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그] CEO·최고경영진

  • 위기관리팀은 몇 명 정도가 적당할까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회사에 큰 문제가 발생해 매뉴얼에 적힌 대로 위기관리팀을 소집해 보았습니다. 저희 대회의실이 총 30명 정도 들어가는 크기인데요. 매뉴얼상 적힌 위기관리팀원이 거의 50명에 육박하더군요. 상당수가 앉을 자리도 없더라고요. 위기관리팀원은 몇 명 정도가 적당 한 걸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먼저 보유하고 계시다는 그 매뉴얼에 문제가 있습니다. 매뉴얼이 만들어 질 때 어떤 지시와 공유가 이루어졌는지 잘 몰라 정확하게 말씀 드릴 수는 없지만, 위기관리팀원의 숫자가 그렇게 많다는 것은 좀 문제가 있는 것입니다.

    질문에서 “위기관리팀원의 수가 몇 명이 적절한가?”라 하셨는데요. 그 질문에도 정해진 수는 없습니다. 위기관리팀을 구성하는 인원의 가장 이상적인 숫자는 최고의사결정권자의 위기관리 리더십과 상당부분 비례한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대부분 기업에서 위기관리를 위한 위기관리 핵심팀은 손가락에 꼽을 정도가 됩니다. 대표이사를 중심으로 해 각 주요 부서의 장들이 일단 그 핵심을 이룹니다. 여기에서 의사결정권자의 위기관리 리더십이 낮은 경우일수록 그 수는 늘어나게 됩니다.

    위기 시 의사결정 권한을 여럿이 배분해 자신의 부담을 줄이려 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위기관리팀장을 대표이사가 하지 않고, 홍보임원이나 기획임원으로 배정해 놓는 경우입니다. 이런 경우 위기관리팀 인원의 수는 배가됩니다.

    반대로 오너이자 대표이사가 위기관리팀장 역할을 직접 수행하는 경우에는 소집되는 위기관리팀원의 수는 손가락으로 꼽을 수 있는 수 이하로 줄어듭니다. 아주 극소수가 의사결정 해 지시를 하달 하는 군대 체계로 내부 위기관리 소통이 진행되기도 합니다.

    흥미로운 것은 위기관리팀이 만나 의사결정을 하는 시간의 길이와 횟수도 위기관리팀장이 어떤 위치에 있는 분인가에 따라 대폭 늘거나 줄거나 하는 다름을 보입니다. 기업 내에서 아무리 권한이양이나 민주적 기업문화를 자랑해도, 매니저급들이 모여 앉아 결정할 수 있는 수준과 임원급들이 결정할 수 있는 수준과, 사장단급과 오너급의 의사결정 수준은 다르기 마련입니다.

    따라서 매뉴얼상에서 위기관리팀의 범위를 나누기 위해서는 위기의 상황별 수준을 먼저 나누게 됩니다. 일상적이고 단순한 위기에 대한 대응은 주관 및 유관 팀장급들이 모이는 일선 협업팀 수준에서 다루게 됩니다. 그 위 그리고 또 그 위의 위기 상황별 수준으로 전개되면서 그 위기를 다루는 팀은 상향 조정됩니다.

    그렇지만 여기에서 위기관리팀의 ‘상향 조정’이 곧 위기관리팀 인원수의 증대만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위기관리팀의 상향 조정은 점차적으로 의사결정그룹과 실행그룹의 분리를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의사결정그룹이 상위로 조정됨에 따라 이전 팀장 그룹은 이제 실행에만 온전하게 집중할 수 있게 된다는 의미입니다.

    일단 위기가 발생했을 때 수 십 명의 위기관리팀 인원이 모두 위기관리 회의에 참석하는 경우는 문제가 있는 체계입니다. 인원이 줄어 각 부서 핵심 임원들이 대표이사와 둘러 앉았다 하더라도, 해당 임원이 깊이 있는 상황보고와 검증을 하지 못하고 앉아 있다면 그것 또한 문제가 있는 체계입니다.

    또한, 여러 임원들이 대표이사가 부재한 채 모여 앉아 위기관리를 위한 회의를 수시간에 걸쳐 연이어 하는 것도 문제가 있습니다. 그런 경우 대부분의 논의 내용들은 반복되고, 중복되고, 효율적이지 않게 회오리를 칩니다. 이 보다 더한 경우는 이렇게 비효율적인 임원급 위기관리팀 위에 대표이사와 사장급 일부가 모인 최고의사결정그룹이 있는 경우입니다.

    말 그대로 옥상옥(屋上屋)의 상황이 펼쳐지는 것이죠. 임원급 위기관리팀에서 장시간에 걸쳐 정리된 (결정되지 않은) 위기대응 시나리오들이 그 위 대표이사급 위기관리팀에 보고되는 비효율성을 상상해 보시기 바랍니다. 위기 시 이와 같이 의전을 따지는 기업이 위기관리에 성공하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위기관리는 곧 시간과의 싸움이라 그렇습니다. 작고 빠른 훈련 된 조직만이 시간과 겨를 수 있습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2017년 11월 20일자

    직원 성폭력 SNS 일파만파 기업 대응책은 없나요?

    • 박수호
    • 입력 : 2017.11.20 15:01

    [재계 인사이드-96] 한샘, 현대카드, 한국씨티은행….

    직원들의 불미스러운 사건이 퍼지면서 곤란을 겪고 있는 회사들입니다. 대표이사의 공식 사과, 홈페이지에 관련 입장 게재 등 나름 대응을 한다고 하지만 주위 반응은 그리 좋지 않습니다. 사건이 어느 정도 무마됐다 싶었다가도 또 다른 폭로 혹은 기업의 대응에서 미비한 점을 꼬투리 잡아 사건이 재점화되기도 합니다. 이런 사태를 겪지 않은 기업들도 “다음 타자는 혹시 우리?”라는 공포심이 생길 정도지요. 대응책을 좀 더 체계적으로 마련할 방법은 없을까요. 그래서 국내 최초로 설립된 위기관리 전문 컨설팅 회사 스트래티지샐러드의 정용민 대표에게 기업을 대신해 물어봤습니다. 다음은 일문일답.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해당기사 : http://premium.mk.co.kr/view.php?no=20640

  • 이슈화가 안 될 텐데 대응 플랜을?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 회사 사업 관련해 약간 민감한 문제가 있습니다. 현재 저희 최고임원진들만 조심스럽게 공유하고 있는데요. 이 문제가 일단 이슈화되지 않도록 여러모로 노력 하고 있습니다. 일부에서는 대응 플랜도 좀 만들어라 하는데요. 이슈화 안 된다면 그런 건 필요 없지 않을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실무선에서 가장 힘들어 하는 것이 아직 이슈화 될지 안될지 잘 판단하지 못할만한 상황에서, 이슈대응 플랜을 만들라는 윗분들의 지시입니다. 실무자들은 이렇게 생각합니다. “이슈가 발생 안 하면 대응 플랜도 필요 없을 텐데 그걸 왜 만들어야 하나?” “너무 변수가 많아서 어떻게 이슈 대응 플랜을 세워야 하지?” “보니까 대응 플랜이 딱히 떠오르지 않는데. 만들지 않을 수 없을까? 막상 이슈화 되면 다 대응하곤 했는데 말이야.”

    이해가 가는 생각들입니다. 일단 우선순위 관점에서 해당 문제가 이슈화 되지 않도록 여러 모로 노력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질문하신 회사에서도 그런 노력을 현재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무조건 이슈화 되지 않게 만드는 것이 이슈화 된 다음에 문제를 해결하는 것 보다 훨씬 나은 전략입니다.

    변수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이슈화가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기업들이 가장 신경 쓰는 것이 변수를 최소화 하려는 노력일 것입니다. 피해자나 성토자가 있다면 그들과의 문제 해결을 진행합니다. 추가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개입할 수 있는 이해관계자들에게는 미리 관리 차원의 활동들이 들어갑니다. 이런 류의 노력들이 대부분 변수를 최소화하고, 남아 있는 변수를 통제 가능하도록 하기 위한 노력들입니다.

    이슈 대응 플랜이라는 것은 이슈가 발생했을 때를 감안하고 만들어도 되지만, 그 이슈를 현재 어떻게 관리하고 있고, 어떻게 관리 강화해야 하는지를 품고 있어야 합니다. 그 플랜이 곧 이슈대응 플랜 A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슈가 발생하게 된다면 우리가 어떻게 대응해야 하겠다는 플랜은 플랜 Bf라고 할 수 있습니다.

    윗선에서 위기 대응 플랜을 만들어라 지시하신 것은 “플랜 B를 준비하라”는 요청이라고 보여집니다. 플랜 B는 이슈관리 관점에서 상당히 중요한 의미를 가집니다. 전체적으로 이슈 발생 시나리오와 연결되어 플랜 C, D의 형태로도 차후 계속 분화해 나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여기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은 누가 뭐라고 해도 플랜 A일 것입니다.

    플랜 A는 곧 이슈화를 방지하기 위한 플랜입니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여러 노력들을 하나로 정리 해 통합적인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노력을 모으는 작업이 그 기반이 됩니다. 그런 기반이 없다면 사실 플랜 B도 기반이 부실해집니다. 질문하신 것과 같이 변수들이 너무 광범위해서 플래닝이 제대로 되기 어렵습니다. 한마디로 막막한 것입니다.

    플랜 C도 그렇고 플랜 D도 그렇고 앞서의 플랜들이 정확하게 정리되어 있어야 더 나은 플래닝이 가능한 법입니다. 전체적으로 경우에 따라 갈라진 그 세부 플랜들을 모으면 해당 이슈 대응 플랜이 됩니다. 이슈 대응을 지휘하는 최고 의사결정자 입장에서는 네비게이션 맵을 가지고 있는 셈이 됩니다. 보다 예측 가능한, 변수 통제를 중심으로 하는 ‘길’이 보이기 때문입니다.

    실제 이슈관리에 있어서도 해당 문제가 이슈화 되지 않게 하기 위해 여러 부서들이 노력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통합된 플랜이 없는 상태에서 각자 최선을 다하는 노력에는 한계가 있기 마련입니다. 단발적이고 산발적인 노력 지시도 사실 큰 효과는 없습니다. 현 상황에 대한 관제가 이루어지지 않는 이슈화 방지 노력은 무언가는 하고 있는 것 같은데, 아무것도 되고 있지 않는 상황을 의미할 수도 있습니다.

    이 의미는 실제 이슈화가 될 수 밖에 없는 악화된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따라서 이슈대응 플랜을 만들기 위해서는 현재 이슈화 방지 노력들을 제대로 정리하고 전략과 투자 플랜이 같이 있는 플랜 A가 가장 중요합니다. 그래야 실제로 플랜 B가 필요 없게 될 수 있습니다.

    이슈화 방지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면 아주 최초부터 위기관리팀이 모든 노력과 활동들을 정리하고 관제할 수 있게 하는 체계화를 먼저 해 보십시오. 그리고 그들로 하여금 현 상황을 기반으로 하는 플랜 A를 먼저 구축하도록 해야 합니다. 아무리 바빠도 말 앞에 수레를 메어 놓을 수는 없습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CEO마음을 어떻게 읽어야 할까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회사에 부정 이슈가 발생해 CEO 책임론까지 나오는 상황입니다. 여러 이해관계자들 변수도 있고 해서 대응 시나리오를 세우기가 쉽지 않은데요. 가장 힘든 게 실제 CEO께서 어떤 생각을 하고 계신지 알 수 없다는 부분입니다. CEO의 마음을 어떻게 알아내야 할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사실 그런 질문을 여러 기업에서 상당히 많이 받습니다. 흔히 위기관리 전문가들이 사내에 사일로(silo)를 없애야 제대로 위기를 관리할 수 있게 된다 종종 조언 합니다. 그런 경우 많은 사람들은 부서와 부서간 커뮤니케이션 단절만을 상상합니다. 하지만, 정말 위험한 사일로는 최고 의사결정자 또는 그 그룹과 실무그룹간의 사일로입니다.

    기존 같은 부서간 사일로의 경우에는 부서장 또는 부서 실무자들간의 친근감등으로 어느 정도 자연 해소 되거나, 최고 의사결정자의 강한 지시로 협업이 가능하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최고 의사결정자와 실무자들간의 사일로는 대체로 존재한다는 공감대까지도 이르지 못한 채 조직에 큰 피해를 입히게 되니 문제입니다.

    일반적으로 최고 의사결정자들은 인의 장막에 둘러쳐 있습니다. 따라서 최고 의사결정자와의 커뮤니케이션은 사내에서 소수의 핵심 임원들이 도맡아 하곤 합니다. 평소에는 상황이나 시간이나 여러 제약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이런 식의 간접적 커뮤니케이션도 별 문제 없이 진행되고는 합니다. 그러나, 위기가 발생하면 사정은 완전하게 달라 집니다.

    실시간으로 상황이 변화하면서 추가적인 이해관계자들이 개입하기 시작합니다. 시간적인 제약은 점점 더 거세집니다. 최고 의사결정자에게까지 책임론 같은 비난이 다가오기 시작하면, 사실 최고 의사결정자께서도 제대로 된 상황 인식이나 대응 전략을 구상하기 어려워 질 때가 옵니다.

    그렇기 때문에 평소 최고 의사결정자와의 가교 역할을 담당했던 임원들은 위기 시 최고 의사결정자에게 제대로 다가가거나, 적절한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하기 더 어려워 집니다. 한마디로 눈치만 보면서 향후 위기 대응 방향을 점쳐야 하는 상황이 되어 버립니다.

    실무진들은 이 경우 완전한 패닉에 빠집니다. 변해가는 상황 때문이기도 하지만, 위에서 무엇을 정해 지시가 내려와야 대응을 하는데 그렇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최고 의사결정자를 포함한 그 그룹이 무엇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정확하게 모르기 때문에, 실무진의 경험에만 의지해 대응을 진행하기도 어렵게 됩니다. 기껏 실행을 한다고 했는데, 위에서 “누가 그렇게 대응하라고 했습니까?”라는 반응이 나오는 것을 두려워하기 때문입니다.

    일부 기업에서는 그런 상황을 피하기 위해 과학적으로 여러 시나리오를 만들어 최고 의사결정자 그룹에 보고 합니다. 실무진들이 전문가들과 여러 상황 분석을 진행 해 앞으로 전개될 상황을 여러 개로 분석해서 시나리로 형식으로 보고하는 것이죠. 대응 방향의 초이스를 바라는 것입니다.

    이런 경우에도 상당수 기업에서는 “해당 시나리오들이 VIP 의중을 담지 못했다”는 피드백과 함께 사장되거나, 개정을 지시 받습니다. 최고 의사결정자의 의중이 지속적으로 오리무중인 가운데, 예상 시나리오는 그 복잡함과 다양함이 배가 됩니다. 이 때부터는 그냥 보고를 위한 업무가 진행되는 것입니다.

    위기가 발생하면 그래서 최고 의사결정자의 가시성(visibility)가 중요합니다. 흔히 이 가시성이라는 것을 외부 이해관계자에게 보여지는 가시성이라고만 생각합니다. 하지만, 가시성이란 내부 의사결정 프로세스에서의 리더십이라는 의미와도 연결 됩니다. 주어진 위기를 관리하기 위해 모두가 모여 앉았을 때 최고 의사결정자도 그 자리에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오버 커뮤니케이션 하라”는 원칙도 이런 경우 유효합니다. 최고 의사결정자께서 오버 커뮤니케이션 해주어야 실무진들이 일사불란함을 가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외부로는 로우 프로파일 하더라도 내부 의사결정 과정에서는 상호간 오버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이 위기관리 성공률을 높이는 방법입니다.

    최고 의사결정자가 생각하는 바를 그대로 완전하게 실무진들이 이해한다면 위기 대응에 있어 주저함이나 갈등은 사라집니다. 실무진이 자신감을 가지고 나가 활동하게 됩니다. 전략을 세울 수 있고 시나리오를 정확하게 가를 수도 있습니다. 귄위적이거나, 비밀주의적이고, 마치 정보기관 같이 조용한 조직에서는 상당히 어려운 주문일 것입니다. 그래서 성공과 실패는 다 이유가 있다고 합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다들 한마디씩 하니 참 힘든데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 회사관련 이슈가 발생해 위기관리 컨설턴트들 자문을 받았고, 일단 잠시 로우 프로파일 하는 것이 회사를 위해 더 낫다는 결론을 얻었는데요. 온라인과 소셜미디어에 포스팅 되는 비판들이 너무 아픕니다. 다들 한마디씩 하며 회사를 욕하는데요. 계속 지켜봐야 하겠죠?”

    컨설턴트의 답변

    부정 이슈나 위기가 발생했을 때 많은 경영진들이 종종 착각하는 점이 있습니다. 논란이 발생 해 자신이나 자사에 쏟아지는 부정적인 의견들을 일견 당연하게 생각하기 보다는 그 자체를 못 견뎌 한다는 것입니다. 심지어 평시와 비교해 부정적인 여론의 수준을 가늠하기까지 합니다. 완전히 위기 상황에 대한 이해가 없는 것이죠.

    많은 전문가들이 위기를 ‘깨진 유리창’에 비유하곤 합니다. 유리창은 외부로부터 추위, 바람, 눈, 비를 막아주는 역할을 하죠. 평시에는 바깥을 바라보는 멋진 통로이기도 합니다. 보기 좋고, 든든하게 제 역할을 잘 해주어 종종 닦아주기도 하고 관리를 하죠. 이는 평시의 기업 환경에 비유됩니다.

    그 멋진 유리창이 어느 날 깨져 구멍이 생겨버린 상황을 상상해 보시죠. 그 아까운 유리창이 깨져 그 구멍으로 바람과 눈 비가 들이칩니다. 먼지도 들어오고 바깥을 바라보기도 힘들게 여러 곳 금이 가 버렸지요. 심란합니다. 이런 상황이 부정 이슈나 위기가 발생한 상황입니다.

    그러면 이슈관리나 위기관리는 어떤 의미일까요? 그 깨져 구멍 나버린 유리창 상태가 더욱 악화되지 않게 신속히 만지고 관리하는 일을 의미합니다. 주먹만한 구멍이 나버렸지만 아직 창의 유리 전체가 내려 앉지는 않은 상황입니다. 더욱 더 센 비 바람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이 깨진 유리창을 제대로 고쳐 유지하지 못하면 더욱 더 집안은 난장판이 될 것입니다.

    일단 주먹만큼 나버린 유리창의 깨진 구멍을 판자나 다른 대용품으로 막아야겠습니다. 날이 밝고 날씨가 맑아지면 깨진 유리 전체를 새 유리로 갈아 끼워야 하겠지만, 일단 비바람이 몰아치는 오늘 밤은 그렇게라도 지내야 할 것입니다. 금이 간 부분도 튼튼한 테이프로 발라 흔들리지 않게 해야겠습니다. 바람이 더 세게 불어 깨진 유리창이 흔들흔들하더라도 아침이 밝아 올 때까지 와장창 무너져 내리지 않도록 버텨 주는 것이 최선입니다.

    이상의 관리 활동들이 곧 위기관리입니다. 이 과정에서 깨진 유리창을 바라보고 금간 조각들을 테이프로 붙이고 있는 자신을 보면 물론 심란하고 스트레스가 많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때 최선의 생각은 “그래도 완전히 창문이 없어지지 않은 것이 어딘가? 유리창이 그나마 절반 이상 남아 있어 이 비바람을 견뎌낼 수 있다니 그 나마 다행이네” 하는 것입니다.

    반대로 그 보기 싫은 유리창과 그 사이로 들이치는 빗물을 바라보면서 누군가 “정말 암담하군. 예전엔 이런 비바람에 끄떡하지 않았던 창문이었는데, 이렇게 흥건하게 빗물이 들어 치는군. 도저히 안되겠어. 다시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을까?”하는 생각을 한다고 해 보죠.

    그에 더해 빗물과 바람을 탓하고, 밤이 왜 빨리 지나가지 않는가 한탄합니다. 그나마 남은 유리창을 보호하기 위해 테이프를 붙이는 사람들을 보면서 다 쓸데 없는 짓이라 합니다. 애초 이 창문을 깨뜨린 자를 찾아내 조치하자면서 유리창을 방치합니다. 그렇게 한다면 결국 상황은 어떻게 될까요?

    부정이슈나 위기가 발생했다면 일단 어느 정도 비판과 비난은 증가하겠구나 미리 생각하셔야 합니다. 가끔은 도가 넘는 듯한 공격을 받게도 되고, 경영진이 온갖 수모에 고통 받을 수 있다 생각하셔야 합니다. 죽을 만큼 억울하지만 참아야 할 경우도 있을 수 있다 생각하십시오. 각종 부풀려진 오해나 루머 그리고 그에 기반한 합리적이지 않은 비판들에 상처받지 않아야겠다 각오를 다지셔야 합니다.

    그보다 중요한 위기관리를 위해서입니다. 수없이 흔들리고 의미 없어 보이는 여론 속에서 자사를 위한 의사결정 기준을 만드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낙엽과 들풀이 날리고, 갈대밭이 쉼 없이 흔들리고, 전봇대의 전깃줄이 출렁거려도 그 속에서 그 흔들림을 꾸준히 바라보는 전략적인 마인드가 필요합니다. 이 바람이 언제쯤 잦아들지 미리 예측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나름대로의 기준을 가지고 스스로 흔들리지 않아야 합니다.

    바람을 탓하기 보다 이 바람이 지나가게 하려면, 그리고 그 이후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인내심을 가지고 준비해야 합니다. 일희일비를 넘어 시시각각 바람에 휘둘리기만 하면 위기관리는 성공하기 힘들게 됩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이슈 발생 시 침묵은 절대 안 되는 건가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전문가들의 조언을 받을 때 마다 고민이 깊습니다. 이슈가 발생 했을 때 대응 커뮤니케이션 해야 하는 때와 전략적으로 침묵해야 할 때가 있다 하는데, 그에 대한 분별을 어떻게 하는지 궁금합니다. 누군가는 침묵하면 안되다고 하고요, 정말 침묵하면 안되나요?”

    컨설턴트의 답변

    위기관리 전문가들이 기고문이나 일반 강의를 통해 전하는 원칙에는 항상 이런 특정 전제가 생략되어 있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해당 상황에 따라 전략적으로 필요하다면……” 또는 “해당 상황에 따라 전략적으로 필요한데도 불구하고……”라는 전제가 생략되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신속하게 대응하라”는 원칙의 원래 의미는 “(해당 상황에 따라 전략적으로 필요하다면) 신속하게 대응하라”라는 것입니다. 또 “노 코멘트 하지 말라”라는 원칙이 있다면 그 원래 의미는 “(해당 상황에 따라 전략적으로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한데도 불구하고) 노 코멘트 하지는 말라”가 되겠습니다.

    여기에서 강조하듯 ‘정확한 상황의 판단과 그에 기반한 전략’이 바로 핵심입니다. 그것이 반복되다 보니 뒤에서 달라지는 주문들만 원칙처럼 보이는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일반적으로 익숙한 원칙에도 기본 전제들은 생략되어 있습니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라”는 부모님의 원칙에도 “(아침에 해야 할 일이 있는 경우) 아침에 일찍 일어나라” 또는 “(아침 일찍부터 일과를 시작하는 사람이 더 나은 삶을 살수 있기 때문에) 아침에 일찍 일어나라”는 등의 전제가 있는 것이죠. 그런 전제를 듣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어느 정도 공감하기 때문에 꼭 전제를 달지 않는 것입니다.

    일부에서는 이런 전제를 기억하지 않고, 무조건 원칙대로 해야만 한다며 위기관리 주체에게 조언을 합니다. 얼핏 빨리 대응하면 무언가 이슈가 빨리 해결될 것 같다는 취지 때문입니다. 하지만, 빨리 대응해서 더욱 더 문제를 크게 만들 수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 위기가 지나간 후에 “조금만 기다렸다가 전체 그림을 파악하고 대응 할 걸 그랬다. 아쉽다”는 평가가 나올 수 있습니다. 상황 분석과 전략이 세워지지 않은 채 빨리만 대응했기 때문입니다.

    노 코멘트 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커뮤니케이션 하는 경우도 꼭 성공하는 것만은 아닙니다. 아직 의미 있는 이해관계자들 사이에서 별로 알려지지 않은 이슈에 대해, 해당 회사가 스스로 나서 적극적으로 커뮤니케이션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 경우 더 많은 이해관계자들이 알게 되고, 그 이슈가 폭발적으로 공유되어 그 문제가 일파만파 되는 경우로 이어진 케이스입니다. 여기에도 철저한 상황 파악과 전략의 세팅이 전제되지 않았기 때문이었습니다.

    CEO가 앞에 나서 위기관리 리더십을 보여주라는 원칙을 따르고 실패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완벽한 상황파악 없이 부정확한 커뮤니케이션을 해서 파장이 더 커졌기 때문이었습니다. 오히려 CEO가 대표해서 거짓말과 축소 조작을 한 것으로 인식되어 버렸습니다. 여기에서도 상황 파악과 전략의 부재는 공히 발견됩니다.

    핵심은 상황 파악과 그에 기반한 전략입니다. 예외 없는 원칙이라면 이것뿐입니다. 전문적으로 파악된 상황과 세워진 전략에 따라 위기관리 하는 기업은 ‘느리게 대응해야 할 때’도 있습니다. ‘노 코멘트를 해야만 하는 경우’도 생깁니다. ‘CEO가 앞에 나서지 말아야 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습니다. ‘리콜을 하지 않고 소비자단체와 맞서야 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습니다. ‘블랙 컨슈머와 끝까지 싸워 이겨야 하는’ 경우도 드물지 않습니다.

    따라서 원칙을 따랐음에도 문제가 계속된다 하는 경우에는 이 ‘상황 파악과 전략’의 건전성에 먼저 의심을 품어봐야 합니다. 무엇을 했느냐 하지 않았느냐 보다 우선하는 것은 스스로 어떻게 상황을 파악했고, 어떤 전략을 가지고 그런 위기관리 활동을 했느냐 또는 하지 않았느냐 하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문제는 그 속에 있습니다.

    겉으로 원칙에 충실해 보이기 위해 무조건적으로 전제가 생략된 지시 사항을 따르는 것은 아마추어적인 위기관리입니다. 어설프게 위기관리 강의를 들었거나, 전략적으로 문제를 해결해 본 경험이 적기 때문에 반복되는 해프닝입니다.

    위기 시 무엇을 해야 하고,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하고 등에 대한 결정은 최고의사결정자의 물음에 기반합니다. “왜? 해야 하지?” 또는 “왜 하지 말아야 하지?” 이 두 질문에 정확하게 답변할 수 있는 전문가가 진짜 전문가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 답변이 곧 상황 파악과 전략에 대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창구일원화? 그건 너무 쉬운데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 창구일원화가 상당히 중요하다고 여러 전문가들이 강조를 하더군요. 근데 저희는 창구일원화가 잘 되어 있어요. 그게 그렇게 어렵지도 않고요. 다른 기업에서는 창구일원화가 그렇게 어려운가 보죠?”

    컨설턴트의 답변

    원래 이런 주문이 있습니다. 위기가 발생 했을 때에는 모든 조직원이 하나의 목소리를 내야 한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주문이 실제로 현장에서 구현되는가? 구현될 수 있는가 하는 것이죠. 불가능합니다. 저도 수 십 년 동안 수 많은 조직들을 지켜 보았지만 하나의 조직이 한 목소리를 내는 현상을 본적이 없습니다. 대표이사와 임원들간에도 다른 목소리를 내는 것이 어떻게 보면 더 현실적인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일단 한 조직이 하나의 목소리를 내지는 못한다는 것을 인정하자는 것입니다. 그러니 그 차선책으로 창구를 일원화하자는 것이죠. 기업의 경우 그 창구는 홍보실이 될 것입니다. 이슈나 위기가 발생했고, 언론의 집중적인 취재 대상이 되어 버리면 해당 조직에서는 창구를 일원화 해서 대응하자는 것입니다. 물론 평소에도 그러면 좋고요.

    홍보실 이외에는 어떤 부서나 임직원이라도 언론의 취재에 응하면 안됩니다. 기자들로부터 전화를 받거나, 회사 앞에서 기자들에게 둘러 쌓인 임직원이라면 누구나 이렇게 이야기 해야 합니다. “저희 규정상 언론으로부터의 문의는 홍보실을 거치게 되어 있습니다. 홍보실을 통해서 그 질문에 답변을 드리겠습니다.” 또는 “저는 그 질문에 답변드릴 위치에 있지 않습니다. 홍보실을 통해서 답변을 받아주시기 바랍니다. 죄송합니다.” 이런 류의 답변 방식이 바로 창구일원화 방식입니다.

    이런 답변을 아주 쉽게 생각하는 조직도 있습니다. 편하고 쉬울 정도로 규정이 오랫동안 실행되어 왔다면 참 훌륭한 조직입니다. 그러나, 이런 답변 방식을 쉽게 생각하는 대부분의 조직은 실제로 창구일원화 실행 경험을 해 보지 않았기 때문인 경우들입니다. 해보지 않았기 때문에 쉽다고 생각한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창구일원화 훈련을 해 보면 임원들과 직원들 대부분이 쉽지 않다, 어렵다, 힘들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우선 창구일원화를 목적으로 정해진 답변을 반복한다는 것이 자연스럽지가 않습니다. 스스로 못 견딜 만큼 부자연스럽습니다. 동일하거나 유사한 말을 기자에게 뻔뻔하게(?) 반복하는 과정이 너무 힘들게 느껴진다는 것입니다. 스스로 생각해도 자신의 답변이 너무 성의 없어 보입니다. 기자가 화를 내면 어쩌나 하는 불안감도 있습니다. 하지만, 예의 바르게 정해진 답변을 반복 반복 반복하는 임직원들이 조직에서는 필요합니다.

    대표이사나 기업의 오너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창구일원화에 예외는 없습니다. 종종 대표이사는 그 규정에서 예외가 될 수 있다 생각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아래 임직원들은 창구일원화를 위해 부단히 고생을 하고 있는데, 대표이사께서는 편안하게 기자들의 전화를 받으시고, 일부 적절하지 않은 답변을 하시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힘들게 만들어 온 창구일원화 원칙은 깨져 버립니다. 지금까지의 모든 커뮤니케이션 관리 노력들이 수포로 돌아갑니다. 따라서 창구일원화에 예외는 없다는 생각은 매우 중요합니다.

    또한 제대로 훈련 받지 못하고, 그냥 창구일원화란 쉬운 것이라는 막연한 생각을 하는 임원들이 있는 조직도 위험합니다. 실제로 기자 역할을 하는 전문가들이 창구일원화가 제대로 되고 있는지 임원들을 대상으로 시뮬레이션 해보면, 열에 일곱 여덟 가량의 임원들은 어떻게든 기자에게 답을 줍니다. 아주 미세한 정보의 조각이라도 전달을 하고 맙니다. 이건 자신의 의견이라는 말꼬리라도 붙입니다.

    기자와의 심리적 싸움에서 지고, 부적절한 답변들을 하게 됩니다. 오프더레코드를 외치거나, 기자에게 기사를 쓰지 말아달라고 까지 애원하기도 합니다. 심지어는 자신이 어떤 답을 주었는지 끝까지 잘 모르기도 합니다. 기사나 보도가 나오면 자신의 뜻이 아니었다고 변명도 합니다.

    이런 상황들은 수 많은 조직에서 발생하는 아주 흔한 실수들입니다. 지속적으로 반복됩니다. 그래서 많은 기업들과 조직들이 설화에 빠집니다. 그러지 않기 위해서는 지속적으로 임직원들을 훈련해야 합니다. 훈련 없이는 실행 할 수 없습니다.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은 통제입니다. 훈련을 통한 창구일원화가 그 기본이고요.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CEO를 위한 위기관리 트레이닝이 있나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 회사는 여러 해 동안 위기관리위원회 중심으로 다양한 위기관리 트레이닝을 진행했습니다. 기본 트레이닝은 거의 다 받아 봤고요. 시뮬레이션부터 현장 대응, 시나리오 워크샵 등 다양하게 경험 했습니다. 근데 정작 CEO 대상으로 한 트레이닝이 좀 부족해서요. 어떤 게 있을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일반적으로 인하우스 실무진들과 일부 에이전시에서 혼동하시는 것이 있습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미디어 트레이닝’을 ‘위기관리 트레이닝’과 같은 의미로 생각하시는 것입니다. 물론 미디어트레이닝이 회사의 위기나 이슈를 전제로 해서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관점에서 진행 될 때는 위기관리 트레이닝의 범주에 들어갈 때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CEO를 위한 위기관리 트레이닝이 곧 미디어트레이닝이다” 라는 시각은 적절하지 않습니다.

    실제 회사에 위기가 발생하면 CEO에게 무엇이 가장 절실할까요? 언론을 대상으로 하는 커뮤니케이션 전략과 기법에 대한 갈증은 아마 한참 뒤에 위치할 것입니다. 위기 시 CEO에게 가장 큰 고민은 쏟아지는 상황 정보들을 어떻게 해석 평가해야 할까, 그 기준은 무엇이고, 최종적으로 어떤 정보들을 취해 의사결정 해야 하는가 하는 것입니다.

    위기가 일단 발생하면 수많은 소스에서 다양한 이야기들이 흘러 들어 옵니다. 주변 임원들마다 각자 자신의 해석과 솔루션을 쏟아 냅니다. 아니면 그 반대인 경우도 있습니다. 임원 모두가 CEO만 바라보면서 자신은 입을 닫아 버리는 경우입니다. 두 경우 모두 CEO는 외롭게 됩니다. 위기에 대응하는 아주 중요하고 심각한 결정을 자기 홀로 해야 한다는 부담과 두려움이 생기기 때문이죠.

    이런 CEO를 위해 인하우스의 위기관리 위원회는 평시 CEO를 대상으로 ‘위기관리를 위한 의사결정 트레이닝’을 제공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 방식은 전문가들의 어프로치에 따라 다양할 수 있습니다. 시나리오를 기반으로 해 아주 핵심 적인 의사결정 주제를 던지고, 이에 대해 CEO가 전문가들과 토론 하면서 의사결정을 경험 해 보는 훈련도 괜찮습니다. 다른 여러 실제 케이스들을 같이 분석해 보면서 해당 기업의 의사결정 고민과 옵션들을 전문가들과 같이 살펴보고, 반면교사 또는 타산지석을 찾는 훈련도 도움이 됩니다.

    CEO를 위해 또 다른 훈련을 제안하자면, ‘우리 회사에게는 대체 어떤 형태의 위기가 발생할 수 있을까?’하는 CEO의 평소 의문을 해소해 주는 훈련도 좋습니다. 위기요소진단이나 취약성분석 등과 같은 체계 진단 작업을 하게 되면, 그 결론이 나옵니다. 그 결론은 앞에서 언급한 ‘어떤 위기들?’에 대한 큰 그림입니다. 그 그림을 놓고 CEO와 전문가들이 함께 토론하면서 훈련하는 방식도 좋습니다.

    그 큰 그림 속에는 CEO가 이미 알고 있던, 예상할 수 있던 형태의 위기도 있을 것입니다. 또 그 반대의 것들도 있을 것입니다. 각 형태를 자세하게 들여다보는 것입니다. 그리고 끊임 없이 ‘만약에(what if?)’를 질문하는 전문가들에게 CEO가 해결책을 설명해 보는 일종의 게임입니다.

    예를 들어 식음료 회사를 설정해 보시죠. 회사 일부 음료 제품에 독극물을 풀어 넣었다는 편지를 받았을 때를 가정해 보자는 것입니다. 범인은 일정 금액의 돈을 달라고 합니다. 돈만 준다면 아무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합니다. 그런 경우를 식음료 회사 CEO 스스로 상상해 보는 것입니다. CEO의 생각이 정리 되면 전문가가 질문을 합니다.

    “대표님, 만약 이런 경우 범인에게 돈을 주시겠습니까?” “얼마까지 가능 하실 까요?” “만약 돈을 준다면 어떤 문제가 있을까요? 주지 않는다면?” “만약 그 사실이 소비자나 경찰에게 알려진다면?” “돈을 주고도 독극물로 상해 받는 소비자가 나온다면?” “독극물을 풀었다는 제품의 유통 채널을 어떻게 확인 할 수 있을까요?” “소비자 안전 확보를 위해 해당 제품을 일단 매장에서 철수 시킨다면?” 등과 같은 다양한 질문을 합니다. 그에 대해 CEO는 자신의 전략과 생각을 정리 해 보면서 해결책을 같이 찾아 나가는 게임입니다.

    위에서 잠깐 설명 드린 바와 같이 CEO를 대상으로 하는 위기관리 트레이닝은 간단히 말해 ‘위기 대응 의사결정 훈련’이 주가 되어야 하겠습니다. 사실 CEO에게 가장 좋은 위기관리 훈련은 CEO 스스로 실제 위기를 다양하게 자주 경험해 보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런 방식은 현실적이지 않고, 생산적이지도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CEO는 차선책으로 다양한 위기에 대한 간접 경험을 해 보아야 합니다. 각 형태의 위기를 놓고 깊이 있고 실제적인 의사결정을 해 보는 경험을 쌓아야 합니다. 다른 기업 CEO와 임원들이 했던 여러 고민과 옵션을 둘러 보면서 스스로도 의사결정을 해 보아야 합니다. 이런 훈련을 받은 CEO는 달라집니다. 실제 위기 시 스스로 큰 힘을 발휘하게 됩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사내에 위기관리팀이라는 걸 만들어야 하나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위기관리 전문가들에게 물어보면 모두가 사내에 ‘위기관리팀’이 필요하다고 하던데요. 부서를 하나 새로 만든다는 게 만만치가 않거든요. 실제로 ‘위기관리팀’이라는 걸 어떤 부서 형태로 몇 명이나 두어 만들어야 하는지요?”

    컨설턴트의 답변

    전문가분들의 조언이 기본적으로 맞습니다. 성공적 위기관리 관점에서 위기관리팀의 존재는 핵심 중 핵심이지요. 하지만 위기관리팀을 ‘구성’하는 것과 새로 ‘설치’하는 것에는 조직적으로 큰 다름이 있다고 봅니다.

    가끔 클라이언트들로부터 이런 질문을 받습니다. “위기가 매일 매일 발생하는 게 아닐 텐데, 별도로 위기관리팀을 설치하면 그 소속 직원들은 매일 어떤 일을 해야 하는 건가요?” 이에 대한 답변은 여러 내용이 있지만, 이번에는 과연 위기관리팀을 새로 설치해야 하는가에 대한 답을 좀 드리고 싶습니다.

    대부분의 기업에서 기존 조직과 별도로 위기관리팀을 설치 한다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습니다. 물론 위기관리를 위한 중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체계를 원하는 기업은 그렇게 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조언드릴 수 있는 것은 ‘설치’ 보다는 ‘구성’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여러 부서들의 장과 그 차상위자들을 일단 선정 해 지명하는 것이 첫 단추입니다. 그들이 모인 부서간 ‘통합체’를 ‘위기관리팀’이라고 칭하는 구성작업이 그 다음이죠.

    비슷한 예로 지역에서 구성되는 ‘자체 소방단’을 생각해 보시죠. 식료품 가게를 하는 분, 이발소를 하는 분, 푸줏간을 하는 분, 연탄 가게를 하는 분 등등이 모여 화재 시 대응 하는 자체 소방단을 구성하지요. 평시에는 각자의 일을 하다가, 화재가 발생하면 열 일을 제쳐 놓고 일단 화재를 진압하는데 서로의 힘을 모읍니다. 이런 체계를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기업 내에서도 기획, 법무, 대관, 홍보, 생산, 기술, 마케팅, 영업, 인사 등등의 부서들에서 지명된 임직원들이 하나의 통합체를 만들어 위기에 대응합니다. 이를 ‘위기관리팀’이라 부르죠. 새로 또는 별도로 팀을 구성해 매일 매일 위기관리 작업을 할 수도 있지만, 현실적으로는 이런 통합체가 최선이 될 것입니다.

    우리가 흔히 이야기하는 위기관리 매뉴얼도 기본적으로는 이렇게 구성된 위기관리팀이 움직이는 방식과 프로세스를 정리해 놓은 것입니다. 당연히 이들은 위기관리를 위해 잘 훈련되어야 합니다. 이들의 민감성, 전략성, 경험, 훈련 수준, 정무감각 등이 해당 기업의 위기관리 경쟁력이 됩니다.

    그러면 VIP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할까요? 최고임원그룹은 위기관리팀에 속해 있어야 하는 걸까요? 네, 맞습니다. 어떤 기업의 위기관리 매뉴얼을 보면 전사적 위기관리팀장으로 CEO를 지명해 놓고 있습니다. 또 다른 어떤 기업은 부사장급을 자사의 위기관리팀장으로 지명해 놓고 있습니다. 어떤 형태가 이상적인가 하는 데에는 여러 시각이 있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위기관리팀장은 최대한 ‘권한부여’가 된 분이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쉽게 말하면 위기가 발생했을 때 즉각적 의사결정이 조직내에서 가능한 분이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일부 기업에서 위기관리팀 구조가 옥상옥(屋上屋)으로 설계된 곳들도 있습니다. 부서별 통합체인 위기관리팀이 존재하는데, 그 위에 최고위 임원들의 위기관리 위원회라는 것이 별도로 존재합니다. 더 독특한 곳에서는 그 위에 CEO가 별도로 존재합니다.

    이런 구조의 특징은 내부적으로 위기관리팀이 관리하는 수준의 위기들과 위원회 그리고 CEO를 포함한 차원의 대응 위기 유형들간에 상하 구분이 잘 되어 있어야 합니다. 문제라면 각 팀, 위원회, CEO간 위기 발전 단계에 대한 정의가 합치되지 않을 때 혼란이 생기고, 의사결정 단계가 다층화 되어 의사결정에 걸리는 시간이 물리적으로 길다는 게 문제입니다. 말 그대로 권장되지 않는 구조이지요.

    기업 내 위기관리팀의 구조나 위치 등에 대해서는 회사마다의 사정과 현실에 따라 달리 할 수는 있습니다. 다만, 다음과 같은 몇 가지 필수 원칙은 참고하실 필요가 있습니다. 첫째, 위기관리팀 구성원들 스스로 자신이 구성원인 것을 인지하고 있어야 함. 둘째, 그들은 부서별로 부서내와 전사적으로 권한부여가 된 자들이어야 함. 셋째, 그들은 여러 발생가능 시나리오에 근거해 반복적으로 훈련 받은 그룹이어야 함. 넷째, 위기관리팀 구성이나 위치는 각 회사의 특성에 맞추어져야 하나, 초기대응의 신속성과 역할과 책임 배분의 문제는 절대 없어야 함. 마지막으로, CEO 및 최고위임원들은 위기관리 경험(직간접)을 최대한 보유해야 함. 이상과 같은 원칙만 따른다면 위기관리팀의 설치나 구성은 각 사에서 자유롭게 결정하시면 될 것입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좋은 대변인은 어떻게 구하죠?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 회사도 이제 어느 정도 성장을 해서 언론으로부터 점점 많은 취재 요청을 받고 하는데요. 홍보임원이나 팀장급을 겸해서 대변인 형태의 포지션을 구하려고 합니다. 대표이사인 저를 대신해 언론에 메시지를 전달하는 업무를 할 텐데요. 좋은 대변인은 어떻게 구할 수 있나요?”

    컨설턴트의 답변

    홍보역량은 일단 기본으로 하고 대변인으로서의 역량에 대해 말씀 드리겠습니다. 정부나 공공기관 또는 정당 단체 등에서는 그 대변인이라는 공식 직함들이 존재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기업에서는 대부분 말씀하신 대로 홍보임원이나 팀장이 회사를 대변하는 역할을 합니다. 사실상 대변인으로서의 업무는 모두 같다고 보셔도 됩니다.

    기본적으로 대변인 역할을 해야 하는 직원은 첫째로 일정기간 이상 ‘대언론 관계 업무’를 성실하게 수행했던 자이어야 합니다. 언론의 메커니즘을 정확히 이해하고 있어야 합니다. 이와 함께 언론과 일상적으로 장기간 대화 해 본 경험을 보유해야 합니다. 안정적인 대변인 역할을 위해서는 최소한 10년 이상의 대언론관계 경험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둘째로, 정무 또는 여론감각을 지닌 자이어야 합니다. 언론과 장기간 관계를 맺었다고 해서 모두가 여론을 이해하는 것은 아닙니다. 언론을 넘어 여론의 방향을 읽고 이에 따라 언론에 적절한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전략적 시각을 보유해야 좋은 대변인이라고 봅니다. 자사의 이야기를 전달만 하는 자는 절대 좋은 대변인이 아닙니다.

    셋째로, 전문적인 훈련을 여러 번 거친 실무자이어야 합니다. 이 부분이 해외에 비해 국내에서 가장 부족한 점인데요. 쉽게 말해서 국내 대변인들은 스트리트 파이터(street fighter) 타입이 많습니다. 직접 기자들과 스킨십을 하면서 산전수전을 겪고 그 자리에 있는 대변인들의 수가 많다는 것이죠. 물론 그들의 역량과 경험을 무시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국내에도 점차 제대로 전문적인 훈련을 받고, 이를 필드에서 반복 경험하며 성장한 보다 균형 잡힌 파이터들이 늘고 있습니다. 대변인이 되기 위해 스스로 어떤 훈련을 받았는지에 직접 질문해 보십시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핵심은 이것입니다. 대표이사가 좋은 대변인을 키운다는 마음입니다. 좋은 대변인을 만들고 싶다면, 고용한 준비된 대변인을 항상 옆에 놓고 상호간에 대화하는 시간을 많이 보내십시오. 조직이나 사람을 대변(代辯) 한다는 것은 ‘어떤 사람이나 단체를 대신하여 그의 의견이나 태도를 표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기업이나 대표이사가 무엇을 지향하고 있는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어떤 구체적인 메시지를 외부로 전달하기 원하는지를 완전하게 알고 있어야 대변이 가능합니다. 외부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기술이나 전략 등은 그 다음입니다.

    그런 기반을 만들기 위해서는 대표이사 스스로 항상 대변인에게 원하는 메시지를 공유하고, 대변인으로부터 정제된 메시지를 재청취하고, 각각을 토론하면서 상호간 많은 공감대를 이루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 예전 어느 광고에서처럼 “말하지 않아도 안다”는 주장은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주장입니다. 대표이사 스스로 말을 많이 해야 대변인이 알 수 있습니다. 그래야 외부로 정제된 메시지를 전략적으로 전달할 수 있게 됩니다.

    경험 많은 대변인을 뽑아 놓으면 ‘알아서 하겠지’ 생각하지 마십시오. 오히려 자만하는 대변인이 자기 생각대로 기업의 메시지를 외부에 전달하는 것이 더 위험할 수 있습니다. 일부 경험 있는 대변인들 중에는 현란한 애드립으로 이슈를 넘기는데 익숙한 대변인도 있습니다. 논란이 될 수 있는 논리로 언론을 설득하는데 치중하는 대변인도 있습니다. 너무 지나치게 내부 충성에만 치우쳐 일방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는데 열심인 대변인도 있습니다. 심지어 내부적으로 공유 받은 메시지가 없기 때문에 메시지의 전달보다는 이어지는 스킨십으로 대변인의 역할을 스스로 규정해 버린 대변인도 있습니다.

    대표이사가 먼저 대변인과 대화하십시오. 대변인에게 질문하십시오. 대변인의 이야기를 듣고 토론하십시오. 언론을 통해 자신의 회사가 어떤 기업으로 이해 받고 싶은지 구체적으로 제시하십시오. 그렇게 되기 위해 회사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 대변인에게 자문 얻으십시오. 이런 끊임없는 노력이 ‘외부에서 볼 때 훌륭한’ 대변인을 만듭니다. 반대로 나쁜 대변인은 그런 내부적인 지원을 받지 못한 경우입니다. 기억하십시오. 대표가 대변인을 키우는 겁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