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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카오톡 위기관리, 아쉬움을 통해 얻는 교훈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많이 아쉽다. 불행한 기업이다. 불행한 사회고 불행한 국민들이다. 그들에게 불행한 위기가 있었고, 불행한 위기관리가 있었다. 별 것 아닐 수도 있던 논란이 회사에게 위기가 되었고, 사회적으로는 혼란이 되었다. 이번 카카오톡 위기와 위기관리에는 아쉬움이 많았다. 하지만 이를 반면교사로 삼아 유사하거나 동일한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 기업들이 많아진다면 다음카카오의 이번 위기관리는 사회를 위한 큰 공헌이라고도 볼 수 있을 것이다.

    위기에 처했을 때라면 항상 기억하자. 위기의 핵심에 대해 고객, 언론, 정부, NGO등과 같은 이해관계자들이 ‘질문하기 전’ 기업이 준비하고 있던 답변은 곧 철학이자 신조로 해석된다. 하지만 그들로부터 ‘질문을 받은 후’ 부랴 부랴 준비된 답변은 임기응변으로 해석될 가능성이 많다. 준비의 중요성에 대한 이야기다. 다음카카오는 어땠을까?

    이번 카카오톡 이슈는 매우 어려운 이슈였다. 풀기 어려운 논란이었다. 우선 이성과 감정이 충돌하는 성격을 띠었다. 기업이 어느 쪽에 서야 할지 결정이 어려울 수 밖에 없었다. 기업의 법적 의무와 개인 사생활 이슈가 서로 충돌하는 이슈였다. 기본적으로 선택의 문제가 아닌 이슈였다.

    정치와 비즈니스간의 갈등도 존재했다. 서로 엮이면 안 되는 이질적 분야가 서로 얽혀 버린 것이다. 일선과 공중들에게는 압수수색과 감청 간 개념의 혼동도 존재했다. 범죄 행위와 일상 대화간의 개념 혼동도 존재했다. 검찰의 ‘실시간’ 표현도 혼동을 일으키면서 사태 악화를 부채질 했다.

    다음카카오의 입장에서 난감하기 그지 없는 위기였다. 일반적인 위기란 보통 기업과 이해관계자간의 갈등과 충돌에 기반한다. 하지만 이번 카카오톡 위기는 상이한 이해관계자들이 충돌하는 사이에 기업이 끼어 들어간 케이스였다. 그래서 더 불행했다.

    그렇다면 이렇게 어려운 이슈로 인해 난감하기 그지 없는 희생양이 된 다음카카오에게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던 것일까? 정확하게는 문제라기 보다는 다음카카오의 위기관리에 있어 아쉬움은 혹시 없었을까?

    있었다. 가장 큰 아쉬움은 이미 해당 논란 자체에 전조(前兆)가 있었고 그 이전에 다양한 전례(前例)들이 있었다는 점이다. 이를 통해 다음카카오에게는 반면교사와 타산지석이 그 이전에 충분히 가능했었던 것이다.

    지난 2010년도만 해도 블랙베리 제조사인 리서치인모션(RIM)이 블랙베리 사용자에 대한 통신정보 접근을 요청하는 여러 국가들과 갈등을 빚었었다. 같은 해 트위터의 경우 미 법무부가 위키리크스의 설립자 줄리언 어산지의 범죄 혐의를 입증하기 위해 위키리크스 계정과 어산지를 포함한 3명의 계정에 대한 정보를 요구 받으며 이번 카카오톡과 유사한 갈등을 빚었었다.

    2013년에는 미국 국가안보국(NSA)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등 대형 인터넷 관련 업체를 통해 민간인 개인정보를 수집해왔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었다. 구글과 페이스북, 애플 등 대형 인터넷 업체들로부터 개인정보를 빼냈다는 의혹이 퍼지면서 각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업체들이 입장들을 발표하기 시작했었다.

    심지어 미국 정부는 테러리스트나 중범죄자가 사용 가능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FBI등이 감청할 수 있도록 페이스북, 구글, 야후 등 인터넷 업체들이 협조할 것을 의무화하는 법률 제정 의사를 피력하기도 했었다. 그 때 이미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업체들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법안이 의회에 제출되면 즉각 폐기되도록 총력전을 벌이겠다고 선언하기까지 했었다. 그러나 2014년의 다음카카오는 이와 관련된 유효한 입장을 이해관계자들이 ‘묻기 전’에 미처 만들어 놓고 있지 못했다.

    지난 9월 18일부터 발아 된 검찰의 ‘사이버 검열’ 논란에 맞서서 다음카카오가 별반 유효한 입장을 만들어 놓지 못했다 보는 이유는 10월 1일 목격된다. 이날 다음카카오 합병법인 출범 기자회견에서 이석우 대표는 ‘카카오톡의 대화내용이 텔레그램처럼 암호화되느냐’는 질문에 “잘 모르겠다”며 모호하게 답했다.

    또한 “공정한 법 집행이 있을 경우에는 대한민국의 법에 따라 검찰에 협조할 것”이라는 기존 입장만을 그대로 확인했었다. 심지어 지난 2일 “정부의 ‘통신제한조치'(감청) 요청을 받은 적이 없다”고 공식입장을 밝혔다가, 8일 ‘올 상반기 감청건수가 147건이었다’고 다시 수정하기 까지 했다.

    이런 일련의 상황들을 분석해 보면 다음카카오는 발생 예상 이슈에 대한 정확한 위해도 예측과 그에 대한 적절한 대응 준비가 부족했었다는 아쉬움이 들 수 밖에 없다. 평시 기존 입장을 고수했던 것은 해당 입장과 논리에 대한 ‘스트레스 테스트’를 진행해 보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느낌을 받는다.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사회적 논란과 비이성적이고 비합리적으로까지 보이는 공중들로부터의 폭격을 실제로 ‘스트레스 테스트’를 통해 경험 하면서 기존 입장과 논리를 수정 강화해 놓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합병 전 카카오는 매주 수요일 전 직원이 모여 서로의 업무를 공유하고 자유롭게 토론하는 타운홀미팅 ‘카카오광장’을 진행해온 것으로도 유명했다. 그렇다면 당시 이 ‘카카오광장’ 미팅에서도 정부의 ‘사이버 검열’에 대한 자사의 철학과 입장을 사전 논의하고 결정하지 못했던 것일까 궁금하다. 만약 그런 준비들이 이미 있었다면 구체적 답변을 위한 팩트 학습 부분에 있어 아쉬움은 없었을 것이고, 적절하고 유효한 초기 입장 정리가 있어 아쉬움은 덜했을 것이다.

    또한 다음카카오에게는 훈련된 대변인의 활용과 창구 일원화가 아쉬웠다. 사실 사전에 완전한 준비와 공유가 없던 상태라면 사내외의 누가 나가 대변인 역할을 했더라도 무척 힘들게 마련이다. 10월 1일 이후 다음카카오의 대변인 운용과 창구 일원화에 여러 어려움이 있었던 이유가 그 때문이라면 더욱 큰 아쉬움이 남는다.

    회사가 평소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준비한 채널들과 커뮤니케이션 톤앤매너에 대한 가이드라인도 아쉬웠다. 최초 기자회견 후 일주일 만에 발표한 ‘외양간 프로젝트’란 평시 마케팅 목적의 톤앤매너로는 아주 훌륭한 것이었다. 하지만 전체적 맥락과 사안의 중대성에는 걸맞지 않는 실행 이어서 아쉬웠다.

    선제적이고 공격적인 채널활용도 아쉬웠다. 다음카카오 합병 기자회견에서 1차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에 실패 했더라도 빠른 의사결정 후 여러 채널들을 통해 대변인의 공격적 메시지 딜리버리가 가능했었을 것이다. 하지만 다음카카오는 거대한 입장 정리 보다는 2주간 세세한 팩트 교정에 커뮤니케이션 채널들을 활용하는데 그쳐 아쉬움을 주었다.

    전체적으로 시간관리(time management)도 아쉬웠다. 10월 1일 이후 본격화 된 논란을 반전시키는데 약 2주가 소비되었다. 준비되어 있었다면 시간관리가 되었을 것이라고 보는 게 맞다. 위기가 항상 닥친 후 기업이 바삐 대응을 준비하는 모습을 내부에서는 ‘위기관리’라 부르지만 바깥에선 ‘침묵’이라 부른다. 이 침묵을 경계하기 위해 기업들은 미리 준비를 한다.

    이석우 대표가 13일 기자회견에서 밝힌 대부분의 메시지들은 그전 1일 다음카카오 합병 기자회견 때 이미 전달되었어야 했다. 그랬다면 지금과 같은 사회적 혼란은 없었을 것이다. 준비되지 못한 기업들은 위기 시 대부분 오랜 고초를 겪은 후 마지막에 가서야 정답이나 정답 비슷한 답을 고안해 내곤 한다. 문제는 타이밍이다.

    이번 카카오톡 케이스는 선생님이 이미 출제 한 문제들을 다음카카오에게 전달 한 뒤 예정된 일자에 시험을 치른 것으로 비유될 수 있다. 상당한 기회였음에도 다음카카오는 시험공부를 아주 열심히 그리고 심각하게 한 것 같아 보이지는 않는다. 처음 본 시험에서 정확한 답을 쓰지 못해 재 시험을 보게 되었기 때문이다.

    재 시험을 앞두고도 이미 알고 있는 문제에 대한 답을 달기 어려워했고. 스스로 혼란스러워 했던 것으로 보인다. 결국 늦은 재시험을 요청 해 어느 정도 답을 적게 되었다. 그 답이 정답인지 여부는 선생님의 최종 채점을 좀 더 기다려봐야겠다. 하지만, 이제는 어느 정도 카카오톡 이슈가 이해관계자들의 관심사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재 시험 때 전달된 전향적이고 강력한 입장이 효력을 발휘 한 것일까?

    지금 다음카카오는 ‘이미 알려진 문제에 대한 답을 왜 미리 마련해 놓지 못했을까?’ 후회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게 아니라면 선생님과 시험문제를 대충 쉽게 생각했던 것이다. 위기관리를 위한 준비는 ‘생존’에 대한 절박함이 전제되어야 가능하다. 위기를 쉽게 생각하는 기업들은 일반적으로 미리 준비하지 않는다. 그 이후 ‘생존’에 대한 절박함이 생기면 그때부터 준비를 하니 문제다.

    이번 카카오톡 케이스가 수많은 다른 기업들에게 주는 가장 중요한 교훈은 이것이다. “준비하고, 준비하고, 준비하라”

     

  • 25. 소송에 팬덤으로 맞서다, 타코벨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푸드 회사 입장에서 식재료에 대한 논란은 사실 여부를 떠나 가능한 조용히 넘어가는 게 낫지 않을까? 식재료가 엉터리라고 소송이 걸린 회사가 있다. 일반 회사라면 조용히 소송에 임했을 텐데, 법정으로 가기 전 먼저 자사의 팬들에게 대대적으로 떠들어 성공한 회사가 있다. 강력한 입장과 적극적 커뮤니케이션이 팬덤에게 더 큰 확신을 준 것이다. 멕시칸 패스트푸드 회사 타코벨의 이야기다.

    2011년 1월 멕시칸 패스트푸드로 유명한 타코벨이 소송을 당했다. 몇몇 소비자를 대리하여 로펌 변호사들이 제기한 소에서 변호사들은 타코벨 제품에 들어가는 ‘양념 쇠고기’에서 진짜 쇠고기의 함량은 겨우 35% 밖에 되지 않는다 주장했다. 이런 자신들의 조사 결과를 가지고 타코벨이 기존 광고에서 사용한 ‘갈아 만든 양념 쇠고기(seasoned ground beef)’ 또는 ‘양념 쇠고기(seasoned beef)’라는 표현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거짓말을 했다 지적했다.

    미국 농무성의 규정에 의하면 최소한 쇠고기(beef)라고 정의 하려면 일부 양념 이외에는 물이나 기름, 녹말, 그리고 각종 첨가제는 쇠고기에 들어가 있으면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변호사들은 이 규정을 근거로 타코벨이 제품에 사용하는 고기는 ‘혼합육(mixed meat)’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게 더 적절하다고 주장했다.

    타코벨은 소송 변호사들의 주장에 대해 전혀 근거 없는 이야기이라 일축하며 방어에 나섰다. 일부에서는 해당 소송이 사실에 근거하고 있지 않더라도 식재료에 대한 부정적 논란이 크게 회자되면 회사에 좋을 것이 없다는 의견도 있었다. 하지만, 타코벨 대변인은 “우리는 강력하게 이번 소송에 대응할 것”이라며 자신들의 음식재료에 대한 자신감을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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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먼저 타코벨은 지역신문들을 대상으로 광고를 집행했다. 광고 카피는 “우리에게 소송을 해줘서 감사합니다(Thanks you for suing us)”였다. 그리고는 “우리 양념쇠고기의 진실을 다음과 같이 밝힙니다”라며 공중들에게 그들이 사용하는 양념 쇠고기의 비밀 레시피를 전부 공개해 버렸다. 쇠고기가 88%, 그 밖에 비밀 양념들 12%로 구성되어 있다고 소개하며 그 88%의 쇠고기는 미국농무성에서 인증한 프리미엄 쇠고기라고 밝혔다.

    타코벨은 자신들의 팬들과 더 많이 대화하려 멀티 채널 PR 캠페인도 바로 실시했다. 유투브 채널과 페이스북 페이지, 트위터 등등을 통해 아주 자세하게 자신들의 식재료와 레시피들에 대해 자세하게 커뮤니케이션 했다.

    타코벨의 그렉 크리드(Greg Creed) 사장은 이런 논란에 대응하는 유투브 비디오에 직접 출연하여 자신들이 사용하는 양념 쇠고기 재료들과 비밀 양념 레시피들을 하나 하나 이름을 불러가면서 까지 공개 했다. 이 유투브 비디오는 각종 언론들과 온라인 그리고 소셜미디어들을 통해 퍼져 나갔다.

    타코벨 페이스북에서는 550만명의 팬들이 이와 관련하여 여러 의견들을 밝히며 토론을 시작했다. 그들 대부분은 이번 소송이 ‘우스꽝스럽고’ ‘시간낭비’일 뿐이라고 평가했다. 일부 소비자들은 자신들은 타코벨의 제품들에 어떤 재료들이 들어가 있는지 별로 알고 싶지도 않다고 이야기했다. 맛이 좋으니 그만이라는 소비자도 있었다. 가격에 비해 충분히 음식이 훌륭하고 패스트푸드에 (미국 농무성에서 정의한) 진정한 쇠고기가 들어가건 안 들어가건 그렇게 큰 이슈는 아니라는 의견들까지 붙었다.

    소비자들은 타코벨의 대응이 대단하다 이야기했다. 타코벨의 대응이 상당히 당당했고, 강력한 입장을 가지고 있어 더욱 신뢰가 간다고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타코벨의 이 캠페인 이후 소비자조사에서 소비자들의 반응은 여전히 타코벨에 긍정적이고 소송 이슈에 있어서도 타코벨 지지 여론이 압도적이었다. 특히 소셜미디어를 통해 나타난 팬들의 지지 의견들은 폭발적이었다. 타코벨은 소송 대응 포스팅에 Like을 눌러준 페이스북 팬들에게 25만개의 제품을 선물하기 까지 했다. 1천만장의 쿠폰도 발행해 팬들에게 제공했다.

    그로부터 4개월이 채 되지 않아, 해당 소송은 취하되었다. 타코벨은 잠재적 위기를 팬덤을 타겟으로 하는 강력한 PR캠페인으로 반전시키면서 소비자들의 지지를 이끌어 낸 것이다. 타코벨은 다시 신문 광고를 싣고 그 광고를 모든 온라인/SNS 채널을 통해 공개했다. 광고 카피는 “(변호사들아) 미안했다고 좀 이야기하면 누가 죽이기야 하겠니? (Would it kill you to say you’re sorry?)였다. 팬들은 통쾌하다며 다시 환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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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타코벨 케이스는 “우리에게 이 이슈가 무슨 좋은 이슈라고 대대적으로 떠들어야 하지? 그냥 조용하게 넘어가는 게 더 낫지 않을까?”하는 일부 의사결정자들의 일반적 의견에 대해 새로운 시각을 제안하고 있는 사례다.

    위기관리는 상황 관리와 커뮤니케이션 관리로 나뉩니다. 이 글은 위기 발생 후 기업, 정부, 공기관등이 위기관리를 위해 실행 한 커뮤니케이션 중 하나의 성공 포인트만을 잡아 예시한 것입니다. 즉, 이 원 포인트가 해당 케이스 위기관리 전반의 성공을 대변하고 있지는 않음을 알려드립니다.

  • 24. 생즉사(生則死) 사즉생(死則生) 실행으로 성공, 오비맥주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이제 우리는 망했다’라고 낙담을 했다. 임직원 모두가 최대 경쟁사의 공격적 움직임에 두려움과 패배의식으로 떨고 있었다. 이때 정신을 차리고 소비자와 시장 그리고 여론에 눈을 돌린 기업이 있었다. 죽을 생각을 다해 여론에 자신들의 메시지들을 전달했다. 정부기관에 호소했다. 국회와 언론을 찾아 다녔다. 창사이래 최대의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 낸 오비맥주의 이야기다.

    2004년 초, 오비맥주가 긴장하기 시작했다. 국내 최대의 소주 시장 점유율을 자랑하는 진로 소주가 M&A 매물로 나온다는 정보를 입수했기 때문이다. 오비맥주는 초반에 여러 시나리오를 만들어 주류시장이 어떻게 개편될 것인가를 예측했다. 당시 오비맥주를 소유하고 있던 벨기에의 인베브는 재무적 투자자들과 함께 진로를 인수하고 싶다는 의향을 보이기도 했다.

    지루한 탐색전의 시간이 지나면서 공식적으로 진로 소주의 인수의향을 발표하는 기업군들이 늘기 시작했다. 유수의 그룹사들과 중견사들이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최초 가졌던 진로 소주의 인수의향을 접고 관망하는 입장이었던 당시 오비맥주는 맥주시장의 최대 경쟁사인 하이트 맥주의 진로 인수의향서 제출 소식을 듣고 패닉에 빠졌다.

    오비맥주 내부에서는 ‘경쟁사의 소주 시장 진출은 소주와 맥주로 이루어진 국내 주류 시장을 장악하기 위한 시도’라고 분석하는 시각이 강했다. 전사적으로 ‘당시 맥주 시장 점유율 60%로 앞서가던 경쟁사가 어마 어마한 시장점유율의 소주 회사까지 인수를 하게 되면 오비맥주는 시장에서 이내 사라져 버릴 것’이라는 위기감이 팽배해져 가기 시작했다.

    오비맥주 경영진은 전문가들을 모아 경쟁사의 진로 소주 인수 가능성을 점쳤다. 당시 인수 역량을 평가한 전문가들은 경쟁사의 진로 소주 인수는 가능성이 매우 적다는 의견을 냈다. 그러나 한치 앞을 알 수 없는 것이 국내에서 이루어지는 M&A 딜의 특징인 걸 간과한 것이었다.

    2005년 4월 1일.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진로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하이트맥주 컨소시엄을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오비맥주에는 다시 비상이 걸렸다. 긴급 대책회의가 열렸다. 홍보, 법무, 경영자문, 전략자문 등의 전문가 그룹이 대책위원들로 참여했다. 오비맥주 경영진과 전문가들의 의견은 ‘경쟁사의 초대형 소주 회사 인수는 곧 주류 소비자 이익과 시장의 공정성을 해치는 결과를 나을 것’이라는 의견에 모두 공감했다. 오비맥주는 물론 지방 소주 회사들까지의 생존이 걸린 이슈이므로 이를 그냥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결론을 내렸다.

    오비맥주는 지방 소주 회사들과 생존적 협력을 하면서 경쟁사의 진로 소주 인수에 대하여 반대 여론을 만들어 내기 시작했다. 국민주인 소주와 맥주 시장에서 각각 최대 시장점유율을 가진 두 개의 회사가 합병이 된다면 시장 독과점 현상을 가속화 시킬 것이라는 메시지들을 언론과 공정위등 규제기관들에게 강력하게 전달했다. 이런 집중적인 여론 환기 활동들이 국민들의 관심을 끌기 시작했다.

    오비맥주는 예상되는 경쟁사의 합병이 공정거래를 훼손할 우려가 있다는 여러 전문적인 분석 리포트도 공정위에 제출했다. 당시 공정위는 몇 달간 예상되는 국내 최대 맥주회사와 최대 소주회사의 합병에 대하여 ‘기업결합심사’를 하는 과정이었다. 공정위에서는 고민에 빠졌다. 단순한 주류 업계의 소유권 이동이 아니라 당시 인수건이 국민적 관심사가 되어 버렸기 때문이었다. 여기저기에서 주류 시장의 독과점을 우려하는 목소리들이 들려오니 간단하게 결정할 수 있는 상황이 더 이상 아니라는 판단을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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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비맥주는 끊임 없이 견제 활동을 진행했다. 가용한 모든 채널들을 통해 여론 캠페인을 진행하여 경쟁사의 인수 후 상황을 ‘주류 공룡의 탄생’이라는 표현을 만들어 내기까지 했다. 치밀하게 순차적인 메시지 전파들을 통해 주류 시장에서의 공정성 확보와 소비자 이익 보호 주장을 강화해 나갔다.

    2014년 7월 20일. 공정위는 하이트의 진로 인수에 대해 조건부 승인을 발표했다. 오비맥주 임직원들은 환호했다. 시장에서 살아 남을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냈다는 안도의 환호였다. 공정위는 주류 시장의 반발과 전문가들의 지적 그리고 이에 강화된 여론을 감안하여 신중한 결정을 했던 것이다.

    시장의 경쟁 제한성을 억제하지 않도록 인수와 피인수 두 회사의 모든 주류 가격 인상 범위를 향후 5년간 소비자물가 상승률로 제한하고, 영업 조직과 인력을 5년간 분리하고, 거래상 지위남용 방지 방안을 마련하라는 등 4가지 시정조치를 함께 기업 결합 승인 조건으로 걸었다. 이 결과 경쟁사는 실질적인 인수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게 되어 버렸다. 반대로 오비맥주에게는 기회가 온 순간이었다.

    기업이 위기에 처했을 때 여론은 기업을 살리기도 하고 죽이기도 하는 큰 영향력을 발휘한다. 여론은 적일 때도 있지만 반대로 지원군도 될 수도 있다. 위기관리에 있어 여론을 잘 이해하고 최대한 활용하는 기업이 더 나은 기회를 창출할 수 있다는 교훈을 주는 케이스다.

    위기관리는 상황 관리와 커뮤니케이션 관리로 나뉩니다. 이 글은 위기 발생 후 기업, 정부, 공기관등이 위기관리를 위해 실행 한 커뮤니케이션 중 하나의 성공 포인트만을 잡아 예시한 것입니다. 즉, 이 원 포인트가 해당 케이스 위기관리 전반의 성공을 대변하고 있지는 않음을 알려드립니다.

  • 14. 한 장의 사진으로 성공, 클린턴

    유명인사가 사회적 가치와 관련 한 곤경에 처했을 때 이슈관리 성패는 자신과 사회적 가치간에 연계성을 얼마나 정확하게 잘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는가에 달려 있다. 윤리적 스캔들로 곤경에 처했을 때 이러한 연계 전략을 잘 발휘한 유명인사가 있었다. 성추행 스캔들에 휘말렸던 전 미국 대통령 클린턴과 그 참모들에 대한 이야기다.

    젊은 대통령은 아무래도 스캔들로부터 자유롭지 못했다. 46세의 젊은 나이로 미국 대통령에 오른 빌 클린턴 대통령은 취임 이후부터 여러 가지 개인적 스캔들로 자신과 백악관 참모진들을 곤경에 빠뜨렸다. 빌 클린턴 대통령은 1998년 특검 검사 케네스 스타의 집요한 추적으로 모니카 르윈스키 사건이 밝혀져 탄핵 직전까지 몰렸으며 3000만 달러를 부정대출로 받은 화이트워터게이트 사건 등과 폴라 존스 사건 등 각종 스캔들 사건에 연루되기도 했었다.

    1998년 1월 5일. 미국 일간지들은 일제히 한 장의 사진을 실었다. 클린턴 대통령이 부인 힐러리와 함께 수영복 차림으로 포옹하며 해변가에서 춤추는 장면이었다. 파란색 ‘커플’ 수영복을 입은 클린턴 부부는 사진을 통해 오붓한 시간을 만끽하는 잉꼬 이미지를 과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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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당시 클린턴 대통령은 아칸소 주지사시절 정부에서 일한 적이 있는 폴라 존스라는 여성에 대한 성희롱건으로 수년간 곤경에 처해 있었다. 이 이슈는 폴라 존스가 이미 1994년 현직 대통령인 클린턴에게 70만달러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면서 개인적인 스캔들로 만방에 알려졌었다. 미국에서 현직 대통령이 취임 전의 일로 고소당하기는 이 경우가 처음이었다.

    수년간 이 사건을 수사했던 연방 대법원은 폴라 존스 사건을 심리하면서 “대통령이라도 민사상 면책특권을 인정할 수 없다”는 결정을 내렸었다. 이에 클린턴 대통령의 오래된 성희롱 사건은 본격 수사대상이 되었고 클린턴 대통령은 체면에 먹칠을 하게 되었던 것이다.

    클린턴과 그 참모들은 이 이슈에 대해 관련된 ‘사회적 가치’를 먼저 찾았다. 돌파구를 마련해야 했기 때문이었다. 클린턴 대통령과 해당 사회적 가치를 연계 해 국민들에게 클린턴 대통령이 파렴치한 성추행범이 아니다 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주고 싶어 했다. 그들의 참모는 ‘가족과 부부애’라는 큰 가치에 이번 이슈를 연계하려 시도했다. 그들은 대통령에게 아내와 딸을 데리고 겨울 휴가를 떠나라고 조언했다.

    당연히 이슈의 중심에 있던 미국 대통령 가족의 휴가를 파파라치들은 놓칠 수 없었다. 여자문제로 곤경에 처해 있는 남편에 대해 불쌍한 부인 힐러리는 어떤 감정과 모습을 드러낼까 전 국민들이 궁금해 하고 있는 터였다. 어찌 보면 부정한 스캔들에 둘러 쌓인 남편에 대한 힐러리 여사의 인간적인 솔직한 감정을 카메라에 담고 싶었던 파파라치들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파파라치들은 대통령 부부가 휴가를 즐기던 미국령 버진아일랜드 해변가에서 예상하지 못했던 장면을 포착했다. 냉담할거라 예상했던 부부끼리 수영복을 맞추어 입고 로맨틱하게 댄스를 추는 장면이라니. 백악관 대변인은 이틀 뒤 “사생활 침해이긴 하지만 사진 자체는 마음에 든다”는 반응을 내놨다. 대통령이 보여준 가족과 부부에 대한 강조 메시지가 충분하게 커뮤니케이션 되었다는 만족감이었다.

    사진의 보도 시점 또한 참모진에 의해 철저하게 계획된 타이밍이었다. 클린턴 대통령은 이로부터 열흘 후 성추행 혐의로 법정에 서야 할 처지였다. 클린턴 대통령이 부부애를 과시하는 사진을 연출해 미국인의 동정심과 지지를 유도하려 했다는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국민들은 힐러리 여사의 남편에 대한 신뢰에 더 주목 했다.

    이전 모니카 르윈스키와의 불륜설이 돌았을 때도 힐러리 여사는 이를 보수 측의 음모로 규정했었다. 이후 스캔들이 사실로 드러났음에도 그녀는 남편과의 결혼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었다. 이렇게 남편을 감싸는 모습에 그녀에 대한 동정여론이 확산되면서 그녀에 대한 지지율은 70%대를 넘기도 했었다.

    백악관 참모들은 이런 여론의 흐름을 다시 한번 활용해 이슈를 관리했다. 여러 마디 말보다 강한 한 장의 사진을 연출했다. 공중들은 사람이 싫으면 그 사람의 이야기를 듣지 않는다. 아무리 이야기해도 그 메시지는 비판의 소재로만 재해석될 뿐이다. 참모들은 이 사실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었다. 대통령이 훼손한 사회적 가치에 오히려 자신을 기대는 전략적 이벤트를 통해 말썽쟁이 대통령의 이미지를 그래도 괜찮은 남편과 아빠의 이미지로 바꾸어 버렸던 것이다. 휴가 중 부부간의 수영복 댄스는 그렇게 단순한 의미가 아니었다. 요즘 메시지만 많은 논란 속의 일부 공직자 후보들도 고민 해 보아야 하는 전략이다.

    위기관리는 상황 관리와 커뮤니케이션 관리로 나뉩니다. 이 글은 위기 발생 후 기업, 정부, 공기관등이 위기관리를 위해 실행 한 커뮤니케이션 중 하나의 성공 포인트만을 잡아 예시한 것입니다. 즉, 이 원 포인트가 해당 케이스 위기관리 전반의 성공을 대변하고 있지는 않음을 알려드립니다.

  • 사전 예방 예산 vs. 사후 복구 예산의 딜레마

    The PR 기고문

    정용민의 Crisis Talk

    정용민 대표 컨설턴트

    스트래티지샐러드

    사전 예방 예산 vs. 사후 복구 예산의
    딜레마

    이런 말이 있다. “선진국은 정부고 기업이고 사전 예방을 위한 예산들을 많이 지출하는데 반해, 후진국은 사후 복구 예산에 돈을 많이 지출한다” 기업 위기관리 경험상으로도 참 정확한 서술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선진국과 후진국간의 이런 큰 다름이 있다면 그 이유는 무엇일까? 기업들의 관점에서 한번 살펴 본다.

    사전 예방을 위해서는 우선 기업 내부에서 ‘해당 위기들이 발생할 것’이라는 ‘소심한 확신’이 선행돼야 한다. 발생하지도 않을 것 같이 느껴지는 위기에 대해 일정 수준 이상의 예산을 쏟아 붓는 기업은 없다. 이들에게는 ‘만약(what if)’이라는 일관된 소심함이 존재한다. 이를 기반으로 A라는 위기가 발생한다면 우리는 누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고민하는 형식이다. 내부적으로 해당 위기를 두고 평소 고민에 고민을 거듭해 가능한 모든 대비 태세들을 마련해 갖추는 ‘준비’의 시간을 보낸다. 이 부분에 예산을 지출하는 것을 일종의 투자로 생각하는 기업들이 이런 류의 기업들이다.

    반면 사후 복구 예산을 주로 지출하는 기업들의 경우 평소 별반 소심함을 보이지 않는다. 막연한 자신감이나 대범함 그리고 낙관주의 때문이다. 이런 기업들의 경우 ‘해당 위기가 발생할 확률이 얼마나 되는가?’에 대한 확률적인 반론을 펴기도 한다. 일부 기업들의 경우에는 ‘매년 사전 예방 예산을 지출하는 것 보다 몇 년 만에 한번 운이 없어 발생되면 그 때가 복구 예산으로 지출하는 것이 더 경제적일 것’이라는 경제적 반론을 제시하기도 한다. 일단 이런 반론들은 그럴 듯 해 보인다. 아주 논리적이고 계산적인 것 같아 보인다.

    앞서 소심한 기업들의 경우 위기로부터 예상되는 부정적 임팩트 대상들을 순수 예산이나 매출 및 주가 타격과 같은 가시적 자산으로만 꼽지는 않는다는 특징이 있다. 브랜드에 대한 생각, 회사 명성에 대한 우려, 거래처들과의 관계, 소비자 신뢰, 정부 및 규제기관들과의 관계, 시민단체들과의 입장 등의 훼손을 광범위하게 우려하는 것이다. 이는 비가시적 자산으로 일정 수준 이상의 기업들에게만 진정한 의미의 자산으로서 가치를 인정받는다. 따라서 선진적인 기업들의 경우 기업의 사회성이 성장되면서 자연스럽게 이런 소심함은 극대화 되고, 곧 사전 예방에 대한 관심과 투자를 결정하게 되는 자연스러운 흐름을 보여준다.

    반대로 사후 복구 예산을 주로 지출하는 기업들의 경우에는 정확하게 예산, 매출과 주가 같은 가시적인 자산에 가치를 집중 부여한다. 따라서 위기가 발생해도 예산, 매출과 주가에 대한 부정적인 임팩트가 없거나 미미하다면 해당 위기를 내부적으로 진정한 위기로 정의하지 않는 경우들도 있다. “이번 일이 불미스럽기는 하지만 이로 인해 우리의 매출이 떨어지거나 주가가 곤두박질 친 것도 아닌데 왜 우리가 예산을 투입해 해당 상황을 관리해야 하는가?’ 반문하기도 한다. 논리적으로 아주 일관된 주장이다.

    이 기업들에게 가장 우려하는 위기란 매출과 주가가 동시에 곤두박질 쳐 자사의 생존까지 위협하게 되는 상황을 의미한다. 그래야 생존을 위한 사후 복구 또는 사후 관리 예산을 지출한다는 원칙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앞서 소심한 기업들이 이야기하는 관계, 명성, 신뢰 등의 부가적(!) 가치들은 매출과 주가라는 큰 기준을 통해 포괄적으로 이해한다. 주가가 떨어지지 않고 오르니 우리들의 명성이나 신뢰는 온전한 것이라는 해석을 한다.

    이상과 같이 대범한 기업들도 나름대로 자신들의 논리가 있고 일관성이 있는데 왜 일부에서는 ‘후진적’이라 부르는가 하는 질문을 할 수도 있다. 이런 논쟁은 상당히 오래된 논쟁이고 그 논쟁에 있어 핵심은 서로간 관점의 차이라고 밖에 설명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참 안타깝다.

    그러나, 대범한 기업들의 현실적인 위기관리 상 문제들은 몇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다. 첫째로 대범하고 낙관적인 기업들의 경우 준비가 없어 문제다. 준비가 일부 있어도 완전하지 않아 문제가 된다. 위기가 발생하면 그때 허둥거리게 되니 더 큰 문제가 된다. 위기관리에 성공할 확률보다 준비가 되지 않아 실패할 확률이 높다면 그건 가장 큰 문제다. 사후 막대한 예산을 써도 통하지 않는 절망적인 상황을 겪게 될 가능성이 이전의 소심한 기업들 보다 훨씬 높다면 한번쯤은 생각 해 볼 일이다.

    둘째로는 대범하고 낙관적인 기업들에게는 다른 유사 위기들로부터 평소 반면교사를 찾거나 위기로부터 배우는 환류관리가 힘들다는 문제가 있다. 이를 설명하기 위해 맛조개의 비유를 들어본다. 서해안에 서식하는 맛조개는 여름철 피서객들에게 아주 흥미로운 경험의 대상이다. 맛조개를 잡기 위해 많은 피서객들이 꽃소금 봉지를 들고 갯벌을 돌아다니는 장면을 보자. 갯벌 위에 뚫린 구멍 속으로 꽃소금을 솔솔 뿌리면 이내 맛조개는 갯벌위로 고개를 빼꼼 내민다. 소금으로 물이 짜지니 ‘바닷물이 들어 왔구나’ 착각 하는 것이다.

    이 착각한 맛조개는 대부분 피서객들의 안주나 찬거리가 된다. 맛조개 입장에서는 이 단순한 착각이 재앙을 초래하는 것이다. 맛조개들은 전혀 다른 맛조개의 착각을 통해 배우지 않는 것 같아 보인다. 그래서 매번 반사적으로 착각을 반복한다. 해가 지나도 그 반사적 착각은 멈출 줄을 모른다. 다른 맛조개의 재앙으로부터 배우지 않고, 두 번 세 번 계속 똑 같은 착각들을 하며 줄줄이 재앙을 맡는 셈이다. 대범하고 낙관적으로 위기에 맞서는 기업들의 경우에도 이 맛조개들과 무엇이 다른지 한번 생각 해 볼 필요가 있다.

    셋째, 실제 사후 평가를 해보면 대부분 사전 예방 예산보다 사후 복구 예산이 상대적으로 크다는 것을 알게 된다. 기업 위기에 있어 사후 복구 전에 위기로 인해 사람들이 죽거나 다치고, 생산시설이나 비즈니스 자산들이 손실되고, 중장기적으로 여러 소송 비용들이 발생되는 경우들을 모두 포함 해야 사후 복구 예산이 결산되게 된다. 일본 도요타자동차의 경우 지난 2010년 급가속 사고와 대량 리콜로 차량 가치가 떨어져 손해를 봤다며 소송을 제기한 미국 소비자 2200만명에게 16억달러(1조8000억원)를 보상해야 한다는 미국 법원의 판결을 2013년에 받았다. 알려진 바로는 미국 역대 자동차 관련 집단소송 합의금 중 최대규모다. 아무리
    대범하고 낙관적인 기업들도 이런 수준의 사후 복구 예산을 감당하는 데는 부담이 될 것이다. 문제는 이런 류의 사후 복구 예산이 이 하나로만 끝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미리 예방하고 준비한다면 이러한 사후 복구 예산을 상당부분 감소시킬 수 있다는 기업 내부의 확신이 절실한 이유다.

    마지막으로 대범하고 낙관적인 기업들의 문제는 위기에 대한 민감성이 떨어져 스스로 위기에 대한 면역력이 생긴다는 것이다. 위기에 준비된다는 의미와 위기에 면역이 된다는 의미는 어마어마한 차이가 있다. 작년에 겪은 위기를 올해 또 겪게 되고, 몇 년 후에 또 유사한 위기가 반복되다 보면 사후관리 방식이나 태도에도 면역력이 생겨버린다. 일부 정부기관들이 국정조사를 통해 지적 받는 여러 중요한 문제점들을 확실하게 개선하기 보다는 하나의 반복적인 통과의례로 여겨 면역력을 강화하는 현상과 유사한 상황이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중장기적으로 이런 위기에 대한 조직 내 면역력은 회사의 비즈니스 연속성을 저해하는 가장 위험한 기업문화로 자리잡게 되니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나폴레옹은 이런 말을 했다. “작전을 세울 때 나는 세상에 둘도 없는 겁쟁이가 된다.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위험과 불리한 조건을 과장해보고 끊임없이 ‘만약에’라는 질문을 되풀이한다.” 기업들의 위기관리 자세와 전략에 있어서도 나폴레옹의 이 같은 조언은 큰 가르침을 준다. 기업들에게 대범하지 말라거나 낙관적이면 안 된다는 의미가 아니다. 최대한 가능한 사전 예방과 준비를 다 한 후 대범하고 낙관적이어라 하는 것이다. 그래야 진정하게 대범하고 낙관적인 기업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 하이 프로파일과 로우 프로파일을 이해하라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여론의 법정에서 재판관 이름은 ‘부화뇌동(附和雷同)’이다. 기업이 위기 시 여론의 법정에서 자신을 적극 변론할 것인가, 침묵하거나 제한적으로 변론할 것인가는 전략적 선택에 기반한다. 하지만 하이 프로파일로 여론의 법정을 장악하는 기업은 대부분 자신감이 있는 기업이다. 평소 돌아봄과 준비가 철저했다는 특징이 있다.

    기업에게 위기가 발생하면 최고의사결정권자들은 이런 상황이 빨리 지나가면 좋겠다라는 바램을 가진다. 하지만 여기저기에서 ‘좀더 지켜봅시다’라는 제안들이 나온다. 커뮤니케이션에 대해서는 ‘지금 우리가 나서 커뮤니케이션 하면 오히려 일을 더 키울 수 있으니, 일단 조용히 가봅시다’는 신중론이 대두된다. 일선으로부터 대응 명령을 달라는 요청이 오면 ‘우선 시급한 것부터 일선에서 처리하고, 그 다음 지시를 기다리라’는 현실적 처리를 강조한다. 즉, 빨리 지나가길 바라면서도 아무것도 빨리 하지 않는 모양새다.

    기업 위기관리에 있어 정답은 없다. 일부 위기가 서로 유사해 보여도 그 속으로 들어가보면 수 많은 내외부 변수들 때문에 정형화된 해결책은 존재하지도 않고, 존재할 수도 없다. 심지어 같은 회사가 유사한 위기를 반복 해 겪을 때도 각각의 위기상황은 상당부분 차이가 있다. 따라서 위기 시 ‘적극적으로 커뮤니케이션하라’는 하이 프로파일(high profile) 전략이나 ‘가능한 커뮤니케이션을 제한하라’는 로우 프로파일(low profile) 전략 중 어느 하나가 항상 옳다 말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인간이나 기업의 본능 관점에서 대부분 기업과 구성원들은 위기 발생 시 극도로 위축되고 혼란스러워하며 두려워하는 모습을 보인다. 당연 동물적 방어본능이 의사결정을 지배하게 되고, 생존을 위한 대응들이 주를 이룬다. 마치 고슴도치가 적에게 쫓길 때 생명에 위협을 느끼는 혼란의 시점이 되면 도망가기를 포기하고 멈춰서 몸을 웅크려 온몸의 가시들을 곤두세우는 행태와 비슷한 본능을 발휘하는 것이다.

    이러한 본능들은 위기 시 종종 커뮤니케이션을 극도로 제한하기 때문에 문제가 된다. 위기에 대해 기업이 커뮤니케이션 해야 만 하는 시점에도 커뮤니케이션을 하지 않게 되니 문제다. 일부에서 커뮤니케이션을 시도하더라도 방어적 본능으로 커뮤니케이션을 극도로 제한하게 되면 문제가 된다.

    위기 시 기업은 즉시 여론의 법정에서 이해관계자들의 재판을 받게 된다. 자사 관련 위기가 발생하면 CEO는 즉시 그 여론의 법정에 자신의 회사가 서게 된다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저쪽에는 수 많은 배심원들이 앉아 있다. 다른 한편에는 우리 회사의 잘잘못을 따져대는 언론과 NGO, 규제기관들이 위치한다. 앞쪽에는 전혀 예측 불가능하고, 감정적이며, ‘부화뇌동’이라는 이름을 가진 재판관이 나무 망치를 흔들며 우리 회사의 이야기를 기다리고 있다 상상해 보자. 이런 재판이 몇 시간 또는 며칠 만에 일사천리로 진행되는 형국이다. 항소도 불가능하다. 과연 이런 여론의 재판에서 기업은 로우 프로파일 해야 할 것인가? 하이 프로파일 해야 할 것인가?

    대부분 로우 프로파일에 의지하는 기업들에게는 특징이 있다. 법적으로나, 기술적으로나, 사회적으로나, 윤리적으로나, 기업 철학과 문화적으로 커뮤니케이션에 충분한 자산과 그에 대한 자신감들이 부족한 경우들이 많다. 굳건한 ‘무죄(not guilty)’ 마인드가 내부적으로 충분하게 공유되지 않기 때문에 침묵하거나 로우 프로파일하게 된다. 여론의 법정에 위치한 수많은 배심원들도 기업의 이런 침묵과 로우 프로파일을 유죄에 대한 인정(guilty)으로 이해할 가능성이 높아지니 문제다. 여론의 법정에서 검사의 역할을 하는 언론과 NGO, 규제기관들의 커뮤니케이션이 배심원들에게는 더욱 더 의미를 가지게 되면 곧 ‘부화뇌동’ 재판관이 어떤 판결을 할 것인지는 자명하게 된다.

    위기 시 하이 프로파일 커뮤니케이션 하는 기업에게는 대부분 자신감이 있다. 관련한 거의 모든 부분에 있어 평소 충분한 검토와 자산을 가지고 있다. 자신이 위기 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대한 답을 미리 가지고 있는 기업들이다. 많은 배심원들에게 자사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성공한다. 충분한 커뮤니케이션과 관계들로 반대 검사측의 공격의지를 완화시킨다. 여론의 법정에서 요구되는 많은 커뮤니케이션 수요를 집중적으로 해소시키면서 재판관의 우호적 판결을 기대하는 것이다. 분명 이는 자신감에 기반한다. 그 자신감은 다시 평소의 돌아봄과 준비에 기반한다.

  • 위기 시 기업을 최대한 인간화하라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CEO들을 위한 위기관리 가이드라인 50-㉓

    위기 시 기업을 최대한 인간화하라

    일단 위기 시 기업은 인간화돼야 한다. 피해자들과 최대한 공감하며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해나가야 한다. 방어적일뿐 공감하지 못하면 해결 가능성은 현저히 줄어든다. 위기 시 이해관계자들은 ‘공감’된 후에야 ‘이해’하려고 노력한다. 기업의 공감 능력이란 하루아침에 발휘되지 않는다. 평소 훈련과 철학이 선행돼야 하기 때문에 어렵다.

    기고문 보기: http://www.econovill.com/archives/111554

    위기 시 기업을 최대한 인간화하라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일단 위기 시 기업은 인간화되어야 한다. 피해자들과
    최대한 공감하며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해 나가야 한다. 방어적 일뿐 공감하지 못하면 해결 가능성은 현저히
    줄어든다. 위기 시 이해관계자들은 ‘공감’된 후에야 ‘이해’하려
    노력한다. 기업의 공감 능력이란 하루 아침에 발휘되지 않는다. 평소
    훈련과 철학이 선행되어야 해서 어렵다.

    기업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통해 또는 생산과정에서나
    기타 여러 활동으로 피해자가 생겨났다면 일단 가장 중요한 원칙은 그 피해자와 가족들과 ‘공감하는 것’이다. 위기관리 전문가들은 기업들에게 위기 시 ‘기업은 인간화되어야 한다’ 조언한다.
    우리 회사가 그 피해자에게 직간접적인 피해를 입혔을 때 또는 별반 관련 없어 보이는 일부 피해 사례에 접해서도 회사는 우선 그들과
    ‘공감’하는 커뮤니케이션에 집중해야 한다. 사려와 배려 깊은 좋은 인간의 모습으로 해당 기업을 포지션 하기 위함이다.

    돌발적 위기 상황에서 기업이 정신을 차리고 피해자들에게
    공감하는 것이 그렇게 쉽고 간단한 일만은 아니다. 일단 내부적으로도 많은 논란이 있을 수 있다. “우리가 현재 상황에서 그 피해자들에게 직접적 피해를 입혔다는 증거가 있나요?”
    “그들의 일방적 주장일 뿐, 우리의 제품이 그렇게 위험한 것이라 생각되지는 않습니다.” “우리가 공감하는 것 까지는 좋은데, 향후 소송이나 소비자관리
    영역에서 우리에게 부정적 결과를 초래 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등등 기업이 위기 시 공감하지 못하는
    이유는 결론적으로 수 없이 많아 보인다.

    물론 위기 시 기업이 활용하는 ‘공감’ 전략이란 법적 책임을 인정한다는 의미로 쓰이면 안 된다. 반대로 ‘공감’ 전략만을
    통해 위기를 모면하고자 하는 트릭으로 활용해서도 안 된다. 기업이 활용해야 하는 ‘공감’이란 피해자 또는 피해를 주장하는 사람들을 향한 해당 기업의
    ‘인간화’에 기반한다. 기업이
    인간화 되어 “아프다!”이야기 하는 사람에게 “아프다니 너무 걱정이 된다. 빨리 나아졌으면 좋겠다”고 공감하면 그나마 다음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해 진다는 이야기다.

    책임에 대한 인정으로 비추어지지 않을까 전전긍긍하는
    기업들의 경우 위기 시 많은 피해자들을 두고도 ‘공감’을
    생략하거나 비켜나가 커뮤니케이션 한다. 최악의 경우에도 해당 피해자들에 대한 공감보다는 불특정 다수들에
    대한 공감을 커뮤니케이션 하려 한다. “이번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국민 여러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리게 되어
    죄송하게 생각합니다”하는 식으로 특정 상대방 이외의 불특정인들에게 공감이나 사과를 대신 하는 것이다.

    물론 이런 방식에 대해 일부에서는 “그 조차 하지 않는 것 보다는 낫지 않은가?”하는 평가를 한다. 하지만, 중요한 문제의 핵심을 비켜가는 위기관리와 그 커뮤니케이션은
    성공 확률을 떨어뜨릴 뿐 아니라, 상황을 장기화 하는 원인이 된다. 에두르는
    커뮤니케이션은 위기 시 확실한 문제해결 방법론이 될 수 없다는 이야기다.

    기업을 대상으로 피해를 주장하는 일단의 사람들이
    있다면, 정확하게 들여다보고 우선 공감하면서 문제 해결책을 직접적으로 찾아야 한다. 그들을 피하고 무시하면서 공감하지 않다가 문제가 커지고 사회화 되어 큰 논란이 되면 그 때부터 에둘러 불특정인들에게
    공감을 표시하는 습관은 버려야 한다. 최초부터 공감을 기반으로 하는 특정 대상 접근 방식이 가장 바람직한
    위기관리 방식이다. 흔히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다’라 이야기 하는데, 많은 기업들이 초기 공감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지
    못해 문제를 키우는 실수들을 반복하는 것이다.

    실행적 측면에서 공감과 책임에 대한 인정간 확실한
    선을 긋기 힘든 면이 존재한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기업 위기관리에 있어 ‘공감’이란 정확한 공감 대상을 적시하고, 그에 대한 인간적 공감을 표시하고, 이를 실행에 옮기는 것을 의미한다. 단, 확실한 결과가 밝혀지지 않았음에도 책임을 무조건 인정하는 표현, 지나치게 디테일 하게 문제의 핵심을 적시하고 이에 대한 배상 또는 보상책을 언급하는 표현, 과도한 감정 표현으로 다른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메시지들을 방해하는 수준이어서는 곤란하다.

    CEO들께서
    기억하셔야 할 핵심은 위기 시 ‘공감’이란 위기관리를 위한
    회사의 핵심 메시지를 강화 발전 시키기 위한 ‘당연한 프로토콜’이라는
    점이다. 이 또한 평소 이해관계자들과 공감하는 훈련이 반복되어야 실현 가능한 철학이라는 점도 명심하셔야
    한다. 인간이 되는 것도 쉽지는 않다.

  • 조의, 공감, 케어적 관점 비교 분석

    1. 국토교통부의 첫번째 사고 브리핑 : 탑승객들에 대한 조의, 공감, 케어 메시지가 빠져 있음. (초기에는 NTSB를 벤치마킹 한 듯)

    관련 동영상: http://youtu.be/rX34aHUsxOY

    2. 외교부의 첫번째 사고 브리핑:

    관련 동영상: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POD&mid=tvh&oid=422&aid=0000017617

    전문을 보면 원칙적이고 적절한 탑승객들에 대한 조의, 공감, 케어 메시지가 들어가 있음. 미리 준비되어 있는 형식에 따라 매뉴얼에 따른 듯.

    <이정관 / 외교부 재외동포영사대사> “이번 사고 항공기는 우리 국적자뿐만 아니라 많은 중국인들, 미국인들 등이 외국인 승객들이 많이 포함돼 있는데, 이번 사고로 인한 모든 피해자, 사망자와 부상자들 그리고, 그들로 인해 마음 아파할 가족들에게 심심한 위로를 표하는 바입니다.(중략) 현재 미국 당국을 통해서 확인된 바에 의하면 2명이 이번 사고로 인해서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그리고 약간의 편차가 있지만 약 50명 정도가 중상으로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고, 약 120~130명 정도가 가벼운 상처를 입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나머지 100여 명은 무사한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이 중에 사망한 2명의 국적에 관해서 샌프란시스코 총영사 관계자를 시신이 안치된 현장에 파견해서 신원을 확인하고 있는 중이만은 현재로서는 검시관이 확인한 바에 의하면 한 명은 중국인 여권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하지만, 나머지 한 명은 아직 검시가 들어가지 않았기 때문에 국적이 확인되지 않은 상황입니다. (중략) 이번 사고의 수습과 관련해서 우리 샌프란시스코 총영사관이 지금 잘 움직이고 있지만, 이번 사고의 중요성을 감안해서 저희 본부에서 신속대응팀 1명을 파견하기로 하였습니다.”

    3. 국토교통부의 추가 사고 브리핑 : 이 시기부터 탑승객들에 대한 조의, 공감, 케어 메시지가 들어 감

    관련 동영상: http://youtu.be/hEAvnzTTzxE

    4. 아시아나항공의 사고 발생 이후 12시간만의 기자회견: 공식메시지 첫번째 단락에서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으로 표현하면서 조의, 공감, 케어 메시지 중 일부만 전달. 특히 사망 탑승객에 대한 정확한 조의 표현 없음. 부상 승객에 대한 쾌유와 가족에 대한 메시지도 없음. 계속 ‘심려를 끼쳐 죄송’으로 가늠. (나름대로의 내부 전략인 듯) : 항공사고시 해외 항공사들의 기자회견 메시지들을 찾아보려 했으나 찾기가 힘들고, 일부에서도 조의, 공감, 케어 관련 메시지는 기록을 찾기 힘듦. 항공업계의 특성인지 여부는 추후 확인 해야 할 사항임.

    관련 동영상: http://news.tv.chosun.com/site/data/html_dir/2013/07/07/2013070790125.html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최초 보도자료부터도 피해 승객들에 대한 직접적인 조의, 공감, 케어 메시지가 의도적으로 제외되어 있는 것을 알 수 있음.

    항공 사고관련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 항공사만의 상당히 독특한 커뮤니케이션 행태.

    [미국측의 커뮤니케이션]

    1. 샌프란시스코 시장이 중심이 된 통합 비상대책팀의 기자 회견: 전형적인 승객들에 대한 조의 공감 케어 커뮤니케이션이 들어가 있음.

    관련 동영상: http://youtu.be/wa4xgpSxWn0

    2. 반면 NTSB의 경우 현장 조사 주체이기 때문에 승객관련 커뮤니케이션은 생략 : 이 또한 그들의 원칙인 듯.

    관련 동영상: http://youtu.be/Zp2eRUElk6I

    항공사고 발생시 핵심 위기관리 주체인 항공사의 커뮤니케이션에 있어 다른 유관 위기관리 주체들과 다른점이 나타났는데 이 부분이 법적인 규정이나 내부 소송대응 전략에 의한 것인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음. 커뮤니케이션적 관점에서 보면 상당히 아쉬운 부분이지만, 법무 관점에서는 상식적인 전략이라고 보여짐.

    추가적인 케이스 분석들이 필요할 듯.

  • 최고의 로펌을 고용하되 100% 믿지는 말자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CEO들을 위한 위기관리 가이드라인 50-⑮

    최고의 로펌을 고용하되 100% 믿지는 말자

    기업 위기 상황에서 법적 대응과 커뮤니케이션 대응은 양날이 선 검(劍)과 같아야 한다. 가능한 한 최고의 로펌을 고용하라. 그리고 커뮤니케이션 팀과 그들을 한 몸으로 만들어 협업하게 하라. 로펌의 주장은 커뮤니케이션 팀을 통해 증명하고, 커뮤니케이션 팀의 주장은 로펌을 통해 검증하라. 거실과 법정에서의 공통된 승리를 위하여.

    기고문 보기: http://www.econovill.com/jym

    최고의 로펌을 고용하되 100% 믿지는 말자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기업 위기에 있어 법적 대응과 커뮤니케이션 대응은 양날이 선 검(劍)과 같아야 한다. 가능한 최고의 로펌을 고용하라. 그리고 커뮤니케이션 팀과 그들을 한 몸으로 만들어 협업하게 하라. 로펌의 주장은 커뮤니케이션 팀을 통해 증명하고, 커뮤니케이션 팀의 주장은 로펌을 통해 검증하라. 거실과 법정에서의 공통된 승리를 위하여!.

    기업의 대형 위기 이후에는 어떠한 형태로든 소송이 진행되곤 한다. 이 때문에 많은 기업들은 일단 위기가 발생하면 로펌을 고용해 상담을 받고 위기관리 전반과 이후 소송에 대비한다. 대기업들의 경우 대부분 대형 로펌을 선호한다. 평소에도 일상적 자문관계를 맺고 있었거나, CEO나 오너 분들이 개인적으로 신뢰하는 대형 로펌들을 위기 발생 시 신속하게 고용하는 것이다.

    중견기업이나 소기업들의 경우 위기가 발생하면 대형 로펌을 고용할 만 한 예산적 여력이 없는 곳들이 많다. 결국 소형 법무법인이나 지인 변호사들을 통해 위기관리를 진행하려 시도한다. 대형 로펌에 비해 소형 법무법인들이나 변호사 개인이 상대적으로 위기관리에 적합하다 적합하지 못하다 일반적으로 논할 수는 없다. 하지만, 성공적 위기관리를 위해서는 로펌이나 변호사가 항상 필요하다는 부분에는 전문가들 사이에 이견이 없다.

    성공적 위기관리를 지향하는 CEO들에게 ‘예산안에서 가용한 최고의 로펌 또는 변호사를 선택하라’는 조언을 종종 한다. 일부 중견기업들의 경우에는 ‘예산’이나 ‘전문성’에 대한 기존을 가지고 로펌이나 변호사를 고용하기 보다, 지인에 의한 관계로 그들을 접촉하고 고용하곤 하는데 여기에서 문제가 많이 발생한다. 우연히 그 로펌이나 변호사가 해당 위기 유형에 적합한 경험을 가졌으면 모르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 위기관리를 위한 조언이 별반 도움이 되지 않는 경우가 있어 문제다. 지인을 통해 고용을 하더라도 그들의 전문분야와 위기를 잘 연결 비교해 보아야 한다.

    또한 로펌이나 변호사들의 경우 기본적으로 커뮤니케이션에 익숙한 편이 아니다. 특히나 그들은 기업 위기에 있어 기업 내부 의사결정자들이 집단의사결정을 해야 할 때 적절하고 정확한 정보를 적시에 제공하는 데 익숙하지 않아 한다. 자신들의 소송 대비 활동들을 클라이언트 사내 핵심 인사 일부에게만 상당히 비밀스럽게 제공하는 전략을 주로 쓰기 때문이다. 그들 스스로 자신들이 다루는 정보와 자신들이 진행하는 업무 프로세스는 민감하고 비밀스러운 것들이어서 집단의사결정을 위해 여럿에게 공유하고 소통하는 재료로는 적절하지 않다는 생각을 한다.

    많은 기업들이 이러한 로펌이나 변호사들의 업무 방식 때문에 핵심 인사들과 법무팀에게 공유된 선별적 정보를 함께 공유 받아 전략적 위기대응 방안을 세세하게 마련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기업 위기에 있어 법적 대응의 방향성과 주된 논리적 주장에 대한 내부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어야 위기관리를 위한 커뮤니케이션 활동들도 정할 수 있는 데 이 기본이 불가능해 지는 것이다.

    또한 법적 대응을 진행하는데 있어 그들의 타임라인이 제대로 공유되고 업데이트 되지 않으면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타임라인과 메시지 개발들도 상당히 어렵고 부실해진다. 위기 시 법적 대응 인원들과 커뮤니케이션 대응 인원들이 상호간 소통하지 못 한 채 서로 다른 입장들과 논리들로 산발적인 위기관리를 하는 모습을 보곤 하는데 대부분이 이 때문이다.

    성공적 위기관리를 지향하는 CEO라면 로펌이나 변호사들에게 정기적으로 보고 받은 내용들을 1차 최소한의 필터링을 거쳐 사내 위기관리위원회 멤버들에게도 정기적으로 공유 해 주는 체계를 지원해야 한다. 절대로 법적 대응과 커뮤니케이션 대응간에 괴리나 부조화가 있어서는 안 된다는 개념을 가져야 한다. 특히 법무와 커뮤니케이션관련 팀들이 ‘하나의 팀(one team)’ 의식을 가지고 실시간으로 협업할 수 있도록 계속 지원해야 한다.

    가장 좋은 로펌이나 변호사를 구하자. 그리고 커뮤니케이션 그룹과 한 몸처럼 움직일 수 있게 하자. 그들의
    이야기를 커뮤니케이션 팀으로 하여금 사회적인 논리로 증명하게 하고, 커뮤니케이션 팀의 주장을 사전에
    로펌으로 하여금 검증하게 하자. 로펌의 법리적 주장에는 자칫 사람이 들어 있지 않을 수 있다. 커뮤니케이션팀의 사회적 주장에는 자칫 법적 위험이 도사리고 있을 수 있다. 어느 쪽이고 100% 신뢰하고 무조건적으로 의지하기 보다, 둘을 합해 하나의 날 선 검을 만드는 것이다. CEO가 이렇게 만들어진 양날의 검을 지혜롭게 잘 부려야 위기관리에 성공할 수 있다.

  •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에서 왜 타이밍이 중요한가?

    최근 대기업 임원의 항공기내 승무원 폭행 사건으로 기업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논의들이 다시 부상하고 있다.

    타이밍 개념 없이 위기관리 성공 없다

    커뮤니케이션에는 타이밍이라는 매우 중요한 핵심이 있다. 특히나 위기 직후 기업에 의해 진행되는 모든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는 타이밍이라는 핵심을 간과하고는 아무런 이득도 없을 수 있다.

    아주 알기 쉽게 가상 예를 하나 들어 보자.

    오늘 아침 김철수씨의 7살 아들이 옆집 5살 여자 아이를 때리는 사건이 발생했다. 유치원 가는 버스 안에서 앞에 앉아 있던 옆집 여자 아이를 때려 그 아이의 눈두덩이가 부어 올랐다. 버스 안에서 선생님들이 말리고 이를 어떻게 해야 할찌 몰라 폭행한 아이를 집으로 일단 돌려 보내고 아빠인 김철수씨와 엄마에게 상황을 설명했다.

    이때 김철수는 어떤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을 해야 할까?

    김철수씨가 선생님들의 이야기를 청취하고 자신의 아들을 보니 참 안되 보인다. ‘무슨 기분 나쁜일이 우리 아들에게 있었을 꺼야’하고 생각한다. ‘혹시 그 여자 아이가 우리 아들에게 먼저 화를 돋구는 짓을 한건 아닐까?’ 추측하기 시작했다. 7살짜리 아들은 ‘아빠, 나는 안 때렸어요. 옆집애가 그냥 와서 눈을 부딪힌거예요.”라 이야기 했다. 어떻게 해야 하지 생각 하며 별반 결정 없이 몇 시간을 보낸다. 내심 별 것 아니지 않나 하는 생각도 한거다.

    몇몇 같은 유치원 학부형들이 그 소식을 듣고 김철수씨 집으로 항의 전화를 하기 시작했다. 한 엄마의 전화에 김철수씨 아내는 당황해 이렇게 대답했다. “그냥 애들 사이에서 말 다툼이 있다가 우리 아이 주먹이 여자 애 얼굴에 스친거 뿐인걸요…” 이상하게도 엄마들은 더 화를 내기 시작했다. 김철수씨와 엄마는 아들을 바라보면서 ‘이걸 어쩌지? 언제까지 엄마들이 시끄럽게 하려나…’걱정하며 또 몇 시간을 보냈다.

    상황이 악화되기 시작했다

    선생이 그랬는지 다른 영악한 아이들이 그랬는지 유치원 버스안에서 김철수씨 아들이 옆집 여자애를 때리는 상황이 자세하게 적힌 내용이 돌기 시작했다. 급기야 동네 엄마들 사이에서 공유되기 시작했다. 엄마들이 카카오톡을 통해 오늘 아침 폭력을 행사한 7살짜리 아이가 어느 아파트 몇 동의 누구 아들인지를 모두 알게 되었다. 유치원 사진도 돈다. 폭행을 당한 여자 아이의 부모가 소송을 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이윽고 직접 김철수씨 아파트 집문을 두들기는 엄마들도 생겨났다.

    너무 시끄러워지자 김철수씨 아내는 문 밖으로 얼굴을 내밀고 이렇게 이야기했다. “알았어요. 지금 우리 애 이야기를 듣고 상황을 파악하는 중이예요. 그 결과에 따라 우리가 어떻게 할지 결정할테니 돌아 가셨으면 좋겠어요” 엄마들은 대체 집안에서 뭐 하는 중이냐고 계속 항의 하고 있다.

    결국 더 이상 버틸 수 없게 되었다

    더 시간이 지났다. 아파트가 시끄러워 지고 다른 집들에서도 무슨 일인가 구경을 한다.이윽고 늦은 오후 김철수씨 집 문이 열리고 김철수씨가 이렇게 이야기한다. “우리 아이의 행동에 문제가 있었습니다. 우리 아이를 근신시킬 것입니다. 앞으로 아이 예절교육도 잘 시킬거구요. 옆집 여자 아이와 그 부모에게도 사과 하러 가려고 합니다. 미안합니다.”

    엄마들은 왜 이런 결정을 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렸느냐 의문을 가지게 되었다. 얼핏보니 김철수씨 집 거실에는 ‘김씨네 가문의 아이들은 예절바른 어린이여야 한다’는 가훈이 쓰여져 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한나절이 지나 갔는데 아직 옆집 아이에게 찾아가지도 않았다니 더 황당한거다.

    철학의 실현이냐 생존 본능이냐?

    가족의 위기를 잘 관리하려 했었다면 아침에 아이가 선생님들에 의해 귀가 조치를 당한 직후 김철수씨와 아내는 거실에 걸린 가훈을 바라보고 아이를 호되게 야단 쳤어야 한다고 많은 엄마들은 이야기한다. 아이의 손을 끌고 옆집으로 가서 눈두덩이가 부어 있는 여자 아이와 부모에게 머리를 조아리고 다시는 이런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용서를 빌었어야 했다는 거다.

    하지만 실제로는 초기 타이밍을 놓치고 폭행을 저지른 아이의 엄마는 아들을 감싸려 했다. 아빠는 시간이 지나가 엄마들에게 다 알려지고 아파트 문을 두드릴때까지 아이 얼굴을 바라보며 주저했다. 몇몇 친한 엄마들에게는 조금만 조용히 있어 달라고 요청도 했다. 상황이 너무 너무 안좋아 져서 아파트가 떠나갈 정도가 되니 아빠는 그 때서야 결정을 내렸다. 사실 아주 아픈 결정이었다. 이를 감안하면 아빠 엄마가 볼 때는 그리 늦은 결정도 아닌 것 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결국 타이밍을 놓치고 뒤 늦게 고개를 숙인 김철수씨 가정은 다른 화난 엄마들에게 양육철학까지 의심 받게되었다. 스스로 가훈을 기억해 아이에게 단호하고 상대에게 예의바른 실행을 빨리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마치 상황이 악화되니 어쩔수 없이 억지로 아이에 대한 조치를 취한 게 아니냐는 비아냥까지 받고 있다. 일부 엄마들은 일단 마지 못해 아이를 근신 시키고 계도하겠다고 하는 것 같은데, 앞으로 어떻게 하는지 한번 지켜 보자 이야기한다.

    타이밍에 맞는 사과는 자발적 철학의 구현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타이밍을 놓친 뒤 늦은 사과는 어쩔수 없는 생존 노력인 것으로 폄하된다.

    김철수씨 가정에 양육의 철학이 있고, 가훈을 항상 기억하고 있고, 그것으로 아이들을 가르쳤으면 이런 일이 없었을 것이고, 만약 한번 있었다 해도 다시는 이런일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이에 대한 확신을 주기 위해서라도 타이밍을 맞추어 적시에 커뮤니케이션 했었어야 했다.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에서 타이밍을 놓치는 것은 단순히 늦었다는 의미 그 이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