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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업위기관리, 스스로의 니즈(needs)를 먼저 파악하라

    The PR 기고문
    정용민의 Crisis Talk

    정용민 대표 컨설턴트
    스트래티지샐러드

    기업위기관리, 스스로의 니즈(needs)를 먼저 파악하라

    군대에 비유해 보자. 이등병은 보초를 서고, 청소를 하고, 총을 잘 쏘고, 지도를 보는 방식을 빨리 배우고 싶어 한다. 소대장은 소대원들을 리드해서 작전계획에 정해진 대로 진지를 구축하고 전시에 사수 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한다. 사단장은 연대병력들을 어떻게 운용해 사단에게 맡겨진 지역을 방어할 수 있는가가 가장 큰 고민이다. 그 위로는 사단들을 편제하고 관제해서 지역을 방어하고 공격의 기회를 찾는 레벨의 장군도 존재한다. 더 나아가 육군과 해군과 공군을 편제하고 통합하며 협업하게 하는 레벨의 장군과 책임자들도 존재한다.

    기업 위기관리에 있어서도 이 레벨에 따라 위기관리 니즈는 각기 다르다. 홍보실을 비롯해 위기관리 실행을 하는 모든 부서 일선들의 니즈는 ‘만약 OOO같은 위기가 발생 했을 때 나는 어떻게 상부에서 하달되는 임무를 수행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면서 그 노하우를 필요로 한다.

    “OO일보 산업부장을 좀 아시나요? 부정적 기사에 대해 좀 말씀 좀 나눌 수 있었으면 해서요” “OOO방송 쪽 선이 닿는 분이 좀 있나요? 이번 OOOO고발 프로그램 때문에 그런데요.” “OOO 포털에서 뉴스 기사를 좀 아래로 밀어내는 서비스를 소개 해 주실 수 있을까요?”하는 현실적 일선의 니즈들이 그들에게는 전부다.

    그러나 일선 팀장급이나 책임 있는 매니져가 되면 기업위기관리에 있어 니즈는 약간 달라진다. 위기발생 시 자신이 책임지고 있는 팀의 위기관리 역할과 책임에 대한 관심이 더 커지게 마련이다. 담당 임원에게 보고하는 체계에 대해서도 신경 쓰게 되고, 어떻게 상위 담당 임원에게 적절한 정보와 인풋을 드려 위기 시 자기와 팀의 성과를 인정 받을 수 있는가도 고민 대상이다.

    “평소 이해관계자 분석이나 맵을 마련해 놓고 대비하는 게 좋지 않을까?” “우리 홍보팀 내 역할들을 좀 나누어야 하겠어. 저번 위기 때 너무 몰려 다니면서 우왕좌왕했던 것 같아” “일단 문제가 발생하면 모든 정보는 나에게 직접 보고해! 정리하지 말고 일단 구두 보고 하도록 해! 내가 취합해서 O상무에게 실시간 보고할 수 있게 지원해 줘” 이런 요청들을 안팎으로 하게 된다.

    그 상위 임원들은 어떤 니즈를 가질까? 임원들은 기본적으로 위기관리 위원회 구성원으로 최고 의사결정과정을 함께 하게 된다. 아래로부터는 가장 빠르게 실시간으로 위기관련 정보를 보고 받는 체계를 필요로 한다. 또한 위기관리 위원회에서 결정된 전략과 실행 명령을 가장 정확하게 실행하며 일사불란하게 움직일 수 있는 하부 조직 체계를 꿈꾼다.

    “OOO이나 OO같은 형태의 위기가 발생하면 우리 팀들은 어떻게 움직일 수 있나? 대응들이 가능하지 우린?” “영업일선에서 올라오는 상황보고가 우리 팀들에게도 공유가 되나? 내가 임원회의에서 보고 받는 것 이외에 일선간에 어떤 공유 체계는 없어?” “자꾸 위기관리를 맨땅에 헤딩하는 형식으로 하지 말고 좀 매뉴얼이나 가이드라인을 만들어서 직원들이 숙지하는 것이 필요하지 않겠어? 어떻게 생각해 O팀장?” 이런 식의 니즈와 요청들이 일반적이다.

    CEO를 비롯한 최고임원들은 또 어떤 니즈를 가질까? 이분들의 니즈는 좀 더 큰 내용과 개념을 담기 마련이다. 반면 일선에서의 어려움이나 한계 그리고 현실적인 실행방식에 대해서는 그리 깊이 있는 관심이나 주목은 없게 마련이다. 이분들이 생각하는 위기관리는 ‘우리 조직이 최선을 다해 하나로 움직여 일사불란한 대응을 보여주고, 최악의 위기 시에도 최선의 결과를 도출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개념을 기반으로 한다.

    “O상무, 경쟁사 OO사의 이번 위기사례 어떻게 생각해요? 우리는 어떤가?” “내가 어제 OOO컨퍼런스에 갔어 들었는데 우리도 위기관리 시스템이 좀 필요하지 않을까? O상무 그런 시스템 좀 컨설팅 받을 곳을 알고 있어요?” “O상무, 어제 9시 뉴스는 뭐예요? 왜 그런 보도가 요즘 자꾸 나오지? 뭐 하는 겁니까?” 이런 식의 니즈를 보여준다.

    위기관리 컨설턴트들이 기업 위기관리 체계를 이야기 하면서 주장하는 방법론들에는 이런 기업 내부 이해관계자들의 현실적인 니즈들을 골고루 충족시켜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어느 한 레벨의 니즈를 충복시키기만 하면 되는 프로젝트가 아니다.

    CEO에게 ‘부정적인 기사 빼는 방식’을 설명하는 컨설턴트는 ‘무능한 컨설턴트’로 비춰진다. 반대로 일선 직원들에게 ‘전사적 위기관리 시스템’을 설명하면 그 컨설턴트는 ‘아카데믹 한 사람’으로 비하(?)된다. 매우 어렵다.

    일부 기업내부에는 임원이 일선 직원들이 가져야 할 고민을 아직도 품고 있는 경우도 있다. 반대로 어떤 기업은 일선의 대리나 과장급이 임원들이나 최고경영자들의 고민을 대신 해 주고 있는 경우들도 있다. 이런 경우들에도 위기관리 컨설턴트들은 그 해당 기업의 니즈를 일반화 해서 컨설팅 해야 한다. 매우 어렵다.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에 대한 프로젝트를 발주하는 기업들에게 가장 중요한 성공전제조건은 ‘우리 스스로 어떤 위기관리 시스템을 그리고 있는가?’하는 명확한 니즈의 존재 여부다. 예를 들어 “우리 가족이 원하는 자동차는 아이까지 식구가 5명이니 넉넉한 공간이 있었으면 하고, 출퇴근 보다는 장거리 주말 여행에 적합한 형태였으면 합니다. 또한 짐도 넉넉하게 실을 수 있었으면 하고, 아이들이 오르고 내리기에 적절한 높이의 바디 높이를 가졌으면 해요. 당연 연비도 상대적으로 좋았으면 하고, 가격대는 5000~6000만원 선이었으면 합니다. 수입 브랜드면 더 좋겠지만 꼭 수입이 아니어도 됩니다.”는 정도의 정확한 니즈에 대한 그림이 있어야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 사업에서도 성공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사내 여러 레벨의 니즈들과 시각들 그리고 정의들과 현실들을 모두 통합 해 적절한 니즈를 찾는 것이 기업 위기관리 시스템의 시작이다. 그렇게 보면 “그냥 있잖아요. 위기관리 시스템. 어떤 시스템들이 있는지 좀 보여 줘 보세요…”하는 니즈는 아직 준비된 니즈가 아닌 셈이다.

  • 기업만 빼고 모두 변한 게 문제다

    The PR 기고문
    정용민의 Crisis Talk

    정용민 대표 컨설턴트
    스트래티지샐러드

    기업만 빼고 모두 변한 게 문제다

    일상 업무에서 벗어나 주변을 한번 돌아보자. 자신이 입사했을 때 있었던 많은 것들과 주변 사람들이 바뀌어 있을 것이다. 더 밖을 내다보자. 소비자도 더 이상 그 때의 소비자가 아니다. 규제기관이나 NGO들도 세상의 흐름에 따라 이미 변화했다. 투자자들도 마찬가지고, 거래처, 공장이나 지점 주변의 커뮤니티들도 느리지만 변해갔다. 특히 미디어는 더 빨리 어지럽게 변화하고 있다.

    몇 년 전만 해도 우리 기업들에게 ‘종편’이라는 단어는 상당히 생소한 단어였다. ‘블로그’나 ‘트위터’ ‘유투브’라는 개념이 익숙해지기도 전에 ‘페이스북’이 다가왔고, ‘핀터레스트’나 ‘카카오톡’이 밀려와 회사주변을 맴돌고 있다.

    얼굴을 마주보던 시장에서 이제는 모니터를 마주보는 시장이 되어 버렸다. 마케터들은 점점 더 소비자들과 얼굴을 마주하는 기회들이 줄어드는 것에 익숙해져 버렸다. 홍보담당자는 기존 출입기자와 기울이던 술자리를 줄일 수 밖에 없을 정도로 더 많고 다양한 일에 새로 손을 대야만 살아남게 되었다. 영업담당자들은 언제든 소비자들의 컴플레인이 즉시 공공화 되는 것에 익숙해져야만 했다. 생산담당자 또한 좀더 신중하게 원재료와 품질, 안전, 위생관리를 해야 한다는 압력에 힘들어 하고 있다. 이렇듯 많은 기업 내 담당자들도 바뀌어 가고 있다.

    최근 수년간의 많은 기업 위기 케이스들을 보자. 예전에는 그렇게 크게 발전하지 않았을 자그마한 해프닝들이 큰 위기로 폭발하는 사례들을 반복해서 목격할 수 있다. 이해관계자들은 조그마한 해프닝에도 예전보다 더욱 경악하고 분노하고 쟁점을 만들어 서로 공유하는 것처럼 보인다. 기업 구성원의 말 한마디, 잠깐 동안의 행동, 얼굴의 표정까지 또 다른 위기를 불러와 기업에게 압력으로 작용한다.

    시간적인 변화도 기억하자. 하루 한번 신문 인쇄만 기다리던 시절이 있었다. 그 이전 미국의 타이타닉호가 침몰했을 때만 해도 속보는 오랜 시간이 지나 신문사 벽면에 설치된 커다란 칠판을 통해 시민들에게 공유되었다. 영화관에 가야 생생한(?) 세계 대전 전투 속보를 접할 수 있는 시대가 있었다. TV가 발명되면서 그나마 시민들은 비교적 빠른 소식을 접하게 되었다. 대부분의 우리 기들업은 10년 전까지만 해도 아침 신문과 저녁 방송을 보면서 위기를 관리했었다. 따라서 기업의 위기대응은 하루 정도 내에만 진행되면 별 이상 없는 것으로 생각되어 왔다.

    당시만 해도 지금과 같은 ‘위기관리의 지옥’을 상상할 수 조차 없었다. 예전 하루 단위였던 위기대응 타이밍이 이제는 분 단위까지 짧아졌다. 하루 종일, 기술적으로도 24시간 환경을 모니터링하고 분석해야 겨우 ‘발생한 위기를 놓쳤다’라는 핀잔을 듣지 않게 되었다. 수명을 2~3일 정도 가지는 소규모 롱테일 위기들이 한 달에도 몇 개씩 나타나기 시작했다. 너무나 외부환경이 빠르고 다이나믹 하게 변화되기 때문에 다른 일상 업무를 하는 부서들은 더더욱 ‘위기관리’를 특정 부서가 도맡아 해야 하는 특수 업무로 인식하게 되었다. 한마디로 이해도 안되고, 적응도 힘들고, 관리하기는 더더욱 싫은 업무라 서다.

    이렇게 많은 환경요소들과 이해관계자들 그리고 그 접점에 있는 실무담당자들이 변했다. 반면 기업 체계 자체를 한번 들여다 보자. 지난 10년과 위기관리 시스템(체계)에서 어떤 진화들이 있었나? 반복적으로 경험하는 통상적 위기들에 대한 매너리즘 속에서만 안주하고 있지는 않은가?

    마케팅이나 영업이나 IT부문 심지어 HR부문에서도 새로운 트렌드나 사건 사고가 발생하면 그에 따른 체계를 가다듬는 벤치마킹을 한다. 이를 기반으로 기존의 체계를 환경에 맞추어 점차 변화시켜 나가려는 노력을 한다. 다시 한번 묻자. 우리의 위기관리 체계는 어떤가?

    소비자들의 멀티미디어를 활용한 컴플레인에는 어떻게 대응하는 것이 가장 전략적일까? 예를 들어 우리 제품과 관련해 치명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 동영상을 올려 전세계적으로 유통시키는 유투브 공중들과 NGO들이 있다면 이는 어떻게 관리할까? 파워블로거라 평가 받는 유명인이 신랄하게 포스팅 해 놓은 우리 제품의 부정적인 평가들에 우리 회사는 어떻게 대응해야 맞을까?

    트위터상에서 자신들의 ‘소비자 불만’ 프로그램을 홍보하고 전파하고 시청을 부추기는 방송사들의 움직임에는 어떤 대응이 필요할까? 우리 제품등과 관련 해 핀터레스트에 마구 올라가는 괴상한 사진들에는 아무 대응이 필요 없을까? 페이스북에서 여럿과 마구 싸우고 있는 우리 직원들은 어떻게 해야 하나? 공장 뒷동산 산맥을 휘젓고 다니는 모 방송사 탐사보도팀에게는 어떤 반응이 알맞을까?

    우리도 몰랐던 사내 보유 고객정보들이 줄줄이 새나가고, 해킹을 맞아 길거리에서 유통되는 이 상황을 CEO와 임원들에게는 어떻게 설명하고 대응하자 해야 하나? 우리의 마케팅이나 프로모션 목적으로 마구 만들어 놓은 300-400개의 브랜드 소셜미디어 채널들은 모두 어떻게 감독 관제 할 것인가? 일부 브랜드 트위터 운영자이 재기 발랄함을 넘어 북한을 찬양하거나 민족의 비극을 희화하는 애드립을 하는데 이를 기업 입장에서는 어떻게 통제할 수 있을까? 또 저 무서운 내부고발자들은 어쩔 건가? 어떤 체계를 가지고 대응 할 것인가?

    기업 위기관리 체계 전반은 거의 변화하지 않았다는 게 문제의 핵심이다. 아직도 기업 내부에는 상호소통의 동맥경화가 남아있다. 부서 이기주의와 정치적 대립과 견제는 풀리지 않는 숙제다. 일선에서는 언더 리포팅 하고 상부에서는 오버해 추측한다. 아직도 기자들이나 PD들이 취재를 해 오면 아무나 맘대로 답변해버린다. CEO께서 자신의 개인 트위터 계정으로 소비자와 말다툼 하신다.

    직원들이 소셜상에서 몰려다니거나, 아니면 아닌 체 모른 체하면서 몰래 문제를 일으킨다. 사내에 변변한 위기관리 위원회도 제대로 없고, 위기관리 매뉴얼은 야근 때 라면 받침으로만 사용한다. 윗분들은 언론기사를 막고 빼듯이 모든 것을 다 빼서 없애 버리라 주문하신다. 위기관리 체계는 별로 진화하지 않았다. 환경과 이해관계자들과 실무자들은 변해가는 데 기업 위기관리 전반의 체계화는 온데간데 없다. 대부분의 위기관리가 단편적으로 행해지고, 실무자들에 의지해 단순대응에만 머무르는 이유가 이 때문이다. 기업내의 위기관리 체계가 빨리 진화 해야 한다. 환경이나 이해관계자들 보다 기업의 체계와 실무자들의 역량이 더 빨리 변화해야 살아 남을 수 있다. 해가 쨍쨍 찌는 여름날 우산을 준비하는 마음으로 주변과 우리 자신을 챙겨야 한다는 이야기다.

  • Communications as Ikor 블로그 누적 방문 100만명을 축하 합니다!

    Communications as Ikor 블로그 누적 방문 100만명을 축하 합니다!

    예전에도 방문객분들이 누구신지 궁금하고 구독하시는 분들도 희한하다 포스팅한 적이 있습니다. 그 만큼 일반적이거나 흥미로운 포스팅이 아닌데도 제 블로그에 이렇게 꾸준히 방문해 주시는 분들이 계시다는 게 감사 할 뿐입니다.

    오늘 문득 블로그를 들여다 보니 어느새 누적방문객 수가 100만명이 넘어 버렸습니다. 이전 이글루스에서 블로그를 운영하다 독립 블로그로 이전 오픈한게 5년 정도 되가는 것 같습니다. 그새 100만명의 방문객들이 오셨다 가셨다네요.

     

    이메일로 구독 하시고, RSS로 받아 보시고 찜하고 읽어 주시는 도합 1200여분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하루 평균 500~600분이 기록상 방문하시는 데 실제로 읽어 주시는 분들이 이중 십분의 일 뿐이라도 참 좋겠습니다.

    제 인생의 기록이기도 하고, 커리어의 기록이기도 하고, 직원들이나 동료들과 그리고 후배들과 제자들과의 커뮤니케이션 통로이기도 한 이 블로그. 더욱 열심히 해야 하겠다 생각합니다.

    여러분 감사합니다.

    2012. 6. 5.

    정용민 배상

  • 위기관리 시뮬레이션: 컨설턴트들을 위한 준비 훈련

    위기관리 시뮬레이션: 컨설턴트들을 위한 준비 훈련

    위기관리 시뮬레이션: 컨설턴트들을 위한 준비 훈련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에 대해서는 한두 번 진행에 참여 해 본 컨설턴트라면 어느 정도 감을 가지게 된다. 하지만, 단순한 경험을 기반으로 감을 가진다는 것이 홀로 새로운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을 디자인해서 진행할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에 10여 회 이상 참여한 컨설턴트들도 자신이 리드해 시뮬레이션을 디자인하고 진행하는 것에는 내심 벅차하곤 한다. 오랜 경험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에 참여하기 위해 컨설턴트들은 상당히 독특한 트레이닝을 받는다. 그 중 가장 기본이 되는 트레이닝이 미디어 트레이닝과 이해관계자 커뮤니케이션 트레이닝이다. 미디어트레이닝은 위기상황에서 언론과 대화하는 방식을 습득하기 위한 트레이닝이다. 이해관계자 커뮤니케이션 트레이닝은 한발 더 나아가 언론을 포함 위기 시 회사를 둘러싸고 영향력을 미치는 모든 이해관계자들과의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습득하는 트레이닝이다.

    왜 이해관계자 역할을 하는 컨설턴트들이 이해관계자들과의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트레이닝 받을까? 모든 트레이닝에 있어 트레이니로서의 경험이 오래 쌓인 사람만이 좋은 트레이너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충분한 경험과 반복에 의해 체득된 do’s and don’ts 개념을 보유할 수 있다.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을 진행해야 할 컨설턴트들은 이런 다양한 트레이니 경험을 통해 실제 시뮬레이션에서 그들에게 맞서게 되는 워룸 내 위기관리 위원회 구성원들과 겨룰 수 있게 된다.

    커뮤니케이션 방식만을 트레이닝 받는 게 아니다. 이해관계자 역할에 맞는 깊이 있는 스터디도 함께 진행한다. 시뮬레이션을 통해 검증해 볼 위기 이슈 등과 유사한 타기업 케이스들을 스터디 하면서 입체적으로 여러 이해관계자들의 포지션들과 메시지들을 분석한다. 이런 케이스에서 oo위의 포지션과 메시지는 무엇이었고, 어떻게 변화했었는지, 관련 부처인 ooo부처는 또 어떤 포지션과 메시지들을 전달해 왔었는지, 경쟁사들은 어땠고, 고객들은 어땠고, 언론이나 NGO들은 어떤 포지션을 견지했었는지 등을 많은 유사사례들을 통해 정리한다.

    필요 시에는 이해관계자 전문가들의 의견을 별도로 청취하거나 소프트사운딩하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 이미 모든 컨설턴트들은 하나의 위기상황을 입체적으로 처음에서 끝까지 시뮬레이션 한다. 각각의 이해관계자별로 각기 격리된 사일로(silo)를 가지는 것도 아니다. 각 이해관계자들이 상호간에 연결되고 작용을 하게 포지션들을 엮어 놓는다. 그것이 현실적 여론이기 때문이다. 이해관계자 역할을 하는 컨설턴트들은 서로간의 역할과 포지션들을 상호간 점검해 보고 그에 따라 인터랙티브한 시뮬레이션 디자인을 진행한다.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은 클라이언트사 위기관리 위원회 구성원들에게는 심리적으로나 감정적으로나 육체적 정신적으로 상당히 힘든 트레이닝이자 경험이다. 이런 힘든 상황을 연출하는 사람들이 컨설턴트들인데, 재미있게도 시뮬레이션이 끝나면 위기관리 위원회 구성원 모두는 그렇게 싫었던 컨설턴트들에게 아낌없이 박수들을 보낸다. 곧 자기 자신에게도 박수를 보내는 것이다]

    기본적인 트레이닝과 이해관계자 스터디가 끝나면 시뮬레이션에 참여하는 컨설턴트 각자에게는 이해관계자 역할이 부여된다. 피해자, 고객들, 언론들, NGO들, 정부규제기관들, 경쟁사들, 거래처들,지역주민들, 직원들 등등의 역할이 주어진다. 컨설턴트들은 미리 숙지된 이해관계자 스터디내용들과 트레이닝 경험들을 기반으로 각자 시뮬레이션 진행 세부 플랜들을 수립한다. 각 시나리오별로 해당 이해관계자의 포지션을 설정하고, 공격해야 할 기업 내 대상과 공격 논리 그리고 주장들을 셋업 한다. 그 하나 하나에 대해 많은 질문팩들을 만들어 위기상황을 이끌어 나갈 수 있게 디자인한다.

    일정 기간 동안 각 컨설턴트들이 구성한 이해관계자별 진행 설계들과 질문팩들은 시니어 컨설턴트들의 감수를 받고, 시뮬레이션 수 일전에 내부적으로 메인 컨설턴트와 리딩 컨설턴트등이 참석한 가운데 통합적으로 리뷰를 진행한다. 일정 경험 이상의 컨설턴트들은 이 과정에서 별다른 문제 없이 리뷰세션을 통과한다. 이 리뷰세션에서 주의 깊게 체크되는 부분은 현실성, 논리성, 통합가능성, 예측가능성 들을 확실하고 풍부하게 담보했느냐 하는 부분이다.

    이상의 준비단계가 끝나면 그 다음은 각 컨설턴트들이 시뮬레이션을 진행하는 상황을 전제로 리허설을 해 보는 단계가 시작된다. 언론 역할을 할 컨설턴트가 준비해야 할 장비들과 카메라 크루들 그리고 포지션과 질문방식들이 시나리오에 정확하게 일치될 수 있는지를 점검한다. 정부 역할을 하는 컨설턴트도 NGO역할을 하는 컨설턴트도, 지역주민 역할을 하는 컨설턴트들도 모두 하나 하나 감정을 실어 리허설을 한다. 마치 드라만 사전 리딩 세션과 유사하게 디테일 하게 리뷰하고 공유 한다.

    그러면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을 위해 좋은 컨설턴트는 어떤 자질을 갖추어야 할까?

    1. 기업위기관리 체계에 대한 정확한 이해
    2. 이해관계자에 대한 정확한 시각과 이해
    3. 위기상황을 전제하고 이해관계자 역할을 충실히 해 나갈 수 있는 롤플레잉 역량
    4. 전략적으로 생각하면서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도록 훈련 받은 역량
    5. 실제 시뮬레이션을 진행함에 있어 완전하게 이해관계자 빙의 할 수 있는 전투력
    6. 모든 돌발적인 상황에도 컨설턴트들끼리 즉각 협의하면서 문제를 풀어 나갈 수 있는 협업 역량
    7. 정신적, 육체적, 감정적으로 강력한 지구력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을 진행하고 나서 가장 큰 박수를 받는 사람들이 바로 컨설턴트들이다. 클라이언트사의 위기관리 위원회 구성원 모두가 함께 박수를 보낸다. 자신들을 여러 시간 동안 괴롭게 하고, 논리적으로 압박하고, 상황적으로 난처하게 만든 사람들인데도 이 컨설턴트들에게 아낌없이 박수를 보낸다. 반대로 컨설턴트들은 박수를 받으면서 이전의 이해관계자 역할과는 완전히 다른 상냥한 조언가의 모습으로 변화한다. 아까 그 이해관계자가 맞나 싶을 정도로 변화된 표정과 태도로 위기관리 위원회 구성원들을 대한다. 그들이 프로답다 느낄 때가 바로 이때다.

    다음 글에서는 ‘위기관리 시뮬레이션: 시뮬레이션을 왜 쉽게 하기 힘들까?’를 다루겠습니다.

  • 원전 위기관리, 어느 하나도 정상적이지 않아 보인다

    고리1호기 비상발전기 고장상태서 ‘핵연료 인출’

    [연합뉴스, 2012. 5. 30.]

    오랫만에 위의 기사 내용을 중심으로 위기관리 시스템 관련 인사이트를 정리 해 본다.

    1. 지침서(매뉴얼)에는 이를 위반할 때 가해지는 명확한 불이익을 조직원들에게 제시해야 한다

    운영기술지침서상 비상발전기를 즉시 수리해야 함에도 이들은 2월13일부터 예정된 정기점검때까지 고장상태를 방치했다. 고장수리 자료가 남아 정전사실이 외부에 알려질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연합뉴스, 고리 1호기 비상발전기 고장상태서 ‘핵연료 인출’ 기사 중 발췌]

    일반 기업들에게도 마찬가지이지만 대부분의 위기관리 매뉴얼에는 ‘강제조항’이 부족하다. 위기를 관리하기 위한 참고서일 뿐 중요한 법전이 아닌 형식의 매뉴얼이다. 강제 조항 또는 사후 처벌규정이 없는 매뉴얼은 일반 사용설명서와 다름이 없다.

    2. 해당 원전 관리 주체는 ‘위기’에 대한 정의(definition)를 사내에서 다시 규정해야 한다

    이번 케이스에서 이 ‘강제조항’의 부재 보다 더 문제인 것은 매뉴얼에서는 ‘즉시 수리’를 명령하면서도, 담당자들은 ‘고장수리 자료가 남아 알려지는 것’을 두려워 했다는 사실이다. 이는 담당자들의 자세의 문제로만 한정할 수 없다. 조직 전반적으로 ‘위기’에 대한 정의가 무엇인가에 대한 의문이 드는 대목이다.

    그 조직 전반이 정의하는 ‘위기’라는 것이 ‘원전사고로 인한 인류 재앙’인 것인지 ‘고장이나 사고 사실이 외부로 알려지는 것’인지 확실히 규정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3. 모든 조직원들은 위기시 자신에게 가장 큰 위기를 ‘인사상 불이익’으로 본다는 것을 기억하자

    또 정전사고 당일 오전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 사장이 사고 발생시 철저한 책임추궁을 하겠다는 기자회견을 보고 인사상 불이익 등을 두려워해 보고를 은폐한 것으로 확인됐다. [연합뉴스, 고리 1호기 비상발전기 고장상태서 ‘핵연료 인출’ 기사 중 발췌]

    심지어 화사가 망하거나, 브랜드가 망가지거나, 매출이 고꾸라지거나, 소비자들이 죽는 게 문제가 아니다. 일단 조직내에서 조직원들이 정해진 방향대로 원할하게 움직이기 위해서는 자신에 대한 ‘인사상 불이익’이 없다는 전제가 있어야 가능하다. 아무리 심각한 위기라도 일단 위기를 관리해야 하는 조직원들이 ‘난 망했다’라는 생각을 가지게 되면 아무 위기관리도 불가능하다. 이 부분 또한 해당 원전 관리 주체는 반복적으로 고민해 체계를 개선 해야 한다.

    4. 위기 모니터링에 있어 수집(collecting)이나 감지(sensing)나 바라보고 있기(observing)이 곧 모니터링은 아니다. 위기 모니터링은 ‘위사결정 실행’을 전제로 한다. 의사결정으로 연결되고 실행되지 않는 수집, 감지, 바라보고 있기는 오히려 가장 위험한 관리 방식이다.

    아톰 케어 시스템은 모든 원자력발전소 호기별로 원자로 온도, 전력공급상태 등 주요 변수에 대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하고 있지만 비상시 경보발령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연합뉴스, 고리 1호기 비상발전기 고장상태서 ‘핵연료 인출’ 기사 중 발췌]

    위기관리 담당자들은 평소에 항상 ‘Why not? (왜 그러면 안되는 건가?)’와 ‘What if? (만약에 그렇게 되면?)에 대한 생각을 세부적으로 반복해야 한다. 아톰 케어 시스템에서 수집된 데이터를 경보발령 시스템과 연동 시키지 않은 이유는 뭘까? 왜 그러면 안되는 거였을까? 만약에 연동시켜 둔다면 우리에게는 어떤 상황이 발생될까? 그것이 유익한 것일까? 유해한 것일까? 이런 생각이 부족하지는 않았을까?

    5. 이 기사에서는 해당 원전 관리 주체가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있지 않아서’라고 기술했지만, 상황적 맥락을 보면 해당 원전 관리 주체는 ‘실시간 모니터링도 하지 않을 뿐 아니라, 사후 모니터링도 적절하게 하지 않은 것’으로 이해 가능하다.

    검찰은 고리1호기에서 수집하는 데이터만 267가지이며 당시 정전으로 전원공급이 중단된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데이터도 저장돼
    있으나, 이를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있지는 않아 사고 발생 사실을 당시 바로 알지 못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고리 1호기 비상발전기 고장상태서 ‘핵연료 인출’ 기사 중 발췌]

    실시간 모니터링이 이루어 지지 않아도 일정 시간 이후에 왜 적절한 모니터링이 되지 않았는지가 문제다. 모니터링을 해 의사결정에 연결했는데도 ‘침묵과 모면’이라는 의사결정이 내부적으로 결론지어졌다면 그건 더 큰 문제다.

    이 기사를 중심으로 해당 케이스를 바라보면 아주 심각한 위기관리 체계상 문제가 존재한다. 원전관련 위기관리 철학과 위기에 대한 조직의 정의, 조직원들을 제대로 행동하게 하지 못하게 하는 내부 규정 체계, 내부 구성원들의 위기관리 대응 방식 문제와 여러 현실적 제한들, 모니터링 및 경보 체계, 실시간 모니터링 및 의사결정 체계, 은폐나 모면에 대한 내부 규정 등 어느 하나도 정상적이지 않다.

    해당 조직에서는 이 케이스는 ‘흔히 발생하지 않는 가능성이 매우 적은 상황들이 우연히 한꺼번에 발생했다’고 이야기할지도 모른다. 운이 나빴을 분이라 말할지도 모른다. 블랙스완이라는 현상에 대해 이야기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이전에 빨리 문제를 규정하고 개선해야 한다. 발생할 가능성이 극히 적다고 절대 발생하지 않는 것이 아니다. 위기란 그렇다.

    P.S. 뇌 수술은 환자 스스로 할 수 없다.

  • 위기관리 시뮬레이션: 시뮬레이션 결과 리포트

    위기관리 시뮬레이션: 시뮬레이션 결과 리포트

    일반적으로 위기관리 시뮬레이션 이후 리포트는 기록영상본과 진행스크립트 및 모든 시나리오 체계를 담은 ‘행사 기록 리포트’ 그리고 클라이언트사 위기관리 시스템의 개선을 제안하는 ‘개선 리포트’로 나뉜다. 시뮬레이션을 진행한 컨설팅사의 형식에 따라 각기 조금씩 다른 형태를 띠고 있지만, 이 두 가지 유형의 리포트는 많은 클라이언트들이 공히 요청하는 형식이다.

    행사 기록을 위한 리포트에는 그리 큰 어려움은 없어 보인다. 클라이언트가 각기 원하는 형식과 편집을 가미 해 멋지게 꾸며 보고하면 되는 문제다. 문제는 개선 리포트다. 이전 글에서도 이야기했었지만, 메인 컨설턴트가 체크해야 하는 시스템 점검 분야가 50여 개 이상이 된다. 또한 실제 시뮬레이션 과정에서 불거져 나온 시스템적인 에러가 수십 가지 이상 수집된다. 마지막 정리 세션에서 클라이언트사 위기관리 위원회 구성원들이 각자 제안한 시스템 개선안만 해도 또 수십 개가 된다. 여기에 실제 컨트롤룸에서 여러 명의 컨설턴트들이 체크하고 뽑아낸 개선 인사이트들도 수없이 많다.

    이 많은 개선안들을 카테고리별로 묶고, 통합해서 정리하고, 이후 클라이언트사 실무자들과 함께 개선 가능 여부 그리고 개선 프로세스 등을 협의하는 과정에서 상당한 노력과 시간이 소요된다. 별도로 사후 워크샵이 필요하게 되는 경우들도 있다. 이 개선 리포트는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의 가장 마지막 단계가 된다. 공히 인지하다시피 위기관리 시스템은 한번의 구축으로 마무리 되는 것이 아니다. 지속적 개선과 구동실행으로 살아있는 시스템으로 남아 성장하기 위해 이전 보다 더 많은 노력들이 소요된다. 이를 위한 개선 리포트는 상당히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일부 클라이언트 실무자들은 이런 이야기를 하기도 한다.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의 마지막 단계라고 하셨는데, 실제 시뮬레이션을 해 보니 상당한 시스템 에러들이 발생하는 데 이 의미는 최초부터 위기관리 시스템의 설계가 잘 못 된 게 아닌가요?” 답은 대부분 “아닙니다”다. 위기관리 시스템의 핵심은 ‘사람’이다. 따라서 그 ‘사람’들이 모여 시스템을 이루어 나가기 위해서는 상당한 반복 경험들이 필요하다. 시뮬레이션은 그 첫 번째 노력이었을 뿐이다. 이 세상 어느 회사도 한번의 시스템 구축 작업 이후 완벽하게 시뮬레이션을 견뎌내는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은 없다.

    중요한 것은 시스템을 개선하기 위해 우리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알게 된다는 부분이다. 그리고 더욱 중요한 것은 이를 위해 사내 위기관리 위원회 구성원 모두가 하나의 공감대를 이루게 되었다는 부분이다. 그렇기 때문에 시뮬레이션 후 개선 리포트는 필히 사내에서 추후 공유되어야 한다.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에 참여했던 경영진들이 그 기억을 잊기 전에 내부적으로 개선안에 대한 빠른 공유는 필수다.

    개선 리포트에는 다음과 같은 카테고리의 분석들이 담긴다.

    • 현존 위기관리 시스템의 취약성들은 무엇이고 그 원인들은 무엇인가? (수십 개의 서브 카테고리로 재 분류)
    • 그 각각에 대한 개선 방안은 어떤 것들이 될 수 있는가?
    • 그 각각에 대한 개선 방안 실행 일정들은 어떤 모습인가?
    • 모든 개선 방안들이 적용되고 난 후 시스템에 대한 재점검 플랜은 어떻게 되나?
    • 전반적인 위기관리 시스템 개선 예산은 어느 정도로 산정되나?
    • 누가 개선 프로그램들 각각을 지휘하고 진행할 것인가?

    클라이언트 실무진들에게는 2회 차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 예산을 자연스럽게 확보 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는 점에서도 이 개선 리포트는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지속적인 시스템 개선을 통해 자신들의 위기관리 업무가 점점 더 줄어든다는 느낌을 추후 받게 된다.

    [위기관리 시뮬레이션 후 개선 리포트는 시뮬레이션이 진행 된 후로부터 가장 빠른 시일내에 사내 내부에 공유되어야 한다. 실제 시뮬레이션에 참여한 위기관리 위원회의 기억이 사라지기 전에 개선안 공유와 개선작업들을 위한 R&R배분 그리고 예산 확보 등을 용이하기 하기 위함이다]

    일부 외국기업 클라이언트사의 경우에는 한국에서 진행한 위기관리 시뮬레이션 영상들과 기록들을 영문화 해서 (동영상의 경우 영문 캡션 삽입) 본사와도 공유한다. 이미 미국이나 유럽기업들의 경우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이나 미디어트레이닝 또는 이해관계자 커뮤니케이션 워크샵 등에 상당 부분 익숙하기 때문에 이런 리포트의 공유는 대부분 환영 받게 마련이다. 좋은 셀링 주제다.

    국내기업들의 경우 이런 방식의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을 진행하는 기업들은 중견기업들이 대부분이다. 그룹사들의 경우에는 일반적으로 미디어트레이닝 정도의 수준과 워크샵을 중심으로 수요를 보인다. 하지만, 중견기업들의 경우에는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구성원들의 수와 범위가 상대적으로 그룹사들 보다 컴팩트 하기 때문에 이들을 대상으로 위기관리 위원회 구성과 운용이 용이한 점이 있어 시뮬레이션을 곧잘 진행한다. 물론 중견기업들의 범위에는 국내에서 비즈니스를 하고 있는 대규모 외국기업들도 포함이 된다.

    중소기업들의 경우에는 위기관리에 대한 니즈나 이를 관리하기 위한 시스템적인 어프로치가 그리 발달하지 않아 보인다. 그룹사나 일부 중견기업들이 10여 년 전에 거쳐왔던 그 당시 수준의 이해관계자관과 위기관리 시각을 현재도 품고 있는 기업들도 꽤 된다. 이런 기업들에는 시스템적 접근이나 이런 류의 시뮬레이션 제안은 아직 그리 적합하지 않아 보인다. 차라리 위기관리와 내부 R&R에 대한 기초적이지만 현실적인 워크샵을 진행 해 보는 것이 더 적절한 처방이 아닌가 한다. 물론 중소기업의 오너분이나 CEO의 참석은 필수다. 이분들의 의지가 그 회사에서는 곧 위기관리의 의미이기 때문이다.

    다음 글에서는 ‘위기관리 시뮬레이션: 컨설턴트들을 위한 준비 훈련’을 다루겠습니다.

  • 위기관리 시뮬레이션: 시뮬레이션 이후 점검해야 할 것들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의 마지막 한 시간 가량은 정리(wrap-up)세션이다. 모든 위기 시나리오가 종결되면 하루 종일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을 진행한 워룸(war room:위기통제센터)에 위기관리 위원회 구성원들이 모두 모인다. 저 건너 컨트롤룸에서 똑같이 하루를 보낸 컨설턴트들도 워룸내로 이동한다.

    필자는 먼저 위기관리 위원회 리더를 비롯해 모든 구성원들로부터 자신이 시뮬레이션을 통해 얻은 인사이트들을 들어보곤 한다. 그들 한 분 한 분이 몸소 겪으면서 얻어낸 인사이트는 그 수준이 상당하다. 컨설턴트들은 모두 그들이 언급하는 인사이트들을 메모하고 정리해야만 한다. 일부에서는 현존하는 위기관리 시스템에 즉시 적용하지 못할만한 내용들도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시스템 개선과 정리에 큰 도움이 되는 내용들이다.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을 진행한 메인 컨설턴트가 대략적인 논의 흐름을 이끌어 가지만, 이 정리세션에서 가장 중요한 논의 주제는 ‘실제로 우리가 구축한 시스템이 그 설계대로 운용가능 한 것인 가?’하는 주제 주변에 머무른다. ‘만약 일부 부분이 운용되지 않거나, 운용될 수 없게 설계된 것이라면 이 부분은 어떻게 실제적으로 개선 가능할까?’를 추가 논의한다.

    [위기관리 시뮬레이션 전반적으로 워룸과 컨트롤룸에서 발생된 상황들을 모두 파악하고 있는 유일한 사람이 메인 컨설턴트다. 시뮬레이션 마지막 한시간인 정리세션에서는 이 메인 컨설턴트가 논의를 이끌면서 현존하는 위기관리 시스템 개선사항들을 하나 하나 파악해 나간다. 이 과정에서 위기관리 위원회 구성원들은 전체적인 시각을 가지고 지난 시뮬레이션을 돌아보게 된다]

    대부분의 위기관리 위원회 구성원들은 시뮬레이션을 통해 ‘나와 나의 부서가 OOO 위기 시 어떤 위기대응을 해야 하는지’ 그 역할과 책임 부분을 실제 경험해 터득하게 된다. 또한 ‘OOO 위기 시 위기 대응을 해 나가는 프로세스는 이렇게 된다’는 프로세스의 상(像)을 지니게 된다. 실제 위기가 아니었음에도 실제 위기를 몸소 경험한 것과 같은 느낌과 인사이트를 지니게 된다. 궁극적으로 평소에도 위기관리 위원회 체계를 지원하고 신뢰하게 된다. 협업능력과 오너십을 동시에 지니게 된다.

    일단 위기관리 위원회 구성원들의 인사이트들이 모두 도출 취합되면, 그 다음은 메인 컨설턴트가 이번 시뮬레이션을 관찰하면서 발견한 개선 가능한 증상들을 시계열에 따라 또는 우선순위에 따라 브리핑 한다. 최초 상황분석 과정에서의 미흡함, 상황판 작성 및 업데이트상의 문제점들, 역할과 책임 배분에 대한 이상증상들, 의사결정에 있어 논의 형태, 대이해관계자 대응준비 단계에서 발견된 문제들, 이해관계자 대응 과정에 있어서 발견된 이상 증상들, 그 이후 반복되는 시뮬레이션 활동에서 고질적으로 개선되지 않은 체계적 취약성들을 실제 관찰 결과를 기반으로 공유한다.

    이를 토대로 컨설턴트들은 위기관리 위원회 구성원들과 활발하게 토론을 진행한다. 이 추가적인 토론의 핵심은 ‘어떻게 그 이상 증상들을 개선 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주제들이다. 이런 일련의 토론들을 통해 현존하는 위기관리 시스템의 개선을 위한 정확한 ‘처방전’들이 만들어 지는 것이다.

    대체적으로 토론과 브리핑은 모두가 즐거운 환경에서 진행된다. 위기관리 위원회 구성원들도 방금 전 시뮬레이션을 마쳤기 때문에 홀가분하고 행복한 느낌을 보유하게 된다. 컨설턴트들도 긴장을 풀고 편안하게 토론에 참여하게 된다. 토론 분위기를 더욱 활성화 하기 위해 실제 시뮬레이션을 촬영한 동영상을 짧게 리뷰 하기도 한다. 가장 기억에 남았던 아침의 앰부쉬(ambush: 돌발 매복)인터뷰, 워룸내의 혼돈(chaos)등을 모두 함께 시청해 보는 시간을 가지는 거다. 중간이나 말미에 진행된 언론 대응 장면도 종종 재미있는 구경거리가 된다. NGO와의 대화 내용도 공개된다. 정부기관들과 주고 받은 공문서들도 재공유된다. 시뮬레이션을 진행하면서는 전체적인 진행적 시각을 지니지 못한 위기관리 위원회 구성원들도 이 세션 중 완전하지는 않지만 전체적인 시각을 잠깐이라도 경험해 보게 된다.

    정리 세션 후반부에는 상호간의 수고 치하, 격려와 감사의 시간으로 마무리를 한다.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을 어랜지 한 담당부서 실무자들이 나와 격려와 감사를 받고, 위기관리 위원회 구성원 전체가 박수를 서로에게 보낸다. 마지막으로 저 멀리 컨트롤룸에서 위기관리 위원회 구성원들을 수시간 동안 괴롭힌(?) 컨설턴트들과도 상호간 인사를 나눈다. 여기저기에서 “NGO역할을 하신 컨설턴트 분이 누구시죠?” “아까 저와 통화하신 정부관계자 컨설턴트 분은 어디 계세요?”하면서 즐겁게 이야기 나눈다.

    모든 정리세션이 끝나면 시뮬레이션 진행을 위해 설치되었던 모든 장비들과 자료들이 철거되고 수거된다. 대부분의 내용들이 대외비적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메모 한 장이나 슬라이드 한 장이라도 철저하게 수거되어 파기되거나 보존된다. 장소대여회사측에서 설치한 전화장비나 여러 통신장비들도 완전하게 철거되는지 확인을 해야 한다.

    시뮬레이션의 기록을 위해 촬영된 동영상들과 컨트롤룸에서 수집한 워룸발 자료 일체들은 컨설턴트들의 사무실로 전량 이전된다. 이후부터 시뮬레이션을 통한 개선사항들에 대한 리포트가 개발되기 시작한다. 전체적인 시뮬레이션을 통한 인사이트부터, 위기관리 위원회 구성원들이 제안한 시스템 개선안들 그리고 구체적인 개선 세부들을 잘 정리한다.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은 상당히 긴 시간 동안 상당히 많은 내외부 사람들이 함께 움직이는 단체전 형식을 지닌다. 따라서 시뮬레이션 후에는 클라이언트사가 주최가 되어 모두 참석한 회식이 진행되기도 한다. 컨설턴트들의 입장에서는 하루를 함께 한 위기관리 위원회 구성원들과 좀 더 심도 있는 위기관리 시스템 개선안 청취의 기회가 된다. 물론 동시에 클라이언트사의 위기관리 위원회 구성원들에게는 하루의 스트레스가 해소되는 즐거운 자리가 된다.

    다음 글에서는 ‘위기관리 시뮬레이션: 시뮬레이션 결과 리포트’을 다루겠습니다.

  • 위기관리 시뮬레이션: 시뮬레이션 하반부의 진행

    위기관리 시뮬레이션: 시뮬레이션 하반부의 진행

    위기관리 시뮬레이션 후반부는 전반부보다 위기관리 위원회 구성원들의 활동이 훨씬 안정화된다. 반대로 위기 상황은 지속적으로 악화되어 이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기관리 위원회 구성원들은 초반보다 훨씬 더 심리적 안정을 찾아가며, 더욱 위중하고 돌발적인 상황전개에도 확실한 역할과 책임을 기반으로 협업한다.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을 경험한 90%이상의 기업들은 이 단계에서 성취감과 자신감을 얻게 된다.

    위기관리 위원회 구성원 하나 하나가 자신의 역할과 책임을 재차 확인 해 가면서 움직인다. 계속해서 울리는 이해관계자들의 전화 하나 하나에는 담당 책임 부서 직원들이 달라 붙어 있게 된다. 방치되거나 혼란스러웠던 상황판이 시계열로 정리되고, 담당 및 처리 부서 체크들이 시작된다. CEO를 비롯한 임원들이 점차 변화해 가는 상황을 한눈에 인지하고 공감대를 유지하면서 의사결정 토론을 지속한다. 각 부서들에게 하달되는 위기대응 활동이나 상황분석 요청들이 실시간으로 정리되고 취합된다. 바깥 컨트롤룸의 이해관계자들은 더욱 더 공격의 수위를 높이지만, 워룸내의 위기관리 위원회는 그와 반대로 더욱 더 여유를 가지게 된다.

    많은 기업들은 위기 발생 시 위기 이후 상황을 이전 상황으로 다시 되 돌려 놓는 것을 심정적으로 원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또는 경험적으로 돌아 보았을 때 그런 완전한 회귀는 불가능하다. ‘성공한 위기관리’라는 정의에는 기업 마다 각기 다른 무수한 정의들과 기준들을 가지고 있지만, 필자가 일선에서 보는 성공적 위기관리란 ‘위기를 관리하는 주체 조직이 하나가 되어 일사불란하게 움직여 최악의 상황으로의 전이를 방지하는 것. 더 나아가 조직적 최선의 대응으로 위기 이후 비즈니스 환원 가능성을 최대한 확보하는 것’이라고 믿는다. 그런 의미에서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에서는 ‘조직이 하나가 되는 경험’과 ‘최선의 대응을 고민하는 좋은 기회’를 위기관리 위원회에게 제공한다.

    조직에 속해 있으면서도 위기 시 조직적 동력을 확보하지 못하는 것. 그런 조직적인 하나됨에 익숙하지 않거나 경험이 없어 힘들어 하는 경우들을 사전에 방지해 보자는 것이 시뮬레이션의 목적들 중 하나다.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에 참여한 위기관리 위원회 구성원들은 “위기를 한번 경험해 보았나? 나아가 위기관리에 대한 경험을 한번이라도 해 보았나? 그 위기관리의 경험이 조직적이고 체계적인 모습으로 진행되었던 것이었나?”하는 질문들에 답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점차 안정되던 위기관리 위원회 구성원들의 위기대응이 시뮬레이션 후반부에 이르러서는 이상적인 수준까지 치닫게 된다. 창조적인 문제 해결방안들이 내부로부터 조합되고, 적극적인 대응활동들이 진행된다. 컨설턴트들이 아무리 시나리오를 극단까지 치닫게 설계를 해도 이전과 같은 혼란은 웬만해서는 발생하지 않는다. 이때부터 메인 컨설턴트는 남아있는 체계 진단 체크리스트를 살펴보면서 검증하지 않은 부분이 남아 있는지를 살피기 시작한다.

    [위기관리 시뮬레이션 막바지에 다다르면 메인 컨설턴트는 남겨진 체계 검증 체크리스트를 들여다 본다. 만약 검증이 필요한 부분 중 CEO의 대언론 커뮤니케이션 역량이 남아 있다면 일대일 또는 기자회견을 어랜지 해 보기도 한다. 이는 추후 보고 될 체계 개선 리포트에 들어갈 중요한 내용들을 도출하기 위함이다]

    예를 들어 시뮬레이션 진행 과정 중 다른 모든 구성원들의 대이해관계자 커뮤니케이션 역량은 검증을 했었는데, 마지막으로 CEO의 위기 시 대언론 커뮤니케이션 역량을 체크해 보아야 하겠다 하면 CEO를 대상으로 언론 공격을 시작하는 형식으로 진행한다. 지금까지의 종합적인 위기 상황을 전제로 대규모 기자회견을 어랜지 하는 형식을 빌리기도 한다. CEO를 타겟으로 하는 일대일 인터뷰 상황을 조성해 별도로 격리된 장소에서 심도 있는 인터뷰를 진행 해 보기도 한다.

    모든 점검들이 완료되었으면, 메인 컨설턴트는 시뮬레이션의 마무리를 준비한다. 모든 위기 상황을 가능한 위기관리 위원회의 대응방식에 맞추어 긍정적 상황으로 시나리오를 종결한다. 임금협상으로 고초를 겪었던 HR부서에게는 노조측의 입금 협상 합의 레터를 발송한다. 언론과의 커뮤니케이션에 쩔쩔매던 홍보팀과 임원들에게는 그들의 목소리가 포함 된 비교적 긍정적인 기사들을 건네준다. 공정위나 국세청 또는 검찰측에서도 상황에 대한 긍정적 솔루션들을 공급해 온다. 위기관리 위원회 구성원 모두가 성취감을 맛볼 수 있는 전술적 장치들을 각각에게 제공하는 것이다.

    이런 전술적인 장치는 순수하게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을 어랜지 하는 클라이언트사내 실무자와 위기관리 위원회 구성원들을 위한 것이다. 일부 기업의 경우 극한의 부정적인 상황 중 시뮬레이션을 딱 마무리 지으면 그 이후까지 위기관리 위원회 구성원들이 패배의식에 찜찜해 하곤 한다. 이런 불완전한 감정을 해소 시키기 위한 장치가 필요하다.

    일부 기업들 중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에 CEO가 참석하지 못하는 기업들의 경우에는 위기관리 매뉴얼에 규정된 위기관리 위원회 리더가 CEO의 유고를 상정하여 시뮬레이션을 리드한다. 그러나 그런 상황에서도 CEO의 가시성은 충분히 확보되어야 하기 때문에 CEO의 격려 동영상을 시뮬레이션 종료 직후 서프라이즈로 상영하는 기업도 있다. 지쳐 시뮬레이션을 마무리하는 위기관리 위원회 구성원들 앞에 워룸 스크린이 밝게 켜지면서 CEO의 얼굴이 나오는 형식이다.

    “위기관리 위원회 멤버 여러분 고생들이 많았습니다. 오늘 여러분들이 어떤 경험을 했고, 어떻게 위기들을 대응 관리 했는지 저도 상상이 됩니다. 상상 그 이상이라고 생각하시는 임원 분들도 계시겠지요. 다들 잘 하셨으리라 믿습니다. 이번 시뮬레이션과 함께 우리회사의 전사적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은 마무리 되었습니다. 오늘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얻은 인사이트들과 시스템적 개선 요소들은 추후 저와 함께 별도로 재공유 하는 시간을 가지게 될 것입니다. 회사를 위한 여러분들의 열정과 팀워크에 다시 한번 박수를 보냅니다. 오늘 저녁에는 오랜만에 OO부사장께서 리드하셔서 모두 맥주한잔 하면서 회포를 푸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고생하셨습니다.”

    이런 CEO의 배려와 관심이 기업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 프로젝트에는 어마 어마한 힘이 된다. 실무자들도 힘을 얻게 된다. 경험적으로 보면 컨설팅은 항상 프로세스에서 가장 큰 의미를 얻는다. 그 과정에서 조직은 커뮤니케이션 하게 되고, 공유하게 되고, 공감하게 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소정의 성취감을 얻게 된다. 여기에 전략적인 장치들과 감성적인 터치들이 가미되면 그 이상 가는 컨설팅이 없다. 그런 의미에서 컨설팅은 곧 정치다.

    다음 글에서는 ‘위기관리 시뮬레이션: 시뮬레이션 이후 점검해야 할 것들’을 다루겠습니다.

  • 위기관리 시뮬레이션: 시뮬레이션의 통제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은 기업 내 고위급 임원들이 상대적으로 오랜 시간(6시간~8시간)을 함께 하는 실습형 이벤트이기 때문에 기업내부 실무자들로서는 준비와 고려해야 할 사항들이 무척 많기 마련이다. 컨설턴트들이 많은 경험들이 있다고 해도 기업 실무자로서는 하나 하나 꼼꼼하게 챙기지 않으면 무언가 사소한 문제라도 발생하지 않을까 조마조마하다.

    이와 함께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을 진행하면서 메인 컨설턴트가 통제해야 할 상황들이 생기기도 하는데, 이에 대해 한번 돌아보자. 일반적으로 메인 컨설턴트는 시뮬레이션 전반에 걸쳐 개입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하지만, 시뮬레이션 진행에 있어 심대한 문제가 발생했을 때는 부분적으로 개입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가장 대표적인 상황이 시뮬레이션이 정상적으로 진행되지 못할 만큼 위기관리 위원회의 위기대응 수준이 떨어지는 경우다. 이는 감정적으로 상황적으로 해당 위기관리 위원회 구성원들이 시뮬레이션에서 제시한 위기 시나리오를 해석하지 못하거나, 제대로 대응하는 프로세스를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메인 컨설턴트는 이런 상황을 깊이 있게 들여다보고 진단을 내린다. 이런 상황이 초기에 지속된다면 메인 컨설턴트가 자율적인 시뮬레이션 진행을 일시 중단하고, 위기관리 위원회와 함께 해당 시나리오를 중심으로 대응 프로세스 하나 하나를 가이드 해 준다. 분명한 것은 해당 위기관리 위원회가 위기대응을 할 줄 모르는 것이 아니라, 해 본 경험이 없기 때문에 이런 상황이 온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는 점이다.

    [가능한 메인 컨설턴트는 위기관리 시뮬레이션 진행 도중 위기관리 위원회의 활동에는 개입하지 않는다. 몇가지 예외적인 상황을 이외에는 위기관리 위원회 스스로 상황을 헤쳐 나가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단, 필요시에 한해 메인 컨설턴트는 시뮬레이션을 일시 중지시키고 토론을 리드하거나, 진행 코칭을 하거나, 피드백을 주면서 시뮬레이션 전반을 정상화 시킬 수 있다]

    위기관리 위원회 구성원들이 해당 상황에 몰입하지 못하는 경우들도 있다. 일부 핵심 임원께서 시뮬레이션 상황에 몰입하지 않으시며 블랙베리를 들여다 보시고 계신다거나, 랩탑을 가지고 오신 임원께서 사무 처리를 하시고 계신다거나 하는 경우다. 이는 사전에 CEO등의 인가를 얻어 강력하게 제한하는 커뮤니케이션을 해야 한다. 현실적으로 시뮬레이션에 참여한 임원들의 일상적인 커뮤니케이션을 절대적으로 제한할 수는 없겠지만, 전체적으로 시뮬레이션에 몰입하지 못하는 상황까지는 가면 안 된다.

    일부 임원들이 시뮬레이션 시나리오가 적절하지 않거나 현실적이지 않다 비판하고 나오시는 경우들도 있다. 이는 상당히 사내 정치적인 이슈이기 때문에 뚜렷한 해결책이나 방지책은 없어 보인다. 위기관리 프로젝트를 리드하고 있는 부문과 그와 각을 세우고 있는 다른 부분간의 견제행위라고도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이런 상황은 발생할 수도 없는 상황인데 왜 이런 시나리오를 가지고 우리가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을 해야 합니까?” 또는 “시뮬레이션의 흐름을 이해할 수가 없어요. 사건 발생이 바로 한 시간전인데 어떻게 언론이 이렇게 빨리 들이닥칩니까? 언론이 이 내용을 알 수가 없지요?” 이때 이런 질문이나 항의에는 메인 컨설턴트가 답변을 하면 안 된다. 위기관리 위원회 스스로 이런 부정적인 반응들을 자제시키면서 순조롭게 진행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물론 위기관리 프로젝트를 리드하는 부문의 임원이 가장 큰 역할을 해야 한다. 여기에서 핵심은 시뮬레이션을 진행하기 위해 컨설턴트들은 해당 시나리오들에 대해 최대한 현실성(feasibility) 체크를 했다는 사실이고, 여러 전문가들이 이를 검증했다는 점이다.

    가끔은 CEO께서 시뮬레이션 도중에 자리를 비우시는 경우도 발생한다. 여기에서 CEO부재의 의미는 시뮬레이션의 집중도를 가시적으로 떨어뜨리기 때문에 경계해야 할 상황이다. 위기관리 위원회 임원들의 경우 CEO가 시뮬레이션 진행을 리드하실 때와 CEO께서 잠깐 자리를 비우실 때 그 집중도가 확연하게 떨어지는 모습을 보인다. 지속되는 시나리오별 의사결정에 있어서도 그 이전과 다른 비효율성을 보인다. 이런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가능한 CEO께서 시뮬레이션에 참가하셨으면 끝까지 함께 하시는 것이 최선이다. 대부분 시뮬레이션에 참가하신 CEO들은 다른 임원들 보다 훨씬 더 강한 몰입도와 참여열정을 보여주시곤 한다.

    위기 상황 전개 플랜에 따라 시나리오들이 정기적으로 하달 되는데 이 간격이 너무 빠르거나 늦거나 하는 경우도 있다. 상황의 변화와 전개는 늦어도 안되고 빨라도 안 된다. 이 완급에 대한 조정과 통제는 메인 컨설턴트와 컨트롤룸의 리드 컨설턴트의 핵심적인 몫이다. 메인 컨설턴트와 리드 컨설턴트는 일대일 커뮤니케이션 라인을 통해 지속적으로 커뮤니케이션 한다. 이를 통해 상황과 대응의 완급을 상시적으로 조정한다.

    아주 가끔은 위기관리 위원회 구성원들이 미처 컨설턴트들이 예측하지 못한 입장과 대응활동을 하는 경우들이 발생한다. 이런 경우 기존에 준비해 놓은 시나리오의 틀이 망가지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 이런 경우가 컨설턴트들에게 가장 최악의 상황이다. 만약 위기관리 위원회가 정말 엉터리 같은 입장과 대응으로 정상적인 상황을 극단적으로 치 닿게 하는 경우라면 메인 컨설턴트는 시뮬레이션을 잠시 중단시키고, 그 대응방식들에 대해 토론을 진행한다. 하지만, 위기관리 위원회가 상당한 수준의 전략적 대응을 해 시나리오 흐름을 망가뜨리게 되면 메인 컨설턴트와 리드 컨설턴트는 빠른 시간 내에 기존 시나리오들을 변경해 대응해야 한다. 이해관계자 역할을 하는 컨설턴트들도 완전하게 바뀐 시나리오와 이해관계들을 빨리 수정 이해해야 하고, 실행해야 한다. 위기관리 컨설턴트들이 얼마나 빨리 새로운 시나리오에 적응하는 가 하는 부분도 그들의 경력과 능력에 대한 주제가 되겠다.

    돌아보면 위기라는 상황 자체가 예측 불가능하거나 통제 불가능한 주제다. 위기관리는 더욱 혼란스러운 주제다. 거기에 시뮬레이션이라는 단어가 붙으니 그 혼란스러움은 더 말할 수 없는 경지에 다다른다. 컨설턴트들과 위기관리 위원회는 이런 혼란스러움을 극복하고 조정 통제하며 시뮬레이션을 진행한다. 그래서 시뮬레이션 이후에는 스스로 자신감이 생긴다. 경험에 의한 실질적인 자신감이다.

    다음 글에서는 ‘위기관리 시뮬레이션: 시뮬레이션 하반부의 진행’을 다루겠습니다.

  • 위기관리 시뮬레이션: 위기통제센터에서 목격되는 이상 상황들

    위기관리 시뮬레이션: 위기통제센터에서 목격되는 이상 상황들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을 진행 할 때 목격되는 모든 현상들은 실제 위기발생 시에도 기업내부 위기관리 위원회 구성원들이 현실적으로 경험하는 상황들이다. 그래서 위기통제센터(워룸)내 메인 컨설턴트는 그 목격되는 상황 하나 하나에 상당한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기록한다.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에서 목격되는 대표적인 이상 상황들을 정리해본다.

    첫째, 의사결정그룹과 실행관리 그룹이 서로 엉켜 오도가도 못하는 상황이 목격된다. 실제 위기관리 위원회 구성원들을 들여다보자. CEO와 핵심임원들이 대부분이다. 일부 실무 팀장급들이 함께 참여하기도 하는데, 이들도 마찬가지다. 대부분은 둘 중 하나다. 의사결정 그룹에 머무르며 완전하게 외부상황 변화로부터 격리가 되던지, 아니면 외부상황에 맞물려 실행을 지휘하던지 둘 중 하나다. 두 유형 모두 좋지 않다. 워룸 내부에 머무르면서 의사결정을 진행하려면 절대 외부 상황 변화와 격리된 채 있으면 안 된다. 실시간으로 외부 상황 변화가 워룸 내에 공지되어야 한다. 반대로 내부 의사결정에는 참여하지 못한 채 실행을 지휘하는 임원/팀장도 바람직하지 않다. 중구난방의 실행들이 이런 이유로 발생하기 때문이다. 절대로 처음부터 끝까지 정확하게 의사결정그룹과 연결이 되어 있어야 한다. 이 부분의 개선과 뚜렷한 R&R등은 매우 어려운 숙제다.

    둘째, 상황판이나 위기상황 업데이트에 많은 어려움을 토로한다. 앞에서도 이야기했지만 워룸 내에 머무르는 위기관리 위원회 구성원 모두는 실시간으로 위기 상황에 대한 업데이트를 공유 받아야 한다. 평소 여러 이해관계자들과 상황 정보를 입수하는 조직력의 민감성을 수백 배 더 키워 빠르게 업데이트를 취합 정리해 한눈에 들어 올 수 있는 방식으로 위기관리 위원회 구성원 앞에 전개되어야 한다. 일부 기업에서는 위기상황 공유를 위한 내부 포털을 개설하기도 한다. 워룸 한편의 스크린에 자사의 위기관리 포털을 띄어 놓고 실시간으로 일선에서 올라오는 상황 정보들을 열람하면서 의사결정 프로세스를 밟아 나가곤 한다. 옛 방식으로 종이나 칠판형식의 상황판에 지속적으로 기록하고 업데이트 하는 기업들도 있다. 방식이야 어떻든 중요한 것은 상황 변화 정보를 관리 보고하는 지정 인력들이 매뉴얼상에 명시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는 부분이다.

    셋째, 완전에 가까운 위기대응 의사결정이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개인적으로 이해관계자들과 커뮤니케이션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先조치 後공유 보고’는 위기발생시 상당히 위험한 對이해관계자 커뮤니케이션 방식이다. 정확한 의사결정이 내려지지 않았거나 위기관리를 위한 메시지들이 완전하게 구성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되도록 내외부 이해관계자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은 진행되지 말아야 한다. 더욱 정확하게 말해서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하기보다 커뮤니케이션을 ‘연기’해야 한다. 그 기간이 길면 안되겠지만, 어떠한 상황에서건 의사결정에 선행해서 이루어져서는 안 된다.

    [워룸내에서 발생하는 모든 상황들은 기록과 점검의 대상들이다. 워룸에서 적절한 개선 요인들이 상황적으로 발생하도록 만들기 위해 컨트롤룸의 컨설턴트들은 바쁘게 움직이며 끊임없이 위기관리 위원회 구성원들을 자극한다.]

    넷째, 위기 시 자기 부서와 자기 직급의 역할과 책임에 익숙하지 않은 모습들을 보인다. 위기관리 매뉴얼이 모든 역할과 책임관련 정보를 담고는 있다. 하지만, 돌발적 위기 상황에서 모든 해프닝들이 뚜렷하게 역할과 책임에 따라 나뉘어 발생되거나 다가오지 않는 게 문제다. 위기관리 현장에서 역할과 책임의 충돌이나 부재 또는 소실 등에 대해서는 그때 그때 위기관리 위원회 리더가 새로운 역할과 책임을 부여하거나 조정해야 한다. 만약 특정 부서의 역할과 책임 부분이 매우 적절하지 않거나, 과도하게 부여 되어 조정이 필요하다 깨닫게 되면, 시뮬레이션 후 위기관리 매뉴얼상의 역할과 책임 부분을 상호 협의하여 조정 발전 시킬 필요가 있다.

    다섯째, 매뉴얼에 따른 프로세스를 건너뛰거나 무시하면서 위기관리가 이루어진다. 물론 모든 위기관리 활동들을 매뉴얼에 묘사된 대로 그대로 토씨 하나까지 따라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매뉴얼상에서 제시한 프로세스는 그 나름대로 실무자들이 고민해 고안해 낸 하나의 체계다. 그 체계를 무리하게 건너뛰거나 생략해 버리는 프로세스는 그리 권장되지 않는다. 중요하게 확인해야 할 부분들과 공유해야 할 대상들 그리고 정리해야 하는 정보부분들을 놓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여섯째, 규정되지 않는 위기관리 위원회 구성원들이 다른 부서의 역할과 책임을 침범하거나 대신한다. 이해관계자들에 따라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을 진행 할 담당 주관 유관 부서들이 지정되어 있는데도 불구하고 개별적으로 이해관계자들을 관리하는 상황이다. 훈련되거나 준비되지 않은 생산임원이 직접 기자의 전화를 받아 답변 하는 형태를 생각해 보자. NGO의 상황문의에 일반 고객상담 담당자들이 무심하게 답변을 한다. 정부기관에서 온 전화를 리셉션은 별반 생각 없이 마케팅이나 영업 쪽으로 넘겨버린다. 마케팅이나 영업은 정부기관과 통화하면서 현 상황을 전략적이지 않게 묘사하고 전달한다. 이는 뚜렷한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체계 인식이 정착되지 않아서 발생한다. 이해관계자별 대변인 체계를 사내에서 더욱 공고하게 인식 공유 할 필요가 있다.

    일곱째, 의사결정이 이루어져 졌는데도 상황변화에 따라 이해관계자 커뮤니케이션 실행이 적극적이고 반복적으로 이루어 지지 않는다. 위기상황 발생 초기 증폭되는 이해관계자들로부터의 커뮤니케이션 수요는 일단 ‘연기’시키는 것으로 대응하곤 한다. 하지만, 의사결정이 이루어지면 빨리 적극적이고 반복적으로 주요 이해관계자들과 커뮤니케이션을 ‘실행’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못한다. 위기 시 對이해관계자 커뮤니케이션은 우리의 입장을 설명하려는 의도와 함께 그들의 생각과 입장들을 취합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 그들의 이해관계에 따라 상황들이 재차 변화하고 의사결정 또한 함께 변화해야 하기 때문에 이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가능한 오버 커뮤니케이션 해서 정보의 밀물과 썰물을 잘 관리 활용해야 하는 데 그게 참 어렵다.

    대표적인 현상들을 정리해 보았다.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에서 목격되는 이런 현상들은 하나 하나 모두 피가 되고 살이 된다. 시뮬레이션은 점검과 개선의 기회다. 시뮬레이션을 정기적으로 실행하는 기업들이 점차 강력한 위기관리 체계를 가지게 되는 경험지(經驗知) 그룹으로 성장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다음 글에서는 ‘위기관리 시뮬레이션: 시뮬레이션의 통제’을 다루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