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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기관리 시뮬레이션: 위기통제센터에서 목격되는 이상 상황들

    위기관리 시뮬레이션: 위기통제센터에서 목격되는 이상 상황들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을 진행 할 때 목격되는 모든 현상들은 실제 위기발생 시에도 기업내부 위기관리 위원회 구성원들이 현실적으로 경험하는 상황들이다. 그래서 위기통제센터(워룸)내 메인 컨설턴트는 그 목격되는 상황 하나 하나에 상당한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기록한다.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에서 목격되는 대표적인 이상 상황들을 정리해본다.

    첫째, 의사결정그룹과 실행관리 그룹이 서로 엉켜 오도가도 못하는 상황이 목격된다. 실제 위기관리 위원회 구성원들을 들여다보자. CEO와 핵심임원들이 대부분이다. 일부 실무 팀장급들이 함께 참여하기도 하는데, 이들도 마찬가지다. 대부분은 둘 중 하나다. 의사결정 그룹에 머무르며 완전하게 외부상황 변화로부터 격리가 되던지, 아니면 외부상황에 맞물려 실행을 지휘하던지 둘 중 하나다. 두 유형 모두 좋지 않다. 워룸 내부에 머무르면서 의사결정을 진행하려면 절대 외부 상황 변화와 격리된 채 있으면 안 된다. 실시간으로 외부 상황 변화가 워룸 내에 공지되어야 한다. 반대로 내부 의사결정에는 참여하지 못한 채 실행을 지휘하는 임원/팀장도 바람직하지 않다. 중구난방의 실행들이 이런 이유로 발생하기 때문이다. 절대로 처음부터 끝까지 정확하게 의사결정그룹과 연결이 되어 있어야 한다. 이 부분의 개선과 뚜렷한 R&R등은 매우 어려운 숙제다.

    둘째, 상황판이나 위기상황 업데이트에 많은 어려움을 토로한다. 앞에서도 이야기했지만 워룸 내에 머무르는 위기관리 위원회 구성원 모두는 실시간으로 위기 상황에 대한 업데이트를 공유 받아야 한다. 평소 여러 이해관계자들과 상황 정보를 입수하는 조직력의 민감성을 수백 배 더 키워 빠르게 업데이트를 취합 정리해 한눈에 들어 올 수 있는 방식으로 위기관리 위원회 구성원 앞에 전개되어야 한다. 일부 기업에서는 위기상황 공유를 위한 내부 포털을 개설하기도 한다. 워룸 한편의 스크린에 자사의 위기관리 포털을 띄어 놓고 실시간으로 일선에서 올라오는 상황 정보들을 열람하면서 의사결정 프로세스를 밟아 나가곤 한다. 옛 방식으로 종이나 칠판형식의 상황판에 지속적으로 기록하고 업데이트 하는 기업들도 있다. 방식이야 어떻든 중요한 것은 상황 변화 정보를 관리 보고하는 지정 인력들이 매뉴얼상에 명시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는 부분이다.

    셋째, 완전에 가까운 위기대응 의사결정이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개인적으로 이해관계자들과 커뮤니케이션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先조치 後공유 보고’는 위기발생시 상당히 위험한 對이해관계자 커뮤니케이션 방식이다. 정확한 의사결정이 내려지지 않았거나 위기관리를 위한 메시지들이 완전하게 구성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되도록 내외부 이해관계자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은 진행되지 말아야 한다. 더욱 정확하게 말해서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하기보다 커뮤니케이션을 ‘연기’해야 한다. 그 기간이 길면 안되겠지만, 어떠한 상황에서건 의사결정에 선행해서 이루어져서는 안 된다.

    [워룸내에서 발생하는 모든 상황들은 기록과 점검의 대상들이다. 워룸에서 적절한 개선 요인들이 상황적으로 발생하도록 만들기 위해 컨트롤룸의 컨설턴트들은 바쁘게 움직이며 끊임없이 위기관리 위원회 구성원들을 자극한다.]

    넷째, 위기 시 자기 부서와 자기 직급의 역할과 책임에 익숙하지 않은 모습들을 보인다. 위기관리 매뉴얼이 모든 역할과 책임관련 정보를 담고는 있다. 하지만, 돌발적 위기 상황에서 모든 해프닝들이 뚜렷하게 역할과 책임에 따라 나뉘어 발생되거나 다가오지 않는 게 문제다. 위기관리 현장에서 역할과 책임의 충돌이나 부재 또는 소실 등에 대해서는 그때 그때 위기관리 위원회 리더가 새로운 역할과 책임을 부여하거나 조정해야 한다. 만약 특정 부서의 역할과 책임 부분이 매우 적절하지 않거나, 과도하게 부여 되어 조정이 필요하다 깨닫게 되면, 시뮬레이션 후 위기관리 매뉴얼상의 역할과 책임 부분을 상호 협의하여 조정 발전 시킬 필요가 있다.

    다섯째, 매뉴얼에 따른 프로세스를 건너뛰거나 무시하면서 위기관리가 이루어진다. 물론 모든 위기관리 활동들을 매뉴얼에 묘사된 대로 그대로 토씨 하나까지 따라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매뉴얼상에서 제시한 프로세스는 그 나름대로 실무자들이 고민해 고안해 낸 하나의 체계다. 그 체계를 무리하게 건너뛰거나 생략해 버리는 프로세스는 그리 권장되지 않는다. 중요하게 확인해야 할 부분들과 공유해야 할 대상들 그리고 정리해야 하는 정보부분들을 놓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여섯째, 규정되지 않는 위기관리 위원회 구성원들이 다른 부서의 역할과 책임을 침범하거나 대신한다. 이해관계자들에 따라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을 진행 할 담당 주관 유관 부서들이 지정되어 있는데도 불구하고 개별적으로 이해관계자들을 관리하는 상황이다. 훈련되거나 준비되지 않은 생산임원이 직접 기자의 전화를 받아 답변 하는 형태를 생각해 보자. NGO의 상황문의에 일반 고객상담 담당자들이 무심하게 답변을 한다. 정부기관에서 온 전화를 리셉션은 별반 생각 없이 마케팅이나 영업 쪽으로 넘겨버린다. 마케팅이나 영업은 정부기관과 통화하면서 현 상황을 전략적이지 않게 묘사하고 전달한다. 이는 뚜렷한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체계 인식이 정착되지 않아서 발생한다. 이해관계자별 대변인 체계를 사내에서 더욱 공고하게 인식 공유 할 필요가 있다.

    일곱째, 의사결정이 이루어져 졌는데도 상황변화에 따라 이해관계자 커뮤니케이션 실행이 적극적이고 반복적으로 이루어 지지 않는다. 위기상황 발생 초기 증폭되는 이해관계자들로부터의 커뮤니케이션 수요는 일단 ‘연기’시키는 것으로 대응하곤 한다. 하지만, 의사결정이 이루어지면 빨리 적극적이고 반복적으로 주요 이해관계자들과 커뮤니케이션을 ‘실행’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못한다. 위기 시 對이해관계자 커뮤니케이션은 우리의 입장을 설명하려는 의도와 함께 그들의 생각과 입장들을 취합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 그들의 이해관계에 따라 상황들이 재차 변화하고 의사결정 또한 함께 변화해야 하기 때문에 이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가능한 오버 커뮤니케이션 해서 정보의 밀물과 썰물을 잘 관리 활용해야 하는 데 그게 참 어렵다.

    대표적인 현상들을 정리해 보았다.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에서 목격되는 이런 현상들은 하나 하나 모두 피가 되고 살이 된다. 시뮬레이션은 점검과 개선의 기회다. 시뮬레이션을 정기적으로 실행하는 기업들이 점차 강력한 위기관리 체계를 가지게 되는 경험지(經驗知) 그룹으로 성장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다음 글에서는 ‘위기관리 시뮬레이션: 시뮬레이션의 통제’을 다루겠습니다.

  • 위기관리 시뮬레이션: 시뮬레이션 시나리오들에 대하여

    위기관리 시뮬레이션: 시뮬레이션 시나리오들에 대하여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은 시나리오가 핵심이다. 잘 짜인 현실적 시나리오는 시뮬레이션 이후에도 상당한 위기대응 체계로 남는다. 필자의 경험상 심도 있게 많은 스터디와 조사를 거쳐 개발된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용 시나리오가 시뮬레이션 후 몇 달이나 몇 년 내 똑같은 실제 위기로 발생되는 것을 목격하곤 한다. 클라이언트사 입장에서는 섬뜩한 일이 되겠지만, 일단 해당 시나리오를 기반으로 시뮬레이션을 해 보았기 때문에 그 클라이언트사는 좀 더 나은 대응과 관리를 할 수 있게 된다.

    시나리오를 구성하는 데에는 몇 가지 주의해야 할 부분들이 있다. 첫째는 현실성이다. 구체적으로 상황을 정확하게 묘사해야 한다. ‘OO년 OO일 OO시 경기도 모처에…’라는 시나리오보다 ‘2012년 7월 12일 목요일 오전 7시 28분 경기도 이천시 부발읍에 위치한 제 2공장에서…’라는 표현이 더 낫다. 사건사고를 비롯해 시뮬레이션에서 서술되는 모든 상황들은 실제 발생 가능한 것이어야 한다. 사건이나 사고를 서술하기 위해서는 가능한 기술적 과학적 상황적인 사전 스터디가 충분해야 한다. 이런 시나리오는 시뮬레이션을 준비하면서 관련 전문가나 사내외 전담 실무자들에게 리뷰를 받기도 한다. 그들 대부분이 ‘발생가능성은 낮지만 논리적으로나 과학적으로 충분히 발생할 수는 있습니다. 물론 절대 발생하면 안되지만 말입니다’라는 조언을 끌어 낼 수 있는 현실성이면 된다.

    둘째,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용 시나리오는 첫 번째 시나리오부터 마지막 시나리오까지 완전하게 선후 및 인과관계가 확보되어야 한다. 어느 한 시나리오도 홀로 동떨어져 존재하면 안 된다. 마치 일일 연속극처럼 자연스러운 흐름을 가져야 한다. 이에 따라 이해관계자들 각자의 상황해석과 입장 정리부분들 또한 자연스러운 흐름을 유지해야 한다. 이 때문에 사전 준비를 하면서 이해관계자 역할을 담당한 컨설턴트들은 각자에게 맡겨진 이해관계자의 시각으로 완전하게 빙의 해야만 한다. 그래야만 시나리오 각부분과 단계에 있어 확실한 이해관계자 압력을 행사할 수 있다.

    셋째,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용 시나리오는 위기관리 위원회 구성원들이 ‘우려하고 두려워’하는 상황을 지속적으로 제공해야 한다. 돌발적이지만 어느 정도 예측가능 한 두려움이 포함되어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초기 시나리오에 ‘공정위가 A사와 B사간 가격담합에 혐의를 두고 내사를 벌이고 있다’는 내용의 상황이 하달되면 대부분의 위기관리 위원회는 자신들의 실제 원칙에 기반 해 ‘우리회사는 가격담합등에 관련한 어떠한 불법적인 행위를 한적이 없으며, 공정거래관련 법률을 성실하게 준수하고 있다’는 포지션을 설정하기 마련이다.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을 진행하면서 위기관리 위원회 구성원들은 불확실성과 신체적 정신적 스트레스를 극한까지 경험하게 된다. 어느 하나도 정확한 것이 없게 느껴지고, 단순하게 생각해서는 더 큰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최악으로 치닿는 상황전개들과 예상못했던 이해관계자들의 입장변화들이 구성원들을 괴롭힌다. 이를 견뎌내는 것 또한 시뮬레이션의 목적이다]

    하지만 시뮬레이션에서는 추후 시나리오를 통해 이런 최초 위기관리 위원회 포지션을 충분히 흔들 수 있는 상황을 제공해야 한다. ‘공정위가 가격담합의 증거로 A사와 B사 영업임원 및 팀장들간에 오고 간 이메일과 문자메시지 증거들을 입수했다고 알려졌다’는 상황이 더해지는 것이다. 분명히 이런 상황에서 위기관리 위원회는 최초 입장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된다. 이와 함께 많은 이해관계자들은 새로운 상황변화에 따른 해당사의 입장을 지속적으로 수정 요구해 오게 된다.

    시나리오는 여기에서 끝나지 않는다. 얼마 후 새로운 시나리오가 또 더해진다. ‘업계 소식통에 따르면 최대경쟁사인 B사가 내부적으로 리니언시(담합자진신고자감면제)를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고 알려져다. B사는 A사와의 가격담합에 관한 구체적인 증거자료들을 공정위에 제출하고 자진신고를 통해 과징금 등을 면제받으려는 전략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는 새로운 상황이 주어진다. 위기관리 위원회는 더욱 더 큰 압력을 받게 된다.

    이후 추가되는 시나리오에는 또 이에 더해 ‘내부고발자’를 등장 시키기도 한다. 더 새로운 돌발이슈를 제시하기도 한다. 결론적으로 하나의 상황을 하나의 입장으로 간단히 마무리하게 하지 않는데 키가 있다. 위기관리 위원회 스스로 입장을 정리할 때 여러 가능성들을 시나리오별로 예측하고 전략적으로 대응 준비하게 하기 위함이 그 목적이다.

    마지막으로 위기관리 시뮬레이션 시나리오는 지속적으로 압력을 상승(escalating) 시킬 수 있는 힘을 가져야 한다. 따라서 시나리오는 흐름에 따라 지속적으로 상황이 악화되는 것이 좋다. 결국 마지막 부분에 다다른 시나리오는 최악의 상황을 제시해야 한다. 지속적으로 전략적 대응이 있었음에도 회사가 컨트롤 할 수 없는 상황들이 연결되면서 최악의 상황으로 치 닿게 되는 일시 ‘좌절감’을 위기관리 위원회에게 제공해야 한다. 이는 시뮬레이션 진행에 있어 적절한 압력을 위기관리 위원회에게 제공하면서 주목도를 지속적으로 유지하게 하기 위함이다.

    여기에 하나를 더하면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은 가능한 메인 컨설턴트가 전략적으로 판단해 모든 문제가 풀리면서 마무리 짓도록 하는 게 좋다. 하루 종일 함께 고민했던 공정위 관련 이슈들과 노조파업관련 이슈들, 블랙컨슈머의 블랙메일(협박)등의 어지럽고 복잡한 이슈들이 최종단계에 가서는 공정위로부터 ‘혐의 없음’ 판정을 받아내고, 노조파업이 최종 타결 되고, 악성 블랙컨슈머가 경찰에 검거되는 상황으로 마무리 되는 것이 좋다. 이는 위기관리 위원회 구성원들에게 성취감을 제공하기 위한 전술적 장치가 되겠다.

    이 모든 시나리오들은 클라이언트사 실무 담당자에게만 리뷰 및 공유되고 시뮬레이션 이전에는 절대 다른 위기관리 위원회 구성원들에게 공유되지 않는다. 반대로 이해관계자 역할을 하는 컨설턴트들은 모든 시나리오에 따른 다양한 입장들을 사전에 정리하고 다른 컨설턴트들과 공유해 통합적인 외부 이해관계자관을 구성한다.

    철저하게 사전 준비된 이해관계자들과 전혀 준비되지 않은 위기관리 위원회간의 전투를 상상해 보라. 얼핏 보면 백전백패일 것으로 예상되는 위기관리 위원회도 실제로 시뮬레이션에서는 그렇게 쉽게 무너지지 않는 것을 보면 역시 기업의 힘은 대단하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사람들의 힘과 위기관리 위원회의 저력을 느끼게 된다.

    다음 글에서는 ‘위기관리 시뮬레이션: 시뮬레이션의 오전 진행 방식에 대하여’을 다루겠습니다.

  • 위기관리 시뮬레이션: 워룸과 컨트롤 룸은 어떻게 준비하나?

    위기관리 시뮬레이션: 워룸과 컨트롤 룸은 어떻게 준비하나?

    지난 포스팅에서도 공유했듯이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은 클라이언트사의 위기관리 위원회가 시뮬레이션을 진행하는 워룸(war room, 위기통제센터)과 그에 대응하는 레드팀(red team)인 이해관계자들이 머무르는 콘트롤룸(control room, 이해관계자센터)에서 동시 진행된다.

    일반적으로 클라이언트들께서는 ‘워룸은 어디에 위치해야 하는가?’하는 질문을 가장 먼저 하신다. 위기를 통제하기 위한 위기관리 위원회의 워룸은 그 설치 장소와 준비사항들이 디테일 하게 위기관리 매뉴얼에 기재되어 있다. 위기관리 매뉴얼에 따라 현실성을 강조하려면 그 워룸 장소를 활용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시뮬레이션을 진행하면서 워룸의 위치 적절 여부와 내부 설비 등의 적정성들을 검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을 진행할 때 사내 내부의 실제 워룸을 사용하는 데에는 몇 가지 고려해야 할 사항들이 있어 다른 제3의 장소를 물색하는 클라이언트들도 많다. 우선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을 사내에서 평시에 진행하기에는 부담이 크다. 본사 내 많은 직원들이 일상 업무를 진행하고 있는 환경에서 아무리 독립된 공간이라고 해도 워룸이 시끌시끌하고, 워룸과 컨트롤룸에서 낯선 사람들(이해관계자 역할을 하는 컨설턴트들)이 이합집산을 하고 하는 모습은 직원들에게 많은 방해가 된다.

    더욱 시뮬레이션을 어랜지 하는 실무자들은 위기관리 위원회 구성원들이 일상적으로 다른 업무의 간섭이나 훼방을 받지 않고 오직 시뮬레이션에만 집중할 수 있으려면 외부 제3의 장소가 더 낫다는 의견들을 준다. 위기관리 위원회 구성원들에게 시시각각으로 걸려오는 업무 전화와 미팅 요청 그리고 이메일들로부터 시뮬레이션 시간 동안은 그들을 완전하게 격리 시키기 위해서다. 실제로 사내에서 진행되는 시뮬레이션은 위기관리 위원회의 집중도가 떨어진다.

    외부 제3의 장소로 이용되는 곳은 호텔 내 대형 비즈니스룸이나 컨벤션룸 그리고 전문적인 대여공간 등이 있다. 일부 사내 연수원을 활용하거나, 교외의 특정 장소를 섭외하기도 한다. 장소를 선택 할 경우 중요한 고려사항들 중 하나는 그 장소 주변에 얼마나 타사나 경쟁사 등이 자유롭게 접근 가능한가 여부다. 시뮬레이션을 하는 동안 정신 없는 워룸에 경쟁사 직원이 참관을 하는 경우를 상상해 보라. 외부 공개된 공간을 사용할 때에도 외부 인사들에 대한 철저한 출입관리와 시뮬레이션 내용이나 이벤트 명을 외부로 공시하지 않는 컨피텐셜 한 환경이 가장 우선시 된다.

    그 다음 중요한 워룸 선정 시 고려사항은 그 워룸과 저편 컨트롤 룸과의 거리를 어떻게 통제할 수 있는가 하는 부분이다. 첫째로 양 공간간에 유선전화 라인과 팩스라인 인터넷 라인들이 충분하게 연결되고 제공되어야 한다. 특히 유선 전화라인은 (익스텐션이라도 상관없음) 가능한 많이 확보 할 수 있어야 한다. 워룸내에는 일반적으로 외부 이해관계자수에 버금가는 유선전화를 설치해 운용한다. 따라서 최소 5개에서 많게는 10개 이상의 유선전화 라인들이 필요하다. 물론 위기관리 위원회 구성원들의 휴대폰을 이해관계자들이 활용도 하지만, 유선 전화라인의 존재 이유들 중 하나는 상황의 긴급성을 강조하고 환경 압력으로서의 역할도 있어 중요하다. 상상해보라 전화기 10통이 6시간 이상 동시에 울리고 있는 상황을.

    [시뮬레이션에서 워룸 내 위기관리 위원회 구성원들이 절실하게 그리워(?) 하는 것은 음료수와 스낵들이다. 워룸에서의 6시간은 스트레스와 혼란의 연속이다. 목이타고 저혈당이 되 어지럽다. 일부 임원들은 몇시간 동안 흰머리가 더 늘었다는 농담조 불평을 하시기도 한다. 시뮬레이션 진행 실무자는 가능한 범위에서 최대한 배려해 음료수와 스낵을 무한 공급 할 필요가 있다]

    둘째 워룸과 컨트롤룸간 통제 시 고려사항은 이동환경이다. 기본적으로 컨트롤룸에는 언론 역할을 하는 이해관계자들도 있는데 이들이 TV취재장비들을 들고 워룸쪽으로 이동하는 데에는 많은 제약이 있을 수 있다. 예를 들어 특급호텔 비즈니스룸이나 컨벤션룸간에는 TV카메라 촬영과 이동이 엄격하게 제한된다. 다른 호텔고객들이 혼비백산하거나, 불필요하게 구경거리가 되는 것을 미연에 방지해야 한다. 따라서 완전히 격리된 두 공간이어야 하며 그 거리는 가까울수록 좋다.

    워룸이나 컨트롤 룸간에 설치되는 모든 장비들은 거의 비슷하다. 워룸에 비치되어야 하는 준비물등은 ‘실제 위기관리에 필요한 모든 기자재’다. 일부 기업에서는 비즈니스 특성상 텔레컨퍼런스 시설을 추가하거나, 3국간 화상회의 시설이 요구되기도 한다.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을 많이 진행 해 본 컨설턴트들은 그 리스트를 보유하고 있으며, 시뮬레이션 준비 기간 동안 각각의 장비들을 설치 할 워룸과 컨트롤룸 설계를 자세하게 코칭 해 준다. (설치장비들은 회사의 비즈니스 특성과 규모 그리고 위기관리위원회 특성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디자인되며 그 설치물들의 규모는 수십에서 수백 pc에 이를 수 있다)

    워룸이나 컨트롤 룸의 규모는 위기관리 위원회의 규모와 이해관계자 그룹의 규모에 달렸다. 시뮬레이션을 진행해 본 경험에 의하면 장소는 가능한 넉넉한 규모가 좋다. 워룸의 설계 또한 컨설턴트들이 지원하지만, 기본적으로 모든 위기관리 위원회 구성원들과 관련 주관 및 유관 부서 책임자들이 자유롭게 동선에 따라 움직이면서 통합적인 회의를 진행할 수 있는 시설이면 된다. 전체적으로 참여 구성원들이 확정되면 컨설턴트들은 워룸으로 사용될 후보지들을 물색하고 그 규모와 환경에 대해서도 코칭한다.

    워룸과 달리 컨트롤룸에 설치되어야 하는 특수한 장비들은 워룸의 상황을 컨트롤 룸에서 볼 수 있는 모니터링 장비 정도다. 예산상 이를 생략(!)하고 CEO와 임원들이 머무르는 워룸에만 예산을 집중하는 클라이언트사들도 많지만, 가능한 워룸 모니터링용 영상장비들은 권장된다. 그래야 컨트롤룸에 주재하는 컨트롤룸 리더가 워룸 내의 상황을 어느 정도 실시간 파악할 수 있으며, 워룸에 주재하는 메인 컨설턴트의 지시를 정확하게 따를 수 있다. 시뮬레이션의 정확성과 역동성 확보에 필요한 시스템이다.

    6시간 이상이 진행 되다 보면 항상 시뮬레이션 시간 내에 식사 시간이 걸치게 마련이다. 일부 클라이언트는 시뮬레이션을 멈추고 식사를 사입 해 공식적인 식사휴지기간을 가지기도 한다. 하지만 권장하는 바는 공식적인 식사휴지기간을 가지지 않고 간편식으로 일부 진행하면서 시뮬레이션을 지속하는 형태다. 이는 실제 위기 상황을 상상해 보아도 이해가 된다. 중대한 위기 시에 위기관리 위원회 구성원들이 줄줄이 식당으로 이동하거나, 위기대응을 쉬면서 와인을 곁들인 멋진 식사를 하지는 않는 것처럼 말이다. 위기는 식사를 하며 쉬지 않는다.

    다음 글에서는 ‘위기관리 시뮬레이션: 시뮬레이션 준비를 위한 사전 브리핑은 어떻게?’를 다루겠습니다

  • 위기관리 시뮬레이션: 시나리오와 진행 준비는?

    위기관리 시뮬레이션: 시나리오와 진행 준비는?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의 품질은 위기 시나리오에 달려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을 진행하는 컨설턴트들이 쏟는 시간들을 100이라고 했을 때 시뮬레이션용 시나리오를 개발하는데 드는 시간이 절반이 넘는다. 그 만큼 시뮬레이션을 위한 시나리오는 현실성, 디테일, 구조성, 논리성, 위급성, 정확성 등이 담보되어야 한다.

    시뮬레이션에 참가하신 일부 임원분들은 자신의 담당분야와 관련된 특정 시나리오에 있어 ‘비현실성’을 지적하시는 경우들도 있다. 보통 “이런 사건은 발생할 가능성이 없어요”하는 전문적인 조언이시다. 그러나 위기관리 전문가들은 ‘발생할 가능성이 낮다는 것’과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미는 동일하지 않다고 강조한다. 발생가능성이 낮은 극적인 사건이 발생되는 것을 우리는 이미 여러 번 보았다. 911사태를 기억하자.

    전문적으로 훈련된 컨설턴트들이 개발한 위기 시나리오는 몇 개월 후에 해당 회사에 실제 발생되는 경우도 많다. 그 만큼 발생가능성과 현실성에 있어 담보가 되어 있는 시나리오다. 디테일이나 해당 상황을 둘러싼 이해관계자들의 입장과 생각들도 고도로 구조화되어 준비된다. 모든 시나리오 구조들을 들여다보면 이런 상황이 바로 어떤 모습인지를 아주 생생하게 알 수 있게 된다.

    일단 클라이언트 실무자들이 컨설턴트들이 개발 한 위기 시나리오들을 공식적으로 컨펌 해 주면, 그 다음부터 컨설턴트들은 서로 이해관계자의 역할을 나눈다. 해당 상황이 대규모 리콜 관련 위기라고 하면, 우선 일반 소비자, 리콜 피해 주장 소비자, 소비자단체, 리콜 관련 정부 규제기관, 투자자 그룹, 직원, 리콜 과정에 연관되어 있는 매장주인, 거래처, A/S요원들, 블로거를 포함한 SNS 공중, 관련이슈 취재 기자들 등의 역할을 할 컨설턴트들이 각각 지정된다.

    이 컨설턴트들은 각자 이해관계자 전문성들을 바탕으로 해당 위기 시나리오 각각에 관련된 특정 이해관계자들의 입장을 정리하고, 그 입장을 기반으로 하는 주장, 요구, 법적 대응조치 여부, 기타 돌발적 행동 등을 리스팅 한다. 또한 그 2차 상황 각각에 대해 클라이언트사의 위기관리 위원회 구성원들이 대응해 올 변수들을 여러 개로 나누어 각각에 대한 plan B, C, D를 개발해 준비한다. 즉, 클라이언트사의 위기관리 위원회가 어떤 대응을 하더라도 그 대응에 곧바로 맞설 수 있는 이해관계자 체계를 꼼꼼하게 구축하는 것이다.

    한번의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을 위해서는 6시간 기준으로 메가 시나리오 6개 X 이해관계자 10명의 기본 대응 플랜 X 상대 위기관리 위원회의 예상되는 대응들 평균 3개 유형 X 각 이해관계자별 Plan B들 평균 2개 = 즉, 360여 개의 크고 작은 세부 대응안들이 구조화되어야 한다. 생각보다 큰 작업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시뮬레이션이 진행되는 위기통제센터(war room)에는 Red team의 일원이자 리더인 메인 컨설턴트가 주재한다. 이 메인 컨설턴트는 위기관리 위원회의 모든 대응 프로세스들을 기록하는 동시에, 상황전개에 따라 컨트롤 룸의 이해관계자들을 적시적소에 투입하는 시뮬레이션 운영자의 역할을 한다]

    또한 이런 많은 시나리오별 대응 구조들은 실제 시뮬레이션이 진행되는 동안 위기관리 위원회가 대응 활동을 펼칠 위기통제센터(war room)에 주재하는 메인 컨설턴트(red team의 일원)의 역할과 함께 시너지를 이룬다. 이 메인 컨설턴트는 옵저버로서 일종의 투명인간의 역할을 한다. 위기통제센터내 CEO를 비롯한 위기관리 위원회 구성원들 수십 명이 나누는 상황분석이나 전략 도출 과정의 대화들을 꼼꼼하게 체크하고, 그들의 대응방식에 대해 미리 이해를 한다.

    그리고 그들의 대응역할의 분담에 있어서도 구체적인 내용들을 들여다보게 된다. 따라서 저 밖에서 대응하고 있는 레드팀(Red Team)에게 지속적으로 위기통제센터내의 진행 상황을 공유하고 준비된 플랜들을 즉석에서 수정하여 이해관계자들에게 역 하달하기도 한다. 이렇게 되면 전체적인 세부 대응안들은 확률상으로 수백 개에 이르게 된다.

    모든 시나리오와 컨설턴트들의 이해관계자 역할배분 및 Red team 구축 완료 그리고 세부 이해관계자들의 대응안들이 모두 준비되면 1차적인 준비는 끝났다고 본다. 컨설턴트들을 시뮬레이션 이전 몇일전 실제 전체 프로세스를 도상훈련과 리허설을 해본다. 위기관리 매뉴얼로 무장된(!) 위기관리 위원회에 싸워 이길 수 있는 ‘이해관계자 빙의(憑依)’의 시간을 가지는 것이다.

    일부 이해관계자의 역할에 있어서 전문적인 배우나 전문가, 실제 인부들이 활용되기도 한다. 이는 시뮬레이션에 있어 극적인 효과와 더불어 실제적인 외부 압력으로 작용하게 된다. 이런 서비스를 선택하는 클라이언트들은 상당히 고도화된 환경설정을 원하는 기업들로 상당한 수준의 예산을 지원한다.

    모든 준비된 위기 시나리오는 시뮬레이션의 진행과 함께 위기관리 위원회에게 여러 포맷으로 전달된다. SMS로 전체 위기관리 위원회 구성원들에게 전달 될 수도 있다. 블로그 포스팅이나 온라인 뉴스 기사로 전달되기도 한다. TV 긴급 속보로 전달되기도 한다. 실제 신문기사나 해외발 기사로도 전달된다. 위기통제센터에 진입한 외부 이해관계자나 신너를 몸에 뿌리고 자살 소동을 벌이는 피해 투자자가 바로 위기 시나리오 자체가 되기도 한다. 위기통제센터에 모여있는 위기관리 위원회 구성원들이 직관적으로 ‘이런 이런 위기가 발생했구나’하고 알 수 있는 충격과 공포가 바로 잘 된 위기 시나리오의 초기 유형이다.

    이번 글에 이어 다음 글에서는 ‘위기관리 시뮬레이션: 워룸과 컨트롤 룸은 어떻게 준비하나?’를 다루겠습니다

  • 기업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시스템의 얼개

    기업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시스템의 얼개

    다양한 기업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시스템의 얼개들을 하나 하나씩 들여다 보자. 재미있는 증상들을 보면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다.

    먼저, 위기 발생 시 CEO께서 여러 이유로 위기관리에 관여하지 않으시는 상황이다.

    증상: 위기시 해당 기업은 전혀 움직임이나 대응이 없다. 무언가 고민하는 것 처럼 보이는 데 내부나 외부로 공유되는 아무런 커뮤니케이션이 없다. 내부적으로는 중소규모의 회의들만 계속되고, 실무자들은 상황보고를 위한 문서작업으로 시간을 보낸다. 할 수 있는 것도 없고, (일선에서는 자기 마음대로) 하지 못할 것도 없는 상황.

    두번째는 CEO가 직접 위기관리는 지휘하시는데 위기관리 위원회가 존재하지 않아 전략적인 의사결정과 통합적인 실행이 힘든 상황이다.

    증상: 부서장들이 CEO에게 따로 따로 각각 보고한다. CEO 룸 바깥에 각자 보고하기 위해 줄을 선다. 전체적으로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내부 구성원들은 아무도 모른다. CEO 혼자만 모든 상황을 알고 있다. 부서들은 CEO께서 단편적으로 시키는 대로만 한다. 부서간에 다른 부서의 활동이나 메시지를 서로 모르고 있기 때문에 외부에서 보면 회사가 중구난방의 위기관리를 하는 것으로 보인다.

    세번째는 위기관리 실행을 담당할 부서들의 R&R(역할과 책임)이 배분되지 않은 상황이다.

    증상: 이해관계자 접점들은 모두 열려 있는데 이를 통해 실제 실행은 이루어지지 않는다. 언론은 부정적인 기사들을 마구 써대는 데 그에 대한 대응이 힘들다. 아무 임원이나 아는 데스크들을 만나고 다닌다. 정부기관에서 회의를 하자고 하는데 누가 들어가야 하는지 고민하면서 미팅을 미룬다. CEO와 위기관리 위원회가 워룸에 모여서 무언가는 하시는데 일선에 명령이 떨어지거나 실행이 진행되는 것들이 별로 없어 보인다. 일부 이해관계자 접점에서는 당황스러운 각개 전투가 벌어진다.

    네번째는 이해관계자 접점에 대한 관리 개념이나 체계가 없는 상황이다.

    증상: 불만제로나 소비자고발 같은 프로그램이 매장이나 상담사, 지점이나 공장을 마구 방문해 취재해 간다. 일선에서는 기자들이나 PD들을 밀치고, 때리고, 욕지거리를 한다. 마음대로 인터뷰 해서 회사에 임팩트를 준다. 본사에서는 무언가 열심히 논의를 하는 듯 보이는 데…일선에서는 마구잡이 방어 본능이 판을 친다. 외부에서 보면 해당 회사가 마치 실성한 것(정상이 아닌 것) 처럼 보인다. “어떻게 저런 회사가 오래 갈 수 있지?”하는 반응들이 나온다.

    다섯번째는 최근에 목격되는 상황인데, 회사에 기업소셜미디어 채널이 존재하지 않거나, 존재해도 통합적으로 관리되지 못하는 상황이다.

    증상: 오프라인에서의 기존과 같은 위기관리는 어느정도 되어가는 것 같은데, 소셜미디어상에서 어떤 위기가 발생하면 손을 놓게 된다. 마땅히 대응할 채널도 없고, 윗분들이 이해도 못하시고, 심지어 우리의 공식 SNS 채널들이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의사결정권자들이 실시간으로 알지도 못한다. (가끔 핵심 임원 자제분들이 SNS 모니터링을 해서 아버지에게 보고한다!) 소셜공중들에게 법적으로 대응하려 하고, 오프라인 언론을 대상으로 보도자료를 내서 소셜미디어에 영향을 미쳐보려 시도한다. 일부는 그러다 위기가 지나가면 그 후 부랴부랴 소셜미디어 채널을 만들고, 소셜미디어 위기관리 강의를 듣는다.

    여섯번째도 최근 종종 목격되거나 시도되는 상황인데, 기업 소셜미디어 위기관리 시스템이 기존의 기업 위기관리 시스템과 완전하게 분리되어 있는 상황이다. 오프라인 따로 온라인 따로 소셜 따로인 느낌이다.

    증상: 기존 기업 위기관리 시스템에 소셜미디어 위기관리 시스템이 완전하게 병합되지 못해서 따로 따로 움직인다. 소셜미디어 위기관리 시스템을 위기관리 전문가가 아닌 소셜미디어 전문가들이 설계하고 구축한다. 대부분의 체계가 실행 중심이고, 비법(!)이 판을 친다. 공학적으로 모니터링하려하고, 연구자 처럼 분석하려 시도한다. 바이럴과 밀어내기 그리고 좀비 계정들을 활용하는 밑작업을 한다. 문제는 위기시 이런 모든 활동들이 기존 기업 위기관리 시스템에서 결정된 전략이나 포지션과 상관없이 움직이는 부분이다. CEO나 위기관리 위원회에서 소셜상에서 우리가 무슨일을 하고 있는지 파악하기도 힘들다.

    마지막 일곱번째는 정상적인 기업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시스템의 얼개다.

    CEO와 위기관리 위원회, 위기 실행을 위한 명확한 주관/유관팀의 존재, 오프라인과 온라인 이해관계자 접점에 대한 창구정리 및 통합적 실행이 진행되는 구조다. 소셜미디어 위기관리 시스템도 평시와 위기시 완전히 변환(convert)되는 통합적 체계로 기존 기업 위기관리 시스템에 병합되어 있다. 이런 시스템의 경우 빠르다. 그리고 최고의사결정그룹의 위기관리 의사결정이 이해관계자 접점에서 대부분 그대로 구현된다. 모든 이해관계자 접점의 창구들이 유기적으로 통합적으로 협업된다. 외부에서 보면 일사분란하고 일관성 있는 모습으로 보여진다.

    이상의 일곱가지 상황들을 하나 하나 들여다보자. 우리는 어디에 있을까? 무엇을 보완해야 할까?

  • 교수들과 컨설턴트들이 기업 위기관리 케이스 스터디를 하는 이유

    THE PR에서 주최한 페포지엄을 통해 여러 이야기들이 상호간 교환되고 있는데 한가지 이슈 ‘기업 위기관리 케이스 스터디’에 대한 부분이 흥미로워 부연해서 포스팅 해 본다. (사실 페이스북이라는 채널이 토론을 진행하기에는 그리 편리한 인터페이스가 아니라 적절한 논의가 진행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생각)

    나도 인하우스 홍보팀장 시절 많은 교수님들과 학생들로부터 우리 회사의 여러 이슈나 마케팅 사례들을 연구하려 한다며 자료 요청을 받고는 했다. 그 때 드는 생각이 “이 분들이 사전에 좀 공부를 하시고 자료를 요청하시지…막무가내시구먼…”이었다. 일부 연구용 인터뷰를 하러 오겠다 하면 “제가 시간이 없어서요. 죄송합니다” 양해를 구하고는 기자들과의 미팅으로 향했었다.

    인하우스 시각에서 볼 때 외부 연구자들이나 교수님들 그리고 밖에서 기웃거리는 컨설턴트들이 내놓는 연구보고서나 강의자료나 글들을 보면 항상 ‘부족하다’는 걸 느끼곤 한다. 당연하다. 그들에게는 (내부) 정보의 한계가 있다. 실제 해당 이슈에 대한 (내부) 경험의 한계도 당연하다. 우리 인하우스가 왜 그렇게 밖에 하지 못했는지에 대해 다른 결론을 내 놓는 게 너무 아쉽다. 이런 이해의 다름이 계속되다 보니 ‘외부 전문가’라는 사람들에 대한 막연한 불신이 생긴다. “자기네들이 뭘 알어? 우리가 왜 그럴 수 밖에 없었는지를 알기나 해? 우리는 뭐 입이 없어서 말을 못하는 줄 아나? 그리고 분석하는 방식도 너무 편파적이야. 종합적으로 봐야지…”하게 된다. 당연하다.

    이제는 그 외부 인사인 컨설턴트 입장에서 왜 외부 교수들이나 컨설턴트들이 기업의 생생한 위기관리 케이스들을 깊이 있게 연구해야 하는 가에 대해 몇 가지 생각을 적는다.

    1. 기업 위기관리는 ‘개선’이 중심이지, ‘칭찬’이 중심이 아니다.

    외부 컨설턴트 입장에서 비즈니스만을 목적으로 한다면 기업들과의 호혜적 관계설정을 위해 항상 ‘성공담’만을 반복하는 것이 가장 이로울 것이다. 타이레놀 케이스도 그렇고, 메텔 케이스도 그렇고, 메리엇의 위기관리+1Hr 케이스도 그렇고, 이세탄 백화점의 세장 짜리 위기관리 매뉴얼 이야기도 그렇다. 많은 학자들이나 컨설턴트들이 성공담으로 많은 리포트와 서적들에 수없이 반복해 다루어주었다. 언론들도 마찬가지다. 그 결과 30여년전 저 멀리 미국시장에서 발생했던 한편의 드라마 같은 위기관리를 아직도 죽은 자식 뭐 만지듯 어루만지는 학자들이나 컨설턴트들이 얼마나 많나.

    하지만, 기본적으로 위기와 위기관리는 칭찬받을 대상이 아니다. 타이레놀 케이스를 비롯해 대분의 국내 케이스들까지 ‘칭찬받아야 마땅할’ 위기관리는 극소수다. 정말 칭찬 받아야 하는 기업들은 위기를 미연에 방지하고 위기관리를 소리 없이 진행하는 기업뿐이다. 따라서 우리가 알 수 없다.

    일반적인 기업 위기에서 전문가라 불리는 사람들이 주목해야 하는 것은 ‘왜 이런 위기가 이 회사에 발생했는가’하는 원인 부분과 ‘왜 이 기업은 이런 위기를 맞아 이렇게 위기대응을 할 수 밖에 없었는가?’에 대한 관리방식에 대한 부분이다. 이는 철저하게 해당 회사와 다른 회사들이 동병상련의 입장에서 반면교사 하기 위한 인사이트를 끌어 내기 위함일 뿐이다. 해당 회사를 개인적으로 비웃으려면 차라리 ‘안티 블로깅’을 하지 왜 컨설턴트를 하겠나. 그런 컨설턴트는 자격이 없다.다시 한번 이야기하지만, 교수들이나 컨설턴트들이 기업 위기관리를 케이스 스터디 하는 목적은 ‘개선점’을 찾기 위한 것이다. 그것이 배움의 재료가 되기 때문이다.

    2. 경험해 보지 못해도 분석 할 수는 있다. 기업 위기관리는 이해관계자의 시각에서 봐야 맞다.

    “당신이 내 병을 직접 앓아 봤어? 변비가 한달 째 계속되는 내 속사정을 의사 당신이 어떻게 알어? 함부로 이야기하지마 모르면서…” 이런 이야기는 별반 의미가 없다. 의사가 해당 환자에게 의도적으로 창피를 주려고 ‘이 할아버지는 변비 환자라서 똥을 한달 동안 못 싼데요. 얼레리 꼴레리~~”소리치려는 나쁜 목적을 가지고 있지 않다면 환자의 그런 주장은 별반 의미가 없다. 전문가들은 많은 증상들과 소견경험들을 가지고 환자(클라이언트)에게 조언을 하거나 병명을 진단해 주는 것 뿐이다.

    아침방송 PD들이 성형에 실패한 환자들의 사진과 증상을 촬영한 녹화 테입을 다른 성형외과 전문의들에게 보여주면서 의견을 물을 때 전문의들이 자기의 생각을 이야기하는 것을 보자. “좀 더 확실한 것은 직접 제가 진찰을 해 보아야 자세히 알 수 있겠지만, 지금 이 사진과 환자 동영상을 보면 과다하게 악관절과 근육 좌측을 절제 해 버린 것 같아 보입니다. 이런 수술 후유증을 토로하시는 환자분들이 많이 늘었는데 그 이유는…..” 이런 인터뷰를 한다. 전문가로서 학습과 경험에 의해서 케이스 스터디를 하는 것 뿐이다. 그 수술을 받아보고 직접 자신의 턱이 돌아가 본 뒤에 진단해 주는 의사는 없지 않나.

    또한 기업 위기관리는 더더욱 외부 시각이 중심이 되는 게 맞다. 실무자들이 경영진들이 내부에서 어떤 생각을 가지고 어떤 고민과 어떤 실행을 했는가 보다 그 종합적인 기업의 노력들을 외부 이해관계자들이 대체적으로 어떻게 평가하고 인식했느냐가 기본이다. 그 관점이 기업 위기관리 케이스 분석의 관점이다. 기업 내부에서 생각이나 고민이나 전략이나 노력이나 예산 지출 없는 위기관리가 어디 있을까. 하지만, 유사한 노력에도 그 결과들이 다르니 문제다.

    교수들이나 컨설턴트들은 ‘왜 각 회사에 다름이 있는가’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이며, 그 기준은 이해관계자들이 가지는 평가나 인식과 일치해야 한다. 일부 비즈니스 관점에서 서있는 전문가들은 대체적인 이해관계자들의 평가나 인식과는 상당히 다른 ‘찬양성’ 케이스 스터디를 발표 하곤 한다. 물론 해당기업과의 관계형성에는 많은 도움이 되겠지만, 다른 유사기업들이나 경쟁사들은 그 케이스 스터디를 보고 손발이 오그라든다는 이야기들을 자주 한다. 중요한 것은 기업 위기관리 케이스 스터디의 관점은 이해관계자이며, 그 스터디를 활용하는 주요 대상은 벤치마킹을 하기 위한 다른 여러 기업들이다.

    3. 기업 위기관리 실무자들에게 힘을 줄 수 있는 방법을 조언하기 위함이다.

    기업 내부에서 위기를 경험해본 위기관리와 관련 실무자들이 공통적으로 토로하는 내용들이 무엇인가? 내가 능력이 없어서 우리 회사의 위기관리가 안되었나? 우리 조직이 바보 같아서 민첩하게 대응하지 못했나? 모두가 무식해서 위기가 오리란 것을 몰랐나? 미친 이해관계자를 만나 재수가 없었던 건가? 아니다. 컨설턴트로서 많은 기업 위기관리 실무자들과 이야기를 나누어 보면 그들 대부분이 공통적으로 토로하는 어려움과 한계는 바로 ‘조직’이다 그리고 ‘시스템’이다.

    왜 홍보팀만 이렇게 애를 써야 하나요? 왜 일은 다른 팀에서 저지르고 우리 홍보팀이 막아내야 하나요? 예산 없이 어떻게 우리에게 위기를 관리하라 하는 건지 모르겠어요. 우리 사장님은 무조건 막으라고 하고 못 막아내면 몇 명 날려버린다 하시는데 죽겠어요. 다른 팀들이 다 우리만 보고 앉아 있어요. 부담돼서 일 못하겠어요. 잘하면 뭐 합니까, 잘 해 봤자 본전인 게임인데. 윗분들이 관심이 없어요. 우리 홍보팀은 우리회사가 로펌을 어디를 쓰는지도 잘 몰랐었어요.

    이런 고민들을 들으면서 컨설턴트들은 이런 고민들이 그대로 드러나는 케이스들에 주목하기 마련이다. 이는 의사들이 여러 환자들의 통증 소견들을 청취하고 취합해서 다른 환자를 마주했을 때 그 취합된 경험치들에 따라 처방이나 추가 진단을 붙이는 것과 마찬가지다. 컨설턴트들이 이런 조직과 시스템적인 부분에 대해 더욱 더 많은 글을 쓰고, 경영자들을 대상으로 강의를 하고, 책을 써야 조직과 시스템이 개선이 되고 위기관리 실무자들이 편해진다. 좀 더 정확하게 말해서 실무자들이 제대로 일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

    4. 벽을 허물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기업 인하우스분들이 자사가 진행한 위기관리 활동들을 존슨앤존슨의 타이레놀 케이스처럼 성공담으로 만들고자 한다면 지금보다 수십에서 수백 배 더 자랑 했으면 한다. 그래야 오래가는 성공담이 되지 않을까 하는 거다. 교수들에게 더 많이 논문에 인용하게 하고, 컨설턴트들에게 더 많이 리포트화 하게 해서 기준을 삼게 하고, 전문가들로 하여금 언론 매체에 기고 하게 하면 어떤가. 신제품이 나왔을 때 적극적으로 하듯이 위기관리 후에도 그렇게 하는 게 사후 위기관리 아닐까.

    하지만, 그렇게 하지 못하는 또 수많은 내부 이유들이 있지 않은가? 상황적이고 정치적인 여러 변수들이 있어 조심스러워 하는 게 아닌가. 그렇다면 간접적으로 외부 교수들과 컨설턴트들에게 정확한 정보와 노력에 대한 브리핑을 해 주는 것도 한 방법이다. 숨기거나 힘들어 하기 보다 함께 모여 후일담들을 이야기하고, 공개 가능한 자료들을 브리핑하고, 소주 한잔 하는 게 어떨까.

    수십 년간 인하우스는 벽을 바라본다. 수십 년간 그 벽 저 너머에는 에이전시 선수들이 자기 나름대로의 벽을 또 바라본다. 교수님들은 각각 벽을 마주하고 앉은 실무자들을 비웃으며 돌아 앉아 있다. 에이전시에서 인하우스로 인하우스에서 에이전시로 옮긴 선배들은 또 이도 저도 말 못하며 어중간하게 침묵한다. 기본적으로 ‘너희가 뭘 알아?’ 또는 ’내가 뭘 아나?’하는 생각이 우리가 그렇게 원하는 ‘소통’의 가장 큰 장애물이 아닌가 생각한다. 소통은 자세의 문제라 생각한다.

  • 우리 회사는 ‘위기’를 어떻게 정의(definition)하고 있나?

    The PR 기고문
    정용민의 Crisis Talk

    우리 회사는 ‘위기’를 어떻게 정의(definition)하고 있나?

    기업 위기관리 시스템을 구축할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작업은 회사 스스로 위기에 대한 명확한 정의(definition)을 내리는 작업이다. 모든 기업은 위기에 대해 각기 다른 정의를 가진다. 위기를 바라보는 시각에 따라 스스로 위기관리 이후 성패를 판정하기 때문에 이 작업은 매우 중요하다.

    기업은 비즈니스의 연력이 흐름에 따라서 진화하기 마련이다. 그 과정에서 때때로 실수를 하거나 미처 깨닫지 못하고 위기를 맞는 경험들을 일정기간 반복할 수는 있다. 문제는 진화하지 않는 기업이다. 이런 기업들이 내부적으로 공유하는 위기에 대한 정의는 그 수준이 상당히 조악하다. 일부 진화하지 않는 기업에게는 위기란 정의 조차 없는 경우들도 있다

    어떤 기업은 외부로 표현되는 위기에 대한 정의와 내부에서 자연스럽게 공유되는 정의가 다른 경우들도 있다. 외부로는 ‘자사가 관계를 맺고 있는 고객, 커뮤니티, NGO, 정부, 투자자, 직원들, 공중들’과 관련된 부정적인 상황이나 이슈를 ‘위기’로 정의하면서도, 내부로는 ‘우리의 이익’과 관련된 것만을 ‘위기’로 생각한다.

    당연히 이 경우 외부 이해관계자들과 자신의 이익이 상호 충돌 할 때에는 이미 공유된 위기 정의에 따라 ‘자신의 이익’을 앞으로 내세우며 이해관계자들의 이익을 폄하하는 우를 범한다. 많은 기업들이 ‘우리의 이익을 최대한 방어하는 것’이 위기관리라 생각하고 있는 이유다.

    기업이 정의하는 위기에 대한 생각은 기본적으로 그들의 경영철학과 연결되어 있다. 여기에서 말하는 경영철학이란 TV광고에서 매일 외쳐지는 멋들어진 카피나 이미지를 의미하지 않는다. 기업 구성원 전원을 아우르고 있는 기본적이고 중요한 실천철학이다. 구성원들이 함께 바라보는 고객을 포함한 이해관계자들에 대한 생각과 원칙, 품질에 대한 생각과 원칙, 서비스에 대한 생각과 원칙, 사회성에 대한 생각과 원칙들이 일관되게 공유되고 실천되면서 강화되는 실천적 구조를 띈다.

    이러한 실천적 경영철학의 깊이는 해당 기업이 위기를 맞았을 때 아주 정확하게 드러난다. 평소 귀에 못이 박히도록 고객 사랑을 외쳐왔으면서도 한편으로는 고객에게 피해를 주는 대규모 가격 담합을 저지른 기업이 있다고 치자. 핵심 이해관계자인 고객들은 갑작스럽게 인지부조화에 빠지게 된다. ‘저 회사가 왜 이런 몹쓸 짓을 저질렀을까? 우리를 사랑한다면서 무엇 때문에 이 회사는 우리를 농락했을까?’하는 일반적인 고객들의 생각을 살펴보자.

    이 회사는 이런 고객들의 의아해함과 실망들을 과연 ‘위기’로 정의할까? 아니면 내부적으로 ‘이번 가격담합건에 대한 크게 쟁점화되는 것’ 자체를 ‘위기’로 간주할 것인가? 만약 전자와 같이 회사가 가격담합이라는 반고객 활동을 실행했을 때 고객들이 가질 수 있는 의아함과 실망 등을 ‘위기’로 정의했다면 ‘가격담합’이라는 기업 범죄는 처음부터 발생조차 하지 않았을 것이다. 해당 회사의 경우에는 후자의 정의, 곧 ‘가격담합건에 대한 쟁점화 여부’만을 위기로 간주하고 관리 고심했기 때문에 별반 죄의식이나 대고객인식의 비중이 적었던 것이라 볼 수 있다.

    진화하지 않고 반복적으로 위기를 양산하는 기업들의 대부분은 기업 스스로 ‘위기’에 대한 정의가 잘 못되어 있는 경우들이다. 외부적으로는 위기에 대한 멋진 정의를 뽐내면서도 안으로는 다른 정의에 매달려 있는 기업들이다. 기업 철학에 있어서도 그 실천력이 상당수준 떨어진 기업들이다. 그러면서도 내부적으로 별반 문제의식을 가지지 못하는 기업들이다. 평판이나 신뢰보다는 매출과 이익이 우선시되는 기업들이다. 다른 이해관계자들보다 우리가 더 중요하다는 유아적 생각을 아직도 가지고 있는 기업들이다.

    필자는 기업을 종교단체 수준으로 정화해 운영하라는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CEO에게 성직자가 되라는 조언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직원들 모두가 극한의 선을 위해 하루 하루를 살아가야 한다 말하고 있지 않다. 필자와 많은 기업의 이해관계자들이 한 생각으로 바라는 것은 ‘기업 당신이 스스로 우리에게 이야기해 왔던 대로만 위기 시 실천하라’하는 것이다. 그게 전부다.

  • 의사결정은 빅 데이터가 아니라 사람이 한다

    최근 소셜미디어 위기관리라는 주제의 여러 이야기들을 들으면, 소셜 상의 대화를 분석하거나 더 나아가 빅데이터를 들여다보면서 위기관리를 위한 의사결정과정을 리드하려는 시도들을 많이 접하게 된다.

    대체적으로 이렇게 위기관리를 지향하시는 분들은 컴퓨터 사이언스 계통이나 사회, 정치 또는 마케팅 리서치 계통에서 일하셨던 분들이 많아 보인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리서치(research)적인 가치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다. 신문이나 방송 또는 정치선거상에서 리서치의 중요성이 비판 받을 수 없듯이 소셜미디어 데이터들에 대한 리서치적인 성격에 대해서는 당연히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문제는 그러한 리서치 행위와 체계 자체가 기업 위기 시 위기관리의 근간으로 논의된다는 데 있어 보인다. 이런 주장은 기업의 최고의사결정자들이 소셜미디어 현상과 환경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고 계신 데에서 그 비즈니스 가능성을 찾기 위함으로 보인다. 이 부분에는 어쩔 수 없이 공감한다. (사실 많은 소셜미디어 관련 비즈니스가 클라이언트 핵심 인력들의 이해부족을 기반으로 수주되고 진행되고 있다는 점도 부정할 수 없다)

    평소에도 그렇지만 위기발생시 위기에 대한 정의를 내리거나, 위기대응 전략을 세우거나, 대응안들과 각각의 타이밍을 만들어 ‘결정’하는 업무를 통칭 ‘위기관리’라고 한다면 이 모든 업무에서 ‘실무자’들이 ‘결정’하는 부분들은 거의 없다는 데 주목하자. 기업이 위기를 맞아 외부로나 내부로 보여지는(visible) 모든 위기관리 행위들은 대부분 최고의사결정자들의 인가에 기반한다. 이 시각을 정확하게 견지해야 기업 위기관리를 체계화하거나 분석할 수 있다.

    일부 마이너 한 위기의 경우 최고의사결정자의 인가가 직접적으로는 생략되는 경우들도 물론 있다. 그렇지만, 이 경우에도 해당 실무자들은 평소 최고의사결정자께서 일관되게 보여주신 의사결정의 기준에 큰 영향을 받아 대리 의사결정을 진행하게 된다.

    학자들이나 위기관리 컨설팅을 책으로 배우는 주니어 컨설턴트들의 경우 기업 위기에 있어 외부 이해관계자들의 태도가 해당 위기관리 주체에게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으로 간주한다. 하지만, 이는 의사결정에 있어 필요충분조건이 아니라는 것이 문제다. 외부 이해관계자의 태도가 부정적이라도 의사결정은 그에 따르지 않는 경우들이 많다. 더 나아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기관리에 성공했다 자평 되는 경우들도 많다.

    반대로 외부 이해관계자들의 태도가 별반 큰 부정적 의미를 포함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위기관리 주체인 기업이 기업의 철학을 강조하면서 ‘over management’하는 경우들도 존재한다. 일각에서 보면 이는 건전한 철학을 가지고 선제적 위기관리를 했다 평가할 수도 있지만, 일각의 내부 이해관계자들은 ‘불필요한 과잉 대응으로 부가적인 문제들을 만들었다’며 실패로 인정하기도 한다.

    이렇듯 기업을 둘러싼 수많은 이해관계자들 중 하나인 ‘소셜 공중(Social Public)’에 대한 빅데이터적 분석은 위기 시 기업의 종합적인 의사결정에는 별반 영향을 끼치기 쉽지 않다는 게 현실이다.

    위기관리 의사결정과정에 있어 핵심은 최고의사결정그룹의 상황인식과 정의에 있다. 이렇게 범위를 좁혀보아도 소셜미디어 여론 분석이 그들의 상황인식에 큰 영향을 주리라는 것은 상당히 부풀려진 바램일 뿐이다. 소셜미디어 분석결과는 그냥 여러 이해관계자들의 태도들을 종합적으로 바라보는 데 있어 하나의 큰 그림을 구성하는 점들이나 몇 개의 획일뿐 그 이상이나 그 이하도 아니다.

    눈으로 직접 여론의 형성과정과 그 모습을 볼 수 있다는 매력을 커뮤니케이션 하려 하겠지만, 위기 시 최고의사결정그룹이 원하는 것은 멋진 그림, 자세함이나 논리가 아니라 ‘감각’이다. ‘정확한 감’을 빨리 원하는 것이다. 그나마 그 정확한 감도 VIP 자신의 감에 절반 이상을 의지하신다. 기존에도 일선에서의 보고서들과 리서치들이 위기관리 과정에서 그리 큰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소셜미디어 분석을 통해 위기관리에 도움을 주려는 의도는 고맙다. 하지만, 소셜미디어 분석이 곧 위기관리라고 오해하게 하거나, 소셜미디어 분석이 곧 전략적 위기관리 체계라 생각하게 해서는 기업들에게 또 다른 위기를 가져오게 할 뿐이라는 생각이다. 실제로 오랫동안 반복적으로 위기를 관리해 본 일선의 임원급들에게 물어보라. 데이터, 리서치, 분석보고서, 숫자, 예측, 변화추이 등등의 것들이 지금까지의 기업위기관리에 얼마나 도움이 되었었는지 물어보라.

    순수 위기관리 체계의 관점에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소셜미디어 분석이나 빅데이터등에 대한 투자와 시간은 마케팅이나 다른 평시 커뮤니케이션 체계에 양보하고, 위기관리 체계를 위해서는 최고의사결정자들과 위기관리위원회 멤버들을 대상으로 하는 반복적이고 집중적인 시뮬레이션이 더 필요하지 않나 한다. 그 시뮬레이션 일부에 소셜미디어 분석 결과 보고와 공유 체계가 붙어주면 더욱 좋겠다. 그 뿐이다.

  • 발생 전 진인사(盡人事)하고 나서 대천명(待天命) 하는 것이 항상 맞다

    특정 위기발생 사실을 예견하고 전사적 대응준비를 하는 가운데 홍보실은 환경분석과 해당 위기발생시 이해관계자들의 입장들을 예견해 정리하는 작업을 했다. 경쟁사들 및 유사기업들의 유사 위기상황들을 벤치마킹하고, 그들 각각의 대응방식들을 입체적으로 돌아봤다.

    각 사들의 성공과 실패들을 통해 우리 회사가 견지해야 할 전략적인 가이드라인을 만들었다. 다가올 위기에 대비하면서 회사의 입장과 핵심 대응 메시지들을 내부적으로 공론화 해서 명확하게 정리를 했다. 이를 기반으로 핵심적인 대변인 역할을 해야 할 임원들을 대상으로 이해관계자 커뮤니케이션 트레이닝을 집중적으로 실시했다.

    이 과정에서 홍보실과 핵심 임원들은 해당 위기상황과 관련된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입장과 커뮤니케이션 수요를 이해할 수 있게 되었고, 각각에 대한 대응 논리와 메시지들을 정렬할 수 있었다. 임원들뿐만이 아니라 일선 CS와 영업라인들에 이르기 까지 가이드라인이 공유되고, 현실적인 커뮤니케이션 트레이닝들이 일괄적으로 진행되었다.

    전사적으로 거의 모든 준비를 마친 상태가 되었다. 모든 이해관계자 별 대변인들과 일선 이해관계자 접점들 모두가 하나의 생각과 대응방향을 공유하는 것 이상으로 더 할 것이 없는 상황이 되었다.

    하루가 가고, 한 주가 갔다. 결국 발생하리라 예상했던 위기가 실제로 발생했다. 모든 관련 인력들이 환경을 모니터링하고 실제 전쟁을 치를 준비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운이 좋았다. 이상하게도 관련 위기에 대해 많은 이해관계자들은 관심을 쏟지 않았다. 언론도, 고객들도, 정부도, NGO도, 관련 거래처들도 일부를 제외하고는 별반 주목을 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최초부터 위기 발생 이후의 파장에 대한 예측이 과장된 것도 아니었다. 해당 위기관련 분석과 경쟁사 및 유사업종 기업들의 유사 위기발생시와는 다른 이해관계자 환경이 펼쳐진 것일 뿐이었다.

    홍보실장은 ‘모든 준비를 해 놓고 이런 환경까지 더 해지니 우리 회사 입장에서는 현 상황이 참 운이 좋아 고마운 상황이다’라고 평가했다. 위기관리 원칙을 통해 보더라도 ‘모든 준비를 하고 위기를 기다리는 것’은 누가 봐도 문제가 아니었다.

    하지만, 일부 임원들이 문제를 제기했다.

    “언론사 어디에서도 관심을 가지지 않는데 왜 우리가 미디어를 대상으로 예상질의응답을 만들어야 했지? 왜 우리가 시간을 투자해 가면서 대응훈련을 받아야 했던 건가?”하는 이야기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홍보실이 너무 과도하게 준비를 한 것 같아. 정부에서도 NGO에서도 아무런 이야기를 하지 않는 걸 보면 우리가 오버한 게 틀림없어”라고 홍보실의 준비작업들을 비판하기 시작했다.

    일부에서는 “앞으로는 이런 식으로 너무 디테일 하게 준비할 필요는 없을 것 같아. 대충 일이 터지면 어떻게 하겠다는 아주 심플한 방향성만 있으면 될 것 같다는 생각이야”하는 개선안(?)도 제시되었다.

    매우 흥미로운 정치적 피드백이다. 시각을 조금만 바꾸어 보면 또한 충분히 내부적으로도 제기 가능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핵심은 일련의 방향성이 회사의 ‘위기관리’에 도움이 되느냐 하는 데 있다. 반대로 ‘평시 관리’에 도움이 되고 간편한 제안들이 위기관리에 까지 그 적용범위를 넓혀와서는 안 된다는 게 내 생각이다.

    많은 성공적인 클라이언트들과의 공통적인 경험과 그들과 함께 공유했던 인사이트는 ‘준비는 아무리 해도 충분하지 않다’였다. 하늘이 준 운(運)과 사람의 준비를 헷갈려 하거나, 둘 중 하나만 선택하려 하지 말자. 진인사(盡人事)하고 나서 대천명(待天命) 해야 한다 하는 것이 기업이 항상 견지해야 할 위기관리관이라고 본다.

  • 비슷한 위기에도 항상 기업들의 대응은 다르다. 왜 그럴까?

    [Fortune Korea 3월호 기고문/원문]

    비슷한 위기에도 항상 기업들의 대응은 다르다.
    왜 그럴까?

    정용민 대표
    스트래티지샐러드

    현대캐피탈이 경험한 해킹에 의한 고객정보유출 그리고 농협이 경험한 해킹에 의한 전산망 파괴. 이 두 위기는 매우 비슷하다. 거의 같은 시기에 함께 발생했을 뿐 더러 외부 범인에 의한 악의적 해킹이라는 점, 고객정보가 타겟이 되어 도난 또는 공격 받았다는 점, 각 사 규모를 기준으로 볼 때 각각 피해의 규모가 상당했다는 점, 해당 사건이 사업상 민감한 금융권에서 공히 발생했다는 점, 각 사 모두 스스로에게 사상 초유의 사건이었다는 점 등에 있어 상호간 유사해 보이는 사례다.

    그 이외에도 흥미로운 유사함은 더 많다. 현대캐피탈이 고객정보유출사실을 파악한 당시 CEO는 해외에 체류 중 이어서 즉각적인 근거리 위기관리 리더십 실행이 어려웠다는 점과 농협 CEO의 경우에는 비상근이라 즉각적인 현장 위기관리 리더십 실행이 어려웠다는 점 또한 양사간에 비슷한 환경이 아니었나 한다. 이에 대한 근거로 최초 2011년 4월 7일 해커의 협박을 접수한 현대캐피탈은 CEO의 귀국후인 4일 후 4월 10일에야 기자회견을 가졌고, 농협의 경우에도 2009년 4월 12일 전산망 장애 발생 3일 후인 4월 14일에야 CEO 기자회견을 가졌다.

    양사 CEO의 기자회견 형식이나 ‘고객의 피해에 대해 책임지겠다’는 메시지 또한 서로 유사했다. CEO가 고개를 숙여 사과하는 모습 또한 유사했다. 기자회견을 통한 언론과의 커뮤니케이션 내용들을 보면 그 당시에도 양사는 ‘피해규모와 복구시점’등 위기관리에 필요한 핵심적인 상황에 대한 정확한 파악을 미쳐 하지 못하고 있었다는 점도 상호 유사한 점이다.

    그렇다면 이 양사간 위기관리에 있어 다른 점은 무엇이었을까?

    빨리 준비했다 vs. 준비되어 있지 못했다

    현대캐피탈은 외부로 보도자료를 통한 공식 커뮤니케이션을 시작한 8일 고객들에게 해당 사실을 이메일로 각각 고지하고 만일에 대비한 안전대책들을 커뮤니케이션 했다. 농협은 12일 농협 카드 서비스 문제 발생 후 1주일 만인 18일 오전 ‘카드 이용에 불편을 드려 죄송하다’는 내용의 첫 SMS 메시지를 고객들에게 발송했다.

    이 부분은 한 기업이 위기 시 이해관계자 커뮤니케이션 우선순위 설정과 실행에 있어 간과한 부분 때문에 생긴 다름이 아닌가 한다. 아직도 많은 기업들은 고객관련 위기 발생시 가장 중요한 이해관계자가 고객임을 인정하면서도 커뮤니케이션 실행 우선 순위를 언론보다 뒤로 놓고 있거나, 미쳐 고려하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한국전력의 2011년 갑작스러운 순환정전 사태에서도 전략 소비자들인 국민들에 대한 즉각적인 커뮤니케이션은 생략됐었다. 추후 순환전정시 대국민 커뮤니케이션을 SMS로 실시간화 하는 체계를 갖춘 것이 그나마 사후 개선이라 볼 수 있다.

    불안을 관리했다 vs. 불안을 조성했다

    현대캐피탈 CEO는 기자회견에서 “(고객님들께서) 질책은 하시되 또 지나친 불안도 하지 않으셨으면 하는 바램이 있다”고 했고 “계속 확인 되로 추가로 알려드리도록 하겠다”면서 위기 상황에 관한 자사의 성실한 커뮤니케이션 태도에 대해 계속 강조 했다. 불필요한 추측들과 불안을 최대한 방지하기 위한 노력이었다. 농협 CEO는 기자회견장에서 기자들이 보는 앞에서 자신도 피해자라면서 이렇게 이야기했다. “부장 당신이 전화한 것 아닌가, 그렇지? 난 그렇게 받았는데? 어쨌든 간에 속이지 말고 확실하게 이해 갈 수 있도록 하고 그래야지. 자꾸 거짓말 하고 그러면 자꾸 일이 커진다니까. 그러니까 이제는 절대로 뭐 숨길 필요 없어.” 불필요한 추측과 고객들의 불안을 관리한다는 측면에서는 큰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모든 창문들이 하나의 목소리를 냈다 vs. 여러 창문들이 다른 목소리를 냈다

    현대캐피탈은 추후 기자들과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도 가능한 하나의 창문(window)전략을 사용해 커뮤니케이션 하려 했으며, 일부 전문 분야에 있어서도 여러 개의 창문(multi windows)들을 통하기는 하지만 동일한 목소리를 언론에게 전달했다. CEO와 모 담당임원의 쿼테이션을 단 기사들을 분석 보면 마치 한 사람이 이야기 한 것처럼 그 메시지 구성과 표현이 유사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농협은 이미 기자회견 시부터 대언론 홍보부서와 전산담당그룹 핵심 인사들이 언론에게 노출되면서 언론의 접근을 효과적으로 차단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농협도 타의에 의해 여러 개의 창문들(multi windows)이 뚫렸지만 하나의 목소리를 결국 내보내지 못했다. “건방진 놈들, 쓰고 싶은 대로 쓰라고 해. 원 없이 쓰라고 해”하는 모 임원의 목소리가 언론에 기사화 되기까지 했다.

    신중하게 말을 아꼈다 vs. 지속적으로 개런티 했다

    현대캐피탈은 지속적인 정보 업데이트에 있어서 그 정확성을 가능한 확보하기 위해 상당한 노력과 지속적인 논리적 해명을 했다. 전반적인 언론들의 추측과 의문제기에 있어 그 대응 논리를 커뮤니케이션 하는 데 열중했다. 해킹된 고객정보의 규모의 변화에 대한 지적에 대해서도 CEO부터 동일한 논리를 가지고 설명 해 해명하고자 했다. 반면 농협은 초기부터 상황에 대한 자사의 완벽한 통제력을 과시하려 했었던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시스템 복구 시점에 대해 고객들과 언론에게 믿음을 주는 데 실패하는 실수들을 연이어 범했다. 14일 “오늘 안으로 다 복구됩니다.” → 18일 “22일까지 복구하겠습니다.” → 22일 “약속 못 지켜서 죄송합니다. 이달 말까지 복구하겠습니다”와 같은 커뮤니케이션 프로세스들로 언론의 추측과 의문들을 증폭시킬 수 밖에 없었다. 이는 이전 천안함 피격이나 연평도 피격 사태에서 국방부가 실수했던 커뮤니케이션 형식과 유사한 부분이다.

    위기를 통제하려 했다는 느낌을 주었다 vs. 정보를 통제하려 했다는 느낌을 주었다

    현대캐피탈과 농협은 기자회견상에서 공개된 초기 상황 이외에 추가적이고 세부적인 사안들은 “경찰이 수사중인 관계’로 인해 “알려드릴 수 없다’는 포지션을 초반 견지했었다. 그럼에도 이러한 동일한 대응방식에 대해 언론의 반응은 상당 부분 달랐다. 언론들은 이 중 유독 한 기업에게만 ‘모르쇠’ ‘입다문’ ‘의문’ ‘속수무책’ ‘미궁’등의 표현을 적용했다. 해당 기업이 위기상황을 ‘통제하에 놓고 있다(under control)’는 강한 신뢰를 언론에게 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또한 대언론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도 ‘수사 중인 사안이라 언론에 공개할 수 없다’는 원칙적 메시지가 ‘공익과 빠른 문제 해결을 위해 언론이 잠시만 한 박자 기다려달라’는 협조요청 차원의 자세로 커뮤니케이션 되어야 맞다. 반면 많은 기업들은 ‘언론이 이런 사항까지 알 필요는 없으니 밝히지 않겠다’는 취지로 ‘경찰 수사’ 사실을 활용한다는 느낌을 준다. 이로 인해 상황은 더 심각해 진다.

    모 언론기사에 따르면 위의 한 기업의 임원들은 기자회견장에서 계속되는 기자들의 상황 확인 요청에 ‘수사 중’이라는 전제를 한 뒤 취재진에게 “요즘 기삿거리가 없는 것 같다”거나 “기자들이 할 일이 없는 게 아니냐”고 농담 반 진담 반의 발언을 하기도 했다 한다. 이는 곧 취재 일선의 기자들을 대상으로 해당 기업 스스로 ‘별 것 아닌데 언론이 너무 과잉대응하고 있다’는 포지션을 커뮤니케이션 하기에 충분한 정황이 돼 버린 것이다. 당연히 위기 전반에서 언론의 시각이나 해석이 좋을 리 없다.

    이상의 전반적 위기관리 체계와 실행의 문제점들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부분에 대한 고민과 개선 활동이 있어야 하겠다.

    위기관리 리더십의 체계화 “CEO가 없어도 위기는 관리 되어야 한다”

    CEO가 언제 어디에서 무엇을 하건 초반의 위기관리 실행은 일사 분란하게 이루어지는 체계가 훌륭한 위기관리 체계다. 딱히 비상시 선조치 후보고하는 형식만을 빌리자는 것이 아니라, 초기 위기대응에 있어서 CEO부재 등을 감안해 차상위자에 대한 위기관리 위원회 의사결정권을 명시적으로 부여하는 체계가 필요하다. 이를 통해 CEO부재시라도 초기부터 위기관리 리더십을 이음새 없이 확보할 수 있다.

    주요 위기발생 가능 상황에 따른 이해관계자 커뮤니케이션 실행 체계 구축 “평소 커뮤니케이션 하던 대로만 하라”

    현재 국내기업들이나 공기관들의 위기관리 체계 중 대고객 또는 대국민 직접 커뮤니케이션 체계가 아직 전사적 위기관리 체계 속으로 들어오지 않고 있다는 부분이 문제다. 평시 영업이나 마케팅, 고객부문 등에서 활용하던 SMS, 이메일, 카톡, 트위터 등의 다양한 고객 커뮤니케이션 채널들을 위기관리 시에도 활용할 수 있는 체계적 전환(convert) 노력이 필요하다. 미리 준비된 채널을 활용해 위기 시 고객과 적극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게 하자.

    이해관계자들의 불안과 감정을 관리하는 체계 “위기 시 공중들의 흥분과 감정이반을 스스로 조장 말라”

    위기 시 모든 이해관계자들은 흥분한다. 정확한 정보에 목말라 한다. 이에 대응하는 기업의 기본 커뮤니케이션 자세는 첫째 그들의 흥분된 감정에 대한 공감이다. 그 후 우리 기업이 현 상황을 통제하고 있다는 신뢰를 주는 동시에 모든 커뮤니케이션 되는 메시지들을 전략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하나의 팩트와 메시지라도 커뮤니케이션 이전에 360도로 신중히 검증해 보고 ‘이 메시지가 이해관계자들에게 흥분과 불안을 증폭시키지는 않을까?’여부를 사전에 판단하는 프로세스를 꼭 거쳐야 한다.

    여러 개의 창문에서 하나의 목소리가 들려 나오게 하는 체계 “모든 책임자들은 적절히 훈련 받아라”

    CEO부터 말단직원까지, 영업에서 총무와 IT까지, 임직원은 물론 그들의 가족들에게 이르기 까지 수천에서 수만 개의 창문들이 공식적인 하나의 메시지만을 이야기하게 하는 체계가 극단적이지만 이상적인 기업의 위기 커뮤니케이션 체계다. 이 정도까지는 아니더라도 조직 내에서 책임 있는 부문의 리더들이라면 위기 발생부터 종결까지 필히 동일한 목소리를 서로 일관되게 견지해야 한다. 끊임 없이 기업 메시지 전파 공유 체계를 세우고, 이를 기반으로 트레이닝을 수없이 진행하는 기업들은 이러한 체계를 꿈꾸기 때문이다.

    모든 것이 불명확하더라도 최대한 전략적 판단을 하는 체계 “위기 카운슬을 보유하라”

    위기 시 이해관계자들만 흥분하고 감정이 불안해 지는 것은 아니다. 위기를 맞은 해당 기업은 항상 그들 이해관계자들보다 더 큰 흥분과 패닉을 경험하게 된다. 이 때문에 지나고 보면 ‘왜 그랬었을까?’ 하는 불완전한 위기 대응을 초기에 진행하는 경우들이 많다. 전략적이지 않은 메시지들이 함부로 커뮤니케이션 되는 일도 다반사다. 이럴 때를 대비해 중립적이고 객관적인 위기 관리 카운슬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슬픔과 패닉에 빠져있는 유족들을 위해 사후 절차를 담담하게 정리해 주고, 프로페셔널 하게 조언해 주는 카운슬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혼자 해결하는 시대는 갔다.

    평소 위기에 대한 정의와 그에 대한 민감성을 극대화 하는 체계 “평소 위기를 싫어하며 피하지 말라”

    모든 위기는 기업에게 ‘싫은 것’이다. 인간은 누구나 ‘싫은 것’에는 관심을 가지려 하지 않는다. 더 나아가 그 ‘싫은 것’을 위해 시간을 투자하고 그 것을 위해 고민하는 것은 ‘더 싫은 것’으로 받아 들인다. 그러나 문제는 실제로 그 ‘싫어했던 것’이 눈앞에서 벌어지는 상황이다. 이때 대부분의 조직 구성원들은 자신들이 이 상황을 예견해 방지하지 못했다는 당연한 후회나 반성보다는 이 ‘싫은 것’에 대한 폄하와 무시로 일단 이 상황에서 벗어나고자 모든 심리적 노력을 한다.

    문제는 이런 반응들이 위기 시 언론을 포함한 중요한 이해관계자들에게 정확하게 커뮤니케이션 된다는 부분이다. “해당 기업이 이번 위기를 대수롭지 않게 보고 있다” “별 것이 아닌데 언론이 불안을 증폭시키고 있다”는 갈등들이 벌어지는 원인이 이 때문이다. 기업은 위기 그 자체보다는 이해관계자들에 대한 관심과 관리를 위해 평소 극도로 민감해져야 한다. 이전의 그 ‘싫은 것’을 ‘관리해야 하는 것’으로 바꾸어 받아들이고 이를 위해 지속적으로 훈련 받아야 한다. 기업 위기관리 체계의 경쟁력은 여기에서 시작한다.

    결국, 이상의 예로 든 양사는 위기 이후 각자 ‘전사적 위기관리 시스템’의 개선과 업그레이드에 나섰다. 모두 잘 되었으면 한다. 타산지석. 반면교사. 벤치마킹…모든 이전 사례와 경험들은 자사는 물론 타사들에게도 생생한 교훈을 준다. 이 세상에는 두 가지 부류의 기업들이 있다. ‘교훈을 찾아내 개선하는 기업’과, ‘개선하지 않는 기업’이다. 개선 여부에 따라 앞으로 누가 위기관리에 성공할지는 자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