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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업위기 매니져들은 회사 내부를 먼저 보라!

    기업 위기 매니저들과 이야기를 나누면, 그들 생각들 상호간에 공통적인 면들이 많다. 그 중 하나의 공통점이 기업 위기 매니저들이 주로 ‘밖을 먼저 본다’는 부분이다. 위로부터 “위기관리 체계를 세우라” 지시 받은 분들도 계시고, 반복되는 위기로 인해 회사에 위기관리 체계가 필요하다 스스로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시고, 앞으로 조만간 다가올 위기를 어떻게 대비해야 하는지에 대해 급히 궁금해 하시는 분도 계시다. 또 어떻게 더 나은 위기관리가 가능할 것인지 진지하게 문의를 하시는 분들도 계시는데 이분들의 공통점이 주로 위기와 관련해서 ‘밖을 먼저 보신다’는 것이다.

    진지하게 한번 자신이 관리한 또는 관리하려 했었던 ‘위기’에 관해 생각 해 볼 필요가 있다. 어떤 기억을 가지고 있는가? 어떤 면에서 좌절하거나 한계에 부딪혔는가? 어떤 것 때문에 성공했으며, 실패했는가? 몇 십 분만 그 때 함께 위기를 관리했었던 동료들과 기억을 나누어 보면 좀더 명확한 답이 나온다.

    우리는 어떻게 해야 회사의 위기관리 체계가 좀 더 성공적이 될지에 대해 이미 스스로 알고 있다. 다만 그것을 계속 기억하거나, 고민하거나, 좀 더 심각히 생각해 개선 발전시키려 하지 않았기 때문에 모르겠다 할 뿐이다. 그래서 나는 개인적으로 ‘위기관리 체계는 어떻게 갖추어야 하는 거야?’하는 기업 임원 선배나 동료들의 ‘백지’ 질문이 참 불편하다. 그 만큼 그 분들은 ‘위기’에 대해 깊이 있는 고민을 하지 않았다는 의미로 들리기 때문이다.

    기업 위기 매니저들이라면 먼저 ‘속안을 보는 것’이 맞다. 우리 회사의 내부를 들여다 보는 것이 먼저다. 위기요소진단 측면에서도 위기의 발아점들은 대부분 내부에 있다. 위기를 센서링 하거나 모니터링하고, 발생직전이나 직후에 전조나 상황을 내부 보고 공유하는 체계도 내부 체계다. 상황분석을 종합적으로 빠르게 진행하는 것도 내부 구성원들의 임무다. 위기 발생시 그렇게 우리 위기 매니저들이 간절하게 원하는 ‘빠른 의사결정’도 내부의 역량이다.

    기업 위기관리 실행은 이 모든 것들이 선행되어야 구현될 수 있는 하나의 결과물이다. 이 단계에서도 실제 실행을 하는 주체들은 내부 구성원들인 경우들이 많다. 이들이 바깥의 상황과 이해관계자들을 관리(management)하는 것이다. 이와 같이 위기관리를 위한 대부분의 프로세스들은 ‘내부를 보는 데’에서 시작한다.

    일부 위기 매니저들은 ‘밖을 보고 밖을 움직이는 것’이 ‘자사의 내부를 보고 움직이는 것’보다 쉽다 생각하기도 한다. 일종의 패배의식이다. 일개 스텝 부문 임원인 내가 어떻게 전사적 변화와 체계 구축을 시도하느냐 묻기도 한다. 자신에게 맡겨진 임무가 단순(!) 위기관리 이기 때문에 그냥 맡겨진 데로 위기 시 충실히 외부 이해관계자들을 관리하는 데 자신의 역할을 한정하려 시도하기도 한다. 또 일부는 수십 년간 밖을 보면서 일했기 때문에 임원이 된 지금 위기관리 체계를 위해 ‘안을 먼저 들여다 보라’는 주문에 낯설고 불편해 하기도 한다.

    “그걸 내가 왜 해야 하지?” – 모든 기업 프로젝트의 시작에서 이런 기초적 질문이 스스로에게 생기면 해당 프로젝트는 성공할 가능성이 없다. 지금까지 자신에게 익숙했던 ‘위기’와 ‘위기관리’ 그리고 ‘그를 위한 체계’라는 이슈에 있어 고개를 180도 전환하는 것이 급선무다. 그래야 위 질문에 대해 경험했던 예전의 답들이 기억난다. 답은 대부분 내부에 있다. 이 또한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 기업 소셜미디어가 위기요소여서는 안된다

    기업 소셜미디어들이 많아지면서 이와 함께 기업 트위터들의 메시지나 커뮤니케이션 톤앤매너에 대해 스트레스를 받거나 비판을 하는 트위터러들도 많아지고 있다.

    우리나라에 소셜미디어 붐이 일어나면서 일부 전문가들은 기업 커뮤니케이션을 ‘인간화’하라는 조언들을 많이 했었다. 문제는 이 ‘인간화’ 전략 자체가 아니라 이 인간화 전략이라는 것이 소셜미디어 매니지먼트의 부실로 ‘개인화’되어 버렸다는 데 있다.

    기업 소셜미디어를 통해 개인적인 이야기를 전달하는 형태는 항상 위기를 부르게 된다. 이전의 언론홍보 관점에서 보면 개인적 사실을 회사 보도자료를 통해 출입기자들에게 전달하는 것과 다름이 없어 보인다. 대관 업무에 비유를 해 보아도 대관업무 담당자의 개인적 이야기를 대관 공문을 통해 정부기관이나 국회 등에 전달하는 셈이다.

    기업 내부에서 일반 언론홍보나 대관업무, IR업무 등은 실무자의 개인화를 엄격히 통제하고, 상식화하는 데 비해, 왜 기업 소셜미디어는 방치하는 지 궁금하다. 기업 소셜미디어를 일종의 놀이(play)라고 생각하는 것인지, 아니면, 아예 윗 분들이 신경을 쓰지 않는 것인지 기업들의 그 반복적 무심함이 더 놀랍다.

    모든 업무에는 가이드라인이라는 것이 있고, 최소한 직원에게 업무를 진행 전담 시키기 위해서는 트레이닝을 제공해야 한다. 소셜미디어가 IT라고 생각하지 않는 이상 소셜미디어를 기능적이거나 기술적으로 이해하는 사람에게 일괄 전담시키면 기업이 힘들어진다. 기업 커뮤니케이션을 진행 해 본 실무자가 전담하거나 지휘해야 맞다. 사적 커뮤니케이션과 공적 커뮤니케이션의 다름에 대한 이해가 있는 직원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몇 년 전 아이폰을 사가지고 출근하니 어느 날 자신을 주변에서 ‘IT오타꾸’라 부르며 조직의 소셜미디어를 전담시키더라는 자조 섞인 이야기를 들었다. 설화의 문제를 일으킨 기업 소셜미디어 담당자들을 보면 아주 젊고 경력이 짧은 직원들이 경우들이 많다. 문제는 이런 실무담당자들에게 있는 것이라기 보다는 이런 실무담당자들을 제대로 가이드하고 훈련시키지 않은 시니어와 회사에게 있다고 본다. 기업 커뮤니케이션의 중요함에 대한 공감대가 부족하다는 생각이다.

    기업 소셜미디어 개인화의 또 다른 병폐는 소셜미디어 담당자의 ‘이직’이다. 기업 소셜미디어가 이에 따라 자주 성격이 변한다. 매번 담당자가 바뀔 때마다 새롭다. 소셜미디어 자산이라는 것이 누적이 되지 않는다. 일부 담당자들은 기업 미디어를 통해 개인적인 스타성을 발휘한 뒤 연봉을 높여 이직을 한다. 영리하다. 하지만, 기업을 위해서도 개인적인 중장기 커리어를 위해서도 이런 식의 개인화는 바람직 하지 않다는 생각이다.

    기업 커뮤니케이션의 원칙과 철학에 관한 이야기다. 기업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기업의 소셜미디어가 항상 불안한 기업의 위기요소로 자리잡으면 안 된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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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커뮤니케이션은 항상 맨 나중에 위치한다

    기업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담당자들이 항상 힘들어 할 때는 회사의 위기발생시 먼저 커뮤니케이션이 앞장 서야 하는 긴박함을 느낄 때다. 사실 커뮤니케이션은 의사결정 또는 실행 이후에 위치하는 게 합리적인 것인데 그렇지 못한 상황들이 자주 발생하니 힘들다.

    기업 내에서 시간~분 단위 데드라인에 맞추어 돌아가는 몇 안 되는 담당자들이 바로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담당자들인데 이들에게 가장 중요하고 절실한 것은 최고의사결정자들의 ‘빠른 의사결정’이다.

    물론 최고의사결정자들이 ‘빠른 의사결정’을 내리기 위해서는 그 이전에 실무 단에서의 빠르고 정확한 상황분석 보고가 선행되는 게 맞다. 전체적으로 빠르고 정확한 내부 커뮤니케이션이 선행되는 게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그래야 많고 다양한 외부 이해관계자들에게 적시(timely)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게 된다.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담당자들이 이보다 더 곤혹스러울 때는 의사결정이 자꾸 번복되는 상황 일 때다. 그 이전 의사결정에 영향을 주는 새로운 추가 상황보고들이 올라오는 상황도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담당자들을 힘들게 한다.

    특히나 외국기업들의 경우에는 준비(preparation) 업무가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업무의 절반 이상인 경우들이 많다. 문제는 1차적으로 최고의사결정자들의 의사결정이 이루어진 직후 상당 시간과 여럿 인력들을 투입해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팩을 준비하고 대기할 때 발생한다. 1차 의사결정과는 사뭇 다른 의사결정이 내려오면 이전의 준비작업은 다시 처음으로 돌아간다. 이런 처음으로의 회귀작업을 두세 번 이상 하다 보면 위기관리를 위한 준비(preparation)가 과연 필요하거나 가능한가 하는 자괴감을 가지게 된다.

    의사결정이 항상 단번에 끝나야 하고, 절대 변경되어서는 안 된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의사결정이야 언제나 변화 가능하다. 하지만, 중요한 핵심은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은 항상 나중에 위치하니 이를 배려해 주는 것이 옳다는 것이다. 확실한 의사결정 이전에 일단 준비하고 보자 하는 것은 상당히 무의미한 작업이 될 가능성이 많아 자제해야 한다.

    만약 이렇게 모래성을 쌓고 무너뜨리고 하는 작업을 반복하기 싫은 실무자들은 여러 의사결정 시나리오들을 한꺼번에 짜놓고 이 옵션에 따라 각각의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준비 작업을 동시에 진행하는 게 좋다. 이 또한 상당한 전문성과 시간 그리고 노력이 들겠지만, 의사결정이 변화함에 따라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소모적인 업무에서는 많은 부분 벗어 날 수 있어 좋다.

    위기가 발생했을 때 최고의사결정자들이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은 맨 마지막에 위치하니 우리가 가능한 빨리 의사결정을 내려주자’하는 생각을 해달라는 거다. 그리고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이 일단 진행되었으니, 앞의 의사결정을 뒤 엎는 무책임해 보이는 의사결정 번복은 가능한 자제하자’하는 생각을 가져달라는 이야기다. 이를 위해 체계적으로 더욱 정확하고, 빠르고, 신중하고, 전략적인 의사결정과 배려들이 있었으면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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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기에 대한 정의는 이해관계자가 내린다

    기업이 생각하는 위기(Crisis)는 기업마다 그 유형이나 범위가 다른 법이다. 식품회사의 위기와 정유회사의 위기는 다른 게 맞다. 정보통신회사의 위기를 그대로 맥주회사에 적용할 수는 없다.

    기업의 철학이나 문화를 기반으로 볼 때도 위기는 다양한 정의(definition)를 가진다. 어떤 식품 회사에게 ‘이물질이 들어간 식품’은 위기적인 요소가 아니다. 자사는 식스 시그마 수준을 넘는 제품품질 관리를 하고 있다 생각하기 때문이다. 1억 개에 한두 개 정도의 이물질은 사람이 하는 일이라 어쩔 수 없으니 위기라 정의하지 않는다. 그러나 도 어떤 식품 회사는 ‘소비자의 안전과 건강 그리고 위생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말하며 이런 류의 문제를 회사의 위기로 정의한다.

    기업 내부에서도 위기를 정의하는 방향이나 관점이 다르다. CFO에게 위기를 물으면 Finance관련 문제들을 위기라 말한다. 마케팅 임원에게 위기를 물으면 광고관련 위기나, 프로모션 관련 위기, 브랜드의 중장기적 위기에 대해 설명한다. HR임원은 좋은 인력을 찾지 못하거나 그들이 자사에 입사하길 꺼리는 점을 위기로 정의한다. HR임원에게 생산 기술부문의 위기에 대해 설명하면 고개를 갸우뚱 한다. “그런 게 무슨 기업 전반의 위기죠? 그건 공장 담당자들이 알아서 해야 하는 거 아닌가?” CEO가 생각하는 위기의 모습과 입사한지 일년이 안된 직원이 보는 위기의 모습이 다르다.

    기업 위기관리 체계를 만들기 위해 가장 먼저 진행해야 하는 작업이 ‘위기 정의(Definition) 통합’ 작업이다. 우리에게 어떤 것이 위기들이며, 그 이유는 무엇인가를 모든 기업 구성원들이 공감할 수 있게 만들어야 하는 작업이다. 빌딩을 짓는 단계를 예로 들면 건물이 튼튼하게 서기 위해 지반을 다지는 과정이다.

    그러나 많은 기업들이 이 과정을 건너 뛰고 체계에 먼저 손을 댄다. ‘위기’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 모든 기업 구성원들이 다른 생각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어려워한다. 또는 CEO나 오너께서 ‘위기’라 칭하시는 그 요소들만을 위기로 일방 정의해 체계 구축에 뛰어 든다. 당연히 문제가 발생한다.

    기업들이 하나의 상황, 사건, 사고, 논란, 이슈를 가지고 “이것이 위기인가?”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해 볼 때 기억해야 할 가장 중요한 핵심이 하나 있다. ‘이것에 대해 이해관계자들은 어떻게 정의하고 있는가?’를 살펴보라는 것이다. 이해관계자들이 존재하지 않으면 위기도 존재할 수 없다. 물론 이해관계자들이 위기라 보지 않는 것을 기업 스스로 위기라 정의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그들이 이것을 위기라 부른다면 기업은 무조건 위기로 정의하는 게 맞다.

    고객이, 언론이, 소셜 공중들이, 정부가, NGO들이, 주주와 투자자들이, 그리고 심지어 내부 직원들이 ‘이것은 위기다’라 하는데 기업 오너나 CEO가 ‘이게 무슨 위기냐?’해서는 안 된다는 이야기다. 위기관리에 실패하는 공통된 원인이 여기에 있기 때문이다.

  • 거대한 댐은 작은 구멍 때문에 무너진다

    거대한 댐은 작은 구멍 때문에 무너진다

    [정용민의 위기 커뮤니케이션]

    거대한 댐은 작은 구멍 때문에 무너진다

    정용민 대표 컨설턴트
    스트래티지샐러드

    아무리 튼튼한 큰 댐이라고 해도 작은 구멍 하나가 생기면 그로 인해 일시에 무너져 내릴 가능성은 커진다. 기업의 위기관리도 그와 같다. 위기관리 활동을 실행했다 하더라도 일부 채널이나 이해관계자 대응관리에 빈 구멍이 생기게 되면 전체적인 위기관리 결과를 상쇄하는 오점을 남기게 된다.

    오너와 최고임원들이 검찰의 조사를 받게 되었다 치자. 하루가 멀다 하고 검찰의 수사 방향들과 범위들이 언론에 회자된다. 핵심 임직원들이 하나 둘씩 출두요청을 받고 변호사들과 힘겨운 준비를 시작했다. 여기저기에서 확인되지 않은 루머들이 들끓기 시작한다. 투자자들이 패닉에 빠져 그들끼리 떠도는 최신 첩보들을 공유한다. 직원들은 여러 미디어와 들리는 소문들에 귀를 기울이며 우리회사가 어디까지 피해를 입을까 우려하고 있다. SNS에서 폭풍처럼 일어나는 부정적 여론들은 들여다보기가 두려울 정도다. 평소에도 시시탐탐 우리 회사의 지배구조와 투자활동 등에 문제를 제기해 왔던 NGO들은 기자회견을 자처하고 나서기 시작했다.

    하나의 위기를 둘러싼 이 수 많은 ‘구멍’들을 누가 어떻게 막아내야 할까? 또 이 다양한 구멍들 중 어떤 구멍이 가장 위협적인 것이고, 어떤 것이 그나마 덜 위협적인가? 일단 급한 대로 또는 만만한 대로 출입기자들과 법조기자단에 대한 관리에만 돌입하면 다른 구멍들도 자연 관리가 되는 걸까? 커뮤니케이션 없이 변호사들과 밤들을 세우기만 하면 위기는 완벽하게 관리될까? 어차피 수많은 이해관계자 구멍들을 100% 관리할 수 없으니 일부 구멍들은 스스로 잦아들기만 기도만 하면 될까?

    생각보다 많은 기업들이 이런 현실적 체념을 하고 있는 듯 하다. 위기관리 체계에 대한 마인드가 전사적으로 공유되지 못하거나, 역할과 책임들의 배분에 있어 문제가 있기 때문에 이런 생각들이 존재한다. 기업 위기관리에 있어 “일단 OO에게만 우선 대응해, 그 다음에 다른 이해관계자들에 대해 신경을 써야겠어”하는 위기관리 지시는 실패하는 지시다.

    순차적이거나 차별적이거나 우선순위에 근거한 비중 배분 등은 기업 위기관리에 있어 경계해야 할 실패의 효율성이다. ‘전부가 아니면 전무(All or Nothing)’의 개념이 기업 위기관리에 있어서는 절실하게 필요하다. ‘할 수 없기 때문에 그렇게 하지 않는다’라는 현실적 체념은 기업 위기관리 실패사례에서 가장 공통적인 변명이다. 위기는 충분히 준비할 시간을 기업에게 부여한 후 찾아오는 법이다. 문제는 그 준비할 시간을 허비하고, 대응 체계에 대한 관심을 두지 않았기 때문에 실제 위기가 다가오면 위기관리를 못한다 말하는 것이다.

    기업 위기관리 사례들을 분석하면서 각각의 기업들이 위기 커뮤니케이션 채널로 활용한 채널들을 모아 비교해보면, 각 기업들이 공통적으로 활용한 위기 커뮤니케이션 채널은 전체 채널 수 대비 30%를 넘지 않는다. 어떤 기업은 그 공통적인(최소한의) 채널 30%만 활용하고 위기관리를 마무리한다. 물론 엄청나게 많은 이해관계자들이 그 구멍 속에서 커뮤니케이션에 갈증을 느끼며, 위기관리 전반이 실패했다는 판정을 받는다. 반면 어떤 기업은 70%이상의 다양한 채널들을 활용한다. 이런 기업들의 경우 전반적으로 체계를 가지고 위기관리를 열심히 했다는 판정을 받고는 한다. 하지만, 이 기업도 활용하지 못한 나머지 30%가량의 채널들에서 위험한 구멍들을 발견하게 된다. 열심히는 했지만 완벽한 위기관리는 못한 셈이다.

    A기업은 갑작스럽게 서비스 전반에 하루 가량 불통 문제를 겪었다. 서비스 사용자들이 처음에는 혼란스러워 하다 나중에는 극렬한 불평을 표명하기 시작했다. 이 기업은 빠른 시간 내에 보도자료를 만들어 출입기자들에게 배포했다. 언론을 대상으로 한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을 시작한 것이다. 핫라인은 대폭 증설해 소비자들의 성난 목소리를 듣고 현재 상황을 설명했다. 기업 홈페이지에 상황을 설명하는 해명문을 팝업창으로 올려 양해를 구했다. 이외에도 정부규제기관에게 소명자료를 보내고 커뮤니케이션 했다. 내부적으로도 직원들에게 현재의 상황을 설명하고 정상화에 대한 일정에 대해 공유했다.

    문제는 기업 SNS라는 ‘구멍들’에서 심각하게 나타났다. 해당 기업의 SNS는 최초 위기상황이 발생한 직후 상황에 대한 간단한 안내만을 기업 SNS 채널들에 공지한 채 더 이상 커뮤니케이션 하지 않았던 거다. 기업 블로그, 페이스북, 트위터, 미투데이는 그 이후 이틀간이나 침묵했다. 그 기간 동안 언론을 비롯한 다른 이해관계자들에 대한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채널은 활발히 움직이고 있었지만, 기업 SNS라는 큰 구멍들은 관리 없이 그냥 열려있었다.

    각각의 SNS채널들 내에서는 해당 기업에게 상당한 분량의 커뮤니케이션 수요들이 쏟아져 들어왔다. 서비스 사용자들의 불만이 SNS 채널들을 통해 제기되고, 질문들이 쏟아졌다. 어떤 식으로라도 상황 업데이트를 해 달라는 애원이 SNS상에 쏟아져 들어왔다. ‘왜 침묵하느냐?’하는 힐난들이 쌓여갔다. 이틀간의 침묵의 구멍이 발생하는 동안 많은 SNS 공중들은 그냥 방치돼 있었다. 해당 기업이 다른 채널들을 통해 전달했던 자세하고 논리적인 설명과 해명의 기회를 SNS에서는 그대로 날려버린 결과를 남겼다. 성공한 위기관리로 판정되지 못한 이유가 여기에 있었다.

    비록 그 기업 SNS는 이틀 후부터 지나간 상황에 대해 소비자들의 이해를 구하는 포스팅을 올리면서 다시 커뮤니케이션을 시작했지만, 이미 늦었다. 평소 커뮤니케이션을 해 오던 많은 소셜 공중들이 실망했고, 왜 이 기업 SNS와 더 이상 대화해야 하는지, 왜 이 기업 SNS가 존재해야 하는지에 대해 의문을 품었다. 평소에는 그렇게 친절하게 자상한 대화를 이끌어 가던 이 기업 SNS가 왜 위기 시 큰 구멍으로 남을 수 밖에 없었는지 궁금해하지 않을 수 없다.

    기업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체계를 평소 디자인하고 점검할 때에는 특정 위기가 발생했을 때 관련 될 것으로 예상되는 모든 이해관계자들을 규정해야 한다. 또한 그들과 전략적인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할 수 있는 채널들을 미리 함께 규정해야 한다. 모든 이해관계자들과 그들로 향한 채널들이 규정되면, 그 각각의 이해관계자와 채널망들을 위기 시 책임을 가지고 대응 역할을 진행할 부서를 선정 임명해야 한다.

    내부의 이 모든 역할부서들을 통합적으로 조율하고 빈 구멍을 발견해 메우는 지휘센터가 설립되면 일단 체계화 작업은 마무리된다. 그 이후에는 실제적인 위기상황을 전제하고, 현실적으로 이 모든 이해관계자 채널들이 정해진 대로 운영되는지, 통제센터에 의해 통합적 조율이 가능한지 시뮬레이션을 해 구멍을 찾아내는 것이 그 다음 체계화 단계다. 준비하고 연습한다는 위기관리의 기초에 대한 이야기다.

  • 위기 시, 수백 배 더 커뮤니케이션 하라

    위기 시, 수백 배 더 커뮤니케이션 하라

    세계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모 기업의 특별 의뢰를 받고 쓴 기고문입니다. 위기를 잘 관리하시기를 기원하면서…

    [기고문]

    위기 시, 수백 배 더 커뮤니케이션 하라

    개인이나 조직이나 마찬가지다. 슬프거나 우울하거나 아픈 일이 있으면 ‘침묵’하려 하는 것은 똑같다. 우리 내 문화적으로도 ‘안 좋은 일이 있으면 자중하고 정신 사납게 떠들지 말라’는 공감대가 있다. 일부 이에 반해 ‘(좋지 않은 일에 관해) 이야기하고 의견을 나누기’를 했다가는 주변 사람들로부터 ‘정신 없는 사람’으로 낙인 찍히기 일쑤다.

    문제는 여기에서 발생한다. 기업의 위기 시 가장 경계해야 할 부분이 바로 ‘정보의 진공상태’인데 위기를 맞은 기업은 내외부적으로 ‘침묵’하면서 문제가 발생한다. 그 중 일부는 ‘무슨 좋은 일이라고 이에 대한 이야기를 여기 저기 반복적으로 해야 하는가?’라 생각한다. 또 일부는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어도 딱히 할 이야기가 없습니다’라 푸념한다. 그 나머지는 ‘그냥 이렇게 조용히 지내다 보면 이 상황도 지나가겠지요’라고 조심스럽게 속삭인다.

    모두 위험한 생각이다. 기업은 사회 속에서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는 유기체이기 때문이다. 기업 커뮤니케이션 명구(名句)중에 이런 말이 있다. “기업은 절대 커뮤니케이션 하지 않을 수 없다 (You Can Not Not Communicate)’ 즉, 기업은 어떠한 경우를 막론하고라도 항상 커뮤니케이션 하고 있을 수 밖에 없다는 의미다. 다시 말해 ‘노 코멘트(No Comment: 커뮤니케이션 하지 않는다는 뜻)도 코멘트’라는 이야기다.

    노 코멘트가 기업에게는 ‘코멘트’라면 어떤 의미의 코멘트가 될까? 맞다. 이 모든 상황에 대해 ‘우리는 문제가 있다. 문제를 인정한다. 부끄러워 할말이 없다’는 코멘트가 된다. 이에 대한 깊이 있는 고민이 없는 기업들은 항상 위기 시 아무런 커뮤니케이션도 하지 않는다. 그냥 조직과 개인의 ‘침묵’ 본능에 의지해 위기관리에 실패한다.

    기업 위기에 대해 한 발자국 더 걸어 들어가보면 ‘적절한 타이밍에 전략적으로 커뮤니케이션’만 했었더라면 위기를 성공적으로 관리할 수 있었던 케이스들이 매우 많다. 최근 발생한 전국규모의 순환정전 사태도 그렇다. ‘앞으로 십분 후인 오후 2시부터 전국에 순환정전이 실시됩니다. 놀라지 마시고 저희의 가이드에 따라 주십시오’라는 메시지가 전력거래소나 한국전력으로부터 적절한 타이밍에 전달만 되었었더라면 전국민의 혼란은 대부분 줄일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위기 시 항상 커뮤니케이션을 해야 한다라는 생각이 조직에 충만하지 않아 이런 재앙들은 여기저기에서 반복된다.

    SK 최태원 회장은 몇 년 전 사내 방송을 통해 직원들에게 이렇게 이야기했다. “최고경영자로서 제가 가장 못하는 부분이 같은 이야기를 천 번 하기 입니다” GE의 전회장 잭웰치도 이와 비슷한 이야기를 했었지만, 최고경영자나 일정직급 이상의 임원 및 매니저들은 직원들이 묻는 동일한 질문에 동일한 답변을 수백에서 수 천 번 반복할 줄 알아야 한다. 특히 위기 시에는 이런 반복적인 커뮤니케이션 원칙과 가치는 큰 빛을 발한다.

    우리가 지금 어떤 위기를 경험하고 있는지 직원들이 끼리끼리 모여 비밀스럽게 소근거리게 만 해서는 안 된다. 어떻게 이 상황을 극복하고 어디로 우리 조직이 달려 나갈지에 대해 혼란스러운 채로 고요만을 강요해서는 더 힘들어진다. 우리의 최고 리더가 어떤 생각과 배짱을 가지고 계신지 직원들이 각자 추측하게 만들어서는 위기관리는 요원해 진다.

    이심전심은 수 천 번의 커뮤니케이션으로 만들어지는 힘든 결과물이다. ‘말하지 않아도 안다’는 TV광고 카피는 분명 거짓말이다. 기업은 위기 시 최고경영자부터 일선 직원까지 평소보다 훨씬 더 많이 그리고 자주 정해진 메시지들을 가지고 커뮤니케이션 해야 한다. 정보의 진공을 우리 스스로의 전략적인 메시지들로 채워 불필요한 혼란과 추측들을 몰아내야 한다.

    직원들로 하여금 최고경영자의 마음속을 경험하게 하는 방법은 ‘부단한 커뮤니케이션’ 밖에 없다. 최고경영자의 마음속에 ‘위기’가 없다면 커뮤니케이션하고 커뮤니케이션 하고 커뮤니케이션 하자. 직원들도 마찬가지다. 서로 커뮤니케이션 하고 커뮤니케이션 하고 커뮤니케이션 하자. 그것이 곧 위기를 관리하는 아주 멋진 방법이라는 것을 굳게 믿고 실천해 보자.

  • 모든 기업 위기 속에는 ‘사람’이 있다.

    기업의 모든 위기 속에는 항상 ‘사람’이 존재한다. 만약 관련된 ‘사람’이 존재하지 않는 상황은 기업 위기로 정의되기 힘들다. 위기 속에 ‘사람’이 없다는 것은 사회적으로 해당 상황이 별반 부정적인 임팩트를 가지지 못한다는 의미다.

    따라서 기업 위기관리에 신중하고 정교한 대비를 하는 기업에게는 이 ‘사람’에 대한 평소 관심과 철학 그리고 분석업무가 존재한다. 실제 위기가 발생하면 해당 상황에 몰두하는 기업들과는 달리 그 상황을 둘러쌓고 연계되는 ‘사람들’에게도 관심을 둔다.

    예를 들어 아파트 집에 화재가 났다고 치자.

    아버지와 어머니 그리고 세 아들딸들이 무사히 빠져 나왔지만 집에 붙은 불은 꺼지지 않고 있는 상황을 그려보자. 이 상황 속에도 ‘사람’이 있다. 어떤 사람들인가?

    • 불 붙은 집의 가족들이 사람들이다.
    • 그리고 그 불을 끄러 달려오는 소방관들도 사람들이다.
    • 아파트 옆집과 윗집 그리고 아랫집들에 사는 주민들도 사람들이다.
    • 아파트를 관리하고 있는 관리인들도 사람이다.
    • 그 불 구경을 하고 있는 구경꾼들도 사람들이다.
    • 그 현장에는 없어도 집에 불이 난 가족들의 친인척 그리고 친구 지인들도 사람들이다.
    • 그 주택의 보험을 책임지고 있는 보험회사 직원도 사람이다.

    하나의 ‘주택 화재’라는 상황에 여러 사람들이 연계되어 있다. 준비된 기업은 이와 같은 상황에서 오직 ‘불(상황)’에만 관리를 집중하지는 않는다. 그 사람들을 바라보고 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이야기하기 마련이다.

    • 소방관들은 “이 집 주인이 누구입니까? 왜 이 화재가 발생했습니까? 어떤 종류의 불입니까? 피해 상황은? 집안에 아무도 없는 겁니까?” 묻게 마련이다.
    • 주변 집들의 주민들은 “우리 집까지 불이 옮겨 붙으면 큰일인데? 왜 이런 화재가 났지? 그 집 주인은 어디 있어? 정말 화가 나네…”하는 감정을 가지고 이야기를 나누기 마련이다.
    • 아파트 관리인들도 구경꾼들도 수 없이 많은 질문들과 나름대로의 이야기들을 나누게 마련이다. “가족들이 저 안에 있다던 데요? 아녜요, 다 나와서 무사하데요. 집안 가재도구는 어떡해? 철수 집은 이제 망했네. 보험은 들어 놓았다나? 이제 이사 가겠구나…”
    • 그 밖에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하나의 상황에 대해 각자의 생각들과 궁금증 그리고 주장들을 펼치게 마련이다.

    준비된 기업들은 하나의 상황과 관련된 여러 사람들과 하나 하나 커뮤니케이션 한다.

    • “저희는 무사합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 “불이 갑자기 벽에서 불꽃이 튀어서 났습니다. 저희가 보기에는 누전인 것 같아요”
    • “불은 곧 꺼진답니다. 소방관들이 와서 거의 다 끄고 있어요”
    • “가재도구는 문제인데…보험을 여러 개 들어 놓아서 아마 곧 해결이 될 겁니다”
    • “옆집 피해도 가능한 해결책을 마련해 드릴께요. 죄송합니다”
    • “여보, 철수야, 영희야, 순희야…우린 괜찮다. 다 잘될 거야. 아빠만 믿어!”

    준비되지 않은 기업들은 그 상황에만 몰두하고 주변 사람들을 볼 여력이 없다. 여러 사람들의 여러 이야기들을 들으면서도 자기 설움에만 바쁘다. 당황스럽기만 하고 말문이 막혀 아무 이야기도 못하고 숨어만 있게 된다.

    스스로 정신을 차리고 주변을 둘러보면 이미 불은 꺼졌지만, 주변 사람들의 분노는 극에 달해 있고, 동네 방내 온갖 루머들은 이미 진실이 되어 버렸다. 친인척들과 지인들은 TV뉴스에서 그 장면을 보고 울음을 터뜨리면서 생사 확인 전화들을 여기저기 해 댄다. 자기 가족식구들 조차 정신적 충격을 받아 시름거리기 시작한다.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의 타이밍을 놓친 뒤의 일이다.

    위기를 제대로 관리하는 기업은 위기 속에서 사람을 본다. 그리고 그 사람들과 위기에 대해 대화한다. 이를 위해 그 ‘사람들’을 공부하고, 그들과 대화하는 법을 익힌다. 그들이 듣기 원하는 내용들을 그들이 기대하는 자세와 태도를 가지고 이야기한다.

    위기 속 사람을 보자. 전국에 불을 꺼버리면서도 침묵하고, 살아 있지 않은 전기와 숫자만 바라보는 ‘상황관리’에만 몰두하는 위기관리 1.0적인 시각에서 좀 더 진화하자. 그래야 사회 구성원 모두가 행복하다. 사람들을 행복하게 하자.

  • 위험과 위기에 대한 회피 본능을 제약하지 말라

    위험 또는 위기에 대한 둔감성

    위기관리 컨설팅을 하면서 거의 모든 조직 내에서 넘어야 하는 장애물이다.

    위 동영상은 어제 성추행협의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는 칸 IMF 총재의 조사 결과를 발표하는 뉴욕주법원의 기자회견장. 주의 깊게 볼 부분은 단상에 있던 법원 직원들과 단상 아래에 있던 기자들의 움직임이다.

    평소 지진이 잦지 않은 동부임에도 불구하고 평소와 다른 진동이 느껴지니 본능적으로 위험을 피하는 행동을 아주 자연스럽게 한다. 예전 미국유학 시절에도 학교 내에 화재비상벨이 울리게 되면 모든 강의는 중단되고, 교수들을 비롯해 모든 학생들이 일단 빌딩 밖으로 대피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던 기억이 있다. 그래서 공부하기 싫은 녀석들은 화재비상벨을 누르고 도망가는 일도 있을 정도.

    한국에서는 이런 자연스러운 위험 회피 본능이 서로간에 우스개 거리로 여기지는 듯 하다. “뭐 그 정도 가지고 허둥 대면서 도망가기 까지…”하면서 허세를 보여주는 것이 멋져 보인다. 조직도 마찬가지다. 위험이나 위기에 대한 민감성을 의도적으로 제약하거나, 환경적으로 가치 절하하는 태도를 보인다. 평소 위험이나 위기를 이야기하면 나이브한 사람 취급을 하기도 한다.

    평소 제대로 된 위험이나 위기 회피 본능이 있었어야, 실제 위험이나 위기가 다가오면 ‘멋지게 침착할 수 있다’라는 사실을 생각 해 본적이 별로 없는 거다.

    어찌 보면 그냥 스스로 당황스러움을 즐기고 있는 건 지도 모르겠다.

  • 위기? 그런다고 매출이 떨어질까?

    업계 담당자들을 대상으로 위기관리 워크샵을 하거나, 임원들을 대상으로 관련 세션을 진행하다 보면 종종 이런 질문들을 듣게 된다.

    “근데요…저 위기상황을 겪은 회사는 매출이 떨어졌나요?”

    “저렇게 위기관리에 실패했다고 평가 받는 회사도 전체 매출에는 별반 이상이 없는 것으로 아는데…”

    “저 회사는 이번 위기로 어떤 임팩트를 받은 건가요? 매출이 좀 변했나?”

    실무자들과 임원들 상당수가 위기와 매출에 대한 연관성에 큰 의미를 두고 있다는 느낌이다. 담당분야가 홍보인 실무자들과 임원들은 약간 그런 연결 짓기에서 한발자국 물러나 있지만, 그렇게 물러나 있는 포지션이 일부 사내에서 홍보부문이 공격받는 빌미가 되기도 한다. (홍보가 비즈니스 현실과 동 떨어져있다는 비판)

    위기와 매출의 연관성에 대한 그들의 궁금증을 보면 다음과 같은 생각의 이면을 읽을 수 있다.

    “항상 나의 KPI로 측정되며 괴롭히는 부분이 매출인데, 만약 이 골치 아픈 위기가 직접 매출 하락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확신만 있으면 위기관리 업무에서는 좀 자유로울 수 있을 것 같군.”

    “내가 여기에서 PM을 3년 정도 할 건데, 그 동안에만 매출 타격이 없으면 된다 생각해. 여기에서 끝까지 PM만 하면서 은퇴할 건 아니잖아. 그 동안만 어떻게든 위기가 지나가면 좋겠어.”

    “회사에서 가장 중요한 게 매출인데, 그 매출에 대한 아무런 임팩트가 없는 부정적 사건을 어떻게 위기라 정의할 수 있겠어? 그건 그냥 불미스러운 해프닝으로 정의해야 하는 거 아닐까?”

    이상의 많은 부분에 대해 공감한다. 상당히 현실적 생각이고, 어떻게 보면 당연한 생각이다. 실무자들이나 임원진들이 위기와 매출에 대한 연관성을 어떻게 생각하건 어떻게 해석하건 그건 그 회사 자체의 선택이다. (기업 철학의 문제)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모든 기업이 위기관리를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는 것이다. 기업과 위기관리는 기업 스스로의 필요에 의해 고민하고, 설계하고, 유지하고, 업데이트하고, 실행되는 작업이다. 기업 스스로 사내 공감대를 이루어 시작해야 성공할 수 있는 매우 복잡한 작업이다. 만약 기업 스스로 위기와 매출의 연관성에 방점을 둔다 하면 그 기준으로 위기를 해석하고 위기관리에 대한 개념을 정리하면 되지 않을까 싶다.

    기업이나 조직 각각에게는 자신들이 평소 중요하게 가치를 부여하고 위기발생시 보호하고 싶어하는 가치들이 있다. 다음은 기업들이 주로 위기발생시 보호 하고 싶어하는 가치들이다. 우리회사는 이 중 어떤 가치들에 신경을 쓰고 있는지 한번 살펴보자. 물론 이 중 우리에겐 사실 아무것도 필요 없다 해도 괜찮다. 그건 회사 스스로의 자유다.

    • 좋은 소비자 관계: 소비자 신뢰, 소비자 충성도, 소비자 불만 감소, 소비자와의 법적 갈등 비용 저감, 새로운 소비자 획득 비용 저감, 안정적 매출
    • 좋은 공급자 관계: 공급자 신뢰, 공급자 충성도, 공급자 불만 감소, 공급자와의 법적 갈등 비용 저감, 새로운 공급자 획득 비용 저감, 안정적 생산
    • 좋은 정부 관계: 정부로부터의 신뢰, 상호 협조 용이, 규제기관과의 갈등 가능성 저감, 규제에 대한 법적 갈등 비용 저감, 사업 영속 가능성 확보
    • 좋은 커뮤니티 관계: 커뮤니티로부터의 신뢰 및 지원, 상호 협조 용이, 커뮤니티와의 갈등 가능성 감소, 커뮤니티와의 법적 갈등 비용 감소, 사업 영속 가능성 확보
    • 좋은 언론 관계: 언론으로부터의 신뢰 및 지원, 상호협조 용이, 기업 명성 및 이미지 방어, 불필요한 여론 부담 감소, 여러 이해관계자 관리 용이, 사업 영속 가능성 확보
    • 좋은 투자자 관계: 투자자 신뢰 및 지원, 투자자들과의 법적 갈등 비용 저감, 안정적 주가, 사업 영속 가능성 확보
    • 좋은 NGO 관계: NGO로부터의 신뢰 및 지원, NGO와의 상호 협조 용이, NGO와의 법적 갈등 비용 저감, 사업 영속 가능성 확보
    • 좋은 직원/노조 관계: 직원으로부터의 신뢰, 직원들로부터의 지원과 협조, 좋은 인력 확보 용이, 비즈니스 퍼포먼스의 강화, 직원/노조와의 갈등비용 저감, 사업 연속 가능성 확보
    • 좋은 일반 공중 관계: 일반공중으로부터의 신뢰와 지원, 협조, 사업 연속 가능성 확보
    • 훌륭한 명성/업계 리더십: 많은 이해관계자들로부터의 고른 신뢰와 지원 그리고 협조. 좋은 인력 확보 용이, 여러 갈등 해소 비용의 저감, 비즈니스 성공을 위한 지원, 사업 연속 가능성 확보
    • 훌륭한 비즈니스 퍼포먼스: 직원, 투자자, 공급자 등 비즈니스 관련 이해관계자들로부터의 신뢰, 지원, 협조 용이, 사업 연속 가능성 확보

    매우 많은 가치들이지만 결국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이 모두는 ‘기업의 연속성을 보장받기 위해 마땅히 보유해야 할 것들‘이다. 만약 스스로 생각할 때 ‘매출’이 기업의 연속성을 보장받기 위해 보유해야 할 ‘가장 중요하거나 유일한 것‘이라고 본다면 아직 그 기업은 ‘기업 연속성’에 대한 생각을 할 때는 아닌 것이고, 진정한 의미의 위기관리도 사실 필요 없는 상황이라고 본다.

    다시 한번 이야기하지만 모든 기업이 위기관리를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 기업 위기 발생시 ‘입은 물론 손도 조심하라’

    모종의 위기가 발생했다 치자. 당시 해당 사실은 홍보팀도 몰랐고 CEO도 모르셨던 이슈. 갑자기 지하철 주간지 기자가 홍보팀으로 전화해 해당 이슈를 홍보팀이 최초 인지. 홍보팀에서 해당 이슈 관련 해 법무팀에게 문의하니, 법무팀에서만 오랫동안 끌고 왔던 해묵은 이슈로 판명.

    그러나 이슈의 자극적 성격과 제3자들이 보았을 때 회사의 유죄부분이 상당부분 존재. 홍보팀에서는 잔뜩 긴장하면서 법무팀과 CEO면담을 통해 해결책과 대응책을 동시에 고민. 잘 해결하지 못하면 정부 규제기관이나 다른 유사 거래처들, 그리고 소비자단체에 이르기 까지 이해관계자들의 부정적 반응이 예측됨.

    이 ‘실제’ 위기에 대해 (가상) 녹취록을 한번 적어본다. (실제 느낌을 살리기 위해 속어를 포함했다.)

    [ 회의 시 녹취 ]

    모 임원 : 아이고…아이고. 그걸 기자가 알아버렸군. 골치 아프게 생겼네.

    A 팀장 : 우리가 그 기자에게 뭐라 코멘트 할 필요가 있겠어요. 이 XXX는 (법적 다툼을 벌이고 있는 상대) 한마디로 미친년이라니까. 말이 안 통해요. 그리고 그 뒷면에 우리 회사 OOO이랑 OOOOOO했었어요. 그게 원인이죠. 둘이 좋아 그런 건데 나중에 이것 저것 안되니 우리에게 겐찌 붙는 건데 우리가 말려들어가면 안될 것 같은데.

    B팀장 : 기자한테는 모른다고 하죠. 그쪽에서 일방적으로 하는 이야기니까 신뢰할 수 없다고. 뭐요? 그쪽에서 증거를 다 깠데? 이것 저것 모두?? 그걸 기자가 다 가지고 있다고? 아이구…죽겠네. 그 미친년 하나 때문에…

    CEO: 이전 사장 때 있던 일을 왜 나까지 책임져야 해? 그건 법무팀에서 깨끗하게 처리했었어야지. 나한테 이런 거 보고하지도 말아. 골치 아픈 일들도 많아 죽겠어. 홍보하고 법무에서 알아서 책임지고 해결 해. 해결책을 가지고 들어와.

    [회의 후 맥주집으로 옮겨 실무자들끼리 대응안 고민시 녹취]

    A 팀장: 문제의 그 아줌마 말이야. 내가 보니 여자가 색기가 흘러. 남자 호리게 생겼더라고..그 문제의 OOO이가 그걸 노리고 접근한 거지 뭐. 일차적으로는 개인적 문제예요. 우리가 안건 4-5년 전이고. 그래서 그 OOO이 잘랐잖아. 근데 그 OOO이가 변제할 돈이 없는 거야. 모두 다 집사람 명의로 해 놓고 배째라 하는 거지.

    B팀장: 일단 우리는 개인문제로 포지션 잡고 밀어 부쳐야 해요. 우리가 말리면 안 된다니까. 그 퇴사한 OOO이를 나쁜 놈으로 만드는 게 어떨까 하는 거지.

    홍보팀장: 만약 기자가 그 OOO이를 인터뷰 하게 되면 더 큰일이 벌어질걸요. 회사 이야기를 속속들이 알고 있잖아요?

    B팀장: 이…그렇구나. 안되지 그럼. 그럼 진짜 큰일난다…

    A팀장: 사장도 그렇지 지가 배째라 하면 되나? 그 때 자기도 그 라인에 있었는데, 그 자료보면 그때 자기가 싸인 까지 했었어. 그게 우리 변호사한테도 가 있다니까. 모른 척 하니 우리가 더 황당 한 거지.

    홍보팀장: ……………………….

    하루 8시간 이상의 연속 미팅과 연이은 맥주회의. 포지션은 계속 갈팡질팡하고, 해결책은 각기 다르지만 딱히 굵직한 것이 없다. 다음날 아침 CEO보고할 때 또 무지하게 깨질 각오들을 한다.

    이 이야기는 2000년대 초 이야기. 이런 모든 민감한 이야기들이 전개되는 장소는 회사의 비밀 회의실과 밀실화 된 고급 술집이었다. 외부 이해관계자들은 물론 내부 다른 직원들에게도 알려지지 않았던 이야기들.

    그러나 지금은 이런 내부 의사결정자들의 생각이나 언급들을 트위터, 블로그, 페이스북 등등에서 종종 목격 가능하다는 게 문제다. 위기가 발생한 회사의 CEO가 그 바쁜 중에도 페이스북에 황당한 개인적 의견을 올린다. 트위터를 통해 임원들이 자신의 의견을 외부로 주장한다. 직원들이 그 내용을 RT하거나 댓글에 좋아요를 클릭하고 화이팅을 서로 외친다.

    공식적으로 홈페이지 팝업창과 언론 보도자료를 통해 전달한 메시지와는 180도 다른 이야기를 개인 SNS를 통해 공개하는 거다. 많은 이해관계자들은 이 둘 중 어떤 것이 이 기업의 진짜 메시지인지 혼란스럽다.

    위기 시 비밀스러운 이야기나 개인적인 감정 그리고 공개해서 적절하지 않은 메시지들은 계속 가두어 두는 게 좋다. 아무리 세상이 SNS 세상이라고 해도 사내의 비밀 회의실이나 밀폐된 고급술집에만 머물러야 하는 메시지들은 있는 법이다.

    말조심은 물론 손조심도 해야 하는 시대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