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그] 투자자·주주

  • 눈에 보이는 위기는 진짜 위기가 아니다

    최근들어는 일주일에 보통 한두개 정도의 크고 작은 위기 사례들을 접한다. 주말에도 연속되는 전화를 받아야 하고, 밤늦게까지 대응 문건의 파이널 터치를 해 주어야 한다. 시간을 다투면서 리뷰를 해야 하고, 번갯 불에 콩을 튀기듯이 해법을 제안 해야 한다.

    예전 인하우스 시절에는 한달에 한 두번이던 소위 ‘위기’가 요즘엔 일주일 단위로 불어났다. 참 위기들도 다양하고 많다. 이제는 전화를 받으면 웃음이 나오는 케이스들도 있다. 물론 그 위급함과 중요도를 간과하는 것이 아니라, 이런 형식도 위기가 되는 구나…하는 실전에서의 흥미로움이다.

    보통 위기라고 불리는 사건들을 들여다 보면서 가장 먼저 클라이언트들에게 물어 보는 것이 있다. “왜 이 사건을 위기로 보시나요?”다. 돌려서 말하면 “이 사건이 회사에 어떤 영향을 미치나요?”하는 것이다.

    사실 기업들이 스스로 ‘위기’라고 단정 짓는 사건들 중에 진짜 위기는 10%도 안된다. 만약  매일 모든 ‘위기’들이 다 기사화 되고 대대적으로 회자 된다면 하루에 신문은 64면도 모자르겠다. TV는 두시간 뉴스 보도를 해야 하겠다.

    눈에 보이는 위기는 진짜 위기가 아니다. 문제는 보통 눈에 보이지 않는 데 있다.

    예를들어 우리 제품에 바퀴벌레가 들어 갔고, 소비자가 그걸 삼켰다가 다시 뱉고 나서 TV에 제보를 했다. 회사 측면에서는 이 사건이 위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엄격하게 보면 이것은 단순한 사건이지 위기가 아니다.

    왜 이 바퀴벌레가 우리 제품안에 들어가 있었을까를 생각해 보자. 분명히 제품 용기 세척 프로세스가 있고, 또 제품 스캐닝 시스템이 작동을 한다. 어떻게 이런 사건이 일어 날까? 조사해보니 제품 용기 세척 기계의 노즐이 달아 제대로 세척작업을 수행하지 못한다. 또 스캐닝 기계가 노후화 되서 거의 100개 제품의 하나 꼴로 에러 스캔을 한다. 어떻게 이렇게 생산과정을 관리했을까?

    그건 생산 비용절감 운동과 관계가 있다. 우리 공장은 전세계 공장중에서 가장 큰 비용절감기록을 수립해서 작년말에 표창을 받았다. 마른수건도 쥐어짜는 비용을 절감하다보니 감가상각 기간이 훨씬 지난 설비들을 일부 수리해 연장 사용하고 있었던 거다.

    어쩔수가 없다. 새로 세척 시스템과 스캔 시스템을 교체 하자면 외국 본사에 특별 예산을 요청해야 하고, 그렇게 되면 여러가지 복잡한 상황이 발생한다. 본사에서 우리나라 BU의 실적을 저평가하게 되고, 올해 생산 비용 절감 타겟을 분명 가지 못한다. 생산 책임자인 부사장은 목이 달아날 수도 있다.

    본사에서도 한국이라는 나라에서 뜬금없이 날아 든 시스템 개선 비용 10억원을 지원 할 의사가 전혀 없다. 왜냐하면 다가오는 분기 마감을 앞두고 있고, 다음 분기에도 실적 예상이 아주 암울하기 때문이다. 전세계적으로 비용절감 타겟을 겨우 가고 있어서 밸런스를 겨우 맞추어 놓았는데…한국 때문에 빨간 성적표를 주주들에게 내 놓을 수는 없다. 이는 본사 CEO의 평판에도 금이가고, 전세계 애널리스트들에게 폭격을 맞을 짓이다. 당연 실적 예상치를 실망시켰으므로 주가는 뚝 떨어지겠다.

    이 시나리오 중에서 진짜 위기는 무엇일까? 바퀴벌레인가? 글로벌 차원의 무리한 비용절감 정책인가? 진짜 심각하게 분석을 해서 관리해야 하는 위기의 대상은 무엇일까?

    국내 일선 실무자들인 과차장급 매니저들 또는 홍보 임원에게는 아무 힘이 없다. 이들에게 맡겨진 일은 일선에서 대증치료를 하면서 방어를 하는 역할이 어떻게 보면 전부다. 그리고 실제로는 그렇게 방어 하는 것 자체도 버겁다. (인력, 예산, 지원, 관심 부족…)

    사실 이 블로그나 각종 기고문, 트레이닝들을 통해서 항상 기업의 맨트라들을 이야기한다. 위기관리는 기업 철학에 관한 문제라는 이야기를 한다. 그러나 점점 실무자들을 바라보면서 이러한 key learning이 참으로 사치라는 생각이 든다.

    그들이 갈증을 느끼는 것은 ‘어떻게 우리 회사를 정면으로 비판하고 나오는 한 블로거를 관리하고 몇몇의 포스트에 대응할 것인가?’하는 아주 현실적 이야기들이다. ‘SBS 8시 뉴스에서 취재를 해 갔다는데 이걸 어떻게 빼야 하는가?”에 대한 갈증이다. 그 나머지는 다 사치다.

  • 모순

    모순

    (질문) M&A는 거래이기 때문에 매각자와 매수자가 있는데, 이 둘간에는 M&A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목적이나 방식에서 서로 다른점이 존재할 것 같다. 어떤 차이가 있을까?

    모순관계라고 할 수 있겠다. 한 쪽은 뚫으려 하고 한 쪽은 막으려 하는 형태라고나 할까. 간단히 정리하면, 매각측에서 지향하는 M&A 커뮤니케이션 목적은 ‘가격 극대화’다. 매입측에서 지향하는 M&A 커뮤니케이션 목적은 ‘적절한 가격에 모든 가용 자산을 인수 성공’하는 것이다.

    매각측에서는 공개입찰의 경우 중립성 확보를 위해 커뮤니케이션한다. 그러면서도 ‘매각 기업의 가치’에 대해서는 강력하게 커뮤니케이션 한다. 일부 주주나 채권단이 우회적인 언론 플레이를 벌이는 경우도 있다. 물론 윤리적이지는 않다. 그러나 M&A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 윤리성이라는 가치는 그렇게 중요한 고려 대상이 아닌 경우들이 많다.

    매각측에서 우려하는 stakeholder들의 분위기는 공개입찰 과정에서의 불공정 시비, 정부의 개입등으로 인한 매각 일정 지연, 과다 경쟁으로 인한 인수 기업 선정 부담, 매각과정에서 불거지는 노조의 반향, 각종 정치 사회적 context, 지나친 언론과 NGO등의 관심, 매각과정에서의 기업 가치 하락등이 될 것이다.

    매각측에서 원하는 M&A 커뮤니케이션의 역할은 “빨리, 조용히, 좋은 가격에 매각’하는 것을 돕는 것이다. 빠른 매각을 위해서는 불필요한 논란이나 잡음들을 최소화 하는 데 커뮤니케이션을 집중해야 한다. 조용히 매각 하기 위해서는 비밀준수가 매우 중요하겠다. 일부 매수측들이 언론 플레이를 통해 상호 견제하거나, 매각측을 압박해도 이에 대한 대응은 최소화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시끄럽게 커뮤니케이션을 이끌어 가봤자 힘든 것은 매각측이기 때문이다. 좋은 가격을 받기 위한 커뮤니케이션의 경우 어느 정도 노이즈를 전략적으로 기획한다. 변수가 많은 매각 과정에서 일관되게 커뮤니케이션하는 유일한 주제다.

    매수측에서는 자신들에게 유리한 인수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한다. 공개입찰의 경우 경쟁사 및 컨소시엄들을 모두 제압하는 것을 즐긴다. 소위 언론에서 ‘1강 2중’ ‘3강’ ‘Big 4’등 인수 레이스에서 선두를 유지하고자 애쓴다. 그러나 흥미로운 것은 인수 전략에 따라서 이러한 전략을 따르지 않는 경우들도 많다는 것이다. 오직 인수전에서 커뮤니케이션 보다는 실제 bid에만 신경을 집중하는 곳들도 있다.

    입찰과정에서 전혀 언론의 주목을 받지 못하다가 우선협상대상자로 뛰어 올라가는 기업들이 그런 사례다. 철저하게 M&A의 기본인 Confidentiality를 고수해서 성공하는 타입이다. 이 경우에도 pros & cons가 있다. 일단 적절한 M&A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가시화되지 못했던 (또는 않았던) 우선협상대상자에게는 사후 언론의 관심이 집중된다. 깔대기 처럼 관심의 포화가 쏟아지게 마련이다. 레이스 과정에서는 one of them으로 spotlight를 받을 수 있겠지만, 이럴경우에는 ‘예상외’가 되기 때문에 언론의 검증과정을 통과해야 하는 부담들이 있다.

    또한 인수사 노조에게 ‘낯설음’을 주기 때문에 이 또한 잠재적인 상호 이해에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 그 외에 매각과정의 공정성 시비라던가, 공정위나 정부에서의 예기치 못한 관심 주목등이 부작용으로 예상될 수 있겠다.

    그러나 자금면에서 탄탄한 인수여력을 보유하고 (이 뜻은 공개적으로 인수 의지를 천명하지 않아도 될 뿐아니라, 다른 공동 투자자들을 모을 필요도 없다는 뜻이다) 있는 기업은 그렇게 M&A 커뮤니케이션에 적극적이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필요 없다고 생각하는 듯 하다.

    중요한 것은 인수의향사들이 과도하게 경쟁을 함으로서 주변 이해관계자들의 관심을 부담스럽게 높이고, 인수 예정 기업의 가치를 과대하게 얼려 놓고, 인수과정에서의 예상되는 잡음을 극대화 하는 우를 범하지는 않는 것이다.

    상장사로서 경영진의 인수의지를 적절하게 자사 주주들에게 커뮤니케이션하고, 자사의 인수가 주주의 가치를 강화 할 것이라는 비전을 공유하고, 피인수 기업 노조에게 올바른 이미지를 전달하고, 매각측에게 성실한 입찰 참여 의지를 전달하는 것이면 충분하다.

    분명히 레이스 중의 기싸움이나 여론 플레이등은 일종의 ‘연막’이거나 ‘경쟁사의 인수 의지’를 테스트 하기 위한 경쟁 전술로서 활용 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실제 우선협상대상자가 되기 위해서는 bid 자체에 충실해야 하며, 이를 위해 대부분의 역량을 집중 할 필요도 있다. 따라서 어느 하나 한 부분이 중요하다 중요하지 않다기 보다는 조화로운 운용, 전략적인 운용, 상호지원의 운용 원칙에 따른 적절한 판단이 필요할 것이다.

  • 진짜 이유가 뭘까?

    진짜 이유가 뭘까?

    국내 최대의 식품회사 N사가 3주가 넘도록 밝히지 못한 이물질의 성분을 우리나라의 식약청은 사진만보고 몇일만에 성분을 알아(?)냈다.

    국내 최대의 어류통조림 회사인 D사가 2주가 넘도록 밝히지 못한 이물질의 유입 경로를 우리나라의 식약청은 10시간만에 알아냈다. 그 10시간 중에서도 실제 실험은 10분 가량이었다.

    우리나라 국민의 안전을 책임지는 경찰이 4일간씩이나 밝혀 내지 못하던 아동 성추행범의 위치를 대통령의 항의 방문 한번이 단 6시간만에 밝혀냈다.

    궁금증:

    1. 기업이나 경찰이 일을 잘 못하는 것일까?
    2. 아니면 식약청이나 대통령이 일을 무지무지 잘하는 것일까?
    3. 그것도 아니라면 다들 자기일들을 대충 대충하는 것일까?

    뭘까.

  • 만약 나라면?

    예전 한화 사건때도 인하우스의 어려움에 대해 이야기 했었지만, 산성중공업의 이번 태안반도 사건에 대해서도 인하우스의 고민과 어려움은 충분히는 아니더라도 많은 부분 이해가 됩니다.

    위기관리라는 것이 달랑 사장님과 홍보담당자 둘이 앉아서 하는 의사결정 결과는 아니지요.

    특히나 이번 태안반도 사건과 같은 경우에는 아마 CEO는 물론 전체 관련 임원들과 그룹차원에서의 논의도 있었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그 고민의 시간이나 내외부 카운셀러 그룹의 규모 및 투자시간도 저희가 예상할 수 있는 수준을 넘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 고민의 과정과 전략적 방향성 셋팅의 과정에서 가장 큰 목소리와 역할을 해야 했던 부서는 바로 ‘법무팀’이 아닐까 합니다. 누가 사건의 책임을 가지느냐 하는데 있어서 재판이 진행중이고, 만약 삼성중공업의 중과실이 인정되면 회자되고 있는 것과 같이 ‘무한책임’의 형벌이 회사에게 부여되기 때문입니다.

    그 다음이 홍보팀이었겠지요. 심각한 여론동향을 밤낮으로 체크하고, 위기관리 그룹에게 지속적인 업데이트를 하면서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웠겠지요.

    만약, 내가 삼성중공업의 인하우스 책임자로서 소위 말하는 ‘진정성’을 보여 주었어야 한다고 판단했다면, 어떻게 했었을까요? 

    법무팀과의 전체적인 조율과 자사의 전략적 방향성을 파괴해 나가면서, 개인의 행보를 벌일수는 없는 것이고, 그것이 삼성중공업의 진정성이라고 이해되지도 않았겠지요. 무한책임이라는 엄청난 위협을 다같이 감수하자고 대형 상장사 구성원들을 설득시킨다는 것도 비현실적이지요.

    회사의 존폐가 걸려있는 법률적 판단이 나지 않았을때 실행하는 섣부른 외부 커뮤니케이션은 매우 치명적인 결과를 낳습니다. 죤슨앤죤슨의 타이레놀 케이스에서도 전미국시장의 타이레놀을 전량 수거 폐기하는 ‘진정성’은 삼성중공업과 같이 무한책임이라는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은 분명 아니었습니다. 또한 당시 죤슨앤죤슨은 가해자의 일원이 아니었고, 피해자중의 하나였기 때문에 그런 ‘진정성’의 표현이 그나마 가능했겠습니다.

    홍보담당자로서 과연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현실적으로 할수 있는 최선의 일은 법률적 판단을 기다리고, 그 판단에 따라 ‘진정성’있는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하는 것 뿐이라고 봅니다.

    위기관리는 해당 위기를 ‘멸균된 인큐베이터’에 놓고 바라볼 수는 있는 사회현상이 아닙니다. 분명히  context가 존재하고, 가변적 여러 변수들이 어지럽게 chaos를 이루면서 변해갑니다. 이 부분을 우리 홍보담당자들은 이해 했으면 합니다.

    삼성중공업의 이번 위기관리에 대해서는 여러해가 지난 후에나 그 성패를 판단할 수 있겠지요. 현재 상태에서 저희가 실무자로서 벤치마킹 할 수 있는 것은 그들이 얼마나 원칙과 전략에 따라 움직였는지, 그리고, 어떤 통합적 영향력들을 통해 위기확산을 통제하고 있는지에 대한 실무적 부분들입니다.

  • 인터뷰 이것만 주의하자

    [정용민의 미디어 트레이닝]

    기업&미디어 web@biznmedia.com

    미국에서는 미디어 트레이닝을 하면서 CEO들에게 ‘Don’ts’라는 표현을 쓰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주의해야 할 젼이라고 번역을 해서 사용하곤 한다. CEO에게는 Don’t라는 표현이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에서다.

    지금까지는 언론 인터뷰시 고려해야 할 Do’s들을 둘러보았다. 이제는 Don’ts (주의해야 할 점)들에 대해 알아보자

    추측 하지 말자
    모르면 모른다 하자. 인터뷰시에 사견(私見)은 없다. 자신의 분야에 합당한 이야기만을 정확하게 하자. 만약 자신의 분야가 아니면 현장에서는 양해를 구하고 나중이라도 적절한 전문가에게 조언을 얻어 홍보담당자를 시켜 답변을 전달하자.

    부적절하거나 가정적인 질문에는 대답하지 말자
    “질문하신 사항은 가정에 근거하신 질문이기 때문에 답변 드리기가 어렵습니다. 죄송합니다” 미국 TV방송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답변의 유형이다. 또 이런 질문은 기자들이 가장 즐겨 하는 질문 방식이기도 하다.

    적절한 이유에 대한 제시 없이 노 코멘트(No Comment)하지 말자
    위기시에 노 코멘트는 자사의 실수를 인정하는 것을 의미한다. 어떤 오디언스가 ‘저 회사 사장이 현재 이야기 하기 싫구나’하고 노 코멘트의 의미를 받아 들이겠는가. 대부분 “노 코멘트”라는 소리를 들으면 ‘뭔가 구린 게 있군’하곤 생각하기 마련이다.

    기자와 말다툼을 하거나 화를 내지 말자
    기자와 싸워서 이긴 사람 없다. 화를 내서 도움된 적도 없다. 인터뷰는 공적인 일이고, 회사를 대표해서 내 자신이 자리에 앉아 있는 것이다. 화낼 일이 뭐가 있나.

    기자의 질문을 비판하진 말자
    때때로 기자의 질문이 자신의 판단에 의하면 ‘수준 이하’ 일수도 있다. 자신은 그 업종에서 20년을 일해온 전문가일 수도 있다. 그러나 기자는 이 업종을 담당한지 3개월이 채 되지 않았을 수도 있다. 당연하다 기자의 질문을 항상 진지하게 받자. 그리고 반복해 답해 주자. 친절히.

    쓸데없는 추임새는 피하자
    “아 그거 좋은 질문입니다” “아주 예리하시군요…”등등의 추임새는 전혀 불필요하다. 일부 미국에서는 이런 식으로 긴장을 완화하는 방식을 가르치기도 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사족(蛇足)이다. 하지 말자. 기자들이 싫어한다.

    인터뷰시에 일부러 부정적인 사안을 거론하진 말자
    묻지 않은 것에 대해 자발적으로 답변하지 말자고 했다. 일부러 부정적인 사안들을 거론하는 것은 일종의 자살행위다. 기자가 일상적인 인터뷰에서 탐사취재로 돌아서게 하는 좋은 방법이다.

    냉소적으로 답변하진 말자
    “뭐 그게 잘 되겠습니까?” “잘 해보라 하시죠 뭐…” 자사는 물론 경쟁사에 대해서도 냉소적으로 말하진 말자. 물론 이해된다. 경쟁사와 같은 시장에서 너 죽고 나 살자 할 수도 있다. 그러나 기자 앞에서는 항상 경쟁사를 존경하자. 기자 뒤에 누가 있는지를 항상 생각하자. 그들이 어떻게 생각할지도.

    제 3자에 대한 이야기나 확인 안 되는 문건에 대해 논평하지 말자
    경쟁사에 대한 이야기 너무 하진 말자. 기자가 직접 확인한 문건이라고 언급을 해도 그 문건을 자세히 분석하기 전엔 이렇다 저렇다 먼저 이야기 말자. 자신이 직접 듣거나 보거나 확인한 것만 주의 깊게 가려 답변하자.

    답변을 피하거나 우물쭈물하지 말자
    항상 자신감을 가지고 확실하게 이야기 하자. 특히 위기시에는 자신 없어하는 모습 자체가 기사감이다. 항상 사태를 통제하고 있다는 느낌을 주는 것이 위기관리의 기본이다. 물론 근거 없는 자신감은 금물이다.

    부정적인 질문에 부정적 표현을 반복하진 말자
    간단히 설명하자면 이렇다. 기자가 “업계 관계자의 이야기를 들으니 이번 사고는 귀사에서 생산하는 제품의 불량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하던데 맞습니까?”라고 물었다. 보통 “아닙니다. 저희 회사에서 생산한 제품의 하자로 그런 사고가 일어 났다고 생각하진 않습니다.”라고 답변하곤 한다. 질문에서의 부정적 표현을 그대로 반복한다. 그러나 이럴 때는 그냥 “아닙니다. 그렇지 않습니다”라고 만 말하고 뒷부분에 그에 대한 근거들을 설명하는 것이 좋다는 이야기다. 부정적인 표현은 한번이라도 더 줄여보자.

    부자연스러운 바디 랭귀지나 불안하게 눈동자를 움직이지 말자
    미디어트레이닝을 진행하면서 TV 카메라로 인터뷰이를 클로즈업해 보면 십중팔구는 긴장을 한 나머지 눈동자의 움직임이 부자연스럽다. 양손을 어떻게 어디다 두어야 하는지 물으시는 분도 있다. 부정적인 사고가 있을 때 불안하게 움직이는 인터뷰이의 눈동자는 시청자에게 큰 의미를 준다. 한 곳을 자연스럽게 응시하면서 회사의 입장을 설명하는 것과는 크게 다른 결과를 초래한다.

    정보 중에서 ‘공시’감인 내용을 섣불리 먼저 말하진 말자
    기자에게 각별하게 특종을 주고 싶다면 할 수 없다. 그러나 이 기사가 나가서 공시 위반이 될 정도의 정보는 잘 관리해야 한다. 전략적 의도를 가지고 정보를 흘리는 것은 고단수의 홍보 전문가들이나 할 수 있는 기법이다. 말해 놓고 깜짝 놀랄 일은 아예 하지 말자.

    쌍 따옴표로 들어가기 싫은 말은 하지 말자
    인용이라고 한다. 자신의 말이 활자화 되거나 TV 클립으로 사용된다는 것을 항상 신경 쓰자. 오프더레코드(off-the-record)는 존재하지 않는다. 아무리 친한 기자라고 해도, 심지어 기자가 동생이라 해도 오프더레코드는 항상 불안하다. 기자가 활자화는 안 해도 데스크에게 내부 정보보고라도 올린다.

    기자에게 “이 부분은 쓰지 말아주세요”하지 말자
    기자에게 가장 무례한 요청이 이것이다. 기자는 기사로 먹고 산다. 기사는 기자의 업이며, 기자만의 일이다. 쓰라 말라 해서 기자들이 그에 따라 쓰고 안 쓰고를 해준다면 미디어 트레이닝이나 홍보는 거의 필요 없다. 이렇게 되면 기자도 없어지고, 독자들도 없어질 것이다. 홍보담당자들도.

    공표된 정보를 밝히는 것에 인색하지 말자
    일부 외국기업들의 경우에는 국내매출액을 밝히지 못하게 되어있다. 해외본사의 원칙이라고 한다. IR(Investor Relations) 관점에서 무분별한 성과 커뮤니케이션을 방지하고 통제하기 위한 원칙이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이게 얼마나 우스운 짓인지 모른다. 어떤 회사건 매출액이나 기본 회계관련 정보들은 인터넷에서 몇 번만 클릭하면 얻을 수 있다. 홍보담당자가 통제할 수 없는 정보가 기자들에게 흘러가는 것이다. 차라리 이보다는 정확한 메시지를 만들어 일관되게 전달하는 것이 더 낫다. 눈 가리고 아웅하지 말자.

    기사화나 방송되기 전에 그 인터뷰 기사를 보여달라고 하지 말자
    보여달라는 이유가 뭘까. 기자가 쓴 기사에 대해 이렇다 저렇다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고 싶은가? 기자는 자신의 기사에 대한 의견을 받아 적는 사람들이 아니다. 기사나 방송이 나오기 전 까지 궁금해 할 수는 있다. 그러나 미리 한번 보자는 소리는 하지 말자. 이는 곧 자신이 아마추어라는 소리다.

    정 용 민
    PR컨설팅그룹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부사장
    前 오비맥주 홍보팀장
    前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부장
    ICO Global Communication, LG-EDS, JTI Korea, 제일은행, Agribrand Purina Korea, Cargill 등 다수의 국내외 기업 경영진들에게 Media Training 서비스 제공
    Hill & Knowlton, Crisis Management Training Course 이수(도쿄)/영국 Isherwood Communications, Media Training and Crisis Simulation Session 이수/ 세계 최대 맥주회사인 InBev Corporate Affairs Conference in Miami에 참석해 영국 Isherwood Communication의 Mr. Isherwood에게 두번째 Media Training 및 Crisis Simulation Training 기법 사사/ 네덜란드 위기관리 컨설팅회사 CRG의 Media training/crisis simulation session 이수

    입력 : 2008년 01월 04일 11:10:59 / 수정 : 2008년 01월 04일 11:11:21

  • RSS와 정보홍수에 대한 생각

    RSS와 정보홍수에 대한 생각

    아침에 일찍 출근을 하면서 2가지의 새해 resolution들을 지켜나가고 있다. 아직 새해가 시작된지 3일째라 그래도 그럭저럭 지키고 있다.

    아침에 출근하면 내 책상위 Vaio의 전원을 켜고, 부팅이 되는 동안 향(香)을 피운다. 와이프가 일본에서 사다준 고급향인데 쓸만하다. 우리회사의 Tina가 내가 향에 불을 붙이는 것을 보고 “Are you Buddhist?”해서 깜짝 놀란적이 있다. 그냥 아로마 테라피다.

    부팅이 다되면 나는 이메일을 점검하고 RSS리더에 접속을 한다. RSS리더가 새글을 받을 동안 나는 올해 첫번째 resolution인 일본어 공부를 한다. 아직 Chapter 3 밖에 나가지 못했지만, 익숙해 질 것 같다. 최초 내가 일본어를 공부하기 시작했던 것인 초등학교 6학년때였다. 일본어를 잘하시는 할머니가 부러웠다.

    일본어 공부를 하고, 나는 반짝거리는 RSS 새글들을 하나 하나 읽어 나간다. 제기랄…RSS 새글들의 90%는 모두 영어다. 떠듬떠듬 새로운 블로그 포스트들을 읽어 나가는 것 힘은 들지만…새로운 insight들로 인해 행복하다.

    문제는 총 92개의 내 RSS소스들이 품어대는 정보의 양이다. 세계각지..뭐 물론 미국, 영국, 호주가 3대 축이다-에서 나보다 1000배는 더 똑똑한 내 동년배 PR실무자들이 자신들의 insight들을 퍼서 올려댄다. 가끔은 어떤 녀석의 얼굴사진을 보면서 “넌 나보다 어려보이는데 어떻게 이렇게 똑똑하니?”하고 혼자말을 하곤한다.

    기러기도 무리지어 날아갈때는 항상 선두가 있기 마련이듯…그들은 나에게 저멀리 선두다. 나는 그 뒤 저 멀리에서 그들이 뱉어 놓은 것들을 뒤적이면서 헉헉 거리며 따라 날 뿐이다.

    오늘 Shel Holtz가 GM의 새로운 Social Media인 GMNext에 대한 글을 썼다. GM의 담당자들과 Podcasting도 해 올렸다. GMNext에 방문을 해 보았다. 진짜 눈물이 난다. 이런 작업은 하루 아침에 되는 것이 아님을 실무자로서 잘안다.

    그들에게는 우리보다 수년 또는 수십년을 앞선 철학이 있고, 그에 따른 준비와 실행이 있다. 우리는 그 마지막의 실행의 끝자락을 보면서 감탄을 하고만 있다. 하품하듯이.

    오늘 우리 CK 팀블로그에다 ‘압구정 사무실이 얼마나 좁은지 그리고 단조로운지’를 같이 깨달았으면 좋겠다고 GMNext를 링크했다. 얼마나 많은 우리 AE들이 이 압구정 사무실에서 벗어나 큰 세상을 구경할런지는 아직 모르겠다.

    RSS 우울증? 그게 있다면 내가 초기다. 이 세상엔 멋진 실무자놈들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모두.

    보기 싫은(?) 나의 RSS…

     

  • 2007년 12월 포토세션 바라보기

     

    롯데리아의 포토세션. 참 바디 페인팅 만큼 포토세션에 자주 등장하는 트릭이 없다. 이젠 식상할 때도 됬는데 인하우스나 대행사나 자주 써먹는다. 바디 페인팅 포토세션을 할 때는 무엇보다도 모델들이 어색해 하면 안된다는 것. 보통 외국 모델들을 사용하는 이유도 거기에 있다. 한국 모델들은 항상 어딘가 어색해 한다는 게 문제다. 롯데리아의 이번 포토세션은 심볼이 확실하게 들어가 있고, 적절한 훅도 있는 밸런스가 잘 맞는 포토세션이었다. 비용은 모델비용과 바디 페인팅 비용이 전부일 듯. (한겨레아카데미 제자가 에이전시 PR 담당자로 눈에 띈다) 🙂

     

    롯데제과의 포토세션. 명동에서 열린 듯 하다. 복조리와 한복 등이 시즌성을 살렸다. 근데 외국인 둘을 등장 시켰는데 혹으로 사용하려 한 듯 하다. 복조리에 카카오 제품이 들어있는 것도 약간은 작위적이다. 모델은 포토세션으로 유명한 친구다. 오비맥주 시절에도 많이 고용했었다. 전체적으로 진행이 짜임새 있지는 않아 보인다.

     

    롯데월드의 포토세션. 3개 내리 롯데그룹 소속이다. 재미있다. 전체적으로 짜임새 있는 진행이 아쉽다. 비주얼은 되는데 개연성이 떨어진다. (얼음위에서 뭣들을 하는 건가?) 시즌에 촛점을 맞추었다는 것에 한표.

     

    하이트맥주의 포토세션. 하이트는 원래 포토세션을 거의 안했다. 오비시절에 그렇게 오비맥주가 자주 포토세션을 했을 때도 1-2년간은 지켜보고만 있었다. 그러나 작년부터는 약간 활발해 지기 시작했다. 외부 대행사를 고용해서 마케팅쪽에서 부리는 듯 하다. 하이트 맥스의 이번 포토세션. 프리허그라는 트렌드를 살려본 듯 하다. 어색하다. 제품과의 개연성도 없고 시즌성도 아닌 듯하다. 여성 모델들의 모자에 Max 브랜드 노출에 만족해야 할 듯

     

    LG전자의 포토세션. 거의 모든 휴대용 전자제품들이 그렇듯 클로즈샷으로 진행된다. 이때는 보통 모델을 상당히 수준있게 골라야 한다. 특별히 메이크업을 시키면 더 좋다. 어짜피 클로즈샷이기 때문에 제품을 돋보이게 하고, 모델들을 깔아야 할 필요도 있지만 같이 시너지를 일으킬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좋다. 사실 재미는 없는 포토세션이다.

     

    펜틴의 포토세션. 대선에 맞춘 시즌성을 살렸다. 예산이 그리 많이 들진 않았을 듯. 모델이 고생을 해서 앵글이 그래고 나오는 것 같다. 펜틴이라는 브랜드를 노출시키는 것에 만족한다면 OK.

     

    미스터피자의 포토세션. 전달하려 하는 컨셉이 명확하다. 단 앵글이 각도가 잘 안나와 기자들이 고생하는 듯 하다. 항상 역동적인 포즈들을 주문하지만 포즈가 역동적일 수록 반복 포즈가 많아 진다는 것. 앵글 각도가 넓은 것을 의식해서 백그라운드를 만들어 세운 것도 눈여겨 볼만하다.

  • “맥도날드가 망하지 않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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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시스 2007-09-24 00:21]

    【워싱턴=AP/뉴시스】

    최근 전세계를 휩쓴 ‘웰빙 바람’에 쇠락의 길에 접어드는 듯 했던 패스트푸드 제국 ‘맥도날드’가 화려하게 재부상하고 있다.

    불과 몇년까지만해도 맥도날드는 청소년 비만의 주범으로 지목받으며 소비자 운동단체, 영양학자들의 ‘주적’으로 몰렸었다.

    여기에 이라크전으로 인한 미 비난여론까지 확산되면서 전 세계 맥도날드의 매출은 급락했다. 주당 50달러를 호가하던 맥도날드 주식은 2003년 12달러까지 폭락하며 ‘제국의 몰락’을 예고했다.

    그러나 현재 맥도날드는 과거 어느때보다도 높은 매출을 기록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최근 맥도날드가 발표한 바에 따르면 맥도날드의 8월 동일점포 매출은 전세계적으로 8.1% 증가했으며, 미국내 전년동월 대비 매출은 53개월째 상승세를 유지했다. 신메뉴인 프리미엄 커피와 샐러드 등의 매출도 꾸준하게 증가하고 있다.

    이라크전으로 인한 반미 감정은 그대로지만 전세계 맥도날드의 판매량은 증가세로 돌아섰다. 아시아 태평양지역, 중동, 아프리카 지역의 경우 12.4% 증가했으며, 마이너스만 기록하던 유럽에서의 매출도 6.1% 늘었다.

    이 같은 현상과 관련, 노스웨스턴 대학의 켈로그 경영대학의 라쉬만 크리스나무르티 교수는 “소비자의 주의지속기간(attention span)은 짧다”며 “인기있는 좋은 상품을 계속 생산하는 한 사람들은 소비를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주들의 원성도 낮아지고 있다. 맥도날드는 지난 13일 큰폭의 배당금 인상을 발표하며 배당금과 자사주 매입을 통해 2009년 말까지 주주들에게 150억에서 170억 달러를 되돌려주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맥도날드 주식은 이달 사상 최고치인 55달러까지 치솟았다.

    맥도날드의 부활에는 무엇보다도 비판 여론에 민감하게 반응, 메뉴에 과일과 샐러드 등의 건강 식품을 포함시킨 것이 유효하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맥도날드는 최근 기름이 적고 단백한 훈제 치킨 샌드위치와 사과 슬라이스, 주스를 메뉴에 첨가하는 동시에 ‘슈퍼 사이즈 미’로 풍자되던 ‘곱배기 햄버거’를 메뉴에서 빼냈다.

    맥도날드의 매출은 여전히 기존 메뉴인 버거와 감자튀김, 콜라 등에서 얻고 있지만, 이같은 새 메뉴들을 더함으로써 소비자들에게 건강한 식품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맥도날드는 또 버거에 비해서 잘 팔리지 않는 메뉴인 샐러드를 크게 홍보해 ‘정크푸드 공장’이라는 대중의 인식을 벗어나기 위해 노력하는 한편, 웹사이트에 모든 제품의 칼로리를 열람할 수 있도록 게시했다.

    아울러 맥잡(MacJob,맥도날드에서 일하는 것)은 전망도 없고 매력적이지 않다는 인식을 벗기 위해 공격적인 채용 공고를 내고 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무엇보다도 맥도날드가 소비자 중심 기업으로 거듭나며 사회적 책임을 더욱 인식하기 시작한 것이 재기의 비결이었다고 평가하고 있다. 점포를 리모델링하고 영업시간을 늘리는 등 기존의 전략을 꾸준히 지속하는 동시에 그동안 간과했던 그린피스, 동물보호단체 등의 비판을 수렴하고 제품과 영업에 이들의 주장을 반영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특히 맥도날드의 최신 전략인 ‘엄마에게 호소하기’는 그 효과를 톡톡히 발휘하고 있다. 맥도날드는 최근 자사 제품이 질이 높고 영양상으로 균형을 갖추고 있다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 학부모들로 구성된 ‘시찰단’을 만들어 공급시설과, 주방 등을 직접 방문하도록 하고 있다.

    이와 관련 드폴 대학의 조엘 왈렌 마케팅 교수는 맥도날드의 브랜드가 슬럼프를 이겨낼만큼 강력했던 것도 사실이지만, 맥도날드가 ‘버거와 감자튀김’이라는 주력 분야에 충실하면서도 건강 메뉴를 첨가하고 대외적으로 이를 크게 홍보하는 훌륭한 전략을 구사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정진하기자 nssnater@newsis.com

  • Is Quality Like a Death March?

    아래 품질에 관한 글을 쓰면서…발견한 문구중에 Qaulity is like a Death March라는 말이 있었다. 여기저기 찾아보니 이 Death March라는 말은 미국의 공학 컨설턴트인 Edward Yourdon이라는 분이 2003년에 쓴 ‘Death March’라는 책에서 유래한 것 같다.

    이 책에서 저자는 죽음으로의 행진(Death March)으로 꼽히는 3가지 문제 프로젝트 유형을 제시했다고 한다.

    1. Mission Impossible 프로젝트: 성공시키기는 몹시 힘들지만 성공하면 핵심 이해관계자 및 고객이 만족하는 프로젝트
    2. Kamikaze 프로젝트 : 프로젝트가 성공하더라도, 프로젝트 팀은 희생당하는 프로젝트
    3. Suicide 프로젝트 : 압도적인 정치적 힘이 프로젝트를 망치고 결국 프로젝트 팀도 희생당하고 마는 프로젝트

    상당히 조직내부의 정치적인 상황과도 연결되어 있는데…품질에 대한 이슈도 이러한 3가지 유형을 지닌다고 해석할 수 있겠다. 그만큼 품질이라는 기업 철학은 정치적 현실과 강하게 연결되어 있다고 본다. 그래서 이 Death March라는 비유가 너무 맘에 와 닿는다.

  • 품질(Quality)에 대하여…

    한 일주일간 하와이에서 휴식을 취했다. 여러가지 생각들과 마음가짐들이 약간은 가지런해진 것 같다. 현대인에게 (특히나 한국의 직장인에게) 가장 족쇄가 되는 gadget을 들라 하면…나는 시계, 휴대폰 그리고 신용카드라고 하고 싶다. 이번 여행에서는 이 3가지를 거의 완벽하게 차단하면서 살았다. (사실 신용카드는 와이프가 사용했다…)

    아무튼 이번 여행을 통해 여러가지 화두를 찾았는데, 그 중 하나가 품질(Quality)이라는 것이다.

    일단 한 예로 먹거리인 맥주를 들어 보자. (제일 잘 아는 비지니스라서 그러니 이해 좀 해주시라…)

    우리회사도 그렇고, 유럽본사에서도 그렇고 품질만은 우리가 compromise할 수 없다고 한다. 경쟁사도 그렇다. 일본의 아사히나 기린, 사포로, 산토리 모두 품질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외친다. 미국의 앤호이저부시나 밀러, 쿠어스…유럽부터 동남아와 아프리카의 수천개의 맥주 브랜드들 중에 “우리는 품질을 별로 신경쓰지 않겠다”라고 떠드는 기업은 단 하나도 없다.

    문제는 말이나 메시지가 아니다. 당연 실천이 핵심이다. 소비자들은 “그래 그건 그렇고. 너희 회사는 어떻게 품질을 보장하는데?”하면 점점 할말이 없어지는 회사들이 문제인거다. 여기에 한술더 떠서 “그러면 한번 보자 어디…”하면 입을 다무는 회사들이 더 많아 진다.

    품질이라는 것은 기업 경쟁력에 있어서 가장 기본이다. 그러나 이러한 기본은 기업과 investor 그리고 그 주변 stakeholder들에게 종종 가장 손쉬운 compromise 대상이다. 이러한 생각의 기조에는 “누가 알겠어? 알께뭐야…”라는 얄팍한 현실성이 존재한다.

    맥주의 경우 공장에서 신선한 맥주가 생산이되면, 각 지역의 직매장으로 분산 유통이 되고, 여기서 바로 더 작은 지역단위의 도매상들에게 배달이 된다. 또 이 각각의 도매상들은 중대형 슈퍼마켓, 소형 식품점, 식당 및 호프집들에 더 적은량의 맥주단위를 배달하는 유통구조다.

    맥주의 경우 신선도가 제일이다. 신선도를 가늠하는 것은 물론 맥주 제조 일자도 있겠지만, 유통과정에서 온도관리/햇볓차단등에 적지 않은 영향을 받는다. 문제는 우리가 종종 길거리에서 보는 주류 유통 트럭에서 손쉽게 목격된다. 요즘과 같은 섭씨 30도 이상의 대낮에 유흥가 골목을 누비면서 맥주를 배달하는 주류 도매상의 트럭을 보면, 아무렇지도 않게 쌓인 맥주상자들이 햇볕아래에서 달궈져 있다. 이미 이 도매상 트럭이 맥주를 달군 것만은 아닐것이다. 그 이전 직매장 창고에 적재되어 있었을때부터, 도매상 창고 또한 햇볕과 온도에서 자유로운 적은 없었을 것이다. (품질에 관심이 없기는 다 마찬가지라는 뜻이다)

    사업을 하는 한국인들에게 이 ‘품질’의 의미와 중요도는 어느정도인지 항상 궁금하다. 맥주의 예에서 같이 주류생산 업체나 도매상이나 소매상들 공히 ‘품질 높은 제품을 소비자에게 공급한다’라는 미션에 align되어 있지 않은가. 햇볕을 차단한 창고와 냉장트럭을 사용하려면 원가가 어마어마해진다, 유통과정에서 어떻게 이렇게 환경을 100% 관리 할 수 있는가 등등의 변명은 일단 필요없다. 의지가 있는가 아닌가를 핵심으로 삼아 보자는 거다.

    현실적으로 아직은 불가능한 환경에 안타까움을 가지고 ‘문제의식을 가진 개선의지’가 있느냐, 아니면 ‘그게 뭐 그리 대수야?’하는 불감증이 있느냐…그게 문제다.

    일본 동경과 오사카를 방문할 때 항상 주류회사들의 트럭들을 유심히 들여다 보곤 한다. 동경의 신주쿠와 오사카의 우메다 식당가에 세워져 있는 주류 배달 트럭들에는 종종 햇빛을 차단하는 포장트럭이 눈에 띈다. 을지로에서 20여년이 훨씬 넘게 노가리 하나로 맥주집을 운영하시는 80세 가까우신 주인장께서는 나에게 “맥주를 한 낮에 배달받으면 뭔 맛이 있어? 하루종일 햇볕보고 뜨듯해져가지고…그래서 나는 매일 선선한 아침에 배달받어…아주 밖에다 쌓아 놓지도 못하게 해” 하신다. 그래서 다른집들과는 달리 아침 일찍 가게에 나오셔서 생맥주통들을 가게안으로 들여다 놓으신단다.

    이 이야기를 들은 몇몇 지인들은 “아니 솔직히 나는 맥주맛이 다 똑같더만, 그게 뭐 다른가? 마실때 시원하면 되는거 아니야?”한다. 그렇다. 어떻게 보면 기업가에게 ‘품질’은 하나의 ‘외곬수적인 집착’ 또는 ‘신과 나만 아는 가치’ 정도로도 볼 수 있다. (아이러니 한 것은 그렇게 비밀(?)스러운 것으로 느껴지기에 종종 compromise하게 된다)

    그러나 품질은 ‘우수한 기업만의 DNA’다. 한국 서울 광화문 기소야의 ‘튀김우동’과 일본 신주쿠 삼국일(三國一)의 덴뿌라 우동 그리고 미국 하와이 힐튼 하와이언 빌리지의 하츠하나(初花)의 덴뿌라 우동…이 3가지 비슷한 가격과 동일한 우동 타입을 직접 먹어보면, 각 식당의 품질은 확연하게 편차가 난다. 품질은 이런 것이다. 하나일때는 모르지만, 여럿일때는 분명 차이가 난다.

    단순하게 맥주와 덴뿌라 우동의 예만을 들었지만, 우리 PR 비지니스 업계에서도 ‘품질’이라는 측면에 많은 관심이 있었으면 한다. 그런 의미에서 ‘Relentless pursuit of perfection’이라는 렉서스의 철학 그리고 ‘Kaizen(개선)’이라는 일본 토요타의 기업 철학에 요즘 다시 관심이 간다. 오늘 서점에 들러 토요타의 경영철학 서적들을 다시한번 들쳐보고 왔다.

    역시 품질을 종교 처럼 사수하는 기업/개인은 무서운 법이다. 무서운 PR 에이전시 그리고 컨설턴트를 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