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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기관리 매뉴얼이라면 좀 두꺼워야겠죠?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회사 위기관리 매뉴얼을 만들고 있는데요. 이게 디테일하게 작성하다 보니까 한이 없어요. 처음에는 한 100장 이내로 만들어 보자 했었는데요. 각각 위기유형별로 들어가 부서별로 대응안을 만들고 하다 보니 벌써 500-600장이 넘어가게 되네요. 그래도 좀 이렇게 자세한 게 좋겠지요? 큰 예산을 들인 작업이니 두꺼워야 의미가 있을 것 같은데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컨설턴트의 답변

    가장 자주 받는 질문이라서 아주 간단하게 말씀 드릴 수 있겠습니다. “위기관리 매뉴얼의 분량은위기관리위원회를 비롯 한 일선 담당자들이 암기 할 수 있는 분량을 넘어가면 안 된다’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답입니다. 실제 수천 페이지짜리 위기관리 매뉴얼을 만들어도 그걸 1 페이지부터 1000 페이지까지 꼼꼼하게 읽은 사내 임직원은 아마 한 명이나 한 명도 되지 않을 것입니다. 그나마 그 한 명은 위기관리 매뉴얼을 발주하고 그 프로젝트를 리드했었던 담당자 일겁니다.

    하지만, 주요 임직원이 매뉴얼 전체는 아니더라도 자신이 담당해야 하는 부분에 한해서는 평소 매뉴얼을 읽는 것이 필요합니다. 위기관리 매뉴얼을 제작할 때 담당자들은 이 최소한의 읽음과 이해가 가능한 페이지 분량을 감안해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실무 담당자들이 이해할 수 있고, 평소 읽음을 토대로 어느 정도 머릿속에 그릴 수 있는 매뉴얼 분량은 최대 10페이지를 넘지 못합니다.

    이를 기반으로 볼 때 전체 위기관리 매뉴얼의 분량은 어느 정도나 될까요? 이는 위기관리 매뉴얼에서 다루고 있는 주요 위기 유형들에 담당 기능별 부서 수를 곱한 분량과 연동 되어 있습니다. 그렇다고 주요 위기 유형 수가 늘어 남에 따라 담당 부서들의 수가 기하급수로 늘어나거나, 그들 각각의 대응 프로세스와 방식들이 기하급수로 늘어나지는 않습니다. 여러 위기 유형이라도 기능별 담당부서의 역할과 책임은 매번 거의 유사합니다. 일반적으로 10~20% 가량의 유형별 대응 업무 가감이 있을 뿐, 나머지 역할과 책임은 동일 합니다.

    따라서 1,000페이지의 위기관리 매뉴얼이라고 해도 그 내용을 들여다보면, 매번 반복되고, 오버랩으로 대응방안들을 기술 해 놓은 부분이 약 70-80%에 이를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극단적으로 말씀 드리면 1,000페이지 매뉴얼은 과감하게 300여 페이지로도 정리할 수 있다는 의미죠. 이렇게 정리해 좀 더 심플한 위기관리 매뉴얼을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은 담당자들이면 누구나 이해합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수 천 페이지 매뉴얼이 만들어 지는 이유는 뭘까요? 네, 맞습니다. 분량이 적으면 아쉬워하는 분들이 있어서 그렇습니다. 일부 실무자들 중에서도 가능한 세부적으로 자세하게 기술해야 실제 실전에서 참고하면서 위기를 관리할 수 있지 않겠느냐 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대부분 이런 분들은 실전 위기관리를 그리 자주 경험하지 않으신 분들인 경우가 많습니다.

    위기가 발생했을 때 담당 임직원이 위기관리 매뉴얼을 펴서 보면 일단 그 위기관리는 성공하기 힘든 위기관리가 되고 맙니다. 평소 반복적 이해와 훈련이 있었다면 위기관리 매뉴얼의 중요 부분은 모든 위기관리 담당 임직원의 머릿속에 이미 들어가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전쟁터의 군인들을 한번 떠 올려 보시죠. 전쟁이 발발했을 때 그제서 야포의 작동 매뉴얼을 열어보고 포를 작동하는 군인들이 있다면 그들에게 승산은 얼마나 있겠습니까?

    위기관리 매뉴얼은 ‘소장’이나 ‘보유’를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닙니다. 매뉴얼의 목적은 ‘교육’과 ‘훈련’이 그 목적입니다. 목적이 정확하다면 매뉴얼은 그렇게 장황하고 디테일하며 두꺼울 수 없습니다. 목적이 정확하지 않기 때문에 매뉴얼은 매번 두꺼워만 갑니다. 매뉴얼이 두꺼워 질수록 임직원들의 접근이나 이해는 떨어집니다. 이를 기반으로 한 교육이나 훈련은 더욱 더 난해해 집니다. 아예 임직원들이 열람이나 공유를 포기하는 경우들만 늘어 납니다.

    왜 위기관리 매뉴얼을 만드는가? 그 매뉴얼을 만들어 무엇에 사용하려 하느냐? 과연 이 매뉴얼을 운용하는 임직원들은 각각 자기에게 필요한 부분을 완전하게 이해할 수 있겠는가? 이런 질문들이 선행되어야 좋은 위기관리 매뉴얼이 나올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반대로 두루뭉실한 매뉴얼이 무슨 가치가 있단 말입니까?”하는 질문을 하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그 말도 맞습니다. 하지만, 해당 매뉴얼을 기반으로 지속적인 교육과 훈련이 진행된다면 그 가치는 분명 달라집니다. 읽히지 않는 수천 페이지 보다 훈련 받은 한 페이지의 가치가 더 나은 경우들이 현장에서는 많습니다. 분량의 욕심에서 벗어나시기 바랍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미디어트레이닝이 뭔데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CEO께서 최근 발생한 경쟁사의 대형사고를 보시더니, 우리도 위기관리 시스템을 갖추라고 지시하셨습니다. 그래서 여기저기 알아보고 있는데요. 미디어트레이닝이라는 게 있더라고요. 이 미디어트레이닝을 받으면 위기관리 시스템이 좀 잡히는 건가요? 대체 미디어트레이닝이 뭔가요?”

    컨설턴트의 답변

    먼저 말씀 드리면 ‘미디어 트레이닝’은 기본적으로 위기관리 시스템의 아주 작은 한 부분일 뿐입니다. 더 정확히 미디어 트레이닝은 기업 임원이나 기타 언론 접촉이 가능한 직원들이 받아야 하는 기본 직무 훈련이라 볼 수 있습니다. 위기관리 시스템을 미디어 트레이닝이라는 훈련을 통해 갈음하려 하는 일부 기업들이 있는데, 그건 전후가 잘 못된 것이라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위기관리 시스템의 구축은 첫째 ‘어떤 위기가 자사에게 발생할 수 있는가?’에 관련된 진단(audit)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많은 예측 가능 위기들에 대해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도 이 단계에서 진행됩니다. 둘째로는 각각의 위기 유형별로 발생 형태와 구체적 대응 방식을 정리하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이 과정에서 위기관리팀과 함께 각 부서별 역할과 책임도 정해지고, 감지부터 종료까지의 상세한 대응 프로세스들이 논의되게 되지요. 셋째로는 해당 프로세스별로 필요한 위기관리 자산들과 내 외부 이해관계자망을 설계하는 것입니다. 이때 구체적으로 사전 조치 및 개선 방안까지가 도출됩니다.

    이 세가지 프로세스를 먼저 밟으시는 것이 위기관리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필요한 우선적 업무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이상의 프로세스를 통해서 대략적 위기관리 가이드라인과 매뉴얼등이 나오게 되면, 그 이후 이를 기반으로 미디어 트레이닝과 같은 각종 훈련과 시뮬레이션을 실시하는 것이 순서입니다.

    단, 미디어 트레이닝을 예상되는 이슈 발생 전 적정 싯점에 진행해 발생할 논란에 대응하는 목적으로 진행은 가능합니다. 예상되는 논란에 대하여 미리 함께 해당 이슈를 들여다보고, 이에 대한 언론이나 이해관계자들의 여러 질문들을 분석하고 각각에 답을 마련해 놓은 거죠. 이를 기반으로 실제 커뮤니케이션 훈련도 진행합니다. 언론을 포함한 각각의 이해관계자 창구 임직원들이 그 대상이 됩니다. 모든 준비를 갖추어 놓고 논란이 발생하면 핵심 임직원들이 바로 신속 정확하게 준비된 커뮤니케이션을 여러 채널들을 통해 진행하자는 취지입니다.

    이런 류의 미디어 트레이닝은 이슈나 위기 발생 시 상당한 도움이 됩니다. 팩트나 논리를 혼동 속에서 찾는 것이 아니라, 미리 준비해 놓고 예상된 대부분의 질문과 의혹들을 신속 정확하게 하나 하나 해명해 나가는 아주 적극적인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전략입니다.

    평소에는 미디어 트레이닝을 임원들의 불필요한 대언론 커뮤니케이션 실수를 예방하기 위한 차원으로도 진행합니다. 고위 임원일수록 다루는 정보나 책임의 질과 양이 많아지기 때문에, 대언론 커뮤니케이션은 신중해야 한다는 원칙을 강조합니다. 평소 당황스러운 논란이나 이슈를 미리 만들지 말자는 조언을 미디어 트레이닝을 통해 전달합니다. 더 나아가 이런 민감한 상황을 상정해 실제와 같은 환경에서 언론 커뮤니케이션 실습을 합니다. 어떻게 보면 이 노력도 사전적 이슈관리라는 의미는 가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앞에서 말씀 드린 바와 같이 미디어 트레이닝이 곧 위기관리 시스템이라는 의미는 아닙니다. 위기관리 시스템에는 미디어 트레이닝 등과 관련된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은 물론 가장 중요한 상황관리 방안들이 통합적으로 포함되어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위기 발생 시 한국 기업이나 조직에서 발견되는 가장 큰 문제 중 하나가 상황관리를 부실하게 하거나, 관리에 실패하고 나서, 커뮤니케이션 관리에만 신경을 쏟는 케이스들입니다.

    성공 케이스들에서 상황관리 없이 커뮤니케이션으로만 위기가 해결된 케이스는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오히려 상황관리가 신속 적절하게 이루어져서 그 결과로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도 빛을 발한 케이스들이 훨씬 더 많습니다.

    진정으로 제대로 된 위기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기 원하신다면 좀더 큰 틀에서 전사적 차원으로 접근 하셨으면 합니다. 기본 프로세스들을 전문가들과 함께 협업을 통해 하나 하나 점검 해 나가시면서 자사의 위기관리 뼈대를 만드시길 바랍니다. 그 후에 각종 훈련과 시뮬레이션을 통해 해당 위기관리 시스템을 살아 있게 지속 관리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 간단한 작업은 아니지만, 충분히 가치 있는 작업입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사과광고에 대표 성명을 꼭 넣어야 하나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도 홍보를 하며 사과나 해명광고를 여러 번 만들어 보았는데요. 항상 고민인 게 대표이사 성함을 넣느냐 마느냐 하는 겁니다. 나름 경험을 살려 적용하고는 하는데요. 어제는 CEO께서 물으시면서 그게 어떤 기준이냐 하시더군요. 업계에서도 동일 이슈로 사과광고를 내면 어디는 하단에 대표 성함을 넣고, 어디는 ‘임직원 일동’이라 표시를 해요. 뭐가 기준이죠?”

    컨설턴트의 답변

    그 질문에 답하기 전에 먼저 묻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내부적으로 왜 대표이사 성명을 넣기 꺼려하시죠?’ 혹시 이 질문에 대한 답에 고민의 핵심이 있는 것은 아닐까요? 회사가 사과할 이슈가 있다는 것은 사회적으로 회사가 어떤 잘 못을 저질렀다는 의미입니다. 그것이 법적인 것이거나, 여론적으로 받아들여지지 않는 것이거나, 혹은 윤리적인 것이더라도 잘못은 잘못입니다.

    잘못에 대해 용서를 구하는 주체는 상당한 의미를 가집니다. ‘누가 무엇을 잘 못했다’는 것은 사과의 첫 핵심입니다. 또한 ‘누가 앞으로 어떻게 해 다시는 이런 잘못을 되풀이 하지 않겠다’하는 것이 두 번째 핵심입니다. 이 두 사과 핵심들간에 오버랩되는 부분이 있죠? 맞습니다. 사과의 주체, 즉 ‘누가?’입니다.

    사과의 주체는 잘못을 일으킨 책임이 있는 사람 또는 사람들이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길을 가다 과일가게에서 맛있게 생긴 복숭아를 훔친 아이가 있다고 칩시다. 이 아이의 잘못된 행동에 대해 사과 받아야 할 대상은 당연히 ‘과일 가게 주인’이죠. 그렇다면 주인에게 사과 하는 주체는 누구입니까? 훔친 복숭아를 이미 다 먹어 치운 7살짜리 아이가 물론 첫 사과 주체지요? 하지만 아이를 키우고 가르친 부모는 어떻습니까? 사과의 주체가 아닐까요? 그 비싼 복숭아에 대한 변제를 7살짜리 아들이 하게 놓아둔 채 사과 하지 않아도 되는 것일까요?

    만약 그 부모가 어린 아들이 비싼 복숭아를 먹고 있는 모습을 보고도 별 의심을 하지 않았었다면? 그 부모가 아들이 훔친 복숭아를 함께 맛있게 먹었다면? 혹시 아이에게 복숭아를 훔쳐오라고 시켰었다면 어땠을까요? 그 어떤 상황에서도 부모의 책임은 피해 나갈 길이 없어 보입니다. 책임의 정도 차이만 있다 뿐이겠지요.

    앞으로 돌아가 ‘사과 광고’에 대표이사의 성명을 명기하는 것이 불편하다는 그 느낌의 이유는 무엇일까요? 대표께서 혹시 ‘내가 왜 이런 부정적인 기록에 이름을 남겨야 하는가?’라 묻고 계시지는 않나요? 내부적으로 ‘이런 불편한 사과에 대표님의 존함을 올리는 것은 불경 아닌가?’하는 시각들이 있나요? 혹은 “그냥 ‘OO회사 임직원 일동’ 표시만 하면 될 걸 뭐 그리 오버해서 대표이사 성명까지 명기 하는가?’하는 의견들이 있나요?

    좋습니다. 내부적으로 해당 의사 결정이 있었다면 그걸 따라야겠지요. 그렇지만 위기관리 관점에서는 이해관계자 수용성과 신뢰에 대한 고민도 한번 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 회사의 특정 행위로 피해나 고통을 받은 핵심 이해관계자들과 이를 구경하는 수많은 공중들의 입장에서 사과문을 들여다 보자는 거죠.

    상당히 진중한 사과와 보상책 그리고 향후 개선책을 이야기한 사과 광고를 그들은 읽습니다. 맨 마지막 사과 주체로 각각 ‘OO주식회사’, ‘OO주식회사 임직원 일동’ ‘OO주식회사 대표 OOO’ 이렇게 3가지 사고 주체가 있다고 합시다. 사과하는 회사의 행위가 무엇이냐에 따라 사과 주체가 달라져야 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러나 사과 하게 된 행위 전반에 대한 책임은 법적으로나 여론적으로 대표이사에게 있습니다. 대표이사가 쏙 빠진 사과문 보다는 대표이사가 주체가 된 사과문이 더욱 ‘신뢰’를 주는 것은 당연합니다. 이해관계자들과 공중들은 이를 통해 해당 회사 대표의 강력한 ‘의지’를 구경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사과문이나 사과 광고를 구성할 때 사내적으로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맨 말미 사과 주체를 명기할 때 종전처럼 ‘대표 성명이 여기에 꼭 들어가야 할까?’하는 고민 보다 ‘대표 성명이 들어가면 안 되는 이유가 있을까?’를 고민하시라는 것입니다. 그것이 더 전략적인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적 고민이 되기 때문입니다. 그 이유가 정확하다면 대표이사 성명을 쓸 필요는 없습니다.

    실무 임직원들에게 가장 좋은 상황은 대표이사가 직접 ‘제 이름을 명기하세요. 제가 책임지고 이 문제를 해결하고, 재발방지에 모든 노력을 다 할 것입니다’라 지시 해 줄 때입니다. 반대로 대표이사 개인이 저지른 실수에 대해서도 ‘OO주식회사 임직원 일동’이라 사과 주체를 정하는 일처럼 고통스러운 것이 없습니다. 기업 커뮤니케이터에게 가장 두려운 것은 공중의 ‘실소(失笑)’이기 때문입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로펌 변호사들도 언론을 잘 알던데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좀 민감한 이슈가 있어서 우리 회사와 계약 되어 있는 로펌 변호사들을 불러 회의를 했었습니다. 근데 담당 변호사가 그 로펌에서 언론을 잘 아는 변호사와 함께 왔어요. 방송통신위나 언론중재위쪽 경험이 있으시다 하더군요. CEO께서는 그쪽 변호사들과 함께 이슈관리 해 보라 하시는데요. 이슈관리에 있어 대응 자문을 이 분들에게 받는 것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세요?”

    컨설턴트의 답변

    망치로 나사를 박으려 하시는 것 같군요. 국내 기업 위기들 중 법적 판단에 의해 관리 방향을 정해야 하는 유형들이 많은 건 사실입니다. 그만큼 기업 내 준법(compliance) 마인드와 문화가 부족한 것도 사실입니다. 경영진 및 오너의 권한남용(management override)이 그 기저에 있기 때문이기도 하고요. 그 때문에 로펌들이 기업 위기관리에 있어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을 부인하기는 어렵습니다.

    기업 위기가 발생했을 때 고려해야 할 가장 수준이 낮은(당연한) 기준은 ‘법적 기준’입니다. ‘우리 회사가 이 이슈에 있어 법적 문제가 있는가 없는가?’ 점검 해야 한다는 거죠. 그 다음 한층 높은 기준이 ‘여론적 기준’입니다. ‘우리가 법을 위반하지는 않았지만, 그럼에도 여론이 이 문제를 부정적으로 받아 들이지는 않을까?’하는 고려를 하는 거죠. 가장 높은 기준은 ‘윤리적 기준’이라고도 하죠. (이 논의는 다음 기회에…)

    우선 앞의 두 기준을 두고 보면 율사와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전문가의 역할과 전문범위가 갈린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방송통신위나 언론중재위 같은 기관은 법에 의거한 언론 규제기관입니다. 이런 훌륭한 규제기관에서 위원 등으로 활동하신 저명한 율사분의 개인 역량을 의심하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법에 기반한 위기관리 전략과 여론에 기반한 위기관리 전략간에 차이가 있을 수도 있다는 점은 의심 해 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언론’이 ‘여론’과 같은 의미는 아닙니다. 기업에게 위기가 발생했을 때 ‘언론’을 주로 관리하려 노력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보기 힘듭니다. 지금 같이 투명한 ‘여론 관조’가 가능한 환경에서 직접 ‘여론’을 관리하고자 하는 노력 대신, 간접적으로 ‘언론’을 관리하고자 하는 노력이 과연 이상적인가 하는 것은 의문입니다.

    혹시 CEO께서 여론을 읽고 있다면서 언론을 읽고 있는 것은 아닌지요? 여론을 듣는다면서 기자들의 의견을 청취하고 있지는 않는지요? 여론에 따른다고 하면서 기자들에게만 고개를 숙이는 것은 아닌지요? 여론이 무섭다 하면서 언론사에 대해 대대적 스폰을 추진하고 있지는 않나요? 여론이 무지하다 여기면서 언론과의 관계를 거부하거나, 통제가 필요하다고 정부에게 탄원하고 있는 건 아닌가요? 정확하게 사내 위기관리팀이 여론과 언론을 개념적으로 구분하고 있는 건가요?

    언론에 대한 관리에는 종종 법이 필요할 수 있지만, 여론에 대한 관리에는 항상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합니다. 구분 정의된 여론을 정확하게 읽고, 빠르게 분석하여, 적절한 ‘여론의 법정’ 논리를 커뮤니케이션 하는 역할을 하는 전문가들이 사내에서 누구인지 돌아보시죠. 바로 기업의 홍보실입니다. 하루도 빠짐없이 회사를 대변하며 여론의 법정에서 생존을 다투어 온 홍보실 임직원들이 그 전문가입니다.

    여론의 법정 경험이 실제 법정에서 완전하게 통하기 힘들 듯, 실제 법정 경험 또한 여론의 법정에서 완전한 효과를 기대하기에는 힘듭니다. 기업 위기관리에서 누구는 옳고 누구는 틀리다 이야기 하는 것은 아닙니다. 여러 전문성을 지닌 사내외 전문가들이 의사결정 그룹 내에서 좀더 나은 의사결정을 하는 것이 필요할 뿐입니다.

    여론 커뮤니케이션 전문성을 규제기관에서 언론을 다루던 율사들에게서 찾는 것은 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생각 하게 됩니다. 필자도 개인적으로 일선 기업 위기관리 자문에 투입되어 일하며 여러 좋은 변호사분들로부터 큰 배움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커뮤니케이션 컨설턴트들이 법적 관점을 존중하듯이, 그 변호사분들도 여론에 기반한 관점을 존중하는 것을 여러 번 경험했습니다.

    함께 일하되 상호간 전문성을 인정하고 완전히 협업 했을 때 더 나은 결과가 도출된다는 것을 전문가들은 알고 있습니다. 그 협업에 있어 핵심적 퍼실리테이터(facilitator) 역할을 하는 분이 바로 CEO입니다. CEO께서 양쪽의 전략을 듣고 균형 잡힌 의사결정을 하는 것이 회사를 위한 최선의 위기관리입니다. 그 과정에서 CEO 스스로의 각 전문성에 대한 존중은 기반이 되야 하겠습니다. 간단하게 설명해서 CEO께서는 나사를 박는데 망치를 쓰지 마시라는 조언입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이 참에 버르장머리를 고쳐줄까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특정 이해관계자와의 갈등이 발생해 어제 위기관리위원회가 소집 되었습니다. 위기관리 컨설팅사나 로펌 모두 CEO께 ‘가능하면 만나 합의하시라’ 조언 했었지요. 근데 CEO께서는 ‘이렇게 된 이상 상대방 쪽 버르장머리를 고쳐주겠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으십니다. 실무임원인 저도 부담 되긴 하는데요, CEO께서 그리 결정 하셨으니까 일단 할 수 있는데 까지 밀어 부치려 합니다. 노이즈 없이 그 쪽(문제의 이해관계자)을 제압하는 게 가능할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아주 흔한 케이스입니다. 내부고발이나 언론 플레이를 하는 전직 직원 케이스로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회사에서 해고 된 후 앙심을 품고 민감한 사내 정보를 언론에 흘리며 경영진을 압박하는 케이스입니다. 한 온라인 매체가 이 이슈를 아주 드라마틱하게 다루었지요. 물론 그 뒤에는 그 전직 직원이 있었습니다.

    경영진들은 기사를 보고 발칵 했지요. 특히 CEO께서 대노(大怒) 하셨습니다. 근무 당시 얻은 업무 비밀을 그 자가 누설했다며 법무실에 소송 검토를 지시하고도 분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홍보실에서 향후 대응 방향을 묻자 CEO께서는 “일단 기사가 이렇게 나가고 난 뒤 그자와 합의를 하겠어 뭐를 하겠어요?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법적 조치를 하는 수 밖에…”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일부 임원들은 CEO의 말씀에 공감 했습니다. “언론에 가기 전에 미리 자신의 언론 플레이 계획을 이야기했었으면 어떻게라도 챙겨 봤을 텐데, 자기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니까 바로 언론 플레이를 했어요. 아주 나쁜 사람입니다”하면서 강력 대응을 지지했었지요.

    이런 유형의 이해관계자 갈등(협박, 고소, 진정, 강한 불만제기, 피해주장 등)에서 해당 이해관계자를 관리하는 것을 ‘원점관리(原點管理)’라 부릅니다. 원점관리를 결정하는 기준은 대략 이렇습니다. 그 이해관계자가 회사에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힘이 있는가? 주로 규제기관이나 관련된 인사와의 갈등이라면 이에 해당하겠지요.

    영향력에 이어 최근 중요해진 기준이 ‘확산력’입니다. 이 이해관계자가 다른 이해관계자들의 주목을 끌거나 개입을 유도할 수 있는 확산 역량을 가지고 있느냐 하는 거죠. 예를 들어 기자들에게 지속적으로 자신의 주장을 퍼뜨리고 다니는 전직 직원 같은 경우입니다.

    그 외 마지막 기준은 ‘심각성’입니다. 갈등의 주제가 아주 심각, 극적, 극단적인 경우입니다. 소비자가 피해를 입었다 주장하는데 그 피해 정도나 형태가 아주 독특한 경우를 상상해 보시지요.

    이런 유형의 ‘원점’들은 아주 신중하게 선제적, 전향적으로 관리해야 하는 대상입니다. 이런 기준에 충분히 부합하는 위험한 원점인데도, 기업들은 원점관리보다는 원점에 대적, 압박 해 공격성을 분쇄해보려 시도하다 위기관리에 실패합니다. 활활 타오르고 있는 원점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은 채 주변 이해관계자들에게만 커뮤니케이션 하는 오류들도 아주 흔합니다.

    최근 기업과 이해관계자들간 관계에서 벌어진 많은 위기관리 실패 사례들도 ‘원점관리 실패’ 또는 ‘원점관리 의지부족’으로 벌어진 것입니다. 변호사들도 종종 소송 전에 ‘가능한 합의 하시라’ 조언 합니다. 언론 플레이를 통해 상호 난타전을 벌인 뒤 회사가 이겨도 별반 이득이 없다고 위기관리 컨설턴트들은 조언합니다. 상대 이해관계자 몇몇에게 말 그대로 ‘본때’를 보여 줄 수 있을지 모르지만, 그 과정이나 결과에서 회사가 얻는 재무적, 명성적, 규제적, 자산적, 인적 손실이 매우 크다면 이는 위기관리가 실패했다는 의미입니다.

    일반적으로 기업과 이해관계자간 갈등 발생 시 해당 기업이 초기부터 ‘원점관리’에 적극 나서지 못하는 이유는 최고경영진의 ‘분노와 억울함’ 때문인 경우가 많습니다. 내부적으로 내심 원점관리를 통해 빨리 합의 하거나, 회유 해 상호 좋게 마무리 하자는 의견이 공론화 되지 못하는 이유가 그 때문입니다.

    이런 류의 이슈발생시에는 최고의사결정권자의 감정을 잘 관리해 합리적 원점관리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는 노력들이 필요합니다. 물론 어렵습니다. 자신의 감정관리도 힘든데, 대표이사의 감정관리가 쉽게 가능할 리 없지요. 여기에서 얻는 인사이트는 간단합니다. 화내고, 흥분하면 진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우리 회사내 위기관리 컨트롤 타워는?

    정부의 메르스 위기관리를 두고 ‘컨트롤타워’가 누구냐? 하는 논란이 있다. 위기만 발생하면 반복적으로 떠오르는 논란이다. 누구는 청와대가 컨트롤타워를 맡아야 한다하고, 누구는 부처나 대책본부, 센터등을 컨트롤타워로 꼽는다.

    정부의 위기관리에서 컨트롤타워의 모호함과 이를 둘러싼 논란들은 사실 일반 기업에서도 종종 목격되는 해프닝들이다.

    위기관리 매뉴얼에 규정되어 있건 되어 있지 않건간에 실제 가동되는 컨트롤타워를 구경해 보면 정부와 별반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들게 된다.

    일반적으로 기업 위기관리 매뉴얼상에 규정되는 컨트롤타워는 우선 해당 위기의 심각도에 따라 컨트롤타워를 달리 설정하는 방식을 따른다. 위기심각도를 보통 Yellow-Orange-Red-Black 등으로 차등을 두거나, 관심 →주의→경계→심각 단계로 나누거나 하는 방식이다.

    기업에서 위기 심각도에 따라 컨트롤타워가 상승하는 형식은:

    • Yellow인 경우에는 해당 이슈 관련 부서 팀장이 컨트롤타워가 되어 관리 한다.

    • Orange인 경우에는 부서장(임원)이 컨트롤타워가 된다.

    • Red인 경우에는 위기관리 위원회가 컨트롤타워가 된다.

    • Black인 경우에는 CEO를 포함한 위기관리위원회가 컨트롤타워가 된다.

    이런 형식으로 컨트롤타워를 단계별로 정리하는 기업도 있다. 심각도에 따라 컨트롤타워를 정리하는 기업에서는 이런 현실적 질문을 전제로 한다. “일선에서 발생하는 자잘한 위기상황들을 모두 CEO에게 보고하고 CEO가 직접 관리 지시하고 리드하는 것은 좀 비현실적이지 않을까요?”

    따라서 일정수준 이상의 심각도를 보일 때만 CEO가 직접 컨트롤타워를 지휘해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

    이런 시스템에서 발생되는 문제는 다음과 같다.

    1. 실무자들이나 임원들이 각각 현재 상황이 Yellow인지 Orange인지 헷갈려한다. 매뉴얼에 상세하게 서술이 되어 있다 해도 실제 상황이 그렇게 무자르듯 정확하게 정의되기 힘든 경우들이 많다.

    2. 언제 현재의 Orange상태가 Red로 전이 되는 것인지 헷갈린다. 이전 등급에서의 컨트롤타워가 등급을 올려서 컨트롤타워 기능을 이양하는 것을 부담스러워 한다. 이전 컨트롤타워가 제대로 일을 못해서 일을 키운거 아니냐 하는 평가를 싫어하기 때문.

    3. 갑작스럽게 초기부터 Red나 Black으로 뛰어 오르는 심각도를 가진 위기가 오면 주저한다. 위기가 발생했을 때 CEO 방문을 제끼고 들어가 논의를 시작하는 데 큰 부담을 느낀다. CEO가 위기관리위원회와 컨트롤타워를 담당한다고는 하지만, 그 이전에 실무라인에서는 준비할 것이 너무 많다. 그것도 부담.

    이런 현실적 문제들이 종종 목격된다. 그래서 대부분이 매뉴얼상 심각도와는 상관없이 중차대한 위기시에도 핵심 임원들과 관련 임원들이 모여 문제를 해결하려 시도한다. 그러다가 심각도가 극에 달하고 해당 상황이 공개되어 여론이 악화되는 상황이 오면 그 때 CEO에게 문제를 공유하고 지금까지의 위기관리 활동들을 설명한다.

    위기의 유형에 따라 다르지만, 중견기업의 경우 위기 최초 발생 후 최소 2-3일에서 1주일가량 CEO 보고나 공유가 지연되는 경우들이 이 때문이다. 매뉴얼상 정해진 단계라던가 컨트롤타워의 상승 개념은 현실에서 잘 지켜지지 않는다.

    그렇다면, 최초부터 모든 사안들에 CEO가 직접 컨트롤타워가 되기는 힘들고, 그렇다고 심각도에 따라 컨트롤타워를 상승개념으로 정해도 종종 매끄럽지가 않고 하니 어쩌면 좋을까?

    일부 기업에서는 위기의 유형별로 컨트롤타워를 설정하는 곳도 있다. 재무적인 유형, 인사사고 유형, 규제기관관련 유형…등등에는 CEO가 직접 컨트롤타워를 맡는다. 이런 형식이다. 이 경우도 유형별이라고 말은 하지만, 유형내에서 심각도 분류가 없을 수는 없다.

    이 유형별 컨트롤타워의 문제는 다음과 같다.

    1. 정해진 유형 이외의 폭발적 위기 유형 상황이 오면 또 혼란이 생긴다.

    2. 유형별로 다시 심각도가 설정되다보니 더 복잡하고 매끄럽지 못한 복잡하기만 한 권한이양과 공유가 된다.

    3. CEO가 컨트롤타워를 맡는 특수 위기 유형들에 대해서만 상대적으로 사전 관리 집중하는 현상이 발생한다. 그 외 유형들에서 발생하는 취약성이 증가한다.

    이런 시스템도 이런 문제가 있다. 어떡해야 하나?

    세번째 유형은, 좀더 복합적인 형식이다. 심각도와 유형별로 정리를 하고, 일정 단계 이후부터 지속적으로 CEO에게 공유하는 형식을 택하는 경우다. 실제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지는 않지만, CEO가 상황의 발전 전반을 계속 보고 받고 있는 형식이다. 이전의 형식들이 심각도나 유형별로 단계별 공유라면, 이 형식은 지속적 공유 형식이 특징이 된다.

    이런 경우에도 문제는 있다.

    1. 정보 부하를 거북해 하는 CEO의 경우에는 보고 공유의 효율성이 떨어진다. 이메일을 안 열어 보는 CEO, 미팅에서 보고 받은 상황 내용을 정확하게 기억하지 않는 CEO.

    2. CEO가 상황을 보고 받다가 갑작스럽게 개입하는 경우가 생긴다. 실무선에서 잘 처리할 수 있는 사안인데 일이 커지게 되어 버리는 경우.

    3. 상황 발전을 지속 보고하다보면 일선으로 부터 정치적으로 보고 내용상 가감이 생겨난다. 운이 나쁘면 그 정확하지 않은 정보들을 가지고 CEO가 컨트롤타워를 지휘하게 되는 상황까지 연결 된다.

    이 시스템도 그러면 문제 같아 보인다.

    이렇게 컨트롤타워와 CEO를 연결하다보니 CEO의 위기관리 참여 횟수와 전문성은 지속적으로 감소한다. 일부 CEO는 아예 위기관리에서 자신을 분리한다. 위기관리 시스템은 임직원들이 갖추어야 하고 그들만이 숙련되어야 한다고 까지 생각한다. 트레이닝이나 시뮬레이션에 정작 CEO는 참석하지 않는다. 일부 CEO는 ‘참관’을 하려 한다. (제3자 관점이 생겨나는 이유)

    기업 내에서 상위 1%그룹의 경쟁력이 위기관리 성패를 좌우한다고 하는데, 1% 중 핵심인 CEO가 위기관리 시스템에서 빠져 있는 체계들이 기업들에도 많이 목격된다. 기업문화적인 기반도 영향을 미치고, CEO 개인의 성향에도 영향을 받는다.

    결론적으로 위기관리에 대한 CEO의 관심과 스스로의 참여 그리고 직접 훈련받아 Know How and What을 찾는 노력이 중요하다. 순서적으로 위기관리 매뉴얼은 그 다음이다. 솔선수범이 먼저다.

    정용민 씀. 2015.6.22.

  • 토요일 새벽6시, 별안간 임원들을 소집했다면?

    이쯤에서 눈치챌 수 있듯 저자에게 위기관리원칙은 ‘실천’이다. 실제 1% 기업에 의해 실행되고 검증된 가치라는 것이다. 앞의 ‘토요일 새벽 6시’로 잠시 돌아가 보자. 다행히 그날 일이 실제가 아닌 훈련이었다면 몇 가지 가이드라인이 나온다. 우선 이런 식의 호출은 한 번이면 족하단다. ‘양치기 소년’ 외침은 갈수록 강도가 떨어지게 돼 있다. 다만 이 과정에서 떠오를 체크포인트는 챙길 필요가 있다. ‘위기 시 통화지침’ 같은 아주 단순한 사안까지. 예컨대 위기가 생기면 구성원의 휴대폰은 거의 통화 중이다. 그 중요한 시기에 원활한 통화란 게 가장 어려운, 웃지 못할 상황이 벌어지는 거다. 구체적으론 CEO 휴대폰에 몰리는 임원들의 불같은 전화. 사전합의가 없다면 그 복잡한 일을 어떻게 처리할지 CEO조차 알 수가 없다. 그가 제 아무리 신이 내린 능력자라고 해도. [서평 중]

    토요일 새벽6시, 별안간 임원들을 소집했다면? [2015.6.3] 

  • 1%_원퍼센트

    단행본 표지 띠지

    1%_원퍼센트

    [1%_원 퍼센트 소개]

    [저자: 정용민, 출판사: ER북스, 2015.5.]

    최근 발생한 백수오 파동, 땅콩 회항, 리조트 붕괴사고, 공연장 환풍구 붕괴사고, 여객기 추락 사고, 고객개인정보 유출… 매년 국내에서 발생하는 기업 위기 유형과 특성을 들여다보면 하나의 큰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다. 충분히 예측 가능했던 상황에 대한 ‘무관심’이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기 보다는 ‘아무도’ 관심을 가지지 않아 발생한 위기라는 점이 공통점이다.

    신간 <1%_원퍼센트>는 기업의 핵심 인력 1%를 지칭하는 의미로 붙여진 제목이다. 국내 대기업과 중견기업들의 전체 직원수 기준 핵심 임원들의 비율은 1% 내외. 중소기업의 경우에도 실제 회사에 위기가 발생했을 때 이를 관리하는 핵심 인력은 1%안팎에 머무른다. 신간 <1%_원퍼센트>는 이 핵심 인력 1%에게 “평소에 관심을 가지고 조직과 자신의 위기관리 경쟁력을 키우라”고 강하게 조언한다.

    기업 내 1%의 경쟁력이 곧 위기관리 성패를 가른다고 지적한다. 위기관리에 성공한 기업들과 실패한 기업들간의 차이를 핵심 인력 1%간 품질의 차이로 정리했다. 국내 최초로 설립된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컨설팅사 대표인 저자 정용민은 이 책에서 20년간의 위기관리 자문 경험을 기반으로 기업 핵심 인력 1%를 위한 위기관리 가이드라인을 총 50개로 정리했다.

    완벽 대비를 장담하는 임원은 다시 보라 / 주말 아침 갑자기 임원들을 소집해 보라 / 위기 때 홀로 보고하는 임원은 돌려 보내라 / 최고의 로펌을 고용하라 / 싸워야 할 때는 과감하게 치고 나가자 / 급할 때는 회의를 무르고 홀로 결정하라 / 일사불란은 상상 속에만 존재한다 / 위기관리를 감사(監査)로부터 자유롭게 하라 등과 같이 현장에서 얻은 실전적 경험을 기업의 핵심 인력1%들에게 조언한다.

    저자는 서문에서 이 책은 “위기 시 기업 내 1%들이 외롭지 않게 하기 위해 쓰여졌다”고 소개한다. 위기 시 아무도 정확하게 조언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스스로 분석하고 듣고 결정하고 지시하며 책임져야 하는 CEO를 비롯한 핵심 임원들의 외로움과 공포에 주목하고 있다. 저자는 이들에게 위기관리 10대 비밀 또한 귀띔해준다.

    이 10개의 위기관리 비밀은 저자가 수많은 국내외 위기관리 케이스를 분석하여 정리한 공통적 성공 요인들이다. 준비하니 강하다 / 소통을 지속 훈련한다 / 문제가 생기면 마주 앉는다 / 잘 듣는다 / 빠르다 / 전략으로 움직인다 / 과감하고 단호하다 / 스스로를 완벽히 관제한다 / 위기관리를 관리한다 / 실천한다.

    저자는 이 10개의 위기관리 비밀을 실제 케이스들로 엮어 더욱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가이드라인 50개에 연결된 총 50개의 위기관리 성공담들은 이 책을 읽는 CEO와 핵심임원들에게 이 모든 원칙들이 더 이상 이론이 아니라 이미 실제 1%기업들에 의해 ‘실행된 가치’라는 가르침을 주고 있다.

    “아픈 사고를 기억하자”, JR-West / 재발하는 위기의 싹을 잘랐다, CJ CGV / 회장의 수치감으로 위기를 관리, KT / 원점관리(原點管理), LG전자 / 예방접종으로 성공, 유한킴벌리 / 공격 대신 공경을 행하다, 토요타 / 빠른 확신에 대한 과시, 파리바게뜨 / 위기에 맞서 자신감을 커뮤니케이션, 삼성전자 / 내 직원은 내가, 금호아시아나그룹 / 뉴욕타임즈 칼럼에 빨간펜을 들다, 월마트 / 새벽 6시 회장의 사과, 코오롱 / 훈련된 컨트롤타워의 힘, 한진해운 / 회장이 홍보실을 먼저 찾았다, 두산그룹 등 50개 국내외 대기업 및 유명인들의 실제 위기관리 성공사례들을 자세히 설명했다.

    저자는 이 책 <1%_원퍼센트>의 에필로그로 재미있는 비유가 담긴 우화를 소개한다. 아주 옛날. 산속에서 마을로 내려온 야생 호랑이에게 큰 피해를 입은 ‘위기(危機)’라는 이름의 마을과 ‘관리(管理)’라는 이름의 마을에 대한 이야기다.

    동일한 피해를 경험한 마을 중 ‘위기(危機)’ 마을 사람들과 이장은 고민한 끝에 평생 호랑이를 잡으러 다니던 호랑이 사냥꾼을 불렀다. 호랑이 사냥꾼은 ‘위기(危機)’ 마을 사람들을 모두 한자리에 모아 놓고 호랑이 그림을 보여 주며 조심하라는 이야기를 했다. 마을 사람들은 이제 호랑이를 조심해야 하겠다고 일상으로 돌아갔다.

    ‘관리(管理)’ 마을에서도 이장과 마을사람들이 밤을 새우며 대책을 이야기했다. 다음날 아침부터 마을 사람들을 모두 힘을 모아 마을 주변에 돌담과 가시나무 덩굴을 쌓았다. 무기를 만들어 나누어 주며 호랑이 잡는 법을 훈련했다. 밤마다 횃불을 들고 순시를 돌았다. 크게 짖는 사나운 개들을 사왔다. 마을 아낙네들과 어린이들에게는 호루라기를 나누어 주었다. 호랑이가 무서워한다는 쑥향과 모닥불들도 마을 군데 군데 펴 놓아 호랑이 접근을 막았다. 모두가 다음 호랑이의 출몰을 예상하고 이에 대비하는 모든 준비를 마친 것이다.

    저자는 이 두 마을의 우화를 들며 기업 내 핵심 인력 1%에게 마지막 생각 거리를 주고 있다. 저자는 “우리나라 기업들은 사회를 시끄럽게 하는 대형 위기가 발생하면, 전문가들을 불러 위기관리 강의를 듣기만 할 뿐, 실제적인 위기관리 시스템에 대한 관심과 투자 등의 실천은 어려워한다” 지적했다. 그는 이 책의 취지에 대해 “기업 내 핵심 인력인 1%들의 ‘실천’에 대한 사고 전환과 실질적 관심이 절실 해 이 책을 쓰게 되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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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_원퍼센트

    목차

    1%의 위기관리 비밀 1 ■준비하니 강하다

    If보다 When으로 접근하라
    실전 case 1 아픈 사고를 기억하자 JR서일본
    민감하고 민감하고 민감해져라
    실전 case 2 10배로 미안하다 SK텔레콤
    우리 회사에 영향을 미치는 그룹을 잘 살펴라
    실전 case 3 “저도 세 아이의 엄마예요” 제약사 맥닐
    평소 노력과 투자 없이는 커넥션도 없다
    실전 case 4 소송에 팬덤으로 맞서다 타코벨
    위기의 싹을 먼저 발견한 직원을 표창하라
    실전 case 5 재발하는 위기의 싹을 잘랐다 CJ CGV
    완벽 대비를 장담하는 임원은 다시 보라
    실전 case 6 회장의 수치심으로 위기를 관리 KT

    1%의 위기관리 비밀 2 ■소통을 지속 훈련한다

    항상 최악은 감안하고 있는지 질문하라
    실전 case 7 본사가 사라져도 끄떡없다 모건 스탠리
    주말 아침 갑자기 임원들을 소집해 보라
    실전 case 8 원점관리(原點管理) LG전자
    직원들의 입을 하나로 만들자
    실전 case 9 잘못을 정확하게 고백해 성공 대한생명
    평소 훈련으로 인한 땀이 위기를 관리한다
    실전 case 10 실천으로 커뮤니케이션 산텐제약

    1%의 위기관리 비밀 3 ■문제가 생기면 마주 앉는다

    다운(down)되지 않으면 위기가 아니다?
    실전 case 11 임원의 막말에 빛의 속도로 대응 IAC
    빨리 워룸을 만들어라
    실전 case 12 나쁜 소식을 적극 떠들어 성공 마텔
    위기 때 홀로 보고하는 임원은 돌려 보내라
    실전 case 13 피해자 입장에서 위기관리 덕성여대와 줄리어드
    좀 더 지켜보자는 임원이 더 위험하다
    실전 case 14 여론에 의지한 초강수로 성공 다음카카오
    위기 시 모든 정보는 항상 세 번 확인하라
    실전 case 15 신뢰를 지키기 위해 신뢰의 상징을 치다 NBC

    1%의 위기관리 비밀 4 ■잘 듣는다

    위기 시 주변 인문학도의 말을 듣자
    실전 case16 논란보다 핵심에 집중 GS칼텍스
    위기일수록 이해관계자들에게 귀 기울여라
    실전 case 17 고객의 이름을 부르며 ‘Sorry’ 여성용품사 o.b.
    최고의 로펌을 고용하라
    실전 case 18 흑묘백묘(黑猫白猫) 가리지 않았다 GM
    평소 믿을만한 사람과만 일하라
    실전 case 19 여론의 나침반을 읽었다 한화 이글스
    외부 전문가에게 ‘쇼핑 리스트’를 구하자
    실전 case 20 예방접종으로 성공 유한킴벌리
    광고로 해결하자는 제안은 경계하라
    실전 case 21 소비자가 묻고 오너가 답했다 신세계 이마트
    위기일수록 리스닝은 최고의 전략이다
    실전 case 22 공격 대신 공경을 행하다 도요타

    1%의 위기관리 비밀 5 ■빠르다

    ASAP(As Soon As Possible) 위기관리 불변의 원칙
    실전 case 23 빠른 확신에 대한 과시 파리바게뜨
    살아 움직이는 위기를 똑바로 바라보라
    실전 case 24 의사가 제 병을 고치다 블랙야크
    첫 대응에 가능한 최대 역량을 집중하라
    실전 case 25 위기에 맞서 자신감을 커뮤니케이션 삼성전자
    준비하지 않으니 빠를 턱이 없다
    실전 case 26 1시간 플랜으로 성공 메리어트호텔

    1%의 위기관리비밀 6 ■전략으로 움직인다

    위기 시 로드맵을 먼저 관리하자
    실전 case 27 1주간의 실험으로 여덟 토끼를 롯데마트
    노코멘트는 유죄에 대한 인정이다
    실전 case 28 한 장의 사진으로 구사일생 빌 클린턴
    위기 시 기업을 최대한 인간화하라
    실전 case 29 내 직원은 내가 금호아시아나그룹
    하이 프로파일과 로우 프로파일을 이해하라
    실전 case 30 내가 책임지겠다 소프트뱅크
    위기 시 CEO의 노출은 전략에 기반해야 한다
    실전 case 31 멕시코만에서 일부러 비를 맞다 버락 오바마
    훈련된 대변인은 위기 시 천군만마와 같다
    실전 case 32 전쟁을 위해 강력한 대변인 그룹을 준비 이스라엘
    싸워야 할 때는 과감하게 치고 나가자
    실전 case 33 <뉴욕타임즈> 칼럼에 빨간펜을 들다 월마트

    1%의 위기관리 비밀 7 ■과감하고 단호하다

    책임이 없다면 위기도 없었다. 따지지 말자
    실전 case 34 뼈를 내 놓아 고객신뢰를 다시 사다 베네세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라
    실전 case 35 11개의 지원군에게 SOS 매일유업
    급할 때는 회의를 무르고 홀로 결정하라
    실전 case 36 새벽 6시 회장의 사과 코오롱
    위기 시 100% 확실한 것은 없다
    실전 case 37 무모함으로 위기관리 루돌프 줄리아니
    과감하되 여론이 공감할 수 있게 하라
    실전 case 38 생즉사 사즉생(生卽死 死卽生)으로 살아남다 오비맥주

    1%의 위기관리 비밀 8 ■스스로를 완벽히 관제한다

    지시한 대로 실행되리라 상상 말라
    실전 case 39 준비하고 있었던 듯 빨랐다 페덱스
    일사불란은 상상 속에만 존재한다
    실전 case 40 물 흐르듯 위기 관리 안랩
    위기 시 직원들의 생존본능에 주목하라
    실전 case 41 CEO를 읍참마속 보잉
    전시에는 장수를 바꾸지 말라
    실전 case 42 정확하고 풍부한 소통으로 변화 애플
    제대로 된 관제탑에 투자하라
    실전 case 43 훈련된 컨트롤타워의 힘 한진해운
    상황을 계속 업데이트받고 질문하라
    실전 case 44 엄마의 목소리를 따랐다 보령메디앙스
    CEO 부재나 유고에도 대비하라
    실전 case 45 보스 없이도 위기관리팀은 움직인다 현대캐피탈

    1%의 위기관리 비밀 9 ■위기관리를 관리한다

    위기관리 예산은 미리 설정하라
    실전 case 46 “내가 해결 한다” 이데일리
    위기관리를 감사(監査)로부터 자유롭게 하라
    실전 case 47 거대 신문을 단박에 없애 위기관리 루퍼트 머독 회장
    떠들썩하게 도움을 구하지 말라
    실전 case 48 회장이 홍보실을 먼저 찾았다 두산그룹
    위기 후 섣불리 나서지 말라
    실전 case 49 일간지 기고문 사표에 사내 메모로 대응 골드만삭스
    시스템을 갖춰 위기를 이겨내자
    실전 case 50 교과서에서 배운 그대로 테스코

    1%의 위기관리 비밀 10 ■실천한다

    실천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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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 프롤로그 초안을 공유합니다.

    다음달 출간 할 제 새책의 프롤로그입니다. 아직 초안입니다. 손을 더 봐야 할 것입니다. 제 이전 책 ‘기업위기 시스템으로 이겨라’는 실무적 내용들로 실무자들을 대상으로 했었습니다. 이번 책은 CEO를 대상으로 합니다. CEO들에게 위기가 발생했을 때 한번 들쳐보거나 기억 해 볼 수 있는 내용들을 조언과 사례를 짝지어 구성했습니다.

    그렇다고 프롤로그에서 기업 CEO분들에게 “이 책을 읽어 주세요!”라고 말하기는 싫었습니다. 차라리 “이 책을 읽지 마세요!!”라고 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했습니다. 더 나아가 이런 이런 ‘특정’ CEO분들은 절대 이 책이 필요 없을겁니다…하고 말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현장에서 여러 CEO분들을 지켜보면서 “이런 분이 계시니 이 회사는 이 어려움을 잘 헤쳐 나갈 수 있겠네…”하고 생각하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대표님을 뵈니까…이런 이런 유형의 위기가 발생하면 아주 단호하게 정리 해 해결하실 것 같네요.”하고 그 회사 실무진들에게 속삭일 때도 있습니다. 정말 어떤 위기관리 전문가분들도 따라가지 못할 철학과 원칙을 가지신 멋진 CEO들이 존재합니다. 그런 분들을 위한 책입니다. 더 이상 외롭지 마세요…속삭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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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롤로그
    기업의 CEO는 외롭다. 회사에 문제가 발생하면 그 외로움은 더 커진다. CEO는 누구에게도 두려움을 표하거나, 고통스러움을 토로할 수 없다. 대신 스스로 정신을 차리고, 임직원들을 이끌며, 빠른 의사결정을 해야 한다는 원칙들을 뇌까릴 뿐이다.

    이 책은 그 외로운 CEO들을 위해 쓰여졌다. 회사에 위기가 발생 했을 때 CEO가 외롭지 않게 하기 위해 50개의 가이드라인을 정리했다. 평시에도 가볍게 읽으며 위기를 준비할 수 있도록, 국내외 기업들의 성공담들도 재미있게 정리했다.

    단, 모든 CEO들에게 이 책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이 책의 서문을 접한 CEO들은 자신이 이 책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CEO인가를 각자 확인 해 보기 바란다. 이 책은 아래 다섯 가지 질문에 ‘예스(yes)’라고 확신을 가지고 답할 수 있는 CEO들만을 위한 책이다.

    첫째 질문
    기업 CEO로서 귀하는 자신이 위기 메이커(crisis maker)가 되지 않을 자신이 있는가?

    스스로 위기를 만드는 CEO에게는 약이 없다. 문제를 계속 일으키는 CEO를 가진 회사에겐 매일이 위기다. 벌어진 문제들을 CEO 스스로 의사 결정 하며 관리 한다고는 하지만, 그 위기관리가 잘 될 가능성은 희박하다. 스스로 외롭고 힘들어 더 이상 위기를 만들지 말아야 하겠다 생각해 보지만, 그게 마음대로 쉽지 않다면 이 책도 적절한 도움은 아니다.

    한국에서 가장 A급 기업 위기 유형을 꼽으라면 필자는 3개 유형을 꼽는다. 소위 ‘한국기업의 3대 초대형 위기요소’다. 첫째는 오너 또는 CEO관련 위기다. 둘째는 기업 범죄 관련 위기다. 셋째는 내부고발 위기다. 이 첫째 질문에 자신 있게 답하지 못하는 CEO들의 경우 이 3대 초대형 위기요소들부터 자유롭지 못하다는 의미다. 첫째 질문에 확신을 가질 수 있을 때 다시 이 책을 찾아 보아도 늦지 않다. 책장을 덮자.

    둘째 질문
    CEO 스스로 귀하의 회사가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 믿는가?

    불우이웃을 도우라는 말이 아니다. 장학금을 주고, 독거노인들에게 따스한 밥을 지어 선물하라는 이야기도 아니다. 기업이 사회 속에서 생겨나, 성장하고, 이해관계자들 사이에서 사업을 전개 하는 환경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는가 하는 의미다. 사회적으로 좋은 기업 시민이 되어 사회에서 요구하는 모든 가치들을 성실하게 준수하고 있는가 하는 질문이다.

    품질 좋은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 질 좋은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직원들과 그 가족들을 행복하게 하자. 소비자들에게 안전한 제품과 서비스는 기본이다. 소중한 환경을 보호해야 한다. 살기 좋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기업 스스로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 이런 철학들이 위기를 관리한다. 사회적 책임을 외면하거나, 경시하거나, 때때로 망각하는 기업은 위기가 발생하면 스스로 이렇게 이야기 한다. “올게 왔다” 이런 기업의 CEO들은 이 책이 별반 도움이 안 될 뿐 아니라. 최소한의 공감도 어려울 것이다.

    셋째 질문
    CEO 스스로 귀하의 회사가 지속 가능해야 한다고 믿는가?

    주변을 돌아보자. 수 십 년 된 회사인데도 바로 내일이라도 사업을 끝낼 것 같이 위기를 관리 하는 기업들이 있다. 거래처를 무시하고, 압박하고, 그들의 소리를 노이즈로 생각한다. 경쟁사들과 가격을 담합하며 단기의 이익을 추구한다. 제품의 문제를 숨기고 소비자들의 불만과 고통을 적절하게 마무리 하는 것을 위기관리로 생각한다.

    CEO 스스로 최소한 “이 회사는 백 년 이상 더 성장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위기를 준비하고 관리해야 성공한다. 기업을 둘러싼 사회 환경은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불확실성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어떻게 보면 회사가 앞으로 백 년간 유지 성장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하는 것 자체가 현실성 없어 보인다. 하지만, 이런 초불확실성의 시대에 ‘백년 정신’ 없이는 지속성장의 근간을 세우기 힘들다. 하루살이 기업에게는 위기관리가 필요 없다.

    넷째 질문
    CEO 스스로 기업 명성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 하는가?

    기업 명성을 돈 주고 살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기업 명성이 몇몇 전문 컨설팅 회사의 노력으로 뚝딱 만들어진다면 얼마나 편리할까? 기업 명성은 지고지난(至苦至難) 한 실천을 기반으로 하니 문제다. 기업이 명성을 쌓는데 걸리는 시간은 상상을 초월한다. 하지만 힘들고 힘들게 만들어 놓은 이 ‘이름 값’은 또 하루 아침에 사라져 버린다. 깜빡 하는 새 그 좋았던 ‘이름 값’이 ‘오명(汚名)’으로 변질된다. CEO의 가장 중요한 역할이 기업 명성을 관리하는 것이라는 이야기는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위기관리에 있어서도 이 기업 명성은 포기할 수 없는 가치이자, 성공적 위기관리의 가장 큰 추진력이다. CEO 스스로 기업 명성에 대한 집착이나, 가치 부여가 없는 경우 결코 위기관리에 성공 할 수 없다. 상대방과 맞서 싸우거나, 언론을 폄하하고, 정부기관과 국회에 정상적이지 않는 방식으로 어프로치 하며, 거래처와 소비자들을 입 막으려 하는 위기관리는 대부분 그런 CEO들의 작품이다. 미안하지만 이 책은 그런 CEO들을 위한 책이 아니다.

    마지막 질문
    CEO 스스로 자신의 회사가 글로벌 수준으로 성장해야 한다 생각 하고 있는가?

    이제 더 이상 한 기업의 위기는 한국이라는 이 조그만 나라에서만 벌어지는 해프닝이 아니다. 온라인과 SNS를 통해 자기 회사의 위기가 국제적 웃음거리가 되는 시대가 되었다. 중요한 해외 거래처들과 파트너들이 그 영향에 따라 움직인다. 국내 소송이나 규제 기록은 글로벌 관점에서도 관리돼야 하는 이슈가 되어 버렸다. 글로벌 차원에서 해외 선진 기업들의 위기관리 철학과 그 대응 방식들을 유심히 벤치마킹 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해외에 진출해 현지 사회와 소통하는 것 또한 위기관리다. 현지 이해관계자들의 특성과 요구들을 성실하게 분석하고 그에 합당하게 대응하는 것도 그렇다. 문제가 발생한 지역에서 강력한 자사의 원칙이 없다면 마냥 흔들릴 수 밖에 없다. 많은 글로벌 회사들이 자신만의 위기관리 원칙과 체계를 마련해 예외 없이 적용하고 임직원들을 훈련하는 이유다. 자신의 회사가 지속 성장 해 세계 시장에 나가 더 큰 성장을 해야 한다면 이 책이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러나 그런 생각이 없다면 이 책을 굳이 읽지 않아도 괜찮다. 문제는 없을 것이다.

    이상의 질문에 답 할 때 확신이 있는 CEO가 진짜 외로운 CEO다. 서두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이 책은 그런 CEO들에게 큰 힘이 되어 줄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 더 이상 외롭게 상황파악을 하고, 외롭게 의사결정에 매달리고, 외롭게 실행을 독려하며, 외롭게 여론을 읽는 일은 없어질 것이다. 위기 시 임원들의 생각을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직원들과 여러 이해관계자들의 입장을 이해 하게 될 것이다. 여론을 마음으로 읽는 따스함이 생길 것이다.

    말로는 모니터링, 체계, 프로세스, 원칙, 배상, 실행, 사과들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이 책 속안에는 사람(human)이 있다. 위기관리 속에는 사람이 있다.

    정용민
    2015. 4. 19.

  • 기업 위기관리 실패공식 다섯번째: 커뮤니케이션 창구의 품질관리 절실

    기업/조직들의 위기관리 실패 공식 6개 중 이번엔 5번. ‘아무나 함부로 커뮤니케이션 한다’는 공식에 대한 설명을 해 보겠습니다.

    • 커뮤니케이션 하지 않는다.
    • 타이밍을 놓치고 뒤 늦게 커뮤니케이션 한다.
    • 정확하게 커뮤니케이션 하지 않는다.
    • 전략 없이 아무렇게나 커뮤니케이션 한다.
    • 아무나 함부로 커뮤니케이션 한다.
    • 위기에 대한 정의에 있어 조직내부와 외부간 차이를 보인다.

    기자들이 제일 취재하기 쉬워 좋아하는 기업이나 조직은 몇가지 특징이 있습니다. 우선 일단 해당 기업이나 조직 아무에게나 전화를 걸어도 내부 이야기를 술술 다 이야기 해주는 곳입니다. 흔하지는 않지만, 취재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이런 곳은 정말 노다지 같은 소스가 되겠지요. 내부 역학관계를 봐서 이런 이야기를 해 줄 수 있는 사람이 누구인가를 찾아도 취재는 한층 쉬워집니다. 예를들어 노조같은 경우죠. 조금 질문 기술을 쓰면 최초 거리감을 가지던 소스로 부터 원하는 답을 술술 끌어 낼 수 있지요.

    많은 전문가들이 이렇게 조언 합니다. ‘심각한 위기가 발생 한 때 일 수록 조직은 하나의 목소리를 내야 한다’근데…이게 가능한 기업이나 조직이 없다는 게 문제죠. 저는 현장에서 이렇게 일사불란하게 한 목소리를 내는 기업을 본적이 없습니다. 한 목소리를 위하여 아주 집중적인 미디어트레이닝이나 이해관계자 커뮤니케이션 트레이닝을 진행해 봐도 그렇습니다. 통제된 된 환경에서 특정 주제를 가지고 인터뷰를 진행해도 핵심 임직원들은 제 각각의 목소리를 냅니다. 본능적으로 말을 서로 맞추는 경험들이 그리 많지 않고, 각자 생각이 다르다보니 어떻게 보면 당연한 결과죠.

    그렇기 때문에 차선책으로라도 기업들에게 조언하는 부분이 ‘창구라도 일원화 하시라’는 겁니다. 여기 저기에서 각자 말을 옮기고 여러 이해관계자들에게 각자 이야기 하지 말고, 특정 이해관계자를 담당하는 창구를 정해 각각 일원화 하라는 주문이죠. 그리고 평소에 그 창구들을 대상으로 집중적인 대변인 훈련을 하라고 하는겁니다. 근데 이것도 힘들어 합니다….그렇게 되면 그 이후에는 답이 없죠.

    위기가 발생했을 때 기자들을 피하라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창구를 일원화 한다고 “홍보실에게 연락하세요” 하고 기자 전화를 뚝 끊어 버리라는 주문도 아닙니다. 위기가 발생했을 때 아무나 함부로 기자나 정부, 조사기관, 시민단체, 고객, 온라인공중,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마디씩 하는 건 위험하다는 의미입니다. 자신이 최고위임원이라도 위기 시 기자에게 문의가 오면 ‘현재 상황에 대한 큰 원칙’만 이야기하고, 자세한 것은 홍보실을 통해 공식입장으로 전달 받으라 기자에게 가이드를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겁니다.

    A라는 임원도 똑같이 그렇게 이야기하고, B임원도 그렇고, 담당하는 C팀장도 그렇고…여기 저기 아무리 전화를 돌려 보아도 계속 비슷한 이야기가 반복되면서 창구를 일원화 하는 대응에 맞닥뜨리면 기자들은 참 갑갑해 집니다. 기업 입장에서는 최대한 공식입장만을 가지고 커뮤니케이션 관리를 할 수 있으니 이런 체계화는 당연한 것이죠. 이 체계는 글로벌 기업들 사이에서는 가장 기본적인 기업 커뮤니케이션 원칙입니다. 별로 새로울 것도 없습니다.

    실패하는 기업들은 기자를 비롯해 외부 이해관계자들에게 불필요한 말이 많이 전해진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최소한 퍼즐 조각 같은 정보라도 이 사람 저 사람이 커뮤니케이션 하는 거죠. 기자 입장에서도 대여섯개 퍼즐 조각 정보를 받아 이리저리 머리를 굴려보면 그림이 그려집니다. 굳이 답 안나오는 홍보실에 문의해서 귀찮게 자료를 받을 필요도 없어지죠. 그래서 기업에게 최소한 창구와 메시지 관리를 하라고 하는 겁니다.

    예전 모 대표님은 이런 식으로 언론에 대응하셨습니다. 아침 출근길에 기자 전화를 받으시고요. 민감한 주제에 대해 출근시간 내내 차량에 앉으셔서 설명 하신겁니다. 당연히 기자에게 엄청나게 풍성한 일용할 양식을 대 주신거죠. 전화를 끊으시고 나서 대표님은 회사 홍보임원에게 전화를 거십니다. “어…O이사, 방금전에 OO일보 O기자가 전화를 해 왔어요. 그래서 내가 OO건에 대해 좀 이야기를 했거든. 근데 이건 기사화 되면 안될 것 같아. 기사 좀 안나가게 해보세요.” 홍보임원의 얼굴이 상상이 가시나요? 이러지는 말자는 겁니다.

    요즘에는 기자에게 이야기를 해 놓고 “내가 언제 그랫니?”하는 오리발 대응도 불가능해지고 있습니다. 스마트폰이 나오고 나서는 기자들도 언제든 녹취를 할 준비가 되어 있거든요. 얼마전 총리 후보자 청문회 때도 확실하게 ‘녹취’의 폐해를 목격했지 않습니까? 많은 미디어트레이닝 전문가들이 “내일 아침 신문 기사로 읽기 싫은 내용이 있다면, 입 밖으로 그걸 꺼내지 마세요”라고 조언합니다. 근데 이게 또 어렵습니다. 자기 입을 스스로 통제하면 되는데, 일단 입을 통제하지 못한 채 언론사와 기자를 통제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기업들이 한둘이 아니지요. 웃지도 울지도 못하는 상황이죠.

    기업 위기 시 창구 통제가 안되는 전형적인 경우는 안전사고 때 입니다. TV뉴스를 봐도 목소리를 변조 한 사내 직원 인터뷰가 꼭 나오거든요. 기자가 이렇게 묻습니다. “사고 원인이 뭐죠? 밝혀진게 좀 있습니까?” 그러면 수화기 너머 직원의 변조된 목소리가 이렇게 대답 합니다. “시설이 워낙 노후화 되서…예전에도 몇번 문제가 있었어요. 이번도 저번하고 똑같은 원인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어요..” 이런식입니다. 회사에서는 뉴스가 나가고 나면 발칵 뒤집히죠. “누가 SBS랑 인터뷰 한거야? 저 목소리가 누구야?” 이런 소란이 일어나는 기업들입니다.

    이런 기업 홍보실은 또 나름대로 한숨을 쉽니다. “공장이나 지방쪽은 사실 저희가 컨트롤이 안되요. 그쪽에서는 가능한 팩트들을 숨기려고 하고, 지역에서 기자들이 전화를 하면 댓구들을 잘 해요. 그래서 그런 현상들이 반복됩니다.” 이런 하소연을 하는거죠. 그렇다고 홍보실이 한숨만 쉬면 안되잖아요. 평소에 그런 가이드라인이나 대응 훈련과 창구 일원화 연습을 시키고 환기를 해야 당연한거잖아요. 이게 또 힘들다고 합니다.

    최소한 일선 직원들에게 ‘기자를 비롯해 이해관계자들의 문의에는 이렇게 대응하고 홍보실이나 관계 부서로 연결을 시켜라’는 가이드라인은 교육하고 반복 해야 합니다. 그래야 일선의 부주의한 커뮤니케이션이 문제가 될 때 ‘왜 회사의 가이드라인을 지키지 않았는가?’에 대한 추궁이 가능하죠. 이에 기반한 조치도 가능하고요. 만약 그런 가이드라인 공유 노력이 없었다면 문제를 일으킨 일선 직원에게 할 말이 없어지는 겁니다. “아니 언제 우리에게 언론 대응을 어떤식으로 하라고 가르쳐 준적이 있소?” 하면 대응 할 말이 없죠. “그건 상식 아니야? 언론에다가 함부로 떠들면 안되다는 걸 그간 몰랐소?”할 수도 없는거죠.

    위기가 발생 했을 때 사내에서 아무나 커뮤니케이션 하는 기업이나 조직은 대부분 평소 임직원들에게 적절한 가이드라인과 훈련을 시키지 못한 곳들입니다. 기타 위기 시 창구를 관리 하지 못하는 이유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 전 조직이 위기 시 하나의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개념을 따르지 못해서(SNS 포함)
    • 창구 일원화 개념이 부족해서 (강력한 원칙 부재)
    • 내부적으로 대응 메시지가 효율적으로 공유되지 않아서
    • 일부 최고임원들이 개인 생각을 회사의 공식 메시지와 혼동해서 : “내가 뭐 못 할 말 했어?”
    • 언론의 취재 전략과 기술에 넘어가서
    • 조직이 훈련되지 않아서

    정용민 씀. 2015.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