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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근 위기관리 케이스 비교_2013_유사점과 비유사점

    최근 위기관리 케이스 비교_2013_유사점과 비유사점

    최근 한국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세 가지 위기들에 대한 각 위기관리 케이스들을 한장으로 통합 해 비교해 보았다. 세 위기관리 방식들이 우리에게 아주 중요한 인사이트들을 공통적으로 전해 주고 있다.

    1. 위기의 특성 : 3개사 모두 직원에 의해 발생된 위기 유형이다. 해외에서는 발생가능성은 높지만 위해성은 상대적으로 높지 않아 매뉴얼로만 대응하는 아주 초급적인 위기 유형이다.
    2. 조직의 유무죄 여부 : 3개 케이스 모두 해당 기업이나 조직에게 유죄를 물을 수는 없는 위기유형이었다. (남양의 경우에는 광범위 하게 위기의 원인을 감안할 수는 있지만, 위기를 촉발시킨 해프닝 자체에 한정)
    3. 입장정리 대응 소요 기간 : 3개 케이스 모두 최초 사건/논란 발생부터 최종 입장정리까지 대부분 일주일 가량이 소요되었다. 이 부분에 대해서도 앞으로 SNS 환경을 감안한 time management 의 새로운 기준이 필요하다.
    4. 대응 커뮤니케이션 방식: 3개 케이스 모두 여론의 부상을 따라가는 순차적 커뮤니케이션 방식이었다. 정확한 입장을 가지고 단호하게 하이프로파일 해 단기전에 승리하는 해외 케이스들과는 달랐던 부분
    5. 개인과 조직 분리: 3개 케이스에게 공통적으로 적용 가능한 전략이었음에도 3개 케이스 모두 완전한 분리에 실패. 포스코에너지의 경우에는 최초 일부 행위 합리화 시도와 불필요한 시간 소요로, 남양유업은 초기 단호한 분리 시도를 했으나 고질적 이슈 연계 부상으로, 청와대의 경우 단호한 경질발표에도 불구하고 전 대변인의 반격으로 결국 완전한 분리에 공히 실패해 기업/조직과 함께 힘들었던 케이스들
    6. 윈칙 기반 커뮤니케이션: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의 기본이지만, 한국에서는 흔히 간과 생략되는 커뮤니케이션 전략. 폭행에 대한 회사의 원칙, 거래처 욕설에 대한 회사의 원칙, 성추행에 대한 조직의 원칙 등이 초기부터 강력하게 커뮤니케이션 되었어야 개인과 조직을 분리 가능했는 데 이를 간과
    7. 케이스에 대한 SNS의 영향력 : 3개 케이스 공히 온라인 및 SNS 환경 이전에는 이슈화 되기 힘들었던 케이스들로 공통점을 가진다. 이는 기업이나 조직의 의사결정그룹의 인식 변화가 필요한 환경이 되었다는 인사이트.
    8. 위기대응조직체계 : 포스코에너지 케이스가 다른 케이스와 달리 그룹과 계열사간 이원관리 실행 체계였다는 점이 다른 점이다.
    9. 케이스 특성 : 남양유업 케이스는 고질적 잠재 이슈적 성격을 기반으로 해 다른 두 케이스인 단발성 해프닝과는 다른 특성을 보인다.
    10. 해당직원의 언론 플레이 유무 : 청와대 케이스의 경우에는 상당히 독특하게 문제의 직원이 언론플레이를 해 위기를 장기화하고 논란화 해 조직에 임팩트를 주는 특성을 보였다.

    * 이상의 분석 결과들은 추후 지속적으로 업데이트 될 예정임

  • 위기 때 홀로 보고하는 임원은 돌려보내라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CEO들을 위한 위기관리 가이드라인 50- ⓽

    위기 때 홀로 보고하는 임원은 돌려보내라

    위기가 발생하면 최고경영자(CEO)실 앞에 보고를 위한 임원들의 줄이 생겨난다. 이내 각자 자기만 아는 보고를 하고 사라진다. CEO는 해당 위기에 대해 모든 것을 알고 있는데, 각 부문들은 서로 어떤 대응을 하는지 알지 못한다. 문제가 생기는 시스템이다. 홀로 보고하는 임원들을 돌려보내 빨리 모두 한자리에 모아야 한다.

    기고문 보기: http://www.econovill.com/archives/87794

    위기 때 홀로 보고하는 임원은 돌려 보내라.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위기가 발생하면 CEO실 앞에 보고를 위한 임원들의 줄이 생겨난다. 이내 각자 자기만 아는 보고를 하고 사라진다. CEO는 해당 위기에 대해 모든 것을 알고 있는데, 각 부문들은 서로 어떤 대응을 하는지 알지 못한다. 문제가 생기는 시스템이다. 홀로 보고하는 임원들을 돌려 보내 빨리 모두 한자리에 모아야 한다.

    회사에 문제가 발생했다. 자칫 잘 못하면 고객 신뢰 상실은 물론, 제품 판매금지, 심지어는 CEO의 검찰 수사까지도 연결 될 수 있는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법무부문장과 대관업무팀장이 외부 이해관계자들과 분주하게 연락을 취하고 있다. 우선 CEO에 대한 검찰출두라도 막아 보려고 로펌도 선정하는 중이다.

    홍보부문도 나름대로 해당 사실이 기사화 되는 부분에 극도로 민감하게 신경 쓰고 있다. 홍보팀 전원이 오프라인 언론은 물론 온라인을 뒤지면서 해당 사실을 다룬 기사들을 찾아 내고 있다. 기사를 쓴 기자들과 데스크들에 연락 하면서 머리를 굽실거린다.

    마케팅 부문은 자체적으로 홈페이지에 띄울 해명문을 구상 중이다. 회사 SNS 채널들을 통해 어떤 메시지들을 공유해야 할지 여러 전략도 강구 중이다. 영업도 관련 제품들에 대한 처리 부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전국 지점들을 독려중이다. 사내 중요 부문들이 하나의 위기를 관리하기 위해 다양한 위기관리 활동들을 각자 진행 중인 것이다.

    이쯤 되면 제대로 된 위기관리 시스템이 없는 회사에는 아주 특이한 현상이 벌어진다. 최고 의사결정권자인 CEO실 앞에 보고를 위한 긴 줄이 생기는 것이다. 초조한 듯 법무부문장이 CEO실 문 앞에서 대기 중이고, 그 뒤에 대관팀장이, 그리고 홍보이사가 보고를 위해 서있다. 한 명 한 명 CEO실을 노크하고 보고 출입을 연이어 한다. 연속적으로 상황을 각 부서별로 업데이트 하고, 자기 부서의 대응 활동들을 CEO에게 각자 보고 하는 것이다.

    여기에서 문제가 생긴다. 전체적으로 상황을 파악하고 있는 사람은 사내에 유일하게 CEO 한 분 밖에 없게 되는 상황이 되어 버리는 것이다. CEO에게 보고를 마친 각 부문장들이 아는 것은 현재 자신들이 어떤 일을 진행하고 있는지에 대한 것뿐이다.

    법무부문장은 자신의 로펌이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는 알아도, 바로 옆 홍보부문에서 어떻게 언론기사들의 앵글을 바꾸고 있는지는 실시간 공유 받지 못하고 있다. 홍보이사는 이번 위기를 관리하기 위해 자사가 로펌을 공유했는지 조차 모른다. 마케팅 이사는 홍보팀에서 이미 공식입장문을 만들었는지도 모른 채 홈페이지에 띄울 또 다른 버전의 해명문을 쓰면서 시간을 보낸다.

    결국 홍보팀에서 작성한 공식입장문과는 전혀 다른 논리와 표현이 담긴 해명문을 떡 하니 홈페이지에 걸어 놓고 만다. 영업은 본사 부문들이 지금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신경 쓸 겨를도 없다. 거래처에게 영업직원들 각자가 애드립을 하면서 해명 하다가 다른 내용의 신문기사를 읽은 거래처 사람들에게 무안을 당하기도 한다.

    한 건물 속에 함께 있지만, 서로 다른 생각을 하고, 서로가 서로에게 관심을 두지 않는 시스템. 가장 흔하고 가장 문제인 ‘실패하는 위기관리 시스템’이다. 물론 CEO에게 신속하게 각 부서가 보고 하고, CEO에게 모든 상황정보들이 집중되는 것이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CEO가 인지하고 있는 모든 상황들은 통합적으로 모든 부문장들에게도 공히 공유되어야 한다. 그래야 모든 부문이 유기적으로 협업해서 위기를 관리할 수 있게 된다.

    이런 사일로(silo) 현상들과 비효율적인 정보 공유 체계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CEO의 좀더 적극적인 원칙 실현이 중요하다. 홀로 들어와 위기 상황을 보고하는 임원이 있으면 돌려 보내자. 대신 나가서 다른 협업이 필요한 임원들과 함께 들어오라 지시하자. 위기관리 협업을 위해 함께 들어온 임원들에게 질문하자. 현재 각 부문들은 어떻게 상황을 파악하고 있는지 공개적으로 들어 보는 것이다. 그리고 각 부문들이 어떤 대응을 하고 있고, 어떻게 상황을 관리하고 있는지 함께 한자리에서 공유하게 해야 한다.

    다 함께 한자리에서 그리고 지속적으로 상호 업데이트를 동시에 하는 시스템. 이런 집단의사결정 시스템이 가장 성공적인 위기관리 시스템이라 할 수 있다. 이는 위기관리의 핵심인 타이밍을 맞춘 실행을 가능하게 하고, 좀더 정확한 상황인식과 대응전략 도출에 도움이 된다. 통합적이고 협업을 기반으로 한 일사불란한 위기관리 실행은 물론이다. 홀로 들어오는 임원은 꼭 돌려 보내야 한다. 그들을 큰 회의실로 모아야 한다. 그래야 성공할 수 있다.

  • 위기관리? 몰라서 못하는 게 아니다

    The PR 기고문

    정용민의 Crisis Talk

    위기관리? 몰라서 못하는 게 아니다

    정용민 대표 컨설턴트

    스트래티지샐러드

    위기관리는 크게 두 축으로 구성된다. 상황관리와 커뮤니케이션 관리가 바로 그 두 축이다. 어느 한 축만 제대로 서지 못해도 위기관리라는 집은 무너져 버린다. 상황관리는 무슨 의미고, 커뮤니케이션 관리란 무슨 의미일까?

    쉽게 남대문 화재 사건을 예로 들어보자. 국보 1호인 남대문에 갑자기 불이 났다. 가장 먼저 달려와 불 붙은 남대문 처마에 물을 품어대는 소방수, 경찰들이 있다. 가능한 화재를 빨리 진화해 우리의 소중한 국보를 화마로부터 지켜내려고 사력을 다해 상황을 관리하는 사람들이다. 이 사람들이 하는 일이 바로 상황관리다.

    남대문 화재와 맞서 싸우는 상황관리자들 주변도 한번 상상해 보자. 화재를 구경하는 많은 시민들이 있다. 현장으로 뛰어 나와 살피는 관련 정부기관들이 있다. 카메라를 메고 출동한 TV와 현장을 취재하는 많은 기자들이 있다. 이러한 이해관계자들에게 누군가는 커뮤니케이션을 해 주어야 한다. 이를 도맡아 상황실을 차리고 언론들에게 브리핑 하고, 관련 정부기관들에게 협조 요청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 사람들이 하는 일이 바로 커뮤니케이션 관리다.

    불을 끄는 사람들과 화재 원인과 진압에 대해 이야기해주는 사람들이 바로 상황관리와 커뮤니케이션관리라는 두 축을 이루는 사람들이다. 이들의 관리업무들이 일사불란 진행되면 해당 위기관리는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혹 어느 한 축이라도 생략이나 모자람이나 실패가 있다면 어떤 상황이 발생할까? 일단 상황관리가 되지 않는 화재현장을 상상해 보자. 소방수는 물론 주변 아무도 불타는 남대문을 바라만 볼 뿐 불을 끄려 하지 않는 상황 말이다. 위기관리에 성공할 수가 없다. 이런 와중에 커뮤니케이션관리를 한다고 여러 지엽적인 이야기들로 언론과 정부기관과 시민들에게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나? 상황관리 없는 커뮤니케이션 관리는 곧 ‘허위고 사기며 나쁜 짓’이다.

    반대로 화재를 진압하는 사람들은 많은데, 주변 어느 누구도 커뮤니케이션 관리를 하지 않는 경우를 상상해 보자. 우리의 소중한 남대문에 왜 불이 붙었는지? 누가 방화를 한 것인지? 현재 관리주체들은 어떻게 화재를 진압하고 있는지? 전소가 되거나 반소가 되면 남아 있는 남대문을 어떻게 할 것인지? 혹시 이 화재가 북한의 의도된 소행은 아닌지? 남대문 화재를 둘러싸고 일어나는 여러 의문, 억측, 루머, 논란들을 어느 누구도 정확하게 해명 해 주지 않는다면 이 위기는 관리되었다고 볼 수 없다. 커뮤니케이션 관리 없는 상황관리는 ‘우둔하고 멍청한 짓’이다.

    올해 들어 그룹사들을 비롯한 여러 기업의 생산시설에서 상당수준 이상의 안전관련 위기들이 줄줄이 발생하고 있다. 그 원인을 보자면, 전반적으로 생산시설들이 노후화 되어 안전 사고 발생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주장도 있고, 국민들의 안전관련 관심이 높아진 결과라고 보는 주장도 있다. 언론에서 거의 매일 생산시설 안전사고 관련 뉴스들을 속보형식으로 연이어 보도하는 트렌드에도 일정 부분 연관이 있어 보인다.

    사고를 겪은 기업들에게는 사후 위기관리에 있어 공통점들이 목격된다. 많은 기업들의 사례에서 빠지지 않는 논란이 ‘(유해물질 누출을) 적시에 보고하지 않았다’ ‘(사고에 대해) 은폐시도를 했다’ ‘(사고 관련 정보에 대해) 함구령을 내렸다’ ‘(언론과 정부기관의 현장 방문을) 저지하고 시간을 끌었다’는 위기관리 활동들에 대한 비판이다.

    흥미로운 것은 평소 생산안전관련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을 진행해 보면, 대부분의 훈련 받은 기업 안전관리 담당자들은 실제와는 다르게 대응했었다는 사실이다. 시뮬레이션 상에서 사고가 발생하면 현장 담당자들은 법적 규정에 따라 관계기관에 ASAP 통보를 한다. 상황관리팀이 상황을 수습하고 피해를 최소화 하는 활동들을 진행한다. 상부 위기관리위원회에 상황보고와 정보 공유를 한다. 공장 내 커뮤니케이션 대응팀은 공장을 방문하는 정부관계자들과 언론들을 대상으로 브리핑을 실시하고 상황실을 만들어 그들의 문의와 확인에 협조한다. 인터뷰가 필요할 시에는 회사에서 정한 현장 대변인이 기자들을 만나 전략적으로 상황을 브리핑한다. 평소 이렇게 시뮬레이션은 완벽하게 진행이 되곤 한다.

    그렇게 완벽하게 훈련 받고 스스로 시뮬레이션까지 진행한 현장 생산안전관리 담당자들이 왜 실제 위기 시에는 그와 정반대로 움직이는 걸까? 왜 관계기관에 통보하는 것을 꺼리고 가능한 시간을 미루는 작업을 할까? 상황관리팀이 현장을 수습하는 동안 왜 내부정보공유와 보고가 일부는 지연되고, 일부는 누락되고, 일부는 왜곡되며, 일부는 허위로 진행될까? 왜 공장에 들이닥치는 정부관계자들과 기자들을 피해 도망 다니거나, 왜 그들을 몸으로 밀쳐내면서 물러서라 소리칠까? 왜 흥분한 상태에서 기자들에게 상황을 제멋대로 브리핑하고, 하지 않아야 할 설명들을 그리도 자세하게 할까? 왜 그럴까?

    생산안전관리를 책임지고 있는 현장 전문가들이 사고 시 위기관리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몰라’ 허둥대거나 전략적이지 못하게 행동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 필자의 경험에 의한 판단이다. ‘몰라서 못하는 것’이 아니라 ‘너무 잘 알아서 안 하는 것’이라는 표현이 좀더 적절하다 생각한다. 이 세상에 자신이 맡은 분야의 업무를 잘하고 싶지 않는 사람들이 누가 있겠나? 누구나 완벽하지는 않아도 최선을 다해 위기관리를 하려고 하게 마련이다.

    하지만 적절하게 가이드가 주어진 위기관리 업무를 ‘하지 않는’ 이유는 필히 존재한다. 이는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위기관리 매뉴얼과 실제 현장과의 가장 큰 괴리에 대한 부분이다. 일단 기본적으로 생산안전관련 사고는 ‘책임 소재’에 대한 논란이 가장 큰 핵심이다. 누가 보더라도 현장에서 생산안전을 책임지고 있는 직원들이 곧 그 ‘논란의 소재’가 된다. 그런 논란의 중심에 있는 실무자들은 현재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는 상황관리에 최선을 다해야 할 필요는 스스로 느낀다.

    반면 적극적이거나 디테일 한 커뮤니케이션 관리는 사실 그들의 ‘생존 또는 사후평가’에 있어 상당히 위협적인 업무로 느껴지게 마련이다. ‘이런 사고가 한 두 번이 아닌데 이번에도 그냥 상황관리 잘해 넘기면 될걸 무슨 좋은 일이라고 윗선 또는 관계기관에 통보까지 해 호들갑을 떨어야지?’하는 생각은 어떻게 보면 당연해 보인다.

    외부 커뮤니케이션 관리에 있어서도 그렇다. 상황을 잘 설명하고 원인에 대해 구체적으로 이야기 할 수록 생산안전관련 담당자가 빠져 나갈 구멍은 줄어든다. 스스로 무덤을 팔 수 있는 대정부 및 대언론 커뮤니케이션을 적극적으로 할 이유가 그들에게 있다 생각하는 것이 더 이상해 보인다.

    또 구체적 언론 브리핑을 하더라도 본사에서 “왜 그렇게 자세하고 친절하게 브리핑 해서 우리 회사의 입지를 좁혔나?”하는 사후 핀잔도 두려움의 대상이다. “누가 당신보고 그렇게 자세하게 설명 해주라고 했습니까?”하는 비판을 사내에서 받아 살아남을 직원은 없다. 평소 시뮬레이션과는 다른 정치적, 생존적, 개인적 노이즈들이 현장을 지배하게 되는 것이다.

    사고를 직간접적으로 경험한 많은 기업들이 최근 전문가들을 찾아 강의 요청을 하고 있다. 생산안전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 달라고 한다. 생산안전관련 위기관리에 대한 노하우(?)를 전수해 달라고 한다. 하지만 필자의 생각은 다르다. 현장 전문가들이 ‘알면서도 하지 않는 이유’, 더 정확한 표현으로는 ‘하고 싶어도 하지 못하는 이유’를 각 사가 정확히 진단하고 찾아내 해결해 주는 활동이 더 절실하다. 눈에 보이지 않는 원인을 찾아 해결하지 않은 채 대형 강의장에서 진행하는 각성 강의만으로는 생산안전사고에 있어 성공적 위기관리의 실현은 절대 불가능하다.

  • ‘다운(down)’되지 않으면 위기가 아니다?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CEO들을 위한 위기관리 가이드라인 50 – 8

    ‘다운(down)’되지 않으면 위기가 아니다?

    모든 것이 사라진다. 위기가 발생하면 평소 되던 것들이 되지 않는다. 사람들이 보이지 않고 간단한 것조차 확인이 힘들다. 서로 잡음을 만들어 빠르고 정확한 의사결정도 불가능해진다. 위기가 발생하면 빨리 모여 앉아야 한다. 평소 준비한 별도 채널과 미디어를 운용해야 한다. 그래야 위기가 관리된다.

    기고문 보기: http://www.econovill.com/jym

    ‘다운(down)’되지 않으면 위기가 아니다?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모든 것이 사라진다. 위기가 발생하면 평소 되던 것들이 되지 않는다. 사람들이 보이지 않고 간단한 것 조차 확인이 힘들다. 서로 노이즈를 만들어 빠르고 정확한 의사결정도 불가능해진다. 위기가 발생하면 빨리 모여 앉아야 한다. 평소 준비한 별도 채널과 미디어를 운용해야 한다. 그래야 위기가 관리된다.

    정말 큰 규모의 위기가 발생하면 기업이 활용할 수 있는 거의 대부분의 주요 채널들은 모두 무용지물이 되곤 한다. 특히 소비자군이 다양하고 많은 기업들의 경우 대형 위기가 발생하면 우선 홈페이지가 다운되고, 기존 핫라인이 대부분 불통을 경험하게 된다. 잘 가꾸어 오던 기업 소셜미디어 채널들에 어마어마한 비판 댓글이 달리면서 통제 불가능한 마당이 되어 버린다.

    기업 대표전화의 통화량이 급증하고, 홍보팀을 비롯한 주요 임원들의 전화에도 계속 벨이 울린다. 매장이나 공장 또는 지점들이 있는 기업들의 경우에는 그 여파가 여러 지역으로 번져 나가게 된다. 전략적 관리는커녕 유지도 힘들다.

    내부적으로는 어떤가? 대표와 임원들간의 상황 파악이 힘들어진다. 팀장들이 각자 휴대전화 등을 통해 상황을 보고하려 하지만 상호 통화 성공 가능성은 뚝 떨어진다. 직원들의 일부는 상황관리를 지시하는 전화 통화와 내부 및 외부 커뮤니케이션을 해야 하는 양면 통화만으로도 앉아 있을 시간이 없을 정도가 된다. 이런 아수라장 속에서 “다 함께 모여 앉아 다 함께 상황을 파악하고 빨리 의사결정을 하라”는 전문가들의 조언이나 매뉴얼상의 가이드라인은 아무도 기억하지 못하게 된다.

    모든 채널이 다운되고, 모든 핵심 인력들이 상호간 커뮤니케이션에 있어 실패를 거듭한다. 대표이사가 정확한 의사결정으로 리더십을 발휘하고 싶어도 절대 여의치 않는 상황이 바로 위기다. 위기 발생시 언론에게 첫 번째 공식 입장을 밝히는 기업 홍보실의 대부분은 완전하게 준비되지 않은 채 홀딩 스테이트먼트 (상황파악 이전에 기본 입장만을 밝혀 시간을 버는 메시지)만으로 일정 기간을 버틸 수 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평소 위기관리 체계를 구축하는 기업들의 경우 이러한 극한의 상황을 정확하게 예측해 초기 대응 프로세스를 구성하는 것이 좋다. 휴대폰이 없더라고, 정확하게는 휴대폰이 불통이 되더라도 지금 같은 상황이면 위기관리 위원회 구성원인 내가 어디로 향해야 하고, 무엇을 확인 해, 언제까지 그 자리에 위치해야 하는지를 사전에 충분히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내부적으로 어떤 채널을 통해 현 상황을 취합하고 공유할 수 있는지를 사전에 고안하는 것도 좋다. 사내적으로 위기관리 포털을 위기 시 오픈 해 최고의사결정권자들이 일선의 상황보고들을 한눈에 열람할 수 있게 하는 것도 하나의 체계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물리적으로 한 장소에 대부분의 최고의사결정권자들이 마주 앉는 것이다.

    위기관리 체계상으로 사내 특정 회의실을 지정해 대형 위기 발생시 위기관리 위원회 구성원들이 모여 앉을 통제센터 또는 위기관리센터(일명 워룸, war room)를 구축해 놓도록 하자. 각종 모니터링 장비를 구비하고, 내부 의사토론을 할 수 있는 충분한 장비와 설비들을 갖추자. 기업 특성에 따라 해외 사업부들이 존재하는 경우에는 글로벌 화상회의 시스템도 필요하다. 각종 유선 커뮤니케이션 장비들 또한 특별하게 구축되어야 한다. 워룸만의 위기관리 핫라인이 사내적으로 공유되어 급한 상황보고에 적극 활용되어야 한다. 상황판이 적절한 형식으로 설치되어야 하고, 상황을 취합 기록 관리하는 담당자들이 평소 지정되어 위기관리 위원회를 지원해야 한다.

    예산적인 제약으로 회의실 하나를 사전 지정해 장비와 설비들을 마련하지 못하는 기업이라면, 위기 발생 시 매뉴얼에 지정된 아이템들을 빠른 시간 내에 이전 설치하거나, 구입 설치 할 수 있는 시뮬레이션을 해볼 필요도 있다. 핫라인을 빠른 시간 내에 몇 배 이상 확충하는 방법론도 마련 해야 한다. 홈페이지 다운을 방지 또는 회복시켜 전략적인 커뮤니케이션을 운용하는 방법도 고민해 놓아야 한다.

    이렇게 기존의 모든 커뮤니케이션 채널이 사라진다는 전제하에 극한의 준비를 하는 것이 실제 위기 시 빠르고 정확한 초기 대응을 가능하게 하는 체계가 된다. 실제 위기 발생 시 죽어 있는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붙잡고 소비하는 시간을 최소화해야 한다. 상호간에 혼란을 극대화 하는 자체 혼돈의 시간을 가능한 없애야 한다. 기존의 것들이 위기 시 그대로 존재할 것이라는 막연한 생각은 하루 빨리 버려야 한다.

  • 위기의 싹을 먼저 발견한 직원을 표창하라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CEO들을 위한 위기관리 가이드라인 50 – ⓺

    위기의 싹을 먼저 발견한 직원을 표창하라

    전혀 예측 못했던 위기를 맞아 당황스럽다고들 한다. 하지만 사실 그 위기는 직원들 중 누구도 예측 못했던 위기가 아니라, 누구도 신경 쓰지 않았던 위기였을 가능성이 더 크다. 하루 빨리 위기요소를 발견해 공유하는 문화를 만들자. 발견한 직원을 표창하자. 그 위기요소를 관찰하고 함께 해결책을 강구하자.

    기고문보기: http://www.econovill.com/jym

    위기의 싹을 먼저 발견한 직원을 표창하라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전혀 예측 못했던 위기를 맞아 당황스럽다고들 한다. 하지만, 사실 그 위기는 직원들 중 누구도 예측 못했던 위기가 아니라, 누구도 신경 쓰지 않았던 위기였을 가능성이 더 크다. 하루 빨리 위기 요소를 발견해 공유하는 문화를 만들자. 발견한 직원을 표창하자. 그 위기요소를 관찰하고 함께 해결책을 강구하자.

    십 여 년 전만 해도 기업 위기관리에 관해 이런 말이 있었다. “발생 가능한 거의 모든 위기 주제들은 직원들 각자의 책상 속에 들어 있다” 즉, 직원들은 자신의 회사에게 발생 가능한 대부분의 위기적 요소들을 이미 알고 있다는 의미다. 이를 최근 버전으로 업데이트 해 ‘책상’을 ‘PC’로 바꾸어 표현해도 되겠다.

    기업 위기관리 시스템을 구축할 때 일반적 첫 과정이 해당 기업의 위기요소 진단 작업이다. 회사에게 어떤 위기가 발생 할 수 있는지에 대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그와 관련된 위기 요소들을 하나 하나 끄집어 내 분석 하는 작업이다. 이를 위해 컨설턴트들은 사내 보고서들을 분석하고, 해당 회사와 경쟁사들의 이전 사례들을 분석하고, 핵심 직원들을 대상으로 서베이 하고 인터뷰 한다. 이 과정에서 가장 의미 있는 방법은 단연 ‘인터뷰’다.

    핵심 직원들과 심도 있는 인터뷰를 진행해 보면 그들 대부분이 실제 발생 가능한 위기 주제들에 대해 매우 정확하고 다양하게 인지하고 있는 것을 확인 할 수 있다. 일부는 자신의 특정 위기요소에 대한 언급이 회사에 오히려 누가 되지 않을까 염려하여 깊은 설명을 꺼리는 경우도 있을 정도다. 많은 위기요소들은 이전에 내부적으로 오랜 기간 인지되어 왔었던 것들이다. 일부는 내부적으로 인지는 하지만 공개적으로 언급하는 것을 꺼렸기 때문에 지속 잠재해 왔던 요소들이다. 아주 적은 일부는 개선이나 극복이 불가능하여 어쩔 수 없이 덮어 놓고 지내는 위기 요소들이다.

    여기서 아주 중요한 포인트가 있다. 평소 위기에 대한 CEO의 태도 또한 위기요소진단을 통해 함께 진단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대체적으로 CEO가 직접 위기요소들을 보고받기 즐기고, 이에 대한 해결책을 함께 마련해 개선 해 나가려 하는 경우 위기요소진단에서는 다음과 같은 답변들이 많이 나온다. “이미 대표님께서도 이 이슈는 인지하고 계십니다. 단, 내부적으로 많은 고민을 해 보고 했는데 현실적 대응책이 없고, 현재로서는 일단 가능한 해당 위기 발생을 억제해 보자 하는 수준에서 일선에서 관리하고 있습니다.” 이런 투의 내용들이 종종 언급된다.

    반대로 위기요소에 대한 CEO의 관심이나 해결책 강구 노력이 부족한 기업에서는 다음과 같은 답변 비율이 많다. “혹시 제 인터뷰 내용이 실명으로 상부에 보고 되나요?” 또는 “사실 이런 주제는 사내에서 몇 명만 알고 있는데요……” 또는 “대표님이 이걸 아시면 아마 깜짝 놀라실 겁니다만……”하는 답변들이다. 평소 내부적으로 일선에서 자신이 인지하고 있는 위기 요소들을 바로 윗선을 거쳐 최상부까지 보고해 보거나, 해결책을 스스로 강구해보지 못했던 환경들이 그대로 투영되는 것이다.

    더욱 최악의 상황은 이런 답변들이 나오는 곳이다. “이 사실을 대표님과 임원들께서도 이미 알고 계셔요. 그런데 아무런 개선지시가 없으세요. 그래서 우리는 그냥 하던 대로 하는 겁니다. 우리가 무슨 힘이 있겠어요.” 최고의사결정자들이 알면서도 해결책을 제시하거나, 개선책을 강구하는 것이 아니라 침묵하고 방관하는 케이스다. 사실 많은 기업범죄나 경영자의 직권남용관련 위기들이 대부분 이런 상황에서 발생된다. 아주 심각한 상황이 이런 류다.

    진정으로 자신의 기업이 위기관리에 강한 기업이 되었으면 하는 CEO라면 외부 컨설턴트들을 불러 위기요소진단을 진행하기 전 다시 한번 생각 해 보자. ‘나는 CEO로서 일선직원들로부터 위기 요소들에 대한 정보들을 보고받는 것을 즐겼는가? 그들의 보고를 듣고 책임자를 단순 문책하는 대신 근본적 해결책 마련에 힘썼는가?’ 이 자문(自問)에 자신 있게 답할 수 있는 CEO라면 그때 가서 외부 컨설턴트의 자문(諮問)을 받아도 늦지 않다.

    가장 중요한 것은 CEO가 스스로 태도를 바꾸어 사내 ‘위기관리 문화’를 바꾸는 것이다. 자칫 중대한 위기로 발전할 수 있는 위기 요소를 발견해 용기 있게 보고한 직원은 표창해야 한다. 그들이 내부적으로 손가락질 받거나, 오히려 문책 받는 일은 없어야 한다. 개개 직원들이 업무를 해나가면서 인지한 위기 요소들은 일선 업무 책임자들로 하여금 취합되고 개선되도록 해야 한다. 일선 업무 책임자의 의사결정 수준을 넘어서는 위기요소의 경우는 그 상위 책임자에게 동일하게 보고되고 관리되는 것이 옳다. CEO가 보여주는 태도의 변화가 내부적으로 위기요소를 조기에 발견하고 공유하며 해결해 나가는 위기관리에 강한 기업의 역량을 지원할 수 있는 것이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전 직원들 중 누구도 예측하지 못했던 위기란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마치 누구도 예측하지 못했었던 위기가 발생한 것처럼 느껴지는 이유는 평소 그러한 위기요소에 대해 CEO를 비롯 아무도 관심을 두지 않았기 때문이다. 핵심은 평소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다. 회사에 치명적일 수 있는 위기요소를 직원들의 책상 속이나 PC속에 ‘시한폭탄’으로 그대로 남겨 두는 일은 없어야 한다. 모든 위기요소들을 CEO를 비롯한 최고의사결정그룹이 인지할 수 있도록 책상 위에 올려 놓는 문화.
    바로 CEO의 관심과 변화된 태도가 우선이다.

  • 주말 아침 갑자기 임원들을 소집해 보라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CEO들을 위한 위기관리 가이드라인 50 – ⓸

    주말 아침 갑자기 임원들을 소집해 보라

    딱 주말 오전 반 나절만이다. 토요일 오전 6시 위기관리위원회를 소집해 보자. 전사적 패닉을 경험하게 된다. 분명 위기관리 매뉴얼상 많은 절차들이 망각되고 심지어 위기관리위원회 구성이 이뤄지지 않을 수도 있다. 그래도 일단 개선의 기회는 만들어진 셈이다. 빨리 개선하자. 훨씬 더 강해 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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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말 아침 갑자기 임원들을 소집해 보라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딱 주말 오전 반 나절만이다. 토요일 오전 6시 위기관리위원회를 소집 해 보자. 전사적 패닉을 경험하게 된다. 분명 위기관리매뉴얼 상 많은 절차들이 망각되고, 심지어 위기관리위원회 구성이 이루어지지 않을 수도 있다. 그래도 일단 개선의 기회는 만들어 진 셈이다. 빨리 개선하자. 훨씬 더 강해 질 것이다.

    기업에게 위기가 발생하면 구성원들은 이상한 경험을 하게 된다. 공장에 대형 화재가 났을 때나, 소비자단체에서 우리 제품관련 치명적 위해성을 지적했을 때나, 정부 규제기관에서 갑자기 회사에 들이닥쳐 압수수색영장을 보여주었을 때 기업 내부에서는 공히 유사한 경험을 하게 된다. 대응 업무를 해야 하는 핵심 인력들끼리 전화통화가 여의치 않고 힘들어지는 것 말이다.

    평소 업무를 할 때에는 시간적 압박이 없어 별반 문제가 보이지 않는다. 법무부문장과 전화 연락이 잘 안돼도 다른 법무팀원을 통해 업무 요청을 전달할 수 있다. 몇 번 전화 하다 보면 언젠가는 연락이 되겠지 하는 마음도 있게 마련이다. 문자를 남겨 전화 답변을 요청하기도 한다. 또 사실 평소에는 대형 미팅을 제안하지 않는 한 한자리에 모일 필요도 적다. 회의를 제안할 때에는 회의 참석 인원들의 각 스케쥴들을 모두 확인하고 미리 공지해 참석을 요청하곤 한다. 평소에는 이런 방식이 당연하고 익숙하다.

    그러나 갑작스러운 위기가 발생하면 전혀 다른 환경이 펼쳐진다. 당장 법무, 대관, 홍보 부문장을 호출해 통화 해야 대응 업무가 적시에 진행될 수 있다. 문자를 남겨두고 한 없이 답신을 기다리고만 앉아 있을 수는 없다. 누군가는 전문적 의견을 주어야 하고, 의사결정을 해 주어야 위기관리가 시작되기 때문이다.

    위기 시에는 대부분의 휴대폰들이 통화 중이다. 10여명의 핵심 임원들이 상황 파악과 상호의견 교환을 위해 서로 동시에 전화를 해대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상호 연결이 불가능하다. CEO 휴대전화에 몰리는 임원들의 전화를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는 CEO 스스로도 모른다. CEO가 지금 누구와 통화 중인지 모르는 임원들은 의아한 채 다른 임원들에게 또 전화를 돌린다. 상호간 통화 성공율은 계속 떨어지고 위기를 관리해야 하는 사내 위기관리위원회는 초기 일정 시간 동안 대응하지 못하고 패닉속에 빠져있는다. 아주 일반적 현상이다.

    우리 회사에 위기가 발생하면 실제로 어떤 현상들을 경험하게 될 지 궁금하면 주말 아침을 지정해 보자. CEO가 토요일 아침 6시쯤 회사 대회의실에 나와 사내 비상연락망을 가동하는 임무를 지닌 위기관리 담당임원에게 전화나 문자를 해 보는 거다. 위기관리위원회 소집을 명령하는 것이다. 실제 주말 아침은 위기관리 관점에서 가장 취약한 시간대다. 일부는 등산이나 골프 약속으로 지방에 머무르거나 이동 중일 수 있다. 일부는 멀리 여행을 떠났거나, 늦잠을 자며 휴대전화를 접하지 않을 수도 있다. 하필 이런 최악의 환경에서 시급하게 대응해야 할 중대한 위기가 발생했다 가정 해보는 것이다.

    일단 비상연락망을 가동하면 위기관리위원회 구성원들을 제한된 정보환경에 처하게 된다. ‘회사에 무슨 일이 발생한 거지?’ ‘혹시 무슨 일인지 아는 게 있어?’ ‘아마 공장 쪽 문제 아니겠어요? 이런 아침에 상황이 벌어졌다면?’ ‘아냐 OOO기관 조짐이 심상치 않았는데 그건지도 몰라’ ‘대표께서는 이미 나와 계시다는 거야? 누가 보고 드렸지?’ 갖가지 추측들이 떠오르고 상호간 전화통화와 상황파악 노력들이 진행되면서 일정시간 패닉에 빠지는 경험을 하게 된다. 움직이는 것은 한참 나중이다.

    당연히 위기관리 매뉴얼 또는 가이드라인에 명시되어 있는 시간 내에 정확하게 대회의실 위기관리센터(일명 워룸, war room)에 집합하는 위기관리위원회 구성원들은 예상보다 극소수가 된다. 매뉴얼에는 만약
    특정부서 임원이 정시 소집이 불가능한 환경이면, 그 차하위 팀장급이 참석하도록 지정되어 있다. 이 규정도 사실 제대로 지켜지지 않을 가능성이 많다. 이전에 미처 경험해 보지 않은 혼란만 경험하게 된다.

    이런 일련의 혼란의 경험들은 절실한 개선의 동기를 제공한다. 그래야 이후 실제 위기가 발생했을 때 좀더 원활환 정보교류와 위기관리위원회의 적시 구성완료가 가능해 진다. 구성원의 대체 소집 또한 무리 없이 가능해 진다. 이 의미는 전사적으로 신속한 상황파악과 정확한 의사결정이 가능해 진다는 의미다. 더 나아가 위기관리를 책임지는 사내 구성원들에게 살아있는 긴급함과 상호협력 의식을 심어 줄 수 있게 된다.

    단, 주말의 갑작스러운 소집은 한번 정도면 족하다. 개선안을 도출하기 위해서 진행하는 시뮬레이션이니 위기관리위원회 소집에 늦거나 연락이 안 되던 임원들을 사후 부정적으로 추궁하거나 패널티를 부여하지는 말자. 위기관리 체계라는 것은 위기에 대한 두려움 이전에 패널티에 대한 두려움이 앞서면 안 된다.

    하나의 이벤트로 시뮬레이션을 해 보고, 정확하게 개선하게 만들면 그것으로 족하다. 필자의 경험상 시뮬레이션을 해 본 기업과 해보지 않고 처음으로 낯선 위기를 맞는 기업간에는 엄청난 차이가 있는 것을 목격했다. 위기에 강한 기업을 만들기 위해 CEO께서는 주말 오전 반나절을 투자해 보길 권한다. 헐레벌떡 모인 위기관리위원회 임원들과 점심으로 막걸리를 한잔하며 토론 해 보는 것도 좋겠다. 개선에 대한 토론 말이다.

  • 위기관리 ‘하는 것’과 ‘되는 것’의 차이

    The PR 기고문

    정용민의 Crisis Talk

    위기관리 ‘하는 것’과 ‘되는 것’의 차이

    정용민 대표 컨설턴트

    스트래티지샐러드

    기업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에 있어 흔히들 오해하는 부분이 있다. 대부분 시스템 구축과 관련 된 관점의 차이에 기반하는 오해다. 위기관리의 주체가 누구인가 하는 문제인데, 일반적으로 위기관리 ‘주체’를 CEO 또는 위기관리 매니저라 막연히 간주하는 것 때문에 현실과 다름이 생긴다. 문제는 이러한 관점의 차이가 실제 위기관리에 있어서도 하나의 습관으로 굳어져 위기관리의 실패 가능성을 높인다는 데 있다. 어떤 관점의 차이들이 있을까?

    위기관리 시스템은 구축하는 것이다?

    아니다. 구축되는 것이다. 위기관리 시스템의 핵심은 사람이다. 기업을 구성하고 있는 CEO로부터 임원 그리고 실무자 그룹, 심지어 협력업체에 까지 이르는 전체 구성원들에 의해 구축되는 체계가 위기관리 시스템이다. 즉, 전체 구성원들이 주체다. 일개 또는 일부 부서가 리드해 시스템을 찍어내거나 만들어 선물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 과정에 있어서는 모든 핵심 인사들이 ‘참여’해야 가능한 것이고, 그들로 하여금 스스로 시스템을 추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위기관리 매니저의 역할이다.

    “우리 회사에도 위기관리 매뉴얼이라는 게 있어? 그게 언제 누가 만든 건데?” “우리 회사에서 위기 발생 시 부서별 역할에 대해 자세하게 알고 있는 직원이 있나? 없을걸?” “예전에 홍보팀에서 만든 위기관리 관련 시스템 자료를 본 적은 있어요. 그런데 그때는 그냥 자료만 공유 해 달라고 했지, 시간 들여서 들여다 본 적은 사실 없어요” 이와 같은 이야기를 하는 직원들이 있는 기업은 이상과는 다른 개념을 가지고 위기관리 시스템을 추구한 것이다. 위기관리 시스템은 직원들에 의해 구축되어야 맞다.

    위기관리 시스템은 운용하는 것이다?

    일방적 운용은 절대 불가능하다. 위기관리 시스템은 기본적으로 운전자의 말을 잘 듣는 전투기나 자동차가 아니다. 위기관리 시스템은 CEO를 비롯한 전체 임직원들에 의해 운용되는 것이다. 함께 운전을 해 나가기 위해 운전대가 수백에서 수천 개 달린 버스라고 보면 된다. 종종 정확하게 차선을 지킬 수 있거나, 정차와 출발이 일사불란하게 이루어지지 않는다. 이를 함께 충분히 이해해야 더 나은 운용이 가능하다.

    “왜 빨리 빨리 대응이 안되고 있는 건가요? 이미 몇 시간 전에 대응 지시를 했는데?” “본사에서는 현장 상황을 알기는 하는 걸까? 자꾸 지엽적인 지시들만 하고 있네…” “지금 뭐가 어떻게 돼 가고 있는 걸까? 무언가는 하고 있는 것 같은데, 혼란스러워 알 수가 없는 걸” 위기 시 이런 이야기들이 나오는 기업은 평소에 위기관리 시스템을 조직 내 어느 한 주체가 홀로 운용할 수 있다 믿었던 기업이다. 위기관리 시스템은 기업 구성원들 스스로 운용할 수 있게 지원되어야 맞다. 위기관리 매니저의 경우 이러한 일선의 운용 상황을 하나의 그림으로 모으는 일을 하는 조력자일 뿐이다.

    위기대응은 준비시키는 것이다?

    직원들 스스로 준비 되어 진다는 표현이 맞다. 이제는 기업들이 전문화 되어 각 업무 부문들이 위기 시 해야 할 일들을 프로세스에 따라 남이 일방적으로 지정 해 줄 수는 없는 상황이 도래 했다. 홍보부문이 위기 시에 해야 할 일을 기획부문에서 지정해 주긴 힘들다. 법무부문에서 대응하기 위해 고민해야 하는 사항들을 홍보팀에서 리스팅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생산부문의 위기대응을 재무부문에서 규정할 수도 없다. 각 부문별로 특정 위기 시 해야 할 일들과 하지 말아야 할 일들을 정확하게 규정 해 스스로 준비되어야 한다.

    “이런 기본적인 가이드라인을 가지고 실제 이런 위기를 관리하라고 하는 거야? 말도 안돼!” “매뉴얼이 무슨 필요가 있어? 일단 위기가 발생하면 매뉴얼만 보고 있어서는 큰 코를 다치게 되는데?” “지난번 위기대응 훈련 한번 시켜주고 나서 우리에게 위기관리를 하라고? 어쩌라는 거야?” 이런 질문들이 대두되는 기업들의 경우는 평소 이상과 같이 ‘준비 시킨다’는 개념에 충실했었던 곳일 가능성이 많다. 많은 부서들이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 프로젝트를 리드하는 부문에 의지했었다는 게 문제다. 시스템 구축 리딩 부서는 준비의 장(場)만을 제공하고, 실제 준비는 부문별로 스스로 되도록 하는 게 맞다.

    위기는 관리하는 것이다?

    각자 다같이 관리하게 하는 것이 맞다. 위기를 관리한다는 개념은 기업을 단일 주체로 놓고 그 주체가 객체인 위기를 관리한다는 생각에 기반한다. 하지만, 일단 위기가 발생하면 기업은 하나의 단일화된 주체가 더 이상 아니다. 같은 빌딩 속에 있어도, 심지어 워룸(war room)같은 위기관리 상황실에 다 함께 앉아 있어도 하나가 아니다.

    그들 각각은 위기 발생 직후부터 살아남기 원하는 수많은 개인들로 변한다. 이런 수많은 개인들로 하여금 최대한 합의된 대응 활동들을 하게 하는 것이 위기관리다. 위기 대응 활동을 하는 주체를 하나로 전제하며 단순하게 생각하게 되면 상황은 더 위험해 진다.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당연히 이렇게 해야 하는 거 아니야? 왜 다들 생각이 다른 거야?” “저 부서는 왜 저렇게 대응을 했지? 이번 위기는 저 부서에서 책임을 져야 할 것 같은데?” “왜 우리 부서가 이런 위기에 개입을 해야 하는 건가? 내가 보기에 우리 부서는 관련이 없는 것 같은데?” 이런 이야기들이 나오는 기업의 경우 위기관리 주체를 단순화 해 간주하는 습관이 있는 기업일 가능성이 높다. 절대 위기관리 주체는 하나가 될 수 없다. 따라서 평소 같은 개념과 같은 생각을 함께 공유해야 한다.

    아주 미세한 개념이지만 개념을 바꿔야 성공에 쉽게 다가갈 수 있다. 특정 부서가 위기관리시스템을 일방적으로 만들어 놓는 것을 이젠 그만해야 한다. 스스로 이 시스템에 따라 실제 실행이 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면 이미 부실한 시스템이다. 절대 시스템을 일방적으로 운용하려 시도하지도 말자. 다 함께 운용해 나가게 만드는 것이 위기관리 매니저들의 역할이다.

    스스로 준비하도록 자극을 주자. 준비해 줄 수도 없을 뿐 더러, 명령 해 준비 시킬 수는 더더욱 없다. 위기관리 매니저는 각 부문 스스로 A라는 특정 위기 시 위기관리를 위해서는 어떤 준비가 필요한지 고민하게 만드는 것이 좋다. 이를 모두 통합해 상호간에 연결하고 시너지가 이루어질 수 있는지 살피는 일만 해도 일은 많다. 절대 위기를 CEO나 위기관리 매니저가 관리할 수 있다 믿지 말자. 대신 회사 우산 속에 모인 여러 개인들로 하여금 위기를 관리하게 끔 지원하자. 개인간 부서간의 이해관계와 입장들에 대한 수용과 조정 없이는 성공적 위기관리는 불가능하다는 것을 빨리 이해하자.

    CEO와 위기관리 매니저들은 전지전능하지 않다. 스스로 할 수 있는 것은 극히 일부다. 위기관리 시스템을 이야기하며 많은 직원들의 동참과 협력을 간과한다면 진정한 시스템 구축은 영원히 불가능하다. 사공이 수 없이 많은 위기관리 시스템이라는 배를 산으로 가지 않게 하는 방법은 하루 빨리 위기관리를 ‘(하나의 주체가 리드해) 하는 것’에서 ‘(다 함께 해) 되는 것’으로 개념을 바꾸는 것이다.

  • 항상 최악은 감안하고 있는지 질문하라

    CEO들을 위한 위기관리 가이드라인 50 – ⓷

    어처구니 없는 블랙스완(black swan)을 고민하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스스로 충분히 예측 가능한 문제들은 필히 확인해 대비하자. 최악을 알고 있음에도 공론화 않고 대비하지 않는 습관을 버리자. 최악을 대비하되, 절대 최선에 대한 기대는 버리지 않는 기업문화. 최고경영자(CEO)의 올바른 질문이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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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항상 최악은 감안하고 있는지 질문하라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어처구니 없는 블랙스완(black swan)을 고민하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스스로 충분히 예측 가능한 문제들은 필히 확인 해 대비하자. 최악을 알고 있음에도 공론화 않고 대비하지 않는 습관을 버리자. 최악을 대비하되, 절대 최선에 대한 기대는 버리지 않는 기업문화. CEO의 올바른 질문이 핵심이다.

    영국속담에 ‘최선을 기대하며, 최악에 대비하라 (hope for the best, prepare for the worst)’는 말이 있다. 이에 대해 일부는 부정적 반응들을 보인다. 특히 경영자들은 낙관주의적 현실주의자가 되어야 하는데 그렇게 비관주의자가 돼버리면 회사가 어떻게 되겠느냐 한다.

    정확하게 새겨야 할 표현이 있다. 분명히 ‘최악을 대비하라’는 주문 앞에 ‘최선을 기대하라’는 표현이 있다. 낙관주의의 기본을 놓지 말라는 의미다. ‘최악(the worst)’이란 의미도 그렇다. 흔히 ‘최악’을 우리가 상상하기 힘든 어처구니 없는 블랙스완(black swan: 극단적으로 예외적이어서 발생가능성이 없어 보이지만 일단 발생하면 엄청난 충격과 파급효과를 가져오는 사건)으로 해석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사실 그렇지 않다.

    기업 위기관리에서 ‘최악에 대비하라’하는 주문은 전사적 위기관리 시스템에 있어 각 부문별 역할과 책임(R&R: role and responsibility) 배분을 전제로 한다. 배분되어 있는 부문별 역할과 책임은 해당 부문이 리드해 관리해야 할 위기에 대한 정확한 규정을 가능하게 한다. 즉, 스스로 리더십을 가지고 관리해야 할 위기를 해당 부문이 미리 알고 있게 된다는 의미다.

    이런 시스템에서 ‘최악의 상황’이라는 것은 좀 더 정확한 모습을 가진다. 해당 부문 구성원들은 물론 전 직원들이 충분히 ‘예측 가능한 최악’을 그리게 된다. 특정 업무분야에서 일정기간 재직한 부문 구성원이라면
    ‘A라는 위기상황에서 예측 가능한 최악의 상황은 이런 이런 것이다’는 공감대를 가진다. 이런 공유된 ‘예측 가능한 최악’을 대비하라는 주문이다.

    현실은 어떤가? 일부는 이렇게 간단한 최악을 예측하는 습관이나 훈련도 부족해 보인다. 외부에서 “OO과 같은 문제가 발생할 수 있을 듯 한데요. 어떠세요?”라 질문하면, 그런 실무자들은 “그럴 일은 없어요”라는 식으로 단정지어 답변 한다. “그래도 전혀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잖습니까?”라 재질문하면, 그들은 “뭐 굳이 상상 한다면 그럴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지금까지도 그렇고 앞으로도 그렇게 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봅니다”라 답변한다.

    하지만 위기란 확률에 기반하여 발생하는 것이 아니다. 더더욱 경계해야 하는 것은 실무자들의 ‘설마’ 또는 ‘별로’라는 주관적 느낌이다. 이는 평소 실무적으로 ‘최악’에 대한 예측을 하는 데 익숙하지 않거나, 심리적으로 꺼리는 고질적 습관 때문이다.

    또한 다른 실무자들은 경영진 앞에서 ‘최악’을 이야기하면 자신들의 업무 능력이 저평가되지 않을까 두려워해 최악을 거론하지 않는다. 항상 ‘최선책’의 제시에도 경영진들은 의심을 품고, 조바심을 내는데, 혹 ‘최악’에 대한 예측과 설명을 곁들이면 살아 남을 프로젝트가 있겠느냐 생각한다. “막상 시작되면 ‘최악’의 상황은 어떻게든 다 관리 되곤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리 경영진들에게 부정적 느낌을 줄 필요가 있나요?”하는 이야기들을 종종 듣는다.

    이렇기 때문에 CEO로서 위기관리에 강한 기업을 만들기 위해서는 선제적으로 “최악은 어떻게 예측하고 있는가?” 습관적으로 질문 해야 한다. 제대로 된 실무자라면 대부분 ‘최악의 상황’을 마음속으로 미리 예측하고 있다. 단, 경영진 앞에서 깊이 설명하기 꺼리는 경향이 있을 뿐이다. 이를 질문을 통해 확인 해 주는 것이 위기관리에 강한 기업과 기업문화를 만드는 CEO의 습관이다. 그들로 하여금 ‘최악’에 대해 언급하는 것을 자연스럽게 해 주고, 이에 대한 대비책을 설명하는 데 있어 자신감을 갖게 하자.

    임직원들로 하여금 ‘CEO께서 최악의 상황에 대한 대비를 항상 확인 하시니, 문제 발생이 가능한 상황들을 예측해 보고, 이에 대한 대비책들을 강구해 보고하라’는 공감대를 형성하게 하자. 실제 위기가 발생하기 전 이런 프로세스와 사고방식은 구조화 되어야 한다. 그래야 위기 발생 직후 혼란한 시기에도 위기관리 위원회 구성원들이 전사적으로 ‘최악의 상황’을 구체화 할 수 있다. 발생 한 위기와 관련 해 각 부문들이 그려내는 ‘최악의 상황’들을 하나로 모으면 ‘전사적인 최악의 상황’을 목도할 수 있게 된다.

    최악의 상황을 예측할 수 있다면, 이에 대한 대비는 당연히 가능하게 된다. 더 나아가 그러한 예측 가능한 최악의 상황을 초래하지 않도록 많은 위기관리 활동들로 상황에 적극 개입하게 된다. 결국 예측 가능했던 최악의 상황을 피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일부는 불행히 최악의 상황을 맞더라도 이에 대비한 플랜B(비상계획)를 가동할 수 있도록 전사적으로 준비될 것이다.

    최악을 이야기하는 느낌은 누구에게나 불편한 감정이다. 특히 발생하지 않은 상황에 대해 미리 불편한 생각을 하는 것은 스스로를 우울하게 까지 한다. 이해한다. 하지만, 최선을 기대하며 최악을 준비하는 것은 CEO에게는 필수불가결한 습관이다. 그렇지 못한다면 최악의 상황으로 인해 최선에 대한 기대 조차 종종 포기하게 되는 경험을 하게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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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스로 민감하고 민감하고 민감해지라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CEO라면 매일 뉴스를 읽자. 다른 기업의 문제에 주목하자. 우리는 어떤지 임원들에게 질문하자. 생각하게 하며 질문을 반복하자. 얼마 후 문제에 먼저 주목하는 임직원들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스스로 관리 방안을 마련하는 선제적이고 민감한 조직으로 자라날 것이다. 곧 위기 없는 조직이 되는 것이다.

    기업이 위기를 겪는 이유는 그 위기를 대부분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부정적 상황을 미리 예상했었더라면 해당 위기를 감당하지 못한 채 어이없이 당하고만 앉아 있을 리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기업들이 위기를 예상하지 못하고 그대로 당하거나, 허둥지둥 관리를 시도해보다 실패한다. 상당한 아이러니지만 사실 이것이 반복되는 기업의 역사다.

    그럼 어떻게 기업은 많은 위기를 미리 예상할 수 있을까? 어떻게 보면 간단하다. 평소 CEO의 생각과 질문 하나가 위기관리형 기업문화 형성에는 많은 도움이 된다. “오늘 아침 신문에 보니 미국 패스트푸드점에서 매장 직원이 손님을 인종적으로 폄하하는 메모를 영수증에 했다더군요. 기분이상한 그 손님이 소셜미디어상에 그 사실을 퍼뜨려 전사적으로 곤경을 당하고 있다네요” 같은 이야기를 임원들과 나누는 것이다.

    이 이야기 말미에 CEO가 “우리 매장에서는 어떻게 주문 손님들을 식별하고 있죠? 혹시 우리도 영수증에 주문 손님의 인상착의나 주문 내용을 메모 하고 있나요?”라고 전국 매장을 책임지는 영업담당 임원에게 질문 해 보는 것은 좋은 시작이다. 물론 즉각적 답변이 항상 필요한 것은 아니다. 단, 반복되는 시사적 질문은 기업의 위기 민감도를 높이는 자극제로서 큰 의미가 있다.

    많은 기업들이 다른 기업들이 경험했던 위기를 그대로 경험한다. 또한 많은 기업들이 최근에 문제가 되고 있는 이슈에 휘말려 서로 유사한 위기를 나누어 경험한다. 더욱 더 많은 기업들은 이전에 스스로 경험했던 위기를 다시 경험한다. 이 모든 증상들은 평소 기업 내에서 위기에 대한 민감성이 무뎌져 있어 발생하는 공통된 증상들이다. 평소 민감한 CEO의 질문이 있었다면 이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었을 것이다.

    “이번 OO사 고객정보유출 사건이 있었는데, 우리 회사는 작년 고객정보유출 경험 이후 현재는 어떤 수준인가요? 달라진 환경에 완전하게 대응할 수 있는 수준인가요?”하는 되돌아보는 질문도 좋다. “경쟁사측에서 이번 소비자 블랙메일에는 일사불란하게 잘 대응한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관련해서 로펌과 홍보팀의 협업이 눈에 띄던데, 우리는 어떤 협업 체계를 가지고 있나요?”하는 질문은 회사의 위기관리 시스템을 한두 단계 업그레이드 시키는 멋진 질문이다.

    CEO의 위와 같은 질문 하나 하나가 평소에 계속 이어지다 보면, 임원들과 팀장급 매니저들은 지속적으로 미리 답변을 고민하게 된다. ‘최근 뉴스에 노로 바이러스 피해 사례들이 계속 회자되고 있는데, CEO께서 우리 신선 사업부에 질문하시면 이에 대해서는 어떤 답변을 해야 할까?’를 고민해보는 기회를 스스로 만드는 것이다. 임원들로 하여금 “노로 바이러스 관련 대책을 마련해 빨리 보고 하도록 하세요”라는 지시 의도를 형성해 주는 좋은 방법도 CEO의 질문이다.

    단, 이런 질문은 민감성을 해친다. “OO기업 참 바보 같은 회사야. 그 회사는 그럴 줄 알았어!” “얼마나 형편 없이 직원 교육을 시켰으면 그러겠어…쯧쯧” “운이 나쁜 거지 뭐. 아무리 OO이라도 별 수 있겠어?” 이런 류의 CEO 질문이나 코멘트는 임직원들로 하여금 동일 또는 유사한 핑계의 로직을 학습하게 할 뿐이다. 얼마 후 발생한 자사의 위기에 대해 임직원들로부터 비슷한 변명을 듣게 될 확률이 높아지는 것이다.

    CEO를 비롯한 모든 구성원들이 위기에 대해 극도로 민감한 체계를 구축하게 되면 위기관리의 승률은 극대화 된다. 많은 위기들을 예상할 수 있게 되고, 이에 대한 대비, 완화, 방지 등이 그 때부터 가능해 진다. 어쩔 수 없이 맞닥뜨려야 하는 위기라면 모든 준비를 마친 뒤 예상된 시점에 위기를 관리 개시할 수 있게 된다. 민감하지 못했던 기업보다 훨씬 유리한 체계를 지니게 되는 것이다.

    일부 직원들은 이렇게 불평 할 수도 있다. “자꾸 부정적 부분들만 들추며 미리 걱정 하다 보면 회사 분위기는 우울해지고, 직원들이 적정한 리스크를 감수하지 않는 부작용이 생길 수 있지 않을까요?” 하지만, 전사적으로 민감성을 가지게 된다면, 전 업무 분야에 걸쳐 사회, 비즈니스, 윤리, 안전상 문제가 생길만한 모든 부분들에 대한 감지와 개선이 가능해 져 중장기적으로는 더욱 긍정적 업무 환경이 보장될 수 있다. 명실상부 한 ‘위기 없는’ 사업 환경이 도래하는 것이다.

    분명 문제가 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무시하고 사업을 무조건 진행해 나가거나, 일부 문제가 있음에도 이에 대한 정확한 리뷰와 고민을 하지 못하고 실행 해 버리는 업무들로부터 크나 큰 위기들은 다가온다. 즉, 기업이 민감하지 않기 때문이 아니라, 민감해야 할 이유를 다 함께 무시하기 때문에 큰 위기가 발아(發芽)한다는 의미다. CEO가 먼저 민감성을 키워 자꾸 질문해 보자! 전사적으로 최대한 고민하게 되면 이윽고 조직 전체가 민감하고, 민감하고, 민감해 질 것이다.

  • 위기는 ‘만약’이 아니라 ‘언제’에 대한 이야기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3월부터 시작한 이코노믹리뷰 기고문입니다. 앞으로 50개 기고문을 플랜에 따라 올릴 예정입니다. 그 첫번째 칼럼입니다.

    위기는 ‘만약’이 아니라 ‘언제’에 대한 이야기

    긍정적이고 즐거운 생각만 하고 살아도 삶은 짧아 보인다. 특히 비즈니스에 있어 항상 긍정적인 열정으로 회사와 사람들을 리드하는 것은 성공하는 CEO의 특징이다. 사람은 본능적으로도 나쁜 생각을 하기 꺼리는 습성이 있다. 기분이 우울해지고, 힘이 빠지고, 걱정 때문에 잠을 설칠 만큼 고통스럽기 때문이다.

    하지만, CEO들이 이런 긍정 본능이나 원칙만을 따른다면 위기관리는 점점 더 어려워진다. 세계의 많은 위기관리 전문가들은 CEO들에게 ‘항상 최악의 상황을 상상하라’고 주문한다. 본능적으로 최악을 상상하는 것은 비록 고통이겠지만, 그런 과정을 통해 실제 최악의 상황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밑지는 장사는 아니다.

    CEO들에게 항상 최악의 상황을 상상해 보고, 이에 대한 최선의 대비를 미리 해 놓는 것이 위기관리의 기본이라 설명 하면 종종 이런 질문을 받는다. “그런 원칙은 알겠는데, 사업을 하다 보면 어느 한 부분도 완전하거나 확신이 드는 곳이 없습니다. 매번 이 모든 것들에 대해 최악을 상상한다는 것은 상당히 소모적인 것 같습니다.” 맞는 말이다. 일시적으로 소모적일 수 있다.

    그래서 많은 기업들이 위기관리 매뉴얼을 만들다 지쳐 포기한다. “처음에는 우리에게 발생 될 수 있는 위기들을 모두 모아 보자 했었어요. 그런데 끝이 없더군요. 이것 저것 정리하다 너무 많아 일단 분석을 중지 했습니다.” 처음 십여 개 정도로 예상되던 위기들이 실제 들여다보고 실무자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수백 개를 훌쩍 넘어 버리니 당연한 결과다. 그러나 이 또한 하나의 과정이다. 이 과정을 인내하고 수행하는 기업이 위기관리 성공에 한발자국 더 나아가는 기업이 된다.

    하나 하나 최악의 상황들을 상상하며 그때 그때 이에 대한 대비책들을 생각하다 보면 일정 기간의 고통이 지난 후 몇 개의 큰 유형들이 머리에 정리 된다. 즉, 위기의 형태들은 수없이 많을 수 있지만, 비슷한 위기의 유형들은 몇 가지로 정리 된다는 뜻이다. 이는 위기의 발생 원인과도 그 맥락이 닿아 있다. 위기를 만들어 내는 원인들을 그 고통스러운 과정을 통해 반복적으로 들여다 보게 되는 것이다.

    아무리 그 과정이 힘들고 고통스럽다 해도 기업 위기관리의 성공을 위해서는 견뎌내야 한다. 단순 인내를 넘어 그 과정을 기업 문화 속에 녹여 모든 구성원들이 당연한 과정으로 받아 들일 수 있어야 한다. 모든 구성원들이 발생 가능한 위기의 유형들을 정확하게 머릿속에 그리고 있는 기업이 바로 위기를 관리하기 위한 기본을 이룬 기업이다.

    더 나아가기 위해 죽음을 한번 생각 해 보자. 인간에게 이 죽음이라는 가장 큰 위기는 평생을 살면서 어린 시절에는 ‘만약(if)’으로서만 의미를 가진다. 그런 위기가 과연 나에게 다가 올까 하는 생각이 짙다. 하지만 더 성장한 인간을 포함해 모든 인간에게 죽음이라는 위기는 기본적으로 ‘언제(when)’라는 질문이 더 중요하다. 인간다운 삶을 살며 죽음이라는 위기를 슬기롭게 맞이하기 위해서는 이 ‘언제’에 철저히 대비하고 있어야 한다. 오늘이라도 죽음이 내 앞에 온다면 나는 성공한 삶을 살았다는 ‘확신을 준비’하는 것이다.

    기업 위기관리도 똑같다. 임직원들이 ‘만약 공장에 화재가 발생한다면?’ ‘만약 우리 제품에서 치명적인 유해성분이 검출돼 규제기관이 이를 적발하게 된다면?’ ‘만약 이번 구조조정에 불만을 품은 직원이 업무 정보를 가지고 내부고발자로 나선다면?’ 이런 생각을 하는 기업들은 기업 위기관리에 기본이 된 기업이다. 하지만, 더욱 위기관리에 준비된 기업들은 전 구성원들이 ‘언제’를 생각하는 수준까지 발전한 곳이다. ‘만약’이 커야 ‘언제’가 된다. 이 ‘언제’란 완전히 준비되어 실패함이 적은 경지를 의미한다. 궁극적으로 위기관리는 ‘언제’에 대한 이야기다. 이 모두를 개념 치 않는 기업은 빨리 새겨 들어야 할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