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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년 11월 20일자

    직원 성폭력 SNS 일파만파 기업 대응책은 없나요?

    • 박수호
    • 입력 : 2017.11.20 15:01

    [재계 인사이드-96] 한샘, 현대카드, 한국씨티은행….

    직원들의 불미스러운 사건이 퍼지면서 곤란을 겪고 있는 회사들입니다. 대표이사의 공식 사과, 홈페이지에 관련 입장 게재 등 나름 대응을 한다고 하지만 주위 반응은 그리 좋지 않습니다. 사건이 어느 정도 무마됐다 싶었다가도 또 다른 폭로 혹은 기업의 대응에서 미비한 점을 꼬투리 잡아 사건이 재점화되기도 합니다. 이런 사태를 겪지 않은 기업들도 “다음 타자는 혹시 우리?”라는 공포심이 생길 정도지요. 대응책을 좀 더 체계적으로 마련할 방법은 없을까요. 그래서 국내 최초로 설립된 위기관리 전문 컨설팅 회사 스트래티지샐러드의 정용민 대표에게 기업을 대신해 물어봤습니다. 다음은 일문일답.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해당기사 : http://premium.mk.co.kr/view.php?no=20640

  • 대형 위기를 우리는 왜 항상 몰랐었다 할까?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항상 몰랐다. 항상 대부분이 몰랐었다 한다. 대형 위기가 발생하면 그렇게들 군다. 그러나 책임 있는 자들에게 “정말 몰랐던 것인가?” 물으면 이내 답이 궁해진다. “꿈도 꾸지 못했던 위기인가?”라고 물으면 침묵 한다.

    위기관리를 해야 하는 주체에게 그 스스로 ‘몰랐던’ 그리고 ‘꿈도 꾸지 못했던 위기’라는 것이 어떻게 발생 가능할 것인가? 실제 현장에서 아무 전조(前兆) 없이 발생하는 위기라는 것이 대체 존재하는 것인가? 그렇지 않다. 그렇게 억지스럽게 이야기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가 문제의 책임을 져야 하는 책임자 일지 모른다.

    실제로는 ‘알고 있었다.’ 그랬을 것이다. 그 위기가 언젠가는 발생할 것으로 알고 있었을 것이다. 백 번 양보해서 그 위기가 ‘언제’ 발생할지 정도는 몰랐을 수 있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그 위기를 몰랐었다 할 수는 없다는 이야기다. 상당 수의 위기관리 주체는 ‘알았지만 관심 두지 않았던 것이다.’ 일부는 ‘알면서도 모르는 척 했다’ 이 말이 보다 정확한 말이다.

    우리나라에서 위기란 사전에 ‘알았다’ 또는 ‘몰랐다’의 주제가 아닌 것처럼 보인다. 차라리 조금 극단적인 표현이지만, ‘들켰다’ 또는 ‘들키지 않았다’의 주제가 아닌가 한다. 많은 조직들은 이미 해당 위기가 언젠가는 수면위로 떠올라 문제가 될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다른 말로 ‘올 것이 왔다’는 표현도 보다 현실을 정확하게 반영한 것일 수 있을 것이다.

    항상 대형 위기가 발생해 알고 보면 그 위기의 뿌리는 깊고 오랫동안 지속된 것으로 알려진다. 언론이나 규제기관이 몇 일에서 몇 주면 그 뿌리를 정확하게 캐내곤 한다. 만약 그 위기관리 주체가 그 보다 오랫동안 그 위기의 뿌리를 감지 조차 하지 못했었다면, 그것은 철저한 직무유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그렇게 완전하게 직무를 유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감지 했었지만, 개선이나 관리하지 않았을 뿐이다.

    왜 그랬을까? 왜 그럴 수 밖에 없었을까? 왜 매번 그래야만 했을까? 이는 사회적 임팩트가 큰 대형 위기를 제대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매우 중요한 질문이다. 상식적으로 누구든 자신 앞에 다가오는 위기를 알고 있다면, 스스로 재빠르게 그 위기를 완화시키려 하거나, 방지책을 찾아 나서거나, 관리 활동을 즉각 실행하는 게 정상일 텐데 왜 그러지 못할까?

    첫째, 위기 전조에 주목하지 않고 그냥 흘려 보낸 유형

    일종의 무관심이다. 철저한 직무유기일 수도 있다. 문제가 눈에 보인다 해도 자신들은 보지 못했다는 경우다. 잘 알려진 하인리히 법칙에서 이야기하는 300번의 전조와 관련된 이야기다. 큰 문제를 겪는 위기관리 주체들은 대부분 한번의 대형 위기가 발생하기 이전에 선행되는 전조들을300번씩이나 그냥 무시해 버렸다는 바보 같은 이야기다. 이는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현실적이지 않다. 아주 일부 무능한 조직을 빼고는 전혀 일반적이지 못하다.

    둘째, 위기 전조를 발견했지만, 이를 내부에서 공론화 하지 못한 유형

    이 경우 위기관리 관점으로 이렇게 이야기한다. “모든 위기 요소들은 직원들의 책상 속에 있다.” 숨겨져 있다는 것이다. 경영자 관점에서 보면 ‘숨겨져’ 있는 셈이다. 그러나 직원들 관점에서는 ‘관심 받지 못했던 것’이라고 한다. 이는 조직내부적으로 위기에 대한 민감성이 떨어지는 경우에 종종 해당한다. 한마디로 위기와 위기관리에 대한 관심이 부족한 조직이다. 이 때문에 일선에서 상부로 위기 전조를 보고 해도 의사결정 중요도나 선호도에서 한참 밀리게 된다. 실제 위기가 발생해 버리면 그 때가서 경영자들은 “몰랐었다”하는 이유가 된다.

    셋째, 위기 전조와 심각성을 알고 있었지만, 관리 의지가 없었던 유형

    이 경우도 생각보다 흔하다. 위기관리는 기본적으로 조직 내에서 정치적인 행위다. 이에 대한 정확한 이해 없이는 제대로 된 위기관리는 힘들다. 일부 부서에서 특정 위기의 전조를 발견했다고 치자. 이를 공론화 해서 문제 의식이 경영진 사이에서 형성 된다. 그 이후 일부 기업에서는 정치적인 논란이 발생한다. 이 전조에 대한 책임을 누가 져야 하는가? 왜 일이 이렇게 될 때까지 내버려 두었는가? 이 전조를 지금이라도 해결하자 하면 어떤 부서와 누가 다치게 될까? 누가 제일 고생 하게 될까? 그런데 누가 왜 이런 공론화를 하고 있나? 그 의도가 뭔가? 이런 조직 내 고민이 길어진다. 결국 누구도 아무도 직접 관리하려 하지 않게 돼버린다. 실제 위기가 발생하면? 이 경우에는 차라리 다 같이 몰랐다 하는 게 더 쉬워진다.

    넷째, 위기 전조와 심각성을 알고 있었지만, 관리 못할 이유가 더 컸던 유형

    ‘누가 함부로 이 위기를 관리하자고 할 수 있을까?’하는 위기다. 예를 들어 오너와 관련된 위기인 경우가 그렇다. 오너께서 앞으로 큰 문제가 될 만한 행동을 하고 계신다. 그 정황을 조직에서 감지했고, 그 심각성을 알고 있다. 그렇다 해도 해당 조직이 정작 위기를 관리할 수 있는 방법은 거의 없다. 오히려 위기를 관리하자고 나서는 부서나 임원은 다른 마음이 있다고 비판 받고 오히려 그런 경고 행위가 문제가 되어 버린다. 전조는 공식적으로 무시된다. 몰랐던 것으로 추후 알려진다. 정확히는 그렇게 알려지길 원한다.

    다섯째, 위기 전조와 심각성을 알았지만, 잘못된 대응책을 세웠던 유형

    대응책이 제대로 작동했다면 위기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 경우 위기가 발생했다는 의미는 이전에 실행된 대응책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거나, 오히려 위기를 더욱 더 키워 폭발 시켰다는 의미일 것이다. 잘못된 선택이라는 것이 이런 경우에 해당된다. 감지된 문제를 정공법을 통해 해결하려 하기 보다는 무마나 은폐 시도를 통해 사전 대응 하려 했던 경우다. 이 경우에는 사후에 ‘해당 조직이 문제의 심각성을 알고 있었다’는 의심을 크게 받게 된다. 실제로 사전에 실행했던 행위들이 일부 드러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경우에도 해당 조직은 “몰랐다”고 한다. 팩트가 어떻게 드러나건 지속적으로 몰랐다는 포지션을 지키려 노력한다.

    여섯째, 악당과 바보의 딜레마에서 살아 남기 위해 몰랐다는 택한 유형

    위기가 발생하면 바로 당면하게 되는 ‘악당과 바보’의 딜레마. 위기 발생 이후 많은 사회적 이해관계자들이 질문을 한다. ‘이 문제를 언제부터 알고 있었나?” 이에 대한 조직의 질문은 “알고 있었다”와 “몰랐다”의 두 옵션으로 나뉠 수 있다. 하지만, 만약 해당 문제를 “알고 있었다”라고 답하게 되면 해당 조직은 그 심각한 문제를 알고도 수수방관했던 ‘악당’이 되어 버린다. 더 이상 정상참작이나 사회적인 관용이 적용되기 힘든 상황이 되어 버린다.

    반면 “몰랐다” 답하게 되면 “어떻게 그런 큰 문제를 모르고 있었나?”는 비판은 받겠지만, 일부 책임은 면하게 된다. 대신 ‘무능한 바보’ 이미지를 떠안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조직들은 ‘악당’으로 인정 받느니 ‘바보’라는 이미지를 택하게 마련이다. 이런 이유 때문에 많은 조직들이 습관적으로 위기 발생 이후 “몰랐다” 이야기한다.

    이상의 유형들은 다시 한번 살펴보자. 실제로 몰랐던 경우는 극히 드물다 할 것이다. 몰랐다 이야기하는 것이 현 상황에서 보다 편리하고 상대적으로 안전하다 느끼기 때문에 몰랐다 한다고 이해할 수 있다.

    문제는 이런 ‘몰랐다’는 조직의 포지션이 실제로는 사실과 다르다는 것으로 밝혀지는 경우다. 해당 조직이 “몰랐다”고 했지만, 언론이나 규제기관이 밝혀보니 이미 ‘알고 있었던 것’으로 밝혀지는 경우다. 이미 그 조직이 해당 문제를 오래 전부터 인지하고 있었고, 그 문제를 수수방관 했으며, 오히려 그 문제를 덮고 숨기려 했고, 결국에 문제가 수면위로 떠오르게 되니 단순히 몰랐다 주장 하고 있다고 이해관계자들이 이해하게 되는 경우가 늘고 있다.

    그 만큼 이해관계자들의 관심과 영향력이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조직이 스스로 투명하지 않고서는 성공할 수 없는 위기관리 환경의 변화가 생긴 것이다. 비밀은 없다는 말도 요즘처럼 생생한 적이 없었다. 환경은 그렇게 훌쩍 변해 버렸다.

    그에 비해 조직이 가진 위기관리에 대한 관심, 문화, 역량, 습관, 방식들은 별반 변화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위에서 예로 든 여러 유형들을 골고루 답습하고 그를 반복하는데 익숙하기만 하다. 이미 여러 케이스에서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나는 데도 계속 ‘몰랐다’는 포지션으로 일관한다. 최초 얻은 ‘바보’의 포지션이 안타깝게도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져 결국에는 ‘바보 악당’이라는 최악의 상황이 되어도 조직들은 계속 ‘몰랐다’ 주장하는 것이다.

    지금이라도 그런 실패의 전철을 그대로 밟지 않으려면 위기관리에 대해 보다 큰 관심을 보여야 한다. 위기의 전조를 실시간 감지하려 애써야 한다. 그 심각성을 입체적으로 논할 수 있는 체계와 역량을 갖추어야 한다. 내부적으로 위기 민감성을 극대화 하고, 위기관리를 위해 이를 쉽게 공론화 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 제대로 된 사전 대응을 통해 위기의 발생을 지금보다 더욱 더 제한해야 한다. 실제로 위기가 발생하게 되면 정확하게 책임 범위를 설정하고 전략적으로 커뮤니케이션 해야 살수 있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조언을 추가한다.

    일선 조직이 문제의 전조를 감지했다고 치자. 그 문제의 전조를 입체적으로 분석해 해당 조직이 어떤 대응을 기해야 하는가 고민 할 때 참고 해 볼 기준이 하나 있다. 의사결정 그룹이 다 함께 모여 해당 전조를 놓고 이렇게 스스로 물어 보길 바란다.

    “언론이 이 문제를 세세하게 보도했을 때 우리 조직에게 어떤 상황이 예상될 것인가?”

    언론이 해당 문제를 보도하면 안 된다는 생각을 하기 이전에 말이다. 일단 보도가 아주 자세하게 된다 가정하고 그 이후를 생각해 보자는 것이다. 그 문제가 대대적으로 보도 되었을 때, 고객, 직원, 거래처, 규제기관, 기타 정부, 국회, 정치권, 시민단체 등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 그로 인해 우리 조직이 어떤 최악의 상황을 경험하게 될까? 이런 질문을 해 보자는 것이다.

    만약 그런 질문에 대해 “보도가 되어도 별반 우리의 책임을 묻는 분위기는 조성되지 않을 것이다” 또는 “보도되더라도 별 문제가 없어 이해관계자들이 우리 조직에 부정적인 태도를 보이지는 않을 것”이라는 답변이 주를 이룬다면 해당 전조는 아무 문제가 아닌 것이다.

    반면에 보도가 되면 우리 조직에게 큰 책임이 지워질 것이라던가, 많은 이해관계자들이 우리에게 부정적인 태도를 가지게 되고, 공격적인 영향력을 행사 하게 될 것이라는 답변이 나오면 이 전조는 필히 신속하게 관리되어야 하는 큰 문제인 것이다. 그 이전에 “이는 보도되면 안 된다”는 내부 느낌이 있다면 그 또한 심각한 문제의 전조란 의미다.

    사회에서 정상적인 조직이라면 언론을 통해 보도가 되어도 문제 없는 일만 해야 맞다. 언론에서 보도하려 해도 너무 당연하고 일반적이라 보도되지 못할 일들이 대부분인 게 정상이다. 만약 아주 일부의 경우 보도되면 민감할 전조들이 있다면, 필히 그 전조를 관리 개선하는 것이 당연하다.

    이런 지속적이고 민감한 감지와 개선 노력들이 있어야 위기는 관리 된다. 기존의 “몰랐다”는 비전략적인 노력은 점점 더 많은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경영 품질의 관점에서도 제대로 된 조직은 ‘몰랐다’는 이야기를 하면 안 된다. 그럴 리가 없고 그럴 수도 없으며, 그래서도 안 되는 것이 조직의 현실이다.

    항상 ‘몰랐다’는 포지션 뒤로는 ‘숨는 실행’이 따라온다. 한마디로 쉬쉬하는 것이다. 해당 조직은 당연히 커뮤니케이션을 제한하고 피해 다니게 된다. 이는 곧 위기 시 이해관계자들로부터 길티(guilty)의 제스처로 해석된다. 커뮤니케이션 하지 않으려 하지만, 실제로는 부정적으로 커뮤니케이션 하고 있는 셈이 돼 버리는 것이다. 얼마나 전략적이지 못한 대응인가?

    지금이라도 어떤 문제의 전조를 발견했다면 스스로에게 물어 보자. 이 것이 언론에 보도돼도 괜찮을 까? 그래도 아무 문제가 없을까? 진짜 그럴까? 이런 질문이 곧 위기관리의 시작이다.

     

  • 윗분들이 좀 배우셔야 할 텐데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 팀장급들에게 위기관리 교육을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참 남의 이야기 같지가 않습니다. 설명해 주신 사례가 꼭 저희 회사 위기관리 수준이거든요. 임원인 제가 볼 때도 좀 더 윗분들이 위기관리를 배우셔야 한다고 봅니다만 어떻게 생각하세요?”

    컨설턴트의 답변

    그런 말씀을 많은 기업에서 듣습니다. 우리 윗분들이 저런 원칙을 좀 들어야 하는데 하는 이야기들이죠. 저도 예전에는 “맞습니다. 그렇습니다. 윗분들이 좀더 관심을 가지셔야 위기관리도 잘 될텐데요” 같은 답을 하고는 했습니다.

    그러나 여러 케이스에서 실제 기업의 최고 의사결정자분들과 마주 앉아 논의 하다 보니까 그와는 다른 생각을 점점 하게 됩니다. 제가 만나본 기업 내 최고 의사결정권자분들 중 위기관리에 대한 관심이 없으시거나, 더 나아가 위기를 어떻게 관리해야 할지 모르시는 분은 거의 없다는 걸 알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윗분들이 정말 어떻게 위기를 관리해야 하는지를 모르셔서 위기를 관리하지 못하는 경우는 없다는 의미입니다. 그분들이야 말로 성공하신 분들이시라 어떻게 해야 위기가 관리 될지에 대해서 사내 누구보다도 정확하게 아는 분들이었습니다. 실제 일부 실무 임원분들도 위기 시 어떻게 해야 한다는 것을 모르는 분은 드뭅니다.

    결국 위기관리는 몰라서 못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알고 있는데도 그렇게 하지 못할 ‘사정’이 있다는 것이 더 정확한 표현 같습니다. 그 ‘사정’이 무엇인가에 보다 주목을 하셔야 하겠습니다. 상당한 ‘장애물’이 존재한다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의사결정권자의 의중도 그 중 하나가 될 수 있습니다. 여러 내부 정치적인 변수들도 그 일부일 것입니다. 당연히 해야 할 것을 당연히 하지 않는 이유도 있을 것입니다. 윗선에서 지시한 위기 대응을 하지 않고 시간을 끄는 부서에게도 그 이유는 있습니다. 위기 시 회사를 살려야 한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다른 생각을 같이 하는 조직원들도 있을 수 있습니다. 차라리 이번 위기가 큰 전환점이 되면 더 좋겠다 생각하는 조직원들도 변수가 됩니다.

    최고 의사결정권자나 위기관리 매니저라면 매 위기 케이스 마다 살아 움직이는 그 ‘사정’을 정확하게 정의하고 분석할 수 있어야 그 다음 번에는 보다 나은 위기관리가 가능합니다.

    수 많은 다양한 ‘사정’이 있기 때문에 기업들 각각이 자기 자신만의 위기관리 전략과 실행방안을 찾는 것입니다. 외부인이나 전문가들이 찍어내는 전형적인 위기관리 전략이나 실행이 제대로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도 그 이유가 됩니다.

    실제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을 할 때에는 의사결정그룹내에 ‘악마의 대변인’과 같은 분을 하나 지정해서 의사결정 과정에 지속적인 장애물을 던지는 역할을 맡기기도 합니다. 이런 저런 실제적 사정을 집어 넣는 것이죠. 그렇게 되면 모든 의사결정자들이 다시 한번 더 깊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말 그대로 해법을 고안해 내게 되는 것이죠. 이 모든 것이 그 ‘사정’을 발견하기 위함입니다.

    사내에서 많은 조직 구성원들이 위기관리를 알면서도 못하게 만드는 그 ‘사정’을 최고 의사결정자는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어야 합니다. 그 ‘사정’을 해결해 주고 그들이 아는 그대로 위기를 알아서 관리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도 최고 의사결정권자의 역할일 것입니다.

    외부에서는 종종 그 ‘사정’을 이해 못하기 때문에, 위기관리에 실패한 기업들에게 “위기관리를 공부하라”는 조언을 합니다. “위기를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 알아야 한다”고 이야기 합니다. 일부 기업들은 그 조언을 받아들여서 정기적으로 임직원을 대상으로 위기관리 교육을 합니다.

    그러나 앞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위기관리를 몰라서 못하는 기업은 없어 보입니다. 만약 진짜 전혀 몰랐다면, 그것은 위기관리에 대해 아무 관심이 없었거나, 조직 경영의 품질에 문제가 있는 곳일 것입니다. 이런 경우는 극히 드뭅니다. 어떻게 보면 알아도 그렇게 하지 못하거나 하지 않는 그 원인이 바로 위기관리의 핵심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뻔한 위기, 사전 관리는 어떻게?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요즘 여기 저기 기업에서 발생되는 위기들을 보면 거의 비슷한 성격을 보이는 것 같습니다. 기업들이 거의 서로 비슷한 문제와 고민들을 안고 있는 것 같습니다. 사전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위기관리라고 하던데, 어떻게 하면 사전에 그런 위기를 관리할 수 있을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일반적으로 사건이나 사고 같은 위기 유형은 사전 위기관리라는 것이 철저한 안전 의식과 규정 준수, 사고 발생 감지 체계 강화 등으로 상당부분 사전관리가 가능합니다. 환경, 품질, 서비스 관련 위기 유형들도 대부분 사전 위기관리 방식은 이와 대동소이합니다.

    그러나 최근 여러 기업이 겪고 있는 ‘사회 환경적 위기’에 대한 사전 위기관리는 약간 다른 처방이 필요합니다. 기존 위와 같은 단순 사건, 사고 유형의 위기와는 차원이 다르고, 일단 발생하면 통제 불가능한 부분이 상당수 드러나기 때문에 사후 관리 예후가 그리 좋지 않은 것도 특징이라 할 것입니다.

    여러 기업들이 과거와 현재 경험했던 ‘사회 환경적 위기’ 케이스들을 분석해 보면 다음과 같은 사전적 처방이 가능합니다. 그 처방 중 가장 큰 부분이 바로 ‘사내 준법 문화’입니다. 기업 오너로부터 일선 직원들에게 까지 강조되는 준법의식과, 법을 기반으로 하는 여러 위기 요소들의 점검 개선은 ‘사회 환경적 위기’ 발생 가능성을 절반 이상 줄여냅니다.

    그 다음은 최근 특히 강조되고 있는 ‘여론 감각의 강화’입니다. 기업이 비록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는 의사결정을 하더라도, 여론에 의해 문제가 지적되는 경우들이 생기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결국 해당 의사결정이 재앙적 결과로 마무리 되는 경우도 목격됩니다. 만약 기업이 정확한 ‘여론 감각’을 모든 의사결정에 반영하고 있다면 불필요한 ‘사회 환경적 위기’는 또 다시 절반이 줄어들게 될 것입니다.

    그 다음은 다른 기업들이 경험한 여러 위기 케이스들을 분석해 보는 활동입니다. ‘타사 반면교사’를 통한 개선점 확인 및 개선 노력이죠. 상당히 많은 기업들이 다른 기업이 경험한 것과 동일한 위기를 그대로 답습합니다. 그런 면에서 해당 기업이 ‘타사 반면교사’를 한다면, 또 나머지 절반의 ‘사회 환경적 위기’의 발생은 사전 관리할 수 있게 됩니다.

    그 다음은 우리 회사만의 위기 요소에 대한 점검과 개선입니다. ‘자사 위기 요소 진단’을 의미합니다. 앞에서부터 준법 문화 강화, 여론 감각 강화, 타사 반면교사 등을 기반으로 한 위기 요소들을 확인 개선했어도, 우리 회사에게만 발생할 수 있는 특별한 위기 요소들은 그대로 남아 있을 수 있습니다. 이를 세세하게 확인해 개선 조치한다면 또 상당 부분의 ‘사회 환경적 위기’는 관리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앞의 모든 활동들을 진행 한 뒤에도 돌아봐야 할 것들은 몇 개가 남습니다. 그 중 하나가 ‘기업문화’입니다. 기업 구성원들이 과연 위기와 위기관리에 대한 개념, 의지 그리고 공통된 가치관을 가지고 있는 가에서도 위기 발생 가능성이 갈릴 수 있습니다. 분명히 위기를 사전 사후적으로 잘 관리 할 수 있는 ‘기업 문화’는 존재합니다. 이에 대한 개선 노력이 있다면 ‘사회 환경적 위기’ 관리에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그 다음 남은 것들이 바로 위기관리를 위한 ‘조직화’와 해당 위기관리 조직의 ‘위기관리 기술 및 역량 개발 노력’입니다. 앞의 모든 필요 조건들이 전제되어 있을 때 비로서 빛을 발하는 처방입니다. 우리가 흔히 들어온, 위기관리 매뉴얼, 위기관리 위원회, 위기관리팀, 교육 및 훈련, 시뮬레이션 등등이 이런 처방의 일환입니다.

    상당히 흥미로운 점은 많은 기업들이 ‘사회 환경적 위기’에 사전적으로 맞선다고 하면서 맨 마지막 노력들로만 위기관리를 시작한다는 사실입니다. 상당히 큰 포션인 준법 문화 강화, 여론 감각 강화, 타사 반면교사 및 자사 진단, 기업문화 개선 등은 과감하게 건너뛰고 바로 위기관리 조직과 역량 강화에 관심을 가지는 것입니다.

    이는 분명히 단추를 잘 못 끼우는 순서입니다. “당면한 위기에 대응 하기 위해 우리 실무진에서 할 수 있는 것이 이 것뿐이라 당장 이것이라도 해야 한다”는 말을 실무자들이 합니다. 그들의 입장에서 이해는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여러 중요 전제들을 제대로 해결하지 않는 한, 어떤 노력도 정확한 의미의 위기관리와는 거리가 멀게 될 것입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VIP위기관리, 이렇게만 하지 않으면 된다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기업 오너가 촉발시키는 ‘사회적 공분(公憤)’은 왜 이렇게 자주 발생할까? 그리고 왜 그렇게 끊이지 않을까? 기업의 리더라면 사회적 명성을 보유하고 있고, 대부분이 항상 조심하는 마음으로 삶을 살게 되는데, 왜 그런 문제들이 생기고, 바로 사회적 공분으로 연결되어 불과 며칠 만에 파국으로 결론 나 버릴까?

    그 이유들 중 하나로 우리가 사는 이 사회가 바뀌었다는 것에 주목해 보자. 그 사회의 변화에 따라 미디어들이 바뀌었다. 물론 변화된 미디어에는 온라인과 소셜미디어들이 포함된다. 그에 따라 공중들의 생각도 바뀌었다. 둘러 보면 불과 수년 사이에 상당히 많은 환경이 바뀐 셈이다.

    이 엄청난 변화 속에서 회사만 바뀌지 않았다. 좀 더 정확하게 말하면 회사를 소유하고 경영권을 행사하는 오너(owner)가 스스로 변화하지 않았다는 데 문제 핵심이 있다.

    한국만 이렇게 오너 위기(owner crisis)에 시달리고 있을까? 역사적으로 미국을 비롯한 해외에서는 이런 유사한 위기들이 없었을까? 글쎄다. 사람과 사회가 변화해 나감에 따라 기업도 변화하는데, 어떻게 이런 위기가 한국뿐이겠는가. 기록을 보면 예전 해외 선진국의 그들도 많이 그랬었다.

    승무원, 운전사, 경비원을 때려 문제가 된 오너들이 한국에서 지탄 받고 있지만, 아주 예전 미국에는 사적으로 고용한 용병들을 사용해 파업하는 광산 직원들과 그 가족들에게 기관총을 난사한 기업 오너도 있었다. 일본에는 직원들을 도제화한다며 ‘하인’처럼 훈련 시키는 기업들도 아직 존재한다. 역사와 사회와 미디어 환경만 다를 뿐 어디에나 오너 위기란 존재하고 발생한다.

    그럼에도 사회와 기업이 발전하고 성숙 되면서 그 횟수나 유형들은 상당 수준 잦아들고 관리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우리 한국 기업들도 앞으로는 그렇게 더 나은 방향으로 성숙 될 것이다. 숙제는 그 때까지 걸리는 길고 긴 시간 동안 위기는 계속 될 텐데 기업의 위기관리 담당자들은 그 때마다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이다.

    오너 위기는 위기 성격상 기업 차원에서 사전에 방지하거나, 완화시키거나 하는 것이 힘들다. 불가능하다. 사내 구조와 문화상 그럴 수가 없다. 그렇다면 애석하지만 위기관리 담당자들은 앞으로 그런 위기의 발생을 대비해 미리 대응을 준비해야 할 뿐이다. 아무래도 준비되어 있는 대응은 공분을 관리하며 성공 확률을 높인다.

    한국 기업의 오너 위기와 위기관리. 그간 여러 케이스들을 대상으로 공통적인 유사점들과 습관들을 모아 봤다. 물론 이 항목들은 대부분이 하지 말아야 할 것들(Don’ts)에 해당한다. 일단 오너 위기관리에서 성공한 케이스 수가 매우 적으니 대부분 따라 하면 안 된다 생각하고 의미를 새기면 좋겠다. 이렇게만 하지 않으면 공분은 관리된다.

    항상 VIP는 늦게 등장한다.

    사건이 수면위로 떠오른 후 공식 커뮤니케이션에 있어 화자(話者)가 자신이 아니다. 항상 놀라는 부분이다. 사내에서는 이를 일종의 의전이라 생각하는 듯 하다. 누구를 막론하고 문제를 일으킨 자가 가장 먼저 앞에 나와 커뮤니케이션 해야 맞다. 이를 가시성(visibility)이라고 한다.

    VIP가 해야 할 사과를 법인이 한다.

    당연히 앞에서와 같이 VIP가 늦게 등장하시니 급한 법인이 기자들에게 보도자료를 돌리며 ‘대신’ 먼저 사과한다. 법인 조차 늦게 사과하면 상황이 더 나빠지지 않을까 라는 직원들의 생각은 이해된다. 심지어 오너의 개인적인 성추행 논란에 대해 임직원명의로 사과 한다. 완전한 희극이 된다. 오너는 그 스스로 법인이 아니다. 오너의 실수로 법인에 대한 불매운동이나 비판이 이루어지는 것은 그 오너가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법인만 대신 나서서 성공한 오너 위기관리는 없다.

    원점관리를 어려워한다.

    오너가 만든 문제를 임원들이 가서 풀려 하니 어렵다. 화가 나 있는 이슈 확산자(비서, 승무원, 운전사, 경비원…)들이 오너를 직접 보고 사과 받겠다 하는데 그게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렇다고 압도적으로 임원들에게 교섭권한을 주지도 않는다. 고개를 숙이고, 난처한 표정을 짓고, 집 앞이나 직장 앞에서 대기하고 하는 정서적인 접근을 한다. 말로 주고 되로만 갚겠다는 심산인 꼴이 되니 원점은 관리 될 리가 없다. 한편 오너가 지닌 억울함과 흥분을 관리하는 것도 직원들에게는 원점관리가 된다.

    최초 홍보실 해명이 대부분 사실이 아니거나 축소된 채로 진행된다.

    사건 현장에 홍보임원이나 홍보팀장이 있지 않았을 때 말이다. 그 당시 주변에 있었던 임원들의 전언을 듣거나, 흥분해 있는 오너의 개인적 상황 설명을 듣고 이를 전하니 대부분 팩트가 아닌 해명이 초기에 진행된다. 예를 들어 “손에 들고 있던 잡지가 상대의 뺨을 스쳤다” “때리긴 했는데 세게 때리지는 않았다” “정확하게 고환을 찬 건 아니다” “술 취한 여직원을 쉬게 하려 했다” 같은 해명이 있다고 생각해 보자. 기자들이 피해자에게 듣고, 경찰에게 듣고, 다른 이해관계자들을 취재해서 알고 있는 상황보다 형편없이 이해가 적다. 결국 회사는 오너를 보호하기 위해 거짓말을 하는 공범 집단이 되어 버린다. 법인 차원에서는 이를 필히 경계해야 한다.

    해명이나 사과 메시지가 일반적이지 않다.

    어떤 회사에서는 오너가 홍보팀에게 직접 해명문을 써주기도 한다. 해명문의 핵심은 오너의 의중을 철저하게 반영한다. 내부에서 누가 아무리 “이런 표현은 위험합니다”해도 좀 더 강력한 항변을 원하는 오너의 의중을 거스르기 힘들다. “내가 잘 못했나?” 하는 물음에 “예, 크게 잘못하신 겁니다.” 할 수 있는 임직원이 없으면 해당 메시지는 산으로 간다. 엉뚱한 사과문구에 언론과 온라인 소셜미디어 공중들은 다시 분노한다. 겉잡을 수 없이 긁어 큰 부스럼을 만든 것이다.

    사과가 피상적이다.

    어떤 회사 오너는 기자들 앞에 나와 “죄송합니다”라는 핵심 메시지만 수 십 회 반복한다. 법인과 개인을 분리하지 못한 채로 임직원들이 회장과 함께 단체로 머리를 조아린다. 죄송하다는 이야기만 할 뿐 정확하게 누구에게 죄송하고, 어떤 일로 문제를 일으키거나 해를 끼쳤다는 명시가 대부분 흐릿하다. 문제의 원점인 그들에게 먼저 머리를 숙여 사과해야 하는데, 기자들에게 한다. 이 부분은 공히 반복되는 해프닝이다.

    “사과했다”하지 않고 “사과 할 것” 또는 “사과합니다”라고 커뮤니케이션 한다.

    미래형이다. 기자들도 알고 모든 국민들이 이미 다 알아버린 자초지종인데, 그때 앞으로 나와서 “사과드릴 것”이라는 뒤 늦은 미래 의지를 나타낸다. 기자들의 얼굴을 바라보면서 “사과합니다”라고 커뮤니케이션 한다. 어떤 케이스에서는 자신이 만든 위기에 대해 거래처, 파트너, 투자자들과 주주들에게 사과한다. 이슈확산자(비서, 승무원, 운전사, 경비원…)는 그 자리에 없다. 기자들은 상황과 말을 전하는 사람들이므로 “이미 사과했습니다”같은 완료형이 옳은 커뮤니케이션이다.

    개인적으로 공식 커뮤니케이션을 시도한다.

    법인과 개인을 분리하겠다는 전략이라고도 볼 수 있는데, 그 다음은 채널이 문제다. 예를 들어 오너의 개인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을 통한 공개사과는 그리 적절하지 않다고 보여진다. 물론 그 사과도 일부 언론에서는 받아 기사화 해 주지만 비즈니스를 하는 법인의 오너로서 정상은 아니다. 아직까지 공식 커뮤니케이션은 언론을 통해서 온라인 보다 먼저 또는 동시에 이루어지는 것이 적절하다.

    사과는 하는데, 개선 의지 표현이 적절하지 않다.

    최소한 개선의지를 해석하는 이해관계자들이 ‘이 사람과 법인이 꼼수를 쓰고 있구나’하는 감을 가지게 하면 안 된다. 해당 이슈의 중대성에 비추어 적절하거나 그를 상회하는 수준의 개선조치라면 위기관리 성공확률은 높아진다. 원점관리에 드는 비용도 그런 기준이 기본이다. 잠시 자리를 떠나 있겠다는 의지라던가, 그냥 말로 해서 잠잠해 지기를 기다리겠다는 의지가 투영되면 힘들다.

    추가 개입 이해관계자들이 문제인데, 이에 대한 대비도 늦다.

    대부분의 오너 위기를 보자. 먼저 이슈확산자(원점)의 활동이 진행된다. 짧은 시기이지만 감지 가능하다. 온라인이나 오프라인 미디어발로 기사화 된다. 이후 폭발적으로 확산 된다. 이 또한 감지 가능하다. 법인 차원이나 개인 차원의 위기관리가 진행된다. 그 후에도 지속적으로 문제가 지적되고, 추가적인 이해관계자들(전직 직원, 이전 피해자, 증언자, 내부고발자)이 나타나서 이슈를 키운다.

    그러다 보면 결국에는 경찰, 검찰, 국세청, 공정위, 노동청, 관세청….등등의 수사권을 가진 규제기관들이 개입한다. NG와 거래처들이 단순 피켓팅을 넘어 소송으로 개입한다. 초기 오너 위기관리를 진행하면서 추후 예상되는 추가적인 이해관계자 개입에 대한 감각과 대비 등이 진행되는 곳들이 그리 많지 않다.

    규제기관 조사 대응 때는 반대로 개인 대응이 주를 이룬다.

    일부 법인 차원에서 대응이 이루어지는 그룹사들도 있지만. 중견그룹이나 중소기업 오너 위기관리 때는 약간 다르다. 그간 초기에 대 언론 커뮤니케이션을 중심으로 하는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은 법인이 중심이 되지만, 경찰이나 검찰로부터 조사 출두 명령이 떨어지면 오너는 개인적 대응을 시도하곤 한다.

    이미 회사에 큰 데미지가 온 상태인데도 해당 조사에 대한 대응은 개인적으로 준비하는 아이러니가 펼쳐진다. 개인적으로 아는 변호사를 구해 상담을 받는다. 지인들에게 연락을 돌려 자문 받는다. 청와대, 국회, 검찰, 경찰, 공정위, 국세청…등등을 망라해서 해당 기관 출신 지인들에게 개인적 SOS를 친다.

    국민들의 주목이 이미 생겨버린 이슈에 대해서는 이들도 흔쾌히 나서기 힘든 상황인데도 도와달라 한다. 최초에는 오너의 개인 대응 커뮤니케이션으로 시작해 문제를 풀고 사후 규제기관 대응에는 법인차원의 (협력된) 지원을 받는 것이 정석이다.

    문제가 해결되거나, 이슈가 잦아들면 사후 급속 명성관리에 힘쓴다.

    보통 이럴 때 사용되는 것이 ‘흔적 지우기’다. 온라인상에서 여러 노력들이 실행된다. ‘언제 그런 일이 있었더라?’하는 공중들의 기억을 원하기 때문에 흔적을 지우려 한다. 단기적으로 사회공헌 프로그램들을 강화해 보기도 한다. VIP의 이미지를 새롭게 업그레이드 하려고 하는 곳도 있다. 홍보실을 대폭 개편(?)하는 곳도 있다.

    하지만 상당기간 자숙하는 모습이 정석이다. 공중들의 기억을 제대로 지우는 방법은 생각보다 더 긴 시간, 그리고 더 큰 예산, 그리고 더 지대한 노력이 수반된다. 흔히 공유되는 워렌 버핏의 명언이 있지 않나. “명성을 쌓는 데는 20년이란 세월이 걸리며, 명성을 무너뜨리는 데는 채 5분도 걸리지 않는다.” 이 분의 말을 그대로 빌리자면 앞으로 다시 20년은 노력해야 한다는 의미다.

    “성공한 위기관리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자주 받는다. “성공한 위기관리란 공중들이 그런 위기가 발생했다는 사실을 들어본 적이 없는 경우”다 라고 답변한다. 이는 단순하게 언론을 비롯한 모든 미디어를 철저하게 물샐 틈 없이 완벽하게 틀어 막아버렸다는 의미는 절대 아니다. 미디어는 통제할 수 없다.

    “그럼 일단 위기가 공중들에게 알려진 후에는 어떤 위기관리가 가장 잘 된 것일까?”라는 질문에 대한 답변은 이렇다. “공중들에게 공분(公憤)이 생기지 않도록 단기간에 이슈를 종결 시키려는 모든 노력을 행한 위기관리가 성공한 위기관리”라고 답할 수 있다.

    오너 위기관리에 대한 성공 기준도 마찬가지다. 오너 위기관리에서 오너가 직접 마주하고 관리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 해야 하는 대상은 바로 ‘공분(公憤)’이다.

     

  • 지진 이후 긴급 재난 문자가 무슨 의미인가?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지난 몇 주간 경북 일대에서 강도 높은 지진이 발생해 국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지진의 강도 또한 흔치 않은 수준이지만, 끊임 없이 이어지는 여진의 반복이 유래 없는 공포 상황을 조성하고 있다. 더구나 지진이 발생한 지역 주변에 주로 위치해 있는 원전시설과 방폐장 시설, 화학공업 단지, 주요 생산 시설들에서 2차 피해가 발생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이 와중에 언론과 정치권에서는 국민안전처가 발송한 ‘긴급재난문자’를 가지고 갑론을박을 반복하고 있다. 지진발생 이후 몇 분 지나 발송된 때늦은 재난 문자가 타겟이 된 것이다. 국민안전처는 해당 시간이 재난 문자를 준비하기 위한 최소한의 물리적 시간이었음을 강변한다. 재난 문자 대상과 방식 그리고 신속도를 개선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이후 몇 번의 강진에 따라 계속되는 때늦은 재난 문자는 사라지지 않고 있다. 철없이 홈페이지까지 반복 다운되어 버리니 국민안전처는 입이 있어도 할말이 없어져 버린 듯하다.

    결국은 지진관련 긴급재난문자를 기상청이 발송 담당하는 것으로 체계를 변환시키면서 해당 논란은 일단락되는 것으로 보인다. 원래부터 그랬어야 했다는 이야기들이 많다. 필자도 왜 처음부터 옥상옥(屋上屋)에 사일로(silo)를 만들고 거기에 신속함이라는 압박을 주었는지 궁금하다.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의 최고 우선 가치는 신속이고 정확이다. 일단 신속이 전제되어야 정확이 의미를 가진다. 신속함 없는 정확성이란 평시에는 가치가 있을 수 있어도 위기 시에는 그 가치가 반감된다.

    기업에서도 최초 위기 상황을 감지한 직원이 내부 위기관리팀에게 해당 상황을 ‘신속’ 전파하기 위해 노력한다. 여러 툴을 통해 동시에 여러 위기관리팀 구성원들에게 위기 상황을 판별해 전파하는 체계를 가진다. 그러나 몇몇 기업에서는 위기관리 활동이 ‘정치적 활동’이라는 점에 주목한다. 그래서 평시보다 훨씬 더 복잡한 보고 공유 체계를 고수하기도 한다. 즉, 최초 감지자-상위자-팀장-임원-위기관리팀장 및 위기관리팀 구성원의 단선형 보고 체계를 의미한다.

    이 경우 현실적으로 ‘신속함’은 실현 불가능하게 된다. 보고의 정확성이라는 측면에서는 의미가 있고, 대표이사에게 까지 올라가는 프로세스를 거치므로 정치적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와 같은 단선형 보다는 1보는 감지 판별 후 즉시 동보 전파, 1보부터는 위기관리팀장의 리드하게 상황 파악 및 대응 준비(대표이사 보고 포함)의 단계로 구분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기상청에게 긴급재난문자 발송 역할을 준 것은 이상에서 설명하는 것과 같이 ‘감지 판별 후 1보’ 역할을 기상청에게 부여한 것이라 의미가 있다. 국민안전처는 원래부터 기업에서 위기관리팀장 역할을 하면 되는 것이었다.

    다시 ‘긴급재난문자’ 자체로 돌아가보면, 긴급재난문자는 몇 가지 유형이 있다.

    사전 고지형

    첫 번째 유형으로는 ‘예기되는 재난 상황을 미리 고지해 사전 주의와 대비책을 마련하게 하는 유형’이 있을 수 있다. 다가오는 태풍에 대한 사전 고지와 그에 대한 안전 주의 사항들을 고지하는 형식 같은 것을 의미한다. 이 경우에는 긴급재난문자라는 표현보다는 ‘안전 주의 고지’라는 표현이 더 어울릴 수도 있을 것이다. 긴급재난문자의 신속의 중요성은 다른 유형들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가장 적다.

    사후 고지형

    두 번째 유형은 ‘재난 발생 상황을 직후 그대로 전파해 2차 피해를 막기 위한 목적을 가지는 유형’이 되겠다. ‘언제 어디에서 강도 몇의 지진이 발생했다. 주변 주민들은 안전에 유의하라’는 긴급재난문자가 바로 그런 유형이다. 이 경우 긴급재난문자를 받게 되는 주민들의 많은 수가 해당 사실을 이미 몸으로 인지하고 경험한 후가 된다. 일부 인지나 경험이 없었던 주민들도 해당 재난 사실을 공유 받는다는 의미가 있다. 이 유형은 긴급재난문자를 받는 주민들에게 어떤 구체적 활동을 지시하는 역할은 없어 보인다. 이 또한 ‘주의 고지’가 주 목적이 되겠다.

    행동 지시형

    세 번째 유형으로는 ‘임박한 재난의 피해를 방지 하기 위해 특정 행동을 지시하는 유형’이 있을 수 있다. 사실 이 유형이 진짜 ‘긴급재난문자’라고 볼 수 있다. 지진같이 전조가 특별하게 감지되지 않는 경우에는 일부 불가능하지만, 지속적으로 지역별 폭우가 쏟아지는 상황에서 특정 계곡과 하천 등지에 있는 캠핑족에게는 이러한 유형의 긴급재난문자는 매우 유효하다. “이 문자를 받는 자들은 신속히 안전지대로 대피하라”는 구체적 활동이 제시되기 때문이다. 이 경우에는 특히 신속함이 생명이다. 폭우로 하천이 범람 해 계곡과 하천인근의 캠핑족을 다 휩쓸고 지나간 뒤에 긴급재난문자를 발송해 보았자 아무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전쟁 발발 시 민방위본부에서 대피 고지하는 형식도 이런 유형일 수 있다.

    이번 국민안전처가 곤욕을 치렀던 긴급재난문자의 유형은 두 번째 ‘사후 고지’ 유형이었다. 그 신속성에 있어서 적적하지 못 했다는 것이다. 첫 번째 ‘사전 고지’ 유형의 경우 별반 신속성에 있어 비판 받을 여지는 없어 보인다. 가끔 “혹서가 지속되는데 야외활동을 자제하라는 문자가 자꾸 와서 귀찮아 죽겠네”하는 불평은 있을 수 있지만, 이는 긴급재난문자의 목적을 생각할 때 큰 의미 있는 불평은 아니다. 안전은 기본적으로 불편한 것이기 때문이다. 평시에는 매우 귀찮은 주제일 수도 있는 것은 당연하다.

    긴급재난문자 실행에서 가장 우려스러운 것은 세 번째 ‘행동 지시’ 유형이다. 신속성을 필히 담보해야 하고, 지역 또는 대상을 확정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기술적으로는 해당 긴급재난문자가 가능하다 할지라도, 지역별 재난 발생 가능 유형들이 체계적으로 정리되어 있지 않다면, 실질적인 적시 적정대상 발송은 불가능해진다. 점증적 재난 상황을 사전에 지역별로 쪼개어 예측할 수 있는 분석 기술도 전제된다. 기존에 해당 지역별로 발생했던 재난 유형들에 대한 데이터베이스화도 전제되어야 할 것이다.

    긴급재난문자의 나머지 두 유형보다 훨씬 더 많은 준비와 투자들이 필요하기 때문에 이런 실질적인 긴급재난문자가 실제로 가동 가능할까 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의문을 품게 된다. 이번 ‘사후 고지’ 유형의 긴급재난문자 발송에서도 여러 미숙한 문제와 논란을 일으켰는데, ‘행동 지시’ 유형의 긴급재난문자는 실제 유효할 것으로 기대할 수 있을까 하는 것이다.

    이번 기회에 긴급재난문자 체계를 다시 한번 처음부터 꼼꼼하게 점검하는 노력이 있어야 할 것이다. 앞서 이야기했던 ‘행동 지시형’ 긴급재난문자 유형의 현실화를 목표로 지역별 상향식 재난 유형 분석과 데이터베이스화가 더욱 정교하게 이루어졌으면 한다. 그런 기준과 대상지역들을 정하고 그 틀을 만드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야 하는 곳이 국민안전처라 생각한다.

    이제 국민안전처에게는 긴급재난문자 발송 책임이 없어졌다. 활동이 없어졌으니 앞으로는 책임도 없어질 것이다. 앞으로 다가올 지진 시 때늦은 긴급재난문자에 대한 비판은 그 활동주체인 기상청이 지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비판에서 한층 자유로워 진 국민안전처는 이제 무엇을 해야 할까? 앞서 말대로 국가적인 위기관리팀의 팀장역할에 더욱 충실해야 한다.

    형식적으로 산재되어 있는 각종 재난 및 위기관리 매뉴얼들이라도 좀 통합하고 상호간 협업 가능한 체계로 개선해야 한다. “위기관리 매뉴얼은 영원히 완성되지 않는다”는 말도 일견 맞다. 하지만, 모든 매뉴얼은 최소한 현 상황에서는 완성 수준에 있어야 한다. 이와 관련 해서는 실제로 재난 및 위기관리 시뮬에이션을 돌려보면 문제를 그대로 확인할 수 있다. 각 재난 및 위기관리주체별로 자기 영역 싸움과 사일로 경쟁이 발생하는 현장을 그대로 보고 현장에서 개선을 논의해야 한다.

    각종 재난 및 위기관리를 담당해야 할 주체들을 대상으로 하는 훈련은 기본이다. 정부 문화나 성격상 ‘약속 대련’ 형식의 훈련 및 시뮬레이션을 포기할 수 없다면, 최소한 일정 횟수의 경우 ‘자유 대련’ 형식의 시나리오 없는 시뮬레이션도 일부 도입해 볼 필요가 있다.

    실제로 매뉴얼을 들고 각종 대피시설이나 대응 장비 및 물자들이 제대로 존재하고 있는지 확인해 볼 필요도 있다. 재난이 발생하면 보도를 위해 언론사 기자들도 쉽게 할 수 있는 확인 점검을 왜 국민안전처는 못하는지 모르겠다. 없으면 빨리 채우고, 바뀌었으면 바꾸어 고지하자. 재난이나 위기가 발생하기 전에만 이루어지면 충분하다.

    국민안전처는 항상 최악을 생각해야 한다. 재난 시 최악의 상황에서 모든 통신이 불가능해진다면, 전기가 사라진다면, 물이 없어진다면, 국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정상적 생존 물자 보급이 불가능 해진다면 국민안전처는 어떤 대안을 제시할 수 있을지 미리 고민에 고민을 더해 보자. 재난이 발생한 뒤 이런 이런 최악의 상황이라 제대로 대응 할 수 없었다는 변명은 그만하자.

    마지막으로 국민안전처 자체를 위한 홍보는 이제 그만하자. 국민안전처가 개발 한 더 나은 매뉴얼과 재난 대응 체계들을 보다 적극 홍보하자. 누구나 안전 매뉴얼이나 행동요령들을 어디서나 손쉽게 다운로드 받고 접할 수 있게 하자. 완전에 가까워진 재난 대응 물자들과 설비들을 홍보하자. 미국이나 일본이 하고 있는 수준을 따라라도 하면서 그들이 홍보하는 형식도 따라 해 보자. 실질적 훈련과 시뮬레이션을 통해 꼭 해야만 하는 일을 적시에 하자. 그게 곧 홍보라고 생각하자. 위기관리를 잘하는 것이 국민안전처를 위한 진정한 홍보다.

  • 위기관리 매뉴얼에서 가장 소중한 한 페이지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지난 2007년 여러 번 제품 유해성 논란에 휘말렸던 세계적 완구 회사 마텔(Mattel). 연이은 리콜속에서 전략적인 커뮤니케이션으로 위기를 관리할 수 있었던 것에는 당시 마텔의 회장이자 CEO였던 밥 에커트(Bob Eckert)의 리더십이 주효했었다.

    밥 회장은 이듬 해 애리조나 주립 대학의 한 초청 강연에서 이렇게 이야기 했다. “위기 당시 우리 위기관리팀의 팀워크는 강했고, 그것이 우리 기업에 대한 테스트였다 생각한다. 지금도 100여 페이지가 넘는 위기관리 매뉴얼에서 가장 소중한 한 페이지를 고르라 한다면 나는 위기관리팀의 연락처 정보들을 취할 것”이라면서 자사의 위기관리팀을 치하했다.

    최근 필자에게도 한 대기업 회장께서 이런 질문을 하셨다. “위기관리 시스템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이라고 할까요? 우리 회사가 가장 신속하게 구축해야 할 가장 중요한 시스템적 요소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필자는 답변으로 마텔 밥 회장의 이야기를 그대로 전달해 드렸다.

    그리고 이렇게 덧붙였다. “회장님께서도 이미 알고 계시겠지만, 회사에 위기관리 매뉴얼이 이미 존재합니다. 상당히 두꺼운 분량으로 정리 되어 있습니다. 그 중 가장 중요한 페이지가 위기관리팀 페이지입니다. 비상연락망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 팀이 회사 위기관리 시스템의 중추가 되도록 하시는 것이 현재 상태에서 가장 중요한 노력이라고 생각합니다. 강한 위기관리팀이 사내에 존재한다면 그 보다 든든한 자산이 없습니다. 회장님께서도 믿으실 수 있는 그런 강한 팀을 만드시는 것이 핵심이 되겠습니다.”

    기업 임원들과 위기관리 워크샵과 트레이닝을 하면서 필자가 자주 강조하는 개념들 중 하나도 바로 ‘누가 위기를 관리할 것인가?’에 대한 것이다. 그 강조하는 ‘누가(who)’가 바로 위기관리팀에 대한 이야기다. 여러 기업의 위기관리 시스템과 역량을 분석해 보면 위기관리 시스템이 제대로 구축되어 있지 않는 기업과 임직원들의 공통적인 생각은 다음과 같다.

    ‘위기관리팀’의 존재 자체를 구성원들이 모른다.

    사내에 위기관리 매뉴얼이 존재한다는 사실도 모르는 임직원들이 많은데, 그 속안에 위기관리팀이라는 것이 구성되어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해 보인다. 어렴풋하게 무언가 조직 되어 있겠지라고 막연하게 생각하니 문제다. 위기가 발생했을 때 많은 임원들이 대책 회의에 참석해서도 ‘누가 각각의 대응들을 해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그렇게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다. 여러 대응 방안들과 주제 대상들을 토론하지만, 결국 실행 단계에 있어서는 서로 그 실행 주체가 ‘누구(who)’여야 하는지를 놓고 설전을 벌이거나 시간을 보낸다.

    ‘위기관리팀’에서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모른다.

    한두 번 위기를 관리해 본 조직들의 경우가 그렇다. 오랜만에 접한 위기관리 매뉴얼을 보니 그 속에 위기관리팀에 대한 규정과 리스트가 있다. 그 리스트를 보니 자신의 이름이 들어있어 자기가 위기관리팀이었구나 생각하게 된다. 몇 페이지를 넘겨보니 자신에게 맡겨진 위기관리 업무들이 꽤 많다. 위기 발생시 대응해야 하는 업무들도 자세하게 나열되어 있다. 근데 궁금해진다. 이 많은 업무들을 실제로 내가 해야 하는 걸까? 이걸 누구에게 보고해야 하는걸까? 이걸 하지 않으면 어떤 불이익이 있는 건가? 그리고 (더더욱 우려스러운 건) 이걸 어떻게 해야 할까? 감이 서질 않는다. 그렇다고 위 임원에게 물어봐도 답이 나올 것 같지가 않다. 당연히 이런 경우 단순 소속감만 느끼게 될 뿐, 실질적인 시스템이나 역량 강화는 불가능해진다.

    ‘위기관리팀’ 다른 구성원들은 무얼 하는 걸까 궁금 해 한다.

    위기관리라는 것이 어떻게 되가는 것인지에 대한 궁금증도 있다. 위기관리팀 리스트에 보니 상당히 여러 부서 임직원들이 정리되어 있는데, 이들이 다 무얼 어떻게 할 것인지 궁금해 진다. 얼핏 보면 문제가 발생한 부서가 스스로 알아서 문제를 해결 하라 하는 것 같은데, 그 외 문제가 없는 부서들은 왜 리스트에 들어 있는지 궁금하다. 고객정보가 유출되는 경우에는 정보보안부서와 고객관련 부서들이 알아서 대응해야 하는 거 아닌가? 거기에 마케팅이나 영업 같은 부서가 왜 유관으로 정리되어 있는지 이해하기 어려워한다. 그 밖에 대부분의 문제는 언론에서 다루어지니 홍보부서에서 알아서 해야 하는 거 아닌가 하고 위기관리팀 리스트 자체를 의아해 한다.

    이 위기관리팀 조직 운용이 ‘잘 될까?’ 의심한다

    사내에 구성된 기존 태스크 포스 팀만 해도 수십 개다. 그 중 태반이 제대로 관리되지 않고 결과물을 내놓는데 하 세월이 걸린다. 부서간 협업? 불가능해 보인다. 전문가들이 이야기하는 거창한 ‘사일로(silo) 현상’ 같은 걸로 성명하지 않아도 이종의 두 부서가 의견을 정리해 한가지 실행을 하는 것 자체도 생각보다 쉽지 않다. 소통하고 협업하라, 사일로를 극복하고 쌍방향, 균형적 커뮤니케이션…여러 이야기를 해도 쉽지 않다. 각 부서장들도 힘들어 한다. 위기관리팀 리스트를 보니 덜컥 겁이 난다. 이 여러 조직을 일사불란하게 누가 움직일 건가? 협업이라는 게 이런 규모로 가능할까? 한번도 경험한 적이 없는 데 이런 위기관리팀 운용이 실제 될까? 의문을 품고 두려워한다.

    이런 현장의 많은 생각과 현실이 존재한다. 강력한 위기관리팀을 만든다고 하는 것은 말 만큼 그리 쉬운 것이 아니하는 의미다. 그러나 그렇다고 강력한 위기관리팀의 구축 개발 노력을 포기할 것인가? 이를 가능하게 하기 위해서는 어떤 지원들이 필요한가? 기업 리더들을 대상으로 하는 조언들을 정리 해 보자.

    첫째, 위기관리팀이 작은 누가(small who)라면, 큰 누가(big who)를 결정하라

    위기관리팀의 수장이 누구인지 명확하게 정리해야 한다. 마텔의 경우 위기관리팀의 수장은 회장이자 CEO인 밥 자신이었다. 위기관리팀 수장으로서 밥은 자신의 위기관리팀을 어떻게 리드해야 하고, 어떤 역할과 책임을 누구에게 재분배 해야 하는지 정확하게 알고 있었다. 한국 기업들의 위기관리 매뉴얼을 보면 상당히 많은 매뉴얼에서 그 큰 누가(big who)에 대한 지정과 서술이 모호한 것을 발견할 수 있다. VIP들의 강한 리더십과 책임, 그리고 관여가 없이는 강력한 위기관리팀의 구성은 매우 어렵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둘째, 큰 누가(big who)들이 먼저 훈련 받아야 한다.

    강력한 위기관리팀은 강력한 리더들의 작품이다. 리더들이 먼저 제대로 훈련 받지 않고서는 강력한 위기관리팀을 운용할 수 없다. 리더들은 어떤 위기들이 자사에게 발생할 수 있을지 알고 있어야 한다. 그 각각의 위기가 발생하게 되면 어떤 상황으로 어떤 단계를 거쳐 진행 발전될지 예상하고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 상황의 전개에 따라 자사가 어떤 대응을 해야 하는 것인지, 어떤 전략과 대안을 바탕으로 의사결정 해야 하는지에 대해 경험을 쌓고 있어야 한다. 이는 실제 위기들을 다양하게 경험해 보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그러기에는 큰 무리가 있어 평시 반복된 훈련으로 숙련된 경험을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 스스로 알아야 리드할 수 있다.

    셋째, 자주 마주 앉는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

    위기관리팀의 존재를 모르는 임직원,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모르는 임직원, 다른 부서는 무얼 할까 궁금해 하는 임직원, 과연 많은 부서들의 협업이 가능할까 의심하는 임직원들을 하나의 팀으로 키울 수 있는 방법은 한가지다. 정기적으로 같이 마주 앉는 자리를 만들어 ‘위기관리’ 주제에 대한 논의와 토론 그리고 훈련을 반복 제공하는 길뿐이다. 이를 통해 경험 많은 위기관리팀, 준비된 위기관리팀, 빠르고 강한 위기관리팀으로의 성장이 가능해 진다. 끊임없는 마주 앉음과 훈련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매뉴얼이 곧 위기를 관리 해 주지는 않는다. 강력한 리더 한 명이 위기를 깨끗하게 해결해 버릴 수도 없다. 수천에서 수만 명의 전직원들이 움직여도 관리되지 않을 위기가 있다. 위기란 원래 그런 성격의 것이다. 대신 강력한 위기관리팀이 위기를 관리한다. 강력한 위기관리 리더십은 항상 강력한 위기관리팀을 통해서야 구현된다. 수백 페이지 두꺼운 매뉴얼에서 기업의 최고 VIP가 취할 가장 소중한 페이지는 위기관리팀 연락처 단 한 장이라는 이야기는 그래서 큰 의미가 있다.

    관련 개념 · 위기관리 매뉴얼이란 무엇인가

  • 급하면 누구라도 먼저 뛰어 들어야죠?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회사를 위해 일하는 사람들이니까, 회사에 위기가 발생하면 누구라도 자기가 할 수 있는 일을 중심으로 빨리 위기관리에 뛰어 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것 재고 저것 재고 하다가는 시기를 놓치게 되니 말입니다. 그런데 그렇게 하지 말라는 의미는 무언가요?”

    컨설턴트의 답변

    위기 시 위기관리 업무를 가장 우선으로 놓고 전사적으로 임직원들이 집중해 신속히 실행하라는 의미로는 이의가 없습니다. 그러나 말씀하신 내용이 각자 통제되지 않은 사적인 개입을 기반으로 한 위기관리를 의미한다면 그것은 절대 위험하니 삼가 하시라고 말씀드릴 수 밖에 없습니다.

    위기관리는 기본적으로 ‘통제’ 개념이 그 기반입니다. 무엇이든 하나의 목적을 가지고 통제되고 관제되지 않는다면 위험한 대응 방식입니다. 상황파악과 의사결정에 이르는 모든 과정들도 철저하게 통제되어야 합니다. 시간적인 통제와 의사결정 전략에 있어 통제가 중요합니다. 자사가 통제할 수 없는 의사결정이라면 그 의사결정 자체가 아무리 멋지다 해도 또 다른 위기를 가져올 뿐입니다. 적절한 의사결정이 아닙니다.

    위기대응에서의 개입 또한 마찬가지 통제가 중요합니다. 사내에서 지정된 위기관리위원회 차원 이외에 통제가 불가능한 부서, 개인의 사적 개입은 경계하셔야 합니다. 예를 들어 위기 시 쏟아지는 언론사 문의에 여러 부서 직원들이 각자 친한 기자들에게 커뮤니케이션 해서 자사 해명을 실시하는 경우를 상상해 보십시오. 상식적이지 않습니다.

    온라인은 어떻습니까? 위기 시 자사에게 쏟아지는 온라인상 비판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 하나 하나에 대해 수백 명의 직원들이 맞서 여기 저기 각개 전투를 벌이는 상황을 상상해 보십시오. 자신들이 아무리 강력한 온라인 영향력자라고 해도 이런 개인적 개입은 추가적인 문제를 일으킬 확률이 훨씬 더 많습니다.

    위기 시 최고경영자와 임원들이 각자 지인 관계인 각종 규제기관장과 국회의원들에게 전화를 돌리고 협조를 요청하는 것도 위험할 수 있습니다. 대관과 홍보담당자들을 건너 뛰어 사적으로 여기 저기에서 개입을 하는 형국은 정말 조심하셔야 합니다.

    일단 위기관리위원회를 중심으로 모든 이해관계자 커뮤니케이션과 대응 실행들은 ‘일원화’ 되어야 합니다. 공식적으로 지시되지 않았고, 공유되지 않을 실행은 위험하니 삼가 해야 합니다. 아무리 애사심에 기반한 사적 활동이라도 그것이 문제를 일으키게 되면 최종적으로 피해를 입는 것은 다시 회사가 됩니다. 위기 일수록 임직원의 사적 개입, 비밀스러운 작업(?) 등은 조직적으로 경계해야 하는 주제입니다.

    실제로 위기관리 실패 케이스들을 보면 위와 같이 위로는 기업 오너 및 대표이사에서 아래로는 일선직원까지 통제되지 않는 어지러운 사적 개입들이 공히 목격됩니다. 이 때문에 부정 보도를 준비하는 언론사 편집국장과 데스크는 갑자기 수 십 명의 지인들에게 해당 보도를 하지 말아달라는 어지러운 전화를 받습니다. 밑도 끝도 없이 인정과 인맥에 의지하는 청탁들입니다.

    분명히 로펌과 법무팀이 해명자료를 가져오기로 되어 있는데, 규제기관 담당자들에게는 별별 라인으로 전화가 들어옵니다. 그 연락 내용에는 대부분 문제에 대한 정확한 해명 정보들이 들어있지도 않습니다. 규제기관 담당자들은 당황스럽고 짜증만 납니다.

    온라인에서는 더욱 더 소란이 커집니다. “이건 회사의 공식입장이 아니고, 내 개인적인 생각”이라고 전제하며 별별 글들이 올라오기 때문입니다. 온라인상 공중들을 직원들이 개인적으로 비판하고, 폄하 합니다. 서로 감정이 상해 말싸움과 막말이 시작됩니다. 상황이 관리되기는커녕 더 긁어 부스럼을 만들게 됩니다.

    위기가 발생하면 조직은 중앙에서 통제되는 체계로의 빠른 전환이 필요합니다. 일선에서 아무리 실행 역량들이 갖추어져 있다 하더라도 중앙에서 적절하게 내려지는 전략에 기반한 지시를 따라야 합니다. 메시지들도 일원화 되어야 합니다. 창구도 그렇습니다. 그래야 외부에서 이해관계자들이 보았을 때 일사 분란하게 체계적인 대응을 하고 있다 판단하게 됩니다.

    그 만큼 또 다른 제2, 제3의 위기 발생 가능성은 줄어들게 됩니다. 기업 스스로 자신이 하고 있는 위기관리를 통제하고 있는 만큼, 대응 전략이나 대응 방식의 전환도 자유자재로 가능해집니다. 어떤 실행이 어떤 결과를 도출했는지 확연하게 평가됩니다. 여러 면에서 통제되지 않는 사적 개입보다는 통제 하에 있는 체계적 대응이 훨씬 안전합니다. 우스개 소리로 하듯 ‘호떡집에 불 난 것’ 같아 보이는 위기관리는 분명 문제가 있는 것입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창구일원화? 그건 너무 쉬운데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 창구일원화가 상당히 중요하다고 여러 전문가들이 강조를 하더군요. 근데 저희는 창구일원화가 잘 되어 있어요. 그게 그렇게 어렵지도 않고요. 다른 기업에서는 창구일원화가 그렇게 어려운가 보죠?”

    컨설턴트의 답변

    원래 이런 주문이 있습니다. 위기가 발생 했을 때에는 모든 조직원이 하나의 목소리를 내야 한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주문이 실제로 현장에서 구현되는가? 구현될 수 있는가 하는 것이죠. 불가능합니다. 저도 수 십 년 동안 수 많은 조직들을 지켜 보았지만 하나의 조직이 한 목소리를 내는 현상을 본적이 없습니다. 대표이사와 임원들간에도 다른 목소리를 내는 것이 어떻게 보면 더 현실적인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일단 한 조직이 하나의 목소리를 내지는 못한다는 것을 인정하자는 것입니다. 그러니 그 차선책으로 창구를 일원화하자는 것이죠. 기업의 경우 그 창구는 홍보실이 될 것입니다. 이슈나 위기가 발생했고, 언론의 집중적인 취재 대상이 되어 버리면 해당 조직에서는 창구를 일원화 해서 대응하자는 것입니다. 물론 평소에도 그러면 좋고요.

    홍보실 이외에는 어떤 부서나 임직원이라도 언론의 취재에 응하면 안됩니다. 기자들로부터 전화를 받거나, 회사 앞에서 기자들에게 둘러 쌓인 임직원이라면 누구나 이렇게 이야기 해야 합니다. “저희 규정상 언론으로부터의 문의는 홍보실을 거치게 되어 있습니다. 홍보실을 통해서 그 질문에 답변을 드리겠습니다.” 또는 “저는 그 질문에 답변드릴 위치에 있지 않습니다. 홍보실을 통해서 답변을 받아주시기 바랍니다. 죄송합니다.” 이런 류의 답변 방식이 바로 창구일원화 방식입니다.

    이런 답변을 아주 쉽게 생각하는 조직도 있습니다. 편하고 쉬울 정도로 규정이 오랫동안 실행되어 왔다면 참 훌륭한 조직입니다. 그러나, 이런 답변 방식을 쉽게 생각하는 대부분의 조직은 실제로 창구일원화 실행 경험을 해 보지 않았기 때문인 경우들입니다. 해보지 않았기 때문에 쉽다고 생각한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창구일원화 훈련을 해 보면 임원들과 직원들 대부분이 쉽지 않다, 어렵다, 힘들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우선 창구일원화를 목적으로 정해진 답변을 반복한다는 것이 자연스럽지가 않습니다. 스스로 못 견딜 만큼 부자연스럽습니다. 동일하거나 유사한 말을 기자에게 뻔뻔하게(?) 반복하는 과정이 너무 힘들게 느껴진다는 것입니다. 스스로 생각해도 자신의 답변이 너무 성의 없어 보입니다. 기자가 화를 내면 어쩌나 하는 불안감도 있습니다. 하지만, 예의 바르게 정해진 답변을 반복 반복 반복하는 임직원들이 조직에서는 필요합니다.

    대표이사나 기업의 오너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창구일원화에 예외는 없습니다. 종종 대표이사는 그 규정에서 예외가 될 수 있다 생각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아래 임직원들은 창구일원화를 위해 부단히 고생을 하고 있는데, 대표이사께서는 편안하게 기자들의 전화를 받으시고, 일부 적절하지 않은 답변을 하시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힘들게 만들어 온 창구일원화 원칙은 깨져 버립니다. 지금까지의 모든 커뮤니케이션 관리 노력들이 수포로 돌아갑니다. 따라서 창구일원화에 예외는 없다는 생각은 매우 중요합니다.

    또한 제대로 훈련 받지 못하고, 그냥 창구일원화란 쉬운 것이라는 막연한 생각을 하는 임원들이 있는 조직도 위험합니다. 실제로 기자 역할을 하는 전문가들이 창구일원화가 제대로 되고 있는지 임원들을 대상으로 시뮬레이션 해보면, 열에 일곱 여덟 가량의 임원들은 어떻게든 기자에게 답을 줍니다. 아주 미세한 정보의 조각이라도 전달을 하고 맙니다. 이건 자신의 의견이라는 말꼬리라도 붙입니다.

    기자와의 심리적 싸움에서 지고, 부적절한 답변들을 하게 됩니다. 오프더레코드를 외치거나, 기자에게 기사를 쓰지 말아달라고 까지 애원하기도 합니다. 심지어는 자신이 어떤 답을 주었는지 끝까지 잘 모르기도 합니다. 기사나 보도가 나오면 자신의 뜻이 아니었다고 변명도 합니다.

    이런 상황들은 수 많은 조직에서 발생하는 아주 흔한 실수들입니다. 지속적으로 반복됩니다. 그래서 많은 기업들과 조직들이 설화에 빠집니다. 그러지 않기 위해서는 지속적으로 임직원들을 훈련해야 합니다. 훈련 없이는 실행 할 수 없습니다.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은 통제입니다. 훈련을 통한 창구일원화가 그 기본이고요.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위기관리 역량을 점검해 볼 수 있을까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몇 년 전 이미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 작업을 했었습니다. 여러 진단도 받고, 위기관리 매뉴얼도 만들고, 훈련도 진행 해서 일단 시스템은 완성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궁금한 것은 이 시스템이 실제로 위기 시 작동을 하느냐 입니다. 실제 역량을 점검할 방법이 있을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많은 기업들이 그와 유사한 고민과 불안감을 호소하십니다. 시스템이나 역량이 사람 눈에 보이는 것이 아니라서, 실제 그것이 존재하는지, 작동은 가능할는지, 문제 있는 부분은 없는지 관리자 입장에서는 조마조마 한 마음이 생기는 것이 당연합니다. 이는 군대의 역량에 대한 의문과도 유사합니다. 수십만 명의 군대를 구성했고, 여러 군사 훈련들을 통해 군대를 단련해 놓기는 했는데, 실제 전쟁이 발발하면 제대로 군대가 역량을 발휘해 국민을 보호할 수 있을까 하는 질문과도 비슷합니다.

    실제 역량을 점검하는 방법도 군대 차원에서 실시하는 워게임(war game)이나 대항군을 활용한 작전훈련들과 비슷하게 진행됩니다. 이런 시뮬레이션은 일단 ‘시나리오’와 ‘대항군’이 핵심이 됩니다. 기업 위기관리 시스템을 점검하는 목적이라면, 먼저 해당 기업에게 발생 가능한 유기 유형과 관련하여 실제적인 시나리오를 개발하는 것이 첫 단계입니다.

    위로는 대표이사로부터 아래는 일선 직원들에 이르기 까지 시나리오를 접하면서 “실제 이렇게 될 수 있겠군” 여길 수 있는 생생한 시나리오를 완성해야 합니다. 그 후 이를 바탕으로 실제 위기관리 활동들을 위기관리팀이나 위기관리 위원회가 직접 해보는 것입니다.

    그 ‘직접 해보는 활동’이 곧 ‘시뮬레이션’입니다. 시뮬레이션을 위해 그 다음으로 중요한 대항군은 실제로 해당 위기가 발생했을 때 기업이 관리하고 커뮤니케이션 해야 하는 이해관계자들을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지역 한 대형 공장에 대형 화재가 발생했고, 일부 유해화학물질이 불과 연기에 섞여 주변으로 확산되는 상황이라는 1차 시나리오가 만들어 졌다고 해 보시죠.

    이 경우 해당 기업은 일단 공장 내 사고대응팀을 통해 문제의 화재 현장에 대한 상황관리에 돌입 할 것입니다. 지역 소방서와 유해물질 확산을 차단하고 방재하기 위한 화학물질관리기업과도 협업할 것입니다. 사고 소식을 듣고 지역주민들과 지자체 담당자들, 경찰, 지역 언론들, 지역 환경단체들, 직원 가족들 등등이 공장 주변에 모여들 것입니다. 공장 내에서 이해관계자 관리 및 커뮤니케이션 업무를 맡은 부서 담당자들을 사고대응팀과 달리 공장 바깥으로 나가 그들 이해관계자들을 만나고 그들과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할 것입니다. 이런 다양한 활동들이 시나리오 배포 이후 전개됩니다.

    이 시뮬레이션 과정에서 대항군이라면, 앞에서 말한 소방서, 확학물질관리기업, 지역주민, 지자체, 경찰, 언론, 환경단체, 직원 가족의 역할을 하는 컨설턴트들을 의미합니다. 그들이 위기 상황에 따라 적절한 역할을 하면서 회사의 위기관리 방식을 점검합니다. 그들이 곧 2차, 3차 진전되는 시나리오의 뼈대가 되기도 합니다.

    이런 타입의 시뮬레이션 이외에 위기발생 정보를 컨설턴트들이 일선 조직에 전달하고, 그 이후 내부 상황을 모니터링 하면서 실제 역량을 점검하는 방식도 있습니다. 일선에서 위기상황을 전달받은 후 얼마나 신속 정확하게 해당 상황이 위기관리 매뉴얼에 규정된 위기관리팀에게 공유되는지, 그리고 공유 받은 위기관리팀은 어떻게 상황파악과 초기대응을 실시하는지를 점검합니다.

    컨설턴트들이 특정 이해관계자 역할을 하면서 일선 조직을 접촉하는 방식의 시뮬레이션 형식도 있습니다. 위기관리 매뉴얼과 여러 관련 규정에서 정한대로 일선 직원들이 대응하는지를 확인하는 방식입니다. 위기관리팀 핵심 구성원들을 하루 정도 회사에 나오지 않게 조치한 후, 위기 상황을 실제와 유사하게 조성해 그들 핵심 구성원 부재 상태에서 차상위 인력으로 이루어진 위기관리팀의 위기대응 역량을 점검해 볼 수도 있습니다.

    아주 간단히는 위기관리팀 또는 위기관리위원회 역량 점검 방식으로 불시에 위기관리조직을 소집해 워룸 세팅과 참여에 까지 걸리는 시간과 참석률을 점검하는 방식도 몇몇 기업에서 실행하고 있습니다. 보통 주말 오전에 위기관리조직 소집을 실행해 보기도 합니다. 몇몇 임직원들을 무리를 해서 참석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고, 그에 대해 번거롭다 사후 평가 하는 분도 있을 수 있습니다만, 유효한 시뮬레이션 방식입니다. 이와 같이 여러 방법을 통해 자사의 위기관리 시스템과 역량을 점검할 수 있습니다. 일단 시뮬레이션을 한번 실행해 점검해 보아야 하겠다는 결심은 최고 의사결정자로부터 나옵니다. 그런 결심만 있다면 위기관리 시스템 역량은 지속 관리 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