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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매뉴얼이 잘못 되어 있어 실패했다고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매뉴얼에 문제가 있었어요. 당시 공장이 완전 먹통이 돼 버린 이유를 알아보니 매뉴얼이 문제이더군요. 당시 시설 관제와 관리 요원들은 예비 장비를 작동하려면 ‘주 장비를 꺼야 한다’는 사용법을 몰랐답니다. 매뉴얼 자체에 그런 내용이 없었던 거죠. 이런 건 어떻게 개선할 수 있을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매뉴얼이 문제여서 위기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을 확률은 생각보다 무척 적습니다. 아마 그런 지적은 사후 책임이나 평가를 벗어나기 위한 변명일수도 있습니다. 매뉴얼에는 위기 발생 시 직원들이 실행해야 할 모든 활동 내용을 하나도 빠짐 없이 100% 담을 수는 없습니다. 그럴 필요도 없습니다. 매뉴얼은 위기 발생시 효과적 대응을 위해 직원들에게 대응 프로세스들을 보여주는 역할에 충실하기만 하면 됩니다.

    군인들이 총을 쏘며 전투중인 상황을 한번 상상해 보시죠. 사격을 하는 데 있어서도 군에는 간단한 매뉴얼이 있지요. 영점을 맞추는 방식이나 과녁 조준, 탄창 삽입, 방아쇠 격발 방식 등이 일종의 프로세스로 죽 나열되어 있습니다. 군인들은 이 매뉴얼을 글자로 읽지 않습니다. 읽더라도 이후 작동 실연을 보고 몸으로 무한 반복 경험하면서 총을 실제 다루고 쏘는 법을 배우는 겁니다.

    병사들이 총탄이 빗발치는 치열한 전투 중 상사에게 이런 질문을 한다고 상상해 보죠. “소대장님, 매뉴얼이 잘 못 되었습니다. 매뉴얼에는 총을 쏘는 방식만 나와 있고, 탄알들이 모두 소진되면 새 탄창을 삽입해야 한다고 나와 있지는 않습니다. 어떻게 해야 합니까?” 소대장의 마음은 어떨까요?

    더 나가서 “소대장님, 두 번째 탄창을 끼울 때 첫 탄창은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지도 매뉴얼에 나와 있지 않아 우리 동료들이 죽어가고 있습니다. 새 탄창을 삽입하기 위해서는 꼭 첫 번째 탄창을 제거해야 하는 건가요? 명령을 내려 주십시오!” 어떻습니까? 이건 말도 안 되는 상황이죠.

    질문해 주신 현 상황도 마찬가지입니다. 위기관리는 사람이 합니다. 매뉴얼에 의해 움직이는 기계들이 하는 것이 아닙니다. 사람이 위기를 관리한다면, 그 사람들에게는 적절한 훈련이 제공되어야 맞습니다. 매뉴얼에 기반한 훈련이죠. 그 후 반복 시뮬레이션들을 통해 공장의 시설을 먹통으로 만들지 않을 수 있는 숙련된 직원들이 탄생하게 됩니다. 그 숙련된 직원들이 매뉴얼에 의해 뚝딱 만들어진다고 믿는 경영진들은 아마 아무도 없을 겁니다.

    만약 매뉴얼에 주요한 설비 작동 절차가 생략되어 있어 문제가 되었다면, 이는 해당 매뉴얼을 실제 시뮬레이션을 통해 한번도 제대로 검증해 보지 않았다는 의미가 됩니다. 시뮬레이션은 직원들에게 반복적 ‘익힘의 과정’도 제공하지만, 매뉴얼의 현실성과 구체성을 검증해 보는 ‘진단의 과정’도 함께 제공합니다. 그런 중요한 작동 절차 명기가 빠져 있었다면, 절대로 단순히 그 매뉴얼만의 문제는 아니라는 의미입니다.

    상당히 많은 기업들이 매뉴얼을 만들어 놓고만 안심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위기관리 매뉴얼이 있다는 것 자체만 가지고 ‘우리 회사에는 위기관리 시스템이 구축되어 있다’고 말합니다. 위험한 기대입니다. 위기관리 매뉴얼은 마지막이나 완성이 아닙니다. 그 매뉴얼은 위기관리 시작이자 밑그림이기 때문입니다. 이후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활성화 노력이 필요한데도, 많은 기업들은 이를 결승점으로 생각하니 문제가 벌어집니다.

    이후 대부분의 매뉴얼은 낡아 갑니다. 아무도 관심 가지지 않고, 존재했다는 사실도 잊혀져 갑니다. 운 좋게도 일부 매뉴얼의 존재를 기억하는 임직원들도 그 매뉴얼이 실제 위기 시 작동 될까 하는 질문에는 자신 없어 합니다. 일부에서는 위기가 발생하면 그 두꺼운 매뉴얼을 한 장 한 장 펼쳐 봅니다. 마치 군인이 전장에 매뉴얼 페이지를 넘겨가면서 총이나 수류탄을 사용하는 셈이죠. 의사가 환자의 배를 갈라 놓고 매뉴얼을 읽고 있는 셈입니다.

    그리고 나서는 매뉴얼에 이런 이런 명기가 빠져 있어서 전투에 실패했다고 합니다. 환자가 죽은 이유도 매뉴얼 때문이라고 변명하는 것과 같습니다. 사실이 아닙니다. 매뉴얼이 문제의 핵심은 아닙니다. 최고경영진들은 그 부분을 정확하게 바라보셔야 합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어떻게 직원들의 위기관리 마인드를 키울 수 있나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제가 CEO로 부임한지 몇 개월 되갑니다. 와서 보니 임직원 사이에 위기나 위기관리 개념이 상당히 희박하더군요. 전 직장에서는 위기관리 트레이닝이나 시뮬레이션 같은 것들을 정기적으로 했어서 대부분 개념이 잡혀 있었어요. 어디서부터 어떻게 해야 직원들의 위기관리 마인드가 고양될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질문하십시오. CEO가 임직원들을 통해 전사적 위기관리 개념과 체계를 북돋고 싶으시다면 ‘질문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 방법입니다. CEO가 임원 개개인에게 하는 질문은 상당한 무게와 의미가 있습니다. 상당히 많은 조직의 변화가 CEO의 ‘질문’에서 발아 되곤 합니다.

    “우리 회사에는 문제 발생시 즉각 활용 가능한 위기관리 매뉴얼을 보유하고 있나요?” 이건 아주 무서운 질문입니다. 이런 질문을 받은 임원들은 관련 팀장들에게 이렇게 다시 물어 볼 겁니다. “CEO께서 우리가 위기관리 매뉴얼을 보유하고 있는지 물으시는데, 그런걸 만든 적이 있던가?” 아마 일부 팀장은 이렇게 답 할겁니다. “네, 상무님, 5년전에 기획부와 홍보부가 같이 만들어 놓았던 위기관리 매뉴얼이 있긴 합니다. 하지만, 업데이트 되지 않아서 즉각 활용 가능한 수준은 아닌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 정도 대화가 진행 되면 이미 그 다음 실행 과제는 나온 셈입니다.

    “CEO께서 즉각 활용가능한지를 물으시는데, 그럼 빨리 개선해서 그 매뉴얼을 활용 가능한 수준까지 끌어 올리는 데 얼마나 시간이 필요할까? 예산은?” 이때부터 실질적인 개선작업이 시작됩니다. 실무자들간 TF(태스크 포스)가 만들어지거나, 외부 전문가들과 협업이 이루어지거나 어떻게 해서든 그 부분에 업그레이드 작업이 이루어지게 됩니다.

    CEO가 계속 질문하는 습관을 들이고, 관심을 가져주면 임직원들의 위기관리 마인드는 그리 어렵지 않게 고양됩니다. 경쟁사나 같은 업종의 회사들 그리고 그 외 여러 다른 기업들에게서 발생한 실제 위기 사례들에 주목하는 것도 좋은 습관입니다. “이번 OO회사에서 발생한 안전 위기를 제가 관심 가지고 보았는데요. 우리도 생산시설에서 이번 사고와 관련된 유해물질을 다루고 있죠? OO회사의 평시 관리 방식과 우리의 방식은 어떻게 다른가요?” “이번에 OO업계에서 발생한 가격 담합관련 논란이 참 흥미로운데요. 우리는 협회 측과 어떻게 커뮤니케이션하고 있습니까? 공정위나 검찰로부터 의심받을 만한 상황은 혹시 없을까요?” “최근 이물질 사고들이 많이 발생하고 있어 주목하고 있습니다. 우리 생산과정에서 이물질 이슈들은 대략 어떤 것들입니까? 개선 방안들을 가지고 있나요?” 이렇게 자주 구체적으로 질문 하는 겁니다.

    위기관리는 아래 임직원들이 알아서 하는 당연한 업무라는 개념을 가지고 있는 CEO의 회사는 위험합니다. ‘알아서들 잘 하겠지’ CEO의 이런 생각은 금물입니다. 외부 전문가를 초청 해 임직원들에게 ‘위기관리 강의’를 듣게 하는 것에 만족해서는 안됩니다. 게다가 CEO 스스로도 그 강의를 듣지 않는다면 더더욱 쓸모 없는 일이 되고 맙니다. CEO가 관심을 가지고 계속 질문할 수 있으려면 개인적으로 ‘위기관리’에 대한 사전 이해와 훈련이 전제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당장 활용할 수 있는 위기관리 매뉴얼을 보유하고 있습니까?”라는 CEO의 질문에 일부 임원들이 “네, 있습니다. 5년전에 이미 만들어 놓았습니다.”라고 단순 답변을 할 때 그냥 “그렇군요. 안심입니다.”라고 고개를 끄덕이는 CEO가 되어서는 안됩니다. CEO 스스로 위기관리에 대한 이해와 경험이 부족한 상태에서 지속적으로 질문만 한다면 그 자체가 더 위기화 될 수 있습니다. 임직원들은 ‘보고를 위한 위기관리’에 열중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실체가 없거나 허풍이 들어간 위기관리 시스템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제가 종종 강조 드리지만 CEO를 비롯한 최상위 경영진들의 ‘위기관리 마인드’가 회사의 생사를 가른다는 것은 명확한 진리입니다. 선후를 따진다면 임직원들의 위기관리 마인드가 먼저가 아니고, CEO와 최고경영진들의 위기관리 마인드 고취가 최우선이어야 합니다. 정확한 순서를 밟아 나가시기를 바랍니다. 확실한 개념을 수립했다면, 질문하십시오. 그 질문의 힘은 전사적인 역량으로 연결될 것입니다. 믿어 보세요.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위기관리 강의? 이제 그만 듣자!

     

     

    [The PR 기고문]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사람이 강의를 듣고 그 가르침에 따라 실천할 수 있는 것이 얼마나 될까? 특히 몸으로 해야 하는 자전거 타기나, 수영 같은 활동들을 강의만 듣고 따라 할 수 있다고 자신할 수 있을까? 강의를 듣는 목적은 그 주제와 관련된 정보를 얻고, 관련된 내용들을 구경(!)하고, 마음을 다잡는 정도가 전부다. 기업의 위기관리라는 주제를 한번 보자. 위기관리의 특성상 그에 관련된 강의를 듣고 그대로 따라 할 수 있는 부분은 거의 제로에 가깝다.

    그런데도 많은 기업들은 ‘위기관리 강의’를 일종의 비책인 양 지속하고 있다. 위기관리 강의를 의뢰하는 실무자의 전화를 받아보면 “저희가 3년전에 전직원 대상으로 위기관리 강의를 한번 진행했었는데요, 이제 시간이 지나서 다시 한번 강의를 받아 보려고 준비 중입니다.” 이 실무자의 말에서 가장 놀랐던 부분은 지난 3년간 이 회사는 실제 위기관리 체계를 강화하거나 개선하는 등의 아무런 실천도 없이 강의만을 정기적으로 듣고 있다는 것이었다.

    “직원들이 위기관리 마인드를 좀 가졌으면 해서요. 이번 강의가 중요합니다.” 사실 직원들의 위기관리 마인드를 고취하는 것 보다 더 중요하고 시급한 것은 최고경영진의 위기관리 리더십 고취다. 일선 직원들에게 반복적으로 위기관리 강의를 듣게 한다고 나아지는 것은 사실 별로 없다. 강의 때 제시된 수많은 사례들을 보고 들은 다음에 남는 것이라고는 “OO회사가 참 못하더라” “XX회사는 참 대단해!” 이게 전부다. 강의가 끝난 후 직원들은 자기끼리 모여 술자리를 가질 때 필요한 안주거리로 강의 내용을 기억할 뿐이다. 강의를 통해 그 이상도 그 이하도 기대하긴 어렵다는 이야기다.

    “대표님께서 최근 다른 O사에서 발생한 위기를 보시고 우리 직원들에게도 위기관리를 교육하라고 해서 이렇게 모시게 되었습니다.” 고맙다. 하지만, 회사를 위해 더욱 중요한 것은 그 O사에서 실제 발생한 위기유형이 자사에게도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지 스스로 심도 있게 들여다보는 ‘실제 활동’이지 강의가 아니다. 당장 오늘이라도 동일한 위기가 자사에서도 발생할 수 있는데, 전임직원이 한가하게 강의를 듣고 있다는 것을 한번 상상해 보자. 정말 아찔하지 않나?

    “우리 회사에 위기관리 시스템을 만들어보자 해서 이렇게 강의를 의뢰하게 되었습니다.” 아니다. 위기관리 시스템은 강의를 통해 설계하고 실행할 수 있는 주제가 절대 아니다. 다른 회사의 위기관리 시스템을 먼저 구경하고 자사의 위기관리 시스템을 설계할 거라고?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 주장이다. 사람의 지문이 다르고 체질이 다르듯 위기관리 시스템은 자사만을 위해 디자인 되는 것이고, 효율적으로 짜여 있어야 한다. 남의 것을 보고 따라 복제할 수 있는 성격의 것이 아니다.

    왜 수많은 임원들과 직원들이 몇 시간 동안 위기관리 강의를 들어야 하는가 말이다. ‘위기’가 무엇인지 모르는 임직원들이 있을까? 하루 하루 수 십 년간 실무를 진행하면서 한번도 ‘위기’라는 것을 겪어 보지 않는 자가 있을까? 그리고 더 나아가 ‘위기관리’가 무엇인지 전혀 모르고 있는 임직원들은 몇이나 될까? 필자의 경험상 ‘위기’나 ‘위기관리’에 대해 그 의미를 전혀 모르고, 생각 하지 않던 사람들을 만나 본적이 없다. 질문을 하고 여러 사례를 같이 구경 하다 보면 “저희도 저런 사례가 예전에 있었습니다.” “저희도 사실 아니라고는 말을 못하겠네요”하는 반응들이 나온다.

    이미 대부분의 임직원들은 ‘위기’와 ‘위기관리’에 대한 생각이나 경험들을 일정 수준 이상 가지고 있다. 그런데도 왜 많은 기업들은 그저 그런 위기관리 시스템을 가지고 있을까? 왜 그리 두꺼운 위기관리 매뉴얼은 회사 책장 속에서 사장되어가고 있을까? 왜 새로 입사한 직원들과 팀장들은 자기 부서가 위기 시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 지 모르고 있을까? 왜 임원들은 한번도 실제 위기를 관리해 본 경험이 없다고 불안해 할까? 왜 CEO는 위기가 실제 발생하면 어쩔 줄 몰라 의사결정을 미루고 주저하기만 할까? 이상의 문제들이 과연 ‘위기관리’ 강의를 들으면 시원하게 해결되는 것들일까? 아니다.

    강의는 이제 그만 듣자. 그 대신 사내에 위기관리 시스템을 살아 움직이게 만들 수 있는 ‘위기관리 전담팀’을 만들자. 그들을 통해 현재 우리 회사를 깊이 있게 들여다보게 하자. 그런 작은 시작이 수 백시간의 위기관리 강의보다 회사를 위해서 훨씬 나은 선택이다. ‘위기관리 전담팀’에게 최고경영진들은 지속적으로 질문 해 보자. “우리 회사의 이슈나 위기 상황을 모니터링 하는 체계는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가?” “실제 위기가 발생했을 때는 어떤 단계와 과정을 거쳐 모니터링 결과들이 최고의사결정기구에 취합 보고되는가?” “실제 보고될 모니터링 결과들은 어떤 형식인가? 실제로 한번 구현 할 수 있나?” “이를 위해 필요한 사내 공유 체계는 어떤 것이 있는가? 혹시 필요하다면 인트라넷에 해당 모니터링 보고 내용을 연결해 공유할 수 있게 만들어 줄까?” 등등 보다 실무적이고 실질적인 개선과 강화 실천들을 해야 성공적인 위기관리 실행이 가능해 진다.

    다른 회사들이 위기 때 어떻게 무엇을 했는지 이제 더 이상 구경 하는 데만 만족스러워 하지 말자. 그들의 장점을 우리의 장점으로 만들기 위해 자사의 위기관리 시스템을 업그레이드 해보자. “A사는 이번 위기 때 생각보다 훨씬 빠르게 대응했다. 그렇게 빨리 움직일 수 있던 원인이 무엇일까? 상황발생이 주말 새벽에 발생했었는데, 그걸 어떻게 누가 감지할 수 있었을까?” 위기관리팀은 강의를 듣기 보다 다 같이 모여 이런 질문을 주고 받으면서 고민 해야 맞다.

    ‘A사는 알아보니 전방위적 온라인 오프라인 모니터링 시스템을 만들었다. 이를 통해 문제가 감지되면 핵심 의사결정자들과 위기관리팀 전원의 휴대폰으로 실시간 ‘경보’가 전달되게 되어 있다.” 이런 사실을 발견하게 되면 ‘우리 회사도 그런 경쟁력 있는 상황 경보 체계를 한번 만들어 보자’하는 실무 제안과 실제 활동이 있어야 한다. 그 후 일정기간과 예산을 들여 더욱 강력한 자사만의 ‘위기 경보 시스템’을 론칭 하는 것이다. 이후 실제 문제가 발생했을 때 밤낮을 따지지 않고 자사의 모든 위기대응 그룹 인력들에게 경보 문자가 전달되는 진짜 경험을 해 보자는 이야기다.

    강의보다는 실천이 더욱 더 중요하다. 실천하기 힘들고 실천하기 싫다고 강의만으로 스스로 위로해서는 나아짐이 없다. 위기관리에 성공한 회사들의 사례를 보고 ‘저 회사는 우리 보다 훨씬 돈이 많은 회사니까 잘했던 거겠지 뭐…’하고 단순하게 생각하지 말자. ‘저 회사는 원래 위기관리 개념이 없어서 이번 위기 때도 죽을 쑤었군……쯧쯧’하고 그냥 흘려 보내지 말자. 이제는 실천이다. 힘들고 귀찮고 어려워도 한 발자국이라도 더 나아갈 수 있는 실제 활동을 같이 해보자.

    우리가 흔히 비웃는 투로 순진하게 사랑을 논하는 사람에게 ‘사랑을 책으로 배웠구나’ 하는 말을 한다. 현실에서는 제대로 상대를 사랑해 본적이 없으면서 ‘사랑은 이래야 한다, 저래야 한다’ 하는 개념들만 충만한 사람을 그렇게 이야기한다. 주변을 둘러 보자. 우리 회사 임직원들은 어떤가 한번 보자. 우리 회사의 CEO와 최고의사결정자들은 실제로 위기관리를 얼마나 경험해 보았는지 보자. 그들의 그간 경험이 전사적으로 공유되어 일사불란하게 조직화 될 수 있는지 점검해 보자. 다 같이 모여 머리를 맞대고 이야기 나누어 보자. 개선이나 강화가 필요하다면 적극적으로 최고의사결정자들의 공감과 동의를 얻어 내보자. 강의실에 앉아 ‘위기관리를 보고 듣고’ 이를 반복하는 이벤트는 이제 그만해 보자. 위기관리도 책으로만 배울 수는 없다. 소용없다는 것을 알았다면 그만하는 것이 실천이다. 새해에는 강의보다 실천하자.

  • 안되는 곳들은 대부분 이렇다

    매 끼니 식당에 가면 그곳 종업원들의 일하는 모습을 구경하면서 많은 경영 인사이트를 얻는다. 일종의 관찰학습이다.

    식당도 에이전시와 별반 다른 것이 없다. 잘되는 식당에서 배우는 에이전시 성공의 노하우도 많다.

    이번엔 잘되지 않는 식당에서 배우는 에이전시 서비스의 반면교사들이다. 에이전시의 그것들과 한번 비교 해 읽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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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종업원들이 손님을 바라보고 있지 않다.
    • 몇 번 불러야 온다.
    • 맨손으로 다닌다.
    • 주문을 적지 않고 암기하다 빠뜨린다.
    • 계산을 정확하게 하지 않는다.
    • 종업원들의 전체 표정이 우울하다.
    • 불친절하다.
    • 종업원들끼리 서로 시끄럽다. (수다 또는 다툼)
    • 주인이 있을 때와 없을 때가 다르다.
    • 수저나 젓가락, 냅킨 등이 미리 준비되어 있지 않다.
    • 손님이 없으면 잔다.
    • 손님에게 정확하게 음식 설명을 못한다.
    • 추천해 달라고 하면 “다 맛있어요”한다.
    • 그래도 좀 추천해 달라고 하면 제일 비싼 메뉴를 가리킨다.
    • 주인만 바쁘다.
    • 매니저가 매장을 장악하지 못한다.
    • 손님이 몰려들면 종업원들이 짜증을 낸다.
    • 대부분 어린 알바들이 서빙한다.
    • 주인과 종업원들하고 친한 단골 손님이 없다.
    • 종업원마다 음식 서빙하고 상을 차리는 방식이 제각각 다르다.
    • 옷을 지저분하게 입는다.
    • 테이블에 문제가 있으면 자기네들끼리 군시렁 거린다. (대책을 세워 대응하지 않는다)
    • 키친하고 커뮤니케이션이 잘 안된다. (소스 뿌리지 말고 따로 달라…그대로 뿌려 나온다)
    • 단골을 홀대한다.
    • 고객보다 종업원들이 더 거만하다. (유명세프 레스토랑이나 오래된 노포의 경우 같이)
    • 테이블을 담당하는 종업원 분담이 없거나 자주 바뀐다.
    • 종업원들이 전체적으로 느리다.
    • 과도하게 쿠폰이나 소셜커머스 남발한다.
    • 맛이 없다.

     

    에이전시에서 일하는 에이전트들이 고객을 바라보고 있고, 그들에 대해 공부하고, 항상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는가? 그들에게 정확한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그들의 니즈를 완전에 가깝게 충족시켜주고 있는가?

    에이전시 스스로 최상의 서비스를 하기 위한 체계와 준비, 그리고 훈련을 진행하고 있는가? 모든 사내 에이전트들이 규정에 맞추어 disciplined 되어 있는가? 사내 소통과 직원들간의 관계, 그리고 매니저들의 리더십은 온전한가?

    CEO의 리더십에 따른 근본적인 경쟁력이 있는가?

     

    한 해를 마무리해가면서 더 나은 에이전시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된다.

     

     

    2015.12.3일

    정용민 씀

  • 우선 상황을 먼저 관리해야 하는 거 아닙니까?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회사 생산 시설에서 사고가 났던 적이 있습니다. 발생 초기 현장 직원들이 대부분 사고를 처리하느냐 정신이 없었어요. 관계 기관 보고나 본사를 통한 대언론 사고 브리핑이 좀 늦었었죠. 그랬더니 언론에서는 ‘쉬~쉬~’했다면서 난리를 치더군요. 우선 상황관리가 먼저 아닌가요?”

    컨설턴트의 답변

    상황관리가 먼저냐 커뮤니케이션 관리가 먼저냐 하는 질문은 ‘아빠가 좋아? 엄마가 좋아?’하던 어릴 적 질문을 연상하게 합니다. 일부 일선 인력의 경우에는 A or B라는 개념을 가질 수 있습니다. 사고가 나서 소중한 생명들이 위태로운데 “어떻게 내부와 외부 커뮤니케이션까지 신경 써야 하는가? 그건 무리!”라 이야기하는 일선 팀장들도 많이 만나 보았습니다. 물론 공감이 갑니다.

    일단 상황관리가 마무리되고 나서 추후에 커뮤니케이션 관리를 해야 한다는 생각이 일선 인력들에게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생각은 일선 인력들의 현장 습관 때문이라 보는 측면도 있습니다. 자신들의 업무는 안전 확보이지 커뮤니케이션이 아니라 아예 생각 해버리기 때문이죠.

    위기관리에서는 기본적으로 A or B라는 개념 보다는 A and B라는 개념이 더 유용합니다. 어떤 게 우선인가 하는 상호배타적 질문 보다는, 상호협력적 개념이 필요하다는 이야기입니다.

    우리가 소중한 인명을 구해내기 위해 실행하는 CPR(심폐소생술) 프로세스를 보아도 그에 대한 답은 나와 있습니다. 우연히 심정지 상태를 맞은 사람을 발견하면 가장 먼저 해야 하는 행동은 환자의 ‘기도를 확보’하는 동시에 ‘119를 불러달라’ 주변에 소리 치는 것입니다. 심정지자의 기도를 확보하는 것은 상황관리이고, 동시에 주변에 구급차를 부르라 도움을 요청하는 것은 커뮤니케이션 관리입니다.

    분명 이 프로세스만 보더라도 상황관리자와 커뮤니케이션 관리자는 분리되어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래야 동시에 협력적 상호지원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만약 심폐소생술만을 지속 진행하면서 구급차를 부르지 않았다거나, 구급차만 부른 채 아무런 심폐소생 노력을 실행하지 않고 기다리기만 했다면 그 위기는 관리될 수 없게 되겠지요.

    기업 위기관리도 마찬가지입니다. 상황관리자 그룹과 커뮤니케이션 관리자 그룹이 정확하게 분리되어 동시 대응을 진행한다, 이것이 위기관리 시스템입니다. 수십 명이 분출하는 가스 밸브를 잠그러 현장에 나갔어도, 그 상황을 그대로 본사와 관련 기관에 정리해 보고하는 업무를 하는 담당 직원들이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흔히 위기 발생 후 ‘쉬쉬했다’는 평을 받으며, 관계기관 보고 조차 상당 시간 늦었다 비판 받는 기업들의 해명에는 이런 문구들이 들어 갑니다. “현장 직원들이 사고 처리를 해야 해서 보고가 늦었다” 이런 메시지에 대해 비전문가들은 “현장에서 얼마나 고생이 많았을까? 정신이 없었던 게군”하고 이해를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위기관리에 관심이 있는 언론, 실무자나 전문가들은 그 메시지가 일부 허위이거나 자사의 시스템 부재에 대한 단순 변명이라고 받아 들일 수 밖에 없습니다.

    그 해명이 사실이라면 해당 기업의 현장 위기대응 시스템은 ‘상황관리’만을 중심으로 짜인 단편적 시스템으로 밖에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그나마 그 시스템에서도 중요한 기본 대응 ‘보고’ ‘신고’ 프로세스를 제대로 지키지 않았다는 사실을 토로하는 셈이고요. 만약 그렇다면 해당 일선 시스템과 담당자들에 대한 개선 체계를 마련해야 할 것입니다.

    대부분의 기업 위기는 직원 혼자 맞아 대응하고 관리 할 수 있는 주제가 아닙니다. 만약 직원 한 명이 관리 가능하다면 그건 기업 위기라고 볼 수도 없습니다. 모든 기업 위기관리는 여러 내부조직원들의 일사불란한 협업으로 대응되는 것입니다. 그 협업에는 항상 상황관리자와 커뮤니케이션 관리자의 편제가 있어야 합니다.

    최고경영진의 정확한 이해가 필요한 부분이 바로 이 부분입니다. 내부적으로 적절한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이 이루어지지 못했다면 이를 큰 문제로 인식해야 합니다. 상황관리의 실패는 훈련과 체계 보강 등으로 상당 부분 이루어지지만, 커뮤니케이션의 실패는 그 개선 방법이 그리 단순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현장을 관리하느냐고 보고가 늦었다’는 직원들의 변명은 이제 다시 보셔야 할 것입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회사의 이슈나 위기상황을 전부 예측 가능할까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회사와 관계되어 발생 될 수 있는 모든 이슈 및 위기들을 한번 정리해 보려고 합니다. 그 각각에 대한 대비나 관리 대책들도 전부 마련해야 할 것 같고요. 제가 지금 생각 해 보아도 이슈나 위기 유형들이 상당히 다양하게 떠오르는데요. 이걸 어떻게 정리하는 것이 좋을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회사의 이슈나 위기상황을 전부 예측해 보신다는 취지는 멋지십니다. 하지만, ‘전부’라는 전제는 좀 과욕이신 것 같습니다. 그 ‘전부’를 예상할 수 있는 방법론이나 그렇게 하고 있는 회사들을 본적이 없어서 그렇습니다. ‘전부 예측해 보겠다’라는 목표 대신 ‘중요한 유형들을 최대한 예측해 보겠다’하시는 것이 좀 더 현실적이라고 봅니다.

    먼저 회사와 관련 해 발생 될 수 있는 이슈들과 위기들은 예측 가능한 선에서 최대한 많고 자세히 조사해 보실 수는 있습니다. 그 방법론은 서베이, 인터뷰, 문서 기록 조사, 탐문 조사 등등의 방식으로 실행됩니다. 대상은 직원들을 비롯, 거래처, 협력업체, 외부 이해관계자 등으로 분리 해 조사 가능합니다. 여러 방법론과 대상들을 중심으로 얻어낸 회사관련 이슈나 위기들을 모두 모아 한자리에 쌓아 보는 작업은 생각보다 의미 있는 작업입니다.

    취합된 많은 수의 이슈 및 위기 유형들을 더 들여다보시면 재미있는 점을 발견하실 겁니다. 답변자들에 의해 공통적으로 여러 번 도출 된 유형들이 존재할겁니다 상당히 많은 내 외부 이해관계자들이 ‘이건 문제가 될 거야!’라고 공히 생각하고 있는 유형들이 발견된다는 것입니다. 그런 유형들은 상대적으로 더 중요한 것들이며 우선순위를 두어 관찰해야 하는 것들입니다.

    그렇다고 일부 답변자가 제기한 소소한 유형들에 대해서는 신경 쓰지 말라는 의미는 아닙니다. 그것들을 유형별로 모아 관련 주관 및 유관 부서들로 하여금 분석 하게 해야 하죠. 아주 마이너 한 것이라면 해당 부서에서 해결 해 버리면 그만입니다. 그 밖에도 주관과 유관 부서들이 힘을 합해 사전 관리 할 수 있는 유형들도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그렇게 하는 것이 위기관리입니다.

    우선순위를 받은 유형들도 시간을 두어 또 다시 분류해 보셔야 합니다. 보통 두 가지 축으로 재 분류 해보는데요. ‘발생가능성’과 ‘발생시 위해도’를 기준으로 유형별 점수를 매깁니다. 예를 들어 ‘공장화재’ 같은 경우는 자사 전례를 보고 경쟁사 및 동종 업계 사례를 보았을 때 ‘발생가능성’이 그리 크고 빈번하지는 않아 보입니다. 5점 척도라면 아마 1점 정도 받게 되겠지요. 하지만 ‘발생시 위해도’라고 하면 화재 규모와 관련되어 있지만, 자사에게 다른 대체 공장이 없고, 생산 제품이 단일 품목으로 화재 발생 시 직접 매출타격이 장기간 예상된다면 그 위해 점수는 4~5점이 될 것입니다. 이렇게 각 유형들을 잘 살펴서 ‘발생가능성’과 ‘발생시 위해도’가 공히 높은 이슈 및 위기 유형들로 재 분류해 보면 됩니다.

    일반적으로 단일 업종 회사 기준 상위 우선순위를 차지하는 ‘중요 이슈 및 위기 유형’은 대략 10여개 안팎에 이르곤 합니다. (각 사별로 다름이 존재합니다) 이제 그 각각에 대해서는 좀 더 깊이 있는 분석과 발생 시나리오 개발, 완화, 방지책 마련, 발생 대비 및 대응책 마련을 만들어야 합니다. 명확하게 많은 사람들이 해당 문제의 발생을 예상 하고 있고, 그것이 발생되면 회사의 존립을 위태롭게 할 만한 유형들이라면 꼭 선택해 집중 관리해야 하는 것이죠.

    그 다음은 조직인데요. 해당 중요 이슈 및 위기 유형들을 ‘누가?(who?)’ 관리해야 하는지에 대해 역할과 책임을 나누고 관리 조직을 만드는 업무가 그 다음입니다. 10여개 중요 이슈 및 위기 유형이 있다고 해서 각각의 위기관리 조직이 10여 개가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그들 모두를 공히 관리하는 역할과 책임이 있는 큰 조직은 단 하나입니다. 보통 위기관리팀 또는 위기관리위원회 등으로 다양하게 불리는 단일 관리조직을 의미합니다.

    그 조직이 구성되면 그 다음은 무엇을 할까요? 훈련을 합니다. 그 조직으로 하여금 각각의 중요 이슈 및 위기 유형을 이해하게 만들고, 이에 대한 각종 대책들을 이해 해 실행할 수 있게 도와주라는 것입니다. 또한 발생될 수 밖에 없는 것이라면 발생 직후부터 정해진 바 대로 일사분란 하게 대응할 수 있게 해당 조직을 훈련해야 하겠습니다.

    세계적인 복서 마이크 타이슨은 이런 말을 했었습니다. “누구나 그럴싸한 계획을 가지고 있다. 얻어 맞기 전에는 (Everybody has a plan until they get hit)” 이 말은 우리에게 두 가지 교훈을 줍니다. 평소 매뉴얼(플랜)만으로 만족하지 말라. 현실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훈련하고 훈련하고 훈련하라.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핵심메시지라는 게 가능하긴 한가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미디어트레이닝에서 들어보면 항상 핵심메시지를 만들어 활용하라 조언 하시는데요. 실제로 기업 내에서 민감한 이슈 각각에 핵심 메시지 개발이 가능한 것인지 의아스러울 때가 있습니다. 메시지가 정해져야 하나의 목소리라도 낼 텐데 그게 가능하지 않는 상황들이 많죠. 어쩌면 좋을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조직 내에서 핵심메시지를 고민하는 부문은 대부분 홍보부문인 경우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정작 핵심메시지를 더 깊이 고민해야 하는 분들은 CEO를 비롯한 최고경영자들이어야 하죠. 조직이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는 모두가 동일한 목적과 동일한 생각을 바탕으로 전진해야 하는 데, 그에 대한 고민이 최고경영진에 없거나 부족하다면 그건 더 중요한 문제라고 보여집니다.

    말씀하신 것과 같이 조직 내에서 핵심메시지 개발과 활용이 어려운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습니다. 그 중 가장 큰 이유는 바로 ‘해당 민감한 이슈에 대하여 의사결정이 어떻게 이루어졌는지 내부에서 대부분 모르는 경우’입니다. 해당 이슈가 존재한다는 것은 임직원들이 알고 있는데 반해 그것이 어떤 배경에서 왜 발생했는지 모르는 겁니다. 당연히 임직원들은 제한된 정보 속에서 각자 나름대로의 시각을 메시지에 투영합니다. 어떤 메시지가 정설인지는 밝혀지지 않은 채 내 외부에서 상당 수준으로 회자 됩니다. 당연히 ‘핵심 메시지’로 하나의 공식 메시지는 존재할 수가 없게 되죠. 여기에서 해당 이슈에 대한 진짜 핵심메시지를 알고 있는 분은 CEO를 비롯한 최고경영진 극소수입니다. 그분들이 핵심 메시지를 정리해 하달 해 주시는 것이 가장 현실적 방법이 되겠습니다.

    또 다른 이유는 ‘핵심 메시지라는 것에 대해 자신이 신경 써야 하는 것인지 모르는 경우’가 있습니다. 홍보부문에서 종종 핵심메시지에 대해 갈증을 느끼는 이유는 외부에 기자들과 같은 질문자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대관업무를 하거나 IR업무를 하거나 고객상담을 하거나 하는 부분에서도 마찬가지죠. 항상 이해관계자들이 질문을 해오니 어떤 정해진 공식 메시지가 있었으면 좋겠다 하는 내부적 수요도 생기는 법입니다.

    하지만, 다른 많은 부문들은 별반 질문 받을 일이 없습니다. 자기 부문에서 발생한 이슈에 대해서도 다른 부문들이 물어보면 “그걸 왜 당신들에게 설명해야 합니까?”하는 반응을 보이곤 하죠. 이러니 다른 부문에서 발생한 이슈에 대해서는 더더욱 알 필요 없다며 관심을 보이지 않습니다. 문제는 이런 부문의 임원이나 팀장급이 언론이나 다른 이해관계자와 접촉 하게 되는 경우입니다. 모르는 이슈에 대해서는 그냥 모른다 하면 되는데, 개인적으로 안다 하면서 전혀 다른 메시지들을 전달하니 문제가 됩니다. 평소 주요 임직원들간에 회사의 중요 이슈에 대한 핵심 메시지의 개발과 공유는 자연스럽게 체계화되는 것이 좋습니다. 그런 관심을 누가 가지게 하느냐? 최고경영진들이 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핵심메시지를 어려워하는 이유 중 하나는, ‘개발된 핵심메시지에 대한 내부 수용이 부족한 경우’입니다. 목마른 사람이 우물 판다고 홍보부문에서 핵심 메시지를 개발합니다. 문제는 이를 받아본 다른 주관 및 유관 부서들이 “이 메시지는 앞뒤가 안 맞네” 또는 “이건 사실 말장난이지 우리 전문가들은 이게 말도 안 된다는 걸 아는데’라고 평가하는 경우입니다. 협업이 이루어지지 않고 충분한 정보공유와 피드백이 사전에 부족했다는 증거죠. 이걸 어쩌겠습니까? 홍보부문과 함께 주관과 유관 부서들이 한번 모여 머리를 맞대면 해결될 일인 걸요.

    이슈나 위기가 발생했을 때 해당 기업이 커뮤니케이션 하는 모습을 보면 지금 그 회사가 어떻게 상황을 관리하고 있고, 무엇이 문제인지를 상당부분 알 수 있습니다. 문제가 발생했을 때 한 회사의 메시지들이 들쭉날쭉하거나, 오락가락하거나, 서로 말이 맞지 않는 경우들을 한번 상상해 보시죠. 무언가 문제가 있구나 하는 생각을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사람 개인 한 명이 커뮤니케이션 할 때는 하나의 메시지를 핵심으로 활용하며 반복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커뮤니케이션 하는 사람이 수명에서 수십 명으로 늘게 되면 기술적으로도 하나의 동일한 메시지가 사용될 가능성은 급격하게 떨어집니다. 이때부터 경영(management)의 필요성이 대두됩니다. 창구를 일원화 한다거나, 핵심 메시지를 사내에 공유하여 가능한 다양한 창구들이 동일한 메시지들을 내 외부로 전달하는 커뮤니케이션 경영(communication management)이 현실화되어야 한다는 것이지요.

    내부에 현실적 어려움이 있다고 많은 임직원들이 이야기 합니다. 하지만, 현실에서 그러한 어려움을 극복한 회사 실무자들도 상당수 존재합니다. 항상 말씀 드리지만, 이는 경영진이 리딩 부문에게 가지는 신뢰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신뢰로 극복한 어려움은 더욱 큰 신뢰로 돌아옵니다. 방향이 맞는다면 우선 해보자는 겁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사내 1%의 인력이 곧 위기관리 경쟁력이다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천명 정도의 임직원을 가진 회사가 있다고 치자. 그런 회사 내에서 실제 발생할 위기에 대해 정확하게 이해하고 그에 대비하면서 평시 위기관리를 하는 사람들은 상위 1% 가량의 고위경영진들이다. 약 십여 명 정도 된다. 여기에는 물론 대표이사도 포함된다.

    한국 기업들의 위기 유형을 한번 살펴보자. 몇 가지 유형에 있어 특징이 있다. 첫째 특징은 스스로 만드는 위기가 많다는 점이다. 국내에서 최고 수준의 위해성을 나타내는 기업 위기로 대략 세가지 유형을 꼽는다. 1. 오너나 최고경영진관련 2, 내부고발 3. 기업 범죄나 규제 적발. 이 세가지 유형을 보면 종종 해당 기업이 문제를 일으킨 장본인이다. 해당 기업의 상위 1%에게 완전한 책임이 있는 유형이다. 흔히들 ‘대표이사는 몰랐었다’며 한발 물러서고는 하지만 여론에서는 그런 주장을 쉽게 믿거나 이해해주지 않는다. 그런 면에서 기업 내 1%의 경영 철학과 준법경영 마인드는 위기관리의 핵심이다.

    국내 기업 위기의 둘째 특징은 유사한 위기를 반복 경험한다는 점이다. 재작년과 작년에 경험했던 유사한 위기를 올해 다시 경험한다. 우리 회사에서는 아직 발생하지 않았던 위기지만, 다른 경쟁사나 동종 업계에서는 빈발하던 위기를 그대로 따라 경험할 때도 있다. 왜 유사한 위기를 반복해 맞고, 다른 기업에게 발생해 세상을 떠들썩 하게 만들었던 위기를 자사도 그대로 따라 맞는 걸까? 평소 회사가 위기관리에 관심을 두지 않아서 그렇다. 더 정확하게 이야기하면 사내 1%인 핵심 인력들이 위기관리에 관심을 가지지 않았던 게다. 그러다 보니 바깥에서 보면 어처구니 없는 반복과 답습이 계속된다.

    셋째 기업 위기 유형의 특징이라면, 기업 오너나 CEO가 리더십을 보여주지 않는 위기관리 케이스들이 아직도 많다는 점이다. 최근 들어서야 일부 기업 오너들이 위기 발생 후 공개적 석상에서 사과 하고 재발방지와 배상책에 대해 커뮤니케이션 하곤 한다. 큰 변화지만, 아직도 대부분의 기업들에서 최상위 0.1%는 바깥으로 얼굴을 비추지 않는다. 실제로는 의사결정을 하더라도 내외부 커뮤니케이션은 그보다 하급자들이 담당 한다. 일종의 권위주의적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이다. 그것이 전략적인 결정이라면 이견은 없다. 하지만, 그렇지 않고 관습적인 것이라면 재고의 여지는 있다.

    넷째 기업 위기 유형의 특징이라면 사내에 강력한 기업 경영 철학이나 위기 시 따를 의사결정의 기준 가치가 별반 존재하지 않아 벌어지는 실패사례들이 많다는 것이다. 기업 경영 품질과 관련된 부분이다. 평소 사내 1%가 직원들에게 지속적으로 강조하던 기업 철학은 무엇인가? 고객을 최우선으로 하라 했을 수도 있다. 품질이나 안전이 최우선이라고도 한다. 환경과 커뮤니티가 최고 가치라고도 한다. 그렇지만 막상 그와 관련한 위기가 발생했을 때는 말이 달라지니 문제다. 사내 1% 임원들 중 대부분이 ‘평소 우리의 가치는 가치이고, 이번 위기는 다른 기준을 가지고 좀 더 영리하게 헤쳐 나가야 하지 않겠나?’라는 다른 공감대를 가지게 되면 문제다. 평시와 위기 시 각기 다른 입장과 행동을 보이는 이중적인 기업을 이해관계자들이 신뢰할 이유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다섯 번째, 평소 위기에 대해 대응하는 고민과 훈련을 했었다면 비교적 쉽게 큰 문제 없이 관리될 수 있는 위기들이 많다는 점이다. 평소 대비와 훈련이 중요하다고들 한다. 하지만 국내 기업들이 가지고 있는 위기대응 훈련 예산은 사내 1%가 소위 ‘인문학’ 강의를 듣는 수준의 예산보다도 적은 게 현실이다. 필자는 모 기업을 위한 위기관리 워크샵을 마치고 그 회사를 30년째 다닌다는 고위 임원의 말을 기억한다. “제가 그렇게 오래 이 회사를 다니는데, 오늘처럼 하루 종일 우리 회사에게 어떤 위기가 발생할 수 있겠는지를 같이 모여 고민해 본 경험이 한번도 없었습니다.” 상당한 충격이었다. 사내 1%가 한번도 같이 모여 회사의 위기를 생각해 보거나 훈련해 보지 않았다면 과연 그 회사에게 위기란 수 십 년간 한번도 발생하지 않았다는 의미일까?

    이런 한국적 기업 위기관리 환경에서 가장 핵심 중 핵심은 사내 1%의 위기관리 경쟁력이라고 볼 수 밖에 없다. 평소 그 1%가 위기에 대해 고민하고 분석하는 활동들을 직접 해야 한다. 하다못해 관심이라도 지속적으로 표현해 아래 직원들이 그렇게 움직이도록 독려해야 한다. “위기관리 매뉴얼을 만들어라” 부하 직원들에게 지시하기 보다는 “위기관리 매뉴얼을 같이 만들어 보자” 해야 맞다. 그 과정에서 1%가 얻을 수 있는 배움들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99% 위기는 예상 가능하다. ‘상상할 수 없는 일은 우리에게 일어나지 않아’라는 말이 있다. 위기가 발생했을 때 회사가 흔히 말하는 ‘상상치도 못했다’는 말은 변명일 가능성이 많다. 평소 예상을 전혀 해 보지 않았기 때문에 ‘상상치도 못한 것’일 뿐이다. 만약 예상할 수 있다면 사전 관리도 어느 정도 가능하게 된다. 이 기회를 1%가 직접 잡아야 한다.

    상위 1%는 계속 질문해야 한다. “경쟁사에게 이런 위기가 발생했는데, 우리에게 유사한 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은 없겠는가?” “우리는 최대한 준비되어 있는가?” “어떻게 하면 그런 위기가 우리에게만은 발생하지 않도록 할 수 있겠는가?”를 1%는 직접 계속 물어야 한다. 상위 1%가 질문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고려되지 않는다. 직원들은 상사의 질문에 움직인다. 답을 찾으려 노력하게 된다. 실제 위기가 발생하고 나서 “어떻게 이런 위기가 우리에게 발생할 수 있지?”라고 묻는 1%라면 문제가 있는 것이다. 상위 1%는 평소 질문을 많이 해 둘수록 위기 시에는 스스로 답을 낼 수 있게 된다.

    상위 1%가 먼저 훈련 받아야 한다. 위기관리 워크샵이, 트레이닝, 강의에 상위 1%만 빠지면 안 된다. 멋지게 소개나 축사를 하고 강의장을 나서서는 안 된다. 1%가 스스로 제대로 훈련 받아야 전사적으로 개념 잡힌 훈련과 대비 독려가 가능하다. 실제 위기가 발생했을 때 가장 중요한 의사결정과 위기 대응을 해야 할 사내 1%들이 완전하게 준비되어 있어야 하는 건 당연하다. 위기관리가 경험지(經驗知)냐 학습지(學習知)냐 하는 논란이 있다. 위기관리는 평소에는 학습지이지만, 위기 발생시에는 경험지로 관리된다. 우리 사내 1%가 위기를 관리하기에 충분한 학습지와 경험지를 갖추고 있는지를 돌아보는 것은 최고경영자의 책무다. 그렇지 못하다면 당장 지금이라도 그런 학습과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 물론 자신을 포함해서다.

    마지막으로 재미있는 비유가 담긴 우화를 하나 소개한다. 아주 옛날. 산속에서 마을로 내려온 야생 호랑이에게 큰 피해를 입은 ‘위기(危機)’라는 마을과 ‘관리(管理)’라는 마을이 있었다. 출몰한 호랑이는 각각의 마을에서 사람들 여럿을 물어 죽이고 달아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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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기(危機)’ 마을 사람들과 이장은 고민 끝에 평생 호랑이를 잡으러 다니던 사냥꾼을 불렀다. 호랑이 사냥꾼은 ‘위기(危機)’ 마을 사람들을 모두 한자리에 모아 놓고 호랑이 그림을 보여 주며 조심하라 이야기 했다. 마을 사람들은 이제 호랑이를 조심해야 하겠다고 일상으로 돌아갔다.

    ‘관리(管理)’ 마을에서도 이장과 마을사람들이 밤을 새우며 대책을 이야기했다. 다음날 아침부터 마을 사람들을 모두 힘을 모아 마을 주변에 돌담과 가시나무 덩굴을 쌓았다. 무기를 만들어 나누어 주며 호랑이 잡는 법을 훈련했다. 밤마다 횃불을 들고 순시를 돌았다. 크게 짖는 사나운 개들을 사왔다. 아낙네들과 어린이들에게는 호루라기를 나누어 주었다. 호랑이가 무서워한다는 쑥향과 모닥불들도 마을 군데 군데 펴 놓아 호랑이 접근을 막았다. 모두가 다음 호랑이의 출몰을 예상하고 이에 대비하는 모든 준비를 마친 것이다.

    이 두 마을의 대응을 자사의 그것과 비교해 보자. 둘 중 어느 마을이 다시는 피해를 입지 않을까도 한번 상상해 보자. 기업 내 핵심 인력인 1%들의 ‘실천’을 위한 사고 전환은 그 무엇보다도 절실하다. 실천하자. 지금 바로.

  • CEO는 쏙 빠진 위기관리, 앙꼬 없는 찐빵

    [The PR 기고문]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당연한 이야기다. 정부나 기업이나 위기관리의 99%는 상위 1%의 경쟁력에 의해 그 성패가 나뉜다. CEO가 가장 먼저 훈련 받아야 임원들을 어떻게 훈련시켜야 하는지에 대한 혜안이 생긴다. CEO가 투자해 고민한 시간만큼 그 회사의 위기관리 체계는 빈틈이 없어진다. CEO가 빠져있는 위기관리 매뉴얼은 말 그대로 ‘앙꼬 없는 찐빵’이다. CEO가 가장 많이 알아야 하고 모르는 부분은 간접경험으로 위기를 실제 관리할 수 있는 수준에 이르러야 비로서 기업의 위기는 관리된다.

    위기관리와 시스템을 구축하는 실무자들이 CEO와 핵심임원들을 평소 그 준비와 훈련의 시간에 불러들이기 주저한다면 문제다. 준비와 훈련에 있어 시간은 가장 많이, 심도는 가장 깊게 투자해야 하는 그룹이 바로 CEO를 비롯한 상위 1% 그룹이기 때문이다.

    군대를 그 예로 들어보자. 군을 지휘하는 군단장과 사단장은 어떤 사람들인가? 그들은 실제 소대장 시절을 거치면서 소대단위의 기동을 익히고 경험하고 리드했던 경험자들이다. 중대와 대대 그리고 연대를 거치면서 더 큰 단위의 기동과 편제, 그리고 전략을 배우고 익혔다. 그 후 그 자리에 올라 수천에서 수만 병력을 한눈으로 내려다보며 움직일 수 있게 된 ‘철저히 훈련 받은 자’들이다.

    그러나 기업은 어떤가? 위기관리를 대리 팀장급 단위에서 경험 해 본 직원이 그리 많지 않다. 본업이 아니라서다. 일부 홍보나 법무, 감사부서 직원 일부를 빼 놓고는 특정 직급 이하 시절에는 전사적 위기관리위원회 회의에 들어가 본 적도 없는 직원들이 대부분이다. 초급임원이 되어도 상위 1%가 관여하는 위기관리위원회에 배석 정도 하는 경우를 빼고는 실제로 현장부터 통제센터까지 지휘 경험은 전무한 게 현실이다. 고위임원이 되면 매일이 위기다 이슈라고는 하지만, 누가 자신들에게 위기관리 원칙과 체계를 가르쳐 준 적이 없다. 그냥 매번 쳇바퀴 돌 듯 위기대응이라기 보다 반응 차원에서 움직이고 의사결정 하는 경험들에 만족하곤 한다.

    CEO는 다를까? 다르지 않다. 흔히 인사 보도자료에서 언급되는 ‘재무통’ ‘마케팅통’ ‘영업통’이라는 전문분야 외에 전사적 위기관리 경험이나 제대로 된 훈련을 받아 본 적이 없다면 이 얼마나 스스로도 불안한가?

    그래서 미국과 유럽의 많은 글로벌 기업들은 초급 임원 레벨부터 지속적으로 위기관리 실무부터 통합관제 시뮬레이션까지를 단계별로 훈련 받는다. 본사의 초급임원과 최고경영진들의 훈련을 넘어 글로벌 기업들은 이제 각국에 나가 있는 지역별(zone), 국가 지사별 위기관리 훈련에 본사 위기관리 전담 임원들을 파견하기 까지 한다.

    한국에 부임한 외국기업 대표들에 물어보면 거의 대부분이 ‘매니저시절부터 여러 위기관리 훈련을 지속적으로 받았다’고 이야기한다. 그래서 그들 중 일부는 한국 지사에 있는 매니저들과 임원들이 별반 위기관리에 훈련되어 있지 않다는 사실에 놀라는 이들도 있다. 실제로 이런 외국기업 대표들을 대상으로 공격적인 상황을 설정한 훈련이나 시뮬레이션을 해보면 간접적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체계 감각과 연륜이 드러난다.

    우리 기업들의 현재 상태는 어떤가? 일단 필자의 경험에서 위기관리 관련 여러 트레이닝에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 참석 해 훈련 받는 CEO는 국내기업들만 두고 보았을 때 10%가 채 되지 않는다. CEO가 훈련 프로그램 내내 함께 있다는 것을 불편해 하는 임원들까지 있을 정도인 곳도 있다.

    일부 CEO는 위기관리 간접경험을 위해 매우 중요한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을 진행하면서 시작부분 인사말과 당부말씀만 하고 자리를 뜨는 분도 있다. 마치 ‘임원들과 핵심 매니저들에게 큰 가르침을 주십시오’ 하는 생각을 하는 듯 하다. 최고의사결정권자가 빠져있는 위기관리위원회, 즉 통제센터에서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는 것은 당연하다.

    생각보다 많은 CEO들과 핵심 고위임원들이 ‘위기관리 훈련이나 시뮬레이션은 직원들이 받아야 하는 교양’ 쯤으로 여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 집중 훈련이나 시뮬레이션까지 실행하는 기업들은 그나마 수준이 상대적으로 높은 기업이다. 더 많은 기업들은 위기관리 훈련이라 생각하면서 강사를 불러 ‘강의’를 듣는다. 위기관리 사례를 들려달라고 한다. 노하우를 전수해 달라고 농담조로 이야기하는 곳들도 있다.

    절대 위기관리를 강의로 체계화 할 수는 없다. 이는 마치 태권도 영화를 보고 실제 대련에 나가는 것처럼 무모한 도전이다. 수영이나 자전거 타는 법 강의를 듣고 수영을 하거나 자전거를 자유롭게 탈 수 있는 사람들이 몇이나 될지 한번 생각해 보자. 물론 강의를 의뢰하는 기업측에서는 이렇게 이야기한다. “우리 임직원들이 위기관리 마인드가 없어서요. 그 마인드를 좀 고취해 주었으면 합니다.” 좋은 취지다. 하지만 그건 취지이지 방법론 그 자체는 될 수 없다.

    더구나 그런 ‘위기관리 마인드 고취’ 강의에도 CEO는 바빠 참석 하지 않으면 그건 더 문제다. 그 취지인 ‘전사적 마인드 고취’에도 격차가 생기니 위기관리 체계 확립에는 더욱 답이 없게 되는 것이다.

    많은 기업들이 이런 단순한 관심과 어프로치들을 반복하면서 시간을 보낸다. 그러다 다른 어떤 기업에게 운 나쁘게 위기가 발생하면 또 그 위기를 반면교사 삼는다며 새로운 강의를 듣는다. CEO나 임원들을 대부분이 ‘이미 들었던 것’이라면서 자리를 뜬다. 실질적 위기관리 역량 측면에서는 아무것도 변화나 강화된 것이 없는데 ‘강의를 들었으니 좀 나아졌겠지’라 추측을 한다. 그리고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간다. 관심이 약해진 거다.

    실전에서 강한 기업을 만들기 위해서는 CEO가 먼저 훈련에 임해야 한다. 그래야 임원들도 각자의 역할과 책임에 맞춘 훈련을 받게 된다. CEO가 참석한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을 진행해 보아야지, CEO 스스로 자사에게 어떤 역량이 부족한지 정확히 알게 된다. 그리고 그에 관해 임원들과 개선 논의를 실질적으로 시작하게 된다.

    시뮬레이션을 통해 일선의 문제를 CEO가 들을 수도 있어야 한다. 공장에서 사상자가 발생했을 때 가까운 병원으로 이송시키는 프로세스를 CEO가 직접 들어보고 관찰 해 보아야 한다. 한두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을 때는 지금과 같이 한다 해도, 대여섯 명 이상의 다수 사상자가 발생했을 때는 어떤 수단을 추가로 동원해야 하는지에 대해 질문 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119를 부르지 않고 공장 자체 응급차량을 이용해 협력병원으로 이송시키는 기존의 관례가 문제 소지는 없을지 여론이나 법을 담당하는 임원들에게 문의하는 실행을 해 보아야 한다. 문제가 있다는 전문 부서 의견이 있으면 이를 토대로 가능한 개선책을 마련해 그 결과를 매뉴얼에 개선 조항으로 삽입시켜야 한다. 이 모든 실질적 개선은 CEO가 훈련과 시뮬레이션에 참여 할 때 비로소 이루어진다.

    위기관리에 실패 한 여러 사례들을 분석해 보면 알 수 있다. 실제로는 기능이 제대로 작동할 것 같았던 장비들이 구실을 못하고, 당연히 있어야 할 인력들이 자리에 없고, 마땅히 해야 할 일들을 일선에서 하지 않았고 하는 모든 실패의 문제들을 정확하게 바라보자. 위기관리 체계의 확립에 있어서 CEO가 가장 경계해야 할 마인드는 ‘잘 준비되어 있겠지’ ‘막상 닥치면 어떻게든 잘 되겠지’하는 편안함이다. 이제라도 CEO가 먼저 나서 훈련 받고 고민하고 토론하고 개선하는 리더십을 보여주길 바란다.

     

  • 홍보임원만 대언론 창구가 되는 거죠?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 내부 가이드라인에 의하면 언론에서 연락이 오면 모두 ‘홍보팀에게 연락 하라’고 응대하고 홍보실 외 다른 임직원에 의한 직접적 언론 대응은 금하고 있습니다. 이걸 창구일원화라고 알고 있고 그 역할을 당연히 홍보임원이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다른 임원들이 대언론 커뮤니케이션 스킬을 배우거나 할 필요는 없다 생각 하거든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컨설턴트의 답변

    원래 이런 개념이 우선입니다. ‘기업에게 위기가 발생하면 모든 임직원은 하나의 목소리를 내야 한다’ 그런데 이 개념이 너무 실행하기 어렵다는 게 문제입니다. 딱 두세 명의 임직원간에도 메시지와 근거들이 합치되지 않는데, 전 임직원이라니요. 너무 과한 개념이 돼버리는 거죠.

    그래서 차선책으로 권장되는 체계가 그 ‘창구일원화’ 입니다. 근데 여기에서 또 혼란스러워 하는 해석들이 분분합니다. 이 ‘창구일원화’를 ‘위기가 발생했을 때 모든 이해관계자 커뮤니케이션은 홍보부문이 창구가 되어 (혼자) 해야 한다.’고 해석해 버리는 오류 말입니다.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을 진행 해 보면 70-80%의 기업에서 목격되는 현상이 위기상황에서 ‘홍보팀만 바쁜’ 상황입니다. 공정위에서 연락이 왔는데 전화를 받은 담당자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아…창구일원화!) 홍보팀으로 연락하세요!” 사고로 분노해 있는 피해자가 회사로 연락 해 오는데 “창구일원화가 중요하지…) 홍보팀으로 연락하시겠어요?”라고 응대하는 겁니다. 결국 위기 시 모든 이해관계자들로부터의 응대 수요가 홍보팀으로 집중돼버립니다. 홍보팀만 불 난 호떡집이 되어 버리죠. 아주 흔한 현상입니다.

    창구일원화라는 의미가 ‘홍보부문에게만 커뮤니케이션 창구 역할을 맡기라’는 의미는 아닙니다. 또 현실적으로 그렇게 될 수도 없습니다. 정확하게 이야기하자면, ‘이해관계자별로 창구를 일원화 하라’는 의미라고 보는 것이 맞습니다. 공정위, 식약처, 금융감독원, 국세청, 국회 등의 이해관계자 커뮤니케이션은 대관 및 법무부문이 ‘일원화 된 창구’가 되는 거죠. 성난 고객들, 피해자, 불만 고객, 블랙 컨슈머들과의 창구는 ‘고객관리부문’이 된다는 겁니다. 온 오프라인 언론, SNS, 기타 유사언론 그룹들에 대한 창구는 ‘홍보부문’이 되겠지요. 물론 회사를 대표하는 전사적 대변인 역할은 홍보부문의 장이 담당합니다. 하지만, 이를 창구일원화와 같은 의미로 새기지는 않았으면 합니다.

    실제 최근 발생하는 위기 성격들을 보면 ‘전사적 대변인’인 홍보임원이 홀로 정확하게 커뮤니케이션 하기 힘든 상황들이 참 많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인 ‘고객정보보안’ 위기죠. 기자회견을 열더라도 기자들이 기술적 질문을 해오면 홍보임원의 답변은 이내 제한 됩니다. 정보보안체계와 기술적 디테일들을 홍보임원이 설명하는 것이 불가능한 게 어찌 보면 당연하죠.

    이 때 부대변인 자격으로 기자회견에 임해야 하는 사람은 누굴까요? 맞습니다. 정보보안담당 임원입니다. 이 임원은 평소 기자들과 직접 커뮤니케이션 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자신이 주관으로 관리해야 하는 ‘정보보안’관련 위기 때는 자신이 ‘대변인’ 역할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처해집니다. 이런 상황을 미리 예견해 보면 모든 임원들이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지 감이 옵니다.

    평소 ‘창구일원화’를 홍보부문만 혼자 하는 체계라는 의미로 간주해 버리면 위기 시 어떻게 될까요? 급한 마음에 기자회견 마이크를 잡게 된 ‘정보보안담당 임원’은 기자들의 날카로운 질문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을까요? 처음 경험하는 기자들로부터의 압박을 견뎌낼 수 있을까요? 스스로 감정을 컨트롤하면서 핵심 메시지를 찾아 반복 전달할 수 있을까요? 불필요한 디테일 한 설명을 피해가면서 핵심만 강조할 수 있을까요? 필자가 년간 백 여명 넘는 임원들과 실습 해보아도 약 10~20%의 임원들만 비교적 안전하게 그 자리에 설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정리 하자면, 전사적 대변인은 물론 홍보부문 임원이 되는 것이 맞습니다. 그러나 위기 시를 대비해 이해관계자별, 위기유형별 주관 및 유관 임원들도 대변인으로 선정 되어 있어야 합니다. 더욱 중요한 것은 이 주관 및 유관 임원들이 전문적 훈련을 받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야 대변인이 될 수 있습니다. 실제 상황을 상정한 공격적 질문들에 대응하는 실습들을 지속적으로 해 보는 강도 높은 훈련입니다. 평소에는 홍보부문이 창구를 담당 한다고 하지만, 위기 시에는 자신이 저 역할을 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 놓고 준비하고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홍보부문을 위시로 모든 이해관계자별, 위기유형별 대변인들 모두가 또 명심해야 할 것은 ‘동일한 핵심 메시지와 근거들만’을 중심으로 커뮤니케이션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앞의 언급들을 기억해 보시면 느끼시겠지만, ‘기업에게 위기가 발생하면 모든 임직원은 하나의 목소리를 내야 한다’란 실제로 이런 체계를 뜻할 겁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