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그] 의사결정 구조

  • 사내에 위기관리팀이라는 걸 만들어야 하나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위기관리 전문가들에게 물어보면 모두가 사내에 ‘위기관리팀’이 필요하다고 하던데요. 부서를 하나 새로 만든다는 게 만만치가 않거든요. 실제로 ‘위기관리팀’이라는 걸 어떤 부서 형태로 몇 명이나 두어 만들어야 하는지요?”

    컨설턴트의 답변

    전문가분들의 조언이 기본적으로 맞습니다. 성공적 위기관리 관점에서 위기관리팀의 존재는 핵심 중 핵심이지요. 하지만 위기관리팀을 ‘구성’하는 것과 새로 ‘설치’하는 것에는 조직적으로 큰 다름이 있다고 봅니다.

    가끔 클라이언트들로부터 이런 질문을 받습니다. “위기가 매일 매일 발생하는 게 아닐 텐데, 별도로 위기관리팀을 설치하면 그 소속 직원들은 매일 어떤 일을 해야 하는 건가요?” 이에 대한 답변은 여러 내용이 있지만, 이번에는 과연 위기관리팀을 새로 설치해야 하는가에 대한 답을 좀 드리고 싶습니다.

    대부분의 기업에서 기존 조직과 별도로 위기관리팀을 설치 한다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습니다. 물론 위기관리를 위한 중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체계를 원하는 기업은 그렇게 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조언드릴 수 있는 것은 ‘설치’ 보다는 ‘구성’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여러 부서들의 장과 그 차상위자들을 일단 선정 해 지명하는 것이 첫 단추입니다. 그들이 모인 부서간 ‘통합체’를 ‘위기관리팀’이라고 칭하는 구성작업이 그 다음이죠.

    비슷한 예로 지역에서 구성되는 ‘자체 소방단’을 생각해 보시죠. 식료품 가게를 하는 분, 이발소를 하는 분, 푸줏간을 하는 분, 연탄 가게를 하는 분 등등이 모여 화재 시 대응 하는 자체 소방단을 구성하지요. 평시에는 각자의 일을 하다가, 화재가 발생하면 열 일을 제쳐 놓고 일단 화재를 진압하는데 서로의 힘을 모읍니다. 이런 체계를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기업 내에서도 기획, 법무, 대관, 홍보, 생산, 기술, 마케팅, 영업, 인사 등등의 부서들에서 지명된 임직원들이 하나의 통합체를 만들어 위기에 대응합니다. 이를 ‘위기관리팀’이라 부르죠. 새로 또는 별도로 팀을 구성해 매일 매일 위기관리 작업을 할 수도 있지만, 현실적으로는 이런 통합체가 최선이 될 것입니다.

    우리가 흔히 이야기하는 위기관리 매뉴얼도 기본적으로는 이렇게 구성된 위기관리팀이 움직이는 방식과 프로세스를 정리해 놓은 것입니다. 당연히 이들은 위기관리를 위해 잘 훈련되어야 합니다. 이들의 민감성, 전략성, 경험, 훈련 수준, 정무감각 등이 해당 기업의 위기관리 경쟁력이 됩니다.

    그러면 VIP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할까요? 최고임원그룹은 위기관리팀에 속해 있어야 하는 걸까요? 네, 맞습니다. 어떤 기업의 위기관리 매뉴얼을 보면 전사적 위기관리팀장으로 CEO를 지명해 놓고 있습니다. 또 다른 어떤 기업은 부사장급을 자사의 위기관리팀장으로 지명해 놓고 있습니다. 어떤 형태가 이상적인가 하는 데에는 여러 시각이 있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위기관리팀장은 최대한 ‘권한부여’가 된 분이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쉽게 말하면 위기가 발생했을 때 즉각적 의사결정이 조직내에서 가능한 분이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일부 기업에서 위기관리팀 구조가 옥상옥(屋上屋)으로 설계된 곳들도 있습니다. 부서별 통합체인 위기관리팀이 존재하는데, 그 위에 최고위 임원들의 위기관리 위원회라는 것이 별도로 존재합니다. 더 독특한 곳에서는 그 위에 CEO가 별도로 존재합니다.

    이런 구조의 특징은 내부적으로 위기관리팀이 관리하는 수준의 위기들과 위원회 그리고 CEO를 포함한 차원의 대응 위기 유형들간에 상하 구분이 잘 되어 있어야 합니다. 문제라면 각 팀, 위원회, CEO간 위기 발전 단계에 대한 정의가 합치되지 않을 때 혼란이 생기고, 의사결정 단계가 다층화 되어 의사결정에 걸리는 시간이 물리적으로 길다는 게 문제입니다. 말 그대로 권장되지 않는 구조이지요.

    기업 내 위기관리팀의 구조나 위치 등에 대해서는 회사마다의 사정과 현실에 따라 달리 할 수는 있습니다. 다만, 다음과 같은 몇 가지 필수 원칙은 참고하실 필요가 있습니다. 첫째, 위기관리팀 구성원들 스스로 자신이 구성원인 것을 인지하고 있어야 함. 둘째, 그들은 부서별로 부서내와 전사적으로 권한부여가 된 자들이어야 함. 셋째, 그들은 여러 발생가능 시나리오에 근거해 반복적으로 훈련 받은 그룹이어야 함. 넷째, 위기관리팀 구성이나 위치는 각 회사의 특성에 맞추어져야 하나, 초기대응의 신속성과 역할과 책임 배분의 문제는 절대 없어야 함. 마지막으로, CEO 및 최고위임원들은 위기관리 경험(직간접)을 최대한 보유해야 함. 이상과 같은 원칙만 따른다면 위기관리팀의 설치나 구성은 각 사에서 자유롭게 결정하시면 될 것입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기업에게도 정무 감각이 필요하다고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최근 국내 상황에선 기업들도 계속 몸을 사려야 하는 게 현실인데요. 할 수 있는 게 없어서 고민입니다. 자칫 마케팅 활동을 개시하다 역풍 맞을 우려도 있고요. 저희 대표께서는 정무 감각을 좀 더 강화시키라 하시던데, 위기관리에서 ‘정무 감각’이라는 의미는 뭔가요?”

    컨설턴트의 답변

    최근 같은 환경에서 기업들에게 가장 권장되는 역량이 바로 ‘정무 감각’이라고 봅니다. 원래 단어만으로 보면 ‘정무(政務)’란 ‘정치나 국가 행정에 관계되는 사무’라는 의미입니다. 여기에 감각이라는 말이 더해져 ‘정무 감각’이 되면 그 의미는 일종의 ‘(경영에 대한) 현실감각’으로 국민의 뜻이 무엇인지 판단하고 그에 따른 의사결정에 도움을 주는 역량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기업도 이제 상시적으로 국민의 뜻을 예상, 감안해 의사 결정해야 할 일들이 점차 많이 진다는 의미겠지요.

    정무 감각은 기본적으로 사회구성원들(이해관계자들)의 여러 목소리를 듣는 데에서 시작됩니다. 물론 그 목소리를 듣고 해석하는 과정에서 정해져 있는 옳고 그름의 기준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어떤 목소리가 존재하고 그 목소리가 조직 경영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를 감각적으로 판단하는 데 그 핵심이 있는 것이죠.

    쉽게 생각해서 ‘여론에 따라 우리 회사에게 유리한 위치와 방향을 결정한다’는 의미로서 개념을 해석하면 되겠습니다. 기업이 사회에서 생성, 성장, 생존한다는 개념이 이제는 일반화 되었기 때문에, 기업에서의 ‘정무’ 개념이나 ‘정무 감각’이라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 지는 어렵지 않게 이해 가능할 것입니다.

    기업에게 ‘정무 감각’은 하루 아침에 생겨나지는 않습니다. 그렇다고 관에서 ‘정무’ 업무를 해 본 경험 있는 임원이나 고문을 몇 명 뽑아 해결 되는 주제도 아닐 것입니다. 정무 감각이란 위로는 대표부터 아래는 실무직원들에게 이르기 까지 올바른 사회성과 사회 의식이 그 기반이 됩니다. 기반이 먼저 건전해야 합니다. 건전한 사회 시민으로서 해야 할 것과 하지 않아야 할 것에 대한 정확한 기준이 공유되어 있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사내 규칙으로 흔히 “우리는 어떠한 종교적, 사회적, 인종적, 성적 편견도 배격한다”는 원칙이 공유되어 있는 데 그 경우와 비슷합니다. 그에 따라 인사, 구매, 영업, 마케팅, PR 커뮤니케이션이 이루어집니다. 만약 그 원칙에 반해서 일부 편견에 기반한 의사결정을 한 임직원은 그에 응당한 제재를 받기도 합니다. 이런 기준 적용이 반복되면서 강화되고, 나중에는 강력한 철학으로서 사내에서 가치를 발하게 됩니다. 이런 정확한 기준이 있어야 정무 감각은 개화 됩니다.

    사내에 올바른 사회성과 의식이 존재한다면, 그 다음은 지속적인 환경 모니터링과 리스닝이 있어야 기업의 정무 감각은 발전할 수 있습니다. 여러 사회 구성원들을 자주 접하고, 그들에게서 듣고 싶은 이야기를 넘어 들어야만 하는 이야기들을 듣고 회사의 의사결정에 참고하는 노력이 있어야 합니다.

    특히나 혼돈스러운 환경에 접했을 때는 여러 이해관계자들로부터 독특하거나, 창조적이거나, 특별한 의견을 찾아 듣기 보다는, 그들 대부분이 공통적으로 조언하고 있는 일반적 여론에 집중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런 그들의 조언은 기업으로 하여금 ‘하고 싶은 것’의 유혹에서 벗어나 ‘해야만 하는’ 일에 보다 집중 할 수 있게 해 줍니다.

    “사회적으로 민감하니 특정 정부 정책을 지지하는 기존 광고는 잠깐 중지하는 것이 좋겠군요.” “작년까지는 해 온 그 캠페인은 최근 논란과 관련되어 있으니 다른 캠페인으로 대체하는 게 안전할 것 같군요.” “이 광고에서 이런 표현은 현재 상황에서 불필요한 논란을 일으킬 수 있으니 다른 것으로 순화되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 이런 내용들의 피드백들은 기본적으로 정무적 노력에 의한 것입니다.

    최고의사결정 그룹의 건전한 정무 감각과 노력만큼 회사에게 소중한 자산은 없습니다. 더 나아가 실무자 그룹의 디테일 한 정무적 검토 능력은 단연 이상적인 자산입니다. 정무적 감각과 검토를 건너뛴 후 기업 스스로 논란을 발생시키고 나서 “이런 논란은 상상하지 못했다” 이야기하지는 말아야 합니다. “이게 무슨 문제인가? 왜 이런 것으로 공격을 하나? 우리가 못 할 짓을 한 것은 아니잖은가?”하는 사후 불평은 이제 그만하자는 것입니다. 올해는 회사 내부에서 ‘정무 감각’이라는 개념에 대한 보다 깊이 있는 고민이 필요해 보입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논란이 예상되더라도 할 것은 해야 하지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자세히 말씀드리기 힘들지만, 최근 전사적 캠페인을 하나 진행했는데요. 이게 좀 사회적으로 민감한 논란을 만들었습니다. 내부적으로는 별문제 없다고 보아 시작한 것인데요. 그래서 미처 부정적 시각이 생길 것을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그래도 그냥 밀고 나가야 하겠지요?”

    컨설턴트의 답변

    일반적으로 기업의 특정 활동과 관련 해 사회적 논란이 발생 한 뒤 ‘미처 예상하지 못했다’는 해당 회사의 해명은 사실이 아닌 경우가 많습니다. 외부 메시지로서의 의미를 가질 뿐이죠. 만약 실제로 회사의 특정 활동으로 인한 사회적 논란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 한다면 이는 실무자나 담당 임원들의 사회성이나 전문성이 부족하다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대부분 회사들이 만드는 사회적 논란은 잠깐만 사전에 검토해 보았다면 일정 수준 이상 예상 가능했던 것들입니다. 그러면 왜 많은 회사들이 뻔히 예상되는 사회적 논란을 무릎 쓰고 특정 활동을 벌여 나갈까요?

    여러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일부에서는 사회적 논란은 예상되지만, 그렇게 크게 발전하기야 하겠나?하는 막연한 긍정 마인드를 가집니다. 그러고는 밀어 부칩니다. 또 일부는 사회적 논란이 발생하면 우리가 해명 하고 잘 관리 하면 될 것이라는 자신감을 가진 유형들입니다. 또 다른 유형은 논란이 발생하지 않으면 계속 해당 활동을 해 나가고, 논란이 발생하면 바로 접어 버리자 하는 복불복 마인드를 가집니다.

    가장 문제인 유형은 논란이 발생해도 어쩔 수 없다. 중요한 것이니 밀어 부치고 문제가 생기면 그 때가서 보자 하는 배짱형입니다. 사회적 논란에 대한 위협을 그렇게 크게 평가하지 않는 것이지요. 일부는 여론을 만만하게 보기도 합니다. 중요한 일에는 어느 정도 소란이 생긴다는 생각을 하는 분들도 사내에 존재하죠.

    일단 논란의 여지가 있는 회사의 활동이 시작됩니다. 실무진들은 계속 환경을 모니터링하지요. 그러다가 생각지도 못했던 하나의 단초가 만들어 집니다. 갑작스럽게 해당 활동의 문제를 지적하는 작은 여론들이 여기 저기 생겨 나기 시작하죠. ‘올 것이 오나 보다…’하는 상황에서 바로 눈깜짝할 사이에 광풍이 몰아 칩니다.

    이런 기업에 대해 언론에서는 항상 이런 질문을 합니다. “이런 활동들이 사회적으로 논란을 불러 일으킬 것에 대해서는 내부적으로 예상하지 못했던 것인가요?” 이 질문에 십중팔구 기업들은 이렇게 답변합니다. “미처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저희도 당황스럽습니다.” 또는 “선의를 가지고 시작한 일이기 때문에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일부에서는 더욱 기자를 당황스럽게 하는 대응을 합니다. “이는 법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언론에서는 그 다음으로 이 논란이 되는 활동들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묻습니다. “사회적으로 논란이 된 이 마당에 지속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해당 활동을 일단 중지하겠습니다.”라고 바로 꼬리를 내리는 기업도 있습니다. 차라리 이런 기업은 그나마 여론의 비판을 어느정도 피해 나갈 수 있습니다.

    일부는 “내부적으로나 법적으로 봐도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취지도 비판 받는 것처럼 그런 취지가 아닙니다. 상황을 예의주시 하면서 해당 활동은 지속해 나갈 예정입니다.”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기도 합니다. 막상 시작한 활동을 소란이 생긴다고 바로 접어버리게 되면, 유죄나 책임을 인정하는 것처럼 보이게 될까 두려운 것입니다. 아주 일부에서는 사회적 여론을 폄하 하면서 그에 맞서려는 최고의사결정자들의 의중도 나타납니다. 아무튼 사내적으로 큰 고민에 빠지게 됩니다.

    해결책은 단순합니다. 미리 사회적 논란이 예상되면 해당 활동을 하지 않거나, 논란을 방지할 수 있는 장치나 수정을 기하면 됩니다. 미리 예상하지 못했다는 말은 이제 그만해야 합니다. 거짓말이라면 더더욱 하지 않아야 합니다. 논란이 생길 일을 구태여 만드는 것이 비즈니스라고 생각하기는 힘듭니다. 불필요하고 소모적인 논란이라면 더더욱 경계할 필요가 있습니다.

    기업 내부에 있는 최고의사결정그룹과 실무자들이 보다 건전한 사회성을 키워야 하는 환경이 되었습니다. 사회적 이슈들에 대한 민감성 또한 극대화 시킬 필요가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최고의사결정자께서 사업 검토를 하실 때 여론적 민감성이나 사회적 논란 발생 가능성들을 두루 두루 타진해 보신 뒤 최종 결정을 하시면 좋겠습니다. 임원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비판적인 시각을 여로모로 적용해 보고 문제가 생길 부분을 실무차원에서 사전에 찾아내게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보다 여론을 두려워하실 필요가 있습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법적으로만 문제 없으면 되지 않아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한 언론에서 우리 회사와 관련 한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그런데 이게 법적으로는 아무 이상이 없는 것이거든요. 물론 일부 국민들이 볼 때에는 민감하게 받아들일 수 있긴 한데요. 기본적으로 법적 문제가 없는데도 여기 저기에서 기사화 하는 건 너무 하는 것 아닌가요?”

    컨설턴트의 답변

    기업이 사회에서 기업 시민으로 태어나 성장하고 그 성장을 유지해 나갈 때에는, 일반 시민들과 같이 항상 지켜야 하는 사회적 룰이 있습니다. 일반 시민들이 지켜야 하는 법, 윤리, 도덕, 에티켓, 매너 등등과 더불어 기업 시민들은 더욱 더 높은 수준의 사회적 공익을 함께 추구해야 하는 의무가 있다고 봅니다.

    그러나 많은 기업들은 기업을 경영하는 데 있어서 ‘법’을 가장 중요한 의사결정의 핵심으로 봅니다. 일단 법은 지키지 않으면 그에 따른 처벌이 따르는 것이라 더욱 더 기업측에서는 신경을 쓸 수 밖에 없습니다. 일부 법을 지키지 않고 사업을 편법으로 영위해 나가는 기업들의 경우에는 여기에서 일단 논외로 합니다.

    기업 시민의 관점에서 볼 때 기업이 법적 책임을 다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것’입니다. 기업 스스로도 법을 지키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것이라는 공감대가 있을 것이고, 또 있어야 합니다. 기업을 둘러싼 사회적 논란이나 위기가 발생 했을 때 해당 기업이 최소한의 ‘법’을 지키지 않아 왔다는 것이 드러나게 되면, 그 기업은 상황을 관리할 수 없게 됩니다. 따라서 기업이 법을 지켰다는 것은 기본이면서 당연한 행동이 됩니다. 이 의미는 사회적 논란이 발생했을 때 ‘우리는 법을 지킨 것’이라 강조하는 것이 별반 차별화 요소로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이라는 것입니다.

    그 다음은 법적 책임을 넘어서 여론적인 책임까지 아우르는 기업이 있을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떳떳한 것’입니다. 법적으로나 여론적으로 별반 논란의 여지가 적기 때문입니다. 물론 법을 지켰다고 해도, 그 해석이나 적용에 따라 논란이 일부 발생할 수는 있습니다. 여론적인 측면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런 경우에는 해당 기업이 그간 기록과 입장을 기반으로 이슈나 위기관리가 가능합니다. 상황에 따라 이슈 및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이 얼마나 전략적으로 실행되는가에 따라 성공 가능성은 더욱 높아집니다. 이런 경우 사회적 논란이 발생했을 때 “우리는 이런 측면에서 법과 여론의 책임을 다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는 입장을 견지할 수 있습니다. 많은 부분에서 정상을 참작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생길 수 있습니다.

    기업 시민 관점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기업은 법적, 여론적인 책임은 물론, 그보다 훨씬 높은 사회적 기준을 자체적으로 준수하고 있는 기업입니다. 이런 경우에는 사회적으로 논란이 발생될 가능성이 희박함은 물론, 기업 구성원들이 가지는 자긍심은 극대화됩니다. 우리는 사회적으로 모든 책임을 다하고 있으며, 그를 상회하는 기준을 준수하고 있다고 자랑할 수 있게 됩니다. 말 그대로 이 수준은 ‘당당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 사회적 논란이 발생하게 되면 위기를 기회로 반전시킬 수 있는 상황이 도래 할 수도 있습니다. “우리는 모든 기준들보다 훨씬 높은 이런 기준을 가지고 문제를 해결해 왔다”는 입장을 견지하면서 자사의 높은 기준과 여러 사회적 고려 수준들을 강조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와 관련 한 커뮤니케이션이 유효하게 진행되면, 공중들은 당연히 해당 기업에게 점수를 줄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문제는 기업이 법적 기준만을 겨우 지켜 놓고, “떳떳하다”거나 “당당하다”고 이야기하는 경우입니다. 이는 대부분 ‘로펌’이나 ‘법무부서’에서 주장하는 바와 일치 합니다. ‘이런 이런 부분은 법적으로 아무런 하자가 없다’는 주장을 기반으로 “우리 회사는 법을 지켰기 때문에 아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견지하게 되는 것이죠. 사회적 수용성에는 별반 신경을 쓰지 않는 아주 위험한 발상입니다. 물론 최고경영진들의 입장에서는 아주 단호하고 심플해 보이니 해당 의견에 의지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우리나라에는 ‘법 위에 국민정서법이 있다’라는 농담도 하긴 합니다. 그러나 이런 상황은 해외 선진국들에서도 사실 마찬가지입니다. 법을 지키고, 여론적인 책임을 다하고, 그보다 훨씬 높은 자체적인 기준을 잘 관리하고 유지해 나가는 기업이 사회적으로 성공한 기업이라 평가 받기 때문입니다. 성공한 기업에서 더욱 존경 받는 기업이 되는 방법이 바로 그런 과정과 단계를 거치게 된다는 의미입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청문회 단상_2016년 12월 6일. 국정농단 청문회

    법적 그리고 여론적 취약성이 존재하는 상황. 청문회.

    법적 취약성을 적절히 커버하면서 동시에 여론의 합리적 의심까지를 관리해야 하는 부담.

    가장 좋은 답변은 이 둘을 동시 충족시키는 것이어야 하지만, 대부분은 법적 취약성 커버에 더 현실적 우선순위를 둘 수 밖에 없음. (둘 다 충족시킬 수 있는 답이란 어쩌면 존재하지 않는 경우일 수도 있음. 풀 길티 선언 이외에는…)

    순서에 있어서도 법적 논란이 먼저 해소되어야 여론 관리에 있어서도 여유가 생김. 반대로 여론 관리를 우선 순위에 두게 되면 법적 대응 여지가 상당부분 제한될 수 있음. (풀 길티 선언 후 선처를 구하지 않는 이상)

    이런 특수 환경에서 대부분의 답변자가 택하는 포지션은 ‘바보’와 ‘악당’의 양대 포지션 중 ‘바보’의 포지션임. 이 포지션은 유효시 법 및 여론상 비판과 책임을 두루 감소시키는 경향이 있음.

    특히 ‘바보’ 포지션에 의거한 핵심 메시지들은 답변자가 암기 전달하기 비교적 용이하고, 답변자가 최대한 질의자의 의도를 통제할 수 있음.

    “아닙니다”
    “모르겠습니다”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단, ‘바보’ 포지션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청자들이 그 포지션에 대해 상식적이고 합리적인 이해가 가능해야 함. 그 이해가 충분히 형성되어야 기술적으로 ‘바보’ 포지션은 공감 받을 수 있음.

    문제는 상당히 많은 답변자들이 ‘바보’ 포지션을 유지하려 하면서도 그 포지션에 대한 상식적, 합리적 이해를 도모하지 못한다는 것임. 무조건 모르쇠나 꼬리 자르기 등등으로 비추어지게 되니 문제.

    어제와 같은 청문회에서 어떤 답변이 옳은 것이었냐 하는 질문에는 답이 없음. 그 옳다라는 정의가 어느 편에서 내려져야 하는가에 대한 전제가 필요하기 때문임.

    답변자들의 입장에서 어제의 청문회 답변은 대부분 적절한 것들이었음.

    질문자인 의원들의 입장에서는 별반 임팩트 있는 스턴트가 나오지 않아서 그렇게 큰 성과를 거두었다고는 할 수 없겠음. (질문들이 수준 낮았음)

    대부분의 청자인 국민들의 입장에서는 답답하고 황당할 뿐 별반 기대하던 답이 아니라 실망스러웠을 것임.

    청문회란 항상 그런 것이라고 봄. 특히 답변자 입장에서는 실수하지 않고, 흥분하지 않고, 준비된 핵심 메시지에서만 머무르고, 끝까지 체력과 멘탈 관리에만 이상이 없었으면 항상 지지 않은 게임 이라 볼 수 있음.

    P.S. 단, 한가지 이번 청문회에서 답변자들에게 아쉬운 점은…논란에 직접 해당하지 않는 일반적 경영 정보나 의사결정 프로세스에 대해서도 적절한 팩트를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의 답변들을 한 점임. 전략적 ‘바보’ 포지션은 결코 ‘무능’과 동의가 아님.

  • 비선(秘線)에 의한 위기관리라뇨?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얼마 전 모 규제기관이 저희 회사를 조사 중이라는 첩보가 입수되었습니다. 그래서 내부적으로 관련 부서들이 사실을 확인하려 노력하는 동시에 조사 대비를 개시했습니다. 그런데, 대표께서 아무일 없을 것이라 자신하시더군요. 이게 말로만 듣던 비선(秘線)에 의한 위기관리일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실제 대기업은 물론 중견이나 일부 중소기업에게 까지 소위 말하는 ‘비선(秘線)’들은 실제로 존재합니다. 비선(秘線)이라는 의미는 일반적으로 ‘몰래 맺고 있는 관계’를 뜻하는데요. 위기관리 관점에서 좀 더 알기 쉽게 이야기하면 ‘공식 위기관리 매뉴얼에 적시되지 않은 인사나 조직이 위기를 관리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비선의 유형은 생각보다 다양합니다. 일반적으로 ‘사외이사’, ‘고문’ ‘자문’ 등의 비상근 인사들도 그 일종입니다. 그나마 이들은 대부분 특정 관련 분야에 전문성이나 명성 그리고 커넥션들을 보유하고 있는 분들입니다.

    다른 비선 유형으로는 전혀 회사와는 인연이 없어 보이는 ‘오너의 지인’들도 해당합니다. 수면 하에서 움직이는 유형들인데요. 전현직 사법기관이나 규제기관장, 정치인, 언론인들이 주로 이에 해당합니다. 아예 그 배경이 미스터리인 분들도 있습니다. 그런 분들은 물론 전직 인사라고 해도 실제 그 이름이 밖으로 드러나는 것을 원하지 않는 특징들이 많습니다.

    또 다른 비선 유형으로는 지인들로부터 소개 받은 외부 전문가 그룹인 경우도 있습니다. 이 경우는 일반적으로 일정 시간이 흐르면 내부 임직원들에 의해 그 존재가 알려지곤 합니다. 사내 위기관리 조직과 갈등이나 충돌이 벌어지기도 하죠. 때때로 중간지점에서 협업이 시도되기도 하고요.

    이 비선들이 실제 활동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당연히 그런 전적들이 있으니 회사 최고의사결정자들이 신뢰하는 것이죠. 사실 위기관리에 있어서 가장 성공적인 대응은 위기 자체를 사전에 방지 차단해 버리는 것입니다. 그런 면에 있어서 일부 강력한 비선은 그 효력을 발휘하곤 합니다.

    그러나 비선에 의한 위기관리는 그보다는 훨씬 더 많은 문제를 야기합니다. 첫 번째 가장 큰 문제는 ‘위기 시 공식 조직의 위기관리를 무력화 또는 활동을 제한시키는 결과’를 만든다는 것입니다. 비선이 움직이면, 항상 공식 위기관리 조직들과 활동이 상호 충돌하거나, 오버랩 되는 상황이 벌어집니다. 때대로 반대로 움직이기도 합니다. 공식 조직은 움츠려 들게 마련입니다. 위기대응의 의사결정 프로세스에서도 공식 조직은 종종 무시됩니다. 동력을 상실하게 됩니다. 공식 조직이 표류하게 되는 것이죠.

    비선의 두 번째 문제는 위기관리의 투명성을 제한하게 되는 것입니다. 가장 큰 문제가 위기관리 예산의 문제입니다. 법적으로도 문제가 될 수 있는 예산들이 투입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투명하거나 합법적인 예산 활용이 불가능합니다. 전략에도 투명성이 없습니다. 무언가는 진행되는 데, 공식적으로 회사 조직에서 전달할 수 있는 메시지도 빈약하고 불투명해집니다. 주요 이해관계자들이 볼 때 그 회사는 불투명한 위기관리 주체가 됩니다.

    비선의 세 번째 문제는 위기관리 실패 시 책임에 대한 것입니다. 당연히 위기관리 과정에서 투명성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그에 대한 평가도 불가능합니다. 실제로 비선이 움직여서 문제가 해결 된 것인지, 아니면 다른 변수가 작용한 것인지 판단할 수가 없습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실패 했을 때 비선보다는 가만히 있었던 공식 조직이 그 실패의 책임을 지게 되는 경우입니다.

    마지막 비선의 문제는 사내 공식 위기관리 조직의 역량 성장을 막고, 중장기적으로 파괴한다는 것입니다. 어떤 문제가 발생해도 ‘비선’만을 신임하는 오너나 대표이사가 있다면, 공식 조직은 그 존재가치를 상실하게 됩니다. 가끔 홍보실장들이 모이면 “우리 홍보실은 별 힘이 없어요. 위기 시 오너나 대표이사를 만날 수도 없어요. 그들이 홍보실 의견을 듣지 않아요.” 하는 하소연들을 하곤 합니다. 공식 조직인 홍보실은 최고의사결정자들에게 ‘신임’ 받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반대로 오너나 대표이사들은 또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우리 홍보실은 엉터리에요. 전략도 없고. 허구한날 기자들 접대나 하는 사람들인 걸요.” 이쯤 되면 이는 상호간의 문제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비선이 설치게 되기 좋은 토양이 되는 것입니다.

    가장 좋은 환경은 오너나 대표이사가 사내에서 공식적인 위기관리 조직을 키워 지속가능 한 체계로 위기를 관리해 나가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는 것입니다. 더 좋은 환경은 그에 더해 현존하는 공식 위기관리 조직들이 최고의사결정자들에게 완전하게 신임 받을 수 있도록 평시 역량을 발휘하는 것입니다. 비선은 항상 그 사이를 노립니다. 빈자리를 채우려 하는 것이죠.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위기를 어떻게 보느냐에 대해 말이 많은데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 제품에서 일부 문제가 있어 리콜을 결정했습니다. 해당 제품을 사용하다 화상을 입은 고객들이 생겼거든요. 내부에서는 이 이슈가 제품하자다 또는 악의 없는 실수다 하구요. 한편에서는 이건 안전 문제다 라고 이야기하거든요. 내부적으로 이런 논란이 있는데 어째야 하나요?”

    컨설턴트의 답변

    위기가 발생했을 때 근본적으로 위기관리 성패를 좌우하는 아주 중요한 의사결정 주제가 있습니다. 바로 그것이 해당 상황에 대한 정확한 ‘정의 내리기(define)’입니다. 일반적으로 최고의사결정그룹이 내리게 되는 이 정의(definition)는 향후 전개될 위기관리 근간을 이르게 되므로 아주 중요한 핵심 중 핵심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질문에서 보면 리콜을 이야기하셨는데요. 해당 리콜 원인과 상황을 정확하게 분석 해 보시기 바랍니다. 해당 리콜의 원인이 사용자 불만, 사용자 불편, 일부 기능의 오작동, 소비자들의 정서적/감정적 불만이나 불안 등이 원인인가요? 그렇다면 이는 ‘소비자 불만’ 또는 ‘제품 단순 하자’로 해당 위기를 정의하시면 되겠습니다. 이런 내부 정의가 결정되고 공유되면 그에 따른 정해진 리콜 프로세스와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하시면 됩니다.

    반면에 해당 리콜이 소비자 안전 사고, 제품 위해성 논란, 실제 신체적 피해 발생이 상황적으로 발생한다면, 이는 ‘소비자 안전 위기’로 정의하는 게 더 적절해 보입니다. 당연히 우선 소비자 안전을 확보해 줄 수 있는 신속한 조치는 필수가 되겠지요. 리콜 프로세스 진행에 있어서도 보다 전격적이고 적극적인 리콜 활동이 필요할 것입니다. 리콜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도 보다 잦은 소비자 안전 커뮤니케이션과 리콜 참여 독려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합니다.

    앞의 위기 정의와는 완전하게 다른 대응 기반이 필요한 것이죠. 일반적으로 위기관리에 있어서 이러한 초기 ‘정의 내리기’에 혼선이 있거나, 일방적 정의가 내려지거나, 정의를 내리지 못한 채 먼저 대응에 나서거나 하게 되면 큰 문제들이 발생합니다.

    어떻게 해당 위기를 정의 내리는 가에는 물론 지난한 상황 파악 과정과 내부 토론이 전제되어야 할 것입니다. 이 상황을 어떻게 바라보는가 하는 것에는 기준이 있을 수 있습니다. 기업의 철학과 주요 핵심 가치에 연결을 해 보면 좀더 확실한 시각이 정리 될 수 있습니다.

    해당 문제 상황이 품질에 대한 것인지, 서비스에 대한 것인지, 소비자 불만에 대한 것인지, 소비자 안전에 대한 것인지, 전혀 근거 없는 루머에 대한 것인지, 공격적인 이해관계자에 의한 것인지, 기업 정체성에 관한 것인지, 기업 거버넌스와 관련 된 것인지, 사회적 감정이나 공분과 연계된 것인지 등등을 정확하게 분석해서 현 상황을 정의 해 보아야 합니다.

    이런 위기에 대한 정의 내리기에는 당연히 내부시각을 포함 해 외부 시각이 균형 있게 포함되어야 할 것입니다. 가족 이야기에 비유 해 보아도, 큰 아이가 학교에서 문제를 일으켰다고 하면 당연히 그 아이의 아버지와 어머니는 가족 내부 시각에서만 해당 사건을 바라 볼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우리 아이가 원래 좀 성격이 다혈질이라서 이해를 해야 하는데…’ ‘우리 아이는 절대 남이 먼저 때리기 전에는 남을 때리는 법은 없는 아이인데…’ 이런 내부적 생각에 주로 의지하게 된다는 거죠.

    이럴 때는 아이를 중간자적 입장에서 보아온 선생님이나 다른 친한 친구들의 시각이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자신의 아이에게서 직접 보지 못했던 부분이나 다른 사람들이 자신의 아이를 보면서 어떤 생각과 평가를 내리고 있는지 알게 되면 보다 나은 상황 판단이 될 수 있겠습니다.

    외부 위기관리 카운슬을 평시에 유지 관리하는 것은 많은 유명 기업들에게는 일반적 체계가 되고 있습니다. 위기가 발생했을 때 해당 상황에 대한 외부의 관점을 신속하게 내부 의사결정에 일부 반영하여 균형을 맞추는 노력을 하기 위해서입니다. 외부 카운슬의 이야기를 많이 듣게 되면 해당 위기에 대한 보다 정확한 정의를 내리는 것이 가능합니다. 이 노력이 반복되다 보면, 점점 더 신속한 의사결정 역량이 강화됩니다.

    위기관리는 한 회사 내부에서만 이루어지는 ‘찻잔 속의 태풍’이 아닙니다. 수많은 외부 이해관계자들과의 게임입니다. 당연히 외부 이해관계자들의 시각에 해당 기업의 눈높이를 맞추어야 합니다. ‘우리는 이렇게 정의하고 있는데, 저 사람들은 왜 우리에게 이래라 저래라 하는 거지?’ ‘우리가 볼 때 별 것 아닌데 왜 저렇게 난리들일까?’ ‘뭐가 뭔지 헷갈리는 군. 누군가 배후 세력이 있는 거 아닐까?’ 이런 오해들이 일어난다면, 그건 해당 위기 상황에 대한 올바른 정의가 내부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증거입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위기관리 자문의 성패는 어떻게 갈리나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지난번 저희 회사에서 문제가 발생 해 당시 모 펌으로부터 위기관리 자문을 받아 보았습니다. 근데 그 성과나 내부 반응이 별로 좋지 않았거든요. 사실 위기가 발생하면 좀 경험 있고 시각이 넓은 외부 자문이 절실한데, 어떻게 해야 좀 더 나은 자문을 얻어 낼 수 있을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위기관리 자문에서 그 성패를 좌우하는 핵심들 중 하나는 의사결정권자와 해당 위기관리 자문사간의 ‘거리’에 있다고 봅니다. 저희의 많은 경험에서도 클라이언트 내부의 최고 의사결정권자와 자문사간의 거리는 항상 중요한 성공 기준이었다고 기억됩니다.

    거의 유사한 유형의 기업 위기관리 두 케이스를 동시에 진행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A라는 회사에서는 직접 회장께서 저희 자문사를 불러 상황 설명을 해 주시고, 의견을 물으시고, 적절한 대응 전략과 방안을 지시하시면서 비교적 신속하고 정확한 위기관리 실행들이 진행되었습니다.

    사내에서 자문사를 관리하는 임원도 자문사와 함께 회장님 및 주요 핵심 임원 미팅에 참석 해 의견을 청취하고 자문사와 연장해서 실행 논의를 하는 등 상당한 관여와 리더십을 보여주었지요. 이 케이스에서 최고의사결정권자 그룹과 자문사간의 거리는 ‘제로’에 가까웠습니다.

    반면 B라는 회사는 저희와 함께 일하는 실무그룹이 미팅 대상의 전부였습니다. 자문사가 상황을 정확하게 이해하는 데에도 상당한 시간 갭과 정보갭이 발생했습니다. 최고의사결정 그룹에서는 다 알고 있는 내용을 실무그룹은 상당부분 모르고 있었고, 그 실무그룹만을 상대해야 하는 자문사에게는 더더욱 블라인드 스팟이 많았던 것입니다. 그 ‘거리’는 수백 킬로미터로 느껴졌습니다.

    신속하고 정확한 위기관리 자문은 이런 상황에서는 절대 불가능합니다. 심지어 실무그룹의 장도 사내 최고의사결정권자와 마주 앉는 것이 불가능했습니다. 최고의사결정그룹은 자신들이 외부 자문사를 사용하고 있다는 것도 모르는 듯 했습니다. 회사 위기관리에 있어 자문사로부터 별반 도움이 없었다고 평가하는 게 당연한 이야기였죠.

    외부 위기관리 자문사를 왜 사용해야 하는가 하는 질문들을 종종 받습니다. 기업 내부에 있는 자신들이 상황을 가장 잘 알고 대응 해 봤던 경험도 더 많아 보이는데, 외부에서 들어와 왈가왈부하는 것이 별로 도움이 될 것 같지 않다는 생각입니다. 일부 이해가 가기도 합니다. 실제로도 그럴 수도 있습니다.

    기업 내부에서 다양한 위기관리 실제 경험 했던 최고의사결정권자들이 모인 기업에게는 자문사가 별 필요가 없습니다. 그리고 위기관리 실행 임원들이 최고의사결정 그룹에게 직접 보고하고 어느 정도 정치적 발언권과 신뢰를 받고 있다면 더더욱 외부 자문은 필요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엄청난 위기관리 예산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도 마찬가지 입니다. 위기관리는 어찌 보면 돈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니까요.

    그러나 기업 내 최고의사결정그룹들 중 실제로 다양하고 유효한 위기관리 경험이 풍부한 그룹들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우선 기업이 대형 위기를 경험하는 빈도가 그리 잦지 않은데 원인이 있습니다. 20여년 동안 팀장과 임원을 거친 분도 그간 회사에게 닥친 대형 위기를 대여섯 번 이상 경험해 본 경우들도 흔치 않습니다. 그 각각에서도 단순 목격이나 실행단의 부분 대응 경험이 대부분입니다. 지금과 같은 위치에서 통합적 위기관리 의사결정을 해 본 적이 많지 않은 거죠.

    위기관리 대응을 책임지고 있는 임원들이나 팀장들은 어떻습니까? 내부적으로 최고의사결정그룹에 직접 연결되어 본 경우가 많지 않습니다. 사일로와 첩첩 산들에 둘러 쌓여 있죠. 당연히 최고의사결정자로부터 받는 신뢰의 수준이나 깊이도 제한될 수 있습니다. 최고의사결정권자가 과도하게 불안해 하는 경우들이 그런 경우들입니다. 실제 실행그룹의 역량이 매우 뛰어날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그 역량을 제대로 실행에 옮기기에는 많은 산을 넘어야 하니 문제입니다.

    외부로부터의 위기관리 자문은 역량 있는 실행그룹이 자신들이 하고 싶은 말과 전달하고픈 의견을 외부 전문가의 입을 빌어 최고의사결정권자에게 전달하는데 핵심이 있습니다. 이는 정치적 이슈도 아니고, 창피한 일도 아닙니다. 이런 외부 조력은 예상외로 역량 있는 내부 실행 그룹들이 더 적절하게 활용합니다. 자문사를 말 그대로 ‘제대로 활용’한다는 의미입니다.

    최고의사결정그룹의 위기관리 경험이나 인사이트도 부족하고, 실행그룹이 내부 최고의사결정그룹과 격리되어, 신뢰도 제한적임에도 홀로 무언가 해 보겠다는 생각이 어찌 보면 더 위험할 수 있습니다. 위기관리를 위해 자문사를 왜 활용해야 하는가에 대한 생각이 부족한 상태에서 ‘뭐든 해 주세요’라고 요청하는 것도 매우 위험합니다.

    간단하게 정리하면, 역량 있는 지혜로운 실무그룹이 외부 자문사를 쓸 때 성공 확률은 높아 집니다. 해당 실행그룹과 자문사가 직접 최고의사결정그룹에 참여하거나 자유롭게 대면 할 수 있어야 더더욱 위기관리 성공확률은 높아집니다. 예외는 거의 없습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위기 시 보고 체계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얼마 전 공장에 수해가 발생했는데요. 이 사실을 공장 총무팀장이 바로 대표이사에게 보고해 버렸습니다. 총무팀장은 주말이고 공장장이 부재중이라 바로 신속 보고 한 건데요. 본사 위기관리팀은 대표이사 보다 그 사실을 나중에 알아서 문제였죠. 보고 체계는 어떻게 규정해야 할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사실 위기관리 체계를 설계할 때 가장 고민 되는 부분들 중 하나가 위기 시 보고 체계입니다. 위기 시에는 해당 상황을 감지 한 최초 감지자가 생기게 되는데요. 그 최초 감지자가 위기 상황을 발견하고, 판단해서, 내부 전파 보고 하는 프로세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기본적으로는 최초 감지자는 가능한 빠른 시간 내에 (위기관리를 담당하는) 많은 직원들에게 해당 상황을 전파 보고한다는 규정이 있습니다.

    여기서 흔히 발생하는 고민은 첫째, 최초 감지자가 감지 발견 한 상황을 어떤 기준을 가지고 판단하는가 하는 부분입니다. 예를 들어 공장 알바생이 공장 뒤쪽 뜰에 물이 흥건하게 스며 들어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알바생은 그 곳에 원래 물이 고여 있는 것으로 생각하고 그냥 지나 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원래 물이 고여 있는 곳인데 그 상황을 재해라 생각하고 여럿에게 전파 할 수도 있습니다. 해당 알바생은 정확한 상황 판단기준을 가지지 못하기 마련입니다. 그렇다면, 발생 가능한 모든 상황에 대한 판단 기준을 설정해야 하는가 하는 의문이 생깁니다. 불가능한 것이죠.

    여기에서 원칙은 모든 이상 상황 또는 이상으로 판단되는 상황은 상위자에게 ‘일단 보고’한다는 것입니다. 판별 경험이 있는 상위자가 현장에 가서 상황을 점검하고 판별 하게 되는 것이죠. 만약 해당 상위자가 판별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면 관련 판별이 가능한 상위자들이 함께 판별 할 수 도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일단 보고’입니다.

    두 번째 고민은 최초 감지자나 판별자가 해당 상황을 누구 누구에게 전파해야 하는가 하는 점입니다. 질문과 같이 총무팀장이 바로 휴대폰을 들어 대표이사에게 보고 해야 하는가? 아니면 자신의 상위자에게 먼저 보고 해야 하는가? 아니면 동시에 상위자를 비롯해 위기관리팀 전원에게 보고해야 하는가? 하는 고민이 생깁니다. 어떤 게 더 나은 보고 체계일까요?

    여기에서 핵심은 ‘가능한 동시에 많은 대상으로’ 입니다. 요즘에는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툴들이 위기 보고 체계에 활용되기 때문에 단체카톡방이나 메신저, SMS 등등으로 동시 보고 가능합니다. 단선 보고 시 장점은 보다 안정적인 보고 내용에 있습니다. 그러나 물리적으로 많은 시간이 걸린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동시 보고의 경우 보고 내용에 있어 정리된 안전성은 담보 될 수 없습니다. 하지만, 대표이사를 비롯한 위기관리팀이 해당 상황을 신속히 공유 받게 된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따라서 감지 발견된 상황을 현장 상위자가 즉시 판별 하고, 그 상황발생 내용과 최초 대응 내용을 1보 형식으로 ‘동시 전파’하는 것을 권장합니다. 그 대상은 우선 위기관리팀에 규정된 임직원들이 됩니다. 그 1보를 접한 위기관리팀장은 현장 담당직원들을 통해 해당 상황을 충분하게 이해하고, 필요 시 대표이사 보고와 허락을 얻어 위기관리팀을 소집하는 프로세스를 따르곤 합니다. 1보 전파는 현장, 2차 대표이사 보고와 대응팀 가동은 위기관리팀장이 실행하는 단계적 체계입니다.

    위기 시 보고 체계에서 세 번째 고민은 대표이사의 위기 상황 인지 이후 단계입니다. 위기 상황 정보를 접한 대표이사는 대부분 고위 임원들에게 해당 상황에 대한 내용과 대응 방안들을 묻게 됩니다. 이 시점에 충분히 해당 상황을 파악하고 있지 못한 임원들이 있으면 문제가 됩니다. 윗 질문에서도 그랬던 상황이고요.

    여기에서 대표이사가 따라야 하는 원칙은 개인적 1대 1 커뮤니케이션은 위기 시 가능한 지양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위기관리팀이 이미 내부에 체계화 되어 있다면, 위기관리팀장을 통해 위기관리팀을 소집하게 하고, 그 위기관리팀의 파악 내용을 대표이사가 360도 청취 이해하는 것입니다. 1대 1로 진행하는 부분적 파악 노력보다 안정적일 뿐 아니라 대응을 위한 공유에 있어서도 물리적 시간이 절약 됩니다. 한마디로 ‘재빨리 마주 앉기’를 실행하는 것이죠.

    위기 가 발생되면 그 이후 모든 대응 활동은 ‘정치적인 활동’으로 그 성질이 변화합니다. 보고라인에서 소외된 임원이 나올 수 있습니다. 대표이사가 알고 있는 사항을 중요 임원들은 모르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 반대 상황도 가능하고요. 일선 직원이 무지하게 별 것 아닌 상황을 최상위까지 전파해 버려 혼란을 야기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런 모든 상황은 대표이사가 ‘체계가 안정화되는 과정’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지속 개선관리 해 나갈 필요가 있습니다. 위기 상황을 사후 또 다른 정치적 위기들로 양산할 수 있는 내부 문화가 있다면 그를 먼저 개선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쌓아 놓은 명성이 위기관리에 도움이 되겠죠?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가 이번 위기를 겪으면서 많은 걸 깨달았습니다. 그간 불우이웃도 돕고 몇몇 CSR을 해왔는데요. 앞으로는 위기관리 치원에서도 평소 좋은 일들을 많이 해야겠다 생각합니다. 전문가들이 평소 쌓아놓은 명성이 위기관리에 도움이 된다고 하던데요?”

    컨설턴트의 답변

    한가지 정확하게 정리하고 싶은 게 있습니다. 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말씀하신 명성(Reputation)과는 다른 의미입니다. CSR 활동을 많이 하면 회사의 명성이 좋아 지지 않겠느냐 하시는 것 같은데, 꼭 그런 인과관계가 확실하게 존재한다고 볼 수도 없습니다.

    회사가 가진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평소 활동들은 분명 의미가 있습니다. 그러나, 위기관리 관점에서 평소 기업이 강조해 오던 사회적 책임이라는 가치는 해당 기업에게 보다 훌륭한 위기관리를 기대하게 만드는 측면이 있습니다. 쉽게 말해 “저 회사는 좋은 일들을 많이 했으니, 좋은 회사일거야. 그래서 당연히 이번 큰 문제에 대해서도 훌륭하게 대응 하겠지” 이런 기대를 만든다는 것입니다.

    물론 평소 훌륭한 활동을 많이 한 기업이 위기가 발생 한 직후에도 훌륭하게 대응한다면 그보다 더 좋은 결과는 없을 것입니다.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이기도 합니다. 문제는 평소에는 훌륭한 일을 하던 기업이 위기가 발생하자 그렇지 못한 대응을 하면 발생합니다.

    예를 들어 ‘하나 뿐인 지구’임을 강조하며 친환경적인 여러 캠페인을 해 온 기업이 있다고 가정 해 보시죠. 지속적으로 하천을 살리는 운동을 하며 쓰레기를 수거하고, 녹색 하천을 위해 깨끗해진 하천들에 자연 어류들을 방생 합니다. 미래 후손들이 마실 물임을 강조하면서 하천 정화 운동에 매년 수십억 원씩을 기부하곤 합니다. 당연히 많은 공중들이 해당 기업을 ‘친환경 기업’ ‘하천환경에 철학이 있는 기업’으로 기억하게 될 겁니다.

    그런 회사의 한 지역 공장에서 공정상 관리되던 독극물이 원인을 알 수 없는 이유로 인근 하천으로 대량 유출 돼 버립니다. 치명적 위기가 발생한 거죠. 이럴 때 해당 기업은 어떤 수준으로 대응해야 할까요? 어떤 태도로 대응해야 해당 위기가 관리 될까요?

    분명한 것은 기존에 지구환경, 깨끗한 하천, 미래 우리 아이들이 마셔야 할 물…등등에 대한 가치를 강조하지 않았던 기업의 위기관리 보다는 훨씬 나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해당 위기를 그들 보다 훨씬 더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더 신속하게 해결책을 찾아, 더 수위 높게 대응해야 할 겁니다. 공중들의 시각에서는 그게 당연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만약 해당 위기관리에 헛점이 있었거나, 주저함이나, 면피성 대응이 있기라도 했다면 공중들의 반응은 엄청나게 부정적으로 변할 것입니다. “그렇게 하천 정화에 대해 이야기 많이 하더구먼, 자사 공장 내 독극물 관리는 형편이 없었다니, 황당하군” “지구를 위해 어떤 일도 마다 않겠다고 하던 회사가 독극물을 하천으로 흘려 보내고서는 3일간 쉬쉬했다니…” “이 회사가 미래 아이들이 마실 물이라고 강조 하지 않았었나? 그 물을 이 지경을 만들어 놓고 배상에는 주저하는 게 무슨 일이지?” 이런 반응이 당연하게 발생할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말씀 드리면, 위기관리에 부담이 될 터이니 평소 CSR이나 명성관리 등은 하지 마십시오 하는 이야기는 절대 아닙니다. 대신 일관성을 가지라는 것입니다. 진정성이라고도 하지요. 평소와 위기 시 판단기준이나 철학이 달라지면 절대 안 된다는 의미입니다.

    ‘위기가 발생하면 의사결정자들이 한 방에 모여 회사의 철학이 쓰여있는 액자를 먼저 바라보라’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평소 우리가 무슨 말을 해 왔고, 어떤 가치를 강조해 왔는지를 기억해 보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가치에 따라 위기 시 의사결정 하라는 의미입니다. 그렇게 해야 보다 성공적인 위기관리가 가능하다는 가르침입니다.

    훌륭한 CSR 활동을 해 왔고, 여러모로 좋은 명성을 쌓아 왔다면, 그 기존 가치에 따라 위기관리 체계와 의사결정 프로세스도 평소 관리하는 것이 맞습니다. 그렇지 못한 기업들 보다 훨씬 더 많이 그리고 자주 위기 발생 가능성을 들여다보고, 민감하게 위기를 감지, 방지, 완화 하는 작업들에 투자해야 합니다. ‘훌륭한 기업이 훌륭한 위기관리를 한다.’ 그래야 이 큰 가치가 실현됩니다. 우리가 얼핏 생각하듯 훌륭한 일을 많이 하면 위기가 발생해도 어느 정도 정상을 참작 받을 수 있겠지 이런 단순한 생각은 오히려 위험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