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그] 사례 분석

  • 위기관리 프로세스 기반의 케이스 분석

    2013년이 밝았다. 올해부터는 다시 장문 블로깅을 꾸준하게 진행하려고 한다. 이번 블로깅이 시사적인 위기관리 인사이트 중심이었다면, 올해부터는 스트래티지샐러드의 위기관리 프로세스 기준을 중심으로 각각의 케이스들과 인사이트들을 연결할 계획이다.

    스트래티지샐러드가 규정하고 있는 기업/조직 위기관리 프로세스는 총 9단계로 나뉜다.

    1단계 감지 단계

    2단계 정보 취합 및 분석 단계

    3단계 보고 및 공유 단계

    4단계 위기관리위원회(위기 시 최고의사결정기구) 의사결정 단계

    5단계 위기관리 실행 준비 단계

    6단계 위기관리 실행 단계

    7단계 위기관리 모니터링 및 관제 단계

    8단계 위기관리위원회 업데이트 및 추가의사결정 단계

    9단계 위기관리 수정실행 및 종결 단계

    일반적으로 1단계인 감지 단계에서 위기관리 실행 단계에 이르기 까지는 위기관리 시스템(체계) 기반이 더 강조되는 영역이라면, 위기관리 실행 단계부터 마지막 위기관리 종결까지의 구간은 상대적으로 위기관리 실행 역량이 더 중요한 구간이 되겠다.

    일반적으로 기업들이 이 모든 단계를 하나 하나 분절해서 해석하고 실행하거나, 전반적인 흐름을 따르지 못해 위기관리에서 효율을 발휘하지 못하곤 한다.

    또 일반적으로 기업들은 각각의 단계에서 정상적인 시스템(체계)를 보유하고 있지 않거나, 제대로 시스템(체계)을 운용하지 못해 위기관리에 실패한다. 뒷부분인 위기관리 실행 역량에 있어서도 그 앞의 시스템(체계)의 운용이 부실하다 보니 제대로 된 역량 표출의 기회를 가지지 못하거나, 역량 구현에 실패하곤 한다.

    조직적으로는 이 전체 프로세스를 관리하는 주체를 가지지 못해 위기관리에 취약함을 드러낸다. 개개의 하부 조직들이 각각의 프로세스 단위에만 관여하거나, (위기 상황 상) 다른 프로세스에 대해서는 관심을 가지지 못하거나 해 일사불란함을 가지지 못한다.

    더욱더 중요한 취약성은 위기관리위원회, 즉, 위기 발생시 조직 내 최고의사결정기구의 품질이다. 일상적 전문적인 비즈니스 분야와 전혀 다른 위기관리 분야에 있어 적절한 전문성이나 경험을 지니지 못한 위기관리위원회의 협업은 대부분 아쉽게도 이상적인 품질을 보여주지 못한다. (위기관리 리더십의 문제)

    전반적으로 위기관리 케이스를 분석하는 중요한 기준은 이 프로세스 전반 또는 프로세스 세부 각각에 소요된 처리 속도를 기준으로 한다. 세부 단계별 또는 구간별 처리 속도는 곧 위기관리 시스템의 품질을 그대로 나타내준다. 얼마나 준비되어 있었는지에 대한 정확한 리트머스다.

    그 다음은 위기관리 실행 전반 또는 세부의 품질이 기준이다. 커뮤니케이션 메시지나 채널 그리고 대상 이해관계자들은 물론 이를 편제하고 관제하는 활동까지를 품질 분석의 대상으로 놓는다. 대변인의 선택이나 의사결정의 철학적 기반 또한 품질에 해당한다. 여론, 법적, 커뮤니케이션적, 영업이나 마케팅, A/S, 생산기술, 인사, 재무 등등에 걸친 영향력들과 개입 품질도 고려사항이다.

    2013년 위기 없는 한국 사회를 기대한다.

    관련 자료

    실제 사례 기반 위기관리 프로세스 인사이트 from James Chung

  • 실제 위기 케이스를 통해 본 위기관리 프로세스

    실제 사례 기반 위기관리 프로세스 인사이트 from James Chung

    기업 위기관리 시스템 화두에 있어 2012년은 통합(integration)의 한해였다. 이 흐름에 이어 2013년은 관제(control)의 한해가 될 것으로 내다본다. 관제는 관리하고 통제함을 의미하며, 일정 수준 이상의 강제성을 부여 받는 기능이다. 2012년 많은 기업들이 통합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일으킨 질문 “누가 이 통합된 시스템을 움직여야 하는가? 어떻게?”에 대한 답변이 관제( 管 制 , control)에 있다.

    최근 클라이언트 워크샵을 통해 공유 했었던 위기관리 프로세스 인사이트. 민감한 사례분석들은 과감하게(?) 들어 냈다. 케이스명들도 블랭크 처리했다. 실제 위기관리 프로세스의 흐름을 읽는데는 도움이 되리라 본다.

  • 위기 및 이슈 발생시 중요한 3가지 질문들

    기업이나 조직의 위기를 분석 평가하는 방식에 대한 이야기다.

    기업이나 조직이 맞닥뜨린 위기나 이슈에 대해 한번 질문을 해 보자.

    1. 전례가 없던 위기/이슈인가?

    이 질문은 상당히 중요하다. 이번 발생한 위기가 해당 기업이나 조직이 창립 이래 한번도 겪어 보지 못한 것인가를 묻는 것이다. 이 질문에 더해 동종업계나 이종업계 등에서도 한번도 발생한 적이 없었던 위기/이슈인가 하는 부분까지 물어보자. 일반적으로 이런 질문에 기업/조직들은 어떤 답변을 할까?

    2. 위기/이슈 발생 유형을 전혀 예상할 수 없던 형태였는가?

    전례가 있었느냐 하는 것과는 약간 다른 의미 인데, 해당 기업이나 조직에서 이번 건과 같은 위기나 이슈발생 시기나, 유형, 방식들을 전혀 예상 할 수 없었느냐가 핵심이다. 전례가 없었어도 위기/이슈발생 가능성을 평가해 충분히 발생 가능한 위기/이슈로 판명할 수 있는 경우들이 있다. 발생 가능성이 높은 시즌이나 시기 등도 도출 가능하다. 유형이나 방식 또한 그렇다. 이에 대한 질문에 기업/조직들은 어떤 답변을 할까?

    3. 위기나 이슈에 대한 관리 및 해결 방법에 대해 전혀 대책이 없는가?

    관리 및 해결 방법이 존재하는가 존재하지 않는가 하는 것은 또 상당히 중요한 질문이다. 많은 기업이나 조직이 문제의 해결방식을 알면서도 위기나 이슈를 적절하게 관리하지 못하는 경우들이 많기 때문이다. 위기나 이슈관리에 실패하는 기업들이 어떻게 해당 문제를 해결할지 몰라 실패하는 경우들은 그리 많지 않아 보인다. 그 해결책을 알면서도 해결하지 못하고, 해결책을 조금만 고민했었으면 알 수 있었을 텐데 안이하게 생각했었던 경우들이 문제다. 이런 질문에 어떤 답변을 할 수 있을까?

    일단 자사나 업계에 전례가 없었던 위기/이슈라면 어느 정도 정상참작의 여지가 존재한다. (물론 유형마다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여러 가지 상황에 대해 예측이 전혀 불가능했었던 위기나 이슈라면 이 또한 일정부분 감안이 된다. 해결책이 전혀 존재하지 않는 위기나 이슈 또한 그렇다.

    문제는 99% 이상의 위기/이슈들이 이 질문들 중 2~3개 정도에 대해 적절한 답변을 하지 못하는 기업이나 조직에게 발생한다는 것이다. 즉, 전례가 충분히 있었고, 충분하게 예측 가능했었으며, 그 해결책도 정확하게 알고 있었는데도 해당 위기나 이슈를 맞닥뜨리는 사례가 많다는 이야기다.

    최근 구미 불산 유출 사례도 그렇다.

    1. 전례가 있었다. 특히 유사한 불산 가스 유출 사례가 있었다. 해당 기업이나 지역 방재 기관들이 낯설어 하면 안 되는 사례였다.

    2. 불산 가스를 다루는 업체 차원에서는 충분히 발생 가능성을 인지하고, 예측 가능한 위기 유형이었다. 내부 매뉴얼에는 위기관리팀이 명기되어 있었고, 정/부 담당자까지 설정되어 있었다는 것만 봐도 충분히 예측 가능한 위기였다.

    3. 불산 가스 누출 시 해결방법에 대해 정확한 노하우가 존재했다. 하지만, 해당 업체는 소석회를 현장에 준비 해 비치해 놓지 않았다. 지역 방재 기관 또한 미쳐 최악의 상황에 대한 해결책을 준비하지 않았다.

    이상의 3가지 질문들에 대해 해당 업체와 지역방재기관들은 모두 guilty 답변을 한다. 상당히 많고 다양한 위기들이 이렇게 2-3개 질문 이상에 guilty 답변들을 한다.

    최근 대기업들 공히 골치 아파 하는 경제민주화 이슈도 그렇다.

    1. 전례가 있었다. 오너 법적 처벌, 일감몰아주기, 계열사 편법지원, 대기업의 중소기업 업종 진출, 골목 진출, 빵집 논란…등등 분명히 수십 년간 크고 작은 규모의 유사 이슈들이 반복되어 왔다. 분명하게 전례를 통해 해당 이슈를 오랫동안 인지 해 왔었다.

    2. 해당 이슈의 폭발적인 성장에 대해 충분한 예측이 가능했었다. 비단 미국에서의 Occupy Wall Street 상황을 감안하지 않더라도, 충분히 어떤 형태로 우리 기업에게 임팩트를 가져 올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조금이라도 있었으면 예상 할 수 있는 형식으로 연결되는 이슈였다.

    3. 대기업 차원에서 해당 경제민주화 이슈를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에 대한 방법을 모르는 것이 아니다. 법무, 기획, 비서, 대관 및 대국회, 대NGO, 대언론 등등의 주관 및 유관 부서에서 해당 이슈에 대응하는 해결책을 확실히 알고 있다. (물론, 오너의 결심이 선행되어야 해서 실현 가능성이 현실적으로 제한되는 것들이 대부분이라는 것은 여기에서는 논외로 하자)

    이상과 같이 경제민주화 이슈도 사실 익숙한 이슈였으며, 어떻게 다가올 것이라는 것을 예상 했고, 해결책도 사실 알고 있으면서도….그냥 당하고만 있을 수 밖에 없는 이슈로 보인다.

    이상의 대표적 상황들을 부정적으로 해석하면…

    해당 기업이나 조직이 위기 발생 이전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고, 위기 발생 이후에도 관리에 별반 의지가 없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상당히 불행한 위기관(危機觀)이며, 불안한 위기관리 환경이다.

    기업이나 조직에게 부정적인 위기나 이슈가 발생하면 항상 이상의 세가지를 스스로에게 물어보라.

    각각에 정직하게 답해보라.

    그리고 무엇이 진짜 문제인지 알아내고 그것을 개선하라.

    진정으로 위기관리를 원한다면.

  • 축구협회의 편지보다 그 과정을 보자

    축구협회가 일본 축구협회에 보낸 편지가 문제가 되고 있다. 언론을 통해 공개된 편지내용은 영어를 조금만 아는 사람들이 보아도 적절한 포지션이나 표현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축구협회의 편지와 그 내용에 대하여 비판을 하고 있다. 하지만, 위기관리와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관점에서 이번 이슈를 바라보면 어떨까? 편지 자체가 문제의 핵심일까?

    위기관리와 그 커뮤니케이션에 실패하는 조직들의 공통적인 특징들을 몇개 꼽아보자.

    1. 위기가 발생하면 조직원들은 각자 아이디어로 위기관리를 한다.

    대부분이 그렇다. 준비를 하지 않거나 경험이 없는 조직들이 그렇다. 문제는 이렇게 하면 되겠지라는 생각보다는 이렇게 하면 어떨까 하는 느낌만으로 위기를 관리하려 하는 것이다. 위기를 관리하는 그룹은 내부에서 “그거 좋은 아이디어다!”하는 이야기보다 “그렇게 해야만 할 것 같네요”하는 반응들이 공유되어야 성공한다. 축구협회는 과연 일본축구협회에 공문을 보내기 전 내부에서 “(우리가 일본축구협회에) 꼭 편지를 보내야 할 것 같습니다” 했었을까?

    2. 관련 전문가나 로펌, 커뮤니케이션펌들과 협업하지 않는다.

    일단 편지를 보내기로 했다면 (보내야만 하겠다는 의중이 모아졌다면) 그 작성과정에는 필히 관련 전문가들이 개입되어야 하고 여러 전문가들이 협업을 이루는게 좋았을 것이다. 단순 영역이 문제가 아니라, 외교적 수사학과 커뮤니케이션 전략에 대한 고민이 있었어야 했다. 단순하게 “우리 뜻만 일단 통하게 하자”는 것은 개인적 커뮤니케이션일 때고, 조직 대 조직의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는 그런 생각은 적절하지 않은게 기본이다. 그 예로 Unsporting이라는 단어를 영일사전에서 찾아보면 일본어의 해석적 의미는 우리의 것과 상당히 다르다. 이렇듯 전문가의 개입은 기본적으로 있었어야 했다. 축구협회는 왜 이런 기본을 지키지 못 할 수 밖에 없었을까?

    3. 중앙집권적으로 위기를 통합관리 하기보다, 산발적으로 실행부문에서 저지른다. 결국 사후 책임을 누가져야 하는가에 대한 논란만 남는다.

    항상 위기관리에 성공한 조직에는 사후 리더십과 팔로워십, 시스템, 구성원들의 기지, 과정 등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들이 안팎에서 이루어 지고 서로 공을 나누거나 가져가려는 움직임들이 보인다. 반면 위기관리에 실패 한 조직과 관련 해서는 그 실패의 책임을 서로 밀거나 누가 책임을 져야 하는지에 대한 공방 과정이 이어진다. 이번 건에 있어서도 편지에 싸인을 한 최고책임자가 책임을 져야 하는가, 편지 작성을 리드한 중간 임원이 책임을 져야 하는가, 아니면 제3의 인물이 책임을 질 것인가에 대한 책임 공방 논란이 따른다. 일단 책임 소재에 대한 논란이 생기는 것을 보니 이번 위기관리는 실패 한 듯 보인다.

    4. 내부 상황이 그렇다보니 부정적인 상황을 더 악화시키면….일단 그 사실 자체를 부정하거나 거짓말한다.

    편지내용에 대한 이야기를 깊이 있게 할 수 없는 이유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언론에 의해 쉽게 공개된 결과를 놓고 보면 단순 외교문건이라 공개할 수 없다는 최초의 입장은 결론적으로 유효하지도 않았다. 위기관리에 성공하는 조직은 최초부터 일관성있고 유효한 입장을 꾸준히 견지한다. 반대로 실패하는 조직은 쉽게 입장이 바뀌거나 번복되고, 그 최초 입장에 있어 거짓이나 숨김이 있었다는 것이 드러난다. 축구협회는 논란 최초부터 일관성있고 유효한 입장을 꾸준히 견지하고 있을까? 아니면 앞으로 할 수 있을까?

    5. 그래도 계속 상황이 악화되면…무언가를 핑계로 자제를 요청한다. 스스로 힘을 빼라 주문한다.

    논란의 단초를 제공한 조직이 공중들에게 자제를 요청하는 형국을 자주 본다. 국가 보안을 위해, 정국의 안정을 위해, 국민의 안전을 위해, 외교적 실익을 위해, 민족적 자존감을 위해…그렇게 자제들을 요청한다. 문제는 이런 자제 요청에 있는 것이 아니다. 그런 자제요청을 단초를 제공한 조직이 한다는 것이 우습다. 그런 자제 요청은 권위있는 제3자들이 해주거나, 공중들 대부분이 그렇게 느낄 때만 유효하다. 축구협회의 논란화 자제 요청이 별반 국민들 사이에서 유효한 메시지로 받아들여 지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사실 축구협회는 외롭지 않다. 이 협회만 위기시 이상과 같은 행동들을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지금도, 앞으로도 이런 케이스들은 계속 여러 조직들에 의해 반복 되어 왔고, 되고 있으며, 될 것이다. 위기관리 실패에 대한 원인 파악과 문제의식 그리고 개선의지가 없으면 어쩔 수 없다. 그럴 수 밖에.

  • 고객접점이 ‘위기의 지뢰 밭’이 돼서는 안 된다

    The PR 기고문

    정용민의 Crisis Talk

    고객접점이 ‘위기의 지뢰 밭’이 돼서는 안 된다

    정용민 대표 컨설턴트

    스트래티지샐러드

    고발하세요. 마음대로 하세요. 그럼 끊습니다. 딸깍. / 아니 누가 그래요? 누가 그래? 우린 죽어도 환불 못해 줘요. 본사에 연락해요. 해 보세요. 저희는 꿈쩍도 안 합니다. / 야! 손님이면 다야? 너 한번 오늘 죽어봐라….

    이상은 연극이나 드라마에 나오는 공격적 대사가 아니다. 몇몇 고객 접점 현장에서 실제로 녹취된 고객과 종업원간의 대화 중 일부다. 하나는 고객상담전화 내용이고, 또 하나는 모 유명 식음료 업체 가맹점주의 메시지다, 마지막 하나는 또 다른 식당 체인 직원의 메시지였다.

    “다른 건 괜찮은데 고객접점이 문제다”라 고민을 토로하는 프랜차이즈 업계 위기관리 담당자의 하소연에 주목해야 하겠다. 회사에서는 좋은 브랜드와 유망한 사업성을 가지고 활발하게 사업을 확장 시키고 있는 반면, 실제 가장 중요한 요소들 중 하나인 고객접점에서는 다른 상황들이 펼쳐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나마 외국계 프랜차이즈들의 경우에는 일찍이 이런 고객접점에서의 위기대응 프로세스와 트레이닝들이 많이 제공되어 그나마 큰 문제 없이 위기를 사전 완화하거나 방지하는 활동들을 진행 중이다. 반면 국내 토종 프랜차이즈들의 경우 이런 고객접점 위기관리에 대한 명확한 가이드라인과 케이스 공유 그리고 핵심 접점 인력들에 대한 트레이닝이 아직 진행되지 않는 곳이 많아 보인다.

    고객접점이 문제라고 고민을 토로하는 위기관리 담당자의 생각도 충분히 이해가 간다. 수십에서 수백 개의 가맹점들 또는 직영점들에서 일하는 수 천 명 이상의 일선직원들을 본사에서 어떻게 가이드 하며, 어떻게 관제하고 통제할 수 있는가 현실적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한다. 심지어 본사에서 현장을 모니터링 하는 체계조차 없어, 일선에서의 단순 트러블이 항상 위기화 되어야 인지하는 경우들도 있다. 당연히 고객접점이 꼭 살얼음판 같이 느껴지는 이유일 것이다.

    최근에는 이에 더해 고객접점은 더 큰 문제를 발생시키고 있다. 소비자 권익과 관련된 고발 프로그램들의 취재형태가 이전에는 본사중심의 입장 청취에서 최근에는 해당 기업 일선의 목소리를 채집하는 형식을 중심으로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해당 프로그램 제작진들도 이제는 훈련된 홍보담당자의 죽어 있는(?) 메시지를 보도화 해주기 보다, 살아 있는(?) 일선의 목소리를 바로 보도해 현실성과 문제의 심각성을 동시에 보여주자는 전략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단순히 고객과의 트러블이 문제인 시대는 이미 지났다. 고객접점으로만 남아 있는 일선이 더 이상 아닌 게 되어 버렸다. 전문적 취재 훈련을 받은 기자와 PD들이 일선 매장과 지점, 지사, 지국 그리고 영업직원들과 아르바이트생들을 취재하고 있다. 위생과 규제를 담당하는 공무원들이 일선을 방문해 적발조치를 취하고 있다. NGO들이 실제 사례를 그들 앞에서 수집한다. 고객들은 이전과 같이 일선에게 소리 치고, 항의 하며, 입장피력을 요구한다. 사장을 불러 달라 당당하게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한 회사들의 대응전략은 무엇인가? 기존의 체계를 그냥 유지하면서 단순하게 하늘의 뜻에 따르기로 기도할 것인가? 회사가 가이드 불가능한 이슈일 뿐 아니라, 다른 경쟁사에서도 손을 놓고 있는 부분이기 때문에 우리만 나서서 체계를 다잡을 필요까지 있을까 생각하고 있지는 않을까? 혹은 지금까지 그렇게 치명적인 위기로 다다른 사건은 없었기 때문에 그렇게 심각하고 민감하게 대비할 사항은 아니라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최근 사례를 돌아보면 위의 이런 안이한 생각이 틀렸다는 점을 깨닫게 된다. 온라인과 SNS가 고객접점에서 가장 활발하게 반응한다는 점을 잊으면 안 된다. 고객들은 항상 기업의 고객 접점에서 그 기업을 판단하고, 그 기업과 대화하기 원한다. 해당 기업의 일선이 적절한 이슈관리를 하지 못하면 해당 이슈는 눈 깜짝 할 사이에 SNS를 통해 온라인에 공유된다. 이제부터는 이 이슈는 일선의 것이 아니라 전사적인 위기로 발전하는 것이다. 본사가 답해야 하는 순간이다.

    문제는 기존 시스템에 안주하고 있는 기업들이다. 예전에도 이슈가 발생하면 회사는 일선으로부터의 상황파악에 시간이 걸렸다. 지금도 나아짐이 없다. SNS는 기름 끓듯 분노와 항의가 넘쳐나고 있는 데, 위기관리 주체인 회사에서는 상황파악에만 골몰하고 있게 된다. 전혀 빨라지지 못한 기업들은 항상 이렇다. 당연히 상황파악이 늦으니, 입장정리도 늦다. 위기화 된 상황을 관리하기 위한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도 늦고, 정확 할 리가 없다. 전사적으로 악화된 위기에 대응하면서 해당 회사는 또 다른 위기를 만들어 내게 된다. 단순하게 일선에서 관리 가능했던 이슈가 위기가 되고, 심지어는 재앙으로 발전하게 되는 형국이 벌어진다. 이 자체가 정체절명의 위기다.

    업 친데 덮치고, 그 위에 또 한번 덮친 격이다. 기업에게 남은 선택은 무엇인가? 빨리 체계를 개선하자는 옵션뿐이다. 일선에서의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가이드라인을 세우고, 일선을 교육하고 트레이닝 하는 수 밖에 없다. 한번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반복 해 그들에게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이 습관화 되도록 지속적으로 자극하는 수 밖에 없다.

    빠른 상황보고 및 공유체계와 온라인에서의 위기정보 공유 시스템도 필요하다. 물리적으로나 시간적으로 일선과 본사간의 격차를 어떻게든 줄여보려 노력하는 시스템이다. 빠른 상황파악이 바른 입장정리를 지원한다. 빠른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도 정확하게 진행 가능해진다. 회사가 일선에게 명확한 가이드를 주어야 한다. 그리고 반복 투자해 트레이닝 해야 한다. 그래야 지금처럼 일선으로부터 이런 현실에 근거한 불평을 듣지 않게 될 것이다. “왜 우리에게 문제가 있다고 하는가? 본사에서 언제 우리에게 명확한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가이드라인을 준 적 있나? 우리는 회사를 위해 그렇게 했는데, 이제와 우리가 문제라 하면 우린 어떡하나?”하는 반론 말이다.

  • 위기관리 시뮬레이션: 컨설턴트들을 위한 준비 훈련

    위기관리 시뮬레이션: 컨설턴트들을 위한 준비 훈련

    위기관리 시뮬레이션: 컨설턴트들을 위한 준비 훈련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에 대해서는 한두 번 진행에 참여 해 본 컨설턴트라면 어느 정도 감을 가지게 된다. 하지만, 단순한 경험을 기반으로 감을 가진다는 것이 홀로 새로운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을 디자인해서 진행할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에 10여 회 이상 참여한 컨설턴트들도 자신이 리드해 시뮬레이션을 디자인하고 진행하는 것에는 내심 벅차하곤 한다. 오랜 경험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에 참여하기 위해 컨설턴트들은 상당히 독특한 트레이닝을 받는다. 그 중 가장 기본이 되는 트레이닝이 미디어 트레이닝과 이해관계자 커뮤니케이션 트레이닝이다. 미디어트레이닝은 위기상황에서 언론과 대화하는 방식을 습득하기 위한 트레이닝이다. 이해관계자 커뮤니케이션 트레이닝은 한발 더 나아가 언론을 포함 위기 시 회사를 둘러싸고 영향력을 미치는 모든 이해관계자들과의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습득하는 트레이닝이다.

    왜 이해관계자 역할을 하는 컨설턴트들이 이해관계자들과의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트레이닝 받을까? 모든 트레이닝에 있어 트레이니로서의 경험이 오래 쌓인 사람만이 좋은 트레이너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충분한 경험과 반복에 의해 체득된 do’s and don’ts 개념을 보유할 수 있다.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을 진행해야 할 컨설턴트들은 이런 다양한 트레이니 경험을 통해 실제 시뮬레이션에서 그들에게 맞서게 되는 워룸 내 위기관리 위원회 구성원들과 겨룰 수 있게 된다.

    커뮤니케이션 방식만을 트레이닝 받는 게 아니다. 이해관계자 역할에 맞는 깊이 있는 스터디도 함께 진행한다. 시뮬레이션을 통해 검증해 볼 위기 이슈 등과 유사한 타기업 케이스들을 스터디 하면서 입체적으로 여러 이해관계자들의 포지션들과 메시지들을 분석한다. 이런 케이스에서 oo위의 포지션과 메시지는 무엇이었고, 어떻게 변화했었는지, 관련 부처인 ooo부처는 또 어떤 포지션과 메시지들을 전달해 왔었는지, 경쟁사들은 어땠고, 고객들은 어땠고, 언론이나 NGO들은 어떤 포지션을 견지했었는지 등을 많은 유사사례들을 통해 정리한다.

    필요 시에는 이해관계자 전문가들의 의견을 별도로 청취하거나 소프트사운딩하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 이미 모든 컨설턴트들은 하나의 위기상황을 입체적으로 처음에서 끝까지 시뮬레이션 한다. 각각의 이해관계자별로 각기 격리된 사일로(silo)를 가지는 것도 아니다. 각 이해관계자들이 상호간에 연결되고 작용을 하게 포지션들을 엮어 놓는다. 그것이 현실적 여론이기 때문이다. 이해관계자 역할을 하는 컨설턴트들은 서로간의 역할과 포지션들을 상호간 점검해 보고 그에 따라 인터랙티브한 시뮬레이션 디자인을 진행한다.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은 클라이언트사 위기관리 위원회 구성원들에게는 심리적으로나 감정적으로나 육체적 정신적으로 상당히 힘든 트레이닝이자 경험이다. 이런 힘든 상황을 연출하는 사람들이 컨설턴트들인데, 재미있게도 시뮬레이션이 끝나면 위기관리 위원회 구성원 모두는 그렇게 싫었던 컨설턴트들에게 아낌없이 박수들을 보낸다. 곧 자기 자신에게도 박수를 보내는 것이다]

    기본적인 트레이닝과 이해관계자 스터디가 끝나면 시뮬레이션에 참여하는 컨설턴트 각자에게는 이해관계자 역할이 부여된다. 피해자, 고객들, 언론들, NGO들, 정부규제기관들, 경쟁사들, 거래처들,지역주민들, 직원들 등등의 역할이 주어진다. 컨설턴트들은 미리 숙지된 이해관계자 스터디내용들과 트레이닝 경험들을 기반으로 각자 시뮬레이션 진행 세부 플랜들을 수립한다. 각 시나리오별로 해당 이해관계자의 포지션을 설정하고, 공격해야 할 기업 내 대상과 공격 논리 그리고 주장들을 셋업 한다. 그 하나 하나에 대해 많은 질문팩들을 만들어 위기상황을 이끌어 나갈 수 있게 디자인한다.

    일정 기간 동안 각 컨설턴트들이 구성한 이해관계자별 진행 설계들과 질문팩들은 시니어 컨설턴트들의 감수를 받고, 시뮬레이션 수 일전에 내부적으로 메인 컨설턴트와 리딩 컨설턴트등이 참석한 가운데 통합적으로 리뷰를 진행한다. 일정 경험 이상의 컨설턴트들은 이 과정에서 별다른 문제 없이 리뷰세션을 통과한다. 이 리뷰세션에서 주의 깊게 체크되는 부분은 현실성, 논리성, 통합가능성, 예측가능성 들을 확실하고 풍부하게 담보했느냐 하는 부분이다.

    이상의 준비단계가 끝나면 그 다음은 각 컨설턴트들이 시뮬레이션을 진행하는 상황을 전제로 리허설을 해 보는 단계가 시작된다. 언론 역할을 할 컨설턴트가 준비해야 할 장비들과 카메라 크루들 그리고 포지션과 질문방식들이 시나리오에 정확하게 일치될 수 있는지를 점검한다. 정부 역할을 하는 컨설턴트도 NGO역할을 하는 컨설턴트도, 지역주민 역할을 하는 컨설턴트들도 모두 하나 하나 감정을 실어 리허설을 한다. 마치 드라만 사전 리딩 세션과 유사하게 디테일 하게 리뷰하고 공유 한다.

    그러면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을 위해 좋은 컨설턴트는 어떤 자질을 갖추어야 할까?

    1. 기업위기관리 체계에 대한 정확한 이해
    2. 이해관계자에 대한 정확한 시각과 이해
    3. 위기상황을 전제하고 이해관계자 역할을 충실히 해 나갈 수 있는 롤플레잉 역량
    4. 전략적으로 생각하면서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도록 훈련 받은 역량
    5. 실제 시뮬레이션을 진행함에 있어 완전하게 이해관계자 빙의 할 수 있는 전투력
    6. 모든 돌발적인 상황에도 컨설턴트들끼리 즉각 협의하면서 문제를 풀어 나갈 수 있는 협업 역량
    7. 정신적, 육체적, 감정적으로 강력한 지구력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을 진행하고 나서 가장 큰 박수를 받는 사람들이 바로 컨설턴트들이다. 클라이언트사의 위기관리 위원회 구성원 모두가 함께 박수를 보낸다. 자신들을 여러 시간 동안 괴롭게 하고, 논리적으로 압박하고, 상황적으로 난처하게 만든 사람들인데도 이 컨설턴트들에게 아낌없이 박수를 보낸다. 반대로 컨설턴트들은 박수를 받으면서 이전의 이해관계자 역할과는 완전히 다른 상냥한 조언가의 모습으로 변화한다. 아까 그 이해관계자가 맞나 싶을 정도로 변화된 표정과 태도로 위기관리 위원회 구성원들을 대한다. 그들이 프로답다 느낄 때가 바로 이때다.

    다음 글에서는 ‘위기관리 시뮬레이션: 시뮬레이션을 왜 쉽게 하기 힘들까?’를 다루겠습니다.

  • 원전 위기관리, 어느 하나도 정상적이지 않아 보인다

    고리1호기 비상발전기 고장상태서 ‘핵연료 인출’

    [연합뉴스, 2012. 5. 30.]

    오랫만에 위의 기사 내용을 중심으로 위기관리 시스템 관련 인사이트를 정리 해 본다.

    1. 지침서(매뉴얼)에는 이를 위반할 때 가해지는 명확한 불이익을 조직원들에게 제시해야 한다

    운영기술지침서상 비상발전기를 즉시 수리해야 함에도 이들은 2월13일부터 예정된 정기점검때까지 고장상태를 방치했다. 고장수리 자료가 남아 정전사실이 외부에 알려질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연합뉴스, 고리 1호기 비상발전기 고장상태서 ‘핵연료 인출’ 기사 중 발췌]

    일반 기업들에게도 마찬가지이지만 대부분의 위기관리 매뉴얼에는 ‘강제조항’이 부족하다. 위기를 관리하기 위한 참고서일 뿐 중요한 법전이 아닌 형식의 매뉴얼이다. 강제 조항 또는 사후 처벌규정이 없는 매뉴얼은 일반 사용설명서와 다름이 없다.

    2. 해당 원전 관리 주체는 ‘위기’에 대한 정의(definition)를 사내에서 다시 규정해야 한다

    이번 케이스에서 이 ‘강제조항’의 부재 보다 더 문제인 것은 매뉴얼에서는 ‘즉시 수리’를 명령하면서도, 담당자들은 ‘고장수리 자료가 남아 알려지는 것’을 두려워 했다는 사실이다. 이는 담당자들의 자세의 문제로만 한정할 수 없다. 조직 전반적으로 ‘위기’에 대한 정의가 무엇인가에 대한 의문이 드는 대목이다.

    그 조직 전반이 정의하는 ‘위기’라는 것이 ‘원전사고로 인한 인류 재앙’인 것인지 ‘고장이나 사고 사실이 외부로 알려지는 것’인지 확실히 규정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3. 모든 조직원들은 위기시 자신에게 가장 큰 위기를 ‘인사상 불이익’으로 본다는 것을 기억하자

    또 정전사고 당일 오전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 사장이 사고 발생시 철저한 책임추궁을 하겠다는 기자회견을 보고 인사상 불이익 등을 두려워해 보고를 은폐한 것으로 확인됐다. [연합뉴스, 고리 1호기 비상발전기 고장상태서 ‘핵연료 인출’ 기사 중 발췌]

    심지어 화사가 망하거나, 브랜드가 망가지거나, 매출이 고꾸라지거나, 소비자들이 죽는 게 문제가 아니다. 일단 조직내에서 조직원들이 정해진 방향대로 원할하게 움직이기 위해서는 자신에 대한 ‘인사상 불이익’이 없다는 전제가 있어야 가능하다. 아무리 심각한 위기라도 일단 위기를 관리해야 하는 조직원들이 ‘난 망했다’라는 생각을 가지게 되면 아무 위기관리도 불가능하다. 이 부분 또한 해당 원전 관리 주체는 반복적으로 고민해 체계를 개선 해야 한다.

    4. 위기 모니터링에 있어 수집(collecting)이나 감지(sensing)나 바라보고 있기(observing)이 곧 모니터링은 아니다. 위기 모니터링은 ‘위사결정 실행’을 전제로 한다. 의사결정으로 연결되고 실행되지 않는 수집, 감지, 바라보고 있기는 오히려 가장 위험한 관리 방식이다.

    아톰 케어 시스템은 모든 원자력발전소 호기별로 원자로 온도, 전력공급상태 등 주요 변수에 대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하고 있지만 비상시 경보발령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연합뉴스, 고리 1호기 비상발전기 고장상태서 ‘핵연료 인출’ 기사 중 발췌]

    위기관리 담당자들은 평소에 항상 ‘Why not? (왜 그러면 안되는 건가?)’와 ‘What if? (만약에 그렇게 되면?)에 대한 생각을 세부적으로 반복해야 한다. 아톰 케어 시스템에서 수집된 데이터를 경보발령 시스템과 연동 시키지 않은 이유는 뭘까? 왜 그러면 안되는 거였을까? 만약에 연동시켜 둔다면 우리에게는 어떤 상황이 발생될까? 그것이 유익한 것일까? 유해한 것일까? 이런 생각이 부족하지는 않았을까?

    5. 이 기사에서는 해당 원전 관리 주체가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있지 않아서’라고 기술했지만, 상황적 맥락을 보면 해당 원전 관리 주체는 ‘실시간 모니터링도 하지 않을 뿐 아니라, 사후 모니터링도 적절하게 하지 않은 것’으로 이해 가능하다.

    검찰은 고리1호기에서 수집하는 데이터만 267가지이며 당시 정전으로 전원공급이 중단된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데이터도 저장돼
    있으나, 이를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있지는 않아 사고 발생 사실을 당시 바로 알지 못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고리 1호기 비상발전기 고장상태서 ‘핵연료 인출’ 기사 중 발췌]

    실시간 모니터링이 이루어 지지 않아도 일정 시간 이후에 왜 적절한 모니터링이 되지 않았는지가 문제다. 모니터링을 해 의사결정에 연결했는데도 ‘침묵과 모면’이라는 의사결정이 내부적으로 결론지어졌다면 그건 더 큰 문제다.

    이 기사를 중심으로 해당 케이스를 바라보면 아주 심각한 위기관리 체계상 문제가 존재한다. 원전관련 위기관리 철학과 위기에 대한 조직의 정의, 조직원들을 제대로 행동하게 하지 못하게 하는 내부 규정 체계, 내부 구성원들의 위기관리 대응 방식 문제와 여러 현실적 제한들, 모니터링 및 경보 체계, 실시간 모니터링 및 의사결정 체계, 은폐나 모면에 대한 내부 규정 등 어느 하나도 정상적이지 않다.

    해당 조직에서는 이 케이스는 ‘흔히 발생하지 않는 가능성이 매우 적은 상황들이 우연히 한꺼번에 발생했다’고 이야기할지도 모른다. 운이 나빴을 분이라 말할지도 모른다. 블랙스완이라는 현상에 대해 이야기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이전에 빨리 문제를 규정하고 개선해야 한다. 발생할 가능성이 극히 적다고 절대 발생하지 않는 것이 아니다. 위기란 그렇다.

    P.S. 뇌 수술은 환자 스스로 할 수 없다.

  • 기업위기-시스템으로 이겨라_지은이 정용민

    기업위기-시스템으로 이겨라_지은이 정용민

    이번주 서점으로 옮겨지고 있는 저의 신간서적에 대해 출판사가 만든 보도자료입니다. 보도자료 그대로 전제합니다.

    길고 긴 추천의 말을 써주신 더랩에이치의 김호 대표님께 감사합니다. 이와 함께 바쁘신 중에도 기꺼히 시간 내셔서 추천사를 써 주신 딜로이트 유종기 이사님, H&Koo Consulting/행복마루 구태언 변호사님, 한진해운 이석현 상무님, 두산그룹 신동규 상무님, 이데일리 이성재 부장님에게 각각 무한 감사드립니다.

    정용민 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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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간안내)

    기업위기-시스템으로 이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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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은이 정용민/프리뷰/신국판변형/296쪽
    값15,800원/발행일: 2012년 6월 12일/ ISBN 978-89-972010-4-4 13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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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업위기와 당당하게 맞서는 5가지 커뮤니케이션 핵심전략
    모든 기업에 그대로 적용해도 될 살아 있는 위기관리 시스템 가이드

    시나리오 형식으로 쓴 기업위기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

    기업 위기관리 전문가인 저자가 컨설팅 현장에서 보고 느낀 위기관리 매뉴얼을 사례별로 정리한 책이다. 책에서 제기하는 기업 구석구석의 문제점들은 정용민 저자만의 수많은 케이스 스터디와 연구, 무엇보다 그가 실제 현장에 들어가 컨설팅한 경험을 바탕으로 했다. 기업의 실무자에서부터 CEO는 물론, 위기관리 컨설팅을 하는 컨설턴트들에게도 ‘현장감’을 익힐 수 있는 훌륭한 가이드다. 기업 내부의 홍보팀에서 위기관리를 하는 홍보팀장이나 직원들은 이 책의 주인공인 정 팀장의 상황에 매우 쉽게 몰입할 것이다.

    기업 홍보책임자와 언론 종사자가 함께 읽어야 할 책이다. 홍보 실무자라면 이 책을 통해 나의 어려움을 누군가가 잘 들어주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것이다. 위기관리 실무자로서 자신의 상황을 객관화해 볼 수 있다. 딱딱한 인문서나 경제경영서의 느낌을 탈피하고 정팀장이란 주인공을 등장시킨 소설 형식을 빌렸다. 불가피하게 기업의 위기관리를 맡은 한 인물에게 닥친 수많은 사건을 만나다 보면 자연스럽게 위기를 간접 경험할 수 있게 된다. 기업의 위기에 맞닥뜨릴 때마다 좌충우돌하는 소설 속 주인공의 일상을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우리 회사는 어떻지?’ 하는 물음을 던져 보게 된다.

    위기 – 피할 수 없다면 관리하고 즐겨라

    기업은 항상 부정적인 상황과 환경에 직면하기 마련이다. 위기를 피할 수 없다면 그 위기를 관리하고 즐기라고 저자는 강조한다. 이러한 부정적인 위기를 잘 관리하고 긍정적인 상황과 환경으로 개선할 수 있다면 기업 위기는 곧 또 다른 기회이다. 문제는 기업이 그런 기회를 창출할 능력과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는가에 있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기업의 위기관리. 기업의 사업 환경이 변하면서 기업은 어떤 기업이건 이전보다 더욱 엄격한 경영윤리와 철학 그리고 활동에 있어 정당성을 확보해야 살아남는다. 반대로 이러한 준비가 철저하지 않는 기업들은 매일 매일이 위기의 연속일 수밖에 없다. 연속되는 위기들은 일단 CEO에게는 큰 부담이고 실책들로 남는다. 매출은 하락하고, 소비자나 고객들의 실망은 커만 간다. 직원들의 사기는 땅에 떨어지게 마련이고, 거래처들도 하나 둘씩 등을 돌린다. 위기관리는 이제 기업에게 생존 그 자체다.

    저자는 5가지 핵심전략을 중심으로 책을 풀어나간다. 이 5가지 핵심전략이 다음과 같은 5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 기본부터 준비하라 2.이해관계자들과 소통하라 3.다양한 위기관리 노하우를 터득하라 4.위기관리 너무 잘해도 독이 된다 5. 기업철학과 시스템으로 위기를 이겨라

    기업철학과 시스템으로 위기를 이겨라

    기업 위기란 기업의 철학을 시험하는 아주 명확한 기회라고 저자는 강조한다. 내부적으로 우리는 이러한 회사다라는 공감대를 실제로 확인하는 기회라는 말이다. 위기관리 실패는 기업이나 조직이 내외부의 공감대와 인식을 무참히 깨버리기 때문에 발생한다. 공중들이 신뢰했고 사랑했던 기업이나 조직에 위기가 발생하니 ‘우리가 언제 너희에게 신뢰나 사랑을 원했었냐?’ 하는 식으로 커뮤니케이션을 하면 위기관리는 실패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기업이나 조직이 존재하고 살아 움직이며 성장하는 이유를 한번 돌아보자. 왜 기업이 여기에서 이 일을 하고 있는지 말이다. 위기관리의 정답은 그런 확고한 인식에서 나온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기업이나 조직의 올바른 철학을 잘 공유하고 있다면, 그다음 필요한 작업은 기업철학을 반영한 위기관리 시스템을 구축하는 일이다. 시스템은 생각이나 정신만이 아니라 실행을 전제로 한 사람들이 그 중심이다. 기업이나 조직을 움직이는 사람들 하나하나가 핵심이다. 철학이 가리키는 방향으로 사람들이 어떻게 움직여야 하는지, 누가 움직여야 하는지, 왜 그렇게 움직여야 하는지, 언제 그리고 누구를 향해 움직여야 하는지를 총체적으로 조직화하는 것이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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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은이 정용민은

    국내의 대표적인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컨설턴트로 위기관리 컨설팅사인 스트래티지샐러드의 대표 컨설턴트 겸 CEO로 활동하고 있다. 글로벌 PR 에이전시 Hill & Knowlton, APCO Worldwide, Weber Shandwick 등과 함께 일했다. 한진해운, STX그룹, SK그룹, 코오롱, 유한킴벌리, 로레알, 웅진코웨이, 인천국제공항공사, 서울시, 문화체육관광부, 농림수산식품부 등 2백 곳이 넘는 국내외 기업과 조직을 대상으로 컨설팅과 트레이닝 서비스를 제공했다. 한국외국어대를 졸업하고 미국 페어리디킨슨대에서 기업커뮤니케이션으로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부사장과 오비맥주 홍보팀장을 지냈다. 저서로 《미디어트레이닝 101》(공역) 《소셜미디어 시대의 위기관리》가 있다. 기업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전문 블로그 Communications as Ikor (www.jameschung.kr)를 운영하고 있다.

    전문가 추천

    책에 현장의 소리와 분위기가 담겨 있다는 점을 매우 높이 평가하고 싶다. 위기 시나리오 형식으로 구성된 다양한 사례가 기업 경영진과 실무자에게 현실적이고 실질적인 도움이 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_유종기(딜로이트 Enterprise Risk Services 이사)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생각한다. 위기관리 현장 경험에서 우러나온 정용민 대표의 창조적 인사이트들은 여러 기업과 실무자에게 큰 힘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_구태언(H&Koo Consulting 대표‧법률사무소 행복마루 변호사)

    위기관리와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실질적이고도 깊이 있는 인사이트는 업무수행 시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큰 도움이 된다. 살아 있는 시스템을 기업에 접목한 사례는 시스템 구축이 미흡한 여러 기업에 긍정적인 자극을 줄 것이다. _이석현(한진해운 경영기획팀 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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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출판 프리뷰 담당 이동호 전화:(02)3409-4210 팩스:(02)3409-4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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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수들과 컨설턴트들이 기업 위기관리 케이스 스터디를 하는 이유

    THE PR에서 주최한 페포지엄을 통해 여러 이야기들이 상호간 교환되고 있는데 한가지 이슈 ‘기업 위기관리 케이스 스터디’에 대한 부분이 흥미로워 부연해서 포스팅 해 본다. (사실 페이스북이라는 채널이 토론을 진행하기에는 그리 편리한 인터페이스가 아니라 적절한 논의가 진행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생각)

    나도 인하우스 홍보팀장 시절 많은 교수님들과 학생들로부터 우리 회사의 여러 이슈나 마케팅 사례들을 연구하려 한다며 자료 요청을 받고는 했다. 그 때 드는 생각이 “이 분들이 사전에 좀 공부를 하시고 자료를 요청하시지…막무가내시구먼…”이었다. 일부 연구용 인터뷰를 하러 오겠다 하면 “제가 시간이 없어서요. 죄송합니다” 양해를 구하고는 기자들과의 미팅으로 향했었다.

    인하우스 시각에서 볼 때 외부 연구자들이나 교수님들 그리고 밖에서 기웃거리는 컨설턴트들이 내놓는 연구보고서나 강의자료나 글들을 보면 항상 ‘부족하다’는 걸 느끼곤 한다. 당연하다. 그들에게는 (내부) 정보의 한계가 있다. 실제 해당 이슈에 대한 (내부) 경험의 한계도 당연하다. 우리 인하우스가 왜 그렇게 밖에 하지 못했는지에 대해 다른 결론을 내 놓는 게 너무 아쉽다. 이런 이해의 다름이 계속되다 보니 ‘외부 전문가’라는 사람들에 대한 막연한 불신이 생긴다. “자기네들이 뭘 알어? 우리가 왜 그럴 수 밖에 없었는지를 알기나 해? 우리는 뭐 입이 없어서 말을 못하는 줄 아나? 그리고 분석하는 방식도 너무 편파적이야. 종합적으로 봐야지…”하게 된다. 당연하다.

    이제는 그 외부 인사인 컨설턴트 입장에서 왜 외부 교수들이나 컨설턴트들이 기업의 생생한 위기관리 케이스들을 깊이 있게 연구해야 하는 가에 대해 몇 가지 생각을 적는다.

    1. 기업 위기관리는 ‘개선’이 중심이지, ‘칭찬’이 중심이 아니다.

    외부 컨설턴트 입장에서 비즈니스만을 목적으로 한다면 기업들과의 호혜적 관계설정을 위해 항상 ‘성공담’만을 반복하는 것이 가장 이로울 것이다. 타이레놀 케이스도 그렇고, 메텔 케이스도 그렇고, 메리엇의 위기관리+1Hr 케이스도 그렇고, 이세탄 백화점의 세장 짜리 위기관리 매뉴얼 이야기도 그렇다. 많은 학자들이나 컨설턴트들이 성공담으로 많은 리포트와 서적들에 수없이 반복해 다루어주었다. 언론들도 마찬가지다. 그 결과 30여년전 저 멀리 미국시장에서 발생했던 한편의 드라마 같은 위기관리를 아직도 죽은 자식 뭐 만지듯 어루만지는 학자들이나 컨설턴트들이 얼마나 많나.

    하지만, 기본적으로 위기와 위기관리는 칭찬받을 대상이 아니다. 타이레놀 케이스를 비롯해 대분의 국내 케이스들까지 ‘칭찬받아야 마땅할’ 위기관리는 극소수다. 정말 칭찬 받아야 하는 기업들은 위기를 미연에 방지하고 위기관리를 소리 없이 진행하는 기업뿐이다. 따라서 우리가 알 수 없다.

    일반적인 기업 위기에서 전문가라 불리는 사람들이 주목해야 하는 것은 ‘왜 이런 위기가 이 회사에 발생했는가’하는 원인 부분과 ‘왜 이 기업은 이런 위기를 맞아 이렇게 위기대응을 할 수 밖에 없었는가?’에 대한 관리방식에 대한 부분이다. 이는 철저하게 해당 회사와 다른 회사들이 동병상련의 입장에서 반면교사 하기 위한 인사이트를 끌어 내기 위함일 뿐이다. 해당 회사를 개인적으로 비웃으려면 차라리 ‘안티 블로깅’을 하지 왜 컨설턴트를 하겠나. 그런 컨설턴트는 자격이 없다.다시 한번 이야기하지만, 교수들이나 컨설턴트들이 기업 위기관리를 케이스 스터디 하는 목적은 ‘개선점’을 찾기 위한 것이다. 그것이 배움의 재료가 되기 때문이다.

    2. 경험해 보지 못해도 분석 할 수는 있다. 기업 위기관리는 이해관계자의 시각에서 봐야 맞다.

    “당신이 내 병을 직접 앓아 봤어? 변비가 한달 째 계속되는 내 속사정을 의사 당신이 어떻게 알어? 함부로 이야기하지마 모르면서…” 이런 이야기는 별반 의미가 없다. 의사가 해당 환자에게 의도적으로 창피를 주려고 ‘이 할아버지는 변비 환자라서 똥을 한달 동안 못 싼데요. 얼레리 꼴레리~~”소리치려는 나쁜 목적을 가지고 있지 않다면 환자의 그런 주장은 별반 의미가 없다. 전문가들은 많은 증상들과 소견경험들을 가지고 환자(클라이언트)에게 조언을 하거나 병명을 진단해 주는 것 뿐이다.

    아침방송 PD들이 성형에 실패한 환자들의 사진과 증상을 촬영한 녹화 테입을 다른 성형외과 전문의들에게 보여주면서 의견을 물을 때 전문의들이 자기의 생각을 이야기하는 것을 보자. “좀 더 확실한 것은 직접 제가 진찰을 해 보아야 자세히 알 수 있겠지만, 지금 이 사진과 환자 동영상을 보면 과다하게 악관절과 근육 좌측을 절제 해 버린 것 같아 보입니다. 이런 수술 후유증을 토로하시는 환자분들이 많이 늘었는데 그 이유는…..” 이런 인터뷰를 한다. 전문가로서 학습과 경험에 의해서 케이스 스터디를 하는 것 뿐이다. 그 수술을 받아보고 직접 자신의 턱이 돌아가 본 뒤에 진단해 주는 의사는 없지 않나.

    또한 기업 위기관리는 더더욱 외부 시각이 중심이 되는 게 맞다. 실무자들이 경영진들이 내부에서 어떤 생각을 가지고 어떤 고민과 어떤 실행을 했는가 보다 그 종합적인 기업의 노력들을 외부 이해관계자들이 대체적으로 어떻게 평가하고 인식했느냐가 기본이다. 그 관점이 기업 위기관리 케이스 분석의 관점이다. 기업 내부에서 생각이나 고민이나 전략이나 노력이나 예산 지출 없는 위기관리가 어디 있을까. 하지만, 유사한 노력에도 그 결과들이 다르니 문제다.

    교수들이나 컨설턴트들은 ‘왜 각 회사에 다름이 있는가’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이며, 그 기준은 이해관계자들이 가지는 평가나 인식과 일치해야 한다. 일부 비즈니스 관점에서 서있는 전문가들은 대체적인 이해관계자들의 평가나 인식과는 상당히 다른 ‘찬양성’ 케이스 스터디를 발표 하곤 한다. 물론 해당기업과의 관계형성에는 많은 도움이 되겠지만, 다른 유사기업들이나 경쟁사들은 그 케이스 스터디를 보고 손발이 오그라든다는 이야기들을 자주 한다. 중요한 것은 기업 위기관리 케이스 스터디의 관점은 이해관계자이며, 그 스터디를 활용하는 주요 대상은 벤치마킹을 하기 위한 다른 여러 기업들이다.

    3. 기업 위기관리 실무자들에게 힘을 줄 수 있는 방법을 조언하기 위함이다.

    기업 내부에서 위기를 경험해본 위기관리와 관련 실무자들이 공통적으로 토로하는 내용들이 무엇인가? 내가 능력이 없어서 우리 회사의 위기관리가 안되었나? 우리 조직이 바보 같아서 민첩하게 대응하지 못했나? 모두가 무식해서 위기가 오리란 것을 몰랐나? 미친 이해관계자를 만나 재수가 없었던 건가? 아니다. 컨설턴트로서 많은 기업 위기관리 실무자들과 이야기를 나누어 보면 그들 대부분이 공통적으로 토로하는 어려움과 한계는 바로 ‘조직’이다 그리고 ‘시스템’이다.

    왜 홍보팀만 이렇게 애를 써야 하나요? 왜 일은 다른 팀에서 저지르고 우리 홍보팀이 막아내야 하나요? 예산 없이 어떻게 우리에게 위기를 관리하라 하는 건지 모르겠어요. 우리 사장님은 무조건 막으라고 하고 못 막아내면 몇 명 날려버린다 하시는데 죽겠어요. 다른 팀들이 다 우리만 보고 앉아 있어요. 부담돼서 일 못하겠어요. 잘하면 뭐 합니까, 잘 해 봤자 본전인 게임인데. 윗분들이 관심이 없어요. 우리 홍보팀은 우리회사가 로펌을 어디를 쓰는지도 잘 몰랐었어요.

    이런 고민들을 들으면서 컨설턴트들은 이런 고민들이 그대로 드러나는 케이스들에 주목하기 마련이다. 이는 의사들이 여러 환자들의 통증 소견들을 청취하고 취합해서 다른 환자를 마주했을 때 그 취합된 경험치들에 따라 처방이나 추가 진단을 붙이는 것과 마찬가지다. 컨설턴트들이 이런 조직과 시스템적인 부분에 대해 더욱 더 많은 글을 쓰고, 경영자들을 대상으로 강의를 하고, 책을 써야 조직과 시스템이 개선이 되고 위기관리 실무자들이 편해진다. 좀 더 정확하게 말해서 실무자들이 제대로 일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

    4. 벽을 허물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기업 인하우스분들이 자사가 진행한 위기관리 활동들을 존슨앤존슨의 타이레놀 케이스처럼 성공담으로 만들고자 한다면 지금보다 수십에서 수백 배 더 자랑 했으면 한다. 그래야 오래가는 성공담이 되지 않을까 하는 거다. 교수들에게 더 많이 논문에 인용하게 하고, 컨설턴트들에게 더 많이 리포트화 하게 해서 기준을 삼게 하고, 전문가들로 하여금 언론 매체에 기고 하게 하면 어떤가. 신제품이 나왔을 때 적극적으로 하듯이 위기관리 후에도 그렇게 하는 게 사후 위기관리 아닐까.

    하지만, 그렇게 하지 못하는 또 수많은 내부 이유들이 있지 않은가? 상황적이고 정치적인 여러 변수들이 있어 조심스러워 하는 게 아닌가. 그렇다면 간접적으로 외부 교수들과 컨설턴트들에게 정확한 정보와 노력에 대한 브리핑을 해 주는 것도 한 방법이다. 숨기거나 힘들어 하기 보다 함께 모여 후일담들을 이야기하고, 공개 가능한 자료들을 브리핑하고, 소주 한잔 하는 게 어떨까.

    수십 년간 인하우스는 벽을 바라본다. 수십 년간 그 벽 저 너머에는 에이전시 선수들이 자기 나름대로의 벽을 또 바라본다. 교수님들은 각각 벽을 마주하고 앉은 실무자들을 비웃으며 돌아 앉아 있다. 에이전시에서 인하우스로 인하우스에서 에이전시로 옮긴 선배들은 또 이도 저도 말 못하며 어중간하게 침묵한다. 기본적으로 ‘너희가 뭘 알아?’ 또는 ’내가 뭘 아나?’하는 생각이 우리가 그렇게 원하는 ‘소통’의 가장 큰 장애물이 아닌가 생각한다. 소통은 자세의 문제라 생각한다.

  • 표현되지 않는 도덕성과 커뮤니케이션 되지 않는 진실

    이회창씨 자제에 대한 병역 의혹 해명 [완전 해명까지 4개월 반 소요]

    1997년 7월 23일 국회 정치분야 대정부질문에서 국민회의 김영환 의원이 최초 의혹 제기 이후 1997년 12월 10일 이회창씨 아들 이수연씨 귀국, 1997년 12월 11일 서울대학교 병원에서 신장측정. 사실규명 입증 완료까지 4개월 반이 걸림.

    나훈아-야쿠자 루머 해명 [완전 해명까지 1개월 이상 소요]

    2007년 말~2008년 1월, 나훈아 잠적과 동시에 일본의 야쿠자가 나훈아를 폭행했다는 등 각종 루머가 발생. 2008년 1월 17일 김혜수 공식부인. 2008년 1월 25일 나훈아 해명 기자회견으로 사실규명 입증 완료까지 1개월 이상 걸림

    타블로 학력위조 의혹 해명 [완전 해명까지 3년 2개월 소요]

    2007년 8월 15일 타블로씨가 자신의 학력관련 루머들을 듣고 미니홈피에 ‘나 참’이라 언급으로 이슈 시작. 2010년 10월 8일 경찰에서 타블로 학력 입증 자료 언론 공개 하면서 사실규명 입증. 입증기간은 3년 2개월가량 소요.

    박원순씨 자제에 대한 병역 의혹 해명 [완전 해명까지 1개월 반 소요]

    2012년 1월 5일 병역판정 사실 공개되면서 강용석씨가 의혹제기 시작. 2012년 2월 22일 박원순씨 아들 박주신씨 MRI 공개. 사실규명 입증 완료까지 1개월 반 걸림.

    이상의 4가지 유사 케이스를 놓고 볼 때 최소 한달 이상 걸리는 의혹에 대한 규명 대응의 타이밍은 별반 유효하지 않다는 생각이다. 이회창씨 케이스의 경우에는 정면 대응의 타이밍이 가장 길었다. 타블로씨의 경우에는 특수한 상황에서 3년을 넘게 규명이 지연됐었다. 그 후 차차 대응의 타이밍이 짧아 지고는 있지만, 한 달이라는 기간은 의혹이 ‘증거’가 되고 ‘일부 사실로 인식’ 되기에는 아주 충분한 시간이라는 것이 증명되었다.

    근거가 있건 근거가 없건 의혹이 사회적으로 증폭되는 데에는 몇 가지 협력인자들이 존재한다.

    1. 지속적으로 의혹을 제기하는 제기자, 그리고 그가 내놓는 의혹관련 증거자료들.
    2. 이에 침묵하거나 일정 거리를 두려는 의혹대상자
    3. 의혹제기자의 주장 vs. 의혹대상자의 반응에 근거한 SOV(Share of Voice)를 접하는 언론과 공중들

    이 세가지 협력인자들 중 하나만 존재하지 않아도 의혹은 증폭되지 않는다. 예를 들어 의혹제기자가 일정 기간 후 의혹제기를 포기한다거나. 의혹대상자가 의혹에 대해 빨리 대응해 완전 소멸시킨다거나. 이러한 의혹공방에 언론과 공중들이 관심을 두지 않거나 하는 경우다.

    앞의 네가지 케이스에서 언론은 사실 의혹자체에 대한 내용 보도, 의혹 제기자의 주장과 증거 보도, 의혹대상자의 반박 대응 보도 등으로 보도 자체에서는 중립을 유지하려 애쓴다. 하지만, 이런 경우 의혹제기자의 voice가 전체 SOV를 장악하고 있기 때문에 그 SOV 상황에 대한 보도는 더욱 더 의혹제기자의 SOV를 강화 발전 시켜주는 역할을 할 수 밖에 없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공중들은 정보의 진공 상태를 불안해 한다. 언론은 그 정보의 진공상태를 적절하게 채워 공중들의 불안을 해소시켜 주려 애쓴다. 언론이 그 진공상태를 의혹제기자의 주장으로 채우느냐, 의혹대상자의 반박으로 채우느냐는 언론의 취재력과 사실 입증 능력 등으로 가늠된다.

    문제는 현실이다. 현재의 언론이 그러한 노력을 할 수 있는가 하는 점에 주목하자. 소셜미디어상의 공중들이 그러한 의혹에 있어 스스로 사실관계를 확인 하고 집단적 지성을 발휘 할 수 있는 수준인가도 고려해보자. 아니지 않나.

    현실적으로 가장 중요하고 임팩트 있는 주체는 의혹대상자다. 의혹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 한 이후에는 필히 즉각적 규명 활동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런 활동들이 전제되지 않고 의혹제기자와 무분별한 언론 그리고 이에 뇌화 부동하는 공중들에 손가락질만 해서는 아무 득이 없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어차피 의혹이 제기되면 데미지를 입는 대부분은 의혹대상자뿐이다. 추후 의혹제기자에 대한 형사상, 민사상 대응은 다른 스토리다. 언론과 공중의 각성을 뒤늦게 촉구하는 것도 다른 이야기다.

    표현되지 않는 도덕성은 도덕성이 아니다. 커뮤니케이션 되지 않는 진실은 진실일 수 없다. 하늘을 우러러 부끄러움이 없는 것은 자신만의 생각일 뿐이다. 빠른 대응. 투명한 자세. 이 것만이 아둔한 공중들 속에서 자신의 SOV를 확보 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