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그] CEO·최고경영진

  • 홍보임원들은 현재의 위기관리를 빨리 손에서 놓아 버려라

    홍보부서의 업무기술서에는 공통적으로 ‘위기관리’가 들어가 있다. 여기에서 이 ‘위기관리’라는 의미는 각 기업마다 천차만별의 다름이 있지만, 어쨌든 ‘위기관리’라는 딱지를 붙이고 일을 시작하는 부서가 홍보부서다.

    홍보임원들이나 십여 년을 훌쩍 넘겨 홍보일을 하는 홍보팀장들의 일상을 보면 대부분 연차가 올라갈 수록 ‘위기관리’의 업무 포션이 다른 잡 업무 보다 많아 지곤 한다. 마치 5분 대기조 같이 평소에는 대기(?)하다 출입기자들이나 기타 이해관계자들과의 문제가 발생하면 출동하는 역할을 맡는다.

    우리 기업 주변의 전반적 환경을 보면 기업에게 딱히 임팩트를 줄 수 있는 시비(?)를 거는 이해관계자들은 정해져 있다. 보통 언론이 가장 자주 그리고 심하게 시비를 건다. 그 다음이 정부규제기관, NGO, 고객 등이 되겠다. 일부 기업에서는 노조나 이슈단체도 강력한 이해관계자고, 투자자나 주변 커뮤니티도 문제가 되겠다. 최근에는 소셜미디어를 비롯한 온라인상 공중들이 또 하나의 유의미한 이해관계자로 떠오르고 있다.

    이 많은 이해관계자들이 기업의 거의 모든 비즈니스 프로세스 하나 하나에 영향을 미치려 시도 한다. 이 많은 위기요소들을 기존처럼 홍보부서 몇 명이, 더욱 정확하게는 홍보부서 시니어 한 두 명이 관리(management)한다는 발상 자체가 문제인 시대가 되었다. 홍보부서 시니어들은 항상 ‘바쁘다. 바쁘다’하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웬만해서 기자 이외에는 전화통화도 힘들다. 하루에 20시간을 일한다 이야기하는 분들도 있다.

    문제는 바쁘기만 할 뿐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위기관리를 하는 방식은 유사하고, 결과를 확신할 수 없는 일들을 반복하고 있다는 부분이다. 항상 잘되면 회사가 전체적으로 잘 해 위기를 관리한 것이다. 어쩔 때는 위기를 잘 막아내고(?) 나면 ‘사실 그게 무슨 큰 위기였었냐?’하고 퍼포먼스를 폄하 받을 때도 있다. 주기적으로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위기에 대해 항상 힘든 방어에 밤을 새고 나면 ‘홍보부문은 무얼 하길래 이런 것도 막지 못하나?’ 비판 받는다.

    가만히 생각해 보자. 안팎으로 이와 같은 상황에서 홍보부서는 ‘항상 질 수 밖에 없는 게임’에 참가하고 있는 셈이다. 그것도 수십 년간 별로 변화 없는 상황이 계속되고, 스스로 조직 내에서의 입지를 좁혀간다. 일부 홍보부서 시니어들은 오너분이나 CEO의 ‘급변 사태’를 맞아 위기(재앙)를 관리 한 공로를 일부 인정받기도 한다. 하지만, 이는 그분들 개인에게는 미안하지만 기업에게 발전적인 위기관리 공로라고는 볼 수는 없지 않나 하는 생각이다.

    홍보부서는 빨리 위기관리의 실행책임을 놓아버려야 한다. 이제까지 자기 부서에게만 대부분 씌워졌던 이 올무를 벗어 전사적 시스템에 씌우는 전략적 노력을 해야 맞다. 이슈들과 이해관계자들을 바라보라. 그리고 사내 부서들을 어떻게 코디네이션 해 그들과의 이슈 그리고 위기를 사전 방지 관리 대응 할 수 있을지를 경영진과 부서장들과 고민하라. 이를 통해 전사적 위기관리 시스템을 구축하라.

    빨리 위기관리 일선에서 일정부분 벗어나 조직을 움직이고 조율하는 홍보부서 시니어들이 많아지길 바란다. 그만 바빠하고 남는 시간에 최고경영자들에게 더 중요한 전략을 조언하고, 발전적 의미의 사내 정치에도 좀 더 힘을 쓰길 바란다. 내부에서 비전 있는 홍보 시니어를 트레이닝하고 키우는 것에도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 그래서 좀 더 오래가고 높이 가는 홍보출신 임원들이 많아 지면 좋겠다. 밖에서 영입된 전직 기자들에게 고스란히 자리를 물려주고 떠나는 낡은 실무자들의 모습을 후배들이 그만 보았으면 한다는 거다. 제발 빨리 위기관리를 손에서 놓으시길 바란다.

  • 고객의 어이없는 불평전화를 광고로 만든 극장 체인

    Smart Loyalty Strategy로 불린 Alamo Drafthouse 의 새로운 PSA.

    Alamo Drafthouse의 창업자이자 CEO인 Tim League는 회사 블로그에서 이번 PSA에 대해 이렇게 부연설명을 했답니다. 과격하죠.

    Ma’am, you may be free to text in all
    the other theaters in the Magnited States of America, but here at our
    “little crappy ass theater,” you are not. Why you may ask? Well, we
    actually do give a f*$k.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저는 멋지다고 생각합니다.

    Smart Loyalty Strategy에 대해 좀 더 생각해 보세요.

  • 위기에 대한 정의는 이해관계자가 내린다

    기업이 생각하는 위기(Crisis)는 기업마다 그 유형이나 범위가 다른 법이다. 식품회사의 위기와 정유회사의 위기는 다른 게 맞다. 정보통신회사의 위기를 그대로 맥주회사에 적용할 수는 없다.

    기업의 철학이나 문화를 기반으로 볼 때도 위기는 다양한 정의(definition)를 가진다. 어떤 식품 회사에게 ‘이물질이 들어간 식품’은 위기적인 요소가 아니다. 자사는 식스 시그마 수준을 넘는 제품품질 관리를 하고 있다 생각하기 때문이다. 1억 개에 한두 개 정도의 이물질은 사람이 하는 일이라 어쩔 수 없으니 위기라 정의하지 않는다. 그러나 도 어떤 식품 회사는 ‘소비자의 안전과 건강 그리고 위생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말하며 이런 류의 문제를 회사의 위기로 정의한다.

    기업 내부에서도 위기를 정의하는 방향이나 관점이 다르다. CFO에게 위기를 물으면 Finance관련 문제들을 위기라 말한다. 마케팅 임원에게 위기를 물으면 광고관련 위기나, 프로모션 관련 위기, 브랜드의 중장기적 위기에 대해 설명한다. HR임원은 좋은 인력을 찾지 못하거나 그들이 자사에 입사하길 꺼리는 점을 위기로 정의한다. HR임원에게 생산 기술부문의 위기에 대해 설명하면 고개를 갸우뚱 한다. “그런 게 무슨 기업 전반의 위기죠? 그건 공장 담당자들이 알아서 해야 하는 거 아닌가?” CEO가 생각하는 위기의 모습과 입사한지 일년이 안된 직원이 보는 위기의 모습이 다르다.

    기업 위기관리 체계를 만들기 위해 가장 먼저 진행해야 하는 작업이 ‘위기 정의(Definition) 통합’ 작업이다. 우리에게 어떤 것이 위기들이며, 그 이유는 무엇인가를 모든 기업 구성원들이 공감할 수 있게 만들어야 하는 작업이다. 빌딩을 짓는 단계를 예로 들면 건물이 튼튼하게 서기 위해 지반을 다지는 과정이다.

    그러나 많은 기업들이 이 과정을 건너 뛰고 체계에 먼저 손을 댄다. ‘위기’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 모든 기업 구성원들이 다른 생각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어려워한다. 또는 CEO나 오너께서 ‘위기’라 칭하시는 그 요소들만을 위기로 일방 정의해 체계 구축에 뛰어 든다. 당연히 문제가 발생한다.

    기업들이 하나의 상황, 사건, 사고, 논란, 이슈를 가지고 “이것이 위기인가?”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해 볼 때 기억해야 할 가장 중요한 핵심이 하나 있다. ‘이것에 대해 이해관계자들은 어떻게 정의하고 있는가?’를 살펴보라는 것이다. 이해관계자들이 존재하지 않으면 위기도 존재할 수 없다. 물론 이해관계자들이 위기라 보지 않는 것을 기업 스스로 위기라 정의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그들이 이것을 위기라 부른다면 기업은 무조건 위기로 정의하는 게 맞다.

    고객이, 언론이, 소셜 공중들이, 정부가, NGO들이, 주주와 투자자들이, 그리고 심지어 내부 직원들이 ‘이것은 위기다’라 하는데 기업 오너나 CEO가 ‘이게 무슨 위기냐?’해서는 안 된다는 이야기다. 위기관리에 실패하는 공통된 원인이 여기에 있기 때문이다.

  • 이해관계자그룹 vs. 기업위기관리위원회 – 축구팀의 비유

    이해관계자그룹 vs. 기업위기관리위원회 – 축구팀의 비유

    올해에도 여러번의 기업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을 진행하고 클라이언트들과 함께 그 결과에서 인사이트들을 끌어내면서 반복적으로 적어 놓은 핵심 스토리라인을 정리해 본다.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 기업 위기 발생시 그 위기와 관련된 많은 이해관계자들이 기업을 위협하게 됨 (기존의 언론 중심 위기관리 시각에서 진일보 해야 함)
    • 그러나 기업은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그들을 위한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360도 방향에서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고 있는 경우들이 많음
    • 그 이유는 기업이 평소 이해관계자별로 디자인 된 세부 대응 R&R과 팀워크를 구축하지 못하기 때문이며, 대응역량에 있어서도 기업 최상층이 기대하는 수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기 때문임

    기업 위기관리팀의 구성을 축구팀에 비유해보면 더욱 정확하게 이해 가능하다.

    위의 그림은 가장 이상적인 기업 위기관리위원회 구조를 보여준다. (상당히 흔치 않은 사례/일부 대기업에 해당) – 이해관계자별 대응과 위원회내부의 협업, 그리고 CEO의 리더십이 핵심

    이상은 일반적으로 홍보팀만이 주축이 되는 기업 위기관리위원회 구조. 기업 위기에 대한 정의와 공유에 문제. 매번 지는 게임이며 질 수 밖에 없는 대응. 반면교사 없음. 홍보팀장 및 임원의 소모품화.

    이상은 기업 오너 또는 CEO와 관련된 특수한 케이스의 위기시 발견되는 구조. 전사적 대응의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 CEO가 의도적으로 관련 부서들을 대응활동에서 제외. 이 상황을 전사적 위기라 해석하지 않는 직원들과 수많은 이해관계자들의 구멍들이 문제.

    기업정보보안과 같은 특수 위기시에 발견되는 기업 위기관리위원회 구조. CEO가 완전하게 이해하지 못하는 위기. 특수 위기라 정의되어 직접 관련 일부 부서만 위기관리에 동원. 역시 많은 이해관계자 구멍들이 기업을 위협. 이해관계자에 따른 상시적 R&R과 팀워크가 절실. (왜 경기장 밖에 머무르나?)

    실패하는 일반적 기업 위기관리위원회 구조.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제대로 관리 받지 못해 기업의 핵심적인 자산들을 파괴하는 상황. 역시나 기업내부의 많은 부서들은 경기장 바깥에서 경기를 시청하거나, 응원하고 있음. 심각한 반면교사를 통해 향후 이해관계자별 R&R을 배분하고, 리더십 및 팀워크를 강화하는 연습을 반복 반복 반복해야 함.

    다양하고 수 많은 케이스, 공통된 문제. 아주 단순한 솔루션 그러나 실행하기 힘든 테스크.

    문제 의식을 느끼는 것이 첫걸음.

  • 위기 시, 수백 배 더 커뮤니케이션 하라

    위기 시, 수백 배 더 커뮤니케이션 하라

    세계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모 기업의 특별 의뢰를 받고 쓴 기고문입니다. 위기를 잘 관리하시기를 기원하면서…

    [기고문]

    위기 시, 수백 배 더 커뮤니케이션 하라

    개인이나 조직이나 마찬가지다. 슬프거나 우울하거나 아픈 일이 있으면 ‘침묵’하려 하는 것은 똑같다. 우리 내 문화적으로도 ‘안 좋은 일이 있으면 자중하고 정신 사납게 떠들지 말라’는 공감대가 있다. 일부 이에 반해 ‘(좋지 않은 일에 관해) 이야기하고 의견을 나누기’를 했다가는 주변 사람들로부터 ‘정신 없는 사람’으로 낙인 찍히기 일쑤다.

    문제는 여기에서 발생한다. 기업의 위기 시 가장 경계해야 할 부분이 바로 ‘정보의 진공상태’인데 위기를 맞은 기업은 내외부적으로 ‘침묵’하면서 문제가 발생한다. 그 중 일부는 ‘무슨 좋은 일이라고 이에 대한 이야기를 여기 저기 반복적으로 해야 하는가?’라 생각한다. 또 일부는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어도 딱히 할 이야기가 없습니다’라 푸념한다. 그 나머지는 ‘그냥 이렇게 조용히 지내다 보면 이 상황도 지나가겠지요’라고 조심스럽게 속삭인다.

    모두 위험한 생각이다. 기업은 사회 속에서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는 유기체이기 때문이다. 기업 커뮤니케이션 명구(名句)중에 이런 말이 있다. “기업은 절대 커뮤니케이션 하지 않을 수 없다 (You Can Not Not Communicate)’ 즉, 기업은 어떠한 경우를 막론하고라도 항상 커뮤니케이션 하고 있을 수 밖에 없다는 의미다. 다시 말해 ‘노 코멘트(No Comment: 커뮤니케이션 하지 않는다는 뜻)도 코멘트’라는 이야기다.

    노 코멘트가 기업에게는 ‘코멘트’라면 어떤 의미의 코멘트가 될까? 맞다. 이 모든 상황에 대해 ‘우리는 문제가 있다. 문제를 인정한다. 부끄러워 할말이 없다’는 코멘트가 된다. 이에 대한 깊이 있는 고민이 없는 기업들은 항상 위기 시 아무런 커뮤니케이션도 하지 않는다. 그냥 조직과 개인의 ‘침묵’ 본능에 의지해 위기관리에 실패한다.

    기업 위기에 대해 한 발자국 더 걸어 들어가보면 ‘적절한 타이밍에 전략적으로 커뮤니케이션’만 했었더라면 위기를 성공적으로 관리할 수 있었던 케이스들이 매우 많다. 최근 발생한 전국규모의 순환정전 사태도 그렇다. ‘앞으로 십분 후인 오후 2시부터 전국에 순환정전이 실시됩니다. 놀라지 마시고 저희의 가이드에 따라 주십시오’라는 메시지가 전력거래소나 한국전력으로부터 적절한 타이밍에 전달만 되었었더라면 전국민의 혼란은 대부분 줄일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위기 시 항상 커뮤니케이션을 해야 한다라는 생각이 조직에 충만하지 않아 이런 재앙들은 여기저기에서 반복된다.

    SK 최태원 회장은 몇 년 전 사내 방송을 통해 직원들에게 이렇게 이야기했다. “최고경영자로서 제가 가장 못하는 부분이 같은 이야기를 천 번 하기 입니다” GE의 전회장 잭웰치도 이와 비슷한 이야기를 했었지만, 최고경영자나 일정직급 이상의 임원 및 매니저들은 직원들이 묻는 동일한 질문에 동일한 답변을 수백에서 수 천 번 반복할 줄 알아야 한다. 특히 위기 시에는 이런 반복적인 커뮤니케이션 원칙과 가치는 큰 빛을 발한다.

    우리가 지금 어떤 위기를 경험하고 있는지 직원들이 끼리끼리 모여 비밀스럽게 소근거리게 만 해서는 안 된다. 어떻게 이 상황을 극복하고 어디로 우리 조직이 달려 나갈지에 대해 혼란스러운 채로 고요만을 강요해서는 더 힘들어진다. 우리의 최고 리더가 어떤 생각과 배짱을 가지고 계신지 직원들이 각자 추측하게 만들어서는 위기관리는 요원해 진다.

    이심전심은 수 천 번의 커뮤니케이션으로 만들어지는 힘든 결과물이다. ‘말하지 않아도 안다’는 TV광고 카피는 분명 거짓말이다. 기업은 위기 시 최고경영자부터 일선 직원까지 평소보다 훨씬 더 많이 그리고 자주 정해진 메시지들을 가지고 커뮤니케이션 해야 한다. 정보의 진공을 우리 스스로의 전략적인 메시지들로 채워 불필요한 혼란과 추측들을 몰아내야 한다.

    직원들로 하여금 최고경영자의 마음속을 경험하게 하는 방법은 ‘부단한 커뮤니케이션’ 밖에 없다. 최고경영자의 마음속에 ‘위기’가 없다면 커뮤니케이션하고 커뮤니케이션 하고 커뮤니케이션 하자. 직원들도 마찬가지다. 서로 커뮤니케이션 하고 커뮤니케이션 하고 커뮤니케이션 하자. 그것이 곧 위기를 관리하는 아주 멋진 방법이라는 것을 굳게 믿고 실천해 보자.

  • 위기는 있지만, 위기관리는 없는 한국

    기업과 미디어에 지난 수년간 기고를 해왔었다. 이제 130번째 기고문을 썼다.

    (정용민의 위기 커뮤니케이션 130)

    위기는 있지만,
    위기관리는 없는 한국

    얼마 전 전국적인 정전이 있었다. 많은 사람들과 조직들이 당황했고, 불편을 겪고, 고통을 받았다. 엘리베이터에 사람들이 갇혀있어야 했고, 일부 사람들은 무슨 일인지 공포에 떨어야 했다. 횟집 수족관의 광어와 오징어 그리고 낙지들이 유명을 달리 했다.

    하나의 상황이 여러 개의 위기로 재탄생하는 순간이었다. 국가나 정부입장에서는 국가차원의 위기였다. 한국전력이나 전력거래소 그리고 지식경제부와 같은 조직에게는 조직차원의 위기였다. 그 조직을 이끌고 있는 수장들에게는 개인적인
    위기이기도 했다. 그 밖에 많은 기업들과 상점들 그리고 가정들이 위기감을 절실하게 느꼈다.

    이렇게 한국에는 다양한 위기들이 종종 발생하고 사라져간다. 이런 위기환경에서 우리 정부와 조직과 기업들은 어떤 관리활동을 전개하고 있을까? 함께 겪고 있는 위기에 대하여 그들은 어떻게 커뮤니케이션 하고 있을까? 과연 그들에게 ‘위기관리’라는 개념이 존재하는 것일까?

    국회 국방위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북한에서 방사포를 발사하면 발사 후 44초 만에 방사포탄이 서울에 떨어진다고 한다. 이 위기사실을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하지만, 이 위협에 대비하는 서울시민들을 별로 찾아보기 힘들다. 개인적으로도 우리모두는 위기를 인지하고는 있지만, 한발자국 더 나아가 대비하고자 하는 생각들이 없다. 그런 현실이다.

    기업 위기들을 분석해보면 대부분의 위기들이 유사하거나 동일한 유형으로 발생한다. 그리고 반복된다. 당연히 기업은
    자신들에게 어떤 위기가 다가 올지 모르지 않는다. 평소에 신경을 쓰지 않을 뿐이다. 기업 차원에서 위기는 크고 작게 거의 하루가 멀다 하고 발생한다. 기업이 경험이 없어서 위기를 관리하지 못하는 것도 아니라는 의미다.

    직접적인 위기관리 경험 외에도 간접적인 경험과 벤치마킹을 할 수 있는 여러 기업들의 실제 사례들이 이 시간에도 발생하고 있다. 그 사례들을 통해 자신의 기업이 좀 더 대비할 수 있는 여러 기회들을 찾을 수 있다. 하지만, 별반 기업 실무자들의 의욕은 없어 보인다.

    기업에게 위기가 발생한 사례를 가지고 그 경험을 토론하고자 해당 위기관리 실무자와 이야기를 하면 많은 분들이 이런 이야기들을 한다. “우리라고 그러고 싶어서 그랬겠습니까? 다 그렇게 하지 못한 이유가 있지요” 말 못할 사정이 있었다는 이야기다. 문제는 그 말 못할 사정이 차후 개선이 가능한 것인가 아닌가에 있다. 만약 그 말 못할 사정이 개선의 대상이나 주제가 되지 못한다면 그 기업은 위기관리에 성공하기 힘든 조직이다.

    개인적으로는 어떤가? 기업에 위기가 발생하면 많은 실무자들은 그 위기 관리 업무를 3D업무로 여기고 피해 나가려 애쓴다. 어차피 위기관리라는 것이 지는 게임이고, 잘해야 본전인 게임이라 굳이 관여할 의욕을 느끼지 못하는 거다. 왜 내가 퇴근도 하지 못하고 밤새 스트레스를 받아야 하는지 물으며 손사래를 친다. 그 누구도 위기관리를 하고 싶어하지 않는다. 기업 위기관리가 어려운 또 하나의 현실적 이유다.

    이 모든 이유들로 인해 많은 기업들은 지속적인 관심을 기울이거나, 평소 고민을 하거나, 개선을 해나가는 데 매우 인색하다. 결론적으로 말해 위기관리는 ‘하지 못할 이유가 있기 때문’이고, 경험을 해도 ‘별반 나아지지 못할 이유’가 있으며,
    사실 관련 업무를 ‘떠 맡기도 싫은’ 주제인 것이다.

    우리에게 위기는 존재하지만, 위기관리는 존재하기 어려운 아주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은 과연 무엇일까? 위기에 대해 평소 큰 관심을 가질 수 있으며, 그 대응에 대해 지속적인 개선을 기할 수 있는 동력은 어디에서부터 올 수 있을까? 개인적으로도 위기관리를 통해 자신이 성공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게 할 수 있는 방법은 어디 없을까?

    이는 기업문화와 철학 그리고 경영의 품질과 관련 된 이슈다. 단편적으로 위기와 위기관리에 대한 논의를 넘어 해당 기업이 어떤 생각을 내부적으로 공유하고 있으며, 어떠한 팀워크와 가치들을 보유하고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들이 좀더 선행되어야 하겠다.

    CEO의 리더십과도 관련 된 이슈다. CEO가 위기관리에 대해 평소 어떤 생각과 기준을 가지고 있는지가 매우 중요하다. 이런 가치들을 기반으로 얼마나 많은 노력을 조직 전반에 투영하고 있는가도 중요하다. 평소 위기관리 리더십을 통해 CEO는 위기관리 체계가 실행형 체계로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게 지속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실무자들의 차원에서는 CEO나 오너들이 ‘위기관리’에 대해 관심을 두지 않거나, 이해하지 못하신다 푸념만 하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다. 사실 한국적 기업 환경에서는 CEO나 오너분들이 ‘위기관리’에 대한 세부적인 이해를 하지 못하시는 게 당연할 수 있다. 그들이 ‘위기관리’는 이해 못할지는 몰라도, 위기관리를 하고 있는 ‘실무그룹이 어떤 일을 어떻게 해나가고 있다’는 사실은 이해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실무그룹들은 끊임 없이 자신들의 위기관리 업무들을 CEO나 오너분들에게 셀링 해야 한다. 그분들이 쓰는 언어로 위기관리를 설명하고 자신들의 개선활동들을 공유하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한다.

    위기 시 기업은 위기관리를 통해 조직의 품질을 투영한다. 평소 뽐냈던 조직의 품질이 사실과는 많이 달랐다는 평가가 위기 이후에 나오지 않게 해야 한다. 모든 부문들이 좀 더 관심과 고민과 개선노력을 기울이자.

  •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과정상의 한계 10선

    일부 기업들은 아직 위기관리 시스템에 대한 정확한 정의와 개념 그리고 가치에 낯설어 한다. 특히 실무라인에서 오랫동안 경험을 쌓은 임원들은 ‘실행’에만 집중하려 하는 본능이 아직 강하다. 위기관리 시스템을 구성하는 블록들 중 ‘실행’ 블록은 매우 중요한 구성요소들 중 하나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실행’ 블록이 전사적 위기관리 시스템 그 자체가 될 수는 없다.

    모 경제지의 지나간 ‘기업 위기관리’ 관련 기사에서 기자분이 이런 멘트를 따 기사화 한 것을 본다.

    홍보맨으로 잔뼈가 굵은 모 임원의 말이 뇌리를 스친다.”내가 받는 월급의 80∼90%는 모두 윗사람들로 부터 욕 얻어먹고 받는 돈입니다” [기업 홍보맨의 희비, 아시아경제]

    전형적으로 위기 시 ‘실행’에만 집중하고 투자하는 실무임원들의 모습을 정확하게 표현하고 있다. 우리는 혹시 기업 내부에서 ‘시스템’적 개념을 공유하는 대신 ‘개인적 실행’ 부분에서 자신의 존재 가치를 찾으려 하진 않았는지 한번 생각해 보자.

    “그래도 내가 있으니 이 회사가 별 탈이 없지, 내가 없어 봐 금방 무슨 일이 터질 거야”
    “왜 우리 회사 관련한 골치 아픈 문제는 왕상무가 해외 출장 중에만 발생하나? 왕상무 없으면 앞으로 어쩔 거야?”
    “아…죽겠네. 내가 며칠 휴가를 못 내요. 어제가 휴가 첫날인데 하루 종일 전화가 와. 계열사 홍보팀 김부장이 OO일보 OOO기자가 또 조진다고 한다고 이걸 어쩌냐고 나한테 풀어 달라더라고…참나…자기네가 좀 알아서 하던가. 내가 그래서 편하게 쉬질 못한다”

    그러나 희망적인 사실은 그중 일부 기업들이 점차 전사적 위기관리 시스템에 관심을 가지고, 이에 갈증을 느낀다는 부분이다. 특히 젊은 실무자들과 팀장급들을 중심으로 ‘왜 우리가 이렇게 반복적으로 회사의 위기에 대해 유일하게 책임을 져야 하나’ ‘왜 매번 발생했던 위기가 개선 없이 점점 더 진화하면서 다가오는가?’ ‘왜 지금과 같은 속도의 시대에 우리 조직은 대응이 굼뜰 수 밖에 없는가?’하는 기본적 의문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희망적인 변화를 추구하는 기업들의 경우에도 실제 위기관리 시스템을 구축하는 과정에서 여러 한계를 스스로 초래하곤 한다. 그 과정에서 또 일부는 포기하고 실망한다. 전사적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 과정에서의 여러 한계들을 한번 들여다 보고 어떻게 하면 이런 한계들을 넘어서 멋진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는지 한번 생각해 봤으면 한다.

    전사적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 과정상의 한계 10선

    1. CEO의 참석 없는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 프로세스
    관심으로도 부족하다. CEO는 전사적 위기관리 시스템을 운전해 나갈 선장이다. 시스템을 실무자들끼리 디자인 하거나 납품 받아 CEO앞에서 소개하는 브리핑 세션 한 두 시간으로 CEO가 시스템을 운전하기는 불가능 하다. 시스템을 추구해 나가는 그 과정에서의 깨달음과 공유가 곧 기업의 위기관리 역량이기도 하기 때문에 CEO의 참여는 필수다.

    2. 주니어 실무자 라인들만의 끊임없는 학습
    학습 없이 시스템을 구축할 수는 없다. 하지만, 정례적인 동아리 학습 형태의 위기관리학 공부만으로는 전사적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까지 갈 길들을 다 메울 수가 없다. 특히 일개 부서 사원, 대리, 과장급들끼리의 지적 호기심만으로는 스스로의 ‘조직적 한계’만을 확인 공유하는 기회를 만들 뿐이다.

    3. 전사 전 부문에 걸친 시스템 니즈 공유 없는 갑작스러운 시스템 프로젝트 개시
    시스템 구축이 아무리 좋다 하더라도, 아무리 유익할 것이라 하더라도, 아무리 절실하다 할지라도…생산 부문이나 영업부문에서 “그런 게 다 뭐고, 거기에 왜 우리가 참여해야 하는데?”하는 말 한마디면 시스템 구축 프로젝트는 절름발이가 되 버린다.

    4. 주관 및 유관 부문 핵심인사들에 대한 참여 및 협조 확보 실패
    다른 부서들은 시간이 남아 돈다거나. 열정을 하지고 다른 부서가 리드하는 프로젝트에 참여해 주리라 기대하는 것은 상당히 무모한 생각이다.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 프로젝트에서 인하우스들이 가장 두려워(?)하고 부담스러워 하는 것이 여러 부서들과 컨설턴트들과의 미팅 어랜지 부분이다. 양측의 시간을 맞춰 인터뷰 미팅이나 내부 코칭 일정을 잡는 것을 항상 가장 힘들어 한다. 일부는 이런 미팅 노력 없이 한번의 집체행사로 가늠하려 한다. 제대로 된 시스템 구축 및 공유는 불가능하다.

    5. CEO 및 핵심 임원들의 머릿속을 읽지 못하고 시작
    CEO와 임원A, 임원B, 임원C가 가지신 각각의 위기관리 개념과 위기관리 시스템 개념을 실무자들이 정확하게 파악하거나 분석하지 못하는 경우들이 많다. 그냥 그분은 이렇게 생각하시겠지…하고 추측하는 선에서 프로젝트가 시작된다. 프로젝트 시작 이전에 CEO 및 핵심 임원들과의 심도 있는 의견 교환이 프로젝트의 성패를 좌우한다. 하부 핵심 인력들의 협조수준, 결과물에 대한 안전성 확보, 시스템 구축 주관 부서에의 평판관리 등에 있어 매우 주요한 필수 과정이다.

    6. 외부 컨설턴트들에게 일임하는 시스템 구축 과정
    매뉴얼은 열명의 컨설턴트들이 하룻밤을 새우면 한 권을 뚝닥 만들어 낼 수 있다. 이런 매뉴얼은 장식품으로서 훌륭한 가치가 있을 뿐 우리 회사에 아무런 가치를 전달하진 못한다. 전사적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이란 공감대 형성, 공유, 참여, 생각과 고민, 정리, 학습과 경험의 과정이 선행되어야 한다. 발주와 중간감수 그리고 납품의 과정으로 대체 될 수는 없다.

    7. 시스템 구축 실무자들의 불완전한 인하우스 컨설턴트화
    시스템 구축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외부 컨설턴트들과 함께 수개월간 여러 프로세스들을 밟아 나가는 인하우스 실무자들은 프로젝트 중반이 지나가면 인하우스 컨설턴트로 발전할 수 있어야 한다. 프로젝트 후반으로 넘어 갈 수록 시스템 업데이트와 공유 워크샵 등에서 인하우스 컨설턴트들의 목소리가 커져야 맞다. 그들이 사내에서 가장 정확하게 시스템적인 컨셉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들이 내부에서 제기되는 모든 실무적 문제점들에 대해 고민하면서 답해 나갈 수 있어야 한다. 그냥 외부 컨설턴트들을 감독하거나 지원만 하는 담당 실무자로 남아 있으면 안 된다.

    8. 시스템을 구축해 놓고 실제 시뮬레이션에는 부담스러워 하는 문화
    몇 개월 간 시스템 구축을 하면서 힘들었으면 됐지, 꼭 시뮬레이션까지 해서 복잡하고 더 힘들게 해야 하겠느냐 하는 생각들이 종종 있을 수 있다. 이는 자동차를 만들어 놓고 시운전을 하지 않는 것과 같다. 아파트 건물을 지어 놓고 들어가 살지 않아도 되지 않느냐 하는 것과 같다. 시뮬레이션을 통해 실제 해당 시스템이 전사적으로 공유되어 있는지, 문제는 없는지, 어떤 부분을 개선해야 하는지 알아야 시스템이 현실적이 된다는 것은 당연한 상식이다. 물론 이때도 CEO는 시뮬레이션을 이끌어 보셔야 한다.

    9. 만들어진 시스템을 몇 년간 방치
    여러 기업들을 대상으로 하는 위기관리 시스템 프로젝트 경험상, 일개 기업의 위기관리 시스템의 수명은 1년을 넘기기 힘들다. 시스템의 핵심은 사람이기 때문이다. 시스템 구축 직 후 대규모 인사이동이 있을 수도 있다. 시스템 구축 후 회사 체계가 바뀌어 버릴 수 있다. 새로운 CEO가 오시고, 새로운 사업이 시작되기도 한다. 내부에서 유기적으로 이런 내부 변화에 따라 시스템을 진화시켜 나가는 것만 해도 매우 어렵다. 더구나 그냥 그대로 방치하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한번 생각 해 보자. 시스템이 살아있는지 항상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10. 전사적 위기관리 시스템을 주관부서의 퍼포먼스로 셀링 하지 못하는 경우
    왜 전사적 위기관리 시스템을 구축하려 했는가를 기억해 보자. 보통 전사적 위기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고자 해당 프로젝트를 주관하는 부서는 내부적으로 해당 프로젝트를 통해 자신들의 퍼포먼스를 셀링 하려 했던 것이 아닌가. 전사적 시스템을 통해 이젠 자신의 부서가 홀로 짊어 져왔던 책임과 한계들을 다른 관련 부서들과 공유하려 했던 것이 아닌가.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위기들에 대한 조직적 무관심을 개선하고자 하지 않았나. CEO와 임원들로부터의 위기 시 임파워먼트를 사전 획득하려 했던 것은 아닌가. 한번 생각해보고 이를 목적으로 퍼포먼스를 강력 셀링할 필요가 있다. 어떻게 보면 해당 부서에게는 이 부분이 핵심일 수도 있다.

    이상의 열 가지 한계를 적극적으로 극복하면서 시스템 구축을 통해 강력하게 성장하는 부서와 부서장이 되길 바란다. 아시아경제 기사에서와 같이 더 이상 욕먹고 살지 말자는 이야기다.

  • 소셜미디어 시대의 위기관리 ‘더 이상 시간이 없다’

    정용민 /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컨설턴트

    ymchung@strategysalad.com

    천지개벽(天地開闢) 세상이 바뀌었다. 너무 갑자기 많은 부분이 쓸모 없거나 오래된 것이 되어 버렸다. 종전까지 종이신문을 펼쳐 보던 지하철 속 통근자들이 지금은 손바닥보다 작은 스마트폰을 들여다보고 있다. 간간히 친구를 만나 술잔을 기울였던 사람들은 이제 실시간으로 자신의 개인사들을 친구들과 100% 공유하고 있다. 트위터, 미투데이, 페이스북, 유투브 등 소셜미디어라 불리는 새로운 미디어가 천지를 개벽하는 데 일단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분명한 것은 소비자들의 행동이 바뀌었다는 부분이다. 기업이 지난 수십 년간 익숙해지려 노력했던 소비자들과 그 주변의 공중들은 이제 다른 세계에서 서로 무리를 짓고 있다. 그 속에서 서로 소통하면서 자신들의 삶과 의견을 실시간 공유하고 있다. 그러면 대체 기업은 어디에 있는가? 그 속에서 그들과 예전처럼 친한 대화를 나누고 있는가?

    아쉽지만 많은 기업들은 그들이 떠난 빈 자리에 그대로 앉아 있다. 일부는 그들이 다시 돌아오기를 기도하고 있다. 하루아침에 기업과의 대화를 끝내고 떠나간 그들이 원망스러울 뿐이다. 사랑하던 그들을 따라 새로운 미디어 속에 들어가자니 너무 두렵다. 지금까지 일구어 놓은 대화 채널들이 너무 아깝다. 게다가 사장님은 이렇게 이야기 한다. “쓸데 없이 젊은 애들 장난 하는데 끼어들지 말라고…”

    문제는 새로운 미디어 바깥에 있는 이런 기업에게 위기가 발생할 때다. 위기는 그 이전과 이후 다름없이 꾸준하게 발생하고 홀연히 사라져 간다. 기업에게 지속적으로 부정적인 앰팩트를 주는 골치덩이일 뿐이다. 그러나 어쩌나? 이제는 더 골치 아픈 상황이 되 버렸다. 종전과는 달리 새로운 미디어 속에서 우리 회사를 비판하는 소비자들과 공중들에 접근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그들에게 우리의 이야기를 들어 달라고 종이 신문에 해명 광고를 해보지만, 별로 봐주지 않고, 이해해 주기는커녕 그들만의 언어로 더 큰 비판을 하는 듯 하다. 그들 사이에서 시시각각으로 공유되는 우리 회사 관련 루머나 마타도어 성격의 이야기들이 대체 어디에서 생겨나서 어디로 가는지도 이해하기 힘들다. 기업은 그냥 그들을 먼 발치에서 바라보기만 한다. 그들의 자비를 빌면서.

    기업들은 이제 위기가 발생하면 기도만 해야 할 지경이 되었다. 위기가 발생하면 이제 소셜미디어라는 새로운 미디어가 기업에게 ‘생사’ 판결을 즉시 내려준다. 이전의 기업 위기는 아침의 종이신문과 저녁 TV뉴스들에 의지 했었다. 그들이 판결을 내리는 데에는 하루라는 넉넉한(?) 시간이 소요되었다. 지금보다는 어마 어마하게 긴 시간이고 기업에게는 소중한 시간적 여유였다. 지금은 어떤가? 째깍째깍하는 초침에 집중해야 하는 시대가 되어 버렸다. 위기에 대응하는 기업의 몸은 아직 둔하고 느릴 뿐이다. 소셜미디어 내 소통의 속도를 따라가기는커녕, 그들의 소통을 읽어 나가기에도 벅차다. 진정한 위기의 시대가 온 것이다.

    기업 내에서는 주요 구성원들이 소셜미디어를 이해하고 이 속에서 소셜미디어 공중들과 커뮤니케이션 해 위기를 관리하는 데 아직도 거의 관심이 없어 보인다. 많은 경영진들은 이렇게 이야기 한다. “내가 이해하지 못하거나, 익숙하지 않은 컨셉에 대해서는 절대 의사결정 하지 않을 거야” 맞다. 지금까지는 그렇게 하는 것이 안전했다. 이런 경영진들의 생각으로 인해 기업들은 앞으로도 많은 기간 동안 소셜미디어로부터 고통을 받을 것이다.

    기업 위기가 발생하고, 성장하며, 변화하고, 종결되는 그 소셜미디어 세계에 뛰어들 용기가 없으면 항상 실패만을 반복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분명한 또 하나는 더 이상 고민 할 시간이 없다는 것이다. 빨리 결정하라. 소셜미디어 시대에 우리는 ‘살 것인가?’ 아니면 ‘죽을 것인가?’

  • 왜 오너나 CEO관련 위기관리가 제일 어려운가?

    왜 오너나 CEO관련 위기관리가 제일 어려운가?

    올해만 해도 수많은 기업 오너들과 CEO들이 검찰 출두를 했다. 법정에 이미 서있는 분들도 있고, 앞으로 설 가능성이 높은 분들도 계속 보인다. 많은 고위 공직자들이 인사 청문회에서 자신의 명예에 큰 손상을 입으며 머리를 조아려야 했다. 그 중 일부는 평생 꿈꿨던 자리를 허망하게 내놓아야 했다.

    조직의 VIP들이 해당 조직의 ‘위기요소들(crisis factors) 중 하나’라는 현실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비록 평시에 진행하는 위기요소진단 작업에서는 좀처럼 깊이 스캐닝 되는 요소는 아니지만, 조직 내에서 침묵 속 우려감을 가지게 하는 분명한 위기 요소로 남아있다.

    일부 조직에서는 VIP관련 위기에 대한 대응책으로 외부 언론관계 태스크포스를 접촉한다. 일단 언론기사와 검찰출입 기자들에 대한 대응과 접촉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이다. 일부 조직에서는 인하우스 홍보실의 강한 힘을 통해 어프로치 한다. 약간은 뜬금 없지만 대규모 광고를 통해 위기를 관리하려 한다. 아직 조직 내 한계를 가지는 기업 소셜미디어 채널들은 그냥 무시하거나 침묵하면서 위기가 지나가길 기다린다.

    문제는 주로 언론에 집중하는 사후관리가 예전처럼 그렇게 좋은 결과를 생산하지 못한다는 데 있다. 기존 오프라인 언론 외에 그 수백~수천 배에 이르는 수의 새로운 미디어/이해관계자 환경 때문이다. 10여 년 전만 해도 홍보담당자들은 위기 시 자신들 스스로 ‘언로(言路)를 차단’했다는 성취감에 축배를 들고는 했다. 하지만, 현재는 그런 건배가 의미 없어졌다.

    싫건 좋건 계속 조직이 힘들지 않으려면 스스로 투명해져야만 하는 환경이 되 버린 거다. 그 만큼 예전과는 다른 도덕성과 준법의식이 조직장과 조직에게 요구되고 있다. 이전과 같이 환경을 컨트롤 할 수 없기 때문에, 자신 스스로를 컨트롤 하려는 전략적 방향이 생긴 것이다.

    이 와중 아직도 오너나 CEO관련 위기에는 어려움과 한계들이 존재한다. 케이스 분석을 해 보면 상당히 ‘독특’하거나 ‘황당한’ 대응을 하는 케이스들이 주로 오너나 CEO와 관련된 케이스들이다. 왜 평소 그렇게 멋진 기업이 오너나 CEO관련 위기에는 그렇게 밑천을 드러낼 수 밖에 없을까?

    오너나 CEO관련 위기는 그 특성상 다음과 같은 제약을 가진다.

    1. 상황파악의 제약

    초기부터 제대로 된 상황 파악이 되질 않는다. 오너나 CEO가 자신의 치부를 대응 회의 석상에 올려 놓을 가능성이 없다. 그 이전에 사내 대응 회의를 소집할 가능성도 별로 없다. 개인적으로 법무나 외부 지인 변호사들에게 개인적 이야기들을 진행하면서 초기 상황 파악은 지지부진해 진다. 당연히 대응 타이밍을 놓치게 된다.

    2. 포지션 설정의 제약

    상황 파악이 완벽하게 되지 않으니 기업의 입장을 정리할 수가 없는 게 당연하다. 이런 이유 때문에 대부분 기업들이 이런 류의 위기 시에는 침묵한다. 노코멘트 한다. 제한된 상황하에서는 이런 노코멘트 전략이 가장 안전한 것이기 때문이다. 절대 기업이 멍청한 게 아니다.

    3. 대응 주체 선정의 제약

    운 좋게 내부의 강력한 위기관리팀 역량으로 포지션이 설정되었다 해도, 대응 주체를 선정하는 데 있어서는 기업 내부에 큰 고민이 필요한 경우들이 많다. 오너나 CEO관련 위기에 대한 대응 주체가 기업 홍보팀이 되어야 하는가? 스스로 그 분들이 나서 주시기에는 기대가 너무 크다. 그럼 누가 이 문제에 대해 설명하고 이해를 구할 것인가?

    4. 대응 메시지 설정의 제약

    대응이 가능하고, 오너나 CEO들로부터 대응하라는 허락을 받았다 해도, 그 다음엔 메시지가 문제다. 오너나 CEO께서 직접 메시지들을 지시하시거나 세세하게 리뷰 하신다. 기업 위기 때와는 다른 개인적 시각과 흥분과 억울함이 메시지에 바로 투영된다. 위기관리팀은 그 메시지가 불완전할 뿐 이나리 때때로 위험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적절한 피드백에 주저한다. 우리가 구경하는 기업의 황당한 메시지들은 대부분 윗분들의 개인 작품일 때가 많다.

    5. 대응 활동 설정의 제약

    어떤 대응 활동을 해야 할 것인가? 일단 오너나 CEO께서 익숙하고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미디어를 활용해야 한다. 문제의 중심에 있는 그분들에게 가시화되는 활동들이 우선이다. 상상해 보라 50-60대 기업 오너들과 CEO분들이 즐겨 보는 매체들을. 그 분들의 지인들이 함께 접하고 함께 이해할 수 있는 매체들이 핵심이다. 당연히 문제의 특성과 관계 있는 많은 이해관계자들과는 거리가 있는 매체들로 커뮤니케이션 할 수 밖에 없다. 소셜미디어가 침묵하거나 소외되거나 방치되는 이유들 중 하나가 이 때문이다.

    6. 위기 대응 결과에 대한 평가에 대한 제약

    해당 위기에서 위기대응 결과에 대한 성패 평가는 딱 한 분이 하시는 법이다. 종합적으로 판단하시어 ‘잘했다’하시면 모든 대응 전략과 활동은 내부적으로 박수를 받는다. 그 반대는 피를 부른다. 그분의 판단과 결정이 곧 퍼포먼스다. 해당 위기와 관계 있는 외부 이해관계자들 대부분은 이 과정에서 별반 영향을 끼치지 못한다. 항상 오너나 CEO관련 위기 시 그분들이 유일한 이해관계자로 보이는 이유가 여기 있다.

    7. 위기 대응팀의 심리적 문제

    앞의 전 과정에서 많은 위기관리팀내 실무자들은 엄청난 심리적 부담을 가지게 된다. 자칫 잘 못해 그분들의 심경을 다치게 할까 전전긍긍할 수 밖에 없다. 여러 제약들 중에서 할 수 있는 것은 없고, 또 하지 못할 것도 없는 괴상한 상황에 처하게 된다. 당연히 난세와 혼돈 시에는 복지부동이 최선의 방책이다. 이 위기에 오너십은 커녕 가능한 위기관리에 엮이지 않는 것이 다행이라 생각한다. 위기관리가 제대로 될 가능성이 없어지는 거다.

    얼핏 보면 오너나 CEO관련 한 위기는 그들의 강한 리더십으로 더욱 빠르고 명확하게 정리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이론은 단선적이지만, 현실은 무한방사상의 다이나믹스를 넘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그 멋진 기업이 위기 시 ‘낯설게’ 보이는 이유들이 그 내부 비밀스런 다이나믹스에 숨어 있다.

    그래서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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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그콘서트 비상대책위원회 – 실제와 무엇이 다를까?

    [개콘] 비상대책위원회 110814 첫방송 from Minseok Kim on Vimeo.

    최근 새롭게 개설된 KBS개그콘서트의 ‘비상대책위원회’라는 코너를 보며 많이 웃게 된다.

    시청자들은 ‘(시간이 없는 데도 저렇게 의사결정을 엉터리로 하는 것을 보니) 저들이 참 바보 같다’는 생각 때문에 웃는 것 같다. 하지만 실제 기업 위기 시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 해 본 경험이 있는 실무자들의 느낌은 다르다. 이 상황이 개그 소재화를 위해 억지로 만들어 낸 ‘황당무계한 상황이 아니라서’ 씁쓸한 웃음이 배어 나오는 거다.

    위 3개의 개그 코너에서 보여주는 상황과 실제 기업 위기 시 의사결정 상황 간 공통점들을 한번 정리 해 본다.

    • 기업 위기 발생시 위기관리팀은 항상 정시 전원 집합하지 않는다.
    • 위기관리팀 구성원들이 비상대책위원회에 참석할 때 전반적 상황 인식 공유, 정보 이해, 미팅 목적을 사전 이해하지 않고 참석하곤 한다. 당연히 그에 대한 세부 브리핑에 물리적 시간이 소요 된다.
    • 실무자들은 대부분 상황 브리핑에만 중점을 둔다. 하지만 임원들이 빠른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실행 옵션들을 함께 충분히 소개해야 하고, 그 각각에 대한 pros and cons가 제시되어야 의사결정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이 부분이 실무자들은 익숙하지 못하다.
    • 위기관리팀내에서 의사결정을 리드하는 임원들 중 자신의 경험을 내세우면서 매사 부정적 상황분석과 실행 평가들을 하는 임원들이 나타난다. 또는 지금까지 홍보팀은 무엇한거냐? 법무팀은 왜 존재하느냐 하면서 위기관리팀내 다른 구성원들을 평가하는 임원들이 나타난다.
    • 전반적으로 의사결정 과정을 한 사람이 리드하지 못하면서 여러 부문 임원들이 한마디씩 거들면서 물리적인 시간을 반복적으로 소비한다.
    • 위기관리팀내에서는 항상 마음만 바쁘면서 주관적이고, 직관적이며, 전문적이지 못한 지시를 내리는 임원들이 껴있다.
    • 의사결정 토론 중 의사결정 리더십이 자주 바뀐다. 일부 임원들은 미팅에 늦게 조인하거나, 중반에 자리를 비우면서 의사결정 라인들이 나타나고 사라지곤 한다.
    • CEO는 맨 나중에 조인하곤 한다. CEO가 위기관리팀 회의에 조인한 뒤 전반적 브리핑이 다시 시작된다. 따라서 물리적 시간과 CEO의 해당 상황 이해는 항상 부족하다.
    • CEO께서 현장의 실제 상황과 감각을 정확하게 이해하거나 공감하지 못한 채 의사결정 한다.
    • 실행 프로세스가 결정되어도 단 단계별, 부서별, 협업그룹 별 사전 조율이나 실행 지원 시간이 생각보다 엄청나게 소요된다. 그들 각각이 위급성을 공유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병목은 항상 나타난다.
    • 실행 지시를 받은 현장의 실제 실행 인력들에게 아쉽게도 실행 능력이 존재하지 않는다. 어떻게 할 줄 모르는 일을 위에서 지시하는 셈. 실제 정확하게 실행될 리는 만무하다. 이 경우 항상 실행 후 실패 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들이 주로 보고되고 커뮤니케이션 된다.

    이 밖에 위의 개그적 상황이 우리 실제 조직내의 위기 시 의사결정과 다른 점은 과연 무엇일까 한번 생각 해 보자. 많이 다르다면 그 회사는 성공적인 회사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