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그] 실무자 조언

  • VIP와 관련 된 의혹이 불거졌는데 어쩌죠?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검찰에서 A회사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인데요. 그 회사와 저희 VIP가 관계가 조금 있으신 모양입니다. VIP께서는 관련한 의혹이 억울하다는 입장인데요. 회사 차원에서 이 의혹을 좀 확실하게 털어내는 커뮤니케이션을 해야 하지 않을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일단 개념을 다시 정리해 보시지요. 해당 의혹이 회사와 관련된 사업적 의혹인 경우인가요? 아니면 VIP의 개인적 관련 의혹인가요? 만약 회사와 관련된 사업적 의혹이라면 회사 홍보팀이 창구가 되어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에는 문제가 없습니다. 하지만, VIP의 개인적 의혹이라면 회사 홍보팀이 창구 역할이 되는 것에는 기본적으로 문제가 있습니다.

    종종 국내 기업들에서 VIP가 오너인 경우 VIP의 아주 개인적 의혹에도 회사 차원의 커뮤니케이션이 이루어지곤 합니다. 오너 개인과 법인의 이슈를 분리하지 않는 관행입니다. 그 개인이 오너이기 때문이라고 할지라도 정상적인 관여는 아니라고 보여집니다.

    특히, 위 질문과 같이 자사 이슈가 아니고 VIP께서 현재 조사 대상인 A사와의 개인적 관여 의혹에 대한 것이라면 더더욱 회사 차원의 개입은 위험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홍보팀이나 관련 위기관리를 담당하는 팀에서는 어떤 대응을 해야 할까요? 사실 “이번 이슈는 VIP 개인 이슈입니다. VIP께서 이슈관리 대행사를 고용하시면서 개인적으로 대응하시죠. 저희 회사차원에서는 개입하지 않겠습니다”라고 VIP에게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이 누가 있겠습니까?

    회사 차원에서는 가능한 그런 경우 VIP에게 ‘침묵’을 조언해야 합니다. 사법적으로 의혹의 대상이 되었을 때는 실제 사법기관의 조사를 위한 요청을 받기 전까지는 침묵하시는 것이 좀더 안전합니다. 일부 언론 기사를 통해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 해도, 개개적 대응과 장황한 해명 보다는 침묵을 유지하시는 것이 자신을 위해 낫다는 것을 지속 조언해야 합니다.

    가능한 빠른 시간 내에 VIP께서는 사법기관 조사에 대응하기 위해 법적 자문을 받으시고 변호사 선임준비를 하시는 편이 낫습니다. 물론 그 의혹이 단순 의혹으로 끝난다면 다행입니다. 하지만 사법기관에서 그 의혹을 조사하기 위해 출두 요청을 해오는 경우 적극적으로 대응 할 수 있도록 미리 준비를 하시는 것이 좋다는 의미입니다.

    더욱 주의해야 할 것은 회사의 홍보팀입니다. 기자들에게 여러 질문을 받고 취재를 받고 하니 “이 의혹에 대해서 우리도 무언가 확실하게 해명 해야 하지 않을까?”하는 생각들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확실하게 해명하자’는 충정심(?)은 이해합니다. 하지만, 그 해명 활동은 더욱 더 사법기관의 주목을 끄는 밑밥이 되곤 하니 문제입니다. 마치 “여기 좀 더 봐주세요. 저희 VIP는 아무 잘 못이 없는걸요? 지금 오해하고 계시는 거예요!”하는 결과가 될 가능성이 많습니다.

    법적 문제는 법적인 절차와 대응을 통해 푸는 것이 기본이라는 생각을 하셔야 합니다. 커뮤니케이션적인 문제는 커뮤니케이션적인 절차와 대응을 통해 푸는 것도 기본입니다. 이해관계자 관점에서도 기본은 동일합니다. 고객과 관련된 이슈는 고객을 중심으로 푸는 것이 맞습니다. 직원은 직원을 중심으로, 언론은 언론을 중심으로, 거래처는 거래처를 중심으로 푸는 것이 기본입니다.

    문제가 커지거나 장기화 되는 경우는 고객과 관련된 이슈를 관리한다고 언론을 동원하는 경우입니다. 언론관련 이슈를 관리하기 위해서 검찰과 법원을 동원하는 경우입니다. 거래처를 관리하기 위해서 다른 이해관계자를 활용하는 경우도 한번 상상해 보시죠. 닭 잡는 데 소 잡는 칼을 쓴다고도 하지요. 접근 방식이 잘 못된 케이스들입니다.

    사법기관의 수사과정에서 어떻게라도 의혹 선상에 올라 있다면 ‘침묵’하십시오. 언론을 대상으로 하는 커뮤니케이션으로 별반 얻을 것이 없습니다. 홍보팀은 일단 뒤로 빠지고, 법무팀이나 VIP가 고용한 로펌이 대응을 준비할 수 있도록 지원하십시오. 관련 이슈에 대한 대외 커뮤니케이션은 메시지 하나 하나를 관리하면서 전반적으로 로우 프로파일하는 포지션을 선택하십시오.

    무조건 나가서 떠들며 소리지르는 것이 홍보팀의 역할은 아닙니다. 전략에 따라 상황에 따라 하이 프로파일 할 것인지, 로우 프로파일 할 것인지를 고민해 선택하는 것이 당연합니다. 일선 대응에 있어 스스로 통제 하는 대신, 내부적으로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를 VIP에게 조언하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 VIP 자신에게 개인적으로 연락 해 오는 기자들에게는 어떤 답을 해야 하는가? VIP인 내가 억울해 미치겠는데, 이 억울함을 어느 정도 풀 수 있는 방법은 없겠는가? VIP께서 참고인 자격으로 검찰 출두 요청을 받으셨는데 이 경우 출두 당시 기자들에게는 무어라고 이야기해야 하는가? 어떤 절차에 따라 현장에서 기자들과 이야기하고, 어떤 모습으로 청사에 입장해야 하는가? 이런 절실한 질문들에 대해 적절한 답변과 조언 그리고 활동 지원에 집중해야 하겠습니다. 이는 곧 동중정(動中靜)의 준비를 의미합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전략적 침묵도 필요한 거 아닌가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 제품에 최초 이상이 발견된 게 작년 이맘때입니다. 기술팀에 의하면 해당 문제 해결이 쉽지 않은데, 고객 컴플레인은 계속 이어지고 있어 문제입니다. 해당 제품을 접는 것은 현 상황에서 불가능하고요. 수가 없으니 언론에서 문제를 제기하면 전략적 침묵으로 대응해 볼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전략적 침묵이란 정의는 “커뮤니케이션 해야 할 때가 오면 즉각 개입할 수 있도록 모든 준비를 완료하고 개입시점을 가늠하고 있는 상황”을 의미합니다. 여기에서 핵심 포인트는 ‘모든 준비를 완료하고’가 됩니다. 대부분 전략적 침묵을 ‘상황이 나아질 때까지 아무런 커뮤니케이션도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혼동하는데 문제는 그 차이에 있습니다.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에서 전략적 침묵이라는 개념은 이상과 같습니다. 그 외 전략적 침묵이라는 개념은 다음과 같은 상황에서만 ‘일부’ 유효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첫 번째, 법적으로 자사에게 유리한 팩트들이 극히 제한되는 경우입니다. “성실하게 조사에 임하겠습니다” 같은 검찰출두 커뮤니케이션이 바로 그런 전략적 침묵을 의미합니다. 사법기관이 수사중인 상황에 대해서 왈가왈부 미리 떠들어 보았자, 유리할게 없는 경우 전략적 침묵이 일부 유효하다 볼 수 있습니다.

    두 번째, 시장 루머와 관련된 경우입니다. 근거 없는 루머, 어이없고 황당한 루머, 아주 민감한 M&A관련 루머 등에 일일이 대응 하고, 구체적 해명을 하다 보면 더욱 부정적으로 진전될 수 있는 상황에 적용됩니다. 이 때 “코멘트 할 것이 없습니다” “구체적으로 답변드릴 가치를 느끼지 못합니다”는 형식의 전략적 침묵이 있겠습니다.

    세 번째, 발생 이슈가 핵심 이해관계자들에게 별반 영향을 주지 못하는 수준에서의 전략적 침묵입니다. 해당 제품에 문제가 생겼습니다. 관련 컴플레인 고객이 소규모고, 그 컴플레인 수준도 별반 심각하지 않습니다. 이 경우 전략적 침묵은 일부 유효한 대응이 됩니다. 물론 원점관리 차원에서 문제를 해결하는 노력이 병행되어야겠지요. 아주 사소한(?) 문제를 가지고 대대적으로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이 적절한 상황이 아닐 때 적용됩니다.

    네 번째, 내 외부 상황이 최근 급격히 변화하고 있어서, 해당 이슈에도 상당한 수준의 변화가 예상되는 경우입니다. 불미스러운 이슈가 발생했고, 그와 관련 일부 이해관계자 인지가 발생했습니다. 하지만, 우연히 국가적으로 더욱 더 큰 이슈가 여기저기 발생해 자사 이슈가 상대적으로 묻히는 경우입니다. 이때 ‘날 좀 보소~”같은 오버 커뮤니케이션은 자제한다는 대응입니다.

    어려운 것은 이상과 같이 전략적 침묵이 일부 또는 상당수준 유효한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를 칼로 자르듯 정확히 판별하기가 힘들다는 점입니다. 시장 루머 같은 경우도 최초 전략적 침묵을 하다 보니 점점 루머를 실제로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많아져, 부랴 부랴 해명하고 관련 커뮤니케이션에 집중해도 루머가 사라지지 않는 그런 경우가 많습니다. 그 때가서 “왜 최초 전략적 침묵을 했습니까? 그 때 바로 대대적으로 해명하는 것이 더 나았을 텐데요..”하는 조언은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무조건 처음부터 커뮤니케이션 하고 나가야 한다면서 ‘초전박살론’만을 조언하는 것도 실제 현장에서는 적절하지 않은 조언입니다. 스스로 떠들어서 문제를 더욱 심각하게 만드는 실수들도 꽤 되기 때문입니다. 특히 위에서 설명한 제한된 상황이라면 오히려 전략적 침묵을 조언하는 것이 좀 더 합리적이고 전략적으로 보여집니다.

    다시 최초 조언으로 돌아가면, 전략적 침묵이냐 적극적 커뮤니케이션이냐 하는 판단은 지속적 상황 변화에 맡겨야 한다는 것이 올바른 조언이라 생각합니다. 보다 중요한 것은 ‘모든 준비를 다 완료하고 개입 시점을 가늠하는 노력’이 선행되는 것입니다. 최초 전략적 침묵이 유효했지만, 상황변화에 따라 더 이상 전략적 침묵이 유효하지 않은 상황이 왔다면 ‘바로’ 개입해 준비된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것이 정석입니다.

    전략적 침묵으로 실패한 케이스들을 보면 공통점이 있습니다. 최초 일부 의사결정권자의 감에 의지해 전략적 침묵을 선택합니다. 그 후 상황변화를 적절하게 따라가지 못하고 최초 침묵을 그대로 유지합니다. 그러다가 상황이 악화되어 무언가 커뮤니케이션 해야만 하는 상황이 오면, 그 때부터 커뮤니케이션을 준비하기 시작합니다. 당연히 때는 때대로 놓치고, 커뮤니케이션 효과는 전혀 보지 못하고 맙니다. 그와 함께 최초 전략적 침묵에 대해 ‘쉬쉬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최악의 위기관리 결과를 얻게 되는 거죠. 모든 준비를 완료하고 개입 시점을 가늠하는 것. 그것만이 전략적 침묵입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이해관계자 모니터링에 위기관리 답이 있다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위기가 발생했을 때 대부분의 기업은 ‘모니터링(monitoring)’이라는 활동을 개시한다. 평시 진행하던 ‘모니터링’ 활동을 더 강화하고, 그 대상을 확장하고, 보고 공유 빈도를 늘리는 조치들을 취한다. 현장에서 위기관리 활동을 진행하다 보면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업무들 중 절반은 모니터링이라 느껴질 정도다. 모니터링 없이 위기관리 없다는 이야기까지 한다.

    최근에는 위기관리팀에게 온라인 및 소셜미디어 모니터링 업무까지 더해졌다. 상황발생 시 정확하게 온라인 및 소셜미디어 여론을 읽어 내지 못하면 상황을 오판해 헛다리를 짚는 실수를 저지를 수 있기 때문에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일부 기업에서는 홍보실 직원들이 하루 종일 온라인과 소셜미디어 채널들을 돌아다니면서 자사 이슈관련 내용들을 수동으로 수집해 정리하기도 한다. 대기업에서는 에이전시를 활용하거나,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을 설계해 기계적인 자동 수집과 분석 활동을 벌이기도 한다. 물론 이 경우에도 사람(실무자 또는 전문가)의 손은 필요하다.

    위기 발생시 매우 중요한 모니터링 업무. 어떻게 업그레이드 되어야 더욱 더 성공적인 결과를 창출해 낼 수 있을까? 몇 가지 조언을 정리해 본다.

    첫째, 모니터링은 ‘감시’ 목적을 넘어 ‘리스닝’ 목적으로 업그레이드 하자

    “현재 시간 기준으로 부정기사 12건, 중립기사 10건으로 부정기사 비율이 급격하게 늘어났습니다. 그 중에는 OO일보, OO경제 등 주요 일간지가 포함되어 있으며…” 이런 보고를 받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 보고를 받는 CEO와 임원들은 항상 그렇듯 별반 반응이 없다. 그리고는 이렇게 코멘트 한다. “왜 OO일보를 못 막았지? 거긴 좀 막아야 하는 거 아닌가?” 이런 대화가 오갈 뿐이다. 위기관리에 별반 도움이 되는 인사이트는 나오지 않는다.

    모니터링은 지금까지 수십 년간 그런 목적과 용도로 활용되어 왔다. 어떤 매체가 부정기사를 썼는지, 그리고 그걸 홍보실은 어떻게 핸들링 했는지 보고하기 위해 모니터링 해 왔다. 단순하게 그 목적을 이야기 하자면 ‘감시(watch)’가 주목적이었던 것이다. 좋게 말해서는 ‘경보(alert)’의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지만, 결국은 그것도 ‘개입하기 위한 감시’가 원래 목적이었다.

    이제는 예전과 같이 감시 목적의 모니터링만으로는 충분한 위기관리 활동으로서의 업무 가치를 발휘 할 수 없게 되었다. “우리를 비판 하는 언론들의 주요 논점은 무엇인가?” “이번 상황 발생 후 온라인에서 우리를 주로 비판하는 공중들의 주장들은 무엇인가?” “우리가 어떻게 해야 이 상황을 관리 해 나갈 수 있을지 모니터링을 통해 좀 옵션을 정리해 볼 수 있을까?” 이런 경영진의 질문에 답변하기 위해서는 기존 감시 목적의 모니터링은 시급히 리스닝 체계로 개선되고 업그레이드 되어야 한다.

    둘째, 모니터링을 통해 살아 움직이는 이해관계자들의 의견 변화를 따라가 보자

    위기관리 현장에서 CEO가 가장 많이 궁금해 하는 것 중 하나가 ‘개입 싯점의 확정’이다. “현재 상황이 안 좋은 것 같아 보이기는 하는데, 우리 회사가 공개적으로 상황에 개입하는 것을 언제로 확정해야 하는 건가요?”하는 질문이 제일 답하기 어렵다. CEO에게 실무자들은 어떻게 답해야 할 것인가? ‘바로 지금’이라 답할 것인 것인가? ‘내일 아침 정도’라고 답하면 될까? ‘그냥 일단 좀 더 두고 보시죠’라고 조언할 것인가? 고민이 될 것이다.

    물론 위기관리에 있어 정확하게 이상적 ‘개입 시점’을 확정하기에는 큰 무리가 따른다. 하지만, CEO가 알고 싶은 것은 ‘현재 좌표’다. 공중이 해당 문제를 인식하고, 자신의 의견을 수립하고, 그것이 사회적 공분 형성과 여러 적대적 활동으로 전개되는 프로세스 상에서 현재 자사가 어느 지점에 처해 있는가 하는 ‘좌표’ 말이다. 그리고 구체적으로 어떤 조짐이 보이면 자사가 전략적 침묵을 깨고 전격 개입 해야 하는가에 대한 ‘기준’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지속적인 온라인 및 오프라인 이해관계자 트레킹은 이런 CEO의 질문에 대한 많은 답을 제공해 줄 수 있다. 공중들의 관심과 의견들 그리고 부정적 의견 표출 빈도들이 얼마나 성장하고 있는지를 트레킹을 통해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정기 분석결과를 보고 이전과 현재 기간 동안 어느 정도의 증가세를 나타내는지, 그리고 이 추세로 간다면 언제쯤 유의미한 개입 환경에 다다를 수 있는지는 트레킹이 없으면 정확한 의사결정이 불가능하다.

    “오전부터 부정 댓글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조금 분위기가 안 좋게 흘러가고 있는 건 틀림 없는 것 같습니다.” 이런 주관적 보고는 실제 현장에서 별 쓸모가 없다. 대신 “지난 6시간 동안 매 시간 별로 부정 댓글 수가 평균 5%P씩 증가하고 있는데, 이런 자연증가 추세로만 보아도 오늘 정오를 지나면 위험 수준에 다다를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 1시간 만에 30%P 가량 부정 의견들이 증가하고 있는데 이 이유는 OOO때문입니다. 이후 1-2시간내의 추이 변화를 더 보고 오후 3시경 개입 활동 개시를 결정 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이런 보다 구체적이고 신뢰를 줄 수 있는 수치를 베이스로 한 의사결정 지원이 필요하다. 따라서 이를 위한 보다 체계적인 모니터링 시스템이 운용되어야 하겠다.

    셋째, 모니터링을 통해서 위기를 풀어 나갈 정답을 찾자

    위기 시 모니터링은 ‘위기라는 시험에 대한 답안을 찾는 활동’이라 생각한다. 일단 자사에게 부정적 상황이 발생했을 때는 그 상황을 둘러싸고 영향을 끼치는 이해관계자들의 의견들이 1차로 모니터링 된다. 그 후 직간접적으로 사회적 여론을 형성하는 언론과 공중들의 의견들이 수집된다.

    그 후 일정 시간이 지나면 그 이해관계자들과 공중의 여론 속에서 하나 둘씩 답이 제안되기 시작한다. “이건 리콜 해야 하지 않나요?” “빨리 피해자들을 만나야 할 듯” “회사에서 사과해야죠” 이런 주문들이 모니터링을 통해 취합 되어야 한다.

    그 주문들 중 많은 사람들이 대부분 공감하는 주문은 회사에서 특별하게 주목해야 하는 해결책이라는 의미다. 이를 어떻게 받아들여 어떤 형식으로 풀어 내는가 하는 것이 기업의 위기관리 숙제인 셈이다.

    자칫 오해하기로 위기관리는 ‘(자사 스스로 답을 내야 하는) 주관식’이라 생각하는 경영자들이 있는데, 그렇지 않은 경우들이 더 많다. 모니터링을 통해 이해관계자들과 공중들의 주문을 분석해 읽다 보면 위기관리의 답은 ‘(공중들이 제안하는 답을 고르는) 객관식’이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다. 이를 위한 모니터링 해석 체계에 대한 업그레이드 또한 필요하다.

    마지막, 위기관리 실행에 대한 평가 또한 모니터링을 통해 가능하다.

    CEO들은 위기관리 중반이 넘어가면 항상 이런 질문을 한다. “우리가 지금까지 위기관리를 잘하고 있는 건가요?” “우리가 취한 조치가 적절한 것이었을까요?” “언제쯤 이 상황이 종료되었다고 판정할 수 있을까요?” “이 상황이 종료된 이후 언제쯤 다시 정상적 마케팅 및 영업 활동 개시가 가능할까요?” 이 모든 질문 또한 모니터링에서 답을 내 주어야 하는 주제다.

    위기관리 활동 직후부터 언론의 논조가 좋게 바뀐다거나, 온라인 및 소셜미디어 상에서 자사의 대응에 대한 평가가 일부라도 반전된다거나 하는 변화를 모니터링 해 분석해 나가야 한다. 이런 평가 목적의 모니터링이 없다면, 위기 관리는 가는 지팡이 하나만을 의지하고 험한 돌 밭을 걸어가는 장님의 형상이 되고 만다.

    대부분의 중요한 의사결정은 최고의사결정권자의 ‘감(感)’을 기반으로 이루어지는 게 사실이긴 하다. 하지만, 최고의사결정자는 그 이전에 나름 스스로 감(感)을 잡기 위해서 수 많은 의견들을 청취하고 분석 하게 마련이다.

    모든 모니터링 작업과 그 결과는 그러한 최고의사결정권자의 감을 형성하는데 가장 중요한 밑받침이 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리스닝 체계, 여론 트레킹 체계, 정답을 찾는 체계, 평가와 상황종결 판정 체계로의 업그레이드가 절실하다. 모니터링 체계 업그레이드 없이는 성공적인 위기관리가 점점 힘들게 되어 가기 때문이다.

  • 문제가 생기면 신속히 기자회견을 해야겠죠?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회사관련 큰 이슈가 발생해서 더 이상 침묵하면 안될 듯 한 상황이 발생되어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로펌의 조언대로 가능한 언론 커뮤니케이션을 피해왔는데요. 이제 더 이상 그럴 수는 없게 되었습니다. 빨리 기자회견을 열어 커뮤니케이션 해야 하겠지요?”

    컨설턴트의 답변

    기자회견 시점에 대한 결정은 여러 내부 이해관계자들이 함께 결정할 사항입니다. 점검과 고민 할 것들이 다양하게 전제되어 있습니다. ‘무조건 빨리’라는 주문은 전략적이지 않습니다. 질문 내용에서도 로펌의 자문을 얻어 당분간 로우 프로파일 하신 듯 한데, 언론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기자회견 시점에 대해서는 옳다 그르다 말씀드릴 수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슈가 발생 한 직후부터 상당 기간 동안 ‘노코멘트’가 유지 되었다면 문제는 있어 보입니다. 회사 내부에서 해당 상황에 대한 정확한 판단과 위기 대응을 위한 의사결정이 그 기간 동안 지연되어 침묵할 수 밖에 없었다면 그건 큰 문제입니다. 만약 그 기간이 ‘전략적 침묵’의 시간이었다면 몰라도, ‘무지나 무심함에 의한 침묵’ 또는 ‘혼란에 의한 실어(失語) 기간’이었다면 그건 위기관리 역량과 체계의 문제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신속하게 기자회견을 하기 전에도 좀 고민해 보아야 할 점이 있습니다. 가장 먼저 점검해 보아야 하는 것이 ‘해당 이슈 관련 주요 이해관계자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이 우선 진행되었는가?” 여부입니다. 만약 제품으로 인한 피해자가 존재 해 그들에 의해 이슈가 퍼지고 있다거나, 내부 고발자가 있어서 그 사람의 폭로에 의해 문제가 커지고 있다거나 하는 경우 더욱 고민해야 하는 부분이지요. 순서로는 그 이해관계자와 먼저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이 옳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와 기록을 가지고 기자회견을 통해 언론과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이 순서입니다.

    상당히 많은 기업들이 실제 위기관리라고 생각하면서 무조건 ‘언론 앞의 사과’를 우선시 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는 옳지 못한 순서입니다. 어떻게 서든 ‘원점관리’에 임해 해당 이슈나 위기로 고통 받고, 슬퍼하고, 힘들어 하고, 화 내는 주요 이해관계자들과 먼저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그렇게 해야 언론 커뮤니케이션은 더욱 더 효율적이 됩니다.

    기자회견을 위해 그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해당 이슈나 논란 그리고 주요 문제를 해결 할 수 있는 대책, 개선책, 재발방지책, 보상책들을 가능한 크게 많이 제시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합니다. 그냥 ‘사과’를 위한 행사로 기자회견을 생각하면 안됩니다. 기자회견을 통해 제시되는 해결책들은 해당 문제를 압도할 수 있는 수준의 것이어야 합니다. 단순히 형식적이거나 성의를 표현하는 정도의 수준으로는 위기관리에 성공하기 힘들다는 의미입니다.

    이와 함께 기자회견을 위해 사전에 준비되어야 하는 것은 모든 예상질문들에 대한 대비입니다. 이 준비 작업은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립니다. 미리 답변을 준비하는 업무만 해도 여러 절차와 검토를 층층이 거쳐야 겨우 완성 됩니다. 완성된 질문과 답변 내용을 대변인 역할을 해야 할 CEO에게 완전하게 이해 암기 시키는 것도 상당한 노력과 시간이 요구됩니다. 물론 사전 훈련이나 리허설도 매우 중요한 과정이 되겠습니다. “완전하게 준비 되지 않았으면 무대위로 올라가면 안 된다”는 조언을 기억하셔야 합니다.

    정리하면, 첫째, 언론보다 핵심 이해관계자들과 ‘먼저’ 커뮤니케이션 하십시오. 그리고 그 결과와 기록을 가지고 언론과 커뮤니케이션 하십시오. 이 순서를 정확하게 지키십시오. 이해관계자들이 언론을 통해 사과 메시지를 전달 받는 것은 진정한 의미의 위기관리가 아닙니다. 정확한 의미의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도 아닙니다.

    둘째, 압도적인 대책, 개선책, 재발방지책, 보상책을 제시하십시오. 어차피 최후에 결산해보면 소극적 해결책과 압도적 해결책 제시 시 각각의 전체과정에서 소요되는 비용과 부담간에는 별반 차이가 없습니다. 선제적으로 압도적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이 그나마 논란을 단축시킬 수 있는 전략입니다. 비용이나 부담을 피하고 싶어 논란을 장기화 시키다 보면 추가 비용이나 부담도 같이 기하급수로 늘어나는 법입니다. 잘 생각해 보십시오.

    셋째, 모든 예상질문들에 대해 완벽하게 준비해서 커뮤니케이션 하십시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기자회견이 또 다른 문제를 발아시키는 계기가 되는 불상사는 없어야 합니다. 이 모든 조언들은 두말하면 잔소리인 아주 당연한 것들입니다. 하지만, 일선에서 그리고 현장에서는 여러 이유로 인해 종종 부실하게 준비되거나, 일부 무시되는 주제들입니다. 위기관리에 실패하는 이유가 종종 거기에 있으니 문제라고 볼 수 있습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차세대 경영자들을 위한 이슈관리 가이드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국내 대형 그룹사들 내부에서는 각자 진행 수준의 차이가 있을 뿐 차세대 경영자에 대한 경영승계 준비와 실행 작업들이 꾸준히 이루어지고 있다. 오랜 기간 경영하셨던 회장님들이 점차 연로해 지시면서 30-40대 젊은 자제분들이 점차 수면위로 부상하고 있는 것도 그러한 준비와 실행들을 기반으로 하는 것이라 주목된다.

    최근 대형 로펌에는 ‘경영승계팀’이라는 내부 조직까지 만들어 대기업 내 경영승계 과정을 문제 없이 핸들링 하기 위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이와 같이 우리 홍보분야에서도 경영승계를 둘러싼 이슈관리 관점에서 차세대 경영자들을 위한 중장기 가이드라인이 있었으면 한다는 취지에서 몇 가지 핵심 포인트들을 정리해 본다.

    차세대 경영자들을 위한 이슈관리 가이드라인 1 : 현장에 집착하자

    필자가 접해본 대기업 차세대 예비 경영자들의 공통적 특징은 태어나서부터 현재까지 일반인들의 성장 환경과는 상당히 다른 환경을 접해왔고, 그것에 주로 익숙해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막상 기업을 경영하게 되면 이런 특수한 환경에 익숙해 있는 경영자는 일반 환경에서 자라난 경영자 보다 상대적으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을 수 밖에 없는 상황들이 대두된다.

    경영 상황이나 사회 현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경영 대상인 일반인들과 많은 다름이 있기 때문에 의사결정에 있어도 다름이 있을 수 밖에 없게 된다. 그 ‘다름’이란 임직원들을 비롯한 내 외부 이해관계자들에게 ‘예측 불가능’이라는 관점에서 해석된다. 이런 현상을 최대한 극복하기 위해 차세대 경영자들은 좀더 일반적 환경들에 대한 이해를 넓혀 나갈 필요가 있다.

    일반적 환경들에 대한 이해는 ‘현장에 대한 집착’이 있으면 상당부분 해결 될 수 있다. 많은 대기업 차세대 경영자들이 회장의 뜻에 따라 현장부서에서 일정기간 업무를 배우고 익히는 기간을 가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슈관리 관점에서도 차세대 젊은 경영자가 ‘현장’에서 실제로 회사 일을 도맡아 익히고 있다는 기록과 평판은 이후 자신에게 엄청난 자산이 된다. “해 봤습니까? 난 해 봤습니다.”라는 말처럼 차세대 경영자들에게 목마르고 필요한 자신감이 없을 것이다. 물론 ‘해보기’만 한 것을 넘어 ‘잘 했었다’는 말을 할 수 있어야겠다. 이를 기반으로 경영 일선에 임해 정기적으로 현장을 찾고, 현장에서 언론을 비롯한 이해관계자들을 만나고 커뮤니케이션 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중장기적인 이슈관리에 도움이 된다.

    차세대 경영자들을 위한 이슈관리 가이드라인 2: 정무적 감각을 키우자

    여론을 읽는 감각을 키워야 한다. 대부분의 대기업 차세대 경영자들을 일정 나이가 되면서부터 사회 각계 각층의 주요 인사들과 개인적 친분을 쌓고 교류한다. 그 대상들은 업계, 학계, 예술계, 정치계, 종교계 등에 걸쳐서 국내외로 다양하고 활발하다. 이들에게서 받는 상호간 인사이트와 코칭은 당연 차세대 경영자들에게는 피가 되고 살이 되는 귀한 가치를 지닌다. 하지만, 여기에서 한발자국 더 나아가서 ‘직접’ 여론을 읽는 연습과 경험에 집착해 보기를 권한다.

    최근에는 젊은 예비 경영자들이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주변인들과 커뮤니케이션 하고, 그 환경 속에서 여러 일반인들의 (제한된) 여론들을 접하는 데 익숙해 있다. 그 이전 세대보다 훨씬 열려 있는 커뮤니케이션 환경에 처해 있어 복 받은 세대라고도 볼 수 있다. 이런 자신의 경험을 기반으로 좀더 넓은 의미와 다양한 대상들을 통한 현실적 ‘여론 감각’을 키우는 노력을 해 볼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자신의 객관화’라는 수준 높은 경영 철학 경지에 오를 수 있음을 기억하자.

    자사에게 부정적 이슈가 발생했을 때 최고경영자의 뛰어난 정무 감각처럼 성공을 보장하는 자산이 없다. 최고경영자 스스로 여론을 잘 읽고 그에 기반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라는 가치 판단을 잘 할 수 있다면 그 기업은 이 사회 속에서 가치를 발할 수 밖에 없다. 곧 존경 받는 경영자가 되는 방법이다.

    차세대 경영자들을 위한 이슈관리 가이드라인 3: 직접 커뮤니케이션 하자

    경영 일선에 나선 차세대 경영자들 주변에는 당연 여러 필터들과 중개자들이 존재한다. 언론의 인터뷰를 걸러내거나 차단하는 홍보실이 존재한다. 규제기관이나 여러 협회의 요구를 걸러내고 차단하는 대관부서가 존재한다. 직원들과 노조 관계의 가운데에는 인사와 노무 부서들이 존재한다. 경영자가 되면 내 외부 어느 이해관계자라도 직접 경영자에게 접근 하거나 소통하기 어려운 환경에 처하게 된다.

    이런 환경이 나쁘다거나 개선되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모든 기업에게는 당연한 체계다. 단, 차세대 경영자들의 경우에는 핵심 이해관계자와의 직접 커뮤니케이션을 굳이 피하지만은 말았으면 한다. 예전에는 경영자들의 신비로움이 경영에 오히려 득이 되고 신화(myth)의 주제가 되는 시대였다. 사회, 문화, 미디어 환경이 그걸 원했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현재는 다르다. 능력 있는 경영자는 앞으로 나와 직접 커뮤니케이션 한다. (흥미로운 것은 현재 대형 그룹의 창업주들 중에서는 ‘젊으셨을 때’ 기자들과의 스킨십을 즐기는 분이 많았다는 점이다.)

    이슈관리 관점에서도 최고 경영자가 전략을 기반으로 핵심 이해관계자와 직접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은 생각보다 문제를 쉽게 푸는 단초가 된다. 최근 회사와 관련 한 사고 현장에 직접 나타나 고개 숙여 사과 하고, 피해자들의 빈소를 찾는 경영자가 보이기 시작했다. 기자회견을 열어 고개를 숙이고 개선과 재발방지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전국민들에게 피력하는 리더십도 눈에 띄기 시작했다. 좋은 일이 있을 때는 직접 커뮤니케이션 하고, 나쁜 일이 있을 때는 커뮤니케이션을 차단하는 포지션은 절대 피해야 한다. 일관성을 가지고 맑은 날이나 궂은 날이나 꾸준히 실천 하다 보면 그 모든 것이 경영자 자신의 브랜드가 된다.

    차세대 경영자들을 위한 이슈관리 가이드라인 4: 주변 직원들의 조언을 믿고 듣자

    앞에서 제안했던 ‘직접 커뮤니케이션 하라’는 가이드가 일부 경영자들에게는 ‘(매번) 직접 나가 커뮤니케이션 하라’라던가 또는 ‘그 통로를 담당하는 부서를 배제하라’는 것처럼 해석될 여지가 있지만 절대 아니다. 그렇지 않다. 인간 개인의 커뮤니케이션은 자발적 의지로 홀로 결정하여 진행하는 것이 될 수 있지만, 경영자의 커뮤니케이션은 집단의 의지로 여러 전문가가 함께 전략을 만들어(물론 리더의 의지가 많이 반영되지만) 진행되어야 옳다. 여기에서 커뮤니케이션 경영(communication management)라는 의미가 나오게 된다.

    ‘최고 경영자가 하는 모든 커뮤니케이션은 관리(management)되어야 한다’는 원칙을 항상 기억하자. 이를 위해 주변에서 오랜 기간 잔뼈가 굵은 전문 부서들의 조언에 귀를 기울이고, 그들에게 전략이 무엇이어야 하는지 조언을 구해 보자. 일부 대기업에서는 경영자가 외부 전문가에 대해서는 과대평가(over evaluation)하는 반면, 내부 전문 부서들에 대해서는 과소평가(under evaluation)하는 현상들이 존재한다.

    차세대 경영자들은 최소한 이런 습관들에서는 좀 더 자유로워 졌으면 한다. 일단 주변에 사람을 놓았으면 믿자. 처음부터 그 전문성을 믿을 수 없다면 아예 쓰지 말자. 세상에서 우리 회사에 대해 가장 많이 아는 사람들은 내 주변에 있는 이 사람들이라는 확신을 가져보자. 만약 외부 전문가의 조언이 추가적으로 필요하다면, 회사 내 전문 부서에게 전문적 추천을 받아 함께 하게 하자. 최고경영자 주변 팀은 항상 베스트여야 한다는 것에는 모두가 동의한다. 하지만, 일부 최고경영자들은 외부로 “우리 팀은 정말 형편없어”라고 이야기한다. 이러면 문제라는 이야기다.

    젊고 열정적이면서 전략적이기 까지 한 경영자보다 멋진 캐릭터가 없다. 그런 멋진 경영자들이 이끄는 한국의 기업들이 더욱 더 멋지고 세련되어 지기 바라는 국민들이 많다. 이전 우리 기업과 경영자들이 ‘성공’을 화두로 자신의 정체성을 커뮤니케이션 해 왔다면, 차세대 경영자들은 ‘멋진 성공’을 화두로 정체성을 가다듬어 나갔으면 한다.

    현장에서 직접 문제를 해결 해 주는 해결사의 ‘멋’, 여론을 읽고 정무적 판단 하에 세련되게 발휘되는 리더십의 ‘멋’, 직접 나서 커뮤니케이션 하고 공감하는 새로운 스킨십의 ‘멋’ 그리고 주변 직원들을 신뢰하고 그들의 전문성을 강조하는 역 팔로워쉽의 ‘멋’. 이런 새로운 ‘멋’들이 쌓이게 되면 차세대 경영자들은 이내 사회에서 새롭게 존경 받으며 ‘멋지게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 올바른 준비는 부실한 성과를 예방한다!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미국의 유명 미식축구선수인 챨리 배치(Charlie Batch)는 자신의 실적에 대한 비결을 설명하면서 이런 말을 했다. “Proper preparation prevents poor performance (올바른 준비는 부실한 성과를 예방합니다)” 이 모토는 다른 여러 유명 스포츠맨들에 의해서도 여러 번 강조된 성공 비결이다.

    위기관리에 있어서도 이 준비(preparation)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준비하지 않아 실패한 위기관리가 상당수 존재한다는 사실도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그럼에도 우리는 계속 준비하지 않는 이상한 선택을 하면서 위기를 맞이 한다. 말 그대로 알면서도 당하는 허망함을 계속 반복하는 것이다.

    왜 우리는 올바르게 준비하지 못할까? 왜 그럴까? 실제 위기를 맞은 기업 내부의 이야기들을 중심으로 그 이유들을 꼽아 보자.

    첫째 이유. 다가오는 위기에 대해 감지는 했지만, 이에 대해 준비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 놓기가 힘든 경우다. 심지어 사내에 ‘위기’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말자는 기업 문화도 존재하는 곳이 있다. 대표이사를 비롯해 고위 임원들은 자신들의 리더십이 ‘위기’와 연결되는 것에 심히 못 마땅해 한다. 일선에서 ‘분명히 이것이 문제가 될 것’이라는 감이 있어도 쉽사리 이에 대해 전사적 차원의 준비 의견을 내지 못하는 기업 문화가 성공적 준비에 걸림돌이라는 이야기다.

    두 번째 이유. 마땅히 준비할 수 있는 것이 없는 경우다. 기업 위기의 종류들이 여럿 있지만, 특히 우리나라에서 심각한 위기로 꼽히는 유형들에는 사실 해법이 없는 경우가 많다. 준비할 수 있는 것이 아예 없거나, 위기 발생을 전제로 준비 한다 해도 한계가 너무 많은 경우들도 있다. 위기의 속성이 자사의 분명한 책임이라던가, 어느 정도 의도를 가지고 발생시킨 유형이라던가, 위법적인 행위였거나 하는 것들일 때는 준비 자체가 별반 그 의미를 잃게 되니 문제다.

    세 번째 이유. 준비 해야 한다는 것은 알지만, 막상 준비를 어디부터 어디까지 해야 하는지 모르는 경우다. 여러 전문가들이 미리 대비하라고 조언은 많이 하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것들을 준비해야 하는지 리스트를 내놓거나, 가이드라인을 가지지 못했기 때문에 준비 자체가 난감한 경우다. 위기관리를 해야 하는 일선 직원들은 물론 대부분의 임원이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경험을 가지지 못한 경우도 있다. 쉽사리 믿을 만한 전문가 그룹과 협업 하기도 만만치 않고 시간은 흐르는데 딱히 방법이 없다.

    네 번째 이유. 준비 해야 한다고 하는데 그 준비의 정의가 서로 다른 경우다. 다가오는 위기를 감지했다면, 우선은 그 발생을 방지 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게 우선이라는 건 상식이다. 하지만, 모든 기업들이 그 방지 노력에 최선을 다하는 것은 아니다. 일단 방지책은 내부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발생 이후에 미봉책만을 ‘준비’로 정의하는 경우들이 있다. 이런 경우 대부분의 준비 내용은 ‘기사를 어떻게 막을 것인가?’ ‘부정적 기자들을 어떻게 집중 관리할 것인가?’ ‘온라인에서의 예상되는 문제들을 어떻게 희석하거나 밀어낼 것인가?’등과 같은 책략들에 집중 되어 있다.

    다섯 번째 이유. 준비 하긴 하는데 사내 각 부서들이 따로 따로 부서별 준비를 하는 경우다. 아예 준비가 없는 것 보다는 나은데, 실제 위기가 발생하면 부서간 협업이 힘들고, 준비된 대응들이 상충하여 문제를 더 키우는 경우들이다. 평소 사내에 존재하던 사일로(silo)가 그 모습을 그대로 드러내는 것이다. 누군가 그 사일로를 해체하고 각 부서들을 올바른 협업 체계로 지향시켜야 하는데 그런 리더십 조차 존재하지 않는 경우다.

    이렇게 다양한 ‘올바른 준비’의 걸림돌들이 존재한다 해도 기업 실무자들은 위기를 관리해야 한다. 가능한 것이라면 무엇이든 준비하는 것이 맞다. 그러면 어떤 것들을 주로 준비해야 할까? 가시화 되는 기업 위기에 대한 중요한 준비는 다음과 같다.

    첫째 준비. 위기관리 매뉴얼을 찾아 다시 공유하자. 위기관리 매뉴얼은 위기 시 대응 절차와 방식들을 잘 정리해 놓은 규정들이 들어 있다. 여기에서 정한 절차와 방식을 따라 위기관리를 제대로 실행하면 그 결과에 대해서는 추궁을 받지 않는다는 원칙도 있다. 사무실 책장 구석에 처박혀 있는 위기관리 매뉴얼이라도 다시 찾아 먼지를 털어내 보자. 이를 일단 주요 인력들에게 공유해 놓자.

    둘째 준비. 위기관리팀을 다시 지정해 보자. 어떤 인력들이 위기 발생 시 다 같이 힘을 모아야 하는지 미리 확인 해 보는 것이다. 운이 좋다면 대표이사가 담당 임원을 지정해 줄 수도 있다. 그 담당 임원을 중심으로 어떤 부서의 어떤 직원들로 위기관리팀을 구성해야 하는지 머리를 맞대어 보자. 일단 만나 미팅을 해 보는 것 자체만으로도 상당부분 준비는 시작된 것이다.

    셋째 준비. 다가오는 위기 유형을 잘 들여다 보고 필요한 위기관리 역량들을 위기관리팀의 기능과 연결 시켜 보자. 해당 위기가 일단 법적 이슈로 발아 된 것이라면, 가장 핵심적인 역량은 우선 법무팀과 로펌을 중심으로 개발되어야 맞다. 고객정보보안 이슈라면 정보보안 부서가, 안전사고문제라면 안전관리부서가, 제품품질 관련이라면 품질관련 부서가 그 기능을 다해 준비해야 한다. 각 위기유형에 따라 홍보부서와 법무부서, 대관부서, 재무부서 등이 지원 해야 하는 체계를 다듬어 준비하는 것이다.

    넷째 준비. 핵심 이해관계자들을 사전과 사후에 집중 관리하자. 이 또한 위기유형과 관련되어 있다. 해당 위기에 있어서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할 이해관계자가 어떤 그룹들인지 정확하게 분석해 놓자. 국회, 규제기관, 소비자, 직원과 가족, 피해자, 언론, NGO, 지역주민… 누가 핵심 이해관계자인지 미리 파악해 놓고, 가능한 사전과 사후에 관리할 수 있도록 접근 채널과 인력들을 준비해 보자.

    다섯째 준비. 해당 위기에 대해 정확하게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도록 커뮤니케이션 팩을 준비해 보자. 홍보팀만을 위한 커뮤니케이션팩이면 안 된다. 홍보팀만 알고 있는 커뮤니케이션 팩은 항상 취약하다. 개발은 홍보팀과 여러 관련 부서들이 함께 하고, 대표이사로부터 일선 직원들까지 공히 공유하고 이해되는 커뮤니케이션팩이어야 올바른 준비가 된다. 가능하다면 해당 커뮤니케이션 팩을 외부의 중립적인 전문가들에게도 검증 받아 보자. 또한 이를 기반으로 각 이해관계자별 대변인(창구) 역할을 할 핵심 인력들을 훈련해 놓자. 어떤 공격적인 질문과 논리적 공격을 받아도 준비된 메시지와 근거들을 자유자재로 제시하면서 커뮤니케이션을 관리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우자.

    여섯째 준비. 상황 모니터링 역량을 강화해 놓자. 미세하게 감지되는 움직임도 놓치지 않고 즉각 공유 보고 될 수 있도록 감지 기능의 민감성을 극대화 해 놓자. 공유와 보고 라인에 병목이나 스크리닝이 끼지 않도록 하자. 앞의 모든 것이 준비된 상태에서 감지 기능을 통해 들어온 유의미한 상황변화를 놓치지 말고, 때가 오면 기다렸다는 듯이 개입하는 것이다.

    일곱 번째 준비. 내부 인력들로 위기관리가 가능하다면 모르지만, 그렇지 못하다면 외부 조력 그룹들과 파트너십을 수립해 놓도록 하자. 보다 경험 많고, 제대로 위기를 관리해 본 많은 외부 기능들을 내부 위기관리팀과 통합해 놓으면 올바른 준비가 상당부분 완성된다. 이는 평소 고안되어야 하는 협업체계다. 위기관리는 기본적으로 단체전이다. 상당한 용병들이 포함된 단체전의 아트 그 자체다.

    마지막 준비. 위기관리 예산을 감안해 놓자. 보험이나 특별예산을 고안해 놓도록 하자. 그 예산이 압도적이라면 위기관리는 성공할 가능성이 많다. 빠르게 의사결정 할 수 있는 원동력도 예산에서 나오는 경우가 많다. 어느 정도 예산 수준에서 우리가 책임 질 수 있겠다는 감이 있으면 빠르게 단호한 결심이 가능하다. 일선 위기관리 실무를 하는 직원들도 선제적으로 관리업무들을 실행하게 된다. 당연히 부실한 성과는 많은 부분 예방될 수 있다.

    준비. 말은 쉽다. 하지만, 실제로 적절한 준비를 실행했던 기업들은 그리 많지 않다. 준비라는 의미의 실행이 분명 생각보다 어렵다는 의미다. 이 어려움을 우선 관리할 수 있어야 실제 위기도 관리할 수 있게 된다. 적절하게 준비되지 않으면 당연히 부실한 성과가 눈에 뻔하게 된다. 성공을 원한다면 무엇이든 해야 한다. 해내야 한다. 준비하자.

     

  • 부러워하느니 돌아가 그물을 짜는 게 낫다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중국 전한(前漢) 시대의 책 ‘회남자(淮南子)’에 이런 말이 나온다. ‘못에서 물고기를 보고 부러워하느니 돌아가서 그물을 짜는 게 낫다(臨淵羨魚不如退而結網).’ 학생이나 직장인 누구에게나 큰 교훈을 주는 말이다. 남의 떡이 커 보인다는 말도 있다. 요즘 유행어 ‘부러워하면 지는 거’라는 말과도 연결 된다. 그러지 말고 빨리 그 떡을 가지려 움직이라는 의미다.

    기업 위기관리에서도 이 ‘회남자’의 명언은 의미가 있다. 새해가 밝아 오니 또 기다렸다는 듯이 여기 저기 문제들이 생겨난다. 멀쩡한 회사들이 위기를 맞아 어쩔 줄 모르고 비틀거린다. 빠르게 대처는 한다고 했는데 그 효과가 나지 않으니 마구 덧칠 대응을 해 화를 키우는 곳들도 보인다. 초기 타이밍을 잘 잡아 커뮤니케이션 했는데, 그 메시지가 당황스러운 것이라 오히려 폭발적으로 문제가 된 회사도 보인다.

    제3자 입장에서 그 회사들을 평소 좋게 생각하던 많은 사람들은 이렇게 이야기한다. “어떻게 저런 회사가 지금까지 그리 승승장구해 왔을까?” “생각했던 것과는 달리 좀 이상한 회사인 걸. 이번 사태에 대응하는 모습을 보니 알겠어.” 사람들은 저 정도로 성공한 회사라면 아무리 문제가 크다고 해도 무언가 ‘적절한 대응’을 할 수 있으리라고 막연히 믿고 있는 것 같다. 일종의 기대감이다.

    기업 차원에서는 속이 끓는다. 외부에서 거는 기대는 큰 반면 사실 내부에서 들여다 보는 자신들의 준비상태나 체계는 별반 내세울 것이 없으니 그렇다. 매출은 수천억에서 수조를 지향하는 데 내부 위기관리 체계는 아주 창피한 수준인 곳들이 꽤 된다. 무언가 준비와 체계가 있어야 외부의 그 기대감을 일부라도 충족시키는데, 그 조차 힘든 상태인 것이다.

    실무자들에게 “왜 이렇게 큰 회사에서 위기관리 체계를 제대로 세우지 못했을까요?” 물어보자. 수많은 하소연들이 나온다. 매번 유사한 해프닝들이 내부에서 반복된다 한다. 사일로가 강한 조직이라 협업은커녕 지휘도 힘들다 한다. CEO가 위기 때 보이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불평도 나온다. 조직 구성원들 스스로가 관심이 없다는 지적도 한다. 관행이나 지시사항들이 많아 문제 소지들이 제거되지 않으니 우리가 별 수 있느냐는 탄식도 종종 나온다. 회사 내부로 무엇이 미처 안되어 있다면 당연 그 이유가 있겠지만, 이렇게 다양하고 광범위한 이유와 변명이 나오는 분야가 또 있나 싶다.

    그러면서 실무자들이 묻는 질문이 꼭 있다. “어디가 좀 잘하나요? “OO회사는 위기관리 시스템이 어떤가요?” “이번에 거기 그 회사가 위기관리를 좀 잘 한 것 같은데, 그쪽 체계는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 아세요?” 질문의 목적을 더 들어보면 이렇다. 잘하고 잘되는 기업들의 위기관리 체계들을 좀 벤치마킹해서 경영진들을 설득하기 위함이라고 한다. 일부는 자신들도 어떤 게 잘된 체계인지를 좀 알아야 그걸 흉내라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내심 이런 실무자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훌륭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무언가 해내고 싶은 열정이 있어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와 관련 해 재미있는 것은 여러 회사의 위기관리 체계를 ‘보고 배우기만’ 하는 회사들이 있다는 사실이다. 다른 회사 위기관리 매뉴얼을 여러 개 구해 그걸 보유하고 있는 실무자들도 만나 봤다. 사실 기업 위기관리 매뉴얼은 공식적으로 대외비인데 제3자가 어떻게 그걸 구해 가지고 자랑하고 있는지 당황스럽다. 심지어 경쟁사 매뉴얼까지 가지고 있는 회사도 있다. 그걸 모두 모아 놓고 있는 것은 좋은데, 막상 그 회사의 위기관리 체계는 십 년 전과 달라진 것이 별로 없다. 실무자가 공부만 하는 회사라는 느낌이 든다. “타사 위기관리 체계를 이해하는 것은 개인적 학습이지만, 그걸 자사에게 구현시키는 것은 정치력이 수반되어야 해 어렵다”며, “그래도 모르고 있는 것 보다는 낫지 않느냐”는 이야기도 들었다. 좋다.

    중국 고사들을 인용했으니 하나 더 해 보자. 우리가 잘아는 병법서 ‘손자병법’의 그 유명한 문장들이다.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 번을 싸워도 결코 위태롭지 않다(知彼知己 百戰不殆)’ 위기관리에서 이 보다 더 정확히 기업이 행해야 할 방향성을 기술한 말이 드물다. 여기서 ‘적(enemy)’이라면 우리 회사에게 다가올 부정적 이슈나 위기 상황이 될 수 있다. 그와 관련되어 있는 주요 ‘이해관계자(stakeholders)’를 알고 있다는 의미와도 통한다. 반면 ‘나(myself)’라는 의미는 그에 대응 할 수 있는 우리 회사의 위기관리 준비상태와 체계를 의미한다. 의사결정자들의 위기관리 리더십 역량과 일선 실무자 그룹들의 실행 역량, 예산, 관제 체계 등도 동시에 일컫는다.

    즉, 위기관리의 ‘우수성 이론’이랄 수도 있는 ‘위기를 잘 이해하고 그에 대해 잘 준비 해 좋은 체계를 가진 회사가 결국 위기관리도 잘한다’는 의미다. 잘 된 회사가 잘 한다. 아주 간단한 이론(?)이다. 이론은 간단해 보이는데 현실은 참 힘들고 복잡하다.

    손자병법의 그 이후 문장은 또 이렇게 연결된다. ‘적을 모르고 나만 알면 한 번 이기고 한 번은 진다(不知彼而知己 一勝一負).’ 이 말의 뜻은 ‘혹시 다가올 이슈나 위기와 관련 이해관계자들에 대해서는 모르는 회사라도, 사내 위기관리 준비나 체계를 어느 정도 키워 놓으면 승률은 반반’이라는 조언이다. 일부 실무자들에게는 약간 힘이 되는 말일 수도 있겠다. 그러나 어쨌든 내부적인 위기관리 역량은 키워야 한다니 고민은 비슷할 수도 있겠다.

    그 다음 문장은 또 이렇다. ‘적도 모르고 나도 모르면 싸울 때마다 반드시 진다(不知彼不知己 每戰必敗).’ 당연한 말이다. 아무것도 모르니 할 수 있는 것을 알 수 없다는 이야기다. 관심이라도 가져야 하는데, 그런 관심이 없으니 당할 수 밖에 없다. 이런 회사가 혹시 있을까 하는 ‘설마’ 의견이 있기도 한데, 정말이다. 이런 회사들이 있다. 가끔 언론이나 온라인을 통해 우리들을 깜짝 깜짝 놀라게 하는 회사들의 많은 퍼센테이지가 이런 회사들이었다.

    잘돼있는 사례와 회사들을 구경하는 것은 좋다. 위기관리 관점에서 반대로 잘 안되어 있는 회사들을 반면교사로 삼는 것도 아주 좋은 개선방식이다. ‘지피지기’에 있어 제대로 우리 스스로 해야 할 일을 찾아 보는 것도 아주 멋진 일이다. 이 모든 이야기들을 정리해 보자면, “못에서 물고기를 보고 부러워하느니 돌아가서 그물을 짜는 게 낫다(臨淵羨魚不如退而結網)”는 맨 서두의 말이 떠 오를 것이다.

    올해를 그물을 짜는 한 해를 만들어 보자. 더 이상 못에 옹기종기 앉아 물고기를 부러워하고 있을 필요도 없다. 우리 회사도 이제 그물을 만들어 제대로 된 위기관리 체계를 한번 잡아 보자. 그물도 좀더 촘촘하게 짜 만들어서 이제는 제대로 해 보자. 처음엔 그물이 낯설거나 만들어 보니 성길 수 있다. 하지만, 아예 그물을 만지지 않는 것 보다는 낫다. 작년까지 여러 해 반복적으로 하소연 했던 ‘안 되는 이유들’을 이제는 좀 등지고, 우선 되는 것들로라도 그물을 짜 보자.

    회사에 오래되어 방치된 그물이 있다면, 이번 기회에 찾아 손질을 해 보자. 여기 저기 뚫리고 좀이 쓸어 끊어진 그물이라면 여럿이 둘러 앉아 기워내 사용 가능한 그물로 재탄생 시켜보자. 그물을 기우거나 짜본 경험이 없다면 그물쟁이들을 구하거나 그들에게 배워 한 땀 한 땀 제대로 만들어 보자.

    올 한해 물고기가 부러워 구경하면서 시간 보내는 건 그만 해 보자. 진짜 그 물고기가 탐나고 잡기 원한다면 필히 그물을 만들어야 한다는 사실을 CEO와 전직원이 공감하는 한 해가 되었으면 한다. 아직도 물고기가 가득한 못을 구경만하고 있는 경쟁사들. 그들이 위기와 싸울 때 마다 모두 질 때(每戰必敗), 돌아가 튼튼한 그물을 짜낸 우리는 백 번을 싸워도 결코 위태롭지 않게 되어 보자(百戰不殆).

    가끔 업계 전체의 위기 상황이 발생했을 때 내부적으로 그물을 잘 짜 놓은 기업 내부에서 그렇지 못한 경쟁사들을 평하는 말을 듣게 된다. “그 회사들은 이런 생각을 못해요. 그럴 수 있는 데가 없어요.” 자신 있게 이런 말을 할 수 있는 좋은 그물을 짠 회사들이 더욱 많아 지기를 바란다.

  • 위기를 해결해 주겠다고 하던데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최근 회사에 큰 일이 생겨 언론에서 난리가 났는데요. 기사를 보고 도와주겠다는 회사와 전문가들이 연락을 많이 해 오더군요. 기사를 빼주겠다. 온라인을 깨끗이 청소 해 주겠다. 여러 군데서 위기관리를 해 주겠다고 해서 정신이 없었습니다. 이런 제안은 어떻게 하죠? 믿을 만 한가요?”

    컨설턴트의 답변

    회사에 위기가 발생해 언론을 통해 그 사실이 수면위로 떠오르면 당연히 많은 에이전시나 컨설턴트 심지어 변호사들과 로펌들로부터도 연락이 쏟아집니다. 평소 다양한 위기관리 경험을 가진 분들 개인도 최고의사결정자들과의 인맥을 동원 해 출사표를 던지지요. 아주 과감하고 적극적으로 보입니다.

    일정 기간 위기관리를 경험 해 본 실무자분들은 경험했겠지만, 위기 속성도 그렇고 위기관리라는 것 자체가 그리 장기전의 성격을 가지지는 못하는 게 현실입니다. 위기가 발생했을 때 초기 대응 즉 하루나 이틀간의 의사결정, 대응과 실질적 움직임이 전체 위기관리 성패의 90%를 좌우합니다.

    즉, 이 타임라인을 본다면 언론 기사를 보고 연락 해 오는 에이전시, 로펌, 컨설턴트들의 경우는 적절한 초기 조언이나 실행의 골든타임이 일단 지난 뒤 움직이는 전문가들인 셈입니다. 회사 실무자들이 그들을 만나고, 이야기를 나누어 본 후 팀워크를 만들고, 그들의 전략을 받아, 의사결정 하고, 실행에 연결 시키다 보면 이미 버스는 지나고 난 뒤가 되는 거죠.

    일단 환자와 병원의 비유를 한번 들어 볼까요? 기업에게 위기가 발생 해 언론을 통해 해당 사실이 불거져 버렸다는 것은 환자로 이야기하면 특정 질환이 중해져서 수술대에 오르지 않으면 생명까지 위태로운 상황이 돼 버린 것과 같습니다. 이때 환자 식구들은 여러 병원을 고민합니다. 당황하고 여기저기 좋은 병원과 의사 선생님들의 정보를 찾게 되지요. 시간은 계속 갑니다.

    한 병원에서 적극적으로 연락이 와서 자기 병원에서 수술을 집도 하겠다고 합니다. 다른 병원도 그러고요. 여기저기에서 앰블런스를 보냅니다. 여기저기 의사들을 만나보고 상담 해보고 하는 데 그 과정에서 진작 환자는 혼수상태에 빠져 버립니다. 큰일이죠. 일단 급한 마음에 한 병원이 괜찮은 것 같아서 환자를 실어 보내 수술을 준비하는데요. 이때부터도 상당한 시간이 걸립니다. 여러 사전 검사를 하고, 의사들끼리 수술 준비를 하고요. 수술 시간을 잡아서 메쓰를 쓰는 시간까지도 꽤 긴 시간이 흐릅니다. 환자는 더욱 더 혼수상태로 빠져듭니다. 근데 이 의사가 해당 수술을 잘하는 분이면 모르겠는데요, 사실은 잘 하지 못하는 분인 경우도 있습니다. 수술을 대충 마무리하거나, 중간에 못하겠다고 손 들어버리면 어떻게 될까요? 다른 병원의 다른 의사를 수술실에 조인시켜 볼까요? 중간에 다른 앰블런스를 불러 더 나은 병원으로 옮겨야 하나요?

    기업 위기관리도 이런 환자의 사정과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위기가 발생했을 때 연락 해 오는 에이전시나 컨설턴트에 의지할 수 밖에 없는 기업은 진정한 의미의 ‘준비’를 하지 않고 있었던 것입니다. 위기 때에는 항상 믿을 수 있는 전문가들과만 일해야 합니다. 그래도 성공할 확률이 그리 높지 않습니다.

    환자들이 평시 주치의와 대화하듯, 기업들도 마찬가지로 평소 함께 위기관리를 준비하고, 여러 번 위기를 함께 관리해 온 위기관리 주치의들과 위기관리를 하는 것이 맞습니다. 믿을 수 있는 위기관리 주치의들과 일하면서 발생한 위기의 성격에 따라 그 주치의의 조언을 받아 믿을 수 있는 전문가들을 더해가는 위기관리가 더 안정적입니다.

    이런 평시 주치의 시스템이 있으면, 위기가 발생했을 때에도 당황함 없이 초기 대응이 가능합니다. 아마 위기가 수면위로 떠오르기 전 미리 그 상황을 예측하고 상당한 수준의 대비를 하고 있을 가능성도 높습니다. 당연히 골든타임을 제대로 활용 가능하게 됩니다. 차근차근 여론의 흐름을 읽어 가면서 이해관계자들과 평시보다 훨씬 원활하게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게 됩니다.

    실무자들 차원에서도 위기관리 주치의 시스템을 가지고 있는 것이 위기 때 일하기 편합니다. CEO께서 처음 보는 컨설턴트를 데리고 대책회의에 들어가는 상황을 한번 상상해 보십시오. CEO께 컨설턴트를 소개 하고, 다른 임원들께도 인사 시키고 하는 과정 말입니다. 그 대신 이미 CEO와 임원들이 평시 트레이닝과 여러 일선 자문들을 통해 알고 친해진 컨설턴트들을 대책회의 때 부른다고 생각해 보시죠. 자연스럽게 원팀이 됩니다. 분위기와 결과가 다른 경험을 하게 됩니다. 위기가 발생했을 때 빨리 앰블런스를 부르는 것은 좋습니다. 단, 그 앰블런스가 주치의에게 가는 앰블런스라면 말입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대표님이 언론 기사를 모두 빼라는데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 회사에 좀 큰 문제가 발생했는데요. 대표님과 여러 고위 임원들께서 온라인에 올라오는 기사들을 왜 못 빼냐고 난리를 치십니다. 근데 기사가 하나 둘이 아니라 한 시간에도 여러 매체에서 수십 개 연속해서 올라 오는데 이걸 어떻게 뺄 수 있겠어요. 어떡해야 할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언론계나 커뮤니케이션 학계에서는 이미 반세기 그 이전부터 “미디어는 컨트롤 할 수 없다”고 못박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2016년을 사는 기업의 일부 리더들께서는 아직도 ‘미디어는 컨트롤 할 수 있다’고 믿는 분들이 계십니다. 놀라운 생각이죠.

    홍보를 하는 실무진들에게 물어도 이런 대답이 돌아옵니다. “물론 미디어를 컨트롤 할 수는 없죠, 하지만 최선을 다해서 다각도로 미디어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방법은 찾아야 합니다.” 이해는 됩니다. 홍보담당으로서 아무런 일도 하지 않고 가만히 앉아만 있을 수는 없다는 이야기겠지요.

    문제는 기업에 위기가 발생했을 때 목격되는 일종의 ‘타협’입니다. ‘미디어는 컨트롤 할 수 있다’고 믿는 경영진들과 “(미디어를 컨트롤 하기는 너무 힘들지만) 한번 해 보겠다” 답하는 실무자들의 타협입니다. 여기서부터 문제가 커집니다. 실무자들 스스로 ‘이 많은 기사들을 어떻게 빼야 하지? 내가 역량이 떨어지는 건 아닐까? 아는 지인들을 총동원해 어떻게든 기사들을 빼볼 수는 없을까?’하는 고민을 하게 됩니다.

    물론 최근에는 부실한 온라인 매체들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위기관리는 예산 싸움이다”라고 이야기하는 실무자들도 있습니다. 몇 백에서 몇 천만 원이면 기사 관리가 가능하다는 경험들을 이야기하는 실무자들도 있습니다. 그들의 시각에서는 분명 ‘미디어는 돈으로 컨트롤 되더라’는 생각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위기관리라는 큰 관점에서 볼 때 위기 발생 후 1천개의 부정 기사들 중 500개를 ‘예산 투입’을 통해 빼버렸다고 해서 그 위기가 관리 된 것인가는 한번 생각해 볼 일입니다. 합리적으로 생각해 현실적으로 회사에 어떤 도움이 되는 것인지 돌이켜 보라는 이야기입니다.

    위기 시 ‘미디어는 컨트롤 할 수 없다’는 것을 실무자 스스로 먼저 믿어야 합니다. 최소한 실무자들이라도 그런 강한 믿음을 가지고 있어야 실패의 타협을 피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기업 스스로 컨트롤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빨리 생각해 내십시오. 기업은 자사의 메시지를 컨트롤 할 수 있습니다. 자사의 행동을 컨트롤 할 수 있습니다. 자사의 직원들과 채널들과 예산을 컨트롤 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컨트롤 가능한 자산들을 전략적으로 컨트롤 하십시오. 그에 집중하십시오.

    빨리 부정적인 상황을 개선시킬 수 있는 내부 결단을 이끌어내십시오. 여러 이해관계자들에게 전달할 메시지들을 정리하십시오. 그리고 가용한 모든 채널들을 통해 자사의 메시지가 압도적인 SOV(메시지 점유율)를 가질 수 있도록 끊임없이 커뮤니케이션 하십시오. 필요하다면 리더가 나가 머리를 숙이십시오. 예산을 기사를 빼는데 집중하기 보다 문제를 해결해 개선시키는 데 투입하십시오. 모든 컨트롤 가능한 것들을 빠른 시간 내에 컨트롤 하십시오. 그게 우선이자 최선입니다.

    일부 기업 실무자들은 위기 시 여기 저기 뛰어 다니면서 기사를 빼달라 하고, 내용을 조정해 달라 사정하고, 예산 네고를 하고 하며 시간을 보냅니다. 이 때문에 실제 더 급한 컨트롤 가능 자산에 대한 컨트롤이 어려워지는 사례들을 수없이 봐 왔습니다. 더 안타깝게는 쏟아진 100개의 부정기사들 중 유력지에 실린 기사 2-3개를 뺐다고(?) 이를 위기관리 성공 사례로 내부 셀링하는 실무자들도 보았습니다. 이런 생존을 위한 타협이 있으니 경영진들은 계속 ‘미디어는 컨트롤 하라고 있는 것’이라 믿게 되는 겁니다.

    아직도 ‘미디어는 컨트롤 가능하다’는 막연한 생각을 가진 직원들이 있다면 내부적으로 전문적인 미디어트레이닝 세션을 통해 현실감을 키워주십시오. ‘무엇이든 하면 된다’라는 정신은 비즈니스에서 빛을 바랄 수 있으나, 미디어를 대상으로는 불가능하고 별반 의미가 없다는 것을 공유하십시오.

    미디어를 컨트롤 할 수 없으니 나는 실무자로서 자격이 없다고 생각하는 프로답지 못한 생각도 버리십시오. 미디어가 아닌 메시지를 컨트롤 해서 위기를 돌파하고 세계를 움직이는 사람들이 분명 있습니다. 전략적 메시지를 운용 해 미디어가 자사를 따라다니게 하는 전문가들도 있습니다. 전략적 메시지로 미디어에게 영향을 주십시오. 만약 미디어를 컨트롤 할 수 있다면, 그건 메시지를 통해서일 것입니다. 예산이나 실무자들의 피땀이 아니라 말입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회장님의 실수, 회사가 사과 해야겠죠?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회장님께서 직원 하나와 불미스러운 일에 휩싸이셨습니다. 내부고발 형태로 여러 언론에 기사화되어 문제가 커진 거죠. 회장님께서는 백 번이라도 사과해서 자신의 진정성을 보여주고 싶다 하시는데요. 일단 회사 차원에서 사과를 대대적으로 하는 것이 책임 있는 회사의 자세겠지요?”

    컨설턴트의 답변

    국내 기업 위기에서 가장 고민스러운 부분이 이 부분입니다. 원래 법적으로 개인은 법인과 별개의 존재입니다. 그 회사를 세워 지금 이 자리에 있도록 수십년 이끌어온 창업자이자 오너이자 실질적 대표이사인 ‘회장’님의 존재가 곧 ‘회사’라는 내외부적 시각이 존재하는 것도 물론 이해는 갑니다. 하지만, 이 이슈에서는 좀더 이성적이고 합리적일 필요가 있습니다.

    회장께서 공적 업무로 문제에 연루되신 경우도 있을 수 있습니다. 회사의 법규위반, 노사문제, 인사문제, 제품이상, 거래처 관계 문제, 고객정보보안 문제, 회사관련 사건, 사고 등과 같은 정상적인 공식 업무와 관련된 문제에 대해서는 실질적 대표이사인 ‘회장’께서 공개적으로 앞에 나서 사과나 기타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하시는 것이 맞습니다.

    고민이 생기는 것은 그와 다른 경우들입니다. ‘회장’께서 비정상적이고 비공식적인 문제에 휘말리시는 경우죠. 회장 개인이 제3자를 폭행하거나, 금전 문제를 일으키거나, 치정에 얽히거나, 기타 여 사회적 논란이나 범법 소지가 있는 활동에 연루되시는 경우 말입니다. 이런 경우 이상하게도 법인인 회사는 ‘우리는 하나’라는 생각으로 앞에 나설 생각을 하게 됩니다.

    ‘연로하신 회장께서 무슨 여력이 있으신가? 수 천명의 직원들이 움직여서 회장님을 논란에서 구해 내야지’ 이런 생각을 하게 되는 겁니다. 아마 일부 임직원들은 이렇게 생각하기도 할겁니다. ‘지금같이 회사가 발칵 뒤집혔을 때 뭐라도 하지 않으면, 나중에 회장님의 일에 수수방관만 했다고 책임을 지게 될지도 모르니 회사차원에서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해야겠어’ 이 또한 아주 위험한 발상입니다.

    기업에서 일하시는 임직원분들께는 제가 드리는 조언이 그리 효과적이지 못할 것입니다. 이 조언은 문제와 연루되신 ‘회장님들’께 드리는 조언입니다. 절대로 개인과 법인을 위기 시 혼용하지 마십시오. 어렵게 일구어 오신 기업이 자신의 불미스러운 실수 등으로 치명적인 타격을 입지 않도록 전략적으로 입장을 정리 하셔야 합니다. 철저하게 개인인 자신과 법인인 회사를 멀리 분리하는 전략을 세우시기 바랍니다.

    회장님을 대신 해 아래 대표이사나 다른 사람이 언론 앞에서 머리를 조아리게 하지 마십시오. 실수와 사과의 주체가 회장님이라면 스스로 가장 먼저 신속하게 언론 앞으로 나아가 머리를 숙이십시오. 그때에도 법인인 회사와 자신을 연결 짓는 커뮤니케이션은 피하십시오. ‘OO기업 회장 OOO’이라 하시는 대신, ‘OOO’ 이름 석자를 사용하십시오. 실수는 자신이 하신 겁니다. 사과 또한 자신이 하시면 됩니다.

    자신이 고개를 숙이시고, 논란을 푸는 열쇠를 사용하시면 됩니다. 문제의 원점을 해결하시고, 개인적으로 재발방지나 책임에 대한 약속을 하십시오. 그리고 이에 대해 수백 수 천 번 적절하게 커뮤니케이션하십시오. 그러면 문제는 생각보다 쉽게 풀릴 것입니다.

    자신이 뒤에 숨고, 대표이사나 임직원들로 하여금 머리를 조아리게 하면 자신은 물론 회사에 까지 부정적 영향을 만드는 일이 됩니다. 우선 아래 직원들이 사과 하고, 순차적으로 자신이 나타난다는 단계 전략도 이런 경우에는 실패하는 전략입니다. 회사명의로 회사 예산을 가지고 사과광고 하지 마십시오. 그 사과광고 속에서도 뒤로 숨어 ‘OO기업 임직원 일동’이라는 실패의 기술을 부리지 마십시오.

    재발방지 대책이나 해결책으로 회사의 시스템을 바꾸거나 예산을 쓰겠다 공약하시지도 마십시오.회사 직원들을 동원 해 언론에 조아리게 하지 마십시오. 회사 직원들로 하여금 밤잠을 못 자가면서 기자들에게 해명하고 사정하게 하지 마십시오. 필요하다면 개인 돈으로 자신의 이슈를 해결 해 줄 외부 언론 창구 대행사를 구해 사용하십시오.

    회장님 개인과 관련된 많은 실패 사례들을 분석해 보십시오. 불미스러운 일에 개인인 회장과 법인인 회사가 같이 말려들어가 회장께서도 최악의 법적 심판을 받으시고, 회사도 여론이나 사업적으로 상당한 피해를 입은 케이스들이 수두룩합니다. 분리하십시오. 위기 시에는 좀 남이 되십시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