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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기관리, 벽을 허물어라

    (정용민의 위기 커뮤니케이션 119)

    위기관리, 벽을 허물어라

    실제 위기관리 자문을 위해 기업 내부에 들어가 관찰해 보면, 일부 기업에서는 급박한 위기 상황에서도 부서간 넘기 힘든 벽이 존재하고 있는 것을 목격하곤 한다. 보통 위기시에는 힘을 하나로 뭉쳐야 한다는 것이 원칙이라지만, 실제 부서간의 강한 벽은 조직을 하나로 뭉치게 하는데 큰 가로막으로 작용한다.

    이런 부서간 장벽은 의도적인 것일 때도 있고, 일부는 제대로 된 관심을 기울이지 않기 때문일 경우도 있다. 이런 류의 장벽이 사내 정치적인 이유로 인해 의도적으로 형성되어 있다면 아무리 위기시라도 그 장벽을 단숨에 허물기는 쉽지가 않다. 단, 평소에 위기관리 시스템에 대한 관심이 적었을 경우에는 조금만 신경을 쓰면 그런 장벽을 확실하게 허물고 하나로 뭉치는 목표가 쉽게 달성된다.

    보통 부서간 비의도적 장벽이 존재하는 기업에게 위기가 발생되면, 보고라인이 뿔뿔이 흩어져버리는 특성이 있다. 보고라인의 정점은 CEO이지만, 각 부서가 각자 두서없이 통합되지 않은 정보들과 위기대응 방안들을 보고해댄다. 마케팅은 PR부서가 현재 무엇을 어떻게 해가고 있는지 업데이트 받지 못한다. 법무팀이 움직이는 방향을 PR이 알지 못하거나, 고객관리팀이 대응하는 방식에 대해 법무팀이 관심을 가져주지 않는다.

    고객관리팀이 접수한 심각한 고객 컴플레인이 PR에게 공유되지 않고, 법무팀에게만 연결되어 진행된 후 더욱 악화되어 언론에 접수 공개되는 경우들이 이런 내부 원인 때문이다. PR팀은 전혀 해당 사실에 대해 정보를 가지고 있지 않아서 초기대응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생산은 해당 고객의 컴플레인의 원인을 그때부터 알아보기 시작하고, 회사의 공식대응은 계속 지지부진 늘어진다.

    이런 조직에서 위기관리를 해 나가는 모습을 지켜보면, 마치 옆을 보지 못하도록 눈가리개를 씌운 말들이 앞만 보고 섞여 뛰어가는 엉터리 경마의 느낌을 받는다. 서로 부딪히기도 하고, 서로 앞을 가로막으면서, 자기의 앞길만 신경을 쓰는 판국이 된다.

    반대로 조직내에 제대로 된 위기관리 시스템을 구축한 기업들을 위기시 여러 말의 말들이 일렬로 함께 끄는 마차 행렬 같은 느낌을 준다. 각자가 앞을 보고 달리지만, 하나의 축에 일렬로 서 주어진 각자의 역할에 최선을 하다는 모습이다. 한눈에 그들이 어떤 일을 어떤 방향으로 하고 있는지 눈에 들어오는 것도 특징이다.

    CEO는 스스로 자신이 보고 받은 내용들이 하부 부서 상호간에도 공유 되어 있으리라는 믿음을 가지게 되는데 이 부분도 문제가 된다. CEO는 위기대응을 지시하면서도 이 부서가 현재 업데이트된 정보를 가지고 있다 오해 하게 되기 때문이다. 아무 업데이트 된 정보 없이 CEO로부터 일방적인 대응 지시를 받은 부서는 관련 정보와 배경을 확인하기 위해 역으로 다른 부서들을 돌아다니면서 귀동냥을 하게 된다. 대응 시간은 길어지고, 대응의 품질은 하락한다.

    CEO는 이런 부서들을 바라보면서 왜 무엇 때문에 이렇게 대응이 느리고, 형편없을까 고민하게 된다. 문제는 부서간 실시간 정보공유와 업데이트가 CEO 보고 ‘이전’에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부분이다. 프로세스의 전후가 바뀌고 누락되었기 때문이다.

    많은 위기관리 전문가들은 위기가 발생하면 사내에 위기관리위원회를 소집하는 것을 가장 첫 번째 단계로 제시한다. 이는 각 부서의 책임자들이 해당 위기를 관리하기 위해 모든 역량을 면대면 상황에서 공유 한다는 의미다. 위기관리위원회는 실제 오프라인 공간에서 얼굴을 마주하고, 위기가 완전하게 관리 될 때까지 함께 하면서 실시간으로 정보와 상황들을 공유하고 기록하고 업데이트해야 한다.

    위기관리위원회는 보통 CEO 또는 위기관리매니저(Crisis Manager 또는 Chief Risk Officer)에 의해 소집되고 리드된다. 구성에 있어서는 일반적으로 각 부서들의 책임자들이 참석한다. 중요한 실무관련 팀장급들도 배석이 가능하다. 또한 일부 부서 책임자가 부재시에는 차순위 책임자가 대신하여 위기관리위원회에 참석하고 부서 고유의 역할을 대행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보고시간과 지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직접 CEO가 위기관리위원회를 지휘하고 현장에서 초기 상황보고부터 경청하기도 한다. 하지만, 조금 더 효과적인 방식은 위기관리 매니저가 모든 상황정보와 전략적인 포지션 세팅을 완료하고, CEO에게 세부적 브리핑을 하는 프로세스다. CEO가 스스로 위기관리에 대한 프로세스와 전략도출에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CEO 스스로의 생각에 빠져 위기대응을 지시할 가능성을 경계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CEO는 이런 ‘공유된’ 정보들 중 우선순위에 따라 필터링 된 보고를 받고, 큰 대응 방향을 지시하는 것이 옳다. 일부 CEO들은 대응 보도자료 문구 하나, 해명문 표현 몇 개, 해명광고 대상 매체 선정등 세부적인 일선의 위기대응 활동까지 관여 하곤 하는데, 이는 효율적이지도 생산적이지도 않은 일이다.

    위기시 기업의 위기관리는 CEO의 강력한 리더십, 위기관리 위원회의 발전적인 협업, 그리고 실무그룹들의 실질적인 실행력이 가장 중요한 성공의 열쇠다. 그 어느 부분이라도 모자람이 있으면 위기관리에 성공하는 것은 무척 힘들어진다.

    한번 평소에라도 우리 회사내부의 보고라인과 정보 공유 형태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살펴보자. 부서간 전문화가 분명 바람직하고 이상적인 것이지만, 이런 전문화가 부서간의 커뮤니케이션 단절과 격리를 뜻해서는 안 된다. 기술적으로 부서별 전문화라는 것은 실행역량에 있어서 전문성을 보유하는 쪽으로 발전해야 하겠다.

  • 기업 vs. 검찰 : 기업이 검찰 발표에 맞설 수 있을까?

    검찰이나 규제기관들과 관련된 기업 위기시 사내 의사결정회의에 들어가보면 항상 중요한 논쟁 주제가 하나 있다.

    우리가 검찰의 주장이나 공소 내용에 대해서 조목 조목 반박 해도 될까?”

    이런 부분이다. 이미 검찰측 보도자료나 기자간담회를 통해 전체적으로 브리핑 된 상황. 그리고 그 브리핑 내용을 통해 전국 모든 매체에서 자사에 대한 부정적 보도와 기사들이 쏟아지기 시작하는 상황에서 기업이 취할 수 있는 포지션은 두 가지다.

    Guilty or Not guilty

    잘못을 인정하는 Guilty 포지션을 취한다면 당연 검찰측의 주장과 공소 내용에 대해서는 일부분 또는 전체를 겸허히 받아들이고 사과와 해명을 하는 게 일반적이다.

    문제는 기업측에서 Not guilty를 주장할 때다. 물론 로펌에서는 어느 정도만 되면 일단 not guilty 주장을 축으로 해 밀고 나가자 하지만, 홍보쪽에서는 검찰 발표 뒤 강력하게 검찰의 주장 하나 하나와 공소 내용에 대한 반론을 제기해야 하는지 침묵해야 하는지는 항상 고민이다.

    기업 내부 의사결정자들 중 일부는 ‘검찰의 심기를 건드려서 좋을 게 없다’ 하는 의견을 견지한다. 그러나 또 일부에서는 ‘억울하다 그리고 기본적으로 검찰의 주장이 틀렸다. 그러니 조목 조목 깨끗하게 받아 치자’ 하는 의견으로 맞선다.

    이런 경우 결정에 가장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주체는 오너 또는 CEO의 의중인 듯 하다. 그분께서 “강력하게 대응하자”하시면 법적 대응과 커뮤니케이션 대응이 모두 하이 프로파일로 가게 마련이다. 그리고 그 반대시라면 커뮤니케이션 대응은 일부 한걸음 물러서곤 한다.

    그래도 홍보담당자들은 고민이다. 오너/CEO께서 “억울해서 못 살겠다. 강력하게 대응해 맞받아쳐라!”하셨는데…전략적으로 검찰의 주장을 맞받아치는 모양새나 후폭풍을 고민해야 봐야 하기 때문이다.

    기업 위기관리 101 교과서나 컨설턴트들이 원칙으로 이야기 하는 부분은:

    기업이라면 어떠한 경우라도 정부나 규제기관과 가능한 맞서지 말라.

    또 다른 딜레마가 주어진 셈이다. 어떻게 해야 하나? 오너/CEO, 검찰, 원칙, 여론 등의 사이에서 홍보담당자들은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모두를 만족 시킬 수 있는 어떤 혜안이 있을까?

    각 기업 사례마다 변수들이 많이 있겠지만 몇 가지 가이드라인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 의견을 균형 있게 청취하고 판단하라. 로펌측의 이야기 또는 위기관리 컨설턴트측의 이야기등 어느 한쪽의 이야기에만 비중을 두지 않기 위해 가능한 노력하라.

    2. 오너/CEO의 흥분과 분노를 적절하게 관리하라. 흥분과분노의 상태에서 커뮤니케이션 결정을 하지 않게 관리해야 한다. 필요하다면 타이밍을 일정기간 늦추더라도 사내 흥분과 분노는 빨리 제거해야 한다.

    3. 홍보담당자들은 해당 위기와 관련된 핵심 이해관계자들의 반응을 가능한 가시적으로 체크하고, 평가해서 의사결정에 반영시켜야 한다. 그래야 커뮤니케이션 메시지 수위를 결정가능하다.

    4. 만약 검찰에 맞서기로 했다면 표현에 신중에 신중을 기하라. 너무 디테일 하게 반박하지 않는 것도 필요하다. 입장을 바꾸어 해당 검사와 부장검사들이 보도자료나 홈페이지 반박문을 접했을 때 인상 찌푸릴 정도면 실패한 셈이다.

    5. 만약 검찰에 맞서기로 했다면 로펌을 통해 관련 검찰측과 사전 사후 교감을 진행하라. 일종의 예방접종효과를 기하라는 뜻인데, 갑작스러운 하이 프로파일 전략으로 검찰측을 놀라게 하지 말라는 이야기다.

    6. 모든 메시지들을 51%의 표현 중심으로 가라. 검찰이 ‘새빨간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식으로 100% guilty를 주장하면 힘들어진다. 물론 검찰측에서 전혀 사실무근인 사항에 대한 브리핑 내용에 대해서는 가능한 교정을 목적으로 반론 할 필요는 있다. 또한 완전하게 허위의 언론보도는 정정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이를 부풀려 검찰측이 완전히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주장 수위는 항상 경계해야 한다.

    어렵다. 그래서 힘들다. 하지만, 차분하게 여러 생각을 해보고 이해관계자들을 바라보면 어느 정도 답이 나온다. 오랫동안 일을 잘 해온 홍보담당자라면 누구든 그런 답을 구할 수 있게 마련이다.

  • CEO 트윗 논쟁에 대한 핵심: 혼란스러움의 개선

    CEO 트윗 논쟁에 대한 핵심: 혼란스러움의 개선

    [출처: 미도리의 온라인 브랜딩]

    이번과 같은 CEO들의 트위터상 논쟁은 앞으로도 계속될 현상이기 때문에 그 때마다 새록 새록 이야기를 할 주제들은 점차 없어지겠다. 단, CEO 트윗의 문제는 무엇인지 이런 논쟁의 원인은 무엇인지를 좀더 전략적으로 들여다 볼 필요는 있다고 본다. (홍보담당자들 중심에서)

    미도리님의 블로그에서도 읽게 되었지만, 실무자들이 바라보는 여러 핵심 중 하나는 기업 CEO의 트윗과 트윗을 통한 논쟁을 기업 홍보팀에서는 어떤 의미로 받아들여야 하는가 하는 부분이다.

    아직까지 회사에서는 어떠한 경우에도 CEO 트윗에 대한 공식 논평이나 방어, 지지 메시지를 전달하지 않는 것을 전략으로 하는 듯 하다. CEO 트윗에 대한 기업의 입장은 ‘개인의 활동일 뿐’이라는 포지션으로 보인다. 이 포지션만으로 보면 멋지다. 훌륭하다.

    관련 포스팅: 트위터 하는 CEO vs. 모니터링 하는 홍보팀

    하지만, 문제는 CEO께서 진짜 기업 홍보실이 원하는 것처럼 ‘자신 개인의 트윗’만 하시고 계신가 하는 점이다. 또 자신에 대한 이야기만을 트윗 할 수 있는 현실적 환경인가 하는 것이다. 더 나아가서 자신 개인의 트윗만 하더라도 전혀 기업에 부담을 주지 않을 수 있을까 하는 것이다.

    이 부분에 대한 개선은 상당한 관점의 변화를 필요로 한다. 기업 홍보팀이 CEO를 위해 존재하는가? 아니면, CEO와 기업 홍보팀이 공히 기업 자체를 위해 존재하는가? 하는 관점의 선택이 필요하다. 만약 기업 홍보팀이 CEO를 위해 존재한다는 관점이라면 (기업=CEO 일체론) 지금과 같은 홍보팀의 상황관리는 어쩔 수 없어 보인다. 그러나 CEO와 홍보팀이 기업 자체를 위해 존재한다면 지금과는 다른 상황관리가 필요하지 않을까 한다.

    지금과 다른 상황관리란 전략적인 가이드라인 개발과 시스템 공유다. 그 대상은 CEO다. CEO는 회사의 이름을 달고, 실명을 달고 생활하는 한 언제나 공인이다. 이 사실은 오프라인이나 온라인이나 동일하다. 스스로 싫다 해도 회사를 대표하는 대변인이다. 대변인은 회사에서 정해준 (허락된) 가이드라인과 시스템을 따라 커뮤니케이션 해야만 한다.

    만약 그런 복잡한 가이드라인이나 시스템에 머무르기 싫다면 (안철수씨 처럼) CEO는 지금이라도 ‘비실명’ 트윗을 하면 된다. 그때 가서는 개인적인 이야기만 해도 된다. 비실명하에서는 누구도 자신과 기업을 비난하지는 않게 된다. 기업에게도 부담이 없다.

    결론적으로 이번 상황에는 ‘혼란스러움’이 핵심인 듯 하다. CEO 스스로도 자신의 실명 트윗을 운영하는데 있어 매번 혼란스러워 보인다. 그 트윗을 바라보는 기업 홍보팀의 입장도 혼란스러울 뿐이다. 트위터리안들과 많은 공중들도 그 혼란스러움을 들여다보고 또 혼란스럽다.

    일부에는 ‘CEO가 위기나 논란이 아니라고 생각하시면 그건 사실상 기업에게 위기나 논란이 될 수 없다’ 이야기 하기도 한다. 극단적 현실성이다. 하지만, 이런 이야기에 고개를 끄덕이기 전에 해당 CEO나 홍보팀은 아무리 그래도 마음 한구석이 찜찜한 게 사실 아닐까? 그러면 문제는 있다는 거 아닌가?

    기업에게 부담이 되는 혼란스러움을 줄이는 방법은 CEO와 홍보팀이 모여 앉아 전략적인 이야기를 나누어 보는 것으로 시작했으면 한다. 이젠 더 이상 ‘개인적 활동’이라는 포지션은 버리고, 좀 더 진중하게 상황을 바라보는 게 어떨까 한다. 모여 앉아 덕담으로 시작해 전략을 공유하는 게 좋겠다.

    이정환닷컴에서 이정환 기자께서 지적하신 마지막 부분에 특히 공감하면서 ‘좌충우돌’이라는 표현에는 고개가 끄덕여 진다.

    [출처: 이정환 닷컴]

  • [EconBrain 기고문] CEO께서 검찰에 출두하신다고? (1편)

    CEO께서 검찰에 출두하신다고? (1편)

    정용민 대표
    스트래티지샐러드

    OO주식회사 홍보실 홍실장. 홍실장이 아침에 출근을 해보니 회사가 아수라장이다. 회사 앞 정문에는 건장한 사람들이 모여있고, 몇 대의 버스들이 세워져 있다. 검찰수사관들이다. 홍실장은 재빨리 법무와 대관팀장을 만나러 사무실로 올라갔다. 예상대로 정신 없이 뛰어 다닌다. 법무쪽 과장에게 이야기를 들으니 얼마 전 퇴직했던 전직 고위 임원이 회사에 앙심을 품고 내부고발을 한다고 했는데 그 건이 터진 듯 하단다. 다행히 사장은 일본 출장 중이다. 사장 비서에게 일단 사무실 상황만 사장에게 보고 드리고, 홍보실과 대관팀이 함께 사후 보고 하겠다 말해달라 일러놓았다. 회사 일을 맡고 있는 로펌 변호사들과 회의 중인 대관과 법무팀장을 뒤로 하고, 홍실장은 일단 홍보실로 자리를 옮겼다. 아니나 다를까 기자들이 전화를 울려댄다. “아직까지 저희 홍보실에서는 검찰이 회사를 방문한 이유를 파악 중입니다. 일단 저희가 상황 파악을 하고 입장을 정리해 알려드리죠” 계속 같은 메시지들을 반복할 수 밖에 없다. 일단 로펌 변호사들과 상의가 끝나야 회사 공식입장을 정리할 것 같으니 어쩔 수가 없다. 그래도 기자들은 전화를 계속 울려댄다. 지속적으로 업데이트를 해 달란다. 직원들이 술렁이기 시작하고, 몇몇 여직원들은 울음을 터뜨릴 기세다. 보안안전요원들을 일단 정문에 배치했지만, 절대 검찰 수사관들과의 몸싸움은 피하라고 단단히 일러두었다. 자칫해서는 폭력사태까지 벌어질 그런 상황이다. 수사관들이 몇 트럭분량의 하드디스크와 서류들을 들고 떠났다. 그 남은 자리에서 홍실장은 법무와 대관 그리고 재무 관련 부서팀장들과 임원들을 한자리에 불러 모았다. “올게 왔어. 큰일이 난 거야” 부사장이 한숨을 쉰다. 대관팀장이 일어서 이야기한다. “현재 검찰측과 커뮤니케이션 라인을 따고 있는 중입니다. 법무쪽과 로펌 변호사들에게 검찰 조사에 대해 단단히 대비하라고 지시했고, 오늘부터 저희가 태스크포스팀을 만들어 외부장소에서 대책을 마련할 예정입니다.” 부사장은 고개를 끄덕이면서 물었다. “사장님께서는 언제 귀국 예정이신가?” 비서가 답한다. “원래는 이번 주말에 오실 예정이신데, 일단 로펌측에서 귀국 일정을 조율해 알려드리겠다고 하니 그때까지 일본에 머무르셔야 할 것 같습니다.” “일단 나도 통화해 보지” 부사장이 회의실 천장을 바라본다. 홍실장이 묻는다. “기자들에게는 어떻게 이야기하는 것이 나을지 고민 중입니다. 일단 오전에 검찰에서 압수수색 나왔다는 건에 대해서는 알고 있는 상태고, 저희 회사 입장을 정리해 달라는 문의가 많습니다.” 부사장이 되물었다. “그것들 좀 빼면 안되나? 기사 좀 안 나오게 말이야” 홍실장은 “불가능합니다. 이게 검찰출입 기자들과 출입기자들이 함께 얽혀 있어서 이런 류의 뉴스는 빼는 것 보다, 저희 공식입장을 빨리 정리해 대응하는 게 옳습니다.” 부사장이 끄덕인다. 갑자기 사장 비서가 회의실로 뛰어 들어온다. “부사장님, 사장님께서 저녁에 귀국하신답니다. 로펌 이야기를 듣지 않고 직접 상황을 보시겠다 하시네요” 부사장과 홍실장이 깜짝 놀라 서로를 쳐다본다. “홍실장, 일단 인천공항으로 뛰어!” 부사장이 소리친다. 홍실장은 홍보실 남자 직원 다섯과 함께 인천공항으로 향한다. ‘사장님도 참…로펌 이야기를 들으실 것이지 말이야. 그리고 이렇게 갑자기 귀국하신다고 하면 어떻게 홍보실에서 기자들 관리를 하냐고…진짜 큰일이야. 기자들이 몰려들 텐데…어떻게 하지?” 일단 공항 기자실로 향했다. 기자들이 모두 몰려든다. “그 회사 사장님이 오늘 저녁 동경에서 귀국하시는 거 맞죠?” 홍실장은 간사 기자를 찾아 인사를 올리고 이야기를 나눈다. 간사 기자는 일단 당신네 사장이 귀국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니, 가능한 사장님 멘트를 딸 수 있게 도와달라 홍실장에게 요청한다. 홍실장은 일단 협의 후 할 수 있는 일들을 지원해 드리겠다 하고 기자실을 나왔다. 홍실장이 일본에서 비행기를 기다리는 사장에게 전화를 한다. “사장님, 일단 귀국하신다는 사실을 공항기자들이 알아버렸습니다. 현재 기자들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이 없네요. 일단 제가 공항기자단과 이야기를 해서 포토라인을 만들어 드리겠습니다. 불편하시더라도 포토라인에서 잠깐 짧은 멘트 한번 해 주시면 어떨까요? 그냥 ‘아직까지 말씀드릴 것은 없고 상황을 파악해 보겠다’정도만 말씀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전화 넘어 사장님께서 침묵하신다. “홍실장, 그런 식은 아닌 것 같고, 일단 입국장 앞에 직원들 깔아 기자들 막으세요, 나는 그냥 나갑니다. 어떤 이야기도 안 할겁니다.” 홍실장은 완고한 사장을 설득시킬 수가 없었다. 전화를 끊고 나니 눈 앞이 캄캄해진다. 이윽고 입국장에 사장이 나타났다. 기자들이 몰려든다. 일단 홍실장과 다섯 명의 홍보실 직원들이 사장을 둘러쌓았다. 손과 서류가방들을 들어 카메라 플래쉬와 TV 카메라를 막고 앞으로 전진한다. 기자들 약 100여명이 둘러싼 채 마이크들을 들이대며 소리 친다. OO일보 기자가 소리를 친다. “홍실장, 이런 식으로 하면 안되죠! 사장님을 세워줘요!” OOOTV 기자가 화를 내면서 사장님의 외투를 끌어 당긴다. “사장님, 한 말씀만 해주고 가세요. 저희가 많이 묻지 않겠습니다.” 사장은 홍실장에게 눈을 부라리면서 전진 신호를 보낸다. 이미 홍보실 직원 몇 명은 뒤에 쳐져서 기자들에게 밀려 넘어져 버린 상황. 홍실장이 사장을 오른팔로 감싸 안으면서 TV 카메라를 밀쳐내는 순간. ‘퍼~퍽!’하고 대형 TV카메라가 사장의 이마에 부딪혔다. 뒤에서 달려든 기자들에게 밀려 충돌을 한 거다. 사장의 이마에서 시뻘건 피가 흐른다. 사장이 눈을 뜨지 못하고 당황 한다. 홍실장은 왼손으로 사장의 이마를 막으면서 계속 앞으로 나아간다. 홍실장의 와이셔츠도 피에 젖었다. (다음 호에 계속됩니다)

  • 위기관리 코칭 워크샵 insights 정리

    얼마 전 스트래티지샐러드 코치들을 위한 Monthly Crisis Workshop을 진행했다. 그 첫 번째 주제는 Crisis Management Coaching- Process and How to.

    몇 가지 주요 insight들을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준비된 미팅]

    • 클라이언트가 위기관리 코칭 의뢰를 해오면 클라이언트와의 첫 번째 미팅 이전에 상황을 가능한 분석할 것.
    • 클라이언트와의 첫 번째 미팅 이전에 해당 상황을 가능한 파악함과 동시에 해당 상황에 관련한 주요 이해관계자가 누구인지 파악할 것.
    • 해당 이해관계자들은 각각 어떤 중요도를 가지고 있으며, 각자 어떤 포지션을 가지고 해당
      상황을 바라보고 있는지 점검할 것.
    • 1차 이해관계자 맵을 draft라도 만들어 클라이언트와의 첫 번째 미팅에 참가할 것, 준비된 미팅.

    [클라이언트 의견 청취]

    • 클라이언트와의 (준비된) 미팅을 통해 추가적이거나 세부적이거나 비하인드 스토리들을 주의 깊게 청취할 것. (그러나 클라이언트로부터 bias를 얻으면 안됨. 클라이언트와 같은 심정이 되면 중립적이고 객관적인 시각을 잃을 우려가 있음)
    • 클라이언트 미팅에 있어서 가장 핵심적인 프로세스는 CEO의 insight를 청취 분석하는 것임. (현실적 위기관리에 있어서 CEO Insight는 등대의 역할을 함)
    • 그 이후 위기관리팀으로부터 실행 가능한 포지션과 실행안들을 청취할 것.
    • 이해관계자 로드맵을 업데이트 하고, 실행 가능한 클라이언트의 포지션들과 실행안들을 통합해
      로드맵을 일단 만들 것.


    [
    의사결정 지원]

    • 이제는 통합적 위기 로드맵을 만들어 최고의사결정그룹에게 보고하고 그들이 최선의 쇼핑을 할 수 있게 도와야 하는 단계
    • 통합적 위기 로드맵은 필히, 타임라인, 이해관계자, 변수분석, 포지션별 대략적 실행안 등이 통합되어 있어야 함.
    • 코치들에게 가장 중요한 부분은 그 속에 예상되는 결과와 recommendation들을 삽입해야
      한다는 부분.
    • 여기에서 가장 신경 써야 할 부분은 클라이언트가 옵션들중 최선의 것을 선정하고 결정하게 도와주어야 한다는 것. 위기관리 코치들이 선정하거나 결정하면 절대 안됨.
    • 일단 포지션과 실행안들이 최선의 것으로 결정되면 위기관리 코치들의 임무는 1차 종결.

    [위기관리 실행 모니터링 로드맵 업데이트]

    • 클라이언트가 실행하는 위기관리 활동들에 대해 가까이서 모니터링 하고 그 결과에 따른 변화들을 모니터링 해 지속적으로 업데이트된 로드맵을 제시해야 함
    • 변화 수정된 로드맵들을 가지고 2차 3차 4차 의사결정을 리드해야 함.
    • 일정 기간이 지나면 정확한 모니터링과 로드맵 기반 결정으로 해당 위기의 휴지기와 잠재기 결정을 리드해 해당 상황을 정리하도록 할 것.

    유의점 정리

    • 코치들은 핵심 이해관계자들을 철저하게 분석하고 위기상황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정확한 맥을 짚고 있어야 한다.
    • 클라이언트측의 bias를 철저하게 경계할 것. 코치/카운셀러들은 객관적, 중립적 시각을 클라이언트에게 파는 포지션이 되어야 함
    • 모든 현실적 위기관리 해법은 클라이언트 특히, CEO의 머릿속에 들어있음. (절대 클라이언트가 어떻게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른다 생각하지 말 것)
    • 전략적인 포지션들과 실행옵션들을 로드맵을 만들어 제시하되, 클라이언트가 그것을 기반으로 쇼핑하게 할 것. 코치들이 결정할 일이 절대 아님.
    • 코치들은 실행하지 말 것. 지원 할 것. (매우 중요!!!!!!!!!!!!)
    • 상황의 휴지기 판결을 위해 가능한 가시적인 로드맵을 지원해 의사결정을 리드할 것
  • 위기관리, 항상 지는 게임?

    기업이나 조직의 위기관리에 있어서 가장 경계해야 할 개념이 위기를 깨끗하게 해결 또는 해소하겠다는 조직원들의 무리한 욕심이다. 일단 위기가 발생하면 모든 것은 그 이전과 같지 않게 변화된다. 기업의 명성은 실추되고, 이미지는 하락한다. 소비자들의 신뢰는 떨어지게 되고, 시장점유율도 추락하는 법이다. 직원들의 사기는 저하되고, 투자자들의 질문들도
    늘어난다. 정부에서도 더욱 유심하게 관찰 하게 되고, NGO들도 고개를 갸우뚱거리기 시작한다.

    이런 현실적인 상황을 그대로 보는 것이 위기관리의 시작이다. 위기를 극복할 수는 있지만, 위기가 발생된 현재의 상황을 깨끗하게 예전 그대로 환원시키는 것은 결코 불가능하다. 그 이전으로의 환원에는 긴 시간과 전략과 투자 같은 노력들이 필요하다.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기적은 위기관리에 없다.

    따라서 위기관리는 항상 지는 게임이라는 느낌이 많을 수 밖에 없다. 아무리 위기를 잘 관리했다고 해도 그 이전과 다른 현재의 상황을 퍼포먼스로 인정해 주는 경영진들은 그리 많지 않다. 떨어진 주가와 시장점유율 그리고 소비자 신뢰도를 보고 “이 정도면 우리가 선방한 것 아닌가?”라 자문하는 경영진들이나 주주들이 드물다는 말이다.

    위기관리에 임하는 실무 담당자들은 어떤가? 개인의 실무 퍼포먼스에 있어서 위기관리 실무는 항상 마이너스 장사가 아닐까? 위기를 미연에 방지해 실제 발생하지 않게 만들었다고 해도 그 것이 바로 퍼포먼스로 인정되지도 않는다. 원래 우리에게 그런 위기가 없었지 않나?라 반문하면 말이 막힌다.

    실제 발생한 위기라도 그것을 제대로 관리한다 해서 박수를 받을 확률은 항상 희박하다. 위기관리에 참여하는 사공들이 조직 내에 많을수록 박수 받을 확률은 기하급수적으로 떨어지는 법이다. 이래서는 위기관리 실무자들이 이 업무에 자원하거나, 제대로 공부하면서 업무에 임하는 투자를 할 이유가 없다.

    위기가 발생하지 않아도 티가 나지 않고, 위기가 발생하면 지금까지 무얼 한 것이냐 욕을 먹고, 힘들게 위기를 관리해도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라는 조직내의 평가는 위기관리 실무자들에게 가장 힘든 적이다.

    항상 지는 게임. 마이너스 업무. 위기관리. 그러면 조직에서는 이런 불리한 게임에 어떤 마인드로 임해야 할까? 실무자들은 어떤 개념과 대우를 기대해야 할까? 우선, 위기관리에 있어서 조직내 오너십과 협업마인드를 극대화 하는 것이 첫 번째 단추다.

    위기관리는 어느 특정 부서나 실무자의 업무라 정의하지 말고, CEO를 비롯해 모든 기능의 실무자들이 협업하여 퍼포먼스를 내야 하는 가장 중요한 업무 중 하나로 정의하자. 실제 위기가 발생하면 본능적으로 모든 조직의 기능들은 서로에게 해당 위기관리업무를 핑퐁하곤 한다. ‘왜 우리가 이 위기를 관리해야 하나?’하는 물음이 여기저기에서 떠오른다.

    이런 상황을 미연에 방지하도록 CEO와 핵심 임원들은 평소 지속적으로 위기관리가 모든 기능들의 우선과제임을 확인하고 공유해야 한다. 조직의 위기는 그 위기 자체는 물론 그 이후 불어오는 모든 영향들까지를 관리해야 하기 때문에 모든 조직 기능과 역량의 협업은 필수이기 때문이다.

    실무자들을 위해서는 위기관리에 있어 잘못한 업무들을 캐내 공론화 시키는 문화보다는, 위기관리 사전과 사후에 있어서 잘한 부분들을 정리해 치하하고 공유하는 문화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 좋다. 만약 위기관리 실무자들이 잠재적 위기를 미연에 발견하고 방지하였다면 이에 대해 그에 상응하는 보상과 조직적인 퍼포먼스 공유가 있어야 하겠다.

    위기관리 전문가들이 종종 하는 말이 있다. “위기 그 자체가 부끄러운 것이 아니라, 그 위기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했다는 것이 부끄러운 것이다” 지금같이 일부 실무자들만 부끄럽게 하지 말자. 조직 전체가 움직여야만 위기관리에 성공한다. 조직 전체가 움직이면 그리 부끄러울 일들은 많지 않게 된다는 뜻이다.

  • [EconBrain 기고문] 위기관리, 평소 홍보예산을 존중해야

    위기관리, 평소 홍보예산을 존중해야

     

    정용민 대표

    스트래티지샐러드

     


    OO주식회사
    홍보실 홍실장. 홍실장 휴대폰이 울린다. “여보세요?” 전화건너편에서 기자의 목소리가 들린다. “홍실장님, OO경제 조OO입니다. 잠깐 통화 괜찮으세요?” 기자가 회사의 중국시장 진출건에 대해 물어본다. 대외비인데 이걸 어떻게 알았지? 홍실장은 등줄기에 식은땀이 흐르는
    것을 느낀다.

     

    조기자님. 그 소식은 아직 제가 듣지 못했는데요. 한번 내부적으로 그런 움직임이
    있는지 알아보고 전화 다시 드리겠습니다. 죄송합니다.” 기자가
    한마디 하면서 전화를 끊는다. “빨리 알려주세요. 사실 알려주시지
    않아도 이건 나갑니다. 다 저희가 알아봤어요. 후후

     

    지난주 경영진 회의 때 이번 중국 진출건에 대해
    공식적으로 공개할 때까지는 절대 외부 누설하면 안 된다 CEO께서 신신당부하셨는데 이게 어떻게 조 기자
    귀에 들어갔을까? 진짜 세상엔 비밀이라는 게 없다.

     

    홍실장은 CEO에게
    올라갔다. 회의 중 쪽지를 들이밀어 겨우 면담을 가질 수 있었다.
    CEO
    께서 무슨 일이야? 또 왜 얼굴이 사색이
    되서…” 홍실장은 OO경제의 현재 취재사항들을 설명해드렸다. CEO께서 얼굴이 굳는다. “그게 어떻게 기자 귀에 들어갔지?” 마치 홍보실을 의심하는 듯한 눈치다. 홍실장은 고개를 저으면서
    저희도 잘 모르겠습니다. 증시쪽에서 나갔는지어디서 어떻게 그런 이야기가 돌았는지…”

     

    CEO께서
    물으신다. “그럼 이걸 어떻게 해야 해? 이게 지금 나가면
    중국쪽 파트너랑 다 계약이 흔들리는데……그것 좀 막을 수 없어? 2-3주만이라도? 공식 발표 그 때 해야 하는데 말이야홍실장은 여러 생각을 하고 일단 해보겠다 하면서 자신의 사무실로 내려왔다.

     

    홍실장은 다시 고민에 빠졌다. 데스크를 만나봐야 하나? 조기자를 일단 찾아가서 사정을 해 봐야겠지? 무슨 말을 어떻게 해야지 이번 건을 그냥 넘겨줄까? 비즈니스 사항이라서
    지금 기사가 나가면 사업이 완전 무산되니 양해해달라 해야 하나? 지난달 OO경제와 광고지원건으로 얼굴 붉힌 적이 있는데 이게 영향을 미치겠지? 생각이
    마구 복잡해진다.

     

    조기자에게 전화를 건다. “조기자님, 제가 해외사업쪽에게 알아봤습니다. 이게 전화로 할 건은 아닌 것 같고, 어디 계세요? 제가 그리로 가겠습니다.“ 홍실장은 차를 몰고 여의도로 향한다. 조기자가 바쁘니 차나 한잔 하면서 빨리 끝내라 한다. 홍실장은 조기자를
    만나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엠바고를 부탁한다. 조기자는 세부 계약사항에 대해 설명을 듣고는 그래요? 제 기사 욕심
    때문에 사업이 망가지면 안되죠. 그 대신 제가 정보보고를 올려놓았으니까, 홍실장이 우리 데스크에게 설명을 좀 자세히 해 주는 게 나을 것 같아요. 물론
    저도 설명하겠지만홍실장은 감사하다 이야기 하고 OO경제
    신문사로 향한다.

     

    어이홍실장. 웬일이야? 오랜만에
    회사에 다 들어오고?” OO경제 강부장이 반갑게 인사 한다. “, 다름이 아니고요. 조기자에게 이야기 들으셨을지 모르겠는데, 저희 해외사업관련해서…” 강부장은 단박에 얼굴색이 변하면서 한마디
    한다. “그렇게 큰 건을 우리가 그냥 알면서 넘길 수가 있나? 아무리
    당신네 사업에 문제가 생긴다 뭐다 해도 말이야.” 홍실장의 얼굴도 굳어간다.

     

    당신네
    얼마 전에 우리에게 뭐라고 했어? 아니 창립기념이라서 특집 몇 개 한다 했는데 뭐 다른데 가서 알아보라고
    했다면서? 당신이 소위 실장인데 홍보예산이 얼마야? 그 까짓
    특집 광고 치맛단 하나 못 달 정도야? 우리가 지금까지 당신네 도와준 게 얼만데? 이건 자세가 안된 거지…”

     

    홍실장은 올게 왔구나 하면서 고개를 숙이고만 있다. 사실 그 때 광고지원은 홍보실 내부적으로 충분히 가능했었다. 그런데, 갑작스럽게 CEO께서 홍보예산을 가지고 문제를 제기하셔서 갑작스럽게
    모든 광고지원 예산이 일시 정지된 거다. 당시 홍보실에서 강력하게
    OO
    경제의 광고지원만은 진행해야 하겠다 의견을 개진했으나 CEO께서 이런 단 한마디로 잘라내셨었다. “광고 지원 가지고 홍보하려면 홍보하지 마세요. 다른 회사들은 광고예산
    한푼 없어도 홍보만 잘 하더구먼…”

     

    홍실장은 강부장에게 급작스럽게 홍보예산에 문제가
    있어서였지, 우리가 OO경제를 가치 있게 보지 않는 것이
    아니다는 의미로 설명을 하고, 선처를 구한다. 강부장은 자신은
    그냥 기사를 만드는 사람이니 더 이상 귀찮게 하지 말라 하면서 자리를 뜬다. 강부장의 뒤통수를 바라보면서
    한참을 서있는데, 저쪽에서 광고국장이 다가온다.

     

    홍실장님, 이쪽으로 잠깐 와 보세요. 홍실장님. 이번에 우리가 OO경제 OOO행사를
    하는데 거기 메인 스폰이 필요하거든요? 혹시 홍실장님께서 힘 좀 발휘해 주실 수 있습니까?” 홍실장은 또 고민에 빠진다. ‘이걸 가지고 강부장에게 어필해 기사를
    좀 연기할 수 있을까?’ 광고국장은 고개를 끄덕이면서 자신이 최선을 다해서 문제를 해결해 보겠다 약속
    한다.

     

    홍실장은 잠깐 신문사 복도로 나와 CEO에게 전화를 건다. CEO께서 할 수 없지 뭐. 예산을
    써서 막을 수만 있다면, 그래 얼마 정도면 될 거 같아?” 홍실장이
    지원할 예산대를 이야기한다. CEO께서는 할 수 없지 뭐. 큰 액수지만 그렇게 합시다. 지원해 주세요. 대신 그 기사는 일단 공식발표 이전까지는 나가면 안됩니다.” 이렇게
    상황이 심각해 지니 CEO께서는 체념 하신 듯 예산을 풀어 주신다.

     

    홍실장은 회사로 들어오면서 생각한다. “최초 광고지원을 했었으면 이런 일을 잘 풀 수라도 있잖아.
    때 아껴보겠다고 한 금액이 지금 스폰 지원 금액의 10분의 1
    안 되는데, 뭐가 도대체 예산활용의 효율성이겠어? 단순히
    눈 앞의 몇 푼 아껴보려고 하다가, 수억이 날라가는 상황 아닌가? 이렇게
    기준 없이 홍보예산을 변덕스럽게 가져가면 어떻게 위기관리를 하나…” 홍실장은 담배연기를 뿜어 내면서
    한숨을 쉰다.  


  • HP CEO 사임관련 위기관리 : 어떤 조언이 나았을까?

    Hewlett Took a P.R. Firm’s Advice in the Hurd Case
    By ASHLEE VANCE and MATT RICHTEL
    Published: August 9, 2010

    SAN FRANCISCO — As the career of Hewlett-Packard’s chief executive Mark V. Hurd hung in the balance, a public relations specialist convinced the company’s directors that H.P. would endure months of humiliation if accusations of sexual harassment by a company contractor against Mr. Hurd became public.

    But even after following the specialist’s advice, the company has not escaped criticism.

    According to a person briefed on the presentation, the representative from the APCO public relations firm even wrote a mock sensational newspaper article to demonstrate what would happen if news leaked. The specialist said the company would be better served by full disclosure, even though an investigation had produced no evidence of sexual misconduct.

    월요일자 뉴욕타임즈 기사다. 휴렛팩커드(HP) CEO 관련 위기관리(관련 기사)에 대한 비하인드 씬을 설명하고 있다. HP를 위해 APCO(미국 대형 PR회사)측의 위기관리 카운슬들이 HP임원들에게 위기관리 카운슬링을 제공한 모양이다.

    결과론적으로 APCO의 조언이 HP에게 별반 도움이 되지 못했다는 점을 뉴욕타임즈는 지적하는 것 같다. 상당히 흥미롭다.

    다양한 시각을 감안해 볼 때 APCO측에서 HP임원진에게 회사측에서 성희롱을 메인으로 하여 해당 CEO 경질하는 것은 상당한 부담이 있으니 가능한 이슈를 앞에 내세워 소프트하게 CEO 경질하자 조언 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런 조언은 곧 HP측에 의해 받아들여졌고, 그렇게 실행이 되었다.

    그러나 사후 일부 (위기관리) 전문가들은 ‘차라리 투명하게 모든 조사 결과를 밝히고 성희롱 부분에 대한 완전한 공개 또한 필요했던 것이 아닌가’하는 지적을 하고 있다고 한다.

    APCO가 감안했던 활용 가능한 정보들은 우선 ‘타이거 우즈 신드롬 (사후 사회가 ‘성’적인 이슈를 바라보는 시각)’과 ‘성관련 이슈들을 경험했던 다른 기업들의 사례’ 그리고 마지막으로 HP CEO를 대상으로 하는 소송을 수임하고 있는 연예인 전문 변호사 Gloria Allred(그녀 관련 포스팅)의 존재감에서 많은 부담을 느낀 듯 하다. – Gloria는 상당한 위협이다.

    만약 내가 그 자리에 있었다면 어떤 카운슬을 제공할 수 있었을까? 무조건 full disclosure를 주장해야 옳았을까? 그런 high profile 전략을 어떻게 임원들과 이사회에 책임감을 가지고 제안할 수 있을까? (사실 앞에서 APCO가 감안했던 몇 가지 정보들을 중심으로 상황을 바라보면 나 같아도 APCO와 비슷한 조언을 했었으리라는 게 솔직한 느낌이다)

    APCO가 HP건으로 뉴욕타임즈에게 비판을 받고 있는 것 자체 또한 APCO에게는 서비스 신뢰와 명성과 관련된 위기겠다. 위기관리, 여러모로 참 힘든 일이다.

  • 기업이 위기시 소셜미디어에서도 침묵할 수 밖에 없는 이유들

    기업에게 위기가 발생하면 주변 이해관계자들로부터의 커뮤니케이션 수요는 폭증하는 한편, 기업측으로부터 가용한 메시지 공급은 제로에 가까워 지는 게 일반적이다.

    위기관리와 그에 관련된 커뮤니케이션 시스템이 잘 갖추어져 있는가 아닌가 하는 것은 ‘위기 발생 직후 폭증하는 이해관계자들로부터의 커뮤니케이션 수요를 해당 기업이 얼마나 빠르고 적절하게 충족시키는가’에 의해 평가된다.

    일부 기업들은 ‘전략적인 침묵’을 이야기하지만, 사실 전략적 침묵이라는 정확한 의미에 해당하는 ‘(준비된) 침묵’은 극히 드물다. (포스팅: 기업들이 침묵하는 이유들 참고)

    최근 기업들이 소셜미디어를 활용한 마케팅과 PR에 흥미를 가지고 접근하고 있는데, 항상 모든 기업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 위기는 이들 활동들 즉, 칼의 이면이라고 볼 수 있다. 평소에는 가능한 많은 커뮤니케이션 수요를 일으키기 위해 노력하고, 이를 충족시키는데 있어 자신들의 KPI를 책정하고는 하지만, 가끔 발생하는 위기 또는 부정적 이슈에 대처해서는 그러한 KPI를 적절하게 성취하고 있는가 하는 데는 의문이 있을 수 밖에 없다.

    위기시 기업들은 왜 소셜미디어상에서도 침묵할 수 밖에 없는가?

    1. 의사결정자들과 소셜미디어 관리자와의 거리가 멀다.

    2. 소셜미디어 관리자들과 위기관련 부서들간의 거리가 멀다. (PR, CS, 마케팅, 영업, 기술, 생산, 법무, 인사………)

    3. 단순 대응 시스템적으로도 소셜미디어와 기존 언론홍보파트간에 거리감이 있다.

    4. 소셜미디어 관리자들에게 위기관리에 관한 어떠한 임파워먼트도 주어지지 않았다.

    5. 위기관리 활동과 활용매체의 내부 우선순위에 있어서 그 위치가 형편없이 밀린다.

    6. 오프라인에서도 지난 수십 년간 적시에 대응 메시지가 개발된 적이 없는데, 소셜미디어처럼 분초를 다투는 매체를 통한 메시지 전달은 사실상 불가능해 보인다.

    7. 기업이 소셜미디어를 ‘온실 속의 꽃밭’으로 만들기만을 원한다. 따라서 부정적인 코멘트나 대응을 가급적 피하려 한다.

    8. 일선에서 소셜미디어를 운영하고는 있지만, CEO와 기업경영진들이 별반 관심을 평소에 두고 있지 않는다. 따라서 위기시에 소셜미디어까지 나서서 위기관리를 해야 한다는 데 실무자들이 부담을 가진다.

    9. 소셜미디어상의 대화를 휘발성이 짙다고 평가하고, 전략적 침묵에 차라리 의지한다.

    10. 굳이 우리와 관계를 맺고 있는 소셜미디어 유저들이 직접적인 질문이나 항의 또는 공격을 해오지 않는데, 왜 굳이 우리가 나서서 커뮤니케이션 해야 하는가 생각한다.

    11. 현재 위기에 대해 떠드는 사람들과 우리 소셜미디어 관계자들이 다른 부류들이라서 별반 커뮤니케이션 할 필요가 없다 생각한다.

    12. 소셜미디어를 통해 단순하게 메시징만 하는 것이 무슨 위기관리냐 생각한다. 위기관리라는 것이 개선이나 재발방지책 같은 가시적인 활동이 전제되어야 하는데, 소셜미디어에서는 말장난에 그칠 수 밖에 없는 것 아닌가 자평한다.

    13. CEO 또는 오너께서 자신의 트윗을 통해 직접 일선에서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시도를 자주하신다. 기업공식 소셜미디어 아웃렛들이 재언급 할 부분들이 별반 없다.

    14. 소셜미디어 관리자들이 실시간 모니터링을 하지 않아서 대응 커뮤니케이션을 해야 할 때를 멀리 놓친다. (외부적으로는 전략적 침묵으로 보이는 가장 흔한 유형)

    15. 소셜미디어 관리자들이 위기관리를 할 시간이 없다. 매번 프로모션과 RT이벤트 그리고 정기 이벤트를 운영하는데도 힘과 인력이 벅차다.

    16. 어떻게 해야 소셜미디어를 통해 효과적인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해 궁금해만 한다.

    17. 소셜미디어를 통한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을 인간적인 관점에서 해석하기 보다는 기계와 기술적인 관점에서 이해하려 한다.

    18. 소셜미디어 관리자들이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프로세스 경험 그리고 훈련이 부족하다.

    19. 소셜미디어상에서 위기관리를 할만큼의 예산이 책정되어있지 못하다.

    20. 전사적으로 위기관리 시스템이 없고, 부정적인 이야기는 안팎으로 하지 않는 것이 기업문화다.

    임상 코칭을 통해서 더욱 더 많은 인사이트들과 케이스들이 추가될 예정임.

  • 대언론 위기 관리와 축구의 공통점들

    대언론 위기 관리와 축구의 공통점들

    위기관리(축구 경기)에 참가한 팀 소개

    주로 수비 중심의 팀 구성: 기업

    구단주: 기업 오너/주주그룹
    감독: CEO
    골기퍼: 홍보 담당 임원
    수비수: 홍보팀
    공격수: 마케팅(광고부문)
    코치 : 홍보 에이전시 또는 Crisis
    Communication Firm 또는 사내 임원그룹
    팀의 성격: 공격수가 있는 팀도 있고 없는 팀도 있으나…전반적으로 경쟁팀(언론)을 압도할 수준이 안 됨

    주로 공격 중심의 팀 구성: 언론사

    구단주: 언론사 오너 /CEO 그룹
    감독: 데스크
    골기퍼: 언론사 광고국
    수비수: 언론사 광고 또는 마케팅 부서
    공격수: 기자들
    코치: 각종 제보자들, 정보 소스 (빨대)
    팀의 성격: 수비수들은 직접적으로 기업의 공격수들인 광고팀을 마크할 때도 있고, 간접적으로 핸들링 할 때도 있고 함. 전반적으로 공격수 중심의 팀 구성

    위기관리 축구 경기 특징

    스타급 공격수: 주로 기업에게 부정적인 기사들을 잘 만들어 내는 기자를 뜻 함 (클로제, 메시 등)

    스타급 감독: 전직 잘나가는 기자, 현재 기자들을 지휘해 기업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하는 데스크

    자블라니(공): 기업에게 부정적인 이슈

    골을 넣음: 기업에게 치명적인 기사를 결국 개발해내 소비자들 또는 주주들의 알권리를 충족시킴

    공격수의 드리볼: 기자가 매우 부정적인 이슈에 대해 취재가 시작됨

    스타급 공격수에게로의 크로스: 출입처를 정해 기사 소재를 넘겨 줌

    공격수에 대한 태클과 수비; 홍보팀원들이 기자의 취재에 대해 대응하는 활동

    수비측 골기퍼의 선방: 충분해 보이는 기자의 드리볼과 킥을 가까스로 막아내는 것. 홍보임원의 전략, 능력 및 예산 그리고 인간미에 기반

    수비측 감독: 골기퍼나 수비수들에게 전반적인 지원(전략, 예산, 인력). 가능한 해당 이슈가 기사화 되지 않거나, 적절하게 처리(최소한 코너킥)되도록 방어 지시.

    수비측 코치들: 감독이 적절한 전략이나 지원활동을 전개할 수 있게 만들기 위해 현장에서 조언. 평소에는 수비력을 중심으로 하는 조직력을 강화 훈련시키는 데 일조.

    현실과 일부 다른 점

    * 축구경기는 매 1팀과 1팀간의 경기지만, 실제 위기관리는 수비 1팀에 공격 100여 팀인 경우들이 많음. 따라서 일단 결국 지는 경기.

    ** 공격측 감독인 데스크는 오랜 기간 선수(기자) 출신이라서 경기에 대해 전문가이지만, 수비측 감독인 CEO는 사실 선수(홍보팀) 출신이 아님. 수비측 감독이 육상선수 출신인 경우와 흡사. 따라서 경기 운영에 있어서 수비측의 전문성이 떨어질 수 밖에 없음.

    *** 수비측의 코치그룹 또한 일반적으로 축구선수(홍보팀) 출신들이 아닌 경우들이 많고, 내부 임원들이 의사결정 그룹들로 채워진 경우들이 많음. 야구선수 출신, 무용가 출신, 농구에 심지어…개그맨 출신들도 코치그룹에 속해 있는 경우들이 있음. 결국 CEO에게 위기관리(축구)에 대한 적절한 조언 역량이 부족

    **** 실제 축구경기에서는 수비력을 강화하기 위해 다른 강력한 수비수들을 투입 가능하지만, 실제 위기관리에 있어서는 감독인 CEO가 적절하게 대체 도는 신규 투입할 수비수들을 보유하고 있지 못함.

    ***** 위기관리에 있어서는 실제로 현실적인 주심, 부심들의 역할이 정확하게 존재하지 않음. 일부 언론중재위원회나 법원을 감독의 역할로 생각해 볼 수 있겠으나…대부분 어필 불가. 실소득 없음.

    ****** 수비측이 보통 자살골도 자주 넣음.(?)

    ******* 마지막으로, 전반적인 경기 모습은 수비수 하나가 100여 팀을 대상으로 수백개의 공들을 막아내거나 여기 저기 쫒아 다니고 있는 모습과 흡사. 아수라장. 혼돈.

    월드컵을 보면서 이런 생각들을 한다. 직업병이 아니면…질환일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