해 위기관리에 도움을 주려는 의도는 고맙다. 하지만, 소셜미디어 분석이 곧 위기관리라고 오해하게 하거나, 소셜미디어 분석이 곧 전략적 위기관리 체계라 생각하게 해서는 기업들에게 또 다른 위기를 가져오게 할 뿐이라는 생각이다. 실제로 오랫동안 반복적으로 위기를 관리해 본 일선의 임원급들에게 물어보라. 데이터, 리서치, 분석보고서, 숫자, 예측, 변화추이 등등의 것들이 지금까지의 기업위기관리에 얼마나 도움이 되었었는지 물어보라.

    순수 위기관리 체계의 관점에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소셜미디어 분석이나 빅데이터등에 대한 투자와 시간은 마케팅이나 다른 평시 커뮤니케이션 체계에 양보하고, 위기관리 체계를 위해서는 최고의사결정자들과 위기관리위원회 멤버들을 대상으로 하는 반복적이고 집중적인 시뮬레이션이 더 필요하지 않나 한다. 그 시뮬레이션 일부에 소셜미디어 분석 결과 보고와 공유 체계가 붙어주면 더욱 좋겠다. 그 뿐이다.

  • 악마의 대변인(Devil’s Advocate)이 곧 위기관리 컨설턴트

    Devil’s Advocate
    (열띤 논의가 이뤄지도록) 일부러 반대 입장을 취하는 사람[선의의 비판자 노릇을 하는 사람] [네이버 사전]

    기업 내부 인력들과 함께 실제 앞으로 예상되는 이슈에 대해 전략적 대응 논리와 메시지를 만드는 워크샵을 할 때 이 악마의 대변인(Devil’s Advocate)의 존재는 상당히 중요하다.

    대응 논리와 메시지를 만들기 위해 ‘예상 가능한 최악의 질문들’을 도출하는 과정에서도 일종의 ‘악마의 대변인’이 탄생한다.

    “사실 이 사업은 우리가 문제 있다고 원래 알고 있었던 거잖아요? NGO쪽에서 이 사실에 대해 ‘왜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음에도 이를 무시하고 일을 진행했느냐?’하고 물으면 솔직히 우린 할말이 없잖아요…”

    이런 이야기를 하는 팀장을 위기 관리 워크샵을 할 때는 ‘비판’하면 안 된다. “당신은 실무자면서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으니까 지금 상황이 이렇게 된 거 아니야? 왜 그렇게 부정적이야?” 이런 식의 비판이나 폄하는 위기 시 조직을 위해 이득이 되지 않는다. 반대로 이런 실질적 문제점이나 상황적 불리함을 가능한 많이 쏟아 내 놓는 내부 사람들이 있어야 충분한 대비가 가능하다.

    외부의 컨설턴트들도 마찬가지다. “네, 맞습니다” “아 그렇군요”로 점철되는 컨설턴트는 코디네이터형이나 조정형 코칭 방식으로 이해되지만, 중요한 이슈들에 있어서는 정확하고 악랄한(?) ‘악마의 대변인’으로 변신해야 할 필요가 있다.

    “제가 정부관계자라면 귀사가 그런 논리를 가지고 접근하실 때 상당한 반감을 가질 것입니다. 과징금이나 생산판매금지까지의 악영향을 초래하면서도 그런 논리를 유지해야 하는 이유가 뭘까요?” 같은 까다로운 질문을 해야 한다.

    이런 악마의 질문이 있어야 해당 기업에서는 “우리의 논리가 정부에게는 무리가 있구나. 그러면 정부에게는 이 논리를 어떻게 변환시켜 전달해야 하나? 다른 이해관계자들과의 논리적 통합을 어떻게 확보해야 하나?”하는 심도 있는 논의를 할 수 있다. 반대로 이런 악마의 질문 없이 “그래 그래 그게 좋겠다. 그냥 그런 논리로 밀어 부치지 뭐” 이런 식의 자화자찬만 존재하면 실제 위기 발생시 현실적 장애물을 만나게 되곤 한다.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에 있어서도 이 악마의 대변인은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

    기업의 위기관리 팀에게 실제적인 위기 시나리오를 전달하고 이에 대한 빠른 대응안을 마련해 달라 주문한다. 그러면 일반적으로 워룸에 모인 CEO와 임원들은 진지한 토론을 하면서도 실제와는 다른 시뮬레이션 의사결정을 내리곤 한다. 이게 문제다.

    예를 들어 ‘OOO제품의 심각한 이물질과 이전 유사 이물질 사례에 대한 재논란 쟁점화’ 시나리오라면, 워룸내의 CEO와 임원들은 인상을 찌푸리며 이렇게 이야기하곤 한다. “이 정도 상황이면 이 제품을 접어야 하는 거 아니야?” “이건 정말 상상하기도 싫은데…어쩔 수 없겠네. 이렇게 치명적이면 뭔가 전사적인 결단이 있어야 하겠네” 이런 식으로 자신들의 의사결정을 단정해 버린다.

    하지만 현실이라면 그렇게 간단하게 의사결정을 몰고 갈 수는 없는 거 아닌가? 이 때 필요한 사람이 악마의 대변인이다. 워룸에 모인 CEO와 임원들에게 악마의 대변인은 이렇게 주문한다.

    “안됩니다. 절대 안돼요. 올해 저희 매출목표가 얼마입니까? 만약 이 제품라인을 접거나 일정기간 판매 중지하면 우리가 올해의 목표를 성취할 수 있을까요? 안되지요? 머리를 짜내 보세요. 해당 제품라인을 살리면서, 매출에도 빠른 회복이 있을 수 있게 만들어야 합니다.” 하는 어려운 요청을 하는 거다.

    당연히 CEO와 임원들은 머리를 짜낸다. 이 때부터 현실적인 토론이 시작된다. “어떻게 두 마리의 토끼를 잡을 수 있을까? 그러기 위해서는 어떤 대응들을 해야 하며 그 전략은 어때야 하는가?”에 대해 의사결정을 모으게 된다.

    일부에서는 “그러면 확실히 우리의 Not Guilty”를 주장하는 의미에서 CEO께서 기자회견을 하시고 우리의 결백을 밝혀 주시는 게 어떨까 합니다”라는 의견을 내 놓으면 CEO께서 끄덕이시기 전에 이 악마의 대변인이 끼어 든다. “안됩니다. 안돼요. CEO께서는 기자회견을 하실 수 없습니다. 지금까지 우리 CEO께서는 부정적인 이슈로 기자회견을 하시거나 고개를 숙이며 사과를 하신 적이 없습니다. 왜 지금 같은 상황에서 CEO께서 그런 행동을 하셔야 하지요?”하는 공격적인 질문을 던진다.

    임원들의 인상은 또 한번 찌그러진다. “이것 저것 다 안돼 안돼하면 어쩌자는 거야? 우리보고 시뮬레이션 접으라는 소리인가?”하고 반발하는 임원들도 생겨난다. 하지만, 현실 상황에서 도출될 수 있는 당연한 요청과 질문을 미리 시뮬레이션을 통해 경험하고, 토론해 보는 그 자체가 위기관리 역량이니 어쩔 수 없다. 입에 쓴 약이 몸에 달다.

    위기관리 컨설턴트들은 항상 최악을 예상하고, 항상 부정적인 상황을 제시해야 한다. 반론에 익숙해야 하고, 클라이언트들이 보지 않고 지나가는 문제의 부스러기들을 모아 눈앞에 보여주어야 한다. 악마처럼 집요하게 질문하고 무리한 요청을 하며 미친 듯 압박해야 한다. 이 악마의 대변인과의 씨름을 통해 기업 임원들을 실제적인 위기관리 경험과 역량을 쌓게 된다. 갑작스럽고, 당황스럽고, 좌절되는 상황에서도 악마의 대변인을 기억하면서 스스로 좀 더 나은 논리와 대응을 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관련 개념 · 위기관리 컨설턴트는 무슨 일을 하는가

  • 위기관리, 아카데믹 관점 vs. 실무 관점, 그리고 컨설턴트의 관점

    위기관리에 있어 아카데믹 한 관점은 실무자들에게 가장 많이 그리고 심각하게 지적 받는 ‘업계악(惡)’으로 꼽힌다. 학자들과 실무자들간에는 상당히 뿌리 깊은 거리가 존재하는데 학자들은 실무자들에게 “이론을 모른 채 주먹구구식 실행만 강하다”는 비판을 하고, 반대로 실무자들은 “실제 현장을 모른 채 이래 저래 훈수만 한다”는 비판으로 학자들에 맞선다.

    컨설턴트들은 사실 학자와 실무자들 중간에 서있는 그룹이다. 학자들이 개발해 놓은 이론과 리서치를 좀더 실행 가능하게, 현실에 적용 할 수 있도록 ‘되새김 질’ 해 내 놓는 사람들이다. 하지만, 이런 중간자적인 입장임에도 불구하고 일부 실무자들은 컨설턴트들에게도 “안 해 보았으면 말도 하지 말라!”는 경고들을 쏟아 붓는다. 일부는 이런 리포트를 받으려고 컨설턴트들에게 그 큰 돈을 주었던 거냐 불평한다.

    그러면 아카데믹 관점과 실무관점은 무엇이 다를까? 또 이 사이에 끼어 있다는 컨설턴트들의 관점은 또 어떻게 다를까? 한 사례를 통해 간단하게 살펴보자.

    식품회사 A사. 모 프리미엄 식용 제품에 프리미엄 가치에 어울리지 않는 식품재료가 일부 첨가되어 있다는 루머를 접한다. 이 루머가 사실이라면 해당 프리미엄 제품군이 모두 타격을 입게 되고, 최악의 상황에서는 해당 브랜드를 접어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이 루머는 SNS를 타고 급격하게 퍼져나가고 있다.

    위기관리를 위한 아카데믹 관점 기반 논의

    • 이 루머는 사실인가, 사실이 아닌가?
    • 사실이 아니라면 강력하게 반박을 하고, 증거를 제시해 빨리 루머를 잠재워야 하지 않을까?
    • 일부만 사실이라면 가능한 문제의 그 식재료들을 개선 조치하고, 그에 대해 완전하게 개선되었다는 커뮤니케이션을 강력하게 해 나가는 빠른 개선 및 하이프로파일 전략이 필요하지 않을까?
    • 그 루머가 사실이라면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기업 신뢰도 확보를 위해 솔직하게 사실을 인정하고, 뼈를 깎는 개선조치를 기해 이후 브랜드 피해를 최소화해야 하지 않을까?

    컨설턴트들의 추가 논의

    • 일부 ‘프리미엄 가치에 어울리지 않는 식품재료’가 포함되었다면, 그 것은 무엇인가? 그 것이 인체에 유해한 것인가? 혹시 경쟁사들은 이와 같은 식품재료들을 사용하고 있지는 않은가?
    • 식약청이나 정부기관, 식품전문가 그룹들에서 가지고 있는 해당 재료에 대한 의견들은 무엇인가?
    • 해당 식품재료를 사용할 수 밖에 없었던 특별한 이유를 혹시 만들어 낼 수 없을까?
    • 해당 식품재료를 어떻게 해석해야 프리미엄이라는 가치를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을까?
    • 최근까지 해당 제품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식품재료에 대해 회사가 특별하게 커뮤니케이션 한적이 있나? 커뮤니케이션 했었다면 어떻게 했었나?
    • 만약 루머가 일부 또는 전부 사실이라면, 회사가 입어야 할 임팩트는 어느 정도인가? 이를 최소화하기 위한 실행 시나리오 5개는 무엇인가? 그 각각의 pros and cons는 무엇인가?
    • SNS상에서 퍼지고 있는 해당 루머의 확산 정도와 범위는 어디까지 일까? 회사가 인게이지 해야 하는 시기는 적절하게 언제쯤이어야 할까?
    • 각각의 시나리오들에 맞추어 우리 회사가 커뮤니케이션 해야 할 메시지들은 어떻게 정리되어있어야 하나? 대응 활동들은 또 어떻게 맞물려 나가야 하나? 타이밍은?
    • 예산들은 어떻게 산정되어 지나?

    실무자들의 추가 논의

    • 이번 일로 다치는 분은 누구인가?
    • 왜 이 사실을 내부에 사전 공유하지 못했나?
    • 생산 기술 쪽에서는 왜 굳이 이 식품재료를 사용했나? 아무리 코스트 컷이 중요해도 이러면 안 되는 거 아니었나?
    • 사실 지금 이야기되고 있는 식품재료상의 성분은 ‘발암 논란 물질’이 포함되어 있다. 이 걸 어째야 하나?
    • 왜 마케팅은 문제의 식품재료를 침소봉대해서 커뮤니케이션 했었나? 그러니까 문제가 불거진 거 아닌가?
    • 왜 홍보팀은 기사를 못나오게 좀 못하나? SNS상은 모르지만, 기사화까지 되는 건 좀 막을 수 있지 않나?
    • 말이 나와서 말인데 올게 온 거 아닌가? 기술파트에서 그 때 이거 말고도 몇 가지 문제가 있다고 했었는데 그 때 묵살 됐잖아…
    • VIP께서 문제는 추후 해결하더라도 일단 빨리 론칭하라 하셔 서두른 게 문제의 핵심인데 우리가 무슨 말을 하겠나.

    현실적으로 논의의 주제들이 실무자로 갈수록 더 디테일 해 지고 더 많아 진다. 극단적으로 실무자들이 고민하고 있는 내부 정보들과 세부 변수들을 학자분들에게 제시하고 조언을 달라고 하면 별반 현실적인 답이 나오지가 않는다. 도리어 “회사가 문제구먼…” 또는 “알고 봤더니 OO사는 엉망이야…”하는 평가를 받게 된다. 실무자들이 원하는 부분은 이런 게 아니었는데 말이다.

    그렇다고 반대로 실무자들의 고민들에만 몰입되어 있으면 아무런 위기관리가 이루어지지 않는다. 위기 초기에 많은 세부적인 고민들로 인해 의사결정은 늘어지거나, 흐지부지 되고, 일선 실행라인에는 아무런 지시나 가이드라인이 주어지지 않는다. 많은 기업들이 위기 시 침묵하거나, 모니터링만 하고 지나가기를 기다린다.

    컨설턴트들이 해야 하는 중요한 업무 포인트가 여기에 있다. 가능한 내부의 이슈들을 듣고 감안하고, 아카데믹한 방향성에도 기반해 현재의 상황이 최악(worst)에 이르지 않게 하는 위기관리 전략과 실행안들을 빨리 정리해 쏟아놓아 준다. 실질적 고민에만 빠져 있는 의사결정자들과 실무자들을 계속 자극해 깨어있는 상태에 지속적으로 머무르게 하고, 빨리 의사결정하고 실행할 수 있도록 꾸준한 내부 압력을 가해주는 코디네이터 업무가 컨설턴트들이 하는 일이다.

    결론적으로는 서로 보완하고 의지해야 하는 관계이자 관점들이라는 이야기다.

  • 홍보팀이 M&A시 감안해야 할 것들

    기업이 M&A를 시도할 때에는 항상 핵심적인 의사결정그룹이 사내에 마련된다. 사내 각 유관 부서 책임자들이 백본이되고, 외부 IB, 로펌, 회계자문사, 경영컨설턴트, 관련 은행, 전문학계그룹, 커뮤니케이션 컨설턴트, 로비스트 등등의 조합이 형성된다. 만약 인수자편에서 컨소시엄을 이루는 경우에는 각각의 컨소시엄사들이 이런 류의 의사결정그룹들을 별도로 보유하고 협업한다. 상당 수준의 전문성과 현장경험을 가진 수십~백명 선수들의 집단협업에 의한 의사결정 그룹이 형성되는 것이다.

    이 속에서 M&A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해야 하는 홍보팀이 필히 명심해야 하는 몇 가지 부분들을 정리해 본다.

    1. 확신하지 말라. 확신해서 커뮤니케이션 하지 말라. M&A커뮤니케이션은 항상 먼저가 아니라 맨 나중이다.
    2. 노코멘트가 가장 중심이다. 언론에게 친절 하려 애쓰지 말라.
    3. 모든 시나리오를 예측 해 각각에 대비하고, 그 맵에 따라서 이어령 비어령 커뮤니케이션 하라.
    4. 사내 커뮤니케이션을 잊지 마라. M&A에서는 인수측도 피인수측도 모든 직원들이 불안해 한다. 직원들이 떠나면 M&A도 소용없다.
    5. 경험이 없으면 무리하게 잔스킬을 부리지 말라. 언론 플레이를 통해 할 수 있는 것들은 상당히 제한되어 있다. 기존 평시 홍보경험을 살려 출입기자들에게 플레이 시도하지 않는 게 사후에 좋다. 플레이를 위해 전략없이 VIP 노출마라.
    6. 철저하게 로펌과 통합해서 움직여라. 불필요한 잡음과 소송들을 미리 예방해라.
    7. 빨리 정보를 입수하고 파악하라. 내부 의사결정그룹에서도 제일 먼저 참석해서 제일 자세하게 캐물어 들어라. 바깥에서 들리는 소식도 가장 빨리 입수해서 내부 의사결정그룹에 보고하라. M&A시 정보는 돈이고, 그 돈은 각각의 협업자들이 물어온 첩보들을 크로스 체킹해서 정보로 인정하고 의사결정에 활용하는 과정들로 구축된다.
    8. 직접적으로 인수사나 피인수사와 만나거나 충돌하지 말아라. 간접적인 활동들이 전부다.
    9. 최악을 대비하라. 기업을 시장에 내놓았다고 팔린다 생각하지 말아라. 저 기업에게 인수의향을 전달했다고 저 회사가 우리 회사가 되리라는 법은 없다. 만약 실패하면, 만약 소송에 걸리면, 만약 저 돈을 돌려받지 못한다면, 만약 우선협상대상자에서 밀려난다면, 만약 기업결합심사에서 무참하게 깨진다면, 만약 인수대금지급이 지연된다면…홍보팀은 각각의 상황에서 어떻게 커뮤니케이션 해야 할는지 대비해야 한다.
    10. 루머나 언론의 예측에 일희일비하지 말아라. 루머나 기자들의 예측이라도 우리의 M&A전략에 해를 끼친다면 개입해 교정하라. 반대로 시장의 루머와 기자들의 예측이 우리에게 유리한 내용이라면 관망하라. 입장을 흐릿하게 하라.
    11. 언론 및 시장 모니터링을 극도로 민감하게 강화하라. 반복되는 기자들의 예측기사들이 거듭될 수록 점차 그 교집합이 떠오른다. 그 교집합이 실제화 되는 경우들이 많다.
    12. 우리 M&A에 대해 꼭 한두명의 기자는 정확한 빨대를 꼽고 있다. 그를 주목하라.
    13. 빨리 커뮤니케이션 하되, 사내에서도 최대한 NDA를 지켜라. 흡연실에서 다른 부서 직원들에게 떠들지 말아라. 직원들은 그 정보를 가지고 주식 투자한다. 주의하라.
    14. 지도(Map)와 스케쥴을 항상 가지고 커뮤니케이션 실행하라. M&A과정에서 수많은 세부단계들을 꼼꼼하게 챙겨 커뮤니케이션 하라. 우리 홍보팀이 현 단계에서 할 수 있는 일들이 무엇인지를 입체적으로 고민해라.
    15. M&A전쟁이 끝난 뒤 사후폭풍을 예상해라. 이 부분은 상당히 중요하다. 자신이 토사구팽이 될 수도 있고, 상대사의 후 폭풍에 우리 쪽이 격멸 당할 수도 있다. 꼭 사후상황에 대비해라. 개인적으로도.

    신경 써 할 일이 많다. 그래서 홍보팀에게 M&A는 매력적이다.

  • 왜 같은 이슈에 A사와 B사와 C사의 대응이 다를 수 밖에 없을까?

    외부에서 볼 때 아주 명확한 이슈인데도 그 이슈에 관련 있는 기업 A와 기업 B와 기업 C의 실제 대응들은 왜 각기 다를까?

    만약 하나의 명확한 이슈에 대해 모든 기업들이 동일한 의사결정과 관리 전략, 실행을 하는 게 일반적이라면, 위기관리 컨설턴트나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자문이 필요 없을지도 모르겠다. 그냥 1+1=2라는 상식적인 대응만 존재할 수 있다면 모두 책을 보고 따라 하기만 하면 되니까 말이다.

    다른 모든 경영활동들이 그렇듯 기업의 의사결정에는 항상 많은 변수들이 존재한다. 그 변수들을 어떻게 극복하고 관리해 최선의 전략과 실행의 의사결정이 이루어지는 가에 따라 기업의 흥망이 갈리는 법이다.

    구체적으로 같은 이슈나 위기에 각 기업들은 어떤 변수들을 경험하고 있을까? 무엇이 실행을 각기 다르게 만들까?

    기업 철학

    회사 본사 액자에 걸려 있는 사훈이나 우리의 사명 등이 보는 그대로 그냥 ‘액자 장식’인 경우 vs. 대부분의 기업 구성원이 당연한 철학으로 받아들여 “저희는 이런 이런 철학이 있습니다. 그래서 그렇게는 못하게 되어 있습니다”라고 말하는 경우

    기업 문화

    내부에서 절대 커뮤니케이션 하지 않는 문화 vs. 상명하복에 토론 생략 문화 vs. 난상 토론 문화 vs. 위원회 문화

    오너 또는 CEO의 생각

    • A사 : “사장님께서 절대 리콜은 안되다는 생각이십니다. 다른 대안이 필요합니다.”
    • B사 : “이 정도까지 됐으니 이젠 털고 가자 하시는 것이 CEO 생각이십니다. 깨끗하게 마무리 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 C사 : ”저희 사장님은 이번 건에 별로 관심이 없으십니다. 왠지는 제가 잘 모르겠습니다.”

    임원들의 정치적 역학

    • “그건 우리 부문과는 상관없지……”
    • “이번 이슈로 누구를 죽이려고 지금 이러는 거야?”
    • “나보고 책임지라 이 말이야? 지금? 왜들 이래?”
    • “당연히 이번 이슈의 책임은 OOO부서가 져야 한다고 보는데 말이야. 항상 그 부서가 문제지…”
    • “제가 위기관리위원회 코디네이터 역할을 좀 하겠습니다. 워낙 시급한 상황이니까요”

    팀장들의 관여 태도

    • “이걸 내가 왜 해야 하는 거야?”
    • “아무래도 우리팀으로만은 힘든 이슈인데, 이것 좀 도와줄 팀이 없을까? TF라도 만들어서…”
    • “몰라 몰라 알아서들 해. 난 빠질래”
    • “저희 팀이 일단 코디네이션 하겠습니다. 협조해주세요. 부탁입니다.”

    실무진들의 실행 역량

    • “윗선에서 이렇게 이슈관리 하라는 지시가 내려왔는데 도와주실 수 있겠어요?”
    • “나는 이런 일 한번도 안 해 보았는데…큰일이네”
    • “언제 우리에게 이런 일 할 수 있게 예산 줘 봤어? 맨날 지시만 하면 다야? 제길…”
    • “아…이거 해봤어요. 오케이!”

    재무적인 현실적 제한

    • “알고 있습니다. 이해합니다. 하지만, 현재 저희 재정적인 상황으로는 그런 대응은 힘들겠습니다. 다른 방법은?”
    • “저희가 마음은 굴뚝인데요…예산이 할당이 안돼서요”
    • “딱 500만원 있습니다. 이걸 가지고 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을지 아이디어 좀 주세요”
    • “이번 건은 저희가 물러 설 수 없기 때문에 예산에 관해서는 초기부터 그리 제한을 두지 않으셔도 됩니다”

    위기관리 체계 수준과 일선의 훈련 수준

    • “언제 우리에게 불만제로 취재 대응 방식에 대해 가이드라인을 준 적 있어? 본사 것 들 말이지…쯧쯧”
    • “아니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내가 하는데 왜 난리들이야. 내가 그런 말도 못해? 또 그게 뭘 못 할말이야? 내가 틀렸어?”
    • “어제 MBC에 인터뷰 한 사람 누구야? 빨리 파악해서 보고 해. 미치지 않고서 어떻게…”
    • “난 몰라. 본사 홍보팀이 저번에 트레이닝 시켜준 대로 다 했어. 나는 하지 말라는 건 안 했어.”

    기타 상황적인 변수들

    이 밖에도 커넥션 자산, 명성, 이슈별 구도, 책임소재여부 등등이 영향을 끼친다.

    마지막으로, 재미있는 현실 하나. 같은 보고를 해도 회사마다 CEO나 오너분들이 다른 반응을 보이는 상황 에피소드.

    A사.

    임원: “회장님, 저희가 회사를 위해 이런 이런 비용절감 플랜을 구상 중입니다. 향후 1~2년 동안 OO억 원을 투자해서 OOO을 하면 앞으로 20~30년간 해마다 O억 원씩을 비용절감 할 수 있습니다. 이에 대해 회장님 허가를 좀 부탁 드립니다.”

    회장님: “아…그래? 그래서 OOO을 하겠다는 거지? 흠…거 괜찮네. 좋았어. 비용 절감한다는 데 뭐 반대할 이유가 있나? 오케이. 고마워. 조상무”

    B사.

    임원: “회장님, 저희가 회사를 위해 이런 이런 비용절감 플랜을 구상 중입니다. 향후 1~2년 동안 OO억 원을 투자해서 OOO을 하면 앞으로 20~30년간 해마다 O억 원씩을 비용절감 할 수 있습니다. 이에 대해 회장님 허가를 좀 부탁 드립니다.”

    회장님: “이거 봐. 조상무. 당신 그 공장에서 몇 년 일했어? 20년 넘게 있었지? 근데 왜 그런 비용절감 안을 이제야 내놓나? 지금까지 뭘 했어? 그런 게 있었으면 진작에 했었어야지 지금 뭐 하자는 거야? 다들 병신 같이…”

    이 두 회사의 의사결정 프로세스와 커뮤니케이션 톤앤매너를 보자. 왜 위기와 이슈관리의 실행에 있어 같은 이슈임에도 각각의 회사들의 의사결정이 다를 수 밖에 없는지를 명확하게 알 수 있지 않나?

    결론: 사람이 핵심이다. 그들의 철학이 핵심이고, 문화와 커뮤니케이션이 핵심이다. 이슈관리나 위기관리에 성공하는 기업들은 따로 있다.

  • 신문이 살아있을 수 밖에 없는 이유

    신문이 죽어간다는 이야기들을 한다. 어떤 지표를 보더라도 신문시장이 이전과 같지 않다는 결론을 내리게 되기 때문에 이에 대한 반론을 내세우기는 힘들다.

    일부에서는 신문들이 살아나기 위해서는 온라인과 소셜미디어 환경에 적응해야 한다는 이야기들을 한다. 구미 선진국들의 신문들과 같이 스스로 환경에 맞추어 변화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주문이다.

    신문은 진짜 죽어 없어질까?

    하지만, 기업 위기관리 관점에서 신문은 아직도 큰 의미가 있어 보인다. 그렇게 이야기하는 가장 큰 이유는 한국 내 의사결정자들의 대부분이 아젠다 설정에 있어 아직도 신문에 의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 회장님들이 아직도 신문을 보기 때문에 신문은 파워풀 한 셈이다. 대통령과 입법,사법, 행정 주체들이, 그리고 규제기관들이 계속 신문을 보기 때문이다. 투자자들이, NGO가, 소비자들이 그래도 신문을 보고 있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기업 위기에 있어 ‘신문’의 파워는 아직도 무시할 수 없을 만큼 충분히 강하다. 특히나 아젠다 셋팅의 기능에 있어 신문의 역할은 아직도 대단하다.

    만약 예전의 신문들이 길거리에 나부끼는 흔한 대자보의 의미를 가졌었다면, 이제 신문은 높은 분들에게 진상되는 ‘정보보고’의 의미를 가지게 되었다는 생각이다. 대중성은 줄어 들었을지 몰라도, 최고의사결정자들에 대한 접근성과 그들의 선호도는 그리 줄어들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신문이 신문 스스로 뉴스나 아젠다를 만들어 내는 시대는 더 이상 아니다. 하지만, 뉴스의 유통과 소비 메카니즘에서 신문의 역할은 아직도 중요하다는 데에는 이의가 없어 보인다. 아직도 사회를 움직이는 그들과 연결되어 있는 상대적으로 가장 강력한 미디어임은 인정해야 할 듯 하다.

    지난 연휴 전후를 통해 눈에 띄는 아젠다가 신문들에 의해 셋팅되고, 그에 대한 최고의사결정자의 반응을 도출하게 된 일련의 프로세스를 보면서, ‘아직도 신문이구나’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번 아젠다에 저편에 서있는 기업들도 그런 생각을 할 것이다.

    MB “재벌 2,3세들 취미로 할지 모르겠지만…” [중앙일보]

  • 위기와 관련 된 모든 이해관계자들은 각자 집단으로 의사결정 한다

    상당히 상식적인 이야기 같지만, 기업 위기관리 현장에서는 얼핏 그냥 넘어가는 전제가 되곤 한다. 기업 위기가 발생 했을 때 그와 관련된 많은 이해관계자들은 해당 사실을 두고 집단으로 의사결정을 한다. 하지만, 그들의 집단적 의사결정 결과를 관리해야 하는 기업에서는 도리어 공식적, 집단적 의사결정에 익숙하지 않은 경우들이 있는 데, 참 흥미롭다.

    단순한 강성 불만고객도 개인이 홀로 의사결정을 하는 경우는 적다. 나름대로 여러 지인들이나 법률, 언론 등에 익숙한 사람들의 의견을 청취하기도 하고, 그들을 찾아가 함께 對기업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하곤 한다. 그래서 무섭다.

    정부규제기관도 마찬가지다. 일개 사무관이나 과장 한두 명이 대기업 규제조치 등에 대해 결론을 내리기 보다는 여러 내 외부 전문가들의 의견들과 평가를 거쳐 對기업 규제조치를 발표한다. 그래서 무섭다.

    언론도 그렇다. 기자 혼자 행하는 對기업 의사결정이 얼마나 되나. 노조도 마찬가지고, 투자자들도 마찬가지다, NGO나 거래처들도 한두 구성원의 의사결정 방식이 아니라 집단으로 의사결정을 해 기업에게 곤란한 위기 상황을 조성한다. 그래서 그들의 움직임이 무서운 거다.

    기업 내부에서 위기 시 개인이 아닌 위기관리위원회나 위기관리팀이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CEO가 중심이 된 ‘빠른 의사결정’이 위기관리의 핵심이 되는 이유가 또 여기에 있다. 상황과 관련 해 일개 개인이나 부서의 홀로 대응이 실패하곤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기업 위기관리는 단체전일 수 밖에 없다. 단체와 단체가 각자 수 많은 집단 의사결정을 통해 맞부딪히는 상황이 위기다. 따라서 기업이 위기관리의 효율성을 이야기하면서 일개 부서나 일개 개인에게 위기관리 실행을 전담 해 맡겨 놓는 것은 현실적이지 못한 처방이다.

    위기 시 이해관계자들을 만만하게 바라보는 시각, 만만하게 대응하는 실행, 단편적으로 행하는 의사결정들이 모두 이해관계자를 보는 시각과 더불어 그들 내부의 의사결정 형식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부족하기 때문이라는 생각이다.

  • 깨진 유리창을 이전의 깨끗한 유리창으로 되돌리기?

    깨진 유리창을 이전의 깨끗한 유리창으로 되돌리기?

    언론을 통해 (최근에는 SNS나 소비자 방송 등을 통해) 회사 제품의 치명적 문제를 지적 받았다고 치자. 보도의 톤앤매너는 물론 제시 된 모든 조사결과들이 해당 제품의 생명에 치명상을 입혔다.

    이런 상황에서 해당 기업은 외부 전문가들과 “어떻게 이 상황을 극복하고 관리할 수 있을까?”에 대해 논의를 시작한다. 그러나 이런 질문의 밑단을 보면 종종 해당 기업은 ‘이런 상황에서 다시 예전의 소비자 인식과 환경으로 어떻게 다시 회귀할 수 있을까?’라는 이상적 니즈를 깔고 있는 경우들이 있다.

    기업에게 전적으로나 부분적으로 책임이 있는 위기에 있어 일단 발생한 위기는 ‘깨져버린 유리창’ 상황을 기업에게 선물한다. 쇼윈도와 같은 대형 유리창이 야구공 등의 강한 충격으로 구멍이 뚫리며 단박에 와르르 무너지는 경우도 있다. 일반 아파트 유리창이 작은 구슬 등에 의해 구멍이 뚫리면서 사방으로 금이 간 채 흉측한 모습을 띠게 되는 경우도 있다. 이런 깨진 유리창을 먼저 상상하는 것이 ‘사후 위기관리’에 있어 의사결정자들이 공유해야 하는 하나의 상(像)이 아닐까 한다.

    일단 유리창은 깨졌다. 금이 갔다. 비와 바람이 그 구멍으로 들어온다. 언제든 자칫 잘 못하면 와르르 무너져 위험하고 결국 창틀만 남게 되는 상황이 올지도 모른다. 이런 위태위태한 상황이 위기 직후 남겨지는 모습임을 상상해 보자.

    [사진은 ‘안전필름‘이 부착된 채 깨진 유리의 모습]

    이런 상황에서 사후 위기관리 옵션은 3가지로 나뉘겠다.

    1. 깨진 유리창을 방치한다. 바람이 강하게 불 때마다 혹시 무너져 내릴까 조마조마하지만 어쩔 수 없다. 가끔 달려있던 유리 조각들이 방안으로 날아와 떨어질 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견딜 수 있을 때까지 두고 본다. : 방치 전략, 노코멘트전략, 무시전략

    2. 깨진 유리창을 그대로 사용하기로 한다. 뚫린 구멍은 가능한 테잎으로 막고, 주변 금 간 부분들도 가로 세로로 테잎을 붙여 무너져 내리지 않게 유지한다. 일단 그렇게 겨울을 견뎌 본다. : 미봉책. 단편 대응. 모면. 로우 프로파일 전략.

    3. 깨진 유리창의 유리를 새 유리로 갈아 끼운다. 세찬 비바람과 강풍에 유리창틀 마저 망가질까 두려워서다. 갈아 끼운 반짝이는 새로운 유리창으로 겨울을 난다. : 하이 프로파일 전략. 위기 후 개선.

    이상의 옵션들 중 어떤 옵션을 선택하느냐 하는 의사결정 과정에서는 다음과 같은 주요 변수들이 존재할 것이다. (상당히 비유적으로 묘사했다)

    • 집주인의 의중 (세입자의 컴플레인에도 절대 유리창을 갈아주지 않는 집주인들도 있다)
    • 실제 구멍의 크기와 주변에 금이 간 범위
    • 새 유리창 교환 비용
    • (유리 교체 시) 깨져버린 헌 유리조각들의 조치/폐기 어려움
    • 주변 환경 (바람이 세게 부는 태풍 시즌, 강추위, 세찬 장마 철)
    • 유리창을 바라보는 내부 구성원들의 심미감(審美感)

    최근 발생한 모 기업 위기를 분석하면서 이 분들은 과연 앞으로 어떤 유리창을 가지게 될까 궁금해진다. 원래 그랬던 이전의 맑은 유리창으로 스스로 ‘뾰로롱~’ 돌아가 달라 모여 기도하는 중은 아니었으면 한다.

  • 위기시 지나친 Guilty Mind도 경계 대상이다

    위기발생 원인과 과정에 있어 기업의 실수나 잘못이 어느 정도 존재한다고 내부에서 판단할 때의 이야기다. 들어가보면 내부 의사결정과정이나 의사결정자 분들의 마음에 상당 수준의 guilty mind를 목격할 수 있다.

    “우리 신제품 론칭 일정을 조정해야 하진 않을까?”
    “이번 사건으로 이 브랜드 광고는 잠정 중단해야 하는 게 아닐까?”
    “이 루머 때문에 온라인 프로모션 테마를 좀 바꿔야 하는 건 아닐까?”
    “일정기간 다들 잠자코 있자고…조용하게 일 벌이지 말고 말이야”

    물론 해당 위기와 관련 된 이해관계자들의 감정이나 입장들을 감안해 보면 위기의 책임이 있는 기업이 진정성을 가지고 어느 정도의 guilty mind를 견지하는 것은 바람직하다. 도리어 guilty mind 없이 섣불리 진행하다 또 다시 역풍을 맞게 되는 경우도 심히 경계하는 것이 마땅하다.

    하지만, 제3자인 외부 카운슬이 보기에 지나칠 정도로 심각한 guilty mind는 위기관리 프로세스에 오히려 부담으로 작용하는 경우들이 많다. 위기직후 진행되는 모든 대내외 커뮤니케이션들과 일상 프로그램들에 있어 상당한 민감성을 투영하는 경우들이 종종 발견된다.

    기업들은 이러한 내부 정서와 guilty mind를 어느 정도 객관적으로 판단하고 해소하는 데 외부 전문가들의 시각을 활용하기도 한다. “그 정도까지 민감하게 의사결정을 할 상황은 아니다”라던가, “그 프로그램의 경우 해당 위기상황과는 연계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그냥 계획대로 진행하시면 되겠다” 조언 받는 거다.

    위기관리에 있어 위기를 경험 한 후 가능한 빠른 시일 내에 정상적 상황과 환경을 재조성하기 위해 노력하는 부분도 상당히 중요하다. 그런 노력의 과정에 있어 기업 내부에서 공유되는 guilty mind는 이러한 노력들을 상당 부분 제약하게 되고, 이에 따라 전체적인 위기관리의 성공 가능성이 희석될 수 있어 일부 경계해야 한다.

    보수적이고, 민감하며, 착한 기업들이 이러한 기업 정서적 경험들을 하곤 하는데, 이 또한 외부 전문가들과의 소통을 통해 가능한 빨리 진단받고, 빨리 개선해야 하는 관리 대상이 아닐까 한다. Post-Crisis 프로그램에 대한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