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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범죄도 위기관리 대상인가요? [기업 위기관리 Q&A 293]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 직원들이 대규모로 범죄에 연루되어 있다는 논란이 발생했습니다. 법적으로 어떤 수준까지 범죄에 해당하는지 현재 검토를 하고 있는데요. 이런 범죄와 관련된 건들도 회사차원에서 위기라 정의하고 위기관리를 해야 하는지요?”

    컨설턴트의 답변

    위기 상황에는 여러 이해관계자들이 관련되어 있기 마련입니다. 따라서 상황이 발생했을 때 위기관리 주체가 누구인지를 먼저 확정하는 것은 위기관리를 위한 중요한 첫걸음이 됩니다. 대부분 외부인들은 상황을 하나의 덩어리로 바라보고, 그에 기반해 모두 나쁘거나 나쁘지 않다는 이분법적 인식을 가지게 됩니다. 그런 결과를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위기관리 주체의 확실한 규정과 분별은 중요합니다.

    일단 기업이 위기관리 주체인 경우로 해당 상황을 분석해 보시죠. 임직원들이 범죄를 저질렀다면, 해당 범죄가 개인적 영역에서 발생한 것인지, 공적 업무와 관련해 발생한 것인지를 가려야 합니다. 개인적 영역의 범죄라면 이는 기업 입장에서는 위기로 볼 성격이 아닙니다. 해당자에 대한 법적 심판을 기다려 사내 규정에 따라 조치하면 되는 사안입니다.

    반면, 범죄가 공적 업무영역에서 발생했다면, 이는 좀 더 고민해 보아야 합니다. 해당자가 단순하게 사내 규정이나 윤리 기준을 어겨 범죄행위를 저지른 것인지, 아니면 회사의 관행이나 불법적 사업 스타일 때문에 연루된 것인지를 가려야 하겠습니다. 전자의 경우에는 개인적 영역의 범죄와 유사하게 조치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그러나 후자의 경우에는 회사의 관여나 개입 수준에 따라 회사가 져야 할 책임의 범위와 강도도 달라지게 될 것입니다. 그런 경우 기업은 해당 상황을 위기로 정의할 수 있습니다.

    모든 상황에서 공통적 대응 방식은 잘못된 것을 제대로 된 모습으로 되찾아 놓는 것입니다. 개인적 범죄를 저지른 개인에게는 정해진 조치를 취해 정상적 사업 환경을 되찾는 방식으로 기업의 대응은 진행됩니다. 만약 회사에게 책임이 일부나 상당부분 있다면, 회사의 문제를 개선하고,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아 정상적 사업 환경을 되찾는 방식으로 기업의 대응은 진행됩니다.

    그러나, 해당상황의 위기관리 주체를 문제의 임직원 개인으로 바꾸어 보면 어떻게 될까요? 그들에게는 현상황 자체가 큰 데미지로 느껴질 것입니다. 따라서 그들은 어떻게 든 자신에게 향한 법적 조치나 심판에서 벗어나려 애쓸 것입니다. 회사로부터의 책임 추궁에서도 벗어나려 노력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 회사와 딜을 하려 하는 경우도 있고, 심지어 회사에게 책임을 돌리는 경우도 있을 수 있습니다. 변호사를 고용하여 위기관리가 아닌 철저하게 개인적인 데미지 관리를 해 나갈 것입니다.

    기업은 이런 변수들을 다양하게 아울러 상황을 분석하고 예측하면서 위기관리를 합니다. 자사가 위기관리 주체인지 여부도 전략적으로 따집니다. 상황을 분별하여 위기관리 방식을 결정합니다. 반면 개인은 다릅니다. 정해진 대응 방식이 없이 개인 취향에 따라 어지럽게 데미지 관리 노력을 합니다. 기본적으로 범죄 자체는 위기관리 대상이 아닙니다. 법적 심판의 대상일 뿐입니다. 위기관리가 단순히 법적 심판을 피하기 위한 목적을 가지는 순간 위기관리는 위기관리가 아닌 것이 됩니다. 기업이 개인의 그런 노력을 닮아가면 안 되는 이유입니다. 기업은 개인과 달라야 합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무분별한 여론의 비판, 어떡하죠? [기업 위기관리 Q&A 286]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여론에 귀 기울이라고 하셨는데요. 최근 저희 케이스를 보면 여론이 너무 무분별하고 비합리적이라서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상당히 고민했습니다. 여론의 비판도 비판 나름이라고 보는데요. 여론이 무분별하고 비합리적일 경우에는 어찌해야 하지요?”

    컨설턴트의 답변

    일단 여론 반응에 대한 판별 기준을 정리해 보아야 하겠습니다. 부정 이슈나 위기가 발생했을 때 기업이 판단해야 하는 여론의 성격은 해당 여론이 자사에게 얼마나 위협적인가 입니다. 흔히 생각하듯 인문학적이나 사회학적으로 해당 여론이 얼마나 비합리적인가? 얼마나 무분별한가? 팩트에 대해 얼마나 몰이해에 기반하는 가 등을 기준으로 삼아서는 대응에 실질적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여론은 기본적으로 비합리적이고, 무분별하고, 팩트에 기반하지 않는다 인정해야 보다 안정적인 이슈나 위기관리가 가능해 집니다. 물론 케이스에 따라 여론이 그 반대인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에 대한 정해진 기준이나 원칙은 없다는 점을 이해해야 합니다. 그때 그때 다르고 변화무쌍해서, 최근에는 선별적 분노나 선별적 비판이라는 표현까지 생겨났습니다.

    모 기업에서 상당히 심각한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대표 이하 모든 임직원이 숨을 죽이고 여론의 반응을 살피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흘러도 별반 여론의 반응이 없었습니다. 최초 잔뜩 긴장했던 기업 위기관리팀은 결국 ‘운이 좋았다’는 결론을 내리고, 위기대응의 긴장을 풀었습니다. 관련해서 준비했던 대국민사과나 개선 및 재발방지 방안도 자체적으로만 흐지부지 실행했습니다. 합리성을 기반으로 예상했을 때에는 분명 큰 부정적 여론이 생성될 것으로 보았는데, 웬일인지 여론은 움직이지 않았기 때문이었습니다.

    반대로 모 기업에서 별 것 아닌 것으로 판단하는 작은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사내 모두가 이 문제는 그냥 업계 관행으로 불법도 아니어서 여론의 반응은 미미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여론은 들끓기 시작했습니다. 말 그대로 합리적이지 않고, 무분별하고, 팩트에 대한 이해도 떨어지는 부정 여론이 여기저기 나타난 것이죠. 대표와 임직원들은 부랴부랴 대국민 사과를 해야 했고, 개선 방안을 마련해 발표하기까지 이르렀습니다. 예상과 다른 쪽으로 여론이 움직였기 때문이었지요.

    이 두 케이스에서도 여론을 바라보는 기준은 동일함을 알 수 있습니다. 해당 여론이 얼마나 우리 회사에 위협적인가 여부에 의해 회사의 대응이 바뀌었던 것이죠. 그 외에 해당 여론이 합리적인가, 분별이 있는가, 팩트에 기반하는 가 여부는 대응 의사결정에 큰 참고가 되지 않았던 것입니다.

    물론 이슈나 위기관리 과정에서 최대한 합리적이고, 분별 있고, 팩트에 기반 한 커뮤니케이션은 필요합니다. 그것이 메시지의 품질을 좌우합니다. 하지만, 큰 방향성을 결정하는 데 있어서 여론을 바라보는 가장 중요한 기준은 위협성 여부입니다. 큰 입장을 정리하게 만드는 중요한 외부적 영향력입니다. 문제 발생 시 여론에 대해 비평가로서 왈가왈부하는 시간은 최소화하십시오. 대신 그 여론이 얼마나 위협적인가를 신속히 판단하는 것이 낫습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발생할 문제를 미리 어떻게 알죠? [기업 위기관리 Q&A 274]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회사에 발생될 문제를 발생 전에 미리 확인하는 방법이 있나요? 저희 회사에서도 최근 위기관리 체계를 구축하느냐 여럿이 팀을 이루어 고민 중인데요. 회사와 관련해 발생할 수 있는 위기나 이슈들을 사전에 파악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요?”

    컨설턴트의 답변

    일단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자사에게 발생 가능한 위기나 이슈의 유형에 대해서는 최대한 사전 파악이 가능합니다. 그러나, 상상하시는 것과 같이 100% 세부적인 발생 상황과 내용을 구체적으로까지 미리 점칠 수는 없습니다.

    그래도 발생 가능성이 높은 위기나 이슈의 성격과 유형들을 미리 파악하는 것만으로도 향후 위기관리에는 큰 도움이 됩니다. 더 나아가 평소 발생가능성이 높은 위기나 이슈들에 익숙해 있으면, 실제 그 외의 다른 유형의 돌발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대응에는 큰 무리나 어려움이 없게 됩니다. 위기나 이슈는 발생 상황이나 유형만 다를 뿐, 그에 대응하는 원칙이나 프로세스 그리고 실행 방식 간에는 큰 다름이 없기 때문입니다.

    대체적으로 자사에게 발생 가능한 위기나 이슈를 사전에 파악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기존에 자사에게 발생되었던 실제 위기나 이슈들을 리스팅 해서 분석해 보아야 합니다. 하늘 아래 새로운 위기나 이슈란 없습니다. 대부분의 것이 전례가 있고, 그 전례가 반복되는 것이 현실입니다. 따라서 예전 자사가 경험한 것들에 대한 이해와 분석은 꼭 필요 합니다.

    두번째, 경쟁사나 최근 다른 기업의 위기나 이슈 사례들을 점검해야 합니다. 환경이나 관행이 바뀌어서 발생되는 트렌드 등은 분명 존재합니다. 그 트렌드를 잘 파악해 자사의 상황에 대입해 보는 노력은 매우 의미 있는 것입니다. 그야말로 앞으로 자사에서도 발생 가능한 성격의 것들이기 때문입니다.

    세번째, 실무그룹별로 심층인터뷰를 해보거나, 광범위한 서베이를 진행해 보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자사에게 발생 가능한 위기와 이슈에 대해서는 실무자들만큼 세부적으로 정확하게 잘 아는 그룹이 없습니다. 위기관리 명언을 보아도 ‘대부분의 위기는 직원들의 책상 서랍속에 존재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입니다. 숨겨져 있는 것들을 책상위로 내어 놓기만 해도 회사차원에서는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네번째로 외부 이해관계자들을 통한 소프트 사운딩도 도움이 됩니다. 이는 특히 자사가 관리하고 있는 이해관계자들로부터의 리스닝을 통해 문제 발생 가능성을 찾아 내는 것이라 의미가 있습니다. 관계 및 외부 인식과 관련된 문제들을 다양하게 찾아 낼 수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자사의 위기관리 자산에 대한 평가도 일부 가능합니다. 누가 우호적인지 아닌지 파악할 수 있게 되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더한다면 VIP및 최고경영진의 시각이나 방향성을 파악하는 것도 향후 발생 가능한 위기나 이슈 파악에 도움이 됩니다. 실질적으로는 그분들이 자사의 위기를 정의하는 그룹이기 때문입니다. 그들의 정의(definition)를 잘 살펴보면 이전 진행했던 진단 결과에 대한 우선순위와 쇼트 리스트가 추려 질 것입니다. 이런 다양하고 입체적인 노력을 통한다면, 향후 자사에게 발생될 문제들에 대한 큰 그림은 충분히 구경할 수 있을 것입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위기 후 명성 회복은 어떻게? [기업 위기관리 Q&A 260]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작년에 저희 회사가 큰 위기를 겪고 나서 이제야 좀 상황이 나아져 가는 것 같습니다. 회사에서는 이제 명성관리를 해서 훼손된 명성을 다시 재건하자는 논의가 진행 중입니다. 여러 아이디어들이 나오는 데요. 위기 이후 명성은 어떻게 다시 회복시킬 수 있을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많은 기업들이 위기 이후 명성관리에 대한 고민을 합니다. 사업 연속성 차원에서 훼손된 명성을 보유한 채 아무렇지도 않게 이전과 같이 비즈니스를 영위하기는 어렵기 때문입니다. 경영진은 종종 ‘우리 회사는 원래 그런 회사가 아니었다. 지난 위기 때문에 회사가 그런 식으로 비춰졌을 뿐이다. 실체를 똑바로 알리면 다시 명성이 재건될 것이다’는 확신을 가지기도 합니다.

    그런 기업은 대부분 위기 이후까지도 내부에서 억울함이나 답답함을 토로합니다. 위기관리를 잘 못 해서 자사의 명성이 훼손된 경우라도, 실제로는 공중들이 인식하는 것 보다 훨씬 좋은 회사인데 실수도 하고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기 때문에 명성에 금이 갔다고 보는 것이죠. 위기관리 실패를 위기의 핵심이라고 보는 셈입니다.

    이런 환경에서는 제대로 된 명성회복 활동이 실행되지 못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완전하게 지난 위기 상황에 대한 내부 정의가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자사가 경험한 위기관리 실패의 핵심 원인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내부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지 않다면 명성회복은 더욱 어렵습니다.

    예를 들어 지난 위기에 대하여 ‘우리가 운이 나빴다’ ‘참 억울했던 위기였다’ ‘우리는 희생양이었고 마녀 사냥의 대상이었을 뿐이다’는 식의 정의를 사후까지 가지고 있다면 정상적인 명성회복은 불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위기관리의 실패나 실수에 대해서도 ‘그런 실수는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우리가 준비가 안되어 있어서 그렇지, 준비만 되어 있었다면 제대로 대응할 수 있었을 것이다’ ‘누구라도 그런 경우에는 제대로 위기관리를 하지 못했을 것인다’는 식의 공감대가 내부에 존재한다면 명성회복은 정말 어렵습니다.

    성공적인 명성회복이 기획되고 실행되려면 가장 먼저 지난 위기를 정확하게 복기하고 내부적으로 건강한 정의를 내려야 합니다. 그 위기가 정확하게 어떤 것이었다는 정의 내리기가 필요합니다. 그 정의가 내려져야만 기업 구성원들은 그 위기와 올바르게 마주하게 됩니다. 지난 위기를 제대로 마주할 수 있어야 명성회복의 핵심과 주제도 확정할 수 있습니다.

    위기관리 과정에서의 중요한 문제가 있었다면 그 원인 또한 정확하게 짚어 내야 합니다. 내부 정치적이거나 상호 관계에 의한 자의적 원인 규명이 아니라, 왜 지난 위기관리가 유효하지 못했는가에 대한 객관적 공감대를 형성해야 합니다. 그래야 명성회복을 위한 실행 방식 결정도 가능하게 됩니다.

    문제는 이런 사후에 필요 한 올바른 정의와 원인에 대한 규명 단계가 생략된 채 명성 회복에 나서는 경우입니다. 그런 경우 대부분 지난 위기의 핵심 주제는 외면한 채 ‘이미지’ 중심의 분 바르기가 시도됩니다. 공중이 왜 그런 인식을 가지게 되었는지 보다는 앞으로 어떤 이미지로 비춰져야 할지를 더 고민합니다. 이후 공감대가 생략된 채 다양한 창조성이 실행과 연결됩니다. 이는 마치 중병을 앓고 난 환자가 그 병의 원인을 찾아 완전 치유하려는 노력은 생략 한 채 다시 화장을 하고 새롭게 멋진 옷을 걸치려 하는 모양새와 같습니다. 일의 순서를 생략하면 다시 문제가 돌아옵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밀레니얼과의 위기관리는 어떻게? [기업 위기관리 Q&A 257]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 회사에도 90년대생 직원이 이제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런 밀레니얼 직원들과의 일상 업무는 어떻게든 진행 되는데, 위기관리 업무가 힘듭니다. 가이드라인도 종종 먹히지 않을 때가 있고요. 심지어 그들이 위기가 되기도 합니다. 앞으로 이들과의 위기관리를 어떻게 해야 할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상당히 여러 회사에서 유사한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밀레니얼 세대가 계속 입사하면서 이전 세대와의 세대차는 물론, 업무방식과 기업문화가 변화해야 한다는 요구가 늘고 있습니다. 기업 차원에서 변화라는 것은 언제나 필수적인 숙제입니다. 변화하지 않는 기업이 문제이지, 변화하는 기업이 문제인 것 같지는 않습니다.

    질문에서 위기관리에 있어 밀레니얼 세대와의 협업의 어려움을 이야기 하셨습니다. 일단 가장 많은 고민이 그들에게는 이전과 같이 가이드라인이 제대로 먹히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개인의 소셜미디어 사용에 있어서도 밀레니얼 세대에게는 이전 같은 회사의 가이드라인이 자칫 감시나 간섭으로까지 받아들여 진다고 하소연합니다.

    일부 기업에서는 직원이 이제 기자인 세상이 되어 버렸다는 이야기를 할 정도입니다. 회사 행사 내용이나 회의 내용, 조회나 회식의 상황도 종종 온라인이나 소셜미디어에 공개 되고 있으니까 그런 이야기를 하는 것 같습니다. 경영진이나 팀장의 일거수 일투족이 투명하게 공개되고 있다며, 이런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고민하는 것입니다.

    예전같이 ‘회사 내 정보나 내부 상황에 대해서는 외부로 공개하지 않아야 한다’는 가이드라인이 최근에는 하찮게 여겨지고 있습니다. 그 때문에 외부 위기 보다, 내부 발 위기가 회사 위기 유형 우선순위 상단을 차지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와중에도 하루가 멀다 하고 블라인드에서는 여러 회사 경영진들에 대한 뒷담화가 꽃을 핍니다. 그 중 심각한 내용들이 언론에 기사화가 됩니다.

    요즘 직원들은 애사심이 없는 것 같다. 밀레니얼은 가이드라인을 우습게 아는 게 문제다. 아주 몰지각하고 무책임한 직원들이 너무 많아졌다. 일부 기업 임원들은 이렇게 불만을 토로합니다. 위기관리 관점에서 이런 시각에는 기본적인 교정과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일단 위기관리를 위한 가이드라인은 일선 직원들에게 필요하다 하기 전에 대표이사와 임원들이 먼저 채화(體化)해야 하는 것입니다. 상위 1%가 위기관리 가이드라인을 완벽하게 준수하고, 이를 먼저 체화 해서 일상적인 행동과 말을 관리 해 나가는 것이 맞습니다. 최근 발생하는 내부 발 이슈나 위기의 핵심을 보십시오. 말단 직원들이 함부로 말을 옮기기 때문에 위기가 발생했다고 보기 보다는, 그들이 말을 옮겨야겠다 생각이 들 정도로 심각한 위기관리 가이드라인에 반하는 내부자 언행이 선행되었기 때문에 위기가 발생 했을 것입니다.

    단순하게 직원을 기자로 생각해 보십시오. 기자들을 모아 놓고 하지 못할 말이면 직원들에게도 하면 안 된다고 생각하십시오. 부정기사를 좋아하는(?) 기자에 대응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기사가치가 있는 부정이슈를 만들지 않는 것입니다. 외부로 말을 옮기는 직원들에게 대응하는 가장 좋은 방법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상위 1%가 외부로 옮겨도 좋을 말과 행동만 하시면 됩니다. PC(정치적 정도), 회사의 원칙, 준비된 메시지들이 그 재료입니다.

    밀레니얼 직원들에게 가이드라인을 제시하시기 전에 상위 1%가 먼저 가이드라인 대로 언행을 관리하셔야 합니다. 가이드라인은 가장 소중한 구명정(life saver)입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회장님의 허심탄회는 왜 위험한가요? [기업 위기관리 Q&A 255]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회장님께서 오랜만에 젊은 직원들과 자리를 만들어 회사 비전이나 여러 가치들에 대한 이야기를 직접 하셨습니다. 근데 회장님 간담회가 끝난 뒤 블라인드를 보니 직원들의 호평보다 악평이 훨씬 더 많습니다. 회장님께서는 허심탄회 하게 말씀하셨는데 이게 이리 위험 한 건가요?”

    컨설턴트의 답변

    일단 질문과 같이 ‘허심탄회(虛心坦懷)’라는 말의 의미에 대해 같이 생각해 보시지요. 한자 그대로 뜻을 풀어보면 ‘마음을 비우고 생각을 터 놓는다’는 의미가 되겠습니다. 이는 조직이나 기업 커뮤니케이션 시각에서 보면 근본적으로 심각한 위험성을 내재한 의미입니다. ‘마음을 비운다’는 의미만 보아도 그렇습니다. 회장님과 직원 간의 간담회에서 대체 누가 마음을 비웠을까요?

    주요 화자인 회장께서는 실제로 비웠을까요? 아무런 목적이나 의도 없이 직원 간담회를 자처하지는 않으셨으니 일단 완전하게 마음이 비워져 있는 상태는 아니었을 겁니다. 직원들은 어떨까요? 어떻게 회장님과 다른 동료 상사 앞에서 마음을 비울 수 있었을까요? 현실적이지 않았을 겁니다.

    ‘생각을 터 놓는다’는 말의 의미도 그렇습니다. 회장님과 직원들 간에 생각을 터 놓는 말 그대로의 브레인 스토밍이나 자유 토론이 가능할 수 있을까요? 모두 그런 것이 가능해야 한다고는 하지만, 실제로 가능 했을까는 의문입니다. 기업 커뮤니케이션은 그런 것들이 가능하지 않다는 전제에서 시작합니다.

    당연히 전혀 ‘허심탄회’하지 못한 상황에서 상호 커뮤니케이션을 시도하다 보니 예상하지 못했던 결과가 발생된 것입니다. 사실 그런 결과를 간담회 실무자들이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면 그것도 문제입니다. 모든 기업 커뮤니케이션은 철저하게 준비된 후 다양한 결과 시나리오를 가지고 실행에 접근해야 합니다. 그렇게 해도 예상치 못한 변수들이 불거집니다.

    기업 커뮤니케이션으로서 회장님의 직원 간담회가 제대로 실행되기 위해서는, 그 전에 많은 준비가 선행되었어야 합니다. 회장님이 어떤 핵심 메시지와 관련 근거들을 준비하셨는가를 확인하는 노력은 매우 중요합니다. 그 메시지들과 근거들이 현재 직원들 눈높이에 적절한가를 검증할 수 있었으면 좋았을 것입니다.

    직원들에게 주요 질문을 사전에 물어 정리해 회장님과 함께 준비하는 시간을 보냈어야 할 것입니다. 일부 회장께서 아무 준비 없이 즉석에서 질문하고 답하는 모습을 진정성이라 생각하시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즉석 질의 응답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더 수많은 질의 응답 준비를 해야 합니다. 아무 준비 없이 질문을 받아서는 제대로 된 답은 커녕 실수를 막을 수 없습니다.

    준비되지 않은 커뮤니케이션은 기업 커뮤니케이션으로서 가치가 없습니다. 오히려 문제를 초래하고, 갈등만 부추깁니다. 최근 블라인드에서 사내 행사 내용이나 VIP와 임원의 설화가 많이 언급됩니다. 회사에서는 직원들이 무분별하다 혀를 찹니다. 젊은 직원들은 애사심이 없다, 회사 규정이나 윗 사람들을 무서워하지 않아 문제라고 합니다.

    그러나, 준비되지 않은 커뮤니케이션을 한 주체가 더 문제일 수 있다고 생각해야 합니다. 철저하게 준비되고, 검증된 메시지만 가지고 회사 비전과 가치를 이야기했을 때에도 블라인드에 악평이 주를 이룬다면 그 때에는 그 직원들의 문제를 이야기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아직도 존재하지 않을 허심탄회를 꿈꾸며 준비되지 않은 소통의 장을 여는 기업이 많습니다. 문제는 그 곳에 있습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일단 기부금을 좀 보낼까요? [기업 위기관리 Q&A 244]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최근 국가 재난 상황에서 여러 회사들이 앞다투어 지역에 기부금을 보내고 있더군요. 저희 회사에서도 기부금을 보내야 하지 않겠냐 하는 이야기가 있네요. 일단 다른 회사처럼 기부를 좀 해야 하겠지요. 그게 맞겠지요?”

    컨설턴트의 답변

    기업이 재난으로 인해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을 돕는 것은 사회적 책임을 넘어 어찌 보면 당연한 기업의 태도라고 생각합니다. 이미 오래 전부터 대표적 기업들은 어려운 시기에 매번 어려운 국민들을 도와 왔습니다. 각 기업마다 기부금 규모나 기부 형식에 있어 다름은 있지만, 전반적으로 그런 활동에 있어 문제가 있다는 시각은 없어 보입니다.

    그러나, 사회적 책임을 넘어 사회적 가치 창출 시각으로 볼 때 기업의 그런 기부 활동을 어떻게 바라보는 것이 좀더 전략적인가 하는 고민은 필요하다 생각합니다. 물론 국가 재난 시 당연히 기부를 해야 한다는 사내 원칙이나 전례가 있다면, 그에 대한 문제까지 제기하자는 의미는 아닙니다. 그것은 그 대로 전통을 지켜 나가면 됩니다.

    그 외 일부 기업 중 사회적 책임이나 사회적 가치 창출 차원에서 무언가를 계획하고 있을 때는 한번 생각해 볼 주제가 있습니다. 국가적 재난이 발생했습니다. 특정 지역에서 어려운 상황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많은 기업이 해당 지역의 어려운 사람들을 돕기 시작합니다. 자사에서도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그냥 다른 기업처럼 기부금을 마련해 전달합니다. 그리고는 사회적 책임을 다했고, 자사가 사회적 가치 창출에 일조했다고 합니다. 이게 전부일까요?

    사회적 가치 차원에서 생각할 때 가장 중요한 핵심은 자사 주변에서 자사에게 영향을 주는 이해관계자들(stakeholders)입니다. 그 이해관계자는 직원이 될 수도 있습니다. 거래처가 될 수도 있습니다. 고객들이 될 수도 있고, 지역 커뮤니티, 투자자, 시민단체, 정부기관, 언론 등 다양한 그룹이 있을 것입니다.

    국가적 재난 상태에서 기업이 가장 먼저 돌아보아야 하는 대상은 바로 그런 이해관계자일 것입니다. 만약 해당 상황에서 가장 심각한 피해를 입고 있는 이해관계자가 고객 그 중에서도 소상공인들이라면, 해당 기업은 어떤 순서로 사회적 책임이나 가치를 창출해야 할까요?

    당연히 그런 이해관계자를 먼저 도와야 할 것입니다. 그 대상이 지역 커뮤니티라면 그 커뮤니티에 먼저 지원을 집중해야 할 것입니다. 고객 소상공인이 울고 있다면 해당 기업은 그들에게 먼저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야 합니다. 직원들이 아파한다면 직원이 그 대상이 될 것입니다.

    여기에서 핵심은 가까운 이해관계자들을 돌아보고, 그들의 문제나 고통을 해결해 주려는 노력이 항상 우선적으로 진행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퍼블리시티 차원에서 가치 있는 외부 기부나 봉사는 그 다음입니다.

    가족에 비유해 보시죠. 가장 먼저 챙겨야 하는 어머니, 자녀, 부모, 형제 자매, 그리고 친구, 선배, 선생님, 지인과의 관계는 생략 한 채, 외부 봉사나 기부에만 신경 쓰는 아버지가 있다면 어떨지 상상해 보시죠. 물론 가장 좋은 것은 주변 모든 이해관계자와의 긍정적 관계를 기반으로 기업이 다양한 기부와 봉사를 통해 사회적 가치를 극대화시키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 좋은 일에도 분명 우선순위는 필요합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오버 커뮤니케이션 하라고요? [기업 위기관리 Q&A 228]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 위기상황에서 오버 커뮤니케이션 하라는 의미가 무엇인지 모르겠습니다. 위기가 발생하며 대부분 상황이 커뮤니케이션 하기 적절하지 않은 것들이라 상당히 고민스러운데 말이죠. 오버 커뮤니케이션하는 말이 혹시 일반적인 경우보다 훨씬 더 크게 자주 떠들라는 건가요?”

    컨설턴트의 답변

    위기관리를 위해 기업이 오버 커뮤니케이션 해야 한다는 의미에 대해서는 많은 분들이 궁금 해 하시는 개념입니다. 일단 오버 커뮤니케이션의 의미에 대해 살펴보시죠. 위기관리에 있어 오버 커뮤니케이션이란 ‘커뮤니케이션 해야 할 정보와 메시지들을 적절한 수준으로 지속 커뮤니케이션 한다’는 의미라고 볼 수 있습니다. 너무 ‘오버’라는 단어에 주목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기본적으로 위기가 발생하게 되면 정보와 메시지들이 제한되고, 여러 커뮤니케이션에 있어 어려움이 발생되는 데, 그런 상황에 먼저 주목하고 그런 제약을 뛰어넘자 정도의 의미입니다. 즉, 위기 시 ‘오버’는 곧 평시 ‘적절함’과도 일부 통한다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가장 중요한 오버 커뮤니케이션은 위기 시 사내에서 실행되어야 합니다. 모든 보고와 변수들에 대한 커뮤니케이션은 더욱 빠르고 자세하고 빈번하게 이루어 질 필요가 있습니다. 위기관리위원회와 최고의사결정자 간에도 오버 커뮤니케이션은 중요합니다. 위기 시 최고의사결정자가 커튼 뒤로 숨어 버리는 경우에는 어떤 조직도 제대로 된 위기관리는 불가능합니다.

    최고의사결정자 스스로가 자신이 바라보는 위기에 대해 먼저 이야기해야 합니다. 위기관리에 있어 따라야 하는 중요한 원칙과 철학을 자신의 입으로 이야기해 주어야 합니다. 모든 조언들을 어떤 기준으로 가지고 판단하고 싶은지에 대해서도 위기관리위원회에 이야기해 주어야 합니다. 최고의사결정자가 커뮤니케이션 하지 않고, 듣기만 해서는 어떤 위기관리도 가능해지지 않습니다. 시간만 흘러 상황만 악화됩니다.

    결정된 대응 지시 사항에 대해서도 사내적으로는 사일로를 넘어 부서간 긴밀한 오버 커뮤니케이션이 진행될 필요가 있습니다. 서로가 무엇을 누구와 어떻게 하고 있는지에 대한 커뮤니케이션도 필요합니다. 현장 반응에 대한 보고와 공유도 빈번할수록 좋습니다. 시시각각 변해가는 상황변화는 따라가기에도 벅찹니다. 오버 커뮤니케이션이 없으면 따라가는 것도 결국 포기할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외부로의 오버 커뮤니케이션도 마찬가지입니다. 이해관계자 우선순위가 세워지면 각 이해관계자별로 주어진 창구들은 최대한 오버 커뮤니케이션 할 필요가 있습니다. 전략적으로 만들어진 메시지가 있다면 더욱 더 오버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합니다. 위기관리를 위한 커뮤니케이션을 얼마나 열성을 가지고 하는지를 보는 이해관계자들은 그를 통해 기업의 진정성을 느끼게 됩니다.

    물론 로우 프로파일이 전략인 경우도 있을 수 있습니다. 이 때 외부로의 오버 커뮤니케이션은 적절하지 않은 것이 당연합니다. 하지만, 이런 로우 프로파일의 경우에도 지속적 전략 스탠스를 유지하기 위한 내부 커뮤니케이션은 오버로 진행될 필요가 있습니다. 자사의 로우 프로파일 전략이 제대로 효과를 발휘하고 있는지에 대한 분석을 기반으로 하는 내부의 오버 커뮤니케이션입니다.

    결국 위기관리는 내부적으로는 엄청난 오버 커뮤니케이션이 기반이 됩니다. 외부로의 커뮤니케이션은 전략적 선택으로 인해 갈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조직 구성원간의 커뮤니케이션, 특히 최고의사결정자의 리더십을 기반으로 하는 커뮤니케이션은 오버에 오버를 더 해 진행되어도 괜찮습니다. 숨거나 침묵하는 리더들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이 핵심입니다. 커뮤니케이션 합시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철학과 원칙? 그게 됩니까? [기업 위기관리 Q&A 227]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전문가들께서 위기 발생 시에는 기업의 철학과 원칙을 떠 올려 그를 기반으로 의사결정 하라는 조언을 하시는데요. 저희가 볼 때에는 그게 좀 교과서적인 것 같아서요. 그렇게 의사결정 하는 기업이 있을까요? 저희 회장님께 그렇게 말씀 드리기가 사실 어렵습니다.”

    컨설턴트의 답변

    기업이 위기관리를 위해 의사결정 할 때 기존에 자랑하던 자사의 기업 철학과 원칙을 기억하라는 이야기는 아주 오래되고 중요한 위기관리 전략 중 하나입니다. 왜 전략이라 하나면 실제 이를 실행 한 상당 케이스들이 성공적이었다고 평가 받는 검증된 위기관리 방식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기업도 다양한 유형으로 나뉩니다. 일단 기존에 뚜렷한 자사의 철학과 원칙이 존재하지 않는 기업도 있을 수 있습니다. 위기가 발생했다고 해서 뚜렷하지 않은 기업 철학이나 원칙을 만들어 낼 수도 없는 유형입니다.

    이런 경우 대부분은 당시 상황 논리를 기반으로 자사 입장에서 문제를 해결 해 보려 시도합니다. 위기관리 실행 방식을 보면 상당 부분이 안정적이지 않고, 이해관계자의 생각과도 다른 면이 많은 약간 어리둥절하게 되는 대응을 하는 기업의 유형입니다.

    두 번째는 평소 내세우는 철학과 원칙은 있는데, 그 것이 평시나 위기 시 의사결정에 큰 영향을 주지는 못하는 경우입니다. 입사시험이나 임직원 교육 때에는 특정 철학과 원칙이 담긴 키워드를 공유하고는 합니다. 하지만 임직원 모두 그것은 우리가 우리를 홍보하는 컨셉이고, 사업은 사업이니 그걸 연관시키는 것은 좀 무리라는 생각을 합니다.

    이런 기업의 경우에도 위기관리 방식을 보면 이랬다 저랬다 하는 경우가 보입니다. 유사한 위기 상황에서도 몇 년 전에는 고객 입장에서 흔쾌히 위기를 관리했지만, 올해에는 그냥 스리슬쩍 상황을 모면하려는 시도를 하는 다른 실행을 보입니다. 그 때 그 때 다른 것이죠. 철학과 원칙은 회사 회의실이나 강당 액자에만 쓰여 있다는 생각을 일부가 하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창업주나 본사의 강력한 의지로 수십 년간 자사 철학과 원칙이 공고히 공유되어 오는 기업도 있습니다. 대부분 큰 의사결정은 그런 방향성을 가지고 진행됩니다. 물론 위기가 발생했을 때는 더더욱 그런 철학과 원칙을 임직원이 상기합니다. 고객, 안전, 위생, 신뢰, 품질, 혁신, 사랑, 행복. 등과 같은 판단기준이 위기 상황과 이해관계자들에게 제대로 적용됩니다.

    이런 경우 위기관리는 실패하는 것이 더 어렵습니다. 상당히 아이러니 한 것이죠. 위기를 맞은 기업이 수십 년간 자신이 주창했던 철학과 원칙을 가지고 문제를 푼다는 데 이에 대해 비판이나 반대하는 이해관계자는 있을 수 없습니다.

    경영, 회계적으로 보아도 마지막 유형과 같은 기업이 사후 예후도 좋습니다. 그런 경우 사후에 이미지 관리나 명성 제고에 엄청난 예산을 쓸 필요가 없기 때문입니다. 장기화 되는 갈등을 풀기 위해 필요한 엄청난 로펌 비용을 들이지 않아도 됩니다. 지키지 못한 자사 철학과 원칙을 새로 바꾸면서 대규모 TV광고를 하지 않아도 될 것입니다.

    주어진 상황을 모면만해서는 사후 비용과 부담은 줄일 수 없습니다. 수 십 년 쌓아 온 자사의 명성 자산도 하루 아침에 물거품이 됩니다. 또 다시 그 배의 노력과 예산이 필요하게 됩니다. 그 와중에 회사의 상황은 악화됩니다. 허물어진 이미지 때문에 좋은 인력이나 투자자들이 모이지 않습니다. 회사를 다니는 직원이나 거래처도 회사를 창피해 하게 됩니다. 기업의 철학과 원칙을 지켜내는 것은 그래서 중요합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모종의 음모가 있다네요? [기업 위기관리 Q&A 226]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 회장님께서 이번 이슈는 정치권과 연결된 모종의 음모 때문에 우리가 희생양이 된 것이라 하십니다. 별 문제거리도 아닌데 그렇게 크게 이슈화 되고, 그로 인해 저희가 엄청난 피해를 보았거든요. 이 음모론이라는 시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컨설턴트의 답변

    위기가 발생하게 되면 종종 내부에서 이야기되는 것이 바로 그런 음모론에 대한 것입니다. 경쟁사의 음모다, 일부 온라인 인플루언서들에게 잘 못 보여 그렇다. 정치권에서 반대 진영이 음모를 꾸민 것이다. NGO나 여러 단체들이 작당해서 우리를 괴롭히고 있다. 위기의 원점인 직원이 모측의 사주를 받았다. 이런 시각이 대부분 음모론을 구성하고는 합니다.

    그런 음모론이 사실이라면, 그 음모론의 주체는 매우 전지전능한 상대일 것입니다. 우리 회사는 하지 못할 것을 뚝딱 해 내는 실력이 있는 셈이죠. 그 속에는 경쟁사가 우리보다 훨씬 강하다는 의식이 전제되어 있습니다. 온라인 인플루언서나, 정치적 반대 진영, NGO나 단체 그리고 모측의 사주를 받은 직원은 자유자재로 여론을 움직이고, 주변 이해관계자까지 끌어 들이면서 현란하게 음모를 실행하고 있는 것이니까요.

    우리 회사는 움직이기 어려워하는 언론을 상대는 쉽게 움직여 우리 회사를 공격하는 것 같습니다. 온라인 여론도 모종의 기법을 사용해 극대화시켜 버리죠. 미상의 그들은 정치권이나 검찰, 국세청, 식약처, 관세청 할 것 없이 가능한 규제기관을 다 동원하기도 합니다. 세상에 어떻게 그게 가능할까요?

    일단, 상식적이고 합리적으로 그렇게 전지전능한 상대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일부 능력이 있다 해도 우리 회사를 상대로 그렇게 다양한 준비와 시나리오를 짜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것이 쉽지는 않습니다. 상대가 그렇게 큰 도박이나 투자를 해 얻을 수 있는 것이 사실 무엇인지 알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별문제 아닌 것이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되었다 하는데요. 실제로 별문제 아닌 것은 그렇게 크게 사회 문제가 될 수 없습니다. 일단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되었다면, 별문제가 아니었던 것은 아닌 것이죠. 일부 문제가 있었다 해도, 그 일부가 사회적으로 큰 문제로 보이게 될 합리적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별 이유 없이 큰 문제가 되기는 어렵다는 것이죠.

    일반적으로 관리하기 어려운 대형 위기나 이슈에는 그렇게 음모론을 제기하게 되면 내부에서는 좀더 받아들이기 편안해지는 것 같습니다. 제대로 준비하거나, 대응하지 못한 위기에 대해 ‘자연재해였으니 어쩔 수 없었다’ ‘그 누구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할 성격의 위기였다’ ‘이번 위기는 불가항력이었다’ 이런 식으로 평가해야 마음이 편한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나, 좀더 관심 두어야 할 부분은 해당 상황을 좀 더 객관적으로 보는 태도입니다. 음모론을 전제하면 모든 상황이 편향적으로 보이게 됩니다. 이해관계자의 입장과 메시지를 색안경 쓰고 보게 되지요.

    당연히 그런 위기는 제대로 관리되지 않습니다. 그 위기관리로부터 배워야 하는 많은 값비싼 가치들도 흘려 보내게 됩니다. 어떻게 보면 음모론 보다 그런 부작용들이 더 무서운 것 아닌가 합니다. 위기를 관리할 수 없게 만드는 태도 그 자체 말입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