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 제3자 인증에 기대라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기업이 위기에 처했을 때 기업 편을 들어 유효한 목소리를 내 주는 제3자들이 있다면 기업에게는 큰 힘이 된다. 위기의 유형에 따라 약간씩 차이는 있지만, 제3자로부터 오는 지지와 이해의 목소리는 대부분 기업측의 위기관리가 성공적이라는 신호로 해석된다.

물론 힘있는 제3자 인증은 우연하게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기업들은 그러한 위기관리 자산의 적시 활용을 기대하며 평시에 많은 투자와 노력을 기울인다. 아무런 사전적 관리가 없이 위기 시 제3자 인증을 급히 만들어 내려 하거나, 기대하기만 해서는 적절한 결과를 얻기는 불가능하다.

일부에서는 제3자 인증을 얻어내기 위해 다양한 전술을 활용한다. 기존 기업 인맥을 활용하는 것도 그 중 하나다. 언론계나 정치권, 규제기관에 걸쳐있는 인맥을 위기 시 동원해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려 하는 것이다. 위기 시 그들로부터 우호적 입장과 메시지를 이끌어 내보려 시도한다. 그러나 그 중 일부는 그 과정에서 또 다른 논란의 여지를 만들어 낸다. 위기관리를 하며 새로운 위기를 만들어 내는 결과를 만드는 것이다.

이상적 제3자 인증은 평시 구축된 제3자들과의 관계를 기반으로, 위기 시 기업이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 의사결정 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만들어 진다. 제3자 스스로도 그 기업의 위기관리에 자신이 일조했다 생각 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자발적 이해와 지지를 표현할 수 있게 된다.

물론 기업의 위기관리 내용이나 메시지가 일반 공중에게 폭넓게 이해와 공감 받을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는 것은 말할 것도 없다. 제3자인증은 기본적으로 “일반 공중은 이해하기 어렵지만, 우리 전문가들이 볼 때 기업의 주장은 이해 된다”와 같이 무지한 공중들에게 기업의 주장을 이해시키려 하거나 설명하는 형태의 것이 아니다.

제3자 인증을 하는 전문가들은 “누가 보아도 이와 관련한 기업의 입장이 이해가 될 것이다. 그러니 해당 기업이 끝까지 어떻게 위기를 관리하는지 지켜 봐 주자”는 권유나 공감의 형식을 띄어야 한다. 그래야 기업측에서도 위기관리를 보다 수월하게 이끌어 나갈 수 있게 된다.

일부는 충돌하는 논란에서 승리하기 위해 제3자인증을 이끌어 내려 한다. 분명하게 기업의 입장에 반대하는 그룹이 있을 때, 그에 대항하는 그룹으로서 제3자 인증 그룹을 활용하고자 하는 경우다. 그러나 대부분 이러한 대리전 형식의 제3자 인증은 그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제3자를 해당 기업이 완전하게 관리할 수 있는 방법도 제한될 뿐 아니라, 그들 스스로도 대리전에 나서는 것을 꺼려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생각하는 바와는 달리 제3자인증은 그 순수성을 담보로 할 때 활용 효과에 있어 분명한 한계가 존재한다. 제3자는 어디까지나 제3자일 뿐, 기업을 위해 극단적 지지와 드러나는 지원을 해 줄 수 있는 성격은 아니다. 이를 착각하는 기업은 제3자들을 위기 시 자사를 위한 구사대로 활용하고 싶어한다. 이는 이미 관계를 맺고 있는 제3자들에게도 상당한 부담이며, 위험이 된다.

더욱 문제가 있는 기업은 돈으로 제3자인증을 구입하는 시도를 한다. 언론의 지면을 사는 것도 그런 일환이다. 기타 여러 이해관계자들에게 제3자 인증을 원하며 돈을 건넨다. 그러나 앞서도 이야기 한 것처럼 제3자의 자발적 이해와 공감의 느낌이 돈을 주고 산 지면과 메시지에서는 제대로 발휘되지 못한다. 독자나 시청자들은 바보가 아니다.

가장 강력한 제3자인증은 고객들에 의한 것이다. 일종의 팬심 같은 형태를 띠는 제3자인증을 의미한다. 고객 상당수가 좋아하는 기업에게 위기가 발생했을 때 고객이 스스로 나서서 기업의 위기관리를 이해하고 지지해 주는 경우다. 해당 기업은 자사를 사랑해주는 팬 고객의 목소리를 듣고 위기관리 의사결정을 하고, 이에 화답하는 형식으로 위기를 풀어나간다.

이 경우 기업은 위기관리 전반에 있어 과감하게 자신감을 가질 수 있다. 상황을 자사가 통제하고 있다는 느낌도 주게 된다. 고객이 자사의 위기관리를 단순 지지하는 것을 넘어 지원하게 된다. 이러한 소중한 자산을 보유한 기업은 위기를 관리하며 다시 한층 더 강력한 고객 팬심을 구축한다.

많은 기업들이 평시 고객은 가족이라 말한다. 고객이 최우선이라 말한다. 고객을 위해 일하고 자신들이 존재하는 것이라 한다. 많은 예산을 들여 고객들에게 자사를 사랑하게 되는 기회를 만들려 노력한다. 그래서 평시에는 많은 기업이 고객에게 실제로 사랑 받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런 이미지는 해당 기업에게 위기가 발생하게 되면 그대로 그 실체를 드러낸다. 진짜 사랑 받고 있는 기업이었다면, 고객들의 제3자인증은 자연스럽게 흘러나와 확산 될 것이다. 반대로 고객들의 제3자인증이 지지부진하거나, 오히려 실망과 증오심으로 되돌아 온다면, 평시 그 기업은 고객들에게 진짜 사랑 받던 기업은 아니었던 셈이다. 유효한 제3자 인증은 하루 아침에 완성되지 않으며 그 완성도 극히 어렵다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

필자소개

정용민은 국내 최초로 설립된 위기관리 전문 컨설팅사 스트래티지샐러드의 대표 컨설턴트다. 200여 이상의 국내 대기업 및 유명 중견기업 클라이언트들에게 지난 20년간 위기관리 컨설팅과 코칭, 자문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기업 위기관리 전문서적 [소셜미디어시대의 위기관리], [기업위기, 시스템으로 이겨라], [1%, 원퍼센트], [기업의 입]을 집필했다.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컨설턴트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컨설턴트
2009년 국내 최초의 기업 위기관리 컨설팅사 스트래티지샐러드를 창업했습니다. 약 30년간 국내외 300여 개 기업과 조직의 위기, 이슈관리를 자문해 왔으며 위기관리 분야 저서 다섯 권을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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