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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기관리 시뮬레이션: 어떻게 준비하나?

    위기관리 시뮬레이션: 어떻게 준비하나?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은 상당히 긴 준비기간을 필요로 한다. 일단 기업 내부적으로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을 진행할 수 있는 위기관리 위원회 멤버들의 인식이 전제된다. 그들은 위기관리 매뉴얼을 어느 정도 이해하고 있어야 하며, 최소한 자신의 부서가 특정 위기 시 어떤 활동들을 진행해야 하는지에 대한 개념이 정착되어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기업내부 위기관리 실무자들은 수회에 걸친 위기관리 매뉴얼 브리핑을 실시하고, 위기관리 시뮬레이션 진행방식에 대한 브리핑도 제공한다. 실제 진행되는 플로우들을 컨설턴트들이 자세하게 설명하고 Q&A를 받는 형식으로 위기관리 시뮬레이션 준비를 시작한다.

    기업 내부 위기관리 위원회만 준비를 해야 하는 건 아니다.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에서 일명 레드팀(Red Team, 상대 그룹) 역할을 할 컨설턴트들 모두도 해당 클라이언트사의 위기관리 매뉴얼을 매우 심도있게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물론 전반적인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을 함께 한 컨설턴트라면 잠을 자면서도 위기관리 매뉴얼 플로우를 암기할 수 있겠지만, 시스템 구축을 함께 하지 않은 컨설턴트들의 경우에는 별도의 매뉴얼 숙지 공유 기간이 필요하다. 보통 숙련된 컨설턴트들은 새로운 기업의 위기관리 매뉴얼을 완전하게 숙지하는데 평균 2주 가량을 필요로 한다.

    기업 내부와 외부 컨설턴트, 즉 피아가 모두 위기관리 매뉴얼을 숙지했다면, 그 다음은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을 위한 주제 설정이다. 대부분의 기업 위기관리 매뉴얼은 발생 가능한 위기요소들을 리스팅화 하는데 그 많은 리스트에서 어떤 특정 위기상황을 시뮬레이션화 할 것인지 선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선정하는데 있어서는 내부에서 조만간 발생 가능한 위기상황을 선정해 내는 혜안을 가진 인하우스 실무자와 외부에서 많은 시뮬레이션을 진행해 본 컨설턴트들간의 협업이 필요하다.

    일부 리스트화 되어 있는 위기 요소들 중에는 아무리 컨설턴트들이 설계를 잘해도 ‘시뮬레이션화’하기 힘든 유형들이 있다.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은 함께 경험하고, 체계적인 개선 포인트를 찾기 위한 전략적 이벤트이기 때문에 시뮬레이션 주제의 선정은 매우 중요하다.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은 최대 8시간까지 진행 가능하다. 하지만, 기업 내 위기관리 위원회 구성원들이 하루 전체를 온전히 내 줄 수 있는 곳은 많지 않다. 일부 외국기업들의 경우에는 주로 임원들로 구성된 위기관리 위원회를 교외의 워크샵 장소로 초대해 수일간 진행되는 워크샵 일정의 하나로 진행하기도 하지만, 실무자들 입장에서도 하루를 온전히 할애 받기는 어려워 보인다.

    많은 기업들은 4-6시간의 시뮬레이션을 원한다. 필자의 경험으로 위기관리 위원회 구성원 전체가 진정한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을 경험할 수 있으려면 최소 6시간 정도를 권장한다. 그 이유를 간단하게 설명하면 위기상황이 발생한 직후부터 시간을 재어 보면 2-3시간 이후부터야 제대로 된 역할분담과 위기관리 매뉴얼에 따른 의사결정들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전 2-3시간은 말 그대로 ‘패닉’과 ‘우왕좌왕’의 시간으로 소비된다. 물론 이 시간을 함께 경험하는 것도 상당히 중요한 시뮬레이션의 가치다. 위기관리 시스템의 기반은 ‘우리가 얼마나 체계 없이 대응해 왔는가?’하는 깨달음에서 시작하기 때문이다.

    [시뮬레이션의 한 시간은 실제 위기 상황에서의 반나절 가량으로 보면 된다. 그 만큼 시뮬레이션에 참가한 CEO 및 위기관리 위원회 구성원들은 압축된 스트레스를 경험한다.]

    6시간~8시간 기준으로 위기상황에 따른 시나리오는 평균 6개~8개 가량 개발된다. 한 시간에 하나의 위기상황이 하달된다고 생각하면 된다. (이는 각 컨설턴트들의 진행 방식과 인하우스의 요청에 다라 달라질 수 있다) 상당히 터프 한 상황전개와 속도다. 개념적으로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은 실제 위기상황을 10분의 1가량으로 압축하고 있다는 느낌으로 이해하면 된다.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에 참가한 일부 임원분들은 빠르게 전개 발전되는 시뮬레이션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시고, “이런 사건이 이렇게 빨리 NGO/언론/정부기관에게 알려질 수가 없다”는 등 불평을 하시는데 이는 시뮬레이션상의 시간의 길이와 실제의 시간 길이를 같은 것으로 보시기 때문이다. 간단히 말하면 시뮬레이션의 한 시간은 실제 위기 상황에서의 반나절 가량으로 보면 된다. 그 만큼 시뮬레이션에 참가한 CEO 및 위기관리 위원회 구성원들은 압축된 스트레스를 경험한다.

    준비과정에서 또 하나 핵심은 이번에 기획된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에 CEO께서 참가하시는가 하시지 않는가 하는 결정 부분이다. 분명히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은 위기관리 매뉴얼에서 정해 놓은 위기관리 위원회 구성원들이 하나도 빠짐없이 참가하는 게 맞다. 실제 위기를 상정해 보고 실제와 같이 진행하는 것이 기본이다. 그러나 일부 기업 CEO분들은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에 참가하시는 것을 일정부분 꺼리시는 경향도 있다. 이런 부분은 경험 많은 컨설턴트들과 함께 인하우스 내부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다. 예를 들어 CEO만을 위한 사전 시뮬레이션 브리핑이나 매뉴얼 브리핑이 있으면 많은 부분 CEO의 부담과 우려를 해소시켜 드릴 수 있다.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을 진행한 인하우스 실무자의 입장에서도 CEO의 시뮬레이션 참가 여부는 사후 평가 수준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CEO가 참가하시는 시뮬레이션을 진행해 본 실무그룹들과 그렇지 못한 그룹들 간에는 매우 큰 차이가 있다. 단순 평가의 차이도 있겠지만, 시뮬레이션에 참가한 위기관리 위원회의 진지함이나 성실성 그리고 정확성에 있어 CEO 참가 여부는 큰 영향을 미친다. CEO는 위기 시 위기관리 위원회를 향한 가장 강력한 내부압력이기 때문이기 때문이다.

    만약 CEO께서 여러 일정으로 시뮬레이션 전반을 함께 하시지 못한다면, 시뮬레이션 진행 최초 1시간과 최종 1시간을 나누어 참관 또는 참여하시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그렇지 않다면, 실제적으로 위기관리 위원회에서 먼저 시뮬레이션을 시작하고, 상황이 위중해지는 시기에 CEO에게 올라가 보고하고 위기통제센터(war room)으로 참석을 유도하는 현실적 방식도 권장된다. (단, 이상의 옵션들에는 좀 더 세부적인 컨설턴트들의 pros & cons를 청취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이번 글에 이어 다음 글에서는 ‘위기관리 시뮬레이션: 시나리오와 진행 준비는?’을 다루겠습니다.

  • 위기관리 시뮬레이션: 뭘까? 왜 할까?

    위기관리 시뮬레이션: 뭘까? 왜 할까?

    “해 봤어? 해 보기나 했어? 안 해 봤으면 말을 하지마`!”하는 이야기들을 자주하는 실무자들이 있다. 위기관리 시뮬레이션(Crisis Management Simulation)은 바로 이런 실무자들이 좋아할 만한 서비스다. 실제로 해당 위기를 경험해 보자는 취지다. 단순 경험만을 목적으로 하는 것은 물론 아니다. 실제적 경험을 통해서 우리 기업내부의 위기관리 체계(system)를 점검해 보고, 취약점들을 하나 하나 잡아내 보자 하는 것도 중요한 목적이다.

    보통 두꺼운 매뉴얼을 만들어 놓고 “우리는 위기관리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는데, 실제 기업 위기관리 실행을 해 본 실무자들은 이런 자만심 뒤편에는 왠지 불안함을 느끼게 마련이다. ‘실제 이 매뉴얼대로 어떻게든 진행이 될까?’하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위기관리 시스템을 구축해 준 컨설턴트들도 마찬가지다. ‘매뉴얼이나 조직구성이나 프로세스들을 모두 정립 해 주긴 했는데……실제 내일이라도 위기가 발생하면 우리가 납품한 데로 저분들이 잘 해 나갈 수 있을까?’하는 불안함이 남는다. 당연하다. 시스템은 시스템일 뿐 시스템 자체가 운용가능성을 개런티 하진 않는다.

    일부 실무자들과 컨설턴트들은 ‘교육’을 통해 시스템을 안착시켜보려 노력하기도 한다. 하지만, 사람이 하는 일들 중에 ‘교육’만큼 생산성 없는 일이 없다는 이야기를 기억해 보자. 교육에도 한계가 있다. 지금까지 필자의 경험상으로도 위기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고 임원들과 팀장들에게 브리핑하고 교육할 때 ‘밝은 표정’을 짓고 있거나 관심을 가지고 꼼꼼하게 이해하려 하는 분들은 극히 드물었다. 당연한 반응이다.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은 클라이언트사의 위기관리 위원회가 머무르는 워룸(war room)과 외부 이해관계자들이 머무르는 컨트롤룸(control room)에서 동시 진행된다. 사진은 컨트롤룸에서 외부 이해관계자들이 워룸에 있는 위기관리 위원회를 공격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는 모습]

    이런 모든 분들에게 실제 경험을 주는 거다. 말 그대로 충격과 공포를 안겨줘 보는 거다. 그들로 하여금 스스로 매뉴얼을 찾아보게 만들고, 그 내용을 빨리 이해하게 만들어 주는 거다. 위기가 발생하면 얼마나 많은 일들이 한꺼번에 쏟아지는 지를 피부에 와 닿게 경험해 보는 거다.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은 클라이언트가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을 원할 때 서비스의 첫 개시로 진행되기도 한다. 이런 형식의 시뮬레이션은 해당 클라이언트 조직이 ‘얼마나 준비되어 있지 않은가?’를 아주 정확하게 보여 주게 된다. 컨설턴트측면에서는 해당 클라이언트의 현재 위기관리 체계와 위기관리 위원회 구성원들의 위기관리 역량을 측정해 볼 수 있는 아주 좋은 기회가 된다.

    [하달된 위기상황에 따라 사건 피해자, 노조, 일반직원, 거래처, 정부 규제기관, NGO, 경찰, 언론, 경쟁사 등의 외부이해관계자들이 위기상황을 극단으로 치닫게 만들어 준다. 당연히 워룸에서는 더 큰 혼란이 조성된다.]

    하지만,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은 많은 클라이언트들이 전체적인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작업을 끝내고 해당 시스템이 실제 운용가능한지 여부를 측정하기 위해 실행한다. 여기에서 수집된 많은 개선점들은 다시 환류 관리 성격을 띠고 해당 시스템에 재 적용된다. 계속 강해지는 시스템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다.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 프로젝트를 만든 실무자 입장에서는 이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이 곧 프로젝트의 완성을 상징하는 것이라 특별한 의미가 있다. CEO를 비롯해 많은 임원들에게 해당 시스템을 한번 운용해 보시라고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CEO와 임원들은 실제 상황하에서 해당 시스템을 운용해 보고 만족감을 표시한다.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을 진행하는 컨설턴트들의 품질과 수준에 따라 해당 만족도는 차이가 있겠지만, 대부분의 시뮬레이션은 그 자체로서 많은 인사이트를 가져다 주기 때문에 임원들이 좋아한다. 즉, 실무자들이 인정받기 좋은 툴이다.

    위기관리를 실행하는 운용 실무자들의 입장에서는 해당 시뮬레이션을 통해 자신들이 각자 어떤 일들을 해야 하는지 인지하는 동시에, 얼마나 힘든 일을 하는지를 CEO와 임원들에게 그대로 보여 줄 수 있는 기회가 된다. 몇 시간 동안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을 진행하고 나면, CEO와 임원들이 이런 피드백을 준다.

    “홍보실이 제일 고생하는 것 같아…”
    “기획 쪽에서 대관업무하고 NGO관련 업무를 다 가져가는 게 어떨까?”
    “우리 로펌이 이런 이슈에 대해서는 전문성을 좀 가지고 있나? 법무실장이 한번 확인해 보세요” “HR은 인트라넷을 통해 위기 시에 대 직원 커뮤니케이션이 좀더 활성화 될 수 있도록 준비해 보세요”
    “우리 위기관리에 필요한 예산은 어디서 어떻게 끌어 올 수 있지?”

    이런 주문들과 평가들이 나온다. CEO와 임원들이 모두 모여 앉아서 언제 이런 실제적인 주문과 평가들을 하실 기회가 있을까? 시뮬레이션은 그래서 그 자체로 큰 의미를 가진다.

    다음 글에서는 ‘위기관리 시뮬레이션: 어떻게 준비하나?’를 다루겠습니다.

  • 기업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시스템의 얼개

    기업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시스템의 얼개

    다양한 기업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시스템의 얼개들을 하나 하나씩 들여다 보자. 재미있는 증상들을 보면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다.

    먼저, 위기 발생 시 CEO께서 여러 이유로 위기관리에 관여하지 않으시는 상황이다.

    증상: 위기시 해당 기업은 전혀 움직임이나 대응이 없다. 무언가 고민하는 것 처럼 보이는 데 내부나 외부로 공유되는 아무런 커뮤니케이션이 없다. 내부적으로는 중소규모의 회의들만 계속되고, 실무자들은 상황보고를 위한 문서작업으로 시간을 보낸다. 할 수 있는 것도 없고, (일선에서는 자기 마음대로) 하지 못할 것도 없는 상황.

    두번째는 CEO가 직접 위기관리는 지휘하시는데 위기관리 위원회가 존재하지 않아 전략적인 의사결정과 통합적인 실행이 힘든 상황이다.

    증상: 부서장들이 CEO에게 따로 따로 각각 보고한다. CEO 룸 바깥에 각자 보고하기 위해 줄을 선다. 전체적으로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내부 구성원들은 아무도 모른다. CEO 혼자만 모든 상황을 알고 있다. 부서들은 CEO께서 단편적으로 시키는 대로만 한다. 부서간에 다른 부서의 활동이나 메시지를 서로 모르고 있기 때문에 외부에서 보면 회사가 중구난방의 위기관리를 하는 것으로 보인다.

    세번째는 위기관리 실행을 담당할 부서들의 R&R(역할과 책임)이 배분되지 않은 상황이다.

    증상: 이해관계자 접점들은 모두 열려 있는데 이를 통해 실제 실행은 이루어지지 않는다. 언론은 부정적인 기사들을 마구 써대는 데 그에 대한 대응이 힘들다. 아무 임원이나 아는 데스크들을 만나고 다닌다. 정부기관에서 회의를 하자고 하는데 누가 들어가야 하는지 고민하면서 미팅을 미룬다. CEO와 위기관리 위원회가 워룸에 모여서 무언가는 하시는데 일선에 명령이 떨어지거나 실행이 진행되는 것들이 별로 없어 보인다. 일부 이해관계자 접점에서는 당황스러운 각개 전투가 벌어진다.

    네번째는 이해관계자 접점에 대한 관리 개념이나 체계가 없는 상황이다.

    증상: 불만제로나 소비자고발 같은 프로그램이 매장이나 상담사, 지점이나 공장을 마구 방문해 취재해 간다. 일선에서는 기자들이나 PD들을 밀치고, 때리고, 욕지거리를 한다. 마음대로 인터뷰 해서 회사에 임팩트를 준다. 본사에서는 무언가 열심히 논의를 하는 듯 보이는 데…일선에서는 마구잡이 방어 본능이 판을 친다. 외부에서 보면 해당 회사가 마치 실성한 것(정상이 아닌 것) 처럼 보인다. “어떻게 저런 회사가 오래 갈 수 있지?”하는 반응들이 나온다.

    다섯번째는 최근에 목격되는 상황인데, 회사에 기업소셜미디어 채널이 존재하지 않거나, 존재해도 통합적으로 관리되지 못하는 상황이다.

    증상: 오프라인에서의 기존과 같은 위기관리는 어느정도 되어가는 것 같은데, 소셜미디어상에서 어떤 위기가 발생하면 손을 놓게 된다. 마땅히 대응할 채널도 없고, 윗분들이 이해도 못하시고, 심지어 우리의 공식 SNS 채널들이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의사결정권자들이 실시간으로 알지도 못한다. (가끔 핵심 임원 자제분들이 SNS 모니터링을 해서 아버지에게 보고한다!) 소셜공중들에게 법적으로 대응하려 하고, 오프라인 언론을 대상으로 보도자료를 내서 소셜미디어에 영향을 미쳐보려 시도한다. 일부는 그러다 위기가 지나가면 그 후 부랴부랴 소셜미디어 채널을 만들고, 소셜미디어 위기관리 강의를 듣는다.

    여섯번째도 최근 종종 목격되거나 시도되는 상황인데, 기업 소셜미디어 위기관리 시스템이 기존의 기업 위기관리 시스템과 완전하게 분리되어 있는 상황이다. 오프라인 따로 온라인 따로 소셜 따로인 느낌이다.

    증상: 기존 기업 위기관리 시스템에 소셜미디어 위기관리 시스템이 완전하게 병합되지 못해서 따로 따로 움직인다. 소셜미디어 위기관리 시스템을 위기관리 전문가가 아닌 소셜미디어 전문가들이 설계하고 구축한다. 대부분의 체계가 실행 중심이고, 비법(!)이 판을 친다. 공학적으로 모니터링하려하고, 연구자 처럼 분석하려 시도한다. 바이럴과 밀어내기 그리고 좀비 계정들을 활용하는 밑작업을 한다. 문제는 위기시 이런 모든 활동들이 기존 기업 위기관리 시스템에서 결정된 전략이나 포지션과 상관없이 움직이는 부분이다. CEO나 위기관리 위원회에서 소셜상에서 우리가 무슨일을 하고 있는지 파악하기도 힘들다.

    마지막 일곱번째는 정상적인 기업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시스템의 얼개다.

    CEO와 위기관리 위원회, 위기 실행을 위한 명확한 주관/유관팀의 존재, 오프라인과 온라인 이해관계자 접점에 대한 창구정리 및 통합적 실행이 진행되는 구조다. 소셜미디어 위기관리 시스템도 평시와 위기시 완전히 변환(convert)되는 통합적 체계로 기존 기업 위기관리 시스템에 병합되어 있다. 이런 시스템의 경우 빠르다. 그리고 최고의사결정그룹의 위기관리 의사결정이 이해관계자 접점에서 대부분 그대로 구현된다. 모든 이해관계자 접점의 창구들이 유기적으로 통합적으로 협업된다. 외부에서 보면 일사분란하고 일관성 있는 모습으로 보여진다.

    이상의 일곱가지 상황들을 하나 하나 들여다보자. 우리는 어디에 있을까? 무엇을 보완해야 할까?

  • 위기 이전에 커뮤니케이션을 관리하라

    [HR Insight 기고문] 위기관리를 위한 커뮤니케이션

    위기 이전에 커뮤니케이션을 관리하라

    정용민 대표 / 스트래티지샐러드

    기업에 위기의 기운이 드리우면 항상 먼저 조직내부에 이상 증상이 나타난다. 이 또한 일종의 전조(前兆)라고 보겠는데, 이런 전조현상을 발견하고 긍정적인 방향으로 해결해 나가는 데 실패하면 기업들은 바로 위기에 봉착하게 된다.

    과연 위기를 앞두면 우리 주변에 어떤 이상 증상들이 나타날까? 한번 살펴보자.

    첫째, 예전보다 직원들간의 커뮤니케이션이 늘어난다.

    조직 내 커뮤니케이션이 늘어난다는 것은 일단 좋은 현상으로 분류된다. 하지만, 급박하게 늘어나는 직원들간의 커뮤니케이션은 기업 차원에서 아주 유심히 분석 해 보아야 한다. 표면적으로 어떤 커뮤니케이션 주제가 생겨난 것도 아닌데, 눈에 띄게 직원들이 삼삼오오 몰려있다. 온라인 쪽지들이 갑자기 많이 오가고, 흡연실이 아닌 다른 장소에서 흡연을 하고, 커피를 마신다. 한 명의 직원이 일과 시간 동안 여러 그룹과 함께 돌아 다닌다.

    평소와 다르게 이런 현상이 증가한다면 해당 기업은 위기가 다가옴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모든 위기는 커뮤니케이션 수요를 증폭시킨다. 문제는 위기 시 커뮤니케이션 수요의 증가에 기업 스스로가 공급을 통해 그 수요와 공급의 밸런스를 적절하게 관리하는 데 실패할 때다. 이상의 커뮤니케이션 량의 증가도 커뮤니케이션 수요와 공급간의 밸런스가 깨져있다는 데 문제가 있다. 직원들간에 물음표와 정확하지 않은 느낌표들만 무수할 뿐 적절한 커뮤니케이션 공급이 없으면 해당 기업은 위기에 한발자국 가까워지는 셈이다.

    둘째, 조직 내부 상하 커뮤니케이션이 급격하게 줄어든다.

    평소와 달리 말들이 조심스러워 지는 상황이다. 임원들이나 팀장들간 눈치만 오간다. 임원들의 표정이 어두워 진 듯하지만 그 이유를 자세히 물을 사람은 없어 보인다. 임원들 스스로도 딱히 팀장들 또는 직원들과 별반 해야 할 이야기들이 없으니 침묵한다.

    많은 책임자들은 커뮤니케이션을 하면서 자산이 항상 ‘솔루션(해결책)’을 주어야 한다 착각하곤 한다. 기업에 위기 상황이 다가오면 책임자들은 해당 위기에 대한 솔루션을 찾으려 애쓰게 마련이다. 이 의미는 해당 위기가 확실하게 관리될 때 까지는 확실한 솔루션을 가지고 커뮤니케이션 하는 데 주저하게 된다는 의미다. 자신이 없다는 의미다.

    이러한 상황에서의 근본적인 문제는 상호간 커뮤니케이션 량은 줄었지만, 각자가 해석하는 맥락의 혼동은 훨씬 증가한다는 데 있다. 설명 없는 임원의 갑작스러운 반차를 보면서도 아래 직원들 사이에서는 많은 상상과 해석들이 난무하게 된다. 상호간 나름대로의 상상과 해석들이 복잡해 지면서 기업은 위기로 한발 더 전진한다.

    셋째, CEO의 가시성(可視性) 또한 감소된다.

    평소에는 직원들과 직원식당에서 항상 점심을 하시던 CEO가 갑작스럽게 오랫동안 식당에 나타나지 않으신다. 주변 이야기를 들어 봐도 근래 CEO를 오래 뵌 사람들이 별로 없다. 출근하시고, 회의 등에는 참석하신다고 하는데 예전 같지 않으시다. 그러고 보니 매달 한번 본사 직원들과 함께하던 ‘직원과의 대화’ 행사도 몇 달간 건너 뛰었다.

    당연히 기업의 최고책임자는 위기 시 가장 바쁜 사람이 된다. CEO가 바빠지지 않는 위기는 사실 위기가 아니다. CEO 스스로 자신의 역량과 시간을 위기관리에 집중하는 것에 대해 누가 뭐라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이를 위해 자신이 만든 이전과 다른 커뮤니케이션 공백 또한 관리의 대상이라는 것은 인식해야 한다.

    위기관리는 상황관리와 커뮤니케이션 관리가 함께 가는 것이 맞다. 상황을 극복하고 관리하기 위해 몰두하고 있는 동안 대부분의 조직과 사람들은 커뮤니케이션 관리를 잊는 게 문제다. 상황이 너무 위중하니 커뮤니케이션 따위야 하면서 관리 우선순위에서 멀어지는 것이다. 안타깝게도 그렇게 커뮤니케이션 관리에 실패하면서 기업은 항상 위기로 점점 더 빠져들게 된다.

    이런 이상증상들을 발견했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그냥 가만히 한 발자국씩 다가오는 위기를 앉아 기다리는 것이 최선일까? 아니라 생각한다면 커뮤니케이션을 적극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그럼 커뮤니케이션 관리를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들은 무엇일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커뮤니케이션을 ‘관리해야 하는 것’으로 인식하는 마음가짐이다. 위로는 CEO로부터 신입 직원에 이르기 까지 모든 커뮤니케이션은 관리 해야 한다는 일치된 생각을 할 필요가 있다. 커뮤니케이션을 관리하기 위해서는 ‘계획’을 세워 진행해야 한다. 그냥 그때 그때 상황에 맞춘 즉흥적인 커뮤니케이션은 최소화 하는 노력들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CEO가 직원들을 만나 진행하는 커뮤니케이션을 관리하겠다 생각하면, 해당 미팅들에 대해 일관된 래포(미팅분위기)와 핵심 메시지를 미리 마련하거나 준비시켜 드려야 한다. 일정을 관리해서 우선순위를 부여하고, 직원들의 비율들을 적절하게 관리하는 등의 계획과 노력이 필요하다.

    위기 시에는 CEO의 말아 올린 와이셔츠 소매 조차도 많은 커뮤니케이션을 한다. 넥타이를 풀고 정장구두가 아닌 걷기 편한 캐쥬얼 구두를 신고 지점을 방문하는 모습은 직원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을 관리하기 위한 노력이다. 염색하던 머리 색을 하얀색으로 바꾸는 일상적인 활동도 직원들과의 커뮤니케이션과 직접적으로 연계되어 있기 때문에 관리되어야 한다. 모든 커뮤니케이션은 관리되어야 한다.

    커뮤니케이션 관리를 위해 그 다음으로 인식해야 할 것은 이 세상 모든 것은 ‘커뮤니케이션 하지 않을 수 없다(You can not NOT communicate!, 필자주: NOT이 2개임)’는 명제다. 직원들 차원에서도 이런 인식을 일관되게 가져가야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다.

    직원 스스로 매일 5분씩 지각을 하는 것도 곧 ‘커뮤니케이션’이다. 다른 동료직원들과 상사들에게 그 직원 스스로가 적극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있는 셈이다. 흡연실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는 직원도 자신 스스로 커뮤니케이션 하고 있는 것이고, 다른 동료들과 달리 혼자 점심을 먹으러 다니는 직원도 나름대로의 메시지들을 주변에 전달하고 있는 것이다. 이를 해석하는 것은 물론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들이며, 그 의미가 어떻게 형성되는가 하는 것은 자신이 통제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커뮤니케이션은 무서운 것이고, 적극 관리해야 마땅한 주제다.

    마지막으로 커뮤니케이션 관리를 위해 인식해야 할 것은 앞에서도 이야기한 커뮤니케이션의 수요와 공급에 대한 ‘밸런스’ 부분이다. 모든 수요와 공급은 상호간에 밸런스가 맞아야 관리된다 볼 수 있다. 직원들간에 궁금한 부분이 있다면 회사는 적극적으로 그런 커뮤니케이션 수요를 충족시켜 주어야 한다. 반대로 회사를 이끌어 가는 CEO가 원하는 커뮤니케이션 수요는 언제든 어떠한 일이 생기든 임원들과 직원들에 의해 충족되는 것이 맞다.

    항상 문제는 이 커뮤니케이션 수요와 공급이 서로 맞지 않거나, 어느 한쪽이 부재할 때 발생한다. 따라서 많은 성공한 회사들은 대부분 오버 커뮤니케이션(over communication)한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직원들과 회사간의 커뮤니케이션에 공백이 생기지 않게 하는 것이다. 성공한 기업의 CEO들은 직원들에게 수백 번에서 수천 번 같은 말들을 반복한다. 이는 직원들을 괴롭히기 위해서가 아니라, 직원들에게 이것이 중요한 원칙이라는 것을 정확하게 각인 시키기 위해서다. 커뮤니케이션을 반복하고 반복하고 반복하면서 해당 메시지를 강조하는 기법이다.

    직원들 사이에서도, 상하간에서도, CEO부터라도 ‘최대한’ 커뮤니케이션 해야 한다. 이를 통해 위기 시 사내 커뮤니케이션 수요와 공급의 밸런스를 확보하는 것이다. 기업 내 모든 구성원들이 끈끈한 연대감을 가지게 되는 방법으로 이 ‘오버 커뮤니케이션(over communication)’은 매우 유용한 방식이다. 물론 모든 구성원들이 이와 관련한 하나의 공통된 인식을 지닐 때 실현과 관리 가능하다.

    위기 시 모든 직원들은 이상과 같은 ‘관리’ 마인드로 무장해야 한다. 그래야 더욱 강한 조직이 되고, 목적을 위해 응집된 위기관리 역량을 발휘 할 수 있다. 기업이 위기를 관리하지 못하는 데에는 여러 이유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많은 기업들의 위기관리 실패 사례들을 분석해 보면 그들 중 대부분의 기업들은 ‘커뮤니케이션 관리’에 실패한 기업들이다.

    회사가 어려움에 처했을 수록 커뮤니케이션 해야 한다. CEO 스스로 어렵다 생각할 때 커뮤니케이션을 관리하자. 우리 회사가 어렵다 이야기 하기 전에 직원 스스로 일상적인 커뮤니케이션 관리에 힘쓰자. 위로부터 아래까지, 또 아래에서부터 위로, 내부에서 외부로, 그리고 외부에서 내부로 유통되는 모든 커뮤니케이션을 일관되게 관리하고, 이를 반복하고, 반복하고, 반복하자. 이 자체가 위기관리이며, 위기를 관리하기 위한 커뮤니케이션의 핵심이다.

    주변을 둘러보자. 이상 증상이 발견되고 있는가? 그렇다면, 지금 이 순간부터 빨리 관리하자. 빨리 함께 같은 인식을 마련하고, 빨리 실천해 보자. 우리가 하는 이 관리된 실천 또한 밖에서는 하나의 ‘메시지’로 해석된다는 점을 잊지 말자. 지금까지 성공하는 회사의 ‘위기 관리’에 대한 이야기였다.

  • 기업 커뮤니케이션이 죽은 사회

    기업 커뮤니케이션(Corporate Communication)은 진지했었다. 공식적이었고, 전략에 근거하라는 주문으로 인해 따분하기까지 했다. 커뮤니케이션 관리(communication management)라는 절대적인 목적에 완전하게 정렬(align)되어야 제대로 된 기업 커뮤니케이션 실행으로 평가 받았었다.

    많은 커뮤니케이션 프로세스와 결과물들이 경영전략적 리뷰, 법적인 리뷰와 사회적인 리뷰 그리고 마지막 단에 커뮤니케이션적 리뷰를 기해 내 외부에 릴리즈 되는 것이 당연했다. 스피드가 느리더라도 정확하고 안전하게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이 기업 커뮤니케이션이라고 가르치고 배워왔다.

    공식적이라고 했다. 대변인이라는 것이 있어 기업 커뮤니케이션의 창구 역할을 해야 한다 했다. 이들은 프로페셔널 하게 훈련 받고, 경영층과도 완전한 전략적 정렬(align)이 되어 있는 자들이어야 했다. 언론을 향해, 고객을 향해, NGO와 커뮤니티들을 향해, 정부를 향해, 직원들과 그의 가족들을 위해, 투자자들을 위해 언제나 공식적인 창구의 역할을 해야만 했고, 이에 대한 모든 활동들을 경영진들과 공유하고 평가 받았었다.

    개인적으로 기업 커뮤니케이터는 기업 내부에서는 커뮤니케이터(순환자)로서, 기업과 외부 환경의 접점에서는 센서(감지자)로서, 기업 외부에 머무르면서는 모니터(감시자)로서의 역할을 동시에 행해야 한다고 했었다. 그 만큼 기업 커뮤니케이션과 기업 커뮤니케이터들은 진지했었다.

    소셜미디어를 기업이 차입하고 난 이후부터 이런 기업 커뮤니케이션의 원칙과 철학 그리고 실행들은 점점 죽어나가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소셜미디어를 통한 기업 커뮤니케이션은 더 이상 진지하지 않아 보인다. 공식적이라 보기 힘든 메시지들이 넘쳐난다. 전략에 근거하기 보다는 감정에 기반한다는 느낌이 더 진하다. 커뮤니케이션 관리(communication management)보다는 관리에 대한 커뮤니케이션(management communication)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물론 최고경영진의 전략이나 의사와는 정렬되기 보다 따로 분리되어 즐겁기만 해 보인다.

    소셜미디어를 통한 대부분의 커뮤니케이션 프로세스들과 결과물들이 내부적인 리뷰와 사전 사후 정렬(align)을 생략하는 것으로 보인다. 기업 소셜미디어의 메시지들을 접하면서 턱이 빠지도록 탄식 하는 경우들은 노쇠한 기업 커뮤니케이터들에게는 공통적인 경험이 되었다.

    공식적이라 보려해도 기업 소셜미디어들은 도를 넘었다. 기업 원칙과 가이드라인은 그냥 서랍 속의 문서조각으로만 존재하고, 실행에 있어서는 아무런 방향과 통제력을 발휘하지 못해 보인다. 자신들 스스로 공식 창구라 아직까지 생각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다양한 이해관계자에 대한 원칙이나 철학은 찾아보기 힘들다. 이럴 수 밖에 없는 이유는 경영진들이 기업 소셜미디어를 운영하는 실무자들을 방임할 뿐 통제하거나 관제하려 하지 않기 때문이다. 한발 더 나아가 기업 경영진들이 기업 소셜미디어를 전통적 의미에서 기업 커뮤니케이션 채널로 인정하고 있는가 하는 것도 때때로 의문이다.

    기업 소셜미디어를 ‘인간화’하라는 주문을 ‘개인화’하라는 것으로 잘 못 이해하고 철저하게 실무자 개인의 즐거운 창구로 활용하는 것. 즐겁게 멋지게 대화하는 것에 열중한 나머지 자신의 기업이 이슈에 휘말리고 위기에 빠졌을 때도 멋져 보이려고만 하는 것. 열심히 기업 소셜미디어를 개인화 해 운영하던 실무자가 다른 회사로 옮겨 나가버리면 해당 기업 소셜미디어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다른 실무자에 의해 재개인화(?)되는 것. 일상적인 지저귐에는 전문가라고 자칭하면서도 중요한 커뮤니케이션 이슈에 대해서는 침묵할 수 밖에 없는 조직적 한계를 안고 가는 것. 자사에게 대체 어떤 소셜미디어 채널이 각각 얼마나 몇 개나 어떻게 존재하며 운용되고 있는지를 모르는 책임자들이 일반적인 것. 이 모든 것들을 보면서 이 시대에 기업을 위한 진정한 기업 커뮤니케이션은 죽어버렸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 세상의 모든 것들은 커뮤니케이션 하지 않을 수 없다’ 했다.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기업은 자신의 커뮤니케이션을 통제하고, 관리하고, 연출해야 한다고 했다. 그런 의미에서 최근의 우리 기업들은 자사를 둘러싼 커뮤니케이션을 관리하는 데 실패하고 있다고 본다. 관리되지 않는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기업이 무엇을 어떻게 얻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

    기업 커뮤니케이션이 죽었으니 기업도 살아 있다 할 수 없는 시대가 오는 것은 아닐까?

    P.S. 기업 커뮤니케이션 관점을 중심으로 한 기업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소셜미디어는 원래 개념상 이렇다, 새로운 패러다임이다 이런식의 반론들은 정중하게 거절합니다.

  • 악마의 대변인(Devil’s Advocate)이 곧 위기관리 컨설턴트

    Devil’s Advocate
    (열띤 논의가 이뤄지도록) 일부러 반대 입장을 취하는 사람[선의의 비판자 노릇을 하는 사람] [네이버 사전]

    기업 내부 인력들과 함께 실제 앞으로 예상되는 이슈에 대해 전략적 대응 논리와 메시지를 만드는 워크샵을 할 때 이 악마의 대변인(Devil’s Advocate)의 존재는 상당히 중요하다.

    대응 논리와 메시지를 만들기 위해 ‘예상 가능한 최악의 질문들’을 도출하는 과정에서도 일종의 ‘악마의 대변인’이 탄생한다.

    “사실 이 사업은 우리가 문제 있다고 원래 알고 있었던 거잖아요? NGO쪽에서 이 사실에 대해 ‘왜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음에도 이를 무시하고 일을 진행했느냐?’하고 물으면 솔직히 우린 할말이 없잖아요…”

    이런 이야기를 하는 팀장을 위기 관리 워크샵을 할 때는 ‘비판’하면 안 된다. “당신은 실무자면서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으니까 지금 상황이 이렇게 된 거 아니야? 왜 그렇게 부정적이야?” 이런 식의 비판이나 폄하는 위기 시 조직을 위해 이득이 되지 않는다. 반대로 이런 실질적 문제점이나 상황적 불리함을 가능한 많이 쏟아 내 놓는 내부 사람들이 있어야 충분한 대비가 가능하다.

    외부의 컨설턴트들도 마찬가지다. “네, 맞습니다” “아 그렇군요”로 점철되는 컨설턴트는 코디네이터형이나 조정형 코칭 방식으로 이해되지만, 중요한 이슈들에 있어서는 정확하고 악랄한(?) ‘악마의 대변인’으로 변신해야 할 필요가 있다.

    “제가 정부관계자라면 귀사가 그런 논리를 가지고 접근하실 때 상당한 반감을 가질 것입니다. 과징금이나 생산판매금지까지의 악영향을 초래하면서도 그런 논리를 유지해야 하는 이유가 뭘까요?” 같은 까다로운 질문을 해야 한다.

    이런 악마의 질문이 있어야 해당 기업에서는 “우리의 논리가 정부에게는 무리가 있구나. 그러면 정부에게는 이 논리를 어떻게 변환시켜 전달해야 하나? 다른 이해관계자들과의 논리적 통합을 어떻게 확보해야 하나?”하는 심도 있는 논의를 할 수 있다. 반대로 이런 악마의 질문 없이 “그래 그래 그게 좋겠다. 그냥 그런 논리로 밀어 부치지 뭐” 이런 식의 자화자찬만 존재하면 실제 위기 발생시 현실적 장애물을 만나게 되곤 한다.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에 있어서도 이 악마의 대변인은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

    기업의 위기관리 팀에게 실제적인 위기 시나리오를 전달하고 이에 대한 빠른 대응안을 마련해 달라 주문한다. 그러면 일반적으로 워룸에 모인 CEO와 임원들은 진지한 토론을 하면서도 실제와는 다른 시뮬레이션 의사결정을 내리곤 한다. 이게 문제다.

    예를 들어 ‘OOO제품의 심각한 이물질과 이전 유사 이물질 사례에 대한 재논란 쟁점화’ 시나리오라면, 워룸내의 CEO와 임원들은 인상을 찌푸리며 이렇게 이야기하곤 한다. “이 정도 상황이면 이 제품을 접어야 하는 거 아니야?” “이건 정말 상상하기도 싫은데…어쩔 수 없겠네. 이렇게 치명적이면 뭔가 전사적인 결단이 있어야 하겠네” 이런 식으로 자신들의 의사결정을 단정해 버린다.

    하지만 현실이라면 그렇게 간단하게 의사결정을 몰고 갈 수는 없는 거 아닌가? 이 때 필요한 사람이 악마의 대변인이다. 워룸에 모인 CEO와 임원들에게 악마의 대변인은 이렇게 주문한다.

    “안됩니다. 절대 안돼요. 올해 저희 매출목표가 얼마입니까? 만약 이 제품라인을 접거나 일정기간 판매 중지하면 우리가 올해의 목표를 성취할 수 있을까요? 안되지요? 머리를 짜내 보세요. 해당 제품라인을 살리면서, 매출에도 빠른 회복이 있을 수 있게 만들어야 합니다.” 하는 어려운 요청을 하는 거다.

    당연히 CEO와 임원들은 머리를 짜낸다. 이 때부터 현실적인 토론이 시작된다. “어떻게 두 마리의 토끼를 잡을 수 있을까? 그러기 위해서는 어떤 대응들을 해야 하며 그 전략은 어때야 하는가?”에 대해 의사결정을 모으게 된다.

    일부에서는 “그러면 확실히 우리의 Not Guilty”를 주장하는 의미에서 CEO께서 기자회견을 하시고 우리의 결백을 밝혀 주시는 게 어떨까 합니다”라는 의견을 내 놓으면 CEO께서 끄덕이시기 전에 이 악마의 대변인이 끼어 든다. “안됩니다. 안돼요. CEO께서는 기자회견을 하실 수 없습니다. 지금까지 우리 CEO께서는 부정적인 이슈로 기자회견을 하시거나 고개를 숙이며 사과를 하신 적이 없습니다. 왜 지금 같은 상황에서 CEO께서 그런 행동을 하셔야 하지요?”하는 공격적인 질문을 던진다.

    임원들의 인상은 또 한번 찌그러진다. “이것 저것 다 안돼 안돼하면 어쩌자는 거야? 우리보고 시뮬레이션 접으라는 소리인가?”하고 반발하는 임원들도 생겨난다. 하지만, 현실 상황에서 도출될 수 있는 당연한 요청과 질문을 미리 시뮬레이션을 통해 경험하고, 토론해 보는 그 자체가 위기관리 역량이니 어쩔 수 없다. 입에 쓴 약이 몸에 달다.

    위기관리 컨설턴트들은 항상 최악을 예상하고, 항상 부정적인 상황을 제시해야 한다. 반론에 익숙해야 하고, 클라이언트들이 보지 않고 지나가는 문제의 부스러기들을 모아 눈앞에 보여주어야 한다. 악마처럼 집요하게 질문하고 무리한 요청을 하며 미친 듯 압박해야 한다. 이 악마의 대변인과의 씨름을 통해 기업 임원들을 실제적인 위기관리 경험과 역량을 쌓게 된다. 갑작스럽고, 당황스럽고, 좌절되는 상황에서도 악마의 대변인을 기억하면서 스스로 좀 더 나은 논리와 대응을 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관련 개념 · 위기관리 컨설턴트는 무슨 일을 하는가

  • CEO가라사대….로 보는 기업 위기 관리 수준 진단

    재미로 보는 감별법입니다. 현장에서 자주 들었던 실제 말씀들을 단순하게 분류해 모아 놓은 것입니다.
    절대 진지하게 받아들이지는 마세요….

    간편하게 확인 할 수 있는 기업 위기관리 수준 감별법

    위기관리 수준에 따라 CEO들은 위기발생 직후 이런 말씀들을 하곤 하신다…

    위기관리 수준 상급 레벨

    1. 위기관리팀 빨리 모이라고 해야지 그럼?
    2. 김상무, 우리 위기관리 카운슬도 좀 들어오라고 하지
    3. (CEO 출장 중 위기 발생) 저는 우리 위기관리팀의 의사결정을 존중합니다. 최선의 방안이라면 일단 진행하세요. 제가 책임지겠습니다.
    4. 필요한 부분들을 말하세요. 필요하다면 가능한 다 지원해 줍니다. 어떻해서든 대응해야죠.
    5. 제가 기자들 앞에 서겠습니다. 시간을 잡아주세요.
    6. 소비자가 그렇게 본다는 데 우리가 어쩔까? 인정할 부분은 우리가 인정해야지…
    7. 내가 기자들 앞에서 어떤 말을 해야 하지? 홍보실하고 위기관리 카운슬을 좀 내 방으로 오라고 해줘요.
    8. 홍보, 기획, 대관, 재무, 인사, 영업, 마케팅…오케이. 그리고 화상회의 연결했나? 로펌하고 위기관리 카운슬? 오케이. 자 시작합시다.
    9. 자, 빨리 빨리 대응합시다.
    10. 계속 연락해줘요. 제가 새벽이라도 전화 받습니다.
    11. 다들 고생했습니다. 잘 했습니다.
    12. 이번 위기를 통해 많은 것을 깨달았습니다. 시스템을 좀 더 개선할 수 있는 방향을 마련해 보고 하도록 해요.

    위기관리 수준 중급 레벨

    1. 지금 어떤팀이 상황관리를 하고 있나?
    2. 왜 이런 부분 보고가 안 올라오고 있지? 이 부서는 뭐하는거야?
    3. 우리가 지점 직원들에게 어떤 가이드라인을 준 적이 있나? 우리 잘 못이지…
    4. 매뉴얼에 문제가 있구나…
    5. 왜 김상무는 자리에 없어? 지금 뭐하고 있는데?
    6. 언론쪽을 좀 커버 할 수 없어? 기사를 빼라는 건 아닌데…그쪽에서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는 알아야 하잖아?
    7. 공정위에는 누가 좀 들어가봐야 하는거 아니야?
    8. 이번 기회에 털기에는 약간 부담이 좀 있고…어떤 다른 차선책이 없을까?
    9. 지금 이 로펌은 내가 보기에는 능력이 없어보여. 다른 로펌을 빨리 좀 찾아보도록 해요.
    10. 위기관리 자문 해 주는 회사가 있어? 빨리 컨택해 봐. 한번 회사로 들어와 보라고 하지?
    11. 일단 내가 외부 중요한 약속이 있어서 말이야. 일단 상황이 크게 문제가 되면 문자를 주도록 해요.
    12. 잘 했어 잘했어. 그만하면 이정도 준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한 거네. 이제부터 시스템을 좀 만들어 보자구.

    위기관리 수준 하급 레벨

    1. 난장판에 오합지졸이구먼..
    2. 이 XXX 같은 XX들….(언론, 불만고객, 검찰, 정부, NGO, 직원, 노조 등등의 대상에게 붙이는 표현).
    3.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 거야?
    4. 왜 다들 손발들이 안맞아? 서로 지금 다들 뭐하는지는 알아?
    5. 마케팅에서는 다 끝난 이슈라던데? 당신네는 또 아직까지 난리야?
    6. 다 가만히 있어….전에 검찰총장 지낸 내 친구에게 한번 전화를 넣어 볼테니.
    7. 홍보팀에서 그런 기사는 좀 빼야하는거 아냐?
    8. (위기 발생 이 후) 왜? 언제 무슨 일이 있었던거야?
    9. 나쁜 이야기는 나에게 보고하지도 마. 일선에서 알아서 처리하고 결과만 내게 이야기 해.
    10. 이거 누가 책임질꺼야?
    11. 소송해
    12. 가만있어. 잦아 들때까지…

    자가 진단 리스트 다운로드

    1577145340.pdf

  • Management Override에 대한 위기 커뮤니케이션적 생각

    일부 기업에게 해당한다고 생각하지만, 기업의 고의적 불법 또는 범죄행위를 위한 ‘위기관리’는 곧 반사회적, 반이해관계자적, 반기업 철학적 행위를 의미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기업의 고의적 불법 또는 범죄행위에 대하여 직접적인 법률 적용 및 위반 여부와 범위를 판단하기 위해 법정에서 진행되는 로펌의 ‘위기관리’는 ‘위기 커뮤니케이션’과 많은 다름이 있다.

    법적 판단결과를 포함한 포괄적 여론과 이해관계자들의 직접적 물적, 인식적, 감정적 훼손을 관리해야 하는 커뮤니케이션적 위기관리간에는 분명 다름이 있다는 거다.

    법적으로는 법적 변호 기술이 중요하지만, 위기 커뮤니케이션에서는 위기관리 주체의 철학적 재무적 실질적 태도 변화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기업(오너, 경영진) 스스로의 위기관리 결단과 실행이 가장 중요한 핵심이라는 것.

    이상의 변화를 절대 원하지 않는 경영진이 리드한 의도적 범법 및 범죄행위들에 대한 위기 커뮤니케이션이 실제로 가능할까 하는 것에 항상 의문을 가진다. 그 부분들은 절대 컨트롤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기 때문.

    곧 이는 위기 커뮤니케이션의 기능화 문제를 초래한다. ‘시키는 대로 하라’에는 분명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 왜 같은 이슈에 A사와 B사와 C사의 대응이 다를 수 밖에 없을까?

    외부에서 볼 때 아주 명확한 이슈인데도 그 이슈에 관련 있는 기업 A와 기업 B와 기업 C의 실제 대응들은 왜 각기 다를까?

    만약 하나의 명확한 이슈에 대해 모든 기업들이 동일한 의사결정과 관리 전략, 실행을 하는 게 일반적이라면, 위기관리 컨설턴트나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자문이 필요 없을지도 모르겠다. 그냥 1+1=2라는 상식적인 대응만 존재할 수 있다면 모두 책을 보고 따라 하기만 하면 되니까 말이다.

    다른 모든 경영활동들이 그렇듯 기업의 의사결정에는 항상 많은 변수들이 존재한다. 그 변수들을 어떻게 극복하고 관리해 최선의 전략과 실행의 의사결정이 이루어지는 가에 따라 기업의 흥망이 갈리는 법이다.

    구체적으로 같은 이슈나 위기에 각 기업들은 어떤 변수들을 경험하고 있을까? 무엇이 실행을 각기 다르게 만들까?

    기업 철학

    회사 본사 액자에 걸려 있는 사훈이나 우리의 사명 등이 보는 그대로 그냥 ‘액자 장식’인 경우 vs. 대부분의 기업 구성원이 당연한 철학으로 받아들여 “저희는 이런 이런 철학이 있습니다. 그래서 그렇게는 못하게 되어 있습니다”라고 말하는 경우

    기업 문화

    내부에서 절대 커뮤니케이션 하지 않는 문화 vs. 상명하복에 토론 생략 문화 vs. 난상 토론 문화 vs. 위원회 문화

    오너 또는 CEO의 생각

    • A사 : “사장님께서 절대 리콜은 안되다는 생각이십니다. 다른 대안이 필요합니다.”
    • B사 : “이 정도까지 됐으니 이젠 털고 가자 하시는 것이 CEO 생각이십니다. 깨끗하게 마무리 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 C사 : ”저희 사장님은 이번 건에 별로 관심이 없으십니다. 왠지는 제가 잘 모르겠습니다.”

    임원들의 정치적 역학

    • “그건 우리 부문과는 상관없지……”
    • “이번 이슈로 누구를 죽이려고 지금 이러는 거야?”
    • “나보고 책임지라 이 말이야? 지금? 왜들 이래?”
    • “당연히 이번 이슈의 책임은 OOO부서가 져야 한다고 보는데 말이야. 항상 그 부서가 문제지…”
    • “제가 위기관리위원회 코디네이터 역할을 좀 하겠습니다. 워낙 시급한 상황이니까요”

    팀장들의 관여 태도

    • “이걸 내가 왜 해야 하는 거야?”
    • “아무래도 우리팀으로만은 힘든 이슈인데, 이것 좀 도와줄 팀이 없을까? TF라도 만들어서…”
    • “몰라 몰라 알아서들 해. 난 빠질래”
    • “저희 팀이 일단 코디네이션 하겠습니다. 협조해주세요. 부탁입니다.”

    실무진들의 실행 역량

    • “윗선에서 이렇게 이슈관리 하라는 지시가 내려왔는데 도와주실 수 있겠어요?”
    • “나는 이런 일 한번도 안 해 보았는데…큰일이네”
    • “언제 우리에게 이런 일 할 수 있게 예산 줘 봤어? 맨날 지시만 하면 다야? 제길…”
    • “아…이거 해봤어요. 오케이!”

    재무적인 현실적 제한

    • “알고 있습니다. 이해합니다. 하지만, 현재 저희 재정적인 상황으로는 그런 대응은 힘들겠습니다. 다른 방법은?”
    • “저희가 마음은 굴뚝인데요…예산이 할당이 안돼서요”
    • “딱 500만원 있습니다. 이걸 가지고 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을지 아이디어 좀 주세요”
    • “이번 건은 저희가 물러 설 수 없기 때문에 예산에 관해서는 초기부터 그리 제한을 두지 않으셔도 됩니다”

    위기관리 체계 수준과 일선의 훈련 수준

    • “언제 우리에게 불만제로 취재 대응 방식에 대해 가이드라인을 준 적 있어? 본사 것 들 말이지…쯧쯧”
    • “아니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내가 하는데 왜 난리들이야. 내가 그런 말도 못해? 또 그게 뭘 못 할말이야? 내가 틀렸어?”
    • “어제 MBC에 인터뷰 한 사람 누구야? 빨리 파악해서 보고 해. 미치지 않고서 어떻게…”
    • “난 몰라. 본사 홍보팀이 저번에 트레이닝 시켜준 대로 다 했어. 나는 하지 말라는 건 안 했어.”

    기타 상황적인 변수들

    이 밖에도 커넥션 자산, 명성, 이슈별 구도, 책임소재여부 등등이 영향을 끼친다.

    마지막으로, 재미있는 현실 하나. 같은 보고를 해도 회사마다 CEO나 오너분들이 다른 반응을 보이는 상황 에피소드.

    A사.

    임원: “회장님, 저희가 회사를 위해 이런 이런 비용절감 플랜을 구상 중입니다. 향후 1~2년 동안 OO억 원을 투자해서 OOO을 하면 앞으로 20~30년간 해마다 O억 원씩을 비용절감 할 수 있습니다. 이에 대해 회장님 허가를 좀 부탁 드립니다.”

    회장님: “아…그래? 그래서 OOO을 하겠다는 거지? 흠…거 괜찮네. 좋았어. 비용 절감한다는 데 뭐 반대할 이유가 있나? 오케이. 고마워. 조상무”

    B사.

    임원: “회장님, 저희가 회사를 위해 이런 이런 비용절감 플랜을 구상 중입니다. 향후 1~2년 동안 OO억 원을 투자해서 OOO을 하면 앞으로 20~30년간 해마다 O억 원씩을 비용절감 할 수 있습니다. 이에 대해 회장님 허가를 좀 부탁 드립니다.”

    회장님: “이거 봐. 조상무. 당신 그 공장에서 몇 년 일했어? 20년 넘게 있었지? 근데 왜 그런 비용절감 안을 이제야 내놓나? 지금까지 뭘 했어? 그런 게 있었으면 진작에 했었어야지 지금 뭐 하자는 거야? 다들 병신 같이…”

    이 두 회사의 의사결정 프로세스와 커뮤니케이션 톤앤매너를 보자. 왜 위기와 이슈관리의 실행에 있어 같은 이슈임에도 각각의 회사들의 의사결정이 다를 수 밖에 없는지를 명확하게 알 수 있지 않나?

    결론: 사람이 핵심이다. 그들의 철학이 핵심이고, 문화와 커뮤니케이션이 핵심이다. 이슈관리나 위기관리에 성공하는 기업들은 따로 있다.

  • 회사에서는 자율성이 가장 무서운 규정이다

    자율성(Autonomy)

    1 . 자기 스스로의 원칙에 따라 어떤 일을 하거나 자기 스스로 자신을 통제하여 절제하는 성질이나 특성.
    2 . <생물> 생물체의 조직이나 기관이 중추 신경과 연락이 끊어져도 독립하여 활동할 수 있는 성질.
    [출처: 네이버 국어사전]

    프로페셔널 서비스를 제공하는 펌(firm)에서 이 자율성이라는 부분은 구성원들에 대한 존경(respect)를 전제로 한다. 코치로서 코칭의 기본 자세이기도 하기 때문에 회사에서 내 자신을 지속적으로 존경(respect)하고 있다는 느낌을 주는 것은 상당히 중요하다.

    회사에서 해당 구성원 각각에게 자율성을 부여하는 것은 일단 일상 부분에서의 자율성과 클라이언트 업무 부분에서의 자율성으로 크게 나눌 수 있다.

    일상 부분의 자율성은 회사가 각 구성원에게 ‘당신은 프로페셔널이기 때문에 회사에서 강제적인 일상 규제를 하지 않아도 스스로 일상 활동을 통제하고 관리 가능하리라 생각한다’는 메시지를 기반으로 한다. 따라서 출퇴근이나 야간업무, 주말근무에 있어, 그리고 휴가와 휴무 및 재택근무의 선택권에 있어 개인이 거의 모든 자율권을 가지고 있다.

    아침 10시나 오후 2시에 출근을 해도 다른 구성원들은 그 구성원에 대해 어떠한 문제를 제기하지 않는다. 재택을 선택해 재택근무를 하는 것에 대해 경영진 누구도 ‘No’라 이야기 하지 않는다. 많은 사람들은 이 부분에 상당히 매력을 느끼는 것 같다. 자유로운 근무환경이라는 것에 극렬한 관심과 부러움을 보이는 것이다.

    클라이언트 업무 부분에서의 자율성은 회사가 각 구성원에게 ‘당신은 프로페셔널이기 때문에 클라이언트 만족에 대한 모든 결정과 실행에 있어 스스로를 통제 관리 할 수 있다 생각한다’는 메시지를 기반으로 한다. 프로페셔널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의 경우 각 AE나 코치가 담당하는 클라이언트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회사 내부 통제력보다 클라이언트의 통제력이 훨씬 강한 경우가 많다. 그런 의미에서 클라이언트와 함께 일하는 프로들은 스스로를 그들의 니즈와 움직임에 철저하게 맞출 필요가 있고, 그러는 것이 당연하다는 원칙이다.

    자신의 결정에 따라 클라이언트와 커피를 마시기 위해 아침시간을 소비할 수도 있다. 클라이언트에게 워크샵을 요청해서 함께 1박 2일 워크샵을 다녀와도 된다. 필요하다면 클라이언트 사무실에 가서 중요한 업무를 며칠간 함께 할 수도 있다. 모든 결정에 대해 경영진이 ‘No’하는 경우는 없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많은 클라이언트들이 재미있다. 업무에 큰 지원과 도움이 된다 하는 말들을 한다. 클라이언트의 프로 통제력들이 강화된다는 느낌을 그들 스스로 받기 때문이다.

    프로 개인적 입장에서 보자. 실제로 정확한 의미의 자율성을 부여 받게 되면, 프로가 아닌 사람과 프로인 사람이 가시적으로 갈리게 된다. 또 각 프로들이 업무의 스피드와 정확성, 부가된 업무량등에 있어서도 차이가 나기 때문에 자율성에 있어 그렇게 많은 특혜를 받지 못해 보이는 프로들도 나타난다.

    안타까운 일부는 자율성을 몇 주 못 가 ‘방종’으로 잘 못 해석한다. 아주 당연한 이야기다. 이 자율성 원칙을 비판하는 많은 비판자들이 극히 우려하는 현상이 실제로 발생하는 것이다. 편한 마음에 술을 새벽까지 마시고 아침에 재택근무 공지를 하는 선수들도 생겨난다. 개인적인 볼일로 오후를 비우는 건들이 나타날 때도 있다. 새로운 클라이언트들로 회사가 바쁜 것을 알면서도 며칠 휴가를 내는 선수도 생긴다. 이런 현상 때문에 회사는 갈등을 한다. 이들에게 자율성을 부여하는 것이 맞는 것일까 하는 고민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이런 자율성에 대한 커뮤니케이션을 지속적으로 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일부 방종의 모습을 나타내는 선수들도 좀 더 제대로 된 프로로 가는 과정이라는 생각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자율성을 정확하게 지키는 진정한 프로들이 아직 대부분이라면, 일부의 방종은 금세 자율 정화가 되기 마련이다. 후배들이 볼 때나 선배들이 볼 때 A는 프로고 B는 방종이다라는 공감대가 내부에서 생겨나기 때문에 지속적 커뮤니케이션만 존재하면 금세 태도의 변화는 일어 난다.

    좀더 중요한 원칙은 이러한 자율성을 부여하기 위해서는 기본적 ‘프로’근성과 가이드라인에 순응하는 disciplined 인재를 먼저 고용해야 한다는 원칙이다. 프로가 될 만한 선수를 고용해야 한다. 태생적으로 프로가 되지 못할 선수들도 있기 때문이다. 버스에 같은 목적지에 도착하기 원하는 승객들만을 골라 태우는 거다. 자율성 부여를 위해서는 이 부분이 철저하게 전제되어야 한다.

    사실 프로 개인으로서 자율성은 상당히 힘든 주문이다. 차라리 아침 9시에 출근해 오후 6에 퇴근하라 회사가 강제해 주는 것이 더 편하다 생각할 수도 있다. 정해진 휴가를 가야 하고, 재택은 안되고, 바쁘지 않아도 사무실에 아침부터 나와 온라인 쇼핑을 하며 시간을 보내는 것이 더 안락할 수 있다. 자율성은 경험해 본 사람만 안다. 훨씬 힘들고 많은 생각을 해야 하며, 스스로 프로답지 못하다는 자괴감까지 경험하게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또한 개인이 프로로 성장하기 위한 과정이라고 본다. 이런 힘듦을 통제하고 관리하는 경험에 익숙해야 좀더 나은 클라이언트 서비스 통제와 관리가 가능하다. 시간관리가 가능해진다. 품질관리에 있어 나름대로의 싸이클을 관리할 수 있다. 자율성을 경험하면서 몇 년을 잘 보내면, 후배들에게도 더욱 엄격한 선배로 비춰진다. “저 선배는 언제 일하는 거야? 어떻게 그렇게 빠를 수 있어? 주말에도 일했나 봐?”하는 좀 다른 수준의 존경이 부여되곤 한다.

    직원들에게 이렇게 이야기한다. “회사 아침 출근 시간에 늦을까 뛰지 말고, 클라이언트 일을 위해서만 뛰라”고 한다. 그리고 또 이렇게 이야기한다. “자율성이 잘 지켜지고 있는지의 여부는 클라이언트가 판단한다. 에이전시 경영진은 그 클라이언트의 판단에 기반해서 판단한다.” 가만히 생각해 보라. 이게 얼마나 힘들고 어려운 환경인가. 자율성이란 잘 모르고 경험해 보지 않아 부러운 것일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