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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왜 위기관리를 해야 하죠? [기업 위기관리 Q&A 327]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 회사에서 전사적으로 위기관리 체계를 만드는 프로젝트를 계획 중입니다. 위에서 위기관리를 매번 강조하셔서 이번에 제대로 위기관리 체계를 만들어 보려 하는 건데요. 근본적 질문 하나 드립니다. 위기관리, 그건 왜 해야 하는 건가요?”

    컨설턴트의 답변

    얼핏 들어보면 질문에 뼈가 있거나, 근본 없는 질문 같다는 생각을 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왜 위기관리를 해야 하는가 하는 질문은 매우 중요한 질문입니다. 기업 스스로 그 질문에 대한 답변 고민을 건너뛰거나, 그냥 당연하다 생각하며 프로젝트를 시작해서는 그 결과를 제대로 예상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저는 클라이언트로부터 그와 같은 질문을 받을 때 종종 되 묻고는 합니다.”위기관리를 하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요?” 즉, 위기관리를 왜 해야 하는가에 대한 답은 반대로 위기관리를 하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에 대한 답과 연결되어 있다고 보는 것입니다.

    특정 위기 상황을 접했을 때 가장 먼저 생각해 보아야 하는 핵심 주제가 바로 그것입니다. ‘이 상황에서 우리가 아무런 위기관리를 하지 않는다면 결국 이 상황은 어떻게 될 것인가?’를 다 같이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만약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현 상황이 우리 회사에게 아무런 피해나 손실 또는 어려움을 가져오지 않을 것이라는 내부 결론이 내려진다면, 그 상황은 위기가 아닌 것입니다.

    위기가 아닌 상황을 가지고 위기관리를 하는 우는 범하지 않게 됩니다. 꽤 많은 기업들이 위기가 아닌 상황을 초기부터 위기라 단순 판정하고 무언가 관리하기 위한 노력을 합니다. 시간이 지나 지난 위기관리 활동들을 돌아보면 내부적으로 회의감이 생겨납니다. 괜히 호들갑 떤 것 아닌가. 괜히 긁어 부스럼 만든 것 아닌가 하는 평가들이 주로 회자되지요. 이는 분명하게 해당 상황에 대한 영향을 제대로 예측해 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위기관리를 하지 않으면 어떻게 될 것인가? 이 질문에 “현 상황에 대한 위기관리가 없다면 우리 회사에는 A 같은 피해가 미칠 것이고, 그 손실규모는 B정도까지 이를 수 있을 것이며, 그 과정과 이후 C와 같은 어려움들이 예상됩니다.” 이와 같은 비교적 구체적 답변이 내부에 공고하다면, 이는 곧 위기상황이라 정의할 수 있습니다. 당연히 위기관리를 해야 한다는 의미가 됩니다.

    위기관리를 대체 왜 해야 하나라는 질문에 대한 답은 자사에게 발생 가능한 주요 위기 상황을 먼저 진단해 보고, 그 상황을 들여다보며 반대로 질문해 보아야 하는 주제입니다. ‘이런 상황을 그대로 두고 있다면 어떤 결과가 생겨날까? 아무런 위기관리를 하지 않는다면 말이지’ 그에 대한 적절한 답을 구할 수 있다면 위기관리를 좀 더 제대로 진행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위기관리는 학문적 분야하기 보다는 현장과 경영 전반에 답이 있는 현실 분야입니다. 철학이나 윤리를 강조하기도 하지만, 사실 그 기반에서 추구해야 하는 방향성이란 기업 스스로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는 것입니다. 위기관리에 있어 그 해답은 해당 기업 내부에 존재합니다. 그 정해져 존재하는 해답을 기업 스스로 적시에 이끌어 내어 실행에 옮기지 못하는 원인이 문제입니다 답이 없는 위기란 없습니다. 답을 적절히 끌어내지 못하는 조직만 있을 뿐이지요.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불편하게 한 게 죄? [기업 위기관리 Q&A 326]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는 연예인들을 위해 일하는 연예 기획일을 하고 있습니다. 최근 저희 소속 한 연예인이 개인적 스캔들로 사회적 공분을 만들면서 활동에 큰 제약을 겪고 있습니다. 사과도 하고 여러 대응도 함께 했는데, 어지간해서 비판이 줄어들지 않네요. 대중을 불편하게 한 게 죄라는 의미는 무엇인지요?”

    컨설턴트의 답변

    연예인이 경험하는 위기에 있어서 위기 특성 상 가장 공통적인 부분이 대중을 ‘불편하게 만들었다’는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대중이 그 이슈로 심적이나 감정적인 불편함을 느끼고 있다는 것이 해당 연예인에게 당면한 가장 큰 문제라는 의미입니다. 대중의 마음속 불편함이라고 하면 그 범위와 다양성이 상당히 커서 단순하게 개념이 정리되기 어려워 보입니다.

    하지만, 그 연예인 관련 이슈를 들었을 때 사람들 마음 속에 편한 마음이 들 것인가 아니면 편치 않은 마음이 들 것인가 상상해 보면 그 구분은 조금 더 확실 해 집니다. 누구나 상상할 수 있는 단순한 느낌이 곧 답이라는 의미입니다.

    반면 그 위기를 관리해야 하는 연예인과 그 기획사측에서는 난감하기 그지없을 것입니다. 대중을 즐겁고 마음 편하게 하는데 익숙했던 그들이라 대중의 마음을 불편하게 만든다는 것을 쉽게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불편한 것이 어디에서 어디까지 인지 확실하게 예측하지 못하기 때문에 자칫 잘 못 대응해서 대중의 불편함을 더하는 실수를 범하기도 합니다.

    연예계에서는 대중을 바라볼 때 합리적이거나 이성적인 시각으로만 보아서는 성공하기 어렵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특정 연예인이 갑자기 성공했을 때 그 정확한 이유를 찾지 못할 때도 많습니다. 여태까지 열심히 해 왔는데, 이제야 빛을 발했다는 메시지류가 그런 아리송한 이유를 대변합니다. 대중이 갑자기 그 연예인에 관심을 가지게 되고, 사랑하게 된 이유를 과학적으로 해명하지 못하는 것처럼, 반대 상황이 되어 버리는 이유도 정확하게 설명할 수 없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연예인과 그를 위해 일하는 기획사에서는 대중의 심리와 감정 그리고 일상적 느낌 등을 아주 민감하게 모니터링하고 예측합니다. 그래야 어떤 이슈 발생이 예상될 때에 그 이슈를 두고 미리 대중의 느낌을 정확하게 예상할 수 있게 됩니다. 해당 이슈의 어떤 부분이 대중에게 불편함을 일으키는 주요 핵심인지는 최소한 진단할 수 있어야 합니다.

    대중이 느끼는 불편함을 덜 불편함 또는 불편하지 않음 정도로 전환시킬 수 있는 대응이라면 연예인 관련 위기나 이슈관리는 성공입니다. 그 때문에 여러 전례를 보면 이슈 발생 시 상황을 압도하는 대대적인 반성을 발표하여 대중의 불편함을 조금이라도 상쇄시키려 노력하는 것입니다. 반대로 대중의 불편함에 변명 또는 외면하거나 오히려 자신의 불편함을 토로하며 대대적 반성을 기피하는 전례들은 여지없이 실패를 경험했습니다.

    연예인이라면 대중을 불편하게 만드는 것을 죄라고 생각해야 합니다. 그간 그들을 편하고 즐겁게 만들어 현재만큼 자신이 성공했기 때문입니다. 평시와 위기 시 서로 다른 잣대를 대중에게 겨누어서는 안 됩니다. 그런 면에서 만큼은 대중이 일관성 있는 셈입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소화와 해소의 개념? [기업 위기관리 Q&A 324]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부정적 상황이 발생되면 매번 주변 이해관계자들과 공중으로부터 상당한 비판과 비난이 쏟아지는데요. 대표님과 임원들께서는 그 자체를 극히 당황스러워합니다. 어떻게 든 초기 비판과 비난을 관리하라 하시니 실무자들이 힘듭니다. 그런 상황에서 비판과 비난은 어느정도 견뎌야 하는 거 아닌가요?”

    컨설턴트의 답변

    맞습니다. 부정적 상황이 발생되었을 때 그 주체에 대해 사회적 비판과 비난이 따라붙지 않는 경우는 없습니다. 차라리 그런 상황에서는 정해진 욕과 비판 그리고 비난은 필수적으로 들어야 한다고 생각하시고 그냥 견디시는 것이 유익합니다. 대신 그 과정에서 단순 감정 표현을 넘는 합리적 비판 내용은 계속 점검해 ‘소화’ 해 가며 대응하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사람들의 단순한 감정표현은 일종의 사회적 긴장의 ‘해소’ 과정으로 이해하시는 것이 더 좋습니다. 자사와 관련된 부정적 상황이 발생되었을 때 이례적으로 사회 내 별 감정표현이 없다면 그것이 더 이상하고 위험한 징조 일 수 있습니다. 일정한 감정 표현 기간이 지나가야 사람들 스스로 ‘해소’의 지경에 이르게 되기 때문에 그 흐름 자체는 자연스러운 것입니다.

    부정적 상황으로 인해 쏟아지는 사람들의 초기 감정 표현 보다 상대적으로 더욱 위험한 것이 있습니다. 부정적 상황을 관리하기 위해 자사가 행한 위기관리 활동이 적절하지 않아 만들어지는 사람들의 2차적 분노와 감정이 그것입니다. 그러한 2차적 반응은 결코 불필요한 것입니다. 그 경우 진짜 문제는 부정적 상황에도 불구하고 그런 불필요한 사회적 반응을 기업 스스로 만들어 냈다는 점일 것입니다.

    일부 기업은 부정적 상황 발생 초기에 쏟아지는 사람들의 감정 표현을 못 견뎌 합니다. 이 자체를 위기로 정의하기까지 합니다. 초기 반응에 대해 주로 골머리를 앓다가 이내 그 반응 자체를 관리하려는 시도를 합니다. 여론을 인위적으로 변화시키려 하거나, 프레임을 바꾸려는 시도까지 합니다. 다행히 운이 좋아 그런 시도가 효과적이면 모르겠으나, 부정적 상황에서 그런 시도는 종종 더 나쁜 결과로 연결됩니다.

    기업이 좀더 성공적인 위기관리를 하려면 초기 부정적 상황으로 인해 쏟아지는 사람들의 감정 표현들은 상당부분 걸러가며 ‘소화’ 해 내야 합니다. 그러한 사람들의 감정에 대한 주목과 대응보다, 부정적 상황에 대한 주목과 대응이 좀더 중요하므로 그에 대한 관리에 집중해야 합니다. 제대로 된 위기관리와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하게 되면, 사람들의 감정 표현은 이내 수그러들며 궁극적으로 ‘해소’ 될 것입니다.

    위기관리 명언 중에 “위기에 대해 부끄러워하기 보다는, 제대로 위기를 관리하지 못한 것을 부끄러워 하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 말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셔야 합니다. 부정적 상황을 관리한다며 스스로 부정적 상황을 더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됩니다. 초기 사람들의 감정표현에 너무 집착하여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하는 실수는 하지 않아야 합니다. 부정적 상황을 둘러싼 ‘소화’의 개념과 ‘해소’의 개념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상황 모면이 나쁜 것인가요? [기업 위기관리 Q&A 321]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일단 상황이 발생되었으니 저희가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통해서 상황을 안정시키는 것이 최선 같습니다. 일단 상황을 안정시켜야 다음 기회도 올 것 같고요. 그런데 주변 이해관계자들이 상황을 그냥 모면하려 한다는 비판을 합니다. 상황을 모면하는 것이 나쁜 것인가요?”

    컨설턴트의 답변

    기업 이슈나 위기 발생의 특징 중 하나는 ‘밥상이 풍성하게 차려 지면 이내 파리가 들끓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 이전에는 밥상이 제대로 차려지지 않아서 인지 큰 문제는 없어 보이는데, 밥상의 완성도가 어느 수준 이상 넘어가면 어디서 나타났는지 모르겠는 파리들이 몰려듭니다. 물론 이 파리의 비유는 주변 이해관계자나 규제기관 또는 문제의 핵심을 폄하해서 비유하는 것은 아닙니다.

    경영자라면 그런 과정과 단계에 대한 예상이 가능해야 한다고 봅니다. 현재 경영 상황이 안정적이라서, 또는 자사 서비스나 제품이 너무 좋아서, 또는 자사 직원들이 모두 한 식구 같아서, 투자자들이 모두 자사를 도와주려 애쓰고 있어서, 큰 문제는 없다고 느껴질 때가 밥상이 차려 진 때입니다. 큰 위험이 시작되는 시점이지요. 잘 차려진 밥상 위 맛난 음식들을 그냥 즐기며 먹기만 하면 될 것 같은 순간이 바로 가장 위험할 때입니다.

    이제 여기저기 파리가 나타나 밥상 주변을 돌며 윙윙거리기 시작할 것입니다. 처음에는 한 두 마리의 시끄러움에 크게 개의치 않는 기업도 있습니다. 밥상을 차리다 보면 몇 마리 파리가 설치는 것을 어떻게 하겠느냐 하며 아량도 보이곤 합니다. 그러나, 그럴 때 일수록 긴장하고 밥상의 어느 문제 때문에 파리가 날아 들기 시작하는 지를 살펴야 합니다. 무시와 외면으로 다가올 파리떼를 물리 칠 수는 없습니다.

    밥상 위 문제를 제대로 살펴 관리하지 못하면, 그 이후 상황은 불 보듯 뻔합니다. 이전보다 훨씬 더 많은 파리 떼가 달려 들어 밥상이 난장판이 될 것입니다. 파리를 쫓느냐고 실제 밥상 위 음식 맛은 제대로 보지 못하게 되기도 합니다. 최악의 경우에는 파리떼 때문에 훌륭하게 차려진 밥상 위 음식을 그대로 내다 버려야 하는 비극이 발생되기도 합니다. 그렇게 된다면 그 비극은 밥상 앞에 그냥 앉아 있는 경영진 때문입니다. 밥상에 몰려드는 파리 떼는 그냥 자연스러운 것입니다. 파리 떼를 욕하고 비판해 보았자 아무 의미 없습니다.

    질문에서 상황을 모면해 보겠다 하는 의미는 마치 밥상위에 몰려드는 파리떼를 일단 열심히 쫓아 보겠다 하는 생각과 같습니다. 물론 음식에 조금이라도 덜 다가가도록 열심히 파리를 쫓아야 하지만, 파리를 쫓는 것으로는 근본적 해결이 가능해지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왜 파리떼가 몰려와 윙윙거리며 음식을 망쳐 놓는지를 신속하게 살피는 것이 현 상황에서는 더 이롭습니다. 아깝더라도 파리 떼가 들끓게 된 원인을 제공한 밥상 위 문제를 하나 하나 해결해야 합니다. 일부 음식을 새로 해야 하는 경우도 생길 것입니다. 그러나, 밥상 전체를 쓸어버려야 하는 상황 보다는 나을 수 있습니다.

    주변에 날아 다니는 파리를 손으로 계속 쫓아내며 밥상을 마주하고 있어서는 실질적 위기관리는 불가능합니다. 파리를 쫓으려는 그 노력을 문제 원인 해결에 투입하십시오. 깨끗하게 해결되면 파리도 하나 둘 사라질 것입니다. 핵심은 파리를 불러들인 문제입니다. 파리가 아닙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어떻게 해야 빠르죠? [기업 위기관리 Q&A 320]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얼마전 저희 회사 관련 한 고객과의 트러블이 조만간 기사화된다는 첩보를 들었습니다. 대행사에서는 회사가 신속하게 공식 입장문과 예상질의응답을 준비해야 한다 하더군요. 그런데 그걸 만드는 데 진짜 시간이 많이 소요되고 어렵습니다. 내부적 부담이 많습니다. 어떻게 해야 빠르게 만들어 질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일선 현장의 아주 고질적 고민을 질문해 주셨습니다. 실제 이슈관리나 위기대응 사례를 볼 때에도 자사의 공식 입장과 예상질의응답을 적절한 시기까지 준비하지 못해 혼란을 겪는 경우는 상당히 많습니다. 그래서 그런 기업 대부분은 침묵이나 취재 회피로 대응을 대신합니다.

    상황이 감지되었거나 발생했을 때 무엇보다도 신속하게 회사의 정확한 입장을 정리하여 공식입장문을 만드는 것은 이제 상식이 되었습니다. 문제는 그 상식을 구현하는데 있어 조직내에 많은 장애와 역량의 부족이 혼재되어 나타난다는 것이지요. 충분한 사전 준비나 역량이 존재하지 않는 기업의 경우 특정 상황이 발생되었을 때 공식입장문을 A4용지 한두장으로 정리하는 데에 대략 2~3일이 소요되고는 합니다. 상황과 취재 개시 시점을 감안할 때에는 이미 버스가 지나가고 난 뒤에 입장문이 완성 비슷하게 되는 것이죠.

    이미 기자로부터의 공식입장 요청 마감 시점은 만료되었고, 기사는 게재되었을 것입니다. 차후에 변화된 상황을 포함한 공식입장을 재정리 수정하는 데에도 다시 수일이 소요됩니다. 그 때정도면 이미 상황은 악화될 때로 악화되어서 더 이상은 공식입장이 요구되지 않는 상황까지 도래할 것입니다.

    그럼 예상질의응답 준비는 어떻게 되고 있을까요? 공식입장문을 완성하는 데에도 절대적인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그런 기업은 해당 상황에 대한 입체적인 예상질의응답집을 만드는 것에는 엄두도 내지 못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대충 대표 질문 몇 개에 대해 두 세 줄 답변을 만들고는 하지만, 실제 기자의 전화를 받게 되면 그런 답변 준비로는 5분도 넘기지 못하게 됩니다. 기자의 다양한 질문에 커뮤니케이션 담당자가 그로기 상태에 빠지게 되는 것이죠.

    상황이 발생되었을 때 공식입장문과 예상질의응답집을 만드는 시간을 어떻게 단축시킬 수 있는가 하는 질문에 대한 적절한 답은 하나뿐입니다. 여러 번 반복해서 관련 작업을 경험 해 보아야 시간이 준다는 것이지요. 경험이 시간을 단축시킵니다. 누구의 경험일까요? 조직의 경험입니다. 홍보나 커뮤니케이션 담당자 개인 일부의 경험이 시간을 단축시키는 것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의사결정권자와 관련 사업부문 그리고 케이스에 따라 법무나 대관 등 스텝 기능이 한자리에 모여 신속하게 의사결정 하고 문구를 정리하는 작업은 실제 경험 없이는 시도조차 어려운 작업입니다. 심지어 한자리에 모이거나 메신저방을 하나 만드는 것도 어려워하는 위기관리팀이 많습니다.

    여러 번 토론하고 만들어 보아야 합니다. 특정 상황에 대하여 기자의 취재가 시작되었을 때 회사 차원의 모든 준비와 훈련이 끝나 있는 수준은 아주 완벽한 조직의 체계와 역량에 기반합니다. 갑자기 발생된 상황에 대해 몰려드는 답변 요청에 최초 홀딩 스테이트먼트(시간을 벌기 위한) 전달 후 유효 시간내에 모든 준비를 마칠 수 있기 위해서도 부단한 연습과 경험이 필요합니다. 실전은 경험에 의에 좌우됩니다. 트레이닝, 워크샵, 시뮬레이션이라는 것이 계속되는 이유는 그러한 실전 경험을 쌓아 적절한 타이밍에 대응할 수 있는 조직을 만들기 위함 입니다. 평소 당연히 해야 하는 숙제 같은 것이지요.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상대방이라면? [기업 위기관리 Q&A 319]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최근 경쟁사를 대상으로 민감한 이슈를 제기하는 프로젝트를 내부적으로 진행 중입니다. 그런데, 생각했던 것 보다 상대 반응이 적네요. 상대가 좀 반응을 보이고 시끄럽게 돼야 저희가 목표를 이룰 수 있는데 말이죠. 지금 이 상황에서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라는 건 어떤 의미인지요?”

    컨설턴트의 답변

    이슈관리 유형 중 상대편이 존재하는 이슈관리의 경우 항상 저희 클라이언트에게 조언하는 것이 있습니다. “만약 우리가 상대편이면 현재 상황을 어떻게 판단할 것인가?” “만약 우리가 상대편이라면 어떤 대응을 할 것인가?”등에 대해 지속적으로 생각해 가면서 이슈를 관리하라는 것이죠.

    이슈를 무조건 제기하고 시끄러운 상황을 만든다고 해서 목표한 이슈관리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다양한 변수가 생기기 때문에 더욱 더 정교한 상황 예측과 대응도 필요합니다. ‘만약 우리가 A 공격을 한다면, 상대편에서는 몇 가지 패턴으로 대응 해 올 것인가?’를 계속 궁금해 해야 합니다.

    질문하신 상황처럼 우리가 아무리 이슈를 제기해도 상대편이 아무 반응도 보이지 않는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반대로 상대편이 대대적인 반응을 보여 상황이 역전돼 버리거나, 예측하지 못한 상황으로 전이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생각했던 것 보다 상대편과의 싸움이 장기전이 돼 버리고, 결론이 나지 않은 채 소모전으로 이어진다면 그 때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요? 이런 다양한 고민들이 전제되어야 실제 싸움을 시작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때 중요한 결정은 “우리가 상대편이라면?”이라는 질문에서 시작됩니다. 이런 사고 방식은 실제로 이슈관리를 완성하는 데 매우 중요한 도구가 됩니다. “만약 우리가 상대편이라면 현재 제기되는 이슈가 누구의 작품인지를 금 새 알아 챌 수 있을 것 같다.” 입장을 바꾸어 보아 바로 이런 이야기가 나오면 자사의 노출도를 더욱 낮추거나, 접근방식을 대폭 수정해야 합니다.

    “우리를 구체적으로 특정할 수는 없어도, 우리가 이슈를 제기하고 있다는 의심은 할 것 같다” 이와 같은 이야기도 자사의 접근방식을 정교화 하는 데는 도움이 됩니다. “만약 우리가 상대편을 특정할 수 있게만 되면, 대대적으로 법적 대응을 통해 상대편의 활동성을 저하시키려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면 그에 대한 추후 대응도 어느정도 마련해 이슈관리를 이어 나가야 하겠습니다.

    이와 달리 위험한 접근방식은 상대편을 실제보다 폄하해서 판단하거나, 반대로 너무 과대 평가해서 움츠러드는 경우입니다. 그런 선입견에 기반해서 ‘우리가 상대라면’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면, 현실과는 다른 결론이 쏟아지게 됩니다. 상대편을 폄하해서 반응을 예측한다면, 추후 지속적으로 놀랄 만한 일이 벌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상대편을 과대 평가해서 반응을 예측한다면, 실질적인 이슈관리 실행을 여러 번 주저하게 됩니다. 한마디로 쓸데없는 겁을 먹게 되는 것이지요.

    이슈관리나 위기관리에 있어서 중요한 쪽은 상대편입니다. 실행과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상대편을 어떤 방향으로 변화시킬 것인지를 제대로 정하는 것이 가장 기본입니다. 그들을 있는 그대로 읽고, 그들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변화하는 상황을 그들의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다면 이슈관리는 성공적으로 결론 지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를 결정하는데 있어서도 상대편의 입장과 시각은 매우 효과적인 기준이 됩니다. 먼저 상대편을 깊이 공부하십시오. 상대편이 있는 이슈관리에서는 상대편을 많이 아는 쪽의 승산이 높습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위기가 곧 기회라는 말도 있던 데요? [기업 위기관리 Q&A 313]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유명하신 경영 컨설턴트께서 저희에게 위기관리 자문을 해 주시면서 ‘위기가 곧 기회일 수 있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그런데 저희가 이번 위기로 이렇게 피해를 크게 받고 있는데, 어떻게 저희가 이 상황을 기회라고 해석할 수 있을 까요? 위기가 기회라 하는 진짜 의미는 무엇인지요?”

    컨설턴트의 답변

    위기가 곧 기회라는 말은 실제 위기관리 컨설턴트들도 흔히 쓰는 말입니다. 외국인 컨설턴트들은 중국의 위기(危機)라는 한자를 예로 들면서 위기(crisis)라는 한자를 보면 이미 그 속에 기회(機)라는 의미가 포함되어 있다고 놀라기도 하더군요. 하지만,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그런 이야기는 조언으로 듣기 보다는 그냥 재미있는 농담으로 받아들이시면 어떨까 합니다.

    일단 한 기업의 위기는 다른 경쟁 기업들에게는 기회가 맞습니다. 현직 대표이사의 위기는 그 자리를 노리는 다른 후보들에게는 기회가 될 수도 있습니다. 특정 회사를 노리고 있는 규제기관이나 시민단체에게는 그 회사의 위기가 좋은 기회가 될 것입니다. 언젠가 손을 좀 봐야지 하던 기자들에게 찍힌 기업의 위기라면 기자들에게는 하나의 기회로 해석될 수 있을 것입니다.

    위기는 그냥 위기일 뿐입니다. 함부로 그 속에서 기회를 언급하거나, 이를 통해 심리적 안정을 꾀하려고 해서는 안 됩니다. 위기 시 심리적 안정이란 정확하게 해야 할 일을 적시에 처리하고 나서 그 결과를 보고 스스로에게 얻는 것이어야 합니다. 마치 놀라고 두려운 타조가 모래 속에 자기 머리를 파 묻듯,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위기가 곧 기회라 하니 기회를 기다리자 하는 생각을 하는 기업은 없겠지요.

    억지로라도 위기가 기회라는 개념을 선해하여 보자면 이렇습니다. 기업이 위기 발생 이전에 그에 대해 주목하고 사전적으로 관리하여 위기가 실제 발생되지 않게 만든 경우에는 위기가 곧 기회를 창출하는데 일조했다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다른 경쟁기업들은 미처 그런 노력을 하지 못해 실제 위기를 맞게 될 테니 자사에게는 상대적으로 기회가 만들어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또 다른 의미로는, 평소 훌륭한 명성과 경영 철학으로 유명한 기업이 불행히도 큰 위기를 맞았지만 그에 굴하지 않고 기존 자사의 가치대로 훌륭하게 위기를 해결해 버리는 경우에는 위기가 기회를 만들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주변 공중과 많은 이해관계자들이 해당 기업에게 ‘역시 훌륭하다’는 찬사를 보낼 정도의 위기관리라면 기회를 만들어 냈다고 봐야 하겠습니다.

    정리해보면 위기를 기회로 변화시킬 수 있는 기업은 아주 극소수라는 것이 핵심입니다. 사전적으로 위기를 관리하여 위기가 실제 발생되지 않게 하는 기업. 또는 기존에 구축한 자사의 훌륭한 명성과 기업철학을 보호하기 위해 위기 시에도 일관된 가치를 지켜 나가며 위기를 멋지게 관리하는 기업들이 그런 류입니다.

    반대로 사전적으로 아무 관리 활동이 없다가 당황스럽게 위기를 실제 상황으로 맞닥뜨린 기업이나, 평소 별로 알려지지도 않았을 뿐더러, 의미 있는 명성이나 경영 철학이라는 자산을 보유하고 있지 못한 기업에게는 위기는 그냥 위기일 것입니다. 그런 기업에게 만약 컨설턴트가 그래도 ‘위기는 곧 기회’라 조언한다면 그 말은 그냥 농담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낫습니다. 아무 기업에게나 공히 함부로 할 말은 아니라는 것이죠.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마땅히 해야 할 일을 적시에? [기업 위기관리 Q&A 311]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컨설턴트께서 위기관리의 정의를 ‘마땅히 해야 할 일을 적시에 하는 것’일 뿐이라고 말씀하셨는데요. 솔직히 ‘마땅히 해야 할 일’이라는 의미와 ‘적시에 하다’는 의미가 잘 와 닿지 않습니다. 마땅히 해야 할 일이라는 기준은 무엇인지요? 그리고 적시에 한다는 기준은 또 어떤 것인지요?”

    컨설턴트의 답변

    마땅히 해야 할 일이라는 의미의 기준은 몇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위기가 발생하기 이전에 ‘마땅히 해야 할 일’이란 사전에 위기나 이슈화 될 수 있는 문제 요소들을 찾아 내는 것, 그리고 그 찾아낸 것들을 개선하고 완화시키는 실행을 의미합니다.

    위기가 발생했을 때 의미하는 ‘마땅히 해야 할 일’이란 위기관리 주체가 해당 상황에 대한 정확한 분석과 여러 이해관계자들의 입장에 비춘 솔루션을 적절히 이행하고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입니다. 누가 보아도 당연하게 해야 할 일을 책임감 있게 실천하고, 그에 대해서도 성실하게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이 그 의미입니다.

    발생된 위기에 대한 적절한 관리가 이루어진 다음에 해당하는 ‘마땅히 해야 할 일’이란 지난 위기관리를 위해 약속했던 개선 계획과 재발방지 노력들을 실제로 행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함으로서 최종적으로 위기가 관리된다는 것이지요. 개선과 재발방지가 그 핵심입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기업들은 어떻습니까? 마땅히 해야 할 일에 대한 관심이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마땅히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알고 있으면서도 외면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마땅히 해야 할 일 보다는 하고 싶은 일만 선별적으로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위기관리를 위해 하고 싶은 일과 마땅히 해야 할 일이 서로 일치하지 않는 경우에 대부분 상황은 더욱 더 심각 해집니다. 따라서 마땅히 해야 할 일은 그 무엇보다도 우선 되어야 합니다.

    ‘적시에 하다’는 의미에도 몇 가지 기준이 있습니다. 먼저 이해관계자 관점에서 적시성이라는 것이 기본 중 기본입니다. 이해관계자 시각에서 이 정도 시각이면 ‘적절하다’ 하는 기준을 잘 잡아야 한다는 것이죠. 그 만큼 이해관계자에 대한 주목과 모니터링이 중요합니다.

    다른 ‘적시’의 기준은 자사 스스로의 통제를 기반으로 가장 이른 시간을 기준이라 해석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위기 발생 시 기업들이 대부분 신속하게 준비해서 대응 실행할 능력이 될 것이라 상상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경우들이 더 많습니다. 수많은 의사결정 루트를 지나다 보면 엄청난 시간이 소모됩니다. 훈련 수준이 다른 여러 실무자들이 같이 어우러지다 보면 적시 실행은 꿈 같은 의미가 되어 버립니다. 그렇기 때문에 평소 반복적 훈련이 중요한 것입니다. 적시의 가치를 위해서지요.

    마지막으로 적시의 기준은 전략에 기반한 적확한 타이밍을 의미하며 그 전략을 평가 기준으로 합니다. 이해관계자와 자사 실무진의 준비 완료 시기에 기반하여 구체적 타이밍을 적확하게 잡는 기술이 중요합니다.

    그럼에도 마땅히 해야 할 일을 적시에 한다는 의미가 이해되지 않는다면, 좀 더 위기관리 전반에 대한 생각과 실행 경험을 키우시기 바랍니다. 마땅히 해야 할 일에 대한 아쉬움, 적시성에 대한 아쉬움이 실제 피부에 와 닿아 보면 그 진정한 의미와 가치를 이해하게 될 것입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위기는 합리적일 수 없다? [기업 위기관리 Q&A 307]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위기 상황을 보면 종종 한숨이 나옵니다. 특히 말도 안 되는 논란들을 보면 세상이 이상해 보일 정도지요. 사람들이 합리적이지 않으니, 위기나 이슈, 논란도 죄다 합리적이지 않은 것 같습니다. 원래 위기는 특성상 합리적이지 못한 것일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흥미로운 질문입니다. 위기가 과연 합리적인 것인가 아닌가 하는 것에 대한 주제인데요. 다른 관점에서 한번 보시죠. 만약 기업이 다양한 사전 징조나 문제들을 합리적으로 발견해 관리했다면 위기나 이슈, 논란이 발생했을지도 생각 해 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어땠을까요? 자사가 스스로 좀더 합리적이었다면?

    질문을 보면 경험하신 위기, 이슈, 논란이 모두 공중이나 이해관계자들의 비합리성에 의해서만 비합리적으로 생성 확산되었다는 생각을 하시는 듯합니다. 합리적으로 판단했을 때 자사에게는 아무 문제나 책임이 없었다는 주장 같습니다. 혹은 일부 문제나 책임은 있었더라도 그렇게까지 크게 문제가 될 것은 아니었다는 의미도 일부 포함되는 것 같습니다.

    맞습니다. 현실적으로 보아도 회사가 상당히 합리적인데도 불구하고 발생되는 합리적인 위기나 이슈는 상당히 드뭅니다. 회사가 합리적으로 사전적 관리를 했다면 합리적인 위기나 이슈는 상당수 소멸되거나 방지되기 때문입니다.

    합리적인 회사에게 발생된 위기나 이슈 중 일부는 경우에 따라 비합리적이거나 부분적으로 합리성이 결여된 위기나 이슈일 수도 있습니다. 다만 이 경우 필히 확인해 보아야 할 것이 있습니다. 그와 같은 경우의 위기나 이슈는 사회적으로 크게 주목받거나 문제가 되기 어렵습니다. 대형 위기나 이슈로 판정 받기 어려워 사회적 주목도 적고, 사후라도 신속하게 관리될 수 있는 경우지요.

    즉, 비합리적인 위기나 이슈가 발생해 사회적으로 큰 주목과 비판까지 받았고, 그에 대한 관리까지 무척 힘들었다면 그 회사는 어떤 회사일까요? 앞의 경우와 같이 상당히 합리적인 회사였을까요? 합리적인 사후 관리를 했을까요? 불행히도 그 회사는 그렇지 못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합리적인 기업이 엄청나게 비합리적인 위기나 이슈를 경험할 가능성은, 비합리적인 기업이 엄청나게 비합리적인 위기나 이슈를 경험할 가능성 보다는 훨씬 적다는 이야기입니다. 엄청나게 비합리적인 위기나 이슈는 그 만큼 엄청나게 비합리적인 기업에게 주로 발생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위기나 이슈 자체의 합리성에 있어서도 관점을 더하자면, 위기나 이슈는 근본적으로 비합리적인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다만 비합리성 정도의 차이지요. 우리가 재앙이라고 생각하는 지진, 태풍, 홍수, 쓰나미 등은 과연 합리적인 것일까요? 합리성이라는 잣대를 들이대어 싸우거나 맞설 수 있는 것일까요? 여론은 어떨까요? 여론은 항상 합리적이기만 할까요? 합리성을 가지고 싸워 항상 관리 가능할까요?

    위기나 이슈가 합리적이냐 합리적이지 않느냐 하는 논쟁은 더 이상 별 의미가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그런 근본적 비합리성을 인식하고 우리 기업 스스로 더욱 더 합리적이 되어 일부 위기나 이슈의 비합리성을 사전 사후에 관리해 나가야 한다는 것 뿐입니다. 그런 노력을 포기한 비합리적 기업이 되어, 엄청나게 비합리적인 위기와 이슈를 반복 경험하지는 말자는 것입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경쟁사는 우리보다 왜 강할까요? [기업 위기관리 Q&A 300]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예전부터 경쟁사가 저희 회사를 아주 심하게 견제해 골치가 아픕니다. 저희는 그런 기업문화가 아니라 대응도 자제하고, 매너 있게 경쟁하려 하는데요. 경쟁사는 그렇지 않습니다. 항상 저희 뒤에서 돌을 던지고, 음모를 꾸미고 해서 악착같이 저희를 힘들게 합니다. 경쟁사는 왜 그리 강할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자사보다 경쟁사가 강해 보이는 원인은 몇 가지 있습니다. 강해 ‘보인다’는 표현을 쓴 이유는 대부분 그렇게 ‘보이는’ 것이지, 실제와는 달랐던 경우가 더 많았기 때문입니다. 기업들이 종종 착각이나 오해를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아마 반대로 경쟁사도 자사를 어느 측면에서 강하다 보고 있을 것입니다.

    그런 오해의 가장 큰 이유는 자사에게 경쟁사 실행팀과 실행 방식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가 없기 때문일 수 있습니다. 어렴풋하게 어떤 사람들이 어떤 식으로 움직인다는 심증과 파편적 정보만 있을 뿐, 정확한 물증이나 확증이 없는 경우 자사에게는 두려움이 생깁니다. 자사를 모르는 상대방도 그것은 마찬가지지요. 상대를 모르면 둘 중 하나입니다. 현실과 다른 두려움이 생기거나, 현실에 근거하지 않은 폄하가 만들어집니다.

    두번째 이유라면 자사 실행그룹이 경쟁사의 역량이나 공격성을 부풀려 해석함으로써 자사의 부족함에 대한 정상참작을 노리기 때문입니다. 워낙 경쟁사가 악착같고, 편법을 써서 악랄하게 공격해 대니 우리의 정상적 방식으로는 방어해 내기 어렵다고 윗분 들을 설득하는 경우입니다. 아마 경쟁사도 그런 설득의 노력을 거쳐 예전보다 적극성을 띠게 되었을 수도 있습니다.

    세번째 이유라면 경쟁사가 실제로 자사를 괴롭히려는 의도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전체 상황의 원인을 경쟁사로 지목하기 때문일 수 있습니다. 부정기사가 나오면 이상하게도 그 내용이 경쟁사의 주장과 비슷해 보입니다. 해당 기자가 경쟁사 홍보실장과 막역한 것도 의심됩니다. 결국 경쟁사가 자사를 견제하기 위해 그런 기사를 사주했다고 상상하게 됩니다. 실제로는 경쟁사가 만든 기사가 아닌 데도 그런 해석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우리가 어떤 이슈를 만들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도, 그 결과가 시원치 않은 경우는 많습니다. 아무리 보도자료나 기획기사를 만들고, 별별 애를 써도 원하는 이슈 개발이 되지 않는 경우가 태반입니다. 하지만, 경쟁사는 어떤 이슈든 간단하게 만들어 내는 것 같습니다. 별로 애쓰지 않아도 엄청난 결과를 도출해 내는 것 같아 보입니다. 이슈를 뚝딱 만들기도 하고, 자신들을 향한 이슈를 흔적 없이 잠재워 버리기도 하는 것 같아 보입니다.

    이런 생각이 들 때에는 좀더 한걸음 물러나 합리적으로 판단하려 노력해 보시기 바랍니다. 실제 어떤 근거나 물증이 있는지 꼼꼼하게 검토해 보시지요. 많은 경우 심증만 있고 물증이 없다 하는데, 그 심증의 뿌리가 어디에 연결되어 있는지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경쟁사에게는 자사가 곧 경쟁사입니다. 그들도 자사를 두려워할 수 있습니다. 서로가 서로를 두려워하는 것이 어찌 보면 경쟁의 기반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무조건 경쟁사가 강해 보이기만 한다면 그건 실제와 다른 상상일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하십시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