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그] 위기관리 원칙

  • 왜 밉상 기업이 되었을까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최근 모 기업 위기 케이스를 보면 그 기업이 이미 국민들에게 밉상 기업이 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타사에게도 일어날 수 있는 문제가 그 기업에게 일어나면 세상이 떠들썩 해 지네요. 그렇게 일개 기업이 국민적 밉상 기업이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온라인 상의 여론화가 일상화되면서 말씀하신 것처럼 국민적 ‘밉상 기업’ 현상이 잦아지고 있습니다. 그런 기업에게는 가끔 부정 이슈나 위기가 발생되면 국민들 사이에서 금세 “또야?” 같은 반응이 생겨납니다. “그럴 줄 알았어” 같은 부정적 인식도 초기부터 고착화됩니다. 해당 기업에게는 정말 힘들고 어려운 위기관리 환경이 주어지는 것이지요.

    일단 그런 기업이 국민적 밉상으로 자리매김하게 된 직접적 이유를 돌아보기 보다는, 그런 기업이 종종 간과하는 위기관리 원칙들을 살펴보는 것이 다른 많은 기업에게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하단과 같은 원칙을 지키는 기업은 위기를 겪더라도 최소한 밉상 까지는 되지 않을 것입니다.

    첫째, 일반 기업은 독특하고 희귀한 위기상황을 만들지 않습니다. 흔히 ‘뉴스 가치’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부정 이슈나 위기 형태 자체에 세상이 떠들썩 할 만한 뉴스 가치가 부족하다면 해당 케이스로 인해 기업이 밉상이 되는 경우는 드뭅니다. 뉴스 가치가 충분 할 만큼 특이하고 때때로 기괴하기까지 한 위기 형태는 극히 경계해야 합니다.

    둘째, 일반 기업은 그런 이상한 위기를 여러 번 반복하지도 않습니다. 한번 발생한 기괴한 위기 형태를 반복하지 않는 기업은 국민의 기억이 사라지면 자연스럽게 일반 기업으로 돌아갑니다. 일반 기업은 유사 위기는 말할 것도 없지만, 다른 기괴한 위기도 새롭게 발생시키지 않습니다. 다양하게 기괴한 위기를 발생시키는 것을 절대 경계하기 때문입니다.

    셋째, 일반 기업은 기괴한 위기가 발생되었더라도 과감하게 위기대응 합니다. 피치 못하게 또는 불행하게 이상한 위기가 발생되었다고 해도, 일반 기업은 그에 맞게 더욱 더 과감하게 위기관리를 합니다. 적극적 피해 복구, 수준 높은 보상 또는 배상, 책임감 있는 처신과 메시지로 당시 사회적 여론에 공감하며 사후 데미지를 일관성 있게 관리해 나가려 노력합니다.

    넷째, 일반 기업은 명성이 높은 만큼 책임감도 높이 가져 갑니다. 기업의 강한 명성이 부정적 위기나 이슈에 대한 갑옷이 되는 것이 아닙니다. 강한 명성에 걸 맞는 기업 구성원의 책임감과 실천이 위기나 이슈에 대한 전략적 갑옷이 되는 것입니다. 명성이 우리를 보호해 줄 것이라고 믿기 보다는 명성을 잃지 않기 위해 기하는 끊임없는 노력이 우리를 보호해 준다고 믿어야 합니다.

    국민적으로 기업이 밉상이 되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위와 같은 여러 노력을 전혀 기울이지 않는 경우에만 겨우 그런 결과를 맞게 될 뿐입니다. 만약 자신의 기업이 혹시 국민적 밉상 기업이 되지는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 있다면 위와 같은 원칙에 대한 주목과 노력에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국민적 밉상 기업이 되는 것은 어렵지만, 밉상 기업에서 탈출하는 것은 훨씬 더 어렵다는 것을 꼭 기억하셔야 합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뭘 해야 하고 하지 말아야 하나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가 지금 겪고 있는 이 부정적 상황을 이해하시지요? 급하니 간단하고 직접적으로 묻겠습니다. 지금 우리 회사는 무엇을 해야 하나요?”

    컨설턴트의 답변

    기업 위기 시 대응 차원에서 기업이 해야 하는 옵션 유형은 크게 네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첫째, 침묵하는 것입니다. 아무 대응도 하지 않으면서 면밀하게 상황을 주시하는 것이지요. 상당히 많은 경우 기업들은 침묵 대응을 옵션으로 결정합니다. 상황이 과도하게 가변적이거나, 적정 수준의 사회적 주목이 없거나, 너무 중대한 상황으로 의사결정이 어려운 경우 등이 이에 해당합니다.

    여기에서 핵심은 상황을 지속 주시하며 대응 준비를 완료하고 침묵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단순히 패닉에 빠진 침묵이나, 안하무인 또는 묵묵부답형 침묵과는 전혀 다른 의미입니다.

    두번째 대응 유형은, 꼭 해야 하는 대응만 선별해서 대응하는 형태입니다. 이 선택을 결정하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합니다. A라는 대응을 하지 않는다면, 현 상황은 이후 어떻게 발전 또는 소멸될 것인가를 예측해 보면 됩니다. A대응을 하지 않는다면 현 상황은 극단으로 치닫게 될 것이라는 공통된 내부 의견이 있으면 이 대응을 선택하는 것이지요. 반대로 이를 실행하면 현 상황은 곧 소멸될 것이라 예측되면 당연히 선택해야 할 것이고요.

    세번째 대응 유형은, 안 하는 것 보다는 좋겠지만, 상황 변화에 큰 영향을 주기는 어려운 대응을 하는 형태입니다. 대부분 이런 대증치료식 대응은 딱히 실효성을 가진 대응 방식이 여의치 않을 때 많이 목격됩니다. 이런 대응이라도 해야 경영진이 마음에 안정을 느끼게 되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이 세번째 유형의 대응으로만 위기관리가 진행되게 되는 경우입니다. 실효가 적은 다양한 대응 실행은 조직의 역량과 사기를 저하시킵니다. 그 시간에 더욱 집중적 주목과 역량 강화를 기해 실제 크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꼭 해야 하는 대응’을 찾아야 하는 데, 그 가능성을 약화시키는 것이 문제입니다. 한마디로 덜 중요한 것들을 중심으로만 위기관리를 시도한다는 것이지요.

    네번째 대응 유형은, 실행하더라도 별 효과가 없거나, 심지어 아무 효과도 없는 대응을 하는 형태입니다. 세상 어떤 기업이 별 효과 없는 실행을 굳이 선택해서 하겠는가 하겠지만, 실제 상당수가 이 네번째 대응 유형에 상당한 공을 들입니다. 이는 위기관리의 영역을 넘어선 선택일 수 있습니다. 정치적인 실행들이 계속되는 것이지요.

    이런 경우는 위기 이후 여러 경영진이 받게 될 평가나 책임에 대비한다는 방향성을 가집니다. 외견으로 다양한 실행을 해서라도 ‘이렇게 다양하게 열심히 대응했음에도 불구하고…’라는 사후 평가를 기대하자는 취지입니다. 일견 개인적으로는 상당히 필요한 위기 대응일 수는 있습니다.

    위기관리를 위해서는 상황에 대한 정확한 판단과 그에 기반한 대응 옵션의 우선순위화가 아주 중요합니다. 꼭 해야 하는 대응만을 선별적으로 실행해야 한다는 원칙을 세우는 것도 좋겠습니다. 모든 주목과 역량을 집중해 단순화해야 합니다. 제한된 조직 역량을 분산시키며 효과 적은 대응에만 몰두하게 하지 마십시오. 차라리 기다리며 때를 노리는 침묵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는 것도 기억하십시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기자들은 왜 그런 거죠?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얼마 전 저희 대표님께서 아는 기자와 식사를 하셨는데, 그 자리에서 회사 관련 한 민감한 이야기를 하신 모양입니다. 대표께서는 그 기자를 믿었기 때문에 기사화는 하지 않겠지 했는데. 오늘 아침에 그 매체 다른 기자 명의로 크게 기사화되었습니다. 인간적으로 기자들은 왜 그런 거죠?”

    컨설턴트의 답변

    기자에게 하는 모든 말은 기사화를 전제로 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당연히 기자는 기사화하게 됩니다. 기사화해도 되는가 아닌가는 화자가 결정하는 것이 아닙니다. 기자가 그 말을 듣고 기사 가치를 판단해 결정하는 것이지요. 흔히 혼동하는 부분이 그 부분입니다.

    기사화되면 곤란한 이야기는 화자가 미리 입 밖으로 내지 않는 것이 가장 안전한 선택입니다. 스스로를 통제하면 타자를 통제해야 할 상황은 생기지 않는다는 것을 기억하셔야 합니다. 비밀을 3명이 안다면 2명이 죽어야 비밀이 지켜진다는 이야기까지 있습니다. 비밀이나 민감할 수 있는 내용은 혼자만 알고 있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는 의미입니다.

    왜 기자가 인간적으로 그런 배신 행위를 하는가 하시는 데, 그것은 사실 배신 행위가 아닙니다. 기자로서 기자의 본연의 업무를 하는 것뿐입니다. 대표님께서는 기자를 인간적으로 만나 상호 신뢰를 가지고 말씀 하셨는데도 불구하고 기자가 기사를 썼다는 것에 크게 놀라신 것 같습니다. 그러나, 그런 놀라움을 느끼신다는 것 자체가 문제 원인입니다. 아주 당연한 결론을 미리 예상하지 못하셨다는 증거이기 때문입니다.

    기업의 대표와 기자는 개인 대 개인으로 얼굴을 마주한다고 생각하시기 보다, 법인 대 법인을 대표해 서로 마주한다고 생각하시는 것이 좀 더 정확한 개념입니다. 대표님 말씀은 법인을 대표해서 하시는 말씀입니다. 기자의 기사도 매체 법인을 대표해 게재 한 기사입니다. 이 구도에서 개인적 감정을 논하시는 것은 부질없습니다.

    그렇다면 기자와는 아무런 이야기도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냐 하고 질문하시는 대표님들도 계십니다. 맞습니다. 기자와는 기사화가 가능한 이야기는 최대한 줄이시는 것이 안전한 것입니다. 특히 기사화되어서는 안 될 이야기는 절대 하시면 안 됩니다. 대신 기사 가치가 없고, 기사화되어도 괜찮은 이야기를 하시면 됩니다. 그 가름의 연습과 고민이 충분하지 않다면 기자를 만나시지 않아야 하고요.

    수백 년 동안 기자는 기자 스스로 본연의 업무를 해 왔습니다. 기자는 듣고 보고 확인한 것들을 기반으로 기사를 쓰는 사람들입니다. 기사화를 위해 질문하는 사람들입니다. 기자에게 기사 가치가 있는 정보를 주면 언젠가는 기사화된다는 것은 오랫동안 변하지 않는 원칙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기자의 행동은 언제나 예상 가능합니다. 미리 예측할 수 있으니 그에 대해 주의를 할 수도 있습니다.

    항상 변하지 않고 원칙대로 움직이는 상대에게 당한다는 것은 상대의 문제가 아닌 것이지요. 그 실제 원인은 그들이 하는 일을 자신이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거나, 예상 했음에도 부주의했거나, 의도적으로 기사화 시킨 것으로 밖에 해석될 수 없습니다. 대표님께서 현재 우려하시는 것도 그런 범주 내에 있을 것입니다. 항상 강조 드리지만, 준비하고 준비하고 준비하십시오. 연습하고 연습하고 연습하십시오. 그렇게 해도 기자를 이길 수는 없지만, 그렇게 해서라도 생존하려 최대한 노력하십시오. 그 뿐입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책임은 언제 물어야 할까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 회사와 관련 한 이번 논란은 순전히 담당 임원의 실수 때문이었습니다. 회사에서는 이 시끄러운 논란을 관리하기 위해서라도 그 임원을 바로 인사조치 하려 합니다. 신속하게 책임을 묻는 것이 좋겠지요?”

    컨설턴트의 답변

    말씀대로 기업 위기나 이슈관리를 위해 흔히 활용되는 대응 방식 중 하나가 관련 임직원에 대한 인사적 조치입니다. 회사 규정과 원칙을 책임 있는 임직원에게 적용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지요.

    그러나 대응 현장에서의 고민은 그 적용의 시점이 되겠습니다. 일반적으로 해당 이슈가 대중적인 공분과 연결되어 있는 성격의 것이라면 보다 즉각적이고 신속한 책임 묻기는 유효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비교적 회사 규정이나 원칙을 적용하는 것에 있어서도 어려움이나 복잡함이 없습니다.

    회사가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했고, 바로 회사의 규정과 원칙을 책임 있는 해당 임직원에게 적용해서 문제 해결 노력을 하고 있다는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것입니다. 한편으로는 이를 통해 회사와 책임자를 가시적으로 분리시킨다는 의미도 있습니다.

    하지만, 회사가 당면한 이슈가 특정 규제기관 또는 이해관계자와 관계된 것으로 일반 대중에게는 별 관심을 끌고 있지 않는 경우에는 시점에 대한 고민이 깊어집니다. 물론 특정 이해관계자 관련 이슈라서 누군가 책임은 져야 하는 경우이지만 시점이 변수가 된다는 의미입니다.

    때에 따라 이해관계자와의 문제나 갈등을 풀어야 하는 유일한 당사자가 그 책임자일 수도 있습니다. 그 책임자를 즉각 인사조치 했을 때 해당 문제가 보다 낫게 해결될 것인지에 대한 점검도 필요 합니다. 그전에 가장 중요한 것은 회사가 해당 이슈에 대해 현재 어떤 포지션을 정하고 있는지를 감안하는 것입니다.

    이슈에 대해 현재 회사가 “조사가 진행 중이고, 아직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는 홀딩의 포지션을 지키고 있다면 그와 다른 즉각적인 책임자 인사조치는 포지션을 무너뜨리는 결과로 이어집니다. ‘이미 내부적으로 조사 결과가 나왔으니 책임자를 처벌한 것’이라는 인식을 이해관계자들에게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위기나 부정 이슈 대응을 위한 책임자에 대한 조치 시에는 대중의 공분 여부, 현재 회사의 포지션 형태, 문제 해결 주체의 확정, 책임자 인사조치의 유효성 등을 정확하게 확인해야 하겠습니다.

    그 외에도 사내 다른 임직원들의 인식 확인, 이전 사례와의 일관성 확인, 피인사조치자의 동의 또는 수용 태도 확인, 회사 조치에 대한 내외부 커뮤니케이션 방식, 사후 내부 및 이해관계자 반응 확인 등이 보다 정교하게 이어져야 할 것입니다. 무조건 빠르고 과감하게 책임자를 인사조치 하는 것이 이슈관리에 매번 유효하다고는 볼 수 없습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고객이 잘못한 건데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이번 사건은 분명하게 고객이 잘못한 것입니다. 언론에서 고객의 주장을 주로 다뤄주고 있어서 마치 우리 회사가 잘 못한 것으로 해석이 되는 것이 문제입니다. 고객이 잘 못했어도 회사가 사과하고 고개를 숙여야 하는 것인가요? 좀 억울한데요?”

    컨설턴트의 답변

    고객 관련 사고나 사건이 발생되면 그 전후 상황에 대한 공식 커뮤니케이션을 실행하게 됩니다. 6하원칙과 시계열에 기반한 상황 서술을 하게 되는데, 이 상황의 서술에 있어 표현 방식에는 주의를 기울이실 필요가 있습니다. 실제 상황 상 고객이 완전하게 잘못 했다고 하더라도, 상황 서술에 있어서 고객을 공격하거나, 부정적으로 표현하거나, 그의 책임을 강하게 제기하는 것으로 해석될 표현은 일단 자제하는 것이 좋습니다.

    회사의 억울함은 이해합니다. 하지만, 상황 서술과 회사 커뮤니케이션 창구의 구두 메시지에서는 그와 관련한 감정적 표현은 생략하는 것이 좋습니다. 회사 자체에게 감정이란 있을 수 없습니다. 그 회사를 운영하는 사람들의 감정이 회사의 것으로 드러날 뿐이지요.

    사고나 사건과 연루된 고객은 그 부분에 항상 주목합니다. 회사가 자칫 감정을 드러내는 커뮤니케이션을 하면, 그 감정을 고객 자신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합니다. 사건이나 사고에서 원점의 의미를 가지는 해당 고객과의 원만한 대화와 해결이 요원 해 지게 되는 원인이 되는 것이죠.

    이는 고객 접점에 있는 매장에서도 마찬가지로 적용되고 있습니다. 고객이 실수나 잘못을 해서 부정적 상황을 만들더라도, 매장에서 훈련받은 직원은 해당 고객의 실수나 잘못을 직접적으로 지적하지 않습니다. 웬만해서는 그에 대한 책임을 요구하지도 않습니다. 오히려 그 고객이 자신의 실수나 잘못을 스스로 깨닫고 창피 해 하지 않도록 배려합니다. 그래야 당면한 상황이 해결되기 때문입니다.

    회사는 고객과 싸우지 않아야 합니다.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도 항상 고객의 편에 서서 원칙을 지키는 포지션을 지켜 나가야 합니다. 회사와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은 일대일 상호 커뮤니케이션이 아닙니다. 겉으로는 회사와 고객만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 같이 보이지만, 실제 회사와 고객 간 커뮤니케이션은 방백의 의미를 가집니다. 언론을 포함한 많은 공중들이 그 커뮤니케이션을 지켜보고 있다는 것이지요.

    전략적으로 정확하게 커뮤니케이션 하는 회사는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공중들에게 정상을 참작 받게 됩니다. 회사와 고객의 커뮤니케이션 전반을 보며 공중은 실제로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지를 파악할 수 있게 됩니다. 그에 대한 책임이나 문제가 어느 쪽에 있는 것인지도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회사는 고객은 물론 공중의 정확한 이해를 돕기 위한 커뮤니케이션을 해야 합니다.

    그 과정에서 어떤 사람의 감정도 자극할 필요는 없습니다. 감정이 자극된다는 의미는 이해의 방향이 어지러워진다는 의미로 연결될 수 있습니다. 누군가 감정이 자극되면 합리적이거나 이성적인 사고가 상당 수준 불가능 해 지기 때문입니다. 억울함을 가지고 고객과 진실을 다투려 하지 마십시오. 감정을 완전하게 배제하고 담담하게 상황 서술을 하며 회사의 원칙을 강조하십시오. 고객을 넘어 공중을 바라보며 회사 다운 방백을 하십시오. 평소와 같은 훌륭한 배우가 되십시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저희 대표님을 위한 짧은 조언은?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최근 기자들 사이에서 저희 회사 주목도가 커졌습니다. 그래서 대표님과 주요 임원들을 대상으로 미디어트레이닝도 진행할 예정인데요. 오늘도 대표께서 관계기관 주최 행사에 참석하십니다. 당연히 기자들이 저희 대표님을 취재할 텐데요. 대표님께 짧게 조언해 주실 수 있는 것이 있을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아주 원칙적 조언이라 조금 거부감을 느끼실 수도 있을 텐데요. 대표님의 직무기술서를 한번 확인해 보시지요. 대표님의 주요 직무가 ‘기자들과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으로 서술되어 있지 않을 겁니다. 물론 회사를 대표하는 최고임원으로서 회사와 관계 있는 이해관계자들과의 원활한 소통은 의무가 맞습니다. 하지만, 기자 취재에 응대하는 1차적 행동이 주요 업무 영역에 있다고는 볼 수 없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기자와 회사를 대표해 커뮤니케이션 해야 하는 직무는 누구의 것일까요? 홍보실 임직원들의 직무입니다. 바로 그 직무를 수행하기 위해 그들이 존재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기자들과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는 공간에는 항상 홍보실 임직원이 배석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오늘 그 행사에서도 홍보실 임직원이 대표님 주변에 머무르며 취재기자들을 안내 관리하겠지요.

    대표이사님은 그 홍보실 임직원들의 가이드를 그대로 따르시면 됩니다. 홍보실을 건너뛰어 자신의 메시지를 개인적으로 낸다는 것은 상식적이지 않다는 것을 이해하실 것입니다. 오늘 행사의 취지를 따져보십시오. 대표님이 언론의 취재에 대응해야만 하는 성격의 행사인 것인지요? 그렇지 않다면, 취재에 응대하지 않으셔도 된다는 의미입니다.

    만약 반대로 기자의 취재에 꼭 응할 필요가 있는 성격의 상황이라면 준비된 답변을 활용하십시오. 준비라는 작업은 내부적으로 합의된 메시지를 정리해 기자에게 전달하기 위한 것입니다. 그런 메시지는 그 자체로 안전합니다. 문제는 합의되지 않은 채 개인적으로 마련해 전달하는 사적 메시지입니다. 항상 그런 메시지는 문제를 만들 소지가 다분합니다.

    실제로 대부분의 기업 대표께서는 적절하지 않는 상황에서 기자들의 질문을 받을 때에는 구체적인 답변을 하지 않습니다. 스스로 준비되어 있지도 않았을 테이고, 꼭 답변을 해야 하는 상황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기자들도 그런 특수한 상황에서는 대표께 구체적이거나 깊이 있는 답변을 받는 것을 예상하지 않습니다. 그냥 취재 과정으로 생각하며 질문하는 것뿐입니다. 그 과정에서 서로가 예의만 지키면 문제는 없습니다.

    고대 로마의 명연설가였던 카토(Cato the younger)가 오늘의 대표님들께 도움이 될 조언을 이미 한 바 있습니다. 그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침묵하고 있기 보다 말하는 것이 좋다는 확신이 들 때만 나는 말한다.” 기자들에게 둘러싸여 계실 때 이 조언의 의미를 잘 새겨 보시기 바랍니다.

    대표님께 ‘침묵’은 아주 중요한 기본이고 원칙입니다. 단, 그 기본과 원칙보다 ‘말을 해서 얻을 것이 더 많다는 확신’이 생길 때만 말씀하십시오. 그때에는 미리 준비해서 합의하에 마련한 메시지를 적극 활용하시면 됩니다. 기자의 질문에 우선 답변하시는 것은 기본이 아닙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저희 회사는 외국기업인데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는 글로벌 기업입니다. 본사주도의 이슈 및 위기관리 체계를 가지고 있지요. 문제는 국내의 색다른 이해관계자 환경과 문화입니다. 부정 이슈가 발생하면 글로벌 대응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도 그냥 글로벌 가이던스에 따라 이슈 대응을 해야 하겠지요?”

    컨설턴트의 답변

    현실적으로 부정 이슈가 발생하였을 때 해당 이슈를 관리하지 않는 것과 관리할 수 없는 것에는 다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글로벌 기업의 경우 대부분 아주 훌륭한 이슈 및 위기관리 철학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에 기반하여 정기적 훈련과 시뮬레이션으로 지속적인 준비를 하기도 합니다. 위기관리 명언 중에 ‘예방하지 못하면 준비하라(Prevent or Prepare)’라는 말이 있는데, 대부분의 글로벌 기업들은 이 개념에 충실하려 노력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문제는 글로벌 본사와 국내 지사간 협업 체계입니다. 오래전 기업들이 진취적으로 전세계에 뻗어 나가던 시절, 글로벌 기업의 이슈 및 위기관리 시스템은 중앙집권적 체계였습니다. 로컬(해외 지사 주재 지역) 특수성이나 차이를 인정하기 보다는, 본사가 정한 원칙과 프로세스에 따라 메시지와 타이밍까지 통제했습니다. 당연히 지사는 본사의 지시에 따라 로컬에 본사 이슈대응 방식을 단순 딜리버리하는 수준의 역할에 충실했습니다. 이슈를 관리하려 했지만 관리할 수 없는 결과가 나타났습니다.

    이후에는 점차 로컬발 이슈나 위기가 증가하면서(민감도가 늘면서) 글로벌 본사에서 위기관리팀이라는 것을 만들어 해외 지사에 대형 위기가 발생하면 팀을 파견했습니다. 지금도 그런 팀 파견제도를 운영하는 글로벌 기업이 있습니다만, 글로벌 본사 직원들이 아무리 위기관리 전문가라 해도 문제 발생 이후 국내에 입국해 지사 위기관리팀과 협업한다 해서 크게 달라지는 것이 없었습니다. 글로벌 본사와 대응 미팅 시 애를 먹었던 시차나 현장 감각 공유 부담이 좀 줄었다는 것 밖에 큰 개선은 없었습니다.

    최근에는 일부 글로벌기업이 위기발생 시 상당부분 대응역할을 로컬 자체에 권한이양(empowerment)하려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따라 해외 지사내 의사결정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집중적 위기관리 훈련과 시뮬레이션 경험을 제공하고 있지요. 훈련받은 경험 있는 경영진이 글로벌본사의 기존 원칙에 따라 해외지사에서 초기 대응 전반을 손수 지휘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지속적인 본사와의 교감은 있겠지요. 이는 소위 ‘지휘자의 의도(commander’s intent)’ 개념에 기반한 체계인 만큼 여러 진전은 있었다고 보여집니다.

    글로벌 기업에서 위기관리를 하는 여러 경영진과 실무팀장이 가지는 고민은 대부분 유사합니다. 부정 이슈나 위기발생 시 적시대응이 어렵다. 본사 가이던스가 너무 강력해 적절한 메시지를 내기 어렵다. 기자의 추가질문이나 자료요청에 응대가 거의 불가능하다. 국내기업처럼 이해관계자 스킨십이나 수면하 대응이 정책적으로 불가능하다 등 여러 고민이 비슷비슷합니다.

    글로벌 본사가 수십년간 위기관리 체계에 대하여 여러 고민을 하며 이런 저런 시도와 개선을 꾀한 것 처럼, 로컬에서 관련 업무를 하는 구성원들도 깊은 고민을 통한 나름의 개선 시도를 해 보는 것은 중요하다고 봅니다. 로컬 경영진이 국내 상황과 변화를 들여다보며 얼마나 스스로 깊이 고민하고 예방 또는 대비를 하고 있는지 점검해 보십시오. “글로벌 기업이라 이슈나 위기관리는 그런 식으로 밖에 할 수 없습니다. 그게 현실이니 결과가 어떻든 충실하게 그에 따르면 됩니다.”는 생각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습니다. 순수한 이슈나 위기관리 관점에서는 말입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모른다고 하면 창피한 거 아닌가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얼마전 한 기자가 저희 대표께 직접 전화해 민감한 질문을 했다고 합니다. 당시 대표께서 해당 내용에 대해 잘 모르셔서 아는 범위 내에서만 답하셨다고 합니다. 홍보실에서는 그 답도 하지 않으셨어야 한다고 보는데요. 대표께서는 잘 모른다 답하면 창피하지 않느냐 하시는 데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컨설턴트의 답변

    일단 대표라고 하셔도 모르는 것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에 더해 언론과 커뮤니케이션 할 때에는 아는 부분을 전부 이야기해서는 안 되는 것이 맞고요. 이는 정직함이나 성실한 질문의 태도에 대한 이야기가 아닙니다. 기업의 수장으로서 전략적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것이지요.

    기업의 전략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이 ‘허심탄회’입니다. 허심탄회라는 말은 전략이 없고, 준비되지 않았다는 의미입니다. 그렇게 마음을 열고 커뮤니케이션 해야 할 대상은 이 세상 어디에도 없을 것입니다. 심지어 부부나 가족끼리도 허심탄회가 통하는 기회는 극히 드뭅니다. 언론에게 허심탄회 한다면 더욱 말이 안 되지요.

    대표께서 자신이 모른다고 하면 기자가 자신을 무능력하게 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니 최대한 아는 범위 내에서 이야기를 해 주었다. 기자에게 창피를 당하기 싫다 말씀하시는 것 같습니다. 이해합니다. 그렇다면 이렇게 다시 생각 해 보시지요. 잘 모르는 것에 대해 언론에 말씀하셨다가 겪을 수 있는 창피와 모르는 것을 모른다 말씀하셔서 겪을 창피 중 어떤 창피가 더 심각한 것일까요?

    모르는 것은 모른다고 말씀하시는 것이 맞습니다. 기자들도 대표께서 잘 모르면서 아는 것처럼 이야기하시는 것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자칫 그 말을 믿고 기사를 썼다가 추후 오보 문제가 생길 수도 있으니까요. 아는 것처럼 했던 대표의 답변이 곧 골치 아파지는 상황으로 이어지는 것을 좋아할 기자는 없습니다.

    기자는 대표의 답변이 좀 의심스럽다고 하면 다른 소스를 통해 크로스체크를 할 것입니다. 이를 통해 최초 대표의 답변이 잘 모른 채 대충 했던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되겠지요. 그렇게 되면 진짜 대표께서 우려하셨던 창피함을 겪게 되는 것입니다. 해당 대표의 말을 더 이상 신뢰하지 않게 되기 때문이지요.

    기자에게 하는 답변은 정확해야 합니다. 모르는 것에 대해서는 모른다고 답하는 것이 가장 정확한 답변입니다. 창피 당하지 않고 싶다면 미리 다양한 팩트를 숙지해 모르는 부분을 지속적으로 없애 가면 될 것입니다. 그 때에도 기억하셔야 할 것은 아는 것을 다 말할 필요는 없다는 원칙이고요.

    알면서 답변을 피하는 것과 몰라서 답변을 못하는 것에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 언론 커뮤니케이션에 신중한 대표님들은 대부분 알면서 답변을 피하는 경우가 상대적으로 더 많습니다. 그 준비를 위해 미디어트레이닝을 통해 해야 할 메시지과 하지 않아야 할 메시지를 나누어 관리해 놓기도 합니다.

    이를 포함해 모른다는 말씀을 하는 것을 두려워하시거나 창피 해 하지 마십시오. 기자의 질문을 잘 듣고 모른다는 말씀을 하실 때에는 이런 메시지를 기억하십시오. “제가 그 부분에 대해서는 현재 깊이 파악하고 있지 못해서 정확하게 말씀드릴 수 없을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기자가 계속 답을 원한다면 이렇게 말씀하십시오. “저에게 조금 시간을 주시면 좀더 확인해 보고 추후에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시간이라도 벌어 놓으시면 성공입니다. 전략적인 메시지를 구성할 수 있는 시간 말입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사과의 목적이 무엇인가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대부분 기업은 문제가 생기면 사과를 해서 위기를 관리하려 하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일부 케이스를 보면 사과를 했는데도 상황이 더 악화될 때가 있고, 사과 자체로 인해 또 다른 이슈가 생기기도 하더군요. 사과를 하면 위기가 관리되어야 하는 것 같은데. 사과의 목적은 무엇일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정확하게 개념을 정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위기관리에서 사과는 위기관리의 툴이나 위기관리를 목적으로 하는 대응의 개념으로만 이해해서는 안 됩니다. 사과는 위기관리의 시작을 의미하는 기본적인 대응 옵션들 중 하나일 뿐입니다. 모든 위기 상황에 사과가 필수로 적용되야 하는 것도 아닙니다.

    사과가 위기관리의 시작일 뿐이라 말씀드리는 이유는 사과를 통해 대두되어 있는 문제를 선제적으로 확정하고 그에 대한 해결방안과 더 나아가 개선 및 재발방지 방안을 커뮤니케이션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사과라는 단편적 이벤트에만 초점을 맞추어서는 궁극적인 위기관리 성공에는 절대 미치지 못한다는 의미입니다.

    사과를 했는데도 왜 위기가 관리되지 않는가? 이런 질문이나 의문은 사과에 대한 중대한 오해에서 발아된 것입니다. 사과의 목적이 무엇인지를 질문하셨는데, 사과를 해서 자사가 얻을 수 있는 것에 대한 생각을 정리하지 않고, 일단 사과를 실행했던 것이 더 문제일 것 같습니다.

    기업은 위기 시 사과를 통해 공중 및 이해관계자들로부터 여러가지 즉각적 반응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상황에 대한 그들의 이해, 대응하는 회사의 자세와 입장 확인, 회사의 원칙 확인, 회사의 대응 방안, 개선 방안, 재발방지 방안에 대한 이해 등이 대표적 기대 반응일 것입니다. 그러나 위기 시 기업은 이와 같은 기대 반응을 훨씬 넘어 자사가 사과를 하게 되면 상황이 마무리되고, 공중이 자사를 이해 공감하게 되고, 용서하게 되며, 문제보다 자사의 전향적 사과에 더욱 주목해주고, 이내 자사의 위기관리에 박수를 치며 지지 해 주기를 바라는 것 같습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사과를 통해서는 일단 상황의 진정 이외에는 직접적 반응을 기대해서는 안 됩니다. 더 간단히 이야기하면 사과는 생존을 추구하는 전략입니다. 최악의 상황에까지 이르지 않게 하기 위한 최소한의 자구책 일 뿐입니다. 과도해 보이는 공중의 반응은 사과 이후에 얼마나 그 사과 내용을 기업이 약속한 대로 실천했는가에 따라 겨우 기대 가능한 반응입니다. 사과 자체로는 그런 엄청난 반응을 이끌어 낼 수는 없습니다.

    일부에서는 어떤 사과가 진짜 성공한 사과인가 하는 질문을 합니다. 사과의 목적과도 연결되는 아주 중요한 질문입니다. 성공한 사과를 현실적으로 정의하면, 사과하는 기업이나 사람이 계속 생존할 수 있게 또는 지속 가능할 수 있게 하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사과라고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그런 분위기를 조성하지 못하거나, 분위기를 더욱 악화시키는 사과는 실패한 사과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더 나아가 사과가 사과라는 이벤트만으로 끝나고, 사과 속에서 약속한 내용을 제대로 지키지 않는다면 공중 및 이해관계자로부터의 긍정적 반응은 결코 끌어 낼 수 없을 것입니다. 당연히 위기관리에도 성공할 수 없게 될 것입니다. 주변을 한번 돌아보십시오. 비슷한 사과를 정기적으로 반복하는 기업이 있을 것입니다. 약속했던 개선과 재발방지 내용을 기억하지 못하는 기업이 그들입니다. 그들이야 말로 사과의 목적이 무엇인지를 한번 곰곰이 생각해 보아야 할 것입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메시지의 전달과 잡담의 차이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기업의 핵심임원들과 미디어트레이닝이나 메시지 워크샵을 진행하면, 각 사별 그리고 이슈별로 다양한 사례와 입장 그리고 구체적 사실관계에 대한 유익한 토론을 하게 된다. 때로는 주어진 이슈에 반하는 완전하지 않은 대응 논리 때문에 메시지에 결핍감을 함께 느끼기도 하고, 반대로 아주 충실한 논리와 팩트를 기반으로 해 구성된 훌륭한 대응 메시지에 같이 놀라기도 한다.

    이번 글에서는 현장에서 주로 고민거리인 메시지 결핍 및 오류 현상에 대해 정리해 본다. 일반적으로는 갑작스럽게 이슈가 발생되면, 기업 내부에서 미처 입장을 적시 정리하지 못하여 메시지 오류가 발생한다고 보기도 하는데. 그 외에 이슈 대응 시 메시지 오류에는 더 많은 이유와 원인이 존재한다.

    왜 일부 기업은 언론이 돌발 이슈를 취재하는 경우, 기자보다도 준비되어 있지 못할까? 기자는 이미 해당 이슈에 대한 기사 프레임을 짜서 기업측에 문의하는데, 기업에서는 왜 그 프레임을 이해하기는 커녕 그에 더한 더 심각한 프레임을 스스로 만들어 허둥댈까? 기업은 왜 메시지 전달 대신 기자와 잡담을 하며 소중한 기회마저 놓쳐 버리는 것일까? 왜 그럴까?

    첫째, 메시지에 대한 개념정립이 중요하다

    기업 대표나 핵심 임원은 스스로 외부와 내부 메시지에 대한 집착을 보다 키워야 한다고 본다. 평시를 넘어 이슈나 위기발생 시 가장 중요한 통제가능자산은 자사의 메시지뿐이다. 이슈나 위기는 기업의 메시지로 관리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현재같이 통제가능자산이 점차 사라지고 있는 환경에서, 자사의 적절한 대응 메시지는 상당한 효과를 발휘하는 소중한 이슈 및 위기관리 자산이다.

    대표와 임원의 경우 공식적으로 전달하는 메시지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상식처럼 보인다. 하지만, 사석에서의 메시지와 공석에서의 메시지를 일관되게 유지하는 것, 정무감각을 키워 여론이 듣고 싶어하는 메시지를 선별 강조하는 것, 사소한 메시지라도 기업차원의 것이라면 항상 주의하고, 주의하도록 감독하는 것과 같은 노력은 더욱 강화해야 하겠다. “말을 하다 보면 그럴 수도 있지…”라던가, “요즘 기자들은 삐딱하게 말을 해석한다”, “언론에게 어떤 음모가 있어서 우리 메시지를 왜곡하고 있다”는 식으로 자사의 실수를 감싸기만 해서는 안 된다.

    둘째, 기업의 메시지를 항상 고민하자

    내외부 메시지 전달의 문제를 단순하게 메시징 스킬의 문제로만 치부해서는 안 된다. 현장에서 더 많이 부딪치는 한계는 당면 이슈에 대하여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철학이나 원칙이 부재하다는 문제 때문이다. 기반이 없고 고민이 부족했기 때문에 메시지를 구성하려고 해도 감이 오지 않는다. 말 그대로 메시징 스킬만 그에 적용해 버리면, 알맹이 없이 화려하기만 한 거짓말이 떠오르게 된다.

    최근 현장에서 가장 많은 한계를 드러내는 대표적 내부 이슈는 ‘(사내)차별’, ‘(사내)성별간 갈등’, ‘(사내)세대 차이 및 갈등’, ‘(사내)상하간 커뮤니케이션 단절’ 등이다. 외부이슈로는 ‘ESG에 대한 구체적인 실행(실체)’, ‘갑질 및 불공정 거래 논란’, ‘경영진 불법행위 논란’, ‘우수인력 및 기술 정보 유출 논란’. ‘중대재해처벌법관련 논란’등이다. 이와 관련된 구체적 질문을 하면 경영진은 두가지 답변 스타일로 나뉜다. 장황하게 법 또는 사실관계 설명을 하고, 누구든 만들어 낼 수 있는 원칙론적 입장을 메시지로 구성해 전달하는 스타일이 있다. 그 외에는 개인적 생각을 정리해서 기업의 메시지로 보이게 전달하는 스타일이 있다. 그러나, 두 스타일 모두 해당 이슈에 대하여 기업의 부족한 고민의 현황만 드러내 보여줄 뿐이다. 메시지가 없어 메시징을 하지 못하는 형국인 것이다.

    셋째, 발전된 정무감각에 기반한 메시징을 지향하자

    기업이 스스로 ‘하고 싶은 말을 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위험하다는 생각을 해야 한다. 더 구체적으로 대표이사 OOO이 하고 싶은 말을 기업의 입을 빌려 하는 것은 더욱 위험할 수 있다. 기업은 하고 싶은 말 이전에 기업으로서 해야 할 말을 해야 한다. 따라서, 흥분하거나 화를 내는 메시지는 기업 메시지로 적절하지 않다. 자사 이익을 강변하며, 상대를 적대시하는 메시지도 기업 메시지로는 적절하지 않다. 법적으로 문제없다는 식의 단편적 상황판단에 기반한 메시지도 적절하지 않다.

    발전된 정무감각이 기반 된 기업 메시지는 일단 온화하다. 차분하다. 자사보다 주요 이해관계자들에 대한 공감에 기반한 메시지를 더 많이 한다. 객관적이고 중립적으로 보이려 노력한다. 책임을 광범위하게 이해하고 인정하는 모습을 담는다. 해법을 제시하고 더 나아진 미래를 약속한다. 이런 모든 메시지는 이슈나 위기가 발생했을 때 핵심 이해관계자들이 듣고 싶어하는 것이다. 이런 메시지 기반을 벗어나 이해관계자들을 놀라게 하거나, 당황스럽게 하는 메시지라면 분명 문제가 있는 것이다. 이를 사전에 예상하고 걸러내는 능력이 곧 정무감각이다.

    넷째, 끊임없는 공유로 일관성을 유지하자

    아무리 좋은 메시지라도 커뮤니케이션 하지 않으면 그것은 메시지가 아니다. 기업 내에서 우리가 멋지고 훌륭한 철학과 원칙을 가지고 당면 이슈나 위기를 관리하겠다 결심하더라도, 누군가 나서서 공개적으로 커뮤니케이션 해 공유하지 않는다면, 그 철학과 원칙은 아무 의미가 없다. 사내에서도 훌륭한 철학과 원칙에 기반해 잘 구성된 메시지는 지속적으로 공유되어야 한다. 임직원들이 수없이 반복되는 메시지에 평소 이미 익숙해져 있어야 한다.

    “대표께서 언론 인터뷰나 외부 발표를 통해 전달하신 메시지를 참고하시지요” 당면 이슈에 대하여 딱히 대응 메시지가 떠오르지 않는다는 임원에게는 이런 조언을 할 때가 있다. 외부로는 대표께서 상당히 활발하게 자사 메시지를 전달하시는데, 자사 임직원에게는 그에 대해 구체적 설명이 되지 않는 기업이 이렇다. “대표께서 강조하시는 것 같은데, 사실 저희 계열사 차원에서는 그에 대한 이해나 실행방안이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이와 같은 사후 이야기가 나와서는 안 된다. 깊게 고민하여 구성된 메시지는 필히 공유되어야 한다. 그 반복을 통해 내외부에서 일관성을 갖추어야 한다.

    다섯째, 메시지는 시시각각 바뀌면 안 된다

    앞에서도 일관성이라는 가치에 대하여 설명 했지만, 기업 철학과 원칙이 조변석개한다는 느낌을 주어서는 절대 안된다. 이슈나 위기 대응에 있어서도 지난 번에는 A 같은 행동과 메시지를 전달한 기업이, 유사 이슈나 위기가 다시 발생하자 이번에는 B 같은 전혀 다른 행동과 메시지를 전달한다고 생각해 보자. 유사 이슈나 위기를 가지고 왜 지난번과 이번 간에 다름이 있는가 하는 질문에 답 해야 하는 새로운 상황을 마주하게 된다. 이 자체가 문제다.

    기업 내외부를 통틀어 예측가능성을 훼손해서는 안 된다는 의미다. 직원이 생각하기로 ‘우리에게 소비자관련 이슈가 발생되면 우리 회사는 당연하게 이렇게 대응하고 그에 대해 커뮤니케이션 할 거야’ 라는 일관된 확신이 있어야 한다. 이와 더불어 소비자, 관계기관, 소비자단체, 정치인, 언론이나 온라인 여론 등도 비슷한 예상을 하며 확신을 가지게 해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런 공통된 예측과 기대 그리고 확신이 반복되면, 해당 기업의 이슈나 위기는 점차 관리하기 쉬워지는 방향으로 진화할 수 있다.

    여섯째, 메시지를 체화 해서 보여주는 경영진이 필요하다

    대표이사와 경영진은 내 외부 이해관계자들에 대한 노출이 상대적으로 많은 위치의 사람들이다. 자신이 구성하고 있는 기업의 철학과 원칙 그리고 여러 중요 이슈에 대한 메시지가 있다면, 이를 꾸준하게 가시화 시킬 수 있는 사람들도 이들이다. 환경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하면서 스스로 대중교통을 고집하는 기업인이 있다. 컴플라이언스를 강조하며 골프나 해외출장을 간소화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기업인도 있다. 소비자를 최고로 생각한다는 메시지를 더욱 가시화하기 위해 소비자들과의 만남을 정기화 하는 기업인도 있을 수 있다.

    반면 기업의 메시지와 기업인의 실천에 있어 전혀 다른 갭(gap)을 노려 취재하는 언론도 있다. 예를 들어 안전하게 관리되어 깨끗한 수돗물을 마시자는 메시지를 계속 전달하고 있는 관련 공기업이 있다고 치자. 한 언론이 그 공기업 수십 명 경영진의 자택에서도 실제로 수돗물을 마시는지 취재한다면 어떨까? 그 중 90퍼센트 이상이 시판 생수를 식수로 하고 있다면, 해당 기업의 메시지와 경영진의 실천은 어떤 의미를 가지게 될까? 돌아보면 언론이 기업이나 조직을 비판하는 보도 상당수가 이런 표리부동 현상에 기반하고 있다. 불완전 메시지와 불완전 체화 현상을 지적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일곱째, 메시지를 보면 그 회사를 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하자

    맨 앞 조언과도 맞닿아 있는 이야기다. 기업이 평소 광고나 슬로건, 보도자료 등을 통해 이해관계자들에게 전달하는 일상적 메시지는 부정 이슈나 위기가 발생되면 완전하게 검증된다. 가족과 같은 회사를 주창하는 기업이 실제로 핵심 이해관계자들을 가족으로 생각하고 있는지는 이슈나 위기 상황에서 그대로 드러난다. 환경을 보호해 후손들에게 더 나은 환경을 물려주자 주장하던 기업에게 환경 관련한 부정 이슈나 위기가 발생되면, 그 주장도 확연하게 검증된다.

    여기에서 핵심은 평시 메시지가 아니라, 그에 기반한 이슈 및 위기 시의 메시지다. 평시 반복 주장하던 메시지들을 부정적 상황에서도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는 기업은 훌륭한 기업이다. 최대한 그 메시지를 지키려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는 기업도 훌륭하다. 최소한 평시 메시지에 대한 돌아봄이 있고, 그에 정렬된 대응과 메시징을 기억하는 것은 전략적 커뮤니케이션에 있어 아주 중요한 핵심이다. 그런 노력이 없다면 이해관계자들은 상황에 대한 매번 새로운 대응 메시지를 보고 그 회사를 판단하게 될 것이다. 그 새로운 메시지가 다시 그 기업을 정의하게 된다.

    이렇게 기업의 메시지는 개인의 메시지와는 다른 측면이 다분하다. 기업 철학과 원칙 그리고 정무감각이라는 수준 높은 역량을 기반으로 깊이 고민된 메시지는 큰 가치를 지닌다. 구성원의 수와 다양성으로 인해 해당 메시지의 공유와 반복의 중요성도 개인의 것과 비교하면 훨씬 크다. 공유와 반복을 통해 형성되는 일관성도 아주 중요한 자산이 된다. 모든 이해관계자들에게 안정감을 주고 그 안정감이 모여 신뢰를 형성해 주기 때문이다.

    지속적 메시징과 그를 체화 한 경영진의 실천이 다시 커뮤니케이션 된다면 더욱 이상적이다. 그런 노력들이 더욱 더 기업 메시지의 가치를 높여준다. 기업의 메시지를 경영 품질의 리트머스라고 보는 이유가 이 때문이다.

    부정 이슈나 위기를 맞은 기업이 전달하는 메시지를 꼼꼼하게 챙겨 분석해 보자. 그 메시지를 보며 그 기업이 현재 어떤 수준인지를 최대한 살펴보자. 메시지의 문제가 단편적으로 메시징 스킬의 문제라고 할 수 있는 것인지? 메시지의 문제가 숙련되지 않은 화자(spokesperson)의 개인적 부족이라고 할 수 있는지? 해당 기업 메시지에 대한 이해관계자들의 비판과 원성이 단순하게 음모론 때문이라고 치부할 수 있는지? 자애롭게 ‘그럴 수도 있지’하며 눈 감아 줄 수 있는 현상인지를 따져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