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그] 임직원

  • 기업 위기 시 통제가능한 것과 통제불가능한 것들에 대한 이야기

    점점 사회 환경이 변화해 가면서 기업이 통제가능한 대상들이 계속 줄어들고 있다는 것은 기업 위기관리 환경에 있어 주목 해 보아야 할 대목입니다. 예전에 우리 직원들은 최대한 통제가능하다고 기업들이 생각했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직원들에게 훈련을 시키고, 원보이스 체계를 갖추고, 입단속도 하고 했었지요. 이제는 불가능하거나 매우 어렵습니다.

    위기 시 젊은 직원에게 핵심 메시지팩을 내려보내고 ‘이에 따라 외부 커뮤니케이션에 전략적으로 임하라’하면 금새 자신의 트위터나 페이스북에 하소연을 합니다. ‘회사에서 입단속에 나섰네요…에휴’하는 식이다. 인트라넷에 올린 내부 문서가 외부 기자에게 그대로 토씨하나 안 바뀐채 전달되곤 합니다. 직원들을 통제가능하다고 생각하는 시대는 지난게 아닌가 합니다.

    고객, 거래처들도 이제는 그렇게 만만하지 않습니다. 고객들이나 거래처들이 조직적인 힘을 가지고 기업에 영향력을 미치게 된 지 꽤 오래되었습니다. 투자자도 마찬가지입니다. 그외 언론, 지역공중, 국회, 규제기관, 검찰 및 경찰, NGO, 노조…등등 기업을 둘러싼 이해관계자들 중 통제가능한 이해관계자 그룹은 거의 다 사라졌다고 봐야 합니다.

    최근에는 이 이해관계자들이 온갖 온라인, 소셜미디어, 모바일, 오프라인 매스 미디어와 칵테일을 이루면서 더욱 더 통제가능성에서 멀어져 가고 있습니다. 이제 기업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위기가 발생하면 바로 ‘최악을 각오’해야만 하는 걸까요? 자포자기하고 그냥 ‘죽음’을 받아들여야 하는 걸까요?

    이제 기업 스스로 통제가능한 것은 두가지라고 볼 수 있습니다. 위기 시 해당 위기를 따라가면서 관리할 수 있도록 빨리 움직이는 것입니다. ‘자사의 대응 스피드’. 이 부분은 스스로 통제가능할 수 있어야 합니다. 위기 대응에 있어서 빨라서 손해보거나 실패하는 법은 없습니다. 빠르다는 것은 정확한 상황파악과 전략적인 고민을 할 수 있는 시간을 번다는 의미도 있습니다. 빠른 스스로의 체계를 갖추는 것. 이 부분은 통제가능한 것이어야 합니다.

    둘째 통제가능해야 하는 것은 ‘여론에 기반한 전략적 의사결정‘입니다. 최근들어 위기관리 리더십이 강조되고 있는 트렌드와도 연결이 됩니다. 제대로 된 의사결정만 내려진다면 위기관리는 가능합니다. 많은 위기 사례들에서 실패의 중요한 원인들은 위기관리 리더십이 부실하거나 심지어 부재했다는 것 때문입니다. 최고의사결정자의 강력한 문제 해결 ‘의지’와도 맞닿아 있습니다. 이런류의 의사결정 자체는 영원히 통제가능해야 합니다.

    국내와 해외를 통털어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 위기관리에는 대부분 최고의사결정권자의 강력한 의지가 존재했었습니다. 그것도 위기 발생 이전과 초기에 존재했었습니다. 그랬기 때문에 위기를 전사적으로 관리할 수 있었던 것이죠.

    거대한 빙산을 한번 상상해 봅시다. 수면 위로 솟아 있는 빙산 부분은 사실 전체 빙산의 아주 작은 부분입니다. 사람들은 물위 빙산 부분을 보면서 전체 모습을 예측하지만, 바깥의 모습과는 꽤 다른 부분들이 물속에 존재할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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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기관리를 빙산에 비유해 보았을 때 물 아래 거대하게 잠겨있는 부분은 상황관리 부분입니다. 비즈니스적으로 경영적으로 문제를 풀어 해결 해야 하는 부분이 더 거대한 셈이지요. 이 부분이 위기 때 제대로 해결이 안되면 위기관리는 성공하기 힘들게 됩니다.

    물위에 떠올라 있는 작은 부분은 위기관리에서 커뮤니케이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레토릭이죠. 사과를 하는 것도 어떻게 보면 대부분이 레토릭의 영역입니다. 물 아래 여러 문제점들을 해결할 의지나, 해결할 묘안을 가지고 있지 않으면서 언론사 기자들에게 고개만 숙이는 위기관리는 성공하기 힘든거죠.

    반면 수면 아래 거대한 문제가 최고의사결정자의 의지에 기반해서 화끈하게 해결 되어 버리면 수면 위에 떠있는 레토릭들을 금새 활기를 찾습니다. 여러 커뮤니케이션 메시지들이 다양하게 주어지고, 여론의 법정에서도 정상을 참작 받을 수 있게 되지요. 당연히 주변 이해관계자들은 이런 커뮤니케이션을 보고 ‘위기관리 잘 했다’합니다.

    사실…여기에서 위기관리 잘했다. 위기관리에 성공. 뭐 이런 말도 어떻게 보면 좀 적절하지 않은 면이 있습니다. 정말 위기관리를 잘 하는 기업들은 위기 자체를 이해관계자들이 인지하지 못하게 하는 기업들입니다. 그런 기업들은 문제가 있으면 평소 바로 해결을 하거든요. 개선을 하고, 의견을 들어 문제가 될 듯하면 바로 개입 해 버립니다. 공중이나 이해관계자들에게 폭 넓게 알려지거나 공분(public angry)을 형성할 시간을 주지 않는 거죠.

    반대로 이야기하면, 예측가능했었던 상황을 위기로 까지 만들고, 수많은 공중들로 부터 공분을 만들고, 이해관계자들의 개입을 초래하는 과정을 겪는 기업들은 대부분 위기관리에 실패한 기업들인 셈입니다. 일단 위기를 만든 기업은 대부분 다소간 실패기업이라는 의미죠.

    여러 이야기를 했습니다만, 성공적 위기관리의 핵심 요소를 꼽으라면, 첫째는 최고의사결정권자의 올바른 문제 해결 ‘의지’를 꼽겠습니다. 둘째를 꼽으라 해도 ‘의지’를 꼽겠습니다. 셋째 핵심요소요? 그것도 ‘의지’입니다. 그 만큼 최고의사결정권자의 의지는 중요합니다. 곧 위기관리 리더십이죠.

    그 다음을 꼽으라고 하면 그 때가서 ‘전략’을 꼽습니다. 그 후 체계나 실행 역량 등등을 논할 수 있겠습니다. 한국 기업들의 소유 지배구조들을 들여다보십시오. 최고의사결정권자가 강한 의지만 가지면 대부분의 문제들은 순순히(?) 해결됩니다. 해결 되기 힘든 문제들도 해결될 정도의 리더십이 이미 존재합니다.

    위기가 발생했을 때 어이없이 맞아 쓰러지는 ‘유리턱’ 기업들에게 의아함을 가질 수 밖에 없는 이유가 그래서 그렇습니다. 최고의사결정권자의 ‘의지’는 대체 어디있었을까 하는 거죠. 그 이유를 정확하게 파악해야 나중에라도 동일한 KO패를 방지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정용민 씀 2015. 1.20

  • 딱 하루만 해보자, 2015 위기관리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딱 하루면 된다. 업무시간인 8시간이면 충분하다. 모든 직원이 한자리에 모일 필요도 없다. CEO와 핵심 임원들 그리고 실무를 맡아 훌륭히 해 나가고 있는 팀장들만 같이 해도 충분하다. 2015년을 시작하면서 다 같이 한번 생각 해 보자. 기억을 되살려 보자. 과연 우리 회사에 어떤 엄청난 일이 일어날 수 있을까?

    21004652필자가 한 공기업에서 몇 시간짜리 위기관리 워크샵을 진행할 때였다. 그 곳에서 30년을 근속하셨다는 한 연로한 임원께서 워크샵 후 이런 이야기를 하셨다. “제가 이 회사를 30년 정도 다니면서 우리 회사의 위기에 대해 곰곰이 몇 시간 같이 생각 하고 토론 해 본 적은 오늘이 처음입니다” 그렇다. 우리 기업들은 대부분 평소 위기에 대해 생각하거나 상상해 보지 않는다. 관심의 결핍이 곧 가장 큰 위기다.

    지난 해만 해도 수많은 기업이 위기를 골고루 경험했다. 각각의 많은 기업 구성원들이 그 위기로 인해 힘들어 했고, 피해를 입었고, 돈을 잃고, 자리를 잃었다. 다른 기업들의 임직원들은 신문이나 온라인에서 그 소식을 들으면서 흥미로워 했다. 일부는 위기관리에 실패 한 기업에게 손가락질도 했다. 어떻게 저렇게 위기관리를 엉망으로 할 수 있을까? 생각했다. 그러나 거기에서 그만이었다.

    대부분의 위기는 CEO를 비롯한 임직원들의 책상 서랍 속에 숨어 숨쉬고 있다. 직원들의 PC속에서 살아 움직이고 있다. 공장이나 지점 직원들의 머릿속에서 매일 매일 자라나고 있다. 회사와 함께 영향력을 주고 받는 수많은 이해관계자들은 이미 우리에게 다가오는 위기를 알고 있을 수도 있다. 많은 위기의 싹들을 일선에서 지켜보고 있는 직원들의 수가 얼마나 많은지 CEO와 임원들을 알고 있어야 한다. 이를 모두 끌어 내 회사의 위기관리 자산으로 만드는 작업은 왜 그리 힘들까?

    우리에게 그와 동일한 또는 유사한 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는 두려움 까지는 가지지 못했기 때문이다. 오늘이라도 우리에게 그 같은 일이 발생하면 우리는 그들 보다 더 잘 관리할 수 있을까? 하는 질문을 스스로에게는 미처 던져 보지 않았던 것이다. 설마 우리에게도 그런 일이 발생하겠어? 하며 일상으로 돌아 왔기 때문이다.

    어떤 임원들은 이렇게 이야기 한다. “어떤 위기가 발생 할는지 누가 알겠어요? 근데 막상 갑자기 위기가 발생하면 뭐 어떻게든 헤쳐 나가기 마련이더라고요. 평소 위기만 생각 하며 일하는 것도 불가능한 일이고…닥치면 어떻게든 될 겁니다.” 수십 년 간 같은 또는 여러 회사에서 일하며 산전수전을 다 겪어본 임원들이 이렇게 말한다. 어떻게든 된다. 될 것이다.

    한국 기업들에게서 발생하는 위기들을 보면 그 유형이 생각보다 매번 다르거나 새롭지 않다는 것에 놀라게 된다. 이 기업에서 발생했던 위기가 얼마 후 저 기업에서도 발생한다. 같은 위기가 한 기업에게 계속 반복되는 경우들도 있다. 그 때 그 때 달라 보이지만, 사실은 언젠가 또는 누군가 이미 몇 번씩 경험했던 위기들이라는 이야기다.

    학창시절에 비유 해보면 이미 나왔던 시험문제가 계속 나온다는 의미다. 이미 풀어 보았던 문제가 시험에 그대로 출제 되는 셈이다. 일부는 선생님께서 이미 풀어주신 정답을 그대로 적는 시험을 보게 된다는 것이다. 기업의 위기와 위기관리가 그렇다는 이야기다. 문제는 이미 여러 번 나왔던 문제, 벌써 풀어 보았던 문제, 선생님이 가르쳐 주신 바로 그 문제를 매번 새로워 하고 오답을 적어 실패하는 바로 그 기업들이다.

    기업이 생각하는 ‘어떻게든 되겠지…”란 생각은 시험공부를 등한시 하고 중요한 시험에서 요행을 바라는 학생의 자세와 크게 다르지 않다. 운이 좋은 학생들도 있겠지만, 대부분 학생들은 실패를 할 것이 뻔하다.

    CEO가 핵심이다. CEO가 관심을 가지고 민감해야 기업이 민감해 진다. CEO가 위기관리 리더십을 보여야 위기가 관리된다. CEO 스스로 우리에게 이런 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는 그림을 한눈에 그리고 있어야 한다. CEO가 준비 되어 있어야 한다. CEO가 의사결정 프로세스를 꿰뚫고 있어야 하고, 경험이 없으면 내부와 외부에서 평소 조력을 구해 놓아야 한다. 한번도 듣도 보도 못했던 위기라 할지라도 CEO만 제대로 서면 그 위기는 결국 관리된다.

    위기관리 체계를 만들라고 아래 임직원들에게 지시만 하는 CEO의 회사는 원하는 목적을 이루기 어렵다. 하루를 내어 다 같이 모여 위기관리를 고민하는 자리에 CEO가 참석하지 않는 회사도 마찬가지다. 매뉴얼을 만들어 임직원들에게 배포하면 모든 게 다 잘 되리라 믿지 말자. 위기관리 시스템은 실무진들이 알아서 만드는 것이라 여기면 큰 문제다. 임직원들이 변변하지 못 해 회사가 위기관리에 실패했다고 여긴다면 그건 더 큰 문제다.

    2015년 올해부터는 CEO를 중심으로 모두 하루만 다 같이 투자 해 보자. 주위를 살펴보며 우리 회사의 위기에 대해 한번 심도 있게 이야기 나누어 보는 시간을 가져 보자. 다른 회사들은 대체 어떻게 그런 위기를 관리했고, 왜 실패했고, 어떻게 성공했는지 살펴보자. 위기관리 성공을 위해 CEO가 임원들 하나 하나에게 이런 질문을 해 보자. “우리는 준비되었습니까?” 당연히 스스로 ‘CEO로서 나는 충분히 준비되어 있는가?’에 대한 진정성 있는 고민은 물론이다. 딱 하루만 고민 해보자. 딱 하루면 된다.

  • 40. 1시간 플랜으로 훈련 받아 실행했다, 메리엇호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맞은편 대륙에서 테러가 발생했다. 30분만에 모든 위기관리팀이 집합했다. 15분만에 첫 번째 메시지를 배포했다. 한 시간 내에 여럿이 힘을 모아 사실을 확인 해 더욱 정교한 메시지들을 정리 배포했다. 위기관리 매뉴얼에 따라 훈련 받은 대로 그들만의 1시간 규정을 그대로 따랐다. 회장부터 일선 매니저들까지 한 몸처럼 움직였다. 메리엇호텔의 이야기다.

    2008년 9월 20일 오후.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에 위치한 메리엇호텔에서 자살폭탄 테러가 발생했다. 1t가량의 고농축 폭탄을 장착한 트럭이 메리엇호텔로 돌진하면서 호텔 20m 전방에서 폭탄이 터져 60명이 사망하고 250여 명이 크게 다쳤다. 중상자가 많아 사망자 수도 늘어 났다.

    뉴스로 이 긴급한 소식을 접한 미국 메리엇호텔 본사 CEO와 위기관리팀은 바로 소집되었다. 이른 새벽임에도 위기관리팀원 중 일부는 본사와 5분 거리에 살고 있었고 대부분이 30분 내에 집합이 가능했다.

    이미 지난 9.11 사태로 인해 메리엇호텔 본사에는 위기관리 매뉴얼에 따라 잘 훈련된 위기관리팀이 존재하고 있었다. 9.11 사태 때 뉴욕 맨하튼의 쌍둥이 빌딩 바로 옆 메리엇호텔도 같이 한꺼번에 무너져 내렸었다. 그 후 메리엇호텔은 더욱 강력한 위기관리 역량을 구축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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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리엇호텔 위기관리팀은 커뮤니케이터와 비커뮤니케이터를 포함해 총 5개 실무팀으로 전체가 구성되어 있었다. 조사 및 메시지 작성팀(The research and writing team)은 소집 후 15분 내에 사건 조사 결과들을 분석하고, 메리엇호텔의 최초 공식 메시지를 개발하는 역할을 하게 되어 있었다. 그 후 한 시간 내에 자세한 설명을 가능하게 자료들을 준비하는 역할도 해야 했다.

    미디어팀(The media team)은 앞의 팀으로부터 넘겨받은 자료들을 토대로 언론과 커뮤니케이션 하게 되어 있었다. 내부 커뮤니케이션팀(The internal communication team)은 동일한 자료를 토대로 메리엇호텔 직원들과 커뮤니케이션 해야 했다. 커뮤니티 관계팀(The community relations team)은 적십자 같은 구호단체나, FEMA 등 위기와 관련된 여러 협력 구성원들과 커뮤니케이션 하는 역할이 주어졌다. 마지막으로 실행지원팀(The logistics team)은 이상적인 위기관리 실행을 위해 워룸의 모든 장비, 시설, 편의를 지원 제공하는 역할을 맡았다. 각 팀은 위기관리매뉴얼에 따라 각자의 역할을 수행하면서 저 멀리 파키스탄에서의 비보를 전세계 여러 이해관계자들과 빠르게 커뮤니케이션 하며 위기를 관리했다.

    이와 동시에 본사 위기관리팀과 외부 및 사내 의사결정권자들과의 핫라인도 견고하게 유지되었다. 모든 핵심 의사결정권자들과 외부 법률자문과 같은 자문 인력들이 대기모드로 핫라인을 계속 유지했다.

    메리엇호텔 회장 빌 메리엇의 블로그도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채널로 활용됐다. 당시 70대인 빌은 직접 블로깅을 하지 않고, 담당자에게 구두로 받아 적기를 시켰었다. 평소에는 브랜딩 목적의 최고경영자 온라인 채널을 위기 시 회사의 입장과 상황 업데이트를 지속적으로 제공하는 위기관리 채널로 변환시킨 것이었다. 이를 통해 빌 메리엇 회장에게 요청되는 인터뷰나 컨퍼런스 콜등의 부담을 상당 부분 덜 수 있었다.

    메리엇호텔 위기관리팀은 누구나 1 시간 내 문서화(a first-hour document)룰을 따랐다. 모든 외부와 내부 문의에는 10-15분이내 답변 하도록 규정되어 있었고, 한 시간 내 심화 답변과 문서화 작업 규정이 있었다. 쏟아지는 외부 문의에 신속하고 정확하게 대응하도록 시간을 정해 ‘최초 1시간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플랜’을 아주 정교하게 실행했던 것이다.

    파키스탄의 폭탄 테러 현장에서는 직접 본사의 위기관리팀에게 시시각각 변해가는 소식을 업데이트 해주었다. 이를 바탕으로 위기관리팀은 다양한 매체들을 활용하면서 메시지들을 꼼꼼하게 정리했다. 직원들에게는 직접 커뮤니케이션 했다. 호텔의 사업 특성상 인터넷을 접하지 못하는 많은 직원들을 배려해 직접 매니저들이 스탠딩 미팅을 진행하고, 회사 내 소식지를 활용해 직원들과 커뮤니케이션 했다. 온라인 상에서는 인간적 톤앤매너의 커뮤니케이션을 실시함으로써 많은 공중들로부터 위로의 댓글 들과 감사의 글들을 받았다.

    어느 기업이나 경계해야 하는 최초 몇 시간 동안의 정보의 공백을 메리엇호텔은 일사분란함으로 극복했다. 빠르고 정확하게 모든 이해관계자들과 빠짐 없이 커뮤니케이션 했다. 의사결정자들과 이를 지원하는 전문가들이 매뉴얼에 따라 핫라인으로 연결되어 즉각적 의사결정을 진행했다. 위로는 회장으로부터 아래로는 호텔 매니저들까지 정해진 역할을 물 흐르듯 각자 실행했다.

    항상 그렇지만 위기관리에 성공한 기업들의 특징은 대부분 서로 유사하다. 어떻게 보면 별반 특이하거나 재미가 없다. 시스템이란 게 원래 재미가 없다. 위기관리에 실패하는 기업들에도 공통점들은 존재한다. 시스템과는 다르게 아주 ‘재미있는’ 공통점들이 반복된다. 예측이 가능한 것을 준비하느냐 준비하지 않느냐에 따라 그 공통점들은 갈린다. 그 각각의 대가는 크게 다르다.

    위기관리는 상황 관리와 커뮤니케이션 관리로 나뉩니다. 이 글은 위기 발생 후 기업, 정부, 공기관등이 위기관리를 위해 실행 한 커뮤니케이션 중 하나의 성공 포인트만을 잡아 예시한 것입니다. 즉, 이 원 포인트가 해당 케이스 위기관리 전반의 성공을 대변하고 있지는 않음을 알려드립니다.

    이 40편째 원 포인트 레슨을 마지막으로 ‘정용민의 위기관리 원 포인트 레슨’ 시리즈 기고를 마무리합니다. 지난 한 해 관심 보여주시고, 응원 해 주신 여러 선후배님들께 감사드립니다. 2015년 새해에는 또 새로운 주제들로 시리즈를 꾸며 볼 예정입니다. 감사합니다.

    2014. 12. 31. 정용민 배상

  • 39. 핵심 이해관계자 ‘원점관리(原點管理)’로 성공, LG전자

    정용민 스트래티지지샐러드 대표

    예상치 못했던 갑작스러운 사고가 일요일 이른 아침 발생했다. 제대로 상황 파악도 힘든 시간에 이 회사는 정신을 차렸다. 사고로 얽혀있는 이해관계자들의 실타래를 들여다보며 그들의 우선순위를 정했다. 현장에서 슬퍼하고 아파하는 주요 이해관계자들을 신속 관리했다. 위기의 원점과 관련 있는 이해관계자 관리 없이 언론과 규제기관만 먼저 관리하려는 우를 범하지 않았다. LG전자 이야기다.

    2013년 11월 16일 오전 8시 45분. 서울 삼성동 38층짜리 아이파크 아파트에 LG전자 소속 헬리콥터가 충돌해 추락했다. 이 아파트 24∼26층에 충돌한 후 추락해 버린 헬기에 탑승해 있던 조종사와 부조종사 2명이 사망했다.

    이 사고로 아파트 21층에서 27층까지의 창문들이 깨지고 외벽이 상당 부분 부서졌다. 피해를 본 아파트 21∼27층에는 주민 27명이 있었으며 이들은 모두 사고 직후 신속하게 대피했다. 당시 아파트 26층에 있던 여성 1명은 충격에 놀라 병원으로 옮겨져 안정을 찾았다.

    이날 오후 LG전자는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사고 헬기에 탑승했던 기장과 부기장 두 분께 깊은 애도와 함께 유가족께도 깊은 위로의 말씀을 올린다”고 했다. 또한 “사고 피해를 입은 아파트 주민 여러분께도 머리 숙여 사과 드린다”고 밝혔다.

    LG전자는 이 사고로 인해 가장 큰 피해를 입은 핵심 이해관계자를 두 그룹으로 설정한 것이다. 첫째는 추락 사고로 유명을 달리 한 조종사와 부조종사 그리고 그들의 가족들. 둘째는 갑작스러운 충돌로 재산적 정신적 피해를 입은 충돌 아파트 입주민들이었다. LG전자는 위기관리의 핵심인 ‘원점관리’에 초기부터 집중하는데 성공했다.

    우선 LG전자는 유가족들과 협의해 장례식을 4일장으로 치르기로 했다. LG전자 임직원 장례를 돕는 위원회도 장례식장에 파견 해 지원했다. ‘회사장’에 준하는 수준으로 장례식을 치렀다. 장례식 비용 일체 부담은 물론 합동 영결식까지 전폭적으로 지원했다. 이를 통해 LG전자 조직 전체가 유가족들에게 정성스러운 조의를 커뮤니케이션 했다.

    유가족 협의와 동시에 LG전자는 헬기와 충돌 한 아파트 입주민들과도 만나 피해보상을 위해서 최대한 노력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피해규모를 파악하기 위한 조사팀을 각 피해 가정에 방문시켰다. 또한 대체 거주지 마련을 위해 사고 지역 관할 구청인 강남구청과 긴밀히 협의했다.

    LG전자와 오랜 관계를 맺고 있던 사고 지역 인근의 호텔 2곳에 각각 임시 거처를 마련해 총 8가구 32명이 임시로 지낼 수 있도록 조치를 취했다. 충돌 층인 24층 위아래 가정에 대해서는 시공사와 협의 해 사고 다음날부터 바로 임시복구를 시작했다.

    이처럼 갑작스러운 사고에 대응해 LG전자는 이례적으로 신속히 움직인 것으로 평가 받는다. 당일이 일요일 휴일 이른 아침이었음에도 불구 LG전자의 위기관리팀은 재빠르게 움직여 ‘원점관리’를 실행했다. 임시거처를 마련해 아파트 피해 주민들을 이동시키는 데 사고 후 정확히 4시간여 밖에 걸리지 않았다. 슬픔에 잠겨있는 헬기 조종사 유가족들과의 장례 절차와 예우에 대한 협의도 채 하루가 걸리지 않았다. 사고 지역 관할 구청과의 협의도 일사불란 했다. 임시거처 비용을 누가 지불할 것인가 우려하는 구청직원들에게 “LG전자가 지불한다”는 약속을 하며 빠른 협조를 구했다.

    LG전자는 상황을 정확하고 빠르게 우선순위를 정해 파악 해 대응 했다. 사고 후 핵심 이해관계자들을 시끄러운 언론이나 으르렁거리는 정부규제기관들로만 한정하지 않았다. 실제 피해를 입어 고통스러워 하고 슬퍼하는 실제 이해관계자들을 먼저 꼽아 살폈다.

    유가족들이나 피해 주민들에게는 사고 직후 한 시간이 1년같이 길게 느껴진다는 사실을 공감한 것처럼 LG전자는 빨랐다. 주저하거나 고민하기 보다는 전향적으로 통 크게 핵심 이해관계자들에게 빠른 확신을 주었다.

    만약 LG전자가 사고 초기에 피해 유가족에게 적절한 장례 절차와 예우를 표하지 못했었더라면 어떻게 되었을까? 피해 입주주민들에게 적절한 임시 거처를 제공하는 대신 초기 그들의 불만을 막는 데만 몰두했었으면 어땠을까? 언론 인터뷰를 통해 사과를 하며 머리를 조아리면서도 실제 원점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는 많은 위기관리 사례에 비추어 볼 때 분명 LG전자의 헬기 추락 사고 위기관리는 의미가 있다.

    최소한 LG전자는 현장에서 울고 아파하는 핵심 이해관계자들을 그대로 놓아둔 채로 ‘국민에게 죄송하다’는 말을 하지는 않았다. 유가족과 피해 가족들을 만나지도 않은 채 ‘조의와 위로를 표한다’ 말로만 사과하지도 않았다. 임시 거처를 걱정하는 실무 구청직원들을 회유하려 하지 않았다. 경찰이나 여러 조사기관의 질문에만 답한 것이 아니라 핵심 이해관계자들에게 먼저 성심껏 답을 해 위기를 관리했다. 위기관리에 있어서 우선순위를 메길 수 있는 능력. 위기관리 성공 능력의 핵심이라고도 할 수 있다.

    위기관리는 상황 관리와 커뮤니케이션 관리로 나뉩니다. 이 글은 위기 발생 후 기업, 정부, 공기관등이 위기관리를 위해 실행 한 커뮤니케이션 중 하나의 성공 포인트만을 잡아 예시한 것입니다. 즉, 이 원 포인트가 해당 케이스 위기관리 전반의 성공을 대변하고 있지는 않음을 알려드립니다.

  • 조선비즈 코멘트 : 맥도날드, ‘침 햄버거’ 피해자에 쿠폰 내밀었다 거부당해

    반면 컨설팅 회사인 스트래티지샐러드의 정용민 대표는 “사건이 발생한 이후 맥도날드 측에서 회사 부사장까지 나서 피해자를 직접 찾아가 대화를 통해 이해를 구한 것은 올바른 위기 대응 방법이었다”고 평가했다.

    쿠폰을 제공하려 한 것에 대해 정 대표는 “식·음료 업계에서 피해 소비자에 대한 사과의 표시로 제품 이용권을 주는 것은 회사 제품을 다시 한 번 믿고 이용해 달라는 의미로, 업계에서는 관례화된 것”이라며 “보상금을 주는 것은 윤리경영 차원에서도 나쁜 선례가 될 수 있고, 준법 경영에도 위반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맥도날드 같은 사건은 미국의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종종 발생하고 있다”면서 “회사는 문제를 일으킨 직원에 소송을 제기해 다른 직원들이 경각심을 갖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선비즈. 2013. 8. 13.  맥도날드, ‘침 햄버거’ 피해자에 쿠폰 내밀었다 거부당해]

     

     

     

     

  • 중앙선데이 인터뷰 : “사내에 ‘NO’라고 하는 인력 없는 게 문제”

    21004652위기관리 전문가 정용민(44·사진)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는 “대한항공의 대응은 위기관리 실패 종합세트”라며 “위기 발생 주체와 위기관리 의사결정자를 초기에 분리하지 못하면서 여론이 악화했다”고 진단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중앙 선데이. 2014. 12. 21. “사내에 ‘NO’라고 하는 인력 없는 게 문제” 기업 위기관리 전문가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 이코노믹리뷰 코멘트: ‘사과광고’를 보면 기업들 속내가 보인다?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는 “누구도 그렇게까지 할 줄은 몰랐다. 어떤 이는 다른 신문도 다 그러는데 홀로 극약처방까지 할 필요가 있느냐고 했다. 어떻게 보면 바보 같다고 볼 수 있을 정도로 사과했다”며 “그는 자신의 이름을 사과광고 하단에 사인하며 치욕을 삼켰고 중대한 실수에 맞서 자신은 물론 직원들과 경쟁사들 그리고 독자들과 국민들을 한꺼번에 놀라게 하며 위기를 극복하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코노믹리뷰, 2014. 12. 18. ‘사과광고’를 보면 기업들 속내가 보인다?]

     

     

     

     

  • 38. CEO의 부적절함에 읍참마속으로 대응했다, 보잉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회사를 살린 구세주에게 회사를 나가라 했다. 잘나가는 CEO에게 윤리강령을 들이대며 책임을 물었다. 성공한 CEO라도 회사에게 피해를 입힐 수 있는 행위를 하는 것은 용납될 수 없다는 원칙에 의한 결정이었다. 숨기거나 감싸지 않았고 기업 스스로 나서서 CEO를 대신해 변명하지도 않았다. 큰 원칙을 위해 아끼는 말(馬)을 단칼에 베었다. 보잉사의 이야기다.

    2005년 3월 7일. 미국 1위 항공기 제조 업체 보잉사는 당시 CEO였던 해리 스톤사이퍼를 퇴진시켰다. 해임된 스톤사이퍼 CEO는 위기에 빠진 보잉사를 위해 사장으로 컴백 한 사실상 회사의 구세주였다. 이미 2003년 보잉사는 전임 필립 콘디 CEO 시절 회사 전체가 휘청거릴 만큼 큰 위기를 맞았었다.

    미 국방부의 전직 고위 관료를 불법으로 고용하고 무기 입찰 과정에서 경쟁사의 내부 정보를 이용하는 등 보잉사의 비리가 드러나면서 막대한 경제적 손실과 이미지 추락을 경험했었다. 위기 상황에서 다시 CEO에 오른 스톤사이퍼는 ‘도끼 해리’라는 별명이 붙을 만큼 특유의 신속하고 강력한 결단력을 발휘, 영업 실적을 향상시키는 데 성공했다. 그는 취임 이후 보잉사 주가를 50% 이상 끌어올렸고 군납 로비 관행 파문 후 박탈당 했던 국방부 입찰 자격도 되찾아왔다.

    그렇지만 그가 가장 공을 들였던 분야는 보잉사의 도덕적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강력한 윤리강령을 마련한 것이었다. 스톤사이퍼 CEO는 취임하자 마자 전직원들에게 매년 윤리강령에 서명토록 하며 경각심을 고취했다. 그리고 시간이 있을 때마다 사내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항상 “직원은 회사를 난처하게 할 행동을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며 사소한 규정 위반도 엄격하게 처벌할 것이라고 공언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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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oeing President and CEO Harry Stonecipher (left) and Chairman Lew Platt signed their Code of Conduct forms last month during the annual Boeing Leadership [source : Boeing Frontiers]

    그러나 그를 사장으로 영입한 지 15개월 만에 루 플래트 보잉 이사회 의장은 스톤사이퍼 CEO가 회사 윤리규정에 어긋나는 행동을 한 것으로 드러나 그를 퇴진시켰다고 발표했다. 스톤사이퍼 CEO가 사내 여성 임원과 부적절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다는 것이었다. 플래트 의장은 “이런 관계는 스톤사이퍼의 판단력을 흐리게 하고 회사를 이끌 능력을 손상시킬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해임 이유를 밝혔다.

    보잉 직원들은 물론 투자자들과 언론들은 보잉사의 이런 엄격한 윤리적 잣대를 목격하고 크게 놀랐다. 그도 그럴 것이 전통적으로 미국 기업들에서는 우수한 성과를 올리는 경영인이라면 사생활 측면의 문제는 적당히 눈 감아줄 수 있다는 분위기가 우세했었기 때문이었다. 주주들도 성공적 CEO에게는 사생활을 간섭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런 면에서 개인 사생활로 인한 보잉사의 전격적 CEO 해임은 충격이었다.

    플래트 의장은 이런 이해관계자들의 반응에 대해 “CEO는 나무랄 데 없는 직업윤리와 사생활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 이사회의 판단이었다”고 설명했다. 보잉사 이사회는 스톤사이퍼 CEO가 직접 사내 윤리강령에 대한 엄격함을 설파한 주역이었기 때문에 개인 사생활에 대한 해석과 적용에 있어서도 더욱 엄격함이 있어야 한다는 공감대를 형성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성공적 경영자였고, 위기에 빠진 자사를 구하려 노력하던 구세주 CEO를 단박에 해임해 버리는 과정은 그리 간단한 것이 아니었을 것이다. 이사회 많은 구성원들은 말 그대로 ‘읍참마속(泣斬馬謖)’의 결단을 내리며 심각히 고민 했을 것이다. 그러나 보잉사는 문제의 CEO를 해임시킴으로써 보잉사 내부의 윤리강령을 더욱 강화시키는 데 더 큰 의미를 두었다. 또한 CEO의 문제를 눈감아 주다가 외부로 문제가 드러나면 그 후에는 보잉사가 더 이상 돌아올 수 없는 길을 갈 수도 있다는 위기감도 CEO 해임의 큰 이유였다.

    이 케이스는 우리 기업들과 경영자들에게 많은 생각의 주제를 던져준다. 기업 명성을 훼손하거나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경영자들을 바라보는 기업 내부 시각과 여러 이해관계자들의 시각간 편차에 관한 것이다. 이해관계자들은 해당 경영자가 잘못을 했다면 당연히 사회적 책임이 있는 기업 경영자로서 적절히 사과 하고, 해당 기업은 그에 상응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믿는다. 하지만 실제의 경우 일반적 기업들은 사과보다는 먼저 해당 논란이 별 문제가 아니었다 변명한다. 홍보실은 그 경영자를 보호(?)하기 위해 방어 논리를 개발하고 여러 해명들을 만들어 커뮤니케이션 한다. 사과하는 방식이나 취하는 조치들도 해당 경영자의 눈치를 살피는 기반으로 진행되면서 이해관계자들을 더욱 분노하게 만들어 버린다. 위기관리를 스스로 포기 해 버리는 것이다.

    반면 보잉사는 이해관계자들이 두려워할 정도로 엄격했다. 윤리강령을 말하고 다니던 CEO가 윤리적이지 못했다면 이는 곧 자사 명성에 대한 큰 부담이자 위기 그 자체라 판단했다. 직원들로부터 “CEO는 그런 짓을 하면서 우리에게만 윤리강령을 적용하다니. 불공정한 것 아닌가?’하는 말을 듣기 두려워했기 때문이었다. 일부 다른 기업들 같이 기업 스스로 문제의 경영자만을 두려워하기 보다는 직원, 투자자, 거래처, 정부, 언론 등 여러 이해관계자들을 더 경외했기에 가능했던 ‘읍참마속’의 위기관리였다. 위기관리에 있어 기업 철학과 일관성에 대한 이야기라 의미가 있다.

    위기관리는 상황 관리와 커뮤니케이션 관리로 나뉩니다. 이 글은 위기 발생 후 기업, 정부, 공기관등이 위기관리를 위해 실행 한 커뮤니케이션 중 하나의 성공 포인트만을 잡아 예시한 것입니다. 즉, 이 원 포인트가 해당 케이스 위기관리 전반의 성공을 대변하고 있지는 않음을 알려드립니다.

  • 34. 거대 신문을 단박에 없애 성공했다, 루퍼트 머독 회장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아무도 그렇게 까지 할 줄은 몰랐다. 누구는 다른 신문들도 다 그러는데 홀로 극약처방까지 할 필요가 있느냐 했다. 어떻게 보면 바보 같다고도 볼 수 있을 정도로 사과했다. 그리고는 자신의 이름을 사과광고 하단에 싸인 하면서 치욕을 삼켰다. 중대한 실수에 맞서 자신은 물론 직원들과 경쟁사들 그리고 독자들과 국민들을 한꺼번에 놀래 켜 성공했다. 세계적 언론재벌 루퍼트 머독의 이야기다.

    2011년 7월 4일. 영국의 가디언의 보도를 따라 텔레그래프, BBC 등에서 집중적인 보도가 이어졌다. 이 보도는 9년전 당시 신문사의 요청을 받고 죽은 소녀의 휴대폰을 해킹했었던 한 사설 탐정의 경찰 진술에 대한 것이었다. 이 사건의 배후에 뉴스코프 계열 신문사 ‘뉴스오브더월드(News of the World, NoW)’가 있었다는 사실이 폭로된 것이다.

    이와 함께 이 신문은 그 동안 유명배우, 스포츠맨, 정치인은 물론 영국왕실까지 휴대폰해킹을 통해 쇼킹한 뉴스를 파헤쳐 온 혐의도 받게 되었다. 이 신문사 전 편집인이 경찰에 정기적으로 금품을 제공했다는 의혹까지 나왔다. 영국은 물론 전세계가 언론의 해킹 및 도청 취재에 대해 놀라움과 두려움을 나타냈다. 캐머런 총리는 이틀 후 이 이슈에 대한 정식 조사를 지시했다.

    뉴스코프를 소유하고 있는 언론재벌 루퍼트 머독 회장의 아들 제임스 머독은 “만일 이번 혐의가 사실로 드러난다면 그것은 비인간적인 것이고 회사가 갈 곳이 없다”는 성명서로 심경을 토로했다. 긴급히 영국에 도착한 루퍼트 머독 회장은 사내 대책회의를 열었다.

    머독 회장은 즉각 문제를 일으킨 신문사 ‘뉴스오브더월드’를 폐간하는 극약처방을 내렸다. 이 신문은 168년의 역사를 자랑했었고 구독부수는 최소부수만으로 한국 최대 신문의 부수의 2배에 달하는 260만부를 넘지만 머독 회장은 폐간을 명령한 것이다. 200여명의 ‘뉴스오브더월드’ 직원들도 동시에 모두 해임되었다. ‘뉴스오브더월드’는 10일 “감사 드리며 작별을 고한다(THANK YOU & GOODBYE)”라는 간단한 메시지를 1면에 내건 마지막 호를 발행하고 168년의 역사에 종지부를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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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월 15일. 머독 회장은 자신의 사인이 담긴 사과 광고를 영국의 7개 일간지에 게재했다. ‘미안합니다(We are sorry)’로 제목 붙여진 이 사과광고에서 머독 회장은 “그간 잘못됐던 것들을 바로잡겠습니다(Putting right what’s gone wrong.)”라고 약속하며 싸인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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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또한 머독 회장은 같은 날 자신이 소유한 다우존스 CEO 레스 힌튼을 전격 해임했다. 힌튼은 ‘뉴스오브더월드’의 영국 내 모회사인 뉴스인터내셔널 회장을 역임했으며, 머독이 뉴스인터내셔널을 운영하기 시작한 2007년부터 다우존스 CEO를 맡았었다. 그는 파문 초기 의회에서 위증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었다. 이와 함께 머독 회장이 딸처럼 아끼던 뉴스인터내셔널의 CEO 레베카 브룩스도 이날 해임시켰다. 브룩스는 2000년부터 4년간 ‘뉴스오브더월드’ 편집장을 지냈기 때문에 그녀에게도 책임을 물은 것이다.

    사실 영국에서는 당시 이러한 언론의 불법, 탈법 행태가 그리 생소한 논란은 아니었다. 이미 2011년 이전에도 본격적 경찰조사가 두 번이나 있었다. 당시 30여 언론기관들이 사설 정보원이라는 루트를 통해 정보를 사서 기사에 사용했음이 드러났었다. 하지만 당시에는 언론이나 사법당국도 이를 부도덕하다고 느끼거나 사법 처리로 문제를 삼지 않았었다.

    이러한 배경에서도 머독 회장은 갑작스럽게 경쟁 언론인 가디언스에 의해 제기 된 ‘미스터리 한’논란에 더 이상은 말려들어가지 않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당시 영국 정치권과 언론에서 일어난 우파와 중도좌파간의 알력에 해당 이슈가 끼어 들어가는 것을 극약처방으로 방어 하려 했다. 자신이 의회에 나가기 전에 할 수 있는 모든 위기관리 조치들을 챙겨 행하므로 해당 이슈와 자신의 연결 고리를 잘라 버렸다.

    우리나라의 언론 기업들을 한번 돌아보자. 자신들의 실수에 대해 정정보도 등으로 단순 사과하는 언론은 많지만, 자신들의 실수와 책임을 인정 하고 그 수위에 따른 실질적 개선 조치를 취하는 언론들은 그렇게 많아 보이지 않는다. 168년의 역사에 260만부를 발행하는 잘나가는 신문이라도 치명적인 실수를 저지르면 하루 아침에 문을 닫을 수 있다는 충격적 교훈이 우리에겐 그리 현실적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말이다.

    루퍼트 머독 회장은 이후 하원 청문회에 나가 증언 했던 순간을 “가장 치욕스러웠던 순간”으로 기억 한다고 이야기했다. 자신이 소유하고 있는 언론사의 중대한 실수에 사과하기 위한 광고 하단에 자신의 이름을 사인을 하는 순간도 그는 잊지 못할 것이다. 자신들의 관행 화 된 실수에 안주 했었던 200여명의 ‘뉴스오브더월드’ 기자와 제작진들도 마지막 폐간호를 마감했던 순간을 기억할 것이다. 다른 경쟁사 언론들도 그렇고 ‘뉴스오브더월드’의 700만이 넘는 구독자들과 영국 국민들 모두 머독 회장의 치욕의 깊이를 가늠할 수 있었을 것이다. 매번 이러한 압도적인 조치만이 중대한 위기를 관리한다는 교훈을 주고 있다.

    위기관리는 상황 관리와 커뮤니케이션 관리로 나뉩니다. 이 글은 위기 발생 후 기업, 정부, 공기관등이 위기관리를 위해 실행 한 커뮤니케이션 중 하나의 성공 포인트만을 잡아 예시한 것입니다. 즉, 이 원 포인트가 해당 케이스 위기관리 전반의 성공을 대변하고 있지는 않음을 알려드립니다.

  • 33. 일간지 기고문 사표에 사내 메모로 대응, 골드만삭스

    기업 임원이 일간지에 사표(?)를 냈다. 개인이 기고문을 통해 회사를 욕 하며 공개적으로 자신의 퇴직을 발표한 것이다. 기업들이 이런 어이없는 기고문을 접한다면 어떤 대응들을 할까? 이 와중에 가장 중요한 이해관계자를 빨리 생각해 낸 기업이 있다. 그들을 대상으로 강력하게 커뮤니케이션 해 지지를 이끌어 냈다. 지적 받은 일부 문제는 자신 스스로를 바꾸어 개선에 나섰다. 미국 골드만삭스의 이야기다.

    2012년 3월 14일 아침. 뉴욕타임스(NYT)에는 이상한 기고문이 하나 실렸다. 세계적 투자은행이자 증권회사 골드만삭스의 그렉 스미스라는 이사가 보낸 기고문이었다. 이 임원은 놀랍게도 이 기고문에서 고객을 ‘멍청이’라고 부르며 무시하는 부도덕한 골드만삭스 문화를 고발했다.

    골드만삭스에서 12년간 일한 그는 이날 회사를 떠나면서 일간지에 회사의 내부 실상을 적나라하게 공개해 버린 것이다. 그는 기고문에서 “고객과의 명예와 믿음을 중시하는 143년간의 골드만삭스 문화는 온데간데없고, 지금은 오직 고객을 이용만 하는 ‘악독하고 파괴적인’문화만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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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기고문은 골드만삭스를 비롯한 월가에는 청천벽력 같은 충격이었다. 골드만삭스 직원들은 물론 고객들과 동종업계 기업들에게 까지 널리 회자가 되며 언론으로부터 집중적 관심들이 이어졌다.

    이에 대해 골드만삭스는 가만히 있지 않고 신속하게 공식 입장을 내놓았다. 골드만삭스 대변인은 “고객이 성공해야만 회사도 성공할 수 있다는 게 우리의 입장이며 골드만삭스는 이런 원칙하에 경영되고 있다”고 언론을 통해 이 기고문을 즉각 반박했다.

    같은 날 바로 로이드 블랭크페인(Lloyd C. Blankfein) 골드만삭스 회장은 직원들을 대상으로 하는 내부 메모를 배포했다. 블랭크페인 회장은 ‘오늘 자 뉴욕타임즈 기고문에 대한 우리의 답변(Our Response to Today’s New York Times Op-Ed)’라는 제목의 내부 메모를 통해 “우리의 가치관을 반영하지 않은 전직 직원이 쓴 주장을 읽고 실망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러한 주장이 자사 골드만삭스 3만여 직원들의 생각을 반영하는 것이 아니고, 반영 할 수도 없다.”고 단호하게 입장을 밝혔다.

    블랭크페인 회장은 기존 골드만삭스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하는 직원 서베이 결과를 다양하게 인용하면서 뉴욕타임즈 기고문 주장에 대해 반론을 폈다. 전직원의 85퍼센트가 회사 자체와 회사가 일 하는 방식에 긍정적인 의견을 나타냈다는 것을 근거로 제시했다. 고객들의 89퍼센트가 골드만삭스가 그들을 위해 우수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답한 고객 서베이 결과도 언급했다. 그는 “이 긍정적 답변 비율은 오늘 자 뉴욕타임즈 기고문을 쓴 전직 임원과 비슷한 직급인 사내 1만 2천명 부사장들의 긍정적 의견 비율과도 비슷한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골드만삭스가 완벽하지는 않지만, 일단 문제를 발견하게 되면 그것에 대해서는 아주 심각하고 근원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면서 좀더 소통을 강화할 것을 임직원들에게 약속했다. 이 내부 메모는 자연스럽게 언론에서도 주목을 했고, 주주들과 고객들에게도 자연스럽게 공유가 되었다.

    이후 블랭크페인 회장은 180도 태도를 바꾸었다. 고고하게 어깨에 힘을 주던 월가 CEO의 모습을 싹 빼버렸다. 이전에는 거의 언론 접촉을 하지 않고 비밀주의를 지키던 블랭크페인 회장이 대외 활동을 강화하면서 언론과의 스킨십을 마다하지 않게 변화 한 것이다.

    그는 뉴욕타임즈 기고문 파동 직후부터 CNBC, 블룸버그 등 언론과 잇따라 인터뷰를 확대하고 골드만삭스의 홍보맨으로 뛰기 시작했다. 이와 함께 각종 포럼, 컨퍼런스 등에도 얼굴을 적극적으로 비추기 시작했다. 논란 이후 땅에 떨어진 회사의 평판 개선을 위해 그 동안 비판을 받아 왔던 실적위주의 임직원 성과보상 시스템도 확 바꿔버렸다.

    자사 핵심 임원이 유력지에 기고문을 통해 공개적으로 회사를 비판하며 사표를 냈다는 이슈는 그 자체만으로도 정말 충격적인 것이다. 하지만 이 충격에 대응 해 골드만삭스는 숨거나 침묵하지 않았다. 오히려 최고경영진은 정신을 차리고 직원들을 대상으로 커뮤니케이션을 강화하면서 ‘기업 평판은 직원으로부터 나온다’는 원칙을 다시 기억했다. 이들을 향한 내부 메모를 전략적으로 활용했다. 직원과 고객들을 대상으로 하는 서베이 결과들을 적극 인용해 퇴직 임원의 주장을 반박했다.

    일개 해프닝에 대한 대응과 논리적 반박에만 위기관리를 그치지 않고, 이후에도 회장 스스로 자신을 변화시켰다. 대외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대폭 수정했다. 기자를 연이어 만나고 밖으로 나가 연설 하기 시작했다. 이 모든 위기관리 전략은 그 대부분이 회장 스스로 자사의 문제에 대한 정확한 파악에 기반한 것이었고, 그 핵심 타겟은 일관되게 임직원들이었다. 위기 시 가장 강력한 리더십은 주요 이해관계자들이 바라는 모습으로 자신을 변화시키는 리더십이다. 이런 리더십이 위기를 성공적으로 관리한다.

    [참고] 골드만삭스 경영진의 내부 메모

    March 14, 2012
    Our Response to Today’s New York Times Op-Ed
    By now, many of you have read the submission in today’s New York Times by a former employee of the firm. Needless to say, we were disappointed to read the assertions made by this individual that do not reflect our values, our culture and how the vast majority of people at Goldman Sachs think about the firm and the work it does on behalf of our clients.

    In a company of our size, it is not shocking that some people could feel disgruntled. But that does not and should not represent our firm of more than 30,000 people. Everyone is entitled to his or her opinion. But, it is unfortunate that an individual opinion about Goldman Sachs is amplified in a newspaper and speaks louder than the regular, detailed and intensive feedback you have provided the firm and independent, public surveys of workplace environments.

    While I expect you find the words you read today foreign from your own day-to-day experiences, we wanted to remind you what we, as a firm – individually and collectively – think about Goldman Sachs and our client-driven culture.

    First, 85 percent of the firm responded to our recent People Survey, which provides the most detailed and comprehensive review to determine how our people feel about Goldman Sachs and the work they do.

    And, what do our people think about how we interact with our clients? Across the firm at all levels, 89 percent of you said that that the firm provides exceptional service to them. For the group of nearly 12,000 vice presidents, of which the author of today’s commentary was, that number was similarly high.

    Anyone who feels otherwise has available to him or her a mechanism for anonymously expressing their concerns. We are not aware that the writer of the opinion piece expressed misgivings through this avenue, however, if an individual expresses issues, we examine them carefully and we will be doing so in this case.

    Our firm has had its share of challenges during and after the financial crisis, but your pride in Goldman Sachs is clear. You’ve not only told us, you have told external surveys.

    Just two weeks ago, Goldman Sachs was named one of the best places to work in the United Kingdom, where this employee resides. The firm was the highest placed financial services company for the third consecutive year and was the only one in its peer group to make the top 25.

    We are far from perfect, but where the firm has seen a problem, we’ve responded to it seriously and substantively. And we have demonstrated that fact.

    It is unfortunate that all of you who worked so hard through a difficult environment over the last few years now have to respond to this. But, our response is best demonstrated in how we really work with and help our clients through our commitment to their long-term interests. That priority has distinguished us in the past, through the financial crisis and today.

    Thank you.

    Lloyd C. Blankfein
    Gary D. Cohn

    위기관리는 상황 관리와 커뮤니케이션 관리로 나뉩니다. 이 글은 위기 발생 후 기업, 정부, 공기관등이 위기관리를 위해 실행 한 커뮤니케이션 중 하나의 성공 포인트만을 잡아 예시한 것입니다. 즉, 이 원 포인트가 해당 케이스 위기관리 전반의 성공을 대변하고 있지는 않음을 알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