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그] 실무자 조언

  • 프론트 그룹(Front Group)의 실행 이슈들

    일부에서는 낯선 단어 일 텐데 프론트 그룹(front group)이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전위 그룹이라고도 부르고요. 위장단체라고 부르는 분도 계시죠. 전위(前衛)라는 표현은 ‘맨 앞에서 호위하는’이라는 의미입니다. 종종 우리가 아방가르드(the avant-garde)라고 부르는 그 전위는 아닙니다. 🙂

    위장단체라고 부르는 분들은 이 프론트 그룹이라는 개념을 상당히 비판적으로 보는 입장인 경우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사실 프론트 그룹을 활용해서 캠페인을 진행해야 하는 펌의 입장에서는 스스로 ‘위장단체’라는 표현은 절대 쓰지 않습니다. 개념도 정확히 그렇다고 보지는 않고요.

    PR적 개념에서 제3자 인증 그룹(Third party endorsement)라는 개념하고도 프론트 그룹은 약간 헷갈릴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그리고 실무적으로 ‘제3자 인증’의 경우 ‘earned’라는 개념이 기반이 됩니다. 우리가 종종 보도자료를 내서 언론으로 부터 집중적으로 기사를 이끌어 내거나, 전문가들이 우리 입장을 지지하는 목소리를 내주는 경우 같은 경우가 ‘제3자 인증’의 개념이지요. 여기에는 기본적으로 돈을 주고 사는 개념이 상당부분 배제됩니다.

    문제는 이 ‘제3자 인증’이라는 단어에 ‘그룹’이라는 단어가 붙는 경우인데요. 이런 ‘제3자 인증’들을 평소에도 계속 관리 양성하고 기업이 필요시 완전하게 활용하는 역량을 갖추기 위해서는 그룹 매니지먼트가 들어가야 한다는 거죠.

    예를들어 우리 회사가 ‘기름진 햄버거’를 생산 판매하는 회사인데, 사회적으로 ‘햄버거=건강하지 않고, 건강을 해치고, 어린아이들에게는 치명적인 정크’라는 개념으로 비즈니스상 고통 받고 있다고 해 보죠. 이에 대해서 우리 회사는 ‘균형잡힌 햄버거 취식은 건강에 전혀 문제를 주지 않는다’는 전문가들의 연구 결과를 대대적으로 기사화 시키고, 캠페인을 해서 사회적 주목을 받는 행위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우리 회사는 ‘건강 전문가/연구자들’로 부터 제3자 인증을 받고 있는 셈이고요. 이 연구 결과를 기사화 해 준 OO일보, OOOTV등등에게도 제3자인증을 받고 있는 셈이지요. 길거리에서 우리 캠페인을 보고 블로깅을 해주거나 페이스북에 공감 의견들을 주는 많은 온라인 오프라인 공중들도 일부 제3자 인증을 해주는 분들입니다.

    여기에 ‘그룹 매니지먼트’라는 단어를 붙이면 이렇게 되는거죠. 평소에 ‘햄버거와 건강’ 관련 해 흥미를 보이고 있는 대학교 학자 및 연구기관 전문가들에게 지속적인 관계 맺기를 하게 되는 겁니다. 그들과 종종 정보를 교류하고, 그들의 연구결과를 높게 평가해주고, 그들에게 우리 회사에서 만든 사이언스상을 주고, 그들에게 우리 회사를 위한 조언을 요청하고, 연구자금이나 지원금을 제공해서 더욱 더 중요한 연구결과들을 쏟아내게 도와주는 거죠. 이런 수준이 되면 이런 분들에게 ‘제3자 인증 그룹’이라는 표현을 쓰게됩니다.

    학자나 전문가는 그중 하나입니다. 친언론 에디터들이나 기자들도 포함이 됩니다. 정부기관 인사들도 포함 가능합니다. 시민단체들도 포함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건강을 생각하는 엄마들의 모임들도 포함이 되고요. 가능한 그리고 최대한 많은 이해관계자들을 ‘제3자 인증을 위한 그룹’으로 평소 양성 관리하는 거죠. 이걸 ‘제3자 인증 그룹 관리’라고 합니다.

    앞으로 다시 가서 프론트 그룹이라는 건, 제3자 인증 그룹과는 약간 성격이 다릅니다. 가장 다른 점이라고 하면 다음과 같은 특징을 꼽을 수 있을 겁니다.

    1. 우리 회사를 위해서만 사회적 목소리를 내는 조직/개인인 경우가 대부분

    2. 조직을 운영하는 데 있어 예산의 상당부분을 우리 회사에 의존

    3. 조직을 이끄는 핵심 인사들이 우리 회사의 입장을 입체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역량과 실행력을 보유

    4. 우리 회사가 매번 요청하거나 푸시하지 않아도 스스로 계획을 세우거나 체계를 만들어 영향력을 지속적으로 발휘

    5.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당 조직/개인이 우리 회사와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은 비밀하에 있음

    이렇게만 보면 이게 ‘위장단체’지 뭐가 ‘프론트 그룹’이냐 하실 겁니다. 그런데 다르니 골치가 아프죠.

    정부도 친정부 기관들에 대한 우호단체관리를 하고 있지요. 정부 일부 부처에서 여러 항목으로 지원금을 주고 있는 단체들이 있습니다. 공개적으로요. 이런 경우는 사실 정확한 의미로 ‘프론트 그룹’이라고 부르기는 힘든면이 있습니다. 이단체들이 나서면 국민들이 ‘아…정부에서 나서라고 했구나. 조종을 하는 구나’하는 사실을 완전하게 알아버리기 때문이죠. 무지막지한 실행력이 있다고 해도 ‘비밀성’이 없어서 그 효과는 반감됩니다.

    그러면 이 비밀성이라는 게 진짜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는 거라는 의미일까요? 그럴 수가 있겠습니까. 다 사람들이 하는 일인 데요. 언론이나 정부나 ‘심증’은 가지고 있는 경우들이 많지요. 그런데 ‘물증’을 찾기가 그리 쉽지 않은 경우가 바로 ‘프론트 그룹’의 경우입니다. (물론 마음먹고 캐면 나오겠지요…이런 동기가 없다는 전제하에서)

    예를들어 프론트 그룹의 한 예를 보면…이런 경우가 있을 수 있습니다. (상당히 조심스럽습니다)

    한 NGO가 A라는 기업을 엄청나게 괴롭힙니다. 해당 NGO는 정치적 색깔을 내기 위해서는 아젠다를 잡아 A기업을 최대한 견제하려고 하죠. 거대한 A기업을 꼼짝 못하게 하는 유일한 NGO라는 명성을 만들기 위해서입니다. 어느날 이 문제로 골치를 앓던 A사 경영진에게 어떤 전문가 조직이 제안을 합니다.

    이 전문가 조직은 ‘(별로 좋은 일자리를 찾지 못했으나 사회적 이슈에는 관심이 많은) 회계사와 세무사들의 모임’입니다. 이 모임이 이런 제안을 해 왔습니다. “우리가 보기에 기업보다도 불투명한 곳이 NGO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NGO들에 대한 회계감사와 비용관리 투명성에 대해 견제할 역량이 있다” A사와 이를 돕는 전문가들은 무릎을 탁 치는 겁니다.

    A사 CEO가 이렇게 제안 하죠. “우리를 괴롭히는 NGO가 있는데 이 단체가 아마 그 분야에서는 가장 큰 곳일 것입니다. 이 NGO를 견제했으면 하는데요. 그 역량을 어떻게 활용해서 견제 활동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을까요?” 곧 이 협상은 ‘딜’로 이어집니다.

    그 무명의 회계사와 세무사들의 모임은 공식명칭을 ‘NGO 투명성 추진협회’로 만듭니다. 그리고는 모든 NGO들은 수입과 비용지출에 대하여 국민들에게 공개 하라는 대대적인 캠페인 활동을 시작하는 거죠. 타겟으로 문제의 그 NGO를 잡습니다. 그리고 “우리나라 NGO를 대표하는 이 곳에서 투명성 노력에 협조하지 않으면 어쩌자는 건가?”하는 시위를 벌입니다.

    공개된 회계자료들을 검토하고요. 문제가 있으면 이를 정리 해 공개하고, 비판합니다. 책임자를 고발하기도 하고요. 이런 활동들이 계속 이어 나가면서 해당 NGO는 투쟁력을 점차 상실하게 되는 겁니다. 언론이나 정부기관 그 누구도 ‘NGO 투명성 운동’이라는 사회적 가치에 이견이 없습니다. 이 단체가 전혀 다른 업종의 A사 지원을 받고 있다는 눈치를 채지도 못하고요. 어디에라도 연관성이 있으면 의심이라고 가는데 갑자기 이런 공격을 받는 해당 NGO도 당황스러운거죠.

    이런 경우가 ‘프론트 그룹’의 완전한 형태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그 공격대상은 정부, 국회, 기관, NGO, 상대 이익단체, 기업, 개인 등등으로 다양합니다)

    최근 로펌들에게도 ‘입법 지원’ 서비스들이 많이 늘어나고 있다고들 이야기하는 데요. 이 ‘입법 지원’개념이 예전에는 입법 노력에 추가 해 일종의 ‘로비’ 또는 ‘체계적인 정치헌금을 통한 우호 의원 확보’이런 방향성이었다고 하면, 최근에는 여론과 입법청원이나 입법을 위한 갖가지 노력들이 ‘함께 가는’ 형태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여기에서 로펌들이 가장 갈증을 느끼면서 위기관리펌에게 요청하는 부분이 ‘사회적 여론화’ 부분하고 실제로 깃발을 나가 꼽을 ‘프론트 그룹’의 양성과 지원 부분이죠.

    예전 처럼 “제가 국회 OOO위 OOO의원하고 대학교 하고 연수원 동기입니다. 제가 다리를 좀 놓아 드리죠” 이렇게 했던 변호사들의 방향이 좀 더 선진화 되고 있는 겁니다. 입법관련 노력들+사회적 여론(집중적인 언론 캠페인)+실제적인 지지 활동 그룹 ‘등등등’이 시너지를 이루어서 무언가를 만들어 내는겁니다. 로비가 합법화 되기 이전에는 아마 이런 방향성이 이쪽 분야에서는 가장 정통적인 어프로치 방식이 될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프론트 그룹을 만들거나 관리하는 활동들에 대해 최근 미국에서 만들어진 다큐멘터리 ‘Merchants of Doubt’에서는 이런 포인트로 정리를 해 주었습니다. (상당히 프론트 그룹에 대해 비판적인 다큐입니다)

    This strategy, which Kenner’s film traces through the tobacco, dioxin, asbestos and fossil fuel industries, involves several key elements:

    • Paying scientists to do research that will support the industry’s claims.
    • Setting up organizations with names like Citizens for Fire Safety and Americans for Free Enterprise, which purport to be legitimate advocacy groups, but are really just shills for corporate interests.
    • Creating a class of media savvy “experts,” who may or may not be scientists, but whose basic function is to debate, and cast doubt on, the work of legitimate scientific researchers.
    • Making these experts available to journalists, to provide “balance” in the reporting of these issues, even when there is no real scientific debate about the subject.

    [Meet the Merchants of Doubt: The PR Firms Giving You Cancer, Causing Acid Rain and Killing the Planet, The Daily Beast]

    이슈관리 및 위기관리 펌들의 경우 정확하게 이런 활동들을 서비스 하고 있습니다. 논란의 차이는 있지만, 윤리성이라던가 자금의 문제라던가 하는 부분은 각 위기관리펌의 내부 윤리 기준에 의거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최소한 합법적으로 존재/운영되는 모든 단체나 개인은 사회적으로 자신의 목소리를 낼 권리가 있다’고 믿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프론트 그룹에 대한 실행들은 계속될 것입니다.

    참고 다큐멘터리 [Merchants of Doubt] 트레일러.

  • 기업 위기관리 실패공식 네번째: 기업 위기관리의 독수독과론(毒樹毒果論)

    기업/조직들의 위기관리 실패 공식 6개 중 이번엔 4번. ‘전략 없이 아무렇게나 커뮤니케이션 한다’는 공식에 대한 설명을 해 보겠습니다.

    • 커뮤니케이션 하지 않는다.
    • 타이밍을 놓치고 뒤 늦게 커뮤니케이션 한다.
    • 정확하게 커뮤니케이션 하지 않는다.
    • 전략 없이 아무렇게나 커뮤니케이션 한다.
    • 아무나 함부로 커뮤니케이션 한다.
    • 위기에 대한 정의에 있어 조직내부와 외부간 차이를 보인다.

    위기관리 전략. 위기관리 전략이라는 이야기들을 많이 합니다. 근데 막상 위기관리 전략이라는 걸 들어보면 어떤 이벤트나 술수를 지칭하는 경우들도 흔합니다. 회장님이 사고 현장으로 날아가 고개를 숙였다는 것을 위기관리 전략이라고 칭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행동에서 위기관리 전략은 “왜 회장님이 현장으로 몸소 빨리 날아가셔야만 했는가? 왜 자신이 고개를 숙여 사과했어야 했는가?”에 관련된 것입니다. 그 회장님의 전략은 무엇이었을까 했을 때, 회장님이 고개를 숙이시는 것이 전략이라기 보다는 “스스로 책임을 지겠다는 확고한 위기관리 의지를 빨리 보여주어야 하겠다”는 것이 회장님의 전략이라 이야기하는게 맞습니다.

    문제는 위기 상황에서 해당 위기를 타개할 전략이 없거나 부실할 때 발생합니다. 일단 상황에 접한 위기관리 매니저들은 어떻게든 불을 끄려고만 합니다. 그 불이 꺼지지 않고, 여기저기 불을 확산시키는 근본 요인들을 보지 못하게 되는거지요. 불만 끄면 된다라고 아주 제한적인 위기관리 업무관을 가진 실무자들도 있습니다. 그 불을 만드는 요인까지는 우리가 관리 불가능하다고 아예 포기 하는거죠. 하지만, 여기 저기 불만 끄려고 해서는 관리가 되질 않으니 문제입니다.

    보통 기업 위기 발생 시 기업이 정확하게 여론을 읽고, 최고의사결정자에게 그 여론의 청사진을 그대로 전달 해 전략적인 기조를 형성하는 것이 급선무입니다. VIP께서 충분히 여론을 읽고 계시다 추측해서도 안됩니다. VIP주변에는 알게 모르게 조언을 하고 자의적 상황 해석을 해드리는 여러 인사들이 포진해 있습니다. 물론 종합적 상황과 여론분석을 하실 수 있을 것이라는 면도 있지만, 부정적인 위기 상황에서는 아무래도 자신에게 긍정적이거나 낙관적인 조언을 하는 사람들을 따르게 됩니다. (일부 로펌 시니어 변호사들이 이를 잘 활용하지요)

    여론은 들끓어 금새 냄비 바깥으로 거품을 쏟아내려고 하고 있는데, 누군가 VIP 귀에 대고 이런말을 합니다. “회장님, 사실 법적으로는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어차피 시간이 지나서 법정에서 시시비비가 다 가려질겁니다. 아마 그때에는 회장님이 옳으셨다는 걸 만천하가 다 알게 되겠지요. 대담하게 마음가지시고 담담하게 상황을 지켜보시지요” 이 얼마나 달콤한 이야기입니까? 얼마나 고맙겠습니까?

    반대로 “회장님, 저희가 예상하고, 많은 언론 데스크들이 조언하는 것에 따르면 오늘이라도 당장 회장님께서 직접 언론을 불러 놓고 사과 기자회견을 좀 하셔야 하겠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규제기관부터 여러 이해관계자들이 상당히 부정적인 자세로 돌아 설 것 같습니다. NGO 고발도 예상되고 있습니다.” 이 얼마나 짜증나고 열받는 조언입니까? 다 인지상정이지요. 전략은 선택의 문제거든요.

    여론을 정확하게 읽을 수 있는 힘. 매우 중요합니다. 최근에는 온라인과 대표적 SNS들을 읽고 분석하여 여론의 향배를 점치는 기업들도 많아 졌습니다. 그 점에서 온라인과 SNS는 참 고마운 대상들이죠. 물론 온라인과 SNS만 의지하는 것은 아니죠. 기존 전통 언론들도 분석 하고, 소비자 접점에서의 리스닝도 하고요. 각종 전문가들과 관련 이해관계자들을 만나 의견도 청취하면서 최대한 정확하게 여론을 읽으려 합니다. 이 모든 노력이 전략을 위한 것이지요.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에서은 언뜻 별반 문제가 없어 보이지만…반대로 상당한 문제점들을 나타내고 있는 게 우리 기업들의 현실입니다. CEO나 임원들을 만나보면 “언론 대응은 홍보실 소관”이라 합니다. 자기는 모르겠다 하면서 신경을 쓰지 않는 임원들도 많습니다. 자신과 자신 부서에게 맡겨진 역할과 책임이 아니라는 것은 이해합니다. 하지만, 위기가 발생 했을 때 조직전반에 걸쳐 어떤 시스템을 가지고 언론과 이해관계자들과 커뮤니케이션 해야 하는가는 정확하게 인지하고 있어야 하는 겁니다. 그래야 전략적인 대응이 가능합니다.

    평소 홍보실에게 언론 대응을 전가하는 가이드라인에만 익숙한 임원들의 많은 수가 실제 언론과 접촉 하면 많이 무너집니다. 적극적으로 대쉬 해 오고, 기술적으로 취재 하는 언론이 자신들에게는 익숙하지 않은거죠. 홍보실을 이야기하다가…이내 그대로 넘어갑니다. 왜 해외 글로벌 기업들이 임원들과 중요 직책자들에게 미디어트레이닝을 시킬까요? 홍보실이 모든 언론 대응을 핸들링하는 데 왜 귀중한 시간을 내어 미디어트레이닝을 받으며 힘들어 할까요? 다 전략에 관한 것입니다.

    한번도 대규모 위기 상황을 경험 해 보지 못한 CEO와 임원들도 있습니다. 한 회사에서 30년을 근속해 임원이 되었는데도 돌아보면 별로 몇번 큰 사고나 이슈에 휩쌓여 본적이 없는거죠. 기억 나지를 않는 걸 보면 그리 큰 문제들은 없이 아주 순탄하게 잘 회사가 이어져왔나 봅니다. 근데 오늘 밤이라도 갑자기 큰 문제가 발생한다고 해 보죠. 개개인은 경험이 없습니다. 위기관리 전략을 세워야 하는 건 아는데…이상하게 이벤트가 떠오릅니다.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짜려면 여러 고려들이 전제되고, 논리와 핵심 메시지들이 구성되어야 하는데…한번이라도 해 봤어야죠. 그냥 변호사가 써준 입장을 그대로 기자에게 읽어주며 설명하는 걸 상상합니다. 기본적 Q&A도 진행하기 힘들어하지요.

    그런 경험을 주기 위해 많은 기업들은 CEO와 임원들에게 아주 실질적인 위기대응 훈련과 시뮬레이션을 진행합니다. 사실 그런 세션들은 교양이나 알아두면 좋을 그런 학습이 아니죠. 어떻게 보면 생존 연습니다. 국내 기업 CEO들과 글로벌 기업 CEO들(외국인)을 비교해 보면 위기관리와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관련 훈련 시간이나 경험치에 있어 엄청난 차이를 보입니다. 그 차이가 벌써 위기 요인인 셈이죠.

    회사에 커뮤니케이션 창구는 일원화 해 놓았는데. 그 창구가 제대로 훈련 받지 못한 경우도 꽤 많습니다. TV보도등을 보면 하루에도 몇명씩의 ‘커뮤니케이션 창구’는 우스꽝스러운 변명과 메시지로 뉴스 시청자들을 재미있게 하고, 분노하게 합니다. 그 메시지가 진짜 위기관리를 위한 핵심 메시지팩에 들어 있던 메시지 그대로인지 물어보면 아니라고 합니다. 훈련되지 않아 제대로 이야기를 못하고, 정확한 메시지 대신에 자신의 애드립이나 생각을 언론에게 발설하는 거죠. (홍보실 시니어 임원분들도 이 부분에서 자유롭지 못합니다. 기자들과 너무 친해서 메시징에 문제를 일으키는 많은 케이스들이 있거든요)

    개인적으로 위기 상황에 개입하는 임원들이나 관계자들이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특히나 초기 SNS(트위터 시절) 성장 시절에는 대단했지요. 대표가 직접 자신의 트위터로 위기에 개입해 싸우기도 하고, 임직원들이 자사의 위기를 놓고 온라인공중들과 전면전을 벌이기도 했었습니다. 물론 이게 기존에 있던 해당 기업의 위기관리 전략이라면 뭐 할 말은 없습니다.

    위기관리 전략은 사실 평소에는 상당히 고민 해 만들어 놓은 가이드라인과 체계를 의미하기도 합니다. 원보이스 전략, 창구 일원화 전략, 멀티 대변인 전략, 워룸을 베이스로 한 신속히 마주 앉기 전략, 성실 정확 보고 공유 전략, 위기관리 매니저 활용 전략, 1시간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룰, 관제탑 전략, 보험 및 대비 예산 확보 전략 … 지금이라도 위기가 발생하면 바로 실행 가능하도록 미리 갖추어 마련해 놓은 체계들 말입니다.

    위기 상황이 발생하면 정확한 상황 파악과 분석을 통해 상황과 여론을 정확하게 읽고, 최악의 상황과 여론을 방지하는 ‘결단’이 곧 위기관리 전략이 됩니다. 하이프로파일로 난관을 헤쳐 나갈것이냐. 일단 로우프로파일로 상황을 예의주시할 것이냐. 특정 대변인을 활용할 것이냐. 제3자 인증이나 지원그룹을 활용할 것이냐, 어떤 라인을 탈 것이냐, 온라인을 어떤 방식으로 활용할 것이냐 등 이런 것들도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전략이됩니다.

    중요한 것은 앞에 제시한 체계적 위기관리 시스템이 존재해야 그나마 뒤에 나오는 위기 발생 시 위기관리 전략이 실효성을 가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위기가 발생했을 때 해당 기업이 어떤 전략을 가지고 커뮤니케이션 하는지만 보고서도 그 기업이 어떤 수준의 체계를 가지고 있는지 파악 할 수 있습니다. 아무 체계나 가이드라인 없어도 전략적일 수 있을 것이라는 근거 없는 희망은 그 자체로도 위험합니다.

    재미있게 표현하면 기업 위기관리에 있어 毒樹毒果 [독수독과] 론이라고 할까요?

    기업이 위기 시 전략 없이 아무렇게나 커뮤니케이션 하는 대체적인 이유들입니다.

    • 정확하게 여론을 읽는데 실패 해서
    • 위기관리위원회가 제대로 된 의사결정을 하지 않아서
    •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이라는 개념이 내부에 존재하지 조차 않아서
    • 훈련 받지 않은 창구들이 함부로 커뮤니케이션 해서
    • 경험 없거나 잘못된 경험을 기반으로 한 창구들이 커뮤니케이션 해서
    • 완벽하지 않은 커뮤니케이션 팩을 기반으로 해서
    • 정치적으로 개인적 커뮤니케이션을 하면서 상황에 개입해서
    • 대 이해관계자 관리와 커뮤니케이션에 있어 법적 고려가 부족해서
    • 법정 논리만 가지고 싸우려 해서 (나중에 변호사들은 여론의 법정 패배에는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정용민 씀. 2015.2.17

  • 위기관리에 실패하는 기업/조직들의 공통적 실패공식

    수많은 기업/조직들의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실패 케이스들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은 공통점들을 정리할 수 있습니다. 아마 대부분의 실패 케이스들이 이 중 한 두 개 또는 전부에 해당 되는 실행을 했을 것입니다.

    1. 커뮤니케이션 하지 않는다.
    2. 타이밍을 놓치고 뒤 늦게 커뮤니케이션 한다.
    3. 정확하게 커뮤니케이션 하지 않는다.
    4. 전략 없이 아무렇게나 커뮤니케이션 한다.
    5. 아무나 함부로 커뮤니케이션 한다.
    6. 위기에 대한 정의에 있어 조직내부와 외부간 차이를 보인다.

    흔히 전문가들이 이야기하는 ‘거짓말 하지 말아라’하는 조언도 3번, 정확하게 커뮤니케이션 하지 않거나, 4번, 전략 없이 아무렇게나 커뮤니케이션 한다는 공식과 연결된 것입니다.

    참고로 전문가들이 조언하는 ‘거짓말 하지 말아라’는 조언에는 매우 중요한 핵심이 과감하게 생략되어 있습니다. “(제3자 검증이 가능한 팩트에 대해서는 절대) 거짓말 하지 말아라”는 게 좀더 정확한 조언입니다. 모든 거짓말은 제3자에 의한 아주 쉬운 검증이 가능했던 팩트에 대한 것이어서 문제였습니다.

    먼저 ‘커뮤니케이션 하지 않는다’는 실패 공식을 한번 들여다 보겠습니다. 상황이 발생했는데도 해당 기업은 별반 반응을 보이지 않는 경우입니다. 종종 기업 위기관리 매니저들에게 이런 질문을 받습니다. “매번 위기가 발생했을 때 먼저 커뮤니케이션 하고 나가야 성공하는 걸까요? 침묵이 오히려 도움이 되는 케이스도 있지 않겠습니까?” 맞습니다. 침묵도 전략이 될 수 있습니다.___ 사실 이 전략에도 중요한 전제가 빠져 있습니다. (모든 개입 준비를 완료하고) 침묵하는 것이 더 정확한 전략이자 조언이 되겠습니다.

    위기 상황이 발생했을 때 커뮤니케이션 해야 하는가 침묵해야 하는가에 대한 결정은 상당히 중요한 전략적 결정입니다. 그러면 어떤 경우 커뮤니케이션 해야 할까요? 어떤 경우 커뮤니케이션 하지 않으면 안될까요?

    이에 대한 답은 ‘핵심 이해관계자들 대부분이 우리의 커뮤니케이션을 원할 때’입니다. 누군가는 또 이렇게 묻습니다. “그걸 어떻게 알아요? 이해관계자들이 우리가 커뮤니케이션 하기를 원하는지 원하지 않는지를 어떻게 판단하나요?” 이에 대한 답을 위해 기업은 위기발생시 모니터링을 합니다. 구체적으로 핵심 이해관계자들이 어떤 입장과 태도를 보이는지에 대해 지속적인 추적을 하는 활동입니다. 학문적으로 여론조사 같은 수준이 아니라, 다양한 채널과 방식으로 핵심 이해관계자들의 생각을 지속적으로 태핑하는 활동이 전제되어야 합니다.

    첫 번째 실패 공식에서 ‘커뮤니케이션 하지 않는다’의 경우에는 곧 핵심 이해관계자들이 원하는 데도 불구하고 침묵을 지키는 기업의 태도를 의미합니다. 시민단체에서 공식적으로 질의가 오고, 규제기관이 원인 조사를 하고, 언론에서 지속적인 의문을 제기하고, 온라인에서 갖가지 이야기들이 창궐하고 있는 상황을 상정합니다. 그 와중에 주인공인 그 기업이 침묵하고 있는 경우입니다.

    내부적으로도 마찬가지입니다. 문제가 발생했을 때 내부적으로 보고와 공유 되지 않는 경우도 이 실패공식과 연결되는 문제입니다. 일부 CEO들은 이런 이야기를 하십니다. “문제가 발생했을 때 처음부터 내게 공유해 주지 않고, 왜 문제가 무르익어서 손 쓸 수 없을 때가 되야 매번 나에게 보고 하는가?” 아래 임직원들은 또 반대로 이렇게 항변합니다. “매일 매일 자잘하게 발생하는 해프닝들을 다 보고한다는 건 현실적이지 않습니다.” 양쪽 모두 이해가 되는 입장들이다.

    내부적으로 어떤 상황을 어떻게 어느 선까지 보고하고 공유해야 하는가 하는 논쟁은 위기관리 리더십에 있어 아주 중요한 주제입니다. 일부 기업들은 정기적으로 ‘이슈 트레킹 미팅’을 진행하곤 합니다. CEO와 임원들이 모여 일선에서 올라온 ‘잠재 이슈’들을 일정한 기준에 따라 분류하고 우선순위를 부여 해 다 같이 들여다 보는 세션을 정기적으로 진행하는 것입니다. 이런 미팅은 그 자체로도 의미가 있지만, 이런 미팅이 지속적으로 진행이 되면 장기적으로 기업문화가 바뀌는 결과를 만드는 의미가 있습니다. 물론 이런 미팅이 성공적으로 지속되기 위해서는 CEO와 핵심 임원들이 올라오는 잠재 이슈들을 ‘문제 관련 직원을 탓하고 벌하는 기회’로 삼지 않아야 한다는 원칙이 필요합니다. 잠재 이슈를 먼저 발견해 공유한 뒤 안전하게 관리 된 결과를 평가할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구체적으로 위기상황이 발생했을 때 기업/조직이 침묵하는 이유라고 보면 이런 것들이 있습니다.

    • 몰라서 침묵하는 것처럼 보임
    • 아직 상황파악이 되지 않아서 침묵
    • 좋은 이슈가 아니니까 일단 침묵하자 해서 (전략적 침묵?)
    • 신경을 미처 못 쓴 일부 채널이 방기 돼서
    • 대응 메시지는 있는 데 적절한 창구가 없어서
    • 열심히 대응 하려 했는데,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려서
    • VIP가 아무런 결정을 안 해 주셔서
    • 법무나 로펌이 ‘대응 하지 말라고’ 조언 해서

    마지막으로 이 공식에서 재미있는 부분은 끝까지 일관성 있게 ‘커뮤니케이션 하지 않는’ 기업이나 조직은 별로 없다는 점입니다. 입장을 바꾸는 거죠. 밀리고 밀리다 겨우 커뮤니케이션하는 겁니다. 결국 “왜 처음부터 커뮤니케이션 하지 않았는가?” “왜 함구했는가?” “왜 쉬쉬한 건가?” 하는 질문에는 할 답이 없어 다시 커뮤니케이션 하지 못하는 악순환이 벌어집니다. 안타까운 실패공식이죠.

    정용민 씀. 2015. 2. 11.

  •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은 어떻게 하나?

     

    The PR 기고문

    정용민의 Crisis Talk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은 어떻게 하나?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세월호 사고 이후부터 정부, 지자체, 공공기관 그리고 기업들의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많은 전문가들이 이야기 한다. 책상 위에서 잠자는 매뉴얼도 문제지만, 그 매뉴얼을 평소에 한번도 제대로 검증해 보지 않는 관행들이 더 문제라는 지적이다. 또한 실제 이번 재난대응 과정에서 목격한 바와 같이 체득화 되어 있지 않은 위기관리 체계가 얼마나 허망한 것인지를 아주 절실히 느꼈기 때문이기도 하다.

    문제는 우리나라에서 정확한 의미와 정의를 가진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을 실제 경험해 보고, 디자인 해보고, 진행 해 본 전문가들이 상당히 극소수란 점이다. 이런 이유 때문에 최근 불고 있는 위기관리 시뮬레이션 열풍이 자칫 잘못된 방식으로 진행되거나, 해당 논의 자체가 물거품 되어 사라질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이번 기고문에서는 실제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을 둘러싸고 기업 실무자들이 참고해야 할 고려사항들을 중심으로 몇 가지 조언을 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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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회장이나 CEO가 시뮬레이션에 직접 참여해야 하는가?

    시뮬레이션은 위기 상황을 그대로 경험하는 훈련방법이다. 따라서 실제 해당 위기가 발생했을 때 의사결정 과정에 있는 핵심인사들은 전부 참석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일부 기업에서는 의전이나 여러 제한으로 인해 회장이나 CEO가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에 참석하지 않고 시뮬레이션 도중이나 사후에 보고 받는 선에서 관심을 보이기도 한다. 선택은 해당 기업의 몫이다. 하지만, 실제 상황을 정확하게 경험한다는 기준에서는 핵심 인사들의 참석과 현장에서의 현실감 있는 의사결정 연습이 권장된다.

     

    1.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은 그 범위를 어떻게 정해야 하는가?

    시뮬레이션은 어디까지나 시뮬레이션이다. 실제라면 훨씬 더 많은 관련인력들의 동원과 범위의 무한 확대가 어쩔 수 없이 일어나게 마련이다. 하지만, 시뮬레이션에서는 이를 준비하는 내부 위기관리 팀과 외부 컨설턴트들이 여러 상황을 고려하여 범위를 규정한다. 여기에서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위기관리 시뮬레이션 진행 대상, 진행 시간 그리고 진행 예산이다. 일반적으로 특정 위기를 선정해 시뮬레이션 할 때 그에 대한 대응을 중앙에 위치한 위기통제센터(위기관리위원회)로 한정하는가? 담당 업무팀과 일선 실행그룹들과의 연계들을 통해 이원화 해 진행하는가? 특정 위기를 상정해 전사적으로 시뮬레이션에 참석하게 하는가? 세가지 범위로 크게 분류할 수 있다.

     

    1.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에는 실제로 상황관리 활동이 진행되어야 하는가?

    이 또한 진행 기업의 상황을 기준으로 한다. 시뮬레이션을 통해 검증하고자 하는 것은 현장에서의 위기상황 감지, 현장 분석, 상부 보고, 의사결정 지원, 의사결정, 대응실행 지시, 실제 현장에서의 대응, 대응 결과 분석 및 보고, 수정 대응 의사결정들과 이 모든 프로세스 전반에 대한 관제가 포함되어 있다. 따라서 상황관리 활동이 시뮬레이션에서 빠지게 되면 남은 부분은 본사를 중심으로 하는 위기관리통제센터 검증 부분이 주가 된다. 그 외 상황관리에 관련한 많은 실제적 변수들과 상황진전들은 외부 컨설턴트들이 현실적인 스크립트들을 가지고 위기관리 통제선터에 스트레스 테스트를 제공 하는 형식으로 진행될 수 있다. 하지만, 가장 이상적인 형식은 위기관리통제센터는 물론 일선의 상황관리 활동들이 함께 수행 될 수 있게 진행되는 통합 시뮬레이션이라고 할 것이다.

     

    1.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활동들도 시뮬레이션을 통해 검증 가능한가?

    물론이다. 특별히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에는 상황적 반군(反軍) 형식으로 외부 주요 이해관계자 그룹들이 함께 참석 하는 방식이 있다. 현실적으로 위기가 발생하면 해당 상황에 대한 관리와 정상화에 많은 관심과 노력들을 투자하게 되지만, 그 직후부터는 그 위기를 둘러싼 수 많은 이해관계자들 관리와 커뮤니케이션이 중대한 의미를 가진다. 따라서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에서는 외부 컨설턴트들이 훈련 받은 이해관계자 역할을 수행하면서 다양한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수요와 자극들을 제공한다. 그 자극들은 일반적으로 다수의 정부담당기관, 규제기관, 지자체, 협회, 지역주민, NGO, 피해자, 노조원, 직원, 온라인 공중에 여러 언론 등으로부터 오는 상황적 자극들이 해당된다.

     

    1. 기업 내부 위기관리팀과 외부 컨설턴트간의 역할 분담은?

    기업 내부에 시뮬레이션을 실제로 진행 해 본 경험이 있다면 그 진행 경험 인력들을 활용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그런 경험이 부족하다면 외부 경험 있는 컨설턴트들과 협업 하는 것이 권장된다. 시뮬레이션은 근본적으로 실질적인 위기관리 경험을 전사적으로 공유하는 것이 목적이지만, 실제 이를 준비하고 진행하는 실무그룹들에게는 다분히 ‘정치적 행사’의 의미를 가진다. 이런 중요한 행사에 있어 미숙함이나 문제가 있어서는 안 된다. 일부 기업들이 예산이나 여러 문제로 인해 내부에서만 진행을 기획하기도 한다. 실제 진행과정에서 이상이 없으면 문제가 없다. 결과도 마찬가지다. 해외에서는 기업들이 내부에 전문적 시뮬레이션 경험자들이 있어도 대부분 외부 컨설턴트들과 협업 한다. 그 이유가 무엇인지는 자명하다.

     

    1.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은 몇 시간 동안 진행 하는 게 일반적인가?

    길게는 1박 2일정도로 힘들게 진행하기도 한다. 일반 기업들의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은 최대 8시간을 넘기지 않는다. 그러나 현장에서 실제로 인력과 장비들이 움직이고, 상황관리에 있어 특히 전문성을 보이는 특성을 가진 위기의 경우에는 1-2일을 연장해 진행하기도 한다. 물리적인 상황관리 연습이 필요하기 때문에 이를 건너뛸 수는 없는 노릇이다. 기업들이 일반적으로 진행하는 1일짜리 방식들을 보면, 실제 상황보다 변화 진행 상황을 5-10배정도 축약해 진행하는 방식이 선택된다. 예를 들어 공장 화재가 실제로 그 규모로 발생한다면 완전 진화에 5시간이 걸리겠지만,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에서는 위기통제센터에 1시간만에 완전 진화가 통보되는 식이다. 물론 실제 상황 시나리오로 공유되는 시간대는 5시간을 유지한다. 다만 통보와 대응에 있어 시간적 압축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1.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의 예산 규모는?

    이 부분은 현재 정부, 지자체, 공공기관 그리고 기업들이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을 진행하는 데 가장 큰 걸림돌이다. 세계 어느 나라 정부나 기업들도 실제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에 적은 예산을 투입하는 경우는 없다. 그 만큼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은 그 범위와 깊이 그리고 준비과정에 상당한 시간과 인력과 전문성 투입이 전제되기 때문이다. 그 뿐 아니다. 시뮬레이션 진행을 위해서는 시설, 장비, 인력, 외부그룹 동원 등에 관련 된 실제비용이 소요된다. 예를 들어 유사시 본사 핵심 인력들을 후방으로 긴급 이동시키려면 많은 차량이 필요할 수 있다. 일부라도 차랑 수배 비용이 든다. 인력들이 후방으로 이동 해 숙식을 하며 업무를 진행한다면 해당 공간과 유지비용들이 산정되어야 하고 이에 대한 축약된 시설 설치와 운용 시뮬레이션이 이루어진다. 당연히 비용이 수반된다.

     

    세월호 사고와 같은 국가적 비극이 발생하고 나서야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공감하게 되었다는 사실에도 사실 비극은 존재한다. 필자가 더 비극적으로 생각하는 것은 이런 충격을 통한 관심이 실제 현장에서의 전문성 부족, 인력부족, 예산부족 그리고 이에 대한 상부의 지원 부족으로 인해 다시 사장(死藏)되는 상황일 것이다.

    많은 전문가들이 위기관리와 관련된 여러 지적들과 조언들을 한다. 그것들이 각자 어떤 것들일지라도 기업 위기관리 실무자들이 항상 확인해야 하는 포인트는 하나다. “우리에게 이런 위기가 발생하면 다른 기업이나 이전보다는 더 잘 관리해 낼 수 있을까?”에 대한 답을 구하는 것이다. 모자람이 있으면 지속적으로 훈련하고 시뮬레이션 해서 환류관리(還流管理)하는 방법 밖에 왕도가 없다는 것을 알고 꾸준히 실천하는 것이다. 그 것뿐이다.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에 대한 모든 것. 참고: 위기관리 시뮬레이션 개요

  • 1. 멕시코만에서 비 맞는 오바마

    멕시코만에서 비 맞는 오바마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재해나 대형 사고가 발생 했을 때 리더는 현장에 있어야 한다. 최소한 현장에서 가시성을 확보해야 한다. 2010년 미국 멕시코만에서 발생한 초대형 기름 유출사고. 오바마는 현장으로 달려가 비를 맞으며 기자회견을 했다. 이번 사고의 책임이 BP에게 있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 했다. 근데 왜 오바마는 비를 맞았어야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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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년 4월 20일 미국 루이지애나 주 멕시코 만에 있는 세계적 석유회사인 BP의 딥워터 호라이즌 석유 시추 시설이 폭발했다. 원유 시추가 진행 중이던 시추공의 원유가 부근의 멕시코만으로 흘러 들어갔으며, 미국 역사상 최악의 해상 기름 유출 사고를 일으킨 것이다.

    미국 대통령 오바마가 사고 인근 지역인 루이지애나주 베니스 해변을 방문했을 때는 비가 오고 있었다. 많은 기자들이 오바마를 기다리고 있었다. 오바마는 검정색 점퍼만을 입은 채 세차게 내리는 빗속으로 걸어 나왔다. 국가 원수에게 흔히 지원되는 검정색 대형 우산을 쓰지 않은 채였다.

    기자들도 어쩔 수 없이 비를 맞으며 오바마의 연설을 들었다. 그는 “이번 사고의 책임은 BP에게 있다. 환경에 대한 피해 복원도 BP의 책임이다”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최선을 다해 이 난국을 헤쳐 나가자고 역설했다. 그의 얼굴에는 빗물이 흘러 내렸고, 가끔 얼굴을 손으로 훔쳐가며 이야기했다.

    왜 오바마는 실내에서 진행되는 안락한 기자회견을 원하지 않았을까? 모든 메시지를 통제하고 관리하기로 유명한 백악관 홍보담당자들은 현지 날씨를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것일까? 대통령에게 왜 우산조차 씌우지 않았을까? 왜 배경으로 갈매기가 울어대는 산만한 바닷가에 서서 기자회견을 해야만 했을까?

    이 상황은 미국 대통령의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품질에 있어 많은 교훈을 주고 있다. 우리나라 재해 발생 시 현장에 들르는 리더들의 모습들을 기억 해 보자. 민방위복이나 점퍼를 입고 현장으로 달려가는 것은 비슷하다. 하지만, 우천 속에서 대부분 리더들은 우산을 쓴다. 비서들이 우산을 들고 현장에서 리더들을 따라다니는 것이다. 분명 오바마와는 다른 모습이다.

    오바마가 진행한 빗속의 기자회견속에는 많은 장치들이 숨어 있다. 일단 검정 점퍼를 입었다. 화려하지 않은 색깔로 안타까움을 표현하는 장치다. 비를 맞는 것은 현지에서 고통 받는 주민들과 해변에서 당시에도 열심히 방재작업을 하는 모든 조력자들과 함께 한다는 의미를 전달하는 장치다. 작성된 연설문은 백악관 홍보담당자들에 의해 미리 투명 비닐로 한 장 한 장 포장되어 있었다. 종이 연설문이 비에 젖는 것을 미리 방지하기 위한 장치였다. 오바마 앞에 걸려있는 마이크는 빗물에도 견디는 마이크였다. 해변을 배경으로 하여 재해 현장에 대통령이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모든 것이 ‘미리 고안되고 준비’ 된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이었던 것이다.

    이런 고품질의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은 리더의 열린 마음과 주변 전문가들의 조언에 대한 존중을 기반으로 해야 가능하다. 아무리 훌륭한 전략과 경험에 기반한 조언들이라도 리더가 개인적으로 “그렇게 할 필요까지 있을까?” 또는 “나는 비를 맞는 게 정말 싫어”했었더라면 전혀 이런 커뮤니케이션은 불가능했었을 것이다.

    또한 주변 조언자들이 “감히 대통령에게 어떻게 비를 맞으라고 할 수 있겠어?”라던가 “최소한 우산이라도 큰 걸 마련하자”하며 리더의 눈치를 보았더라면 어떻게 되었을까? 백악관의 조언자들은 기자들까지 감동시키는 방식으로 훌륭하게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을 했다. 대통령이 홀로 비를 맞는다는 그 모습 자체만으로 그들도 선뜻 우산이나 우비를 두를 수가 없었다. 이 재해를 한마음으로 헤쳐나가자는 대통령의 메시지에 공감 할 수 밖에 없었다. 물론 이 장면을 지켜보던 수억의 미국 국민들도 마찬가지였다.

    준비된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의 힘이란 이런 것이다. 얼핏 사소해 보이는 많은 장치들과 의미들이 간과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작은 것 하나 조차도 고안 해 조언을 했고, 리더는 그 조언을 시원하게 받아들였다. 커뮤니케이션의 품질은 위기 시에 극명하게 나타난다. 준비할 시간이 많고 혼란스러움이 적은 평시와는 전혀 다른 여러 압박이 있기 때문이다. 위기 시에 고품질의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할 수 있는 조직이 바로 톱 클래스다. 오바마는 비를 맞으며 이 점을 뽐내고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위기관리는 상황 관리와 커뮤니케이션 관리로 나뉩니다. 이 글은 위기 발생 후 기업, 정부, 공기관등이 위기관리를 위해 실행 한 커뮤니케이션 중 하나의 성공 포인트만을 잡아 예시한 것입니다. 즉, 이 원 포인트가 해당 케이스 위기관리 전반의 성공을 대변하고 있지는 않음을 알려드립니다.

  • 떠들썩 하게 도움을 구하지 말라

    [이코노믹리뷰 기고문 46]

    떠들썩 하게 도움을 구하지 말라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말 많은 사람 부류들을 뽑으라면 기자와 홍보담당자가 그 중 빠질 리 없다. 위기가 발생하면 그들로부터의 말들은 더 많아 진다. 이 와중에 당황한 기업이 외부로 전문회사들을 찾는 데 있어 떠들썩함이 있으면 안 된다. 상호간 비밀준수계약도 필수다. 만약 이를 두고 공개 경쟁 비딩을 시키는 기업이라면 위기관리엔 마음이 없는 셈이다.

    일상적으로 수십 년간 위기관리는 기업 인하우스가 알아서 하는 일로 여겨져 왔다. 잘되건 안되건 내부 인력들이 밤을 새우고 노력 해서 위기를 관리 해 나가는 것이 유일한 방식이라 알고 있었던 것이다. 언젠가부터 이런 상식들이 하나 둘씩 바뀌어갔다. 외부 전문 회사들을 활용 해 내부 인하우스 인력이 잘 할 수 있는 부분에만 집중 하는 체계적 전략이 대두된 것이다.

    기업 위기관리를 외부 대행에 맡긴다는 것은 기본적으로 넌센스다. 그들이 남의 목숨을 살아 주지 않는 것처럼 “우리 위기를 대신 관리해 주십시오”하는 요청은 근본적으로 말이 안 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 위기를 관리하기 위해 저희와 함께 해 주실 수 있겠습니까?”하는 요청은 글로벌 기업들은 물론 국내 유수의 기업 다수에게는 이젠 일반적인 것이 되었다.

    최고의사결정자들과 실무임원들이 초기 우려하는 것은 비밀 준수 여부다. 외부에서 투입된 그룹들이 과연 내부로부터 얻은 정보를 유출하지는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는 것이다. 심지어 실무 임원들에게도 공유 되지 않는 특급정보 외 에도 일부가 이미 알고 있는 정보 한 톨이라도 밖으로 흘러나가지 않을까 우려하는 내부인사들이 많다. 아주 당연하고 중요한 마음가짐이다.

    하지만, 구더기가 무서워 장을 담그지 못하는 사람은 없다. 법무법인을 비롯 많은 전문 펌(firm)들은 클라이언트와 아주 강력한 비밀준수계약(NDA)하에서 업무를 진행한다. 심지어 그 전문회사의 클라이언트를 외부 공개하는 것을 금하기도 한다. 당연 해당 위기관리 주체인 기업 스스로도 ‘위기관리를 위해 OO회사를 고용했다’라는 사실을 외부로 공표하지 않는다.

    문제는 기업에서 위기 발생 직후 위기관리 전문회사들을 찾아 다니면서 정보유출 상황이 시작되는 것이다. 기업에서 여기 저기 프로필을 요청하고, 미팅을 하고, 심지어 제안을 달라 하는 형식적 구매 프로세스를 밟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실무자들의 전화 몇 통은 이 말 많은 광장에서 ‘날 좀 보소!’하는 외침과 다름이 없다.

    나중에 선임 된 위기관리 전문회사도 부담이 크다. 성공해도 실패해도 돌아오는 여러 사후 평가들이 수십 년을 따라다니기 때문이다. 위기관리 자문이나 과정에서도 뜻하지 않는 변수들이 두드러질 수 있어 해당 전문회사들 스스로도 절대 알려지는 것을 즐겨 하지 않는다. 기업 인하우스나 전문회사나 공히 다 원하지 않는 정보들이 밖으로 흘러 나가는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 그 프로세스를 CEO는 잘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위기관리 성공을 위해 외부로부터 조력을 구하고자 하는 CEO는 먼저 정확하게 외부 전문회사에게 위임할 업무들을 확정하라고 실무진들에게 지시해야 한다. 모든 것을 우리 내부 인하우스들이 최고로 잘할 수 있다 자평 한다면 외부 자문을 쓸 필요는 없다. 하지만 만약 일부라도 그렇지 못하거나 자신이 없다면 달리 생각해 보자. 다시 한번 이야기하지만 위기관리를 ‘맡기는 것’이 아니라 ‘함께 해 나갈’ 파트너를 찾으라는 것이다.

    평소 신뢰할 수 있는 전문회사를 극소수 컨택 하자. 강력한 비밀준수 계약 하에서 프로페셔널하게 계약을 진행하고 신속한 조력 투입을 요청하자. 위기관리 전문회사의 경우 초반에 무엇을 해야 하는지 교통정리를 할 수 있는 사람들이다. 경험이 있다. 덜 당황 해 한다. 이들에게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고, 의견을 구하고, 정해 놓은 일들에 대한 지원을 요청하는 프로세스를 밟으면 된다. 모든 과정이 비밀리에 이루어져야 하고, 불필요한 과정과 절차들은 과감히 단순화해야 한다. 그래야 버스가 지나간 후에야 손을 흔들기 시작하는 우스꽝스러운 대응을 면할 수 있다.

    물론 내부적으로 구매정책과 프로세스가 있고, 사후 감사의 우려도 존재한다. 모든 업무들을 원칙에 맞춰 진행해야 하는 본을 보여주어야 하는 사람도 CEO다. 실무자들에게 그 모든 과정들과 원칙들을 건너뛰라 이야기할 수 없는 사정도 분명 있다. 그렇기 때문에 위기 시 외부 조력을 구하는 과정과 단계들을 ‘평소’ 미리 구상 해 놓는 것이 유일한 대안이다. 위기관리 매뉴얼에 적시해 놓은 그 파트너를 비상시 동원하는 형식으로 비밀준수와 신속성, 효과들을 안전하게 노리라는 제안이다.

  • 홍보임원들은 전사적 위기관리라는 의미를 새기자

    The PR 기고문

    정용민의 Crisis Talk

    정용민 대표 컨설턴트

    스트래티지샐러드

    홍보임원들에게 필요한 ‘경영적 언어’

    홍보임원들은 전사적 위기관리라는 의미를 새기자

    클라이언트사의 전사적 위기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회사 내로 들어가보면 상당히 흥미로운 상황들이 펼쳐진다. 홍보부문이 리드하는 기업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 프로젝트를 실행 할 때 홍보부문이 가장 어려움을 느끼는 지원 업무는 어떤 것일까? 홍보부문이 가장 난색을 표하는 지원 업무는 바로 실무 부서들을 하나로 모으거나, 실무부서들과 면담을 잡거나 하는 스케쥴링 업무들인 경우들이 제일 흔하다.

    전사적 위기관리 시스템이라는 단어를 잘 살펴 보자. 홍보부문이 만들려 하는 것이 ‘위기 시 홍보 업무 매뉴얼 또는 체계’가 아니라면 이 ‘전사적’ 이라는 의미는 위기 발생 시 관여돼야 하는 모든 부서들을 하나로 모으는 체계라는 의미다. 근본적으로 기업 위기라는 것은 홍보부서 혼자 해결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었다. 지금까지 기업 홍보부서가 위기를 관리 해 나가는 해결사의 역할을 수행했었던 것은 기업의 진화수준과 위기관리 철학을 그래도 보여주는 예전 현상이었을 뿐이다.

    아주 작은 제품관련 위기가 발생해도 홍보부문은 전사적 위기관리 체계를 움직이는 코디네이터의 역할이 핵심이다. 제품관련 부서인 생산, 기술, 영업, 고객관리, 마케팅, 기획, 재무, 인사, 법무 등등의 부서들이 각자의 전문성과 업무 경험을 기반으로 하나로 모여 상황 관리 체계를 굴리게 된다. 이를 코디네이션 하면서 내부와 외부 커뮤니케이션 관리를 함께 하는 역할이 홍보부문의 역할이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평시 전사적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을 할 때 각 관련 부서들을 하나로 모으는 작업에 부담을 느끼는 곳이 홍보부문이라는 것이 참 흥미롭다.

    기획부서와 같은 핵심 경영지원 부서들이 전사적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을 리드할 때에는 홍보부문들이 리드할 때와는 약간 다른 형식(ritual)이
    있다. 일단 기획부서들이 전사적 위기관리 시스템을 구축할 때에는 그 시작과 함께 CEO로부터 시작해 핵심 부서들의 최고 임원들과 프로젝트 추진 컨설턴트들과의 상견례 자리들을 만들어 추진한다. 자신 회사의 위기 그리고 위기관리 체계에 대한 최고경영진들의 생각과 조언들을 청취하고 프로젝트에 반영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드는 것이다. 물론 이와 동시에 전사적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 프로젝트에 대한 내부 공감대와 인식을 고취하는 활동도 같이 진행하는 형식이 되겠다.

    당연히 최고임원들이 해당 프로젝트의 중요성에 대해 인식을 하게 되고, 이는 곧 그 아래 핵심 실무 임원 및 팀장급들의 인식과도 연결이 된다. 해당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부서의 미팅 어랜지 요청이나 준비 워크샵등의 일정 확보와 협조가 좀더 손쉬워 지게 된다. 홍보부문이 이러한 내부 스케쥴링을 어려워하는 이유는 내부적으로 업무를 셀링(selling)하는 방법과 정치적인 형식에 스스로 일부 낯섦이 있어서가 아닌가 한다.

    또한 전사적 위기관리 시스템을 구축하는 프로젝트에서 성공적인 리드 부서들은 중간 업데이트 보고들을 정확하게 어랜지 하면서 시간관리를 해 나간다. ‘전사적’이라는 의미에서 공유와 피드백을 제하고서는 절대 성공적인 결과를 도출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활발하고 다양한 공유 세션들은 프로젝트의 원래 가치를 강화시키게 마련이다.

    내부 정치적으로는 이런 과정에서 ‘전사적’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에 소극적으로 협조하거나, 비생산적인 불만을 가진 일부 부서들에 대한 압력도 가능하게 된다. 정기적으로 최고경영진들에게 업데이트 되는 프로젝트 경과에 있어 일부 부서들의 비협조는 금새 표시가 나게 마련이다. 해당 최고임원들은 신경이 쓰일 수 밖에 없다. 이런 부분이 정기적인 공유의 힘이다.

    바쁘지 않은 부서는 없다. 정신 없이 일하지 않는 실무자들도 없어 보인다. 매일 연이어지는 미팅스케줄들을 뚫고 새로운 프로젝트를 위한 미팅에 참석을 권유할 때에는 사실 큰 용기가 필요하다. 일부 부서들의 경우 자신들의 ‘힘’을 기반으로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전사적 위기관리 시스템을 구축하려는 홍보부서라면 이를 피하거나 소극적으로 대응하면 안 된다. 평시에도 이렇게 협조가 안되고 협력이 불가능하다면 위기가 발생했을 때에는 더더욱 협조와 협력은 불가능해 지기 때문이다.

    평시에도 함께 마주앉을 시간과 공감대가 없는데, 어떻게 위기 시에 마주 앉아 즉각적인 커뮤니케이션과 협력들이 가능할 수 있나 하는 것이다. 실제 위기가 발생하면 몇 분 몇 초를 다투게 되는데 부서 상호간에 서먹함이 있고, 커뮤니케이션이 되지 않는다면 그 위기관리 결과는 뻔하다. 적시 대응은커녕 대응 자체가 불가능해질지도 모른다.

    많은 기업들에게 ‘위기가 발생하면 주관과 유관 부서들이 가능한 빠른 시간 내에 마주 앉으라’는 조언을 반복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 위기가 발생했을 때 즉각 주관과 유관 부서들이 상호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특정 장소에 마주 앉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도록 어려워 보인다. 시뮬레이션등을 통해 평소 마주 앉는 연습을 많이 한 기업들도 실제 위기가 발생하면 하루 이틀이라는 시간을 허투루 보내는 곳들이 태반이다. CEO가 배석하시는 자리라면 더더욱 어렵고 난해하다.

    이런 환경에서는 전사적 위기관리 시스템이란 그냥 구호에만 그칠 뿐이다. 하나의 희망사항일 뿐 실행 가능한 체계는 절대 아니다. 근본적으로 ‘전사적 체계’라는 의미를 유지하고, 이를 실제 실행 가능한 체계로서 활성화 되게 만들기 위해서는 홍보부문이 리더십을 좀 더 강화해 멀티 부서들과의 관계 맺기가 정상화 되어야 한다.

    전사적으로 위기를 바라보는 위기관(危機觀)을 좀더 정확하게 공유해야 할 필요가 있다. 비록 실무에 바쁘고 지쳐 시간이나 틈을 낼 수 없지만, 중요한 위기가 발생하면 각각의 실무 부서들이 우선 순위를 조정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 이런 통합된 위기관의 공유는 상당히 중요하다. 지금과
    같이 위기라는 것은 단순히 골치 아픈 것이며, 이를 처리(?)하는 부서는 따로 있고, 가능한 이와 연계되지 않는 것이 자신을 위해 최선이라는 생각을 최대한 제한할 수 있어야 한다.

    더 나아가 위기관리에 협력할 각각의 주관과 유관 부서들을 한자리에서 훈련해야 한다. 간단한 미팅도 불가능할 정도로 스케쥴링이 힘든데, 어떻게 그들을 대상으로 훈련과 토론을 할 긴 시간을 마련 할 수 있는가 하는 질문들도 많이 받는다. 하지만, 어떻게 해서든 그러한 필수적인 준비의 시간을 ‘뽑아’ 내야 한다. 필요하다면 최고경영진의 정치적인 지원도 받아 낼 수 있어야 한다.

    앞 부분이 가능하다면 더 한발 나아가 이를 반복해야 한다. 위기가 발생 했을 때 자신의 부서들이 진행해야 할 대응 업무에 대한 인식고취와 실행 연습을 반복하고 반복하고 반복하는 것이다. 각 부서들의 대응 업무들이 전사적 환경에서도 운용이 되며 상호 갈등이나 중복이 없는지 확인하는 시뮬레이션도 반복하고 반복해야 한다. 일부 홍보부문에서는 이를 연례적인 기본 트레이닝과 시스템 강화 사업으로 연간 비즈니스 플랜에 삽입 하기도 하는데 이는 대단히 전략적이다.

    마지막으로 이런 중요한 프로젝트의 부서 내 리더는 팀장급 이상의 핵심 인력들이 맡아야 실제 프로젝트 완성과 성공이 가능하다. 임원들이 리드하면 더더욱 훌륭한 결과가 나오게 된다. 전사적 위기관리 시스템을 구축하면서 경험한 내부 인하우스 홍보 담당자의 어려움들은 그 담당자의 직급이나 사내 영향력이 제한되어 있기 때문인 경우들이 대부분이었다. 심지어 어떻게 주임이나 대리급 홍보담당자가 기획, 인사, 생산, 영업, 마케팅 부문의 실무임원들과 팀장들의 스케쥴링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는 생각을 할 수 있는지 궁금하기도 하다. 가능한 전사적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 프로젝트의 내부 리더는 핵심 직급의 인력이어야 한다.

    기업의 홍보부문이 사내에서 경영적인 입지를 확보할 수 있는 아주 좋은 채널이 바로 위기관리다. 많은 전문가들이 홍보담당자들은 ‘경영적 언어’를 사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여기에서 경영적 언어란 CEO를 비롯한 최고임원들이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회사의 업무 주제와 연결된 것이어야 한다. 성공하기를 원하고 최고경영진들에게 더욱 인정받기 원하는 홍보 임원들은 절대로 위기관리 시스템이라는 주제를 놓아서는 안 된다. 이에 더해 ‘전사적’이라는 개념을 추가해 전사적 코디네이터로서 자신과 자신 부서의 역할을 강조 할 필요가 있다. 사내 협력과 협업 그리고 공유와 커뮤니케이션을 리드하는 전략적인 입지를 ‘스케쥴링’과 같은 단순한 골치 아픔 때문에 포기 할 수는 없는 것이 아닌가 한다.

  • 광고로 해결하자는 제안은 경계하라

    [이코노믹리뷰 기고문 42]

    광고로 해결하자는 제안은 경계하라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위기관리에 있어 큰 예산은 무시할 수 없는 힘이다. 반대로예산 없는 위기관리는 상당히 볼품 없고 무기력할 수 있다는 의미도 된다. 그렇다고 기업이 위기 시 무조건 예산만을 풍부하게 활용해서 위기관리에 성공할 수는 없다. 이 상황에서 경계 할 것은 예산을 노리는 이해관계자들이고주목해야 할 것은 전략이다.

    광고를 주어 부정적 언론의 입을 막으려는 시도처럼 일차원적인 위기관리 노력은 없다. 광고를 기반으로 한 관계 형성은 평소의 업무일 뿐이다. 일단 위기가 발생하면 기사와 광고를 교환하는 조건의 예산 활용은 일선에서는 극도로 위험한 시도로 종종 해석된다. 기자들에게는 저널리즘 철학과 체면이 있다. “돈을 줄 테니 기사를 쓰지 말라”는 이야기처럼 자존심 상하는 기업의 태도가 어디 있겠나.

    대형 기업에게 위기가 발생하면 전문가를 자칭하는 해결사들이 나타난다. 최고경영진에게 이해관계자 관리에 있어 큰 예산의 활용을 조언하거나, 광고를 통해 문제를 해결 하기 위한 여러 솔루션들을 제시한다. 심지어 종이신문의 면을 몽땅 사서 위기관리를 위한 기업의 메시지를 실어 주겠다고도 제안한다. 상당히 위험한 발상이지만 경영진들에게는 매력적인 제안이 되곤 한다.

    이에 기업들은 신문과 TV광고 시간을 잔뜩 사서 이해관계자들에게 전하는 메시지들을 넣는다. 정치적 메시지들을 반복 삽입하거나,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자사의 의지를 강조한다. 거대한 카피로 채워진 이미지들이 등장하고, 왜 이제야 이렇게 좋은 기업이 알려지는 것일까 싶게 유료로 개발 된 광고들이 인쇄된다. 일단 경영진들이 안심 하고, 깊이 있는 상황을 모르는 일반대중들이 이런 대응활동에 감화되는 듯 해 보인다.

    실무자 입장에서도 골치 아픈 문제의 개선이나 재발방지보다 이미지 한 장으로 대변되는 광고가 쉽고 편해 보인다. 위기의 원인이 되는 구조적 문제를 해결 하는데 수천억 원을 써야 하는데 몇 억에서 몇 십 억 원짜리 광고 캠페인으로 해결이 된다면 남는 장사로도 보인다. 무엇보다도 문제 해결을 위해 실무진으로서 할 수 있는 것이 광고 밖에 없다는 것도 어찌 보면 현실적 변명이다. 당연 많은 기업들은 예산과 광고를 통해 위기를 관리하려는 유혹을 떨치기 힘들다.

    하지만, 위기 시 기업 CEO는 예산과 광고를 바라보는 시각을 좀 더 정확히 해야 제대로 된 위기관리 성공이 가능하다. 예산과 광고가 전혀 불필요하거나 소용 없다는 의미가 아니다. 위기관리에 있어 예산과 광고는 나중의 것이고, 항상 정당한 위기 해결책과 함께 해야만 한다는 것이다. 어떤 경우라도 예산과 광고가 위기관리 모든 활동보다 앞서지 않아야 한다. 정확하고 전략적인 개선과 재발방지책 없이 예산과 광고에만 의지해서는 위기관리의 진정한 성공은 요원할 수 밖에 없다. 때때로 아무 위기관리 기반 없는 예산 활용은 부가적인 문제들을 초래하고, 무분별한 광고 하이에나들의 공격에 회사를 벌거벗겨 내 놓는 상황만을 만들게 되니 좀 더 고민할 필요가 있다.

    기업들이 위기에 처하면 적극적으로 상황을 분석 해 그 기반으로 자신들의 입장을 정하게 된다. 공식입장을 언론을 통해 피력하고 여러 관련 이해관계자들과 해당 문제를 풀기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시도한다. 문제의 상황이 일정 수준 관리될 때까지 언론을 비롯 이해관계자들과 지속 커뮤니케이션 한다. 결과적으로 일정 노력과 시간이 경주되어 문제가 관리되는 상황이 되면 기업들은 신문지면 등을 통해 사과 또는 해명광고를 게재한다. 언론에서는 이 시점을 위기관리가 1차로 마무리 되는 시점으로 해석하곤 한다. 해당 기업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어떻게 위기관리를 했는지가 정확히 표현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과나 해명광고에 대한 언론의 해석이 ‘1차적 위기관리 종료’에 국한된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위기관리에 실패하는 기업들은 사과나 해명광고를 가장 우선적이고 중요한 위기대응이라고 자체 해석하곤 한다. 어떤 전문가는 위기 발생 시 제일 먼저 광고면을 잡으라 조언 할 정도다. 일부는 광고에 불분명한 입장과 때때로 당황스러운 주장을 실어 2차 및 3차 위기를 자초하기도 한다. 할 수 있는 모든 것과 해야 할 모든 것을 한 후 광고 하는 것이 옳은 대응이라는 점을 혼동한 것이다.

    “왜 수억 원을 들여 모든 일간지에 광고를 실었는데도 문제가 해결 되지 않는가?” 물어보는 최고의사결정그룹이 되지는 말자. 예산과 광고보다 선행되는 전략과 그에 기반한 위기관리 대응에 더욱 관심을 가지자는 이야기다. 아무리 바빠도 이미지 보다 실체를 우선하라는 조언이다.

  • 준비하지 않으니 빠를 턱이 없다

    [이코노믹리뷰 기고문 40]

    준비하지 않으니 빠를 턱이 없다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위기 대응의 핵심은 신속성이다. 모든 위기는 시간이 해결 해 준다. 죽이 되던 밥이 되던 더 나중엔 재가 되더라도 무언가 되긴 된다. 그러나 기업이 원하는 결과는 이런 참담함이 아니다. 적시에 위기 대응에 나서기 위해서는 각각의 대응 기능 스스로 준비들이 전제되어야 한다. 준비가 없으면 항상 느리다. 예외는 없다.

    우리 기업들의 위기관리 케이스들을 분석 해 보면 기업 대부분이 위기 상황 보다 느리게 움직이는 공통적인 현상을 보인다. 물론 기업은 개인보다 느리다. 기업은 환경보다 느릴 수 밖에 없다. 상황 감지에 여럿이 관여 하다 보니 상황 파악도 느릴 수 밖에 없다. 의사결정그룹도 한 개인이 아니라면 의사결정이 빠를 수가 없다. 위기 대응에 나서는 사람들이 여러 준비에 시간을 소비하다 보면 이미 버스는 지나가버린 뒤일지도 모른다.

    북한과 대치하고 있는 전방 군인들을 생각 해보자. 북한의 도발 징후를 감지하면 이에 대응하는 시간을 최소화 하기 위해 그들은 항상 노력한다. 심지어 일선에게 ‘상부에 보고하지 말고 적이 도발하면 반사적으로 먼저 응징하라’는 지시를 할 정도로 신속한 초기 대응을 주문한다. 우리 군이 즉각 반격에 나설 수 있으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바로 대비 또는 준비라고 불리는 체계가 필요하다.

    준비(準備)라는 단어는 사전에 의하면 ‘미리 마련하여 갖추다’라는 의미를 가진다. 다가오는 위기에 대한 신속한 대응을 위해 필요한 것들을 고민하고 마련해 하나 하나 미리 갖추어 나가는 것이 위기관리에서 ‘준비’의 의미가 되겠다. 개념적으로는 당연하고 간단한 주문 같아 보인다. 하면 되지 무엇이 문제인가 하는 생각도 들 수 있다.

    문제는 대부분의 기업들이 예측되는 위기에 있어서도 별반 세부적인 준비를 하지 못하고 있다는 데 있다. 거의 매번 별반 실제적 준비 없이 위기를 맞으니 그에 대한 대응은 반복적으로 늦고 어려울 수 밖에 없다. 왜 그럴까?

    서로 만나 마주 앉지 않기 때문이다. 웬만해서는 같이 일하지 않는다. 소위 말하는 부서간 사일로(silo)가 위기 때는 더욱 강해진다. 흡연실에 옹기종기 모여 대응을 논하는 일부 팀장들이 위기관리를 하는 수준에 머무른다. 체계적으로 모두 함께 이음새 없는 대응 계획을 세우기 힘든 이유가 이 때문이다. 법무, 기획, 대관, 홍보, 영업, 마케팅 각각이 예측되는 동일한 위기에 대해 각기 자기들만의 대응 계획을 세운다. 실제적으로 협업이 이루어지는 준비체계는 이런 모습이 아니다.

    개념적으로만 준비를 하기 때문이다. 위기대응을 위한 준비 중 가장 많이 소비되는 시간은 문서작업을 위한 업무라고 실무자들은 토로한다. 문서로 위기를 관리할 수 있는 회사는 없다. 문제는 보고를 위한 문서에 시간을 과도하게 쏟아 부어 실제로 인적, 물적, 경험적, 네트워크적인 준비를 할 여유가 부족하게 된다.

    일부는 준비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기 때문이다. 최근 기업들의 위기는 예전보다 훨씬 더 넓고 깊은 전문성을 요한다. 평소 담당실무에만 집중하던 부서들이 생소하고 특수한 유형의 위기에 당면했을 때 정확하게 어떤 준비가 필요한지 사내에서는 아무도 가르쳐주지 못한다. 여기저기 알아보고 조언을 요청하는 전화를 극비리에 돌리다가 때를 놓치고 위기를 맞는다.

    위기관리 성공을 원하는 CEO는 하루 빨리 ‘정리된 준비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위기관리 프로세스를 구축하는 고민 이전에 위기 대응을 위한 ‘준비 프로세스 구축’을 먼저 할 필요가 있다. 평시 가능한 여러 위기 유형에 대한 대비 체계를 점검하고, 부족한 면이 있으면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체계 보수를 진행해 보자. 세부 시뮬레이션을 통해 아주 사소한 준비들에 대한 니즈를 발견하고 이에 부서들의 실제적 고민을 요청해 보자. 이를 위해 CEO는 시나리오를 넘어 각본까지를 상상하면서 하나 하나 질문해 보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더욱 이상적인 것은 회사 내부에 이런 시나리오와 각본을 미리 고민하고 계속 질문하는 관제탑 기능을 설치 운용하는 체계가 되겠다. CEO는 이 관제탑 기능을 하는 임원이나 부서장과 함께 지속적인 대화를 통해 준비 체계를 이해하면 된다. 위기관리란 ‘위기에 처한 기업이 꼭 해야 할 일을 제 때에 하는 것’이라 이야기한다. 여기서 기업이 ‘제 때에’ 필요한 일을 할 수 있기 위해서 필수적인 것이 곧 준비다. 준비 없이는 뭐든 제 때 하기가 힘들다. 위기관리는 더더욱 힘들어진다. 평소 미리 고민하던 CEO가 위기관리에 곧 잘 성공하는 이유가 바로 ‘준비’다.

  • 한국기업들의 위기, 경영의 문제? 위기관리의 문제?

    한국기업들의 위기, 경영의 문제? 위기관리의 문제?

    기업에게 발생할 수 있는 위기의 유형들을 스트래티지샐러드에서는 총 87가지 유형으로 구분하고 있다. 세부적으로는 121개 유형으로 또 분류한다. [출처: 스트래티지샐러드 위기관리 매뉴얼 체크리스트 2013]

    이 유형들 중 한국 기업들에게 주로 발생하는 위기 유형들의 특성들을 분석 해 보면 대략 다음과 같은 3가지 특징을 보인다.

    1. (기업이) 의도적으로 발생 시키는 위기

    2. Guilty성 위기

    3. 구조적인 위기

    많은 학자들과 실무 전문가들이 위기관리를 사전 위기관리와 사후 위기관리로 구분하곤 한다. 하지만, 위기관리라는 개념하에 사전적 위기관리를 집어 넣는 것이 실제로 옳은 것인가에 대한 의문이 든다.

    평소 위기 유형들을 분석 해 자사에게 발생할 수 있는 위기를 미연에 발견하고, 완화 시키고, 억제 방지하고, 대비하는 모든 활동들. 즉, 발생 가능한 위기 유형 또는 요소들에 대한 사전적 관리는 위기관리 이전에 곧 경영(management)의 영역이자 책임이라고 생각한다.

    위기관리는 평소 경영 활동에 의해 감지, 억제, 완화, 방지 되던 위기가 실제로 발생 해 가시적 영향을 미치게 된 상황을 관리하는 활동이라고 볼 수 있다. 단순히 보면 위기 발생 이전에는 경영의 영역이고, 위기가 실제 발생한 시점 이후가 바로 위기관리의 주요 영역이라고 본다는 것이다.

    위기관리 실무자들의 입장에서도 위기 발생 이전에 이루어지는 대부분의 방지, 극복 활동들은 경영의 영역으로 구분되는 것을 원한다. 위에서 제시했던 한국기업들의 주요 위기 유형들의 특성을 보자.

    1, (기업이) 의도적으로 발생 시키는 위기

    예를 들어 시장 내에서의 지배적 위치를 이용 해 불공정한 사업 관행을 전개해 이득을 취하는 기업의 경우를 보자. 이런 사업 구조는 경영진의 관리 대상이고 책임이다. 이를 위기관리 관점에서 실무자들이 경고 해 불공정성을 해소 해 버릴 수는 없는 것이 현실이다. 경영을 책임지고 있는 오너와 최고경영진들의 결단에 의한 개선이 없이는 해당 이슈는 곧 위기로 발화하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위기관리 실무자들이 할 수 있는 일은 미봉이나 모면, 발화 지연 전략 밖에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런 위기관리 전략이 성공했다 치더라도 해당 위기는 계속 반복될 수 밖에 없다. 진정한 의미의 위기관리는 불가능하다는 의미가 된다. 여기에서 책임은 위기관리의 영역이 아니라 최고경영진의 경영 영역에 한정되어야 한다.

    2. Guilty성 위기

    예를 들어 생산시설 내 안전 조치나, 교육 그리고 사고 대응 장비들의 미비에 의한 안전사고 발생 경우를 들어 보자. 분명히 법적 규정에 따른 모든 제반 준비 체계를 갖추지 않았던 것이 주요 원인이다. 분명한 기업의 Guilty성 위기다.

    이에 대한 관리도 경영의 영역이다. 최고경영진의 안전에 대한 철학과 그 구현 의지가 핵심이었다. 위기관리 실무자가 진단작업을 통해 생산시설에서의 안전 체계 미비를 지적한다 해도 최고경영진의 의지가 존재하지 않는 한 즉각적인 개선은 힘들었던 것이다.

    안전사고는 반복되고 이에 대한 사후 위기관리도 똑같이 반복된다. 미봉, 무마, 모면 등이 최선이다. 끝까지 최고경영진의 강력한 경영 노력이 없다면 위기관리의 성공은 불가능한 것이다.

    3. 구조적인 위기

    가장 흔한 예가 기업 경영진이나 오너에 의한 문제다. 한국적 지배구조상에서 기업 경영진 및 오너의 management override에 대해 기업 내 어느 누가 사전 감지, 억제, 완화, 방지가 가능할 수 있겠나?

    이 또한 경영 그 자체의 영역이고 책임인 부분이다. 위기관리 실무자, 즉 예를 들어 감사팀 등이 오너의 management override를 감지했다 해도 이를 근본적으로 사전 관리할 수 있는 방법은 실무진들에게는 없어 보인다.

    이상 같이 한국적 위기 특성들에서 위기관리 활동으로 실행 가능한 전략은 모면, 무마, 미봉, 발화지연 등이 전부일 수 밖에 없다, 물론 그럼에도 반복적인 동일 또는 유사 위기의 발발은 당연하게 된다. [위기관리와 위기관리 시스템의 아노미(anomie) 상태의 지속]

    한국 기업이나 조직들의 위기는 위기관리의 부실이나 실패가 문제 핵심이 아니라, 경영의 부실과 철학 부재, 낮은 품질을 핵심으로 볼 수 밖에 없다. 이 때문에 위기관리 실무자들은 매번 자신들이 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옵션 속에서 고민한다. 또, 근본적 위기관리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선을 그어 실행에 엄두 조차 내지 못하게 된다.

    사진 출처: Flickr [http://www.flickr.com/photos/53370644@N06/4975888229/sizes/m/in/photolist-8zGJdn-bWf8Ud-bWf9d1-bWf965-85hsb8-bWf8Zj-bWf8Cw-bWf8MU-bWf8JC-bWf8Fd-dD7gsM/]

    경영이 그대로 인데, 위기관리가 더 나아질 순 없다.

    근본적으로 위기 발생의 책임은 최고경영자에게 있다. 그러나 최고경영자는 현실에서 웬만해서는 위기발생의 책임을 지지 않는다. 대신 위기관리가 잘 못되었다고 책임자들을 비판한다. 최고경영진들이 위기를 자신의 것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한 한국 기업이나 조직에서 위기란 영원히 존재하지 않을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