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그] 의사결정 구조

  • 정무감각은 어떻게 키울 수 있죠? [기업 위기관리 Q&A 273]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는 정무감각이라는 것이 정치인이나 정부부처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주로 가져야 하는 감각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컨설턴트께서 이제는 기업도 정무감각이 필요한 시대가 되었다 하셔서 공감하게 됩니다. 정무감각을 기업이 어떻게 키울 수 있을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먼저 정무감각이라는 의미에 대해 풀어보면 사전적으로는 ‘정치가나 고위직 공무원들이 정치나 행정 등에서 특정 논리나 정당·국가 기관의 입장, 여론, 정세 등에 따라 적절한 판단을 내리는 사유 작용’이라 정의합니다. 기업이나 기업인이라는 지칭은 일단 이 사전적 의미에서 빠져 있습니다.

    정무감각이라는 개념을 기업의 입장에서 한마디로 설명하자면 저는 ‘의사결정을 위해 행해지는 기업의 통합적 판단’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통합적 판단 속에는 다양한 기준과 가치들이 들어갑니다만, 가장 핵심 주제는 여론이라고 부르고 싶습니다. 더 부연하자면 여론에 기업의 입장이나 행동을 맞추어 순리를 따르는 노력을 하자는 취지입니다.

    최근 기업의 여러 사회적 논란 케이스를 분석해 보면 기업이 얼마나 여론과의 갈등에 있어 취약한 존재인지 알 수 있습니다. 예전과는 다른 여론의 온도를 기업은 시시각각 느끼고 있습니다. 종래 홍보실이 언론을 상대했다면, 이제는 언론을 넘어 여론을 상대해야 하는 과제 때문에 힘들어 하고 있습니다.

    정무감각이라는 것은 항상 중요한 의사결정 이전에 발휘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문제나 논란이 불거졌을 때 급히 모아지는 정무감각은 완전한 것이 아닙니다. 기업이 중요한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 시기가 오면 적절한 시점에 해당 주제에 대해 홍보실과 법무, 대관, 소비자 만족, 마케팅, 영업 등 여러 이해관계자 접점 인력을 불러 모아 이야기 나누어 보십시오. 기업의 입장이나 시각이 아니라 이해관계자 입장에서 해당 주제를 최대한 바라보고 그들의 생각을 정리해 보는 것입니다.

    일부에서는 “기업이 기업의 이익을 위해 의사결정해야지, 사회적 이해관계자 입장에서 판단해 꼭 해야 하는 일을 못하게 되면 어쩌자는 것인가?”하는 반론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런 반론은 기본적으로 이해관계자 시각과 기업의 시각이 정반대로 충돌할 것이라는 전제를 포함하고 있어 정확하지 않은 주장입니다. 만에 하나 이해관계자와 기업의 시각이 정반대로 충돌하는 주제라면 그에 대한 의사결정은 회사를 위해 더욱 중요합니다. 회사의 존립을 해칠 수 있는 주제이기 때문입니다.

    기업은 중요한 의사결정 이전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시각을 검토하고 감안해서 최대한 여론에 순응하는 방향으로 해당 주제를 ‘진화’시킨다고 보는 것이 더 정확합니다. 이는 의사결정 품질과도 직결된 것입니다.

    좋은 기업, 훌륭한 기업, 멋진 기업은 단편적 광고나 이미지, 이벤트로 만들어 지는 것이 아닙니다. 지속적이고 일관된 정무 감각에 기반한 좋고, 훌륭하고, 멋진 의사결정들에 의해 쌓아져 가는 것입니다. 기억하십시오. 정무감각은 의사결정 이전에 발휘되어야 합니다. 그것이 품질 높은 의사결정이고, 이슈관리이며, 위기관리입니다. 그런 고품질의 정무감각이 회사를 살리고 키웁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적절하지 않으면 문제라구요? [기업 위기관리 Q&A 271]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사실 저희는 그럴 수도 있다 생각 했습니다. 법을 안 지킨 것도 아니고, 잘못을 저지르지도 않았습니다. 틀린 말이나, 못할 말도 아니었지요. 그럼에도 사회적으로 논란이 돼 솔직히 억울합니다. 적절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있는데, 그게 그렇게 문제인가요?”

    컨설턴트의 답변

    일단 본 질문에 대한 답을 드리기 전에, 먼저 개인과 기업 또는 조직과는 분리된 개념 적용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개인도 평범함 일반인과 사회적으로 공적 위치에 있는 특수인에 따라 적용되는 개념은 다릅니다. 물론 기업이나 조직은 더욱 더 엄격한 기준으로 개념을 적용해야 하겠습니다.

    일단 개인 차원에서는 자신 관련 사회적 논란이 자신에게 어떤 직접적이고 강력한 피해를 입힐 수 있는지를 미리 예상해 보아야 할 것입니다. 그에 따라 ‘적절함’이라는 기준을 충족시킬 것인지 말 것인지 스스로 결정하면 됩니다. 그 복잡하고 까다로운 기준에 따라 자신을 통제하는 것이 자신에게 이득이 된다면 그리 하는 것이 당연합니다. 반대로 별 이득이나 손해가 예상되지 않는다면 그 기준에서 자유로워도 큰 문제는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기업이나 조직은 그와 달리 ‘적절함’의 기준은 항상 지켜야 하는 불문율과 같습니다. 정상적 기업이라면 법을 지키는 것은 기본입니다. 여론을 살펴 조심하는 것은 당연한 것입니다. 자칫 자사의 의사결정과 말과 행동이 ‘적절하지 않다’는 평을 받을까 노심초사하는 것인 전략적 태도입니다.

    원치 않은 논란이 발생되면 기업이나 조직은 항상 잃을 것이 많고 다양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적절한지 여부를 구체적으로 따져 예상하고, 그에 따라 의사결정 하는 것이 위기관리입니다. 이런 체계를 두고 기업이 소심하다, 적극적이지 못하다, 우유부단하다는 평을 해서는 안됩니다. 사회적 책임을 지닌 기업이나 조직에게 ‘적절함’은 가장 상위의 가치이고, 이슈나 위기관리의 기본이기 때문입니다.

    어떤 일을 앞두고 적절한지 적절하지 않은지를 예상해 보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먼저 스스로 판단해 보면 됩니다. 그 것이 부족하다면, 나(우리)와 아무 이해관계 없는 제3자의 입장에서 그 일을 바라봐 보면 알 수 있습니다. 그들 시각에서도 적절하지 않다는 평이 나올 것이라면 그것은 적절하지 않은 것입니다.

    더 나아가 경쟁자, 경쟁사, 또는 색안경을 쓰고 나(우리)를 지켜보는 그룹이 그 일을 어떻게 볼 것인지까지 미리 살펴보면 적절함 여부 판단은 훨씬 정확 해 집니다. 그들이 보아도 문제없이 적절하다는 일이라면 하는 것이 맞고, 적절하지 않다 공격받을 일이라면 아예 하지 않는 것이 유익합니다.

    문제는 개인이나 기업 또는 조직이 사전에 자신의 의사결정, 말, 행동을 두고 ‘적절함’의 기준을 스스로 투영해 보지 않는 경우 발생됩니다. 자신(자사)이 적절하게 처신하지 않으면 잃을 것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그냥 그 것을 해버리는 경우가 그렇습니다. 그후 사회적으로 부적절했다는 평이 쏟아지면 스스로 ‘쿨’했다 자위하는 경우는 더욱 문제입니다. 향후의 개선이 담보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적절함과 부적절함에 대한 평가는 어찌 보면 법보다 더 무서운 것입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대응은 얼마나 빨라야 빠른 걸까요? [기업 위기관리 Q&A 247]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대응을 빨리 하라 아무리 해도, 그게 어렵습니다. 대표님은 연락이 되지 않으실 때가 많고요. 의사결정도 여러 임원들이 있어 신속하지 못한 게 현실입니다. 일선에서 올라오는 보고도 종종 정확하지 않아요. 어떻게 해야 빠른 대응이 가능할까요? 얼마나 빨라야 진짜 빠른 건가요?”

    컨설턴트의 답변

    일단 위기나 이슈가 발생했을 때 신속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중요한 원칙을 이해하고 계신 것 같아 다행입니다. 개인이 빨리 움직이는 것과 조직이 빨리 움직이는 것에는 상당한 차이가 있습니다. 일단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측면에서만 보아도 그렇습니다.

    위기 시 개인의 경우에는 정보 보유 주체와 커뮤니케이션 주체가 동일합니다. 자신이 파악해 알고 있는 것을 전략을 세워 커뮤니케이션 하는 단순한 프로세스를 거치게 됩니다. 여기에서 주로 강조되는 것이 전략입니다.

    그에 비해 조직은 다릅니다. 일단 정보 보유 주체와 커뮤니케이션 주체가 다릅니다. 정보는 다른 부서들이 정확하게 알고 있는 반면, 커뮤니케이션 해야 하는 홍보실이나 대관부서 경우에는 정확한 정보를 실시간 취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신속함에 있어 장애가 존재할 수밖에 없지요. 그래서 조직 단위에서는 전략은 물론 그에 더해 ‘시스템(체계)’이라는 것이 강조됩니다.

    질문하셨을 때 그러셨죠. 대표님 연락이 잘 안된다고요. 맞습니다. 대형 위기나 이슈가 발생하면 대표이사를 비롯 주요 의사결정자들과 연락이 불가능해지는 경우가 흔합니다. 단시간내에 압도적인 상황 보고가 상호간 다양하게 이루어지고, 그와 동시에 의사결정자간의 통화가 폭발적으로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문제 발생 시 전화를 들고 있는 시간, 기다리는 시간, 다시 확인 연락해 보는 소득 없는 시간들을 어떻게 축소시키는 가도 바로 시스템에 대한 주제입니다.

    일선에서 올라오는 부정확하고, 일부는 의도적으로 편집된 정보들은 종종 의사결정자의 발목을 잡습니다. 더구나 일단 의사결정자에게 올라온 정보는 현재의 정보가 아닙니다. 이미 현 상황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지 않은 신선하지 않은 정보입니다. 그에 기반해 대응 의사결정 하는 경우 무엇이 중요할까요? 더더욱 의사결정 소요 시간은 단축되고 단축되어야 합니다.

    평시 의사결정이 느린 조직은 위기나 이슈 발생 시 절대로 신속한 의사결정을 할 수 없습니다. 평시 신속하게 의사결정 하던 조직도 문제가 발생하면 10배 이상 그 속도가 지체되기 마련입니다. 원래 느리던 조직은 더욱 더 느리게 움직이게 될 수밖에 없습니다. 대표이사부터 구성원 모두가 분 단위로 움직이며 의사결정 하는 훈련이나 경험이 없으니 이는 당연한 것입니다.

    데드라인 문화가 없는 조직도 위기나 이슈 발생 시 제대로 된 대응을 하기 어렵습니다. 이번에 데드라인을 넘기면 다음 번에 맞추면 되지. 의사결정 시간이 오래 걸릴 것 같으니 일단 간단한 대응만 먼저 하자. 아무래도 의사결정 시간을 그 때로 맞출 수 없으니, 이번 이슈나 위기는 그냥 넘겨보자. 이런 패배 주의적인 생각이 느린 의사결정 환경을 정당화하게 됩니다.

    신속한 대응을 할 수 있는 가 할 수 없는 가는 위기관리 시스템과 관련된 매우 의미 있는 리트머스입니다. 많은 위기관리 케이스에서 공히 신속한 대응을 가장 최초의 경쟁력으로 꼽습니다. 체계의 품질에 대한 이야기이기 때문입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위기 때 왜 커뮤니케이션을 강조하나요? [기업 위기관리 Q&A 245]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위기관리를 상황관리와 커뮤니케이션 관리로 나눌 수 있다 하셨는데요. 일선에서 위기관리 하는 저희는 커뮤니케이션 관리가 왜 중요한지 잘 모르겠습니다. 모르는 분들은 커뮤니케이션만으로도 위기를 관리할 수 있다고 이해할 거 같네요. 왜 커뮤니케이션이 그렇게 중요한가요?”

    컨설턴트의 답변

    아주 좋은 질문입니다. 위기관리를 상황에 대한 관리와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관리로 나눈다고 말씀 드렸는데요. 일선에서는 상황에 대한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는 것이 당연할 겁니다. 제대로 된 상황관리 없이는 커뮤니케이션 관리도 제대로 이루어 질 수 없으니 상황관리는 아주 중요한 핵심 중 핵심이 되겠습니다.

    커뮤니케이션 관리도 중요하고 의미 있다 강조하는 이유는 위기 시 위기관리 주체의 커뮤니케이션을 보면 현재 그 위기관리가 어떻게 돼가고 있는지를 이해관계자들이 바로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커뮤니케이션은 기본적으로 상황을 그대로 투영합니다. 그래서 커뮤니케이션 하는 내용이나 형식만 보면 지금 위기관리 주체의 내심 상당부분을 알 수 있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고, 분석했으며, 그에 대한 적절한 대응 방안을 가지고 있는 위기관리 주체는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도 상황 통제에 대한 자신감과 정확성이 느껴집니다. 반대로 커뮤니케이션에 불안감이나 정확하지 않은 오류들이 포함되어 있으면, 해당 위기관리 주체는 상황을 제대로 관리하고 있다고 보기 어려워 집니다.

    만약 위기관리 주체의 커뮤니케이션 메시지나 형식을 보고 이해관계자들이 고개를 갸우뚱 하는 경우가 있다면, 그 주체는 제대로 된 대응 전략이나 방향성을 미처 가지지 못했다는 의미일 것입니다. 품질 좋은 전략과 방향성을 세웠다면 그를 기반으로 하는 커뮤니케이션은 이상해 보이지 않습니다.

    만약 위기관리 주체의 커뮤니케이션이 때를 놓치고 늦어진다면, 그 의미는 위기관리 주체가 제대로 된 의사결정을 하지 못한 채 허둥지둥 대고 있다는 의미가 될 것입니다. 상황파악이나 입장정리가 어렵다는 반증이죠. 일부 경우 전략적으로 노 코멘트나 로우 프로파일을 견지하려 하기 때문에 순간 느리다는 느낌을 줄 수도 있겠지만, 실제로 이해관계자들이 봐서 때를 놓치고 ‘실기하고 있다’는 느낌까지 들 정도면 이미 해당 전략은 의미 없는 것일 수 있습니다.

    함부로 아무렇게나 커뮤니케이션 하는 위기관리 주체가 있다면, 그 위기관리 주체의 수준을 이해관계자들이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됩니다. 위기 시 아무 준비 없이 커뮤니케이션 한다거나, 이해관계자 눈높이를 맞추지 못한다거나, 쓸데 없는 커뮤니케이션을 한다거나, 황당한 커뮤니케이션만 한다거나 하는 모든 현상들은 이해관계자가 해당 위기관리 주체를 정확하게 평가 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중대한 위기 일수록 위기관리를 위한 커뮤니케이션은 중요합니다. 위기관리 주체의 관리상황과 수준 그리고 의사결정자의 철학과 의사결정 품질을 비롯한 많은 가치를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외부에 검증 받기 때문입니다. 있는 그대로 투영된다고 생각하면 쉽게 이해가 될 것입니다.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에서는 가리고 숨길 수 있는 것이 매우 적습니다. 위기 시 위기관리 주체의 일거수 일투족은 그대로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드러나고 해석됩니다. 그래서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은 아무렇게나 누구나 잘 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기억하십시오.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모든 것은 그대로 투영됩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정부 위기관리 매뉴얼을 가져다 써도 될까요? [기업 위기관리 Q&A 240]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전염병 위기로 정부부처들이 활발하게 위기관리를 하고 있는 중에 저희 회사도 이번 계기로 위기관리 매뉴얼을 만들어 보자는 논의가 있습니다. 정부 부처들의 위기관리 매뉴얼을 가져다 좀 수정해서 쓰면 어떨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실제로 여러 기업의 위기관리 매뉴얼을 비교해 보면, 기업 상호간 매뉴얼을 공유해서 각 기업 버전으로 세부 수정 정리해 놓은 경우들이 흔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일부 대형 기업에서는 실제로 정부 기관의 표준 매뉴얼을 자사 버전으로 변환 시킨 흔적도 발견할 수 있습니다.

    2000년대 초 정부에서는 정부 차원의 국가 위기관리 매뉴얼을 개발한 적이 있습니다. 국가적 재난과 위기 상황을 여러 유형으로 나누어 각각의 대응 매뉴얼을 만들었고, 그 형식을 표준화 해서 각 부처별로 하달 해 세부 매뉴얼이나 부처별 내용을 정리하기도 했습니다. 체계적으로는 상당히 의미 있는 노력이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질문하신 의미의 핵심은 그렇다면 그런 정부 위기관리 매뉴얼을 가져다 기업이 사용하면 어떻겠는가 하는 것인데요. 결론부터 말씀 드리면, 구성에 대한 개념은 어느 정도 얻으실 수 있어도, 그 매뉴얼을 그대로 적용하거나, 내용을 일부 수정하는 차원에서 활용하기에는 무리가 있기 때문에 권장하기 어렵습니다.

    일단 정부 매뉴얼과 기업 매뉴얼의 가장 큰 차이는 의사결정 주체의 다양성과 특정된 대응 분야, 법적 근거 유무입니다. 정부 매뉴얼은 먼저 단계별로 의사결정그룹을 정해 놓고 있습니다. 기업에서도 일부 위기 단계별로 대응 조직에 대한 분리를 정하고는 있지만, 그와는 성격이 많이 다릅니다. 기업에서는 굳이 그렇게 다단계의 별도 의사결정그룹을 정리할 필요는 없습니다.

    또한 정부 부처 매뉴얼은 해당 부처의 책임하에 있는 대응 분야가 정해져 있습니다. 국방부의 위기, 보건복지부의 위기, 외교통상부의 주요 위기가 모두 각각 다릅니다. 기업에서도 부서별로 다양한 주요 위기가 연결은 되지만, 부서별로 위기관리 매뉴얼을 따로 만들어 놓을 필요는 없습니다. 부서별로 의사결정 하고 부서별 대응하여 관리할 수 있는 위기는 기업에게는 일상 업무이지, 전사적 위기라 볼 수 없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기업의 위기관리 매뉴얼은 법적 규정이나 절차 등에 크게 구애 받지 않습니다. 정부 부처야 모든 실행 의사결정이 법과 규정에 의거해 정리되어야 사후 문제가 없고, 협조체계도 순조롭게 활용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기업은 최고의사결정권자의 전략적 판단이 상당 부분 위기를 관리합니다. 물론 기업도 법을 지켜야 하고, 정관이나 여러 규정이 존재하지만, 위기 시 정부기관들의 그것과는 의미에 있어 상당한 차이가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보면 정부기관의 위기관리 매뉴얼은 목차나, 대응 프로세스의 체계, 보고와 브리핑 체계, 커뮤니케이션 체계, 기타 대응 물자와 협력 체계 등에 대한 벤치마킹에는 어느 정도 의미가 있습니다. 어떤 매뉴얼도 그렇듯, 그대로 가져와 조그만 다듬어 우리 것으로 쓸 수 있는 매뉴얼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매뉴얼 자체의 보유 여부에만 신경 쓴다면 몰라도, 실제 위기 시 활용할 수 있을까에 대한 답은 어려울 것입니다. 정부는 정부다운 매뉴얼, 기업은 기업 다운 매뉴얼이 핵심입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아무 것도 하지 말라고요? [기업 위기관리 Q&A 232]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 내부에서는 뭐든 어떻게 든 빨리 대응해 보자고 난리가 났습니다. 그런데 전문가께서는 아무 것도 하지 말라고 하시니 중간에서 입장이 곤란합니다. 아무 것도 하지 말라는 의미가 무엇인지요? 그냥 상황을 두고 만 보라는 건가요?”

    컨설턴트의 답변

    먼저 가장 위험하고 흔한 전제를 하나 교정했으면 합니다. 위기가 발생되면 ‘뭐든 해야 한다’는 강박이 전제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모든 것은 상황이 가장 중요한 전제입니다. 상황에 따라 대응이 필요한 경우가 있다면, 상황에 따라 대응이 필요하지 않은 경우도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해야 합니다.

    상황에 따라 대응하고 하지 않고의 기준은 그럼 무엇이 될까요? 일단 해당 상황이 어떠한 대응에 의해 통제될 상황인가 통제되지 않을 상황인가가 가장 첫번째 기준이 될 것입니다. 쓰나미가 밀려오고 있다면 쓰나미를 마주해 싸울 노력을 하기 보다는 쓰나미를 피해 일단 높은 곳으로 피해 있는 것이 위기관리입니다. 안전한 곳으로 피하는 것이 무슨 위기관리냐? 너무 수세적이다. 이런 이야기는 그런 상황에서 적절하지 않습니다.

    여러 대응을 하더라도 상황이 통제되지 않을 경우에는 대응을 멈추고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그 다음 상황을 준비하는 것이 오히려 전략적 대응입니다. 여기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은 다음 상황에 대한 대응 준비입니다. 막연하게 바라보고만 있다는 의미와는 전혀 다른 것입니다.

    그 다음 기준은 현 시점에서 특정 대응을 했을 때 의미 있는 효과가 있을 것인가 여부입니다. 무조건. 어떤 것이라도. 뭐든. 이런 실행은 위험합니다. 특정 대응이 의사결정 라인에 떠 오른다면, 그 실행 목표와 방식을 깊이 고민해야 합니다. 여기에서 핵심은 의미 있는 효과 여부입니다. 그냥 이것이라도 해 보자 하는 식으로 하는 대응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또 대응 방안에 대한 논의가 진행될 때 중요한 질문은 “왜?”라는 질문 일 것입니다. 그런 대응을 현 상황에서 왜 해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과 답변이 정확하게 존재해야 합니다. 일부 이런 ‘왜?”라는 질문이 효과적 대응을 방해하는 질문이라 간주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위기관리 시에 하는 “왜?”라는 질문은 일단 실행을 전제로 해 그 전략성을 확인하기 위한 것이어야 합니다. 실행을 막기 위한 장애물 같은 질문이어서는 절대 안됩니다.

    일단 무엇보다 상황이 가장 중요합니다. 상황을 분석했을 때 어떠한 대응을 통해서라도 현 상황이 통제되지 않을 것이 확실하다면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는 것이 보다 전략적인 선택입니다. 특정 대응이 실행되더라도 의미 있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지 않는다면,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는 것도 보다 전략적인 선택입니다. 심지어 내부적으로 특정 대응에 대한 의사결정을 하는 과정에서 “왜?”라는 질문에 대한 발전적 답변이 여의치 않다면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는 것도 전략적인 선택일 수 있습니다.

    통제불가능 한 상황에서, 의미 있는 효과를 예상하지도 못하면서, “왜?”라는 답변을 생략하고 진행하는 위기관리 실행은 매우 위험한 것입니다. 이런 비전략적 실행에는 종종 ‘무조건’이라는 전제가 따라붙고는 합니다. 위기관리에 있어서 이 ‘무조건’이라는 전제는 무조건 위험하다고 보시는 것이 더 안전할 것입니다. 뭐든 해야 한다는 전제를 다시 보시기 바랍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오버 커뮤니케이션 하라고요? [기업 위기관리 Q&A 228]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 위기상황에서 오버 커뮤니케이션 하라는 의미가 무엇인지 모르겠습니다. 위기가 발생하며 대부분 상황이 커뮤니케이션 하기 적절하지 않은 것들이라 상당히 고민스러운데 말이죠. 오버 커뮤니케이션하는 말이 혹시 일반적인 경우보다 훨씬 더 크게 자주 떠들라는 건가요?”

    컨설턴트의 답변

    위기관리를 위해 기업이 오버 커뮤니케이션 해야 한다는 의미에 대해서는 많은 분들이 궁금 해 하시는 개념입니다. 일단 오버 커뮤니케이션의 의미에 대해 살펴보시죠. 위기관리에 있어 오버 커뮤니케이션이란 ‘커뮤니케이션 해야 할 정보와 메시지들을 적절한 수준으로 지속 커뮤니케이션 한다’는 의미라고 볼 수 있습니다. 너무 ‘오버’라는 단어에 주목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기본적으로 위기가 발생하게 되면 정보와 메시지들이 제한되고, 여러 커뮤니케이션에 있어 어려움이 발생되는 데, 그런 상황에 먼저 주목하고 그런 제약을 뛰어넘자 정도의 의미입니다. 즉, 위기 시 ‘오버’는 곧 평시 ‘적절함’과도 일부 통한다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가장 중요한 오버 커뮤니케이션은 위기 시 사내에서 실행되어야 합니다. 모든 보고와 변수들에 대한 커뮤니케이션은 더욱 빠르고 자세하고 빈번하게 이루어 질 필요가 있습니다. 위기관리위원회와 최고의사결정자 간에도 오버 커뮤니케이션은 중요합니다. 위기 시 최고의사결정자가 커튼 뒤로 숨어 버리는 경우에는 어떤 조직도 제대로 된 위기관리는 불가능합니다.

    최고의사결정자 스스로가 자신이 바라보는 위기에 대해 먼저 이야기해야 합니다. 위기관리에 있어 따라야 하는 중요한 원칙과 철학을 자신의 입으로 이야기해 주어야 합니다. 모든 조언들을 어떤 기준으로 가지고 판단하고 싶은지에 대해서도 위기관리위원회에 이야기해 주어야 합니다. 최고의사결정자가 커뮤니케이션 하지 않고, 듣기만 해서는 어떤 위기관리도 가능해지지 않습니다. 시간만 흘러 상황만 악화됩니다.

    결정된 대응 지시 사항에 대해서도 사내적으로는 사일로를 넘어 부서간 긴밀한 오버 커뮤니케이션이 진행될 필요가 있습니다. 서로가 무엇을 누구와 어떻게 하고 있는지에 대한 커뮤니케이션도 필요합니다. 현장 반응에 대한 보고와 공유도 빈번할수록 좋습니다. 시시각각 변해가는 상황변화는 따라가기에도 벅찹니다. 오버 커뮤니케이션이 없으면 따라가는 것도 결국 포기할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외부로의 오버 커뮤니케이션도 마찬가지입니다. 이해관계자 우선순위가 세워지면 각 이해관계자별로 주어진 창구들은 최대한 오버 커뮤니케이션 할 필요가 있습니다. 전략적으로 만들어진 메시지가 있다면 더욱 더 오버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합니다. 위기관리를 위한 커뮤니케이션을 얼마나 열성을 가지고 하는지를 보는 이해관계자들은 그를 통해 기업의 진정성을 느끼게 됩니다.

    물론 로우 프로파일이 전략인 경우도 있을 수 있습니다. 이 때 외부로의 오버 커뮤니케이션은 적절하지 않은 것이 당연합니다. 하지만, 이런 로우 프로파일의 경우에도 지속적 전략 스탠스를 유지하기 위한 내부 커뮤니케이션은 오버로 진행될 필요가 있습니다. 자사의 로우 프로파일 전략이 제대로 효과를 발휘하고 있는지에 대한 분석을 기반으로 하는 내부의 오버 커뮤니케이션입니다.

    결국 위기관리는 내부적으로는 엄청난 오버 커뮤니케이션이 기반이 됩니다. 외부로의 커뮤니케이션은 전략적 선택으로 인해 갈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조직 구성원간의 커뮤니케이션, 특히 최고의사결정자의 리더십을 기반으로 하는 커뮤니케이션은 오버에 오버를 더 해 진행되어도 괜찮습니다. 숨거나 침묵하는 리더들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이 핵심입니다. 커뮤니케이션 합시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철학과 원칙? 그게 됩니까? [기업 위기관리 Q&A 227]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전문가들께서 위기 발생 시에는 기업의 철학과 원칙을 떠 올려 그를 기반으로 의사결정 하라는 조언을 하시는데요. 저희가 볼 때에는 그게 좀 교과서적인 것 같아서요. 그렇게 의사결정 하는 기업이 있을까요? 저희 회장님께 그렇게 말씀 드리기가 사실 어렵습니다.”

    컨설턴트의 답변

    기업이 위기관리를 위해 의사결정 할 때 기존에 자랑하던 자사의 기업 철학과 원칙을 기억하라는 이야기는 아주 오래되고 중요한 위기관리 전략 중 하나입니다. 왜 전략이라 하나면 실제 이를 실행 한 상당 케이스들이 성공적이었다고 평가 받는 검증된 위기관리 방식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기업도 다양한 유형으로 나뉩니다. 일단 기존에 뚜렷한 자사의 철학과 원칙이 존재하지 않는 기업도 있을 수 있습니다. 위기가 발생했다고 해서 뚜렷하지 않은 기업 철학이나 원칙을 만들어 낼 수도 없는 유형입니다.

    이런 경우 대부분은 당시 상황 논리를 기반으로 자사 입장에서 문제를 해결 해 보려 시도합니다. 위기관리 실행 방식을 보면 상당 부분이 안정적이지 않고, 이해관계자의 생각과도 다른 면이 많은 약간 어리둥절하게 되는 대응을 하는 기업의 유형입니다.

    두 번째는 평소 내세우는 철학과 원칙은 있는데, 그 것이 평시나 위기 시 의사결정에 큰 영향을 주지는 못하는 경우입니다. 입사시험이나 임직원 교육 때에는 특정 철학과 원칙이 담긴 키워드를 공유하고는 합니다. 하지만 임직원 모두 그것은 우리가 우리를 홍보하는 컨셉이고, 사업은 사업이니 그걸 연관시키는 것은 좀 무리라는 생각을 합니다.

    이런 기업의 경우에도 위기관리 방식을 보면 이랬다 저랬다 하는 경우가 보입니다. 유사한 위기 상황에서도 몇 년 전에는 고객 입장에서 흔쾌히 위기를 관리했지만, 올해에는 그냥 스리슬쩍 상황을 모면하려는 시도를 하는 다른 실행을 보입니다. 그 때 그 때 다른 것이죠. 철학과 원칙은 회사 회의실이나 강당 액자에만 쓰여 있다는 생각을 일부가 하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창업주나 본사의 강력한 의지로 수십 년간 자사 철학과 원칙이 공고히 공유되어 오는 기업도 있습니다. 대부분 큰 의사결정은 그런 방향성을 가지고 진행됩니다. 물론 위기가 발생했을 때는 더더욱 그런 철학과 원칙을 임직원이 상기합니다. 고객, 안전, 위생, 신뢰, 품질, 혁신, 사랑, 행복. 등과 같은 판단기준이 위기 상황과 이해관계자들에게 제대로 적용됩니다.

    이런 경우 위기관리는 실패하는 것이 더 어렵습니다. 상당히 아이러니 한 것이죠. 위기를 맞은 기업이 수십 년간 자신이 주창했던 철학과 원칙을 가지고 문제를 푼다는 데 이에 대해 비판이나 반대하는 이해관계자는 있을 수 없습니다.

    경영, 회계적으로 보아도 마지막 유형과 같은 기업이 사후 예후도 좋습니다. 그런 경우 사후에 이미지 관리나 명성 제고에 엄청난 예산을 쓸 필요가 없기 때문입니다. 장기화 되는 갈등을 풀기 위해 필요한 엄청난 로펌 비용을 들이지 않아도 됩니다. 지키지 못한 자사 철학과 원칙을 새로 바꾸면서 대규모 TV광고를 하지 않아도 될 것입니다.

    주어진 상황을 모면만해서는 사후 비용과 부담은 줄일 수 없습니다. 수 십 년 쌓아 온 자사의 명성 자산도 하루 아침에 물거품이 됩니다. 또 다시 그 배의 노력과 예산이 필요하게 됩니다. 그 와중에 회사의 상황은 악화됩니다. 허물어진 이미지 때문에 좋은 인력이나 투자자들이 모이지 않습니다. 회사를 다니는 직원이나 거래처도 회사를 창피해 하게 됩니다. 기업의 철학과 원칙을 지켜내는 것은 그래서 중요합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첫 대응이 성패를 좌우한다? [기업 위기관리 Q&A 222]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문제가 터진 직후 기자들이 연락해 오면 그 때 대응이 참 어렵습니다. 사실관계 확인도 안된 상태에서 기자의 여러 질문을 받으니 매번 제대로 된 답을 하질 못해요. 그렇다고 전화를 안 받을 수도 없고. 첫 대응이 중요하다고는 알고 있는데, 어떻게 해야 잘 대응하는 걸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맞습니다. 문제를 취재하는 기자로부터 최초 전화를 받는 경우 회사의 언론 창구 역할을 하는 홍보담당자는 개인적으로 큰 위기에 봉착합니다. 말씀대로 사실관계 확인이 되어 있지 않은 상태에서 기자의 구체적인 질문을 받으면 금세 혼란에 빠지게 됩니다. 더구나 그 문제가 상당히 부정적인 것일 경우 그 어려움은 극에 달하게 됩니다.

    일단 가장 기본은 해당 언론 창구가 완벽하게 훈련되어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적절하게 훈련 받지 못한 홍보담당자가 기자와 말을 섞게 되면 또 다른 문제가 시작됩니다. 적절하지 않은 메시지가 흘러 나가게 됩니다. 이런 애드립 성격의 메시지는 꼭 자극적으로 보도가 되고, 공중들은 황당함을 넘어 공분을 가지게 됩니다.

    그 다음 기본은 적절하게 기자의 질문을 홀딩(holding)하는 자세입니다. 사실관계 확인이 필요한 건이라면, 정확하게 확인해 우리의 입장을 밝히겠다는 커뮤니케이션을 하면 됩니다. 물론 그 이후 신속하게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입장을 정리한 뒤 기자와 재차 커뮤니케이션 해야만 합니다. 그러지 않고 일단 상식차원(?)에서 기자에게 애드립을 전달하고 이후 사실관계 확인을 해 보는 역순 대응을 해서는 절대 안됩니다.

    가끔 홍보담당자가 상황의 심각성이나 여론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상황에서 기자에게 가볍거나 무시하는 투의 메시지를 전달해 문제가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바로 그 다음 기본이 그와 관계된 것입니다. 언론 창구인 홍보담당자는 적절한 민감성과 함께 여론에 기반한 정무감각을 항상 유지해야 합니다. 홍보담당자가 여론을 매일 매일 체크하는 이유가 그 때문입니다.

    언론 창구인 홍보담당자가 그 다음으로 중요하게 갖추어야 할 역량은 위로부터 의사결정을 빨리 이끌어 내는 정치력일 것입니다. 기자들은 취재 시 회사에게 무한한 시간을 허락하지 않습니다. 기사가 준비된 기자는 참을 성이 없습니다. 기자가 제기한 이슈에 대해 회사에서 적절한 시기에 입장을 내지 않으면 그 기사는 그냥 나갈 수 밖에 없습니다. 회사 차원에서는 그 기사에 자사의 메시지를 포함시킬 기회를 잃게 되고, 별도로 커뮤니케이션 해야 하는 부담까지 떠 안게 됩니다. 빠른 의사결정만큼 홍보담당자에게 도움이 되는 것이 없을 것입니다.

    이렇게 많은 준비와 역량이 요구되기 때문에 기업들은 문제 발생 시 최초 기자의 전화에 무너집니다. 제대로 훈련 받지 못한 창구가 기자 문의를 대충 처리합니다. 사실관계를 잘 모른 상태에서 홀딩하는 법을 알지 못하고 애드립을 전달합니다. 여론을 읽고 충분한 정무감각을 키우지 못한 담당자가 황당한 커뮤니케이션을 합니다. 신속한 의사결정을 이끌어 내는 역량을 채 갖추지 못한 담당자는 소중한 대응 기회를 매번 흘려 보내고 맙니다.

    문제가 발생한 직후 언론에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는가를 보면 해당 기업의 위기관리 체계와 수준을 가늠할 수 있습니다. 제대로 갖추고 있는 기업은 절대 초기 대응에 있어 불필요한 문제를 만들지 않습니다. 문제는 기자가 취재하고 있는 그 문제만으로도 충분합니다. 홍보담당자가 초기 커뮤니케이션에 실패해 또 다른 문제를 만들어서는 절대 안된다는 생각을 하고, 평소에 돌아보기 바랍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일이 계속 터져서 정말 힘드네요 [기업 위기관리 Q&A 221]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아무리 위기관리를 잘 해 보려고 해도, 연이어 일들이 터지네요. 문제 있는 일들이 계속해서 터지는데, 그걸 이길 장사가 어디 있겠습니까? 문제들과 관련된 경영진들이 참 원망스럽습니다. 이걸 어떻게 손을 쓸 수 있을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공감합니다. 문제가 어쩌다 한 두개라면 몰라도, 연이어 터지게 되면 위기관리는 커녕 정신 차리기도 힘든 상황이 된다는 것 이해가 갑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힘들고 어려운 것은 일선에서는 잘 몰랐던 문제가 외부 언론이나 규제기관, NGO 등에 의해 갑자기 불거지는 경우일 것입니다.

    이런 경우 일선에서는 초기 대응이 매우 힘들게 됩니다. 우선 상황 파악과 사실관계 확인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갑자기 발생되어 알려진 문제에 대해 내부 확인 절차가 진행되려면, 당연히 일정 수준 이상 시간이 소모되게 마련입니다. 이 때문에 초기 대응 기회를 놓쳐버리게 됩니다.

    어렵게 오랜 시간에 걸쳐 확인 작업이 마무리되면, 그를 기반으로 한 대응 의사결정과정이 기다리고 있을 것입니다. 최고의사결정자가 단시간에 사실관계 확인과 함께 대응 지시를 내려 주면 좋겠지만, 대부분은 그렇지 못하니 문제가 더 커집니다. 대응 전략이나 방식을 결정하기 위해 또 상당히 많은 시간이 소요됩니다.

    자, 이제 대응에 대한 내부 정리가 모두 끝났습니다. 그런데, 그에 따라 일선에서 대응을 준비하다 보니 상황이 새로 바뀌어 버렸습니다. 이걸 어떻게 해야 하나? 일선에서는 다시 갈등이 시작됩니다. 처음에 밟았던 똑 같은 프로세스를 다시 밟으려 하니 엄두가 나지 않습니다. 이미 상당 시간이 지체되어 지금 실행 해도 때가 늦을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초조 해 집니다.

    그래서 일단 의사결정 된 대응을 몇 개라도 시도해 봅니다. 역시나 상황이 바뀐 시점이라 효과가 없습니다. 문제는 더욱 커지고, 관리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 버린 느낌입니다. 그렇게 고민스러워하고 있을 때, 다시 다른 문제가 하나 더 불거집니다. 이제 패닉이 옵니다.

    그 새로운 문제에 대해서도 사실확인이 시작됩니다. 의사결정은 또 지연됩니다. 이전 문제와 함께 여론은 더욱 더 악화됩니다. 새로운 대응 전략과 방안은 세워지지도 않았는데, 언론을 비롯해 많은 이해관계자들이 회사의 해명을 듣고 싶어합니다. 일선은 이 때부터 무기력에 빠지고, 점점 시간이 지나면서 무너져 갑니다. ‘시간이 해결 해 주겠지…’

    여러 번 이런 경험을 한 일선 실무자들은 문제를 발생시키는 경영진을 바라보면서 평소에도 자포자기하는 자세를 가지게 됩니다. 문제가 계속되는데, 위기관리는 불가능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이런 일선의 자포자기는 생각보다 많은 기업 내부에서 목격됩니다.

    그러나, 그런 환경 속에서도 일선 실무자가 좀 더 나은 위기관리를 위해 평소 관심 가져야 할 것이 있습니다. 시간 날때마다 잠재되어 있는 문제를 발굴해 사전에 정리해 놓는 부단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매번 문제를 모르고 있다가 곪아 터진 후에 가서야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실패의 반복을 조금 씩이라도 줄여 나가야 합니다. 한두 문제라도 미리 파악하고 있었다면 대응은 조금씩 달라 질 것입니다.

    문제를 평시 발굴하고 취합해 그에 대한 사실관계와 대응 메시지 그리고 방식을 정리해 놓는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문제가 종종 발생하는 기업에서는 더욱 더 이런 사전 발굴 작업은 필수적입니다. 문제를 알고 대응하는 것과, 모르고 대응하는 것에는 엄청난 차이가 있습니다. 지금부터 발굴을 시작하십시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