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Old columns

초기에 여러 매체에 실었던 칼럼을 모았습니다. 환경은 달라졌지만 위기관리의 원칙이 어떻게 형성되어 왔는지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 한화 위기 관련 이슈들의 충돌

    현재 한화 관련 이슈들에 관해 교과서적인 시각과 현실적인(정확하게 말해서는 실제적일 것 같은) 시각의 충돌을 한 번 살펴보자. 이 현실적인 시각이라는 것은 일반적으로 인하우스적인 경험을 기반으로 하는 assumption들임을 감안하시길.

    1. 한화 김승연 회장은 무엇을 해야 할까?

    ((교과서적인 답변)) Be Honest. 정직하라. 오디언스들은 결국 사실을 알게된다. 사실을 가리려 어떠한 거짓말을 하더라도 오디언스들은 결국 사실을 발견하게 되고, 이는 또다른 위기를 낳게 된다. 정직하게 사실을 이야기하고 오디언스의 판결을 기다리라.

    ((현실적인 답변)) 최대한 혐의사실은 인정하지 말아라. 그룹경영상 오너의 의사결정이 그룹 비지니스의 핵심인데, 그룹 총수가 구속 등 유고가 발생하면 그룹에게는 엄청난 문제가 발생한다. 법리적인 판단에 집중해서 (거짓말을 하더라도) 최대한 혐의 사실은 부인하고, 모든 노력을 통해서도 불구속 및 형량을 낮추라.

    2. 오디언스가 바보들이냐? 화나거나 실망한 오디언스들은 어떻게 할 것인가?

    ((교과서적인 답변)) 그러니까 정직해야 한다. 이미 온라인등에서는 사실인 듯 한 여러가지 시나리오들이 떠 돌고 있다. 오디언스들은 마치 그날 김회장을 동행했던 것 처럼 시간대별로 그날 있었던 일들을 다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사실이건 아니건. 그러니 그날 있었던 일은 있었다 아닌일은 아니다라고 정확하고 정직하게 밝힐 필요가 있다. 그것이 오디언스들은 존중해 주는 일이다.

    ((현실적인 답변)) 김회장이 진실을 말하더라도 이미 온라인상에서 단죄는 상당부분 끝났다. 온라인 시대에서 대응시간의 중요성은 나날이 커지고 있다는 것을 알지 않나. 회장님께서 변호사단과의 협의를 위해 출두를 연기 하시면서 까지 이미 시간을 많이 끌어 놓으셨다. 이 잃어버린 시간들을 되돌리지 못한다. 이미 늦은 것 혹 사실을 완전히 다 이야기 한다해도 오디언스들은 우리가 사실을 완전히 이야기하고 있다고 믿지 않을 것이다. 다시 다 말해 놓고 계속 얻어 맞느니, 최소한으로 말하고 관심이 사그라들도록 기다리는 게 더 낫다고 본다.

    3. 그럼 시간만 끌고 있을거냐? 오디언스들에게 어떻게든 커뮤니케이션 하는것이 전략적이지 않을까?

    ((교과서적인 답변)) 맞다. 그러니까. 정직하라는거다. 김회장이 앞에 나서야 한다. 앞에 나서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실 그날 무슨일이 어떻게 이루어졌는지, 자신이 잘못한 것은 무엇인지, 왜 그랬는지, 피해자들에게는 어떻게 사과할 것인지 등등을 일목요연하게 발표하고 오디언스들의 용서를 구하는 저자세 전략이 중요하다. 그러면 경찰이나 검찰측에서도 정상참작을 하지 않겠나. 그리고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겠다는 마음가짐을 나타내는 증표로 자신 소유의 일부 재산을 관련 단체등에 donation하는 프로그램도 좋겠다.

    ((현실적인 답변)) 장난하나? 현실을 너무 모른다. 우리 김 회장님이 어떤 분인가? 김회장님의 본사 사무실엔 대형 그림 액자가 있다. 한 벽면을 다 채운 그림인데 거기엔 말들이 뛰어 놀고 있다. 우리 회사 전 임직원 중 그 말들이 전체 몇마리인지 아는 사람은 딱 둘 밖에 없다. 창업주이신 전회장님과 김회장님 뿐이시다. 임직원들은 김회장님 앞에서 항상 90도로 머리를 조아리기 때문에 벽면의 말 숫자를 세지도 못했다. 김회장님께서 직접 사과 기자간담회를 하신다구? 현실성 없는 소리다. 더구나 자식에 대한 사랑이 각별하셔 잠깐 실수하신 것을 가지고 무슨 재산 헌납인가. 그건 쫌 오바라고 본다. 현실성두 없고. 물론 피해자들에게는 합의금조로 얼마를 줄수는 있다. (이미 당일 S클럽에서 폭탄주 몇잔하시고 100만원은 주셨다 ㅜ,.ㅡ)

    4. 그럼 아무 활동도 없다는 거냐? 죽고 싶냐?

    ((교과서적인 답변)) 아마 한화그룹에게는 이 사건이 잘 해결된다고 해도 많은 후유증이 남을 것이다. 김회장의 대내외 위상에도 문제가 많을 것이고, 김회장 가족들에 대한 공중들의 시선도 앞으로 곱지 못할 것이다. 아마 잘 생각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공중들은 바보가 아니다.

    ((현실적인 답변)) 사실 한화그룹에게 일반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비지니스는 별로 없다 아니 한정적이다. 있다면 유통부분이 일부 있을 것인데, 거의 기간사업이나 B2B비지니스가 대부분이다. 이런 구조에서 일반 공중들이 우리 사업에 거대한 영향을 미치리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김회장님의 대내외 위상과 관련해서도 그리 신경쓰지 않는다 이미 김회장님은 국내외적으로 중요한 위치에 계시고 이분을 대치할 만한 분들이 많지 않다. 아들들에 대한 관심도 이내 사라질 것으로 본다. 그 예로 롯데나 신세계등 여타 그룹 오너들의 자제분들에 대한 공중의 관심도 그리 오래 못가더라. 공중들이 바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중요한 것은 이번 사건이 그리 공중들에게 엄청난 의미를 갖지는 않는다는 거다. 하나의 해프닝으로 남겠지.

    5. 그럼 홍보팀은 무슨 존재의미가 있냐? 지금 뭘하고 있는데?

    ((교과서적인 답변)) 상황이 그렇다면 전략적인 메시지를 단계별로 준비해야 한다. 앞으로 일어날 모든 상황을 Plan A와 Plan B로 설정해 각각 어떤 메시지를 어떻게 전달할 것인가를 준비해야 한다. 만약 김회장이 구속된다면? 아니면 불구속된다면? 그리고 그 이후에 사후 프로그램은? 그런 일련의 전략과 프로그램이 필요한 것 아닌가?

    ((현실적인 답변)) 우리가 바본가? 우리도 회사에서 돈받고 일하는 사람들이다. 이미 그런 시나리오들에 대해 다 전략은 짜있다. 그리고, 어떻게 해서든 김회장님은 처벌받지 않도록 전사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김회장님의 불구속되면 그때 상황은 끝이다. 잔여 이슈들이 남아도 그것들은 그리 오래가지 못한다. 이후에 현재 한화그룹이 추진중인 CI 개혁사업을 더욱 적극적으로 진행 할 예정이다. 언론에 대해 광고도 더욱 많이 편성 지원 할 것이다. 물론 현재는 자제하고 있지만, 지금 save한 예산에 더 배가를 해서라도 이미지 개선 작업은 해야 할 것이다. 시간이 약이다. 메시지가 항상 약은 아니다. 아 가끔은 돈이 약일 때도 있다.

    6. 진짜 말이 안통한다. 그럴수 밖에 없는건가?

    ((교과서적인 답변)) 그러게 말이다. 우리나라 인하우스들 문제가 많다. 항상 이렇게 복지부동에다가 비전략적이다. 뭐든지 광고로 해결할라 한다. 메시지에 대한 고민이 없다. 오디언스를 생각하지 않고 기자들만 보면서 시간을 끈다. 해외 선진 기업의 홍보가 부럽다.

    ((현실적인 답변)) 먼저, 그렇게 말하는 사람은 차라리 이민을 가라. 왜 거지 같은 기업들의 제품과 서비스를 써가면서 한국이라는 오지에서 생존을 하나. 홍보는 각국의 문화나 사회적인 환경에 영향을 받는다. 또한 각 기업의 특성과 오너의 타입이 있다. 항상 전문가라 하는 분들은 context를 인정하지 않는다. 홍보라는 것은 무중력상태나 무균질 상태에서 이루어 지는 화학실험이 아니다. 현재 우리가 진행하는 이러한 프로그램들이 우리에게는 최선이라고 본다. 이 세상 어느 나라에나 어느 기업도 우리와 똑같은 곳이 없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가 진행하는 지금의 이 프로그램들이 우리에게는 최선의 선택이다. 그래도 불만이 있으면 한번 우리 회사 홍보팀에서 한 1년만 일선에서 일해보라. 직접 이해보면 안다.

    이 글을 쓰면서…한참 웃었다. 몇몇 실무자들과 교수님들의 토론 현장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결론은 항상 똑같았다. 교수님들께서는 한마디로 “무식한 실무자들이다” 이게 야마다. 실무자들은 “그럼 와서 일해봐라” 이게 야마다.

    진짜 불쌍한 사람들은 누굴까?

    나는 한화 홍보팀분들이 가장 불쌍하다고 본다. 변호사들은 돈이라도 많이 벌지…
    지금 한화 본사앞에서 차세워 놓고 팬티랑 양말에 와이셔츠 넣은 가방 들고 서있는 여자분들? 다 홍보팀 와이프들이다…

    동병상련이라서 맘이 짠하다.

  • 한화 김승연 회장건에 관한 위기관리적 시각

    한화그룹(뭐 이미 언론에 기업 및 회장 실명이 거명되었으니 상관 없겠다)의 회장께서 그의 아들이 모 유흥업소에서 시비를 벌인 끝에 상처를 입자 해당 폭력을 휘두른 타 유흥업소 종업원들을 대상으로 보복 폭력을 행사한 뉴스가 요즘의 최대 이슈다.

    경찰에서 그에 대한 소환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그의 아들은 중국에서 입국시기를 조율하고 있다. 한달가량 이슈를 끌어오던 경찰은 이미 입장을 바꾼지 오래고, 보복폭력에 피해를 입은 유흥업소 종업원들도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고 있다.

    이와 관련 해 만약 내가 한화그룹의 홍보팀 일원이라면…다음과 같은 질문을 먼저 해야 겠다.

    1. 이번 사태가 한화그룹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이라면 어떤것이 있으며 각각의 피해 규모는 어느정도일까?
    2. 전사적인 위기관리 활동이 진행되고 있다면 우리 홍보팀은 어디에서 어디까지를 책임질 수 있을까?
    3. 이번 사건의 주요 커뮤니케이션 타겟은 누구인가? (기자단? 경찰 및 사법기관? 피해자? 소비자? 한화직원? 거래처?….)
    4. 기존의 출입 기자들은 이 시기에 어떻게 관리해야 하고 어떤 메시지를 전달해야 하는가?
    5. 어떤 포지셔닝을 가지고 가야 하고 어떤 메시지를 단계별로 개발 전달해야 하는가?
    6. 결과적으로 회장에게 어떤 전문적인 의견을 recommend해야 하는가?

    문제는…

    과연 우리나라 굴지 그룹의 오너(owner)가 그깟(?) 홍보팀의 의견을 들을 것인가? 이것이 가장 큰 문제다. 물론 법무팀과 한조를 이룬 변호사들의 의견은 청취 할 것이 틀림없다. 기타 경찰/검찰을 대상으로 PA도 가동을 할 것이다. 그러나 홍보팀의 의견은 이 시기에 얼마나 큰 priority가 있을까?

    인하우스 생활을 하면서, 실제 위기시 우리 홍보팀 의견의 중요도가 종종 뒤로 밀리는 것을 경험했다. 비교적 PR의 힘을 많이 감안해 주는 회사이지만, 위기시 PR의 중요도는 법무나 정부관계나 다른 여러가지 function들에게 비해 뒤로 밀리게 된다.

    이에 대해 전사적으로 그리고 경영자가 교정해야 할 시각은 바로 이것이다.

    “PR은 기자들만 조용하게 하면 된다. 따라서 홍보팀은 그냥 기자들만 조용히 시키도록 해라. 기사가 안나가면 여론도 잠잠해진다. 예산? 얼마를 써도 좋다. 광고비를 달라면 주겠다. 기자 접대? 해라…조용히만 시킬수 있다면. 그러니 그냥 나가서 뛰어 다니기만 해라. 시끄럽게 하지 말고…”

    오너께서 원하지 않는 것을 홍보팀이 감히 어떻게 할 수 있는가? 한화 홍보팀의 위기관리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업계와 학계분들이 앞으로 계시겠지만, 모르는소리 하지 마시라, 모르긴 몰라도 김 회장님의 의중에 홍보팀은 이미 align되어 있을 것이다. Professional 하던 그렇지 못하던…그건 실제를 모르는 소리다. 회장의 의중을 홍보실은 제대로 반영하기만 하면 된다.

    그러니 PR은 owner 기업에서는 owner의 경영수준과 철학을 반영하는 것이다…

    (실제적으로 홍보팀은 오너를 보기 마련이고, 오너는 기자를 보기 마련이다. 그러나…교과서적으로 홍보팀과 오너는 공히 회사와 오디언스를 봐야하는거 아닌가?)

    당신의 의견은???

  • 불쌍하다…홍보담당자…

    몇일 전부터 각종 이름도 모르는 매체 기자들로부터 전화를 받고 있다. 또 일이 생긴거다. 30대 초반의 한 소비자가 우리 회사 고객상담실에 전화를 걸어 오면서 상황이 시작됬다.

    그 소비자는 우리 맥주에 담배 공초가 들어있다고 했다. 우리 영업관리 담당이 해당 지역의 사원을 보내 맥주를 수거하고 사과와 함께 도의적으로 맥주 한박스를 제공했다. 원래 정부에서 정한 소비자피해보상규정에 의하면 제품 하자시에는 1대1 교환이 원칙이고, 식음료의 경우 음용 후 신체 이상이 있을때에는 치료비와 일실소득 보상이 원칙이다.

    그러나 문제는 항상 화난 소비자에게 있다. 무리한 요구를 한다. 예를 들어 회사 매출의 몇 퍼센트를 기부하라던가, 사장이 직접 와서 무릎을 꿇고 사과를 하라던가, 전 일간지에 사과광고를 내라고 한다던가, 몇억원으로 정신적 피해를 보상하라던가…

    이 소비자도 당연히 맥주 박스를 받지 않았고, 언론에다 이사실을 알린다고했다. 그러면서 최초 담배공초가 담긴 맥주병 사진을 우리회사에 보도자료와 함께 보내왔다. 보도자료의 내용은 아마추어가 쓴 것 치고는 그럴듯 하다.

    우리 연구기술팀에서 사진을 검토한 결과, 소비자가 주장하는 병세척 불량은 아니다. 맥주를 반 정도 따라 마신 후 찍은 이 사진에는 반 정도 피다 남은 담배공초가 완전한 형태로 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우리 연구기술팀이 실험 해 본 결과 맥주에 담배공초를 띄어 놓으면 5-10분내에 담배 필터부분과 담뱃재부분이 분리가 되고 담뱃재는 곧 맥주속으로 풀어졌다. 만약 이렇게 긴 담배 장초가 병에 붙어 있었다고 해도, 병세척시 강한 수압과 맥주 병입시의 수압에 그 형태를 절대 유지하진 못한다.

    그러나 사진속의 그 공초는 빳빳하고 방금 불을 끈 듯하게 그대로 떠있는 것이다.

    암튼 그 소비자는 어떤 의도를 가지고 있는지, 자신이 찍은 그 사진들과 보도자료라고 불리는 글을 여러 기자들에게 전송하기 시작했다. 우리 출입기자들이 하나 둘 나에게 전화를 걸거나 말을 해준다. 이상한 이메일을 받았다고…

    문제는 아까도 말했듯이 이름모를 매체들이다. 그들에게는 아주 좋은 기회인거다. 하루에도 여러개 이름모를 매체의 이름모를 기자들이 전화를 해 온다. “어떻게 된거냐?” “이게 모냐?” “너희의 공식입장은 무엇이냐?”

    미디어 트레이닝과 위기관리 교육까지 시키는 나지만…이들과의 커뮤니케이션에서는 항상 소득이 없다. 키메시징이라던가 인터뷰 스킬 자체가 무의미하다.

    이들이 원하는 것은 자극적 기사를 제시하여 기업에게 광고비 지원을 받아 내는 것이 전부기 때문이다. 따라서 항상 그들이 하는 말투와 논리들을 들어야 한다.

    예전에는 예산이 일부 허락을 해서, 소위 기사를 ‘막을 수’도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그렇게 쓸 수 있는 예산은 없다.

    법무팀에게 요청하여 그 소비자에게 경고장을 보내기로 했다. 확인되고 검증되지 않는 사실을 가지고 여러 언론매체를 통해 우리회사의 명예를 훼손하고, 영업을 방해한다는 명목이다.

    우리에게는 검증된 과학적 자료가 있고, 충분한 반박 근거가 있다. 이런 상황에서 그 소비자는 무언가를 원한다. 여기에 어떻게 접점이 존재할까?

    무조건 회사와 제품의 이미지만을 생각해서 쉬쉬 보상해주는 것…이런상황에는 결코 해당 될 수 없는거다.

    불쌍한 홍보담당자는 오늘도 전화를 받는다. 이름모를 매체로 부터의 스트레스 받는 전화들을…

  • 국가적 위기관리 체계라…

    몇달전 부터 청와대 그리고 행정자치부등으로 부터 국가적 차원의 위기관리 체계에 대한 일을 용역받아 하고 있습니다.

    모든 AE들이 그렇듯 새 클라이언트가 생기면 그 클라이언트와 프로젝트에 대해 스터디를 많이 하는 것 처럼 ‘국가적 차원의 위기관리’에 대한 자료들과 정보들을 모으고 읽고 하면서 어느정도 감을 잡아 나가고 있습니다.

    정부나 우리 회사나 할 것 없이 미국은 언제나 가장 확실한 벤치마킹의 대상입니다. 그들은 어떻게 하는가? 국가적 위기관리에 대해 어떤 체계를 가지고 관리해 나가는가가 주요 관심사입니다.

    벤치마킹의 결론은 바로 이렇습니다. “그들에게는 체계가 있다.” 단순하지요.

    반대로 우리나라에는 “체계”라는 것이 없던 것입니다.

    마치 비유를 하자면 미국의 국가적 위기관리 체계는 “각각의 분야에서 우수한 군인들을 하나씩 모아 놓은 특공소대”의 모습을 하고 있다면 저희는 “특전사, 방위, 공익, 여군 등등이 섞여 있는 자위소대”의 분위기와 같습니다.

    이런 분위기는 제가 미국 대학원 시절에도 실제로 겪은 일이었습니다. MBA쪽 코스를 듣는 동안에 전략경영 팀 프로젝트가 과제로 떨어졌습니다. 7명의 학생이 한팀이 되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처음 모여 5분도 지나기 전에 프로젝트 진행 일정을 도출하고 서로 서로 각자의 분야를 맡아 나누는 것이었습니다. 팀장이 누구인지도 정하지 않았는데도 팀멤버들은 서로의 전문분야를 이야기하면서 “이 부분은 내가 잘 할 수 있을 것 같으니 내가 하도록 할께”하는 식이었습니다. 그러면 다른 녀석들은 “그래 동의해. 그럼 나는 이 부분을 책임질께”하면서 회의를 끝냈습니다. 저는 마지못해 “그럼…이건 내가하마.”했지요. 다른 외국친구들왈 “OK, the end”

    그 후 3주후 통합 미팅을 하고나서 그 다음주 중간고사 발표를 들어 갔답니다. 각자 자신의 분야를 나누어 PT를 하니 훌륭한 하나의 보고서가 되어 있었지요. 덕분에 A-라는 비교적 훌륭한 점수를 받을 수 있었고 저나 다른 팀원들은 서로에게 고마워 했습니다.

    미국의 국가적 위기관리 시스템도 바로 이런 모양입니다. DHS(Department of Homeland Security)가 새로 생겨나면서 FEMA(Federal Emergency Management Agency)를 통제하는 옥상옥이 되지 않을까 했는데 이번 허리케인 이사벨의 관리체계를 보니 그렇지 않았습니다.

    FEMA 사람들은 “그냥 한명의 보스가 더 생겼을 뿐”이라고 별 대수롭지 않게 말하는 것 같습니다. 이러한 이야기에는 자기 자신만의 특수한 분야가 있다는 자신감이 배어 나옵니다.

    이번 허리케인 이사벨의 관리 체계를 한번 살짝 보면 DHS-FEMA-미육군(ARMY)-해안경비대-적십자 등이 팀워크를 이룬 모양을 하고 있습니다. 이는 이미 FEMA의 연방 위기관리 매뉴얼에 적시된 모습 그대로입니다.

    FEMA, 미육군, 해안경비대, 적십자가 허리케인 이사벨이 오기 몇주전 부터 함께 모여 자신 각자의 분야별로 업무를 분장하고 대빝책을 세웠습니다. DHS와 FEMA는 이들이 충분히 활동할 수 있도록 다양한 편의와 지원을 제공합니다.

    허리케인이 미국동북부에 상륙하기 하루전 이들을 인터뷰 한 기사에는 이런 구절이 나옵니다. “We are ready” “준비됐다.” 허리케인을 맞을 준비가 되었다는 것입니다. 이글을 읽을 때 우리나라에는 이미 매미가 지난간 뒤였습니다. “준비됐다…….” 위기관리를 공부하고 일하면서 이 말처럼 아름다운 말이 또 어디있을까….생각해 봅니다.

    우리나라의 위기관리 체계의 현황을 보면….수십개의 관련부처 (실제로 일하는 곳들이 아닌 보고받고 의사결정에 참여하려는 부처들)이 수십개 그리고 그 보다 더 많은 관련 법규들 (법규들이 많다는 의미는 그만큼 진짜 필요한 법규는 없다는 의미입니다.)이 서로 얽히고 섥혀서 트래픽잼을 이루고 있습니다.

    과학적인 예측과 의사결정이 이루어지는 핵심 기획 관리 부처를 만든다고 하지만… 뚜껑을 열어 보아야 합니다. 우리나라에도 사실 수많은 자원봉사단체들과 인력활용이 가능한 담체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이를 하나의 핵심으로 통합활용하는 데는 익숙하지가 않습니다. 또한 그들 각각의 전문성에도 많은 과제가 있습니다.

    저는 그 이전에 우리나라에는 ‘시스템’에 대한 마인드가 언제쯤 싹이 트고 일반화가 될까하는 의문을 가지게 됩니다. 또한 그 이전에 “위기관리”에 대한 위기의식이 언제쯤 만들어져 공유가 될 까하는 생각을 합니다. 사실 이런 생각 없이 문서로 체계를 만드는 것은 모래위의 성과 같습니다.

    어제 뉴스에 보니 또 농협과 새마을 금고가 털렸더군요. 아가씨들 3명이 조촐하게 앉아 일하는 새마을금고에 강도가 안들어 오는게 이상합니다. 그러고 보면 우리나라는 좋은 나라죠. 강도 사건이 이정도 밖에 없으니… 최근 수십번의 은행강도 사건이 일어 났고 그 중 대부분이 경비력이 허술하거나 전무한 금고와 농협에서 사건이 일어납니다.

    그래도 아직까지 금고나 농협에서는 ‘경비력 강화’라는 대책을 안세우고 있습니다. “혹시 우리 지점이..”하는 것이지요. 이런 현실에서 누가 누구를 탓하고…뭐가 잘 못됬다 잘됬다 말할 수 있겠습니까.

    한국인들과 위기는 오랜된 친구인걸요…

  • 최근 언론훈련을 마치고…

    지난주에 언론훈련을 하나 프로젝트로 했습니다. 진짜 번갯불에 콩 볶아 먹는다는 말이 실감이 날정도로 긴급한 언론훈련이었습니다.

    마치 태풍 매미가 이미 상륙했는데 물막이 공사를 하는 것과 같은 상황이었지요.

    클라이언트는 참으로 거대한 회사였습니다. 세계 시장에서 상당부분을 점유하고 있는 능력있는 회사였지요. 그러나 위기 또는 이슈에는 무기력한 모습이었습니다. 평소에 언론훈련을 받거나 이쪽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두신 경영층이 않계신 그런 모습이었지요. 참으로 일반적인…

    열심히 준비를 해서 거의 세미나 수준으로 즐겁게 일을 마쳤습니다. 그쪽 경영진분들도 상당히 흡족해 하시는 것 같고, 저도 오랬만에(?) 인텐시브하게 일해서 만족스러운 결과를 이끌어 내었고, 저희 회사측에서는 적정 수익을 거눌수 있어서 좋은 그럼 기분좋은 프로젝트였습니다.

    경영진 인터뷰 훈련을 진행하면서 느꼈던 것을 몇개 말씀드리면…

    1. 참 이야기라는 것이 힘든 것이다. 이걸 느껴야 제대로 된 인터뷰 전문가가 되는 것이지요. 직장동료와 상사와 또는 아내와 아이들과 이야기하는 것은 얼핏보면 쉽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이야기 행동에 어떤 목적과 전략이 들어가게 되면 그때부터는 말한마디가 식은땀이 되는 것이지요. 말하기는 쉬운데 제대로 말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키 포인트입니다. 이는 머리가 좋고 나쁘고의 문제라기 보다는 얼마나 훈련을 했는가 안했는가의 문제라고 보여집니다.

    2. 내가 얼마나 소심한가. 카메라나 낯선 상대가 질문을 해대기 시작하면 굳어지는 입술과 목, 그리고 꿈쩍도 하기 힘든 양팔이 마치 스핑크스 미이라 처럼 자신을 만들어 버리곤 합니다. 그래 진정하자. 릴렉스…릴렉스…심호흡을 하세요. 따뜻한 물 한잔은 어떠신가요…고개를 좌우로 흔들어 목을 푸세요. 얼굴은 웃으셔도 됩니다. 손을 자연스럽게 움직여 표현을 하세요…마치 유치원 아이들의 크리스마스 발표회를 연상하게 하는 언론훈련. 그러나 이 진땀의 시간이 흘러가면서 마침내는 사장님들이 연예인 같은 여유로움을 갖게 되는 것이 참 신기합니다. 훈련은 이래서 좋은거지요.

    3. 중얼중얼…중얼중얼…한국말은 끝가지 들어야지…중얼. 그게 아닙니다. 사장님 하시고 싶은말을 맨 앞으로 끌어내세요. 메인 포인트가 뭡니까. 그걸 말씀해주셔야죠. 사례라든가 비교같은 것은 나중에 하셔도 됩니다. 앞으로 끌어내세요. 자신의 머릿속에 있는 “진짜 하고싶은말”을 말 맨 앞머리에 끌어낸다는 것. 10년 묵은 이삿짐 속에서 중요한 것을 골라 내는 것 같이 힘듭니다. 뭘 버릴까?….아니 사장님…뭘 버릴까 보다는 무얼 말씀하시고 싶은거죠? 음….사실 모르겠는데. 전부다라서. 그래도 가장 중요한 것을 골라내셔야 합니다. 사장님.

    4. 성질같아서는 화-악. 사장님 참으세요. 기자들이 아무리 속을 긁어대도 무심하셔야 합니다. 속시원하게 말씀하시다가는 속시원하게 당하십니다. 기자들이 인터뷰를 마치고 “김사장은 똑똑한 사람”이라는 소리보다는 “김사장은 노련한사람”이라는 평을 듣는 것이 중요하답니다. 사장님의 머릿속에 들어 있는 모든 지적능력을 발휘하셔서 답변을 하시되, 머릿속에 있는 모든 팩트를 끌어내 보여주실 필요는 없답니다. 참으세요…

    5. 이렇게 답변하면 기자들이 바보취급하지 않을까? 물론 평상시 호재를 퍼블리시티하실 때는 자상하게 전부 또는 그 이상을 이야기해 주실 필요는 있습니다. 그러나 위기시에는 말을 아끼시는 것이 여러모로 좋습니다. 한말씀 한말씀은 어떤 규정된 사고의 프로세스와 한계를 넘어서서는 않되지요. 가자들이 10을 물어도 위기시에는 4-5만 대답하고 넘어가시는 게 좋습니다. 구태여 자세하게 설명할 필요가 없는 부분은 넘어가시는 게 바로 테크닉이지요.

    6. 기자에게 전화가 오면? 절대 직접 준비없이 받지 마세요. 시간을 벌어야 합니다. 단 1분이라도 시간을 번 인터뷰와 그렇지 않은 인터뷰는 천지차입니다. 비서가 기자들의 전화를 받게되면 매체명, 기자명, 연락처, 질문내용을 받아 놓고 5-10분정도 후에 사장님이 연락하세요. 그때부터 인터뷰를 통제하고 들어가시는 겁니다. 명심하세요. 인터뷰는 ‘하는 것’이 하니라 ‘관리하는 것’입니다. 인터뷰 관리죠.

    7. 시간이 없다고 하세요. 시간 많은 CEO는 매력없습니다. 무지막지하게 들이 닥친 기자들이나 위기시 원치 않은 인터뷰는 결국 하게되더라도 시간을 제한하세요. 비서와 사장님이 입을 맞추어(?) “사장님은 앞으로 30분후에 중요한 모임에 참석하셔야 합니다.”하고 시간을 제한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사장님도 허둥지둥 인터뷰에 응하시는 것 같이 하시면서 인터뷰 시작전에 “죄송합니다. 제가 조금있다가 사무실을 떠나야 합니다 가능한 빨리 해주시죠.”라고 전제를 할 필요가 있습니다. 물론 공손하고 공감이 가는 매너이어야지요.

    8. 서면으로 할 수 있으면 서면으로 안될까요? 예. 서면인터뷰 좋습니다. 그러나 이는 미국 언론 시장에서의 관행입니다. 한국에서는 약간 다르지요. 우선 일간지 기자들이나 TV기자들의 경우 서면은 거의 불가능합니다. 주간이나 월간류의 경우에는 가능할찌 몰라도, 하루 하루 마감을 맞추는 기자가 그것도 위기시에 서면으로 다가오지는 않습니다. 그러나….인터뷰 후나 간단한 전화취재 이후에 서면으로 정리를 하거나 Fact sheet을 제공할 수는 있습니다. 인터뷰 답변이 광범위하고 핵심메시지 위주면 이 fact sheet은 더욱 유용한 기사꺼리가 되지요.

    9. 죽어도? 핵심메시지안에서 머무르십시오. 핵심 메시지는 사장님의 회사가 사장님에게 딜리버리를 의뢰한 것입니다. 퀵서비스가 목적지에 의뢰물건이 없이 다다르면 어떻게 됩니까? 아무 의미가 없지요. 핵심 메시지를 기자에게 전달하셔야 합니다. 어떻게 하느냐구요? 훈련을 하셔야지요. 핵심 메시지를 정확하게 저항없이 전달하는 방법을 배우셔야 합니다.

    10. 기자가 이상한 이야기를 드고 요상한 질문만하네? 성질이 나도 참으시고 기자의 부정적이고 불확실한 팩트를 교정해 주시는 것이 필요하지요. 팩트를 제시할 수 있는 범위안에서 교정은 중요합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서로 성질을 자극하거나 인신공격을 하거나 기자의 저널리즘적인 자긍심을 건드리면? 뭐….그 다음은 운에 맡겨야지요.

    이 정도만 하겠습니다. 이 밖에도 수없이 많은 논의 주제들이 있는데, 다음을 기약하지요.

    평소 홍보담당자라면?

    일단 자사가 아니더라도 신문상에 수많은 인터뷰 기사들을 평소 꼼꼼히 읽고 분석을 해 놓을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실제 언론 인터뷰를 진행해보아야 합니다. 여러가지 이슈에 따라서 다양한 인터뷰이들을 매체에 소개하면서 기자들과 함께 인터뷰 현장에서 숨을 쉬어보아야 합니다. (감을 잃지 않기 위해서 가능한 빈번하게 언론 인터뷰를 진행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기자들과 사고의 공감대를 형성해야 합니다, 그네들이 생각하는 방식을 처음에는 모방을 하다가 나중에는 앞서나갈수 있어야 합니다.

    다양한 사회 트렌드와 사회적 공감대 그리고 이슈분석의 능력을 길러야 합니다. 이를 통해 “왜 이 이야기는 꼭 해야 하는가? 왜 이야기는 절대 하면 안되는가에 대한 논리적인 이유를 제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자신이 모시는 사장님과 홍보담당 윗분들의 스타일을 잘 분석해서 익숙해 놓아야 합니다. 이건희 회장이 눈을 껌벅이시며 기자의 물음에 대한 답변을 생각하는 그 ’10초’의 의미를 알아야….홍보담당자는 그 답변을 제한할 것인가 말것인가를 결정할 수 있다는 거지요.

    마지막으로 인간적이고 친근해야 합니다. 위기시에도 처음보는 기자들의 마음이 풀어지도록 다정다감하고 따뜻한 인격의 소유자이어야 합니다. 일부 홍보담당자들은 자신이 상당히 로지컬한 홍보를 하고 있다고 믿으며, 한국적(?) 홍보는 혐오하기 때문에 기자들을 대할 때 “공과 사를 구별하며” “기브 앤 테익의 분위기를 못참아하고” “불가근 불가원”의 원칙을 지키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그러나 이러한 가치가 “인간미 없음”을 뜻하는 것은 아닙니다. 인간미는 홍보담당자의 가장 큰 가치중 하나일 수도 있을 꺼라는 생각입니다.

    암튼 기분 좋은 클라이언트 만나서 오랬만에 행복했습니다. 모든 기업들에게 행운이 깃들기를…

  • 위기관리 시스템이 부실한 기업의 특징들

    전쟁이 나기전에는 평화의 소중함을 모르는 것과 같이. 기업이나 조직에게는 위기가 벌어지기 전에는 위기관리 시스템의 소중함이 피부에 와 닿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올해만 해도 우리나라는 평화를 지키기 위해서 국방비로 GDP의 2.7%인 17조 4264억원 가량을 쓰고 있답니다. 우리나라의 위기를 방지하고 적절히 관리하기 위한 ‘시스템’에 대한 투자라고 볼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기업 및 조직들은 어떤가요?  유감스럽게도 일부 대기업들을 제외한 수많은 기업들은 위기관리 시스템 자체의 보유 여부 정도를 따지고 있는 수준 입니다.

    여러 곳에서 기업들을 대상으로 위기관리 시스템의 보유 여부에 대한 설문을 많이 하던데, 궁금한 것은 그 답변자들이 과연 ‘시스템’의 정의와 범위를 어떻게 인식하고 그 질문에 답변을 했을까 하는 것입니다.

    위기관리에 대한, 그리고 위기관리 시스템에 대한 각 기업과 조직의 정의가 다르기 때문에 답변에 있어서 객관성이 떨어진다고 볼 수 있습니다. 강의를 하면서 실무자분들 또는 임원분들에게 “자사가 위기관리 시스템을 가지고 있는 곳 손 좀 들어 주십시오”하면 평균 강의 참석자의 20% 정도가 손을 들 곤 합니다. 정식으로 서베이를 하지 않아도 매번 정확하게 20% 안팍입니다.

    그러나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다고 손을 드신 분들 중에서 위기관리 시스템의 필수적인 요건들에 대한 세부 질문을 하면 이 중 90% 이상이 빠지곤 합니다. “아니, 그런 시스템을 어떤 기업이 가지고 있는지 어디 구경이나 합시다”하시는 분들도 계시고 “음…그런 위기관리 시스템을 잘 갖추어서 성공한 기업 하나만 알려 주쇼.”하는 역질문을 받기도 합니다. 비현실적이라는 냉소적 반응인 셈이지요.

    맞습니다. 완벽한 시스템은 없습니다. 세계 어느나라도 어느 기업도 Crsisisproof system을 가지고 있는 곳은 없습니다. 미국의 위기관리 시스템이 그리 정교하다고 해도 쌍둥이 빌딩은 무너지지 않았습니까. 최근에는 이 부자나라의 핵심인 북동부에 전기가 끊어지기도 했습니다.

    시스템은 완성형의 의미가 아니라 진행형의 의미입니다. 환류관리라고도 하는 바로 끊이 없이 개선발전되는 것이 시스템이라고 볼수 있습니다. 기업이나 조직에게 어떤 이상적인 시스템의 구성요소들을 제시하며 요구하는 것은 좀더 발전된 시스템을 갖추자는 제안입니다. 현 상황에 만족하고 머무르기 보다는 항상 개선을 하자는 것이지요.

    쌍둥이 빌딩 같이 큰 건물들이 계속 똑같은 원인으로 무너져 내린다면 이는 위기관리 시스템이 개선되어지지 않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이번 북동부 정전의 경우는 몇차례 비슷한 형식의 정전사태가 있었다니 개선의 여지가 있습니다. 물론 70년대 정전과 같이 약탈사례가 벌어지지는 않아 일부 개선이 된 것 같기는 합니다.

    우리나라의 여름 비피해 사례는 고질적으로 관리시스템이 개선되지 않고 있는 사례로 보입니다. 일선 공무원분들이야 과로사 수준으로 고생들을 하시지만 피해당사자들이나 그분들을 바라보고 있는 일반 국민들에게는 뭔가 보이는 것이 없으니 답답하지요.

    오늘은 위기관리 시스템이 없거나 보유하고 있지만 사실상 부실한 기업 및 조직들의 대표적인 특징들을 살펴 보겠습니다.

    위기관리 시스템이 부실한 기업 및 조직들은….

    1. 항상 무심하다

    회사 정문에서 과로사한 직원의 부인이 한달 넘게 소복 투쟁을 벌여도, 자사의 제품을 사용한 농민들이 서울에 상경해서 본사 앞에서 노천시위를 벌여도, 자사의 서비스에 대해 고객들의 불평 때문에 고객센터에 전화가 24시간 울려도, 지난 폭우에 살짝 열어놓은 폐수관리시설이 문제가 되 과징금을 물어도, 자사의 자동차 브레이크가 고속 주행시 갑자기 말을 안들을 수 있다고 보고가 되도, 자사의 압력밥솥이 폭발할 위험이 있다는 걸 알아도… 항상 무심한 것이 이런 기업들의 특징입니다.

    일부에서는 저극적인 사전 대응이냐 위기 발생시 사후 대처냐를 두고 고민을 하곤 합니다. 이 자동차를 전부 리콜하는데 드는 돈이 더 큰지 아니면 사고가 난 일부 고객들에게 배상을 해주는 돈이 더 큰지를 저울질 하는 것이지요. 폐수시설 선진화 비용보다 일년에 한 두번 재수없어내는 과징금 몇천만원이 더 효과적인 위기관리 시스템이라고 보는 기업도 있습니다.

    이런 문제는 ‘위기관리’ 분야의 논의 사항이 아니라 ‘기업철학’과 ‘기업명성관리’의 분야인 것 같습니다. 제 위기관리 컬럼에서 이러한 기업들은 논의 대상이 아닙니다.

    2. 항상 초기대응이 늦다

    물류사태가 악화되는 것이 정부의 안일하고 적절치 못한 초기 대응 때문이다? 일부는 맞는 이야기 같습니다. 북한의 경우 전쟁 발발후 3일내에 서울을 점령하는 것이 목표라곤 합니다. 만약 이 3일내에 남한이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면 그 결과는 뻔한 것이지요. 10.26 사태가 벌어지고 바로 소집된 비상국무회의에서는 대통령의 유고시 누가 통치권을 대행해야 하는가에 대한 논쟁이 벌어져 허둥지둥 법전을 뒤져 확인들을 하곤 했다고 합니다.

    시간은 가고 확실하거나 할 수 있는 일은 아무 것도 없고, 이 처럼 속이 타는 일도 없습니다. 누가 무얼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아무도 가르쳐 주지 않고, 함부로 뛰어 들었다가는 또 어떤 일이 벌어질찌 모르니 답답하기만 합니다.

    위기관리의 성패를 좌우하는 발생초기 24시간은 올바른 시스템에 기반한 대응이 없이는 인간으로서는 불가능한 것입니다. 1997년 어느날 밤 미국 뉴욕 롱아일랜드의 한 우유회사 공장에 불이 났습니다.  수십분만에 소방차들이 달려와 불을 끄고 경찰들이 주변정리를 하는 가운데 이 회사의 PR담당자와 PR 대행사 관계자들은 ‘보도자료’를 품에 품고 불타는 공장 앞에서 모여들 기자들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준비되어 있다는 것이 시스템에 대한 적절한 표현 같습니다.

    3. 항상 의사결정이 적절하지 못하다

    위기관리 뿐만 아니라 경영의 모든 활동들이 공통적으로 ‘적절한 의사결정’에 기반한다는 사실은 재론할 여지가 없습니다. 따라서 평소에 제대로 된 의사결정이 이루어 지지 않는 기업이나 조직에서 위기시 적절한 의사결정을 바란다는 것은 어불성설입니다. 이는 위기관리의 핵심이면서도 리더쉽에 관한 문제입니다.

    PR실무자들이 자주 받는 훈련 중에 위기관리시뮬레이션이나 언론훈련이 있습니다. 이러한 훈련들은 실무자들의 의사결정 능력을 향상 시켜줍니다. 실제 위기발생시에 버금가는 정신적 환경적 압력속에서 최선의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능력을 훈련하는 것이지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훌륭한 리더쉽의 적절한 의사결정 없는 위기관리 성공담은 없었습니다.

    4. 항상 충분한 정보공유가 않된다

    평소에도 파티션 옆 부서에 무슨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모른다. 부서간의 반목이 크다. 너무 조직이 거대하다 보니까 내부 커뮤니케이션에 문제가 있다. 이 모두가 위기관리 시스템 부실의 훌륭한(?) 필요충분조건입니다.

    앞에서 말씀드린 적절한 의사결정을 위해서는 충분한 정보공유가 필요합니다. 잘못되고 충분하지 않은 정보를 가지고 위기관리를 하다보니 앞뒤맞지 않는 대응이 되어 버리는 것입니다. 특히 정치권에서 ‘돌발 발언’이나 ‘폭탄 발언’이 하루만에 ‘와전’ 또는 ‘해석상 오류’로 둘려대지는 것은 정보가 서로 공유가 미처 안되었기 때문이지요. 물론 정치권에서는 이런 우스운 실수를 ‘복선’이나 ‘포석’등으로 포장을 잘 해주곤 합니다.

    5. 항상 부서간 협조가 안된다. 심지어는 싸운다

    네가 다해라. 너죽고 나살자. 우리부서가 너네 부서 뒤치닥꺼리나 하는 곳이냐. 너네가 해야 할 일을 왜 우리에게 미냐? 아니, 결재받았어? 위에서 허락했냐구? 나 못해….

    통합적 위기관리라고 매뉴얼에 써있음에도 이번 위기는 우리 소관이 아니다 하면 끝나는 회사 분위기. 시스템 부실이전에 성공하기 힘든 기업문화입니다. 위기발생시에 관리는 발치에 두고 서로 반목하는 사례들도 흔합니다.

    6. 항상 특정 부서 및 담당자만 고생한다

    국가사업으로 언론의 집중포화를 맞고 있는 어느 공기업. 담당자들 대 여섯이 언론자료를 만들고 전화응대를 하면서 화장실도 못가고 쩔쩔 매는데, 옆 부서관계자들은 모여 앉아 잡담을 하면서 퇴근준비를 하는 모습을 보게 되었습니다. 아 이래서 관리가 이렇구나… 제3자로서 느끼는 아픔이었습니다.

    힘들면 누가 그런 쪽 일을 하래나? 이거처럼 미칠 것 같은 이야기는 없지요. 시스템상이 제대로 되어 있다면 그리 집중적으로 고생하는 소수의 희생은 막을 수 있습니다. 만약 전쟁이 났는데 후방사단은 쉬고 전방만 전쟁에 임해 죽어 나간다면 이래서 국토방어가 제대로 되겠습니까.

    7. 항상 언론에만 특별히 신경을 쓴다

    우리가 위기관리라고 부르는 실제 위기에 대한 대응, 수습, 복구등에 대해 신경을 쓰기 보다는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그 중에서도 언론관리에 신경을 쓰는 기업이나 조직도 적절한 시스템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깨끗하게 문제를 해결해 주면 모두다 속이 후련할 것 같은데, 어떻게 하면 이일을 소리없이 처리할 수 있을까에만 관심이 더 많은 사례들을 여럿 보았습니다. 이 경우에는 핵심 메시지가 거의 ‘미래형’으로 실현의 의지가 없는 수사로 꾸며지게 되곤 합니다. 이번만 넘기자….이런 셈이죠.

    일이 커져서 기자들을 만나고 데스크와 회동을 하고 하면서 땀을 뻘뻘 흘리기 전에 무언가를 할 수는 없었는지. 이번 기회에 제대로 이와 같은 사례의 재발방지를 위해 제대로 사테해결을 할수는 없는지. 인하우스 실무자들과 함께 일을 하면서도 항상 말해주고 싶은 것들입니다. 물론 그들도 하나의 실무자이기 때문에 ‘시키는 데로 일단 모면을 해야 한다”는 입장을 모르는 것은 아닙니다. “사장이 이런 것을 해결할 의지가 없는데 내가 무슨 힘이 있나. 일단 언론쪽을 진정 시키고 보는게 내 역할이니…”

    8. 항상 핵심 위치에 있는 분들은 위기관리에 깊이 관여하지 않으려고 한다

    위기발생 초기에 연락이 두절되는 임원분, 절대로 나쁜일로 언론 인터뷰 안 할려는 임원분들, 보고 받는 회의에 참석은 해도 의사결정을 남에게 미루는 분들, 상사에게 보고할 때 부하를 시켜서 해당 위기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전가하려는 중간간부들…

    CEO가 직접 뛰어들어라. 하부일선 조직들에게 권한을 이양하라. 한명한명이 주인의식을 가지고 모든일에 임해라…다 좋은 말입니다. 그러나 위기라는 것의 본질이 ‘두려움’ ‘불확실’ 이기 때문에 위기발생시 높으신 분들은 ‘생존’에 대한 생각을 더 하시는 것 같습니다. “내가 어떻게 이자리에 올랐는데 이런 사건으로 눈깜짝 할 사이에…안되지..” “이럴때는 침묵하는 것이 사는 법이지” “내가 왜 여기 관여되어서 리스크를 감수해야 하는 거야?” 이는 어쩌면 순수한 인간으로 자연스러운 감정이라 봅니다.

    적절한 위기관리 시스템은 이런 일부 임원들의 ‘순수한 인간적 감정’을 조직을 위한 ‘전략적 사고와 자세’로 바꾸어 주는 마력을 발휘 합니다.

    9. 항상 이상한 메시지들이 계속해서 언론과 사람들에게서 회자된다

    그렇게 아니라고 해도 뒷 이야기가 나온다. 기자들이 어디서 그런 루머들을 듣고 확인전화를 하는지 모르겠다. 기사의 대부분이 우리회사의 입장과는 반대되는 이야기들이다. 그 때 그얘기는 그런 의미가 아닌었는데 이 기자들이 미쳤나보다. 이젠 고객들을 넘어 정부쪽에서 사실확인을 요청하려는 움직임이 보인다.

    위기관기도 관리이지만 어떻게 이러한 관리상황을 커뮤니케이션 하는 가도 중차대한 일임에는 틀림없습니다. Right Communication이라는 정확한 메시지를 제대로 커뮤니케이션하는 것을 뜻 합니다. 평소 언론관계를 잘 해온 기업이나 조직에게도 위기시 right communication은 여러가지 환경적 제약으로 인해 어려운 과제입니다.

    항상 위기시에는 루머가 돌기 마련이며, 비하인드 씬이 더 흥미롭게 마련입니다. 해당 위기에 대한 기사 스페이스는 늘게 마련이고 정보는 제한됩니다. 마감은 다가오고 들리는 이야기 중 어떤 것이 흥미진진할 것이가를 찾는 것은 인지상정입니다.

    적절한 위기관리 시스템은 적절한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시스템을 포함합니다. 이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시스템에서는 위기시 어떻게 적절하게 커뮤니케이션 할 것인가에 대한 작전계획이 짜여 있습니다. 이 부분이 부실하면 소위 ‘비정규전’에서 크게 당하게 되는 것이지요.

    10. 항상 위기가 지나면 책임을 물으며 한바탕 난리가 난다

    관 두면 되지. 몇명 시범 케이스로 책임을 물어. 옷벗을 각오해라. 이 결과 누가 책임질 꺼야?

    위기관리에 텀벙텀벙 뛰어 들지 않을려고 하는 큰 이유 중에 하나가 이 책임소재공방 때문입니다. 사람을 짜른다고 위기가 관리가 된다면 이 얼마나 간편한 발상입니까. 물론 엄청난 위기발생에 중요한 책임이 있는 사람을 그대로 둔다는 것은 적절한 위기관리가 아니지만, 최소한 위기관리에 전심을 기울이고 고생한 사람들에게는 그 결과가 어떻든 칼을 대면 안되는 것이지요.

    이는 위기를 보는 시각에 기반을 합니다. 이런 위기는 너만 제대로 일을 했으면 되는데 결과적으로 제대로 일을 못한 것 같아. 그러니 나가줘야 겠어하는 것은 주관적인 판단일 쑤도 있는 것 아닙니까. 시스템에 매뉴얼에서 제시된 데로 일을 처리해야 하는데 그와는 반대로 부주의하게 일을 처리했으니 책임을 져라하는 것이 더 객관적이고 상호수긍이 가지요.

    일반적으로 주관적으로 책임을 묻는 기업이나 조직은 몇명을 벌한뒤 다시 맨 앞의 1번 처럼 무심하게 돌아가게 마련이더군요.

    암튼..시스템이란 어렵습니다. 경영은 더 어렵겠지요. 쉬운게 있겠습니까.

    위기관리 시스템에 대한 이야기는 계속됩니다. 감사합니다.

  • 위기관리 시스템은 누가 만들어야 하나?

    (위기칼럼 4) 위기관리 시스템은 누가 만들어야 하나?

    거의 모든 기업들이 위기관리 시스템에 대한 환상을 많이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반대로 아주 일부 회사에서는 “그게 무슨 소용인가?”하면서 쓸데 없는 수고로 치부해 버리기도 하십니다.

    왜 기업들이 위기관리, 그 중에서도 이 ‘시스템’에 관심이 많을까요?

    클라이언트들을 만나보면서 흔히 듣는 그들의 의견은 대충 이렇습니다.

    “매번 똑 같아요. 그러다 보니 매번 이렇게 맨땅에 헤딩식이 아니라 좀 시스템을 갖추어서 대응 해야 겠다…”

    “저만 죽어 납니다. 위에선 움직이질 않구 너 알아서 해라 식인데…한번 잘 못되면 제 목숨이 파리목숨일께 뻔하구…”

    “위로는 사장님부터 리셉션 여직원까지 뭘 어떻게 해야 될찌 몰라서….참 황당했습니다.”

    “이번 한번 큰맘먹고 시스템을 갖춰 놓아야지 다음번에는 예산 확보가 쉽지 않아서…”

    “아니..누군 하고 싶어서 합니까. 사장님이 경총 조찬 모임에서 ‘위기관리’강의를 하나 듣고 오셔서 만들어보라니…”

    실무자들의 수 많큼 위기관리 시스템에 대한 정의도 다양하고 또 그에 대한 구축 동기도 다양합니다. 어쨌든 기업 측면에서 ‘시스템’을 갖추고 모든 일들을 진행한다는 것에 반대하는 사람은 없을 것 같습니다.

    오늘은 이렇게도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위기관리 ‘시스템’의 구축에 대해서 첫번째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 기업의 위기관리 시스템은 사람의 얼굴과 같아 모두 다르다.

    위기관리 시스템은 각 기업의 업종, 조직 구조, 사업장의 위치, 커뮤니케이션 역량, 사업규모 등등의 많은 변수들에 따라 서로 다른 모습을 띄고 있습니다. 따라서 일부 기업들이 범하시는 큰 실수 가운데 하나가 다른 유명 기업의 위기관리 시스템을 벤치마킹 한 후 단순하게 비슷한 형태로 자기 기업의 위기관리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입니다. 일종의 카피입니다. 이런 시스템은 실제 위기발생시 제 역할을 하기가 힘드는 단점이 있습니다. 물론 만들어 놓고 보기에는 그럴 듯 하고 윤기가 흐를 수는 있습니다.

    이전에도 언급했던 것과 같이 사람의 얼굴이 틀리듯이 각 기업의 위기관리 시스템은 달라야 합니다. 핵심적인 구성요소 및 틀에 따라 자신 기업만의 실제를 녹여 넣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 위기관리 시스템은 하향식보다는 상향식 구축이 효율적이다.

    거의 100%에 가까운 기업들이나 공공 기관들의 시스템 구축을 보면 ‘하향식’ 프로세스를 많이 택하십니다. 기획조정실, 홍보실, 비서실등에서 한꺼번에 집대성으로 시스템을 디자인 해서 각 부서, 지사, 지점, 지국, 공장 등으로 내려보내는 프로세스로 진행을 하십니다. 물론 사장님과 가까이 있는 팀들이 사장님의 의중을 가장 많이 알고 있으며 회사의 정보를 관리하는 핵심 부서들인 만큼 회사가 어떻게 졸아가는지 훤하게 꿰뚫고 있다고 말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사장님의 의중과 정보를 통한 기존 역량은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에 있어서 핵심적인 장애가 될 수 있습니다.

    저희 많은 클라이언트들 중에서도 대부분이 이렇게 하향식 시스템 구축 프로세스를 진행하고 계십니다. 여러 가지 사정이 있어서 빨리 빨리 진행하려는 의도는 이해가 됩니다. 그러나 거의 대부분의 시스템들이 실제 가동 시 현장에서 문제들이 발생하곤 합니다. 그 때가서 “왜 이럴까? 누가 책임을 지지?”하고 고민하시는 것 보다는 미리 프로젝트 이전에 상향식 구축 프로세스를 택하시길 바랍니다.

    그러면 하향식은 뭐고 상향식은 무엇인가를 자세히 설명드립니다.

    한 기업의 예를 들겠습니다. A라는 기업은 대형 상장사로서 만 여명이 훨씬 넘는 직원을 거느리고 전국에 수천개의 지점 점포를 직간접으로 운영하는 기업입니다. 본사 내에 대형 부서 구분도 약 20여 개에 이릅니다. 물론 각각의 세부 부서로 내려가면 그 분류는 수백 개에 이를 수도 있습니다.

    이 A기업에서는 위기관리 시스템을 구축하라는 CEO의 명에 따라 기조실이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기조실 안에 태스크포스 팀이 만들어 졌고 2-3인의 담당 인력들이 한달 여에 걸쳐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 안을 만들어 냈습니다. 가뜩이나 위기관리 관련 기초자료나 기획안이 희귀해서 많은 고생들을 했습니다. 좋은 시스템이라고 입수된 몇 개의 시스템들을 본따고 교수님들이 이야기하는 점들을 빠짐없이 수록해서 훌륭한 기획안을 만들어 낸 것입니다.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을 위해서는 먼저 “어떤 위기가 우리에게 발생 할 수 있는가?”에 대한 답변이 있어야 가능합니다. 그 다음이 “그럼 이런 위기들을 누가 관리 할 것인가?”에 대한 답변을 마련해야 합니다. 그 다음은 “그럼 이런 위기들을 이런 사람들이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가?”에 대한 답변이 필요합니다. 이 세가지 답변을 기반으로 시스템의 아웃라인을 잡아야 하는 것이지요.

    그러나 예로 든 A기업은 이 세가지 답변을 기조실내 2-3명의 태스크 포스팀이 ‘가상’하여 도출을 해 냈던 것입니다. 그들에게는 “우리가 다 안다”는 자신감이 넘쳤습니다. CEO 및 기조 실장님의 독촉도 큰 이유가 됬습니다.

    이 거대한 A 기업에게 발생할 수 있는 위기는 수천에서 수 만가지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 태스크 포스팀은 대표적인 위기유형으로 20가지 정도를 도출해 냈습니다. 근거는 기존 자료 및 자신들의 내부 회의를 통해서 였습니다.

    누가 이 20여 개의 위기유형을 관리해야 하는가에 대한 물음에 이 태스크 포스팀은 책상 위에서 각 위기유형의 관리 담당 부서들을 정해 버렸습니다. 왜냐면 자신들이 회사의 조직구조 및 업무분장을 꿰뚫고 있다는 생각에서 였습니다.

    마지막으로 그럼 어떻게 이 해당 위기유형을 관리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답변은 자신들의 기본적인 안을 만들어 해당 부서들에게 내려보냈습니다. 이러 이러한 틀에 따라 세부 계획들을 세워 올려 보내면 좋겠다 하는 것이었습니다.

    얼핏 보면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업무 프로세스 같습니다. 그러나 이 하향식 프로세스는 치명적이었습니다.

    일단 각각의 해당 부서들이 “왜 이런 위기 유형만 관리대상인가? 우리에게 다른 위기 유형도 참 많고 또 어떤 것들은 이보다 더 심각한 유형인데..”하는 반응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또 “이 위기 유형은 자세히 들여다보면 XX부도 관련이 있고, OO부도 관련이 있어서 우리 부서가 관리를 한다고 해도 혼자서는 힘든데..”하는 주체의 혼란이 발생했습니다. 결국에는 “기조실에서 내려보낸 대응방식에 꼭 맞추어야 하는가? 이렇게 하다 보면 이런 문제가 생기는데 이건 어떻게 풀건가?”하는 불평들이 올라오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이 시스템 구축은 큰 어려움에 봉착하게 되었습니다.

    만약 이 A기업이 상향식 프로세스를 택했다면 맨 처음 모든 하부 부서들을 모아 놓고 각각 자신들의 부서에서 중요하다고 여기는 위기 유형들에 대한 자료를 입수를 해야 했습니다. 수만명의 기업업무를 기조실의 2-3명이 훤히 속속들이 알 수는 없습니다. 따라서 일선에서 어떤 위기유형을 중요하다고 생각하는지 그리고 그 해당 유형들을 어떻게 관리해 왔는지 문제점이나 제고 점은 무엇인지를 알아야 하는 것입니다.

    그 다음으로는 기조실이 모든 하부 부서들로 부터 받은 의견들과 자료들을 통합적으로 취합분석을 해야 합니다. 비슷한 유형들을 함께 모으고, 어떤 유형이 전사적인 차원에서 중요하게 인식되고 있는가를 도출해야 하겠습니다. 그러면 위기유형과 관리 주체들이 마치 고구마 줄기에 달린 고구마들 처럼 딸려 올라오게 됩니다.

    마지막으로는 이미 도출된 주요위기유형 및 관리 주체들에 대한 아웃라인 속에서 관리방식을 개발하는 것입니다. 각 위기 유형들에 대한 일선의 대응방식을 많은 부분 수용하여 그들의 노하우 및 문제해결 방식을 인정해주고 더욱 발전시키기 위한 지원을 해주면 됩니다. 각각의 대응방식을 분석 후 공통적 프로세스를 발견해 내고 이를 전사적인 틀을 짜서 함께 원리로서 공유하는 작업이 마지막 기조실에게 맡겨진 작업이 되는 것이지요.

    이게 시스템 구축 프로세스입니다. 몰론 이 상향식 프로세스는 시간과 자원이 하향식에 비해 비교적 많이 소모됩니다. 기업측면에서는 효율적으로 일을 처리하고 싶은 충동을 느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위기관리 시스템은 ‘기획서’ 또는 ‘하드 카피의 매뉴얼’이 아닙니다. 기업의 문화도 될 수 있으며 기업의 철학이 될 수 있습니다.

    위기관리 시스템을 구축하는 모든 프로세스에 전사원이 조금씩 관여를 하게 되고 합의를 이루어 공유에 이르는 이 과정이 곧 ‘시스템’일수도 있습니다.

    몸에 좋은 약이 입에 쓰다지만, 이 상향식 프로세스가 단지 ‘쓴 약’만은 아닐 것으로 확신합니다.

    지금 현재에도 위기관리 시스템에 대해 고민하시고 계시는 실무자 분들이 계시다면 생각을 꺼꾸로 해 보시기 바랍니다. 시스템이 보일 것입니다.

    다음에도 이 시스템에 대한 이야기는 쭉 계속됩니다. 감사합니다.

  • 누가 위기를 관리해야 하지?

    ?

    위기. 막상 위기가 터졌을 때 각 기업문화에 따라 그 위기를 받아들이는 자세는 틀리게 마련입니다. 또 위기의 수준이나 유형에 따라서도 관리 수준이 달라지게 됩니다.

    담당자들이 알아서 해결해야 하는 수준의 위기가 있고, 또 전사적 차원에서 CEO의 결단이 필요한 중요한 위기도 있습니다. 문제는 어떤 위기가 벌어졌을 때 누가 나서야 하는가 입니다. 위기관리주체에 대한 미시적 이야기입니다.

    뻔한 회사에서 이일이 터졌을 때 누가 나서야 하는가? 너냐? 나냐? 제냐? 아니면 누구냐?

    모 교수께서 한국에서는 위기관리 시스템이 왜 구축이 제대로 안될까 하는 물음에 답을 이렇게 하셨습니다. 한국은 문화적으로 ‘사람을 완전하고 선하게 보는 ‘성선설’적 특징이 있기 때문인 것 같다. 모든 사람들은 선하고 제대로 스스로 알아서 움직일 것이라는 믿음이 사회 저변에 깔려있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시스템 보다는 사람에 초점을 맞추고 의식개혁 같은 형이상학적 접근을 한다는 것입니다. 당연 시스템은 소외되고 있다고 해도 업데이트가 안되는 것이지요.

    근데 이런 환경은 위기가 터져 버리면 제 맥을 못 추게 마련입니다. 위기발생 원인이 부실한 관리 시스템임에도 위기관리실패의 책임은 당연 사람이 져야 한다는 겁니다. 위기의 피해를 복구하면서 시스템 재편에 관심을 두기 보다는 관련자 처벌에 중점을 두곤 하지요. 그 사람들이 책임을 지고 떠나면 다시 옛날 그 시스템으로 다른 사람만 바뀌어 지속된다는 것입니다.

    반면에 서양에서는 사람을 ‘무조건 통제해서 제대로 되게 만들어야 하는 대상’으로 인식하기 때문에 그런 사람들을 제대로 관리 통제할 수 있는 ‘시스템’에 더 관심을 갖는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들의 시스템은 항상 업데이트가 주기적으로 되고 문제가 벌어졌을 때 기존 시스템에 어떤 문제가 있는가를 따져서 점점 튼실한 시스템을 갖추게 된다는 것입니다. 위기에 있어서 사람은 처벌의 대상이 아니라 보상의 대상이 되기도 하지요. “이 시스템은 완벽하기 때문에 이 시스템에 따라 위기관리를 제대로 해내는 사람에게는 보상을 한다”하는 컨셉이랄까요.

    물론 이러한 주장은 한 전문가의 시각이기 때문에 일반화 시키기에는 약간 무리가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과연 위기관리의 주체를 사람으로 보는가 아니면 시스템으로 보는가에 대한 개념을 정리할 수는 있을 것 같습니다.

    PR도 마찬가지이지만, 위기관리 또한 시스템이 하는 것입니다. 한두 명의 ‘사람’이 하는 것이 아닙니다. 기업 내에서 흔히 고질적으로 일어나는 위기에 익숙한 ‘몇 명’의 담당자들이 해결하는 것이 위기는 아니라는 것이지요.

    제 클라이언트들의 경험을 돌아보면 막상 위기가 터졌을 때 보통 허둥대는 것은 ‘실무자’들이었습니다. 조금 책임을 질 필요가 있는 임원들은 자리를 비켜 진짜 실무자들이 그를 필요로 할 때 없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구태여 내가 책임을 지고 이런 일을 관리할 필요가 있는가?하는 의문 때문이지요. 위기야 관리를 잘해야 겨우 본전인데 굳이 이일에 끼어 들어 내 직장생활 쫑칠 일 있어?하는 거지요. 이해는 갑니다.

    이런 케이스야 말로 사람을 시스템보다 우선하는 우리들의 사고방식을 잘 나타내준다고 하겠습니다. 위기를 관리하는 사람이 무슨 죄입니까. 위기를 일으킨 사람이 아닌데 말입니다. 위기가 제대로 관리가 되어지지 않는 것은 위기를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미리 준비해 놓지 않은 경영주의 책임입니다. 위기에 대한 철학이 없기 때문이지요.

    제 클라이언트들을 보면 CEO가 직접 위기에 대한 고민을 하다가 실무자들에게 ‘전사적인 위기관리’ 구축을 명령하는 케이스가 있고, 또 반대로 실무자들이 매일 계속되는 위기 속에서 “이러면 안되겠다, 뭔가 시스템을 만들자’해서 위기관리 시스템 작업을 시작하는 두가지 케이스가 있습니다. 둘다 그나마 나은 케이스지요. CEO와 실무자 모두 위기개념이 없는 경우가 훨씬 더 많기 때문입니다.

    보통 이런 경우들은 CEO에게는 이런 생각이 있습니다. “밑에 있는 녀석들이 제대로 하면 무슨 위기야…제대로 일을 못하니까 일이 터지는 거 아니야.”하는 생각이 있습니다. 실무자들은 “뭐 위기가 예고하고 오냐? 그리고 위기가 예상하던 데로 움직이냐? 시스템 같은 소리하네. 다 필요 없어. 그때 그때 내가 지금까지 해온 그대로 짬밥으로 승부하는 수밖에. 그 외에는 뭐 운이지…”하는 생각입니다. 다 부분적으로 이해가 됩니다. 그러나 바람직한 생각은 아니라고 믿습니다.

    기업의 위기관리 주체로서 시스템은 첫째, 스스로 위기를 관리합니다. 둘째, 위기발생 사례를 감소시킵니다. 셋째, 위기관리 성공률을 높입니다. (관리 기간 및 사후 영향 등을 단축한다는 뜻입니다.) 중요한 뜻입니다.

    어떤 분들께서는 ‘위기관리 시스템’이라고 하니까 무슨 “IT적인 시스템’을 생각하시는 분도 있더군요. 아닙니다. 위기관리 시스템에 대해서는 나중에 이야기를 드릴 기회가 있겠습니다만, 위기관리 시스템이란 ‘관리 방식’ 그 자체입니다. 먼저 무슨 위기가 일어 날까?를 아는 것이 시작입니다. 그 다음이 어떤 사람들이 이 위기를 무슨 일을 해서 관리해야 하는가를 정해 놓는 거지요. 흔히 최초 위기요소진단으로 불리는 Crisis Vulnerability Audit으로 시스템 구축작업은 시작됩니다. 마지막은 위기관리 매뉴얼로 시스템을 집대성하여 이 매뉴얼을 바탕으로 정기적인 시뮬레이션을 가지는 단계입니다. 엄격히 말해서 이 단계는 위기관리에 있어서 시작일 수도 있습니다.

    이 시스템이라는 것은 마치 사람의 얼굴과 같이 다양성이 있습니다. 각 기업마다 시스템의 모습이 틀리게 마련이지요. 그러나 사람의 얼굴 같이 있을 것은 다 있어야 합니다. 눈이 세 개거나 코가 없는 얼굴이 정상은 아니 듯이 기업의 위기관리 시스템의 전체적인 모습을 달라도 필수 요소들은 꼭 포함을 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흔히 10여 개정도의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 수준 측정 요건들이 있습니다. 보통 실무자들에게 이 요소들에 대해 구축 또는 보유 유무를 확인해 보면 어떤 회사는 8-9개까지 이미 보유하고 있는 회사가 있는 반면에 1-2개 수준에 머무르는 회사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평가결과는 그들 모두 “위기관리 시스템이 구축되어 있지 않다”하는 것입니다. 이 시스템은 all or nothing의 의미로 받아들여져야 합니다. 이정도면 되겠지 하는 부분 만족은 금물입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홍보인들 또는 기획인분 들은 한번 자사의 위기관리 시스템은 어디에 있고 어떻게 생긴 모습인지 한번 구경해 보시기 바랍니다. 거의 이목구비가 없는 모습일 것 같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볼 때 위기관리 실무자들은 ‘성형외과’의사 같다는 생각도 합니다. 뭐 기형성형 전문의 같은 일을 하지만……미용성형을 더 많이 해볼 날이 오길 바랍니다.

    다음에는 시스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까 합니다. 감사합니다.

  • 위기관리는 아무나 하나? (2002)

    각 회사의 홍보담당자들은 위기관리… 위기관리 하지만, 위기관리라는 것에는 많은 오해와 기대가 있다는 것을 언제나 느낍니다.

    일단 성공적인 위기관리를 위해서는 회사자체의 기업문화가 서로 협조적이고 오픈되어 있어야 하는 것이 전제 조건입니다.

    또한 기업 내부에 위기에 대한 Consensus를 이룩하고 있어야 합니다. 홍보실만 좌불안석해서는 좋은 위기관리는 나올수가 없지요. (위기대비는 더더욱 힘들고..)

    기업을 이끌고 계시는 경영진들께서 직접적으로 위기에 대한 ‘개념’을 가지고 계셔야 합니다.

    뭐 그것 뿐인가요, 전문적으로 개념을 형성하고 있는 위기관리팀이 있어야 합니다. 이는 꼭 홍보실인원들만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 Cross-functional teram을 의미하지요.
    말단에서 잔심부름이나 물품정리를 담당하는 하급직원은 물론 경영권에 입김을 낼 수 있는 Dominant Coalition Member들은 모두 모여서 작당(?)을 할 수 있는 분위기가 되어야 한답니다.

    개념만 있다고 되나요…그 위기관리팀원 모두는 전문적인 훈련을 받아야 합니다. 특히 우리나라는 매체에 말한번 잘못하면 장관들도 짤려나가는 분위기이기 때문에…이런 훈련은 꼭 필요합니다.
    훈련을 진행하면서 참 많은 CEO분들의 인터뷰를 볼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느낀 느낌은 “참,,사람이 할말만 하기가 그렇게 힘드는 것이구나…”하는 것이었습니다.
    하고싶은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 공중들이 듣고 싶어하는 이야기를 할것만 가려하는 기술은 한두번의 훈련으로 이루어지는 마술같은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부단한 훈련은 이래서 필요한 것이고, 한두번 언론훈련을 받았다고 자만하면 안된다는 것이겠지요.

    이러한 소위 소프트 웨어가 완성되었다면 그 다음 부터는 하드웨어에 신경을 쓰실 차례입니다.

    당장 내일이라도 우리 조직에 위기가 발생한다면.. (뭐 그게 비행기 추락 같이 거창한 것이 아니라..사소한 것이라도) 어디에서 무얼가지고 대응을 해야 할 까 하고 생각해 봅시다.
    물론 전화한대하고 PC한대 그리고 뛰어다니는 인력 한두명으로 해결되는 것도 있을 수 있지만, 어떻게 조직적인 대응인지에 대해서 생각을 해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지요.

    제가 작년인가에 위기관리 매뉴얼에 대한 7가지 오해에 대한 글을 올린적이 있었습니다.
    위기관리 매뉴얼..제가 만나본 인하우스 홍보인력들의 대부분은 위기관리 매뉴얼의 효용성에 대해 매우 부정적인 분들이 많았습니다.
    “뭐 만들어 놓고 보지도 않을 텐데 뭐하러 돈을 쓰나?” “문서화하는 것 보다 실제로 몸에 익히는 게 우선이지” “그런거 다필요없어요 당장 써먹을 수 있어야 하지..” 등등 그 이유는 참 많더군요.

    그러나 현재 좋은 위기관리 팀이 구성되어 의기양양하더라도 만약 그 중 반이상이 한꺼번에 퇴사 또는 유고가 된다고 생각해 보시지요. 매뉴얼이 없으면 누가 무슨일을 어떻게 대신하여 그 빈 공간을 메울 수 있겠습니까.
    그때 위기관리 대행사가 기억을 더듬어 이전에 그분이 하던일은 이런이런 일이었고 이런 상황에서 당신은 이렇게 움직여야 합니다라고 한 사람씩 따라 다니면서 시중(?)을 들어야 하나요?

    위기관리 매뉴얼은 위기가 “꽝”하고 터졌을 때에는 그리 큰 의미가 사실 없습니다. 위기가 벌어지기 이전에 만약 위기가 일어난다면 나는 이런일을 누구와 어떻게 해야 하는 구나 하는 자기 학습의 교재가 된다는 것이지요.
    또한 더 그이전에 위기관리 매뉴얼을 제대로 만들기 위해 실행하는 위기진단과정에서 우리 조직에게 일어날 수 있는 가장 흔하고 위험한 위기적 요소들을 거의 모두 분간해 낼 수 있다는 것이 위기관리매뉴얼 개발의 가장 큰 베네핏 중의 하나랍니다.

    홍보실에서 만약 우리 조직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기유형을 체계적으로 조사해서 CEO에게 브리핑을 할 수 있다면 의미가 있겠지요.

    이 위기진단은 어떻게 보면 간단하답니다. 당장 홍보실 인력들을 우선 모아서 각자에게 백지 한장씩을 나누어 주시고, 우리 조직에게 지금까지 그리고 예상적인 상황에서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또는 발생할 위기적 상황을 한 10개정도 적어보라고 해보시지요.
    그 10개의 위기상황들을 발생가능성에 따라 순서를 매기시고, 또 일단 발생해서 해당 조직에게 입힐수 있는 위해의 강도에 따라 다시 순위를 매겨보시지요.

    만약 10명이 이러한 작업을 했다면 그 10장의 순서지를 모아 다 취합통계를 내보시면 됩니다. 그러면 “아하..이런게 우리 홍보실에서 느끼는 우리 조직의 위기요소들이구나” 하는 것을 어렴풋이라도 알수 있겠지요.

    문제는 이러한 ‘사실’을 발견하고 고개만 끄떡이고 있으면 안된다는 겁니다. 미리 각각의 요소에 대해 대비를 해야지요. 만약 심한 경우 우리 조직의 CEO와 연예인들과의 스캔들이 가장 심각한 위기요소라고 하면 홍보팀장이 CEO에게 이에 대한 보고를 해야 합니다.
    인하우스에서는 불가능하지요..그러니까 외부 컨설팅 펌을 쓰는 겁니다. 컨설팅 펌이야 싫은 소리 좀 듣고 fee를 받는 거지요..심각한 상황에서는. ^^

    그래고 CEO가 자신의 사생활을 고치지 않는다? 그건 진정한 의미의 위기관리가 불가능한 회사란 것을 의미합니다. 홍보업계 선배님들 중에서는 “에이 더러워서 이짓 못해 먹겠어…허구한날 사장 뒷처리나 하고말야…사람 할 짓이 못되..” 하시는 이야기를 하시는 분들이 계시더군요.
    “죽지 못해 산다..” “처자식만 아니었으면..” 불쌍하게 이러지 마시고 의연히 다른 회사를 찾는 것이 바로 최상의 선택입니다.

    자주 일을 저지르거나 위기에 관심이 없는 (아무리 말해도) CEO를 모시는 것이 얼마나 생산적인 PR일까 생각합니다.
    극단적일찌는 몰라도 개념없는 에이전시는 인하우스에서 외면하면 되고, 개념없는 인하우스는 에이전시에서 외면하면 되고 개념없는 CEO는 PR담당자들이 외면하면 된다는 생각입니다.
    어느정도의 필터링이 있어 주어야 하는 거 아닐까 하는 생각이 점점 듭니다.

    모든 기업들이나 조직이 위기관리에 성공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럼 위기라는 말이 없어지겠지요.
    그렇다고 모든 위기에 기업들이 무너지는 것은 아닙니다. 위기를 잘 견디는 기업과 위기에 무너지는 기업사이에는 보이지 않는 큰 차이가 분명 존재합니다.

    기업의 명성도 그 차이 중의 하나입니다. 위에서 말씀드린 모든 시스템적 요소들이 함께 어우러져서 “예술(Art)”를 이룰때 성공적인 위기관리는 가능합니다.

    우리 홍보인들께서도 위기관리를 하나의 테크닉이나 경험으로만 이해하시기 보다는 기업 및 조직의 전체적인 면을 함께 참고하시어서 내가 밥을 벌어 먹고 있는 이 조직만이라도 위기에 잘 대응할 수 있는 ‘좋은 조직’으로 진화시켜 나가시길 간절히 바랍니다.

    그루닉 교수님께서 항상 말씀하시는 ‘PR인이 조직내에서 Dominant Coalition에 들어갈 수 있는” 가장 주요한 길이 바로 위기관리가 아닌가 하는 생각에서 이리도 주절주절 글을 올립니다.

    건승하십시오..우리 PR인 여러분. ^^

  • 위기관리 서비스? or 싸비스? (2002)

    위기관리 서비스 개요

    이제 홍사모가 생겨 난지 햇수로 약 5년이 되갑니다. 그 동안 많은 발전과 변화가 있었지요.
    최근에 많이 느끼는 사실인데 업계의 사장님들이나 임원분들 그리고 학계에 계신 분들도 이 곳 사이트를 가끔씩 들르셔서 “얘네 들이 무얼 하나? 무슨 이야기들을 하고 있나?”하고 여기저기 클릭을 하신다는 것을 알게 됬습니다.

    물론 젊으신 경영자 분들께서는 이미 이 사이트에 접속을 하신지가 오래 되었지만…요즘은 그 연령대가 약간씩 높아지고 있다는 느낌입니다. 그 만큼 이 사이트가 의미를 가지게 되었다는 뜻이겠지요.

    오늘은 최근 며칠간 공통된 사항에 대해 집중적으로 생각하게 된 아이템을 가지고 오랫만에 글을 올립니다.

    위기관리…이것이 대행사에게는 하나의 서비스 세그먼트가 됩니다.

    인하우스와 에이전시 인력들이 틀린 것은 인하우스는 PR을 하나의 업무로서 보지만 에이전시는 PR을 하나의 서비스 단위로 해석한다는 것입니다.

    얼핏보면 에이전시는 ‘돈’에 눈이 어두워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느낌을 받으시겠지만..그게 그렇지 않습니다.

    우리 어머니들을 볼까요? 집에서 매일 저녁밥을 하시죠. 그 가족을 위해 밥을 하는 노동을 돈을 받고 하지는 않지요. 이에 대한 자세도 틀립니다. 아들이 새벽에 일어나 “엄마, 밥 없어? 나 배고파…”하면 왠만한 좋으신 어머니들은 눈을 비비고 일어나셔서 밥솥에다 밥을 해서 국을 데워 한상 차려주시곤 하지요…(안 그러신 어미니들도 물론 계시죠..그냥 자라고 윽박지르시는 류의…)

    밥을 하시는 어머니도 다 같은 어머니인가요? 아니죠. 식당에서 밥을 하는 어머니가 계시다고 해보죠. 손님을 위해 밥을 한답니다. 가게 문을 닫으려고 하는 데 밥 내놓으라고 들어오는 손님….밉지요. 또 밥먹고 돈 없다고 생떼를 쓰면 화가 나지요. 왜지요? 돈을 벌기 위해
    하는 밥이었으까 그렇지요.

    인하우스와 대행사도 마찬가지입니다. 똑같은 쌀밥이라도 식구를 위해 한 밥과 손님을 위해 지은 밥은 그 의미나 해석되는 방법이 틀려지지요.

    이게 몇몇 대행사들에게 실제로 문제가 됩니다. 인하우스에 오래 계시다가 대행사를 경영하시게 된 PR인들께서 흔히 겪는 문화 쇼크라고나 할까요. PR이라는 것을 하나하나의 상품단위로 해석해서 적극적으로 개발하려는 의지가 매우 약하시다는 것이지요.

    위기관리가 아마 그런 대표적인 유형중의 하나인 듯 싶습니다.

    위기관리…하면 떠오르는 우리 머릿속의 느낌이나 상(이미지)는 비교적 간단합니다.

    – 기사를 빼고 넣는다.
    – 밤을 세우면서 신문기사가 고쳐졌는지 어떤지를 트랙킹한다.
    – 해당 기자의 소재 파악에 나서고 통화를 한다.
    – 여러가지 연줄과 기존의 네트워킹을 십분 발휘한다.

    등등의 몇 가지 이미지가 있습니다.

    그러나 결론을 우선 말해보자면, 위기관리 서비스에는 수많은 서비스 제품이 있습니다. 곧 돈을 메길 수 있는 기본 단위들이 있다는 것이지요.

    우선 위기관리 서비스는 크게 위기대비 서비스, 위기관리 실행 서비스, 위기후 관리 서비스등으로 나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첫째, 위기대비 서비스는 클라이언트 회사나 조직에게 위기가 발생되지 않게 하거나 그 발생 빈도나 부정적인 영향을 미연에 감소시키기 위한 노력을 뜻합니다.

    최초 위기요소진단이 있습니다. 어떤 위기 유형들이 우리에게 발생 가능하고 또 가장 빈도가 높고 부정적인 영향력이 큰 유형은 어떤 것인지를 밝혀내는 서비스이지요. 지피지기면 백전불태라고 했지요. 나를 알고 적을 알면 백번을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라는 뜻인 것으로 압니다.

    위기대비는 이 스텝으로부터 시작되곤 하지요. 이것도 서비스라 돈을 받고 해줍니다.

    위기시나리오 및 대응전략 개발 서비스가 있습니다. 밝혀진 주요 위기요소들을 중심으로 자세한 발생가능 시나리오들을 개발해서 각각의 시나리오에 맞는 대응 커뮤니케이션 전력을 미리 개발해 놓자 하는 것입니다. 물론 전체 커뮤니케이션을 관장하는 핵심 키 메시지는 미리 존재해야 하겠지요.

    위기관리팀 구성 서비스가 있습니다. 위기발생시 위기를 관리하는 중심 모임이 되겠지요. 그들이 곧 핵심이 되죠.

    위기관리팀등에 대한 미디어 트레이닝이 있습니다. 말씀 안 드려도 잘 아실 것입니다.

    위기 시뮬레이션 서비스가 있습니다. 개발된 위기 시나리오들을 현실적으로 조합하여 실제 위기대응 프로세스를 확인 실습 점검하는 것입니다.

    대변인 훈련도 있습니다.

    제3자 인증그룹 개발 서비스도 있습니다. 위기시 유용한 지지 그룹을 미리미리 개발하여 놓는다는 것이지요.

    이러한 많은 위기대응 시스템과 전략들을 집대성 하여 놓고 지속적으로 업데이트를 하면서, 시뮬레이션을 통해 각자의 임무와 전략을 숙지하게 하기 위한 “위기 커뮤니케이션 매뉴얼”도 있습니다.

    이상의 모든 것들을 그냥 업무가 아니라 에이전시에게는 서비스 제품입니다. 제품은 돈을 주고 사는 거지요.

    두번째, 위기관리 실행의 범주안에 드는 서비스들은 무엇들이 있을 까요?

    일단 가판 및 실시간 모니터링 서비스가 있습니다.

    미디어 리스트를 지속적으로 업데이트 하면서 네트워킹을 강화하는 서비스도 있습니다.

    해당 위기의 임팩트 및 관련 공중을 밝혀내는 Assessment서비스도 있습니다.

    부정적인 이슈나 기사 발생시 가능한 한 기사를 다양한 방법을 통해 완화 또는 심지어 제거시키는 서비스도 있습니다.

    위기발생 직후 매체들의 접근에 전략적인 대응방안을 현장에서 코디 해주는 서비스도 있습니다.

    기자회견 등을 시행함에 있어 전문적인 시각으로 지원해 주는 서비스도 있습니다. (물론 그 수많은 기자들을 한자리에 모이게 하는 것도 PR대행사의 서비스 중 하나입니다.)

    해당 위기에 대해 적절한 키메시지를 실시간으로 디자인 해주는 서비스도 있습니다.

    해당 위기와 관련한 언론매체의 예상질문개발 및 전략적 답변 개발 서비스도 있습니다.

    해당 위기와 관련된 여러 공중들 (소비자, 정부, 언론, 학계, 사회전문가, NGO, 경쟁사 등등)과의 커뮤니케이션 전략 개발 서비스도 있지요.

    그 외 위기시 온사이트 코디네이션 서비스등이 있답니다. (간단히 불타는 공장 정문 앞에 회사의 공식 스테이트먼트를 가슴에 품고 기자들이 몰려 올 때를 기다리는 PR인을 떠올려 보시기 바랍니다.)

    셋째로는.. 위기 후 관리 서비스

    위기가 일단 종료되었다고 판단될 때 생각하는 위기 후 영향 평가 서비스가 있습니다.

    위기 후 관리 카운셀링 서비스도 있습니다.

    위기 후 전략 플랜 기획 서비스도 있습니다.

    다양한 이미지 개선 이벤트등을 실행하는 것도 서비스죠.

    이러한 위기관리 서비스들을 진행하는 대행사라면 어떤 인력들이 있어야 할 까요?

    일단 조사연구인력들이 필요합니다. 또한 위기관리 경험이 풍부한 시니어 컨설턴트들이 필요합니다. 또한 개념을 가지고 기초적 세부적인 일을 진행하는 실무자들 (쥬니어 컨설턴트)이 풍분히 있어야 합니다.

    위기관리 전문 대행사라고 다 하는 것은 아니지요. 각 위기관리 대행사마다 전공이 있기 마련입니다. 위기대응에 강하고 경험이 많은지, 위기 관리 실행이 만만한 대행사, 또 위기후 관리에 능한 대행사가 있지요.

    같은 밥집이라도 순대국밥 집이 있고, 설렁탕 집이 있고, 삼계탕 집이 있는 것 처럼. 같은 위기관리 전문 대행사라고 해도 각각의 전문분야가 있습니다.

    모두다 완전하게 하면 얼마나 좋을 까요. 그러나 현실은 이렇게 큰 서비스 시장을 홀로 독식하게 만들지 않습니다.

    인하우스에 계신분들께서도 우리회사가 어떤 위기관리 서비스를 필요로 하는지를 먼저 파악을 하셔야 할 것입니다.

    이상의 각 서비스들에는 그만의 가격들이 존재합니다. 서비스가 우리나라에서는 “공짜 호의”로 쓰이곤 하지만 이것은 그런 게 아닙니다. (곧잘 포장마차에서 “아줌마 여기 서비스 없어요?”하면 오이를 썰어주시더군요….음….이상의 서비스는 그런 오이조각은 분명 아닙니다. )

    위기요소를 진단하고 주요한 위기 요인들에 대한 완화작업 (Mitigation)이 실행되면 위기발생의 약 7-80%는 미연에 방지 할 수 있다는 것이 일반적인 주장입니다. (해마다 이맘때면 물이 들어오는 몇몇 동네를 보시면 압니다. 이미 위기요소는 가시화 되었는데 완화작업은 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렇게 바보 같은 일이 재방송이 되곤 하는 것 이잖습니까)

    일단 이런 글을 쓴 김에 앞으로는 몇 번에 걸쳐 위기관리에 대한 일반 PR인들의 오해나 근본적인 생각들에 대해 글을 올리려고 합니다.

    이전에도 몇 번 위기에 대한 글을 올려 놓았었는데…..한참 전이군요.

    이제 휴가를 한 10일정도 쓰면서 차분히 글을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위기관리 (서비스)에 대해 함께 생각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질문이나 생각이 있으시면 글을 올려 주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