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그] 이해관계자 커뮤니케이션

  • 기사를 좀 내서 방어를 할까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 회사에 대하여 좋지 않은 기사들이 자꾸 생겨나고 있습니다. 그 소스가 어디인지 잘 모르겠는데, 계속 기자들이 회사를 여러 각도로 비판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여러 언론 지인들을 통해 회사 관련 한 긍정적 기사들을 압도적으로 만들어 내려고 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시나요?”

    컨설턴트의 답변

    대부분 기업에서 유사한 상황파악을 기반으로 실행하는 방식이 바로 그런 대응입니다. 부정기사가 계속해서 나오면 사내에서는 경영진이 “왜 자꾸 이렇게 좋지 않은 기사가 나오는 건가?”하는 반응을 보이기 시작합니다. 그에 이어서 “우리도 반대로 좀 긍정적인 기사들을 만들어 내 방어하자”는 의견이 따라 생겨나지요.

    얼핏 보면 그런 대응이 효과가 있어 보입니다. 공격하는 쪽에서 부정 기사를 만들어 내는 것과 똑같이 ‘이에는 이, 눈에는 눈’ 개념으로 대응하자는 것이지요. 신속히 자사와 관련된 긍정 기사들을 쏟아 내어 자사 관련 부정 기사들을 덮어 버리면 될 것이라 생각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슈나 위기관리에는 분명한 우선순위라는 것이 있습니다. 계속해서 부정 기사가 이어진다면, 그 각각의 기사에서 다루고 있는 핵심 문제들을 먼저 들여다볼 필요가 있습니다. 사내에서 누가 이 기사의 소스인지 찾는 것 보다 훨씬 더 중요하고 우선적인 일이 그 문제 자체에 대한 회사의 입장과 시각을 정리해 보는 것입니다.

    기사가 지적한 내용이 사실일 수 있습니다. 반대로 사실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그 중 일부만 사실인 경우도 많습니다. 기자의 해석이 좀 독특할 수도 있습니다. 기자가 억지를 부리는 느낌이 날 때도 있습니다. 그에 대한 반박이 쉽게 가능한 경우도 있습니다. 반박할 수 없을 만큼 뼈 아픈 경우도 있습니다. 반박해야 할 가치가 없는 경우도 있고, 반박하면 갈등이 더 커질 경우도 있습니다.

    이와 같이 기사 내 문제와 관련 한 다양한 경우의 수를 먼저 고민해야 합니다. 그러한 고민을 기반으로 홍보창구에서는 적극적으로 기자들과 자사의 입장을 커뮤니케이션해야 합니다. 물론 그 부정 기사를 쓴 기자와 데스크에게도 열심히 커뮤니케이션 할 필요가 있습니다. 일단 기자가 사실을 모르면 계속해서 같은 생각을 반복하는 법입니다. 일단 정확하게 사실을 알게 되면 같은 생각을 반복하는 것은 멈추게 할 수 있습니다.

    여러 가능한 대응 입장을 먼저 만드십시오. 그리고 그 입장을 최대한 기술적으로 커뮤니케이션 하십시오. 그러한 선제적 노력이 상당 수준 이루어진 다음에 긍정 기사와 관련 한 고민을 시작해도 늦지 않습니다. 그 이후의 긍정 기사 개발은 이미 사실관계를 잘 이해하게 된 기자들을 통해서도 충분히 가능하게 됩니다. 보다 정확한 기사를 쓰고 싶어하는 기자들을 타겟으로 하십시오.

    부정 기사가 나오니 우리도 무조건 긍정 기사를 만들어 대응하자는 생각은 일단 프로의 생각은 아닙니다. 먼저 마땅히 해야 할 것을 한 후, 보다 우호적 환경에서 그런 노력이 가능하기도 하고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별 해명이나 개선 노력 없이 갑작스러운 맥락의 긍정기사가 쏟아질 리도 없지만, 그런 기사가 나오더라도 그 효과는 미미할 것입니다. 독자나 언론을 포함한 여러 이해관계자들은 그리 단순하거나 만만한 대상이 아닙니다. 순리를 따라야 성공한다는 말을 기억하십시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회사의 대변인 체계는 어떻게?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 회사도 이제 사업 규모가 커져서 외부 언론이나 각종 기관 등과의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회사 대변인 체계를 구축하려고 합니다. 이전에는 홍보실 담당자가 주로 창구 역할을 했는데요. 좀더 체계를 갖추려면 어떤 구조가 좋을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기업에서는 ‘창구 일원화’라는 가치에 기반해 대변인 체계를 구축하고 있는데요. 그 형태는 목적과 내부 사정에 따라 다양합니다. 일단 창구 일원화라는 것은 회사를 대표해 특정 이해관계자와 커뮤니케이션 하는 역할과 책임을 특정 부서나 직급자에게 일임한다는 개념입니다.

    그러나 창구 일원화를 도입한 기업의 의도는 다양합니다. 대표를 비롯한 주요 경영진과 팀장들이 언론이나 이해관계자와 사적 커뮤니케이션을 해서 부정 이슈를 만들기 때문에 창구 통제 개념으로 일원화를 추진하는 경우가 제일 흔합니다. 소위 말하는 이슈관리나 위기관리 관점의 접근이지요.

    반면 질문 같이 주요 이해관계자들과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창구 일원화를 생각하는 곳들도 있습니다. 그런 경우 대변인을 각 부서나 분야별로 선정하여 일정 훈련과정을 거쳐 활용합니다. 이때 창구 일원화 개념은 단순 ‘원 윈도우’ 보다, 통합적으로 관리되는 ‘멀티 윈도우스’로 구현된 것이지요.

    각각에는 당연히 장단점이 공히 존재합니다. 원 윈도우 체계에서는 기업 스스로 최대한 노이즈나 사적 메시지를 배제시킬 수 있다는 장점이 가장 큽니다. 만약 원 윈도우 전략에 반해 사적 메시지를 내는 구성원이 있을 경우 원칙에 따라 처벌도 가능하게 됩니다.

    그러나, 이해관계자로부터는 정확하고 충분한 정보를 적시에 해당 창구로부터 얻어내기 어렵다는 불만을 듣게 됩니다. 담당자를 자신과 연결시켜 주면 간단한데, 왜 대변인이 중간에 껴서 일을 복잡하게 하냐 지적합니다. 기업에서는 그 담당자가 훈련되지 않았고 언론 대화 경험도 없어 자칫 실수하거나, 불필요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으니 창구를 거치는 것이 차라리 낫다고 판단하는 것이고요.

    멀티 윈도우스 체계의 가장 큰 장점은 언론이나 이해관계자가 즉각적으로 정확하고 충분한 정보를 입수하기 편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고객정보 관련 내용은 고객정보관리 담당 임원을 취재하면 되고, 품질관련 내용은 품질담당 임원을 취재하면 되는 체계이기 때문입니다. 회사에서는 물론 그 전과정과 사후를 관리해야 하는 부담이 있지만, 분명 이해관계자들과의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은 가능하게 됩니다.

    반면 단점은 여러 분야 사내 대변인을 지속 교육 훈련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인사이동 때 마다 반복해서 대변인 훈련을 제공해야 합니다. 새로운 쟁점이 생겨나면 커뮤니케이션팀이 지원하여 대변인 스스로 해당 주제에 대한 회사 공식입장을 준비할 수 있게 해야 하는 등 평시 노력과 투자가 필요합니다.

    어떤 대변인 체계라도 제대로 관리 개선할 수만 있다면 적용해 볼 가치는 있습니다. 문제는 그런 기준이나 체계에 대한 고민과 설정 없이 ‘아무나’ ‘누구나’ ‘아무렇게나’ 외부 이해관계자들과 커뮤니케이션 하는 체계입니다. 기업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 통제가능한 유일한 자산은 메시지 뿐입니다. 그 메시지를 전달하는 대변인 체계란 그래서 더욱 더 중요합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중대재해법은 어떻게 대응하죠?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올해부터 저희 회사 위기관리 화두는 뭐니뭐니 해도 중대재해처벌법 대응입니다. 이미 여러 회사들이 연초부터 대형 재해를 경험하면서 여론적으로도 중대재해처벌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관점에서 중대재해법은 어떻게 대응하는 것이 좋을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말씀하신 내용 중 중대재해법에 대한 대응이 ‘중대재해 자체’에 대한 대응을 의미하는 것인지 아니면, 그 ‘법의 적용’에 대한 대응을 의미하는 것인지를 확실하게 정의하실 필요가 있겠습니다.

    만약 중대재해 자체에 대한 대응 고민이라면 이전에 이미 해 온 바와 같이 평시 재해 방지 노력을 계속 하시면 되겠습니다. 그것이 아니라 그 법의 적용에 대한 대응을 의미하는 것이라면 그 상담은 로펌과 함께 하셔야 될 사안이라고 봅니다.

    최근 들어 언론을 통해 비춰지는 기업계의 패닉 현상은 아마 기업 스스로 중대재해 자체를 피치못할 상수로 놓고, 그에 대한 법의 적용이 이전 보다 강력해진 것에 대한 두려움에 기반하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위기관리 관점에서 이러한 시각이나 패닉은 적절하지 않은 것입니다.

    중대재해를 방지하기 위한 모든 가용 노력을 지속할 수록 중대재해 발생 가능성은 줄게 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해가 발생되었다면 그 이전 평시 각고의 노력에 대하여 함께 커뮤니케이션 해야 회사가 정상참작을 받을 수 있게 됩니다. 회사는 중대한 법적 책임과 거리를 둘 수 있게 되며, 그에 따르는 윤리적 여론적 비판에서도 비교적 자유로워질 수 있습니다. 그 과정을 관리하는 것이 곧 위기관리입니다.

    만약 그와 반대로 평시 중대재해를 방지하기 위한 적절한 노력이 선행되지 않는다면, 사고의 발생 가능성은 극대화되기 마련입니다. 당연히 그 때마다 중대한 법적책임은 물론 윤리적 여론적 비판과 비난으로 회사의 위기관리는 실패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떠밀리게 되는 것이지요.

    중대재해법 이전과 이후에 자사에서 달라져야 하는 것이 무엇이 있겠는가 하는 질문에 새로운 답변이 있다면 그것은 어쩌면 지금까지 제대로 된 재해 발생 방지나 대비 노력이 부족했다는 의미일 것입니다. 중대재해법 이전과 이후에 크게 달라질 것은 없습니다. 이전과 같이 해 왔던 노력을 일관되게 지속하면 됩니다.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관점에서도 그 이전과 이후는 동일합니다. 새로울 것이 없습니다.

    단, 최근 기업의 패닉을 감안하여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차원의 점검 분야를 꼭 하나 꼽으라면, 보다 체계적이고 문제해결 중심의 커뮤니케이션이 재해 발생 직후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 정도입니다. 이를 통해 해당 사고와 그에 대한 회사의 태도를 제대로 이해관계자와 사회 구성원 모두에게 커뮤니케이션 해서 사회적 주목도를 단기간에 해소시켜야 할 것입니다.

    대부분 사고 이후 커뮤니케이션에 실패하는 기업의 경우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체계에 문제가 많습니다. 시점, 순서, 대상, 방식, 메시지, 태도 등이 시회 구성원들에게 만족스럽게 비춰지지 않고, 오히려 부정적 방면으로 그들을 자극합니다. 커뮤니케이션 방식과 방향에 있어서도 실패한 기업은 당면한 문제해결과 거리를 보입니다. 자신의 이해관계 때문이지요.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체계와 문제해결방식의 고민에 대한 준비가 이미 존재한다면 중대재해법 이후 회사가 달라질 것은 없습니다. 패닉에 빠질 일도 아니라는 것이지요.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위기 시 정직 하라는 의미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최근 저희 상황을 아시겠지만, 여기저기에서 정신없이 의혹을 제기하면서 공격을 해오고 있습니다. 대부분이 근거 없는 것들이지만, 일부는 실제 팩트가 있는 것들이라 대응에 있어 좀 어려움이 있습니다. 이런 와중에 ‘정직 하라’는 위기관리 원칙이 있다고 하는데, 그 의미는 무엇인가요?”

    컨설턴트의 답변

    일단 기업이나 조직의 커뮤니케이션은 단순 개인이 하는 커뮤니케이션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면이 있습니다. 기업이나 조직의 커뮤니케이션을 전략적 커뮤니케이션이라 하는데, 이는 모든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 해당 기업이나 조직만의 커뮤니케이션 목적이 확실하게 존재한다는 의미입니다. 개인이야 이렇게도 저렇게도 커뮤니케이션 해보고 실수도 해보고 하면서 비교적 자유롭게 커뮤니케이션 해도 되지만, 기업이나 조직은 그렇지 않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슈나 위기관리도 해석할 필요가 있습니다. 개인이 어떤 잘못이나 실수를 저질렀을 때에는 ‘정직 하라’는 조언이 인간적으로 훌륭한 조언이 될 수는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수많은 이해관계자와의 다양한 이해관계가 형성되어 있는 기업이나 조직의 경우 ‘정직 하라’는 조언은 개인의 그것과는 상당히 다른 의미를 가지게 됩니다.

    당연히 이슈나 위기가 발생했을 때 개인이 정직하게 커뮤니케이션 하는 경우와 기업이나 조직이 정직하게 커뮤니케이션 하는 경우에는 그 각각의 결과에 상당한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무조건 정직하게 커뮤니케이션 한다 해서 기업이나 조직이 이슈나 위기관리에 성공한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여러 문제가 있고 이해관계 상당부분이 무너져 내리기는 했지만 참 정직한 기업(조직)이구나” 하는 평가가 현실적이지는 않다는 것이지요.

    기업이나 조직에게 조언으로써 ‘정직 하라’는 의미는 구체적으로 몇 가지 전제가 있습니다. 일단 ‘제3자 검증이 가능한 내용에 대해서는’ 정직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제3자 검증이 가능하다는 것은 누구나 쉽게 조금만 파면 실제 팩트가 드러나게 되는 상황의 성격을 의미합니다. 조만간 확실한 팩트가 드러나게 되는 경우, 그 직전에 행한 거짓말은 해당 이슈나 위기관리의 실패와 직결되는 행동이기 때문에 경계하라는 것입니다.

    ‘정직 하라’는 조언의 또 다른 전제는 팩트는 문제없어도 다양한 이해관계자 시각이 대부분 문제라고 이야기 할 때, 좀 더 정직하게 또는 정직 해 보이게 커뮤니케이션에 임하라는 의미입니다. 여기에서 핵심은 상황에 대한 이해를 기반으로 하는 공감입니다. 팩트에 대한 커뮤니케이션을 할 때 이해관계자 시각을 이해하고 공감을 극대화하여 함께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이 이슈나 위기관리에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공감을 적극 커뮤니케이션 하지 않고 자신의 정당함 만을 커뮤니케이션 하게 되면 해당 기업이나 조직은 정직하지 못한 것으로 비춰지므로, 이런 부작용을 방지하자는 것입니다.

    또 다른 ‘정직 하라’는 조언의 전제는 이전에도 정직하게 커뮤니케이션 했으면 이번에도 정직하게 커뮤니케이션 하라는 분부입니다. 신뢰는 모든 커뮤니케이션에 있어 가장 훌륭한 문제해결 자산입니다. 한번 정직했다면 계속 정직하게 인식되어야 합니다. 때에 따라 정직성을 이리 저리 달리 해석하면 그에 대한 부담은 고스란히 스스로에게 남아 실패 자산으로 쌓이게 됩니다. 그런 의미에서 ‘정직 하라’는 조언을 해석해 보아야 할 것입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사적인 통화를 기사화해도 되나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 고위 임원분이 지인 기자와 통화를 하다가 최근 민감한 현안에 대해 짧게 코멘트한 것이 있었는데, 그게 오늘 아침 기사화되어 회사가 발칵 뒤집혔습니다. 그분께서는 그 기자에게 소송을 하겠다면서 대노하셨는데요. 기자가 그렇게 사적 대화를 기사화해도 되나요?”

    컨설턴트의 답변

    기자와의 대화에 대하여 여러 번 강조 드렸지만, 해당 임원께서 현재 대노하시는 이유가 구체적으로 무엇인지는 확인해 보았으면 합니다. 자신이 기자에게 한 말이 정확하지 않게 기사화되었기 때문에 화를 내시는 건가요? 아니면 굳이 그 말을 왜 기자가 기사화 했는지에 대해 화를 내시는 건가요?

    질문을 들어보면 임원이 대노하시는 이유는 두번째 이유 때문인 듯합니다. 자신이 기사 내용을 그대로 말씀하시기는 하셨지만, 기자가 그걸 그대로 기사화 할지는 몰랐다. 어떻게 기자가 그럴 수 있으냐, 분명 그 대화는 사적인 것이었는데 개인적 신의나 공적 윤리를 저버린 것이다 하고 계신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그 다음 질문입니다. 회사는 왜 그 분의 말이 기사화되니 발칵 뒤집혔나요? 그 기사가 부정확한 내용을 담고 있기 때문인가요? 아니면 기사에 담긴 말이 회사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내용이라서 인가요? 제가 보기에는 여기에서도 회사가 위험에 처한 것은 두번째 이유 때문인 것 같습니다.

    종합해 보면 회사에 부정적 영향을 초래할 수 있는 내용의 메시지를 해당 임원이 기자에게 전달했고, 그것이 기사화되는 바람에 회사가 곤경에 처한 상황입니다. 회사가 실질적 피해를 입기 시작했기 때문이겠지요. 그 피해를 초래한 가장 중요한 원인은 자사 고위임원이 기자에게 문제 발언을 했기 때문입니다. 그것이 이번 이슈의 핵심 원인일 것입니다.

    그 외에 기자가 어떻게 사적 대화를 기사화 할 수 있느냐고요? 그것은 언론 윤리나 법적 분야에서 따져야 할 주제일 뿐, 회사가 현재 따져야 할 금번 이슈의 핵심 원인이 아닙니다. 그 시시비비를 따진다 해서 자사가 앞으로 회사가 받게 될 부정적 영향을 감소시킬 수는 없습니다. 오히려 기자가 국민이나 이해관계자 알권리를 내세우게 되면 이의를 제기해서 얻는 득보다 실이 더 많게 될 수도 있습니다.

    부정 이슈가 발생되면 정확하게 핵심 원인과 관리 방식을 확인해 정의해야 합니다. 이번 이슈에서는 해당 임원의 부적절한 행동이 회사의 피해를 초래한 핵심 원인이라는 것을 정확하게 정의해야 다시는 유사 이슈가 발생되지 않을 것입니다. 반대로 해당 임원은 문제가 없고, 기자가 문제 있었던 이슈라고 내부에서 정의한다면 비슷한 이슈는 재발되고 반복될 것입니다.

    “내일 아침 신문기사로 잃기 싫은 이야기는 기자에게 하지 말라.” “우리의 의사결정 내용이 자세하게 내일 신문에 실려도 떳떳할 수 있어야 한다.” “세상에 오프더레코드(off-the-record)란 없고, 기자에게 한 모든 메시지는 모두 온더레코드(on-the-record).” “경영자는 기자에게 하고 싶은 말을 하는 사람이 아니라 해야 할 말을 해야 하는 사람”이라는 명언들이 있습니다.

    기자를 탓하지 마십시오. 기자는 기자가 해야 할 일을 성실하게 한 것뿐입니다. 반대로 해당 임원은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제대로 해 내지 못했습니다. 고위 임원으로서 대언론 커뮤니케이션 원칙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위험하게 기자와 말을 섞었던 것입니다. 회사에서는 원인과 책임을 정확하게 규명해야 유사한 이슈의 재발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재발방지 대책이 어때서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 공장에서 하도급 직원이 사망하는 사고가 생겼습니다. 예전부터 간간히 일어났던 산재 사고인데요, 이상하게 이번에는 사회적 주목을 끌어 회사가 상당히 곤란 해 졌습니다. 이후 저희 나름대로 재발방지 대책을 발표했는데, 반응이 안 좋습니다. 저희 대책이 어때서 그럴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질문에 일부 답이 있는 것 같습니다. 이전부터 간간히 발생했던 유사사고라고 하셨는데요, 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을 어떤 대책을 당시 각각 마련하셨는지 궁금합니다. 띄엄띄엄 이라도 지속 발생하는 안전사고라면 그때 그때 재발을 방지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해 실행하셨을 텐데요, 이번에도 그런 사고가 재발했다면 이전 대책들에 문제가 있었다는 의미 같습니다.

    우리가 흔히 위기관리를 ‘마땅히 해야 할 일을 적시에 하는 것’이라고 이야기하는데요. 이번 케이스에서도 그 정의는 적용 가능할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이전 십년간 유사 안전사고가 10회 있었다면, 유사 재발 방지 대책도 최소한 10회 이상 계획되어 발표되었을 것입니다. 일부는 발표되지 않았더라도 내부적으로 개선책을 실행했겠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10번의 유사 사고가 계속 반복된 이유는 대체 무엇일까 살펴보아야 해결책이 보일 것입니다. 왜 11번째 사고가 다시 일어날 수밖에 없었는지를 확인해 보아야 할 것입니다. 만약 그 이전 10회의 재발방지책 각각에 문제가 있었다면 지난 10여년간 회사에서는 ‘마땅히 해야 할 일’을 찾아 실행하지 못한 것이 됩니다. 물론 ‘적시에 실행’하지 못한 것은 당연하지요.

    이번에도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해 발표하셨다고 했는데. 그렇다면 이번 대책이 지난 10번의 대책과 크게 다른 점은 무엇인지도 살펴보실 필요가 있습니다. 그 전에도 그와 같은 대책을 마련했음에도 이번 사고가 발생되었다면 이번 대책 또한 문제가 있을 가능성은 높습니다.

    이번 대책이 이전과는 완전하게 다르다면 공중과 이해관계자들은 다시 이렇게 반응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지난 10회에 걸친 대책은 결국 모두 엉터리였다는 의미 아닌가?”하는 것이죠. 다르게 말하면 지난 10여년간 회사가 사고 재발 방지를 위해 ‘마땅히 해야 할 일’을 이제야 겨우 찾아냈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겠습니다.

    일반적으로 유사 사고가 계속 반복되는 회사의 경우 내부에서는 이런 마인드가 굳어져 있습니다. “사람이 하는 일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사고는 있을 수밖에 없어요.” “일선을 아무리 교육 훈련해도 엉터리 같이 일하다 사고가 발생되는 경우도 있지요.” “사실 하도급 회사 직원의 사고는 저희 회사에게 책임이 있는 사고는 아니지요.” 등과 같은 생각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그런 생각을 이제는 고쳐 해야 할 시기가 왔습니다. 딱히 법의 강화로 인한 변화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유사 사고의 지속 발생은 기업의 위기관리 품질을 넘어 경영 품질과도 연결된 아주 기본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적극 관리가 필요합니다. 사전에 ‘마땅히 해야 할 일’을 찾아내 ‘적시’에 했으면 될 일을 비극적인 사고가 터진 후 부랴부랴 살피는 그 습관이 문제입니다. 그리고는 새롭게 사고를 맞아 ‘마땅히 해야 했을 일’을 재발방지대책이라고 발표하고 위기관리를 했다 하는 모습은 더더욱 문제입니다. ‘적시’에 실행하지 못한 ‘마땅히 해야 할 일’이란 위기관리의 실패를 의미합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사과의 목적이 무엇인가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대부분 기업은 문제가 생기면 사과를 해서 위기를 관리하려 하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일부 케이스를 보면 사과를 했는데도 상황이 더 악화될 때가 있고, 사과 자체로 인해 또 다른 이슈가 생기기도 하더군요. 사과를 하면 위기가 관리되어야 하는 것 같은데. 사과의 목적은 무엇일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정확하게 개념을 정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위기관리에서 사과는 위기관리의 툴이나 위기관리를 목적으로 하는 대응의 개념으로만 이해해서는 안 됩니다. 사과는 위기관리의 시작을 의미하는 기본적인 대응 옵션들 중 하나일 뿐입니다. 모든 위기 상황에 사과가 필수로 적용되야 하는 것도 아닙니다.

    사과가 위기관리의 시작일 뿐이라 말씀드리는 이유는 사과를 통해 대두되어 있는 문제를 선제적으로 확정하고 그에 대한 해결방안과 더 나아가 개선 및 재발방지 방안을 커뮤니케이션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사과라는 단편적 이벤트에만 초점을 맞추어서는 궁극적인 위기관리 성공에는 절대 미치지 못한다는 의미입니다.

    사과를 했는데도 왜 위기가 관리되지 않는가? 이런 질문이나 의문은 사과에 대한 중대한 오해에서 발아된 것입니다. 사과의 목적이 무엇인지를 질문하셨는데, 사과를 해서 자사가 얻을 수 있는 것에 대한 생각을 정리하지 않고, 일단 사과를 실행했던 것이 더 문제일 것 같습니다.

    기업은 위기 시 사과를 통해 공중 및 이해관계자들로부터 여러가지 즉각적 반응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상황에 대한 그들의 이해, 대응하는 회사의 자세와 입장 확인, 회사의 원칙 확인, 회사의 대응 방안, 개선 방안, 재발방지 방안에 대한 이해 등이 대표적 기대 반응일 것입니다. 그러나 위기 시 기업은 이와 같은 기대 반응을 훨씬 넘어 자사가 사과를 하게 되면 상황이 마무리되고, 공중이 자사를 이해 공감하게 되고, 용서하게 되며, 문제보다 자사의 전향적 사과에 더욱 주목해주고, 이내 자사의 위기관리에 박수를 치며 지지 해 주기를 바라는 것 같습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사과를 통해서는 일단 상황의 진정 이외에는 직접적 반응을 기대해서는 안 됩니다. 더 간단히 이야기하면 사과는 생존을 추구하는 전략입니다. 최악의 상황에까지 이르지 않게 하기 위한 최소한의 자구책 일 뿐입니다. 과도해 보이는 공중의 반응은 사과 이후에 얼마나 그 사과 내용을 기업이 약속한 대로 실천했는가에 따라 겨우 기대 가능한 반응입니다. 사과 자체로는 그런 엄청난 반응을 이끌어 낼 수는 없습니다.

    일부에서는 어떤 사과가 진짜 성공한 사과인가 하는 질문을 합니다. 사과의 목적과도 연결되는 아주 중요한 질문입니다. 성공한 사과를 현실적으로 정의하면, 사과하는 기업이나 사람이 계속 생존할 수 있게 또는 지속 가능할 수 있게 하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사과라고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그런 분위기를 조성하지 못하거나, 분위기를 더욱 악화시키는 사과는 실패한 사과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더 나아가 사과가 사과라는 이벤트만으로 끝나고, 사과 속에서 약속한 내용을 제대로 지키지 않는다면 공중 및 이해관계자로부터의 긍정적 반응은 결코 끌어 낼 수 없을 것입니다. 당연히 위기관리에도 성공할 수 없게 될 것입니다. 주변을 한번 돌아보십시오. 비슷한 사과를 정기적으로 반복하는 기업이 있을 것입니다. 약속했던 개선과 재발방지 내용을 기억하지 못하는 기업이 그들입니다. 그들이야 말로 사과의 목적이 무엇인지를 한번 곰곰이 생각해 보아야 할 것입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기업은 왜 공감에 실패하는가?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기업에게 부정적인 이슈나 위기가 발생되었을 때, 이런 상황을 관리하기 위해 필요한 커뮤니케이션의 필수 요소 중 하나가 ‘공감(共感)’이다. 사전적인 의미로 공감을 ‘남의 감정, 의견, 주장 따위에 대하여 자기도 그렇다고 느낌. 또는 그렇게 느끼는 기분’이라 정의하지만, 상식적 개념으로 공감을 이해하는 것이 더 먼저일 것이다.

    특정 상황이 여러 이해관계자에 의해 부정적으로 받아들여지기 시작할 때, 기업이 해야 할 첫 번째 대응이란 무엇인가? 왜 다수 이해관계자가 그 상황을 부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는지를 정확하게 이해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다. 그런 이해가 바로 공감의 기반이 된다.

    이해하지 못한 채로는 공감할 수 없다. 공감하는 모습을 연출하는 피상적 의미의 실행만 가능하게 된다. 이해관계자들은 그런 연출에는 더욱 공감하지 않는다. 기업이 문제를 모면해 보려고 가식적 대응을 하고 있다며 더욱 부정적인 인식이 더해진다. 계속해서 다른 공감을 반복 표현하는 기업의 케이스가 바로 이 때문이다. 이해하지 못하면 제대로 공감할 수 없다는 원칙을 무시하는 것이다.

    평소 경쟁력 있는 기술과 품질 그리고 서비스로 훌륭한 명성을 자랑하던 기업들이 어느 날 부정 이슈나 위기를 마주하게 되면 이를 해결하기 위한 첫 단추인 ‘공감’에는 어이없이 실패하곤 한다. 똑똑한 경영자들은 그 공감이라는 개념에 어색함을 느끼고, 일부는 알레르기를 일으킨다. 이해에 기반한 공감 대신 공감적 표현에만 집중하려 한다. 공감에 실패한 여러 기업은 이슈나 위기 발생 시 ‘공감’이라는 것은 별 효과가 없었다는 주장을 하기도 한다. 왜 어떤 기업은 공감에 실패할까?

    공감 못하는 것이 아니라 공감하기 싫어한다

    상황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공감해야 한다는 조언에 강한 거부 반응을 일으키는 경영진이 있다. 아주 적은 일부는 구체적 상황 정보에 대한 공유를 받고 나서도 기능적으로 공감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이상 증상은 이번 글에서 예외로 한다) 이는 개인적인 기능 장애와 관련한 것이기 때문이다.

    대부분은 감정적으로 공감하는 것에 거부감을 느낀다. 사실 이런 류의 경영진도 상황을 이해하고, 마음속으로는 어느 정도 공감하고 있는 상태에서 거부감을 나타내는 것이라 앞의 경우와는 다르다. 이들은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실질적인 상황 관리 실행이 더 중요하고, 공감이라는 것은 일종의 커뮤니케이션 기술일 뿐이라는 생각을 한다. 따라서, 어떻게 보여지는가 보다, 무엇을 해 주는가가 더 중요하고 절실하다고 주장한다. 이런 생각과 주장은 절반의 진실이다.

    무엇을 하는가에 관련 있는 상황 관리와 어떻게 보여지는가, 무엇을 이야기하는가에 관련 있는 커뮤니케이션 관리는 서로 떨어뜨릴 수 없는 한 쌍이다. 어느 쪽이 우선이고 더 중요하다는 생각은 현장에서는 상당히 위험한 것이다. 왜 적절한 상황 관리와 함께 정확한 공감을 표현하는 데 주저하나? 거부감을 느끼는 진짜 이유는 뭔가?

    그 외에 공감을 탐탁지 않게 생각하는 경영진은 공감하지 못 한다기 보다는 공감 시 예상되는 회사와 자기 개인의 현실적 부담 때문에 공감을 회피하는 경우다. 공감을 커뮤니케이션 하게 되면 주요 이해관계자들이 더욱 큰 기대를 가지고 보상을 요구할 것이라는 판단을 한다. 자칫 내 자신이 책임을 질 수 있는 상황까지 될 수 있는데, 스스로 공감해주게 되면 내 자신의 안위가 불안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굳이 그런 불필요해 보이는 부담을 질 필요가 있겠느냐 한다. 공감하지 않고 또는 공감을 표현하지 않고 선택할 수 있는 다른 커뮤니케이션 옵션이 무엇인지를 찾게 된다. 이런 경우는 상당히 현실적 배경이 존재하는 것이라, 따로 조언할 수 있는 것은 없어 보인다.

    예측하는 능력이 부족하다

    기업, 조직 구성원, 경영진 대부분이 상황을 제대로 예측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공감에 실패한다. 공감 능력은 한마디로 예측하는 능력이다. 현 상황에서 우리 회사가 이런 커뮤니케이션을 한다면, 상황과 관련된 이해관계자들이 이런 방향으로 자신의 생각과 태도를 변화시킬 것이라는 예측이 문제 해결의 핵심이다. 그러나, 그 예측이 실제적이지 않거나, 예측대로 되지 않는 상황과 변수가 발생하는 경우 문제가 된다.

    일부는 절대 하지 않아야 하는 내용의 커뮤니케이션을 해서 이해관계자들을 자극한다. 사후 어떤 예측을 하며 그런 커뮤니케이션을 했는가 물으면 정확한 예측을 하지 않았거나, 잘못된 기대를 했다고 한다. 다시 기본으로 돌아가면 이런 경우는 대부분 상황에 대한 이해를 정확하게 하지 못한 것이다. 의사가 환자의 병세를 정확하게 진단하지 못한 채 약물치료나 수술을 시작해 버리면, 환자의 병세가 더욱 악화되는 경우와 흡사하다.

    다시 다른 커뮤니케이션을 시도해 보지만, 이 또한 제대로 된 상황 이해를 기반으로 하지 않는다면 그 결과는 다시 실패로 이어진다. 시간이 가며 추가적으로 더욱 다양한 커뮤니케이션이 여기저기 채널을 통해 실행되지만, 문제 해결의 기미는 계속 희박 해진다. 설상가상의 상태가 되는 것이다. 상황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그에 기반한 예측 능력이 바로 공감이다. 어느 하나도 생략되어서는 안 되는 아주 중요한 요소다.

    별 준비 없이 커뮤니케이션한다

    공감 부족이나 실패로 지적 받게 된 경영진의 경우, 그 빌미를 제공한 커뮤니케이션을 사전에 제대로 준비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이는 일종의 커뮤니케이션 습관에 대한 주제다. 모든 기업 커뮤니케이션은 준비를 필수 전제로 한다. 제대로 준비되지 않았다면 절대로 커뮤니케이션하지 말라는 이야기를 자주 한다.

    예전 백악관 커뮤니케이션 참모들은 준비 없는 커뮤니케이션을 ‘로프를 매지 않고 뛰는 번지 점프’에 비유하기도 했다. 준비가 적절하게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이슈나 위기와 관련된 커뮤니케이션을 하게 되니 커뮤니케이션 에러가 생기는 것이다. 자주 있는 직원 대상 타운 홀 미팅도 경영자가 준비 없이 단상 위에 오르니 항상 문제가 생긴다. 공감하지 못할 메시지를 강력하게 커뮤니케이션해서 문제를 만드는 것이다.

    사전에 예상 질문을 깊이 이해하고, 이해관계자인 직원들의 생각에 공감할 수 있었다면, 그러한 커뮤니케이션 재앙 상황은 피할 수 있었을 것이다. 적절한 준비가 더해졌다면, 그 어려운 직원들의 질문에 회사의 비전과 가치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효과적으로 답변할 수 있었을 것이다. 더 나아가 직원들을 이해시키고, 자신에 대한 호감도를 일정 수준 형성할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공감은 시간이 걸린다. 그렇기 때문에 사전에 준비해야 한다. 갑작스럽게 순간적 느낌으로 하는 공감은 진짜 공감이 아니다. 물론 그런 류의 공감도 공감하지 않는 것보다는 나을 수 있지만, 공감 기준으로 보면 권장되는 공감은 아니다. 시간을 가지고, 이해해 보고, 고민해서 공감에 이른 공감이 진짜 공감이다. 준비는 필수다.

    사적 커뮤니케이션과 공적 커뮤니케이션 간 확실한 구분을 어려워한다

    기업 경영진이 직원들에게 하는 커뮤니케이션은 사적 커뮤니케이션인가 공적 커뮤니케이션인가? 경영진이 거래처나 협력처에 하는 커뮤니케이션은 사적인 것인가, 공적인 것인가? 직원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이 단체 회식 자리에서 발생한 것이라면 이는 사적인가 공적인가? 거래처와 협력처와 단합대회를 할 때 나눈 커뮤니케이션은 사적인가 공적인가?

    대상, 맥락, 주제 그리고 경우에 따라 사적 커뮤니케이션과 공적 커뮤니케이션이 나뉜다고 생각하는 기업 경영진이 있다. 직원들과의 대화에서 마이크를 잡았을 때는 공적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것이고, 이후 혼잣말을 하거나 주변 친한 직원에게 하는 대화는 사적 커뮤니케이션에 가깝다는 생각도 한다. 심지어 기자와의 대화에서 비보도 전제하에 나눈 술자리 커뮤니케이션은 사적 커뮤니케이션이라 주장하는 경영자도 있다.

    한마디로 정의하면, 기업 경영진에게 사적 커뮤니케이션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굳이 사적 커뮤니케이션을 꼽으라면, 자신의 집에서 가족과 나누는 커뮤니케이션이 그나마 안전한 사적 커뮤니케이션이라 할 수 있다. 기업 경영진이 대학 동창과 커뮤니케이션하면서 회사의 이야기를 하거나, 자신의 정치적 관점을 이야기하거나 하는 것도 상당 부분은 공적 커뮤니케이션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개인적으로 사적 및 공적 커뮤니케이션에 구분을 두는 경영자들이 공감을 커뮤니케이션하는 데 있어 실수를 저지른다. 속마음과 겉마음이 다르다는 솔직한(?) 커뮤니케이션을 무심코 해버리는 것이다. 너무 당연하고 기초적 조언이지만, 책임 있는 기업 경영진이라면, 언제나 누구에게나 일관된 공감을 표현하고 유지하는 것이 당연하다. 이는 회사와 함께 자기 자신을 위한 커뮤니케이션 철학이 된다.

    자사에게 유리한 여론에만 공감한다

    공감을 하긴 하는데, 적절하지 않은 여론에만 공감하는 경우도 있다. 당연히 자신이 공감하지 않는, 공감할 수 없는 여론을 구분한다. 우리 회사를 지지하는 일부 여론이 있는데, 이런 여론에는 정말 진정성 있게 공감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는 것이다. 대신 우리 회사를 비판하고 공격성을 나타내는 다른 여론에는 맞서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 더 나아가 자사 팬덤을 활용해서 자사가 공감할 수 없는 여론을 공격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는 경우도 있다.

    이를 선별적 공감이라고 하는데, 상당히 위험한 습관이다. 대부분의 음모론과 피해자 포지셔닝이 이런 습관에 기인한다. 여론을 정확하게 판단하는 것도 상황에 대한 이해의 핵심 부분이다. 어떤 여론을 진짜 여론이라 판단해 결정하는지에 따라 이슈나 위기 관리 성패가 갈리는 경우도 많다. 사실 기업 이슈나 위기 케이스의 경우에는 여론이 첨예하게 대립하거나 여론을 판단하는 데 있어 애매모호한 상황이 흔하지는 않다.

    문제는 그런 일반적 기업 관련 여론을 보는 시각이다. 정치권에서 커뮤니케이션 하던 경력을 가진 경영진의 경우 종종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일반적 여론을 정치적 관점에서 해석하고 분류한다. 기업 경영진에 대한 이슈화가 정치적 배경 때문이라고 본다. 정치권에서 누군가가 우리 회사를 못마땅하게 생각해서 문제를 조장한다고 생각한다. 특정 정치 세력이 회사를 흔들고 있다고 본다. 그런 조언이 내부에서 다양하게 퍼질수록 문제 해결을 위한 공감은 사라진다. 기업 이슈와 위기 관리에서 매우 위험한 시각이 바로 정치적 시각이다.

    당면 이슈의 최종 파급력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한다

    이슈 초기에 지금 같은 결과로 이어질 것을 정확히 알았으면 처음부터 충분히 공감했을 것이라 주장하는 경우가 있다. 이렇게까지 될 줄은 몰랐다는 의미다. 만약 이렇게 될 것을 알았다면 다르게 대응했을 것이라는 이야기를 하기 위함이다.

    최악의 상황과 결과를 설정하고, 그를 방지하는 데 모든 노력을 집중하라는 조언이 이런 경우에 적용된다. 문제는 정말 자기 회사가 이렇게 될 줄 전혀 몰랐던 것인가다. 알았지만, 그렇게 되지 않기를 바라는 희망이 더 컸던 것은 아닐까? 반대로 정말 이렇게 될 줄 몰랐다면, 그에 대한 책임은 누구에게 있나? 혹시 상황 분석과 이해 그리고 예측 역량에 큰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닐까?

    대부분의 경우 사후에 “이렇게 될 줄 알았다면 다르게 대응했을 것”이라 주장하는 기업은 초기에 결과를 알았더라도 끝까지 적절하게 공감하지 않았을 확률이 크다. 사후 주장은 일종의 자기합리화라는 것이다.

    공감의 경험이 부족하다

    개인적 주제로 내려가서 기업 경영진의 평소 공감 경험과 습관은 아주 중요한 이슈 관리 자산이 된다고 볼 수 있다. 복잡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신 스스로의 이해도를 높이는 것이 우선이다. 이를 기반으로 각각의 이해관계자 시각에서 ‘일리(一理)’를 골라 찾아보는 습관을 들여보는 것이 좋다.

    특정 이해관계자 시각이 일단 마음에 들지 않고 이해되지 않아도, 일리(一理), 즉 어떤 면에서 그런 대로 타당하다고 생각되는 이치를 찾아보는 연습을 해보는 것이다. 모든 것에는 일리가 있다는 생각을 반복하고 그 일리를 찾아 이해하려 애쓰다 보면 공감에 익숙한 경영자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이슈나 위기 관리 이전에도 유용한 평소 습관에 대한 이야기다.

  • 위기는 어떻게 기회가 되는가?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우리가 흔히 하는 말로 ‘위기는 곧 기회’라는 이야기가 있다. 그러나 기업 위기관리 현장에서 반복 경험한 바에 따르면, 그 말에는 아주 중요한 단어가 몇개 빠져 있다. 정확하게 다시 표현해보면, ‘우리 회사의 위기는 곧 경쟁사에게 기회’라는 말이 더 맞다. 위기를 경험하고 있는 기업에게는 별로 희망적인 이야기는 아닌 것 같다. 하지만, 위기를 경험하지 않은 많은 다른 기업들에게는 매우 중요한 가르침을 주는 말이다.

    본래 ‘위기가 곧 기회’라는 이야기는 위기를 경험한 회사가 그 위기로부터의 배움을 통해 더욱 완전한 회사가 되려 노력한다면 곧 새로운 기회를 만들 수 있다는 의미다. 여기에서 핵심은 ‘위기로부터의 배움’과 그 ‘배움의 실천’ 부분이다 그런 경우 위기가 곧 기회라는 이야기는 맞는 말이다.

    하지만, 그 보다 더욱 일반적인 의미에서 다른 회사의 위기가 우리 회사의 위기가 되기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위기를 허비하지 말라’는 이야기도 있는데, 이는 자기 회사의 위기에만 해당되는 조언은 아니다. 다른 회사들의 위기를 우리가 반면교사 하지 못하고 허비해 버리는 우를 범하지 말라는 조언도 중요하다.

    경쟁사 또는 다른 기업들의 위기는 어떻게 우리 회사의 기회가 될 수 있을까? 시장경쟁적 관점보다는 위기관리 관점에서 한번 살펴보자. 다음은 타사의 위기를 자사의 기회로 만드는 방법들이다.

    첫째, 타사가 현재 경험하고 있는 위기를 자사내에서 살펴보면 기회가 된다.

    빨리 살펴보자. 타사의 위기를 강 건너 불 구경하다가, 우리집도 타버릴 수 있다고 생각하자. 저 회사에게서 발생된 위기는 우리 회사에서도 발생될 수 있다. 우리는 저 회사와 다르다는 이야기는 일단 접어 놓자. 저런 유형의 위기가 우리에게도 발생될 수 있는지 빨리 구체적으로 따져보자는 거다. 만약, 우리에게도 저런 위기의 뿌리가 존재하고 있다면, 하루빨리 그 뿌리를 분석해 제거하려고 노력해보자. 만약 그렇게 짧은 시간내에 뿌리까지 제거할 수 없다면, 우선 저 회사와 같이 우리에게도 똑 같은 위기가 가시화되었을 때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라도 준비해 놓자. 그런 준비가 기회를 만든다.

    둘째, 타사가 위기관리를 잘했나 못했나를 보면 기출문제가 파악된다.

    기출문제를 제대로 알면 시험은 쉽다. 이미 나왔던 문제를 틀리기가 어찌 보면 더 어렵다. 타사가 위기관리 하는 모습을 세세하게 지켜보면 기출문제의 핵심은 간파할 수 있다. 타사가 위기관리를 잘한 경우에는 거기에 답이 있으니, 추후 자사 위기대응에 차용하면 정답에 가까워진다. 반대로, 타사가 위기관리를 잘 못해서 상황을 더욱 악화시켰다면, 그 이유를 따져보면, 오답에서 멀어질 수 있다. 타사가 여러 이해관계자들에게 다양한 비판을 받고 있다면, 그 비판 내용을 깊이 분석해 보자. 이는 합법적인 컨닝이다. 그 비판내용 속에 답이 있다. 기회가 보일 것이다.

    셋째, 타사가 얼마나 빠르게 대응했는지를 살피면 기회가 된다.

    타사가 어떤 위기대응을 했는지도 중요하지만, 얼마나 제때 대응했는지를 따지는 것도 중요하다. 어떤 기업도 사전 준비나 대응 역량의 보유 없이 적시대응을 할 수는 없다. 만약 타사가 적시대응 해서 위기관리를 잘 했다면, 어떻게 그런 적시대응이 가능했는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우리회사의 대응 체계나 역량과는 어떤 부분이 다른 지 살펴보자. 반대로 타사 위기대응이 때를 놓쳤다면. 그 걸림돌이 된 체계나 역량은 무엇인지도 알아보자. 자사에게도 그런 걸림돌 프로세스가 있는지 재차 확인해 보면 기회에 닿을 수 있다.

    넷째. 위기 시 타사의 리더십은 어땠는지 살펴보면 기회가 보인다.

    타사가 위기를 겪고 있을 때 그 회사 VIP는 어떤 움직임과 메시지를 커뮤니케이션 했는지 확인해 보자. 그것이 적절해서 위기관리 전반에 큰 도움이 되었는지 보는 거다. 혹시 VIP의 대응이 어떤 문제를 만들었다는 결론에 이르게 되면, 그 부분을 집중해 살펴보고, 내부적으로 경계하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만약 자사 VIP께서 그런 내용을 챙기지 않거나, 관심 없어 한다면, 위기관리 실무그룹 차원에서라도 타사와 동일한 전제를 놓고 우리는 어떻게 그들보다 낫게 대응할 수 있을지 따져보자. 그런 차선책 강구가 없는 것 보다는 더 나은 기회를 만들 수 있다

    다섯째, 타사 내 위기관리를 전담했던 팀에 대해 알아보자.

    위기관리는 사람이 한다. 사람이 없이는 위기관리가 되지 않는다는 말이다. 잘된 위기관리에는 항상 제대로 숙련되어 신속하게 움직여준 대응조직이 있다. 반대로 그런 대응조직이 없는 기업의 위기관리는 형편없거나, 이해되지 않는 위기관리의 모습이 보여 지게 마련이다. 타사가 위기관리를 할 때 누가 어떤 활동을 어떻게 했는지를 알아보는 것은, 보다 실질적인 기회를 만들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이다. “OO회사니까 잘하지” 하기 보다는 “OO회사에는 이번 위기관리에서 XXX팀과 ###팀이 활발하게 움직였다고 하더군” 같이 보다 구체적인 정보 파악이 자사 기회 창출에 도움이 된다. 최소한 그들이 쓴 공식대응문건이라도 입수해 분석해 보자.

    여섯째, 타사가 위기관리에 활용한 이해관계자 네트워크를 살펴보면 기회가 보인다.

    경쟁사는 항상 우리보다 잘하고, 투자도 많이 하고, 이해관계자들과 관계도 좋고, 화끈하고…이런 부러움만 가지고 있어서는 안 된다. 그런 논리를 가지고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경쟁사 보다 그런 부분은 잘 못한다 주장해서 해결될 일이 아니다. 만약 위기대응을 하며 경쟁사가 잘 활용했던 이해관계자들이 있다면, 자사도 그 이해관계자들에 대한 관심을 먼저 늘려보자. 투자가 필요하다면 내부 품의를 거쳐 투자를 이제 부터라도 시작해 보자. 반대로 우리가 타사보다 훨씬 이해관계자 네트워크가 좋다면, 그것에 대해 내부에서 의미를 인정받아 보자. 지속 투자와 관리를 강화해 나가겠다고 하면 곧 기회가 만들어지지 않겠나?

    일곱째, 타사의 법적 대응 논리와 컴플라이언스 이슈도 들여다보자.

    변호사들은 전례와 그 전례에서 파생된 쟁점들에 대해 큰 의미를 둔다. 위기관리에 있어서도 그런 전례 분석과 이해는 아주 중요하다. 하늘 아래 새로운 위기라는 것이 없다. 그때 그때 약간씩 다른 전례에서 타사들이 활용했던 법적 대응논리와 실행과정에서 파생된 컴플라이언스 쟁점을 제대로 이해하게 되면, 자사에게도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은 상식이다. 특히나, 실행상 컴플라이언스 쟁점 부분은 평소나 위기관리 시 공히 관심이 집중되는 주제이기 때문에, 타사의 위기에서 배우는 기회를 계속해서 만들어 보자.

    여덟째, 타사의 위기관리 예산을 감정해 보고, 그에 대한 준비를 해놓자

    “우리는 예산이 없어서 위기관리를 하지 못했다”는 변명은 사후에 아무 의미가 없다. 타사가 실행했던 예산만큼은 자사가 쓸 수 없다면, 비용대비 효과적인 차별화된 대응방안을 미리 고민해 보아야 한다. 내부 규정이나 컴플라이언스, 또는 사업규모와 범위가 달라 타사의 위기관리 예산이 과다했다면, 자사에게 맞는 적절한 위기관리 예산에 대한 감은 아무리 빨리 가져도 이르지 않다. 좀더 깊이 생각해서, 우리도 그 정도 어마어마 한 예산으로 사후 위기관리를 해야 한다면, 차라리 그런 위기가 발생되지 않게 하는 위기예방활동에 그 일부 예산이라도 투입해 위기 발발을 사전에 제한하자 하는 논의도 생겨날 수 있겠다. 그런 예산 전략도 더 나은 기회를 만드는 중요한 포인트다.

    아홉째, 타사가 반복적으로 유사한 위기를 경험하고 있다해도 살피자

    타사 조직 구성원이 모두 기억상실증으로 고통받고 있어서 유사한 위기를 반복 경험하고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들이 유사한 위기를 반복해서 경험하고 있다면, 그것을 가능하게 만든 아주 중요한 원인이 있을 것이다. 그 회사가 알면서도 위기관리를 할 수 없었던 그 진짜 이유를 타사인 우리가 바라봐 찾아보자는 거다. 그 회사 구성원들이 아무리 사전 위기관리를 한다고 해도 완전하게 극복할 수 없는 최악의 문제를 자사가 확인해 이해할 수 있다면, 그 보다 좋은 기회가 어디에 있을까?

    마지막, 타사의 위기를 우리는 경험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갖자

    타사 위기관리를 벤치마킹해서 자사가 좀더 나은 위기관리를 해보자가 원래의 핵심은 아니었다. 타사가 경험한 위기와 위기관리를 통해 자사에게 유사한 위기가 발생되지 않게 하겠다 하는 것이 보다 중요한 핵심이다. 아무리 군비가 튼튼하고 강한 군사력을 가졌다고 해도 전쟁은 일어나지 않게 하는 것이 최선이다. 위기가 발생할 수 있는 원인과 그 과정을 알게 되었다면, 그 원인과 과정관리에 집중해야 한다. 여러 개선해야 할 것들이 있다면, 개선하면 된다. 미리 알아 투자하고, 관리하고, 관제하고, 훈련하고, 준비하게 되면 위기발생 가능성은 줄어들기 마련이다. 잘된 위기관리란 많은 사람이 전혀 알지 못하는 위기를 조용하게 관리해 내는 위기관리다. 사전적으로 평시에 체계화해서 관리해 버리는 것이다. 그런 강한 의지가 곧 기회다.

    위기는 타인에게 기회일 뿐, 자신에게는 그리 의미 있는 기회가 되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달리 보면, 그렇게 아무것도 얻을 것 없는 위기를 미리미리 살펴 아예 만들지 않겠다 하는 조직의 생각도 필요한 것이다. 자사가 위기를 만들지 않으면, 오히려 그 자체로 기회가 될 수 있다. 반면 경쟁사들에게는 그 나마의 기회도 주지 않을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런 위기관리에 대한 생각이 경쟁전략에서도 중요한 것이 아닌가 한다. 스스로 위기를 만들고 키우고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는 것을 보다 경계해 보자. 그것이 경쟁력 확보와 강화의 첫걸음이다.

  • 메시지의 전달과 잡담의 차이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기업의 핵심임원들과 미디어트레이닝이나 메시지 워크샵을 진행하면, 각 사별 그리고 이슈별로 다양한 사례와 입장 그리고 구체적 사실관계에 대한 유익한 토론을 하게 된다. 때로는 주어진 이슈에 반하는 완전하지 않은 대응 논리 때문에 메시지에 결핍감을 함께 느끼기도 하고, 반대로 아주 충실한 논리와 팩트를 기반으로 해 구성된 훌륭한 대응 메시지에 같이 놀라기도 한다.

    이번 글에서는 현장에서 주로 고민거리인 메시지 결핍 및 오류 현상에 대해 정리해 본다. 일반적으로는 갑작스럽게 이슈가 발생되면, 기업 내부에서 미처 입장을 적시 정리하지 못하여 메시지 오류가 발생한다고 보기도 하는데. 그 외에 이슈 대응 시 메시지 오류에는 더 많은 이유와 원인이 존재한다.

    왜 일부 기업은 언론이 돌발 이슈를 취재하는 경우, 기자보다도 준비되어 있지 못할까? 기자는 이미 해당 이슈에 대한 기사 프레임을 짜서 기업측에 문의하는데, 기업에서는 왜 그 프레임을 이해하기는 커녕 그에 더한 더 심각한 프레임을 스스로 만들어 허둥댈까? 기업은 왜 메시지 전달 대신 기자와 잡담을 하며 소중한 기회마저 놓쳐 버리는 것일까? 왜 그럴까?

    첫째, 메시지에 대한 개념정립이 중요하다

    기업 대표나 핵심 임원은 스스로 외부와 내부 메시지에 대한 집착을 보다 키워야 한다고 본다. 평시를 넘어 이슈나 위기발생 시 가장 중요한 통제가능자산은 자사의 메시지뿐이다. 이슈나 위기는 기업의 메시지로 관리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현재같이 통제가능자산이 점차 사라지고 있는 환경에서, 자사의 적절한 대응 메시지는 상당한 효과를 발휘하는 소중한 이슈 및 위기관리 자산이다.

    대표와 임원의 경우 공식적으로 전달하는 메시지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상식처럼 보인다. 하지만, 사석에서의 메시지와 공석에서의 메시지를 일관되게 유지하는 것, 정무감각을 키워 여론이 듣고 싶어하는 메시지를 선별 강조하는 것, 사소한 메시지라도 기업차원의 것이라면 항상 주의하고, 주의하도록 감독하는 것과 같은 노력은 더욱 강화해야 하겠다. “말을 하다 보면 그럴 수도 있지…”라던가, “요즘 기자들은 삐딱하게 말을 해석한다”, “언론에게 어떤 음모가 있어서 우리 메시지를 왜곡하고 있다”는 식으로 자사의 실수를 감싸기만 해서는 안 된다.

    둘째, 기업의 메시지를 항상 고민하자

    내외부 메시지 전달의 문제를 단순하게 메시징 스킬의 문제로만 치부해서는 안 된다. 현장에서 더 많이 부딪치는 한계는 당면 이슈에 대하여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철학이나 원칙이 부재하다는 문제 때문이다. 기반이 없고 고민이 부족했기 때문에 메시지를 구성하려고 해도 감이 오지 않는다. 말 그대로 메시징 스킬만 그에 적용해 버리면, 알맹이 없이 화려하기만 한 거짓말이 떠오르게 된다.

    최근 현장에서 가장 많은 한계를 드러내는 대표적 내부 이슈는 ‘(사내)차별’, ‘(사내)성별간 갈등’, ‘(사내)세대 차이 및 갈등’, ‘(사내)상하간 커뮤니케이션 단절’ 등이다. 외부이슈로는 ‘ESG에 대한 구체적인 실행(실체)’, ‘갑질 및 불공정 거래 논란’, ‘경영진 불법행위 논란’, ‘우수인력 및 기술 정보 유출 논란’. ‘중대재해처벌법관련 논란’등이다. 이와 관련된 구체적 질문을 하면 경영진은 두가지 답변 스타일로 나뉜다. 장황하게 법 또는 사실관계 설명을 하고, 누구든 만들어 낼 수 있는 원칙론적 입장을 메시지로 구성해 전달하는 스타일이 있다. 그 외에는 개인적 생각을 정리해서 기업의 메시지로 보이게 전달하는 스타일이 있다. 그러나, 두 스타일 모두 해당 이슈에 대하여 기업의 부족한 고민의 현황만 드러내 보여줄 뿐이다. 메시지가 없어 메시징을 하지 못하는 형국인 것이다.

    셋째, 발전된 정무감각에 기반한 메시징을 지향하자

    기업이 스스로 ‘하고 싶은 말을 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위험하다는 생각을 해야 한다. 더 구체적으로 대표이사 OOO이 하고 싶은 말을 기업의 입을 빌려 하는 것은 더욱 위험할 수 있다. 기업은 하고 싶은 말 이전에 기업으로서 해야 할 말을 해야 한다. 따라서, 흥분하거나 화를 내는 메시지는 기업 메시지로 적절하지 않다. 자사 이익을 강변하며, 상대를 적대시하는 메시지도 기업 메시지로는 적절하지 않다. 법적으로 문제없다는 식의 단편적 상황판단에 기반한 메시지도 적절하지 않다.

    발전된 정무감각이 기반 된 기업 메시지는 일단 온화하다. 차분하다. 자사보다 주요 이해관계자들에 대한 공감에 기반한 메시지를 더 많이 한다. 객관적이고 중립적으로 보이려 노력한다. 책임을 광범위하게 이해하고 인정하는 모습을 담는다. 해법을 제시하고 더 나아진 미래를 약속한다. 이런 모든 메시지는 이슈나 위기가 발생했을 때 핵심 이해관계자들이 듣고 싶어하는 것이다. 이런 메시지 기반을 벗어나 이해관계자들을 놀라게 하거나, 당황스럽게 하는 메시지라면 분명 문제가 있는 것이다. 이를 사전에 예상하고 걸러내는 능력이 곧 정무감각이다.

    넷째, 끊임없는 공유로 일관성을 유지하자

    아무리 좋은 메시지라도 커뮤니케이션 하지 않으면 그것은 메시지가 아니다. 기업 내에서 우리가 멋지고 훌륭한 철학과 원칙을 가지고 당면 이슈나 위기를 관리하겠다 결심하더라도, 누군가 나서서 공개적으로 커뮤니케이션 해 공유하지 않는다면, 그 철학과 원칙은 아무 의미가 없다. 사내에서도 훌륭한 철학과 원칙에 기반해 잘 구성된 메시지는 지속적으로 공유되어야 한다. 임직원들이 수없이 반복되는 메시지에 평소 이미 익숙해져 있어야 한다.

    “대표께서 언론 인터뷰나 외부 발표를 통해 전달하신 메시지를 참고하시지요” 당면 이슈에 대하여 딱히 대응 메시지가 떠오르지 않는다는 임원에게는 이런 조언을 할 때가 있다. 외부로는 대표께서 상당히 활발하게 자사 메시지를 전달하시는데, 자사 임직원에게는 그에 대해 구체적 설명이 되지 않는 기업이 이렇다. “대표께서 강조하시는 것 같은데, 사실 저희 계열사 차원에서는 그에 대한 이해나 실행방안이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이와 같은 사후 이야기가 나와서는 안 된다. 깊게 고민하여 구성된 메시지는 필히 공유되어야 한다. 그 반복을 통해 내외부에서 일관성을 갖추어야 한다.

    다섯째, 메시지는 시시각각 바뀌면 안 된다

    앞에서도 일관성이라는 가치에 대하여 설명 했지만, 기업 철학과 원칙이 조변석개한다는 느낌을 주어서는 절대 안된다. 이슈나 위기 대응에 있어서도 지난 번에는 A 같은 행동과 메시지를 전달한 기업이, 유사 이슈나 위기가 다시 발생하자 이번에는 B 같은 전혀 다른 행동과 메시지를 전달한다고 생각해 보자. 유사 이슈나 위기를 가지고 왜 지난번과 이번 간에 다름이 있는가 하는 질문에 답 해야 하는 새로운 상황을 마주하게 된다. 이 자체가 문제다.

    기업 내외부를 통틀어 예측가능성을 훼손해서는 안 된다는 의미다. 직원이 생각하기로 ‘우리에게 소비자관련 이슈가 발생되면 우리 회사는 당연하게 이렇게 대응하고 그에 대해 커뮤니케이션 할 거야’ 라는 일관된 확신이 있어야 한다. 이와 더불어 소비자, 관계기관, 소비자단체, 정치인, 언론이나 온라인 여론 등도 비슷한 예상을 하며 확신을 가지게 해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런 공통된 예측과 기대 그리고 확신이 반복되면, 해당 기업의 이슈나 위기는 점차 관리하기 쉬워지는 방향으로 진화할 수 있다.

    여섯째, 메시지를 체화 해서 보여주는 경영진이 필요하다

    대표이사와 경영진은 내 외부 이해관계자들에 대한 노출이 상대적으로 많은 위치의 사람들이다. 자신이 구성하고 있는 기업의 철학과 원칙 그리고 여러 중요 이슈에 대한 메시지가 있다면, 이를 꾸준하게 가시화 시킬 수 있는 사람들도 이들이다. 환경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하면서 스스로 대중교통을 고집하는 기업인이 있다. 컴플라이언스를 강조하며 골프나 해외출장을 간소화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기업인도 있다. 소비자를 최고로 생각한다는 메시지를 더욱 가시화하기 위해 소비자들과의 만남을 정기화 하는 기업인도 있을 수 있다.

    반면 기업의 메시지와 기업인의 실천에 있어 전혀 다른 갭(gap)을 노려 취재하는 언론도 있다. 예를 들어 안전하게 관리되어 깨끗한 수돗물을 마시자는 메시지를 계속 전달하고 있는 관련 공기업이 있다고 치자. 한 언론이 그 공기업 수십 명 경영진의 자택에서도 실제로 수돗물을 마시는지 취재한다면 어떨까? 그 중 90퍼센트 이상이 시판 생수를 식수로 하고 있다면, 해당 기업의 메시지와 경영진의 실천은 어떤 의미를 가지게 될까? 돌아보면 언론이 기업이나 조직을 비판하는 보도 상당수가 이런 표리부동 현상에 기반하고 있다. 불완전 메시지와 불완전 체화 현상을 지적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일곱째, 메시지를 보면 그 회사를 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하자

    맨 앞 조언과도 맞닿아 있는 이야기다. 기업이 평소 광고나 슬로건, 보도자료 등을 통해 이해관계자들에게 전달하는 일상적 메시지는 부정 이슈나 위기가 발생되면 완전하게 검증된다. 가족과 같은 회사를 주창하는 기업이 실제로 핵심 이해관계자들을 가족으로 생각하고 있는지는 이슈나 위기 상황에서 그대로 드러난다. 환경을 보호해 후손들에게 더 나은 환경을 물려주자 주장하던 기업에게 환경 관련한 부정 이슈나 위기가 발생되면, 그 주장도 확연하게 검증된다.

    여기에서 핵심은 평시 메시지가 아니라, 그에 기반한 이슈 및 위기 시의 메시지다. 평시 반복 주장하던 메시지들을 부정적 상황에서도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는 기업은 훌륭한 기업이다. 최대한 그 메시지를 지키려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는 기업도 훌륭하다. 최소한 평시 메시지에 대한 돌아봄이 있고, 그에 정렬된 대응과 메시징을 기억하는 것은 전략적 커뮤니케이션에 있어 아주 중요한 핵심이다. 그런 노력이 없다면 이해관계자들은 상황에 대한 매번 새로운 대응 메시지를 보고 그 회사를 판단하게 될 것이다. 그 새로운 메시지가 다시 그 기업을 정의하게 된다.

    이렇게 기업의 메시지는 개인의 메시지와는 다른 측면이 다분하다. 기업 철학과 원칙 그리고 정무감각이라는 수준 높은 역량을 기반으로 깊이 고민된 메시지는 큰 가치를 지닌다. 구성원의 수와 다양성으로 인해 해당 메시지의 공유와 반복의 중요성도 개인의 것과 비교하면 훨씬 크다. 공유와 반복을 통해 형성되는 일관성도 아주 중요한 자산이 된다. 모든 이해관계자들에게 안정감을 주고 그 안정감이 모여 신뢰를 형성해 주기 때문이다.

    지속적 메시징과 그를 체화 한 경영진의 실천이 다시 커뮤니케이션 된다면 더욱 이상적이다. 그런 노력들이 더욱 더 기업 메시지의 가치를 높여준다. 기업의 메시지를 경영 품질의 리트머스라고 보는 이유가 이 때문이다.

    부정 이슈나 위기를 맞은 기업이 전달하는 메시지를 꼼꼼하게 챙겨 분석해 보자. 그 메시지를 보며 그 기업이 현재 어떤 수준인지를 최대한 살펴보자. 메시지의 문제가 단편적으로 메시징 스킬의 문제라고 할 수 있는 것인지? 메시지의 문제가 숙련되지 않은 화자(spokesperson)의 개인적 부족이라고 할 수 있는지? 해당 기업 메시지에 대한 이해관계자들의 비판과 원성이 단순하게 음모론 때문이라고 치부할 수 있는지? 자애롭게 ‘그럴 수도 있지’하며 눈 감아 줄 수 있는 현상인지를 따져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