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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업 위기 정면으로 승부하자

    이데일리 기고문

    [여의도칼럼]기업 위기 정면으로 승부하자

    2013.09.12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외국 기업과 국내 기업 간에는 분명한 다름이 있다. 기업 위기관리 측면에서도 다름이 존재한다. 해외와 국내 상황을 살펴보면 위기 시 외국 기업은 내부에 집단 의사결정 체제가 가동된다. 물론 CEO가 리더십을 갖지만 각 부서가 외부 전문가들과 협업하는 위기관리위원회(crisis management committee)를 구성해 CEO를 지원하도록 매뉴얼에 명시되어 있다.

    우리 기업들의 경우 위기관리위원회란 대부분 매뉴얼상에만 적시돼 있는 사문화된 조항이다. 그 명칭이나 개념도 미국식 위기관리 매뉴얼의 개념을 차용했기에 존재하고 있다. 국내 기업들은 위기 시 의사결정 상당 부분을 오너와 CEO 개인에게 의지한다. 또한 그들 대부분은 공식적 집단 지원 체계에 의지하기보다는 사적이고 선별적인 루트에 귀를 기울인다.

    오죽하면 “회의 시 직급과는 상관없이 눈을 감고 있는 분들이 실세”라는 농담이 돌곤 한다. 이는 권위주의적 위기관리 체계를 의미한다. 외국 기업들에게 ‘위기관리’란 CEO 중심의 전문 집단과 외부 이해관계자 그룹 간 ‘단체전’의 의미를 지닌다면, 한국 기업들은 오너나 CEO 개인이 외부 이해관계자 그룹과 맞서는 의미를 실질적으로 갖게 되는 것이다.

    이런 구도에서 오너나 CEO가 외부 이해관계자들과 같은 시각으로 위기를 바라보면 문제는 의외로 쉽고 빠르게 풀릴 수 있다. 반면 중요한 이해관계자들의 시각과 입장을 달리하면 해당 위기는 극도의 노이즈를 일으키며 최악의 상황까지 치닫게 된다.

    전두환 전 대통령의 추징금 납부 발표를 보면서 이 위기관리 체계가 우리 기업들과 어떤 다름이 있을지 생각해 본다. 지난 16년간 전 전 대통령은 법적으로 납부해야 하는 추징금을 이행하지 않고 시간을 끌어왔다. 기업으로 비교하자면 오너가 외부이해관계자들과 시각을 달리하면서 기업 스스로 해야 할 일을 하지 않기로 내부 입장을 정한 상황과 유사하다.

    대신 주변 측근들은 이해관계자(정치권·검찰·언론·국민)들의 관심이 잦아들기를 기다리며 긴 시간을 관리해 왔던 것이다. 기업에서는 이를 위해 언론의 정당한 비판을 완화하고 막아내면서 오너나 CEO가 느끼는 이해관계자 압력에 대한 체감도를 최소화하는데 몰두한다. 아마 이런 대증적(對症的) 활동들이 전 전 대통령 주변에도 계속되었으리라 본다.

    결국 세월이 흘러 대증적 치료의 약발이 다하면서 그간 불어난 이해관계자 압력이 봇물처럼 터져 이전 위기관리체계는 설 자리를 잃게 된다. 주요 이해관계자들의 강한 압력이 오너나 CEO의 피부에 와 닿는 ‘막다른 골목’에 이르러서야 뒤늦게 수습에 나선다. 그때도 기업들은 ‘(오너 또는 CEO의) 대승적 결단’이라 표명하며 상황을 합리화시킨다. 전 전 대통령도 마지막 선택으로 추징금 납부 의사를 밝히며 “당국의 조치에 최대한 협조하겠다”라고 밝혔다.

    이토록 위기관리 관점에서 우리 기업들과 전 전 대통령의 위기관리에는 유사점들이 많다. 둘 다 한국 조직의 권위주의적 특성과 의사결정 형태의 고질적 관행에 기반을 두기 때문에 어찌 보면 당연한 현상이라 볼 수 있다. 문제는 이런 전형적 위기관리 관행이 사회적으로 이해관계자들의 공격성을 극단화시킨다는 점이다.

    “끝까지 무조건 밀어붙이지 않으면 꿈쩍도 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이해관계자 마음속에 매번 각인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위기 시 대화로 해결할 기회도 사라지고,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문제 해결은 점점 더 어려워진다. 국민들의 마음에는 불신만 생긴다. 설득이 통하지 않는다. 기업이 위기를 숨기기 보다는 정면으로 승부하는 것이 최고의 전략이다.

  • 위기 시 CEO의 노출은 전략에 기반해야 한다

    CEO들을 위한 위기관리 가이드라인 50-28

    위기 시 CEO의 노출은 전략에 기반해야 한다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사장 나오라 그래!” 일선에서 문제가 있을 때 종종 듣는 말이다. 언론이나 일부 전문가들도 특정 기업 위기가 발생하면 “CEO가 직접 나와 사과하고 위기를 관리하라”한다. 해외에서는 종종 CEO가 앞에 나와 사과하고 위기관리를 리드하는 모습을 보인다 한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전략이다. ‘무조건’이란 전략이 없다는 이야기다.

    사과 해야 할 때 사과하지 말라는 의미가 아니다. 기업 위기 시 CEO를 전가(傳家)의 보도(寶刀)처럼 숨겨 아끼기만 하라는 것도 아니다. 위기가 발생했을 때 정확히 상황을 파악하고 그에 기반 해 최선의 전략을 정해 CEO의 노출을 관리하라는 이야기다.

    특정 위기가 발생했다. 주변 여러 이해관계자들이 회사를 비판하고 이 문제를 어떻게 풀 것인지 답하라는 압력이 폭발적으로 증가한다. 언론에서는 빨리 입장을 밝히라 다그친다. 전문가들은 단호하게 입장을 정리 해 적극적으로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이 좋겠다 조언 한다. 빠져나갈 구멍이 없어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종종 “CEO께서 직접 기자회견에 나가셔서 회사의 입장을 설명하시고, 해명이나 사과하시는 방법을 고려 해 봐야 하지 않나?”하는 논의들이 나온다. 일반적으로 이런 분위기에서는 CEO의 결단이 요구된다. 문제는 대부분의 기업 CEO들께서는 그런 민감한 상황에서의 위험한 노출을 꺼리신다는 것이다.

    그래서 인지 실제 한국 기업의 위기 사례들을 보면 중차대한 기업 위기 시 CEO의 노출이 그리 일반적이지는 않다. 일부 CEO가 리더십을 가지고 위기를 관리했다 평가 받는 사례들을 보면 오너의 의지에 따라 CEO가 앞에 나서는 경우이거나, 비교적 젊은 오너가 스스로의 결정에 따라 앞에 나서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러한 노출의 경우도 아주 최근 목격될 뿐 그 이전에는 그리 일반적인 것들이 아니었다.

    중요한 것은 오너나 CEO의 ‘요구’나 ‘자발성’에 의지하기 보다는 위기관리 ‘전략’에 기반해 이러한 노출이 결정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분들의 개인적인 호오(好惡)에 따라 눈치를 살피며 전략을 가다듬기 보다, 규정된 상황 판별 기준들을 가지고 그분들의 노출을 진행해야 위기관리 성공확률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기반으로 “현재 같은 상황에서 CEO께서 앞에 나서시는 것은 전략적이지 않습니다. 좀 더 상황을 지켜보고 그 이전에 이런 이런 대응들에 집중 하겠습니다.”라는 조언을 내부적으로 공유할 수 있어야 한다. 반대로 “이제는 CEO께서 직접 나서셔서 기자회견을 하시고, 적절한 해명을 하실 시기가 되었습니다.”라는 조언도 가능해야 한다. 나서지 않으셔야 하는 상황에서 자발적 노출을 원하시는 CEO와 나서서야 하는 아주 중대한 상황에서 CEO의 불편해 하시는 눈치를 보고 그 길을 택하지 못하는 오류를 경계할 필요가 있다는 이야기다.

    일부 기업에서는 내부 매뉴얼상 특정 위기 시에는 일반적으로 CEO가 가시성을 극대화 하며 책임을 강조한다는 규정을 만들어 놓기도 한다. 주로 ‘안전, 품질, 서비스, 사회적 책임에 관한 위기가 발생하면 가장 우선적으로 CEO가 일선에서 위기관리 전반을 리드하고 이해관계자 노출을 진행한다’는 규정 같은 것이다. 일부 사회적 논란이 컸던 케이스들의 경우 문제를 제기한 고객에게 신속히 CEO가 직접 찾아가 사과 하고 해결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과 같은 경우다.

    CEO 노출에 대한 또 한가지 오해가 있다면 그것은 ‘(무조건) 사과해야 한다’는 인식이다. CEO가 위기 시 앞에 나서 노출을 시도하는 것은 강력한 책임을 강조하거나, 강력한 대응을 강조하거나, 강력한 사과를 커뮤니케이션 하거나, 강력한 개선을 약속하는 등 여러 문제 해결을 시도하는 방식일 뿐이다. 무조건 머리를 숙이고 잘못했다 이야기하는 것만이 CEO 노출 목적은 아니라는 이야기다.

    위기 상황에 따라, 기존 내부 규정에 따라, 사과에서 대응까지 광범위 한 커뮤니케이션 입장에 따라 통합적으로 분석 결정된 전략에 의해 CEO의 노출은 실행되어야 한다. “이전 위기 때는 나와서 사과하던 CEO가 왜 이번 위기 때는 나와 사과하지 않는가?”에 대한 질문에 대한 답이 곧 ‘전략’이다. 여론 상 “CEO께서 빨리 입장을 밝히라는 이야기들이 많았는데 왜 그러지 않았는가?” 질문에도 답변이 있어야 한다. 그냥 현재와 같이 “이번에는 CEO께서 꺼리셔서……”라거나 “CEO께서 나서신 전례가 없어서……”하는 답변은 전략적이지 않다. 모든 문제는 정확한 전략이 없어 발생한다.

  • 위기 시 로드맵을 먼저 관리하라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낯선 길을 갈 때는 지도가 필요하다. 기업 위기도 마찬가지다. 지도 없이 길을 가면 당황스럽고 혼란스럽다. 스스로 힘을 배분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처음부터 낯선 길을 따라 뛰다 이내 포기하게 된다. 기업 위기 시 CEO는 해당 위기에 대한 상황변화 시나리오를 구해야 한다. 로드맵이 있어야 위기를 관리할 수 있다.

    인간의 질병과도 비슷하다. 병원에서 의사가 환자로부터 어떤 질환을 발견하면 “보통 이 질환은 평생을 지속 관리해 나가야 하는 유형”이라 이야기할 때가 있다. 또는 “지금이라도 당장 수술을 하거나 조치를 받으면 정상 생활을 하실 수 있습니다” 하는 유형도 있다.

    기업의 위기도 마찬가지다. 위기가 발생하면 무조건 해당 위기를 빨리 관리해 마무리 지어야만 하는 경우들만 있는 것이 아니다. 지속적으로 관리를 해 나가면서 해당 위기를 통제하에 머무르게 해야 하는 경우들도 있다. 물론 이 경우 절대 그냥 내버려 두면서 해당 위기가 최악의 상황으로 어디까지 이를 것인지 지켜보라는 의미는 아니다. 위기관리란 위기를 관리하는 것을 의미하지만, 위기관리 지속 시간을 관리한다는 의미도 가진다.

    기업이 일반적으로 위기를 빠른 시간 내 관리 종결시키기 위해서는 생각보다 매우 많은 자산과 역량의 집중 투입이 필요하다. 가시적 또는 비가시적으로 해당 기업이 활용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을 모아 쏟아 붓는다. 하지만, 여기에는 항상 지속력이 담보되어야 한다. 특정 위기를 조기에 종결시킬 수 있는 충분한 지속력이 필수적이라는 의미다.

    하지만, 일부 기업들은 이렇게 긴 안목과 긴 호흡을 가지고 위기를 관리하는 데에는 그리 깊은 고민을 하지 못하는 경우들이 있다. 일단 가용한 자산과 역량을 때려 부으면 어느 정도 위기가 관리되지 않을까 하는 막연함과 긴급함을 느끼기 때문이다. 그렇게 해서 운 좋게 위기가 관리되면 문제는 없다. 하지만 운에만 의지할 수는 없다.

    기업 위기관리에서 중요한 것은 해당 위기 (환자로 보면 질환)가 어떻게 성장하고 변화할 것인가에 대한 예측을 기반으로 한 실행 플랜의 보유다. 자칫 하나의 해프닝으로 마무리 될 수도 있는 사건을 기업이 초기부터 최대 역량을 투입 해 맞서게 되면 이 또한 다른 위기를 추가적으로 조성하는 꼴이 된다. 그렇다고 막연하게 지켜만 보면서 역량을 아끼고만 있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따라서 이런 의사결정의 기준이 되는 상황별 시나리오들을 위기 발생 직전이나 직후 가능한 신속히 수립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하나의 로드맵(roadmap)을 보면서 해당 위기가 어떤 길을 가고 있고, 어떤 교차로에서 어떤 길들로 갈아 탈 수 있을 것인지를 미리 내다보며 각 상황에 맞춘 대응책들을 전략적으로 관리하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기업 자산과 역량의 효율적인 배분과 투입이 가능해 진다는 의미다.

    일부 기업들은 이런 시나리오를 기반으로 한 로드맵을 이야기하면 이내 ‘해당 위기 발발 이후 발생 가능한 모든 (하나도 빠짐 없는) 아주 복잡한 지도를 만들자’하는 의견들이 생겨난다. 하지만, 경험상 이런 생각은 과욕이다. 일반 지도의 경우에도 가장 큰 도로 순으로 의미 있는 수준까지의 도로들을 충분하게 담는 데에만 만족한다. 위기관리에 있어서도 로드맵이란 크고 중요한 상황변화들에 대응하는 기업의 의사결정에 도움을 주기 위함이지 그 이상이나 그 이하도 아니다.

    너무 디테일하고 너무 많은 변수들을 설정해서 해석하기 복잡한 위기관리 로드맵을 만드는 것보다는, 이해하기 쉽고 가장 중요한 상황변화에 따른 보기 좋은 로드맵을 만들고 이에 따라 위기 지속 시간을 관리하자. 성공적 위기관리를 원하는 CEO라면 위기 시 이렇게 이야기하자. “이 건이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흘러 갈 것인지, 그리고 그 시나리오 변화에 중요한 영향을 주는 이해관계자들과 변수들은 대략 어떤 것들이 있을지를 먼저 구조화 해 내게 보여달라” 주문해 보자.

    처음부터 완벽한 시나리오들을 모두 만들어 공유하는 것까지 바라지는 말자. 단, 고려해야 할 중요한 변수들과 상황들은 충분하게 담겨 있는지는 확인하자. 지도를 가지고 길을 가는 사람은 서두르거나 당황해 하지 않는다. 지도가 없고 길이 낯설기 때문에 사람이나 기업은 당황하고 혼란스러워 한다. 길은 잘 못 들면 다시 돌아 제 길을 찾아 갈 수 있지만, 위기관리에 대한 의사결정은 다시 되돌리기 힘들다. 초기에만 집중했다 지속력을 잃거나, 긴 호흡을 가지지 못해 계속 방황하는 모습을 CEO들은 위기 시 경계할 필요가 있다.

  • 사기꾼, 적, 하수인, 대변인

    The PR 기고문

    정용민의 Crisis Talk

    정용민 대표 컨설턴트

    스트래티지샐러드

    외부 전문가에 대한 인식을 좀 더 진화 시켜보자

    외부 전문가들을 바라보는 시각은 기업에 따라 또는 실무자들의 경험 등에 따라 다양함이 존재한다. 생각보다 많은 기업 실무자들은 외부 전문가 그룹에 대해 긍정적 느낌보다 부정적 느낌을 강하게 표출한다. 외부 전문가들은 왜 기업 실무자들에게 이런 느낌을 주었을까? 그리고 이런 평소의 인식이 위기관리 관점에서는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나 하는 부분을 살펴본다.

    기업 위기관리 관점에서 기업 실무자들이 가지는 주된 인식들을 꼽아보면 크게 네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째는 외부 전문가를 ‘사기꾼’으로 간주하는 인식이다. 전통적으로 한국 기업 홍보실에게 위기관리란 ‘부정적인 기사나 보도를 막는 것’이라는 정의가 존재해 왔다. 반면 해외 선진 기업들과 같이 기업 홍보실이 자사 위기관리에 있어서 사전 진단, 예방, 대비, 완화 업무를 리드하는 위기관리 코디네이터로서의 역할에 대해서는 현실적 이유들로 간과되어 온 것이 사실이다. 불이 붙으면 불을 끄는 역할에 충실한 ‘소방수’ 위기관리 역할론에 충실했던 기반이 현재까지도 일부 존재하는 데 이런 현실이 외부 전문가그룹에 대한 부정적 인식에 일조했다.

    위기관리 업무에 있어 홍보실은 외부 전문가 그룹에게 이런 질문을 한다. “당신들이 전문가라고 하는데 우리 홍보실보다 출입기자들을 잘 아는가? 사회부 기자들에 대한 네트워킹이 우리보다 강한가? TV 고발 프로그램을 저지할 수 있나?”하는 소방수 역할을 문의하는 것이다. 당연히 년간 수억에서 수십억 원의 예산을 활용하는 기업 홍보실의 소방수 역할을 이겨낼 수 있는 외부 전문가 그룹이 있을 가능성은 적을 수 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인식을 가진 기업 홍보실은 “쳇, 자기들이 전문가라면 우리가 원하거나 우리가 하기 힘든 일을 깨끗이 처리 해 줄 수 있어야 하는 거 아니야? 그런 일도 못하면서 무슨 전문가야?”하는 인식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현실에 기반해 이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시각이다.

    둘 번째 유형의 인식은 외부 전문가를 ‘경쟁자 또는 적(enemy)’로 간주하는 홍보실 타입이다. 이런 인식의 기저에는 홍보실장의 경쟁심과 부서 보호본능이 깔려 있다. “우리 홍보실에만 해도 여럿이 소속되어 있고, 예산도 큰 액수를 쓰고 있는데 왜 위기관리 하나도 제대로 하지 못하나?”하는 최고경영진들의 지적을 두려워하는 것이다. 이런 경우 홍보실에서는 가능한 외부 전문가를 쓰지 않으려 하는 경향이 있다.

    가끔 CEO나 일부 핵심 부서들이 별도로 외부 전문가를 고용하게 되면 홍보실이 그 전문가들에게 적대심을 표현하는 경우도 이런 인식 때문이다. 아무리 사내적으로 ‘전사적 위기관리 체계 구축’이라는 명분이 공유되어 있어도 홍보실은 그에 충실하게 협조하지 않는 수동적 입장을 보인다. 내심 “평생 회사에서 홍보업무를 해온 우리 이야기는 듣지 않으시면서, 외부에서 전문가들이라는 사람들이 한마디 하면 그에 대해서는 신의 목소리처럼 떠 받드시니 문제야”라는 불평들을 종종 한다. 마치 외부에서 온 저 전문가들이 우리 홍보실과 비교되어 최고경영자들에게 인식 될까 노심초사하기도 한다. 이 또한 조직 내에서의 생존본능에 관한 것이니 무시할 수는 없어 보인다.

    세 번째 인식은 외부 전문가들을 ‘하수인 또는 일용직’으로 보는 타입이다. “우리 부서에서 예산을 만들어 당신들을 고용했으니 우리가 시키는 대로 하십시오” 하는 유형이다. 대부분 이런 기업 홍보실의 경우 위기관리 프로젝트에 있어서도 일종의 허드렛일(?)을 외부 전문가들에게 지시한다. 시간 소요가 많이 되고, 인력 등 품이 많이 들고, 결과물을 통해 별로 퍼포먼스 셀링도 되지 않는 업무를 하청 형식으로 외부 전문가들에게 부여하는 셈이다. 위기관리 매뉴얼 개발 작업이 대표적이다.

    어차피 위기관리 매뉴얼이라는 것이 최고경영자 일부가 경쟁사 등 대형 위기를 목격하시고 “우리도 위기관리 매뉴얼 같은 것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하는 내부 지시에 의한 개발 업무인 경우가 많다. 사내에서 해당 매뉴얼에 대한 관심도 적고, 딱히 전문성을 가진 부서도 없고, 당연히 사후 결과물만 보고하면 될 뿐 활용은 전혀 다른 이야기인 경우들이다. 외부 전문가를 써서 빠른 시간 내에 만들어 지시하신 분이 원하는 시간에 보고하는 것이 곧 성공의 기준이다. “정해진 시간 내에 정해진 예산으로 해당 업무를 신속히 마무리 할 수 있는 외부 전문가를 구합니다”라는 경쟁비딩을 주재하는 기업이 이런 경우다. 조직 내에서 일반적으로 발생하는 업무 방식에 관련된 인식이니 이 또한 별로 특이한 것이 아니다.

    네 번째 외부 전문가에 대한 인식은 그들을 ‘대변인(spokesperson)’으로 간주하는 타입이다. 실무자들은 물론 홍보부서장이 자신들의 의견과 이야기를 최고경영자들에게 전달하기 위해 외부 전문가를 활용하는 형식이다. 보통 이들은 외부 전문가들에 이렇게 이야기한다. “대표님을 비롯 최고경영자 그룹들이 위기 시에 너무 언론에만 집중 하십니다. 저희는 사실 이해관계자들을 폭 넓게
    커버해야 하는 역할이 힘든데, 주로 기사나 보도에만 신경 쓰시고 다른 NGO나 정부 규제 기관 등에 대한 인식이 별로 없으셔 문제입니다. 최근 소셜미디어에 대한 여론 감정도 별로 좋지 않으셔서 저희가 중간에서 참 힘듭니다” 일종의 하소연을 하는 것이다.

    이런 자문 요청 기저에는 외부 전문가들로 하여금 ‘이런 이런 핵심 주제에 대해 우리 최고경영자들의 인식을 개선시켜 주었으면 합니다’라는 주문이 들어 있다. 사내에서 위기관리를 진행 해 나가면서 반복적으로 경험한 여러 장애물들과 문제점들을 외부 전문가의 입을 빌어 완화 또는 해결하려는 시도를 하는 것이다. 대부분 이 같은 기업들은 위기관리에 대한 사내 정의(definition)가 기존 소방수의 역할에서 벗어나 성장하고 확장되어 있는 타입들이다. 또한 실무자들과 홍보부서장이 내부 전문가로서 어느 정도 위기관리 체계상의 문제점들을 올바로 파악하고 있는 수준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외부 전문가들이 프로젝트를 마치고 마지막 단계에서 최고경영자들에게 최종 프리젠테이션 할 때 보면 이런 류의 기업 홍보실은 티가 난다. 자신들이 최고경영자들에게 공유하고 싶은 문제점 과 제안들을 그대로 외부 전문가의 논리를 통해 구조화 시켜 놓는 것이다. 그리고 프리젠테이션 후반에 나올 수 밖에 없는 CEO의 질문에 대비되어 있다. “홍보실장, 이 컨설턴트들이 지적한 이런 이런 문제에 대해서 우리는 어떤 대안이 있는가?”라 질문 하실 때 이렇게 답변한다. “네, 저희가 이미 그 문제를 인지하고 이런 이런 대비책과 보완책을 마련해 올해 초부터 부서 내부적으로 준비작업을 해왔습니다. 예산부분과 추가 지원 몇 가지만 가능해 지면 다음달까지는 개선 업무를 마무리 지을 수 있습니다.” 미리 준비된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이다. 곧 최고경영진은 우리 홍보실이 일을 제대로 하고 있다는 평가를 하게 마련이다. 외부 전문가를 자신들의 대변인으로 활용하는 기업 홍보실은 영리하다고 볼 수 밖에 없다.

    외부 전문가에 대한 인식에 있어서 어떤 인식이 더 나은 인식이고 어떤 것이 저급한 인식이라고 딱 잘라 이야기하기는 힘들다. 회사마다 홍보실의 권한과 업무 수준이 다르다. 기업 경영 철학과 문화가 다르고, 사내 커뮤니케이션 체계가 다르니 무엇이 가능하고 무엇이 불가능한가에 대해서도 각자에게 기준이 있다.

    그러나 명심해야 할 것은 향 후 회사의 진화에 따라 지속가능성의 안정적 확보를 위해서는 외부 전문가 그룹을 자유자재로 ‘활용’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병원과 의사의 비유를 들어보면 더욱 이해가 쉽다. 60-70년대만 해도 병원에는 참을 수 없이 아플 때만 찾아가는 곳이었다. 싫어도 어쩔 수 없을 때 가는 곳이었다. 의사는 내가 죽어간다 생각했을 때 찾는 사람이었고 그것이 당연했던 시절이었다. 그러나 요즘은 어떤가? 사회가 발전하고 경제수준이 높아지면서 건강에 대한 정의와 인식이 전혀 달라 졌다. 지금은 딱히 어디가 아프지 않아도 정기적으로 건강검진을 위해 병원을 찾는다. 어떻게 하면 내가 건강하게 오래 살 수 있을지 의사에게 찾아가 묻는다. 그들의 조언을 들어 생활습관을 바꾸고, 문제가 될 모든 환경을 피한다.

    외부 전문가들을 바라보는 인식에는 현재 여러 다름이 있을 수 있지만, 이는 곧 기업과 실무자들이 진화하게 되면 점차 바뀌게 될 인식이다. 그 진화의 단계를 앞당겨 훌쩍 넘어설 수는 없겠지만, 외부 전문가를 바라보는 시각을 중장기적으로 ‘배척과 경계’의 시각에서 ‘접근과 활용’이라는 인식으로 조금씩 변화시켜 관심을 갖는 것은 중요하다고 본다. 진화는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 관심을 가지고 이해해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 싸워야 할 때는 과감하게 치고 나가자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무조건 맞서 싸우는 쌈닭이 되자는 것이 아니다. 싸워야 할 때 피하지 말고 끝까지 이기자는 것이다. 사회와 시장에서는 이제 자연스러운 것이 없어져 벼렸다. 블랙컨슈머, 블랙메일러, 정치적 사회단체, 경쟁사들과 이들이 조종하는 프론트그룹들과는 싸움을 피하지 말자. 그들이 원하는 것을 우리가 먼저 쟁취해 이겨버리자.

    기업이 위기 시 항상 ‘듣고’ ‘공감하고’ ‘그들이 듣고 싶어하는 이야기를 하고’ ‘문제가 있으면 사과하고’ ‘책임을 회피하지 말고’ ‘진정성을 가지고’ ‘빨리 인정하고’ ‘충분히 살펴주고’ 등등의 일반적 주문들에 대해 기업 실무자들은 한숨을 쉰다. 기업에게 발생하는 위기라는 것이 그렇게 단순하게 일방적으로만 해석할 수 없는 부분들도 상당수 존재한다는 이야기다.

    미국에서도 에릭 데젠홀(Eric Dezenhall) 같은 위기관리 컨설턴트는 종종 “싸워 이기라”고 조언한다. 기존에 저자세(?)와 진정성 등으로 점철된 위기관리 전략과 원칙적 주문과는 완전 다른 조언이다. 그는 이제 시장과 사회에는 기업에게 도움만 주는 이해관계자들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직시하라 이야기한다. 기업을 과도하게 괴롭히는 블랙 컨슈머, 기업을 협박하는 블랙 메일러, 사사건건 기업을 물고 늘어지는 정치적 사회단체, 비밀 전위그룹인 프론트 그룹을 내세워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부정적 공격을 해오는 경쟁사, 그리고 그 조종에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악명 높은 프론트 그룹들과는 싸움을 피하지 말라 이야기한다.

    점차 시장에서의 경쟁이 격화되고, 사회가 다양화되고, 각각의 이해관계자들의 정체성들이 다분화 되고 있는 이 환경에서 기업에게 위기란 아주 복잡한 혼란(chaos)이 되었다. 우연히 받은 고객의 불만 내용이 갑작스럽게 부풀려져 언론을 타고, 온라인을 거쳐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상황을 상상해 보자. NGO들과 국회가 이에 귀를 기울이기 시작했고, 규제기관에게 해당 상황을 어떻게 해서든 마무리 지으라 압력을 행사하기 시작하게 되는 급작스러운 프로세스가 발생된다. 오프라인과 온라인상에서는 이와 같은 논란들과 충돌들을 끊임없이 재언급한다. 무언가 상황이 이상하다 생각만 하다 보면 해당 기업은 최악의 상황을 맞게 된다.

    기업에게 위기 시 가장 좋은 전략은 갈등이나 충돌을 피하고 이기는 방법이다. 예전 기업 홍보실에서 문제 소지가 있는 자사 관련 신문기사나 TV 보도를 어떠한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뽑아내려 했던 노력이 그 전략의 일환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온 오프라인 매체들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며 완벽하게 피할 수 있는 방법이 현실적으로 없어져 버렸다. 어떻게 해도 말들은 나오고 그 숫자들은 커져만 간다.

    현재 기업들의 위기관리 전략의 문제는 기업 CEO를 비롯 스스로 아직도 이런 예전 전략에만 익숙해 있다는 부분이다. 가능한 피하려는 전략, 가능한 소리 없이 마무리하려는 전략, 가능한 주목 받고 싶지 않아 자사가 불리해도 입을 다무는 전략이 현재 환경에도 여전히 적합한가에 대해서 CEO들은 신중하게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위기를 조장하여 상대가 자사를 공격 하려는 의도가 상당하다면 피하지 말고 맞서 싸워야 할 때가 있다. 불순한 그들이 각종 언론의 헤드라인을 장악하려 한다면, 우리도 그 경쟁을 포기하면 안 되는 경우들이 있다는 것이다. 압도적으로 그들이 차지할 헤드라인들을 역으로 장악해 버리는 하이 프로파일 전략이 기존의 평화전략보다 훨씬 더 나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더 이상 이해관계자들이 수 십 년 전과 같이 순수하지만 않다는 것을 이해해야 하겠다. 소셜미디어상의 의견들이 소위 ‘우리가 이야기했던 여론’은 결코 아니라는 개념도 필요하다. 사회적, 시장내의 여론이 순수하게 집단적 지성에 의해 투명하게 규합된다는 생각도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기업이 위기 시 다루어야 하는 ‘여론’에 대해 좀더 업데이트 되고 정확한 시각을 평소 가지고 있어야 유효한 전략 실행이 가능하다는 사실이다.

    최근 갑작스럽게 떠오르는 여론에는 대부분 그 여론을 조장하는 그룹들이 있다. 그들이 특정 의도를 가지건 가지지 않건 그 결과로 기업들은 피해를 볼 수 있게 된 환경이다. 여론에 맞서 해당 위기를 피할 수 없는 것, 이길 수 없는 것, 지나가는 것으로만 상황을 정의 해서는 성공하는 기업들의 수는 계속 줄어들 것이다. 그 위기가 기존의 평화적 원칙들로 관리해야 하는 대상인지, 아니면 싸워 이겨야 하는 대상인지를 정확하게 판별하자. 성공적인 CEO에겐 이런 전략적 안목도 필요하다.

  • 기업 위기관리, 앞으로 중소기업들이 풀어야 할 숙제

    위기관리 관점에서 중소기업들에게 평소 조언하고 싶었던 이야기. 이데일리 기고문.

    [여의도 칼럼]기업 위기관리, 앞으로 중소기업들이 풀어야 할 숙제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경제민주화에 대해 중소기업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대기업들과 달리 경제민주화 이슈가 자신들에게는 유리한 것이라 생각 하는 중소기업들도 있을 것이다. 좀더 좁혀 불공정 하도급 이슈에 대한 중소기업들의 생각은 어떨까? 오너의 전횡 같이 주로 논란이 되는 경영진의 권한남용(management override)에 대해 중소기업들은 스스로 자유롭다 이야기할 수 있을까?

    [칼럼 전문 보기:

    http://www.edaily.co.kr/news/NewsRead.edy?newsid=01151286602907320&SCD=JC21&DCD=A00302 ]

  • 위기 시 기업을 최대한 인간화하라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CEO들을 위한 위기관리 가이드라인 50-㉓

    위기 시 기업을 최대한 인간화하라

    일단 위기 시 기업은 인간화돼야 한다. 피해자들과 최대한 공감하며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해나가야 한다. 방어적일뿐 공감하지 못하면 해결 가능성은 현저히 줄어든다. 위기 시 이해관계자들은 ‘공감’된 후에야 ‘이해’하려고 노력한다. 기업의 공감 능력이란 하루아침에 발휘되지 않는다. 평소 훈련과 철학이 선행돼야 하기 때문에 어렵다.

    기고문 보기: http://www.econovill.com/archives/111554

    위기 시 기업을 최대한 인간화하라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일단 위기 시 기업은 인간화되어야 한다. 피해자들과
    최대한 공감하며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해 나가야 한다. 방어적 일뿐 공감하지 못하면 해결 가능성은 현저히
    줄어든다. 위기 시 이해관계자들은 ‘공감’된 후에야 ‘이해’하려
    노력한다. 기업의 공감 능력이란 하루 아침에 발휘되지 않는다. 평소
    훈련과 철학이 선행되어야 해서 어렵다.

    기업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통해 또는 생산과정에서나
    기타 여러 활동으로 피해자가 생겨났다면 일단 가장 중요한 원칙은 그 피해자와 가족들과 ‘공감하는 것’이다. 위기관리 전문가들은 기업들에게 위기 시 ‘기업은 인간화되어야 한다’ 조언한다.
    우리 회사가 그 피해자에게 직간접적인 피해를 입혔을 때 또는 별반 관련 없어 보이는 일부 피해 사례에 접해서도 회사는 우선 그들과
    ‘공감’하는 커뮤니케이션에 집중해야 한다. 사려와 배려 깊은 좋은 인간의 모습으로 해당 기업을 포지션 하기 위함이다.

    돌발적 위기 상황에서 기업이 정신을 차리고 피해자들에게
    공감하는 것이 그렇게 쉽고 간단한 일만은 아니다. 일단 내부적으로도 많은 논란이 있을 수 있다. “우리가 현재 상황에서 그 피해자들에게 직접적 피해를 입혔다는 증거가 있나요?”
    “그들의 일방적 주장일 뿐, 우리의 제품이 그렇게 위험한 것이라 생각되지는 않습니다.” “우리가 공감하는 것 까지는 좋은데, 향후 소송이나 소비자관리
    영역에서 우리에게 부정적 결과를 초래 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등등 기업이 위기 시 공감하지 못하는
    이유는 결론적으로 수 없이 많아 보인다.

    물론 위기 시 기업이 활용하는 ‘공감’ 전략이란 법적 책임을 인정한다는 의미로 쓰이면 안 된다. 반대로 ‘공감’ 전략만을
    통해 위기를 모면하고자 하는 트릭으로 활용해서도 안 된다. 기업이 활용해야 하는 ‘공감’이란 피해자 또는 피해를 주장하는 사람들을 향한 해당 기업의
    ‘인간화’에 기반한다. 기업이
    인간화 되어 “아프다!”이야기 하는 사람에게 “아프다니 너무 걱정이 된다. 빨리 나아졌으면 좋겠다”고 공감하면 그나마 다음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해 진다는 이야기다.

    책임에 대한 인정으로 비추어지지 않을까 전전긍긍하는
    기업들의 경우 위기 시 많은 피해자들을 두고도 ‘공감’을
    생략하거나 비켜나가 커뮤니케이션 한다. 최악의 경우에도 해당 피해자들에 대한 공감보다는 불특정 다수들에
    대한 공감을 커뮤니케이션 하려 한다. “이번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국민 여러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리게 되어
    죄송하게 생각합니다”하는 식으로 특정 상대방 이외의 불특정인들에게 공감이나 사과를 대신 하는 것이다.

    물론 이런 방식에 대해 일부에서는 “그 조차 하지 않는 것 보다는 낫지 않은가?”하는 평가를 한다. 하지만, 중요한 문제의 핵심을 비켜가는 위기관리와 그 커뮤니케이션은
    성공 확률을 떨어뜨릴 뿐 아니라, 상황을 장기화 하는 원인이 된다. 에두르는
    커뮤니케이션은 위기 시 확실한 문제해결 방법론이 될 수 없다는 이야기다.

    기업을 대상으로 피해를 주장하는 일단의 사람들이
    있다면, 정확하게 들여다보고 우선 공감하면서 문제 해결책을 직접적으로 찾아야 한다. 그들을 피하고 무시하면서 공감하지 않다가 문제가 커지고 사회화 되어 큰 논란이 되면 그 때부터 에둘러 불특정인들에게
    공감을 표시하는 습관은 버려야 한다. 최초부터 공감을 기반으로 하는 특정 대상 접근 방식이 가장 바람직한
    위기관리 방식이다. 흔히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다’라 이야기 하는데, 많은 기업들이 초기 공감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지
    못해 문제를 키우는 실수들을 반복하는 것이다.

    실행적 측면에서 공감과 책임에 대한 인정간 확실한
    선을 긋기 힘든 면이 존재한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기업 위기관리에 있어 ‘공감’이란 정확한 공감 대상을 적시하고, 그에 대한 인간적 공감을 표시하고, 이를 실행에 옮기는 것을 의미한다. 단, 확실한 결과가 밝혀지지 않았음에도 책임을 무조건 인정하는 표현, 지나치게 디테일 하게 문제의 핵심을 적시하고 이에 대한 배상 또는 보상책을 언급하는 표현, 과도한 감정 표현으로 다른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메시지들을 방해하는 수준이어서는 곤란하다.

    CEO들께서
    기억하셔야 할 핵심은 위기 시 ‘공감’이란 위기관리를 위한
    회사의 핵심 메시지를 강화 발전 시키기 위한 ‘당연한 프로토콜’이라는
    점이다. 이 또한 평소 이해관계자들과 공감하는 훈련이 반복되어야 실현 가능한 철학이라는 점도 명심하셔야
    한다. 인간이 되는 것도 쉽지는 않다.

  • 위기 시 100% 확실한 것은 없다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CEO들을 위한 위기관리 가이드라인 50-㉒

    위기 시 100% 확실한 것은 없다

    이 세상 어떤 것도 100% 확신할 수 없다. 특히 기업 위기 시 100% 확신해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는 것은 ‘없다’고 생각하자. 100% 확신하다 실패한 사례들은 대부분 내부 정보나 인력들을 너무 믿었기 때문이었다. 스스로 확신하지 않으면서도, 상대에게 확신을 가지게 하는 방법. 이것이 성공적인 위기관리 기법이다.

    “양파 껍질을 벗기듯 자꾸 자꾸 캐 물어야 진짜 중요한 팩트들이 나오더군요” 어느 기업 위기관리 부서장의 하소연이다. 기업에 위기가 발생하면 즉각 지정된 위기관리팀 구성원들이 소집되어 통합적으로 상황 파악을 하게 되는데 이 단계에서 이런 경험을 토로하는 것이다.

    위기관리를 위해서는 이슈나 위기의 단초가 되는 여러 정보들이 내부적으로 완전하게 분석 되어야 하는데 사실 여기에 어려움이 많다. 예로 기술적 관리 책임을 지고 있는 부서들이 빠짐없이 모든 사항들을 위기관리팀에 털어 놓지 않아 초기 상황파악에 실패하는 경우들이 바로 그런 경우다.

    많은 외부 전문가들이 해당 문제의 원인을 다각적으로 지적하고 있는 와중에도 내부적으로는 담당 부서가 일부 정보를 숨기거나 ‘위해 수준’을 자의적으로 평가 공유하곤 한다. 내외부간 인식의 격차가 클 수 밖에 없다. 위기관리에 취약해 지는 원인이 된다.

    따라서 기업이 100% 확언이나 단언을 하며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에는 극도로 신중해져야 한다. 이 세상 100% 확실한 것은 없다는 생각으로 아예 확언이나 단언을 피하는 것도 위기 시 취약성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이다. 정보를 쥐고 있는 해당 부서가 양파가 껍질을 벗듯 계속 추가 팩트들을 내부로 공유하면서 이전과 다른 이야기들을 할 때 이를 조정 관리할 수 있는 의사결정 체계를 만드는 것도 한 방법이다.

    기업이 위기 발생시 100% 확신을 가지고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는 주제는 상당히 제한적이다. 해당 위기에 대응하는 자사의 원칙과 철학만이 확신의 대상이다. 사고 원인에 대해서도 100% 확신은 위기발생 초기 불가능 해 보인다. 누구의 책임인가에 대한 논의에 있어서도 100%란 없다. 앞으로 해당 위기가 언제까지 어떻게 번져 나갈 것인가에 대한 구체적 예측도 100% 확신해 커뮤니케이션 할 수 없다.

    오직 확실하게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는 것은 “우리가 해당 위기를 원칙에 따라 조속히 관리할 것”이라는 사실과 “해당 건으로부터의 피해를 최소화 하기 위해 우리가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와 함께 “(이번 건에 대해) 우리가 어떤 생각을 가지고 현재 위기를 관리하고 있다”하는 회사의 생각 또는 철학 등이 확신을 가지고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는 주제들이다.

    100% 확신을 가지고 커뮤니케이션 했다가 실패를 경험하는 기업들은 평소 내부 정보들이 외부에도 공유할 수 있을 만큼 객관적이라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사실은 절대 그렇지 않다. 내부에서 평소 공유되는 정보들은 보고를 위해 1차 또는
    2차 이상 가공된 것일 가능성이 높다. 부서들의 이해관계와 입맛에 맞춰 다듬어진 것들이라는 의미다. 당연히 부정확 하다.

    또한 인적으로도 위기 시 조직 내 ‘생존’을 위해 의도적으로 제한된 정보들과 자의적 해석 내용만을 공유하는 실무그룹들이 있을 수 밖에 없다. 운이 좋아 문제가 되지 않으면 다행이지만, 치명적인 위기 시 이러한 정치적 부정확성의 문제는 더 큰 위기를 불러오는 결과를 낳는다.

    위기관리에 성공하고자 하는 CEO라면 상황파악에 있어 100% 확신을 가지기 전 자사의 위기관리 원칙과 철학을 다시 한번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 내부적으로 평소 원칙과 철학을 100% 공유하게 되면 오히려 불확실성이 줄어들게 된다. 내부 인력들에게 스스로 판단 할 수 있는 기준이 주어지면 정치적 부정확성 발생 가능성이 대폭 줄게 되는 긍정적 영향도 기대할 수 있다.

    물론 위기발생시 해당 위기를 자사가 통제가능 한 수준에서 관리하고 있다는 확신을 내 외부로 보여 줄 필요는 있다. 하지만, 위기 시 그들로부터의 ‘확신 수준’
    또한 일종의 ‘신뢰 수준’에 머무르면 충분하다 할 수 있다. “알고 있어. 당신들이 조속히 이 건을 해결하려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이해 해. 이 건으로 벌어진 문제를
    당신들이 최소화 하려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공중들과 이해관계자들로부터의 이러한 신뢰는 위기관리 성공에 있어 가장 중요한 힘이 된다. 스스로 확신하지 않고도, 상대에게 신뢰를 주는 방법을 강구해야 하는 이유다.

  • 1편~20편 모음 PACK

    올해 초부터 이코노믹리뷰(http://www.econovill.com/)를 통해 연재하고 있는 ‘CEO를 위한 위기관리 가이드라인’ – (시리즈 부제는 ‘정용민의 위기타파‘) 중 1편에서 20편까지를 하나의 PACK으로 묶어 보았습니다.

    총 50편을 기획하고 있으니 앞으로도 계속 업데이트 해 나갈 예정입니다. 관심있으신 분들의 열람 환영합니다. 파일은 PDF파일입니다.

    다운로드:

    1001168635.pdf

    감사합니다.

    2013. 7. 30.

    정용민 배상

  • 노코멘트는 유죄에 대한 인정이다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CEO들을 위한 위기관리 가이드라인 50-㉑

    노코멘트는 유죄에 대한 인정이다

    좋지 않은 일이 일어나면 일단 침묵하고 보는 것은 모든 사람의 본능이다. 그래서 많은 사람이 위기 시 침묵하는 기업은 곧 ‘유죄를 스스로 인정하고 있는 것’이라고 단순하게 판단한다. 성공적 위기관리를 원하는 기업이라면 항상 자신들의 입장을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어야 한다. 우선 침묵의 본능에서 벗어나보자.

    기고문 보기 : http://www.econovill.com/jym

    노 코멘트는 유죄에 대한 인정이다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좋지 않은 일이 일어나면 일단 침묵하고 보는 것은 모든 사람의 본능이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위기 시 침묵하는 기업은 곧 ‘유죄를 스스로 인정하고 있는 것’이라고 단순 판단한다. 성공적 위기관리를 원하는 기업이라면 항상 자신들의 입장을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도록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 우선 침묵의 본능에서 벗어나 보자.

    위기의 속성은 항상 안 좋은 이야기들로 채워진다. 좋은 이야기들이 위기를 만들지는 않는다. 우리는 흔히 이렇게 이야기한다. “그게 뭐 좋은 이야기라고 동네방네 떠들고 다녀? 그냥 입 다물고 있자고” 나쁜 일이 벌어지면 일단 침묵하고 당사자들끼리 쉬쉬하는 게 일종의 사회 미덕인 시절이 있었다.

    기업 위기 시 이러한 ‘노 코멘트’는 상당히 전략적으로 신중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평소에는 모르지만 위기가 발생 해 많은 핵심 이해관계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을 때 ‘노 코멘트’하는 것은 위기관리의 실패 확률을 극대화 시키기 때문이다. 위기 시 기업의 ‘노 코멘트’는 곧 ‘코멘트’다. 기업 스스로 ‘우리의 책임입니다. 우리가 잘 못한 것입니다. 입이 열 개라도 할말이 없습니다’라는 것을 인정한다는 의미가 된다.

    흔히 노코멘트를 기자들의 취재에 맞서 입으로 ‘노 코멘트’라 말하는 것만을 의미하는 줄 아는데 그렇지 않다. 기업에게 위기가 발생했을 때 해명 보도자료 한 장 내지 않는 것도 노 코멘트다. 기자들의 전화를 피하고 도망 다니는 것도 노 코멘트다. 취재를 위해 다가오는 TV카메라를 손으로 막고 기자에게 발차기 하는 것도 노 코멘트다. 환경단체에서 회사에 보낸 공개질의문에 묵묵부답하는 것도 그렇다. 정부 규제기관에서 언제까지 입장을 밝혀달라 했는데 전화 한 통 하지 않는 것도 그렇다. 직원들이 본사 정문을 에워 싸고 회장님 면담을 요청하는 데 응하지 않는 것도 광의의 ‘노 코멘트’고 곧 다른 의미의 ‘코멘트’다.

    CEO로서 자신의 기업에게 위기가 발생했을 때 전사적으로 노 코멘트 해야 하는 상황은 최소화 하도록 평소 많은 준비를 독려하는 것이 좋다. 전략적으로 노 코멘트 해야 하는 일부 상황도 없는 것은 아니다. 정부규제기관 조사가 진행 중이거나 법적 판결이나 과징금 등의 처벌을 받았을 때가 그 중 하나다. 매우 민감한 M&A이슈가 있을 때도 그렇다. 그러나 이 일부 노코멘트적 상황에서도 간단한 공식 멘트는 전달 하는 게 일반적이다. 향후 어떻게 대응 또는 개선 할 것인지에 대한 내용을 전달하고, M&A관련 경우 공식적인 부인이나 왜 코멘트 할 수 없는지에 대한 설명으로 입장을 가늠하곤 한다. 정확한 의미의 침묵과 노 코멘트는 대부분의 상황에서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하자.

    위기 발생 시 기업의 자기중심적 침묵은 곧 여론의 공간에서 정보의 진공상태를 만들어 버려 문제가 된다. 정보의 진공은 위기 시 기업이 가장 경계해야 할 대상이다. 위기 발생 직후 일정기간 동안 채워지지 않는 정보의 진공상태는 곧 다른 비정상 정보들로 채워져 버린다. 즉, 해당 기업에 반하는 불리한 정보들, 루머들, 억측과 추론들, 감정적 비판들로 모든 공간이 들어차 버리는 것이다.

    그 이후에는 기업이 관리할 수 있는 대상들이 사라진다. 들어갈 여론 공간이 이미 사라져 버린 것이다. 추후 힘겹게 어떤 코멘트를 해 위기관리를 시도하더라도 그 예후가 좋을 리 없다. 이미 해당 기업에게는 유죄 판결이 나버린 셈이다. 여론적으로 ‘무언가 잘 못한 것인 있으니 이 기업이 침묵하고 말을 하지 않는 게 아닌가?’하는 아주 상식적인 판결이 내려져 버리는 것이다.

    위기가 발생했을 때 위기를 전략적으로 다루는 기업들은 대부분 빠르게 자신들의 해석과 입장을 여러 루트를 통해 전달하려 노력한다. 전체적으로 여론의 공간 속에 자신들의 입장과 해명의 비중을 확보하려 애쓴다. 초기 여론의 공간을 장악 또는 일부 확보하게 되면 그 다음부터 위기관리가 훨씬 수월해 진다. 아무리 부정적인 상황이라도 할말이 전혀 없을 수는 없다. 전략적으로 우리가 어떤 말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 고민하고 결정하는 것이 선진 기업의 위기관리다. 조직의 본능에서 일단 벗어나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