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그] 위기관리 원칙

  • 위기로 오해되는 가짜 위기들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기업의 위기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가장 초반에 진행하는 작업은 자사와 관련 한 ‘위기요소 진단’이다. 단어는 어려워 보여도 개념은 쉽다. 자사에게 발생 가능한 위기 유형들을 모두 끌어 내서 우선순위와 위해도에 따라 정리해 보는 작업이다. 그 과정에서 위기관리 조직 구성원들은 다양한 생각과 예측을 한다. 각각의 위기 유형에 대하여 많은 토론의 기회도 가지게 된다. 이를 통해 자사에게 발생 가능한 주요 위기들을 하나 하나 학습해 나간다.

    이 과정에서 흥미로운 부분은 위기관리 조직 스스로 위기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위기라고 보기 어려운 문제 유형이 꽤 있다는 것이다. 왜 그 유형을 위기라고 생각하는지 물어보면 여러 이유를 대지만, 확실하게 해명이 되지는 않는다. 일단 그 위기가 발생되면 더 큰 문제가 생긴다는 결과론적인 시각에 주로 집중하기 때문인 듯하다.

    기업들이 생각하는 위기 중 사실 위기라고 보기 어려운 경우들을 한번 정리해 본다. 정확하게 위기를 위기라 보는 것은 중요하다. 그러나 위기라고 보기 어려운 것을 위기라 정의하는 것은 그 스스로 위험한 행위다. 위기에는 위기관리가 필요하지만, 위기가 아닌 것을 위기로 간주하면서 위기관리를 하려 하면 진짜 더 큰 문제가 생기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기업 내부 전문가들이 위기관리가 어렵다고 하고, 위기관리를 잘 할 수 있는 방법이 있겠느냐고 되묻고, 위기관리는 그냥 운이라는 생각까지 하는 이유가 그들 스스로 잘못된 위기관리 분류를 하기 때문이라고 본다. 위기가 아닌 것을 위기라 보면서 위기관리를 하려 하니 진단과 처방이 모두 잘 못된 방향으로만 나아가게 된다. 그렇다면 위기라고 보기 어렵지만 흔히 위기로 정의되는 유형들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첫째, 범죄행위로 인한 상황은 위기가 아니다.

    예를 들어 보자, A 회사 회장께서 음주운전을 하다 사람을 치어 사망하게 했다. 너무나 무서운 나머지 회장은 사고 직후 뺑소니를 쳤다. 경찰의 조사가 시작되자, 스스로 사고 차량을 운전한 적이 없다고 하면서 조사에 응하지 않고 있다. 경찰은 체포와 강제 조사를 예상하고 있다.

    만약 이 상황을 위기라고 정의한다면 기업에서는 무엇을 어떻게 할 수 있을까? 회장의 범죄 행위로 인한 문제들을 관리하여 최종적으로 어떤 위기관리 목적과 목표를 세울 수 있을까? 전략적인 경찰조사 응대를 통해 회장의 무혐의를 받아내는 것이 위기관리 목적과 목표가 되어야 하나? 아니면, 회장의 사고와 뺑소니 행위에 대한 형벌을 최소화하는 것이 목적과 목표가 될까? 이를 위해 대형 로펌과 한 팀을 이루어 다양한 커뮤니케이션을 해서 회장의 행위에 대한 정상참작 분위기를 만들어 내는 것이 위기관리일까?

    세계 어느 나라의 어느 기업도 자사와 자사 구성원의 범죄 행위에 대해 위기라 부르지는 않는다. 범죄 행위는 위기가 아니다. 따라서 위기관리로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정해진 법에 의해 죄 값을 받는 것이 유일한 해결책이다. 그렇다면 기업 위기관리 조직은 회장의 범죄행위 대하여 아무것도 하지 말아야 하는가 하는 질문이 나올 것이다.

    기업의 위기관리 조직은 회장의 범죄행위로 인한 사회적 여론 악화와 사업 지속가능성에 대한 데미지를 면밀하게 관리해 나가야 할 필요는 있다. 회장의 범죄 행위에 대한 사후 관리에 집중하기 보다는, 이를 둘러싼 사회적, 사업적 여파를 관리하는데 집중하라는 것이다. 데미지 컨트롤이라고 하는데, 이런 분별이 있을 때 일부 데미지 컨트롤 목적의 위기관리는 가능하다 할 것이다.

    둘째, 정상적이지 아닌 상황은 위기가 아니다.

    예를 들어 보자. 아기들을 위해 건강 이유식 통조림을 만들어 인기를 누리는 식품회사가 있다. 모든 재료를 유기농으로 만든다고 해서 아기와 부모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그러나 최근 원재료 가격이 폭등하고, 수급이 불안정해지자 내부에서 일반 원재료를 섞어 쓰기 시작했다. 심지어 특정 재료는 수입산까지 사용하다가, 이번 소비자단체의 무작위 조사에서 제품 성분에서 농약 성분이 검출되었다.

    만약 이 상황을 위기라 정의하면 기업에서는 어떤 대응을 할 수 있을까? 소비자들의 기대와는 달리 국산 유기농 원재료를 사용하지 않고 있었다는 것을 어떻게 커뮤니케이션해야 할까? 심지어 수입산 재료를 쓰다가 농약 성분이 검출된 것을 무어라 설명해야 할까?

    아주 짧은 기간 동안 일반 원재료를 사용했을 뿐이라고 문제의 기간과 규모를 축소시켜야 할까? 제품에서 검출된 농약 성분에 대해서는 소비자단체가 시험검사 방식을 공개하지 않는 한 인정하지 않겠다고 버텨야 할까? 이와 같은 모든 상황을 위기로 정의해서 위기관리를 해야 하는 것일까?

    해당 기업은 정상적인 원칙을 지키지 않은 것이다. 소비자를 기만했다고도 볼 수 있다. 만약 이 상황을 위기로 정의한다면 기업 스스로 소비자를 기만했던 것을 인정하고 고백해야 한다. 그리고 그에 대한 책임을 지고 해당 제품군이나 브랜드를 포기하는 어려운 결정을 해야 할 수도 있다. 그에 대한 책임을 물어 최고경영진을 정리해야 할 필요도 있을 것이다. 정상적인 원칙을 지키지 않았던 결과이고, 그런 원칙을 되살리는 행동은 곧 위기관리가 된다. 위기관리에는 그 외 다른 기술이나 기법이 존재할 수는 없다. 다른 기술이나 기법을 적용해야 한다면 그 상황은 위기로 정의될 수 없다.

    셋째, 윤리적이지 않은 상황은 위기가 아니다.

    예를 들어 보자. 내부 고발자가 생겼다. 회사내 민감한 내용을 외부로 전파하면서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비판을 제기하기 시작했다. 사회 정의를 이야기하는 이 자는 전직 직원이다. 회사에서는 퇴사 시 합의한 비밀준수계약 위반을 들어 강력한 소송을 제기했다. 이 직원은 이내 자신의 행동을 후회하고 회사와 합의를 원했다. 그러나 회사는 지난 폭로로 인한 자사 피해를 들어 해당 직원에게 악착같이 고액의 배상금을 받아내려 지속적으로 압력을 행사하고 있다. 그후 전직 직원은 깊은 실의에 빠져 자살을 시도했다.

    이 상황은 기업에게 어떤 위기인가? 직원이 자살을 시도하더라도 끝까지 배상금을 받아 내는 것이 정상적인 방법인가? 그 문제의 전직 직원이 자살을 시도해서 세상이 떠들썩 해졌으니 위기라고 정의해야 하는 것일까? 그냥 아무일 없이 전직 직원으로부터 배상금만 받아 내고, 폭로를 더 이상 못하게 했다면 위기관리에 성공한 것일까?

    법적으로 문제가 없는 행위라고 해도, 윤리적 감정 문제를 잘 못 건드려 발생된 상황은 정상적인 위기로 정의하기 어렵다. 최악의 상황을 만들게 된 과정에서 기업의 책임은 얼마나 있는지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인간적으로 윤리적인 논란은 만들지 않아야 했음에도, 도가 지나쳐 문제 상황을 만들었다면 이를 새삼 위기라고 정의하고 위기관리를 해야 하는가 하는 것은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만약 그렇다면 스스로 위기를 만든 셈이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넷째, 의도적으로 초래 한 상황은 위기가 아니다.

    예를 들어 보자. 경영진을 비롯해 오랫동안 A회사에서 일해온 팀장급 이상은 자사의 오래된 관행에 익숙해 있다. 기업 문화로까지 정착되어 있는 관행인데, 이게 상당히 민감한 행태다. 거래처에게 다양한 방식으로 뒷돈을 받고 그 비자금을 가지고 여럿이 나누어 용돈을 쓰는 것이다. 그 액수가 전사적으로 상당액이 되지만 사내에서 그 누구도 문제를 제기하지 않는다. 일부 직원은 자사의 복지라고 은근히 자랑도 하고, 거래처들로부터 많은 돈을 거두는 직원을 능력 있는 직원으로 평가하기도 한다. 그러다 한 신참 직원이 문제를 제기하고, 언론사에 문제를 제보했다.

    이 상황은 과연 위기인가? 인사팀에서는 문제 직원을 신속하게 적발해 내고, 홍보팀에서는 제보를 받은 언론사를 찾아가 무마 작업을 해야 하나? 해당 직원에게 여러 문제를 트집잡아 소송 위협을 해야 할까? 당분간 회사 직원들의 입단속을 위해 교육을 하거나, 사내 공지를 띄워야 할까? 이 상황을 위기로 정리해서 이런 식의 위기관리(?)를 해야 하는 것일까?

    이 상황을 정의하기 전에 이 문제는 자사 구성원 스스로가 초래한 것임을 기억해야 한다. 의도를 가지고 지속적으로 문제를 만들어 왔던 것이다. 사내 대부분이 이것이 문제인지도 모를 정도로 상식화되었다. 언젠가 문제가 될 수 있다는 문제 의식조차 가지지 않았을 가능성도 높다.

    이런 상황에서 진짜 위기관리는 문제가 표면화되기 전에 내부의 나쁜 관행을 뿌리 뽑는 것뿐이었다. 새롭게 내부 규정과 감사 활동 강화를 통해 문제 소지인 관행을 과감하게 없앴어야 했다. 그 외에 벌어진 상황을 위기라 정의 해 위기관리에 나서서는 안 된다. 문제를 무마하거나 넘어가려 하는 것은 위기관리가 아니다. 이를 위기로 정의했다면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

    다섯째, 사전에 부단한 관리 노력을 하지 않았던 상황은 위기가 아니다.

    예를 들어 보자. 최근 여러 기업에서 MZ 세대 직원들과의 소통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A기업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별반 자사 MZ 세대 직원들에 대한 관심을 가지지 않고 있다. 현재 자사 직원 중 MZ세대로 분류되는 직원이 80%가 넘는데도 이전과 같은 형식의 인사관행과 소통만 이어가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MZ직원들이 블라인드를 통해 회사에 대한 엄청난 불만과 사업상 불공정 문제들을 쏟아 내기 시작했다. 회사에서는 이런 갑작스러운(?) 상황 뒤에는 무언가 나쁜 생각을 하는 세력이 존재한다고 믿기 시작했다.

    이 상황은 과연 위기일까? 이전에 수많은 타기업 전례가 있었고, 자사에게도 여러 번 소규모 문제제기가 있었는데 그에 대한 관리 노력이 없었던 것이 핵심 아닌가. 외부로 회사의 부정적인 내용이 알려졌으니 위기라고 해당 상황을 정의해야 하나? 갑작스러운 상황이 나쁜 세력에 의한 것이기 때문에 이를 정치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맞을까? 일부에서는 외부 정치세력이 자사 직원들을 조종하고 있다고 믿고 강력하게 대처해야 한다는 이야기까지 하는데, 그렇게 하는 것이 위기관리라고 볼 수 있을까? 그를 통해 어떤 위기관리 목적과 목표를 달성해야 할까?

    해당 상황을 위기라고 정의하려면 A사는 이전부터 MZ세대 직원들을 이해하려는 성실한 노력을 해 왔었어야 했다. 그리고 사업과 관련한 여러 이슈들을 그들과 함께 부단하게 소통해 왔었어야 했다. 이를 통해 직원들이 정확한 사업 내용과 절차를 숙지해 불필요한 문제 의식을 가지지 않게 했어야 했다.

    문제 발생이 충분히 예상 가능함에도 불구하고 그에 대한 방지나 완화 노력을 시도하지 않은 것이 현 상황의 핵심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당 상황을 위기라고 정의해 위기관리를 해야 한다면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와 무엇이 다른 것일까? 여기에 음모론까지 적용하여 상황을 잘 못 이해하고 전혀 엉뚱한 대응을 하려 한다면 그것을 과연 위기관리라고 볼 수 있을까? 이 위기관리 또한 문제가 불거지기 전에 했어야 한다. 사전 관리 없이 문제가 불거지면 대부분 상황은 위기가 아니라 재앙이 된다.

    이상과 같이 정확한 의미로는 위기로 정의하기 힘든 부정적 상황들을 두고 기업에서 큰 위기라고 부르는 것은 실제로 큰 문제다. 진정한 위기관리가 가능하지 않는 상황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위기관리라고 진행하여 실제로 얻을 수 있는 결과가 거의 없거나, 부정적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범죄 행위를 위기로 정의하다 보면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의 효과와 실용성은 급격하게 떨어지게 될 뿐이다. 법적으로 따져야 하는 대응 과정에서 리더십은 법무팀과 로펌이 가지게 된다.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은 그냥 거들 뿐 큰 영향을 발휘하기 어렵다는 평이 그래서 나온다. 그러나, 범죄행위를 위기로 정의하지 않는다면 그 다음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의 책임과 역할 분야는 따로 정해질 수 있을 것이다.

    정상적이지 않은 상황에도 불구하고 해당 상황을 위기로 정의하게 되면,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전달할 수 있는 메시지는 여의치 않아질 것이다. 원칙을 반한 상황을 두고 변명이나 해명을 하다 보면 신뢰도는 급격하게 떨어질 것이다. 정상적이지 않은 상황이 발생했다면, 기본으로 돌아가 원칙을 다시 되찾는 고통의 개선 노력과 메시지들을 결정해야만 한다. 그래야 비로소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한 위기가 된다.

    윤리적이지 않은 상황에도 불구하고 해당 상황을 위기라 부른다면,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은 더욱 더 비윤리적인 방향으로 나아갈 수밖에 없게 된다. 비윤리적이라는 의미는 비인간적이라는 의미 와도 맞닿아 있다. 기업은 위기 시 인간화 되어야 한다는 말을 한다. 반대로 인간적이지 않게 된다는 것은 해당 상황을 위기로 정의하더라도 위기관리는 실패할 수밖에 없게 된다는 의미다. 이 때 적절한 위기관리란 인간성을 다시 되 찾는 것뿐이다.

    기업이 스스로 의도적으로 초래 한 상황을 위기라 부른다면,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은 말 그대로 거짓말이 된다. 부정적 상황이 발생되었을 때 기업은 그런 상황이 초래될 것을 알았는가 일지 못했는가 하는 선택의 질문을 받게 된다. 알았다면 바로 악당이 되는 것이고, 몰랐다면 그냥 바보가 되는 갈림길에 서게 된다. 그런 경우 의도적으로 상황을 초래 한 대부분 기업은 몰랐다는 답을 한다. 이 순간부터 해당 기업은 거짓을 말하고 있는 것이고, 그에 대한 위기관리는 잘 될 가능성과는 계속 멀어지게 된다.

    조만간 문제가 발생할 수 있음을 알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사전적 관리 노력을 하지 않고 있다가 문제 상황이 발생된 경우를 위기라 정의한다면, 이 또한 해당 기업은 위선적인 기업이 되는 셈이다. 사전 노력은 등한 시 하다가 사후 무마나 완화 시도를 하는 것을 진정한 위기관리라고 부르는 것은 창피한 것이다.

    진정한 위기는 범죄 행위와 관련된 것이서는 안 된다. 준법하고 있음에도 발생된 것이어야 한다. 자사가 정상적 원칙을 준수했음에도 발생되는 것이어야 하고, 윤리적으로도 최대한 올바른 자세를 견지하고 있었던 것이어야 한다. 기업 스스로 의도하지 않았던 것이어야 한다는 것도 당연하다. 사전에 관리해서 문제가 커지지 않게 했던 것이어야 사후에 정상참작을 받게 된다.

    그렇게 제대로 모든 것을 하고 있었다면 또 그게 무슨 위기냐 하는 의견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 진짜 위기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발생되는 것으로만 한정해야 한다. 우리 주변에 위기가 많은 것이 아니라, 위기로 보이는 뿌리 깊은 문제들이 많은 것이다. 그 문제들을 위기라고 막연하게 정의하는 습관이 많은 것이고, 그 잘못된 습관에 따라 억지로 무언가를 시도하다 보니 위기관리가 잘 될 턱이 없었던 것이다. 그 때문에 제대로 된 위기관리가 존재할 수 없는 상황들만 오랫동안 다양하게 반복된 것이다.

  • 경쟁사가 자꾸 싸움을 거는데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경쟁사라고 하기에도 좀 뭐한 회사가 저희에게 자꾸 싸움을 걸어 골치가 아픕니다. 처음에는 무시하는 전략으로 갔었는데, 자꾸 소송을 하고 언론 플레이를 하고 해서 저희 회사를 못살게 구네요. 자꾸 댓구를 하기도 그렇고 안 하기도 그렇고 어떤 전략이 좋을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몇 가지 분석해 볼 부분이 있어 보입니다. 일단 경쟁사측에서 제기하는 논란이나 비판 내용이 팩트인지 그리고 법적 영역에 있는 것인지 여부입니다. 더 나아가 법적으로 누가 봐도 자사의 문제가 있는 경우인지 여부입니다. 누가 봐도 팩트이고 법적으로도 상당한 문제가 있다면 그것은 적극적 관리 대상이 됩니다. 반대로 법적 영역에 있는 것이 아니라면 대응의 가치는 좀 떨어 집니다. 만약 팩트가 아니라면 무시하거나 자사가 대응 해 논란을 잠재울 수 있는 카드는 더 많아 집니다.

    그러나 경쟁사가 바보가 아닌 이상 완전하게 팩트가 아닌 내용을 가지고 노이즈를 만들지는 않을 것입니다. 법적으로도 다툼의 여지가 최소한 일부 존재하는 건을 가지고 노이즈를 일으킬 것입니다. 당하는 입장에서는 그 것이 팩트가 아니라고 하기에도 뭐하고, 또 법적으로 완전하게 확신도 서지 않고 하기 때문에 고민이 깊어지는 것일 겁니다.

    경쟁사가 마음을 먹고 노이즈를 일정 수준 이상 끌고 가는 경우, 자사가 단순 대응해 해당 노이즈 행위를 격파하기는 일반적으로 어렵습니다. 만약 초기 제기된 논란을 대응을 통해 해소해도, 상대방은 추가 논란을 새롭게 제기하거나 관련 논란을 더 다양하게 풀어 놓을 것입니다. 서로 언론이나 온라인을 중간에 놓고 레이스를 시작하게 되는 꼴이 됩니다.

    그 과정에서 최초 논란을 야기했던 경쟁사는 소기 목적을 달성하게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노이즈를 통해 성장하거나, 상대방의 움직임을 일정기간 무력화 또는 지연 시켜 자신의 목적을 달성할 수도 있습니다.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잃을 것 없다는 식의 어프로치 또한 무섭습니다.

    따라서 경쟁사의 이런 도를 넘는 행위에 대해서는 그 경쟁사가 그렇게 하는 정확한 목적을 완전하게 파악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들이 만드는 노이즈 전반에 대해 신경을 곤두세우고, 언론기사나 온라인 몇 편에 주목하기만 해서는 대응 전략을 개발하기가 어려워 질 것입니다.

    정확하게 그들의 노이즈 메이킹 목적과 전략을 간파 해야 그 다음 대응 전략이 도출 될 수 있습니다. 경쟁사의 의중을 어떻게 정확하게 알 수 있는가 하는 질문을 하시는 분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어떤 방법을 통해서라도 그 의중을 최대한 정확히 알아내야만 합니다. 여기에서 예상이나 상상 또는 감에만 의지하는 판단 등은 유효하지 않습니다. 정확한 팩트를 기반으로 합리적 분석이 가능해야 합니다.

    이를 통해 경쟁사의 노이즈 메이킹 목적을 간파했다면, 그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도록 하는 포인트에 주로 집중해 위기를 관리하는 것이 그 다음입니다. 대부분 경쟁사는 노이즈를 통해 무언가를 이루려 합니다. 노이즈 자체가 주요 목적인 경우는 흔치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노이즈를 통해 그들이 얻기 원하는 것을 찾아 선제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그 방식과 과정은 상황과 케이스에 따라 무척 다양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핵심은 경쟁사의 실제 목적에 대한 간파입니다. 그들이 일으키는 노이즈만 보지 말고, 그 속 숨겨진 의도를 읽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들이 양산해 내는 기사나 포스팅에 매몰되기 보다는, 그들의 방향성을 읽어 그 방향성과 키맨을 관리하는 것이 유효합니다.

    거기에 한가지 더 하자면, 위기는 사람이 만듭니다. 위기관리는 그래서 사람을 관리하는 일이라 합니다. 즉, 경쟁사에서 노이즈 메이킹을 리드하는 사람도 관리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이상의 몇 가지 원칙들을 곰곰이 따져 보십시오. 길이 보일 것입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공분을 관리하라고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요즘 사회적으로 논란이 된 기업들의 위기를 보면 대부분 여론의 흐름이 공분(public anger)과 연결 되는 것 같습니다. 그 만큼 국민들을 극도로 화나게 만드는 기업의 행위들이 많다는 것인데요. 공분을 관리하는 것도 위기관리가 되겠지요?”

    컨설턴트의 답변

    기업 위기관리를 두 영역으로 굳이 나누자면 상황 관리와 커뮤니케이션 관리로 나눌 수 있겠습니다. 상황 관리란 물리적으로 어떤 행위를 해서 위기를 관리하는 것이 됩니다. 화재 현장에서 불을 끄는 행위도 상황 관리죠. 침몰하는 배에서 승객들을 구출해 내는 행위도 상황 관리 입니다. 법적인 대응을 해서 수사나 사법 기관에 맞서는 행위도 상황 관리입니다. 또한, 위기를 확산 악화 시키는 의도를 가진 원점(개인)을 관리하는 행위도 상황 관리가 됩니다.

    일단 상황 관리가 진행되면, 그에 대해 내외 이해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제대로 커뮤니케이션 하는 전략적 행위는 커뮤니케이션 관리라 합니다. 화재를 진압하는 상황관리를 진행하면서, 화재의 원인이나 피해규모 그리고 피해자 처리 방식에 대해 내외 이해관계자들에게 커뮤니케이션 하는데 이것이 위기 시 커뮤니케이션 관리입니다. 침몰하는 배에서 승객을 구출하면서, 구출 승객 현황에 대해 언론 브리핑을 하는 것도 위기 시 커뮤니케이션 관리입니다.

    수사나 사법기관에 출두하면서 기자와 질의응답을 하는 것도 일종의 커뮤니케이션 관리가 됩니다. 원점과 커뮤니케이션 하면서 위기 상황을 관리하려는 모든 행위도 커뮤니케이션 관리의 일환입니다. 이렇듯 상환관리와 커뮤니케이션 관리가 균형적으로 각각 적시에 제대로 이루어져야 위기관리는 성공적으로 마무리 될 수 있습니다.

    질문에서 ‘공분’에 대한 이야기를 해 주셨는데, 맞습니다. 최근 들어 사회적 논란관련 위기관리의 주요 목표가 그와 같은 ‘공분 관리’를 목표로 하기 시작했습니다. 예전에는 기업들 스스로 위기관리에 실패했을 때 사후에 가서 결과적으로 ‘공분’이라는 것이 나타난다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래서 위기관리만 잘하면 ‘공분’은 좀처럼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나 최근 여러 케이스들을 보면 위기관리가 채 시작되기도 전에 갑작스럽게 사회적 ‘공분’이 형성되어 버리는 현상들이 빈번해 졌습니다. ‘공분’이 생겨난 이후 위기관리가 시작되는 역전 현상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위기관리의 목표는 이미 만들어진 ‘공분’을 어떻게 관리하는가에 많은 비중을 두게 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이미 만들어진 ‘공분’을 관리하기 위해 이전 보다 한층 가시적이고 극단적인 위기대응을 해 공분을 감소시키기 위한 상황관리와 커뮤니케이션 관리에 몰두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즉각적 퇴진, 경질, 압도적인 피해보상, 처벌 등의 상황관리 유형들이 많아지고 있는 이유가 그 때문입니다.

    문제는 이런 가시적이고 극단적인 상환관리를 통한 위기관리 노력이 일반화 되는 데 있습니다.  위기가 발생했을 때 최고경영자가 퇴진 해 버리면 위기는 관리된다는 믿음이 생겨난 것입니다. 책임자를 경질해 버리면 된다. 책임자를 처벌하면 위기는 관리 된다. 압도적 보상을 하면 위기는 관리 된다와 같은 이상한 공식이 생겨나 버린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공분을 관리하는 기업의 철학과 원칙입니다. 그 철학과 원칙이 제대로 수립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기업은 극적인 공분 관리에 몰두합니다. 그리고 그런 극적 행동들이 곧 위기관리라 착각을 합니다. 당연히 그런 극적 위기와 위기관리는 반복됩니다.

    기업의 법무팀과 로펌이 위기 시 실제 법정에서 형량, 제제수위, 배상범위와 액수 등을 조정 관리하는 역할을 한다면, 기업의 커뮤니케이션 팀은 여론의 법정에서 공분의 수위를 조정 관리하는 역할을 합니다. 변호사들이 법전에 의해 그들을 관리한다면, 커뮤니케이션팀은 자사의 훌륭한 철학과 원칙에 따라 공분을 관리해야 할 것입니다. 극적인 퍼포먼스가 여론의 법정의 법전이 될 수는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보상이나 배상이 위기관리?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최근 저희 설비에 대형사고가 발생 해 여러 거래처가 곤란을 겪었습니다. 언론과 기관에서 보상이 도리다 해서 저희 회사 차원에서 보상안을 마련해 발표했지요. 그런데도 계속 이번 사고에 대한 비판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보상했는데도 위기관리가 잘 안되네요?”

    컨설턴트의 답변

    좀더 차분하게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사실 보상이나 배상은 기본적으로 그 자체가 위기관리 방안은 아닙니다. 거래처들에게 피해가 발생했다고 하는데요. 만약 이번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다면 그들에게는 피해도 발생 하지도 않았을 것입니다. 사고가 발생했기 때문에 피해도 발생한 것이죠.

    피해자들의 관점에서도 자신이 입은 피해를 보상받는 것은 그냥 당연한 것일 뿐, 그것이 자신에게로 향한 회사의 배려라고는 생각하지 않을 것입니다. 오히려 일단 불필요하게 피해가 발생했고 심리적이나 물질적으로 자신이 피해를 입은 것에 대해 분노할 것입니다. 피해 보상이나 배상에 감사하고 감격까지 하는 피해자는 절대 존재하지 않습니다.

    물론 그 피해를 보상해 주지 않으면 위기관리 자체가 되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피해 보상을 해 주었다고 해서 위기관리가 완성되는 것도 아닙니다. 이번 위기관리의 핵심 대상은 사고 자체이기 때문입니다. 그로 인해 얻은 피해를 보상하는 것은 그 다음 일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이번과 같은 사고를 다시는 발생시키지 않을 것이라는 회사의 의지가 있어야 할 것입니다. 그에 기반한 재발방지 대책과 피해 방지 대책을 적절하게 수립해 발표하고 투자하고 노력하는 모습이 핵심이 되어야 합니다. 이번 사고로 인한 단번의 피해는 보상 가능하지만, 같은 사고가 자꾸 반복되면 피해보상 자체도 점점 더 힘들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의외로 많은 기업이 피해보상이나 배상을 위기관리라고 생각합니다. 보상을 했으니 잠잠해질 것이라 기대합니다. 사실 피해 보상이나 배상액이 사고방지를 위한 시스템 투입 예산보다는 상대적으로 저렴할 수도 있습니다. 사고를 재발 방지하기 위해 시스템을 전면적으로 개선한다면 수백억이나 수천억이 들어 갈수도 있습니다. 그에 비해 심정적인 피해 보상은 보기에도 좋고, 예산도 상대적으로 미미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기업들은 개선책 보다는 보상을 상대적으로 선호합니다.

    같은 사고나 문제가 심각하게도 반복되는 이유들 중 하나가 이 때문입니다. 해당 사고가 십년이나 몇 십년에 한번 발생할까 말까 하는 희귀한 것인데, 그에 대한 방지를 위해 엄청난 예산과 부단한 노력을 쏟아 붓기에는 엄두가 나지 않는 것입니다. 그냥 그 때 그 때 사고가 발생되면 보상을 해주고 적절한 선에서 마무리하는 것이 더 나은 위기관리라 생각하기도 합니다. 예산을 포함 해 모든 것이 전략적이고 효율적이라 생각하는 것이죠.

    기업에 따라 대표이사의 철학과 신념에 따라 위기관리 개념과 방향은 각기 다름을 가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어떤 것이 좋은 위기관리고 어떤 것이 나쁜 위기관리라는 평가는 매우 힘들 것입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기업을 둘러싼 이해관계자들에게 피해를 입히는 것은 절대 해서는 안된다는 원칙일 것입니다. 불행히도 그 피해가 발생되었다면 그에 대한 책임을 다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문제는 기업이 그 것에만 관심을 두게 되면 그들의 피해는 또 불필요하게 반복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기업이 문제를 개선해서 사고나 피해가 재발하지 않게 하는 것이 위기관리의 핵심입니다. 그들 이해관계자가 불행하게 피해를 입을 수는 있겠지만, 불필요하게 반복적으로 피해를 입게 해서는 절대 안된다는 생각을 했으면 합니다. 위기관리에 있어 무엇이 중요한지에 대한 이야기이니 한번 생각해 보시기를 바랍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유죄추정의 원칙이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로펌에서는 이번 저희 회장님 논란도 일단 재판에 가면 사실관계가 밝혀질 것이다. 그 이전까지는 무죄추정의 원칙을 강조하라 하던 데요. 언론이나 온라인 그리고 공중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완전히 그런 원칙은 지켜지지 않는 듯합니다. 유죄추정의 원칙이라고도 하던 데요?”

    컨설턴트의 답변

    무죄추정의 원칙이란 피고인 또는 피의자는 유죄판결이 확정될 때까지는 무죄로 추정한다는 원칙으로 프랑스의 권리선언에서 비롯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근대 형법과 형사소송법에 반영되는 이런 원칙은 지난 수 백 년간 인권에 대한 인류의 투쟁과 희생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해진 것입니다.

    그 이전에는 혐의를 받는 사람이 자기 결백을 스스로 증명하지 못하는 한 유죄로 보고 처벌하는 ‘혐의형 제도’가 있었습니다. 말 그대로 유죄추정의 원칙이죠. 일종의 마녀사냥이라 알려져 있는 중세의 악습도 그와 관련된 것입니다.

    “너는 마녀다!”며 자백을 강요하는 고문이 행해지고, 마녀라는 혐의를 받는 자신이 마녀가 아님을 증명하지 못하는 한 뚜렷한 증거도 없어도 마녀로 처벌되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이러한 야만적인 형사 제판 제도가 불과 200여년전까지도 존재했습니다. 그러던 중 프랑스 시민 혁명에서 주창된 ‘인간과 시민의 권리 선언’ 제9조에서 “누구든지 범죄인으로 선고되기까지는 무죄로 추정한다”라 선언한 것이 이른바 ‘무죄추정의 원칙’의 시발입니다.

    이 원칙을 받아들인 우리나라에서도 기소된 ‘피고인’은 물론, 수사 기관 조사를 받고 있는 ‘피의자’도 유죄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는 누구든지 그를 범죄자로 단정해서는 안 된다. 그저 단순히 수사 기관에 의해 혐의를 받고 있음에 불과하다 인식하고 대우해야 한다. 더 나아가 오히려 무죄라고 적극 추정해 주어야 한다는 법조인들의 공감대가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멋진 원칙도 여론의 법정에서는 그 효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한다는 것이 현실입니다. 인간들의 노력에 의해 법정에서는 무죄추정의 원칙이 제도화되었다 하더라도, 인간 스스로에 의한 여론의 법정에서는 아직도 유죄추정의 원칙이 유지되고 있다는 것이 현실이라는 것입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런 여론의 법정의 비합리성이나 야만성, 무지함을 탓하기도 합니다. 여론의 법정에서도 무죄추정의 원칙을 지켜주자는 인류애적 호소를 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위기관리를 하는 위기관리 주체는 현실화되지 않는 이상적 원칙에만 기대어 위기를 관리할 수는 없습니다. 여론의 법정에서 무죄추정의 원칙이 효력을 발휘하리라는 기대는 처음부터 버리는 것이 더 유익합니다.

    원래부터 여론의 법정은 혐의를 가진 자나 기업이나 조직을 대상으로 유죄추정의 원칙을 계속 지켜 나가고 있다는 것을 사실 그대로 받아들여야 위기를 관리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여론의 법정에서의 전략과 그 이후 실제 법정에서의 전략을 달리 가져가야 할 필요도 있습니다.

    위기관리 명언으로 ‘법정으로 가기 위해서는 항상 거실을 지난다’는 말도 있습니다. 순서적으로 여론의 법정이 먼저라는 이야기입니다. 거실은 곧 여론의 법정을 의미하는 표현이 되는 것이죠. 여론의 법정에서 승리하지 못한 위기관리 주체는 실제 법정에서도 승리하지 못할 가능성이 점점 더 커져만 갑니다.

    일부 여론의 법정에서 처절하게 패배한 위기관리 주체가 수년 후 실제 법정에서 승리한다 하더라도 문제나 피해가 완전히 해결되는 것도 아닙니다. 위기관리 관점에서 유일한 성공은 여론의 법정과 실제 법정에서의 순차적인 동시 승리뿐입니다. 여론의 원칙이 실제 법정에서 받아들여지지 않듯, 실제 법정의 원칙 또한 여론에 의해 단순히 받아들여 지기는 힘들 수 있습니다. 여론의 법정에서는 유죄추정의 원칙이 있다는 것을 그대로 받아들이십시오. 그래야 제대로 된 위기관리 전략이 수립 가능해집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위기 시 성공적 입장(position)의 구성요소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위기관리와 관련하여 우리가 가장 흔히 이야기하는 클리쉐이면서, 가장 위험(?)할 수 있는 명언을 하나 꼽으라면 ‘위기는 곧 기회이다’라는 이야기를 들겠다. 아무리 많은 실제 위기관리 케이스를 보아도 위기가 곧 기회였던 케이스는 찾아보기 힘들다. 만약 어떤 기업이 그렇게 큰 기회를 창출했다면, 그 케이스는 위기관리 케이스에는 들지 않았을 것이다.

    위기를 위기 그대로 바라보는 담담함이 필요한 기업들에게 너무 나간 ‘기회’를 이야기하는 행태는 문제다. 절대 위기는 기회가 아니다. 위기는 말 그대로 위기이며, 여러 소중한 가치의 손실과 피해를 의미한다. 훼손된 평판을 의미하고, 떨어진 신뢰를 의미한다. 창피함과 곤란함과 어려움이 그 뒤를 수십년간 잇는다. 위기를 위기 그대로 볼 수 있을 때에만 위기관리에 대한 진정한 의지가 생겨나게 된다.

    위기가 발생했을 때 기업에서는 가장 먼저 해당 상황을 분석하여 자사의 입장(position)을 정리한다. 해당 상황에서 제기된 문제의 책임에 대해 자사가 동의하거나 인정하지 않는다는 입장이 있을 수 있다. 반대로 모든 제기된 문제의 책임을 완전하게 인정하고 개선과 재발방지에 노력하겠다는 입장도 있을 수 있다. 일부 문제에 대한 책임은 인정하지만, 그 외 문제에 대한 책임은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도 흔하다. 상황에 따라 기업의 입장을 대충 대별할 수도 있지만, 실제로는 케이스별로 아주 미세한 입장차들이 존재한다.

    위기관리에 있어 입장의 확정은 위기관리의 성패를 좌우하는 매우 중요한 의사결정 주제다. 일부 케이스에서는 VIP의 개인적 감정에 기반해 입장 정리를 했는데, 그 입장이 공중과 이해관계자들에게 받아들여지지 않아 곤란을 겪는다. 일부 케이스에서는 초기 여론을 두려워한 나머지 무리한 수용 입장을 피력해 불필요한 책임과 부담까지 떠 앉게 되는 경우도 있다. 입장 정리를 적시에 하지 못해 여론에 의해 한참을 끌려 다니는 모습이 연출되기도 한다. 한편으로는 최초 입장을 계속 바꿔가며 여론에 맞서 오락가락, 우왕좌왕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오랜 경험상 어떤 기업의 입장이라도 위기 시100 퍼센트 공중에게 이해 받고, 공감 받는 포지션은 극히 드물다. 대다수 아니 절반 이상의 공중에게 이해나 공감 받기도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그렇다면 대체 그나마 성공적인 포지션의 구성요소는 무엇일까?

    첫번째, 법적인 문제는 없어야 한다.

    위기관리의 기본 토양은 준법이다. 준법하지 않고는 위기를 예방할 수도 없고, 위기를 관리할 수도 없다. 일부 기업에서는 ‘들키는 것이 가장 큰 죄’라는 자조적인 이야기를 하기도 한다. 준법 대신 오래된 관행을 따르는 것이 기업문화가 고착되었기 때문에 하루아침에 준법 체계나 프로세스로 모든 것을 바꾸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러나, 위기가 발생했을 때는 핵심 주제나 논란에 대하여 법적 판단을 스스로 신속하게 결론 내릴 필요가 있다. 만약 법을 준수하지 않아 발생된 위기라면 기업의 입장을 정리할 때 절대 핑계나 불평이 기반 된 입장을 정해서는 안 된다. 심지어 억울해해서도 안 된다. 준법이 평소와 위기 시 중요한 이유다.

    둘째, 맥락적 문제도 없어야 한다

    앞의 준법에 대한 중요성을 이야기하다 보면, 일단 법만 지키면 아무 문제는 없는 것 아닌가 하는 이야기를 듣게 된다. 자사에서는 안전관련 법을 준수했기 때문에 안전 사고로 사망한 계약직원에 대해서는 아무 책임이 없다는 입장과 같은 뉘앙스다. 법을 준수하면 책임에서 자유롭다는 이야기는 법정에서나 통하는 것이다. 여론의 법정에서는 법을 넘어선 맥락까지 중시한다.

    ‘관련 법을 철저하게 준수하였음에도 불구하고…’이런 입장이 종종 보이는 이유는 해당 기업이 사회적, 여론적 맥락에 대해 크게 신경을 쓰고 있다는 의미다. 법을 준수하였고, 여러 맥락에서도 자유로운 상황이라면 사실 위기가 아니다. 하나의 해프닝이거나 단순 사건 사고일 뿐이다. 반대로 어떤 의미로든 사회적으로 여론이 좋지 않다면, 그건 준법을 넘어 맥락에 대한 기업의 관심과 케어가 더욱 필요한 상황을 의미한다.

    셋째, 인간적이어야 한다

    위기 시 기업은 인간이 되어야 한다는 말이 있다.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측면에서 아주 의미 있는 말이다. 기업이 위기 시 계속 차갑고 큰 빌딩과 어마어마한 자이언트의 모습으로 공중과 이해관계자 앞에 서 있어서는 안 된다. 어떤 위기나 그로 인해 피해를 주장하고, 슬퍼하거나 아파하고, 억울해하고, 분노하는 여러 원점, 이해관계자, 공중이 존재한다. 따라서 그 사람들의 눈높이에서 인간적인 모습으로 다가가는 기업의 입장은 성공할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기업은 기업다워야 한다는 말을 하는 사람도 있다. 기업이 너무 인간적으로 포용하고 수용하고 인정하고 연약하게 굴어서는 어떻게 기업을 경영하겠느냐 하는 말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위기 시 자사가 비인간적 입장을 정해 대응하였을 때와 인간적 입장을 정해 대응하였을 때를 비교하여 어떤 경우에 상대적 이득이 있겠는지는 꼭 분별해 볼 필요가 있다. 경험상 대부분의 경우 기업이 인간적인 입장을 견지했을 때 이후 보다 나은 상황이 펼쳐졌다.

    넷째, 원칙의 일관성에 문제가 없어야 한다

    그때는 그랬지만, 지금은 다르다는 말처럼 실망스러운 것이 없다. 왜 그때는 그렇게 입장을 정했으면서 이번에는 이렇게 입장을 정했는가 하는 질문이 나온다면 해당 위기관리는 성공할 가능성이 극히 낮다.

    일부 기업에서는 VIP의 하이 프로파일 위기 대응을 두고 사후 임직원들이 부담스러움을 토로한다. 이번에는 저렇게 대대적으로 피해를 보상하고 사과에 개선조치를 심하게 하셨는데, 또 다시 이번 같은 위기가 발생되면 대응을 더 크고 심하게 해야 한다 생각하니 막막하다는 이야기를 한다.

    그러나, 일관성에 대한 가치는 그러한 부담을 전제로 해야 계속해 커지는 것이다. 시쳇말로 원칙은 어기라고 존재한다며 농담을 하는데, 위기관리에서는 매우 위험한 생각이다. 원칙은 지켜질 때에만 그 가치를 발한다.

    대형 회의실에만 걸려 있는 원칙은 아무 의미가 없다. 그 액자 속 원칙이 바깥으로 걸어 나와 실제로 적용이 되고, 적용이 되고, 적용이 되고 하는 일관성과 연속성이 장기간 생겨야 비로소 진짜 원칙이 되는 것이다.

    위기가 발생했을 때 입장문에는 항상 자사의 원칙을 언급하라는 조언을 한다. 일부는 적당한 관련 원칙이 없다는 하소연을 한다. 일부는 원칙은 있는데, 그게 안 지켜져서 지금 이 상황이 되었다며 곤란해 한다. 일부는 비슷한 원칙은 있는 것 같은데, 잘 기억 나지 않는다며 고민하는 경우도 있다. 중요한 것은 위기를 제대로 관리하려면 제대로 된 자사의 원칙이 있어야 하며, 그 원칙에 기반하여 일관성을 보여야 한다는 것이다. 성공적인 입장은 성공적인 원칙에서만 잉태 가능하다.

    다섯째, 타이밍에 문제가 없어야 한다.

    아무리 훌륭한 입장이라고 하더라도 버스가 모두 지나가 막차까지 끊겨 벼렸을 때 커뮤니케이션 하게 되면 그 의미와 효과는 사라지게 된다. 그 자체로는 훌륭한 입장이라고 해도 시간이 너무 흘러 커뮤니케이션 되면, 공중과 이해관계자들은 기업이 그 동안 자신들의 눈치를 보다가 어쩔 수 없이 그런 입장을 내 놓은 것이라 오해하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자사의 입장은 훌륭할수록 신속하게 커뮤니케이션해야 한다.

    선제적으로 훌륭한 입장을 커뮤니케이션 해야 불필요한 공중과 이해관계자로부터의 비판과 비난을 방지하고 감소시킬 수 있다. 최초에는 그들이 해당 위기 상황에 대해서 이야기 하겠지만, 그 직후에는 자사가 내 놓은 훌륭한 입장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

    그 주제 변화의 기간이 길면 길수록 위기관리 실패 가능성은 기하급수적으로 높아진다. 입장을 밝힐 때 어떤 타이밍이 가장 적절한가 하는 물음에 대한 답변은 정해져 있다. 공중과 이해관계자들이 회사의 입장에 대해 궁금해하기 ‘직전’이 자사의 입장을 커뮤니케이션 하기 가장 좋은 타이밍이다.

    여섯째, 화자의 적절성에 문제가 없어야 한다

    기업 오너가 큰 문제를 일으켜 사회적 지탄을 받기 시작했을 때 그 기업 홍보실에서 입장을 커뮤니케이션 하는 경우는 어떤가? 대기업의 생산시설에서 어마어마 한 안전사고로 인명사고가 발생했을 때 그와 관련된 입장을 해당 인력 파견회사가 커뮤니케이션 하면 어떨까? 어마어마한 은행 직원의 횡령이 발생했을 때 해당 지점 지점장이 입장을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을 상상할 수 있을까?

    모든 커뮤니케이션에는 화자와 수신자의 설정이 기본 중 기본이다. 같은 메시지라도 누가 커뮤니케이션 하는가에 따라 전혀 다른 상황이 조성된다. 평소 좋은 뉴스일수록 가장 윗 분이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이 맞고, 나쁜 뉴스 일수록 아래 사람들이 커뮤니케이션 해야 한다는 관행이 있는 기업은 위기관리 이전에 문제가 많은 기업이다.

    민감한 위기 일수록 해당 기업의 입장을 커뮤니케이션 하는 화자의 중요성은 커진다. 성공한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케이스들의 대부분은 가장 큰 리더가 앞에 나가 강력하게 커뮤니케이션 했던 케이스들이다. 뒤로 숨거나 전혀 엉뚱한 화자를 내세우기 보다는 훌륭한 입장일수록 리더가 직접 나서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이 좀 더 전략적이라는 생각을 하자.

    마지막, 위기관리 주체의 의지에 관련 한 문제는 없어야 한다.

    개선을 발표하거나, 재발방지책을 발표하거나, 단호한 조치사항을 발표하거나, 강력한 보상방안을 발표하거나 입장의 기조에는 해당 기업의 진정성이라는 아주 중요한 가치가 내재되어 묻어 나오는 형태의 것이어야 한다. 단순하게 현재 상황을 모면해 보기 위한 창의성 차원의 레토릭으로 보여져서는 위기상황을 관리하기가 어렵다. 훌륭한 입장을 커뮤니케이션 하는 주체의 의지를 어떠한 형태로든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성공한 VIP들은 위기 시에도 앞에 나가 깊숙하게 머리를 조아린다. 평시에는 즐겁고 행복한 표정으로 프레젠테이션 하던 리더도 위기 시에는 입장을 발표하며 울먹이거나 침통한 표정을 유지한다. 해당 위기로 얻은 교훈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리더도 있다. 다시는 이와 같은 일이 발생되지 않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는 메시지가 진실되게 받아들여 질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 모든 표현과 장치들은 이내 실질적 개선과 재발장지 대책 등으로 실행되어야 한다. 공중과 이해관계자 대부분은 기업의 말보다 행동을 본다고 믿을 필요가 있다. 행동이 말을 따라오지 못하는 것만큼 실망스러운 것이 없다는 것을 기억하자.

    위기관리는 약속한 행동에 대한 실행을 의미한다. 흔히 위기관리를 약속을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 자체로 오해하기도 하는데, 그런 시각은 매우 잘못되고 위험한 것이다. 위기관리 주체의 의지에 대한 신뢰는 함부로 저버리면 안 된다.

    이상과 같이 위기 시 기업이 정해 커뮤니케이션 해야 하는 입장(position)은 어떻게 구성되어야 하는지에 대해 알아보았다. 앞서 이야기했지만, 모든 공중과 이해관계자 전원에게 이해 받고 공감 받고 싶어하는 욕심은 현실적이지 않다. 대신 불필요하게 많은 사람들에게 비판 받거나, 공격받을 입장은 최대한 피하자 하는 생각을 했으면 한다.

    현장에서 보면 위기가 발생했을 때 자사의 입장을 정해야 하는 순간이 오면 그 의사결정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것은 의사결정자의 감정이다. 개인적 감정이다. 그 감정의 뿌리를 잘 들여다보고, 기업을 위한 더 큰 결정을 하는 그 과정에서 대부분 큰 어려움을 겪는다. 일부는 최초 의사결정자의 감정이 기업의 입장에 그대로 묻어나기도 한다.

    그럴 때 일수록 위에서 제시한 몇 가지 원칙들을 돌아보자. 훌륭한 입장을 정해 리더가 나가 진정성을 가지고 커뮤니케이션 하면 아무리 복잡하고 힘든 문제도 이내 풀어질 것이라는 기대를 가져 보자.

    이미 많은 선례를 통해 전략적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의 효과를 실제로 경험한 선배들이 있다는 것을 기억하자. 더 나아가 평소 훌륭한 입장(position)을 정해 위기를 선제적으로 관리해 나가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위기관리라는 사실도 꼭 기억하자. 위기관리는 마음만 먹으면 하나도 어렵지 않다. 마음을 빨리 먹는 것이 중요한 이유다.

  • 창구일원화가 필요한 이유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기업 임원들을 대상으로 미디어트레이닝을 진행하는 목적은 크게 두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첫째 목적은 언론 접촉이 허락되어 있는 핵심 임원들의 대언론 커뮤니케이션 역량 증진이다. 언론과 전략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기업의 커뮤니케이션 목적을 달성하고자 하는데 그 의미가 있다.

    미디어트레이닝의 다른 두번째 목적은 언론접촉이 허락되어 있지 않은 임원들에게 창구일원화 원칙을 강조하고 그에 따르게 하기 위함이다. 창구일원화란 언론 접촉이 허락되지 않는 임원이나 직원에게 언론이 접근 시 언론 접촉을 전담으로 하는 부서나 인력에게 그 답변 역할을 이양하는 것이다.

    자신의 앞에서 또는 전화로 질문하는 기자에게 임직원이 “저희 회사는 원칙 상 언론과의 커뮤니케이션은 홍보실을 통하게 되어 있습니다. 홍보실을 통해 질문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같은 대응을 하는 것이 창구일원화 실행이다.

    물론 기자가 그런 창구일원화 실행에 맞서 단순히 취재를 포기한다 거나, 순순히 홍보실에 연락해 취재하는 모습을 기대 할 수는 없다. 일선에서의 창구일원화 실행은 완곡한 취재협조 거부라고 할 수도 있다. 기업 차원에서는 준비되지 않고, 전략적인 훈련을 받지 않은 임직원이 자신의 권한과 책임을 넘어서는 언론 커뮤니케이션을 스스로 자제하게 함으로서 기업 커뮤니케이션의 안정화를 꾀하려는 것이다.

    다양한 미디어트레이닝을 통해 창구일원화 개념과 목적 그리고 의미를 공유하다 보면, 창구일원화가 왜 정말 중요한 것인지를 새삼 깨닫게 된다. 일선에서 창구일원화가 중요한 아주 실제적인 이유를 몇가지로 정리해 본다.

    첫째, 임원들이 자사 공식 메시지를 실제 잘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이는 거의 모든 기업들의 공통적인 증상이다. 실제 신제품 출시나 구조조정 같은 이슈를 두고서도 대표이사의 메시지와 임원들의 메시지는 각양각색이다. 미디어트레이닝을 통해 다양한 핵심 질문들을 던져보면 그에 대한 답변이 답변자에 따라 서로 다른 것을 알 수 있다.

    일부 임원은 언론에서 접한 언론측 시각을 자사 공식 메시지라고 착각하기도 한다. 업계 전문가들의 분석 내용을 자사 메시지라고 전달할 때도 있다. 해당 이슈에 대하여 공유된 자사의 공식 메시지가 없어서 발생되는 현상이다. 일부 기업에서는 당면한 이슈에 대해 홍보실이 자세한 공식 메시지를 공유하지만, 그를 꼼꼼하게 이해하고 메시징을 통해 전달할 수 있는 임원들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그들 스스로도 자신들은 담당 실무분야에 대해서는 관심을 두고 있지만, 그에 대해 언론과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 까지 신경 쓸 여유는 없다고 한다. 왜 이런 이슈에 대해 언론과 커뮤니케이션 해야 하는지 그리고 왜 그 일을 자신이 해야 하는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다. 그렇기 때문에 기업 내부에서의 언론 창구일원화는 필요하다. 정리되지 않은 각자의 사견을 언론에 전달하는 우는 범하지 않아야 한다.

    둘째, 언론과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은 다른 커뮤니케이션과 전혀 다르다

    임원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것이 언론의 취재 방식을 이해하는 것이다. 왜 기자가 함부로 아무에게나 전화를 걸어오는 지, 왜 자기 필요에 따라 질문을 하고 답을 달라고 닦달하는 것인지 이해하지 못한다. 왜 기자나 PD라는 사람들이 공장을 찾아오고, 출근 길 자기 앞을 가로 막느냐며 화를 낸다.

    일부 임원들은 TV 드라마나 영화에서 본 것 같이 기자를 자유자재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상상한다. 자신의 애드립이나 프레임이 기자에게 엄청난 취재 거리가 될 것이라고 가슴두근거려 하기도 한다. 자사의 정보를 가지고 기자와 게임이나 딜을 하려 하기도 한다.

    이렇게 언론을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하고, 언론 커뮤니케이션을 함부로 하려는 임원들이 있다면, 기업에서는 이를 적절하게 관리해야 한다. 매번 부정적인 내부 정보가 언론에 흘러 들어가는 것을 보면서, 그 근본적 이유를 찾지 못해서는 안 된다. 창구일원화가 자사의 강력한 원칙이라는 점을 지속 강조해서 그 원칙을 지키지 않은 임원들은 사후 책임을 묻는 체계가 중요하다.

    셋째, 적절하지 않은 언론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받는 피해는 모두의 것이다

    단순하게 기자에게 말 실수를 좀 했다는 핑계로 사후 피해를 회복시킬 수는 없다. 적절하지 않는 기자와의 커뮤니케이션이 불러올 상황을 미리 예상하지 못했다면 그는 기업 경영을 할 수 있는 역량이 부족하다는 의미다. 언론을 통해 퍼진 자신의 실수로 피해를 입는 사람들은 직원이나 직원 가족들이 될 수도 있고, 소중한 거래처 일 수도 있다. 투자자들의 피해는 어떻게 할 것인가. 그로 인해 사업의 지속가능성에 큰 데미지를 먹게 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언론에 적절하지 않은 커뮤니케이션을 한 뒤에 이를 위기상황이라 정의하고 위기관리를 시도하는 기업들은 생각보다 많고 흔하다. 그 말 몇 마디 때문에 홍보실은 불철주야 고생 해 그 말을 없던 것으로 만들려 한다. 기자들과 각을 세우게 되거나, 불필요하게 엄청난 광고 협찬비를 지출하기까지 한다.

    자사 임직원들의 입을 먼저 컨트롤 하면, 그로 인해 언론이나 예산을 컨트롤해야 하는 불필요한 상황은 오지 않는다. 자사 임직원의 입은 컨트롤 하지 못한 채 매번 언론을 컨트롤하려는 시도처럼 무의미한 것이 없다. 위기관리 명언에 “욕조가 흘러 넘치면 가장 먼저 수도꼭지를 잠가라”는 말이 있다. 수도꼭지를 잠그지 않은 채 마른 걸레만 산더미처럼 쌓아 놓고 바닥으로 흘러내리는 물을 닦아 대는 모습을 상상해 보자. 창구일원화는 그런 의미에서 수도꼭지를 선제적으로 잠그는 노력이다.

    넷째, 창구일원화가 지켜지지 않으면 다른 것도 마찬가지다.

    사실 창구일원화처럼 쉬운 것이 없다. 기자에게 전화가 걸려오면 홍보실을 팔아 매너 있게 창구를 일원화시키면 된다. 미디어트레이닝을 통해 연습 몇 번 해보면 창구일원화는 쉽게 느껴진다. 창구일원화를 하면 임원들의 마음도 훨씬 편해진다. 책임에서 자유롭기 때문이다.

    기자나 PD가 아무리 집요하게 접근하고 질문해도 창구일원화를 이길 수 있는 방법은 없다. 매너 있게 창구일원화를 수백 번 반복하는 기업 임원을 그들이라고 어떻게 할 것인가? 이 기업은 답이 안 나오는 곳이다. 저 기업 임원들은 창구일원화를 철저하게 지켜 취재가 불가능하다. 찌르면 피도 안 나올 것 같다. 이런 기자들의 평가를 받는 기업이 진짜 무서운 기업이다. 체계가 있다는 의미라 서다.

    창구일원화가 제대로 실천되지 않는 기업은 대외비가 지켜질 리 없다. 내부 정보가 외부로 상시 흘러 들어간다. 설화에 책임을 지는 문화도 없을 것이다. 그런 반복적 상황에 대해 문제 의식을 느끼고 단호하게 처분하는 최고경영진이 존재할 리도 만무하다. 최고경영자 스스로 설화를 만들고 적절하지 못한 언론 접촉을 하는 경우는 더 최악이다. 창구일원화가 지켜지는 기업인지 아닌지를 보면 전부를 알 수 있다. 그래서 창구일원화는 중요한 가치다.

    다섯 번째, 홍보실을 무력화시키는 것은 기업 신뢰를 포기하는 것이다.

    홍보실이 엄연히 존재하는 기업인데도 임원들이 사적으로 언론과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경우가 있다. 홍보실을 우회하는 것을 넘어 결과적으로 홍보실을 무력화시키는 시도다. 자신의 설화로 문제가 발생되면 그 때 가서 홍보실에게 사후 위기관리를 맡기는 경우도 있다. 홍보실이 실제 취재를 했던 기자를 찾아가 만나 무슨 일을 할 수 있나. 일부는 말 실수를 인정하고 사과를 할 것이다. 일부는 그 사실 자체를 부정하거나, 그 말의 진의에 대해 거짓말을 해야 할 때도 있을 것이다.

    기자와 데스크를 때에 따라 회유하려고도 할 것이다. 협찬이나 광고비를 제시하면서 협상을 시도하기도 할 것이다. 일부에서는 소송을 하겠다는 압박도 할 것이다. 결국 서로 얼굴을 붉히고, 상호간에 부정적인 말들이 오가게 될 수도 있다. 이 모든 사후 부작용들이 창구일원화를 제대로 지키지 못해 발생한 것이다. 언론 보도를 보는 공중과 이해관계자들은 해당 기업의 메시지를 보고 그 기업을 판단할 것이다.

    신뢰할 수 없는 기업에서 신뢰하지 못할 홍보실이 태어난다. 홍보실 사람들이 허겁지겁 달려와 하는 해명은 믿을 것이 안된다는 평가가 내려질 것이다. 신뢰 없는 홍보실, 거짓말이나 애드립에만 능한 홍보실을 만드는 기업은 그 원인이 무엇인지를 살펴야 한다. 반대로 신뢰받는 홍보실, 공식 메시지로 정확하게 커뮤니케이션 하는 홍보실을 만들려면 무엇을 개선해야 하는지도 함께 살필 필요가 있다. 창구일원화가 그 첫 단추라는 것도 기억하자.

    여섯 번째, 창구일원화는 홍보실을 점점 강력하게 한다.

    기업 내부에서 일관된 창구일원화가 이어지게 되면 대부분의 중요 정보와 공식 메시지들이 홍보실로 취합된다. 중요한 이슈들을 홍보실이 창구일원화 해 대응해야 하기 때문에, 관련 부서들은 홍보실에 협조할 수밖에 없다. 그 과정에서 홍보실은 전략적 커뮤니케이션 구조에 대해 좀더 경험을 쌓을 수 있다. 일선 부서에서 취합된 정보들에 홍보실의 정무감각이 녹아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평소에는 홍보실이 뭐하는 곳인지 잘 모르겠다 하던 부서들도 창구일원화 원칙이 강해지면 강해질수록 홍보실을 새롭게 보게 된다. 평시는 물론 어떤 문제가 발생되던 홍보실로 창구를 일원화해야 하고, 홍보실로 하여금 제대로 대응할 수 있게 자기 부서가 도움을 주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된다.

    창구일원화가 제대로 되지 않는 기업에서 홍보실은 아무 힘이 없는 곳이다. 관련 부서에서 언론 커뮤니케이션을 마음대로 하기 때문에, 사실 홍보실 스스로도 구체적 사업 내용이나 공식 메시지를 잘 모르는 경우도 생긴다. 자신들에게는 정보가 전혀 없다는 하소연을 하는 홍보실이 바로 그 때문이다. 창구일원화는 홍보실의 권한과 책임을 강력히 성장시키는 체계다. 정보가 곧 힘이라는 말을 기억해야 한다.

    마지막, 창구일원화는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의 핵심이다.

    평소에 창구일원화가 제대로 지켜지는 기업은 부정 이슈나 위기 발생 시 훨씬 더 나은 대응을 할 수 있다. 위기 상황이 발생되면 기존에 일부 지켜지던 창구일원화 원칙도 무너지게 마련이다. 시급한 언론 취재 요청에 일선에서 자유롭게 대응하게 된다. 정리되지 않는 메시지가 연이어 흘러 들어간다. 해당 위기 상황에 대한 임직원들의 개인적인 생각들이 흘러 넘쳐나간다. 통제불가능한 상황이 되는 것이다.

    강력하게 창구일원화 체계가 안착된 기업은 그와는 다를 수 있다. 위기 상황에 대한 내부 커뮤니케이션 통제가 쉬워진다. 확인되고 준비된 메시지가 공식 창구를 통해 정기적으로 언론에 배포된다. 정보와 커뮤니케이션을 기업 스스로 통제함으로써 언론의 취재 방향이나 앵글들도 간접적으로 통제가 가능해진다. 공중이나 이해관계자들의 인식과 여론도 마찬가지다.

    창구가 무너지고 메시지가 흩뜨려져서는 이슈나 위기관리는커녕 일상적 경영도 어렵게 된다. 창구를 통제하라는 것이 임직원들의 입을 통제하려는 것은 아니다. 언론에서는 해당 기업에 입단속이나 함구령이 내려졌다며 자신들의 취재 어려움을 호소하기도 하지만, 창구일원화가 일상적인 기업에서 그것은 공식 체계일 뿐이다. 그때 그때 달라지는 꼼수가 아니라는 의미다.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는 말이 있다. 이슈나 위기관리 그리고 평상시 언론 커뮤니케이션이 잘되고 있는지 어떤 지는 창구일원화 여부를 확인해 보면 알 수 있다. 창구일원화 없는 언론 커뮤니케이션 정상화는 불가능한 것이다. 창구일원화 없이는 이슈나 위기관리를 잘 할 수 없다. 창구일원화 없이는 성공적 경영이란 매우 매우 어려운 과제가 될 것이다.

    관련 개념 · 창구일원화란 무엇인가

  • 언론중재법 개정안에 대한 기업의 생각 (feat. 이슈관리 컨설턴트)

    2021년 7월 27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문화예술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의결된 언론중재법 개정안(대안)에 대하여 한 온라인 언론 단체가 반대 글을 올렸다. 예상대로 반대 주장의 기반은 언론의 시각과 입장에서 언론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우려였다.

    이에 대해 언론 던체와 학자 그리고 여러 다른 주변 이해관계자들도 자신들의 시각을 표현하고 있지만, 일선에서 기업 관련한 부정 이슈와 위기관리를 자문하는 컨설턴트가 보는 기업측 입장과 시각을 정리해 본다.

    찬반 비교와 쟁점 이해의 편의상 기존 온라인 언론 단체의 반대 주장에 댓구를 달아 본다.

    2021년 7월 27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문화예술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의결된 언론중재법 개정안(대안)에 대하여..

    반대 의견 출처 : 오픈넷

    [반대 의견] 단순 허위보도까지? 과도하다

    중과실에 의한 단순 허위보도까지 징벌적 손해배상 대상으로 삼는 것은 과도하다.

    이번 개정안에서는 “허위·조작보도”란 “허위의 사실 또는 사실로 오인하도록 조작한 정보”라고 규정하고 있어, 허위보도 및 조작보도를 의미한다. 즉, 조작이 가해진 조작보도뿐만 아니라 단순 허위보도도 징벌적 손해배상의 대상이 되는데, 조작의 경우에는 어느 정도 비난가능성이 높은 행위라고 볼 수 있으나, 단순히 허위의 사실을 보도한 경우까지 징벌적 손해배상의 대상으로 삼는 것은 과도하다.

    왜냐하면 한 명제에서 ‘사실’과 ‘의견’을 구분해내는 것부터가 매우 어렵고, 그 안에 사용된 용어도 다의적으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에, 어떠한 주장이 ‘허위’인지 ‘진실’인지에 대한 판단 역시 해석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찬성 의견] 사실과 의견을 구분해 보도하려는 언론의 강력한 의지와 노력이 선행되어야 한다. 단순히 한 명제에서 사실과 의견을 구분해 내기 어렵다고만 주장한다면 언론의 가치와 역할은 어떤 것인지 궁금하다.

    이로 인해 대부분 기사와 정보들은 ‘허위정보’로 쉽게 프레임 씌워질 수 있고, 공인이나 기업과 같은 정치적, 경제적 권력자들은 자신들에게 불리한 기사와 비판적 여론을 위축시키고자 고액의 배상금을 청구하는 전략적 봉쇄소송과 기사열람차단 청구 등을 남발할 것이다.

    [찬성 의견] 봉쇄소송과 기사 열람차단 청구는 현재도 가능하다. 그것들이 더욱 남발될 것이라 예상한다는 것은 앞으로도 언론으로서의 가치와 역할을 위한 제대로 된 노력을 강화하지 않겠다는 의미인가.

    한편, 사실의 존재는 이를 명백하게 증명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고, 당시까지 진실임이 증명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허위로 판단되었다가 시간에 따라 판단이 달라지는 경우도 많다. 따라서 표현의 ‘허위성’만을 이유로 표현자를 엄하게 징벌하여 단죄하거나 정보 자체를 제거하여 공적 사안을 둘러싼 의혹의 역사를 함부로 차단하는 것은 지양되어야 한다.

    [찬성 의견] 항상 진실과 허위를 판단하는 데에는 양면성이 존재한다. 한쪽이 진실이라 주장하는 것을 한쪽은 허위라 주장할 수 있다. 이때문에 언론은 양쪽의 주장을 비교 해 정확히 증명하려는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것이 당연하다. 함부로 쓴다면 함부로 차단 당하는 것도 맞는 것 아닌가.


    [반대 의견] 중’과실’에 의한 경우까지? 위헌 가능성 크다

    또한 개정안은 ‘중대한 과실’에 기한 경우까지 징벌적 손해배상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현실적 악의나 허위성에 대한 명백한 고의 없이 ‘과실’에 의한 경우까지 징벌적 손해배상의 대상으로 포함시키는 것은 과도하다. 즉, 허위임을 명백히 인지하거나 조작한 수준이 아니라, 취재원 일방의 주장만을 듣고 당사자의 주장을 듣지 않았다거나, 추가취재 없이 받아쓰기만 했다거나, 확실한 증거가 없이 공표했다는 이유만으로 징벌적 손해배상의 대상이 될 수 있는바, 이는 행위와 책임의 비례의 원칙을 위배하는 과잉규제라 할 수 있다.

    [찬성 의견] 취재원 일방의 주장만을 듣고 당사자의 주장을 듣지 않았다거나, 추가취재 없이 받아쓰기만 했다거나, 확실한 증거가 없이 공표하는 행위는 언론의 가치와 역할이 아니다. 따라서 그 행위를 벌한다 해서 언론의 가치를 폄하하거나 역할을 제한하는 것이 아니다.

    한편, 안 제30조 제2항은 법원이 손해액의 구체적인 금액을 산정하기 어려운 경우, “보도에 이르게 된 경위, 보도로 인한 피해정도, 언론사등의 전년도 매출액에 10,000분의 1에서 1,000분의 1을 곱한 금액 등을 고려하여 인정되는 정당한 손해액을 산정하여야 한다”고 규정한다. 본 조항은 구조상 ‘허위·조작보도’에만 적용되는 특칙이 아니라, 인격권 침해를 비롯한 모든 일반적인 위법 보도에 적용되는 조항이다.

    [찬성 의견] 법원이 보도로 인한 손해액을 산정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그것은 누구의 유책이라는 의미인가. 인정되는 정당한 손해액이 두렵다면 언론 스스로 언론의 가치와 역할에 보다 충실하면 된다.

    조국 전 장관 측의 사진을 삽화로 활용한 조선일보의 기사와 같이, ‘허위·조작보도’로 볼 수 없는 보도에 대해서도 사실상의 징벌적 손해배상을 내릴 수 있는 근거 규정을 마련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민사상 불법행위의 손해액 산정에 있어, 손해와 관련성이 없는 피고의 모든 일반적 행위에 기한 ‘매출액’을 그 기준으로 삼는 것은 합리성, 상당성을 심히 결여한 위헌적 조항이라 아니할 수 없다.

    [찬성 의견] 언론의 매출액은 언론의 신뢰성, 확산성, 권위수준에 상당 부분 비례한다. 즉, 보도로 인한 손해배상 산정을 위한 손해의 심각성과 규모와도 연동된다.

    [반대 의견] 포털 등 매개자까지? 자기책임과 비례원칙에 반한다

    포털 등 뉴스 매개자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 적용은 자기책임의 원칙 및 비례의 원칙에 명백히 위반한다.

    개정안은 “허위·조작보도”를 “언론, 인터넷뉴스서비스, 인터넷멀티미디어방송을 통해 보도하거나 매개하는 행위”라고 규정하고 있어, 직접 문제 기사를 작성, 보도한 경우뿐만 아니라 ‘매개’하는 행위까지 포괄하여 징벌적 손해배상의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는 포털 등 인터넷뉴스서비스사업자, 즉, 뉴스 매개자들에게도 징벌적 손해배상책임을 넓게 물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인 것으로 보인다.

    [찬성 의견] 저품질 보도로 인한 손해가 실재하는 현실에서 뉴스 매개자들의 무분별한 손해 가중 행위가 아무 책임 없다고 말할 수 있나.

    그러나 기사를 직접 작성한 행위가 아닌 ‘매개’ 행위까지 ‘징벌적’ 손해배상의 대상으로 삼는 것은 과도하다. 뉴스매개자들이 공급받고 유통하는 모든 뉴스의 내용과 이의 불법성을 인지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또한 특히 명예훼손 등은 표현의 허위성 여부, 공익적 목적 등을 인격권 침해 정도와 비교형량해야 하는 고도의 법률적 판단이 필요한 분야이기에 사법부의 판단 전에는 사인이 불법성 여부를 함부로 판단할 수도, 판단해서도 안 되는 영역이다.

    [찬성 의견] 매개자가 사전 인지는 불가능하다 해도 사후 인지는 가능한 상황 아닌가. 사후에 문제 인지를 했음에도 손해를 가중시키는 행위를 유지하거나, 이에 대한 중단을 거부하는 행위는 손해 가중의 의도가 있기 때문이라 해석 가능하지 않나.

    그런데 이렇듯 정보매개자로 하여금 그 내용과 불법성 여부를 명백히 인지할 수 없는 정보에 대해서 책임을 지도록 하고, 나아가 ‘징벌적’ 손해배상의 대상까지 될 수 있도록 규정한 것은 자기의 행위가 아닌 타인의 행위에 대하여 책임을 지지 않는 것이 원칙이라는 헌법상 자기책임의 원리 또는 행위와 책임의 비례의 원칙을 위배하는 것이라 아니할 수 없다.

    [찬성 의견] 매개 행위는 기본적으로 자의에 의한 것이다.

    또한 이처럼 뉴스 매개자로 하여금 과중한 책임을 부담하도록 하는 규정은, 포털 등이 언론사와 함께 징벌적 손해배상 등의 책임을 부담하게 되는 상황을 회피하기 위하여 문제의 소지가 있는 기사, 정정보도청구나 소가 제기된 기사들을 모두 선제적으로 차단하도록 하는 유인을 제공하여 종국적으로는 위법성이 없다고 판단될 수 있는 기사들마저 과검열될 위험이 높고, 이는 기사를 공급하는 언론사의 언론의 자유에 대한 부당한 침해로 이어질 것이다.

    [찬성 의견] 유독 ‘종국적으로 위법성이 없다고 판단 될 기사’까지 과검열하는 매개자는 그런 기사를 과검열 하지 않는 매개자를 시장 경쟁에서 이기기 어려울 것이다. 그런 우려는 하지 않아도 되리라 본다.


    [반대 의견] 언론사에 입증책임 전환, 민사법 대원칙 반한다

    고의·중과실을 추정하여 피고인 언론사 등에게 함부로 불리한 법적 지위를 부담시키는 것은 부당하다.

    개정안은 허위보도가 있은 경우 고의·중과실을 추정하고, 언론사 등이 스스로 부존재를 입증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민법상 청구권을 주장하는 자가 청구권 발생의 요건사실을 입증하여야 하고,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청구권의 경우 피해자가 피고의 ‘고의, 과실로 인한 위법행위’와 ‘손해발생 사실과 인과관계’ 등을 입증해야 한다는 것은 민사법의 대원칙이다.

    [찬성 의견] 기사는 사실에 대한 입증 노력의 결과물이다. 보도로 인한 피해가 있었단면 언론은 가해자다. 손해를 주장하는 피해자에게 가해자인 언론사 스스로가 허위보도에 대한 고의 및 중과실의 부존재를 입증할 수 없다면. 그런 기사는 최초부터 쓰면 안되는 것이었고. 송출시켜서도 안되는 수준이었다는 의미다.

    이러한 대원칙을 거슬러 합리적 이유없이 불명확하고 상당성이 결여된 기준으로 고의·중과실을 추정하여 민사사법의 당사자로서의 피고(언론사등)에게 함부로 불리한 법적 지위를 부담시키는 것은 법적으로 부당할 뿐더러, 징벌적 손해배상청구의 남소를 유발하는 주요한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찬성 의견] 우선 보도로 인한 피해가 존재 한다면 언론은 가해자다 피해자가 아니다.

    [반대 의견] 왜곡? 추상적인 너무나 추상적인…

    구체적으로, 개정안은 다음과 같은 경우에 고의·중과실을 추정한다고 규정한다.

    1. 취재 과정에서 법률을 위반하여 보도한 경우
    2. 인터넷신문사업자 및 인터넷뉴스서비스사업자가 이 법에 따라 정정보도청구 등이나 정정보도 등이 있음을 표시하지 않은 경우
    3. 정정보도청구 등이 있는 기사 또는 정정보도·추후보도·열람차단이 있었음에도 정정보도·추후보도·열람차단 되기 전의 기사를 별도의 충분한 검증절차 없이 복제·인용 보도한 경우
    4. 계속적이거나 반복적인 허위·조작보도를 통해 피해를 가중시키는 경우
    5. 제목과 기사 내용을 다르게 하거나 또는 제목과 기사 내용을 조합하여 새로운 사실을 구성하는 등 기사 제목을 왜곡하는 경우
    6. 사진·삽화·영상 등 시각 자료와 기사 내용을 다르게 하거나 또는 당사자를 특정할 수 있는 시각자료를 사용하여 새로운 사실을 유추할 수 있게 하는 등 시각 자료로 기사 내용을 왜곡하는 경우 (*조국 전 장관 자녀 삽화 사건)

    그러나 5호, 6호의 기사 내용이나 제목의 ‘왜곡’, ‘새로운 사실에 대한 유추 가능성’ 등은 불명확하고 추상적인 개념으로, 법원이 이를 판단하여 언론사의 고의·중과실을 추정하도록 하는 것은 사실상 징벌적 손해배상 여부를 법관의 자의적, 주관적 판단에 일임하는 것과 다름없다.

    [찬성 의견] 제목과 기사 내용을 다르게 하지 않으면 된다. 기사 제목을 왜곡하려 하는 의지가 문제의 핵심이다. 시각 자료와 가사내용도 마찬가지다. 법관의 자의적 주관적 판단이 두렵다면 그런 간단한 이상 행위를 단순히 하지 않으면 된다.

    ‘법률을 위반한 보도’, ‘계속적이거나 반복적인 허위·조작보도를 통해 피해를 가중시키는 경우’라는 기준은 지나치게 광범위하고 포괄적이서, 잠입 취재, 녹취 공개, 기획·연속 보도 등을 했다는 이유로 불리한 법적 지위를 부담할 수 있어 공익적 언론 활동이 크게 위축될 우려가 있다. 또한 ‘취재 과정에서의 법률 위반’ 여부나 ‘기사 내용과 무관한 시각자료의 사용’ 등은 보도 ‘내용’ 자체에 대한 위법성 및 이에 대한 주관적 인식과는 관련이 없는 요건이라 할 것임에도 고의, 중과실을 추정하는 기준으로 삼는 것은 상당성을 결여한 것이다.

    [찬성 의견] 법률을 어기고, 허위 조작 보도를 통해 피해를 가중 시키는 행위가 언론의 가치와 역할이라고는 절대 보지 않는다. 공익적 언론 활동의 위축은 언론 취재활동의 고품질화로 극복해야만 한다. 저품질 제품이 쏟아져 나오면 소비자 피해만 가중될 뿐이다.

    2호, 3호의 기준인 언론중재법상의 정정보도 등은 기본적으로 당사자간 합의에 기한 조정의 결과로, 허위사실 여부에 대한 종국적, 절대적인 판단기준이 될 수는 없으며, 특히 반론보도, 추후보도, 열람차단청구는 보도 내용의 허위성에 대한 결정으로 볼 수도 없다. 그럼에도 본 결정에 따른 절차를 지키지 않았다거나 제3자가 결정 전의 기사를 검증 없이 복제 인용했다는 이유만으로 위법성에 대한 고의나 중과실을 추정하는 것 역시 상당성을 결여한 것으로 보인다.

    [찬성 의견] 정해진 법과 당사자간 합의의 결과를 제대로 지키지 않아서 언론이 얻을 수 있는 가치는 무엇인가. 법치 및 민주사회 가치 보다 상위에 언론이 존재하는가.


    [반대 의견] 공직자 등에 대한 예외 규정? 장식 조항에 불과

    이번 개정안에서는 “공직자윤리법에서 규정하는 공직자와 그 후보자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대기업 및 그 주요주주, 임원에 대하여는 악의를 가지고 허위·조작보도를 한 경우에 한하여 적용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이 규정이 공인의 전략적 봉쇄소송 등 남소를 방지하고 공직자 등에 대한 공익적 보도를 보호할 수 있다고 주장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악의’ 등 사람의 내심의 의사에 의존하는 추상적, 주관적인 개념은 명확한 기준이 될 수 없다. 더군다나 이번 개정안에서는 ‘악의’를 다음과 같은 경우로 정의한다.

    1. 허위·조작보도로 인하여 손해가 발생할 것을 인식한 경우
    2. 허위·조작보도가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경우
    3. 보복성 허위·조작보도를 하는 경우
    4. 허위·조작보도로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입은 경우

    그런데 특정인에 대한 비판적 보도는 모두 이로 인한 특정인의 손해 발생을 당연히 예정, 인식하고 행해지는 것이며, 모든 개인의 손해는 ‘회복하기 어려운’ 것으로 판단될 수 있다는 점에서, 지나치게 포괄적이고 광범위한 정의로 거의 대부분의 사건에서 ‘악의’는 쉽게 추정, 의제될 것이다.

    또한, 공직자 등의 가족 등에 대한 보도인 경우 이는 공직자 등의 자질 판단 등과도 연결되는 보도가 대다수일 것이나, 피해 주장자(원고)가 공직자 등의 가족 등이 되는 경우 본조의 적용도 배제될 것이다. 따라서 본 조항은 공직자 등에 대한 보도를 징벌적 손해배상 대상에서 제외시킬 수 있는 충분한 가중적 요건이나 안전장치로 기능할 것이라고는 기대하기 어렵고, 이들의 남소나 공인, 기업 보도에 대한 위축효과도 방지할 수 없는 무용한, 장식적 조항에 불과하다고 할 것이다.

    [찬성 의견] 공직 및 공직자들에 대한 쟁점은 패쓰한다 스스로 알아서 결정해 잘 하기 때문

    [반대 의견] 기사열람차단청구권 신설, 언론 자유 위축

    언론중재법은 인격권과 언론의 자유 충돌 상황에서 사법부의 판단 이전에 당사자의 합의에 기반한 조정·중재 절차를 통해 양 기본권을 조화롭게 보장하면서도 더 신속하고 효율적인 해결을 도모하기 위하여 만들어진 법이다. 그래서 현행 언론중재법은 정정보도, 반론보도, 추후보도청구는 기존 기사를 삭제·차단하는 방식이 아니라, 기사를 유지하면서 당사자의 합의와 소통을 통해 당시까지 확인된 사실관계를 확인하거나 다른 주장 등 기사 내용에 대한 이력을 덧붙임으로써 양 기본권을 비교적 조화롭게 보호하고자하는 수단으로 도입된 것이다.

    그러나 ‘열람차단’은 기사 전체를 노출하지 못하도록 하여 표현물의 유통 자체를 금지하는 것으로, 이는 일방의 기본권(표현의 자유)만을 전면적으로 제한하는 결과를 의욕하는 조치로써, 위와 같은 언론중재법의 근본적인 입법 목적과 조화하기 어렵다.

    [찬성 의견] 일반 기사에 대한 열람 차단의 의미로 혼동 될 수 있는 주장을 하고 있다. 유통 자체를 금지 시킨다는 것은 단순 표현물에 대한 것이 아니다. 손해를 가중 시키는 소스와 상황에 대한 중단일 뿐이다.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 절차에 응할 일정한 법적 의무가 있는 언론사로서는 조정 절차의 개시나 위원회의 결정에 대하여 상당한 부담을 안게 될 수밖에 없다. 언론 기사의 주요 대상인 정치·사회적 영향력이 있는 공적 인물들은 이러한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 절차의 특성을 이용하여, 법원으로 갈 필요 없이 간이한 절차를 통해 언론사를 압박하는 수단으로 남용할 우려가 있다. 따라서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 대상, 권한 범위를 확장하는 것은 신중해야 하며, 열람차단은 기존의 정정보도 등 조치보다 언론의 자유에 대한 제한의 정도가 훨씬 중대한 조치라는 점에서 더욱 신중해야 한다.

    [찬성 의견] 공적인물들은 어떠한 형식으로든 언론사를 압박할 수 있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하지만 기업은 이런 법적 수단 외에 언론사에 맞서 손해 가중을 중단 시킬 수 있는 현실적 방법이 없다.

    더군다나 개정안은 허위보도의 경우뿐만 아니라, ‘그 밖에 인격권을 계속적으로 침해하는 경우’까지 열람차단청구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지나치게 포괄적이고 추상적이어서 모든 개인에 대한 부정적·비판적 내용의 기사가 그 대상이 될 수 있다. 공인이나 기업들은 자신에 대한 의혹제기나 비판적 내용의 보도에 대하여 열람차단청구를 남발하여 조정 절차에 대응할 의무가 있는 언론사등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보도활동을 심대하게 저해·위축시키는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찬성 의견] 언론이 취재대상의 인격권을 ‘계속적으로’ 침해하는 것이 과연 언론의 중요한 가치고 역할인가. 의혹제기와 비판적 내용의 보도에서 상대의 인격권을 계속적으로 침해하고자 하는 의지를 버리면 언론의 가치와 역할이 사라지나.

    나아가 포털 등 인터넷뉴스 서비스 사업자도 기사의 열람차단청구의 상대방으로 포함하고 있는 바, 분쟁의 소지가 높은 정보에 대하여 책임을 회피하고 싶은 뉴스 매개자로서는 열람차단청구를 수용할 유인이 더욱 높고, 이로써 원 기사 제공자인 언론사의 언론의 자유가 부당하게 침해될 위험도 높다.

    [찬성 의견] 매개자가 없으면 언론사의 언론자유가 사라진다는 의미인가. 언제부터 그랬나.

    [반대 의견] 언론 자유 위축 법안… 추진 중단해야

    언론의 자유를 위축시키는 법은 언론 보도의 주요 대상인 정치적, 사회적, 경제적 권력자가 비판적 목소리를 억압하기 위한 도구로 남용하기 쉽기 때문에 특히 그 도입을 경계해야 한다. 언론 활동을 악마화, 적대화하며 ‘징벌’과 ‘입막음’에만 치중하고 있는 이 개정안이 통과되면, 언론사와 포털에 대해 거액의 배상금을 청구하는 소송전과 기사 차단 요구가 남발될 것이 불보듯 뻔하다.

    이러한 규제는 언론인들을 위협하고 언론의 자유 및 이를 바탕으로 하는 국민의 알 권리의 위축, 민주주의의 퇴행으로 이어질 것이다. 국회는 헌법상의 과잉금지원칙 등을 위반하여 언론의 자유와 국민의 알 권리를 침해할 위험이 높은 언론중재법 개정안의 추진을 즉각 중단하여야 한다.

    [찬성 의견]언론의 가치와 역할을 찾기위한 언론 스스로의 보다 제대로 된 노력이 있다면, 언론의 자유와 국민의 알 권리는 당연히 보장된다고 믿는다. 법이 어떻든.

    2021.8.3.

  • 사과의 원칙에 맞서는 변명들

    [The PR 기고문]

    사과의 원칙에 맞서는 변명들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기업이나 셀럽들이 큰 문제와 마주했을 때 가장 흔히 선택하는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방식이 바로 ‘사과’다. 상당히 많은 문제들이 사려 깊지 못함으로 발생하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에 이 ‘사과’는 곧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자체 또는 전부로 까지 오해되기도 한다.

    물론 적절한 ‘사과’없이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이 성공할 수 있을까 하는 것에는 의문의 여지가 없지만, 모든 위기 상황에서 ‘사과’가 필수적인가 하는 것에는 논의가 필요하다. 무조건이라는 개념은 전략적이지 않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사과의 원칙에 대해서도 ‘무조건’이라는 기준이 있다 생각하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을 수 있다. 그 무조건적 원칙을 따를 때 생기는 추가적 문제에 대해서도 좀더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기업이나 조직의 사과라는 것이 종교적 고해성사나 개인간 사과와는 다른 성격의 것이기 때문에, 사과의 원칙에 대한 보다 조심스러운 이해와 접근이 필요할 것이다.

    최근에도 여러 기업과 셀럽이 연이어 사과문을 공개하고 있다. 이전과 달라진 것이라면, 그들 대부분이 소셜미디어 계정을 통해 사과하기 시작했다는 것과 일부 개인 셀럽의 경우 자필 사과문이 일반화되었다는 것이 주요 트렌드가 되겠다. 반면, 기업들의 경우 예전 같은 일간지 지면을 통한 사과광고의 빈도는 대폭 줄었다. 최근 들어서는 대대적으로 기자회견을 자청해 경영진이 고개를 숙이는 사과 퍼포먼스도 점차 줄어가는 느낌이다. 사과가 이제는 일반화되었고, 하나의 통과의례와 같이 변해 버렸다고 볼 수 있겠다.

    이번 글에서는 기존의 대표적 사과의 원칙에 대한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실무자들의 변명 또는 반론을 모아 정리해 본다. 무조건적 사과의 원칙 도그마에 대한 소심한 반항이라고 볼 수도 있겠다.

    직접 피해자에게 구체적으로 사과하라?

    맞다. 피해자에게 직접 그리고 구체적으로 사과하라는 말은 적절하다. 두리뭉술하게 사과하는 척을 그것도 다른 사람들에게 하지 말라는 의미다. 예를 들어 운전사를 폭행한 회장님이 문제를 제기한 운전사를 찾아가지 않고, 먼저 기자회견을 열어 전혀 상관없는 기자들에게 고개 숙여 사과하는 경우가 바로 그런 황당한 케이스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문제를 제기한 원점(source)은 가해자를 마주하고 싶어하지 않는다. 일단 만나서 마음을 풀자 하는 것은 어찌 보면 가해자의 순진한 생각이다. 문제를 제기한 원점은 일종의 원한과 복수심을 품고 있기 마련이다. 그런 원한과 복수심이 없었으면 아예 문제를 제기하거나 폭로하지 않는다. 대신 그전에 상대를 찾아가 직접 사과를 요구하고, 용서하려 노력한다. 그런 일련의 노력들이 실패했거나, 하기 싫었기 때문에 원점은 원한과 복수심을 가지게 된다.

    그런 감정 수준의 원점에게 가해자가 직접 찾아가 사과를 한다는 것은 이상적이긴 하지만, 가능한 경우는 적다. (원한이나 복수 감정이 아주 약한 원점의 경우에만 일부 가능)

    일단 만나기 힘든 원점을 대상으로 구체적으로 사과하는 것도 어떻게 현실적이 될 수 있을까는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만나주지 않고 가해자를 피하는 원점에게 대체 어떤 방식으로 구체적인 사과를 전달할 수 있을까? 가해자로 폭로 된 모 기업 오너 자제의 경우 피해자를 찾아가 빈집 문에 쪽지 메모를 꽂아 놓기도 했다 하던데, 그런 방법도 통하지 않았다.

    운 좋게도(?) 원점이 만나주겠다, 사과를 들어 보겠다 하는 경우라면 ‘피해자에게 구체적으로 사과하라’는 원칙은 의미가 있다. 하지만, 원점이 그 모든 것을 꺼리는 경우에 가해자는 어떤 차선책을 실행해야 할까? 바로 대외적으로 커뮤니케이션 하는 옵션 뿐이다. 공중과 이해관계자들에게 해당 문제에 대한 자사나 자신의 입장과 사과 메시지를 공개하는 실행이 그 때문이다.

    여기에서 어려움은 또 있다. 원점이 아닌 공중과 이해관계자들에게 사과 할 때 얼마나 문제관련 사실에 대해 ‘구체적’으로 서술해야 하는가 하는 것이 고민이다. 자신과 원점 밖에 모르는 아주 민감한 내용까지 충실하게 담아야 하는가 하는 가에는 여러 반론이 있다. 지나치게 구체적일 필요가 있는가 하는 것이다. 왜 문제 당사자가 아닌 공중이나 이해관계자에게까지 그런 구체적 내용을 설명해 가며 스스로 논란을 키워야 하는가 하는 질문에는 사실 답이 부족하다.

    피해자의 고통에 공감한 후 사과하라?

    일단 큰 문제를 제기한 원점이 만족할 만한 가해자의 공감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거나, 아주 희귀하다. 심지어 가해자가 종교적 회개와 스스로를 향한 형벌을 감수한다 하더라도 피해자를 만족시킬 수 있는 방안은 없다고 보는 것이 현실적이다.

    더구나 그 원점이 겪었던 고통에 대해 가해자가 제대로 공감할 수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그 원점 당사자가 아니라면 그 고통은 절대로 정확하게 표현하거나 느껴지지 않기 때문이다. 자칫 섣부른 가해자의 공감은 원점의 더욱 더 큰 분노만 자아낸다. 이해되지 않는 고통에 대한 어설프면서 구체적인 가해자의 공감 커뮤니케이션은 곧 폭력이다.

    흔히 역지사지의 마음을 가지고 이해하면 공감이 떠오른다 하는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기업이나 조직 그리고 일부 셀럽은 그럴 수 있는 주체들이 아니다. 다양한 여러 변수들과 주변 조건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역지사지는 개인적 마음으로는 가능하지만, 조직 차원에서 실체적 커뮤니케이션으로 나타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사과를 제대로 하지 못한다 비판 받는 기업이나 조직의 경영진들이 모두 비인간적인 것은 아니다.

    가해자는 대부분 피해자의 고통을 공감할 수 없다. 이전에도 없었고, 문제가 불거진 이후에는 더욱 더 공감이 어렵다. 그 대신 문제 제기를 통해 자사 또는 자신에게 피해를 준 원점을 도리어 가해자라 생각하며, 자신의 고통에 스스로 공감하기 시작할 뿐이다. 제대로 된 공감의 형성이 이렇게 불가능하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 그래도 어림짐작 한 공감을 절절하게 표현하는 것이 나을까? 아니면 일반적인 공감 수사로 자사 또는 자신의 마음가짐을 표현하는 것이 나을까? 어떤 것이 최악일까 예상하여 최악을 피하는 것이 위기관리인데, 어떤 옵션이 최악을 피할 수 있는 것일까?

    또한 기업이나 조직 그리고 유명 셀럽의 경우 ‘공감’은 적절한 배상 또는 합의방식의 형태로 나타나는 것이 일반적이다. 심리적이나 정서적 공감은 완전하게 불가능하더라도, 크고 적극적인 배상액이나 합의방식을 제시한다면 일정 수준 이상 공감으로 주변에게 이해 받게 된다. 이 때도 피해자가 이해하는가는 또 다른 주제다.

    조건 없이 사과하라?

    개인적으로 사과할 때 이렇게 조건을 달아 사과하는 것은 일종의 비아냥에 가까워 피해야 할 금기인 것이 맞다. 개인적으로 사과를 받아주려 하던 피해자도 빈정 상하게 하는 커뮤니케이션 방식이다. 그러나 원점이 만나주지 않을 때나, 연락할 방법이 없거나, 상대가 누구인지도 모르는 경우는 어떻게 해야 하나? “만나주신다면 용서를 빌겠습니다” 하면 안 될까?

    더구나 지금 사과가 여러 상황으로 여의치 않아 일단 공중과 이해관계자들에게 자사 또는 자신의 입장을 밝히는 사과 형식이라면 더욱 더 이런 의지의 표현은 필요하지 않을까? 충분히 상대를 만나 조건 없이 사과할 수 있는데, 당사자가 아닌 사람들에게 사과의 입장을 표현하는 경우가 문제이지, 그런 조건을 토로하는 경우 자체가 문제라고는 보지 않는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면 말이다.

    용서를 구한다는 표현 쓰지 마라?

    그러면 어떤 표현을 써야 하나. 사과드리면서 용서를 구한다는 표현을 빼고 어떤 사과가 가능한가. 일부에서는 용서해야 할지 말지는 피해자가 판단할 일이니 자꾸 용서를 구한다 하는 것은 2차 피해를 의미한다 하는데, 그런 주장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나?

    이는 전체적 사과의 맥락과 현실을 고려하지 않고, 수사학적으로 표현 단위 하나 하나를 평가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비판을 위한 비판이라고 생각한다. 용서해 달라고 하지 않고, 용서를 받는 경우가 얼마나 있을까 하는 것이다.

    게다가 상당수의 원점은 용서를 해 줄 의지가 희박한데, 용서를 빌지도 못한다면 그 진짜 용서는 어디에서 올 수 있을까? 종교적인 회개와 용서 그리고 스스로에 대한 처벌이 현재 기업이나 조직 상황에서 가능할 것인가? 자신이 사용한 제품에 이물질이 나와 정신적 충격을 받았다고 주장하는 피해자가 회사에 용서를 받기 위해 제시한 조건이 과도하다면 이를 필히 시행해 진짜 용서를 구해야 할까? 이물질에 책임지고 대표이사가 당장 자리에서 물러나고, 모든 일간지 전면에 사과 광고를 싣고, 매출의 1프로를 자신이 정한 기관에 기부하라는 요구를 들어주면서 진짜 용서를 얻어내야 할까? 조건 없이 용서를 구하려면 말이다.

    대중은 가해자에게도 사과를 강요하지 말아야 한다?

    최근 들어 발견한 아주 새로운 사과의 원칙에 대한 이야기다. 이런 주장은 만약 대중이 가해자에게 사과를 강요하지 않는 상황이라면 가해자가 이를 어떻게 받아들일까 하는 생각이 전제되어야 한다. 그런 상황은 가해자에게 기본적으로 위기상황이 아니다. 대중이 문제에 대해 별 관심이 없을 때나 가능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대중은 항상 문제의 주체나 가해자에게 사과를 강요하게 되어있다. 이는 변수가 아니라 상수다. 그렇기 때문에 가해자는 이를 심각한 위기 상황으로 받아들이고, 좀더 나은 사과를 꾀한다. 대중의 압력 처럼 강력하고 위협적인 위기관리 동력이 없다.

    위와 같은 주장은 일견 대중의 압력에 밀려 기업이나 조직 그리고 셀럽들이 대충대충 사과를 하는 상황을 지적했다고 본다. 하지만, 현실적 대중이나 정상적 위기관리 주체에게는 해당하는 원칙이 아니다. 오히려 대중의 사과 압력은 더 강해져야 하고, 보다 합리적이어야 한다. 그래야 기업이나 조직 그리고 셀럽 스스로 제대로 된 위기관리를 하게 된다.

    여러 사과의 원칙이 존재하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현실적이라 생각하고 공감 큰 사과의 원칙은 이것이다. “제대로 사과할 줄 아는 사람은 크게 사과해야 할 일을 만들지 않는다.” 여러 전문가들은 사과의 원칙을 ‘제대로 사과할 줄 모르는 기업, 조직, 사람’에게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그들이 그나마 좀 더 나은 사과를 하도록 하는 조언이다.

    하지만, ‘제대로 사과할 줄 하는 기업, 조직, 사람’에게는 그 원칙이 전략적 조언이 아닌 경우도 있을 수 있다. 주어진 상황과 여러 주변 조건들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분석하고 고안해 낸 사과가 훌륭한 사과다. 원점이 마음을 바꾸고, 용서해 주고, 결론적으로 다같이 행복하게 잘 살았다는 류의 동화에 기반한 사과가 과연 현실에 존재하는가는 각자 판단할 일이다. 사과는 원칙 보다는 전략의 주제다.

  • 책에 쓰지 못하는 위기관리 아포리즘

    [The PR 기고문]

    책에 쓰지 못하는 위기관리 아포리즘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위기관리 이론이나 실전 인사이트가 쓰여 있는 책들은 다양하게 존재하지만, 그들이 주장하는 원칙이나 방법론은 상호간에 유사하다. 그도 그럴 것이 위기관리 원칙과 방법론이 서로 전혀 다르고 수 없이 많다면, 그것은 제대로 된 원칙이나 방법론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저자들이 위기관리 서적에 쓰지 못하거나, 쓰여 남겨지는 데 적절하지 않은 일부 원칙과 방법론은 분명 존재한다. 그런 류의 원칙과 방법론을 기본적으로 부정적이거나 탈법적인 것으로 해석할 필요까지는 없다. 그들 대부분은 실제 기업 내부의 사정과 현실을 그대로 반영한 것이며, 위기관리 주제가 따라야 하는 당위성을 일부 대체하는 유효한 기술적 원칙일 뿐이다.

    가끔 위기관리 강의를 하다 보면, 기업 경영진의 표정에서 ‘공자의 말씀을 하시는 군’하는 갑갑함을 느낄 때가 있다. 무언가 실제 써먹을 수 있고, 현장에서 바로 통하는 특제처방을 원하는 것이다. 그 바램 대로 이번에는 만병통치약이나 즉효약 까지는 아니지만, 때에 따라 해결사는 될 수 있는 위기관리 아포리즘(aphorism)을 정리해 본다. (아래 보면 기록을 남기지 말라는 원칙이 있는 데 결국 이렇게 기록을 남긴다)

    1. 큰일 일 수록 혼자 하자

    비밀은 모두가 죽었을 때 지켜진다는 말이 있다. 기업 위기에 있어서 여러 경영진이 관여되어 있는 이슈나 사건이 많다. 그 관행이나 실행에 진짜 문제소지가 있다면, 관련자와 비밀을 지켜야 하는 사람을 최소화해야 한다. 그래야 사후 위기관리도 간단 해 진다.

    • 감정 대신 주판을 튕기자

    자사에 대한 부정 여론이 일어나면, 경영진은 상당한 심적 부담과 상처를 토로한다. 합리적 의사결정이나 상황 판단을 방해하는 감정적 장애가 생긴다. 감정을 최대한 멀리하고 해당 이슈나 위기로 인한 피해나 손해를 정확하게 계산하자. 어떻게 해야 그것들을 최소화할 수 있을까에 대신 몰두하자.

    • 긁어 부스럼 만들지 말자

    가만히 있어도 일정 수준 상처로 사라지는 경우가 있다. 남은 상처는 일정기간 노력을 통해 흔적을 지워 나갈 수 있다. 당장 입은 작은 상처를 참지 못해 정신없이 반응하고, 전략 없이 실행을 다양화해서는 안 된다. 지나면 별 것 아닐 일을 마구 긁어 상처를 크게 만든 경우가 많다. 일단 견뎌보자.

    • 항상 걸린다 생각하자

    말로만 투명사회라 하지 말자. 모든 부정적 의사결정과 그에 관한 활동과 근거들은 남는다. 털면 털린다는 말을 명심하자. 털리지 않아 그렇지 어떤 언론이나 기관이든 마음먹고 자사를 털면 털린다. 문제나 논란이 될 것에 대해서는 미리 법과 여론 차원의 해명이나 설명, 반박 근거들을 준비하자. 그래야 사후 데미지컨트롤이 일부라도 가능하다. 그러나 무엇보다 큰 죄는 걸린 죄다.

    • 기록 남기지 말자

    모든 행동은 기록을 남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위적으로 만든 기록이나, 사려 깊지 못해 만들어지는 기록을 경계하자. 최근 이슈와 위기관리 케이스를 보면 남아 있는 기록들이 후폭풍의 기반이 된다. 이슈와 위기관리 시 기업 내 의사결정 그룹의 기록은 결국에는 지뢰로 남는다. 단, 우리의 기록은 남기지 말되, 상대의 기록은 챙기자. 혹시라도 도움이 될 때가 온다.

    • 사적인 말은 화를 부른다

    우리가 흔히 이야기하는 허심탄회란 전략이 없다는 의미다. 막말의 정의는 준비하지 않고 내 뱉은 말이라는 뜻이다. 사적인 말이 포털이나 소셜미디어에서 그대로 방송되는 시대를 살고 있다. 예전에는 기자에게만 말 조심하면 되는 환경이었지만, 이제는 경영진 주변 모든 사람이 기자다. 말이 화를 부른다는 말은 이제 불변의 진리가 되었다.

    • 얼굴 가리지 말자

    부정 이슈와 위기가 발생했을 때 언론의 취재를 받게 되면, 경영진들은 얼굴을 감싸고 가리며 피하려 한다. 사진 찍히는 것에 상당한 거부감을 느낀다. 우산이나 서류 봉투로 얼굴을 가리려 노력하기도 한다. 그런 행위는 언론의 보도 장면을 흥미롭게 만들 뿐 아무 의미도 없다. 공중의 인식 형성에도 유리하지도 않다. 뉴스를 재미있게 만들지 말자.

    • 위기관리, 어설프게 하려면 차라리 가만 있자

    흔히 침묵은 죄의 인정이라 한다. 하지만, 어설픈 커뮤니케이션은 죄의 확정이다. 여론의 법정을 통한 죄의 확정 이후에는 아무런 위기관리 방법도 통하지 않는다. 위기관리에서 어설픔이나 준비되어 있지 않음은 재앙을 부르는 주문이 된다. 차라리 가만히 있으면 불쌍하게 보이기라도 한다.

    • 유죄추정의 법칙이 현실이다

    마녀사냥에서 가장 무서운 것은 마녀로 의심받는 자는 어떤 반론을 해도 결국은 죽는 구도다. 마녀는 물에 뜬다는 기준에 따라 피의자를 묶어 깊은 물 속에 담그기도 했다. 그가 떠오르면 마녀임을 입증한 것이라 끌어 내 화형을 시킨다. 반대로 오랫동안 물에 뜨지 않으면 그 피의자는 죽는다. 마녀사냥을 피하는 가장 유효한 방법은 마녀가 할 만한 짓을 하지 않는 것 뿐이다.

    1. 할 수 있는 것을 중요도에 따라 하자. 차근차근.

    급한 복통에 고통받으며 화장실 앞에서 여러 겹 옷을 벗으려 혼자 발버둥 치는 사람을 상상해 보자. 주변에 여럿이 도와주었으면 어땠을까? 심한 복통이 오기 전에 미리 옷을 벗어 놓거나, 많은 단추를 풀어 놓았다면 어땠을까? 신속대응은 미리 준비해야만 가능하다. 그 때가면 어떻게 되겠지는 착각이다.

    1. 얼굴 알려질 수록 잃을 건 는다. 섣불리 얼굴 내지 말자

    공중에게 많이 알려진 VIP와 잘 알려지지 않은 VIP가 같은 실수를 범했다면, 상대적으로 더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분은 누구일까? 착한 기업으로 이름 날리던 회사와 잘 알려지지 않은 회사가 같은 문제를 발생시켰다면? 우리나라에서 유명해지는 것은 때때로 죄다. 최소한 큰 부담이며, 비용이다. 제대로 스스로를 관리하지 못할 것이라면 차라리 유명해지지 말자.

    1. 위기관리는 단호해 보이면 된다. 당당하자.

    문제가 생겼다. 그것이 실수 건, 해프닝이건 개선책과 재발방지책을 발표하면 문제는 풀린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그 개선책과 재발방지책의 수준이 적절하지 않은 경우 발생한다. 최대한 단호하고 과감하게 사과하고 개선과 재발방지책을 제시할 수록 오히려 칭찬받을 가능성은 커진다. 개선과 재발방지를 위한 의지는 당당해야 인정받는다.

    1. 홍보한다면서 위기 만들지 말자

    홍보와 위기는 한 끗 차이다. 홍보를 잘 못하면 위기가 된다. 위기관리는 잘하면 홍보가 된다. 노이즈 마케팅이었다는 사후해명은 대부분 말장난이다. 노이즈가 커뮤니케이션의 목적이라면 그건 그냥 위기일 뿐이다. 그 노이즈를 최초 기획했을 때 목적이 무엇이었던 가에 답이 마련되어 있어야 한다. 시끄러우니까 그냥 노이즈 마케팅 아니냐 하진 말자.

    1. 뭘 안해서가 아니라 뭘 하니 죄가 된다

    위기관리 매뉴얼과 실행을 바라보는 시각을 이해하라는 의미다. 위기관리를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사후 평가가 부정적일 가능성은 줄어든다. 반면, 위기관리를 위해 무언가를 나서서 했을 때에는 사후 평가에 부담을 지게 될 가능성은 는다. 이를 임직원 모두는 동물적 감각으로 알고 있다. 복지부동에 대한 경고와 함께 적절한 실행 가이드라인을 주어야 위기관리는 시작된다.

    1. 내가 살아야 위기관리다

    회사의 위기라고 해도 일단 내가 살아야 한다. 내가 일단 피해 입지 않는 범위에서 위기관리도 가능해진다. 그래서 회사의 위기관리 목표와 임직원 개개인의 위기관리 목표는 종종 동일하지 않다. 많은 기업의 위기관리 매뉴얼에서 이 매뉴얼에 따라 위기대응을 하면 사후에 불이익을 주지 않겠다고 적어 두는 이유다.

    1. 요즘 누가 십자가에 매달려 있는지는 좀 알자

    똑같은 짓 당분간 하지 말자는 의미다. 경쟁사가 갑질 논란으로 고통받고 있다면, 우리 회사도 돌아봐야 한다. 대기업 블라인드에 불이 붙었다면, 그 내용을 우리 회사에서도 들어보고 이해해야 한다. 여론은 떼를 지어 몰려 다닌다, 누가 현재 어떤 문제로 고통받고 있는지 알아야 똑 같은 길을 가지 않을 수 있다.

    1. 위기대응 하는 실무자들이 날수 있게 하자

    어떤 위기관리 체계를 만들더라도 실무자들이 실행을 어려워하고, 실행에 걸림돌이 되는 체계는 문제가 있는 것이다. 경영진이 핸들링 하기 좋은 체계보다 실무자들이 쉽고 편하게 실질적 위기대응을 할 수 있게 하는 체계에 좀 더 신경 쓰자.

    1. 어차피 책임은 결국 대표가 진다. 그러니 먼저 말하자

    왜 내가 책임 져야 하는가 하는 말은 종종 괘변이라 욕을 먹는다. 대표이사나 조직의 장은 책임을 지는 자리다. 자신이 아니라 주장해도 결국에는 책임을 질 수밖에 없다. 위기를 관리하는 가 아니면 위기에 의해 관리되는 가는 중요한 차이다. 먼저 스스로 내가 책임질 테니 최선을 다해 위기를 관리하자 말 하면 사후에 차라리 남는 것이라도 있다.

    1. 일단 욕먹은 것은 빨리 고치자

    어떤 기업 케이스이건 예전에 욕만 먹고 안 고치면 더 욕먹고 또 욕먹게 된다.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이다. 그에 따라 회사 명성은 계속 곤두박질 친다. 예전에 문제가 되었거나, 다른 기업이 욕먹는 부분은 재빨리 찾아 개선하고 재발방지 하게 만드는 게 필수다. 더 중요한 건 욕 먹을 짓은 아예 하지 않는 것이다.

    • 착한 기업은 없다

    착한 기업은 존재할 수 없다. 다만 착하게 계속 보이려 노력하는 것이 핵심이다. 그를 위해 평시나 위기 시 일관된 자세를 보여주는 것이 위기관리다. 잘 알려지지 않은 기업보다 훨씬 눈에 띈다는 것을 이해하자. 그들보다 훨씬 더 다양하게 욕 먹을 수 있다는 것도 이해하자. 그래서 더욱 더 주변과 자신을 살피며 긴장을 놓지 않아야 한다 생각하자. 그 뿐이다.

    • 막말인지 아닌지는 화자가 제일 잘 안다. 자신을 속이지 말자

    자신이 한 말로 논란이 일어났다면, 스스로 먼저 질문하자. 그 말이 사전에 준비된 것이었는지 아니면 돌발적으로 나온 것이었는지 판단해 보자. 사전에 준비된 것이었다면 그 준비에 문제가 있었음을 사과하자. 돌발적이었어도 마찬가지다. 제대로 준비된 말은 논란을 일으키지 않는다. 발생한 논란을 두고 화자가 자신을 속이면 논란만 더 커진다.

    • 여러 회사가 동시에 위기관리 할 때에는 다른 회사들 보다 딱 한 발자국만 잘 하자

    곰을 만날 때 뛰어야 하는 이유는 곰보다 빨리 뛸 수 있어서가 아니라는 말이 있다. 옆 사람보다 멀리 도망치기만 하면 되기 때문에 뛰는 것이다. 많은 기업이 동시에 같은 문제에 엮였을 때에는 불필요하게 튀거나 뒤쳐지지만 않으면 산다.

    • 공감은 돈 안 든다. 인색하지 말자

    공감은 이해를 전제로 한다. 공감을 책임인정과 혼동하지 말아야 한다. 주어진 상황과 문제의 핵심을 정확하게 바라보고 이해하게 되면 이해관계자의 감정에 공감할 수 있게 된다. 기업을 인간화 하여 커뮤니케이션 하는 데 성공하면 위기는 생각보다 쉽게 풀린다. 공감의 힘을 믿자.

    • 가장 최고의 위기관리 경지는 위기관리가 필요 없는 수준이다

    이에 대해서는 말이 필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