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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해관계자란 무엇인가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이 글은 스트래티지샐러드 「위기관리 용어 사전」에 실린 글입니다. 원문 보기

    이해관계자는 회사의 목표 달성에 영향을 미치거나 회사의 활동으로부터 영향을 받는 집단과 개인을 말합니다. 임직원, 주주와 투자자, 고객, 협력사, 지역사회, 규제기관이 대표적입니다. 위기관리에서 이 개념이 중요한 이유는 하나입니다. 위기의 성패를 판정하는 주체가 회사가 아니라 이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모든 이해관계자의 무게가 같지는 않습니다

    경영 분야에서는 이해관계자를 두 층으로 나누어 봅니다. 하나는 그 집단의 참여가 끊기면 회사가 사업을 계속할 수 없는 집단입니다. 임직원, 주주와 투자자, 고객, 협력사, 그리고 사업 인허가를 쥐고 있는 규제기관이 여기에 속합니다.

    다른 하나는 회사와 주고받는 영향은 분명하지만 거래 관계로 직접 묶여 있지는 않은 집단입니다. 언론, 시민단체, 업계 단체, 일반 여론이 여기에 속합니다.

    이 구분이 실무에서 갖는 의미는 분명합니다. 앞의 집단은 관계가 끊어지면 사업이 멈춥니다. 뒤의 집단은 관계가 나빠져도 사업이 곧바로 멈추지는 않지만, 앞의 집단의 판단을 바꿔 놓습니다. 위기 시 언론 대응을 하는 이유도 언론 자체가 목적이어서가 아니라, 언론을 통해 고객과 임직원과 규제기관이 상황을 판단하기 때문입니다.

    공중과 이해관계자는 다른 기준으로 나눈 개념입니다

    두 용어는 자주 섞여 쓰이지만 나누는 기준이 다릅니다. 이해관계자는 회사와의 관계 자체를 기준으로 한 개념이고, 공중은 특정 이슈에 대한 반응을 기준으로 한 개념입니다.

    구분이해관계자공중
    나누는 기준회사와 이해가 걸려 있는 관계특정 이슈를 인식하고 반응하는 상태
    형성 방식사업 구조에 따라 회사가 미리 규정함이슈가 생기면 스스로 형성되어 회사를 주목함
    사전 특정명단으로 정리 가능함사전 명단화가 어려움
    위기 시 성격위기가 끝난 뒤에도 관계가 남는 대상위기 국면의 여론 압력을 만드는 대상
    대응 방식평시 관계 구축과 개별 커뮤니케이션이슈 모니터링과 공개 커뮤니케이션
    표. 이해관계자와 공중의 구분 — 스트래티지샐러드

    실무에서 기억할 점은 이것입니다. 한 이슈에 대해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집단은 원래부터 회사의 이해관계자였을 수도 있고, 회사와 아무 거래가 없던 사람들일 수도 있습니다. 앞의 경우는 관계 회복의 문제이고, 뒤의 경우는 여론 대응의 문제입니다. 이 둘을 같은 방식으로 다루면 양쪽 모두 실패합니다.

    이해관계자는 위기마다 다시 그려야 합니다

    회사에는 상시 이해관계자 목록이 있습니다. 그러나 위기가 발생하면 그 목록이 그대로 적용되지 않습니다. 제품 사고라면 소비자와 유통 채널과 식약 당국이 앞으로 나오고, 인사 이슈라면 임직원과 노동 당국과 채용 시장이 앞으로 나옵니다. 회계 이슈라면 투자자와 감독기관과 신용평가사가 앞으로 나옵니다.

    위기 발생 직후 가장 먼저 해야 할 일 가운데 하나가 이 재배열입니다. 이번 위기에서 누구의 판단이 회사의 손실 규모를 결정하는가. 이 질문에 답이 나오면 메시지의 순서와 형식이 결정됩니다.

    위기의 정의는 회사가 아니라 이해관계자가 내립니다

    회사가 이것은 위기가 아니라고 판단해도, 이해관계자가 위기로 인식하면 위기입니다. 반대로 회사 내부에서 심각하게 보는 사안이 이해관계자에게는 아무 의미가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위기의 크기를 재는 자는 회사 안에 있지 않습니다.

    실무에서 자주 발생하는 오류가 여기에서 나옵니다.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판단, 기술적으로 근거가 부족하다는 판단, 경쟁사도 같다는 판단은 모두 회사 내부의 기준입니다. 이해관계자가 그 기준에 동의하지 않으면 그 판단은 위기 대응에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내부 구성원이 첫 번째 이해관계자입니다

    위기가 발생하면 회사는 대개 외부부터 봅니다. 그러나 회사의 설명을 가장 먼저 검증하는 사람들은 임직원입니다. 회사 발표가 내부에서 납득되지 않으면 그 내용은 반드시 밖으로 흘러 나갑니다. 내부 커뮤니케이션이 위기관리의 부속 절차가 아니라 앞 단계인 이유가 이것입니다.

    이해관계자 관리가 아닌 것

    이해관계자 목록을 문서로 보유하는 것은 관리가 아닙니다. 관리는 평시에 각 이해관계자와 실제 접점을 유지하고, 그들이 회사의 무엇을 신뢰하고 무엇을 의심하는지 파악해 두는 활동입니다. 위기가 발생한 뒤에 처음 연락하는 이해관계자에게 회사의 설명은 거의 전달되지 않습니다.

    우호적인 이해관계자만 관리 대상으로 삼는 것도 관리가 아닙니다. 위기 시 회사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쪽은 대개 평시에 회사와 거리가 있던 집단입니다.

    이해관계자를 정리할 때 확인할 것

    이번 사안에서 회사의 손실 규모를 실제로 결정하는 쪽이 누구인지 먼저 적어 보십시오. 목록의 맨 위에 놓이는 이름이 바뀌면 메시지의 순서도 바뀝니다.

    그다음 그 집단이 이미 알고 있는 정보와 모르는 정보를 나누어 보십시오. 회사가 설명해야 할 것은 회사가 하고 싶은 말이 아니라 그들이 모르고 있는 부분입니다.

    그 집단에 회사의 메시지가 도달하는 경로가 실제로 확보되어 있는지 확인해 보십시오. 경로가 없으면 아무리 정확한 설명도 전달되지 않습니다.

    그들이 회사가 아닌 곳에서 정보를 얻고 있다면 그 출처가 어디인지 확인해 보십시오. 회사보다 먼저 도달한 설명이 판단의 기준선이 됩니다.

    마지막으로 위기가 끝난 뒤에도 관계가 계속되어야 하는 집단이 누구인지 짚어 보십시오. 그 집단에게는 지금의 대응이 관계의 마지막 기억으로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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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기 시 이해관계자 우선순위는 어떻게 정하는가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이 글은 스트래티지샐러드 「위기관리 용어 사전」에 실린 글입니다. 원문 보기

    이해관계자는 회사의 위기 상황에 직접 또는 간접으로 영향을 받거나, 위기의 전개 방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개인이나 집단을 뜻합니다. 임직원, 언론, 규제기관, 투자자, 거래처, 지역사회가 모두 여기에 해당합니다. 위기 상황에서 이들을 동시에 상대할 수는 없으므로 대응의 순서를 정해야 합니다. 그 앞자리에 놓이는 것이 원점입니다.

    최우선 이해관계자는 원점입니다

    어떤 기업 위기에나 이해관계자 가운데 이런 사람들이 있습니다. 아파하는 사람, 손해나 피해를 주장하는 사람, 슬퍼하는 사람, 화를 내는 사람, 억울해하는 사람, 공격성을 드러내는 사람, 자신의 확산 역량을 과시하는 사람, 그리고 실제로 행동에 나서는 사람.

    이런 사람들의 그룹을 원점이라고 부릅니다. 때로는 한 사람이 원점이 되기도 합니다. 상황을 만들고, 그 상황을 부정적인 상태로 유지시키며, 나아가 악화시키거나 확산시킬 수 있는 힘이 이들에게 있습니다.

    그래서 대응의 앞자리에는 원점이 놓입니다. 규제기관이나 언론이 더 급해 보이는 국면에서도 이 순서는 유지되어야 합니다.

    원점을 뒤로 미루면 벌어지는 일

    원점이 언론이나 규제기관에 먼저 접촉하면 회사의 설명은 그때부터 해명이 됩니다. 먼저 말한 쪽의 서사가 기준이 되고, 회사는 그 서사를 반박하는 위치에 놓입니다.

    다른 이해관계자들이 회사를 평가하는 기준도 결국 원점을 어떻게 대했는가입니다. 규제기관도 언론도 그 지점을 봅니다. 사안의 사실관계보다 회사의 태도가 먼저 평가되는 국면이 여기서 만들어집니다.

    원점을 다룬다는 것은 그들의 관점에서 상황을 이해하고, 그들의 불만이나 피해가 신속히 줄어드는 방향으로 관리한다는 뜻입니다. 압박하거나 침묵시키는 접근과는 반대편에 있습니다.

    그다음은 영향력으로 판단합니다

    원점 대응이 자리를 잡으면, 나머지 이해관계자는 이 사안의 전개를 좌우할 수 있는 정도에 따라 순서를 정합니다. 규제기관, 언론, 주요 거래처, 여론 형성자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이 단계에서는 각 이해관계자가 무엇을 기다리는지가 서로 다르다는 점을 놓치지 말아야 합니다. 규제기관은 법적 이행 여부를, 거래처는 공급과 계약의 지속 가능성을, 임직원은 자신의 자리와 회사의 방향을 봅니다. 같은 메시지를 모두에게 보내면 어느 쪽에도 닿지 않습니다.

    평시에 지도를 그려 두어야 합니다

    위기 상황에서 이해관계자를 처음부터 파악하려 하면 반드시 빠뜨립니다. 눈에 보이는 쪽만 대응하고, 조용히 지켜보던 쪽이 나중에 문제를 제기합니다.

    평시에 위기 유형별로 이해관계자 지도를 그려 두어야 합니다. 안전사고에는 누가, 제품 문제에는 누가, 노사 사안에는 누가 관련되는지를 미리 목록으로 만드는 작업입니다. 각 이해관계자를 담당할 부서와 접촉 경로도 함께 정합니다.

    실제로 이해관계자별 담당은 부서에 따라 나뉩니다. 언론은 홍보, 규제기관은 법무와 대관, 투자자는 IR, 고객은 고객서비스, 거래처는 영업, 임직원은 인사가 맡는 식입니다. 이 배분이 평시에 정해져 있어야 위기 첫날에 중복 접촉이나 공백이 생기지 않습니다.

    지도를 갖춘 조직과 갖추지 않은 조직은 위기 첫날의 움직임부터 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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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통제가능한 것에 집중하자

    [The PR Times기고문]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흔히 위기관리는 불확실성과의 싸움이라는 말을 한다. 위기라는 것의 본래 특성이 많은 불확실성을 내포하고 있지만, 위기가 발생된 이후에는 더욱 더 많은 불확실성을 끌어 들이며 덩치를 키우기 때문이다. 또한 위기관리를 해야 하는 기업 스스로로 많은 불확실성에 기반한 의사결정을 내려야 하고, 그런 의사결정으로 매우 다양한 불확실성들을 관리해 나가야 하는 어려움을 겪는다.

    어떻게 보면 불가능한 것을 가능하게 만들려는 노력이 위기관리 같다. 불확실성에 기반하여 불확실성이 극에 달한 상황을 불확실한 정보에 의지해 의사결정하여 결국 다양한 불확실성을 잡는다는 것은 누가 봐도 불가능해 보인다. 일부에서 위기관리를 운칠기삼이라 이야기 하는 것도 이해가 간다.

    기업이 위기관리 노력을 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불확실한 환경과 기반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첫 단추가 된다. 가끔 심각한 위기상황에 직면하여 대응에 어려움을 겪는 실무자들에게 “왜 그렇게 위기관리가 잘 안되는가?”라고 질문하는 VIP를 본다. 이는 VIP가 위기관리를 마치 규정되어 있는 스텝에 서로 발을 맞추는 ‘춤’과 같은 것으로 상상하기 때문이다. 왜 우리가 제대로 스텝을 밟고 있는데, 많은 변수들이 그 스텝에 따라 움직여주지 않는가 하는 생각을 하는 이유다.

    위기관리는 그런 규정된 스텝에 발을 맞추는 춤이라기 보다는, 수많은 변수와 운이 섞여 있는 포커게임과 같다. 지속해서 변수들이 생겨나고, 같은 테이블에 앉은 이해관계자의 입장과 변화가 석여 다시 변수로 작용되는 포커게임이다. 나만 혼자 규정에 맞추어 위기대응을 한다고 무조건 효과를 발휘하거나 문제가 해결되어 버린다는 약속은 어디에도 없다.

    그렇다면, 앞으로 위기관리는 이제 운에만 의지하면서 대응이 잘되기만 기도해야 하는 것일까? 사전에 심각한 위기가 발생되지 않도록 바라고 기도하는 것이 최선의 대응일까? 포커게임처럼 두둑한 배짱이 큰 밑천이 된다는 의미일까? 운이 좋은 회사였으니, 앞으로도 운이 좋을 것이라 생각해야 할까?

    불확실성과 싸우는 위기관리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대응 방식의 핵심은 통제가능성(controllable)과 통제불가능성(uncontrollable)을 신속하게 나누어 관리하는 것이다. 이번 글에서는 일반적으로 통제가능성 기반 대상에 대한 오해와 통제불가능성에 대한 이야기를 정리해 보고자 한다.

    첫번째, 직원들은 통제불가능하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기로 통제가능성에 해당하는 대상으로 직원을 꼽는다. 직원은 우리 회사에 속해 있기 때문에 회사가 충분히 통제가능하다는 생각을 하는 것이다. 위기가 발생되었을 때에도 그 통제가능해 보이는 직원들은 완전하게 제 역할을 잘 해낼 것이라 믿는다.

    하지만, 현실에서 위기발생 시 직원들은 통제가능성에 위치하는 대상이 아니다. 통제불가능성에 위치한다고 보는 것이 보다 적절한 시각이다. 최근 들어 그러한 직원들에 대한 통제불가능성은 더욱 더 커져간다.

    회사의 공식입장에 반하는 목소리를 내는 직원들이 계속 생겨났다. 블라인드나 소셜미디어에 회사의 위기관리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여과없이 쏟아낸다. 회사는 그로 인해 다시 더 어려운 위기관리 과제를 떠맡게 된다. 이러한 악순환은 반복된다. 직원들이 통제가능성 위치에 있다는 전제는 이미 현실과 맞지 않는 상상일 뿐이다. (노조는 이미 통제불가능성에 위치한다)

    그렇다고 직원들을 모두 통제불가능한 대상으로 묶어 놓는다면, 위기관리를 해야 할 주체가 없어지는 것을 의미하는데 어떻게 해야 하는가? 평시 직원들을 통제불가능한 대상으로 전제하고 그 직원들을 철저하게 훈련해야 한다.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교육 및 훈련 기회의 제공을 통해 통제불가능한 직원들을 통제가능한 위치로 상당수 이동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그것 또한 위기관리다.

    두번째, 언론은 통제불가능하다. 온라인은 더욱 더 그렇다.

    아주 예전에는 언론을 통제가능하다 생각하는 대기업이 있었다. 매체수가 지금보다 적고 단순했던 시절에는 어느 정도 가능했던 이야기다. 그러나 현재 언론을 통제가능하다고 말하는 사람은 없다. 그렇게 이야기하면 할수록 자신이 이상한 사람이 된다는 것을 스스로 느끼게 될 만큼 환경이 바뀌었다.

    온라인 여론을 통제할 수 있다고 믿는 사람들이 생겨났던 시절도 있었다 다양한 기술과 기법으로 온라인상 문제를 해결해 준다고 이야기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러나, 이제 그런 주장은 일반인들에게도 통하지 않는 비상식이 되었다. 언론과 온라인 여론은 가장 정확하게 통제불가능성에 위치한 대상이다. 그 전제는 앞으로 변하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기업은 언론과 온라인 여론을 그냥 통제불가능한 것으로 간주하여 관리 노력을 포기해야 할까? 그렇지 않다. 위기관리에 있어 중요하게 개념을 분류해야 하는 것이 있다. 위기가 발생한 상황에 기업이 ‘반응’하는 것이 옳은 것인가 ‘대응’하는 것이 옳은 것인가 하는 개념의 분류다. 언론과 온라인 여론에는 ‘대응’하는 것이 맞다. 여기에서 대응이란 깊은 분석과 고민을 통해 전략적으로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을 의미한다. 자극에 대한 반사작용과 같은 반응에는 깊은 분석과 고민이 없다.

    세번째, 정부부처와 정치권은 통제불가능하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종종 목격되는 막후에서의 담판과 같은 일은 그리 흔하거나 상식적인 것이 아니다. 물론 위기 시 그러한 모종의 협의 과정을 거치는 일부 기업들도 있을 수는 있다. 우리가 모른다고 해서 그것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이야기할 수 없는 것과 같다. 하지만, 우리가 위기관리를 할 때 모르는 것을 아는 것과 같이 생각해서 의지할 수는 없다.

    정부부처와 정치권은 철저하게 여론을 따라 움직이는 법이다. 그들은 그것을 정무감각이라고 한다. 특정 기업이 여론의 질타를 받으며 위기관리를 하고 있을 때 나서서 그 여론에 반하는 지원을 해 줄 정부부처나 정치권은 없다. 평소 좋은 일로 여론의 호감을 받을 때에는 지원을 약속하는 곳들이 많았어도 부정적인 상황에 기업이 처했을 때는 그런 약속을 동일하게 기대할 수는 없다.

    그렇다면 기업은 위기 시 그들로부터는 어떠한 지원도 기대하지 말아야 할까? 아무 노력도 하지 않는 것이 효과적인 대응일까? 그렇지 않다. 기업은 그들로 부터 좀더 넓고 깊은 정무감각을 배울 수 있다. 이 시점에서 어떻게 해야 여론을 관리해 나갈 수 있는지에 대한 열쇠를 얻을 수 있다. 위기관리에서 대관의 중요성이 나날이 커가는 이유가 그 때문이다. 단순하게 그들을 안정시키고 적대성을 관리하고 하는 것에서 한발 더 나아가 그들이 기업의 전략에 공감하며 정무감각에 기반한 조언을 해줄 수 있는 환경을 선제적으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네번째, 시민단체, 환경단체, 비정부기관등도 통제불가능하다.

    기본적으로 이들은 정치단체다. 앞에서 이야기한 정규 정치단체들 보다 훨씬 선명성이 강하기 때문에 통제가능한 여지는 더욱 좁다. 실제 기업이 위기를 경험하면 가장 공격성 짙게 다가오는 부류가 이들이다. 이들을 통제가능하다고 보는 기업은 없다.

    대부분의 위기관리에서 기업은 이들을 무시하거나 외면하는 선택을 한다. 절대 통제불가능하므로 통제시도 조차 하지 않는 것이다. 그러나, 전략적으로 이들을 관리할 수 있는 방법은 명분의 싸움에서 기업이 승리하기 위한 노력을 다하는 것이다.

    일시적으로 기업이 명분 없는 부정적 상황에 처했더라도 신속하게 입장을 바꾸고 조치를 취해 그들이 활용할 수 있는 명분을 먼저 쟁취하는 것이다. 그들이 기존에 가지는 명분보다 상대적으로 큰 명분을 취해 강조하는 것이 나은 대응이다. 그것이 그나마 그들이 아닌, 그들의 ‘영향력’을 통제가능하게 하는 전략이 된다.

    다섯번째, 주주와 투자자들도 통제불가능하다.

    주주와 투자자들이 우리 기업을 언제까지나 믿고 지원해 줄 것이라 생각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일단 투자자의 입장에서 초기에는 우리의 위기관리를 믿고 지원해 주기는 할 것이라 볼 수는 있다. 여기에서 핵심은 ‘초기’라는 기간이다. 부정적 위기가 발생되어 투자자들이 대규모의 손실을 입고 문제가 장기화되어 가면 갈수록 투자자들은 통제불가능한 위치로 대거 이동하게 되는 것이 당연하다.

    그렇기 때문에 위기관리에서 위기관리 기간을 최대한 단축시키라는 주문을 한다. 투자자의 손실을 최소화 하고 단기화하는 것이 어찌 보면 가장 큰 위기관리 의미가 될 수 도 있다. 기업이 그렇지 못한 경우 주주의 입장에서는 어떻게 든 위기관리의 전반을 점검하고 그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하는 상황을 고민하게 될 수도 있다. 기업 경영진으로서는 아주 직접적인 통제불가능성이자 위기인 셈이다.

    여섯번째, 거래처와 파트너사들도 통제불가능하다.

    수십년간 관계를 맺어온 거래처와 파트너사들은 평시에는 우리 기업을 응원하고 지원한다. 오랫동안 거친 파도를 함께 헤쳐 나왔다며 우리는 한팀이라 생각하는 관계도 분명 존재한다. 서로가 어려울 때 돕고 힘을 모아 실제 문제를 해결해 나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주 심각한 위기에 처한 기업이 위기대응을 하는 환경에서 거래처와 파트너사들은 자신들의 입지를 점점 고민하게 된다. 자칫 자사가 문제의 기업과 연계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지는 것을 두려워 하게 될 수도 있다. 심지어 그런 정보가 공개되어 공중으로부터 대대적 공격을 받게 된 경우도 생겨났다. 위기관리를 해야 하는 주체가 아니었는데, 이내 위기관리를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으로 내몰리게 된 것이다.

    그런 경우 그들을 계속 통제가능하다 볼 수는 없다. 그들 내부에도 수많은 이해관계자들이 존재한다. 최초 위기관리를 기업이 제대로 해내지 못해 그 피해와 영향이 거래처와 파트너사에게 까지 미치게 되면 그들은 언젠가 통제불가능한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그들 스스로도 통제하기 어려워하는 그들의 노조나 직원들이라도 우리 기업에게 공격성을 드러내게 될 것이다.

    일곱번쨰, 통제가능한 대상(플레이어)은 없다. 하나도 없다.

    이 개념을 정확하게 이해해야 그 다음으로의 진전이 가능하게 된다. 평소 통제가능하다 또는 통제가능할 것이라 막연하게 생각하던 습관을 빨리 버려야 한다. 우리를 둘러싼 모든 주변 대상은 모두 통제불가능하다는 생각을 해야 최대한 통제가능한 주제를 위해 관심과 투자를 집중하게 된다. 일부라도 가능할 통제 방법을 찾게 된다. 최소한 통제가능할 것이라 생각했던 대상에게서 배신감과 실망감이라도 느끼지 않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일하게 통제가능한 것을 꼽으라면 그것은 ‘메시지’다. 기업 내부에서 잘 합의된 메시지는 위기관리에서 아주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통제가능한 주제이자 대상이다. 여러 의사결정자들이 함께 모여 현 상황을 다각적으로 검토하고 ‘우리가 꼭 해야 할 일’을 찾아 그에 집중한 메시지를 뽑아 내는 노력이 필요한 이유가 그 때문이다.

    훌륭하게 마련된 메시지는 위기 시 여론을 바꾼다. 최소한 여론에 영향을 준다. 수많은 변수와 불확실성에서 통제불가능한 여러 이해관계자들을 직접 통제하려 애쓰는 것 보다 유일하게 통제가능한 메시지를 통해 그들에게 영향을 끼치려 노력하는 것이 좀더 나은 위기관리다.

    강력한 메시지는 통제불가능했던 이해관계자들을 통제가능한 위치로 이동시키는 위력 또한 발휘한다. 적절한 메시지는 해당 기업의 위기에 관심 없던 공중들까지도 움직인다. 여론에 분명한 영향을 주는 것이다. 전략적 위기관리란 전략적 메시지를 빼고는 의미가 성립되지 않는다. 유일하게 통제가능한 메시지를 더욱 소중하게 여기며 좀 더 큰 관심을 가져야 한다.

  • 위기를 관리하면 어떻게 되나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전문가들은 종종 위기관리를 시작할 때에는 그 목적과 목표를 정확하게 세우라는 조언을 하는데요. 쉽게 이야기하면 이번 위기관리를 통해 우리가 무엇을 성취할 것인지를 정하라는 의미 같습니다. 위기를 관리하면서 위기관리 주체는 보통 어떤 결과를 기대해야 하나요?””

    컨설턴트의 답변

    아주 중요한 주제에 대한 질문을 주셨습니다. 위기관리를 통해 우리가 기대할 수 있는 결과에 대한 내용인데요. 현장에서 접하다 보면 많은 기업이 당면한 위기를 관리하면서 내심 위기 발생 이전의 상태로 되돌아가기를 기대한다는 인상을 받습니다.

    예를 들어, 매출 저조로 인해 주가가 폭락하고 회사가 비판을 받는 상황을 가정해 보겠습니다. 이러한 경우, 해당 기업은 위기관리와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주가가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고, 주주들의 긍정적인 평가를 다시 얻기를 원합니다.

    자사가 제조 판매한 제품에 유해물질이 검출되어 사회적 논란이 된 경우에도 마찬가지입니다. 해당 회사는 어떻게든 위기관리와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해당 제품이 다시 시장에서 선택받기를 희망합니다. 또한, 소비자나 관계 기관의 비판이 사라지기를 바랍니다.

    하지만 이러한 정상 상황으로의 복귀는 사실 위기관리의 목적이나 결과에 대한 적절한 기대가 될 수 없습니다. 될 가능성이 희박하거나 없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입니다. 거의 불가능한 것을 바라며 위기관리와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것보다는, 보다 현실적이고 성취 가능한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기반으로 전략을 세우고 실행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일반적으로 위기관리와 그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기대하는 결과는 ‘최악의 상황을 최대한 방지 및 관리하는 것’입니다. 일단 발생한 상황을 이전 정상 상태로 되돌리는 것은 당장은 불가능합니다. 불타서 재가 된 공장을 반짝거리는 이전 상태로 단박에 되돌릴 수는 없습니다. 불가능한 기대보다는 이번 화재로 인해 예상되는 최악의 이후 상황들을 하나하나 짚어보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그리고 관련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거나, 발생하더라도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보다 나은 위기관리가 되겠습니다.

    그러한 노력을 한다고 해도 ‘사라져버린 공장은 다시 돌아오지 않을 것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습니다. 이런 생각은 위기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통해 관리될 수 있습니다. 평소에 위기관리를 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위기는 일단 발생하면 원래 상태로 복귀할 가능성이 매우 낮다는 특성을 가집니다. 일부에서는 위기를 기회로 볼 수도 있지만, 실제로 그러한 기회는 경쟁사나 주변 이해관계자들이 취할 뿐입니다. 위기를 맞은 기업은 정확하게 위기를 바라볼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위기를 적극적으로 관리하려는 의지가 생깁니다.

    최악의 상황을 방지하는 것이 위기관리와 그 커뮤니케이션의 역할입니다. 이미 발생한 위기 상황을 한정하여 관리하는 것이 최선입니다. 추가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부정적 상황들을 중립적 또는 일부 긍정적인 상황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면 더욱 좋습니다. 눈 높이를 정확하게 어디에 맞추느냐에 따라 해당 위기관리가 성공했는지 실패했는지도 판단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 주제는 매우 중요한 것입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통제가능한 것에 집중하자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흔히 위기관리는 불확실성과의 싸움이라는 말을 한다. 위기라는 것의 본래 특성이 많은 불확실성을 내포하고 있지만, 위기가 발생된 이후에는 더욱 더 많은 불확실성을 끌어 들이며 덩치를 키우기 때문이다. 또한 위기관리를 해야 하는 기업 스스로로 많은 불확실성에 기반한 의사결정을 내려야 하고, 그런 의사결정으로 매우 다양한 불확실성들을 관리해 나가야 하는 어려움을 겪는다.

    어떻게 보면 불가능한 것을 가능하게 만들려는 노력이 위기관리 같다. 불확실성에 기반하여 불확실성이 극에 달한 상황을 불확실한 정보에 의지해 의사결정하여 결국 다양한 불확실성을 잡는다는 것은 누가 봐도 불가능해 보인다. 일부에서 위기관리를 운칠기삼이라 이야기 하는 것도 이해가 간다.

    기업이 위기관리 노력을 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불확실한 환경과 기반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첫 단추가 된다. 가끔 심각한 위기상황에 직면하여 대응에 어려움을 겪는 실무자들에게 “왜 그렇게 위기관리가 잘 안되는가?”라고 질문하는 VIP를 본다. 이는 VIP가 위기관리를 마치 규정되어 있는 스텝에 서로 발을 맞추는 ‘춤’과 같은 것으로 상상하기 때문이다. 왜 우리가 제대로 스텝을 밟고 있는데, 많은 변수들이 그 스텝에 따라 움직여주지 않는가 하는 생각을 하는 이유다.

    위기관리는 그런 규정된 스텝에 발을 맞추는 춤이라기 보다는, 수많은 변수와 운이 섞여 있는 포커게임과 같다. 지속해서 변수들이 생겨나고, 같은 테이블에 앉은 이해관계자의 입장과 변화가 석여 다시 변수로 작용되는 포커게임이다. 나만 혼자 규정에 맞추어 위기대응을 한다고 무조건 효과를 발휘하거나 문제가 해결되어 버린다는 약속은 어디에도 없다.

    그렇다면, 앞으로 위기관리는 이제 운에만 의지하면서 대응이 잘되기만 기도해야 하는 것일까? 사전에 심각한 위기가 발생되지 않도록 바라고 기도하는 것이 최선의 대응일까? 포커게임처럼 두둑한 배짱이 큰 밑천이 된다는 의미일까? 운이 좋은 회사였으니, 앞으로도 운이 좋을 것이라 생각해야 할까?

    불확실성과 싸우는 위기관리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대응 방식의 핵심은 통제가능성(controllable)과 통제불가능성(uncontrollable)을 신속하게 나누어 관리하는 것이다. 이번 글에서는 일반적으로 통제가능성 기반 대상에 대한 오해와 통제불가능성에 대한 이야기를 정리해 보고자 한다.

    첫번째, 직원들은 통제불가능하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기로 통제가능성에 해당하는 대상으로 직원을 꼽는다. 직원은 우리 회사에 속해 있기 때문에 회사가 충분히 통제가능하다는 생각을 하는 것이다. 위기가 발생되었을 때에도 그 통제가능해 보이는 직원들은 완전하게 제 역할을 잘 해낼 것이라 믿는다.

    하지만, 현실에서 위기발생 시 직원들은 통제가능성에 위치하는 대상이 아니다. 통제불가능성에 위치한다고 보는 것이 보다 적절한 시각이다. 최근 들어 그러한 직원들에 대한 통제불가능성은 더욱 더 커져간다.

    회사의 공식입장에 반하는 목소리를 내는 직원들이 계속 생겨났다. 블라인드나 소셜미디어에 회사의 위기관리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여과없이 쏟아낸다. 회사는 그로 인해 다시 더 어려운 위기관리 과제를 떠맡게 된다. 이러한 악순환은 반복된다. 직원들이 통제가능성 위치에 있다는 전제는 이미 현실과 맞지 않는 상상일 뿐이다. (노조는 이미 통제불가능성에 위치한다)

    그렇다고 직원들을 모두 통제불가능한 대상으로 묶어 놓는다면, 위기관리를 해야 할 주체가 없어지는 것을 의미하는데 어떻게 해야 하는가? 평시 직원들을 통제불가능한 대상으로 전제하고 그 직원들을 철저하게 훈련해야 한다.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교육 및 훈련 기회의 제공을 통해 통제불가능한 직원들을 통제가능한 위치로 상당수 이동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그것 또한 위기관리다.

    두번째, 언론은 통제불가능하다. 온라인은 더욱 더 그렇다.

    아주 예전에는 언론을 통제가능하다 생각하는 대기업이 있었다. 매체수가 지금보다 적고 단순했던 시절에는 어느 정도 가능했던 이야기다. 그러나 현재 언론을 통제가능하다고 말하는 사람은 없다. 그렇게 이야기하면 할수록 자신이 이상한 사람이 된다는 것을 스스로 느끼게 될 만큼 환경이 바뀌었다.

    온라인 여론을 통제할 수 있다고 믿는 사람들이 생겨났던 시절도 있었다 다양한 기술과 기법으로 온라인상 문제를 해결해 준다고 이야기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러나, 이제 그런 주장은 일반인들에게도 통하지 않는 비상식이 되었다. 언론과 온라인 여론은 가장 정확하게 통제불가능성에 위치한 대상이다. 그 전제는 앞으로 변하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기업은 언론과 온라인 여론을 그냥 통제불가능한 것으로 간주하여 관리 노력을 포기해야 할까? 그렇지 않다. 위기관리에 있어 중요하게 개념을 분류해야 하는 것이 있다. 위기가 발생한 상황에 기업이 ‘반응’하는 것이 옳은 것인가 ‘대응’하는 것이 옳은 것인가 하는 개념의 분류다. 언론과 온라인 여론에는 ‘대응’하는 것이 맞다. 여기에서 대응이란 깊은 분석과 고민을 통해 전략적으로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을 의미한다. 자극에 대한 반사작용과 같은 반응에는 깊은 분석과 고민이 없다.

    세번째, 정부부처와 정치권은 통제불가능하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종종 목격되는 막후에서의 담판과 같은 일은 그리 흔하거나 상식적인 것이 아니다. 물론 위기 시 그러한 모종의 협의 과정을 거치는 일부 기업들도 있을 수는 있다. 우리가 모른다고 해서 그것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이야기할 수 없는 것과 같다. 하지만, 우리가 위기관리를 할 때 모르는 것을 아는 것과 같이 생각해서 의지할 수는 없다.

    정부부처와 정치권은 철저하게 여론을 따라 움직이는 법이다. 그들은 그것을 정무감각이라고 한다. 특정 기업이 여론의 질타를 받으며 위기관리를 하고 있을 때 나서서 그 여론에 반하는 지원을 해 줄 정부부처나 정치권은 없다. 평소 좋은 일로 여론의 호감을 받을 때에는 지원을 약속하는 곳들이 많았어도 부정적인 상황에 기업이 처했을 때는 그런 약속을 동일하게 기대할 수는 없다.

    그렇다면 기업은 위기 시 그들로부터는 어떠한 지원도 기대하지 말아야 할까? 아무 노력도 하지 않는 것이 효과적인 대응일까? 그렇지 않다. 기업은 그들로 부터 좀더 넓고 깊은 정무감각을 배울 수 있다. 이 시점에서 어떻게 해야 여론을 관리해 나갈 수 있는지에 대한 열쇠를 얻을 수 있다. 위기관리에서 대관의 중요성이 나날이 커가는 이유가 그 때문이다. 단순하게 그들을 안정시키고 적대성을 관리하고 하는 것에서 한발 더 나아가 그들이 기업의 전략에 공감하며 정무감각에 기반한 조언을 해줄 수 있는 환경을 선제적으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네번째, 시민단체, 환경단체, 비정부기관등도 통제불가능하다.

    기본적으로 이들은 정치단체다. 앞에서 이야기한 정규 정치단체들 보다 훨씬 선명성이 강하기 때문에 통제가능한 여지는 더욱 좁다. 실제 기업이 위기를 경험하면 가장 공격성 짙게 다가오는 부류가 이들이다. 이들을 통제가능하다고 보는 기업은 없다.

    대부분의 위기관리에서 기업은 이들을 무시하거나 외면하는 선택을 한다. 절대 통제불가능하므로 통제시도 조차 하지 않는 것이다. 그러나, 전략적으로 이들을 관리할 수 있는 방법은 명분의 싸움에서 기업이 승리하기 위한 노력을 다하는 것이다.

    일시적으로 기업이 명분 없는 부정적 상황에 처했더라도 신속하게 입장을 바꾸고 조치를 취해 그들이 활용할 수 있는 명분을 먼저 쟁취하는 것이다. 그들이 기존에 가지는 명분보다 상대적으로 큰 명분을 취해 강조하는 것이 나은 대응이다. 그것이 그나마 그들이 아닌, 그들의 ‘영향력’을 통제가능하게 하는 전략이 된다.

    다섯번째, 주주와 투자자들도 통제불가능하다.

    주주와 투자자들이 우리 기업을 언제까지나 믿고 지원해 줄 것이라 생각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일단 투자자의 입장에서 초기에는 우리의 위기관리를 믿고 지원해 주기는 할 것이라 볼 수는 있다. 여기에서 핵심은 ‘초기’라는 기간이다. 부정적 위기가 발생되어 투자자들이 대규모의 손실을 입고 문제가 장기화되어 가면 갈수록 투자자들은 통제불가능한 위치로 대거 이동하게 되는 것이 당연하다.

    그렇기 때문에 위기관리에서 위기관리 기간을 최대한 단축시키라는 주문을 한다. 투자자의 손실을 최소화 하고 단기화하는 것이 어찌 보면 가장 큰 위기관리 의미가 될 수 도 있다. 기업이 그렇지 못한 경우 주주의 입장에서는 어떻게 든 위기관리의 전반을 점검하고 그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하는 상황을 고민하게 될 수도 있다. 기업 경영진으로서는 아주 직접적인 통제불가능성이자 위기인 셈이다.

    여섯번째, 거래처와 파트너사들도 통제불가능하다.

    수십년간 관계를 맺어온 거래처와 파트너사들은 평시에는 우리 기업을 응원하고 지원한다. 오랫동안 거친 파도를 함께 헤쳐 나왔다며 우리는 한팀이라 생각하는 관계도 분명 존재한다. 서로가 어려울 때 돕고 힘을 모아 실제 문제를 해결해 나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주 심각한 위기에 처한 기업이 위기대응을 하는 환경에서 거래처와 파트너사들은 자신들의 입지를 점점 고민하게 된다. 자칫 자사가 문제의 기업과 연계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지는 것을 두려워 하게 될 수도 있다. 심지어 그런 정보가 공개되어 공중으로부터 대대적 공격을 받게 된 경우도 생겨났다. 위기관리를 해야 하는 주체가 아니었는데, 이내 위기관리를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으로 내몰리게 된 것이다.

    그런 경우 그들을 계속 통제가능하다 볼 수는 없다. 그들 내부에도 수많은 이해관계자들이 존재한다. 최초 위기관리를 기업이 제대로 해내지 못해 그 피해와 영향이 거래처와 파트너사에게 까지 미치게 되면 그들은 언젠가 통제불가능한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그들 스스로도 통제하기 어려워하는 그들의 노조나 직원들이라도 우리 기업에게 공격성을 드러내게 될 것이다.

    일곱번쨰, 통제가능한 대상(플레이어)은 없다. 하나도 없다.

    이 개념을 정확하게 이해해야 그 다음으로의 진전이 가능하게 된다. 평소 통제가능하다 또는 통제가능할 것이라 막연하게 생각하던 습관을 빨리 버려야 한다. 우리를 둘러싼 모든 주변 대상은 모두 통제불가능하다는 생각을 해야 최대한 통제가능한 주제를 위해 관심과 투자를 집중하게 된다. 일부라도 가능할 통제 방법을 찾게 된다. 최소한 통제가능할 것이라 생각했던 대상에게서 배신감과 실망감이라도 느끼지 않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일하게 통제가능한 것을 꼽으라면 그것은 ‘메시지’다. 기업 내부에서 잘 합의된 메시지는 위기관리에서 아주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통제가능한 주제이자 대상이다. 여러 의사결정자들이 함께 모여 현 상황을 다각적으로 검토하고 ‘우리가 꼭 해야 할 일’을 찾아 그에 집중한 메시지를 뽑아 내는 노력이 필요한 이유가 그 때문이다.

    훌륭하게 마련된 메시지는 위기 시 여론을 바꾼다. 최소한 여론에 영향을 준다. 수많은 변수와 불확실성에서 통제불가능한 여러 이해관계자들을 직접 통제하려 애쓰는 것 보다 유일하게 통제가능한 메시지를 통해 그들에게 영향을 끼치려 노력하는 것이 좀더 나은 위기관리다.

    강력한 메시지는 통제불가능했던 이해관계자들을 통제가능한 위치로 이동시키는 위력 또한 발휘한다. 적절한 메시지는 해당 기업의 위기에 관심 없던 공중들까지도 움직인다. 여론에 분명한 영향을 주는 것이다. 전략적 위기관리란 전략적 메시지를 빼고는 의미가 성립되지 않는다. 유일하게 통제가능한 메시지를 더욱 소중하게 여기며 좀 더 큰 관심을 가져야 한다.

  • 위기관리 성패 판정은 왜 어려운지요? [기업 위기관리 Q&A 249]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매번 위기가 발생되고 위기관리가 진행되면, 그에 대해 어떤 사람은 성공적이라 평가하고, 다른 사람은 실패라고 평가하는 걸 보게 됩니다. 왜 이런 전혀 다른 평가가 존재하게 되는 건 가요? 하나의 기준은 없는 걸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중요한 질문을 해 주셨습니다. 위기관리 성공과 실패 기준에 대한 주제인데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맞습니다. 기준을 하나로 세우기는 어렵습니다.

    기준을 세우기가 왜 어려울까요? 일단 하나의 위기관리 실행에도 그를 바라보는 주체가 다양하기 때문입니다. 제품 이상에 의한 대규모 리콜을 보더라도, 그 기업의 위기관리 실행을 투자자 관점에서 보느냐, 전문경영인 관점에서 보느냐, 거래처나 실무 관계자 입장에서 보느냐, 소비자 입장에서 보느냐, 소비자 단체 입장에서 보느냐에 따라 각기 다른 평가가 나올 수 있습니다.

    또한 각 평가 주체의 이해관계나 주요 판정 기준이 서로 또 다릅니다. 여기에서 더욱 세분화 된 다름이 추가됩니다. 대규모 리콜로 인해 투자 피해를 입은 일부 기존 대형 투자자들은 해당 리콜을 실패라 평가할 수 있습니다. 리콜 이외에 다른 조치를 통해 보다 투자 피해 규모를 줄일 수 있었을 것이라 보는 경우입니다.

    그러나 다른 일부 투자자들은 회사가 이번 신속한 리콜로 소비자 신뢰 자산을 잘 보호했다 평가 하면서 추락한 주식을 대량으로 저가 매수하며 위기관리가 잘 되었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한편 해당 리콜에 대해 소비자단체는 이 같은 상황은 단순 리콜로 마무리되면 안되며, 모든 소비자 피해를 배상하고 재발방지를 위한 징벌적 조치까지 있어야 한다 할 것입니다. 이 단체에서는 이번 리콜이 너무 단순했고, 면피성이 짙어 실패라 판정합니다. 이렇게 각각 평가자는 다르고, 세부 이해관계와 기준까지 다른 것이 현실입니다.

    그에 더해 각 주체와 이해관계가 언론이나 온라인 여론에까지 영향을 받으며, 종종 회오리 칩니다. 기존 투자자가 불만스러운 위기관리였지만, 해당 리콜을 엄청나게 긍정적으로 여기는 여론이 생겨나면 그들에게는 다시 긍정적 시각이 생겨날 수 있습니다.

    이번 리콜이 호기라 생각해 움직였던 투자자들은 이후 잦아들지 않는 책임론 때문에 투자가치가 정상화되지 못하면 위기관리에 대한 기존 평가를 바꾸게 됩니다. 전문경영인이나 소비자단체, 소비자, 거래처 대부분도 여론에 의해 자신의 기존 평가가 영향을 받는 경험을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어느 누구도 한가지 기준을 가지고 절대 중립적 입장에서 위기관리에 대해 단순 평가를 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성공이냐 실패냐 하는 이분법적 판정도 의미가 없습니다.

    따라서 위기관리는 종종 잘했다 평가되는 긍정적 부분과 아쉬워 개선이 필요하다는 개선 부분이 다양하게 논의 평가되는 것이 이상적이라고 봅니다. 긍정분야가 많고, 개선분야가 적은 지, 반대로 긍정분야는 적고, 개선분야가 많은 지 이런 비율의 판단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그 이전에 해당 위기가 의도적으로나 방치에 위해 발생된 성격의 것인지, 의도치 않았으며, 개선 노력에도 불구하고 발생된 것인지에 대한 판단은 중요합니다. 위기의 본래적 성격이나 특성에 대한 우선적 판단이 사후 위기관리 평가에 매우 중요한 기반이라는 의미입니다. 문제를 만들어 터뜨린 주체에게 그 문제를 잘 관리했다 하는 평가를 하기는 어렵습니다. 어울리지 않습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페이스북 댓글을 왜 기사화하죠?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 대표님이 얼마전 개인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기자들이 죄다 기사화 해서 곤욕을 치룬 적이 있습니다. 심지어 다른 분들과 댓글 논쟁을 벌이신 것도 기사화가 되네요. 사실 페이스북 같은 건 개인적인 건데 개인간 대화나 잡담 같은 것이 왜 기사화되죠? 프라이버시라는 게 없나요?”

    컨설턴트의 답변

    미국의 권위지인 뉴욕타임스는 이미 오래전부터 ‘모든 인쇄할 가치가 있는 것은 뉴스(all the news that is fit to print)’라는 모토를 가지고 있습니다. 대표님의 페이스북은 기본적으로는 프라이버시에 해당하는 것이 맞습니다. 그러나, 그 개인적 글의 내용이 기사 가치를 지닌다면 그것은 다른 의미가 됩니다.

    물론 대표님의 개인 사생활을 무분별하게 기사화 했다면, 그런 기사를 쓴 기자와 언론사는 공중의 큰 비판을 받을 것입니다. 공중이 알 필요 없는 내용이기 때문입니다. 일부 자극적 흥미라는 것은 존재할지 몰라도 기본적으로 그것을 공중이 알아도 별 가치가 없는 것이라면 기사화는 적절하지 않은 것입니다.

    그러나, 대표님의 페이스북 글이나 댓글 논쟁이 다수의 언론에 의해 기사화되었고, 그로 인해 여러 사회적 논란이 발생했다면 일단 그 글은 일단 기사화 가치가 있었다는 뜻입니다. 단순한 프라이버시를 넘어 사회적 시의성, 저명성, 영향력, 이상성, 인간적 흥미 중 어떤 뉴스 가치라라도 한 두개 이상 해당되었다고 봐야 합니다.

    기본적으로 기업의 대표는 대표직에 있는 이상 최대한 전략적으로 커뮤니케이션 하는 습관을 유지해야 합니다. 대표이사는 기업을 대표해서 여러 주변 이해관계자들에게 정해진 가치를 전달해야 하는 의무가 있기 때문입니다. 정상적인 사업과 그 결과를 통해 주주와 임직원들에 대한 의무를 지켜야 하는 것처럼, 정상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투자자, 주주, 임직원, 거래처는 물론 사회적 이해관계자인 정부, 국회, 언론 등에게도 성실 의무를 다해야 합니다.

    기업 대표의 모든 메시지는 일단 기사화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기자들이 그로부터 기사 가치를 발견하지 못해 기사화하지 않는 경우는 있을지 몰라도, 기사 가치가 있음에도 기자들이 기사화하지 않을 경우는 없다 생각해야 합니다. 이 생각을 기반으로 자신의 메시지를 관리하는 것이 자신과 회사를 위해 이롭습니다.

    언론 인터뷰나 기자회견을 통한 기업 대표의 메시지는 언론 기사화를 전제로 하는 것입니다. 반면 페이스북은 개인적인 공간이기 때문에 거기에 실린 메시지는 기사화를 전제로 하지 않는다는 주장을 하십니다. 개인적인 공간에서 정제되지 않고, 사적인 감정이 들어있으며, 술김에 나온 이야기나, 푸념 등을 적는 것이라 기사화 가치가 없다고 일부 대표님들께서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그런 생각을 오프라인과 다른 언론 취재 방식에 비교해 보겠습니다. 예를 들어 중요한 기업 대표나 핵심 장관이 기자와 술을 마시다가 술에 취해 아주 중요한 정보를 흘리는 실언을 합니다. 해당 기자가 기사를 쓸까요? 쓰지 않을까요? 특종의 기회를 마다할까요?

    식당에서 기자의 옆 테이블에 우연하게 앉은 유명인이 떠드는 자극적인 개인 사생활을 듣게 된 기자는 어떻게 할까요? 우연히 기자실 옆 쓰레기 통에서 얻은 기업의 비밀자료를 손에 쥔 기자는 어떻게 할까요? 길을 가다 고급 식당에서 나온 유력 인사들이 나누는 중요한 대화를 전부 듣게 되었다면 기자는 어떻게 할까요? 이런 경우 기자는 개인적인 내용이니 기사화를 절대 하지 않아야 할까요?

    기업 대표에게 ‘오프 더 레코드(비 보도 전제)’란 개념은 적용되지 않습니다. 기업 대표가 하는 모든 커뮤니케이션과 전달 메시지는 ‘온 더 레코드’ 입니다. 소셜미디어 상에서는 더더욱 ‘오프 더 레코드’라는 진부한 개념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기업 대표께서 자의적으로 ‘온 더 레코드’와 ‘오프 더 레코드’를 나누려 하시기 때문에 어려운 것입니다. 세상은 이미 모든 것이 ‘온 더 레코드’입니다. 그 뿐입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98. 원칙을 가지고 폭 넓게 보라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위기가 발생하면 해당 회사의 임직원들은 자사에게 향한 공중의 여론을 읽기 시작한다. 여기에서 읽기 시작한다는 표현을 쓴 이유는 평시에는 그 만큼 여론에 대한 생각이나 관심이 없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대부분 임직원은 위기 시 여론을 읽기 위해 네이버 같은 포털을 찾는다. 일부에서는 온라인과 소셜미디어 모니터링 시스템을 가동한다.

    흥미로운 것은 그 채널을 통해 여론을 읽는 방법이다. 네이버나 모니터링 시스템에 키워드를 쳐 넣는다. 자기 회사명, 이슈나 위기와 관련된 키워드를 쳐 넣고, 그와 관련된 기사, 대화, 게시물, 댓글을 읽기 시작한다.

    하루 종일 그렇게 찾아 얻은 키워드 여론(?)을 읽는다. 당연히 위기가 발생하면 그런 키워드 여론은 분량이나 심도에 있어 상당한 수준을 기록하게 마련이다. 일부에서는 그 키워드 여론 결과가 너무 많은 나머지 그 각각을 차근차근 읽고 해석하기 보다는, 숫자로 그 키워드 여론을 대신 해석한다. 부정기사 1200개. 중립기사 200개. 긍정기사 10개. 이런 식이다.

    어떤 기업은 온라인과 소셜미디어를 그렇게 읽는 반면, 다른 기업은 오프라인에서 주변인들의 조언을 주로 듣고 이를 여론으로 해석한다. 지인인 전직 고위관료나 정치인 또는 지인 여론지도층 인사의 의견을 들고 여론을 유추한다.

    다른 기업은 신문이나 TV에서 보도되는 내용을 꼼꼼하게 분석한다. 언론이 곧 여론이라는 생각을 기반으로 기사나 보도 표현 한두개에 몰입한다. 불만족스러운 기사나 보도 내용에 관해서는 기자나 데스크에게 연락하고, 수정을 요청한다. 적극적 해명을 통해 여론을 순화시켜 보려 노력한다.

    또 어떤 기업은 투자자나 멘토들의 이야기를 주로 듣는다. 경영이 주요 투자자들과 멘토에 의지해 결정되는 곳일 경우 이런 현상은 더 심해진다. 투자자들이 여럿 모여 여론에 대한 자신들의 시각을 이야기한다. 멘토들은 자신이 생각하는 여론을 기반으로 대표이사를 설득한다.

    기업의 최고의사결정자 입장에서는 위기 시 여론을 읽는 것처럼 낯설고, 찜찜한 것이 없다. 온라인과 소셜미디어, 언론, 지인, 투자자, 멘토, 직원들, 심지어 주변 가족의 반응까지도 각자 다양한 반응을 보이기 때문이다. 무언가 부정적으로 여론이 흘러가고 있는 것은 같은데, 그에 대응하기 위해 우리는 어떤 형태와 수준의 관리 활동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감을 잡기는 더 어려워진다.

    간단해 보이는 대응 시점을 결정하는 것에도 혼란스러움은 마찬가지다. 언제 준비된 사과문이나 해명문을 배포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내부에서는 상당한 토론이 진행된다. 지금 상황이 사과문을 배포해서 관리될 수준인지, 아니면 좀더 강한 사과의 표시로 기자회견을 해서 머리를 조아려야 하는 것인지에 대해서도 확실한 답을 찾기 어려워한다.

    더구나, 특정 방식으로 여론을 읽고, 그에 대해 대응을 결정한 뒤라 해도 내부 논란은 많다. 그렇게 까지 적극 사과를 하지 않아도 풀릴 수 있던 위기 아니었을까 하는 사후평이 나오기 때문이다. 과도하게 해석된 여론을 읽고 사과를 해서 불필요하게 배상의 책임까지 떠안게 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기도 한다.

    당시에는 꼭 그래야만 될 것 같아 위기관리를 실행했는데, 지나고 보니 그 위기관리 방식이 당시 상황에 적절했던 것인지 의문이 든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반대로 당시 여론을 제대로 읽지 못해서 사과로 해결할 수 있는 시기를 놓쳤다는 자성이 나오기도 한다.

    정리해 보면 정확한 사실은 딱 하나다. 여론은 하나가 아니다 라는 점. 여론은 원래 다양하고 또 그 속에서도 다채롭다. 채널별로도 그 수준과 깊이가 다르고, 여론을 해석하는 주체에 따라서도 변수는 더해진다. 기업이 위기 시 여론을 읽는 노력을 포기해서는 절대 안된다면, 여론을 어떻게 해석해야 제대로 된 의사결정을 할 수 있을까?

    답은 원칙을 세우는 것이다. 다양한 여론을 바라보고 해석하는 자사의 기준을 세우는 것이다. 대부분 여론을 다양하게 읽고서도 의사결정에 좌고우면 하는 이유는, 자사에 정확한 위기관리 원칙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원칙이 위기를 관리한다는 말은 곧 그 때문이다.

    현재 상황이 우리가 가장 큰 우선순위로 놓는 고객에 대한 것인가?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 고객 보호 원칙을 따라야 하는가? 고객의 여론은 과연 무엇인가? 우리에게 어떤 원칙과 위기관리를 기대하고 있는가? 그런 기대 충족을 위해 우리는 어떤 대응을 해 고객 관련 원칙을 입증해야 하는가? 회사의 원칙만 정확하게 존재한다면 여론은 방향성과 솔루션을 제안하는 가치일 수 있다. 의사결정은 원칙만 있으면 그리 어려울 것이 없다는 이야기다.

    필자소개

    정용민은 국내 최초로 설립된 위기관리 전문 컨설팅사 스트래티지샐러드의 대표 컨설턴트다. 200여 이상의 국내 대기업 및 유명 중견기업 클라이언트들에게 지난 20년간 위기관리 컨설팅과 코칭, 자문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기업 위기관리 전문서적 [소셜미디어시대의 위기관리], [기업위기, 시스템으로 이겨라], [1%, 원퍼센트], [기업의 입]을 집필했다.

  • 위기관리, 성공일까? 실패일까?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기업의 위기가 발생하면 언론을 비롯해 많은 이해관계자들과 공중들은 그 위기에 대해 이야기를 시작한다. 그 위기에 대한 이야기는 종종 사람들이 차나 커피를 마시면서 나누는 이야기의 주제가 되기도 하고, 술자리 안주가 되기도 한다. 때때로 각종 온라인이나 방송에서는 패러디 재료가 되기도 한다.

    일정 시간 후 위기가 마무리되면 많은 전문가와 비평가들이 해당 위기관리에 대한 평가를 시작한다. 각종 기사와 기고 그리고 종편 방송 패널들이 각자 이번 위기관리가 실패했다 또는 성공했다는 평가를 다룬다. 각자 여기저기에서 나름의 기준을 가지고 위기관리의 성패를 가르는 것이다.

    이 때문에 기업에서 위기를 관리하고 있는 실무자들과 이야기를 나누어 보면 가장 고민스러운 것 중 하나가 위기관리 자체에 대한 평가라고 한다. 자신은 열심히 밤을 새워가며 위기관리를 했기 때문에 이번 위기관리는 그래도 선방한 것으로 본다 하는데, 위에서는 다른 평가를 하시니 고민이라 한다. 때로는 내부에서는 나름 이번 위기관리를 성공이라 판단하는데, 외부에서는 실패라고만 하니 골치가 아프다 이야기하기도 한다.

    각자 위기관리를 바라보는 기준이 다르니 그 평가가 각 각인 것은 당연지사다. 심지어 사내에서도 VIP의 평가와 임원진들의 평가와 팀장과 직원들의 평가가 서로 엇갈리니 무엇이 진짜인지 헷갈린다. 각자 다른 기준 그리고 다른 평가와 지적들 그 중에서 꼭 새겨야 하는 위기관리의 평가 기준이라면 어떤 것들이 있을까?

    첫째, 해당 기업이 이번 위기로 지속가능성에 일정수준 이상 피해를 입었는가?

    어떻게 보면 이 기준이 가장 중요한 위기관리 성패의 기준이 될 것이다. 여러 위기 중 해당 기업의 지속가능성에 심대한 피해를 입힐 수 있는 위기를 가장 중요한 위기라고 정의하는데, 그와 관련된 평가다. 그 기업이 이번 위기로 입은 피해로 더 이상 지속 가능할 수 없게 되거나, 지속되는데 있어 중대한 장애가 생기는 경우까지 된다면 그 위기의 심각성으로 인해 위기관리는 실패했다 볼 수 밖에 없게 된다.

    반면 그러한 위기였음에도 위기관리를 잘 해서 지속가능성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 시켰다면 그 위기관리는 성공했다는 평가를 할 수 있게 된다. 따라서 많은 기업들이 특정 위기가 발생하면 그 위기가 회사의 지속가능성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를 판정하는데 매우 깊은 고민을 한다.

    연예인과 같은 셀러브리티들의 개인적 명성 위기에서도 이런 기준은 매우 중요한 기준이 된다. 어떤 논란이나 사고가 발생했을 때 이런 셀러브리티 위기관리를 하는 주체는 해당 셀러브리티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기준을 정확하게 위기관리 목표로 삼아야 한다. 그 목표를 위해 가용한 모든 역량과 자산을 쏟아 부어 해당 셀러브리티의 지속가능성을 최대한 확보하거나 방어해야 한다. 그렇지 못해 해당 셀러브리티가 더 이상 활동(지속)을 못하게 되는 상황이 되어 버리면 그 위기관리는 실패한 것으로 간주된다.

    둘째, VIP가 어떻게 이번 위기관리는 평가하는가?

    사실 실무자들이나 일부 임원들이 자위적으로 하는 평가는 아무 의미가 없다. 하나의 무용담이나 넋두리 이상의 가치도 없어 보인다. 위기관리에 관한 평가 중 가장 힘이 센 평가는 VIP가 표현하는 해당 위기관리에 대한 평가다. 이론적으로나 합리적인 생각으로는 좀 이해가 안 갈 수 있겠지만, 현실적인 이야기니 어쩔 수가 없다.

    실제 위기관리를 진행한 많은 임직원들이 마음 속으로 ‘이번 위기관리는 우리가 세운 목표를 제대로 달성하지 못한 것 같다’라 생각해도 VIP의 생각이 다르면 그 상황은 반전이 된다. VIP가 “그래도 이번 위기관리는 내 생각보다 잘 된 것 같다”라는 이야기를 하면, 해당 위기관리는 사내에서 성공한 위기관리로 칭송된다. 더 잘하겠다는 덕담이 오고 갈 수 있게 된다.

    문제는 반대 경우에 발생한다. 임직원들은 이번 위기관리에 악전고투했지만 그래도 선방했다는 생각을 하는 경우다. 이 때 VIP가 “이번 위기관리는 상당히 실망스러웠다. 위기관리를 실행한 임직원들에게 책임을 묻겠다”는 이야기를 하게 되면 바로 초상집이 되어 버린다. 나름 열심히 위기관리를 리드했던 임원 몇몇이 자리에서 물러나는 일까지 생기기도 한다.

    교과서적으로 해당 위기관리가 성공했느냐 실패했느냐 하고 따지는 것은 이 상황에서는 아무 의미가 없다. VIP가 성공이라 평가하는가 실패라고 평가하는가만 기준이 된다. 그래서 많은 기업들은 위기관리 때 외부만큼 또는 외부보다 더 내부 커뮤니케이션을 중요하게 생각하기도 한다. VIP의 눈높이와 기대치를 관리하고 적절한 대응이라는 이미지를 일관되게 유지해 놓기 위해서다.

    셋째, 언론을 비롯해 대부분의 관전평이 어떤가?

    위기 시 언론 기사 한두개가 자사의 편을 들어준다고 이번 위기관리를 성공이라 평가할 수는 없다. 어떤 기업에서는 그래도 메이저 언론이 그나마 이번 위기관리를 선방이라 평가해 주었다면서, 내부적으로 그런 평가를 조심스럽게 공유하기도 하는데, 그 정도로는 부족하다.

    대부분의 언론들이 공통적으로 유사하게 하는 평가를 잘 분석해 보면 대략 해당 위기관리가 성공인지 실패인지를 알 수 있게 된다. 내부에서는 억울하고, 그 시각이 마음에 안 들고, 반대 생각을 하고 있더라도 그것은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외부에서 보는 시각이 위기관리 성패의 기준이 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위기라는 것 자체가 외부 이해관계자들과 연결되어 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모든 언론의 관전평이 똑같을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평가 방향에 있어 큰 흐름은 있을 수 있다. 그 흐름이 곧 기준이 된다. 물론 성공이나 실패다라고 논하면서 언론이 드는 세부 기준이나 판단원인이 정확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그 큰 흐름을 바꿀 정도의 오류가 아니라면 그에 대한 평가는 수용할 수밖에 없는 것이 된다.

    이 기준이 더욱 골치 아픈 것은 이런 언론을 비롯한 여러 권위적 미디어의 관전평이 사내적으로 VIP와 대부분의 임직원의 평가에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다. 언론이 대부분 위기관리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내리게 되면, VIP와 임직원들도 그에 동화되는 경향이 생긴다는 것이다. 반대로 실패했다는 언론의 평가가 주류를 이루면 사내에서는 선뜻 성공이라고 판단하기가 어려워지게 된다.

    그래서 실무자들은 언론의 관전평이 가능한 순화되거나, 긍정적으로 진행되기를 갈망한다. 위기 시에도 원할 하게 언론관계를 유지하면서 기자들에게 이해를 구하고자 노력한다. 최소한 실패했다는 평가를 하는 대신, 그런 관전평 기사를 아예 쓰지 말아 달라 부탁한다. 일부 언론이 이번 위기관리는 성공이라며 긍정적인 관전평을 기사화 하겠다고 해도 기업에서는 부담스러워 한다. 언론이 조용히 있어주는 것이 도와주는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기도 한다.

    넷째, 어떤 사례로 남는가?

    주홍글씨. 그와 관련된 기준이다. 일단 실패나 성공 사례로 평가된 위기관리는 그 수명이 몇 년을 간다. 유사한 위기가 발생하게 되면 다시 기억속에서 소환이 된다. 그 유사 위기가 다른 기업의 것이라도 관련되어 소환이 된다. 같은 유사사례를 다시 경험했다면 그에 대한 소환은 더욱 격렬해진다.

    이런 몇번의 기억 소환이 이루어지면, 그 회사의 위기관리는 그냥 상식처럼 인정받는다. 실패와 성공을 그 때 그 때 평가하기도 하지만, 사람들이 일반적 선입견을 가지고 매 번 위기관리를 바라보게 되는 것이다. 그럴 줄 알았다는 선입견이 그 기반이 된다.

    몇 번 실패했던 기억을 남긴 기업의 위기관리는 매번 ‘실패할 줄 알았다’는 선입견이 관전평의 기반이 된다. 반대로 여러 번 성공했던 기억을 남긴 기업의 위기관리는 ‘이번에도 성공할 줄 알았다’는 선입견이 관전의 기반이 된다. 물론 둘 다 부담스럽기는 마찬가지다.

    가장 기업이 경계해야 하는 평가기준이 이런 기억을 만드는 것이다. 이런 깊은 기억을 남기지 않기 위해, 그리고 최소화하기 위해 위기를 관리하는 기업은 신속성과 과감성이 필요하다. 적절한 위기관리를 통해 위기 지속기간을 최단기화 하는 노력을 한다. 공중의 기억에 남을 만큼 위기를 지속시키지 않겠다는 목표를 두는 것이다. 빨리 해결해 버린다는 개념이다.

    그러나, 많은 기업들은 당면한 위기에만 주로 몰두할 뿐이다. 이전의 주홍글씨를 어쩔 수 없다고 체념하기도 한다. 그런 주홍글씨가 정말 문제라면 개선을 위한 노력과 위기를 최소화하려는 각오가 있어야 하는데, 그냥 주홍글씨를 탓하면서 무기력한 위기관리를 한다. 그 위기관리의 문제는 또 다른 주홍글씨를 만들고, 이전의 주홍글씨를 더욱 더 선명하게 키운다.

    마지막 기준, 이해관계자들이 어떻게 생각하고 있나?

    이해관계자들의 생각을 읽어 보는 노력이 있으면 가장 좋겠다. 특정 위기를 경험하고 나름대로 열심히 위기관리를 했다면, 그 이후 관련 이해관계자들의 생각을 한번 들어보는 것이다. 서베이나 FGI를 통해서라도 그들의 생각과 평가를 받아 보는 것이다.

    대부분의 기업이 이런 사후 노력을 가볍게 생각하고, 불필요하다 생각하는데, 위기관리 시스템 개선을 위해서는 아주 중요한 노력이 이 리스닝 부분이다. 고객과 관련 한 위기였다면 일반 고객들을 사후에 모아 그들의 평가를 받아보자. 거래처와 관련된 위기였다면, 사후 그들의 평가를 받아보자. 그들의 평가가 사실은 가장 가치 있는 것일 수 있다.

    내부에서 성공이라 자의적으로 판단할지라도, 핵심 이해관계자의 생각은 다를 수 있다. 그 반대로 실패라고 우울해 있는 기업에게 핵심 이해관계자는 다른 응원을 하고 있을 수도 있다. 그들의 이야기가 절대적 평가의 기준은 되지 못할 수도 있지만, 지난 위기관리의 핵심이 무엇이었는지에 대한 인사이트는 충분하게 얻을 수 있다.

    애초부터 위기관리에 있어서 이해관계자 개념이 기반 되지 않고 서는 위기관리에 성공을 거두기는 어려워진다. 위기를 둘러싸고 있는 이해관계자에 대한 이해와 그들의 입장과 목소리가 대응 전략의 기조가 된다. 그리고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의 주제가 된다. 따라서 위기관리 사후에 다시 찾아 듣는 이해관계자들의 목소리처럼 일관된 기준은 없다고도 볼 수 있다.

    이처럼 다양한 기준 이외에도, 언론이나 여러 전문가들은 더욱 흥미로운 위기관리 평가 기준을 제시하며 그에 기반 해 관전평을 공유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위기가 발생한 이후 주가의 추이를 그 기준으로 삼기도 한다. 위기 발생 초기에 폭락했던 해당 기업의 주가가 대표이사의 사과 기자회견 이후에 반등에 성공했다는 스토리를 드는 것과 같은 형식이다.

    그러나 위기와 위기관리를 주가의 추이와 연동하는 평가 방식은 항상 논란의 여지가 많다. 실제로는 대부분이 실패했다 평가하는 기업의 위기관리 이후 일정시간이 흐른 후 주가가 정상화되는 현상은 어떻게 설명해야 하는가 하는 등의 의문이 남기 때문이다. 심지어 주가는 위기관리와 직접적인 상관관계는 없다 이야기하는 극단적인 주장도 있다.

    일부 기업에서는 외부의 관전평에 대해서 “외부 사람들이 내부 사정을 잘 몰라서 부정확한 평가를 한다. 가치가 없다” 이야기하기도 한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내부 사정이 아니다. 위기관리가 궁극적으로 성공했는데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외부 관전평이 형편없는 실패라 비판 받는 경우는 없다. 반대로 실제로는 형편없이 실패했는데도 불구하고 여기저기에서 성공한 것이라 평가하는 경우도 흔하지는 않다. 내부 사정을 모른다 해도, 외부에서 큰 시각으로 볼 때 실패다 성공이다 평가하는 이유가 있다면 그 평가는 그 나름의 의미가 있다.

    정해져 있어 케익을 반으로 가르듯 시원한 단 하나의 기준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상에서 언급한 여러 기준들이 하나의 방향을 공통적으로 가리킨다면 그 평가는 객관적인 것이 될 수 있다. 위기관리를 통해 자사의 지속가능성을 유지시키고, 그에 대해 VIP가 긍정적 평가를 하고, 언론의 좋은 관전평과 성공의 사례로 일컬어지며, 핵심 이해관계자가 치하하는 위기관리를 생각해 보자. 이런 위기관리는 누가 실패라고 평가할 수 있을까?

    결국 이상의 위기관리 기준들은 위기관리 전략과 우선순위 그리고 커뮤니케이션에 관한 이야기가 된다. 우리의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이 지향해야 하는 대상과 방향을 이야기해 준다. 그래서 위기 시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하다 이야기하는 것이다.

  • 29. 압도적으로 의사결정 하라

    위기관리 백팔수(百八手): 29편] 압도적으로 의사결정 하라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위기가 발생했다. 직접적으로 회사에 여러 피해가 발생했다. 이후 이해관계자들이 관여하면서 사회적 평가가 시작되었다. 그로 인해 2차 피해가 발생되기 시작했다. 일단 매출이 줄어간다. 평시 해 오던 여러 활동들이 중단되거나 취소 되고 있다. 당연 주가는 빠지고, 투자자들과 여러 주주들이 무언가 빨리 대응 해야 한다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위기관리를 위해 의사결정을 하는 리더들의 공통적 생각은, 해당 위기에 딱 맞는 적절한 수준의 대응을 통해 해당 위기를 관리하고 싶어한다는 것이다. 합리적 경영자로서 ‘부화뇌동’이나 ‘오버 대응’에 대해 상당한 거부감을 느낀다. 이 위기를 관리하기 위해 가장 적절한 수준의 대응을 찾는데 시간의 대부분을 소모한다.

    그렇게 해서 찾은 ‘적절한 수준’의 대응이 해당 위기를 단번에 관리해 버리면 그 보다 좋은 결과는 없을 것이다. 문제는 그 ‘적절한 수준’이라 생각했던 대응이 제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는 경우다. 내심 기대했던 대응인데, 그 대응이 결과적으로는 ‘언 발에 오줌 누기’ 같은 수준이었다는 평가를 받게 되는 경우다.

    대부분 이런 상황이 발생하면 의사결정자는 한번 더 고민한다. 주변에서는 ‘적절한 수준’만 고집하지 마시고, 보다 ‘압도적 수준’의 대응을 고려하시라는 조언을 하기 시작한다. 이때부터 리더는 다시 ‘적절한 수준’과 ‘압도적 수준’ 그 중간 어디엔가에서 합의점을 찾으려 애쓴다. 그런 노력이 곧 위기관리라 믿기 때문이다.

    다행히 그리 해 결정된 ‘한층 강화된 (중간적) 수준’의 대응이 효과를 발휘하면 아무 문제는 없다. 하지만, 다시 그런 대응 수준이 여러 이해관계자들로부터 외면 받는다면 이제는 내부적으로 새로운 위기까지 발생하게 된다. 내부에서는 이때부터 지금까지 의사결정을 했던 리더의 자격과 역량을 의심하기 시작한다.

    “처음부터 보다 압도적으로 대응을 했었어야 했어” “자꾸 찔끔찔끔 대응하다 보니 이 지경이 된 거지” “문제를 해결 할 수준의 배포가 없는 리더야” 같은 내부 평가가 시작되는 것이다. 리더는 이런 상황을 마주하면서 또 다른 생각을 하게 된다. 내부에서 지속적으로 ‘압도적 대응’을 조언하거나 주문하는 주변 리더들의 이야기가 자신에 대한 ‘공격’이라 느끼기 시작하는 것이다.

    ‘압도적 대응을 계속 주장하는 저 사람들은 분명 다른 생각을 하고 있는 게 틀림 없어’라고 의심하기 시작한다. ‘이제 와서 저들이 주장하는 압도적 대응을 결정하면 저 사람들에게 지는 셈이 되는 걸’이라며 의사결정을 더더욱 지연시키며 주저한다. 결국 위기는 더 이상 치료법이 없는 상태로 거대해진다.

    시간은 흐르고, 이해관계자들로부터의 여러 피해는 계속되고, 내부에서 예상했던 최악의 상황이 도래한다. ‘위기를 스스로 관리하지 못하면, 위기에게 자신이 관리 당한다’라는 말과 같이 극단적으로 악화된 위기가 회사와 의사결정권자인 리더를 관리하게 되는 시점까지 오게 된다.

    이정도 시점이 되면 최종적으로는 어쩔 수 없이 ‘압도적 대응’을 억지춘향식으로 발표할 수 밖에 없게 된다. 상황은 상황대로 이미 악화 되었고, 보호할 수 있었던 많은 자산들이 날아갔고, 어느 정도 지켜낼 수 있었던 기업 명성이나 평판도 죄다 무너져 내린 후다. ‘사후 약방문’ 평가를 받으면서 허망한 ‘압도적 대응’에 기댈 수 밖에 없게 된다.

    많은 위기관리 실패사례들을 보면, 가장 마지막에 내린 의사결정과 그에 의한 대응을 위기 발생 직후 바로 실행했었다면 성공했었을 케이스들이 꽤 많다. 초반에 압도적으로 원점관리를 했었어야 했다. 초반에 리더가 앞으로 나와 사과하고 고개를 숙였어야 했다. 압도적으로 피해자들의 피해를 보상하고, 그들이 놀랄만한 개선책과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했었어야 했다.

    문제 중심에 있는 최고위 책임자에게 규정에 따라 책임을 물었어야 했다. 완전하게 안전을 보장할 수 있는 리콜을 신속 실시하고, 소비자들에게 다가 갔어야 했다. 문제 제품이나 사업부문을 바로 포기했어야 했다. 문제의 브랜드를 포기해서라도 다른 여러 브랜드들을 살렸어야 했다. 인체에 유해하다는 정보를 스스로 먼저 발표하고 문제를 직접 관리했었어야 했다.

    이런 ‘…했어야 했다’는 개념을 잘 들여다 봐야 한다. 왜 그런 대응을 초기에 못했었는지 돌아보라는 이야기다. 다음에는 위기발생 직후 그런 압도적 대응을 빨리 의사결정 할 수 있을지 살펴보라는 이야기다. 압도적 대응이란 해당 위기를 보다 신속하게 그리고 확실하게 해결할 수 있는 수준 ‘그 이상’을 의미한다. ‘과하다’ 또는 ‘놀랍다’는 이해관계자들의 반응을 노린다. 이해관계자들이 더 이상 화를 내거나, 손가락질 하기 어렵게 만드는 수준의 대응이다. 압도적 대응은 문제 해결을 위한 해당 기업의 강한 의지이자, 책임을 표현하는 전략이다. 우리는 압도적 대응의 필요성을 이미 알고 있다. 위기관리는 몰라서 못하는 것이 아니다. 알면서도 하지 않는 것이라 어려운 것이다.

    필자소개

    정용민은 국내 최초로 설립된 위기관리 전문 컨설팅사 스트래티지샐러드의 대표 컨설턴트다. 200여 이상의 국내 대기업 및 유명 중견기업 클라이언트들에게 지난 20년간 위기관리 컨설팅과 코칭, 자문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기업 위기관리 전문서적 [소셜미디어시대의 위기관리], [기업위기, 시스템으로 이겨라], [1%, 원퍼센트], [기업의 입]을 집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