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그] CEO·최고경영진

  • 기업정보보안 위기, 한국에서 진정한 위기가 될 수 있을까?

    얼마전 KT의 고객정보 유출 사건이 또 발생헀다. 반복적인 사례로 부터 얻는 반복적인 생각을 예전 포스팅을 끌어와 다시 정리 한다.

    최근 들어 기업정보보안 전문가 분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또 몇몇 대기업 CISO분들의 이야기들을 들을 소중한 기회가 있었다. 이를 기반으로 기업 위기관리 컨설팅을 하는 중립적인 시각에서 ‘기업정보보안 위기’와 관련 해 몇 가지 인사이트들을 정리해 본다.

    과연 Corporate Korea에서 기업정보보안 위기는 진정한 위기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아직 모르겠다’ 또는 ‘다른 기업 위기류처럼 진정한 위기로 받아들여지지 않을 가능성이 많다’는 느낌이다.

    이렇게 생각하게 된 이유는 무얼까?

    1. 기업 위기라는 것이 내부적으로 공통된 정의(definition)을 전제로 하는데 기업정보보안에 대한 이 전제가 아직은 미비하다.

    기업정보보안을 IT팀 또는 정보보안팀의 소관일 ‘뿐’이라는 뿌리 깊은 전제가 존재한다. 이는 Bad Press가 홍보팀의 소관일 ‘뿐’ 나의 이슈나 전사적인 이슈는 아니다라는 오래된 전제와 유사하다.

    2. 정보보안에 대한 내부 구성원, 특히 의사결정의 주체가 되는 CEO 또는 C-suite의 이해와 경험이 상당히 희박하다.

    간단하게 말해서 CEO와 C-suite이 알아야 위기를 관리하는 데 정확하게 알지 못하고, CISO/CIO의 의견과 평가가 곧 초기 상황파악과 의사결정으로 연결되는 구조다. 크로스체킹이나 전문가들의 조언이 절실하지만 그 누구도 이에 대한 어프로치를 리드하진 않는다.

    3. 평소 거의 모든 CISO/CIO는 자사의 기업정보보안에 대해 상당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고, 실제 위기가 발생하기 이전까지는 100%에 가까운 보안 개런티를 견지한다.

    물론 그분들이 제시하는 개런티의 이유는 합리적이고 구조적이다. 문제는 이런 개런티 마인드와 스페셜티 업무 기조가 평소 진단과 실제적인 보안 평가를 일부 형식화하거나 어렵게 한다. 이는 평시 국방부 및 군에 대한 제3자들의 평가를 경계하는 모습과 같다.

    4. 실제 위기가 발생하더라도 기업이 전사적인 평가를 받을 가능성이 많고, CISO/CIO에 대한 문제 지적은 제한될 가능성이 많다.

    일단 정보보안위기가 발생하면 그 원인이 평소 기업정보보안 시스템의 문제로 내부에서 규정되는 경우들은 그리 많지 않다는 의미다. 이는 2번의 이유와도 연결되는 데 “이번 위기는 우리의 완전에 가까운 기업정보보안 시스템에도 불구하고, 불가항력적인 해킹과 시스템 이외의 부분에서 방어 실패의 원인이 있었다”라는 자기합리화가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실제로도 기업정보보안 위기의 실패 사례들을 보면 위기발생 이후의 늦장대응, 상황파악 미비, 거짓말, 커뮤니케이션 데드라인 관리 부실, 대내외 커뮤니케이션 채널 확보 실패, 기타 부적절한 커뮤니케이션, 직원관리부실, 거래처관리 부실, 사내의사결정그룹의 무능함, 전사적인 비밀주의, 정부 및 규제기관과의 공조부실 등등에서 더 큰 문제를 발생시키고 있다.

    이는 기업정보보안 위기를 CISO/CIO의 영역이 아니라 전사적 위기로 해석해야 하는 이유가 되지만, 실제로는 그렇게 받아들이지 않는다.

    5. 최근 빈번한 기업정보보안 위기의 반복으로 일개 기업의 단독책임 여부에 대한 규명이 이미 힘들어졌다.

    기업들이 기업정보보안 위기와 관련하여 실패를 두려워하는 ‘실질적’ 부분은 일단 두 가지 영역이 아닐까 한다. 기업 경영진의 보호와 집단소송에서의 생존.

    앞의 기업 경영진의 보호장치는 일단 평소 진행해 왔던 기업정보보안 시스템 대비 기록들이 존재하고, 기업정보보안 위기발생시 적절한 CEO의 리더십을 보여주는 것을 통해 어느 정도 규제의 범위를 제한하는 전례를 보여주고 있다.

    남은 문제는 집단소송에 대한 것인데 이 부분은 해당 기업의 단독책임을 입증할 수 있는 경우들의 극히 드물어 기업에게 치명적 판결로 이어지기는 힘들지 않나 한다. (이 부분은 앞으로 실제 판례들이 나오면 의견이 변경될 수 있겠다)

    또한 이 소송 대응 부분은 기업 내에서 법무팀과 로펌의 책임소관으로 넘어가게 된다.

    이와 같은 내부 평가/환경 때문에 기업정보보안이 기업에게 치명적인 위기로 해석될 가능성은 낮다는 생각이다.

    난감하고 시끄럽기는 해도 기업에게 별반 피부에 와 닿는 피해를 가져오지 못하면 기업 위기로 정의 되지 않는 Corporate Korea의 위기관(危機觀)이 이 기업정보보안 위기에도 적용될 가능성이 많지 않을까 한다.

    [추가] 최근 서울중앙지검은 온라인게임 ‘메이플스토리’ 이용자 1천320만명의 개인정보 유출 사건과 관련, 운영업체 넥슨에 대해 최근 증거불충분으로 불기소 처분했다.

    흥미로운 부분은 검찰 스스로 “최고수준의 보안장치를 가동하더라도 해커의 침입을 원천적으로 막을 수 있다는 보장이 없고, 어느 정도 수준의 예방 조치가 적절한지 법령에 구체적으로 명시돼 있지 않아 처벌이 어렵다” [檢, 1천320만명 정보유출 넥슨 무혐의 [2012-08-03]] 언급한 부분이다.

    한마디로 검찰측에서도 처벌 의지가 없다. 결국 고객정보보안 관련 사건은 아직까지 심각한 기업 위기가 아니라고 볼 수 있다.

    P.S. 이 의견은 기업정보보안에 대한 전문가적 시각과 입장이 아니라, 기업위기관리시스템적인 시각과 입장에 근거합니다. 세부적인 기업정보보안 관련 논의는 아님을 인지해 주시기 바랍니다.

  • 위기관리 시뮬레이션: 경영진을 설득하기 위한 논리들

    위기관리 시뮬레이션: 경영진을 설득하기 위한 논리들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 프로젝트를 시작한 실무자들은 CEO를 비롯한 최고경영진들이 평소 ‘매뉴얼=시스템’이라는 기본 인식들을 가지고 있다 토로한다. 그런 인식 때문에 일단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 프로젝트를 시작하면 ‘위기관리 매뉴얼’ 부분에 총 역량의 70~80%를 투입할 수 밖에 없다 이야기한다. 컨설턴트 입장에서도 그런 인식은 인정해야 하고 그분들의 인식을 충족 시킬 수 있는 실무자들의 프로젝트 리더십을 존중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흥미롭게도 그렇게 많은 역량을 투입한 ‘위기관리 매뉴얼’은 경영진들로부터 실질적인 호평을 받기가 힘들다는 데 실무자들의 고민이 있어 보인다. “그렇게 오랜 기간 동안 겨우 이걸?”하는 질책을 받는다거나, ‘이게 실제 운용이 되겠어?” “일방적으로 이렇게 만들어 놓으면 실무단에서 우리가 어떻게 위기관리를 할 수 있겠어요?”하는 불평들을 곧 잘 받는다.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은 하나의 변화관리 프로젝트라고도 볼 수 있다. 조직 체계 전반에 대한 깊은 고찰과 사내 커뮤니케이션 네트워크 및 리포팅 프로세스가 기반이 된다. 그 외에도 여러 사내 정치적 입지들을 조율하고 내부와 외부 위기에 대한 정의를 통합해 공유하는 일련의 사전 작업들이 필요하다. 이런 진지한 접근 없이 “VIP께서 위기관리 시스템을 하루 빨리 구축하라 하셔서…”하는 동기를 가지고 접근하면 항상 ‘그냥 하나의 프로젝트’로 밖에 남을 수 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그런 관점에서 위기에 대비하기 위한 조직적 변화는 ‘매뉴얼’로부터는 오지 않는다. 그 변화의 원천은 최고경영진들과 핵심 부문장들의 마음에서 온다. 그 마음은 경험으로부터 생겨나고, 그 경험에 의한 자신의 이해관계관이 뚜렷해질 때 비로소 ‘기존의 필요함(need)이 간절히 원함(want)’으로 변화된다. 즉,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 프로젝트의 핵심은 위기관리 시스템을 ‘단박에 완성’하는 것이 목적이기 보다는 위기관리 시스템을 완벽에 가깝게 구축하기 위한 ‘공감대와 협력 의지를 공고히’ 하는 목적을 가지는 게 더 현실적이다.

    그 방법들 중 하나인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은 가장 실패율이 적고, 상대적으로 수용성이 높은 시스템 구축 프로세스다. 상당히 집중적인 시간 동안 최악의 상황들을 경험해 보는 ‘실천적인 충격’을 제공한다. 경영진들 각각에게는 개인적으로 ‘아…이런 상황이 발생하면 우리 부서가 이렇게 힘들어 지겠구나’하는 실질적 깨달음을 제공한다. ‘우리가 아직 준비 못한 부분들이 이렇게 많구나. 큰일이네…’하는 개선의 단초를 제공한다. ‘고위 임원인 나뿐 아니라 관련 부서장들과 실무 핵심들에게도 추가 가이드라인과 트레이닝이 있어야 하겠는걸’하는 아주 세부적인 실행 욕구를 임원 스스로 형성하게 된다.

    [위기관리 시뮬레이션 경험이 있는 임원들은 그 이후 평상시 위기에 대한 민감성이 극대화 된다. 문제가 발생할 것 같은 분야나 부분에 대해 자발적인 개선 의지를 피력하게 되고, 문제의식을 공유하게 된다.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 프로젝트는 곧 변화관리’라는 이야기가 그래서 나온다]

    최고경영진에게 위기관리 시뮬레이션 진행을 설득하는 데 있어 별로 어려움이 없어 보이는 기업들도 꽤 된다. 처음이 아니라 몇 번 위기관리 매뉴얼이나 다른 기타 매뉴얼과 가이드라인 추진들을 해 본 경영진들은 이미 ‘실행되지 않는 매뉴얼과 가이드라인’에 대한 아픈 경험들을 가지고 계시기 때문이다. 실제 현장에서 검증을 거치고 그에 따른 시뮬레이션을 거치지 않은 가이드라인이나 매뉴얼은 소용없더라 하는 공감대가 이미 존재한다. 실무자들은 이 부분에 포커스를 맞추어 접근해야 할 필요가 있다. “매뉴얼은 만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위기를 관리하는 사람들이 해당 매뉴얼에 따라 움직이는지 여부는 실제 상황을 통해 검증 받을 수 밖에 없습니다”하는 주장이 유효하다. 실제상황과 유사한 환경 내에서 진행되는 시뮬레이션을 마다 할 이유는 별로 없어 보인다.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을 진행하고, 이를 정기적으로 반복하고, 각각에서 얻은 문제점들과 개선 포인트들을 환류관리 차원에서 지속 개선 관리해 나가면 다음과 같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1. 실제 위기가 발생하기 전 전사적으로 전조(前兆)를 잡아내고, 이에 대해 사전 분석 토의하는 문화가 형성된다.
    2. 핵심 의사결정자들과 실무자들이 역할과 책임(Role & Responsibility)배분 개념이 형성되기 때문에 전조증상을 보이는 잠재위기에 대한 관리담당부서 배분에 있어 이견이나 지연이 줄어든다.
    3. 또한, 위기 관리 시뮬레이션을 통해 최악의 다양한 경험을 해 본 임원들에 의해 조직내 각 분야의 취약성들(vulnerabilities)이 지적되고, 개선 조치가 진행된다. 즉, 평소 임원들이 지나치던 사내 출입 시스템에 대한 허점을 지적하거나, 사내식당에 출입하는 기자들의 동선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는 것과 같은 변화다.
    4. 최고의사결정권자들이 평소에는 발견과 완화(mitigation)에 좀더 신경을 쓰게 되는 반면, 실제 위기가 발생하면 자신 스스로 어떤 일을 어떻게 진행해야 하는지를 인지하므로 결과적으로 초기 대응이 정확하고 빨라진다.
    5. 위기관리 위원회 운용 경험을 바탕으로 위원회 내부에서 소모적 주변 논쟁들과 중복적 상황 파악이 최소화 되어 일사불란한 대응이 가능해 진다.
    6. 트레이닝을 통해 이음새 없는 이해관계자 관리와 커뮤니케이션이 이루어져 해당 위기를 빠른 시간 내에 통제가능 한 범위로 흡수 할 수 있는 역량이 기업에게 주어진다.
    7. 전반적으로 위기에 의해 통제되는 기업이 아니라 위기를 통제하는 기업상으로 외부에 비쳐진다. 이 부분은 상당히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 이후 명성관리 차원에서도 이런 체계의 이미지는 필수적이다.
    8. 결론적으로 이 모든 변화와 역량의 과시는 최고경영자의 위기관리 리더십과 연결되어 해석된다. 위기관리 위원회의 훌륭한 팀워크와 훈련수준이 최고경영자의 리더십의 결과로 비쳐지기 때문이다.

    “해 봤어?” 이 말은 여러 의미가 있다. “실제 위기를 경험 해 봤어?”하는 이야기가 때로는 “위기를 경험하기 이전에 위기 발생을 방지 했었어야 하는 게 아닌가?”하는 반론을 가져오기도 한다. 그러나 어떤 기업도 위기에서 완전하게 자유로울 수 있는 곳은 없어 보인다. 위기를 사전에 발생하지 않도록 방지하는 것이 최선의 길이라면, 방지를 위한 최선의 방법은 발생 가능한 위기를 밝혀 내는 것이다. 발생 가능한 위기를 미리 밝혀내 사전에 경험을 해보면 전체적으로 이를 어떻게 방지하고, 발생시에는 어떻게 관리할 수 있는가를 정확하게 알게 된다. 곧 그 위기는 통제 가능한 위기가 되는 셈이다.

    위기관리 시뮬레이션 칼럼. 이번이 19번째로 마지막 칼럼입니다.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에 대해 흥미로워 하신 여러 업계 전문가분들과 클라이언트들께 감사 드립니다.

  • 기업위기, 시스템으로 맞서라

    The PR 기고문
    정용민의 Crisis Talk

    정용민 대표 컨설턴트
    스트래티지샐러드

    기업위기, 시스템으로 맞서라

    축구를 보자. 한 팀에 11명이 운동장을 뛰어 다녀야 하는 게임이다. 상대방까지 합하면 22명이 운동장에서 뛰며 경쟁한다. 이를 기업위기관리에 대입해 보자. 모든 기업위기에는 해당 위기를 둘러싸고 있는 이해관계자들이 있다. 그들 이해관계자들을 상대편 축구팀으로 생각해 보자. 열 한가지 그룹의 이해관계자들이 위기가 발생하면 우리 운동장으로 달려 들어온다 생각해 보는 거다.

    언론들, NGO들, 정부규제기관들, 검찰, 경찰, 지역주민들, 고객들, 거래처들, 일방공중들, 노조원들 그리고 경쟁사들이라고 그들 하나 하나를 칭해보자. 우리 기업은 어떻게 맞서고 있을까? 혹시 열한명의 상대방에 맞서 선수 한 명이 혼자 운동장을 종횡무진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보자. 두세 명도 충분하지는 않다. 혹시 CEO께서는 우리 골문을 지키시고 있으신지 확인 해 보자.

    우리 편 각 선수들이 상대편 이해관계자 선수를 어떻게 마크하고 있는지 점검해 보자. 평소에 자신이 마크해야 하는 상대선수에 대한 공부와 맞서는 훈련을 지속적으로 해 왔는지도 물어봐야겠다. 상대의 특정 이해관계자 선수가 ‘메시’ 같은 실력이 있는 선수라면 우리도 그에 맞설 수 있는 실력 좋은 선수를 키워 투입해야 하지 않을까?

    위기관리라는 경기 이전에 혹시 우리 열한 명은 제대로 된 A급 매치을 몇 번이나 해 본 팀인지도 생각해보자. 약한 상대를 대상으로라도 연습경기는 했었는지, 각자 선수기량을 키우기 위한 집중훈련은 얼마나 했었는지, 필요하다면 외부에서 실력 있는 코치나 감독을 데려와 도움을 받아보기는 했었는지 살펴보자. 우리 선수들에게 멋진 경기 실력을 키워주기 위해 적절한 예산지원은 했었나?

    아니다. 더 기본으로 돌아가서 우리 선수들이 경기에 임하는 자세는 어떤지 봐야 한다. 정말 상대방 팀을 이기고 싶어하는가? 자기에게 맡겨진 상대선수를 정말 이기고 싶어하는가? 정말 경기를 하고 싶어 운동장에 나와 있는가? 물어보자.

    기업위기관리. 가장 흥미로운 문제 중 하나가 위기관리를 일부 부서가 전담해서 하는 현상이다. 많은 기업에서 홍보팀이 위기관리를 주로 하는 부서라고 이야기한다. 상대팀 선수는 열한명인 데 우리 팀은 한 명이 맞서는 형국이다. 공격수도 하고 수비수도 했다가 골키퍼도 해야 하는 ‘일인 다역’인 셈이다. 가끔은 두세 부서가 함께 위기관리를 해야 하는 상황이 생기면 그들은 그렇게 싫어한다. 부담스러워 하고 홍보팀을 지원만 해달라 해도 인상을 찡그리면서 ‘우리가 왜 여기에 엮여야 하나?’하는 표정이다. 한마디로 경기하기 싫은 선수가 운동장에 서있는 셈이다. 경기가 잘 될 리가 없다.

    기업위기시에 홍보팀만 주로 경기를 뛰게 되니 또 다른 문제가 생긴다. 홍보팀이 가장 만만한 언론이라는 상대선수만 가지고 주로 마크를 하게 되는 거다. 소비자 선수나 NGO선수들이 마구 우리편 골대로 치 닿는데도 적극적으로 따라가 실력발휘를 하기 힘들어 한다. 우선 가장 실력 있는 스트라이커인 언론이라는 선수 한 명만 커버해 보자며 스스로 한계를 설정한다. 경기에서 이기기 힘든 게 당연하다.

    기업위기에 대해 ‘기업이 스스로의 시스템으로 맞서라’ 하는 의미는 위기를 관리하기 위한 ‘좋은 축구팀’을 만들라는 이야기다. 좋은 선수들을 모으고, 그들을 훈련하고, 그들 각각이 어떤 상대라도 맞서 이길 수 있는 실력을 키우라는 것이다. 실제 경기가 시작되지 않아도 꾸준히 연습하고 준비해 언제든 경기를 뛸 수 있는 역량을 빨리 확보하라는 것이다.

    각자의 기량을 하나로 모아 위기관리를 위한 튼튼한 팀워크를 형성해 보라는 이야기다. 이와 함께 외부에서 좋은 코치들과 감독들을 불러와 팀을 점검해 보고, 실력을 극대화 할 수 있는 방법도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팀의 주장인 CEO께서 벤치에만 앉아 계시기 보다는 함께 경기를 뛰면서 골대를 지키고, 선수들을 필드에서 배치해 보는 경험들을 가져보시라는 것이다.

    이런 주문들은 현실에 기반하기 때문에 가치가 있다. 실제 기업들이 위기를 경험하고 이에 맞서 관리를 시도하는 상황들을 깊이 있게 들여다 보자. 많은 부서들 대부분이 실제 위기관리 경험이 없는 사람들로 채워져 있다. 위기관리에 임할 진정한 자세도 일부는 부족하다. 일단 위기관리에 투입되었으니 어떻게든 해 보자 각자 여기저기에서 산발적으로 활동한다. 기업의 많은 대이해관계자 채널들이 방치되거나 수습되지 못한 채 열려있게 된다. 부서 각각이 하나의 의견을 모으거나, 주변 부서들이 현재 어던 위기대응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는 경우들도 많다. 정보도 일부에서만 유통되고, 공유되지 못한다.

    CEO께서는 각 부서의 이야기만 홀로 들으시면서 의사결정을 미루는 경우들도 있다. 통합적인 실행이 빨리 이루어지지 않는 이유다. 위기가 발생해 많은 이해관계자들이 기업을 둘러싸고 각자의 입장과 주장들을 쏟아내고 있는데, 기업은 그 안에서 침묵하거나,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하는 현상들을 본다. 이런 원인을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말이다.

    앞에서 이야기한 ‘좋은 축구팀’의 비유를 다시 한번 기억해 보자. 내가 일하고 있는 기업에 그런 좋은 위기관리 그룹이 존재하는지 돌아보자. 완전하지 않다면 지금이라도 좋은 위기관리 그룹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 보자. 매번 돌아오는 중요한 위기관리 경기에서 매번 대패하거나 기권패하거나 중간퇴장 당하는 수모를 더 이상 겪지 말자. 좋은 팀이 기업 위기를 관리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 기업위기관리, 스스로의 니즈(needs)를 먼저 파악하라

    The PR 기고문
    정용민의 Crisis Talk

    정용민 대표 컨설턴트
    스트래티지샐러드

    기업위기관리, 스스로의 니즈(needs)를 먼저 파악하라

    군대에 비유해 보자. 이등병은 보초를 서고, 청소를 하고, 총을 잘 쏘고, 지도를 보는 방식을 빨리 배우고 싶어 한다. 소대장은 소대원들을 리드해서 작전계획에 정해진 대로 진지를 구축하고 전시에 사수 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한다. 사단장은 연대병력들을 어떻게 운용해 사단에게 맡겨진 지역을 방어할 수 있는가가 가장 큰 고민이다. 그 위로는 사단들을 편제하고 관제해서 지역을 방어하고 공격의 기회를 찾는 레벨의 장군도 존재한다. 더 나아가 육군과 해군과 공군을 편제하고 통합하며 협업하게 하는 레벨의 장군과 책임자들도 존재한다.

    기업 위기관리에 있어서도 이 레벨에 따라 위기관리 니즈는 각기 다르다. 홍보실을 비롯해 위기관리 실행을 하는 모든 부서 일선들의 니즈는 ‘만약 OOO같은 위기가 발생 했을 때 나는 어떻게 상부에서 하달되는 임무를 수행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면서 그 노하우를 필요로 한다.

    “OO일보 산업부장을 좀 아시나요? 부정적 기사에 대해 좀 말씀 좀 나눌 수 있었으면 해서요” “OOO방송 쪽 선이 닿는 분이 좀 있나요? 이번 OOOO고발 프로그램 때문에 그런데요.” “OOO 포털에서 뉴스 기사를 좀 아래로 밀어내는 서비스를 소개 해 주실 수 있을까요?”하는 현실적 일선의 니즈들이 그들에게는 전부다.

    그러나 일선 팀장급이나 책임 있는 매니져가 되면 기업위기관리에 있어 니즈는 약간 달라진다. 위기발생 시 자신이 책임지고 있는 팀의 위기관리 역할과 책임에 대한 관심이 더 커지게 마련이다. 담당 임원에게 보고하는 체계에 대해서도 신경 쓰게 되고, 어떻게 상위 담당 임원에게 적절한 정보와 인풋을 드려 위기 시 자기와 팀의 성과를 인정 받을 수 있는가도 고민 대상이다.

    “평소 이해관계자 분석이나 맵을 마련해 놓고 대비하는 게 좋지 않을까?” “우리 홍보팀 내 역할들을 좀 나누어야 하겠어. 저번 위기 때 너무 몰려 다니면서 우왕좌왕했던 것 같아” “일단 문제가 발생하면 모든 정보는 나에게 직접 보고해! 정리하지 말고 일단 구두 보고 하도록 해! 내가 취합해서 O상무에게 실시간 보고할 수 있게 지원해 줘” 이런 요청들을 안팎으로 하게 된다.

    그 상위 임원들은 어떤 니즈를 가질까? 임원들은 기본적으로 위기관리 위원회 구성원으로 최고 의사결정과정을 함께 하게 된다. 아래로부터는 가장 빠르게 실시간으로 위기관련 정보를 보고 받는 체계를 필요로 한다. 또한 위기관리 위원회에서 결정된 전략과 실행 명령을 가장 정확하게 실행하며 일사불란하게 움직일 수 있는 하부 조직 체계를 꿈꾼다.

    “OOO이나 OO같은 형태의 위기가 발생하면 우리 팀들은 어떻게 움직일 수 있나? 대응들이 가능하지 우린?” “영업일선에서 올라오는 상황보고가 우리 팀들에게도 공유가 되나? 내가 임원회의에서 보고 받는 것 이외에 일선간에 어떤 공유 체계는 없어?” “자꾸 위기관리를 맨땅에 헤딩하는 형식으로 하지 말고 좀 매뉴얼이나 가이드라인을 만들어서 직원들이 숙지하는 것이 필요하지 않겠어? 어떻게 생각해 O팀장?” 이런 식의 니즈와 요청들이 일반적이다.

    CEO를 비롯한 최고임원들은 또 어떤 니즈를 가질까? 이분들의 니즈는 좀 더 큰 내용과 개념을 담기 마련이다. 반면 일선에서의 어려움이나 한계 그리고 현실적인 실행방식에 대해서는 그리 깊이 있는 관심이나 주목은 없게 마련이다. 이분들이 생각하는 위기관리는 ‘우리 조직이 최선을 다해 하나로 움직여 일사불란한 대응을 보여주고, 최악의 위기 시에도 최선의 결과를 도출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개념을 기반으로 한다.

    “O상무, 경쟁사 OO사의 이번 위기사례 어떻게 생각해요? 우리는 어떤가?” “내가 어제 OOO컨퍼런스에 갔어 들었는데 우리도 위기관리 시스템이 좀 필요하지 않을까? O상무 그런 시스템 좀 컨설팅 받을 곳을 알고 있어요?” “O상무, 어제 9시 뉴스는 뭐예요? 왜 그런 보도가 요즘 자꾸 나오지? 뭐 하는 겁니까?” 이런 식의 니즈를 보여준다.

    위기관리 컨설턴트들이 기업 위기관리 체계를 이야기 하면서 주장하는 방법론들에는 이런 기업 내부 이해관계자들의 현실적인 니즈들을 골고루 충족시켜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어느 한 레벨의 니즈를 충복시키기만 하면 되는 프로젝트가 아니다.

    CEO에게 ‘부정적인 기사 빼는 방식’을 설명하는 컨설턴트는 ‘무능한 컨설턴트’로 비춰진다. 반대로 일선 직원들에게 ‘전사적 위기관리 시스템’을 설명하면 그 컨설턴트는 ‘아카데믹 한 사람’으로 비하(?)된다. 매우 어렵다.

    일부 기업내부에는 임원이 일선 직원들이 가져야 할 고민을 아직도 품고 있는 경우도 있다. 반대로 어떤 기업은 일선의 대리나 과장급이 임원들이나 최고경영자들의 고민을 대신 해 주고 있는 경우들도 있다. 이런 경우들에도 위기관리 컨설턴트들은 그 해당 기업의 니즈를 일반화 해서 컨설팅 해야 한다. 매우 어렵다.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에 대한 프로젝트를 발주하는 기업들에게 가장 중요한 성공전제조건은 ‘우리 스스로 어떤 위기관리 시스템을 그리고 있는가?’하는 명확한 니즈의 존재 여부다. 예를 들어 “우리 가족이 원하는 자동차는 아이까지 식구가 5명이니 넉넉한 공간이 있었으면 하고, 출퇴근 보다는 장거리 주말 여행에 적합한 형태였으면 합니다. 또한 짐도 넉넉하게 실을 수 있었으면 하고, 아이들이 오르고 내리기에 적절한 높이의 바디 높이를 가졌으면 해요. 당연 연비도 상대적으로 좋았으면 하고, 가격대는 5000~6000만원 선이었으면 합니다. 수입 브랜드면 더 좋겠지만 꼭 수입이 아니어도 됩니다.”는 정도의 정확한 니즈에 대한 그림이 있어야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 사업에서도 성공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사내 여러 레벨의 니즈들과 시각들 그리고 정의들과 현실들을 모두 통합 해 적절한 니즈를 찾는 것이 기업 위기관리 시스템의 시작이다. 그렇게 보면 “그냥 있잖아요. 위기관리 시스템. 어떤 시스템들이 있는지 좀 보여 줘 보세요…”하는 니즈는 아직 준비된 니즈가 아닌 셈이다.

  • The PR, ‘기업위기 시스템으로 이겨라’ 저자 인터뷰 기사.

    위기관리, 너무 잘해도 ‘탈’ 난다 [PR북] ‘기업위기 시스템으로 이겨라’

    [The PR, 2012. 6]

    저자 인터뷰 |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더피알 저자 인터뷰에서 설명하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최근 기업이 직면하고 있는 위기관리의 실체라면.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온라인에서 확산되는 위기 유형이 많아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에 따라 각기 다른 면도 있지만, 온라인을 통한 위기상황은 대부분의 기업이 공통적으로 고민하는 부분이다. 흥미로운 점은 하나의 이슈라고 해도 각 기업이 해석하거나 정의하는 ‘위기’가 모두 다르기 때문에, 어떤 것이 위기이고 어떤 것은 위기가 아니라고 단정적으로 이야기할 수 없다는 것이다. 책에서도 다뤘지만, 한 조직 내에서도 특정 상황을 바라보는 관점이 다 다르기 때문에 전략적인 위기관리가 진행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책을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무엇인가.
    ‘기업위기 시스템으로 이겨라’는 제목처럼 체계를 갖추고 위기에 대응하라는 것이 핵심이다. 개인기에 의지한 위기관리를 그만하자는 이야기다. 홍보팀만 죽어나는 기업위기관리에는 희망이 없다. CEO가 멀리 떨어져서야 위기가 진정으로 관리될 수 있겠는가? 각 부서들이 서로 사일로(silo)를 쌓고 위기 시에도 협업은커녕 상호 커뮤니케이션도 하지 않는데 어떻게 위기가 관리될 수 있겠는가? 회사 내 몇 명만 존재를 알고 있는 위기관리 매뉴얼이 무슨 소용이며, 기업 철학과 원칙이 없는 위기관리가 어떻게 성공할 수 있나 하는 가장 기본적인 쟁점들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는 데에 중점을 뒀다.

    기업의 위기관리시 가장 큰 문제점은.
    조직 내에서 공통된 위기관리관(觀)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가장 근본적인 문제다. 두 번째는 대중언론에 편중된 전통적인 위기관리 방식이다. 위기 시 대중언론만을 관리하는 것에서 한 발자국 더 나아가 대중언론을 포함한 ‘이해관계자 전반’을 관리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이 부분이 여러모로 힘들다. 세 번째로 위기관리는 외부 이해관계자들과 기업 내 구성원들간의 ‘단체전’의 형식을 띄는데 반해, 아직도 많은 기업이 내부에서 일부 개인에게 의지하는 ‘개인전’ 성격으로 위기를 관리하고 있다는 점이다.

    기업 위기를 잘 극복하고 대응하기 위해 가장 먼저 챙겨야 할 것이라면.
    체계를 빨리 세우라는 조언을 하고 싶다. 이 세상 기업들은 위기를 경험한 기업과 앞으로 경험할 기업들로 나뉜다. 즉, 기업에게 위기는 피할 수 없는 것이라는 의미다. 피할 수 없으면 빨리 체계를 만들어 대응하고 위기관리를 즐기라고 주문하고 싶다. 체계에 대한 인식이나 관심, 그리고 투자 없이 그냥 위기를 기다리거나 모면하려 하면, 그 위기는 곧 재앙으로 발전한다. 이런 케이스를 여럿 보면서도 ‘체계를 갖춰야겠다’ 생각하고 실행하는 기업이 극소수라는 점에 항상 놀란다.

    당부의 한 말씀.
    CEO를 비롯한 경영진들이 좀 더 위기관리에 대한 철학과 관심을 갖길 바란다. 항상 큰 위기가 발생한 뒤에야 체계를 만들라고 사후 지시하는 경우가 많다. 이제는 상시적으로 위기관리 체계를 준비하고 대응하는 기업들의 성공사례들이 업계에 회자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반대로 위기관리 실패학도 많이 공유되었으면 한다. 실패 후 우리는 이렇게 개선해 성공했다는 반면교사를 얻을 수 있는 기회도 반드시 필요하다.

    [출처: http://www.the-pr.co.kr/news/articleView.html?idxno=5688 ]

  • 기업위기-시스템으로 이겨라_지은이 정용민

    기업위기-시스템으로 이겨라_지은이 정용민

    이번주 서점으로 옮겨지고 있는 저의 신간서적에 대해 출판사가 만든 보도자료입니다. 보도자료 그대로 전제합니다.

    길고 긴 추천의 말을 써주신 더랩에이치의 김호 대표님께 감사합니다. 이와 함께 바쁘신 중에도 기꺼히 시간 내셔서 추천사를 써 주신 딜로이트 유종기 이사님, H&Koo Consulting/행복마루 구태언 변호사님, 한진해운 이석현 상무님, 두산그룹 신동규 상무님, 이데일리 이성재 부장님에게 각각 무한 감사드립니다.

    정용민 배상

    **********************

    (신간안내)

    기업위기-시스템으로 이겨라

    ———————————————————–
    지은이 정용민/프리뷰/신국판변형/296쪽
    값15,800원/발행일: 2012년 6월 12일/ ISBN 978-89-972010-4-4 13320
    ———————————————————–

    기업위기와 당당하게 맞서는 5가지 커뮤니케이션 핵심전략
    모든 기업에 그대로 적용해도 될 살아 있는 위기관리 시스템 가이드

    시나리오 형식으로 쓴 기업위기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

    기업 위기관리 전문가인 저자가 컨설팅 현장에서 보고 느낀 위기관리 매뉴얼을 사례별로 정리한 책이다. 책에서 제기하는 기업 구석구석의 문제점들은 정용민 저자만의 수많은 케이스 스터디와 연구, 무엇보다 그가 실제 현장에 들어가 컨설팅한 경험을 바탕으로 했다. 기업의 실무자에서부터 CEO는 물론, 위기관리 컨설팅을 하는 컨설턴트들에게도 ‘현장감’을 익힐 수 있는 훌륭한 가이드다. 기업 내부의 홍보팀에서 위기관리를 하는 홍보팀장이나 직원들은 이 책의 주인공인 정 팀장의 상황에 매우 쉽게 몰입할 것이다.

    기업 홍보책임자와 언론 종사자가 함께 읽어야 할 책이다. 홍보 실무자라면 이 책을 통해 나의 어려움을 누군가가 잘 들어주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것이다. 위기관리 실무자로서 자신의 상황을 객관화해 볼 수 있다. 딱딱한 인문서나 경제경영서의 느낌을 탈피하고 정팀장이란 주인공을 등장시킨 소설 형식을 빌렸다. 불가피하게 기업의 위기관리를 맡은 한 인물에게 닥친 수많은 사건을 만나다 보면 자연스럽게 위기를 간접 경험할 수 있게 된다. 기업의 위기에 맞닥뜨릴 때마다 좌충우돌하는 소설 속 주인공의 일상을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우리 회사는 어떻지?’ 하는 물음을 던져 보게 된다.

    위기 – 피할 수 없다면 관리하고 즐겨라

    기업은 항상 부정적인 상황과 환경에 직면하기 마련이다. 위기를 피할 수 없다면 그 위기를 관리하고 즐기라고 저자는 강조한다. 이러한 부정적인 위기를 잘 관리하고 긍정적인 상황과 환경으로 개선할 수 있다면 기업 위기는 곧 또 다른 기회이다. 문제는 기업이 그런 기회를 창출할 능력과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는가에 있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기업의 위기관리. 기업의 사업 환경이 변하면서 기업은 어떤 기업이건 이전보다 더욱 엄격한 경영윤리와 철학 그리고 활동에 있어 정당성을 확보해야 살아남는다. 반대로 이러한 준비가 철저하지 않는 기업들은 매일 매일이 위기의 연속일 수밖에 없다. 연속되는 위기들은 일단 CEO에게는 큰 부담이고 실책들로 남는다. 매출은 하락하고, 소비자나 고객들의 실망은 커만 간다. 직원들의 사기는 땅에 떨어지게 마련이고, 거래처들도 하나 둘씩 등을 돌린다. 위기관리는 이제 기업에게 생존 그 자체다.

    저자는 5가지 핵심전략을 중심으로 책을 풀어나간다. 이 5가지 핵심전략이 다음과 같은 5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 기본부터 준비하라 2.이해관계자들과 소통하라 3.다양한 위기관리 노하우를 터득하라 4.위기관리 너무 잘해도 독이 된다 5. 기업철학과 시스템으로 위기를 이겨라

    기업철학과 시스템으로 위기를 이겨라

    기업 위기란 기업의 철학을 시험하는 아주 명확한 기회라고 저자는 강조한다. 내부적으로 우리는 이러한 회사다라는 공감대를 실제로 확인하는 기회라는 말이다. 위기관리 실패는 기업이나 조직이 내외부의 공감대와 인식을 무참히 깨버리기 때문에 발생한다. 공중들이 신뢰했고 사랑했던 기업이나 조직에 위기가 발생하니 ‘우리가 언제 너희에게 신뢰나 사랑을 원했었냐?’ 하는 식으로 커뮤니케이션을 하면 위기관리는 실패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기업이나 조직이 존재하고 살아 움직이며 성장하는 이유를 한번 돌아보자. 왜 기업이 여기에서 이 일을 하고 있는지 말이다. 위기관리의 정답은 그런 확고한 인식에서 나온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기업이나 조직의 올바른 철학을 잘 공유하고 있다면, 그다음 필요한 작업은 기업철학을 반영한 위기관리 시스템을 구축하는 일이다. 시스템은 생각이나 정신만이 아니라 실행을 전제로 한 사람들이 그 중심이다. 기업이나 조직을 움직이는 사람들 하나하나가 핵심이다. 철학이 가리키는 방향으로 사람들이 어떻게 움직여야 하는지, 누가 움직여야 하는지, 왜 그렇게 움직여야 하는지, 언제 그리고 누구를 향해 움직여야 하는지를 총체적으로 조직화하는 것이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이다.
    ————–

    지은이 정용민은

    국내의 대표적인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컨설턴트로 위기관리 컨설팅사인 스트래티지샐러드의 대표 컨설턴트 겸 CEO로 활동하고 있다. 글로벌 PR 에이전시 Hill & Knowlton, APCO Worldwide, Weber Shandwick 등과 함께 일했다. 한진해운, STX그룹, SK그룹, 코오롱, 유한킴벌리, 로레알, 웅진코웨이, 인천국제공항공사, 서울시, 문화체육관광부, 농림수산식품부 등 2백 곳이 넘는 국내외 기업과 조직을 대상으로 컨설팅과 트레이닝 서비스를 제공했다. 한국외국어대를 졸업하고 미국 페어리디킨슨대에서 기업커뮤니케이션으로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부사장과 오비맥주 홍보팀장을 지냈다. 저서로 《미디어트레이닝 101》(공역) 《소셜미디어 시대의 위기관리》가 있다. 기업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전문 블로그 Communications as Ikor (www.jameschung.kr)를 운영하고 있다.

    전문가 추천

    책에 현장의 소리와 분위기가 담겨 있다는 점을 매우 높이 평가하고 싶다. 위기 시나리오 형식으로 구성된 다양한 사례가 기업 경영진과 실무자에게 현실적이고 실질적인 도움이 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_유종기(딜로이트 Enterprise Risk Services 이사)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생각한다. 위기관리 현장 경험에서 우러나온 정용민 대표의 창조적 인사이트들은 여러 기업과 실무자에게 큰 힘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_구태언(H&Koo Consulting 대표‧법률사무소 행복마루 변호사)

    위기관리와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실질적이고도 깊이 있는 인사이트는 업무수행 시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큰 도움이 된다. 살아 있는 시스템을 기업에 접목한 사례는 시스템 구축이 미흡한 여러 기업에 긍정적인 자극을 줄 것이다. _이석현(한진해운 경영기획팀 상무)

    ——————————————–
    도서출판 프리뷰 담당 이동호 전화:(02)3409-4210 팩스:(02)3409-4201
    이메일:icare@previewbooks.co.kr

  • 위기관리 시뮬레이션: 시뮬레이션 하반부의 진행

    위기관리 시뮬레이션: 시뮬레이션 하반부의 진행

    위기관리 시뮬레이션 후반부는 전반부보다 위기관리 위원회 구성원들의 활동이 훨씬 안정화된다. 반대로 위기 상황은 지속적으로 악화되어 이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기관리 위원회 구성원들은 초반보다 훨씬 더 심리적 안정을 찾아가며, 더욱 위중하고 돌발적인 상황전개에도 확실한 역할과 책임을 기반으로 협업한다.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을 경험한 90%이상의 기업들은 이 단계에서 성취감과 자신감을 얻게 된다.

    위기관리 위원회 구성원 하나 하나가 자신의 역할과 책임을 재차 확인 해 가면서 움직인다. 계속해서 울리는 이해관계자들의 전화 하나 하나에는 담당 책임 부서 직원들이 달라 붙어 있게 된다. 방치되거나 혼란스러웠던 상황판이 시계열로 정리되고, 담당 및 처리 부서 체크들이 시작된다. CEO를 비롯한 임원들이 점차 변화해 가는 상황을 한눈에 인지하고 공감대를 유지하면서 의사결정 토론을 지속한다. 각 부서들에게 하달되는 위기대응 활동이나 상황분석 요청들이 실시간으로 정리되고 취합된다. 바깥 컨트롤룸의 이해관계자들은 더욱 더 공격의 수위를 높이지만, 워룸내의 위기관리 위원회는 그와 반대로 더욱 더 여유를 가지게 된다.

    많은 기업들은 위기 발생 시 위기 이후 상황을 이전 상황으로 다시 되 돌려 놓는 것을 심정적으로 원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또는 경험적으로 돌아 보았을 때 그런 완전한 회귀는 불가능하다. ‘성공한 위기관리’라는 정의에는 기업 마다 각기 다른 무수한 정의들과 기준들을 가지고 있지만, 필자가 일선에서 보는 성공적 위기관리란 ‘위기를 관리하는 주체 조직이 하나가 되어 일사불란하게 움직여 최악의 상황으로의 전이를 방지하는 것. 더 나아가 조직적 최선의 대응으로 위기 이후 비즈니스 환원 가능성을 최대한 확보하는 것’이라고 믿는다. 그런 의미에서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에서는 ‘조직이 하나가 되는 경험’과 ‘최선의 대응을 고민하는 좋은 기회’를 위기관리 위원회에게 제공한다.

    조직에 속해 있으면서도 위기 시 조직적 동력을 확보하지 못하는 것. 그런 조직적인 하나됨에 익숙하지 않거나 경험이 없어 힘들어 하는 경우들을 사전에 방지해 보자는 것이 시뮬레이션의 목적들 중 하나다.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에 참여한 위기관리 위원회 구성원들은 “위기를 한번 경험해 보았나? 나아가 위기관리에 대한 경험을 한번이라도 해 보았나? 그 위기관리의 경험이 조직적이고 체계적인 모습으로 진행되었던 것이었나?”하는 질문들에 답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점차 안정되던 위기관리 위원회 구성원들의 위기대응이 시뮬레이션 후반부에 이르러서는 이상적인 수준까지 치닫게 된다. 창조적인 문제 해결방안들이 내부로부터 조합되고, 적극적인 대응활동들이 진행된다. 컨설턴트들이 아무리 시나리오를 극단까지 치닫게 설계를 해도 이전과 같은 혼란은 웬만해서는 발생하지 않는다. 이때부터 메인 컨설턴트는 남아있는 체계 진단 체크리스트를 살펴보면서 검증하지 않은 부분이 남아 있는지를 살피기 시작한다.

    [위기관리 시뮬레이션 막바지에 다다르면 메인 컨설턴트는 남겨진 체계 검증 체크리스트를 들여다 본다. 만약 검증이 필요한 부분 중 CEO의 대언론 커뮤니케이션 역량이 남아 있다면 일대일 또는 기자회견을 어랜지 해 보기도 한다. 이는 추후 보고 될 체계 개선 리포트에 들어갈 중요한 내용들을 도출하기 위함이다]

    예를 들어 시뮬레이션 진행 과정 중 다른 모든 구성원들의 대이해관계자 커뮤니케이션 역량은 검증을 했었는데, 마지막으로 CEO의 위기 시 대언론 커뮤니케이션 역량을 체크해 보아야 하겠다 하면 CEO를 대상으로 언론 공격을 시작하는 형식으로 진행한다. 지금까지의 종합적인 위기 상황을 전제로 대규모 기자회견을 어랜지 하는 형식을 빌리기도 한다. CEO를 타겟으로 하는 일대일 인터뷰 상황을 조성해 별도로 격리된 장소에서 심도 있는 인터뷰를 진행 해 보기도 한다.

    모든 점검들이 완료되었으면, 메인 컨설턴트는 시뮬레이션의 마무리를 준비한다. 모든 위기 상황을 가능한 위기관리 위원회의 대응방식에 맞추어 긍정적 상황으로 시나리오를 종결한다. 임금협상으로 고초를 겪었던 HR부서에게는 노조측의 입금 협상 합의 레터를 발송한다. 언론과의 커뮤니케이션에 쩔쩔매던 홍보팀과 임원들에게는 그들의 목소리가 포함 된 비교적 긍정적인 기사들을 건네준다. 공정위나 국세청 또는 검찰측에서도 상황에 대한 긍정적 솔루션들을 공급해 온다. 위기관리 위원회 구성원 모두가 성취감을 맛볼 수 있는 전술적 장치들을 각각에게 제공하는 것이다.

    이런 전술적인 장치는 순수하게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을 어랜지 하는 클라이언트사내 실무자와 위기관리 위원회 구성원들을 위한 것이다. 일부 기업의 경우 극한의 부정적인 상황 중 시뮬레이션을 딱 마무리 지으면 그 이후까지 위기관리 위원회 구성원들이 패배의식에 찜찜해 하곤 한다. 이런 불완전한 감정을 해소 시키기 위한 장치가 필요하다.

    일부 기업들 중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에 CEO가 참석하지 못하는 기업들의 경우에는 위기관리 매뉴얼에 규정된 위기관리 위원회 리더가 CEO의 유고를 상정하여 시뮬레이션을 리드한다. 그러나 그런 상황에서도 CEO의 가시성은 충분히 확보되어야 하기 때문에 CEO의 격려 동영상을 시뮬레이션 종료 직후 서프라이즈로 상영하는 기업도 있다. 지쳐 시뮬레이션을 마무리하는 위기관리 위원회 구성원들 앞에 워룸 스크린이 밝게 켜지면서 CEO의 얼굴이 나오는 형식이다.

    “위기관리 위원회 멤버 여러분 고생들이 많았습니다. 오늘 여러분들이 어떤 경험을 했고, 어떻게 위기들을 대응 관리 했는지 저도 상상이 됩니다. 상상 그 이상이라고 생각하시는 임원 분들도 계시겠지요. 다들 잘 하셨으리라 믿습니다. 이번 시뮬레이션과 함께 우리회사의 전사적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은 마무리 되었습니다. 오늘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얻은 인사이트들과 시스템적 개선 요소들은 추후 저와 함께 별도로 재공유 하는 시간을 가지게 될 것입니다. 회사를 위한 여러분들의 열정과 팀워크에 다시 한번 박수를 보냅니다. 오늘 저녁에는 오랜만에 OO부사장께서 리드하셔서 모두 맥주한잔 하면서 회포를 푸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고생하셨습니다.”

    이런 CEO의 배려와 관심이 기업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 프로젝트에는 어마 어마한 힘이 된다. 실무자들도 힘을 얻게 된다. 경험적으로 보면 컨설팅은 항상 프로세스에서 가장 큰 의미를 얻는다. 그 과정에서 조직은 커뮤니케이션 하게 되고, 공유하게 되고, 공감하게 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소정의 성취감을 얻게 된다. 여기에 전략적인 장치들과 감성적인 터치들이 가미되면 그 이상 가는 컨설팅이 없다. 그런 의미에서 컨설팅은 곧 정치다.

    다음 글에서는 ‘위기관리 시뮬레이션: 시뮬레이션 이후 점검해야 할 것들’을 다루겠습니다.

  • 위기관리 시뮬레이션: 시뮬레이션의 통제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은 기업 내 고위급 임원들이 상대적으로 오랜 시간(6시간~8시간)을 함께 하는 실습형 이벤트이기 때문에 기업내부 실무자들로서는 준비와 고려해야 할 사항들이 무척 많기 마련이다. 컨설턴트들이 많은 경험들이 있다고 해도 기업 실무자로서는 하나 하나 꼼꼼하게 챙기지 않으면 무언가 사소한 문제라도 발생하지 않을까 조마조마하다.

    이와 함께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을 진행하면서 메인 컨설턴트가 통제해야 할 상황들이 생기기도 하는데, 이에 대해 한번 돌아보자. 일반적으로 메인 컨설턴트는 시뮬레이션 전반에 걸쳐 개입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하지만, 시뮬레이션 진행에 있어 심대한 문제가 발생했을 때는 부분적으로 개입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가장 대표적인 상황이 시뮬레이션이 정상적으로 진행되지 못할 만큼 위기관리 위원회의 위기대응 수준이 떨어지는 경우다. 이는 감정적으로 상황적으로 해당 위기관리 위원회 구성원들이 시뮬레이션에서 제시한 위기 시나리오를 해석하지 못하거나, 제대로 대응하는 프로세스를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메인 컨설턴트는 이런 상황을 깊이 있게 들여다보고 진단을 내린다. 이런 상황이 초기에 지속된다면 메인 컨설턴트가 자율적인 시뮬레이션 진행을 일시 중단하고, 위기관리 위원회와 함께 해당 시나리오를 중심으로 대응 프로세스 하나 하나를 가이드 해 준다. 분명한 것은 해당 위기관리 위원회가 위기대응을 할 줄 모르는 것이 아니라, 해 본 경험이 없기 때문에 이런 상황이 온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는 점이다.

    [가능한 메인 컨설턴트는 위기관리 시뮬레이션 진행 도중 위기관리 위원회의 활동에는 개입하지 않는다. 몇가지 예외적인 상황을 이외에는 위기관리 위원회 스스로 상황을 헤쳐 나가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단, 필요시에 한해 메인 컨설턴트는 시뮬레이션을 일시 중지시키고 토론을 리드하거나, 진행 코칭을 하거나, 피드백을 주면서 시뮬레이션 전반을 정상화 시킬 수 있다]

    위기관리 위원회 구성원들이 해당 상황에 몰입하지 못하는 경우들도 있다. 일부 핵심 임원께서 시뮬레이션 상황에 몰입하지 않으시며 블랙베리를 들여다 보시고 계신다거나, 랩탑을 가지고 오신 임원께서 사무 처리를 하시고 계신다거나 하는 경우다. 이는 사전에 CEO등의 인가를 얻어 강력하게 제한하는 커뮤니케이션을 해야 한다. 현실적으로 시뮬레이션에 참여한 임원들의 일상적인 커뮤니케이션을 절대적으로 제한할 수는 없겠지만, 전체적으로 시뮬레이션에 몰입하지 못하는 상황까지는 가면 안 된다.

    일부 임원들이 시뮬레이션 시나리오가 적절하지 않거나 현실적이지 않다 비판하고 나오시는 경우들도 있다. 이는 상당히 사내 정치적인 이슈이기 때문에 뚜렷한 해결책이나 방지책은 없어 보인다. 위기관리 프로젝트를 리드하고 있는 부문과 그와 각을 세우고 있는 다른 부분간의 견제행위라고도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이런 상황은 발생할 수도 없는 상황인데 왜 이런 시나리오를 가지고 우리가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을 해야 합니까?” 또는 “시뮬레이션의 흐름을 이해할 수가 없어요. 사건 발생이 바로 한 시간전인데 어떻게 언론이 이렇게 빨리 들이닥칩니까? 언론이 이 내용을 알 수가 없지요?” 이때 이런 질문이나 항의에는 메인 컨설턴트가 답변을 하면 안 된다. 위기관리 위원회 스스로 이런 부정적인 반응들을 자제시키면서 순조롭게 진행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물론 위기관리 프로젝트를 리드하는 부문의 임원이 가장 큰 역할을 해야 한다. 여기에서 핵심은 시뮬레이션을 진행하기 위해 컨설턴트들은 해당 시나리오들에 대해 최대한 현실성(feasibility) 체크를 했다는 사실이고, 여러 전문가들이 이를 검증했다는 점이다.

    가끔은 CEO께서 시뮬레이션 도중에 자리를 비우시는 경우도 발생한다. 여기에서 CEO부재의 의미는 시뮬레이션의 집중도를 가시적으로 떨어뜨리기 때문에 경계해야 할 상황이다. 위기관리 위원회 임원들의 경우 CEO가 시뮬레이션 진행을 리드하실 때와 CEO께서 잠깐 자리를 비우실 때 그 집중도가 확연하게 떨어지는 모습을 보인다. 지속되는 시나리오별 의사결정에 있어서도 그 이전과 다른 비효율성을 보인다. 이런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가능한 CEO께서 시뮬레이션에 참가하셨으면 끝까지 함께 하시는 것이 최선이다. 대부분 시뮬레이션에 참가하신 CEO들은 다른 임원들 보다 훨씬 더 강한 몰입도와 참여열정을 보여주시곤 한다.

    위기 상황 전개 플랜에 따라 시나리오들이 정기적으로 하달 되는데 이 간격이 너무 빠르거나 늦거나 하는 경우도 있다. 상황의 변화와 전개는 늦어도 안되고 빨라도 안 된다. 이 완급에 대한 조정과 통제는 메인 컨설턴트와 컨트롤룸의 리드 컨설턴트의 핵심적인 몫이다. 메인 컨설턴트와 리드 컨설턴트는 일대일 커뮤니케이션 라인을 통해 지속적으로 커뮤니케이션 한다. 이를 통해 상황과 대응의 완급을 상시적으로 조정한다.

    아주 가끔은 위기관리 위원회 구성원들이 미처 컨설턴트들이 예측하지 못한 입장과 대응활동을 하는 경우들이 발생한다. 이런 경우 기존에 준비해 놓은 시나리오의 틀이 망가지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 이런 경우가 컨설턴트들에게 가장 최악의 상황이다. 만약 위기관리 위원회가 정말 엉터리 같은 입장과 대응으로 정상적인 상황을 극단적으로 치 닿게 하는 경우라면 메인 컨설턴트는 시뮬레이션을 잠시 중단시키고, 그 대응방식들에 대해 토론을 진행한다. 하지만, 위기관리 위원회가 상당한 수준의 전략적 대응을 해 시나리오 흐름을 망가뜨리게 되면 메인 컨설턴트와 리드 컨설턴트는 빠른 시간 내에 기존 시나리오들을 변경해 대응해야 한다. 이해관계자 역할을 하는 컨설턴트들도 완전하게 바뀐 시나리오와 이해관계들을 빨리 수정 이해해야 하고, 실행해야 한다. 위기관리 컨설턴트들이 얼마나 빨리 새로운 시나리오에 적응하는 가 하는 부분도 그들의 경력과 능력에 대한 주제가 되겠다.

    돌아보면 위기라는 상황 자체가 예측 불가능하거나 통제 불가능한 주제다. 위기관리는 더욱 혼란스러운 주제다. 거기에 시뮬레이션이라는 단어가 붙으니 그 혼란스러움은 더 말할 수 없는 경지에 다다른다. 컨설턴트들과 위기관리 위원회는 이런 혼란스러움을 극복하고 조정 통제하며 시뮬레이션을 진행한다. 그래서 시뮬레이션 이후에는 스스로 자신감이 생긴다. 경험에 의한 실질적인 자신감이다.

    다음 글에서는 ‘위기관리 시뮬레이션: 시뮬레이션 하반부의 진행’을 다루겠습니다.

  • 기업위기 시스템으로 이겨라

    기업위기 시스템으로 이겨라

    오늘 인쇄들어간 저의 새책입니다. 블로그 친구분들과 가장 먼저 공유합니다. 서점에서는 5월말에서 6월경에 보실 수 있습니다.

    기업위기 시스템으로 이겨라

    책의 순서입니다.

    프롤로그

    위기를 많이 경험해야
    위기를 이길 수 있다

    필자는 매해 평균 20~30여 군데의 기업위기에 대해 자문한다. 제품 리콜에서부터 루머, 이슈, 투쟁, 갈등 그리고 심각한 사건 사고에 이르기까지 다사다난한 위기관리 방법을 알려 줄 때마다 기업의 다름을 목격한다.

    유사 제품의 리콜 처리만 봐도 기업마다 대응 방식은 천차만별이다. 소비자를 운운하면서도 그들을 우선시하지 못하는 기업이 있는가 하면, 저렇게까지 해도 될까 싶을 만큼 소비자를 최우선 가치에 두는 기업도 있다.

    기업 내 조직의 위기관리 시스템도 각기 다르다. 수십 년간 성공적인 업적을 쌓아 온 대기업도 위기대응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부실한 면을 드러내곤 한다. 반면에 어느 젊은 대기업은 마치 탄탄한 시나리오라도 있는 양 멋있고 시스템적으로 위기관리를 해낸다.

    위기대응 인력으로 구성된 위기관리 위원회의 분위기도 저마다 다르다. 기업위기에 직면해도 어쩔 수 없다는 듯이 앉아서 인상을 찌푸리고 있는 사람들로 구성된 위기관리 조직이 있는가 하면, 근무시간 내내 긴장을 늦추지 않고 아무런 불평 없이 위기대응 방법을 찾는 위기관리 위원회도 있다.

    CEO가 자리를 지켜야만 대응 방식을 확정하고 실행할 수 있다며 위기관리 위원회 모두가 소중한 시간을 헛되이 보내는 기업이 있는 반면, CEO가 해외 출장 중이어도 임원들이 협업해 서로의 전문적인 의사를 실시간으로 공유하는 위기관리 위원회도 있다. 후자의 위기관리 위원회는 서로 위기관리 방법을 효과적으로 지시하고 실행한 후 결과를 CEO나 간부들과 공유하는 역량을 보여 준다.

    기업철학, 시스템, 인력, 의사결정 역량 등에서 모든 기업은 다 다르다. 필자는 이런 다른 면을 보고 위기를 극복하거나 개선할 수 있는 노하우를 제시하면서 ‘이런 상황을 다른 위기관리 실무자들과 후배들이 간접경험하게 하는 방법은 없을까?’ 하는 생각을 갖게 됐다. 기업의 위기와 위기관리는 무엇보다 ‘경험’이 중요하다. 자신이 재직한 기업에 아직 맞닥뜨리지 않은 위기 형태를 보고 듣는 간접경험을 하게 되면 미리 자사의 철학, 시스템, 인력, 의사결정 역량 등을 되돌아볼 수 있게 된다.

    오래전부터 필자는 위기관리에 실패한 기업의 ‘실패학’ 강의나 워크숍이 좀 더 활성화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졌다. 개인이 몸담고 있는 기업이 어떤 위기를 맞았는가, 왜 극복하지 못했는가, 그 후 어떤 점을 개선해서 지금은 어떻게 성공적인 체계를 잡았는가에 대해 실제 위기관리 담당자가 증언해 준다면 강의를 들은 개인에게는 매우 소중한 자산이 되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많은 기업이 자사가 경험한 위기를 더 공개해서 타 기업의 반면교사 역할을 했으면 한다. 위기관리에 대한 토론을 활발히 해 타 기업의 벤치마킹 기회를 주었으면 한다. 이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면 오랫동안 위기관리 업무를 한 선배들이 경험을 통해 얻은 위기관리 핵심 비법을 추려 후배들에게 소개하는 것도 좋겠다.

    이런 바람에 힘입어 필자는 이 책을 모아 보았다. ‘모았다’는 표현을 사용하는 이유는 이 책에서 나온 많은 위기 상황이 필자의 머릿속에서 상상으로 쓰인 것이 아니라 실제 상황을 하나로 모아 만들었다는 것을 밝히고 싶어서다.

    물론 많은 클라이언트와 NDA(Non Disclosure Agreement:기밀 유지 협약)를 맺었기에 기밀에 관련한 자세한 상황 묘사는 하지 않았다. 클라이언트명, 브랜드명, 제품명, 개인명 등도 실명을 쓰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위기 상황에 대한 간접경험의 기회를 주고, 위기관리를 이해하게 하는 데 지장이 없도록 설명하고 구성하는 방법을 찾았다.

    이 책은 딱딱한 인문서나 경제경영서의 느낌을 탈피하고자 소설 형식을 빌렸다. 불가피하게 기업의 위기관리를 맡은 한 인물에게 닥친 수많은 사건을 만나다 보면 자연스럽게 위기를 간접경험할 수 있다. 기업의 위기에 맞닥뜨릴 때마다 좌충우돌하는 소설 속 주인공의일상을 들여다보며 아무 생각 없이 웃기 전에 우리 회사는 어떤지에 대한 물음을 던져 보자. 그러다 보면 자사의 기업철학, 시스템, 인력, 의사결정 역량 등을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다.

    필자의 원고를 꼼꼼하게 읽고 교정해 준 스트래티지샐러드의 여러 컨설턴트와 코치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전한다. 또한 주말이면 늘 골방에 들어앉아 원고 작업에 몰두했던 남편이자 아버지를 묵묵히 바라봐 준 아내 지현과 딸 다운이에게 깊이 감사한다. 전문적으로 커뮤니케이션을 공부하지 않으셨는데도 필자의 삶에 필요한 커뮤니케이션의 대부분을 가르쳐 주신 부모님께 이 책의 지면을 빌어 존경한다는 인사를 전한다.

    이 책이 위기 없는 사회는 만들지 못하더라도 부디 기업의 위기로 인해 고통받지 않는 사회의 발판을 마련할 것이라고 믿는다. 모든 사회 구성원이 기업과 함께 행복하기를 간절히 빈다.

    2012년 6월
    정용민

    감사합니다.

  • 위기관리 시뮬레이션: 시뮬레이션 진행 전반

    위기관리 시뮬레이션: 시뮬레이션 진행 전반

    자, 첫 번째 위기 시나리오가 하달됐다. 이제 위기관리 위원회가 기다렸다는 듯이 움직여 줄까? 천만의 말씀이다. 움직이지 않는다. 일단 상황 시나리오만 보시고도 다들 침묵을 일정기간 유지한다. 매뉴얼상에서는 위기통제센터에 모여 있는 위기관리 위원회 구성원들이 ‘신속하게 추가 상황을 각 부서별로 입수해 취합한다’라 명시되어 있는데도 이를 따르지 못한다. 이 블랙아웃의 시간이 시뮬레이션의 시작 그 자체다.

    이 블랙아웃의 시간을 견디지 못하는 클라이언트 실무자들이 있다. CEO를 비롯해 모든 핵심 임원들이 모여 앉아 블랙아웃의 시간을 몇 분 정도 겪는 것이 나중에 ‘시뮬레이션 운용의 문제’로 받아들여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하는 것이다. 하지만, 경험상 이 시뮬레이션 초기의 블랙아웃은 전체 시뮬레이션의 가치보다도 더 많은 의미를 지닐 수 있어 필히 권장된다.

    클라이언트들에게 항상 반복적으로 말씀 드리는 것이 바로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은 우리 자신들이 얼마나 준비되어 있지 않은가를 깨닫는 데에서부터 시작합니다”라는 조언이다. 반대로 ‘우리는 아주 잘 준비되어 있다’라 자만하는 기업에게는 오히려 위기관리 시스템의 구축이 상대적으로 어렵다. 시스템에서는 이를 구성하는 사람이 항상 가장 중요한 핵심이다. 이분들이 현실을 그대로 인정해야 시스템이라는 것이 구현 가능하다. 그런 의미에서 블랙아웃은 상당한 충격파로서 이런 현실을 그대로 받아들이시고 내적으로 인사이트를 찾기 시작하는 아주 중요한 순간이란 생각이다.

    일정 시간이 흐른 뒤 일부 임원이나 CEO께서 입을 떼신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어떤 정보를 추가로 얻어야 하죠?” 일단 말문이 트이면 여러 임원분들이 각자 자신의 생각을 쏟아내기 시작한다. 물론 그 상황설명이나 의견들이 그대로 전략적으로 조합되지는 않지만, 일종의 난상토론이 시작되는 것이다.

    [위기관리 위원회가 소집된다고 해서 해당 위원회가 즉각적으로 활동을 전개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위원회 내에서 경험 많은 핵심 임원이 의사결정을 위한 코디네이션과 앵커링을 진행 해 주어야 한다. 내부에 경험 많은 임원이 없다면 위기관리 컨설턴트들이 위기관리 위원회 코디네이션을 맡기도 한다. 이런 모든 역할과 책임은 위기관리 매뉴얼상에 상세하고 실제적으로 정확하게 명기되어져 있어야 한다]

    실제 위기가 발생한 기업의 내부에 들어가 위기관리 위원회와 함께 일하다 보면, 상당히 공통적인 상황들이 연출되는 것을 목격할 수 있다. 그 중 가장 흔한 상황이 위기관리 위원회 구성원 각자가 계속 비슷한 이야기들을 반복한다는 것이다. 이 부분은 추후 사회심리학자나 정신분석학자들에게 해석과 의견을 들어봐야 하겠다 생각하고 있는 주제이기도 하다.

    심각한 블랙컨슈머 관련 위기라 가정을 해보자. 영업부문 임원이 해당 블랙컨슈머의 신상과 의도 그리고 그간의 적대적 활동들에 대해 위기관리 위원회 구성원들에게 설명을 한다. CEO께서 좀더 추가적인 질문을 하신다. 그러면 또 고객관리팀장이 부연설명을 하면서 방금 전 영업부문 임원이 한 설명 내용을 비슷하게 반복한다. 홍보팀 임원은 그 내용을 듣고 또 자신의 의견을 이야기하면서 이전 임원과 팀장의 이야기를 절반이상 반복해 이야기한다. 마케팅임원은 그에 대해 반론이나 추가적 의견을 내놓으면서 또 해당 내용들을 반복해 설명한다. 이 반복적인 커뮤니케이션이 한 바퀴 두 바퀴 세 바퀴 돌면서 시간이 흐른다.

    이 상황에서 외부 로펌이나 위기관리 자문그룹이 중간에 조인하게 되면 처음부터 이 반복 커뮤니케이션이 다시 시작된다. 일선에서 이 상황을 공통적으로 경험하면서 나름대로 해석을 해보면 ‘사람들은 돌발적인 상황이 발생하면 그 당황스러운 상황자체를 반복적으로 커뮤니케이션 해 가능한 정확하게 이해하려 노력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한다.

    마치 동네 순이네 집에 불이 붙은 광경을 바라보는 주민들의 커뮤니케이션 형식들과도 유사하지 않나 하는 거다. “순이네 집이지 저게?” “맞아 순이네 집이야 순이네 집” “아이구 어떻게 해 순이네 집 맞네” “순이네 집 큰일났네. 큰일났어” “어이쿠 저거 어떻게 해 순이네 집 다 타네 다 타~~” 이런 식의 상황 묘사와 이해 시도들이 초기 무한 반복된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런 단순 상황정보 반복이 시뮬레이션을 통해서는 어느 정도 극복되어야 한다는 부분이다.

    기본적인 반복 커뮤니케이션은 있어야 하겠지만, 과도한 반복은 위기관리에 있어 시간관리를 실패하게 하기 때문에 적극적인 개선대상이다. 같은 정보공유를 반복하기 보다는 새로운 정보 그리고 더 세부적인 정보 획득과 공유를 통해 빠른 의사결정을 지향해야 한다. 컨설턴트가 하달 한 상황 시나리오에 대한 확실한 이해가 끝났다면, CEO를 비롯한 위기관리 위원회 임원들은 새롭고 세부적인 상황정보를 즉각적으로 획득하기 위한 시도들을 해야 한다.

    예를 든 블랙컨슈머 이슈에 있어서도 일단 해당 블랙컨슈머의 신상과 요구내용 그리고 최근 적대 활동들에 대한 정보가 1차 공유되었다면, 2차적으로 필요한 정보들을 묻고 공유하는 단계로 빨리 넘어가 주어야 한다. “그러면 지금까지 법무팀의 의견은 무엇입니까?” “홍보팀은 해당 블랙컨슈머의 대언론 활동들에 대해 어떤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있나요?” “고객관리팀에서 해당 블랙컨슈머와 접촉할 때 녹화나 녹취 시도를 해 보았습니까?” 등등의 추가 상황 파악 노력들이 이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위기관리 위원회내에서 이런 논의를 주재할 수 있는 특정임원을 뽑거나 CEO께서 이런 프로페셔널 한 앵커링이 가능하시다면 CEO께서 직접 진행하시는 것도 좋다. 즉, 의사결정의 신속성을 확보하고 이를 위한 커뮤니케이션 효율성을 확보하기 위해 의사결정 코디네이터 또는 앵커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런 코디네이터는 가능한 핵심임원들 중 기업 내에서 유사위기를 많이 경험해 본 분이 알맞다. 일부 클라이언트사에서는 트레이닝 받은 홍보임원이나 컨설턴트 출신의 기획이나 감사 임원 등이 주로 위기관리 위원회 코디네이션을 담당한다. 이런 분들을 다른 말로 위기관리 매니져 또는 위기관리 담당 임원으로도 부른다. 흔히 위기관리 매니저나 담당임원은 직접 위기를 일선에서 실행하는 포지션으로 이해하는 데, 실제로 이들의 가장 중요한 업무는 위기관리 위원회의 운영을 리드하고 코디네이션 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이 또한 누가(who) 역할과 책임을 가져야 하는지 실제적으로 정확하게 매뉴얼상에 명시되어야 한다.

    다음 글에서는 ‘위기관리 시뮬레이션: 시뮬레이션 시나리오들에 대하여’을 다루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