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그] 위기관리 원칙

  • 해결? 관리? 그 차이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 회사 위기관리를 위해 전문가들께 조언을 얻고 있습니다. 지금 벌어지고 있는 상황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가 궁금합니다. 가만히 놓아 두었다가 상황이 더 악화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이 상황에서 무엇을 해야 문제가 해결될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우선 먼저 정리하고 넘어가야 할 핵심 개념이 있습니다. 위기관리를 위한 자문을 요청하셨는데, 구체적 질문 내용을 들어보면 ‘해결’이라는 표현을 자주 사용하고 계십니다. 위기 대응을 논할 때는 보통 ‘관리’라는 용어를 의도적으로 선택합니다. 이는 ‘해결’과는 다른 뉘앙스를 지니고 있으므로, 이 구분을 명확히 하는 것이 질문하신 기업의 의사결정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해결’은 스스로 문제를 풀어 마무리 짓는다는 의미입니다. 이 경우에는 우선, 스스로 풀어낼 수 있는 구체적 문제가 전제되어야 합니다. 그 문제를 정확히 정의하고 영역을 한정 지어, 단계적으로 풀어내는 과정이 필요하죠. 위기관리 관점에서 ‘해결’은 주로 해프닝이나 소규모 문제 수준의 대상에 해당하며, 기업이 ‘최대한 할 수 있는’ 활동으로 상황을 종결 짓는 것을 가리킵니다.

    반면, ‘관리’는 당면한 위기 상황이 악화되지 않도록 기울이는 모든 중장기적 노력을 포괄합니다. 이는 단순 단기 해결을 넘어서는 더 넓은 개념으로, 기업의 자체 노력뿐 아니라 환경적 변수에 대한 대응까지 포함합니다. 즉, ‘최대한 할 수 있는’ 해결 활동에 더해 ‘꼭 해야 하는 추가 노력’과 ‘통제 불가능한 외부 요인에 대한 대비’를 아우르는 것입니다.

    기업 자체 역량으로 주도하는 ‘해결’과 달리, ‘관리’는 때때로 수동적으로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위기라는 것은 본질적으로 대상과 영역을 규정하기 어렵고, 환경 변수가 예상 밖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관리’라는 표현이 적합합니다. 만약 상황이 단순 ‘해결’될 수 있다면, 그것은 애초에 위기가 아니었을 가능성이 큽니다.

    문제는 기업이 위기관리를 ‘위기 해결’로 인식하는 데 있습니다. ‘어떻게 이 위기를 해결할까’라는 적극적 사고방식이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죠. 왜 우리가 ‘여론 해결’, ‘언론 해결’, ‘부정기사 해결’, ‘직원 해결’, ‘위기 해결’, ‘재난 해결’ 같은 표현을 피하는지 생각해 보십시오. 이 영역들은 단순히 ‘해결’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들은 ‘관리’의 대상입니다. 이러듯 위기를 바라보는 마인드가 ‘해결’ 중심인지 ‘관리’ 중심인지에 따라 대응의 성패는 크게 좌우됩니다.

    이를 병원 비유로 설명 드리자면, 시술이나 수술로 병을 단번에 고쳐 ‘해결’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반면, 여러 치료법과 지속 관리, 식이요법, 재활 운동 등으로 병을 ‘관리’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실제로는 두 방식을 병행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위기관리가 바로 이와 같습니다. 수술처럼 ‘해결’ 가능한 부분이 있다면 반드시 그렇게 하셔야 합니다. 그러나 수술로 고쳐지지 않거나, 수술할 수 없거나, 수술 후에도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한 경우가 더 많습니다.

    질문으로 돌아가, 현재 위기가 ‘해결’할 수 있는 성격인지, 아니면 ‘관리’해야 하는 성격인지를 먼저 명확히 규정하시기 바랍니다. 만약 해결 가능한 구체적 대상이 있다면, 그 부분을 식별하고 해결에 대한 의사결정을 하는 것이 다음 단계입니다. 하지만 ‘(무조건) 위기 해결’이라는 사고는 오히려 위기관리에 방해가 될 뿐, 더 큰 위기를 초래할 위험이 큽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꼭 전략이 필요한가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많은 전문가들이 위기관리 전략에 대해 이야기하는데요. 저희는 생각이 좀 다릅니다. 시시각각 변화하며 긴급을 다루는 위기관리에 진짜 전략이라는 것이 존재할 수 있는지요? 또한 전략을 세우는 것이 얼마나 실행에 도움이 될지요? 위기관리에 전략이라는 것이 꼭 필요한 것일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아주 현실적인 주제로 진지하게 논의해 볼 만한 질문입니다. 실제 위기관리 실행을 수차례 경험 해 본 실무자들은 위기 시 전략을 세워야 한다는 조언에 대해 이견을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전략을 세운다는 개념은 그 자체로는 훌륭한 것이지만, 위기관리 상황에 쉽게 적용 가능한 적절한 개념인지는 의문이라는 것이지요.

    일부 기업에서는 위기 발생 후 “위기관리를 위한 전략을 가져오라”는 경영진의 지시에 실무그룹이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실시간 대응에도 벅찬 비상상황에서 ‘전략’을 가져오라는 요청이 버거운 것이지요. 실무진이 전략을 세우기 위해 진행해야 하는 입체적 상황분석, 유사 사례분석, 이해관계자 분석, 실행 가능성 분석, 효과 비교 분석, 각종 시나리오 분석 등의 제반 업무가 그렇게 긴급한 상황에서 제대로 이루어지기 만무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위기관리 전략의 정의에 대해서는 평시 정확한 공감대를 가지고 있을 필요는 있습니다. 과연 위기관리를 위한 전략이라는 것은 무엇일까요? 일단 위기관리 전략의 형태는 크게 세가지로 나눌 수 있겠습니다. 위기 발생 이전에 유효한 위기관리 전략, 위기 발생 후 유효한 위기관리 전략, 그리고 마지막으로 위기 이후 (위기관리가 끝난 후) 유효한 위기관리 전략이 그것입니다. 일부에서는 명성 및 이미지 회복 전략이라고도 부르지요.

    우선 위기 발생 이전에 유효한 위기관리 전략은 위기 발생을 방지, 지연, 피해를 완화시키기 위해 필요한 실행에 대한 목적과 의미가 중심이 됩니다. 간단히 말하자면 “우리는 왜 사전에 위기관리 활동을 해야 하는가? 왜 하고 있는가?”에 대한 한두문장 정리된 개념이 사전적 전략이 되겠습니다. 어떻게 보면 자사만의 위기관리 철학과 원칙이라는 표현이 더 적절할 수도 있겠습니다.

    그 다음 위기 발생 후 유효한 위기관리 전략이란, 발생된 위기 성격을 신속 정의하고, 그런 위기를 적극 관리해 이루어 내고 싶은 최종의 결과를 서술해 보는 것입니다. 흔히 예로 들지만 어떤 위기는 “(금번 위기로 인한 예상되는 피해에서) VIP를 보호한다”는 것이 핵심 전략일 수 있습니다. “브랜드 신뢰도 방어” “매출 피해 최소화” “계획된 M&A의 문제없는 진행” “시간지연과 정상화 병행 집중” 등이 주요 위기관리 전략이 될 수 있습니다. 위기관리 열차의 목적지를 함께 그려보는 것이지요.

    우리가 흔히 생각하듯 컨설턴트가 제시하는 두꺼운 전략 팩과 그에 딸린 여러 조사와 논리 백업이 전략의 핵심은 아닙니다. 뚜렷한 위기관리 목적과 방향성을 사내에서 정확히 공유해 공감대를 이루고 위기를 관리하자는 것이지요. 그래서 우리가 어떤 열차를 타서 어느 역으로 향할 것인가를 정하는 작업이라고도 합니다. 이처럼 위기 시 위기관리 전략을 세우는 것은 당연하고 아주 간단한 것입니다. 그걸 어렵게 생각해 공감대를 이루지 못하니 전략 없이 위기관리를 하는 것처럼 보여지는 것입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기업 경영진은 위기 시 왜 ‘소통 강박’에 빠지나?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기업이 부정 이슈나 위기에 직면했을 때, 경영진이 가장 먼저 취하는 행동을 상기해 보자. 대개의 경우 홍보팀을 긴급 소집해 사과문을 다듬거나, 언론 보도의 흐름을 전환하기 위한 전방위적 커뮤니케이션을 지시하는 것이 그 첫 수순이다. 그러나 위기관리 현장에서 반복적으로 목격되는 이러한 필사적 노력은, 문제를 해결하기는 커녕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키는 결과로 귀결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필자는 이러한 현상을 ‘소통 강박(Communication Obsession)’이라 정의한다.

    소통 강박이란, 기업이 위기 해결을 위해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상황관리(Action)를 실행하기보다 커뮤니케이션이라는 수단에만 ‘과도’하게 집착하는 병적 증상을 말한다. 이는 크게 두 가지 형태로 발현된다. 첫째는 ‘강박적 소통 폭주’로, 실효적 해결책이 뒷받침되지 않은 메시지를 무차별적으로 살포하며 ‘무언가를 하고 있다’는 전시 효과에 집착하는 형태다. 둘째는 ‘전략 없는 마비’로, 냉철한 전략적 판단 대신 공포와 무력감에 사로잡혀 의사결정 자체를 유예해 버리는 상태다.

    기업에 문제가 발생하면, 경험이 풍부한 커뮤니케이션 부서장이나 임원들은 종종 “대응을 자제하자” 혹은 “대응할 실익이 없다”는 조언을 건넨다. 외부 전문가들 역시 이러한 판단에 공감하는 경우가 많다. 사실 사후 커뮤니케이션의 본질적 목적은 문제 해결 그 자체가 아니라, 문제로 인한 데미지 컨트롤(Damage Control)에 있다. 내외부 베테랑들이 대응 자제를 권고하는 것은, 해당 사안이 아직 임계 수준의 위기가 아니거나, 대응의 시점과 대상으로서 적절하지 않다는 경험적 판단에 근거한다.

    그러나 소통 강박에 사로잡힌 경영진은 이러한 조언을 실무진의 무능이나 무관심, 혹은 책임 회피로 곡해하는 경향이 있다. “지금 불이 났는데 가만히 있자는 것이냐”는 식의 경영진발(發) 강박은 결국 무리한 소통 시도로 이어진다. 대응이 불필요한 작은 불씨에 소통의 연료를 무차별적으로 투입해 문제를 오히려 키우는, 이른바 ‘미필적 실수’가 발생하는 지점이 바로 여기다.

    미국 기업 커뮤니케이션의 선구자 아서 페이지(Arthur W. Page)는 “PR이란 90%는 옳은 일을 하는 것이고, 10%는 그에 대해 커뮤니케이션하는 것”이라고 설파했다. 이 명제는 위기관리 현장에서도 변함없는 진리로 통용된다. 성공적인 전략 커뮤니케이션은 반드시 실질적인 상황관리(행동, 개선, 보상)가 전제되거나 병행될 때에만 그 가치를 발휘한다.

    90%에 해당하는 실질적 조치 없이 10%의 커뮤니케이션에만 매달리는 것은 모래 위에 성을 쌓는 격이다. 경영진은 소통의 기술을 고민하기에 앞서, 우리 조직이 과연 90%의 ‘옳은 일’을 실행하고 있는지, 즉, 상황을 실질적으로 해결해 나가고 있는지를 먼저 자문해야 한다. 9:1의 균형이 무너진 소통은 자칫 기만에 가까운 행위로 비칠 수 있기 때문이다.

    경영진이 소통 강박에 빠지는 일곱 가지 원인

    위기관리 현장에서 관찰되는 경영진의 소통 강박 증상은 단순한 개인적 실수가 아니라, 다음과 같이 고착화된 심리적 오류와 구조적 결함에서 비롯된다.

    첫째. 소통은 상황관리보다 비용 대비 효과가 높다는 가성비 함정

    “지금 당장 사과문 올리고 보도자료 배포해. 비용이 드는 보상안은 나중에 검토하고, 일단 말로라도 사태를 진정시켜야 하지 않겠어?”

    경영진에게 리콜, 보상, 시스템 전면 개편과 같은 ‘상황관리’는 막대한 비용과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는 고통스러운 결단이다. 반면, 메시지는 즉각 작성해 배포할 수 있고 비용도 미미하게 느껴진다. 그러나 실체 없는 소통은 대중에게 ‘언젠가는 갚아야 할 부채’로 차곡차곡 누적된다. 행동이 수반되지 않는 언어는 결국 더 큰 이자를 얹어 상환해야 하는 치명적 위기로 되돌아온다는 사실을 경영진은 간과한다.

    둘째. 무대응은 곧 패배라는 공포와 통제력 과시 욕구

    “가만히 있을 거야? 우리가 대응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해! 아무것도 안 하면 잘못을 인정하는 꼴밖에 안 돼.”

    아무런 행동도 취하지 않으면 무능해 보인다는 공포가 경영진을 지배한다. 특히 위기 국면에서 자신의 통제력을 내외부에 가시화하려는 리더십 증명 욕구가 강박적 지시로 이어진다. ‘전략적 인내’와 ‘무능한 방치’를 구별하지 못한다. 의미 없는 활동량으로 자신의 불안을 해소하려 하지만, 이는 전술적 목적도 없이 제한된 자원만 소진하는 패착에 불과하다.

    셋째. 기술적 해결주의와 프레임 전환에 대한 맹신

    “우리에게 유리한 기사들로 포털을 채워. 댓글 여론만 잡으면 이번 고비는 넘길 수 있어. 기술적으로 어떻게든 프레임을 바꿔봐.”

    디지털 미디어 환경에서 알고리즘 제어나 검색 결과 정화, 혹은 고도화된 언론 플레이가 본질적 결함을 은폐할 수 있다고 믿는 오류다. 구조적 결함이라는 몸통은 방치한 채 여론의 흐름이라는 깃털에만 에너지를 쏟는 셈이다. 오늘날의 대중은 메시지의 기교보다 행위의 일관성과 진정성을 먼저 읽어낸다는 사실을 망각한 지시다.

    넷째. 이해관계자를 공감 대신 제압 대상으로 간주하는 태도

    “저들은 우리를 무너뜨리려는 집단이야. 대화해봤자 소용없어. 법무팀과 협의해서 우리 논리로 밀어붙여. 입도 못 열게 만들어.”

    피해자나 여론을 소통을 통한 공감의 대상이 아니라, 무력화해야 할 ‘장애물’로 간주할 때 소통 강박은 더욱 심화된다. 이러한 ‘전략 없는 마비’ 증상은 대중에게 오만과 폭력으로 읽히며, 내부 고발이나 추가 폭로를 촉발하는 기폭제가 되어 위기를 전이·확산시킨다.

    다섯째. 내부 보고 체계의 왜곡과 ‘보고를 위한 소통’의 악순환

    “사과문 조회수가 얼마야? 기사는 몇 건이나 나갔어? 수치가 부족해. 더 적극적으로 우리 입장을 뿌려!”

    위기 상황에서 실무진은 경영진으로부터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는 비난을 듣지 않기 위해, 소통 활동을 보고용 실적으로 활용한다. 경영진은 이 수치에 안도하며 더욱 강도 높은 소통을 주문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실제로 문제가 얼마나 해결되었는지가 아니라, 메시지가 얼마나 많이 노출되었는지가 성공의 척도가 되는 전형적인 ‘활동성 함정’에 빠진 상태다.

    여섯째. 한국적 망각 주기에 대한 요행과 전략 없는 마비

    “일단 소나기만 피하자. 담당자 없다고 하고 시간을 끌어봐. 며칠 지나면 다른 이슈가 터져서 다들 잊어버릴 거야.”

    과거의 위기가 시간의 흐름 속에 흐지부지 마무리되었던 경험은 나쁜 학습 효과를 낳는다. 이는 전략적 인내가 아닌, 무책임한 방치로서의 침묵을 사후적으로 정당화한다. 그러나 디지털 시대에 기록은 영구적이며, 이러한 마비 상태는 훗날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의 ‘강박적 폭주’를 불러오는 시한폭탄으로 작동한다.

    일곱째. 전략적 현실주의의 부재와 감정적 호소에 대한 과의존

    “사과문을 더 절절하게 써! 진정성이 느껴져야 해. 눈물 한 방울 쏙 빼낼 수 있다면 여론도 돌아서지 않겠어?”

    법적 배상 규모를 냉정하게 산정하고 비즈니스 안정성을 검토하기보다, 감성적 호소로 여론을 전환할 수 있다는 착각에 빠지는 경우다. 실질적 행동이 수반되지 않은 감정적 호소는 대중에게 기만으로 비치며, 기업의 도덕적 신뢰를 앞당겨 소진시킨다. 위기관리 전략가라면 사과문의 수사(修辭)를 다듬기 전에, 보상안의 구체성부터 먼저 점검해야 한다.

    전략의 부재가 강박을 낳는다

    결론적으로, 경영진이 경험하는 이 모든 소통 강박의 증상들은 단 하나의 근본 원인에서 기인한다. 바로 ‘전략과 준비의 부재’다. 사전에 위기를 진단·분석해 구체적인 대응 시나리오를 갖추지 못한 기업은, 위기가 실제로 닥치는 순간 본능적 공포에 사로잡힌다. 준비되지 않은 경영진에게 소통은 가장 달콤한 도피처이자, 동시에 스스로를 옭아매는 감옥이 된다.

    소통 강박은 전략 보유 여부에 따른 조직적 병증으로 진단할 수 있다. 성공적인 전략 커뮤니케이션은 반드시 상황관리라는 실체가 수반되어야 한다. 90%의 행동이 뒷받침되지 않는 소통은 결국 허상에 불과하다. 평시의 안일함이 위기 시의 강박을 낳고, 그 강박은 다시 실패한 소통으로 이어져 기업의 본질적 가치를 훼손하는 악순환을 만들어낸다. 이러한 소통 강박이 매번의 위기에서 아무런 성찰 없이 반복된다면, 그것은 단순한 실수를 넘어 기업의 DNA 자체를 파괴하는 조직적 재앙으로 진화할 수 있다.

    경영진 스스로 자문해보기를 권한다. 우리 기업은 지금 소통을 하고 있는가, 아니면 소통 강박을 앓고 있는가? 소통 강박에서 자유로워지는 유일한 방법은, 역설적이게도 소통에 집착하지 않는 것이다. 소통의 기술을 연마하기 전에, 위기 시 실제로 작동할 수 있는 상황관리 전략을 먼저 수립해야 한다.

    미리 준비된 전략을 토대로 위기 시 조직의 의사결정과 실행을 철저히 통제·관리해 나가는 것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다. 위기관리의 성공은 얼마나 화려하게 말하느냐가 아니라, 아서 페이지의 조언처럼 얼마나 충실하게 90%의 ‘옳은 행동’을 선행하고 그 결과를 10%의 정교한 소통으로 연결하느냐에 달려 있다. 이제 강박이라는 질병에서 벗어나기 위해, 전략이라는 강력한 치료약을 손에 쥘 때다.

  • 미디어트레이닝은 왜 효과가 없을까?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기업의 커뮤니케이션 관리(communication management) 관점에서 가장 기본적인 리트머스(평가지) 역할을 하는 것은 미디어트레이닝이라 볼 수 있다. 자사 철학, 가치, 원칙, 경영 전략과 방향성 전반을 그대로 담아 만들어 낸 것을 ‘메시지’라고 한다면, 그 소중한 ‘메시지’를 내외부 이해관계자들에게 제대로 전달하여 성공적으로 공유할 수 있을지를 점검하는 것이 미디어트레이닝이기 때문이다.

    일부 기업은 그러한 미디어트레이닝을 단순 트레이닝으로만 이해해서, 기업 CEO나 경영진이 말하는 훈련, 인터뷰하는 훈련, 위험한 질문을 잘 관리해 내는 훈련, 실제 인터뷰를 준비하는 훈련 등으로 조작적 정의를 내린다. 하지만, 이러한 정의는 미디어트레이닝에 대한 전체를 담지 못하는 완전하지 않은 정의다.

    미디어트레이닝에 대해 기업은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지만, 실제 미디어트레이닝을 통해 이상적인 결과를 얻어 내는 경우는 그리 흔하지 않다. 물론, 위에서 예로 든 일부 개념에 기반한 조작적 정의에 의해서는 목적한 소정의 결과를 얻었다고 하는 경우는 많다. 대표께서 핵심메시지의 중요성을 이해하셨다. 부사장들이 언론 인터뷰 경험을 통해, 좀더 전략적이고 안전한 커뮤니케이션을 하게 되었다 등등의 결과가 그런 류다.

    하지만, 더욱 이상적인 미디어트레이닝의 개념을 기준으로 놓고 보자면, 많은 기업은 적절한 효과를 보고 있다고 평가하기 어렵다. 그렇다면, 왜 그들은 미디어트레이닝을 통해 제대로 된 효과를 얻지 못하고 있을까? 미디어트레이닝 이전에 어떤 것이 준비되어야 이상적인 미디어트레이닝이 실행되고, 더욱 나은 결과와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될까? 다음과 같은 부분에 좀더 신경 써 보자.

    메시지가 먼저다

    미디어트레이닝을 하는 것이 먼저가 아니다. 미디어트레이닝은 기존에 존재하거나 준비되어 있는 기업의 메시지를 ‘커뮤니케이션하기 위한 훈련’이다. 커뮤니케이션 트레이닝을 커뮤니케이션 하는 방법과 기술에 대한 것이라고 좁게 정의해서는 안 된다. 기업의 메시지가 제대로 정리되어 있지 않다면, 그에 대한 정리 노력을 먼저 하는 것이 맞다. 정해져 있지 않은 메시지가 부재한 상황에서 무엇을 커뮤니케이션 하는 훈련을 할 것인지를 한번 생각해 보자는 거다. 커뮤니케이션은 스킬이 주가 아니다.

    철학, 가치, 원칙이 핵심 기반이다

    가끔 미디어트레이닝에서 훈련용 질문을 하다 보면 “그 주제에 대해서는 저희 원칙이 아직 없습니다” 같은 답변이 나올 때가 있다. 답변자인 임원은 스스로 그 주제에 대해 생각해 보지 않았고, 그에 대해 내부 공론화나 고민이 없었으며, 당연히 정해지거나 합의된 원칙이 아직 없다는 설명을 하는 것이다. 철학, 가치, 원칙 같은 생각의 틀이나 기반이 없는 경우, 메시지는 절대 정상적으로 탄생될 수 없다. 만약 철학, 가치, 원칙이 없는데도 메시지가 뜬금없이 존재한다면, 그 메시지는 적절하거나 유효한 메시지가 아닐 가능성이 많다. 틀이나 기반이 없는데도 존재하게 된 메시지들은 이내 서로 충돌하고, 모순을 이루고, 혼란을 조성할 가능성만 높일 뿐이다.

    근거 없는 메시지는 메시지가 아니다

    메시지만 달랑 준비해서는 제대로 된 미디어트레이닝이 진행될 수 없다.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메시지는 단순하고 짧은 카피문장과는 다른 것이다. “우리는 품질을 최우선으로 생각합니다.” 이런 메시지는 멋져 보이는 카피는 될 수 있어도, 그 자체가 제대로 커뮤니케이션 될 수 있는 형식의 메시지는 아니다. 품질을 우선으로 하는 이유와 철학, 우선 노력, 방식, 투자, 그에 더해 다양한 사례들이 근거로 구축되어 있어야 커뮤니케이션 가능한 메시지가 된다. 근거 없이 메시지만 반복하는 건 사람이 아니라 로봇이다. 기업 커뮤니케이션에서는 더욱 더 의미 없는 것이고.

    완성된 메시지와 근거들이 합의된 것이어야 한다

    훌륭해 보이는 메시지와 그 메시지를 지원하는 다양한 근거들이 있다고 치자. 일견 멋져 보이기만 해서는 아무것도 되지 않는다. 그 메시지와 근거들이 사내에서 얼마나 공유되어 있고, 공감대를 이루고 있는지가 중요하다. 기업 CEO의 메시지와 근거가 여러 임원의 메시지와 근거와 전혀 다르다고 상상해 보자. 경영진의 메시지와 근거를 일선 직원들이 잘 못 이해하고 있다고 상상해 보자. 부서간 메시지와 근거가 각자 다르고, 서로 상충까지 된다면 어떻게 될까? 사내에서 공유되어 공감대를 이루고, 그것이 반복되어 동일 유사한 메시지를 내지 못하는 경우 미디어트레이닝은 허사가 될 확률이 높다.

    개인의 생각도 정렬되어 있는 것이어야 한다

    CEO의 개인적 생각이 있을 수도 있다. 최고경영진 구성원 각자의 개인적 생각도 존재 가능하다. 더 나아가 일선 직원들의 생각도 분명 존재할 것이다. 기업 커뮤니케이션에서 핵심은 그런 구성원 개인의 생각이 최대한 기업의 메시지와 근거에 정렬되어(align)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자기 회사와 관련된 주제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는 다 같이 비슷한 생각을 메시지로 전달하고, 그와 관련된 유사한 이유와 근거들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순수하게 개인적 주제에 대한 생각에 대한 것이 아니라, 그들이 공히 구성원이 되는 회사와 관련한 주제에 대한 생각에 대한 이야기다.

    새로운 주제도 기존의 메시지에 정렬되어야 한다

    최근 새롭게 사회적 화두가 되고, 기업간에 떠오르는 생소한 주제가 있다고 치자. 그 각각에 대해 실시간으로 자사의 메시지와 근거들을 구성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그러다고 해도, 그런 새로운 주제에 대한 질문에 대해 아무런 답을 못하는 것은 자연스럽지 못한 것이다. 새로운 주제라고 하더라도, 기존 다양한 유사 주제들에 대한 메시지를 기억해 내고, 그에 정렬될 수 있는 큰 방향성의 메시지와 근거는 제시할 수 있어야 기업 커뮤니케이션을 관리할 수 있게 된다. 미디어트레이닝은 그 다음이다.

    항상 회사의 원칙을 기억해 내는 습관이 중요하다

    회사 원칙이나 철학, 가치 등이 제대로 개발되지도 공유되지도 않아 기억나는 것이 없는 구성원이 대다수라면 그건 전혀 다른 문제다. 여기에서 언급하거나 예로 들 가치가 없다. 정상기업의 경우 기업의 원칙은 항상 모든 경영활동 전반에 틀이 된다. 그 원칙이 무엇인지, 우리는 어떤 생각을 같이 하고 있는지를 종종 기억해 내어 메시지와 실행에 적용하는 구성원이 많아야 한다. 그런 원칙을 기억하는 습관이 일상화된 조직에게는 미디어트레이닝이 분명 빛을 발하게 된다. 훈련 과정에서 발견되는 메시지들이 상당한 안정성을 가지는 경우, 그런 습관이 일반화된 기업이라 볼 수 있다.

    애드립을 경계하는 것은 당연하다

    아무 말이나 멋있으면 되는 것일까? 개인의 생각이라도 잘 포장만 하면 될까? 경쟁사도 하는 말을 우리도 하는 것이니 별 문제없을까? 정해진 메시지나 원칙 같은 게 없는 것 같으니, 일단 그럴 듯하게 말해버리면 되는 것일까? 아니다. 개인의 생각을 순발력 있게 그럴듯하게 하는 것을 애드립이라고 본다면, 기업 커뮤니케이션 관점에서는 애드립보다는 침묵이 좀 더 안전한 커뮤니케이션일 것이다. 애드립을 경계하고, 애드립 할 상황이나 주제를 만들지 않는 문화가 중요하다. 그 후에 미디어트레이닝에 임하는 것이 보다 자연스럽고, 당연한 것이다.

    평소 커뮤니케이션 해야 언제든 잘한다

    평소 내부적으로 주요한 경영 주제와 사회적 화두 등에 대한 커뮤니케이션이 잦고 다양하다면, 그에 따라 합의된 생각과 메시지 그리고 근거들이 탄생될 가능성은 높아진다. 서로가 서로의 생각을 구경하고, 평가하고, 공유하고, 공감하는 과정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지면 그 생각과 메시지와 근거들은 보다 자연스러워진다. 미디어트레이닝에서 특정 주제에 대해 잘 구성된 메시지로 커뮤니케이션 하는 기업의 경우에는, 내부 커뮤니케이션이 활발하고, 해당 경영진이 반복적으로 그것에 대해 커뮤니케이션 해 왔다는 특징이 있다. “평소 저희가 자주 그렇게 커뮤니케이션 해 와서, 익숙한 주제입니다.” 같은 배경 설명을 하는 경영진이 그런 회사 분들이다. 미디어트레이닝이 효과를 거둘 수밖에 없는 토양인 셈이다.

    이상과 같은 커뮤니케이션 자산이 있는 기업만이 미디어트레이닝을 통한 충분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그와 함께 평시나 위기 시 다름없이 전략적으로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게 된다. 내부에서 완성된 메시지가 외부에 의해 성공적으로 수용되고 평가되게 되면, 그런 상호작용이 기업의 철학, 가치, 원칙의 뿌리를 더욱 단단하게 만들어 준다.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더 강한 기업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반면, 이상과 같은 커뮤니케이션 자산이 부재하거나 부족한 기업의 경우에는 미디어트레이닝이 단순 경험과 기술습득의 기회로서만 유효 해 진다. 그런 경우 대부분 경영진은 미디어트레이닝 때 진행하는 인터뷰 질문에 대한 답을 개인적 생각과 애드립으로 꾸민다. 한 번도 생각해 보지 않았던 주제에 당황 해 한다. 그와 관련될 것으로 보이는 회사의 철학, 가치, 원칙 같은 것을 찾기 힘들어 한다. 한마디로 준비되지 않은 채 기술만 배우게 되는 것이다.

    기업 커뮤니케이션에는 커뮤니케이션 할 준비가 되지 않은 경영진은 절대 대변인의 역할을 해서는 안 된다는 원칙이 있다. 커뮤니케이션 할 준비가 되지 않은 경영진에게 기술적인 의미로서만 미디어트레이닝을 제공하는 것은 그래서 위험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기술적인 미디어트레이닝을 통해 새롭게 대두될 수 있는 (자의적)커뮤니케이션 위험성은 항상 경계해야 한다. 차라리 창구일원화를 하는 것이 더 안전하겠다는 조언이 실무진에서 나오는 이유가 이 때문이다.

    미디어트레이닝은 기업의 커뮤니케이션 자산을 평가하는 좋은 기회다. 미디어트레이닝을 통해야 기존 커뮤니케이션 자산을 평가하고, 효과를 점검해 보는 리트머스 적용의 기회가 된다. 기업측에서는 “우리의 생각과 메시지 그리고 근거들은 이렇다. 그에 대해 제3자인 전문가들은 어떻게 이해하고 평가할 것인가?”를 묻는 과정이 이상적인 미디어트레이닝이다. 그래야 더 낫고, 더 안전하고, 더 정교한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해진다.

    다시 강조하지만, 미디어트레이닝은 단순 기술이나 기법에 대한 것이 아니다. 기존의 커뮤니케이션 자산을 잘 갈고 닦아 제대로 된 미디어트레이닝을 경험하고, 계속해서 커뮤니케이션 자산과 역량을 개선 발전시켜 나가보자.

    관련 개념 · 미디어 트레이닝이란 무엇인가

  • 메시지와 잡담의 차이

    [The PR 기고문]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기업의 핵심임원들과 미디어트레이닝이나 메시지 워크샵을 진행하면, 각 사별 그리고 이슈별로 다양한 사례와 입장 그리고 구체적 사실관계에 대한 유익한 토론을 하게 된다. 때로는 주어진 이슈에 반하는 완전하지 않은 대응 논리 때문에 메시지에 결핍감을 함께 느끼기도 하고, 반대로 아주 충실한 논리와 팩트를 기반으로 해 구성된 훌륭한 대응 메시지에 같이 놀라기도 한다.

    이번 글에서는 현장에서 주로 고민거리인 메시지 결핍 및 오류 현상에 대해 정리해 본다. 일반적으로는 갑작스럽게 이슈가 발생되면, 기업 내부에서 미처 입장을 적시 정리하지 못하여 메시지 오류가 발생한다고 보기도 하는데. 그 외에 이슈 대응 시 메시지 오류에는 더 많은 이유와 원인이 존재한다.

    왜 일부 기업은 언론이 돌발 이슈를 취재하는 경우, 기자보다도 준비되어 있지 못할까? 기자는 이미 해당 이슈에 대한 기사 프레임을 짜서 기업측에 문의하는데, 기업에서는 왜 그 프레임을 이해하기는 커녕 그에 더한 더 심각한 프레임을 스스로 만들어 허둥댈까? 기업은 왜 메시지 전달 대신 기자와 잡담을 하며 소중한 기회마저 놓쳐 버리는 것일까? 왜 그럴까?

    첫째, 메시지에 대한 개념정립이 중요하다

    기업 대표나 핵심 임원은 스스로 외부와 내부 메시지에 대한 집착을 보다 키워야 한다고 본다. 평시를 넘어 이슈나 위기발생 시 가장 중요한 통제가능자산은 자사의 메시지뿐이다. 이슈나 위기는 기업의 메시지로 관리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현재같이 통제가능자산이 점차 사라지고 있는 환경에서, 자사의 적절한 대응 메시지는 상당한 효과를 발휘하는 소중한 이슈 및 위기관리 자산이다.

    대표와 임원의 경우 공식적으로 전달하는 메시지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상식처럼 보인다. 하지만, 사석에서의 메시지와 공석에서의 메시지를 일관되게 유지하는 것, 정무감각을 키워 여론이 듣고 싶어하는 메시지를 선별 강조하는 것, 사소한 메시지라도 기업차원의 것이라면 항상 주의하고, 주의하도록 감독하는 것과 같은 노력은 더욱 강화해야 하겠다. “말을 하다 보면 그럴 수도 있지…”라던가, “요즘 기자들은 삐딱하게 말을 해석한다”, “언론에게 어떤 음모가 있어서 우리 메시지를 왜곡하고 있다”는 식으로 자사의 실수를 감싸기만 해서는 안 된다.

    둘째, 기업의 메시지를 항상 고민하자

    내외부 메시지 전달의 문제를 단순하게 메시징 스킬의 문제로만 치부해서는 안 된다. 현장에서 더 많이 부딪치는 한계는 당면 이슈에 대하여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철학이나 원칙이 부재하다는 문제 때문이다. 기반이 없고 고민이 부족했기 때문에 메시지를 구성하려고 해도 감이 오지 않는다. 말 그대로 메시징 스킬만 그에 적용해 버리면, 알맹이 없이 화려하기만 한 거짓말이 떠오르게 된다.

    최근 현장에서 가장 많은 한계를 드러내는 대표적 내부 이슈는 ‘(사내)차별’, ‘(사내)성별간 갈등’, ‘(사내)세대 차이 및 갈등’, ‘(사내)상하간 커뮤니케이션 단절’ 등이다. 외부이슈로는 ‘ESG에 대한 구체적인 실행(실체)’, ‘갑질 및 불공정 거래 논란’, ‘경영진 불법행위 논란’, ‘우수인력 및 기술 정보 유출 논란’. ‘중대재해처벌법관련 논란’등이다. 이와 관련된 구체적 질문을 하면 경영진은 두가지 답변 스타일로 나뉜다. 장황하게 법 또는 사실관계 설명을 하고, 누구든 만들어 낼 수 있는 원칙론적 입장을 메시지로 구성해 전달하는 스타일이 있다. 그 외에는 개인적 생각을 정리해서 기업의 메시지로 보이게 전달하는 스타일이 있다. 그러나, 두 스타일 모두 해당 이슈에 대하여 기업의 부족한 고민의 현황만 드러내 보여줄 뿐이다. 메시지가 없어 메시징을 하지 못하는 형국인 것이다.

    셋째, 발전된 정무감각에 기반한 메시징을 지향하자

    기업이 스스로 ‘하고 싶은 말을 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위험하다는 생각을 해야 한다. 더 구체적으로 대표이사 OOO이 하고 싶은 말을 기업의 입을 빌려 하는 것은 더욱 위험할 수 있다. 기업은 하고 싶은 말 이전에 기업으로서 해야 할 말을 해야 한다. 따라서, 흥분하거나 화를 내는 메시지는 기업 메시지로 적절하지 않다. 자사 이익을 강변하며, 상대를 적대시하는 메시지도 기업 메시지로는 적절하지 않다. 법적으로 문제없다는 식의 단편적 상황판단에 기반한 메시지도 적절하지 않다.

    발전된 정무감각이 기반 된 기업 메시지는 일단 온화하다. 차분하다. 자사보다 주요 이해관계자들에 대한 공감에 기반한 메시지를 더 많이 한다. 객관적이고 중립적으로 보이려 노력한다. 책임을 광범위하게 이해하고 인정하는 모습을 담는다. 해법을 제시하고 더 나아진 미래를 약속한다. 이런 모든 메시지는 이슈나 위기가 발생했을 때 핵심 이해관계자들이 듣고 싶어하는 것이다. 이런 메시지 기반을 벗어나 이해관계자들을 놀라게 하거나, 당황스럽게 하는 메시지라면 분명 문제가 있는 것이다. 이를 사전에 예상하고 걸러내는 능력이 곧 정무감각이다.

    넷째, 끊임없는 공유로 일관성을 유지하자

    아무리 좋은 메시지라도 커뮤니케이션 하지 않으면 그것은 메시지가 아니다. 기업 내에서 우리가 멋지고 훌륭한 철학과 원칙을 가지고 당면 이슈나 위기를 관리하겠다 결심하더라도, 누군가 나서서 공개적으로 커뮤니케이션 해 공유하지 않는다면, 그 철학과 원칙은 아무 의미가 없다. 사내에서도 훌륭한 철학과 원칙에 기반해 잘 구성된 메시지는 지속적으로 공유되어야 한다. 임직원들이 수없이 반복되는 메시지에 평소 이미 익숙해져 있어야 한다.

    “대표께서 언론 인터뷰나 외부 발표를 통해 전달하신 메시지를 참고하시지요” 당면 이슈에 대하여 딱히 대응 메시지가 떠오르지 않는다는 임원에게는 이런 조언을 할 때가 있다. 외부로는 대표께서 상당히 활발하게 자사 메시지를 전달하시는데, 자사 임직원에게는 그에 대해 구체적 설명이 되지 않는 기업이 이렇다. “대표께서 강조하시는 것 같은데, 사실 저희 계열사 차원에서는 그에 대한 이해나 실행방안이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이와 같은 사후 이야기가 나와서는 안 된다. 깊게 고민하여 구성된 메시지는 필히 공유되어야 한다. 그 반복을 통해 내외부에서 일관성을 갖추어야 한다.

    다섯째, 메시지는 시시각각 바뀌면 안 된다

    앞에서도 일관성이라는 가치에 대하여 설명 했지만, 기업 철학과 원칙이 조변석개한다는 느낌을 주어서는 절대 안된다. 이슈나 위기 대응에 있어서도 지난 번에는 A 같은 행동과 메시지를 전달한 기업이, 유사 이슈나 위기가 다시 발생하자 이번에는 B 같은 전혀 다른 행동과 메시지를 전달한다고 생각해 보자. 유사 이슈나 위기를 가지고 왜 지난번과 이번 간에 다름이 있는가 하는 질문에 답 해야 하는 새로운 상황을 마주하게 된다. 이 자체가 문제다.

    기업 내외부를 통틀어 예측가능성을 훼손해서는 안 된다는 의미다. 직원이 생각하기로 ‘우리에게 소비자관련 이슈가 발생되면 우리 회사는 당연하게 이렇게 대응하고 그에 대해 커뮤니케이션 할 거야’ 라는 일관된 확신이 있어야 한다. 이와 더불어 소비자, 관계기관, 소비자단체, 정치인, 언론이나 온라인 여론 등도 비슷한 예상을 하며 확신을 가지게 해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런 공통된 예측과 기대 그리고 확신이 반복되면, 해당 기업의 이슈나 위기는 점차 관리하기 쉬워지는 방향으로 진화할 수 있다.

    여섯째, 메시지를 체화 해서 보여주는 경영진이 필요하다

    대표이사와 경영진은 내 외부 이해관계자들에 대한 노출이 상대적으로 많은 위치의 사람들이다. 자신이 구성하고 있는 기업의 철학과 원칙 그리고 여러 중요 이슈에 대한 메시지가 있다면, 이를 꾸준하게 가시화 시킬 수 있는 사람들도 이들이다. 환경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하면서 스스로 대중교통을 고집하는 기업인이 있다. 컴플라이언스를 강조하며 골프나 해외출장을 간소화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기업인도 있다. 소비자를 최고로 생각한다는 메시지를 더욱 가시화하기 위해 소비자들과의 만남을 정기화 하는 기업인도 있을 수 있다.

    반면 기업의 메시지와 기업인의 실천에 있어 전혀 다른 갭(gap)을 노려 취재하는 언론도 있다. 예를 들어 안전하게 관리되어 깨끗한 수돗물을 마시자는 메시지를 계속 전달하고 있는 관련 공기업이 있다고 치자. 한 언론이 그 공기업 수십 명 경영진의 자택에서도 실제로 수돗물을 마시는지 취재한다면 어떨까? 그 중 90퍼센트 이상이 시판 생수를 식수로 하고 있다면, 해당 기업의 메시지와 경영진의 실천은 어떤 의미를 가지게 될까? 돌아보면 언론이 기업이나 조직을 비판하는 보도 상당수가 이런 표리부동 현상에 기반하고 있다. 불완전 메시지와 불완전 체화 현상을 지적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일곱째, 메시지를 보면 그 회사를 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하자

    맨 앞 조언과도 맞닿아 있는 이야기다. 기업이 평소 광고나 슬로건, 보도자료 등을 통해 이해관계자들에게 전달하는 일상적 메시지는 부정 이슈나 위기가 발생되면 완전하게 검증된다. 가족과 같은 회사를 주창하는 기업이 실제로 핵심 이해관계자들을 가족으로 생각하고 있는지는 이슈나 위기 상황에서 그대로 드러난다. 환경을 보호해 후손들에게 더 나은 환경을 물려주자 주장하던 기업에게 환경 관련한 부정 이슈나 위기가 발생되면, 그 주장도 확연하게 검증된다.

    여기에서 핵심은 평시 메시지가 아니라, 그에 기반한 이슈 및 위기 시의 메시지다. 평시 반복 주장하던 메시지들을 부정적 상황에서도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는 기업은 훌륭한 기업이다. 최대한 그 메시지를 지키려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는 기업도 훌륭하다. 최소한 평시 메시지에 대한 돌아봄이 있고, 그에 정렬된 대응과 메시징을 기억하는 것은 전략적 커뮤니케이션에 있어 아주 중요한 핵심이다. 그런 노력이 없다면 이해관계자들은 상황에 대한 매번 새로운 대응 메시지를 보고 그 회사를 판단하게 될 것이다. 그 새로운 메시지가 다시 그 기업을 정의하게 된다.

    이렇게 기업의 메시지는 개인의 메시지와는 다른 측면이 다분하다. 기업 철학과 원칙 그리고 정무감각이라는 수준 높은 역량을 기반으로 깊이 고민된 메시지는 큰 가치를 지닌다. 구성원의 수와 다양성으로 인해 해당 메시지의 공유와 반복의 중요성도 개인의 것과 비교하면 훨씬 크다. 공유와 반복을 통해 형성되는 일관성도 아주 중요한 자산이 된다. 모든 이해관계자들에게 안정감을 주고 그 안정감이 모여 신뢰를 형성해 주기 때문이다.

    지속적 메시징과 그를 체화 한 경영진의 실천이 다시 커뮤니케이션 된다면 더욱 이상적이다. 그런 노력들이 더욱 더 기업 메시지의 가치를 높여준다. 기업의 메시지를 경영 품질의 리트머스라고 보는 이유가 이 때문이다.

    부정 이슈나 위기를 맞은 기업이 전달하는 메시지를 꼼꼼하게 챙겨 분석해 보자. 그 메시지를 보며 그 기업이 현재 어떤 수준인지를 최대한 살펴보자. 메시지의 문제가 단편적으로 메시징 스킬의 문제라고 할 수 있는 것인지? 메시지의 문제가 숙련되지 않은 화자(spokesperson)의 개인적 부족이라고 할 수 있는지? 해당 기업 메시지에 대한 이해관계자들의 비판과 원성이 단순하게 음모론 때문이라고 치부할 수 있는지? 자애롭게 ‘그럴 수도 있지’하며 눈 감아 줄 수 있는 현상인지를 따져보자.

  • 직원 대상 커뮤니케이션, 생존 전략은?

    [The PR 기고문]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근래 들어 가장 증가하는 이슈 유형이 기업 대표 및 임원이 직원들과 커뮤니케이션하는 도중 발생되는 ‘부정적 논란’이다. 이는 내부 커뮤니케이션 미디어라 오해되는 ‘블라인드’의 활성화 때문이기도 하지만, 전반적으로 MZ로 대표되는 젊은 직원층과 상대적 올드 세대로 칭해지는 대표 및 임원층간의 커뮤니케이션 에러가 근본적 원인으로 볼 수 있다.

    일단 사회적 맥락에 있어 그 두 계층간에는 아주 큰 차이가 존재한다. 예전에 아무렇지도 않았던 일부 맥락과 표현이 이제는 아주 위험한 것이 되었다. 예전에는 없었던 맥락과 표현이 이제는 일반적인 것으로 여겨지는 경우도 많아졌다. 대표와 임원 중 상당수는 아직도 그런 변화에 적극적으로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문제다. 그에 더해 리더로서 기업 내에서 대 직원 커뮤니케이션을 해야 한다는 역할에도 제대로 적응하거나, 준비되어 있지 못하니 부정적인 갈등과 논란은 계속된다.

    이번 글에서는 기업 대표 및 임원께서 직원들과 커뮤니케이션 할 때 기억해야 할 전략적 조언을 정리해 본다. 계속해서 이런 조언을 듣고, 기억하고, 실행하다 보면 언젠가는 직원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이 보다 안전해지고, 그 자체를 전략적 목적을 성취하는 효과적 기회로까지 승화시킬 수 있게 될 것이다.

    첫째, 지금 하는 커뮤니케이션의 목적이 뭔가 생각해 보자

    내 앞에 직원 100여명이 앉아 있다고 치자. 줌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는 직원들도 백여명에 이른다고 치자. 이 부담스러운 커뮤니케이션 현장에서 대표인 내가 커뮤니케이션 하는 목적이 무엇인가를 생각해 보자는 것이다.

    혹시 이번 커뮤니케이션을 통하여 대표 자신 또는 임원 자신의 재직 기간을 단축시키는 것이 목적인가? 이번 커뮤니케이션을 통하여 잠잠하던 직원들로부터 공분을 촉발하는 것이 목적일까? 나의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회사 명성 및 이미지를 비참하게 훼손하는 것이 목적일까? 문제를 만들어 사후 언론 협찬 예산을 극대화하거나, 내부 직원간 상호 갈등을 조장하는 것이 내부 커뮤니케이션의 목적일까? 절대 아닐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이와 같은 부작용을 현실에서 마주하는 기업 리더들이 아직도 계속해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기억하자 이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나는 무엇을 얻기 원하는가?

    둘째, 제대로 커뮤니케이션 되지 않는 것이 당연하다

    소통은 기본적으로 목적이 아니라 수단이다. 하지만 수단으로 활용하기에는 너무 불확실성도 크고 효과적이지도 않아 보인다. 대표인 내가 ‘아’라고 이야기하면 직원들도 ‘아’라고 알아들었으면 좋겠는데, 그렇게 되지 않는 게 기본이다. 커뮤니케이션은 제대로 되는 것이 오히려 이상한 것이다.

    기업 리더는 직원들과의 커뮤니케이션에 있어 제대로 되지 않는 것이 기본이라는 생각을 항상 기억해야 한다. 이를 위해 보다 철저하게 준비하고 전략적으로 커뮤니케이션 하려 노력해야 한다. 그리고 조급함을 버리고 일관되게 꾸준히 커뮤니케이션 해야 한다. 일부 기업 리더들은 한번의 타운홀 미팅을 뼈저리게 실패한 뒤 절대 커뮤니케이션 하지 않겠다는 결심을 한다. 그런 상황을 만들지 않아야 하겠다는 생각을 먼저 해 보자.

    셋째, 공감 능력은 곧 예측 능력이다

    아. 그렇구나. 그렇게도 생각할 수 있겠구나. 흥미로운 생각이네. 좀더 설명을 해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등과 같이 직원의 이야기를 수용하고 공감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 일부에서는 회사가 우리 직원들의 이야기를 듣겠다는 식으로 회사의 리스닝을 강조하지만, 그 보다 중요한 것은 회사가 직원인 우리에게 어떤 이야기를 해 주는 가이다.

    회사가 직원들에게 해 줄 이야기가 전략적으로 잘 준비되고 전달된다면, 정상적인 상황에서는 그에 대한 직원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기회는 온다. 그 과정에서 가장 유효하고 안전한 커뮤니케이션 방법은 공감해 주는 것이다. 관심을 가져주는 것이다. 의미를 찾는 것이다. 모든 주장에는 일리(一理, 어떤 면에서 그런대로 타당하다고 생각되는 이치)가 있다. 그 일리를 찾자. 만약 이 부분이 생략되거나 무시된다면 내부 커뮤니케이션은 산으로 가게 된다. 시끄럽게 된다. 그러니, 미리 직원들의 생각을 예측해 보고 최대한 공감하려 애쓰자.

    넷째, 분노는 시간이 해결하지만, 미워함은 시간으로도 해결되지 않는다

    소통하기 전에 일단 대표 자신과 임원을 직원들이 좋아하게 만들자. 그게 어렵다면 호감이라도 가지게 만들어야 한다. 그것도 힘들다면 최소한 직원들이 내 자신을 싫어하거나, 두려워하거나, 미워하지 않게 만드는 것이 최선이다. ‘괜찮은 분’ 정도면 사실 가장 좋다.

    일단 직원들에게 그런 감정을 만들어 내지 못한다면, 해당 기업 리더의 소통 노력은 폭력이 되거나, 혐오를 생산하게 된다. 운이 좋아도 직원들이 아무 관심을 가지지 않게 만들 뿐이다. 내부 커뮤니케이션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먼저 기업 리더를 호감 있게 바라보는 직원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것도 소통을 위한 사전 준비다.

    다섯째, 합리적 원칙은 큰 무기

    직원들은 항상 회사로부터 무언가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싶어한다고 했다. 기업 리더가 내부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함에 있어 회사 여러 주제에 대하여 합리적 원칙을 적용했던 전례들을 다양하게 제시하는 것이 좋다. 이를 통해 회사의 합리적 원칙에 대한 반복적인 강조를 이어 나가는 것이다.

    각각의 주제에 있어 회사가 생각하는 합리적 원칙들이 일관되게 적용되고, 반복된다면, 직원들은 이를 통해 회사의 방향성, 우선순위, 전략 등을 이해하게 된다. 회사의 미래를 예측하게 된다. 자신들이 회사의 미래에 어떻게 적응해야 하고, 기여해야 하는지도 그러한 원칙들의 이해로부터 가능하게 된다.

    여섯째, 준비, 준비, 준비

    내부 커뮤니케이션도 외부 언론이나 주주 커뮤니케이션 등과 같이 사전에 철저하게 준비하고 준비해야 한다. 준비되지 않은 커뮤니케이션은 전략적이지 않은 커뮤니케이션이다. 다양한 직원의 질문을 예상하고 분석해야 한다. “왜 우리 급여 수준이 이래요?”, “이번에는 왜 인센티브가 없어요?”, “왜 임원들은 인센티브를 더 받아요?”, “좋은 인력들 다 빠져나가는데 어떻게 할거에요?”, “우리 회사는 미래가 있나요?” 등과 같이 기업 리더들이 받기 싫은 질문까지 예상하고 준비해야 한다.

    전략적 커뮤니케이션의 반대말은 ‘허심탄회’다. 위와 같은 최악의 질문들을 대하면서 기업 리더가 허심탄회하게 진정성을 전달한다고 하다가 수많은 실제 리더들이 곤경에 처하곤 했다. 진정성도 준비해야 빛을 발한다. 갑작스럽게 떠오르는 개념이나 표현 또는 비유는 종종 독(毒)이 된다.

    일곱째, 세 사람 이상에게 피드백 받자

    리더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좋은 메시지와 비유가 다른 사람에게는 전혀 다르게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하자. 특히나 MZ세대들은 기업 리더가 전달하는 표현과 맥락에 익숙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농담이 농담이 아닌 경우가 그 때문이다.

    이를 위해 안전성을 극대화하려면, 준비된 질문과 답변을 세 사람 이상에게 동시에 보여주고 피드백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그 여러 조언자들을 연령대나 성별에 따라 나누어 보아도 좋다. 실제로 그렇게 여러 사람에게 피드백을 받아 보면, 꼭 몇 개 이상의 위험할 뻔 한 내용이 나타난다. 그 내용을 그대로 커뮤니케이션 했다면 발생될 수 있었던 부정적 결과를 미연에 방지한 것이다.

    여덟째, 내일 뉴스에 실린다고 생각하자

    직원들은 우리 회사의 출입기자라는 생각을 하는 것이 좋다고 계속해 강조하고 있다. 기자에게 하지 못할 이야기라면 직원에게도 하면 안 되는 환경이 되었다. 우리 끼리 만 알고 있자는 개념이 사라진지는 꽤 되었다. 일부 리더들은 그렇다면 직원과도 진정성 있게 구체적인 소통을 하지 말라는 것이냐는 질문을 한다. 하지만, 여기에서 핵심은 진정성이나 구체적 소통 부분이 아니다. 안전하게 준비된 메시지로 커뮤니케이션 목적을 달성 시킬 수 있는 것이냐 여부가 핵심이다.

    내부 커뮤니케이션 과정에서 리더가 실수했으면 바로 사과하고 수정하는 것이 좋다. 직원들을 존중한다는 의미에서 가능한 반말은 하지 않는 것이 좋다. 리더가 하고 싶은 말 보다, 꼭 해야 하는 말만 하는 것이 좋다. 갑자기 떠오르는 비유나 사례에 독이 있다고도 했다. 오늘 직원들에게 한 리더의 말이 내일 아침 신문에 실린다고 해도 별 문제 없을 그런 커뮤니케이션이 기본이다.

    아홉째, 면대면은 가능한 최소화하자. 서면이 기본이다

    우리는 흔히 글로벌 기업 CEO가 공개적인 장소에서 프리젠테이션을 하고 투명하게 이해관계자들과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을 본다. 그리고 일부 우리 기업 리더들은 그러한 소통 마인드를 부러워하며, 일부에서는 그것을 그대로 따라 소통을 시도하곤 한다. 하지만, 아주 잘못된 오해가 있는데, 글로벌 기업의 성공한 CEO들도 기본적으로는 내부 직원들과 텍스트로 커뮤니케이션 한다는 사실이다.

    일반적인 경영자에게는 구두 커뮤니케이션 보다 텍스트 커뮤니케이션이 훨씬 안전하고 효과적이다. 잘 짜여진 텍스트라면, 그 효과는 더욱 크다. 자주 직원들과 얼굴을 맞대고, 구두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현재 상황에서 어떤 커뮤니케이션 형식을 빌어 커뮤니케이션 해야 회사의 커뮤니케이션 목적을 좀 더 잘 성취할 수 있는가를 살펴야 한다.

    열째, 한 방으로 완성되는 소통 없다

    GE의 전설적인 경영자 잭웰치가 한 말이 있다. “중요한 메시지는 천번이라도 말하고, 하고, 하고, 또 하세요” 어떻게 같은 메시지를 천번이나 반복한다는 것인가? 하지만, 그렇게 열심히 반복 반복해야 겨우 커뮤니케이션이 가능 해진다는 의미를 그와 같이 표현한 것이다.

    직원들과의 연례 타운홀 미팅으로 이룰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목적은 얼마나 될까? 매월 CEO 레터를 보낸다면? 주간단위로 회사 방송에 출연하여 백문백답을 한다면? 돌아가며 직원들과 티미팅을 한다면? 그런 한두번의 이벤트로 회사의 커뮤니케이션 목적을 얼마나 달성할 수 있는가 한번 생각해 보자. 중요한 것은 반복이고, 일관성이다. 이를 통해 회사의 준비된 커뮤니케이션 메시지가 축적되고 자산화 되어야 한다. 천 번 이야기해서 안된다면? 이 천 번 이야기하도록 하자.

  • 기업의 이해관계자 관리를 위한 10대 원칙

    [The PR 기고문]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기업을 둘러싸고 비즈니스 생태계를 이루는 사회 주체들을 이해관계자들(stakeholders)이라 부른다. 더 나아가 해당 비즈니스 생태계를 품은 사회적 생태계 구성원까지 기업의 이해관계자 범주에 넣는 개념도 오래되었다. 직접적으로 우리 회사 제품이나 서비스를 한 번도 구매하지 않았어도, 회사의 다양한 활동에 대하여 사회적 여론을 형성하는 그룹이 바로 사회적 이해관계자라 할 수 있다.

    예전에는 그들의 영향력이 회사의 사업 운영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던 시절도 있었지만, 이제는 개인미디어와 사회적 여론 생성 환경이 변화함에 따라 그들 또한 기업이 관리해야 하는 큰 영향력자 범주 속에 위치하게 되었다.

    한마디로 기업이 사회 여론 전반을 더욱 신경 써야 하는 시대가 되었고, 그와 함께 사회를 구성하는 이해관계자 각각에 대한 관계 형성과 관리 노력이 중요한 가치로 떠 올랐다. 그렇다면, 기업 시각에서 이해관계자 관리란 어떤 것이고, 이해관계자 커뮤니케이션이란 어떠해야 하는지 간략하게 정리된 10가지 원칙을 기반으로 생각해 보자.

    첫번째, 이해관계자는 컨트롤 할 수 없다

    이해관계자 관리(stakeholder management)라는 의미를 흔히 이해관계자를 컨트롤(control) 한다는 것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잦다. 일부 드라마나 영화에서처럼 기업이 언론이나 내부고발자 등을 다양한 방식으로 컨트롤 하는 것을 보고 얻은 상상적 개념 같은데, 현실에서는 대부분이 불가능하다. 더구나 기업의 이슈에 대해 이미 입장을 형성 한 영향력 강하고, 기대와 관심이 폭증해 있는 이해관계자를 컨트롤 할 수 있다는 생각은 허상이다. (물론, 특정목적을 가지고 그렇게 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있을 수 있다)

    이해관계자 관리란 정확한 의미로는 이해관계자들이 보유하고 있는 이해관계를 넘어 그들의 기대와 관심 까지를 관리한다는 것으로, 그 과정에서 오직 컨트롤 가능한 것은 기업의 행동과 메시지 뿐이다. 이해관계자를 올바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기업의 행동과 메시지가 전략적으로 잘 준비되어 전달되어야 한다는 것이 기본 원칙이다. 그래야 그로 인해 이해관계자들이 영향 받게 될 가능성은 높아진다.

    두번째, 모든 이해관계자가 이해관계만을 형성하는 것은 아니다.

    이해관계자라는 이름 때문에 모든 이해관계자들이 특정 이해관계를 골고루 형성하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 실질적 이해관계가 존재하지 않더라도, 기업의 사업적 주제에 대하여 기대나 관심을 형성하고 있는 그룹이 있다면 이 또한 이해관계자다. 이들의 기대와 관심에 기업은 필히 주목해야 한다.

    기업이 사업적 주제에 대하여 광범위 한 이해관계자의 기대와 관심을 마주하고 그 구체적 가치들을 분석할 수 있어야 적절한 이해관계자 관리가 실행될 수 있다. 긍정적이고 우호적인 이해관계자 관리 환경에 다다르려면, 기업은 최선을 다해 그들의 기대는 충족시켜야 하고, 관심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어야 한다. 대부분 부정 이슈는 이해관계의 충돌과 함께,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기대와 관심을 제대로 충족시키지 못해 발생된다.

    세번째, 영향력, 기대, 관심의 역학에 주목하라

    기대와 관심만 표하는 이해관계자는 차라리 단순해 보이기도 한다. 기업이 사회적 구성원으로서 좋은 기업 시민이 되어야 한다는 주문을 그대로 성실하게 따르며 행동하고 커뮤니케이션 하면 갈등 발생 가능성은 대폭 줄어든다고 볼 수 있다. 문제는 주로 그들의 기대와 관심이 적절하게 충족되지 못하는 경우 발생된다.

    불만이 생긴 이해관계자들은 이내 자신들의 입장을 구체화시켜 입장을 형성한다. 이것이 여론의 초기 형태인데, 여기에 각 그룹의 영향력이 더해지면 기업을 향한 행동으로 가시화된다. 부정 이슈발생 시 기업이 적절한 대응과 커뮤니케이션을 하지 못한 경우, 오프라인과 온라인에서 형성된 이해관계자들의 기대와 관심이 불만과 비판으로 변질되고, 이내 기업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으로 이어지는 모습과 같다. 기대와 관심이 우선이고, 영향력은 후행(後行)한다고 보는 것이 더 적절하다.

    네번째, 영향력을 가진 이해관계자만 우선이 아니다

    기업을 둘러싼 이해관계자 중 누가 더 영향력이 센 그룹인가. 흔히 언론을 꼽는다. 규제기관, 정부, 수사기관, 국회, 정치인, 환경단체, 시민단체를 꼽는 기업도 있다. 불특정다수 온라인 공중을 강력한 영향력을 지닌 이해관계자로 생각하게 된 기업도 있다. 중요한 것은 어떤 이해관계자가 다른 이해관계자보다 영향력이 항상 크다 적다 라고 이야기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기존에 강한 영향력을 지닌 것으로 판단되던 이해관계자도 그들의 기대와 관심이 충족되면 그 영향력을 스스로 소멸시키기도 한다. 반면 상대적으로 미미한 영향력의 이해관계자가 그들의 기대와 관심이 완전하게 무시되자 이내 영향력을 극대화 해 기업 앞에 서는 경우도 생긴다. 기업은 이슈관리 시 이해관계자 각각의 기존 영향력을 넘어, 향후 어떤 이해관계자가 자신의 영향력을 키워 기업 앞에 나타나게 될 것인가를 예상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방지 또는 방어하기 위해서는 어떤 전략적 활동과 커뮤니케이션을 해야 할지도 포함해 고민해야 한다.

    다섯 번째, 영향력 큰 이해관계자 그룹은 언제든 개입할 명분을 찾는다

    이해관계자 생태계에서 기업에게 일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이해관계자는 특정 상황이 발생했을 때 그에 개입하는 것이 기본이다. 예상가능한 디폴트 자체다. 범죄가 발생했을 때 경찰이 투입되는 것과 같이 아주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것이다. 기업 주변 이해관계자들도 그와 같이 기업의 이슈 상황에 개입하고자 하는 의지는 항상 가지고 있다.

    그러나 그들이 의지를 가지는 것과 그 의지를 행동으로 연결해 스스로 개입 하게 되는 것에는 큰 갭이 존재한다. 기업은 이슈발생 시 이해관계자 관리 관점에서 영향력 큰 이해관계자들이 해당 이슈에 개입하지 않도록 적절한 의지 관리를 위한 ‘명분’을 제공해야 한다. 다른 이해관계자들이 왜 이 이슈에 개입하지 않았는가 하고 그들에게 물었을 때 ‘왜냐하면…’이라는 답을 만들어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영향력 큰 이해관계자의 기대와 관심을 충족시켜 기본적 개입 의지를 희석시킨다는 개념이다.

    여섯 번째, 수많은 주변 이해관계자들은 언제든 뭉치려 한다

    이해관계자 그룹을 나눌 때 원점 이외의 이들은 ‘공감자들’로 분류한다. 이슈발생의 중심에 있는 ‘원점’ 그룹과 분별되며 그들은 기업과 원점간 갈등 상황을 지켜보면서 원점측에 좀더 공감하는 그룹이다. 기업이 원점에 대한 관리를 소홀히 하거나 실패하게 되면 이들 ‘공감자들’은 신속하게 뭉쳐 영향력을 강화시키는 특징이 있다. 이슈관련 온라인 여론이 응집되어 행동으로 연결되는 모습을 상상해 보자.

    기업이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이들 공감자들에게 지속적인 커뮤니케이션을 실행해 기업의 원점관리 방식과 결과를 충분히 이해시킬 수 있어야 한다. 이를 통해 이들 공감자들의 기대와 관심이 충족되면 이들은 점차 파편화되고, 뭉쳐 영향력을 강화하려는 동력을 상실하게 된다. 반면, 대부분의 실패 기업은 이 공감자들까지 자극해 이들을 무시무시한 영향력 그룹으로 성장하게 만든다.

    일곱 번째, 원점에 대한 관리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기업이 사업 주제와 연결된 부정 이슈를 경험하게 되면 가장 먼저 따져 살펴야 하는 것이 바로 ‘원점’이다. 만약 해당 이슈로 인해 원점이 피해를 입었다면 그 피해를 원상복구해 주는 방향이 기본이다. 원점이 아프다면 아픔을 치유해 주어야 한다. 화가 난다면 화를 풀게 해주어야 한다. 사과를 요구하면 사과를 해야 한다. 원점을 관리해 내지 못하면 그 어떤 이슈관리나 이해관계자 관리도 성공 가능성은 대폭 희박 해 진다.

    일부 이슈에서는 원점 존재가 불명확한 경우도 있다. 피해자도 존재하지 않고, 고통받는 자도 존재하지 않는다. 기업의 행동에 단순히 화를 내고, 비판 하고, 실망했다는 이해관계자들이 전부인 경우다. 이런 경우 그들이 화 내고, 비판하고, 실망하게 된 구체적 원인이 바로 ‘원점’이 된다. 말 그대로 그들의 기대와 관심이 원점이 되는 것이다. 그 기대와 관심을 어떻게 정상화시키는 지에 따라 해당 이슈관리의 성패는 갈린다.

    여덟 번째, 이해관계자들의 움직임을 항상 정확하게 예상하기는 어렵다

    이해관계자 특성에 따라 이런 경우 이럴 것이라는 대략적 예상은 그나마 가능하다. 하지만, 다양한 변수들과 이해관계자간 상호작용이 더해지고 곱해지면 기업측에서 정확하게 다양한 이해관계자 판도를 예상해 내기는 생각보다 어려워진다. 더구나 기업이 상황과 원점 관리 활동을 지속해 나감에 따라 2차 3차로 변화 될 이해관계자 구도는 더욱 더 복잡해 진다.

    수많은 실타래가 서로 얽혀 큼직하게 자라나고 있다면, 이를 신속하게 풀어내기 위해서는 때때로 굵은 실타래 부위를 잘라내 버려야 할 때가 있다. 물론 부담과 고통이 따르겠지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그나마 효과적 선택이 될 수 있다. 즉, 이해관계자들의 움직임이 예상하기 어려울수록 기업의 과감하고 단호한 문제해결 행동이 중요한 역할을 발휘하게 된다. 대규모 배상 발표, 선제적 원상복구 발표, 단호한 사퇴 의지 천명 등이 그런 행동이다.

    아홉 번째, 이해관계자들에게는 기업이 어떻게 보여지는 가가 중요하다

    이슈 발생 시 기업은 불만을 가진다. 이해관계자들이 우리 회사를 정확하게 알고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불평을 한다. 이슈가 발생했을 때 이해관계자들은 그와 관련한 팩트를 잘 알지 못하고 성급하게 자신의 입장을 정리하려 한다고 지적한다. 그런 이해관계자들에 둘러싸여 잘못된 여론과 싸우려 하니 힘 들고 어렵다는 하소연도 한다. 그러나, 이는 기업의 관점이 잘못된 것일 수 있다.

    기업이 성공적인 이슈관리와 이해관계자 관리를 위해 가장 집착해야 하는 것 중 하나는, ‘해당 이슈 상황에서 우리 회사가 어떻게 보여지는지’이다. 누가 팩트와 진실을 이야기하고 있는지가 아니다. 어느 편이 이슈관리 과정에서 승산이 높은지가 아니다. 누가 이기고 지는 가는 아무 의미가 없다. 대신 이슈관리 과정에서 이해관계자들이 우리 회사를 어떻게 보고 있고, 우리가 어떻게 보여지게 될 것인가에 더 신경 쓰는 것이 좋다. 이해관계자들이 보고 믿는 것이 진실이라 생각하자.

    열 번째, 다른 회사보다 조금만 더 잘해보자 생각하자

    친구들끼리 산행을 하다 곰을 만났다는 광경을 떠올려 보자. 화나서 달려오는 곰으로부터 목숨을 지켜내기 위해서는 얼마나 빨리 뛰어 도망을 가야 할까? 유머집에 나오는 정답은 “함께 간 친구 한 명 보다만 더 빨리 뛰면 된다”이다. 기업의 이해관계자 관리도 마찬가지인 듯하다. 국내에서 최고로, 같은 업종에서 가장 우수하게 이해관계자 관리를 잘한다면 그보다 더 좋을 것은 없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기업은 다른 경쟁 기업 보다 한발자국만 더 잘하려 노력하면 된다.

    최근 유사 사례가 있었거나, 다른 사례가 있었다면 이를 구체적으로 분석해 보아야 하는 이유가 바로 이때문이다. 그들이 실수를 저질렀다면 우리는 그 실수만 저지르지 않으면 정상참작을 받게 된다. 그들이 늦었다면 그들 보다만 조금 더 빨리 대응하면 이해관계자들은 그 차이에 주목한다. 그들이100보를 가서 이해관계자 관리를 해냈다면 우리는 101보를 가서 이해관계자 관리를 끝내면 된다는 것이다. 이런 쉬운 노력도 못해 계속 고생하는 기업들이 상당히 많다는 점을 기억해 놓았으면 한다.

    관련 개념 · 위기 시 이해관계자 우선순위는 어떻게 정하는가

  • VIP가 위기관리를 리드해야 하는 이유

    [The PR 기고문]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수많은 위기관리 서적에서 공통적으로 강조하고 있는 위기관리 성공 포인트 중 하나가 ‘VIP가 직접 위기관리를 리드해야 한다’는 원칙이다. 어느 누구도 위기가 발생되면 VIP는 물러서 계셔야 한다 던가, 위기의 책임으로부터 VIP를 자유롭게 하라는 등의 조언은 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실제로 위기가 발생되었을 때 마다 VIP는 직접 위기관리 전반을 리드하고, 스스로 책임지고, 어떤 것에도 자유롭지 않게 노심초사해야만 하는 걸까? 그래야만 위기가 관리되는 것일까?

    오랫동안 일선에서 기업 위기관리 케이스를 인하우스와 함께 하다 보면, 기업 간 확연하게 목격되는 다름은 VIP의 관여도의 차이다. 어떤 기업에서는 심각한 위기임에도 불구하고 VIP가 좀처럼 대책회의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평상시와 같은 의사결정 속도와 프로세스를 밟으며, VIP는 위기관리 위원회의 상황 요약과 종합된 의견을 보고 받기 원하신다. 그러한 의사결정의 장소에도 특정 고위 임원이 단독으로 들어가 알현하고 윤허를 받는 식으로 위기대응이 결정된다. 한시가 급한 시기임에도 그러한 의전은 지켜진다. 만약 종합된 위기관리위원회의 의견이 VIP의 마음에 들지 않는 경우에는 위원회의 논의는 처음부터 다시 시작된다.

    반면, 어떤 기업은 위기가 발생되자 마자 VIP가 위기관리위원회 자리에 착석을 한다. 구체적 상황보고를 직접 받고, 논의를 이끌어 나간다. 대응책 마련을 위해 사내 담당자들과 외부 컨설턴트들에게 VIP는 계속 질문을 한다. 어떤 내용도 따로 요약을 하거나 정리해 재보고 할 필요가 없이 그 자리에서 우선순위에 따라 대응 의사결정을 내린다. 일정 기간 동안 갑론을박이 이어지기는 하지만, 보다 실질적인 대응이 가능해 진다.

    이 두 타입의 기업 중 어떤 기업이 상대적으로 성공적인 위기관리를 할 수 있는지는 쉽게 예상 가능하다. 뛰어난 위기관리위원회와 외부 컨설턴트 그룹을 보유하고 있으며, 정기적으로 다양한 시나리오에 대비한 대응 훈련과 시뮬레이션을 거쳤다 해도, VIP의 관여는 필수적이다. 우수한 위기관리 조직에서 VIP의 관여는 화룡점정의 의미를 지니고, 부족한 위기관리 조직에게 VIP의 관여는 위기관리를 위한 버스터(booster, 촉진제)의 의미를 가진다.

    위기가 발생하였을 때 위기관리를 성공시키기 위해서 왜 VIP가 깊이 관여해야 하는지를 보다 구체적으로 정리해 본다.

    첫째, VIP가 해야 빠르다

    의사결정 단계를 최소화한다는 것은 위기관리 체계에 있어 기본 중 기본이다. 이를 위해 현장의 판단을 존중하는 체계(Commander’s Intent)도 있는 것이고, 심지어 선조치 후보고라는 원칙도 생겨났다. 위기 발생 직후 위기대책회의에 VIP가 참석해 있는가 없는가에 따라 신속한 대응 측면에서는 엄청난 차이를 보인다.

    또한 일선 임직원이 내릴 수 있는 의사결정의 수위는 항상 제한적이다. 대리가 내릴 수 있는 위기대응 의사결정과 부사장이 내릴 수 있는 위기대응 의사결정의 수위는 다르다. 계속해서 담당 임직원이 의사결정 수위를 점검하며 주저할 때 VIP는 그 자리에서 바로 VIP 수위에 맞는 의사결정을 내려 줄 수 있다. 일선 인력이 주저하며 허비하는 물리적 시간을 없애 버릴 수 있다. 당연히 의사결정이 빠르니 대응도 빨라진다.

    둘째, VIP가 해야 하나가 된다

    위기관리를 전사적 업무라고 이해하는 기업 구성원은 생각보다 그리 많지 않다. 재무부서에서는 왜 우리가 홍보부서에서 겪고 있는 위기를 함께 해 주어야 하는지 의아해한다. 왜 공장에서 발생한 폭발사고 대응 회의에 영업부서들까지 들어가야 하는지 묻는 임직원도 있다. 반대로 법무부서나 홍보부서 등은 왜 거의 모든 회사 위기에 불려 들어가야 하는가 하는 불만을 가지는 경우도 있다. 절대로 위기 앞에서 기업 구성원들은 하나가 아니다.

    그러나, VIP가 직접 대책회의를 구성하고 착석하여 의사결정을 독려하면 구성원은 비자발적이라도 하나가 된다. 하나가 될 수밖에 없다. 부서별로 생각과 판단을 이야기하게 된다. 이는 모든 부서가 VIP의 눈치를 보며 억지로 대응을 논의한다는 것이 아니라, VIP의 가시성이 해당 위기의 중대성을 의미하기 때문에 많은 부서들이 경각심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일단 하나가 된 의사결정그룹은 위기관리에 성공할 가능성을 높인다.

    셋째, VIP가 해야 과감 해 진다

    부실한 아파트 시공 문제를 지적 받은 건설사가 있다고 치자. 사회적으로 엄청난 비판의 여론이 생겨 회사 존립이 어려워질 수준이 되었을 때를 상상해 보자. 수천억에 이를 수도 있는 ‘헐고 다시 짓기’ 의사결정을 사내에서 누가 나서서 가능하게 할 수 있을까? 일단 회사가 살아야 하니 내가 나서서 의사결정 하겠다는 과장이나 이사가 나올 수 있을까?

    이미 대량 판매한 고급 화장품에서 법적으로 문제 있는 성분이 들어있었다는 보도를 맞게 된 기업이 있다고 치자. 직후부터 쏟아져 들어오는 소비자의 불만과 반품 및 환불 요구를 상상해 보자. 수십에서 수백억원에 이를 수도 있는 몇 만 소비자 불만에 대한 대응방안을 사내에서 누가 의사결정 할 수 있을까? VIP가 대책회의에 들어오셔서 “소비자 불만 없게 무조건 전량 환불 조치해 줍시다” 한 마디면 위기관리는 성공에 가까워지는데, VIP와 연락도 가능하지 않다면 해당 위기 상황은 어디에까지 다다를 수 있을까?

    넷째, VIP가 해야 믿는다

    심각한 위기가 발생했을 때 언론을 피해 숨는 VIP가 있고, 언론 앞에 나서는 VIP가 있다. 좋은 뉴스에는 자주 언론에 비춰지기를 즐기시던 VIP도 위기가 발생되면 태도를 바꾸시는 경우가 있다. 반대로 평시에는 언론을 가깝게 하지 않으시다가도 위기가 발생되면 언론 앞에 나서시려는 VIP도 있다. 어느 VIP가 국민 그리고 이해관계자들로부터 더욱 신뢰를 받을 수 있는지는 자명하다.

    위기관리 전문가들이 위기 시에는 기업 VIP의 가시성을 키우라는 전략적 조언을 한다. 수많은 사람들은 기업을 인간화 해 인식한다. 흔히 기업을 좋은 기업 나쁜 기업이라 칭하는 것에서도 인간화 개념은 그 기반이 된다. 기업을 인간처럼 인식한다고 했을 때 그 얼굴이 되는 것은 VIP다. 위기가 발생했을 때 사람들은 그 기업의 얼굴을 마주하고 싶어한다. 사람들은 위기 시 기업의 빌딩이나 로고, 유리 창구, 전화 속 기계음을 마주하고 싶어하지 않는다. 사람들이 원할 때 앞으로 나서 얼굴을 드러내며 회사의 입장과 계획을 커뮤니케이션 해 주는 VIP가 성공요인인 이유다. 사람들이 일단 믿어야 위기관리도 성공한다.

    다섯째, VIP가 해야 따른다

    일부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이 상황관리 보다 먼저 가는 케이스들이 있다. 일단 VIP가 신속하게 의사결정 하셔서 과감하게 배상안을 마련해 커뮤니케이션 한 것과 같은 경우다. 사람들이 그 계획을 듣고는 이내 비판을 누그러뜨리게 되었고, 언론을 비롯한 관전자들이 해당 의사결정의 과감성에 의미를 두기 시작했다. 회사에서는 위기관리가 이제 마무리 되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이후 배상과 관련된 직접적 이해관계자 일부가 문제를 제기하기 시작했다. 누가 실제 책임을 지고 어떻게 그 배상 부담을 나누어 져야 하는가에 의견이 갈린 것이다. 실무그룹이 서로 왕래하며 배상안 실행을 위한 논의를 이어 나가지만 이해관계자들의 설득과 동의가 지난하다. 이런 경우에도 VIP들끼리의 담판이나 합의가 있으면 사후 문제는 비교적 쉽게 해결된다.

    흔히 VIP들이 “모든 책임은 내가 진다”라는 말을 한다고는 하는데, 만약 그렇게만 된다면 위기관리는 성공에 더욱 가까워진다. 위기 상황에 대해 일부 실무적 책임감을 느끼는 임직원들도 이런 경우에는 VIP를 따르며 협조자와 해결자의 역할을 하게 된다. 그렇지 않은 경우 그들은 자신의 책임에서 벗어나고 싶어하며 위기관리의 걸림돌 또는 훼방자의 역할에만 집중하게 된다. 그 결과는 상상할 수 있을 것이다.

    여섯째, VIP가 해야 일관성이 생긴다

    위기가 발생했을 때 대표이사를 해임해 버리는 기업이 있다. 위기 발생의 책임을 묻는 형식을 취하는 것이다. 그런 경우에도 회사를 대표하는 누군가는 위기관리 리더십을 보여주어야 한다. 오너가 있는 경우에는 오너가 직접 그 역할을 대행하기도 한다. 해임된 전임 대표이사는 개인적으로는 불명예스럽지만, 힘들고 어려운 위기관리 과정을 이끌지 않아도 되어 차라리 홀가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문제는 이 과정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인식이다. 위기가 발생되자 자리를 박차고 떠나버린 VIP, 이후 위기관리를 다 마친 것처럼 보여주는 회사의 태도는 그리 좋은 점수를 받지 못한다.

    VIP가 위기관리 전반을 리드하는 경우 사람들은 최소한이라도 해당 위기관리의 일관성에 신뢰를 가진다. 피해자, 분노자, 비판자 등은 해결자의 역할을 해 줄 수 있는 VIP를 보고 싶어한다. 그런 상황에서 VIP가 사임 또는 해임되어 사라져 버리고, 그 역할을 해 줄 사람은 보이지 않은 채 위기관리를 마무리하려는 회사가 있다면 그에 대한 결과는 뻔한 것이다. 끝까지 마무리해 줄 수 있는 해결자로서의 VIP는 매우 중요한 존재다.

    일곱째, VIP가 해야 개선과 재발방지가 된다

    대부분의 기업은 위기발생 시 원칙으로 개선을 약속하고, 재발방지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커뮤니케이션을 해 급한 불을 끈다. 그러나 많은 경우 그 약속은 실제로 지켜지지 않거나, 아주 일부만의 제스츄어로 마무리된다. 실제 그 약속이 지켜졌는지 지켜지지 않았는지가 확인되는 시기는 유사한 위기 상황이 재발하는 경우다. 그 때 가면 왜 지난 개선 및 재발방지 약속을 지키지 않았는가 하는 더 심각한 비판에 직면하게 된다. 일부 기업은 그런 경우에도 다시 개선과 재발방지를 강하게 약속하며 큰 불을 끄려 한다.

    국민들과의 약속이 있었다면 그 약속은 최초부터 VIP의 의지를 반영한 것이었다. 그렇다면 그 의지를 관철하는 것도 VIP가 되어야 한다. VIP가 직접 그 약속 내용을 기억하며 개선과 재발방지 조치를 완성해 낼 것이라는 국민의 기대도 존재한다. 일단 그 약속을 믿어보자 하는 국민들의 생각도 VIP를 보며 하는 것이다. 따라서 그 중요한 책무를 완성시킬 수 있고, 시켜야 하는 사람도 VIP다. 다른 사람이 리드 할 수 있는 얼이 아니라는 의미다.

    이와 같이 VIP는 위기관리를 위해 가장 강력하고 효과적인 기업내 핵심 자산이다. 따라서 많은 사람들과 전문가들은 위기 발생 시 해당 기업 VIP의 일거수 일투족을 주목한다. VIP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지 궁금해하고, 그의 입에서 어떤 메시지가 나올지를 기대한다. 혹시나 직면한 위기를 외면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책임을 회피하려고만 하는 것은 아닌지, 숨으려 하는 것은 아닌지를 의심의 눈초리로 살핀다.

    위기관리가 잘 되면 사람들은 VIP가 상당한 관심을 가지고 제대로 리드하고 있구나 하는 확신을 가진다. 반대로 위기관리가 잘 안되면 VIP가 적절한 역할을 해 주고 있지 못한 것이 아닌가 의심하며 비판한다. 결국 위기관리 성패에 있어 모든 사후 평가는 VIP가 홀로 지게 되는 것이다. VIP는 어떤 경우에도 위기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자유로워지고 싶어 할수록 문제는 더욱 더 커지게 된다. VIP가 위기관리를 직접 리드해야 하는 아주 중요한 이유다.

  • M&A 커뮤니케이션 실행 10대 원칙

    [The PR Times기고문]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최근 들어 기업간 M&A를 비롯한 경영권 관련 이슈가 다수 발생하고 있다. 이슈관리 분야에서 M&A 커뮤니케이션은 그 의미나 중요성에 있어 아주 흥미로운 프랙티스다. 딜을 둘러싸고 기업간 커뮤니케이션 전쟁이 벌어지기 때문에 상당히 역동적인 프로젝트라는 특성이 있다. 딜과 그에 기반한 플레이어들의 커뮤니케이션 전쟁이 언론 기사의 수를 극대화시킨다.

    이에 따라 오프라인 및 온라인 여론의 주목도는 높아진다. 딜 관련 다양한 시각의 프레임이 설정되고, 예상 시나리오가 판을 친다. 민감한 주제가 폭로되거나 공개되면서 그와 관련된 여론이 요동친다. M&A에는 항상 존재하는 인수측과 피인수측 그리고 그 딜을 둘러싸고 있는 이해관계자 플레이어들이 각자 자신만의 전략을 가지고 커뮤니케이션 한다. 언론에서는 이런 상황을 두고 고차방정식이라 부른다.

    그만큼 자사만의 전략만 가지고는 상황을 통제할 수 없다는 이야기다. 경쟁측과 주변측의 구도를 잘 읽고 변화를 따라가면서 자사의 전략을 유연하게 운용해야 한다는 어려움이 있다. 제대로 이를 실행하려면 실행조직이 고도화되어 있어야 한다는 전제도 있다. M&A딜이 구성되고 개시되면 그에 따라 필수적으로 진행되어야 하는 M&A 커뮤니케이션, 플레이어는 어떤 원칙에 주로 주목해야 할까?

    첫째, 전체적인 로드맵을 가지고 의연하라                                                                                  

    여기에서 먼저 강조하고 싶은 것은 ‘로드맵’이 아니다. ‘의연함’이다. 로드맵은 자사 의사결정자들에게 그 의연함을 가지게 하는 하나의 의지 대상이다. 물론 로드맵의 의미가 그 외에 없다는 것은 아니다. 로드맵은 일단 자사가 추진하는 딜 관련 목적과 목표를 포함한다. 로마 철학자 세네카가 “어느 항구로 항해하는지 모른다면, 어떤 바람도 유리하지 않다.”는 조언을 했다. 로드맵은 이번 딜에서 자사가 도착해야 할 항구를 정하는 것이다. 어떤 바람이 자사에게 유익한 것이지도 정한다.

    그 항구에 도착하기 위해 지나쳐야 할 것들과 극복해야 할 것이 골고루 정리되어 있는 것이 로드맵이다. 길을 미리 아는 의사결정자들은 보다 의연 해 질 수 있다. 실제 딜에서는 일희일비 하지 않는 의사결정자처럼 위대한 플레이어가 없다. 로드맵을 통해 항구를 정하고 보다 의연해지자. 의연한 커뮤니케이션만 시종일관 실행하자.

    둘째, M&A 딜 자체에만 집중해 커뮤니케이션 하라

    M&A커뮤니케이션은 M&A딜을 성공시키기 위해서 존재한다. 그 이외 목적으로 M&A커뮤니케이션을 혼동하지는 말아야 한다. 경쟁사나 피인수사를 단순하게 괴롭히는 것으로 M&A 커뮤니케이션을 착각해서는 안 된다. 어느 한쪽에서 도발을 하니 그에 대해 응전을 해야 한다는 의사결정도 위험할 뿐이다.

    자극이나 상황적 도전이 있으면 그에 대해서는 반응하기 보다 대응해야 한다. 해당 자극이나 상황적 도전을 면밀하게 검토해서 M&A딜에 중대한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인지를 판별하는 것이 우선이다. 만약 그것이 그런 중대한 영향이 없는 것이라면 과감하게 무시하는 것도 가치 있는 대응이다.

    셋째, 도움되지 않는 노이즈는 자제하라

    경쟁사나 피인수사의 도발과 노이즈에 항상 아무 반응도 하지 말라는 의미는 아니다. 눈과 귀를 막고 있는 모습이서는 안 된다. 하지만, 앞서 조언한 대로 딜 자체에 중대한 또는 유의미한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상대의 움직임에는 적절한 커뮤니케이션 대응을 해야 한다. 어찌 보면 당연한 조언인데, 이를 분별하는 것이 어려워 실행에 혼동이 매우 많다.

    자사에게 유리한 여론과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전략적 노이즈 메이킹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하지만, 이를 결정하기 위해서는 현재 자사의 경쟁 구도에 대한 판정이 우선이다. 만약 자사가 딜에 있어서 유리한 위치에 있다면 과도한 노이즈 메이킹은 과욕이 된다. 반대로 자사가 열세의 위치에 있다면 최대한 딜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노이즈 메이킹을 시도하는 것은 전략적인 것이다. 여기에서 가장 중요한 단어 또한 ‘딜에 대한 영향’이 되겠다. 단순 노이즈는 그냥 노이즈일 뿐이다.

    넷째, 상대측의 의도에 끌려 들어가지 말라

    딜의 구도에 있어 열세에 있는 상대측 노이즈 메이킹은 면밀하게 모니터링 하는 것이면 대부분 충분하다. 열세에 있는 측이 노이즈 메이킹을 할 때 목표로 하는 것 중 하나는 항상 상대측의 참전을 이끌어 내는 것이다. 노이즈 메이킹에 노이즈 메이킹으로 상대가 대응해 주기를 바란다. 그래야 사회적으로 시끄러움을 극대화 해 주목을 이끌어 내서 딜의 구도를 바꿀 수 있는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간단히 표현해 “날 좀 보소!”하는 열세측 노이즈 메이킹에는 주의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에 반응하며 커뮤니케이션 하며 눈길을 주기 시작하면 이미 상대측의 전략적 목표를 달성해 주기 시작했다는 의미가 된다. 이런 경우 열세측은 스스로 노이즈 메이킹을 해도 아무런 반응을 하지 않는 상대를 오히려 두려워하게 된다. 아무리 찍어도 상대가 넘어가기는 커녕 움직이지도 않으면 자신의 전략을 바꾸게 된다. 노이즈가 계속 변화하니 이해관계자들만 피곤 해 진다.

    다섯째, 프론트 그룹을 분별하라

    자사나 상대측이 M&A 커뮤니케이션 성공을 위해서 프론트 그룹을 활용하는 경우도 많다. 여러 구도상 직접적인 커뮤니케이션이 불가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자사에게 우호적인 환경을 조성한다는 목적을 가지고 프론트 그룹을 움직여 간접 커뮤니케이션을 한다. 여기에서 기억할 것은 자사에서도 프론트 그룹을 비밀리에 움직이는 것처럼, 상대기업에서도 프론트 그룹은 기본적으로 비밀리에 운용된다는 사실이다.

    갑자기 어떤 관련 단체가 딜과 관련된 커뮤니케이션을 하며 개입하는 경우에는 그 단체나 개인이 프론트 그룹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득정 언론도 가끔 프론트 그룹 역할을 한다. 그 프론트 그룹을 철저하게 분석해서 그에 대한 대응 방안은 마련하는 것이 좋을 때가 많다. 그러나, 그 어떤 프론트 그룹도 자신이 어느 측을 대변하는지 공개하지는 않는다. 따라서 해당 프론트 그룹을 공격하거나 제한하려는 시도는 다양한 민감성 및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 여기에서도 핵심은 해당 프론트 그룹의 행동과 메시지가 이번 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지 판단해 대응하는 것이다.

    여섯째, 이해관계자와 영향력자의 개입을 경계하라

    인수자와 피인수자, 그리고 주변 이해관계자 플레이어들이 딜을 두고 각자 다양한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그에 이어지는 노이즈가 서로 충돌하며 혼란을 일으키게 되면 될수록 추가적인 이해관계자나 영향력자들의 개입 가능성은 높아진다. 부정적으로 판이 커진다는 것이다.

    M&A딜은 자사의 더 나은 성공을 위한 목적으로 실행하는 데, 그 과정에서 과도한 노이즈 메이킹으로 인해 회사가 중장기적 데미지를 얻게 되면 이는 본전 보다 못한 결과인 셈이다. 일부 딜과 관련한 M&A 커뮤니케이션이 상호 폭로전과 규제기관 자극, 사법기관 개입유도 등으로 번지는 경우가 있다. 이내 정치권이 나서기 시작하고, 시민단체들까지 추가 투입되면 해당 딜은 산으로 간다는 의미다. 열세인 측이 딜을 깨기 위한 목적으로 하는 유인작업이 아니라면 경계해야 할 실행이다.

    일곱째, 플랜B는 미리 준비하라

    로드맵은 도착해야 할 항구를 정하는 작업이라 한다면, 플랜B는 조금 있으면 지나가야 할 바다 위 큰 암초에 대한 대응을 정리하는 작업이다. 이를 얼마나 돌아서 우회해야 하는지, 바위를 부수고 건너가야 하는지 아니면 배를 들고 넘어가야 하는지 등을 다양하게 결정하는 것이다. 이는 사전에 미리 정리될수록 좋다. 만약 그 바위에 대해 정확하게 알고 있다면 사전적으로 미리 플랜B를 만들어 대응 방안을 정리하면 된다.

    하지만 만약 해당 바위가 어떻게 생겼는지 잘 파악하지 못했다면, 멀리 큰 바위가 보일 때라도 배를 세워 미리 대응안을 마련하는 것이 좋다. 보이는 바를 토대로 큰 바위의 모습과 주변 환경을 파악하고 이에 대한 대응 방안을 짜는 것이다. 가장 좋지 않은 것은 그 큰 바위에 부딪혀 좌주(坐洲) 당한 채 대응 방안을 마련하는 경우다. 일이 벌어지면 이미 때는 늦은 것이다.

    여덟째, 정보와 자료를 취합해 정리하는 팀을 꼭 두라

    M&A 커뮤니케이션에서도 특히 그렇지만, 모든 이슈관리 및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실행에 있어서 가장 중요하고 소중한 인력이 ‘정보 취합 및 자료 정리’ 담당자들이다. 그러나, 실제로 현장에서 보면 M&A딜과 같은 고위의사결정 주제에서는 종종 ‘정보 취합과 자료 정리’를 담당하는 실무 그룹이 배제되거나, 간접적으로 운용되는 경우가 많다.

    의사결정자들은 자신이 시속 100km로 달려나가는 것 같은데, M&A커뮤니케이션을 담당하는 실무자들은 시속 10km 정도로 움직인다는 느낌이 든다면 꼭 확인해 보아야 하는 부분이다. 실시간 이루어지는 의사결정그룹의 의사결정에 대해 정보를 취합하고 실제 자료를 정리하는 엉덩이 무거운 그룹이 존재하는 가를 확인해 보아야 한다. 훌륭한 총을 쏘려 해도 총알이 충분해야 가능하다. 멋진 차가 달려 나가려고 해도 좋은 가솔린이 있어야 한다. 빈 총을 보고 왜 총이 나가지 않느냐 소리치지 말자. 가솔린이 없어 움직이지 못하는 차에게 왜 달리지 않는가 묻지 말자. 정보와 자료는 M&A커뮤니케이션의 총알이자 가솔린이다.

    아홉째, 창구는 가능한 일원화하라

    누구든 어떤 메시지든 언제든 아무렇게라도 커뮤니케이션 해야 한다는 믿음이 있으면 M&A 커뮤니케이션에 관여해서는 안된다. 뭐든 해야 딜에 이롭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을 하는 플레이어도 마찬가지다. 대응보다는 반응에 몰두하는 플레이어도 좋지 않다. M&A 커뮤니케이션에 있어 모든 실행은 통제와 통제가능성에 기반한다. 만약 통제되지 않을 커뮤니케이션을 하게 되면 득보다는 실이 어마어마하게 커질 뿐이다. 대부분 실익이 없다.

    커뮤니케이션 전략의 통제, 메시지의 통제를 위해 자사 창구를 일원화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어떤 메시지도 자사 커뮤니케이션 창구를 통해 나갈 수 있도록 내부 프로세스를 만드는 것이 유리하다. ‘업계 관계자에 의하면’ ‘딜에 정통한 관련자에 의하면’ ‘익명을 요구한 고위 관계자에 의하면’ 같은 언론 기사를 좋아하는 의사결정자는 M&A커뮤니케이션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분이다. 답답하고 갑갑하고 생각대로 자사 창구가 움직여 주지 못한다 해도 계속해서 정보와 자료를 공유하며 창구를 가르쳐 확보 활용하는 것이 좋다.

    마지막,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도 전략이다

    가장 실행이 어려운 전략이 바로 ‘아무것도 하지 않는 대응’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처럼 쉬운 것이 어디 있는가 하겠지만, 현실에서는 그 정반대다. 가장 어려운 대응 방식이 아무것도 하지 않는 대응이다. 일단 자사가 스스로를 통제하지 못할 때에는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대응 전략이다. 어떻게 든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이 더 쉽게 느껴지지 때문이다. 아무 커뮤니케이션을 하지 않고 상황을 관망하는 전략은 답답하고, 화가 나고, 안달이 생기기 때문에 곧 그 전략을 포기하게 된다.

    M&A딜 자체에 집중해 불필요한 커뮤니케이션은 하지 않는 것이 중장기적으로 유리한 경우가 많다. 딜 자체에 우직하게 매달려 꼭 해야만 하는 커뮤니케이션만 미리 준비해 실행하는 주체가 성공한다. 경쟁사나 피인수자의 노이즈 메이킹에 거리를 유지하는 딜 주체는 상대를 두렵게 한다. 필요하지 않거나 유해한 영향력자들이 딜에 개입할 환경을 만들지 않는 주체는 전략적이다. 딜을 성공시키기 위해 떠들썩하게 만들어야 하는 위치에 있지 않다며, 조용하고 신속하게 딜이 마무리되도록 커뮤니케이션 지원을 하는 것이 최고다. 그럴 때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충분히 중요한 것을 하고 있는 셈이 된다.

  • 성공적 CEO를 위한 위기관리 십계명

    [The PR Times기고문]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기업이나 정부나 각종 기관 공히 마찬가지다. 위기가 발생되면 그 위기 발생에 대한 책임 보다는 위기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한 책임이 더욱 중요 해 진다. 그렇기 때문에 CEO를 비롯한 최고경영책임자는 위기관리를 경영활동에 있어 높은 우선순위로 둔다.

    어쩔 수 없이 발생된 위기라도 CEO가 제대로 위기를 관리해 내면 그의 경영 역량은 높이 평가받는다. 반면 어처구니없는 위기인데도 CEO가 제대로 위기를 관리해 내지 못하면 그는 사회적 비웃음만 받게 된다. 기업의 위기가 딱히 기업 자체에게만 위기가 아닌 셈이다.

    임원이나 직원들은 심각한 위기가 회사에 발생되어도, 그 회사를 떠나버리면 그만이다. 제대로 위기관리를 하지 못했더라도, 새로 옮긴 회사에서 그에 대해 기억하거나 책임을 묻지는 않는다. 그러나 CEO는 다르다. 제대로 위기관리를 하지 못해 사회적으로 주목받은 CEO는 다른 새로운 기회를 찾기가 어려워진다.

    실제로도 우리 역사를 보면 국가적 위기를 제대로 관리하는 데 실패 해 권력을 내놓아야만 했던 불행한 케이스이 있다. 그 외에도 기업의 위기관리가 실패해 그에 대한 책임을 졌던 CEO들은 그보다 훨씬 수가 많다. 심지어 위기의 중심에 서서 위기를 촉발시킨 이후 경영권을 상실하거나, 큰 후폭풍을 경험한 기업 오너들도 존재하는 게 현실이다.

    기업 내부에서 그 누구보다도 위기관리에 관심을 가지고, 어떻게 해야 위기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을지 노심초사할 수밖에 없는 사람이 CEO다. 예기치 못했던 위기가 발생되면 최대한 사회적 공감대를 이끌어 내는 방식으로 위기를 관리해 내기 위해 지속 연습하고 실행하는 사람도 CEO다. 시종일관 위기관리 전반에 대해 책임을 지고 그 성패에 따라 자신의 역랑과 입지를 인정받게 되는 사람들도 CEO다. 그렇다면, 성공적 CEO가 꼭 지켜내는 위기관리 핵심 원칙은 무엇일까? 크게 열 가지로 추려 보자.

    첫째, 문제 해결자가 되자

    CEO는 문제 유발자(Problem maker)가 되지 말고, 문제 해결자(Problem solver)가 되어야 한다는 이야기는 아주 상식적인 경영원칙이다. 문제는 그 원칙을 지켜내는 것이 무척이나 어려워 보인다는 것이다. CEO의 일거수 일투족에 대해서는 지금이라도 위기관리 관점으로 기준을 세워 스스로 돌아보아야 한다.

    CEO가 문제 유발자가 되어 발생시킨 위기는 관리 예후가 대부분 좋지 않다. 좋지 않은 수준을 넘어 재앙적인 수준으로 결론이 난다. 기업을 둘러싼 이해관계자들도 가장 주목하고 강한 비판을 가하는 위기 유형이 CEO가 발생시킨 위기다. 자신이 문제 유발자가 돼 버린 위기 시에는 자신이 할 수 있는 위기관리가 극히 제한된다. 조직을 움직이기도 어렵다. 당연히 데미지컨트롤은 더욱 더 불가능 해 진다. 진정한 문제 해결자가 되기 위해서는 자신과 관련된 문제는 민감하게 경계해야 한다.

    둘째, 위기관리는 CEO가 하는 것이라 생각하자

    일단 사내 위기관리 교육이나 훈련 그리고 시뮬레이션 할 것 없이 CEO가 가장 먼저 그리고 나중까지 참여해야 한다. CEO가 사내에서 위기에 대하여 그리고 위기관리에 대하여 누구보다도 잘 알고 주변 임직원들에게 질문할 정도의 수준이 되어야 한다.

    질문의 요지는 딱 하나다. “만약에?(Wat if?)”라는 질문을 종종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경쟁사를 비롯한 여러 업계 기업들이 현재 경험하고 있는 이슈나 위기 유형을 꾸준히 관찰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그에 대해 계속해 사내 임직원들에게 질문해 보아야 한다. 만약에 우리라면? 만약 우리에게 저런 위기가 발생된다면? 우리는 준비가 되어 있는가? 이 질문들이 회사 위기관리 조직을 움직인다.

    셋째, 평상시 CEO의 위기관리 철학을 반복해 커뮤니케이션 하자

    위기가 발생된 다음 왜 임직원들이 자신의 생각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지 한탄해서는 안 된다. 평소에 위기를 관리하기 위한 CEO 자신의 생각과 철학을 여러 임직원에게 반복해 커뮤니케이션 해 놓아야 한다. 예로 고객 관련된 위기 유형은 다양하다. 그렇다면 그 모든 유형에 대해 평소 CEO가 반복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는 위기관리 철학은 “어떤 유형이든 고객이 이로운 방향으로 신속히 해결하자”일 수 있다.

    이런 CEO 철학이 임직원들에게 골고루 이해되고 있다면, 고객과 관련한 위기는 실제 발생되더라도 초기 대응에 있어 정확성과 신속성을 띄게 된다. 지휘관의 의도(Commander’s intent)를 딱히 이야기하지 않아도 이심전심으로 문제 해결 방식을 일선에서 결정할 수 있게 권한이양이 되어 버리기 때문이다. 위기가 발생했을 때 하는 지시보다, 평시에 커뮤니케이션 하자.

    넷째, CEO 스스로 민감성을 극대화하자

    ‘자신이 결정한 내용이 내일 아침 신문 기사에 그대로 실려도 떳떳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가 있다. 항상 여론과 사회적 책임에 주목하며 경영적 의사결정을 하라는 의미다. 그것이 가장 효과적인 사전적 위기관리 방식이기 때문이다. 위기가 일단 발생되면, 위기 발생 이전으로 현실을 돌리는 것은 불가능 해 진다. 위기관리 중 가장 성공적인 위기관리는 위기를 발생시키지 않는 위기관리다.

    그러기 위해서는 CEO가 스스로 가장 민감해야 한다. 물론 그의 민감성은 궁극적으로 조직 전체에 공유되어야 한다. 일부 경영진은 CEO가 너무 민감해서 피곤하다는 푸념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항상 살피고, 조심스럽고, 떳떳하려 애쓰는 모습은 직원들에게 아무리 보여주어도 지나치지 않는다. 실제로 위기 유형이나 트렌드에 민감한 기업들이 위기관리는 잘한다. 무뎌서는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

    다섯째, 잘된 위기관리 매뉴얼보다 강력한 위기관리팀에 욕심을 내자

    위기는 사람이 발생시킨다. 위기가 발생되었을 때 그 위기를 키우는 것도 사람들이다. 그에 맞서 위기를 관리해 내는 것도 사람들이다. 더욱 정확히는 자사의 위기관리팀이다. CEO의 위기관리 철학과 전략을 그대로 받아 실행해 내는 고마운 존재들이다. 각 실무팀이 주요 이해관계자들을 마크 해 낸다. 홍보실과 같은 커뮤니케이션창구가 회사를 대변해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을 해 낸다.

    위기관리 매뉴얼이라는 두꺼운 서류책이 위기를 관리하는 경우는 없다. 그렇다고 매뉴얼이 전혀 필요하지 않다는 의미는 아니다. 강력한 위기관리팀은 부단하게 훈련받은 팀이다. 그 훈련의 기조와 프로세스는 자사의 위기관리 매뉴얼에 따른다.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하는 논의 같지만, 중요한 것은 사람이다. 위기관리팀에 투자하는 CEO가 되자.

    여섯째, 사회적 여론과 이해관계자들을 존중하자

    경영을 하면서 CEO는 많은 이해관계자들과 관계를 맺고, 상호간 이익을 주고받고 하며 성장해 왔을 것이다. 주변을 돌아보아 어느 한 이해관계자도 의미 없는 경우가 없다. 위기가 발생되면 그들의 이해관계와 영향력은 극대화된다. 폭발적으로 일희일비 흐름에 따라 움직인다. 친근했던 이해관계자가 낯설게 느껴지게 된다.

    그런 경우일수록 더욱 더 이해관계자의 입장에서 문제의 핵심을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 그들의 생각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면, 그들이 원하는 방향과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해 나갈 수 있게 된다. 이해관계자를 잘 알고 주목하는 CEO가 문제 해결을 쉽게 한다. 이해관계자와 반목하는 CEO는 다른 결과를 낳게 된다. 그들을 존경까지는 하지 못해도 존중은 해보자. 그래야 산다.

    일곱째, 위기관리는 과감하게 하자

    과감하게 문제를 해결해 버린 CEO는 이후 언론을 비롯해 여러 곳에서 좋은 평가를 받게 된다. 해당 위기는 일단 발생된 것이다. 그에 대한 대응과 관리 방식은 그 위기의 규모나 영향을 압도하는 수준이어야 한다. 그래야만 겨우 자사의 위기관리 노력이 이해관계자들과 공중의 눈에 띄게 된다. 일부에서는 회사는 위기인데 CEO가 스타가 되려 한다는 불만이 나오기도 하다.

    그래도 최대한 과감한 위기관리 방식에 베팅하는 것이 좋다. 사과를 해도 대대적으로 한 번에 끝내자. 기업도 살고 CEO도 산다. CEO가 결정할 수 있는 최대한의 대응 방식을 항상 고민해 보자. 우물쭈물, 스리 슬쩍, 좌고우면 등의 평가를 받아서는 안 된다. 빠르고 과감한 대응에 이길 여론은 없다.

    여덟째, CEO가 전략적 커뮤니케이션에 귀 기울이자

    내외부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컨설턴트들의 의견을 계속 물고 들으며 커뮤니케이션을 신중하게 실행하자. CEO가 신속하게 나서서 커뮤니케이션 해 해결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어떤 경우에는 CEO가 성급하게 나서서는 안 되는 경우가 있다. CEO의 가시성을 처음부터 끝까지 가져가야 하는 경우도 있는 반면, 처음부터 선을 그어 커뮤니케이션 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수많은 경우의 수와 변수들을 통합적으로 분석하며, 많은 경험을 가진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컨설턴트들과 내부 커뮤니케이션 담당자들의 의견에 CEO는 의지해야 한다. 성공적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없는 상황관리는 실패한 위기관리로 기억된다. 위기 시에는 평소보다 훨씬 더 신중하게 귀 기울여가며 커뮤니케이션 해낼 수 있어야 산다.

    아홉째, 모든 책임은 CEO가 진다는 믿음을 주자

    위기가 발생되면 기업 구성원들은 누구나 자신과 관련 된 위기관리를 가장 먼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자기 자신에게 피해가 갈 것이 예상되면 회사를 위한 위기관리에는 나서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구성원이 각자도생으로 맞서게 되면 될수록 회사의 위기관리는 실패의 길을 가게 된다.

    이런 부정적인 환경을 방지하기 위해 CEO는 해당 위기관리 전반에 대한 책임을 나서서 지며 강조해 주어야 한다. 위기관리를 위해 투입되는 인력, 예산, 프로세스, 컴플라이언스 등에 대해 최대한 리더십을 발휘해 해결 해 주어야 한다. 마음 편하게 위기관리에 전심 다할 수 있는 임직원의 애사심은 그런 CEO 아래에서 발휘된다. 사후에도 일선에게 책임을 묻는 조치를 하는 것은 좋지 않다.

    마지막, 신뢰를 지키자

    CEO가 위기관리를 하기 위해 커뮤니케이션 해 약속한 내용은 뭐든 지켜내야 한다. 제대로 약속을 지켜내 그 결과를 추후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어야 신뢰를 얻게 된다. 임기응변이나 모면 중심의 약속이 아니었다는 확신을 여러 이해관계자들에게 주어야 한다. 그래야 CEO의 경영 역량이 다시 빛을 낸다.

    같거나 유사한 위기를 계속 반복하는 기업들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 대부분 그런 기업은 CEO가 제대로 약속을 지키지 않아서 유사한 위기가 재발되는 것이다. 지키지 않은 약속이 그대로 위기로 다시 드러나게 되면, 그 다음 위기는 어떻게 해도 성공시키기 어려워진다. 계속해서 악순환만 반복된다. 약속을 지켜 신뢰를 얻는 것이야 말로 궁극적인 위기관리다.

    이상은 CEO가 성공적인 위기관리를 위해 명심해야 하는 위기관리 원칙이다. 흔히 일부 전문가들이 “위기는 곧 기회”라는 이야기를 하는데, 자사의 위기 시 기회를 얻는 곳은 경쟁사뿐이라는 생각을 해야 한다. 더구나 한국과 같은 기업 경쟁 구도에서는 경쟁사가 큰 실수를 해 주면 자사는 반사이익을 얻는 형국이 된다. 어처구니없는 자사의 실수를 민감하게 관리해야 하는 이유다.

    CEO로서 어쩔 수 없이 위기를 맞게 된 것은 그렇게 부끄러워해야 할 일이 아니다. 단, 그 위기를 제대로 관리해 내지 못한다면 그것은 장기간 부끄러워해야 할 수밖에 없는 일이 되어 버린다. CEO는 이 결과를 두려워해야 한다. 두려운 만큼 더욱 더 적극적으로 위기와 위기관리에 대한 생각을 다듬고, 연습하고, 훈련하고, 시뮬레이션 해 나가면서 우수한 위기관리팀에 투자해야 한다. 회사를 위하는 것이 곧 자신을 위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