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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 일본기업을 위한 위기관리

    [The PR 기고문]

    2019 일본기업을 위한 위기관리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올 여름은 일본 때문에 국내가 뜨겁다. 대법원의 징용배상 판결이후 한국을 향한 일본의 경제보복이 가시화되고, 그에 따라 자연스럽게 국내에서도 반일 무드가 살아났다. 이내 반일 무드는 국내에서 사업을 하는 일본기업들에게 공격의 초점을 맞추었다. 대대적 불매운동이 이어져 일부 의류 및 주류 업체는 이미 상당한 피해를 입었던 것으로 알려 졌다. 다른 일본 기업들도 그 피해의 차이만 있을 뿐 전전긍긍하기는 마찬가지다.

    지난 30여년간 주기적으로 발생한 한일간 갈등 그리고 그로 인한 양국 기업들의 피해. 이 유형을 위기로 설정한다면 해당 위기를 관리해야 하는 일본기업은 어떤 전략과 실행에 주목해야 할까? 꼭 일본기업에만 한정해 이런 류의 위기관리를 이야기 한 다기 보다는 기업이 사업을 전개하고 있는 해외 국가에서 이와 같은 공격을 받게 될 여러 글로벌 기업을 위한 이야기를 해 보자. 우리 한국 기업도 언제든 일본이나 중국 또는 다른 우방국가에서 적성 기업이 될 수 있다. 사람 일을 모르듯 기업 일도 모르는 것이니 한번 생각을 정리해 보자.

    일단 이해를 돕기 위해 국내에서 사업을 하고 있는 현재의 일본기업들을 위한 이야기를 정리해 보자. 현 상황을 오랫동안 지켜본 일본기업 경영진들을 공감하겠지만, 일본기업 자사 차원에서 현 상황은 전혀 관리 통제할 수 없는 것처럼 보인다. 통제할 수 있는 것이 없는 것 같아 보인다.

    평시 다른 종류의 이슈 또는 위기관리에서는 자사가 무엇을 어떻게 든 하면 자사로 향한 피해를 방어 또는 최소화할 수 있을 텐데, 현재 같은 상황에서는 어떤 것도 가능한 것이 없어 보이는 것이다. 무엇을 한다 해서 현 상황을 변화시킬 수 없을 것 같이 느껴진다. 이 부분이 가장 큰 딜레마다.

    하지만 위기관리 관점에서 ‘통제할 수 없는 상황’을 맞았을 때라도 자사가 최소한 ‘통제할 수 있는 것들’은 찾아 대응 기조와 전략을 세워야 한다. 현 상황에서 자사가 그나마 관리 통제할 수 있는 것은 대체 무엇일까?

    첫째, 회사(본사)의 입장은 통제할 수 있다.

    회사(본사)의 입장은 이미 세워져 있을 것이다. 그 입장을 현 상황에 따라 변화시키거나, 그에 대해 한국 지사가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은 어떻게 보면 통제불가능 한 일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정해져 있는 회사(본사)의 입장을 꿋꿋이 지켜 나가는 것은 당연히 해야 하는 것이다. 공식 입장을 일관되게 지켜 나가고, 그에 반하는 활동을 하지 않으며, 필요시 그 입장에 대해서 정확하게 커뮤니케이션 하는 체계는 스스로 통제할 수 있는 것이고, 필수적으로 관리 통제해야 한다.

    물론 이는 회사(본사)의 입장이 현상황을 정상적으로 해석한 뒤 세워졌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만약 그 입장이 한국의 현 상황에 반하거나 충돌하거나 현 상황을 더욱 자극할 수 있는 입장이라면 그에 대한 관리 통제는 예외가 된다. 이는 어떻게 보면 본사의 위기관리 의지를 의심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논의에서 예외로 한다.

    정상적 글로벌 기업이라면 사업을 전개하는 국가와 국민들을 존중하기 마련이다. 현지 국가에서 어떠한 정치적 역사적 인종적 사회적 이슈에도 관여되지 않으려 스스로를 통제한다. 그럼에도 불행히 문제나 갈등이 불거지게 되면 본사의 가이드와 현지의 여론에 따라 정상적 해결 방안을 고민한다. 첫번째 통제 가능성이란 그런 정상적 본사의 입장에 대한 정확한 관리 통제를 의미한다.

    둘째, 직원들은 통제할 수 있다.

    일부 경영진은 요즘 직원들을 어떻게 통제할 수 있는가? 평소에도 통제할 수 없고, 통제되지도 않는다는 하소연을 한다. 그러나, 현장에서 직원들을 통제하려 하는 주제를 들여다보면 경영진이 왜 요즘 직원들을 통제할 수 없다 이야기하는지 알 수 있다.

    일단 직원들을 위기 시 통제하려면 기업은 원칙을 이야기하며, 그 원칙을 기반으로 협조를 요청해야 한다. 직원들에게 이해와 협조를 부탁하는 커뮤니케이션을 하기 위해서는 그 요청 사항 자체가 완전히 회사의 원칙에 기반한 것이어야 한다. 더 나아가 자사 직원들을 충분하게 이해시킬 수 있고, 자발적으로 협조 유도가 가능한 것이어야 한다.

    직원들을 통제할 수 없고, 통제 되지 않는다라 이야기하는 경우는 해당 협조 요청 자체가 평시 자사 원칙에 근간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당연히 직원들은 그런 회사의 요청을 이해하기 힘들다 한다. 이후 자발적인 협조는 전혀 불가능 해 진다.

    일본기업에서는 현재와 같은 민감한 상황에 대해 자사가 가진 원칙을 정확하게 직원들과 커뮤니케이션 해 그들을 먼저 이해시킬 수 있어야 한다. 이를 통해 그들로부터 자발적인 협조를 이끌어 낼 수 있어야 한다. 자사 직원들도 이해시킬 수 없는 원칙이나 메시지라면 외부의 어떤 이해관계자를 이해 시킬 수 있을 까 먼저 생각해 보자.

    셋째, 자사의 메시지는 통제할 수 있다.

    이쯤 되면 대부분 일본 기업들은 만약 기자들이 자사에 전화를 걸어와 현 상황에 대한 코멘트를 요청하거나, 최근 사업 분위기, 본사의 입장이나 메시지 등에 대해 문의 해 올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을 할 것이다. 이에 대해 내부적으로 이미 어떻게 답변해야 하겠다는 방향도 설정했을 것이다.

    구체적으로 자사 현황과 본사의 입장을 기반으로 다양한 수준의 메시지들을 개발했을 것이다. 그에 대해 내부적으로 본사로부터도 컨펌 받았을 것이고, 해당 메시지 팩을 직원들과 대행사측과도 공유해 놓았을 것이다.

    이렇게 준비된 메시지는 정확하게 관리 통제해야 하는 대상이고, 끝까지 관리 통제할 수 있어야 한다. 최근 관련된 여러 케이스를 보아도, 현 상황에서 일본 기업의 메시지 한 줄은 어마어마한 파장을 불러 일으키는 트리거가 된다는 점을 기억하자. 모든 메시지를 통제할 수 없다면, 자사로부터 나갈 수 있는 메시지라도 통제하자는 것이 이롭다.

    민감한 이슈와 위기 시에는 메시지는 물론 단어 하나와 표현 한 조각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민족 감정 또는 국가 갈등과 관련될 때는 더욱 더 그렇다. 흔히 말하듯 오얏 나무 아래에서 갓 끈을 고쳐 매지 말라는 이야기를 항상 기억하자.

    넷째, 창구는 통제할 수 있다.

    커뮤니케이션 창구는 평시나 위기 시 공히 일원화되는 것이 당연하다. 평시 관리 통제되지 않는 창구가 위기 시에 관리 통제될 리는 없다. 그러나, 창구 일원화가 중요하고 지금이라도 창구는 필수적으로 일원화되어야 한다는 것을 전사적으로 이해하려 노력해야 한다.

    창구를 제대로 관리 통제하지 못해서는 어떤 위기관리도 불가능하다. 위기 시 대표이사의 말이 그대로 흘러 나가고, 임원들 각자의 생각이 여기 저기 퍼져 나가고, 일선 직원들은 각자 나름대로 여러 지인들과 이야기 나누는 상상을 해 보자. 섬뜩하지 않은가?

    기자들로부터 오는 문의는 홍보실로 창구를 일원화한다. 이 원칙은 언제든 지켜져야 한다. 홍보실은 이에 준비되어 있어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이 창구 일원화 원칙을 지속적으로 상하 커뮤니케이션 해야 한다. 현 상황에서 전 직원이 백가쟁명 하는 회사 체계를 가져서는 안된다. 창구는 완벽하게 관리 통제하자.

    다섯째, 이해관계자 접점(Point of Connection)은 통제할 수 있다.

    여기에서 이해관계자 접점이라면 매장에서 고객과 얼굴을 마주하는 매장 직원을 의미한다. 고객의 전화를 받아 이야기 나누는 고객상담센터 직원을 의미한다. A/S를 의뢰하러 센터를 방문하는 고객과 상담하는 A/S센터 직원을 의미한다. 더 나아가 온라인에서 상담하거나, 문의에 답글을 다는 담당 직원들을 의미한다. 모든 이해관계자들과 일상적 커뮤니케이션을 담당하는 직원들은 모두 접점이다.

    이 접점들이야 말로 정확하게 통제되어야 하는 대상이다. 이 접점 차원에서 문제가 발생하게 되면, 그 영향력은 대표이사가 일으킨 문제와 그 파괴력이 유사하다. 그 접점에서 자사 입장이나 메시지와는 전혀 다른 이야기가 나가게 되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본사를 포함한 자사 전반에 미치게 된다.

    일부 고객이나 이해관계자들은 현 상황에 대해 일본 기업의 이야기가 궁금할 수도 있다. 일부는 악의적으로 특정 업체를 찍어 공격하기도 한다. 그 과정에서 대응을 하는 자사 직원(접점)이 적절하지 않은 대응을 하거나, 문제가 있는 커뮤니케이션을 한다면 바로 최악의 상황이 된다.

    어떻게 자사의 다양한 접점을 관리 통제할 수 있겠느냐 하는 기업도 있다. 하지만, 해야 한다. 하려 노력해야 한다. 최소한 가이드를 내려주고 훈련을 시키고 관제를 해야 맞다. 그런 사전적인 노력을 했음에도 문제가 발생하는 것과, 그런 노력도 하지 않아 문제를 발생시키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다. 통제할 수 있다 믿고 통제하려 노력해야 한다.

    여섯째, 자사의 실행은 통제할 수 있다.

    대표이사가 결심해서 하지 말자 할 수 있는 실행들이 있을 것이다. 현 상황을 분석해 매일 보고 받고 있는 대표이사와 경영진은 현 상황의 민감성을 그대로 이해한다. 하지만 내부 일선에서는 상황이 장기화되면서 이에 피로감을 느끼고 무언가 해야 한다는 제안을 많이 할 것이다. 경영진은 그 하나 하나를 여러 각도로 들여다보아야 관리 통제할 수 있다.

    그 실행이 자칫 다른 여론의 관심을 끌지는 않을지 확인해 보아야 한다. 이상한 방향으로 현 상황을 자극할 수 있는 것은 아닌지 보수적인 시각으로 검토할 수 있어야 한다. 평소와는 다른 실행 기준을 세워야 한다. 단순하게 재미있는 이벤트. 즐거운 프로모션. 눈길을 끌 수 있는 대형 행사와 프레스 대상 활동. 이런 모든 실행들을 정확하게 관리 통제해야 한다.

    일부 일본 기업들은 신제품 론칭 행사라던가, 예정되어 있던 대규모 프로모션을 최소하기도 했다. 예정된 사업 확장을 당분간 중지하기도 한다. 양국간 이루어지던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조용히 치르려 노력하기도 한다. 이 모든 것들이 현 상황에서 자사의 실행을 관리 통제하려 하는 정무적인 노력이다. 스스로 하는 실행은 통제 가능한 것이다. 관리하고 통제하자.

    일곱째, 스스로의 피로감은 통제 할 수 있다

    현 반일 및 불매 이슈가 장기화될수록 일본 기업 내부에서는 지속적으로 피로감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나올 것이다. 이제는 마케팅 활동을 개시해도 되지 않겠는가 하는 질문이 올라올 것이다. 보도자료나 기획기사를 만들어 보고 싶다는 보고가 올라올 것이다. 영업 프로모션을 지금 시작해도 올 해 매출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하소연이 계속될 것이다.

    이런 내부 피로감과 실적에 대한 부담간 때문에 일부 기업은 상황이 조금이라도 풀리면 먼저 치고 나가 평소와 같은 사업 활동을 하려 준비하고 있는 기업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현상황에서 먼저 튀어 불행한 마지막 희생양이 된다 거나, 다시 새로운 이슈를 만드는 사려 깊지 못한 기업이 되지는 않아야 한다.

    대표이사가 자신의 전략적 일관성을 스스로 관리 통제하는 것도 핵심 중 핵심이다. 대표이사가 피로감을 통제하지 못해 일희일비 하거나, 조급함을 토로하며 직원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은 절대 경계해야 한다. 이번 이슈가 완전하게 사라질 때까지 전략적 일관성을 보여주는 대표이사가 성공한 경영자라는 생각을 해 보자.

    이렇게 통제할 수 있는 것들을 하나 하나 돌아보고, 제대로 관리하고 통제해 일관성 있게 대응 체계를 유지하는 것을 고민해 보자. 무엇을 해야 하는데. 어떻게 든 해 보았으면 하는데. 이와 같은 관점은 조금 내려 놓자.

    대신 무엇을 하면 안되는지, 어떻게 하면 안되는 지에 대한 생각을 주로 해 보자. 조직을 스스로 민감하게 유지하는 것은 기본이다. 이럴 때 일수록 원칙을 이야기하자. 창구를 일원화하고, 이해관계자 접점을 잘 관리해 유지하자. 실행에 있어 튀거나 흔들리거나 일희일비 하지 말자.

    해야 할 때는 제대로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도 중요하다. 대표이사가 리드해서 피로감을 극복해 나가고 임직원들의 피로감을 해소시키는 방법을 고민하자. 이렇게 보면 자사가 통제할 수 있는 것들은 오히려 산더미 같이 많아 보일 것이다. 할 수 있는 것이 없는 것이 아니라 해야 할 것이 많다는 생각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냥 조용하게 로우 프로파일 하는 것. 몇 달 동안 참선에 침묵 수행을 하는 명승을 떠올려 보자. 그 명승은 스스로를 완벽하게 통제하고 있는 것이다. 단순히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모든 것을 해 내고 그 대로 있는 것이다. 현 상황과 같은 민감한 이슈관리에 처한 일본기업들도 그런 모습이 필요할 것이다.

  • 최근 위기관리 메모_20200707

    사전 위기관리보다 사후 위기관리가 더 편하다.
    때때로 사후 위기관리가 더 싸다.

    위기관리 보다 사과가 더 쉽다.
    때로는 사후 사과가 더 효과적이다.

    잘하건 못하건 그 평가는 결국 정신승리에 기반한다.
    때로는 멋진 정신승리가 진정한 위기관리 보다 낫다.

    망신이나 수치스러움은 길게 보면 순간이다.
    견디는 게 곧 위기관리인 경우도 많다.

    논란이나 논쟁은 가만히 있으면 3일을 못 넘긴다.
    그래서 위기관리의 시간은 우리편이다.

    위기 때 평판을 따지는 건, 불난 집에서 꽃병을 챙기는 짓이다.
    살아남는 게 우선이다.

    12살 때 앓았던 감기를 기억하는 사람이 몇이나 있나?
    세월이 약이다. 회복가능성도 길게 봐야 한다.

    위기로 죽은 기업은 없다.
    똑같은 위기를 여러번 만들다 죽은 기업은 있어도.

    쓰나미 같이 밀려오는 부정기사를 어떻게 막나?
    예전에는 소나기는 맞고 가자였지만, 지금은 구명정에 매달려 일단 살고 보자다.

    위기유발 의지를 이기는 위기관리 역량은 없다.
    자사를 제대로 보고 위기관리 체계나 방식도 바꾸자.

    위기 때 점잔, 젠틀해야 한다는 강박도 버려야 할 때가 있다.
    이해관계자 같은 소리 말자. 아군과 적군이 있을 뿐.

    할 수 있는 것은 뭐든 해라.
    돈으로 관리할 수 있다면 그건 차라리 쉬운 위기관리다.

    기업으로 부터 진정한 사과를 원할 뿐이라는 사람을 경계해라.
    관리 할 수 없는 사람이다.

    추가적으로 이해관계자 개입이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이 문제다.
    그 외에는 의미 없을 수 있다.

    개는 짖어도 기차는 간다고 했다.
    어차피 통과의례라면 의연하게 지나가라.

    무시하려면 어떤 경우에도 무시하고, 관리하려면 매번 관리해라.
    오락가락하니 밥이 된다. 밥이 되니 장이 서고.

    위기관리는 몰라서 못하는 기업 없다.
    알아도 못하거나, 안하거나 둘 중 하나다.

    말이 많은 위기관리에 실행 적다.
    여럿 불러 의사결정 말라.

    위기 때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으면
    하기 싫은 걸 먼저 해라. 그게 답인 경우가 많다.

    직원, 비서, 운전기사, 식당이나 청소용역, 경비…
    모두가 기자다.

    위기관리 한다고 하면서 대책 회의록 남기지 말아라.
    기록은 항상 위기를 만든다.

    ….. 오늘 기고문을 쓰다가 문득 메모. 거의 사람들에게 욕 먹을 주제들.

  • 커뮤니케이션도 순서가 있다고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위기관리를 위해 빨리 언론 배표용 보도자료를 만들어야 합니다. 그 후 직원들과 가맹점들을 위한 커뮤니케이션도 준비해야 하고요. 시간이 많지 않으니 일단 언론 보도자료를 먼저 만들어 내보내고, 다른 것들은 좀 나중에 챙겼으면 합니다. 뭐 특별한 순서가 있는 것은 아니겠죠?”

    컨설턴트의 답변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에 있어 커뮤니케이션의 ‘순서’라는 것은 상당한 의미가 있습니다. 일단 순서라는 것이 있습니다. 순서라는 것은 어떻게 보면 그 대상의 중요도와도 비례한다 생각 하셔야 합니다. 가장 중요한 이해관계자에게 가장 먼저, 그리고 그 다음으로 중요한 이해관계자에게 그 다음, 이런 순서를 밟아 가며 커뮤니케이션에 시차를 두어야 합니다.

    이 순서가 혼란스럽고 얽혀 버리면 곧 문제가 됩니다. 위기관리 주체로서 마음이 바쁘고, 일단 눈 앞에 있는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해 보이고, 챙길 것이 너무 많아 효율적 방법이라도 일단 챙기자 등과 같은 생각을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 커뮤니케이션의 순서라는 것은 매우 중요한 사안이기 때문에 어떠한 경우에도 필히 챙겨야 하는 것으로 인식하는 것이 필요 할 것입니다.

    위기 시 종종 언론을 가장 중요하고 시급한 커뮤니케이션 대상으로 생각하는 기업이 많습니다. 그러나, 다시 생각해야 합니다. 피해자가 있다면 그 피해자와 가족이 최우선 커뮤니케이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위기 원점이 그 최우선 되어야 할 경우도 있습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외부 언론보다 자사 직원들과 마주 앉는 것이 우선 되어야 하기도 합니다. 가맹점이나 거래처가 피해를 입을 수 있는 경우라면 그들에게 먼저 전화를 돌리고 이메일 하는 것이 최우선 일 수도 있을 것입니다.

    주주들을 향한 편지가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의 시작이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고객의 피해 방지를 위한 매장에서의 커뮤니케이션 조치가 우선 되기도 합니다. 언론은 그 과정에서 그 핵심 커뮤니케이션과 병행되거나, 후 실행되면서 선 실행된 커뮤니케이션 효과를 극대화 시키는 역할을 하게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문제는 앞의 우선되어야 할 많은 커뮤니케이션 순서와 대상을 과감하게(?) 건너뛰는 경우 발생합니다. 피해자들을 만나 보지도 않은 위기관리 주체가 언론을 불러 기자들에게 고개 숙이는 경우가 그와 같은 경우입니다. 위기 원점에게는 아무 이야기도 없이, 기자들을 불러 위기 원점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고 민감한 내용을 전달하는 경우 문제는 불 보듯 뻔해 집니다.

    직원들이 회사의 중대한 문제를 TV나 신문을 보고 알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가맹점이나 거래처도 마찬가지입니다. 놀랄 만 한 내용이 실린 신문을 들고 회사로 찾아와 사후 해명을 요구하는 장면은 위기관리 실패 장면으로 종종 그려집니다. 주주에게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을 잊는다거나, 고객을 피해 언론 뒤에서 커뮤니케이션 하는 경우 절대 위기관리에 성공할 수 없게 됩니다.

    조직적으로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우선순위를 따지는 것도 사실 상당히 어렵고 힘든 업무입니다. 그래서 평시 다양한 위기 유형에 따라 이해관계자들을 미리 분석 분류하고, 그를 대상으로 하는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의 역할을 내부적으로 정해 놓는 것입니다.

    위기 시 위기관리를 위한 커뮤니케이션의 순서가 있다 해도, 그 커뮤니케이션 간의 시간 격차는 점차 줄어들고 있습니다. 동시성이 강조되는 경우도 있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그러한 순서와 커뮤니케이션의 방식은 평시 자주 시뮬레이션이 되어야 합니다. 정확한 이해관계자 커뮤니케이션 역할과 책임의 배분이 조직에서 골고루 인식되어야 합니다. 공히 꼭 기억해야 하는 것은 ‘순서’라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경험이 많으니 괜찮겠죠?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는 다른 것은 몰라도 OOO관련 위기는 관리 경험이 많습니다. 지금 본사부터 지점에 있는 핵심 직원들이 그 위기와 관련해서는 전부 베테랑들이에요. 저번에도 아주 초기부터 일사불란하게 처리해 대응했습니다. 이 정도 대비 수준이면 별 문제가 없겠죠?”

    컨설턴트의 답변

    맞습니다. 경험만큼 소중한 위기관리 자산이 없습니다. 다양한 위기관리를 경험해 본 직원들이 많다는 것은 회사 차원에서도 큰 자산입니다. 물론 그 직원을 이끌어 위기관리에 성공하신 경영진은 더욱 더 훌륭한 경험을 가지고 계시리라 믿습니다.

    단, 최근 여러 케이스들을 반면교사 삼아 경험 많은 기업에게 조언 드리고 싶은 것이 하나 있습니다. 특정 위기에 대해 지금까지 대응 관리해 왔던 방식을 언젠가는 한번 돌아보는 노력을 해 보시라는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큰 위기를 경험한 기업이나 조직은 일종의 ‘백서’ 형태로 위기관리 전반에 대한 기록을 남기기도 합니다.

    이런 백서 형태의 기록은 이후 경영진과 새로운 직원들이 선행되었던 위기관리에 대해 배우고, 그에 기반한 준비를 다시 하게 되는 선순환 시스템 그 자체로서 가치가 있습니다. 반면, 아무 기록을 남기지 않은 위기관리는 그 때 그 대응을 했던 몇몇의 무용담으로만 남게 되니 문제입니다.

    특정 위기를 여러 번 관리해 경험이 많다고 하셨는데, 앞으로 더욱 더 해당 위기를 제대로 관리하기 원한다면 매번 기록을 만드시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그 대응단계 하나 하나에 대해 적정성을 검토해 보는 시간을 가지시기도 바랍니다.

    여기에서 가장 중요한 ‘적정성’ 검증 기준은 하나 하나의 대응이 백서에 ‘기록 가능한 대응’이었는지 여부입니다. 만약, 기록하기에 적절하지 않은 대응이 있었다면, 그 대응 방식에 대해서는 새로운 검토를 해 보아야 합니다. 꼭 언젠가는 문제가 되기 때문입니다.

    기록하기에 적절한 대응만으로 대응 방식을 다시 가다듬을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 흔히 우리는 기록에 남기기에 적절하지 않은 대응 방식을 더 멋지다 생각하기도 합니다. 그런 대응을 하면서 동분서주하는 직원들을 능력 있는 것으로 평가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런 대응 방식은 언제든 또 다른 문제를 유발시킬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모 기업에 규제기관 조사가 나왔습니다. 그와 관련 해 내부적으로 그룹 메신저방을 통해 여러 정보들이 왔다 갔다 합니다. 대표이사와 핵심 임원들의 감지 및 지시 사항이 전달되기도 합니다. 일부 부서장이 메신저 방에 있는 직원들에게 문제가 될 많은 증거들을 폐기하거나 감추라고 지시 합니다. 그에 대한 직원들의 완료 보고가 수 십 건 메신저 방에 쌓입니다. 결국 관련 규제기관은 문제 있을 만한 자료를 찾지 못하고 돌아갑니다.

    이런 대응방식을 단순히 경험이고 베테랑들의 일사불란 함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은 한번 생각해 볼 일입니다. 과연 그러한 메신저방을 열어 지시와 완료 보고를 하는 방식이 안전한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 할 것입니다. 법적 문제가 될 수 있는 증거자료의 폐기와 은닉이 회사의 일관된 위기관리 방식이어야 하는 가 하는 점도 고민해 보아야 할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위의 위기대응 방식 전반을 백서 같은 기록으로 남길 수 있을까요? 대표이사는 어디로부터 규제기관의 압수수색 정보를 취득했는지. 증거자료 폐기 명령의 주체는 누구였는지, 그리고 어떤 방식으로 어떤 범위의 자료들을 폐기 은닉했는지, 누가 누가 그 대응을 진행했는지. 이런 여러 대응 방식이 기록으로 남길 수 있는 성격의 것은 아닐 것입니다.

    특정 위기관리를 여러 번 해보았고, 경험 많은 직원들이 많아 위기관리가 잘 되겠다고만 생각하기 보다는, 지난 위기관리에 대한 돌아봄과 살펴봄이 더 필요할 것이라는 이야기입니다. 기록으로 남기지 못할 위기대응은 문제가 있는 것이라는 원칙도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고작 직원의 말 실수 하나 가지고?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최근 발생한 논란에 대해서 저희 직원 하나가 언론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나 봅니다. 취재 후 방송을 보니 저희 직원이 논란이 더 커질 만 한 이야기를 했더군요. 그래도 그게 그냥 직원 실수인데 저희를 나쁜 회사 취급까지 하고 난리가 난 겁니다. 실수 하나 가지고 너무 심한 거 아닌가요?”

    컨설턴트의 답변

    기업과 관련 한 논란이나 위기가 발생하면 초기에는 해당 상황에 대한 이해가 모두 부족 할 수 있습니다. 이를 언론이나 논란의 원점에 있는 사람이 수면위로 떠 올리면서 이슈화를 하죠. 이 직후에는 압도적으로 언론 취재 내용이나 원점의 일방적 주장이 전체 여론을 지배합니다. 이는 거의 모든 케이스에서 동일하게 적용되는 하나의 단계입니다.

    문제는 또 그 이후죠. 당시 편향된 여론의 방향을 덜 편향적으로 만들 수 있는 주체가 누구일까요? 해당 기업입니다. 기업 스스로 자신의 정확한 메시지를 전략적으로 운용해야 기울어진 운동장이 어느 정도 제자리를 찾게 됩니다. 단, 그 메시지가 정확하고 전략적이어야 하죠.

    많은 기업들이 여기에서 고통을 느낍니다. 논란이나 위기가 발생 해 상황이 가변적인 상태에서 나름 메시지를 스스로 확인해 정리해 정확하게 전달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이죠. 또한 그에 더해 전략적으로 전달해야 한다 하는데, 그 것이 어떤 것인지 감도 오지 않아 허둥대게 됩니다.

    일단 최대한 정확하게 확인 해 메시지를 정리해야 하겠지만, 상황이 가변적이라면 어느 정도 메시지 상에서 변화 가능성을 명시해 주는 것이 대안이 됩니다. 그리고 지속적 상황 업데이트를 약속하고 실행하는 것이죠. 논란이나 위기 시 언론과의 커뮤니케이션은 지속적이어야 합니다. 아주 예전에는 결과 보도 형식의 언론이 대부분이었습니다.  당시에는 매체 수도 그렇고, 보도 지면이나 시간의 제한이 있었기 때문에 뉴스는 사실 지금과 많이 달랐습니다.

    최근에는 위기 시 단순 결과에 대한 보도량에 비해 상대적으로 중계형 보고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변화되는 상황을 처음부터 계속 따라가며 연속 보도하는 것이죠. 마치 올림픽 게임을 중계하듯 실시간 정보들을 기사화 하고 보도합니다. 기업이 이에 맞추어 전략적 대응을 하려니 힘들어 지게 된 것입니다. 예전에는 보도자료나 사과문 하나로 가늠하던 것이, 이제는 상시 기자회견을 해도 어렵습니다. 홍보실이 쏟아지는 전화를 다 받아 내지도 못하고, 연락 자체가 두절되는 경우까지 생깁니다. 지속적 커뮤니케이션이 과연 가능한가에 대한 회의까지 일어나고 있습니다.

    이런 경우 언론은 당연히 기업 내부와 연결된 다양한 정보 소소를 찾아냅니다. 일반 직원들로부터 전직 직원은 물론입니다. 전화를 받는 모든 직원은 언론의 취재원이 됩니다. 기업 입장에서는 창구가 다원화 되는 것이죠. 재앙은 그 때부터입니다. 중앙에서 알지 못하고 확인 할 수도 없는 비공식 창구들이 개인적으로 수도 없이 뚫리는 셈이기 때문입니다. 터진 둑을 막을 수 없다는 이야기 그대로 입니다.

    굳이 이야기하자면 질문에서 말씀하신 그 직원은 실수가 아니라 해사 행위를 한 것이 맞습니다. 그러나 그에 대한 평가나 처벌 이전에 평시 회사차원에서 직원들에게 창구일원화에 관한 교육과 훈련을 얼마나 진행했었나를 살펴 보아야 합니다. 훈련 받지 않은 직원은 누구나 기자의 질문에 실수를 범할 수 있습니다. 당연히 실수를 합니다. 그런 생각을 회사 스스로 했었는지 돌아보셔야 합니다.

    예전 ‘양치기 소년’이라는 우화를 기억하실 것입니다. 처음에 가짜로 “늑대다!” 외쳤을 때는 재미만 보고, 벌은 받지 않았습니다. 두 번째도 비슷했죠. 그러나 실제 늑대가 나타나 울며 “늑대다!”를 외쳤을 때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기업이 자꾸 설화를 만들어 공중과 이해관계자들에게 실망과 배신감을 주게 되면 이런 ‘양치기 소년’의 전철을 밟게 됩니다. 그 만큼 신뢰 받는 메시지는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위기 유발 의지라고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요즘에는 정말 바닷가에 모래성을 짓는 기분을 느낍니다. 평소 회사와 제품에 대한 명성을 잘 쌓아 관리해 놓으면, 정기적으로 위기가 빵빵 터져 그 이전 명성 자산들을 싸 그리 뭉개버리는 상황이 반복되거든요. 위기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먼저 궁금한 것이 하나 있습니다. 평소 회사와 제품에 대한 명성을 관리하기 위해 투자한 노력과 위기관리를 위해 투자한 노력간에는 어느 정도의 차이가 있을까요? 질문 하신 내용으로만 보면 그 둘간에는 아마 큰 차이가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명성관리를 위해 여러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하고, 이벤트를 하고, 매체광고를 하고, 다양한 이해관계자 활동들을 해 오셨을 겁니다. 그럼에도 정기적으로 위기가 발생했다는 것은 위기관리를 위한 평시 노력은 그에 비해 미미했기 때문이 아닌가 합니다.

    일단 개념적으로 이해하셔야 할 것은 기업 내부의 ‘위기 유발 의지’를 빨리 찾아내서 차단해야 제대로 위기를 관리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위기 유발 의지’라는 것이 낯설게 느껴지실 텐데요. 분명히 조직 내에서는 위기로 발화할 수 있는 다양한 활동이나 관습이나 관행들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그것이 더 나아가 조직원들의 의지에 의해 더욱 더 발전 악화 되기도 합니다. 그런 부정적인 내부 환경을 위기 유발 의지가 존재하는 생태계라 부릅니다.

    그렇기 때문에 외부에서 볼 때 황당하고 눈살을 찌푸리게 되는 다양한 문제들이 밖으로 표출되는 것이죠. 예를 들어 회장께서 지난 10여년 동안 임직원들에게 심한 욕설과 인격모독을 계속해 왔다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 경우를 보면 해당 기업에서는 위기관리 의지 보다 위기 유발 의지가 강했던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어떻게 10여년 동안 해당 문제를 위기로 판정하지도 않고, 개선이나 교정을 하려는 내부 의지가 존재하지 못했나 하는 것입니다.

    물론 내부적으로 회장에게 공식적 문제제기를 하지 못할 정치적 상황도 있을 수 있겠습니다. 절이 싫으면 중이 나가야 한다며 회사를 등진 분들도 꽤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렇게 오랜 기간 동안 어떤 형식으로라도 문제의식과 개선에 대한 논의가 일어나지 않았다는 것은 해당 기업에게는 위기 유발 의지가 강했었다는 것으로 밖에 볼 수 없겠습니다.

    최근 한 정치인의 추문이 있었고, 그와 관련 해 소송이 진행된 적이 있습니다. 1차 판결이 해당 정치인에게 유리하게 나왔습니다. 그러자, 그 정치인의 아들이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1차 판결에 환호하는 글을 올려 화제가 된 적이 있습니다. 이 또한 해당 건에 대해 당사자들은 위기 유발 의지가 있었던 것으로 밖에 볼 수가 없습니다. 문제가 될 것이 뻔한데도 의지를 가지고 위기를 만들었다고 해석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죠.

    이 밖에도 기업이나 셀러브리티 내부에서는 상당한 수준의 위기 유발 의지를 가진 경우들이 많습니다.  문제는 위기 유발 의지를 당해 낼 수 있는 위기 관리 역량은 없다는 사실입니다. 아무리 제대로 위기를 관리해 보려 해도, 위기 유발 의지가 내부에서 살아 움직이는 한은 위기를 미연에 방지하거나 사후에 적절히 관리하는 것은 불가능해지는 것입니다.

    따라서, 바닷가에 모래성을 쌓는 것과 같은 느낌이 든다면, 먼저 회사 내에 어떤 수준의 위기 유발 의지가 존재하는지를 잘 살펴 보시기 바랍니다. 이는 위기에 대한 민감성에 대한 이야기와도 연결이 됩니다. 민감하게 내부와 주변을 돌아 보시기 바랍니다. 우리에게 발생 될 위기라는 것이 어떤 것 일지 면밀히 살펴보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이 누구에 의해 어떻게 자라나고 있는지를 살피십시오.

    정기적으로 위기관리위원회 미팅을 통해 자사에게 발생가능 한 위기에 대한 정보공유와 트래킹 논의를 반복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이를 통해 조직 내 위기 발생 의지를 최소화하고, 민감성을 높이는 것입니다. 당연히 이런 노력들이 일상화되면 위기 발생 빈도는 줄어들게 됩니다. 더욱 더 꾸준히 운영된다면, 사내에서 창궐했던 위기 유발 의지는 사라지게 됩니다. 다시 말씀 드리지만, 위기 유발 의지가 존재하는 한 위기관리는 불가능합니다. 파도를 이기는 모래성은 없습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일선에서 이상한 대응을 하는데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최근 위기가 발생 해 전직원이 비상 체제를 가동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와중에 매장이나 영업직원들이 계속 고객이나 언론에 맞서 추가 이슈를 만들고 있어 골치가 아픕니다. 본사에서는 절대 언론이나 고객 대응 그리 하지 말라 하는데도 잘 따라주지를 않네요. 이걸 어쩌죠?”

    컨설턴트의 답변

    위기관리는 일단 조직내에서 ‘통제’라는 개념이 정확하고 강력하게 유지되지 않으면, 대부분 지는 게임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 ‘통제’ 개념은 ‘일사불란’이라는 상황을 의미합니다. 위기관리위원회에서 정한 방향성과 대응 방식이 일선까지 디테일하게 일관성을 가지고 유지된다는 의미가 되겠습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상당히 많은 기업이 본사 위기관리위원회와 일선대응라인 사이에 존재하는 거리감 때문에 고민을 합니다. 위기관리위원회 전략과 대응 지시를 정확하게 일선이 이해 해 이를 그대로 실행하는 데 어려움을 보이는 것입니다. 일부 상황에서는 위기관리위원회 전략과 지시사항이 실제 현장과는 거리가 있다는 평가를 일선에서 하기도 합니다. 상호간 불협화음이 나는 것이죠.

    이를 극복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조직은 통제되지 않는다’는 개념을 평시 반복적으로 기억하고 위기관리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입니다. 반대로 ‘우리 조직은 통제 가능하다’는 전제를 가지고 위기관리 시스템을 구축하면, 실제 위기 시 상당한 장애와 마주하게 됩니다. 실제 조직은 그리 마음대로 움직여주는 일사불란 한 객체가 절대 아니기 때문입니다.

    ‘조직은 통제되지 않는다’는 개념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성공적 기업은 ‘가이드라인과 원칙’을 먼저 강화합니다. 위기 시 일선을 비롯 전직원이 지켜야 할 행동 가이드라인과 실행 원칙을 지속 강조합니다. 신속하라. 창구를 일원화하라. 사적개입 절대 하지 마라. 모든 직원이 공식 대변인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신중하라. 허락되지 않는 커뮤니케이션은 금하라. 선 공유하고 후 실행하라. 이런 다양한 원칙들을 반복 교육합니다.

    이런 단순 교육과 강조를 넘어 일선을 훈련시키기도 합니다. 다양한 위기 상황을 설정 해 이해관계자들과의 여러 상황을 평시 연출해 경험하게도 합니다. 일선의 여러 생각을 미리 듣고, 그를 시스템에 반영할 때도 있습니다. 반복 훈련을 통해 일선 직원들은 현실감과 실전적 대응 역량을 쌓을 수 있습니다.

    질문 주신바와 같이 위기가 발생했는데도, 일선에서는 각자 사적 대응을 하고, 본사 위기관리 위원회의 공식적 방향성과 배치 또는 충돌되는 대응을 해 문제를 키운다면. 그 가장 큰 원인은 평시 교육과 훈련의 부재 또는 부실에 기인한다고 봅니다.

    직원들은 위기 시 사적 개입에 대한 유혹을 받는 것이 당연합니다. 자신이 운영하는 블로그나 소셜미디어 채널을 통해 회사의 입장을 대변(?)하고자 하는 욕구도 생깁니다. 공중의 비판이 억울해서 개인적으로 과격한 대응을 해서라도 한을 풀고 싶다는 생각도 합니다.

    눈 앞에서 과격한 불만을 제기하는 고객이나 일반인들에게 좀더 강한 대응을 하거나 현란하게 애드립 해 그들의 마음을 돌리고 싶다는 생각도 할 수 있습니다. 문제를 취재하러 오는 기자나 PD들을 어떻게 든 막아내고 취재를 방해해서라도 회사를 지키고 싶다는 생각을 할 수도 있습니다. 어수룩해 보이는 기자에게 10년 경력의 자신이 허심탄회하게 상황을 설명해 오해를 풀겠다는 각오를 하기도 합니다.

    문제는 이런 일선의 본능적 생각과 움직임을 평시 가이드하고, 교육하고, 훈련하지 않는 본사에게 있습니다. 이들의 이런 움직임을 ‘통제’하는 노력을 평소 하지 않았기 때문에 일선의 문제는 반복됩니다. 일선을 비판하기 전 본사의 위기관리위원회에서 얼마나 중요하게 일선을 교육 훈련했는지 기억해 보시기 바랍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위기가 관리되긴 하나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요즘 여러 기업 위기들을 보면 말입니다. 그 위기라는 것이 관리는 되는 것인가? 또는 관리될 수는 있는 것인가? 이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기업이 발버둥 쳐도 결국에는 최악까지 치닫는 경우들이 많아서 말이죠. 위기, 그거 관리가 가능한 걸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위기를 ‘관리’하는 것을 우리는 위기관리라 합니다. 그렇다면 ‘관리’라는 개념에는 항상 목적과 목표라는 것이 존재할 것입니다. 목적이나 목표 없는 관리라는 말은, 행선지 없는 버스, 도착항 없이 항해하는 배나 도착공항 없이 운항되는 비행기 같은 의미 같은 것입니다. 무의미 하죠.

    위기관리 목적을 일반적 개념으로 이야기하면 ‘(다양한 위기관리) 노력을 통해 최악의 상황을 피하기 위함’이라 합니다. 결국 어떤 기업이 위기관리 활동을 전략적으로 해서 기존에 예상하던 최악의 상황을 피할 수 있었다면 그 위기관리는 의미가 있었다는 평가가 가능 해 진다는 것입니다.

    비록 항해 중간에 풍랑이나 해일을 경험했지만, 결국엔 목적했던 항구에 안착하게 되었다면 그 배의 항해는 일단 의미와 가치가 있었다는 것입니다. 물론 중간 목표들은 일부 성취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큰 의미에서 목적을 완전에 가깝게 달성했다면 해당 위기관리는 그 차제로 의미가 있습니다.

    문제는 위 같은 질문이나 궁금증이 나오는 원인에 있습니다. 많은 기업이 위기 시 최악의 상황을 제대로 예상, 예측하지 못한다는 것이 첫번째 문제입니다. 스스로 이 위기가 우리를 어디로 데려갈지 잘 모른 채 일단 관리에 나섭니다. 어떻게 던, 무엇이든 해야 이 위기가 관리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생각이 전부입니다. 바람 방향을 모르는 것이죠.

    그렇기 때문에 위기관리 목적이라는 것을 세우지 못하는 두번째 문제를 경험합니다. 어찌 보면 이런 경우 목적을 세운다는 것 자체는 불가능한 것입니다. 최악을 예상 예측할 수 있어야 하는데 동서남북 어디로 향하는 바람인지 감조차 없으니, 스스로 가기 원하는 목적지를 정하기 힘든 게 당연합니다. 급하니 일단 너도나도 배에 올라타는 셈입니다.

    일단 위기관리라는 큰 배에 올라탔으나 목적지 없는 항해 중 풍랑을 만나 고생을 하고, 고통과 충격을 겪고, 엄청난 손해를 입은 후 배가 우연히 뭍에 닿으면 그 때부터 세번째 문제가 발생됩니다. 우리가 왜 여기까지 왔는가? 이곳에 오려고 했던 것이 맞는가? 이 곳이 출발했던 곳보다 나은 지경인가? 이런 반문이 내부에서 생겨나는 것이죠. 재미있는 것은 일단 오긴 왔는데 여기가 아닌가 보다 하는 경우들이 자주 생겨난다는 것입니다.

    네번째 문제는 뭍에 내린 여러 임직원이 각자 한마디씩 항해(위기관리)를 평가하며 생겨납니다. 이 도착지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 이러려고 어렵게 항해했는가? 누가 몰아 항해했는가? 우리가 운전 했으면 더 나은 목적지로 갈 수 있었을 텐데? 같은 평가를 하는 것입니다. 배를 함께 타고 온 VIP의 개인적 생각을 통해서도 지난 항해의 성패는 종종 갈립니다. 방향이나 목적지에 대한 기존 생각이 없이 우연히 도착한 곳을 평가하는 모습이 참 재미있는 것이죠.

    더 재미있는 것은 매번 위기 때마다 최악의 상황에 대한 예상이나 예측을 못하고, 무조건 위기관리 배에 올라 도착항이 정해지지 않은 항해를 반복하는 것입니다. 그러다 보니 그 배를 운전하는 위기관리팀은 더 혼란에 빠집니다. 공유된 목적지가 없는 상태에서 배를 몰고 어디로 어떻게 나아가는 것이 성공적 위기관리인지 모르는 채 항해를 시작하는 것이 일상화됩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위기관리 현장에서는 어떤 것이 성공한 위기관리인가? 위기를 관리할 수는 있는 것인가? 어차피 대부분이 그러하듯 도착항을 정하지 않고 항해하는 게 당연한 게 아닌가? 이런 소모적 이야기가 반복됩니다. 위기 시 최악을 정확히 예상 예측하고, 그에 따라 적절한 위기관리 목적과 목표를 세워 계획된 항해를 하는 위기관리만이 합의된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 유일한 길입니다. 다른 길은 없습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기업 명성이 위기 시 도움이 될까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홍보전문가들이 평소 기업 명성을 잘 쌓아 놓으면, 위기 시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이야기하더군요. 그래서 저희도 평시 기업 명성과 이미지를 잘 관리하려 애쓰고 있습니다. 위기관리 관점에서도 이런 기업 명성이나 이미지가 위기 시에 도움이 된다고 보시나요?”

    컨설턴트의 답변

    재미있는 우화를 하나 말씀드립니다. 아주 예전 시칠리아 섬에 있던 그리스 식민지 시라쿠사의 참주 디오니시오스(BC 430-367)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디오니시오스는 하층 계급에서 입신한 통치자였기 때문에 권력을 쥘 때까지 수많은 경쟁자를 쓰러뜨려야 했습니다. 그는 언제 복수를 당하게 될지 알 수 없는 불안 속에서 옷 안에 갑옷을 입고, 매일 밤 침실을 바꾸어 불안한 잠을 자야 했습니다.

    ​디오니시오스가 항상 위험을 느끼는 반면, 그의 신하 다모클레스는 왕의 부귀를 몹시 부러워했습니다. 그 말을 전해 들은 디오니시오스는 어느 날 다모클레스를 연회에 초대하여 자신의 왕좌에 앉게 하였습니다.

    ​다모클레스는 자기가 왕이 된 기분이었죠. 연회가 한창일 때 디오니시오스는 다모클레스에게 “머리 위를 쳐다보라”고 했습니다. ​다모클레스는 위를 쳐다보았고, 자신의 머리 바로 위 천정에 매달려 있는 날선 검을 발견했습니다. 더구나 그 검은 머리카락 한 올로 매여 있었죠.

    ​다모클레스는 등골이 오싹해지며 얼굴이 창백 해졌습니다. 디오니시오스는 다모클레스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것이 국왕인 나의 자리다. 왕의 신변에는 언제나 끊임없이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평시 노력을 통해 얻은 기업 명성과 이미지는 겉으로 화려하고 가치 있는 것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자산 이야말로 위 우화에서 언급된 ‘디오니시오스 왕의 자리 위에 달려 있는 날선 검’ 같은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일단 훌륭한 기업 명성과 이미지를 구축해 보유하고 있다는 것은, 디오니시오스의 왕좌에 앉게 되었다는 의미입니다. 그 후 로부터는 언제 그 위 머리카락 한 올에 매달린 검이 자사의 머리위로 떨어 질지 모른다는 불안감 속에서 살게 되는 것입니다. 왕좌는 좋지만, 그 만큼 그에 걸 맞는 책임과 의무가 추가적으로 주어지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제대로 된 기업 명성과 이미지를 구축한 기업은 자사를 무너뜨릴 수 있는 위기를 만들지 않으려 노력합니다. 그를 위해 대부분의 위기 요소들을 사전에 발견하려 애씁니다. 그리고 그 때 그 때 해결하려 합니다. 자칫 구성원들의 부주의로 발생할 수 있는 위기 또한 철저하게 사전 관리하고 훈련합니다. 암묵적으로 그리고 의도적으로 만들어 질 수 있는 위기를 경계합니다. 사실 이런 노력들이 곧 위기관리입니다.

    기업 명성과 이미지라는 겉이 멋진 왕좌에만 관심을 가지고, 그 위에 매달린 책임과 의무를 상상하지 않는 기업은 항상 위태로울 수 밖에 없습니다. 기업 명성과 이미지는 결과라기 보다는 시작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일단 왕좌에 올랐다면, 얼마나 오랫동안 안전하게 그 자리에 머무를 수 있는가 가 핵심인 것과 같습니다.

    공중과 이해관계자 시각에서 평시 훌륭한 기업 명성과 이미지를 지닌 기업에게는 더 훌륭한 위기관리 태도와 실행을 기대합니다. 기업 명성과 이미지를 지니지 못한 기업의 부실한 위기관리에는 단순히 비판을 하지만, 훌륭한 기업 명성과 이미지를 지닌 기업의 부실한 위기관리에는 큰 실망을 하게 됩니다.

    기업 명성과 이미지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때 마다, 왕자 아래에서 왕좌를 부러워하는 다모클레스와 왕좌에 앉아 머리 위 날선 검을 두려워하는 디오니시오스를 기억해 보시기 바랍니다. 자사에게 무엇이 더 중요한지 그리고 무거운지 이해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다양한 위기를 인간사에 비유하면?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이번에 위기관리 워크샵을 하면서 매우 다양한 위기 유형들을 구경했습니다. 너무 다양하고 각기 달라서 유형화가 헷갈릴 정도입니다. 기업의 위기 유형을 크게 분별해 볼 수 있는 기준이 있을까요? 그 유형에 따라 위기관리나 대응도 달라져야 하는 거 같아서요.”

    컨설턴트의 답변

    맞습니다. 기업의 위기를 바라보는 시각과 그 기준은 위기관리의 아주 중요한 시작입니다. 그 시각과 기준이 사내에서 정확하게 구축되어 있다면 그 보다 멋진 위기관리 체계는 없을 것입니다. 그 과정에서 여러 내부 논의와 고민들이 진행되어야 하는데, 그 과정도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위기관리 컨설턴트 경험을 바탕으로 기업의 위기를 인간의 부상이나 질병이라는 관점에 비유 해 해석하고 있습니다. 일단 우리 머릿속에 떠오르는 생산시설 화재, 직원들의 대형 사고, 회사 자산에 타격을 가하는 재난, 재해 등은 인간사에 비유할 때 ‘사고로 인한 부상’ 개념과 유사합니다. 일단 자신의 의향 또는 의지와는 전혀 상관없이 외부 요인에 의해 발생한 부상이라는 개념이죠.

    이에 대한 위기관리는 해당 부상을 재빨리 치료해 버리는 것뿐입니다. 빠른 쾌유를 통해 일상 생활에 신속하게 복귀하는 것이 목적이 될 것입니다. 반면 사고 이전에 사전에 할 수 있는 위기관리는 조심하는 것 밖에 딱히 관리 방식은 없습니다. 예측이 어려운 외부 요인에 의한 사고라서 그렇죠.

    그러나 그 외 상당수의 위기유형들, 예를 들어 VIP 부정, 기업 수사, 법적 위반, 갑질, 직원들과의 갈등, 고객 소송, 위해 제품 논란, 사내 폭행, 사내 성문제 등과 같은 것들은 인간사에 비유할 때 질병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그 원인은 다양하지만 그런 질병이 발생하는 데 있어서 환자 자신의 책임도 상당부분 존재하는 경우가 되겠습니다.

    이런 환자의 경우 평소 주변 의사들이 여러 질환을 우려하며 조언을 했을 것입니다. 담배를 끊어라. 술과 체중을 줄이고 운동하라. 짠 음식을 피하고 채식량을 늘여라. 여러 조언을 했음에도 그런 조언을 따르지 않아 질병이 발생했다는 점에서 책임을 면하기는 어렵습니다.

    질병 원인을 보면 당연히 평소 의사의 조언에 따르지 않은 것이 원인 중 하나가 되겠지만, 유전적, 환경적, 생활 스타일 측면 등 무척 다양한 원인들이 함께 존재하므로 어떤 원인을 딱 하나 고치면 질병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 말하기 어렵습니다. 그 만큼 사전과 사후 위기관리도 어렵습니다. 그러나 그것들이 불가능하지는 않습니다. 환자가 해야 할 일을 적시에 하기만 해도 큰 다름이 생겨나기 때문입니다.

    그 인간의 질병은 다시 크게 두가지로 나뉩니다. 당뇨나 고혈압과 같이 장기적 지속적 관리가 필요한 질병 유형이 있습니다. 또한 암이나 급성질환과 같이 단기적으로 압도적 치료를 해야 생존할 수 있는 질병 유형도 있습니다. 그에 따라 위기관리 방식은 달라지게 될 것입니다.

    평소 환자가 자신의 몸상태를 지속적으로 둘러보고 의사의 조언을 듣고 그를 행하는 것 만으로도 질병에 대한 가능성은 상당부분 줄어들게 될 것입니다. 그에 더해 체력과 면역력을 강화하기 위해 운동과 식이 관리를 병행하면 그 보다 좋은 사전적 위기관리는 없을 것입니다. 검진도 정기적으로 하고요.

    반복적으로 다양한 질병을 앓아 눕는 기업은 그런 사전적 노력에 부족함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알았음에도 돌아봄이 없었고, 할 수 있음에도 하지 않았고, 다른 주변 사람들이 유사한 질병으로 쓰러짐에도 아랑곳하지 않은 채 자신의 순서를 기다린 것과 같습니다. 그래서 그 환자가 문제라는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반면 일부 환자는 그 비판에 대응 해 외부 유전적, 환경적, 생활 스타일의 문제를 주 원인이라 주장합니다. 운이 없다 생각하고, 주어진 운명을 탓합니다. 주변 환경과 약한 면역체계를 노리는 바이러스들을 대신 비난합니다. 하지만, 그 환자는 아마 스스로는 제대로 알고 있을 것입니다. 무엇이 진짜 문제인지, 그리고 어떻게 했었어야 그 질병에 걸리지 않았을 것인지 말입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