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그] CEO·최고경영진

  • Siamese Twins

    패배 인정합니다”… 박근혜 ‘승복연설’ (조선일보. 2007년 9월 1일)

    누구 작품?
    연설문 수위·기조는 朴 前대표가 지시
    조인근 부단장이 1차 원고 마무리
    최측근 유승민 단장이 고친후 전달


    “저 박근혜, 경선 패배를 인정합니다. 그리고 경선 결과에 깨끗하게 승복합니다. 오늘부터 저는 당원의 본분으로 돌아가서 정권교체를 이루기 위해 백의종군하겠습니다. … 경선과정의 모든 일들, 이제 잊어버립시다. 하루아침에 잊을 수가 없다면 며칠 몇날이 걸려서라도 잊읍시다.…” (박근혜 후보의 경선 패배 수락 연설 중에서)

    클라이언트에서 직접 인하우스의 보쓰까지 그리고, 대형 기자간담회나 모토쇼 연설에서 직원들의 신년 하례 연설까지 다양한 리더의 연설문을 만들어 보았지만, 항상 이런 종류의 일은 매번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게 하는 가장 어려운 일 중의 하나가 아닐까 한다.

    신년하례 연설문의 경우 2주가 넘도록 고민하고 수정에 수정을 거듭한적도 있다. 십여분동안 신년의 ‘덕담’ 정도를 나누는 CEO의 이런 연설이 이렇게 어렵게 어렵게 만들어 진다는 것을 다른 직원들은 거의 모른다. 매월 자신의 이메일 수신함에서 반짝이는 CEO Letter를 보면서 “우리 사장이 시간이 많군. 이렇게 편지도 쓰고 말이야…” 하는 반응도 일반 직원들 사이에서는 평범하다.

    CEO들의 성격에 따라 내가 고민해 만들어 드린 연설문을 그대로 토씨하나 안 틀리고 읽으시는 형, 순서와 단락은 지키시되 적절하게 농담을 섞어 중간 중간 매력을 짚어 넣으시는 형, 어렵게 만든 연설문을 그냥 전혀 무시하고 자기 생각 나시는대로 전혀 다른 연설을 하시는 형 정도로 꼽을 수 있겠다.

    실망스러웠던 기억하나…모 CEO께서 오랜 시간을 투자하셔 수정과 수정을 지시하시고 완성된 마지막 연설문을 들고 단상에 올라가시더니, 양복 호주머니에 손을 집어 넣으시고 그냥 자신의 신변잡기적인 이야기들로 연설을 대부분 마치시는 경우다.

    “내가 만든 연설문이 결국에는 마음에 안드신 것인가?” “내가 사장님의 마음을 잘 못 이해한건가?” “사장님이 갑자기 더 좋은 생각이 나신건가?”…여러가지 자괴괌과 서운함등이 칵테일로 머리에서 끓는다.

    박근혜 후보의 연설 특징을 조선일보는 다음과 같이 꼽았다.

    조선일보가 꼽은 박근혜식 연설의 가장 큰 특징;

    1. 자신의 얘기를, 자신의 어투로 한다
    2. 공식행사에서는 여간해서는 즉석연설을 하지 않는다. 원고를 충실하게 읽는다. 때문에 말실수가 거의 없다.
    3. 감성적인 표현과 단문을 좋아하고 과격하거나 과장된 단어, 미사여구는 가능한 피한다.

    매우 이상적인 연설 자세라고 본다. 아무리 멋진 연설문이라도 내것이 되지 않아 듣는 사람이 어색하면 무용지물이다. 나의 경우 연설문을 쓸 때 감성적인 단어와 편안한 문구를 많이 써 보여드리곤 하는데, 일부 CEO들 께서는 이것이 좀 거북하신 경우도 있으셨던 것 같다. 너무 캐주얼하지 않느냐…이렇게 까지 친밀함을 강조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는 반응을 받았던 기억이 있다.

    즉석연설은 전문적인 앵커나 개그맨들도 힘들어한다. 또한 한마디 한마디가 큰 의미를 가지는 경우에는 즉석연설이란 일종의 도박이다. 분명히 질 경우가 더 많은 시도다. 말실수가 두려운 CEO는 절대 즉석연설을 하지 않는다.

    한번은 모 CEO를 모시고 ‘경영자 대상(大賞) 수상식’에 배석 한적이 있다. 사회자가 수상식에 참석한 CEO들에게 갑자기 한분 한분 소감을 짤막하게 요청을 했다. 많은 CEO들이 마치 준비라도 한 듯이 멋진 감사의 뜻을 수려하게 말했다. 그러나 우리 CEO께서는 단 한마디만 하셨다. “감사합니다. 영광입니다.” 식이 끝나고 나서 CEO께서 내 귀에 대고 말씀하셨다. “수상 소감 연설이 예정되어 있었나?” “아닙니다. 사장님…” 이분은 워낙 꼼꼼하셔서 예정되지 않은 공공 연설이나 코멘트에서는 상당한 알러지를 일으키시는 분이었다. 때문에 나도 사장님이 마이크를 잡으시는 순간 등에 식은땀을 흘렸었다.

    이렇듯 ‘즉석’은 리더들에게 매우 당황스러운 것이다. 물론 달변 CEO들은 즐기겠지만 말이다. 그러나 노무현 대통령의 즉석연설은 어디에 그 자신감이 있으신지는 잘 모르겠다. (전문적으로 연설 분석을 해 볼 때)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1970년대 후반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할 때였다. 미군 장교 부인들 모임에서 연설해달라는 초청을 받았다. 비서진은 영어깨나 한다는 몇몇 인사에게 원고를 맡겼다. 박근혜는 원고를 받아보고 “이건 내 얘기가 아니잖아요”라며 자신이 영문 원고를 다시 썼다. 행사가 끝난 며칠 뒤, 박근혜는 미군 장성으로부터 ‘항의’를 받았다. “부인들이 너무 연설이 좋았다고들 하는데 왜 우리에게는 연설해주지 않는 건가요.”

    조선일보가 기사에서 예로들은 일화다. CEO/리더라는 한 개인의 말을 대신 쓴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어떤 CEO께서 내게 한말씀을 기억한다. “당신과 나는 Siamese Twins가 되어야 되는거야. 알겠어?” 프로페셔널의 차원에서 동의한다. 좋은 연설을 위해서…좋은 리더쉽 커뮤니케이션을 위해서 말이다. 비록 으시시 하긴 하지만…

  • 자랑스러운 오비맥주 AE들…

    처음 이 회사에 와서 우리 회사와 파트너쉽을 맺고 있는 IPR AE들과 첫 대면을 했다. 아마 기억으로는 내가 이 곳에 오기로 결정된지 1-2주지났을 때 IPR의 AE들이 전화를 한것 같다. 광화문 파이낸스 센터에서 첫 대면을 했었고, 2명의 우리회사 담당 AE들이 내 앞에 앉아 있었다. 당시 팀장급 AE는 IPR을 퇴사하는 과정이었고, 그 다른 juniro AE가 나와 함께 회사일을 해야 할 사람이었다.

    내가 온 2003년후로 우리 담당 AE들은 거의 1년이 멀다하고 바뀌었다. 업계 친구들은 내가 너무 AE들을 괴롭혀서 그런거라고 한다. 모르겠다…사실은 나와 우리 AE들만 아는거니까. 흠…

    아무튼 지금까지 나와 함께 일한 AE들을 한번 기억해 적어본다. 나중에 지나면 이름도 가물해질 수 있으니까. 기록으로…

    2003년-2004년 홍정희 과장 / 임지연 대리

    먼저 홍정희 과장.

    내가 2003년 겨울 IPR 사무실에 가려고 덕수궁 돌담길에서 택시를 세우고 내릴 때 첫번 봤다. 큰키에 단아한 얼굴. 비쩍 마른 체구에 오밀조밀 이목구비가 어려보였다. 그러나 알고보니 나이는 제법된다. 내가 이쪽 industry에 오기전 이미 식음료쪽 경험이 오래된 친구다.

    당시에도 초코렛이라던가 피자쪽을 맡아 고생을 하고 있었다. 기자들과 만나면서 두루두루 좋은 소리를 듣는 괜찮은 AE라는 것을 알았다. 말이 없고, 생각 많은 친구라 가까와 지기는 비교적 오랜 시간이 흘렀다. 술 몇잔들어가면 얼굴이 서해안 다도해 지도처럼 변한다. 그래도 당시에는 맥주 몇잔하자는 미팅들이 많았던 것 같다.

    그렇게 힘들(?) 것 같던 결혼을 하고, IPR을 퇴사했고, 비즈컴을 거쳐서, 지금은 프레인에서 일한다. 그동안 아기엄마가 되었고, 다시 주류쪽을 담당한다고 들었다. 요즘엔 스타벅스 음료쪽도 한단다. 아무튼 이쪽에서 오래 먹고 살은 친구다. 어디 좋은 식음료 인하우스에 가서 여자 홍보이사나 했음 하는 바램이다. 좋은 친구.

    임지연 대리

    상당히 강한 인상인데 사근사근하기는 홍과장을 뺨친다. (하긴 비교는 무리다…두 사람 성격상) 이 친구에게 받은 느낌은 ‘하라면 한다’라는 것. 에이전시 AE로서 성격적으로 기본 소양이 훌륭하다.

    외국인 친구들을 사귀는등 상당히 진취적인면도 놀랍다. 싫어도 싫은 내색안하고, 황당해도 웃고, 지금도 사진 파일안에는 자신이 소비자인 듯 할인점에서 ‘큐팩’맥주를 들고 찍은 보도사진이 있다.

    당시 내가 제대로 가이드 해주지도 못한 것 같은데, 여기 저기 뛰어다니면서 일을 뚝딱 뚝딱 잘도 해냈다. 같이 커피도 많이 했고, 자기의 커리어에 대한 이야기등 주절주절 수다도 많이 떨었다. 가장 남는 기억은 모 경제지 기자와 모 그룹 홍보실 과장 그리고 나와 이친구가 동대문 근처에서 낮술로 소폭을 말아 돌린적이 있다. 이 친구 3잔 받아먹고 조퇴를 했다. 술을 전혀 못한다. 미안하게 시리…

    지금은 시집을 가서 바스프 홍보팀에서 일하고 있다. 거기서도 아주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으리라 믿는다. 작년인가 광화문에서 한번 마주쳤는데 제법 이뻐지고 나이도 들어보였다. (이거 안어울리는 표현들인가? 암튼 단아해졌다. 이젠…) 좋은 친구.

    2004년-2005년 정세연 대리

    처음 이 친구를 보았을 때 ‘고양이’가 떠올랐다. 자그마한 키 하얀 얼굴에 오종종한 이목구비가 마치 애기 고양이 같은 느낌을 받았다.

    근데 내가 태어나서 이 친구 처럼 글 못 쓰는 친구를 보지 못했다. 게다가 기자들과의 일정을 잊어먹기 일쑤고, 몇시까지 뭐뭐해라 하면 데드라인을 그야말로 “쌩”까기 일수다. 잘하는 것? 그냥 크게 “잘못했습니다!” 외치기, 입을 뾰죽 내밀고 반성하는 표정짓기. 이게 다다.

    “어떻게 야단을 칠수가 없어요…” IPR사장님이 내게 항변하시는 말씀이다. 그렇다. 어쩔수가 없다. 당시에는 이 친구가 성의가 없어서 그런 줄만 알았다. 그러나 누가 제대로 이끌어 주질 않아서라는 걸 나중에 알게 됬다.

    수없이 반복되는 보도자료의 수정 연습…연습..연습…이메일에는 내가 “너… 진짜 맞는다 쾅!”이라고 준 욕설까지 해가면서 점점 이 친구는 성장해 갔다. 나 몰래 눈물도 자주 흘렸겠지…

    그러던 어느날 이 친구보고 작성하라고 했던 기획기사 초안을 내가 곰곰히 읽고 전화를 했다. “세연선수. 이거 자기가 쓴거 아니지?” “아뇨.팀장님. 제가 쓴거에여~~~” 흠…훌륭하다. 의심이 될만큼. 그 후로는 아무 나무랄때 없이 훌륭한 자료들을 내게 쏟아냈다. 기자들 한테도 인기가 좋다. “기자들 입에서 세연이… 세연이…하는 말들이 들리기 시작한다.

    그러더니 시집을 간다고 했다. 징그럽게 오래사귄 옛날 친구랑 결혼을 한댄다. 미국에서 박사학위를 밟고 있는 신랑을 따라 한국을 떠났다. 쪼그만게 술이 말술이다. 폭탄도 쩝쩝 잘 마신다. 잘 살아야 되는데…약간 걱정도 된다. 부모처럼. 좋은 친구.

    2005년-2007년 임윤정 대리

    이전 정 대리가 선머슴 같아 걱정을 했는데, 후임인 이 임대리는 기술적으로 말하면(technically speaking…) 남자다. 덜렁 덜렁하기는 정 대리의 두배. 게다가 시간 약속 안지키는 것 까지 닮았다. 기자들과 저녁 약속을 해도 자기가 맨 마지막에 들어온다.

    정대리는 소리치고 째려보면 입이라도 뾰족거렸는데, 이 친구는 돌아서서 반성하는 자세로 벽을 긁는다. 참…

    보도자료들 완성도…가관이다. 뭐가 야마인지도 모른다. 뭐 이딴 녀석이 다있나. 또 고난의 행군이 시작됬다. 거의 때리다 시피 자료를 가지고 씨름을 했다. 점점 나아지기는 했지만…기대보다 느리다.

    이 친구의 가장큰 장점은 “안되면 되게 하라” “난 남자다”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것. 필드에서 기자들이 겸연쩍어 할 만큼 모든 일들을 제대로 해냈다. 이전 정대리는 기자들이 이뻐라 했는데, 이 친구는 기자들이 두려워한다. 술도 말술이다. 가끔 주사로 반말을 해서 문제지만…

    다른 업계 홍보담당자들도 자주 만나러 다니고, 술을 좋아하고 자리를 좋아해 모두 거의 스토킹 수준으로 친해진다. 영락없이 기자들에게 “윤정이….윤정이…”하는 소리들이 들려온다. 자료 수준도 내가 리뷰를 안하고 보내라 할만큼 좋아지기 시작한다. 우리 사장님들과 기자들이 년말 망년회를 하는데 사장님이랑 냉면그릇에 맥주로 러브샷을 한다…쩝…

    글잘쓰고, 시간 잘 맞추고, 인간관계 좋으면 PR담당자는 90%는 된거다. 이 친구도 90%가 되니까 퇴사를 했다. 미안하다고는 했지만, 내가 잡을수는 없는 것. 지금은 옥션 홍보팀에서 막내로 머리박구 지낸다. 내 바램같아서는 에이전시에서 한 1-2년 더 있다가 인하우스로 가는게 더 나았을꺼라는 것. 그래도 어디가든 제 월급이상은 해내는 녀석이니 오케이다. 내가 부사수로 생각하는 친구다.

    2007년- 조아름 AE, 공인희 AE

    조아름이를 처음 봤을 때. 뭐 이리 조그만 친구가 있나 했다. 아동복이 어울릴 것 같다. 얼마전엔 자기입으로 “만화티를 입었는데 꼭 중학생 같다”고 그랬다. 쩝. 전임인 임대리가 괜히 슬프다고 오바를 하면서 떠나가던 즈음에 첨 인사를 했다.

    그후 얼마후 프레인 이종혁 사장이 내게 전화를 했다. 그것도 자정쯤. “정부장님. 거 IPR에서 부장님네 회사 새로 담당하는 친구 있죠? 그 친구 잘 봐주세요.” 이거 뭔 인사청탁도 아니구…자기 후배란다. 한국에서 없어져야 할 학연이다. 후후..

    일을 처음 시켜보니 임대리랑은 틀리다. 글을 잘 쓴다. 몇번 돌려보니 별로 흠 잡을데가 없다. 다행이다. 글 잘쓰는 친구가 생겼으니…데드라인도 잘지킨다. 가끔 내가 푸쉬를 많이해서 두렵다고 하지만 어쨋든 해낸다. 술은 내게 잘 먹는다고 했는데…검증할 길이 없다. 🙂

    비교적 전반적으로 완성도가 좋다. 꼼꼼하게 해야 할일들이 많았는데 곰곰하게 해낸다. 내가 미안한 것은 이 친구를 데리고 기자들에게 많이 인사를 시키지 못했다는 것. 처음해보는 기자간담회, CEO media get-together를 잘 해냈다. 조금만 더 오래지나면 아주 멋진 AE가 될 재목이다.

    처음에는 얌전한 친구로 알았는데, 점점 괄괄해지는게 이젠 제법 농도 잘 깐다. 신비스런 친구다. 주요 기자들도 좋은 인상을 가져주고, 기자들과의 관계도 아주 좋다. 이 친구도 에이전시에서 한 2-3년 더 있었으면 하는 친구다. 요즘 스트레스 많이 받지만…잘해내리라 믿는다. 또 얼른 돈벌어서 서울로 이사오길 바란다. 이 친구 또한 부사수로 생각하는 좋은 친구.

    공인희 AE

    이 친구는 내 제자 중에 처음으로 얻은 우리 담당 AE다. 조아름 AE를 배후에서 백업하는데 훌륭하다. 아름 AE랑은 선후배 사이라 사이가 좋다.

    겉으로는 무뚝뚝해보이는 데 마음은 아주 깊어 보인다. 또 나의 제자이기도 한 남자친구랑 아우다웅 잘 사귀고 있다. 아름AE로 부터 만들어져 오는 많은 과업들 중에 공인희 AE의 땀이 보인다. 지금은 쥬니어니까…티가 안나도 그냥 죽어라 열심히 하라고 밖에 말해줄 수 없다. (누군가는 신문깔고 앉아서라도 일하고 싶댔다고 했잖은가… 😉

    바램으로는 조만간에 자신만의 큰 클라이언트를 혼자 뚝딱 거리면서 해보는 기회가 생기는거다. 조만간 될꺼다. 내가 조금만 더 있었으면 기자들과의 네트워크도 연결해 주고 그랬을텐데… 좋은 친구이자 자랑스러운 제자다.

    휴…많다.

    그저께 임윤정, 조아름, 공인희와 내가 압구정 강호동네 집에서 고길 굽고, 옆 가게에서 맥주를 마셨다. 지나간 얘기를 마치 동창회 처럼 하고…화이팅 하고 헤어졌다. 언젠가…사업을 하게 되면 데리고 일하고 싶은 친구들이다. 그 때 비싸져서 불러도 튕기겠지만. 그냥 내 꿈만 그렇다.

    결론…나는 사람의 만남에 있어서 운이 참 좋다. 우리 어머니가 나 초등학교때부터 “우리 아들, 좋은 사람들만 만나게 해주시길…” 기도하셨단다. 그래서 나는 우연같이 참 좋은 사람들만 만난다. 사회생활에서는 이게 최고다. 그래서 모두에게 감사한다.

    고생 많았다…우리 오비맥주 AE들!

  • Quality of PR Business: 1편

    인하우스에서는 PR은 job 또는 work으로 본다. 에이전시에서는 PR을 기본적으로 business로 본다.

    그러니 당연 인하우스에게 quality라는 의미는 quality work 그 자체다. 인하우스에게 quality work은 결론적으로 조직에서의 인정과 연결되고, promotion이나 조직에서 안정적 surviving을 가능하게 한다.

    반대로 에이전시에게 quality란 quality business로 이해된다. 문제는 이 quality business라는 것을 business 주체가 어떻게 이해하고 있느냐다. 비지니스 자체의 목적이라고 할 것이다. professional service firm으로서 PR에이전시의 비지니스 목적은 강력한 service reputation을 구축하는 것이 되어야 맞다. 단순히 making money가 목적이 되어서는 quality business가 절대 불가능하다.

    왜냐하면 흔히 경영자들은 quality와 money를 상호배타적으로 보기 때문이다. 물론 에이전시의 홈페이지나 경영진의 인터뷰등에서는 quality에 대해 다른 기업들과 같이 ‘priority No. 1’으로 언급하곤 하지만, 사실 일상적인 업무의 내면에 들어가면 전사적으로 공유되고 실천되는 quality는 극히 제한적이다. 이는 경영자가 quality는 보장되면 좋지만, 그 이전에 money가 확보되는게 더 우선이라는 마인드가 강하기 때문이다. 단순히 실무자 AE의 내공부재라던가 성의부족, 자질부족으로 몰아가기에는 모순이 있다.

    Quality service를 추구하고 있는 PR에이전시에게는 다음과 같은 infra가 있어야 한다. (물론 꼭 PR에이전시에게만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 모든 industry가 다 해당되지만 개인적으로 관심있는 분야가 PR industry이니 예를 든다)

    1. 표준화된(standardized) 업무 프로세스 보유
    2. CEO 이외에 quality를 전담 관리하는 chief
    3. 상시적으로 quality improvement를 위한 Kaizen(改善) 문화
    4. 결론적으로 상시적으로 운용되는 performance evaluation system

    이 중 가장 어려운 부분을 뽑아보라고 하면 거의 대부분 1번 ‘표준화된 업무 프로세스’를 꼽을 것이다. “어떻게 기자간담회를 표준화된 프로세스를 기준으로 진행할 수 있을까?” 말도안되…이런 생각보다는 이러한 질문으로 시작되는 것이 표준화된 업무 프로세스 구축의 시작이다.

    프로세스에는 클라이언트를 위한 각각의 주요 업무에 대해 다음과 같은 요소들이 포함되는 게 좋다.

    1. 업무 필수 요소 리스트
    2. 진행 절차 flow (timeline 포함) / checklist
    3. Do’s and Don’ts
    4. Budgeting guideline
    5. Performance evaluation guideline

    이러한 표준화된 업무 프로세스는 각 회사별로 실제 실행을 통해 지속적으로 Kaizen되어야 한다. 항시 manual 적용의 실패 사례에서 배우는 가장 공통되고 큰 교훈은 이 Kaizen이 실행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비록 한개의 잘 구성된 표준화된 업무 프로세스는 존재 가능하다. 또한 공유도 가능하다. 그러나 일단 구성된고 공유된 이 프로세스는 해당 에이전시에서 Kaizen을 통해 살아난다.

    실제로 내가 처음 인하우스에서 업무를 개시할 때 첫번째로 실행한 업무가 에이전시 미팅을 하는 것이었다. 내가 부임하기전 이미 5년여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었던 에이전시에게 지금까지의 업무 진행 기록들과 평가 결과들을 요청했다. 결과적으로는 없었다. 그럼 상시적인 업무 프로세스와 퍼포먼스 평가 체계를 점검했다. 없었다. 인보이스 구성 체계 또한 피상적이었다. 그 이전 계약서 단계에서의 구체성이나 법률적인 검토도 생략되어 있었다. 기타 업무를 실행하는데 있어서 표준화된 업무 프로세스…존재할리 만무했다.

    에이전시의 변명은 “지금까지 full time으로 PR업무를 지휘 감독하는 인하우스 담당자가 부재했었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체계는 사실상 구축되기 어려웠었던 것입니다.”

    이런 변명은 professional에게 No Excuse!!!!다. (왠지는 말하고 싶지도 않다)

    지금은 일상업무에 있어서 어느정도 표준화된 업무 프로세스를 구축해 운용중이다. 그동안 수년의 시간이 흘렀고, Kaizen 활동 중에서도 구축과 붕괴가 반복되었다. (에이전시 담당자가 어느정도 표준화된 업무 프로세스에 익숙해지면 퇴사를 하고 신입 AE가 담당을 하고 하는 허망한 회귀가 여러번 반복되었기 때문이다…)

    이는 다음과 같은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다.

    1. 표준화된 업무 프로세스 구축 작업이 에이전시가 아닌 인하우스가 리드하는 체제로 이루어졌기 때문
    2. 표준화된 업무 프로세스가 문서화 되어 연속적으로 공유되지 않았다. (문서화는 에이전시의 job이다)
    3. 표준화된 업무 프로세스에 대한 업무 인수인계가 원활하지 않았다.

    이 3가지 문제점 또한 Kaizne의 대상이다. 자랑같지만 현재 우리회사와 에이전시가 구축하고 있는 업무 프로세스 및 performance evaluation 체계는 업계 어디에서도 경쟁할만한 강력한 시스템으로 정착되었다. 몇개의 추가적 업무 부분의 표준화과 문서화 작업이 종결되면 일종의 업계 standard로 공유도 가능할 것 같다.

    그러나 슬픈것은 왜 에이전시가 이러한 시스템 구축을 initiate하지 못하는 가 하는 것이다. 왜 항상 money, fee, cost, budget에 대한 고충만을 토로할 뿐…quality service에 대한 고민을 인하우스와 나누지 못하는 가 하는 것이다. 더 가슴아픈 것은 아직도 자신들의 서비스가 quality service라 전제하고 자신있어 하는 것이다. 그 자신은 어디서 나오는 것인가…정말 궁금하다.

  • 외국기업에서 PR하기

    에이전시 시절에 여러 미국, 영국, 일본, 홍콩, 싱가폴, 인도네시아 등등의 외국기업 및 정부기관 PR을 했었고, 또 인하우스에 와서 유럽기업을 본사로 두고 일을 하면서 일관되게 느끼는 점이있다.

    언어/문화의 상호 몰 이해가 얼마나 PR 실행에 있어서 걸림돌이 되는 가에 관한 것이다.

    1. 영국놈들은 자기네 것은 다 황금이라 생각해

    영국의 모 텔레콤 회사 PR을 할 때다. 당시에는 한국 지사에서 보도자료를 내지 않고, 본사의 보도자료를 그냥 번역하여 릴리즈하는 역할을 담당 했었다. 근데 이것 또한 곤역이다. PR담당자로서 어느정도의 퍼포먼스 (실제 기사 획득)를 보여주어야 하는데, 이게 그리 만만하지가 않다.

    예를들어, 그 텔레콤 회사의 (산위에 있나보다) 기지국에 토끼들이 많이 산다는 보도자료가 있었다. 또는 그 텔레콤 회사가 기구(헬륨을 넣거나 해서 사람이 타고 다니는 풍선) 레이스에 자사 기구를 만들어 참가했다는 류의 보도자료도 있었다.

    이걸 어떻게 한국어로 번역을 해서 (그것도 직역!) 릴리즈하면 성공적인 퍼포먼스를 거둘수 있을까? 당시 Hill & Knowlton 홍콩의 한 파트너가 나에게 이 보도자료 원문을 하달면서 한 이메일이 생각난다. ‘영국놈들은 자기네 것은 죄다 황금이라 생각해(British think their one is always golden)’

    모 미국계 소프트웨어 자이언트는 종종 우리나라 언론에 “방글라데시의 난민 캠프에 우리 소프트웨어 1000개를 도네이션했다”는 둥 “태국의 초등학교 어린이들을 위해 교육용 PC 1500개를 도네이션했다”는 둥 거의 우리나라 언론이나 국민들에게는 관심 없는 이슈들을 릴리즈 하라고 의뢰를 한다. (물론 이유가 없는 건 아니겠지..내부적으로)

    2. 불쌍한 덴츠 이벤트

    일본 자동차 회사 PR을 할때다. 서울에서 모토쇼가 있었는데, 그때 이 회사는 전혀 신차를 전시 모델로 내놓지 않았다. F1 레이싱 차량 한대만을 끌고 와서 그 큰 부쓰 스페이스에 덩그란히 하나 놓아 놓고 대충 모토쇼 기간을 때우기로 했다. (사실 항상 서울에서 열리는 국제 모토쇼에는 서로 참가하기를 꺼린다)

    문제는 일본 본사에서 ‘이사’급 임원이 오신다는 것. 아시아 태평양 지역 마케팅 임원정도가 되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분이 모토쇼 프레스 오프닝 기간동안 자사의 부쓰에서 한 15분정도 스피치와 Q&A를 하는 프로그램이 기획되어 내려왔다.

    본사에서 이 임원과 함께 이 15분간의 프레스 행사를 지원(?)하기 위해 일본의 유명 광고회사 ‘덴츠’ 이벤트팀이 대거 따라왔다. 이 덴츠 녀석들이 가져온 15분 프레스 행사의 플랜이란. A4용지 및 블루 프린트지까지 포함해 거의 한뼘이 되는 계획책자를 만들어 왔다.

    거기에는 그 임원의 숙소부터 행사지점까지의 동선을 비롯해, 각종 스케쥴과 Q&A, 전시장 배치도, 각 회사들의 프레스 행사 일정…등등이 빠짐없이 기록되어 있고, 음향시설, 음향시설의 브랜드, 스펙, 조명 배치도, 조명 시설의 브랜드. 스펙까지도 들어있었다.

    행사 며칠전 나는 나의 팀과 함께 그들과 사전 준비회의를 가졌다. 텐츠의 한국 파트너 광고회사 회의실에서 열린 이 회의는 8시간짜리 풀 미팅이었다. 이벤트가 PR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 처럼, 우리 PR도 이벤트를 이해할 수 없었다. 더구나 일본과 한국이라는 민족성에서도 괴리는 있었다.

    “기자들이 몇명이나 올것으로 개런티 받았소?”
    “조선 중앙 동아일보 기자들을 맨 앞줄에다 세우시오. 마이너들은 뒷줄에 세우고…”
    “최소한 메이저들이 한개씩의 질문을 하게 하시오. 단 질문이 한개 이상을 넘거나 여러질문이 반복되면 안되오”
    “아니 그럼, PR팀이 할수 있는 일이란게 뭐요?”

    부사수와 저녁때 그 광고회사를 나오면서…”Fuck”하고 뇌까리던 기억이 있다.

    재미있는건…그 근엄한 본사 이사님이 막상 행사당일 단상에 올라갔을때 (덴츠와 우리는 행사전 3시간전에 미리 도착해 준비, 점검을 하면서 조마조마해 했었는데도 불구하고) 단상의 메인 마이크가 갑자기 먹통이 됬다는거다.
    “……………………………………”

    당황하는 이사 그리고 수행 직원들…경악하는 덴츠 이벤트팀…나는 천천히 걸어가 내가 들고 있던 기자 인터뷰용 무선 마이크를 그 본사 임원에게 건네 주었고, 그제서야 그의 스피치가 시작되었다.

    결국…전언에 의하면 텐츠는 이벤트 준비 비용과 항공료. 숙박료등을 하나도 그 회사에 청구하지 못했다고 한다. 암튼 꼼꼼함에 있어서는 일본을 따라가지 못한다. 그러나 임기응변에 있어서는 한국이 강하다.

    3. PR전문가야 번역전문가야?

    유럽 본사와 함께 일을 하고 있는 요즘에 반복 경험하는 사례다. 사장님의 기자간담회가 있으면 항상 본사 유러피안들과 홍역을 앓는다. 뭐 다른 기업들도 준비하는 과정에 힘이 들지만, 그 힘들다는 것이 필요한 것이냐 아니냐가 문제다.

    기자간담회시에 본사 PR팀에서 관심을 가지는 것은 메시지다. 물론 메시지는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따라서 보도자료와 행사시 사장님에게 기자들이 물을 만한 질문과 그에대한 답변 (Expected Q&A라고 부른다)들을 정리해서 우선 본사의 컨펌을 받아야 한다.

    근데 프로세스가 웃기다.

    한글 보도자료 및 Q&A 개발 –> 한국본사 내부 수차레 반복 수정 –> 한국본사 컨펌 –> 영문번역 –> 한국 본사측에서 영문번역본 수정 –> 한국본사 영문번역본 컨펌 –> 유럽본사에 보내기 –> 유럽본사 문구 및 단어 대폭 수정 (유럽식으로) 및 수정 요청–> 한국 본사에서 영문들을 대폭 수정 –> 유럽본사 또 부분 재 수정 요청 –> 한국본사 또 재수정 –> (수차례 반복) –> 유럽본사 파이널 수정 영문본 컨펌 –> 한국본사 해당 영문본을 한글로 다시 재번역

    이렇게 수십단계의 프로세스를 거쳐 우리에게 하달되는 파이널 영문본을 한글로 번역해 놓으면…진짜 기자들이 욕할만한 내용의 문건이 되곤한다. 아무 야마가 없고, 아무 매력도 없고, 아무 수치도 없고, 아무런 재미도 없는…그런 무미한 Q&A 자료가 된다.

    언어라는것이 단어의 나열이 아닐찐데, 그들이 생각하는 전략적인 단어들이 주루륵 나열되어 있다고 커뮤니케이션이 성공하리라는 보장은 없는거다. 더구나 한국에서 한국말로 한국인 사장과 한국인 기자가 한국적인 정서와 문화를 바탕으로 커뮤니케이션하는데 있어서, 본사에서 강요(?)하는 무의미한 단어의 정확한 나열이 과연 전략적인가 하는 것에는 회의가 많다.

    전략적인 커뮤니케이션이란 핵심 메시지만을 고수하고, 그 표현방식은 오디언스에게 맞추는 형식이 되어야 한다. 따라서 외국 본사에서 한국의 PR담당자와 경영진에게 강요하는 그런 방식이 아니라, 전략적이라고 생각되는 키워드만을 주고 한국식으로 알맞게 표현하라고 지시하는게 맞는것이다.

    어쩔때는 본사의 그 어처구니 없는 문건을 읽다보면 한편으로 본사가 한국의 PR담당자의 전문성을 무시하는 듯 해서 기분 나쁠때도 많다. 본사에서는 자신들이 커뮤니케이션을 관리하고 있다고 생각하겠지만…그런 부서 이기주의 때문에 한국의 PR담당자가 번역자로만 남아서는 절대 안된다고 본다…

  • PR인 vs. 경영인

    최고경영자와 회의를 할 때에는 항상 그의 의견이 중심이 된다. 또 결론이 된다.

    최고경영자를 설득 시킨다는 것은 교과서나 이론서에 있는 것 같이 느껴질만큼…힘들다. 거의 불가능하다. 혹시 최고경영자를 설득 시켰다면, 그것은 최고경영자분이 그 이슈에 대한 관심이 적거나, 지식이 그리 풍부하지 않거나, 어련히 알아서 할까..하는 방관적인 자세일 때가 많다.

    특히 해당 결정으로 인한 리스크가 많을 때, 그리고 예산이 많이 투입될 때에는 이에 대해 부정적 태도의 최고경영자는 절대 설득할 수 없어 보인다. 논리적인 프리젠테이션이나 현란한 화술, 그리고 지금까지의 엄청난 퍼포먼스도 한 갖 장식품일 뿐이다.

    최고경영자와의 회의에서 승리하는 방법은 빨리 그의 심중을 읽고, 그의 결론을 먼저 제시해서… “그렇지. 바로 그거야!”하는 반응을 그로부터 이끌어 내는게 최선이다. (현실안주적이고 패배주의적인 이야기 같지만…솔직히 현실이 그렇다)

    문제는 실무자가 자신과 회사를 일체화하고 더 나아가 회사를 너무 자기 처럼 사랑하는 경우다. 최고경영자의 그러한 주관적인 평가와 결정에 대해 반항하게 되는 경우가 생기기 때문이다. 최고경영자를 믿고 따라야 하는 실무자가 그에게 반기를 들 정도로 그의 의사결정이 반 실무적이라면…

    최근 느낀 경영인과 PR인간의 큰 갭들은 다음과 같다.

    1. 경쟁력 강화 vs. 새로운 게임의 법칙

    PR인: 현재 경쟁구도에 있어 예산적으로나 인력적으로 경쟁사 대비 우리는 상당한 열세에 있습니다. 이에 대한 지원이 이루어지면 경쟁에서 승리할 자신이 있습니다

    경영인: 우리는 게임의 법칙을 깨야 한다. 경쟁사가 강력하게 PR 한다고 거기에 맞출 의무는 없다. 그네들이 떠들수록 우린 조용히 하자. 말려들어가지 말자는 거다.

    2. 연례적으로 진행하자 vs. 한이 없으니 하지말자

    PR인: 1999년부터 저희가 연례적으로 진행 중이던 OO프로젝트를 2004년부터는 경쟁구도 격화로 예산이 줄어들면서 진행 못하고 있습니다. 이 것은 출입기자들이 가장 원하고 있는 활동으로, 업계 다른 기업들은 정기적 연례 행사로 꾸준히 진행해 나가고 있습니다. 저희도 앞으로 지속적 실행이 필요합니다.

    경영인: 내가 그들을 안다. 그들은 해줄수록 요구가 많아 지는 부류다. 이코노미를 타다보면 비지니스 타고 싶어지는 것이고, 100불짜리 호텔에서 묵다보면 200불짜리 호텔 요구가 나온다. 그리고 당신이 나가고 나중에 후임자가 오더라도 이건 꼭 하던 것이니까 해야지 하고 아무 생각없이 진행 해 나갈 수 있다. 우리는 그렇게 하지말자.

    3. 필요하다 vs. 그냥 그대로 해나가라

    PR인: 우리는 제한된 상황하에서 예산과 인력의 부족에도 불구하고 전략적인 어프로치를 통해 경쟁사 대비 퍼포먼스면에서 이렇게 큰 우위를 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부분은 꼭 추가가 필요한 부분이고, 관련 진행 예산은 OOO원이 예상됩니다.

    경영인: 지금까지 그러한 예산과 인력의 부족에도 불구하고 잘 해왔다는 것에 고맙게 생각한다. 잘해왔다. 앞으로도 잘해라.

    4. 만약? vs. 문제없다

    PR인: 사실 실무적인 측면에서 평소 이러한 기존방식의 어프로치들은 별로 문제가 없습니다만, 만약 부정적인 기사들이 나오게 되고 이슈를 관리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면 단박에 한계와 위협을 느끼게 될 것입니다.

    경영인: 물론 실무자측에서 부정적인 기사들이 나오면, 자존심도 상하고, 큰일이 벌어진 것 같고, 내가 일을 잘 못하는 건 아닌가 하면서 크게 사실을 받아 들이는 경우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독자들의 냄비적인 특성을 보라. 그냥 지나간다. 봐라..최근의 부정적인 기사들로 우리 지난달 매출이 줄었나? 오히려 늘었다. 마케팅 그리고 영업이 잘하고 있는거다.

    5. 기사를 만들겠습니다. vs. 돈 안되는 기사는 만들지 말라

    PR인: 우리는 기사화 할 만한 좋고 훌륭한 이슈들이 많이 있습니다. 이러한 내용들도 기사 개발에 제한을 두어야 합니까?

    경영인: 소비자들을 자극하는 기사들은 좋다. 그러나 경쟁사나 업계 전문가들을 자극하는 기사들은 경계해라. 돈이 되는 기사를 만들어라.

    이 후 우리 PR인들에게 주어진 과제라면?

    1. 어떻게 MBA word를 가지고 MBA executive들을 설득 할 수 있을까?

    2. 어떻게 하면 PR 지상주의적인 환상을 버릴 수 있을까?

    3. 어떻게 하면 회사를 덜 사랑할 수 있을까? 아니면 회사를 자신으로 착각하지 않을 수 있을까?

    4. 어떻게 조직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특별히 욕먹지 않으면서…안팍으로…

    5. 이상의 자세를 기반으로 어떻게 자신의 개인 퍼포먼스를 극대화 할 수 있을까? 더 나아가 이것들을 가지고 어떻게 더 나은 직장으로 이직 할 수 있을까?

    그것이 문제다….

  • 아티스트와 콘아티스트

    PR비지니스를 진행하면서 느끼는 몇가지 갈등이라고나 할까? 이런 것들에 대해 한번 허심탄회하게 적어 보고 싶어서 시작을 한다. 여러 에이전시 사장님들과 에이전시 AE들을 보고, 또 여러 동료 인하우스 PR팀장들과 이야기 해보면서 반복적으로 느꼈던 사항들이다.

    1. Fee

    이게 핵심중의 핵심이다. 나같은 경우에는 AE출신이니 인보이스가 어떻게 구성되는지 그리고 어떤게 billable인지 아닌지를 구별할 줄 안다. 문제는 인하우스는 해당 업무를 에이전시로 부터 billable하다는 생각을 안하고, 에이전시는 그 업무를 billable하다고 보는데서 시작한다. AE출신으로서 에이전시의 invoice에 익숙한 인하우스 친구들은 그렇게 invoice에 놀라지 않는다. 미리 미리 네고를 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러나 순수 인하우스 출신들에게는 에이전시로부터의 invoice는 공포영화의 첫장면 같다.

    주변 인하우스 지인들과 이야기를 나누다보면…”우리는 에이전시 OOO를 쓰는데 한달에 리테이너피로 OOOO만원을 줘. 이게 높은건지 아닌진 잘 모르겠어. 지금까지 몇년동안 그랬으니까…” 다른 어떤 곳은 이런다. “우린 그만큼 안줘. 줄돈도 없구. 제일 좋은건 많이 일 시키고 적게 인보이스 받는거 아니겠어? 이게 인하우스의 KPI아니야?” 이런다.

    둘다 아니다. 사실. 생각해보라 세이코(SEIKO) 전자시계를 1000만원에 사는 사람이 바본가? 1000만원짜리 롤렉스 시계를 1만원에 후려쳐 사는 사람이 바본가? 둘다 바보다. 후자의 경우에는 바보이자 강도다.

    문제는 커뮤니케이션이다. 에이전시와 인하우스간의 커뮤니케이션. 인하우스를 인보이스로 놀라게 만드는 에이전시 사람들은 아티스트가 아니라 콘아티스트들이다.

    2. Performance

    사실 에이전시의 퍼포먼스를 평가하는 잣대는 아직까지는 인하우스의 만족도라 본다. 에이전시가 솔직히 스스로 비참한 결과를 얻었다 생각하더라도, 인하우스 고맙다. 수고했다. 한마디면 퍼포먼스는 OK로 되는거다.

    에이전시가 스스로 판단할 때 우리가 이런 이런면에서 만족할만한 퍼포먼스가 안나왔기 때문에 이번 fee는 이정도밖에 안 받겠습니다. 하면 좋겠다. 그게 프로이자 아티스트다. 택도 없는 소린 줄 안다. 그러면 반대로 super excellent한 결과가 나왔을때도 딱 정해진 fee만 받는 것이 당연해지는 거다.

    그리고, 인하우스의 OK싸인만을 바라보고 퍼포먼스 관리를 한다는 것도 큰 문제다. “어떻게 PR효과를 측정합니까?” 되 묻지만 말아라. 솔루션의 개발은 에이전시의 몫이다. 인하우스에게 프레임을 제공해 달라는 부탁…그건 아니다.

    3. Professionalism

    제냐 맞춤 수트에 에르메스 넥타이, 페라가모 커프스 링크에 아테스토니 구두. 이탈리아산 수제 가죽 브리프케이스에 다이아가 밖힌 몽블랑 만년필을 들고 다녀도…프로가 아닌 ‘놈’은 아닌거다.

    컨설턴트로서 외장(外裝)은 프로페셔널리즘에 따라 오는 것이지, 프로페셔널리즘에 앞서가는 것이 아니다. <다행히도(?) PR업계에는 이런 외장을 따라할 고연봉자가 그리 흔하지 않다는데 안도한다…>

    프로는 지저분한 일을 안하는게 프로가 아니다. 지저분하고 잡스러운 일들을 밑에 있는 사람에게 돈을 주고 시켜 결과를 챙기는 게 프로다. 간단히 말하자면 고부가가치 업무만을 선별적으로 하는 게 프로인거다. 고부가가치 업무만을 하기 위해서는 업무 시스템과 업무유형에 따른 전략적 분담이 선행해야 한다.

    가끔씩 에이전시 사장님들의 이율배반적인 이야기들을 듣곤 한다.
    – “어디 좋은 인력 없나요? 죽겠습니다. 사람이 없어서” Vs. “소개해준 그 친구는 연봉을 너무 많이 부르네요. 저희가 그렇게까지 줄순 없어요.”
    – “PR이라는 게 사람 장사입디다. 좋은 인력들이 많이 모여야 회사가 성장해요.” vs. “아, 그 친구요? 사표내길래 나가라 그랬어요. 앞으로도 일할 사람 얼마든지 많다고”
    – “팀장님, 우리가 그래도 프로페셔널한 사람들인데 그런 일까지…” vs. “아니, 그래도 그렇지 우리 프로들한테 이렇게 fee를 깍으시면 안되죠”

    사장님들의 말을 요약하면 간단하다. 사람은 필요하다. 그러나 큰돈 쓸 의향은 없다. 적절한 가격에 적절한 인력이 좋다. 프로페셔널리즘? 그건 클라이언트를 향한 마케팅 워드일 뿐이다. 아참…내 지인들에게 내 자신을 부각하는 팬시 워드도 된다. (코리아 태틀러 연회 사진에 나오시는 사장님들…이해하시겠지요?)

    프로는 ‘미안하다’라는 말을 하지 않는다. 뻔뻔하라는 말이 아니다. 그런 상황을 만들지 않기 위해 뼈를 깍고 피를 말리는게 프로라는 뜻이다. 그리고 더 중요한 건…내가 내 자신을 스스로 프로라고 부르는 프로는 없다. 남에게 그렇게 불려져야 하는거다. 진정한 프로에 목마른게 인하우스다. 왜? 돈을 내니까…

    4. Entertainment

    한국말로 접대라고 한다. 접대하면 떠오르는 것이 무언가? 비싼 음식점. 비싼 양주, 비싼 술집. 하얀봉투…???
    에이전시 사장님들 접대 거의 안하신다. 그게 속 편하니까 물론…
    (제3자적인 입장에서) 접대에 대해서 사장님들과 이야기 하면 거의 이런말들을 한다.
    – “인하우스한테 받는게 고작 월 OOO만원인데 여기에서 접대하고 나면 모가 남겠어요?”
    – “그거요. 자주하면 습관되서 못 씁니다. 아주 골치 아파요”
    – “우리는 인하우스가 바라지를 않아요. 착한 사람들이죠”

    맞는 말이다. 공감이 간다. 그러나 접대라는 말의 의미를 자기 멋대로 해석하는데서 이런 답변이 온다는 생각도 한다. 접대라는 의미는 영어로 엔터테인먼트다. 즐겁게 같이 즐기는 것이다. 접대라는 의미를 ‘go drink at room salon’으로 해석하니까 위와 같은 답변이 나오는거다.

    에이전시와 인하우스와의 커뮤니케이션은 많으면 많을 수록 좋다. 개인적으로는 에이전시의 경영진들이 각자 담당 클라이언트군을 맡아 돌아가면서 한달에 한번정도 Breakfast meeting같은 것을 하는게 좋을 듯 하다. 에이전시의 담당 AE를 합석시키지 않고 자유롭고 캐쥬얼한 분위기에서 인하우스 담당자의 여러 의견을 듣는 자리같은 것이다. 서비스의 품질에 대한 이야기, 담당 AE의 커리어 개발에 관한 이야기, 이번 프로젝트의 배경 이야기, 에이전시 살림에 대한 고충등등 전반적인 이슈들이 화젯거리가 될수도 있다. 인하우스가 불만이 있으면 에이전시 경영진이 청취할수 있다. 그 반대도 가능하다.

    이 정도의 엔터테인먼트면 된다. 이것이야 말로 회사와 업무를 위한 상호간의 엔터테인먼트 아닌가…

    조선호텔이나 신라호텔의 아침식사가 부담스러운 가난한(?) 에이전시라면 하다못해 압구정 금수복국이나 청진동 해장국집이라면 어떨까? 저녁식사라면 맥주한잔에 소주한잔이라면 어떨까? 그냥 인하우스를 소외시키는 것보다는 낫지 않는가?

    소위 접대에 알러지 일으키시는 사장님들…개인적인 일들로 고급술집 놀러 가셔서 우연히 인하우스 담당자랑 마주치면 서로 기분이 어떨까 한번 상상해 보시라. 그건 아니다.

    결론을 말하면…

    우리나라 기업들이 큰 기업이 되기 힘든 원인 중 하나로… 가게 정도 하나 꾸려 나가야 할 그릇 작은 사람들이 회사를 차린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사업 하지 않아야 할 사람인데 사업을 하는 거다. 기업가 정신이나 사업적 자질이 부족한데도 돈이 탐나 내 장사를 하는 분들을 보면서…그래도 우리나라는 참으로 만만한 사회라는 걸 자주 느낀다.

    그러니까 열받아…나 같은 개나 소도 사업 할라 하는거 아닌가. ^ ^

  • 학생들에게 어떻게 PR을 가르쳐야 하나?

    오늘은 한겨레아카데미 19기의 개강일이다. 원래 내가 첫강을 하게 되어 있지만, 브릿지컴의 박종선 사장님의 일정 때문에 오늘 강의는 박사장님께 양보했다.

    최근들어 우리 아카데미 학생들의 성과를 보면서,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된다.

    그 생각과 고민의 핵심은… 이 학생들에게 PR을 가르침에 있어서…”PR의 근간이 되는 철학과 개념을 가르쳐야 하는가? 아니면 실제 시장에 나가 실전에 적용할수 있는 세부실무를 가르쳐야 하는가?”

    선생으로서 엄청난 고민이다….사실…

    학생들은 내심 학교에서와는 달리 ‘실무적’인 PR을 배우기 위해 아카데미를 수강하게 되었다는 바램들을 밝히곤 한다. 그리고 우리 강사들 자체도 좀더 실무적 PR을 가르쳐 실제 시장에서 즉각 사용할 수 있도록 학생들을 키운다는 비전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학생들에게는 평생 PR을 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는 ‘PR에 대한 철학’이 아직 정립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 문제다. 우리 학생들을 당장의 ‘실무자’로 만들 것인가 장기적인 ‘PR인’을 만들 것인가? 고민은 여기서 시작된다.

    솔직히 학교에서 해야 할 일들을 우리가 한꺼번에 맞아 원스탑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데 문제가 있는것 같다.

    해결책…해결책…강사들과 함께 진지한 토론이 필요한 시간이 아닐까?

  • 왜 에이전시에 오래 머무를 수 없는가?

    오늘 우리 회사를 담당하고 있던 에이전시 AE가 새로운 인하우스의 길을 찾아 떠난다는 통보를 했다. 내가 우리 회사에 조인한 것이 2003년. 당시 과장 1명과 대리 1명으로 구성된 에이전시팀은… 채 일년이 되지않아 해당 과장이 에이전시를 떠났고, 대리는 1년이 갓넘자 떠났었다.

    약간 공석 기간을 지나 신입에 준하는 쥬니어 대리가 우리 회사를 떠맞게 되었고, 그로부터 1년 후 그녀는 또 떠났다. 여지없는 공석과 혼돈의 시기를 거쳐 새롭게 배정(?) 받은 쥬니어 1명이었던 지금의 AE는 1년이 갓넘은 오늘 또 떠난다는 의사를 표시한거다.

    업계에서는 에이전시 출신인 내가 시집살이(!)를 하도 심하게 시켜 담당 AE들이 1년을 못 버틴다는 소문이 날 정도가 되었다.

    2006년 화두가 ‘Sustainable’이라고 하던데…왜 우리 회사를 향한 에이전시의 서비스는 sustainable 하지 못할까?

    문제가 뭘까? 나는 내 경험상 그리고 지인들의 업무와 철학을 지켜보면서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린다.

    “일반적으로 에이전시 AE 전직의 90% 책임은 에이전시 CEO에게 있다”

    일부 비정상적인 인간형 AE들의 어처구니 없는 전직 퍼레이드 그리고 무능한 AE의 밀려남…이런 케이스들은 빼고 일반적으로 AE들의 이동(in and out)을 보면 그 원인은 CEO에게 있다.

    그들이 왜 책임인가?

    1. 약간 더 나은 곳으로 가려고 하는 능력있는 AE를 잡을 만한 카드가 없다 – 창피한거다. 사실…

    2. 해당 AE가 열심히 일하는 동안 사내에서의 empowerment 라던가 적절한 appreciation이 없었다 – 왠 심통인가? 아니면 무관심?

    3. 에이전시 CEO가 “PR은 아무나 할 수 있고, 그 클라이언트의 경우 그냥 부딪히면 다 한다”라는 생각을 한다 – 웃긴건 높은 fee에 관해 논쟁 할 때는 항상 그들이 professional이라고 주장한다는 거다!

    4. 인하우스에게는 적절하게 이해를 구하면 다른 AE로 대체하는 것은 그리 큰 문제가 아니다라 생각한다 – 그동안 출입기자들에게 누적 시켜온 네트워크와 그와 관련 된 비용…업무 효율성에 있어서의 손실을 다 에이전시가 보상할 수 있다면…그럴수도 있겠지?

    5. 그보다 더 근본적인 것은 CEO에게는 서비스 마인드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거다 – ‘서비스’와 같이 저속(?)한 표현이 PR guru들에게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건지…

    암튼…기껏 build up 해 놓은 시스템이 또 무너졌다. 매번 매년 모래성을 쌓고 있는 느낌…

    시스템으로 하는 홍보를 꿈꿔왔는데…(노 대통령의 그 시스템이 아니라)…제대로 안된다. 여러가지로 에이전시가 돕질 못한다. 아니면 내 팔자에 없는 거 겠지…그런 꿈이 현실화 되는 게…

    소주 한잔이 생각나는 괴로운 오후다…

  • 에이전시가 좋은 12가지 이유

    1. 좋아하건 좋아하지 않건 여러 산업과 회사들의 맛을 볼수 있다

    소위 빡세게 달리다보면 1년에 3-4개의 클라이언트를 맛볼 수 있다. 물론 각기 업종과 회사의 형태가 틀리는 곳들로만. 나의 경우 IT+수입자동차+정부부처+스포츠협회 같이 서로 다른 회사 및 조직들을 일년동안에 맛보기도 했다. 주니어들에게는 이런 뷔페형 경험이 나중에 큰 시야를 갖게해서 많은 도움이 된다. 자기가 어떤쪽의 PR을 잘할 수 있는지, 또 겉에서 보기와 안에서 보니 각각의 업종이 뭐가 틀린지를 잘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일종의 결혼전동거랄까.

    2. 바쁘지만 짧고 굵게 일한다

    약간 이상한 비유같지만….마치 이는 룸싸롱에서 더블을 뛰는 언니들과 비교될 수 있다. 여러 클라이언트의 요구에 진지하고 성심성의껏 응하기 위해서는 눈코 뜰새 없이 바쁘게 뒤어다녀야 한다. A클라이언트를 만났을 때는 A에게만 전심전력을 다하고 한시간 후 클라이언트 B를 만나면 또 B만을 위해서 달려야 한다. 약간의 스릴도 있다.

    3. 최소한 전문가로 인정받는다

    인하우스는 PR로 비지니스를 하는 사람들이 아니다. 그러나 에이전시는 PR로 비지니스를 한다. 따라서 전문가로 인정 받는다. 실제로 그들이 전문가인가 아닌가 하는 논쟁은 여기서 필요하지 않다. 다만 제3자들에게 보이는 이미지는 “하루종일 PR로 돈을 버는 전문가”임에 틀림없다. 외모나 복장 그리고 고급 시계등의 악세서리가 받쳐주면 금상첨화.

    4. 낮술을 먹어도 다 이해한다

    인하우스에서는 낮술먹고 사무실에 들어오면 다른 사람들이 술마셨냐고 이상하게 본다. PR대행사는 어쩔때 AE의 반수가 낮술에 절어있을 때도 있다. 사장님이 지나가도 헤롱거리지만 않는다면 별 이야기 안듣는다. 가끔씩 이런 상황을 너무 행복해 하는 주당 AE들은 낮의 술을 밤까지 이어나가기도 한다. 어디나 알콜중독자는 있는 법.

    5. 클라이언트를 씹는 공감대가 있다
    AE들끼리 모이면 언제나 클라이언트 이야기나 기자 이야기다. 간간히 AE끼리 기자에 대해서는 혐오하면서도 인간성 좋은 기자 이야기를 하곤 하는데, 인간성 좋고 잘해준다는 클라이언트 이야기는 좀처럼 듣기 힘들다. 같이 일하면서 서로를 미워한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다만 서로간에 파트너쉽이 무르익지 못해 잡음을 내는 거다. 암튼 공감대는 좋은 거다.

    6. 이기고 짐에 따라 달라지는 오르가즘이 있다

    PT가 끝나고 회식을 하는 대행사도 있고 PT의 결과가 나오면 회식을 하는 대행사도 있다. 보통 실무자 팀장급들은 전자고 대행사 사장님들은 후자를 택한다. 어쨋든 경쟁은 오르가즘이다. 이긴다면 그 보다 더 좋을 수는 없다. 그 다음달 통장에 입금된 월급이 많아져 있으면 더 좋다. 멀티 오르가즘.

    7. 할려면 뭐든지 할수 있고 하지않을려면 뭐든 안할수있다

    한번도 안해봐서요..라는 말은 대행사에서 절대 금기다. 다 해봤다고 하고 다 할수있다고 하라고 선배들이 가르친다. 근데 막상 또 해보면 다된다. 이게 대행사의 힘인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소위 짬밥을 먹을 수록 하지 않을려고 하면 안하는 방법이 생긴다. 생각해보라. 클라이언트를 얻는것보다 잃는것이 더 쉽지않나.

    8. 승진에 대한 절실한 욕구가 그리 크지 않다

    승진을 해 보았자 이사정도 아닌가. AE들끼리는 “승진보다 연봉을 올려달라고 하는게 더 낫다”라는 말을 한다. 승진이 연봉과 직결되는 의미가 약하기 때문에 그리 승진에 목숨걸지 않는다. 인사철에 상사에게 짜웅하는 풍경도 없다. 나에게 맏겨진 일만 잘하다보면…이라는 생각이 지배적이다. 이게 종종 개인주의로 AE들을 몰기도 한다. 암튼 이 압박감 없는 환경은 결국 행복한 느낌을 부른다.

    9. 어디든 한번 들어오면 옮길수있다

    일단 자격이 되는 사람은 들어오기 쉬운 곳이 대행사다. 한번 들어오면 왠만해서는 이 곳에 머무른다. 대행사에 적응을 못하거나, 일이 하기 싫거나. 시집을 가거나. 공부를 하러 가거나 하지 않는 이상 대행사 업계를 떠나는 AE들은 적다. 이 대행사에서 저 대행사로 비록 연봉이 더 쎄지지는 않아도 옮겨다니면서 맛을 보는 AE들도 있을 정도이니, 이 얼마나 행복한 직종인가.

    10. 판이 좁아 한다리 건너면 다 친구다

    여기서는 누구말을 할 수가 없다. 일주일정도면 그 상대방의 귀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꼭 한 회사에 한두병의 코스모폴리탄들이 있다. 이들은 항상 모여 떠들고 정보를 교환한다. 비록 AE들이 가지고 있는 정보들은 비지니스적인 측면에서 상당히 가치가 낮은 수준이다. 그러나 항상 교류된다는 데서 그 의미가 있다. 비지니스적으로 바람직한 수준의 정보를 가지고 있는 사장님들은 만나도 정보를 교환하지 않는게 성향이다. 그래서 그들의 교류정보 수준도 AE들보다 나은게 없다. 암튼 친구가 많아진다는 건 행복한 일이다.

    11. 자기 브랜드를 구축할 수 있다

    왠만한 이름있는 대행사에서 부장급 이상이 되면 자신의 맘에 따라 알마든지 자신의 브랜드를 구축하고 나타낼수 있다. 강의, 출판물, 기고문, 언론인터뷰등등을 통해 개인의 브랜드를 만들어 키워 나간다. 그럼 대행사 간부 직원들 중에서 브랜드가 없는 사람들은 뭐냐고? 그건 자신들의 문제일 꺼다. 하기 싫거나 어떻게 하는지를 몰랐거나. 머리좋은 선수들은 이직 직전에 언론사를 통해 자신의 인터뷰를 만든다. 그리고 2주안에 보따리를 싸서 좋은 곳으로 자리를 옮긴다. 행복하게.

    12. 올라갈수록 몸은 편하다

    쥬니어 시절에는 온통 사수 지원활동에 시간을 처발라야 한다. PT라도 떨어지면 밤샘과 막내일을 도맡으면서도 자신은 사수 및 선배들의 일하는 모습을 배울것”라고 다짐한다. 그러나 이것도 한정적이다. 얼마지나서 몸은 편해진다. 자신이 보도자료를 쓰다가 단순히 보도자료를 읽는 자신의 모습을 상상해 보라. 몸이 편해지는 대신 정신이 고달프다. 맘이 불편하다는 것이다. 어느정도 직급이 되면 비서를 할당 받는 것도 이런 이유다. 만약 밑에 제대로 서포트해 주는 선수들이 없으면 몸과 마음은 그때부터 동행한다. 가시밭길을…

    암튼 모든걸로 보아 PR에이전시는 행복한 곳이다.

  • PR인들을 위한 통곡의 벽 (2003년 Koreapr.org)

    2003년 7월 Koreapr.org와 한국PR협회가 통합 했을 때 제가 Koreapr.org에 올린 글입니다. 2004년 8월 26일 다시 한번 개편이 되면서 이제는 저의 옛글들이 모두 사라져 버렸습니다. 사이버상에서의 글쓰기가 참으로 덧없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어쨋든 저는 저의 글을 사랑하고 이렇게 곳간을 마련했으니 다행이지요. 1년전의 제 글을 읽으면서 참 재미있어서(^^) 퍼다 놓습니다…(사실은 이 글도 없어질까봐서 피난을 시킨거지요..)

    PR인들을 위한 통곡의 벽

    이곳이 앞으로 우리의 무식과 무관심과 무능의 고통을 극복하고 진정한 PR인들로서의 회복을 간절히 꿈꾸는 “통곡의 벽(Wailing Wall )”이 되길…

    PR인들의 대화 일곱개

    대화1.
    글로벌PR네트워크 VP: “한국에서 PR대행사를 경영하신다구요? 한국의 PR대행 시장 규모는 얼마나 되나요?”
    한국의 PR대행사 사장: “음….글쎄요. 정확하게 조사한 바가 없어서….”
    글로벌PR네크워크 VP: “그럼, 한국 대행사들은 몇개나 되나요?”
    한국의 PR대행사 사장: “어…그게 한 200개 정도? 정확하지는 않지만…..”
    글로벌PR네크워크 VP: “재미있군요. 그럼 전국적으로 AE가 몇명 정도 인지도 확실하지 않겠군요?”
    한국의 PR대행사 사장: “그렇죠…뭐”
    글로벌PR네크워크 VP: “그럼 전체 PR인들은요?”
    한국의 PR대행사 사장: “아 글쎄..그런 건 협회같은데서 세야 하는데 우리나라에는 그저….아시잖아요?”
    글로벌PR네크워크 VP: “I don’t know… – -“

    대화2.
    인하우스: “김 AE님은 그 PR 대행사에 몇년 계셨어요?”
    김AE: “예, 이제 만 2년 되네요..”
    인하우스: “그럼 PR대행사 XX 커뮤니케이션이라는데 아세요?”
    김AE: “아니요. 저는 업계 사람들이랑 안 친해요.”
    인하우스: “아 그러세요…..”

    대화3.
    인하우스: “자, 앞으로 5분 후에 OT를 시작하겠습니다. 대행사분들께서는 여기 회의실에서 잠깐 대기하시기 바랍니다.”
    대행사A사장: (대행사 B의 AE에게 다가가며) “인사드리겠습니다. 저는 XX커뮤니케이션에서 왔습니다.”
    대행사B의 AE: (계면쩍은 듯) “예, 전 김XX 입니다. 어..사장님이시네요. 여기도 PR 대행사인가요?”

    대화4
    PR전공학생: “선배님, 저도 선배님 처럼 홍보실에서 일하고 싶은데요….근데 PR이란 뭐라고 보세요?”
    선배 홍보인: “음….정의야 다양하지. 글쎄 딱히 뭐라고 말할수가 없네……..자, 머리쓰지 말고 술이나 한잔해 쭉~”
    PR전공학생: “예”…쭉……… “근데요 PR이랑 마케팅이랑 뭐가 틀려요?”
    선배 홍보인: “아이….자식 오랜만에 만나서 심각한 이야기만 하네…..몰라 다 그게 그거야. 씨”

    대화5.
    PR전공학생: “교수님, 저 내일 XX대행사에 입사면접 보러가요. 그 쪽에서 보도자료 시험을 본다는데….어떻하죠?”
    담당교수: “거…수업시간에 배웠잖아. 책 봐!”
    PR전공학생: “그때 실습은 안해서요…..걱정되요.”
    담당교수: “거기 사장 내가 잘 알아…내가 전화 해주마. 걱정마”

    대화6
    마케팅담당자: “어이 반갑습니다. 홍보실 생활이 어때요? 힘들죠?”
    PR담당자: “뭐..맨날 하는일인데요. 이제 한 5년하니까 인이 박혔어요”
    마케팅담당자: “궁금한게 있는데, PR은 효과측정을 어떻게 하세요?”
    PR담당자: “어…..그게. 뭐 그렇잖아요…사장님이 기사 잘 나왔다 한마디만 하시면 되는거죠”
    마케팅담당자: “하하….농담도. 뭐 좀 과학적인 효과 측정같은 거 있잖아요?”
    PR담당자: “잠깐만요…PR대행사 다니는 제 동기가 있어서 그 녀석에게 물어보죠…여보세요? 어 난데 니네는 PR효과측정 어떻게 하냐? 뭐 방법이 있냐?”
    PR대행사 AE: “뭐 뚱딴지 같은 소리야….너 술먹냐? 측정방법이 있으면 야 우리 때돈벌게? 그런건 교수들이 해서 가지고 와야지.. 기자 상대하며 바쁜 우리가 신경쓰랴?”
    PR담당자: “어….거봐요. PR대행사쪽도 별것 없데요.”
    마케팅담당자: “야….희한하다. 그럼 어떻게 월급 받나요? PR대행사는 어떻게 밥을 벌구요? 참 재미있는 시장이네요…..”

    대화7
    PR후배: “부장님, 취했으니까 여쭤보는데요. PR을 하시면서 개인적인 비전이 뭐세요?”
    PR선배: “야…이 대리. 비전은 무슨 비전이야. 38정년이라는데…그전까지 먹고 사는 방법이지…비전은..”
    PR후배: “그럼, 선배님. PR계에서 누굴 가장 존경하시나요? 롤모델 같은거요….끅”
    PR선배: “존경은 무슨. 다 그 얼굴이 그 얼굴인데. 근데 너는 나 존경하냐? 거봐 안하지?”

    2003년 7월 1일자로 한국PR협회와 Koreapr.org가 통합을 했습니다. 모두 분열하는 세상에서 통합이라는 의미는 왠지 낯설기 조차 합니다. 이 통합의 역사를 위해서는 숨어서 일하는 몇분의 일꾼들이 계셨습니다. 그분들이 차려 놓은 훌륭한 밥상 앞에 저희는 손님같이 앉아있습니다.

    위에 제가 7개의 대화를 적어 보았습니다. 일상에서 실제로 자주 목격되고 경험되는 자연스러운 PR인들의 대화입니다. 현재 우리 PR인들에게는 공히 타파해야 할 세가지 적(敵)이 있습니다. 그하나가 무식(無識)입니다. 두번째가 무관심(無關心)입니다. 세번째는 무능(無能)입니다. 이 세가지 무(無)에서 완전히 자유로운 PR인이 얼마나 있겠습니까.

    한국PR협회가 새롭게 태어나면서 가장 중점을 주어 해결해야 할 일은 이 세가지 무(無)를 우리 PR계에서 몰아내는 것이라고 봅니다.

    PR일을 하면서 모르는 것이 있으면 함께 모여 알아나가야 합니다. PR일을 하면서 스스로에게 무관심하다는 것이 얼마나 큰 손해인지를 깨달아야 합니다. PR일을 하자면서 아무도 나서지 않는 것이 무능임을 알고 같이 노력해야 합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신세대와 구세대, 학계와 업계가 모여 통합된 하나의 공간을 마련했습니다. 부디 이곳이 앞으로 우리의 무식과 무관심과 무능의 고통을 극복하고 진정한 PR인들로서의 회복을 간절히 꿈꾸는 “통곡의 벽(Wailing Wall )”이 되었으면 합니다. 이스라엘인들의 그것 처럼 말입니다.

    우리나라 PR인들의 건승을 기원합니다.

    정용민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