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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대한 댐은 작은 구멍 때문에 무너진다

    거대한 댐은 작은 구멍 때문에 무너진다

    [정용민의 위기 커뮤니케이션]

    거대한 댐은 작은 구멍 때문에 무너진다

    정용민 대표 컨설턴트
    스트래티지샐러드

    아무리 튼튼한 큰 댐이라고 해도 작은 구멍 하나가 생기면 그로 인해 일시에 무너져 내릴 가능성은 커진다. 기업의 위기관리도 그와 같다. 위기관리 활동을 실행했다 하더라도 일부 채널이나 이해관계자 대응관리에 빈 구멍이 생기게 되면 전체적인 위기관리 결과를 상쇄하는 오점을 남기게 된다.

    오너와 최고임원들이 검찰의 조사를 받게 되었다 치자. 하루가 멀다 하고 검찰의 수사 방향들과 범위들이 언론에 회자된다. 핵심 임직원들이 하나 둘씩 출두요청을 받고 변호사들과 힘겨운 준비를 시작했다. 여기저기에서 확인되지 않은 루머들이 들끓기 시작한다. 투자자들이 패닉에 빠져 그들끼리 떠도는 최신 첩보들을 공유한다. 직원들은 여러 미디어와 들리는 소문들에 귀를 기울이며 우리회사가 어디까지 피해를 입을까 우려하고 있다. SNS에서 폭풍처럼 일어나는 부정적 여론들은 들여다보기가 두려울 정도다. 평소에도 시시탐탐 우리 회사의 지배구조와 투자활동 등에 문제를 제기해 왔던 NGO들은 기자회견을 자처하고 나서기 시작했다.

    하나의 위기를 둘러싼 이 수 많은 ‘구멍’들을 누가 어떻게 막아내야 할까? 또 이 다양한 구멍들 중 어떤 구멍이 가장 위협적인 것이고, 어떤 것이 그나마 덜 위협적인가? 일단 급한 대로 또는 만만한 대로 출입기자들과 법조기자단에 대한 관리에만 돌입하면 다른 구멍들도 자연 관리가 되는 걸까? 커뮤니케이션 없이 변호사들과 밤들을 세우기만 하면 위기는 완벽하게 관리될까? 어차피 수많은 이해관계자 구멍들을 100% 관리할 수 없으니 일부 구멍들은 스스로 잦아들기만 기도만 하면 될까?

    생각보다 많은 기업들이 이런 현실적 체념을 하고 있는 듯 하다. 위기관리 체계에 대한 마인드가 전사적으로 공유되지 못하거나, 역할과 책임들의 배분에 있어 문제가 있기 때문에 이런 생각들이 존재한다. 기업 위기관리에 있어 “일단 OO에게만 우선 대응해, 그 다음에 다른 이해관계자들에 대해 신경을 써야겠어”하는 위기관리 지시는 실패하는 지시다.

    순차적이거나 차별적이거나 우선순위에 근거한 비중 배분 등은 기업 위기관리에 있어 경계해야 할 실패의 효율성이다. ‘전부가 아니면 전무(All or Nothing)’의 개념이 기업 위기관리에 있어서는 절실하게 필요하다. ‘할 수 없기 때문에 그렇게 하지 않는다’라는 현실적 체념은 기업 위기관리 실패사례에서 가장 공통적인 변명이다. 위기는 충분히 준비할 시간을 기업에게 부여한 후 찾아오는 법이다. 문제는 그 준비할 시간을 허비하고, 대응 체계에 대한 관심을 두지 않았기 때문에 실제 위기가 다가오면 위기관리를 못한다 말하는 것이다.

    기업 위기관리 사례들을 분석하면서 각각의 기업들이 위기 커뮤니케이션 채널로 활용한 채널들을 모아 비교해보면, 각 기업들이 공통적으로 활용한 위기 커뮤니케이션 채널은 전체 채널 수 대비 30%를 넘지 않는다. 어떤 기업은 그 공통적인(최소한의) 채널 30%만 활용하고 위기관리를 마무리한다. 물론 엄청나게 많은 이해관계자들이 그 구멍 속에서 커뮤니케이션에 갈증을 느끼며, 위기관리 전반이 실패했다는 판정을 받는다. 반면 어떤 기업은 70%이상의 다양한 채널들을 활용한다. 이런 기업들의 경우 전반적으로 체계를 가지고 위기관리를 열심히 했다는 판정을 받고는 한다. 하지만, 이 기업도 활용하지 못한 나머지 30%가량의 채널들에서 위험한 구멍들을 발견하게 된다. 열심히는 했지만 완벽한 위기관리는 못한 셈이다.

    A기업은 갑작스럽게 서비스 전반에 하루 가량 불통 문제를 겪었다. 서비스 사용자들이 처음에는 혼란스러워 하다 나중에는 극렬한 불평을 표명하기 시작했다. 이 기업은 빠른 시간 내에 보도자료를 만들어 출입기자들에게 배포했다. 언론을 대상으로 한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을 시작한 것이다. 핫라인은 대폭 증설해 소비자들의 성난 목소리를 듣고 현재 상황을 설명했다. 기업 홈페이지에 상황을 설명하는 해명문을 팝업창으로 올려 양해를 구했다. 이외에도 정부규제기관에게 소명자료를 보내고 커뮤니케이션 했다. 내부적으로도 직원들에게 현재의 상황을 설명하고 정상화에 대한 일정에 대해 공유했다.

    문제는 기업 SNS라는 ‘구멍들’에서 심각하게 나타났다. 해당 기업의 SNS는 최초 위기상황이 발생한 직후 상황에 대한 간단한 안내만을 기업 SNS 채널들에 공지한 채 더 이상 커뮤니케이션 하지 않았던 거다. 기업 블로그, 페이스북, 트위터, 미투데이는 그 이후 이틀간이나 침묵했다. 그 기간 동안 언론을 비롯한 다른 이해관계자들에 대한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채널은 활발히 움직이고 있었지만, 기업 SNS라는 큰 구멍들은 관리 없이 그냥 열려있었다.

    각각의 SNS채널들 내에서는 해당 기업에게 상당한 분량의 커뮤니케이션 수요들이 쏟아져 들어왔다. 서비스 사용자들의 불만이 SNS 채널들을 통해 제기되고, 질문들이 쏟아졌다. 어떤 식으로라도 상황 업데이트를 해 달라는 애원이 SNS상에 쏟아져 들어왔다. ‘왜 침묵하느냐?’하는 힐난들이 쌓여갔다. 이틀간의 침묵의 구멍이 발생하는 동안 많은 SNS 공중들은 그냥 방치돼 있었다. 해당 기업이 다른 채널들을 통해 전달했던 자세하고 논리적인 설명과 해명의 기회를 SNS에서는 그대로 날려버린 결과를 남겼다. 성공한 위기관리로 판정되지 못한 이유가 여기에 있었다.

    비록 그 기업 SNS는 이틀 후부터 지나간 상황에 대해 소비자들의 이해를 구하는 포스팅을 올리면서 다시 커뮤니케이션을 시작했지만, 이미 늦었다. 평소 커뮤니케이션을 해 오던 많은 소셜 공중들이 실망했고, 왜 이 기업 SNS와 더 이상 대화해야 하는지, 왜 이 기업 SNS가 존재해야 하는지에 대해 의문을 품었다. 평소에는 그렇게 친절하게 자상한 대화를 이끌어 가던 이 기업 SNS가 왜 위기 시 큰 구멍으로 남을 수 밖에 없었는지 궁금해하지 않을 수 없다.

    기업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체계를 평소 디자인하고 점검할 때에는 특정 위기가 발생했을 때 관련 될 것으로 예상되는 모든 이해관계자들을 규정해야 한다. 또한 그들과 전략적인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할 수 있는 채널들을 미리 함께 규정해야 한다. 모든 이해관계자들과 그들로 향한 채널들이 규정되면, 그 각각의 이해관계자와 채널망들을 위기 시 책임을 가지고 대응 역할을 진행할 부서를 선정 임명해야 한다.

    내부의 이 모든 역할부서들을 통합적으로 조율하고 빈 구멍을 발견해 메우는 지휘센터가 설립되면 일단 체계화 작업은 마무리된다. 그 이후에는 실제적인 위기상황을 전제하고, 현실적으로 이 모든 이해관계자 채널들이 정해진 대로 운영되는지, 통제센터에 의해 통합적 조율이 가능한지 시뮬레이션을 해 구멍을 찾아내는 것이 그 다음 체계화 단계다. 준비하고 연습한다는 위기관리의 기초에 대한 이야기다.

  •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의 핵심은 이해관계자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의 핵심은 이해관계자

    기업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의 핵심 백본(backbone)은 이해관계자(stakeholder)다. 문제는 이 이해관계자(stakeholder) 시각을 논리적으로는 이해하지만, 실제 현장에의 적용에는 많은 어려움들이 있다는 부분이다.

    가장 큰 어려움은 기업 조직 자체에 몇 가지 부족한 인식적 전제들이다.

    첫째, 위기 시 커뮤니케이션 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아직도 부족하다. 조직과 개인적 본능에서 벗어나야 하는데, 평소 위기나 위기관리 그리고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깊은 고민과 준비가 부족하기 때문에 조직적으로 ‘위기 시에는 커뮤니케이션 해야 한다’는 생각이 부족하다.

    둘째, 이해관계자에 대한 개념과 평시 관리 체계는 일부 존재하지만, 그 체계를 위기 시 통합해 관리하려는 더 큰 체계를 갖추어야 한다는 니즈가 별로 존재하지 않는다. 이는 최상부에서 ‘위기시 기존의 체계들이 알아서 대응활동을 해야 한다’는 일방적인 인식이 존재하는 데에도 기인한다. 하지만, 일선에서는 ‘왜 우리가 위기 시 이 이해관계자와 커뮤니케이션 해야 하는가?’ ‘그렇게까지 해야 할 필요가 있을까?’ “한다면 무슨 메시지를 어떻게 전달해야 하는가?’하는 방향성에 목말라 한다. 통합적 관리라던가 일관성을 기대하기 힘들다.

    셋째, 이해관계자와 위기를 관리하기 위한 목적을 커뮤니케이션 해야 하는데도 이해관계자에 대한 이해와 해당 위기를 둘러싼 그들의 입장을 잘 이해하지 못한다는 부분이다. 회사의 입장에서 주로 그들을 예상하고, 그들과 접촉한다는 것이 한계다. 평소 특정 위기요소에 대한 그들의 입장들과 그들 각각의 이해관계에 대한 더 깊은 분석과 이해가 필요하다.

    결론적으로 기업의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니즈 형성, 위기 시 이해관계자 관리를 위한 큰 체계, 그리고 그들 각각에 대한 평소 분석과 이해, 대응연습 등이 좀더 나은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의 백본(backbone)을 강화할 수 있다.

    기존 일부 기업들의 위기관리 체계처럼 언론/미디어에 대한 대응 체계로는 360degree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누구든 이해 가능하다. [언론/미디어는 이해관계자 backbone 구조에서 보면 전체 backbone을 구성하는 ‘한 조각’의 등골뼈)

    하지만, 그 부분까지 신경 써 이해할 시간은 없어 보인다. 기업 위기에 있어 언론/미디어는 가장 강력한 이해관계자들 중 하나이지, 이해관계자 그 전부는 아니라는 생각이 중요하다. 최근 들어 전통적인 언론/미디어로부터는 damage를 입지 않아도, 여러 이해관계자들로부터는 최악의 damage를 초래하는 많은 기업들을 한번 반면교사로 삼을 필요가 있지 않나 한다.

    여기에도 사내의 정치적 역학들이 존재하겠지만, 기업의 위기관리 매니져라면 현재의 그 상태에서만 머무르는 체계에 만족하면 안 된다는 생각이다. 하루 빨리 벗어나 진화하고 성장하자는 이야기다.

  • 리콜 커뮤니케이션의 핵심은 정보 통제

    기업 리콜 커뮤니케이션의 핵심은 정보 통제라고 볼 수 있다. 성공적인 리콜 커뮤니케이션에서는 3가지 정보 통제가 필요하다. 첫째가 리콜 원인에 대한 정보 통제, 둘째는 리콜 정보에 대한 내부 정보/인력 통제, 셋째는 외부 리콜 커뮤니케이션 정보의 통제다.

    리콜 커뮤니케이션을 디자인 하는데 있어서 영향을 미치는 가장 중요한 변수들을 정리해 보자.

    1. 최초 소비자 컴플레인이 발생한 싯점은 언제인가?
    2. 일련의 소비자 컴플레인이 접수된 이후 우리 회사가 취한 대응이나 개선활동은 무엇이었나?
    3. 소비자 컴플레인의 총량은 얼마 정도인가?
    4. 해당 소비자 컴플레인과 관련된 정부 규제기관과 법령은 어떤 것이 있는가?
    5. 불만을 가진 소비자들이 어던 태도와 활동들을 보이고 있는가?
    6. 그들은 어떤 질문들과 주장들을 하고 있는가?
    7. A/S기사나 기타 소비자 접점에서는 어떤 활동을 했으며, 어떤 메시지를 전달했는가?
    8. 그 과정에서 기업 커뮤니케이션팀이나 위기관리 매니저와 활동사항들에 대해 공유/협의했었는가?
    9. 리콜을 하는 직접적인 원인/이유는 무엇인가?
    10. 리콜과 관련된 예산은 어느정도이고, 손해액은 얼마정도인가?
    11. 모든 정보들이 제3자 검증에 있어 안전한가? 안전하지 않은 정보는 무엇이고, 안전한 정보는 무엇인가?
    12. 해당 리콜 원인이 소비자에게 어떤 피해를 입힐 수 있는가?
    13. 해당 리콜 원인이 소비자에게 유해한가? 무해한가? 주장의 근거를 가지고 있는가? [기술적, 과학적, 논리적]
    14. 리콜 프로그램의 자세한 내용은 무엇인가?
    15. 리콜 프로그램을 어떻게 커뮤니케이션 할 것인가? 어떤 미디어들을 사용할 것인가?
    16. 리콜 프로그램과 관련된 주요 이해관계자들은 누구이며, 어떤 태도들을 취할 것으로 예상되는가?
    17. 각각의 이해관계자들을 리콜 선언 이후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
    18. 각의 이해관계자들과 커뮤니케이션 할 spokesperson은 누구로 정하며, 어떻게 트레이닝 할 것인가?
    19. 리콜 프로그램에 대해 커뮤니케이션 시스템 구성원들을 어떻게 트레이닝 해 어떤 모양의 체계를 갖출 것인가?
    20. 리콜 커뮤니케이션에 있어 어떤 메시지들을 활용할 것인가?
    21. 리콜 커뮤니케이션에 있어 Do’s와 Don’ts를 어떻게 규정할 것인가?
    22. 리콜 프로그램과 커뮤니케이션의 종료 기준은 무엇인가?
    23. 리콜 프로그램의 평가 기준은 무엇인가?
    24. 이상의 모든 사항들이 로펌과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펌, 관련 기술 전문가, 의학 전문가. 독성 전문가 등등의 크로스 체킹을 득했는가?
    25. 충분히 검토하고, 검토하며, 검토했는가?

    리콜 커뮤니케이션은 짧지만 굵은 기업 위기관리 프로젝트다. 이 의미는 짧은 시간 내에 많은 변수들을 하나 하나 분석하고 이 가운데에서 안전섬(Safety Island)를 찾아야 하는 아주 힘들고 전문적인 업무라는 의미다. 기업 리콜 이슈. 그냥 단순하게 준비할 일은 절대 아니다.

  • 전국규모의 정전 사태? 문제는 커뮤니케이션이야!

    이번에도 전력 서비스를 하고 있는 많은 관련 기관들은 이해관계자들과 커뮤니케이션 하지 않았다. 했다고 했는데 너무 늦었다. 한다고 했는데 제대로 하지 못했다.

    문제는 항상 커뮤니케이션이다. 커뮤니케이션만 제대로 했었다면 국민들이 이렇게 패닉에 빠지고, 이렇게 분노하지는 않았다.

    전력을 공급하는 한국전력공사에는 시민들의 문의 전화가 빗발쳤다. 엘리베이터에 시민들이 갇히면서 전국적으로 400여 건의 구조 요청이 쏟아졌다. 신호등이 꺼진 차로에는 경찰들이 나와 수신호로 차량들을 운행시켰다. 놀란 국민은 집과 사무실을 뛰쳐나와 “테러가 발생한 것 아니냐”라며 불안해하기도 했다.[동아일보]

    하지만 지경부, 한전, 전력거래소는 문제의 핵심을 상황관리 부분에만 한정해 바라보는 듯 하다.

    최 장관은 전날 서면으로 발표한 ‘국민 여러분께 드리는 말씀’ 자료에서 “오늘 전력수급 상황이 급변할 것을 예측하지 못해 한전과
    전력거래소가 사전에 예고하지 못한 상태에서 순환 정전(단전)이라는 불가피한 조치를 하게 됐다”면서 “국민 여러분께 큰 불편을
    끼쳐드리게 되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동아일보]

    지경부 장관이 발표한 서면 사과문에 ‘국민 여러분께 큰 불편을 끼쳐드리게 되어’라는 표현이 있는데, 기본적으로 더 큰 불편과 분노를 발생하게 만든 이유 (커뮤니케이션의 부재)에 대해서는 그리 심각하게 생각하는 것 같아 보이지 않는다.

    한전 측은 문제의 핵심인 ‘사전 커뮤니케이션의 부재 및 실패’에 대하여 다음과 같은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에 대해 한전 측은 “순환정전 실시 1시간 전에라도 알려줬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지만 지역마다 전력상황이 다른데다 전력소비량 역시 매 순간 변하는 만큼 전력 예비율을 감안해 이를 미리 고지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한국일보]

    대변인으로 보이는 창구가 ‘사실상 불가능 하다’라는 해명을 하고 있다. 위기 시 위기관리 주체가 ‘사실상 OOOO은 불가능했다’라 이야기 하는 것은 ‘우리는 위기를 관리할 능력이 없다’는 고백과도 같은 메시징이다. 또한 이 ‘사실상 불가능 하다’라는 메시지는 ‘앞으로도 또는 지금이라도 동일한 커뮤니케이션 실패가 반복 될 것’이라는 아주 실망스러운 메시지로 해석된다. 이해할 수는 있다 해도 대변인으로서 전략적이지 못했다.

    하단 보도를 보면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 내부 매뉴얼을 따르는 것에도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또 지경부 장관에 보고를 명시한 대목은 거론하지 않고는 전력거래소가 지경부와 협의하게 돼있다는 설명만 곁들이면서 그것이 지켜지지 못해 유감이나 “워낙 급박한 상황이었다”는 점을 감안해 달라는 뉘앙스를 풍겼다. 지경부 고위관계자는 이날도 “더 큰 대단위 정전 사태를 막기 위해 급박한 상황에서 제한 송전을 한 것이기 때문에 그런 정황을 감안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동아일보]

    전반적인 지경부, 한국전력, 전력거래소의 포지션을 보면

    1. 일단 블랙아웃이되는 최악의 상황은 방지했으니 위기관리에 실패하지는 않았다.
    2. 일부 사전 고지에 대한 불만들이 있지만, 주요사업체들에게는 사전 고지를 했으며, 일반 가정과 같이 상대적으로 중요도가 낮은 불특정다수의 이해관계자들에 대한 고지는 시간관계상 불가능한 것이었다.

    이와 같이 해석된다. 상황관리에 성공했으니 커뮤니케이션 관리에 일부 문제가 있었던 것은 그냥 이해해 달라는 포지션이다.

    위기 시 기업 내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경험들을 기반으로 이번 커뮤니케이션 실패의 원인들을 유추해 본다.

    1. 이번 순환정전을 조치한 프로세스로 볼 때 모니터링, 상황파악과 의사결정은 한 개의 라인으로 잘 연결되어 있는 듯 하다. 상황관리에 빠르게 잘 대처했다는 자평이 나올 수 있는 부분이다. 그러나 최소한 의사결정 라인상에서 위기관리를 위한 ‘커뮤니케이션 그룹’이 제외되어 있었거나, 활동에 현실적 제약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2. 매뉴얼 상에서도 내부 의사결정을 위한 보고라인에 대한 명시는 존재하는 것 같아 보인다. 하지만, 외부 이해관계자들에 대한 커뮤니케이션 채널과 커뮤니케이션 주관 주체에 대한 명시는 어느 정도 세부적으로 기술되어 있었는지 궁금하다.

    지난 농협사태를 시작으로 대규모 소비자/고객 불편 사례들이 발생할 때 마다, 대부분의 조직들은 그들과 직접 커뮤니케이션 하지 않았다. 평소에 흔하게 스팸을 날려대던 SMS(휴대폰 단문 메시지)도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채널로 이용하지 않았다. 이런 비상식적인 커뮤니케이션 단절이 일어나는 이유는 시스템/매뉴얼상으로 위기 발생시 이해관계자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을 책임지는 부서가 특정하게 정해지거나 오너십 배분이 이루어 지지 않았기 때문인 경우들이 대부분이다. 일부는 핵심 이해관계자들과 위기시 커뮤니케이션 할 채널을 평소에 고민하지 않고 위기를 맞기 때문이다.

    3. 너무 급박하여 사전 고지의 시간/여유가 없었다는 메시지도 일부 이해를 할 수는 있다. 하지만, 사후 즉, 순환정전 직후 커뮤니케이션에는 또 왜 실패했는가 하는 점이 의문이다. 전력거래소는 순환정전 지시 2시간후인 오후 5시경에 기자들에게 자료를 보내 몇 단어가 안 되는 짧은 공식입장을 전했다.

    왜 이렇게 커뮤니케이션 메시징이 늦었을까? 앞의 모든 시스템적 요인들과 함께, 지경부, 한국전력, 전력거래소등의 많은 이해관계자들끼리의 협업 시스템 중 어딘가에 병목이 벌렸거나, 프로세스들이 비효율적으로 정체되는 경우였을 가능성이 있다. 그렇지 않으면 상식적으로 보아 이렇게 짧은 상황 서술형 메시지가 이렇게 뒤늦게 공개되는 상황을 초래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4. 한국전력을 비롯해 (한국전력이 이번 사태의 핵심이 아니라는 일부 시각도 이해한다. 하지만, 위기관리 주체는 주요 이해관계자들과의 접점에 있을 수록 그 책임감이나 중요도는 높아진다. 생각해보라 전기가 갑자기 나가버리면 어떤 조직을 국민들이 생각할까?) 다른 주요 위기관리 주체들 중 어느 누구도 위기 시 활용 가능한 주요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채널들을 보유하고 있지 못했다. (전통적 언론이 유일했으나 그 나마 늦었다)

    위기발생시 최근 반복적으로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채널로 주목 받았던 트위터 조차도 보유하지 않았다. 홈페이지는 이내 다운되었고, 팝업 커뮤니케이션은 불가능했다. (사실 위기 시 홈페이지가 다운되지 않으면 그건 A급 위기가 아니다.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채널 설계에 있어 모든 홈페이지와 모든 핫라인을 불통된다는 전제를 가지고 더 크고 다양한 채널을 추가 설계해야 한다) 핫라인도 일부 불통을 겪었다. 당연히 이해관계자들은 이 모든 위기관리 주체들이 침묵하고 있다 간주하기 마련이고, 더 큰 패닉에 빠지게 되는 게 당연하다.

    5. 조직 내부에서도 별반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이나 필요성에 대해 공감대를 아직 공유하지 못하는 듯 하다.

    이번 정전사태의 핵심은 커뮤니케이션의 실패였다. 순환정전을 결정한 직후 대국민 커뮤니케이션을 가능하게 하는 시스템 구축이 시급하다. 협업 시스템이 시급하다. 그 보다 먼저 내부적으로 상황관리뿐 아니라 커뮤니케이션 관리를 해야 더 큰 재앙을 가져오지 않는다라는 공감대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바보처럼 자꾸 실패를 반복해서는 안 된다. 문제는 커뮤니케이션이다.

  • 왜 오너나 CEO관련 위기관리가 제일 어려운가?

    왜 오너나 CEO관련 위기관리가 제일 어려운가?

    올해만 해도 수많은 기업 오너들과 CEO들이 검찰 출두를 했다. 법정에 이미 서있는 분들도 있고, 앞으로 설 가능성이 높은 분들도 계속 보인다. 많은 고위 공직자들이 인사 청문회에서 자신의 명예에 큰 손상을 입으며 머리를 조아려야 했다. 그 중 일부는 평생 꿈꿨던 자리를 허망하게 내놓아야 했다.

    조직의 VIP들이 해당 조직의 ‘위기요소들(crisis factors) 중 하나’라는 현실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비록 평시에 진행하는 위기요소진단 작업에서는 좀처럼 깊이 스캐닝 되는 요소는 아니지만, 조직 내에서 침묵 속 우려감을 가지게 하는 분명한 위기 요소로 남아있다.

    일부 조직에서는 VIP관련 위기에 대한 대응책으로 외부 언론관계 태스크포스를 접촉한다. 일단 언론기사와 검찰출입 기자들에 대한 대응과 접촉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이다. 일부 조직에서는 인하우스 홍보실의 강한 힘을 통해 어프로치 한다. 약간은 뜬금 없지만 대규모 광고를 통해 위기를 관리하려 한다. 아직 조직 내 한계를 가지는 기업 소셜미디어 채널들은 그냥 무시하거나 침묵하면서 위기가 지나가길 기다린다.

    문제는 주로 언론에 집중하는 사후관리가 예전처럼 그렇게 좋은 결과를 생산하지 못한다는 데 있다. 기존 오프라인 언론 외에 그 수백~수천 배에 이르는 수의 새로운 미디어/이해관계자 환경 때문이다. 10여 년 전만 해도 홍보담당자들은 위기 시 자신들 스스로 ‘언로(言路)를 차단’했다는 성취감에 축배를 들고는 했다. 하지만, 현재는 그런 건배가 의미 없어졌다.

    싫건 좋건 계속 조직이 힘들지 않으려면 스스로 투명해져야만 하는 환경이 되 버린 거다. 그 만큼 예전과는 다른 도덕성과 준법의식이 조직장과 조직에게 요구되고 있다. 이전과 같이 환경을 컨트롤 할 수 없기 때문에, 자신 스스로를 컨트롤 하려는 전략적 방향이 생긴 것이다.

    이 와중 아직도 오너나 CEO관련 위기에는 어려움과 한계들이 존재한다. 케이스 분석을 해 보면 상당히 ‘독특’하거나 ‘황당한’ 대응을 하는 케이스들이 주로 오너나 CEO와 관련된 케이스들이다. 왜 평소 그렇게 멋진 기업이 오너나 CEO관련 위기에는 그렇게 밑천을 드러낼 수 밖에 없을까?

    오너나 CEO관련 위기는 그 특성상 다음과 같은 제약을 가진다.

    1. 상황파악의 제약

    초기부터 제대로 된 상황 파악이 되질 않는다. 오너나 CEO가 자신의 치부를 대응 회의 석상에 올려 놓을 가능성이 없다. 그 이전에 사내 대응 회의를 소집할 가능성도 별로 없다. 개인적으로 법무나 외부 지인 변호사들에게 개인적 이야기들을 진행하면서 초기 상황 파악은 지지부진해 진다. 당연히 대응 타이밍을 놓치게 된다.

    2. 포지션 설정의 제약

    상황 파악이 완벽하게 되지 않으니 기업의 입장을 정리할 수가 없는 게 당연하다. 이런 이유 때문에 대부분 기업들이 이런 류의 위기 시에는 침묵한다. 노코멘트 한다. 제한된 상황하에서는 이런 노코멘트 전략이 가장 안전한 것이기 때문이다. 절대 기업이 멍청한 게 아니다.

    3. 대응 주체 선정의 제약

    운 좋게 내부의 강력한 위기관리팀 역량으로 포지션이 설정되었다 해도, 대응 주체를 선정하는 데 있어서는 기업 내부에 큰 고민이 필요한 경우들이 많다. 오너나 CEO관련 위기에 대한 대응 주체가 기업 홍보팀이 되어야 하는가? 스스로 그 분들이 나서 주시기에는 기대가 너무 크다. 그럼 누가 이 문제에 대해 설명하고 이해를 구할 것인가?

    4. 대응 메시지 설정의 제약

    대응이 가능하고, 오너나 CEO들로부터 대응하라는 허락을 받았다 해도, 그 다음엔 메시지가 문제다. 오너나 CEO께서 직접 메시지들을 지시하시거나 세세하게 리뷰 하신다. 기업 위기 때와는 다른 개인적 시각과 흥분과 억울함이 메시지에 바로 투영된다. 위기관리팀은 그 메시지가 불완전할 뿐 이나리 때때로 위험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적절한 피드백에 주저한다. 우리가 구경하는 기업의 황당한 메시지들은 대부분 윗분들의 개인 작품일 때가 많다.

    5. 대응 활동 설정의 제약

    어떤 대응 활동을 해야 할 것인가? 일단 오너나 CEO께서 익숙하고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미디어를 활용해야 한다. 문제의 중심에 있는 그분들에게 가시화되는 활동들이 우선이다. 상상해 보라 50-60대 기업 오너들과 CEO분들이 즐겨 보는 매체들을. 그 분들의 지인들이 함께 접하고 함께 이해할 수 있는 매체들이 핵심이다. 당연히 문제의 특성과 관계 있는 많은 이해관계자들과는 거리가 있는 매체들로 커뮤니케이션 할 수 밖에 없다. 소셜미디어가 침묵하거나 소외되거나 방치되는 이유들 중 하나가 이 때문이다.

    6. 위기 대응 결과에 대한 평가에 대한 제약

    해당 위기에서 위기대응 결과에 대한 성패 평가는 딱 한 분이 하시는 법이다. 종합적으로 판단하시어 ‘잘했다’하시면 모든 대응 전략과 활동은 내부적으로 박수를 받는다. 그 반대는 피를 부른다. 그분의 판단과 결정이 곧 퍼포먼스다. 해당 위기와 관계 있는 외부 이해관계자들 대부분은 이 과정에서 별반 영향을 끼치지 못한다. 항상 오너나 CEO관련 위기 시 그분들이 유일한 이해관계자로 보이는 이유가 여기 있다.

    7. 위기 대응팀의 심리적 문제

    앞의 전 과정에서 많은 위기관리팀내 실무자들은 엄청난 심리적 부담을 가지게 된다. 자칫 잘 못해 그분들의 심경을 다치게 할까 전전긍긍할 수 밖에 없다. 여러 제약들 중에서 할 수 있는 것은 없고, 또 하지 못할 것도 없는 괴상한 상황에 처하게 된다. 당연히 난세와 혼돈 시에는 복지부동이 최선의 방책이다. 이 위기에 오너십은 커녕 가능한 위기관리에 엮이지 않는 것이 다행이라 생각한다. 위기관리가 제대로 될 가능성이 없어지는 거다.

    얼핏 보면 오너나 CEO관련 한 위기는 그들의 강한 리더십으로 더욱 빠르고 명확하게 정리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이론은 단선적이지만, 현실은 무한방사상의 다이나믹스를 넘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그 멋진 기업이 위기 시 ‘낯설게’ 보이는 이유들이 그 내부 비밀스런 다이나믹스에 숨어 있다.

    그래서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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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기시 광고먼저 하라 하는 컨설턴트를 조심하라!

    최근 들어 기업 위기에 광고대행사가 바빠지는 재미있는 현상이 목격된다. 모 회사 오너의 불법행위 관련 위기에는 국내 최초의 2분짜리 광고가 등장 해 회사와 애국심을 연결하려 시도했다. 모 회사 오너의 경영 스타일과 관련 한 위기에도 영락 없이 ‘세계최고’ 메시지 광고가 신문상에 연속으로 등장한다. 모 외국기업은 중장기 경영전략에 대한 기자들의 비판이 일자 ‘세계적 회사’라는 뽐내기 광고를 전면에 선물했다.

    기업 위기 시 사과나 해명 투의 광고를 하지 말라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위기 시 ‘광고’는 (선택적) 필요조건이지 충분조건이 아니라는 점을 이해했으면 한다. 특히나 한국 언론시장에서 위기를 맞은 기업의 ‘(해명 또는 사과)광고’는 기본적으로 언론과의 ‘선의(goodwill)’을 목적으로 하는 단편적 이해관계자 관리 방안 중 하나다. 대고객 커뮤니케이션 채널로서의 가치는 이미 많이 퇴색되었다. (만약 위기 시 신문광고가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 채널이라 확신한다면 왜 평소 브랜드와 제품 광고를 신문에는 절대 하지 않는가?)

    위기 시 신문광고를 진행하면서 기업 (특히 오너나 CEO)들은

    1. 이민감한 시기에 언론과의 선의 형성
    2. 부정적인 기사의 완화, 감소 또는 삭제

    이렇게 두 가지 희망사항을 투영한다. 하지만. 두 번째 희망사항은 그냥 희망사항일 뿐인 경우가 많고, 첫 번째 선의구축에 대한 희망사항도 기자들의 차원에서는 ‘우리만 빼고 광고 안주면 특별히 손 보기’위한 의미 이외에는 그리 큰 의미는 없어 보인다. (실제 위기 시 해명광고를 주요 일간지에만 선별적으로 진행 해 ‘피’를 보았던 수많은 외국기업 위기 사례들을 참조하라).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의 핵심은 ‘위기를 맞은 해당 기업이 과연 무슨 말을 하고 있는가?’다. 왜 오너의 불법행위와 이상한 경영스타일에 대한 해명 메시지로 ‘애국과 세계최고’ 메시지가 ‘낯설게’ 전달되냐 하는 기본적인 의문을 가져야만 한다. 그 이전에 왜 기업 스스로는 침묵하거나 로우 프로파일 전략을 가지고 전혀 커뮤니케이션 하지 않고 있는가 하는 의문을 가질 필요가 있다. (이번에는 오너 이슈들이라 특수성이 있다는 이야기에도 공감한다. 하지만 조금 심하고 답답하다)

    분명 위기 이슈를 바라보는 이해관계자들은 기업의 ‘입’을 보고 있다. 당연히 ‘듣고 싶은 말’을 기대하면서 말이다.

    기업의 공식 메시지 전달과 해명 광고 간의 4가지 전형적 조합을 한번 살펴보자.

    • 언론을 포함한 이해관계자들에 대한 명확한 메시지 전달 + 해당 메시지를 해명 광고에 담아 게재 = 하이 프로파일 전략을 선택한 경우
    • 언론을 포함한 이해관계자들에 대한 명확한 메시지 전달 + 광고 게재 없음 = 해당 위기가 중대하지 않거나, 해당 기업이 위기관리 예산에 제약 받는 경우
    • 언론을 포함한 이해관계자들에 대한 침묵 (거의 전달 메시지 없음) + 공식 메시지를 해명 광고에 담아 게재 = 한국의 전통적 위기관리 전략(?), 광고부문이 강하거나 광고부문밖에 없는 기업의 경우
    • 언론을 포함한 이해관계자들에 대한 침묵 (거의 전달 메시지 없음) + 광고 게재 없음 = 완전한 로우 프로파일 전략. 해당 위기가 약소하고, 해당 기업이 소규모 인 경우

    하지만, 이번 몇몇 위기관리용(?) 기업 광고를 분석 해 보면 이 전형적인 조합에 위치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언론을 포함한 이해관계자들에 대한 침묵 (거의 전달 메시지 없음) + 공식 메시지가 아니라 이슈와 직접적 상관 없어 보이는 이미지 광고 게재 = ????? (이걸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억지로 그 전략을 해석해 보자면 ‘2분짜리 광고’는 여론과 판사에게 ‘이런 일을 했으니 선처 해 달라’는 메시지 전달을 위함. 몇 번에 걸친 ‘세계 최고 광고’는 기자들에게 ‘더 이상 이 이슈가 기사화 되는 것을 바라지 않으니 잘 봐달라’하는 메시지 전달을 위함으로 해석 할 수 있겠다.

    그 결과는 한번 두고 볼 일이다.

    마지막 한 마디만 더하자면… 기업 위기 시 회사에 들어와 ‘일단 신문 광고 한번 쭉 돌리시죠!’라고 처음부터 제안하는 컨설턴트는 조심 할 필요가 있다. 최소한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전문가가 아닐 가능성이 많다…

  • 위기? 그런다고 매출이 떨어질까?

    업계 담당자들을 대상으로 위기관리 워크샵을 하거나, 임원들을 대상으로 관련 세션을 진행하다 보면 종종 이런 질문들을 듣게 된다.

    “근데요…저 위기상황을 겪은 회사는 매출이 떨어졌나요?”

    “저렇게 위기관리에 실패했다고 평가 받는 회사도 전체 매출에는 별반 이상이 없는 것으로 아는데…”

    “저 회사는 이번 위기로 어떤 임팩트를 받은 건가요? 매출이 좀 변했나?”

    실무자들과 임원들 상당수가 위기와 매출에 대한 연관성에 큰 의미를 두고 있다는 느낌이다. 담당분야가 홍보인 실무자들과 임원들은 약간 그런 연결 짓기에서 한발자국 물러나 있지만, 그렇게 물러나 있는 포지션이 일부 사내에서 홍보부문이 공격받는 빌미가 되기도 한다. (홍보가 비즈니스 현실과 동 떨어져있다는 비판)

    위기와 매출의 연관성에 대한 그들의 궁금증을 보면 다음과 같은 생각의 이면을 읽을 수 있다.

    “항상 나의 KPI로 측정되며 괴롭히는 부분이 매출인데, 만약 이 골치 아픈 위기가 직접 매출 하락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확신만 있으면 위기관리 업무에서는 좀 자유로울 수 있을 것 같군.”

    “내가 여기에서 PM을 3년 정도 할 건데, 그 동안에만 매출 타격이 없으면 된다 생각해. 여기에서 끝까지 PM만 하면서 은퇴할 건 아니잖아. 그 동안만 어떻게든 위기가 지나가면 좋겠어.”

    “회사에서 가장 중요한 게 매출인데, 그 매출에 대한 아무런 임팩트가 없는 부정적 사건을 어떻게 위기라 정의할 수 있겠어? 그건 그냥 불미스러운 해프닝으로 정의해야 하는 거 아닐까?”

    이상의 많은 부분에 대해 공감한다. 상당히 현실적 생각이고, 어떻게 보면 당연한 생각이다. 실무자들이나 임원진들이 위기와 매출에 대한 연관성을 어떻게 생각하건 어떻게 해석하건 그건 그 회사 자체의 선택이다. (기업 철학의 문제)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모든 기업이 위기관리를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는 것이다. 기업과 위기관리는 기업 스스로의 필요에 의해 고민하고, 설계하고, 유지하고, 업데이트하고, 실행되는 작업이다. 기업 스스로 사내 공감대를 이루어 시작해야 성공할 수 있는 매우 복잡한 작업이다. 만약 기업 스스로 위기와 매출의 연관성에 방점을 둔다 하면 그 기준으로 위기를 해석하고 위기관리에 대한 개념을 정리하면 되지 않을까 싶다.

    기업이나 조직 각각에게는 자신들이 평소 중요하게 가치를 부여하고 위기발생시 보호하고 싶어하는 가치들이 있다. 다음은 기업들이 주로 위기발생시 보호 하고 싶어하는 가치들이다. 우리회사는 이 중 어떤 가치들에 신경을 쓰고 있는지 한번 살펴보자. 물론 이 중 우리에겐 사실 아무것도 필요 없다 해도 괜찮다. 그건 회사 스스로의 자유다.

    • 좋은 소비자 관계: 소비자 신뢰, 소비자 충성도, 소비자 불만 감소, 소비자와의 법적 갈등 비용 저감, 새로운 소비자 획득 비용 저감, 안정적 매출
    • 좋은 공급자 관계: 공급자 신뢰, 공급자 충성도, 공급자 불만 감소, 공급자와의 법적 갈등 비용 저감, 새로운 공급자 획득 비용 저감, 안정적 생산
    • 좋은 정부 관계: 정부로부터의 신뢰, 상호 협조 용이, 규제기관과의 갈등 가능성 저감, 규제에 대한 법적 갈등 비용 저감, 사업 영속 가능성 확보
    • 좋은 커뮤니티 관계: 커뮤니티로부터의 신뢰 및 지원, 상호 협조 용이, 커뮤니티와의 갈등 가능성 감소, 커뮤니티와의 법적 갈등 비용 감소, 사업 영속 가능성 확보
    • 좋은 언론 관계: 언론으로부터의 신뢰 및 지원, 상호협조 용이, 기업 명성 및 이미지 방어, 불필요한 여론 부담 감소, 여러 이해관계자 관리 용이, 사업 영속 가능성 확보
    • 좋은 투자자 관계: 투자자 신뢰 및 지원, 투자자들과의 법적 갈등 비용 저감, 안정적 주가, 사업 영속 가능성 확보
    • 좋은 NGO 관계: NGO로부터의 신뢰 및 지원, NGO와의 상호 협조 용이, NGO와의 법적 갈등 비용 저감, 사업 영속 가능성 확보
    • 좋은 직원/노조 관계: 직원으로부터의 신뢰, 직원들로부터의 지원과 협조, 좋은 인력 확보 용이, 비즈니스 퍼포먼스의 강화, 직원/노조와의 갈등비용 저감, 사업 연속 가능성 확보
    • 좋은 일반 공중 관계: 일반공중으로부터의 신뢰와 지원, 협조, 사업 연속 가능성 확보
    • 훌륭한 명성/업계 리더십: 많은 이해관계자들로부터의 고른 신뢰와 지원 그리고 협조. 좋은 인력 확보 용이, 여러 갈등 해소 비용의 저감, 비즈니스 성공을 위한 지원, 사업 연속 가능성 확보
    • 훌륭한 비즈니스 퍼포먼스: 직원, 투자자, 공급자 등 비즈니스 관련 이해관계자들로부터의 신뢰, 지원, 협조 용이, 사업 연속 가능성 확보

    매우 많은 가치들이지만 결국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이 모두는 ‘기업의 연속성을 보장받기 위해 마땅히 보유해야 할 것들‘이다. 만약 스스로 생각할 때 ‘매출’이 기업의 연속성을 보장받기 위해 보유해야 할 ‘가장 중요하거나 유일한 것‘이라고 본다면 아직 그 기업은 ‘기업 연속성’에 대한 생각을 할 때는 아닌 것이고, 진정한 의미의 위기관리도 사실 필요 없는 상황이라고 본다.

    다시 한번 이야기하지만 모든 기업이 위기관리를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 위기관리와 이슈관리, 인식이 곧 실체이자 진실임을 이해하라

    “현실은 중요하지 않다. 정치에서는 지각(인식)이 곧 현실이다” [스핀닥터 p. 203]

    “진실을 이야기하면 통하리라고 기대하지 마라” [스핀닥터 p.135]

    이슈관리나 위기관리를 위해 클라이언트와 회의를 가지게 되면 거의 대부분의 클라이언트 임원들과 실무팀장들은 이렇게 이야기들을 시작한다.


    “팩트가 잘 못 알려져 있는 거죠. 사실은 이렇습니다….”
    “그쪽에서 하는 주장은 모두 거짓말이에요…”
    “우리가 이런 사실을 좀 알려야 하는데…”
    “진실은 항상 승리한다고 믿습니다…”

    사실 많은 이해관계자들 즉, 공중, 고객, 언론, 규제기관, NGO, 국회, 정부, 직원 등등은 ‘사실을 알아야 할 필요’가 없다. 이해관계자들이 이렇게 질문을 한다고 생각해 보자.

    “내가 바쁜 와중에 왜 당신네 이슈에 대해 세부 사실까지 이해해야 하는 거야? 그래야 하는 이유가 뭐야?”

    그들은 진실이나 팩트를 알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 그들이 오직 생각하고 판단하는 인식의 뿌리는 단순하게 접하는 조각 조작의 정보들로만 구성된다. 물론 그 인식의 구조는 완벽하지 않으며, 심하게 단순화되어 있다. 이 부분이 기업에게는 가장 위협적인 부분이다.

    보통 이해관계자들이 특정 이슈를 바라보는 프레임은 극단적으로 단순화 되어 있어서 이는 곧 잘 bi-polar(양극) 형태를 띄게 된다. 선(善) vs. 악(惡). 이 구도가 가장 대표적인 인식 구조다. 기업은 곧 잘 ‘악(惡)’으로 인식되어 버린다.

    반면 이슈관리나 위기관리를 실행하는 주체인 기업은 똑같은 이슈를 multi-polar(다극)형태로 아주 복잡 다단하게 인식하고 있다. 그것이 진실이고 팩트라고 생각하는 거다. 이 또한 실제 이슈나 위기관리 실행에 있어 장애가 되는 부분이다.

    기업이 효과적인 이슈관리나 위기관리를 전략적으로 실행하기 위해서는 이해관계자 대부분이 가지고 있는 양극화 된 인식의 구조를 100% ‘이해’하고, ‘그 구조 내’에서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해 나가야 한다. 일부에서는 ‘게임의 룰을 바꾸라’라던가 ‘차별화해서 접근’ 또는 ‘다른 대안을 제시해 multi-polar 구조를 만들어야’ 등등의 조언들을 하는데 실제로는 효율적이거나 생산적인 결과를 도출하기가 매우 힘들다.

    이해관계자들의 생각(인식)을 먼저 이해하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 후에 그들과 대화하라는 것이다. 왜 그들이 그런 인식을 가지게 되었는지에 대해 살펴보라는 이야기다. 인식을 조금씩 변화시키려 노력하라는 것이다. 사실이나 진실은 그들에게 필요하지도 않고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다.

    처음부터 진실을 이야기한다고 이해관계자들이 그 것을 진실로 받아들이거나 이해 공감한다 생각하지 말아라. 그들이 왜 기업의 이야기를 들어야 하고, 왜 단순히 ‘악(惡)’으로 인식되는 기업에 대한 인식의 구조를 스스로 무너뜨려야 하는가 한번 자문해보라. 그들은 자신의 인식을 바꾸기 싫어하고, 그 안에서 모든 해석이 가능하리라 믿고 있는 사람들이다. 이해관계자들이 절대로 이성적이거나 합리적이거나 공정하거나 완벽하다 믿지 말아라.

    따라서 그냥 1. 그들의 곁에 서서 (같은 편이 되라) 2. 그들과 같은 방향을 바라보면서 3. 천천히 속삭이는 것이 이슈관리나 위기관리의 첫 단추들이어야 한다. 당연히 그들이 사용하는 미디어들로 이야기를 나누어야 한다. 예를 들어 소셜미디어를 통해 그들의 인식이 공고화 되는 데 기업이 소셜미디어를 도외시하는 것은 커뮤니케이션 공급자의 편의일 뿐 아무것도 아니고 결국 이슈관리에 실패할 수 밖에 없다. 그들의 미디어 장(venue)에서 그들이 인식하는 핵심 주제에 대해 심정적으로 공감하고 왜 그런 인식을 가지게 되었는지에 대해 분석해 전략적 커뮤니케이션 접근을 해야 한다.

    다시 한번 이야기하지만 이슈관리나 위기관리는 절대 진실의 싸움이나 팩트 싸움이 아니다. 그 이전에 인식이라는 벽을 넘지 못하면 아무 것도 되는 것이 없다. 그래서 인식 구성 이전의 이른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한 것이기도 하다.

  • 위기관리에 대한 실무자들의 익스트림한 현실 이야기 10개

    그 오해(?)와 실제(!)들

    오해 1.

    위기의 정의. 즉, 이 사건이 위기냐 위기가 아니냐, 우리가 관리해야 하는 주제이냐 아니냐 하는 것은 전사적 차원에서 이해관계자들의 시각을 분석하고, 그 외 여러 가지 영향 받는 가치들을 놓고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실제 1.

    에이…아니다. 실제로 기업 위기에 대한 정의는 내부 윗분들이 내린다. 그들이 위기라 하시고, 그분들이 우려하는 부분만 위기다. 일선 직원들의 위기 정의나 판정은 아무 소용이 없다.

    오해 2.

    기업 위기 시 빠른 대응이 필수적이다?

    실제 2.

    웃기는 소리다. 빠른 게 무조건 좋은 건 아니다. 내부 윗분들이 왜 아무 일도 안하고 있냐?하는 말씀만 나오지 않게 무언가를 열심히 하고 있으면 된다. 상황파악을 위한 회의나, 대응책 마련 회의나, 보고서 작성이나 무언가를 계속 열심히 하고 있다는 커뮤니케이션을 윗분들을 대상으로 ‘빨리’ 해야 한다.

    오해 3.

    기업 위기 시 노코멘트는 곧 guilty를 인정하는 코멘트이기 때문에 절대 경계해야 한다. 숨지 말고 무엇이건 전략적인 메시지로 대응해야 한다?

    실제 3.

    큰일날 소리다. 사실 윗분들이 원하는 멘트만 곧 멘트다. 윗분들이 원하시는 것이 노코멘트라면 그것이 어떤 상황이건 내부에서는 최선의 전략이 된다. 섣불리 위기관리 교과서에 나온 대로 전략적이라는 멘트를 했다가는 윗분들께서 “쓸데없는 짓했다” 하시는 경우들이 생긴다. 그 이후에는 실무자인 내 스스로 갈 길을 가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

    오해 4.

    기업을 대표하는 대변인을 미리 지정해 훈련하고 그들을 통해 준비된 전략적 메시지를 전달하게 하는 것이 좋다?

    실제 4.

    아니라니까…자꾸 왜 이러나. 윗분들 중에서 하시고 싶은 말씀을 하시는 분이 곧 대변인이다. 나서서 언론이나 이해관계자들과 말씀 섞기 싫어하시는 분에게 어떻게 대변인을 하시라 하나? 나서서 하시고 싶은 말씀 해주시는 윗분들이 고마울 뿐이다. 어차피 그 분들의 메시지가 개인적이고 비논리적이라 할지라도 그분들이 위기관리 성패를 평가하시기 때문에 별반 문제는 없다. 괜히 그분들 커뮤니케이션 하시는데 이러 쿵 저러 쿵 했다가는 또 사단이 난다.

    오해 5.

    위기가 발생하면 기업 내부 핵심 인력들이 워룸에 모여 통합적인 보고와 공유 그리고 최고의사결정권자의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것이 전략적이다?

    실제 5.

    전략적이기 이전에 비현실적이다. 가장 윗분께 가장 빨리 보고하는 사람이 좋게 보이는 법이다. 빨리 보고하고 그 분께서 지시하시는 바를 성실히 실행하는 게 첫 번째다. 위기 발생시 다른 부서들이 우리보다 빨리 보고하는 것은 참을 수 없다. 일단 우리가 먼저 보고하고 대응 지시 받아 실행하고 나면 다른 부서들이 어떻게 뒷북들을 치는지는 관심 없다. 가장 윗분께서 우리를 알아주시는 데 감사해야 한다.

    오해 6.

    위기발생시 언론에만 포커스를 두지 말고, 폭 넓은 이해관계자들을 골고루 관리해야 한다?

    실제 6.

    그럴 필요까지는 없다. 이해관계자라는 정의가 뭔가? 우리 내부에서 공감하는 이해관계자는 윗분들의 직계존속과 지인 그룹이 가장 중요한 외부 이해관계자다. 그분들이 일단 윗분들에게 아무 말씀이 없어야 한다. 내부적으로 실무자들이 아무리 위기관리 잘했다고 해도, 그분들이 한마디 두마디 훈수를 두면 상황이 확 변한다. 절대 집중 관리해야 하는 분들이 그분들이다. 그 외 다른 이해관계자들이 누군가? 떠오르지 않는데? 언론도 그렇다. 위기시라도 모든 언론에 대해 다 집중할 수는 없다. 일단 윗분들이 자주 접하시는 매체 중심으로 커버 들어가는 게 맞는다고 본다. 그분들이 주로 접하는 매체들도 사실 너무 많다. 그게 현실이다. SNS? 글쎄다…

    오해 7.

    위기관리의 성공을 위해서는 평소 위기관리 예산에 대한 규정이 마련되어야 한다?

    실제 7.

    무슨 소리냐? 위기가 발생했을 때나 한번 원 없이 돈 써보지 언제 또 써보겠나? 평소 기자랑 먹는 칼국수 값도 막걸리랑 같이 먹으면 액수 많다 지적 받는다. 소줏집도 한 기자랑 두번 연속 가면 윗분들은 큰일 나는 줄 아신다. 하지만, 일단 위기가 딱 터지면 윗분들이 어쩔 수 없이 후해지신다. 위기관리를 위해 룸싸롱도 좀 갈 수 있고, 노래도 부를 수 있다. 예산을 왜 평소에 우려하나? 윗분들이 어련히 결정해 주시겠나?

    오해 8.

    요즘엔 이해관계자들의 여론이 소셜미디어상에서도 일부 결정이 된다. 소셜미디어에 대한 대응 체계가 시스템적으로 흡수되어 있지 않으면 앞으로는 곤란을 겪을 일이 많을 것이다?

    실제 8.

    글쎄다. 모르겠다. 앞으로 10년 후 정도면 모를까. 지금 윗분들께서는 그런 거 잘 모르신다. 내부 보고하라는 말씀 안 하시고, 당연히 거기에 할애할 인력이나 예산이 없다. 일단 우리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미디어가 아니다. 관심 둘 여력은 없다.

    오해 9.

    기업 위기관리의 성공과 실패는 이해관계자들이 판정한다?

    실제 9.

    푸하하하!!!! 대부분의 기업 위기관리 성공과 실패는 내부에서 형성되는 공감대에 의해 판정된다. 외부에서 아무리 잘했다 해도 내부에서 ‘망쳐버렸다’하면 해당 위기관리 관련자들은 모두 힘들어진다. 반대로 외부로부터 엄청난 비판을 받아도 내부에서 ‘그 정도면 됐다’하시면 위기관리는 결코 실패한 게 아니다.

    오해 10.

    위기관리 시스템에 평소 관심을 가지고, 컨설팅이나 코칭을 좀 받아 놓는 게 좋겠다?

    실제 10.

    필요 없다고 본다. 우리 회사가 이런 저런 위기를 겪으면서도 수십 년간 성장한 회사다. 우리 윗분들도 모두 강하게 성공하셨다. 사실 위기관리는 짬밥으로 한다. 기자와 문제가 생기면 어떻게 그걸 시스템으로 푸나? 데스크들과의 끈끈한 우정이 곧 위기관리 자산이다. 그래서 내가 여기에서 홍보임원으로 월급 받는 거다. 아…저번에 위기 한번 겪고 나서 회장님이 지시하셔서 직원들 1천명 모아 놓고 위기관리 강의 한번 받은 적이 있다. 그거면 충분하다 본다. 경각심은 중요하니까. 직원들은 겁 좀 줄 필요가 있다.

    지난 14년간 위기관리에 대해 이상과 같은 실제적 답변들을 주신 지인 홍보 선배 임원들에게 감사하다. 그분들의 실제적인 경험과 생각 그리고 인사이트들이 실제 기업 위기관리 컨설팅에 있어 큰 이해의 기반이 되고, 어프로치에 도움이 된다.

    그 분들의 생각이 옳고 그르고를 떠나, 현실 그대로를 증언해 주시니 감사한 거다. 앞으로 10년간 극복해야 할 위기관리 인식의 갭과 현실간 괴리 그리고 조직의 문제들을 확실하게 파악할 수 있게 도와주심에 항상 감사하게 생각한다.

  • 위기관리는 실행으로 마무리되어야 한다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Crisis Communication)에 있어 메시지(Message)의 중요성은 수백 번을 이야기해도 지나침이 없다. 오늘 이야기는 그 메시지에서 약속한 행동의 실행에 대한 이야기다.

    위기관리에 있어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의 위치는 처음이자 마지막이다.

    위기발생 직후 극대화 하는 내 외부 커뮤니케이션 수요를 어떻게 신속하게 충족시키느냐 하는 부분은 첫 번째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과제다. 그리고 위기관리 이후 우리 기업/조직/기관이 어떻게 해당 위기를 관리했는가 커뮤니케이션하는 부분이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의 마지막 과제다.

    문제는 많은 기업들이 위기발생 직후 어떻게 커뮤니케이션 할 것인가에 대해서만 주로 고민할 뿐, 위기를 어떻게 관리했다 하는 사후 커뮤니케이션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절실함을 느끼지 않는다는 점이다. (압력이 감소하니 본능적으로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 것이 당연하다고도 본다)

    당연히 이러한 생각을 기반으로 위기관리를 하면 항상 비슷한 위기관리 결과만 양산하게 된다. 말만 앞서는 위기관리와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이다. 약속을 잊는 위기관리다.

    “이번 사고로 유명을 달리하신 분들께 심심한 애도와 그 가족들에게 위로를 표합니다. 저희는 다시는 이런 사건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이렇게 최초 커뮤니케이션만 하고 마무리되는 상황이 반복된다.

    “연이은 사고로 불편을 겪으시고, 우려를 나타내신 여러분들께 심심한 사과 말씀 드립니다. 저희는 이제 세계최고 수준의 안전관리 체계를 구축해 나갈 것입니다.” 이렇게 달콤한 메시지를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의 주제로만 활용할 뿐이다.

    위기관리는 기본적으로 ‘실행’이다. 커뮤니케이션은 항상 ‘후행’하는 것이 맞다.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의 처음부분 즉, 위기발생 직후 커뮤니케이션 또한 실행이 우선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할 것이다”보다는 “…..했다”하는 부분이 더욱 강조되는 것이 전략적이다. 해당 위기를 우리가 통제하기(under control) 시작했다는 메시지처럼 바람 직 한 것이 없다.

    문제 해결에 장기간이 소요될 것이라면 지속적으로 업데이트 해주는 것이 옳다. 위기가 발생하면 그 문제를 해결하겠다 ‘약속’ 커뮤니케이션 하고, 그 뒤로 이해관계자들의 관심이 줄어들면 스리슬쩍 카펫 속으로 먼지들을 쓸어 넣어 숨겨 버리는 일들이 반복되는 한 진정한 위기관리는 없다.

    이해관계자들이 문제를 발생시키거나 잘못을 저지른 일부 기업들과 조직 그리고 기관들에 대해 신뢰하지 않게 되거나, 부정적 시각을 가지게 되는 이유가 뭘까? ‘행동’하지 않기 때문이다. 행동한 후 ‘커뮤니케이션’ 하지 않기 때문이다. 기업들 스스로 이해관계자들의 기억 속에서 그 사건들이 사라지기만을 기도하기 때문이다.

    약속했다면 실행하라. 실행 후 커뮤니케이션 하라.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을 항상 절름발이로 마무리 짓지 말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