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그] 이해관계자 커뮤니케이션

  • ‘위기’와 ‘위기관리’에 대한 정의가 문제

    삼성은 휴대전화 관련 부서 직원의 건물 출입 기록을 요청받자, PC 교체작업을 수행한 직원의 이름을 삭제해 제출하기도 했다. 공정위는 “삼성은 외부 조사에 대응하기 위해 만들어둔 사전 시나리오에 따라 조사를 방해했다”고 말했다. 삼성은 이번 조사 방해 이후 ‘비상 상황 대응 관련 지침’을 강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지침에는 군사작전을 방불케 하는 바리케이드 설치 내용까지 담겼다. 공정위는 또 “삼성 내부적으로 비상 상황에 대응을 잘했다는 칭찬이 회의 중 나오기도 했다”고 공개했다. 삼성그룹은 “이번 사건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하며 재발방지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조선일보]

    위기에 대한 정의(definition)와 위기관리에 대한 정의가 중요한 이유는 이전 포스팅에서도 언급한 것과 같이 그 자체가 기업 스스로 위기관리 성패를 평가하는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그럼 누가 해당 위기의 성공과 실패를 판정하는가? 결론적으로 말하면 외부 이해관계자와 해당 기업이 함께 성공이라 판단하는 위기관리가 진정하게 성공한 것일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하나의 사건을 바라보는 이해관계자들과 해당 기업이 각기 다른 위기에 대한 정의를 보유하고 있을 때 발생한다. 이런 현실에서 보면 이해관계자들과 위기관리 주체인 기업이 공유된 평가체계를 가진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불가능한 것으로도 보인다.

    이해관계자들이 ‘문제 있다’ 평가하는 기업의 대응이 내부에서는 ‘잘했다’로 평가되는 상황에서는 제대로 된 위기관리라던가 기업의 사회성 등은 평가들은 상당부분 생략될 수 밖에 없다고 본다.

    기업들이 평시에는 이해관계자들과 공감하고 상호 배려하는 환경을 만들고자 노력하지만, 위기가 발생하면 철저하게 자기중심적인 위기에 대한 정의(definition)과 성패기준을 지키는 것은 분명 문제라는 시각을 가지길 바란다. 그것이 성공하는 위기관리라는 생각을 하는 것이 문제라고 믿기를 바란다. 어쩔 수 없이 조직이라는 것이 그럴 수 밖에 더 있느냐 하는 합리화가 문제의 핵심이라는 것을 알았으면 한다. 조금만 더 그랬으면 한다…

  • ‘위기’와 ‘위기관리’에 대한 정의를 가장 먼저 확인하라!

    안전委 주재관도 전혀 몰라… “은폐·축소 사례 더 있었을 것”
    [고리 1호기 사고 은폐] ■ 허술한 보고 체계
    당시 현장 직원 60명 이상… 은폐한 경위 여전히 의문
    “숨기면 위에선 몰라” 대형 인재 불러올 수도 [한국일보]

    한수원 관계자는 “(1호기에는)평소 300~400명이 작업을 하는데, 사고 당시 근무자들이 식사를 하고 교대하는 타임이어서 60~100명 가량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간부들이 은폐 결정을 내리면서 그 많은 직원들의 입 단속을 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 일각에서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의 사후 은폐 의혹이 제기되는 것도 그 때문이다. [한국일보]

    조직별로 위기와 위기관리에 대한 정의(definition)가 다르다는 점을 여기에서 정확하게 알 수 있다.

    예를들면 원전을 관리하는 조직에게 위기(crisis)란 외부에서 볼 때는 ‘이번 사고등과 같은 원자력발전소의 안전 문제’ 같아 보이지만 실제 이들에게 위기(crisis)란 ‘원자력발전소의 안전문제가 공론화되는 것’으로 정의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또한 위기관리(crisis management)라는 정의를 외부에서는 ‘원자력발전소의 안전 문제를 관리 해결하는 것’으로 보는 반면, 해당 조직에게는 ‘원자력발전소의 안전문제가 공론화 되는 것을 막는 것’이 곧 그들이 생각하는 ‘위기관리’의 정의일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이런 정의의 문제는 일반 기업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과도한 비용절감 정책에 따른 제품 품질의 하락’을 외부에서는 OO기업의 위기로 정의하는 반면, 실제 OO기업은 스스로 ‘나쁜 품질에 대한 외부 이해관계자들의 공론화’를 위기로 정의하는 경우다.

    이에 따르면 OO기업의 위기관리에 대한 정의는 ‘가능한 나쁜 품질에 대한 외부 이해관계자들의 공론화를 막아내고 최소화 시키는 것’이 된다. 기자에게 사정을 해서 기사화를 막고, 광고비를 지원해 기사를 빼고, 인맥을 동원해 정부규제기관의 조사를 무마하고, NGO들과 소비자들과 맞서 싸우면서 사건들을 모면하는 모든 활동들이 이 ‘정의(definition)’때문에 가능한 것이 된다. 이것이 문제다.

    따라서 위기관리 체계를 구축하기 전에는 항상 조직 내부와 외부에서 합의된 위기와 위기관리에 대한 ‘정의’를 먼저 확인하고 규정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런 정의에 따라 위기관리의 성패에 대한 정의도 달라지기 때문이다. 위의 정의들에 따르면 원자력발전소 관리조직이나 OO기업에게는 지금까지의 ‘은폐’가 곧 위기관리의 성공이었을 것이다. 이 부분이 무서운 것이다.

  • Management Override에 대한 위기 커뮤니케이션적 생각

    일부 기업에게 해당한다고 생각하지만, 기업의 고의적 불법 또는 범죄행위를 위한 ‘위기관리’는 곧 반사회적, 반이해관계자적, 반기업 철학적 행위를 의미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기업의 고의적 불법 또는 범죄행위에 대하여 직접적인 법률 적용 및 위반 여부와 범위를 판단하기 위해 법정에서 진행되는 로펌의 ‘위기관리’는 ‘위기 커뮤니케이션’과 많은 다름이 있다.

    법적 판단결과를 포함한 포괄적 여론과 이해관계자들의 직접적 물적, 인식적, 감정적 훼손을 관리해야 하는 커뮤니케이션적 위기관리간에는 분명 다름이 있다는 거다.

    법적으로는 법적 변호 기술이 중요하지만, 위기 커뮤니케이션에서는 위기관리 주체의 철학적 재무적 실질적 태도 변화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기업(오너, 경영진) 스스로의 위기관리 결단과 실행이 가장 중요한 핵심이라는 것.

    이상의 변화를 절대 원하지 않는 경영진이 리드한 의도적 범법 및 범죄행위들에 대한 위기 커뮤니케이션이 실제로 가능할까 하는 것에 항상 의문을 가진다. 그 부분들은 절대 컨트롤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기 때문.

    곧 이는 위기 커뮤니케이션의 기능화 문제를 초래한다. ‘시키는 대로 하라’에는 분명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 NDA와 이슈 정보 보안에 대한 이야기

    NDA와 이슈 정보 보안에 대한 이야기

    보통 이슈관리나 위기관리. M&A 또는 일종의 네가티브 캠페인 등등에는 NDA (Non-disclosure agreement)를 인하우스와 외부 펌들이 꼭 사인을 하고 시작을 한다.

    기밀유지 협약 (non-disclosure agreement, NDA)은 적어도 두 개의 기업이나 두 명의 사람 사이에서 기밀 물질이나 지식을 공유하길 바라지만, 일반적인 사용을 제한할 때 반드시 사용되는 법률 계약이다. 미국에서는 기밀유지 협약 (confidential disclosure agreement, CDA)이나 기밀 협약 (confidentiality agreement, secrecy agreement)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다른 말로, 협약에 따라서 보호되는 정보를 공개하지 않는데 동의하는 계약이다. 기밀유지 협약은 당사자 간에 어떤 종류의 무역 비밀을 보호하면서 신뢰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 그러므로 기밀유지 협약은 사적인 사업 정보를 보호할 수 있다. [출처는 여기]

    이슈 정보 보안에 있어서 이런 NDA를 넘어서는 정보 유출이라는 것이 흔하지는 않지만, 일부 경쟁상황과 기업정보(intelligence)전이 발생하는 상황에서는 중요한 정보들이 관련 이해관계자들이나 경쟁대상에게 노출되기도 한다.

    이런 경우 정보 유출의 핵심은 ‘인간정보’에 의한 것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사람’에 대한 관리와 지속적인 가이드가 중요하다.

    여러 프로젝트를 통해 공통적으로 발견한 정보 유출의 루트들은 빈도 순으로 대략 다음과 같다.

    • 인하우스 내 고위 관계자를 통한 정보 유출 – 이 부분은 상당히 심각하다. 부정하고 싶지만 현실이 그렇다.
    • 외부 펌 쥬니어들을 통한 정보 유출 – 이 경우 사례들을 많지만, 이 루트가 쥬니어들인 관계로 프로젝트 자체에 미치는 영향력은 작다.
    • NDA가 커버하지 않는 예상치 못한 외부 협력회사들에 의한 유출 – 프린팅사, 기타 제작사, 기타 주변 업무 하(재)도급사. 이 경우에는 경쟁사측이 적극적인 정보전을 벌일 때 문제를 발생시킨다.

    M&A를 진행하는 경우에도 우리측에서 상대 측이나 경쟁사측의 준비그룹 구성원부터, 그들의 움직임의 대략적 방향들을 일정 시간 후 알 수 있는 데 기본적으로 ‘어떻게 이런 정보를 우리에게 전달 되는가?’하는 질문을 해보면 상대측도 우리의 자세한 내용들을 알 수 있다는 생각을 할 수 있다. – 대부분 일방적인 정보 흐름만으로는 정보전이 성립되지 않는다는 생각이다. 이 부분이 중요하다.

    기업 실무자들은 NDA를 일단 맺으면 ‘최소한의 보안 의무’를 득했다 생각하고 그 이후부터는 정보 보안에 그리 신경을 쓰지 않곤 하는데, 좀더 실무자들 차원에서 정보 보안에 대한 인식이 강해져야 한다 생각한다. 인하우스 내부 보고와 공유에 있어서도 엄격한 제한과 가이드라인을 정해 따라야 한다.

    왜냐하면 흔히들 외부 펌에 의한 정보 유출에 많은 신경을 쓰는데 사실 외부 펌 접촉 담당자들이 임원급일 때는 정보 유출 가능성이 확실히 적어진다는 점을 인식했으면 한다. 물론 외부 펌 내부에서의 프로페셔널리즘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가 문제이지만, 일반적으로 NDA를 추진하는 경우 외부 펌의 CEO나 임원급이 관리 하기 때문에 관리 수준 하에 있다 해도 별반 틀림이 없다.

    반면 경험상 인하우스 내부에서 NDA 의무가 없는 중/고위 직원들을 좀 더 법적 책임과 의무 테두리로 끌고 들어올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다. 그들이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들이 잦기 때문이다. 중요한 비밀 정보는 항상 유출될 수 밖에 없다 전제 하고 커뮤니케이션 전 과정에서 정보 보안에 집착할 필요가 있다. 특히나 중장기 프로젝트의 경우에는 더더욱 집착해야 한다.

    기억하자. 낮 말은 새가 듣고, 밤 말은 쥐가 듣는다. 새와 쥐가 주변에 누구인지 돌아보자.

  • 위기와 관련 된 모든 이해관계자들은 각자 집단으로 의사결정 한다

    상당히 상식적인 이야기 같지만, 기업 위기관리 현장에서는 얼핏 그냥 넘어가는 전제가 되곤 한다. 기업 위기가 발생 했을 때 그와 관련된 많은 이해관계자들은 해당 사실을 두고 집단으로 의사결정을 한다. 하지만, 그들의 집단적 의사결정 결과를 관리해야 하는 기업에서는 도리어 공식적, 집단적 의사결정에 익숙하지 않은 경우들이 있는 데, 참 흥미롭다.

    단순한 강성 불만고객도 개인이 홀로 의사결정을 하는 경우는 적다. 나름대로 여러 지인들이나 법률, 언론 등에 익숙한 사람들의 의견을 청취하기도 하고, 그들을 찾아가 함께 對기업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하곤 한다. 그래서 무섭다.

    정부규제기관도 마찬가지다. 일개 사무관이나 과장 한두 명이 대기업 규제조치 등에 대해 결론을 내리기 보다는 여러 내 외부 전문가들의 의견들과 평가를 거쳐 對기업 규제조치를 발표한다. 그래서 무섭다.

    언론도 그렇다. 기자 혼자 행하는 對기업 의사결정이 얼마나 되나. 노조도 마찬가지고, 투자자들도 마찬가지다, NGO나 거래처들도 한두 구성원의 의사결정 방식이 아니라 집단으로 의사결정을 해 기업에게 곤란한 위기 상황을 조성한다. 그래서 그들의 움직임이 무서운 거다.

    기업 내부에서 위기 시 개인이 아닌 위기관리위원회나 위기관리팀이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CEO가 중심이 된 ‘빠른 의사결정’이 위기관리의 핵심이 되는 이유가 또 여기에 있다. 상황과 관련 해 일개 개인이나 부서의 홀로 대응이 실패하곤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기업 위기관리는 단체전일 수 밖에 없다. 단체와 단체가 각자 수 많은 집단 의사결정을 통해 맞부딪히는 상황이 위기다. 따라서 기업이 위기관리의 효율성을 이야기하면서 일개 부서나 일개 개인에게 위기관리 실행을 전담 해 맡겨 놓는 것은 현실적이지 못한 처방이다.

    위기 시 이해관계자들을 만만하게 바라보는 시각, 만만하게 대응하는 실행, 단편적으로 행하는 의사결정들이 모두 이해관계자를 보는 시각과 더불어 그들 내부의 의사결정 형식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부족하기 때문이라는 생각이다.

  • 홍보임원들은 현재의 위기관리를 빨리 손에서 놓아 버려라

    홍보부서의 업무기술서에는 공통적으로 ‘위기관리’가 들어가 있다. 여기에서 이 ‘위기관리’라는 의미는 각 기업마다 천차만별의 다름이 있지만, 어쨌든 ‘위기관리’라는 딱지를 붙이고 일을 시작하는 부서가 홍보부서다.

    홍보임원들이나 십여 년을 훌쩍 넘겨 홍보일을 하는 홍보팀장들의 일상을 보면 대부분 연차가 올라갈 수록 ‘위기관리’의 업무 포션이 다른 잡 업무 보다 많아 지곤 한다. 마치 5분 대기조 같이 평소에는 대기(?)하다 출입기자들이나 기타 이해관계자들과의 문제가 발생하면 출동하는 역할을 맡는다.

    우리 기업 주변의 전반적 환경을 보면 기업에게 딱히 임팩트를 줄 수 있는 시비(?)를 거는 이해관계자들은 정해져 있다. 보통 언론이 가장 자주 그리고 심하게 시비를 건다. 그 다음이 정부규제기관, NGO, 고객 등이 되겠다. 일부 기업에서는 노조나 이슈단체도 강력한 이해관계자고, 투자자나 주변 커뮤니티도 문제가 되겠다. 최근에는 소셜미디어를 비롯한 온라인상 공중들이 또 하나의 유의미한 이해관계자로 떠오르고 있다.

    이 많은 이해관계자들이 기업의 거의 모든 비즈니스 프로세스 하나 하나에 영향을 미치려 시도 한다. 이 많은 위기요소들을 기존처럼 홍보부서 몇 명이, 더욱 정확하게는 홍보부서 시니어 한 두 명이 관리(management)한다는 발상 자체가 문제인 시대가 되었다. 홍보부서 시니어들은 항상 ‘바쁘다. 바쁘다’하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웬만해서 기자 이외에는 전화통화도 힘들다. 하루에 20시간을 일한다 이야기하는 분들도 있다.

    문제는 바쁘기만 할 뿐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위기관리를 하는 방식은 유사하고, 결과를 확신할 수 없는 일들을 반복하고 있다는 부분이다. 항상 잘되면 회사가 전체적으로 잘 해 위기를 관리한 것이다. 어쩔 때는 위기를 잘 막아내고(?) 나면 ‘사실 그게 무슨 큰 위기였었냐?’하고 퍼포먼스를 폄하 받을 때도 있다. 주기적으로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위기에 대해 항상 힘든 방어에 밤을 새고 나면 ‘홍보부문은 무얼 하길래 이런 것도 막지 못하나?’ 비판 받는다.

    가만히 생각해 보자. 안팎으로 이와 같은 상황에서 홍보부서는 ‘항상 질 수 밖에 없는 게임’에 참가하고 있는 셈이다. 그것도 수십 년간 별로 변화 없는 상황이 계속되고, 스스로 조직 내에서의 입지를 좁혀간다. 일부 홍보부서 시니어들은 오너분이나 CEO의 ‘급변 사태’를 맞아 위기(재앙)를 관리 한 공로를 일부 인정받기도 한다. 하지만, 이는 그분들 개인에게는 미안하지만 기업에게 발전적인 위기관리 공로라고는 볼 수는 없지 않나 하는 생각이다.

    홍보부서는 빨리 위기관리의 실행책임을 놓아버려야 한다. 이제까지 자기 부서에게만 대부분 씌워졌던 이 올무를 벗어 전사적 시스템에 씌우는 전략적 노력을 해야 맞다. 이슈들과 이해관계자들을 바라보라. 그리고 사내 부서들을 어떻게 코디네이션 해 그들과의 이슈 그리고 위기를 사전 방지 관리 대응 할 수 있을지를 경영진과 부서장들과 고민하라. 이를 통해 전사적 위기관리 시스템을 구축하라.

    빨리 위기관리 일선에서 일정부분 벗어나 조직을 움직이고 조율하는 홍보부서 시니어들이 많아지길 바란다. 그만 바빠하고 남는 시간에 최고경영자들에게 더 중요한 전략을 조언하고, 발전적 의미의 사내 정치에도 좀 더 힘을 쓰길 바란다. 내부에서 비전 있는 홍보 시니어를 트레이닝하고 키우는 것에도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 그래서 좀 더 오래가고 높이 가는 홍보출신 임원들이 많아 지면 좋겠다. 밖에서 영입된 전직 기자들에게 고스란히 자리를 물려주고 떠나는 낡은 실무자들의 모습을 후배들이 그만 보았으면 한다는 거다. 제발 빨리 위기관리를 손에서 놓으시길 바란다.

  • 위기시 지나친 Guilty Mind도 경계 대상이다

    위기발생 원인과 과정에 있어 기업의 실수나 잘못이 어느 정도 존재한다고 내부에서 판단할 때의 이야기다. 들어가보면 내부 의사결정과정이나 의사결정자 분들의 마음에 상당 수준의 guilty mind를 목격할 수 있다.

    “우리 신제품 론칭 일정을 조정해야 하진 않을까?”
    “이번 사건으로 이 브랜드 광고는 잠정 중단해야 하는 게 아닐까?”
    “이 루머 때문에 온라인 프로모션 테마를 좀 바꿔야 하는 건 아닐까?”
    “일정기간 다들 잠자코 있자고…조용하게 일 벌이지 말고 말이야”

    물론 해당 위기와 관련 된 이해관계자들의 감정이나 입장들을 감안해 보면 위기의 책임이 있는 기업이 진정성을 가지고 어느 정도의 guilty mind를 견지하는 것은 바람직하다. 도리어 guilty mind 없이 섣불리 진행하다 또 다시 역풍을 맞게 되는 경우도 심히 경계하는 것이 마땅하다.

    하지만, 제3자인 외부 카운슬이 보기에 지나칠 정도로 심각한 guilty mind는 위기관리 프로세스에 오히려 부담으로 작용하는 경우들이 많다. 위기직후 진행되는 모든 대내외 커뮤니케이션들과 일상 프로그램들에 있어 상당한 민감성을 투영하는 경우들이 종종 발견된다.

    기업들은 이러한 내부 정서와 guilty mind를 어느 정도 객관적으로 판단하고 해소하는 데 외부 전문가들의 시각을 활용하기도 한다. “그 정도까지 민감하게 의사결정을 할 상황은 아니다”라던가, “그 프로그램의 경우 해당 위기상황과는 연계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그냥 계획대로 진행하시면 되겠다” 조언 받는 거다.

    위기관리에 있어 위기를 경험 한 후 가능한 빠른 시일 내에 정상적 상황과 환경을 재조성하기 위해 노력하는 부분도 상당히 중요하다. 그런 노력의 과정에 있어 기업 내부에서 공유되는 guilty mind는 이러한 노력들을 상당 부분 제약하게 되고, 이에 따라 전체적인 위기관리의 성공 가능성이 희석될 수 있어 일부 경계해야 한다.

    보수적이고, 민감하며, 착한 기업들이 이러한 기업 정서적 경험들을 하곤 하는데, 이 또한 외부 전문가들과의 소통을 통해 가능한 빨리 진단받고, 빨리 개선해야 하는 관리 대상이 아닐까 한다. Post-Crisis 프로그램에 대한 이야기다.

  • 위기시 로펌과 일하기

    위기 시 클라이언트들께서는 거의 대부분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펌과 로펌을 함께 불러 대응책을 논의하시고 조언을 청취하시는 게 일반적이다. 여러 로펌들과 함께 클라이언트 이슈를 함께 바라보면서 일을 해 보면 항상 로펌측과 부딪히는 포지션들이 생기곤 한다.

    물론 각 변호사와 상황과 이슈에 다라 다른 부분들도 있겠지만, 내 개인적인 경험상 충돌되었던 공통적 부분들을 정리해 본다.

    1. 로펌은 해당 이슈에 대해 선제적 커뮤니케이션이나 적극적 커뮤니케이션을 지양하라 종종 조언한다.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펌에서는 위기 시 ‘노코멘트는 곧 코멘트’라 칭하면서 가능한 해당 기업이 해야 할 메시지를 전략적으로 전달하자 하곤 하지만, 로펌들은 대부분 ‘도망치고, 그 이후에는 부정하라’는 조크처럼 가만히 있는 게 전반적인 위기관리에 도움이 된다 보는 듯 하다.

    2. 로펌, 더욱 정확하게 말해 담당 변호사들은 직접 외부로 나서기를 꺼린다. 대변인 역할을 의뢰하면 더더욱 난감해 한다. 연예인들이나 개인 소송 등에 있어 대외 커뮤니케이션 창구를 해달라 의뢰인들이 요청하면 대부분 로펌들은 고사한다. 이를 잘해주는(?) 변호사들이 일부에서 우후죽순 생겨나는 이유가 되겠다.

    3. 로펌은 법정에서의 승리 및 정상참작을 통한 감형에 중점을 두지만, 여론에 대한 고려 비중은 그리 균형적이지 않아 보인다. 사실 그 부분을 로펌이 깊이 고려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계약서에 쓰여진 대로만 일하면 되는 법.

    4. 그러나 일부 로펌의 시니어 변호사들은 자신이 경험한 언론관계 (검찰 재직 시절, 법조출입기자들과의 밀땅 경험)를 기반으로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을 해석하거나 적용하려 한다. 일부는 방통위 재직/자문경험 등을 가지고 여론관리 전문가라 생각한다.

    5. 로펌의 변호사분들은 기업 위기 시 이해관계자 관계 및 입장들에 대한 통합적인 부분에는 사실 신경 쓸 겨를이 없다. 내부와 외부 이해관계자 등에 대한 세부 시각을 가질 이유가 없다. 계약서에 명기된 업무가 아니기 때문.

    6. 로펌 변호사들은 안전함을 주로 추구한다. 어찌 보면 전문업무 성격상 당연하다. 위기 시 risk taking이라는 부분에서 협상의 여지가 적다는 게 문제. 위기를 관리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risk를 감수하고 베팅을 해야 할 때도 있는데 이를 상당히 거북해 한다. 특히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에 있어 많이 갈등을 겪는 이유다.

    7. 대부분 로펌의 변호사들은 기업 오너 및 CEO의 신뢰를 기반으로 업무를 추진한다. 따라서 그들 대부분의 포지션과 메시지들은 오너 및 CEO의 그것과 대동소이하다. 이 부분은 위기 시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의 성공에 있어 상당히 큰 장애물이 되곤 한다. 순수 내부의 시각과 의중이 대부분 여과 없이 또는 안전성을 가미했다는 이유로 실제 실행될 확률이 높아진다는 것이 문제다. 로펌이 과연 여론 측면에서 devil’s advocate 역할을 충실히 할 수 있을 까는 의문이었다.

    이상은 로펌들과의 위기관리 협업을 하면서 느꼈던 부분들이다. 어느 로펌이나 변호사분들을 폄하하거나 비난하려는 의도는 없다. 단, 클라이언트들께서 위기 시 의사결정을 하실 때 좀더 균형 있는 시각과 큰 관점의 높이를 가지셔야 한다는 부분을 말하고 싶다. 하나 확실한 것은 로펌과 위기관리커뮤니케이션 펌이 이음새 없이(seamless) 협업을 해 지원하게 되면 해당 클라이언트는 성공적으로 위기를 관리할 가능성이 훨씬 커진다는 사실이다.

  • 위기시에 철학의 일천함을 드러내는 기업

    누가 봐도 성공한 가정이 하나 있다. 아빠는 사회에서 존경 받는 일을 하고 있고, 엄마 또한 주변에서 커뮤니티를 위해 좋은 일을 많이 하신다. 아이들도 공부도 잘하고 누가 봐도 멋진 가족이다.

    어느 날 이 집의 막내 아들이 같은 반 ‘혼혈’ 친구 하나에게 “더러운 튀기 새끼”라는 말을 했다고 알려졌다. 그런 심한 욕을 들은 아이와 아이의 부모도 그렇고, 담임선생님, 같은 반 아이들 전부가 이 아이의 욕설에 대해 심한 모욕감을 느꼈다.

    당장 모든 이해관계자들은 이 아이가 왜 이런 심한 욕설을 하게 되었으며, 이 아이의 아빠와 엄마는 이 아이의 행동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고, 어떤 조치를 취할 것인지 궁금해 하기 시작했다.

    이 성공한 가정의 아빠 엄마가 취할 수 있는 대응 옵션들은 다음과 같다.

    [옵션1] 아빠와 엄마가 아이의 실수를 전혀 인정하지 않고, 이해관계자들의 반응에 맞서 싸운다. “겨우 일곱살 밖에 안된 아이가 그럴 수도 있지 뭘 그렇게 난리들인가? 우리 가정의 성공에 대해 무슨 시기나 질투라도 하려는 것인가?”하며 싸운다.

    [옵션2] 아빠와 엄마는 아이의 실수가 부끄러워 그냥 침묵한다. 이해관계자들을 피하고 숨어서 나타나지 않는다. 물론 아이도 학교에 일정기간 보내지 않는다. 조용하게 여행을 간다.

    [옵션3] 아빠와 엄마는 아이의 실수에 대해 인정하고, 이해관계자들에게 미안하다 이야기하면서 “이 정도에서 마무리 짓자’한다. 마음에 상처를 입은 아이와 그 부모에게도 전화해 ‘실수니까 이해해달라. 미안하다’며 양해를 구한다. 아무렇지도 않게 아이에게 ‘그냥 실수였을 뿐이야’ 말해준다.

    [옵션4] 아빠와 엄마는 아이에게 엄격하게 잘못을 지적한다. “아빠와 엄마는 너희들에게 모든 친구들은 소중하고 존경해야 한다고 가르쳤었다. 그런 가르침에도 이번에 네가 그런 잘못된 말을 해 친구에게 상처를 준 것은 정말 잘 못한 일이다. 아빠와 엄마는 네가 그런 실수를 다시는 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이야기한다. 모든 이해관계자들에게 찾아가 사과하고, 이번 일을 교훈 삼아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되지 않게 하기 위한 여러 노력들을 이야기한다. 아이에게 일정기간 벌을 주고 반성문을 쓰게 했다는 것을 알리고, 재발방지를 다짐 한다.

    이상의 어떤 옵션을 택할 것인지에 대한 갈등과 고민이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에 있어 가장 첫 번째 중요한 단계다. 상황을 정확하게 해석하고, 기존에 우리가 가졌던 철학을 그 상황에 대입해보면 즉각적인 답은 나오기 마련이다.

    하지만, 기업의 철학을 직접적으로 위기상황에 투영하는 데에는 여러 용기와 철학에 대한 집착, 실천 의지, 내부 공감대 등의 변수들이 작용한다. 기업에서는 이런 고민의 과정을 내부 의사결정을 위한 과정이라 칭한다.

    그러나 이해관계자들은 이 내부 의사결정 과정을 알고 싶어 하지 않는다. 결론적으로 해당 기업이 어떤 확고한 의사결정을 내릴지를 예상하고, 기대할 뿐이다. 위 사례에서도 평소 성공적이고, 존경 받았던 책임 있는 가정으로서 위대한 아빠와 엄마가 어떤 결정을 내릴 것인지에 대해 예측은 가능하다.

    이해관계자들의 예측에 합당한 위기관리 옵션을 택한 가정은 해당 위기를 하나의 해프닝으로 만들어 관리하는 것이고, 당황스러운 옵션을 택한 가정은 해당 위기로 가정 전체에 대한 명성의 가식과 철학의 일천함을 드러내는 재앙을 맡게 되는 것이다.

    기업이나 기관의 위기가 해당 조직의 철학 수준에 대한 중요한 리트머스 기회가 된다는 이유가 바로 이 것이다. 이해관계자들이 올바른 기업상을 가지기 위해서는 기업들의 실수는 더 많아 져야 한다.

    관련 케이스: ‘찢어진 눈의 여성’ 논란…파파존스 사과 “근무자 실수, 교훈 삼을 것”

  • 위기관리 카운슬이 필요한 이유

    위기관리 카운슬이 필요한 이유

    기업에게 위기관리 카운슬이 필요한 이유에도 진화 단계가 존재했다. 십여 년 전 까지만 해도 기업들이 원하는 위기관리 카운슬은 소위 ‘매체 모니터링과 기사 빼기’에 대한 의뢰가 대부분이었다. 국내 대기업은 강력한 홍보부서가 존재하기 때문에 직접 기자들을 접촉 네고하고 기사의 수위를 조절하는 활동들에 익숙했었지만, 그 당시 중소기업이나 일부 국내 주재 글로벌 기업들은 그럴 역량이 부족했었다. 그들이 원하는 서비스는 말 그대로 ‘카운슬’ 보다는 ‘실행’이었다.

    지금은 기업들이 여러 부문에서 진화를 했다. 이제는 ‘기사를 뺄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가?’라던가 ‘보도를 안 나가게 하는 방법’을 묻는 기업들을 거의 보기 힘들다. 이미 많은 기업들이 그런 노력이나 접근이 효과적이지 않다는 생각들을 하게 된 것이다. 또한 그 자체가 위기관리가 아니라는 생각들도 일반화 되었다.

    이제 기업들이 외부 위기관리 카운슬을 고용해 지원을 요청하는 부분들은 주로 다음과 같다.

    • 위기 발생시 위기관리 실행에 대한 외부 모니터링/피드백
    • 위기 발생시 위기관리 위원회에 참석하여 전략 시나리오 개발에 인풋 및 조언
    • 통합적 위기관리 실행을 위한 내부 코디네이션 지원
    • 부서간 위기관리 활동 배분 프로세스 지원
    • 평소 위기요소 진단 작업에 대한 의뢰
    • 위기관리 매뉴얼에 대한 분석과 업그레이드
    • 실제 발생 예정인 위기에 대한 대응 준비 작업 및 협업
    • 실제 발생 예정인 위기와 관련된 이해관계자 분석 및 접근 전략 개발
    • 실제 발생 예정인 위기를 기반으로 한 이해관계자 커뮤니케이션 훈련 (미디어트레이닝 포함)
    • 평소 주요 위기요소를 시나리오화 하여 진행하는 위기관리 시뮬레이션
    • 위기 시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하는 온라인 모니터링 및 대응 설계, 조언
    •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하는 온라인 위기관리 카운슬 (위기관리 위원회 및 CEO대상)

    전반적으로 보아도 기업들이 많이 고민하고, 니즈에 있어 선진화가 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최근 수년간 이렇게 빠르게 진화한 원인은 전반적으로 기업들간에 위기와 위기관리 라는 주제에 대한 관점들이 많이 선진화 되었다는 점. 그리고 다양한 미디어 환경에서 기업들의 위기 사례들과 위기 발생 빈도, 수위들이 점차 확대 생산되고 있다는 점. 소셜미디어등의 뉴미디어를 통한 위기 발생의 혼돈성이 극대화 되고 있다는 점에서 찾을 수 있겠다.

    하지만 아직도 국내 기업 환경에서는 주요 이해관계자들의 사회적 압력이 기업들에게 적정 수준이상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한계다. 기업들이 무서워해야 하는 이해관계자들이 별반 존재하지 않는 다는 의미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현재 체계적인 위기관리를 준비하고 실행하고 있는 기업들은 상당히 진화한 기업들인 셈이다. 반면 ‘왜 우리가 위기관리에 투자를 하고 신경을 써야 하는지’에 대한 답을 찾지 못하는 기업들도 아직 상당수 존재한다. 아직 이해관계자 관점과 그들로부터의 사회적 압력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지 못하는 기업들이다. 앞으로 소셜미디어 환경이 국내 이해관계자들의 사회적 압력을 강화 시키는 쪽으로 발전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