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그] CEO·최고경영진

  • 33. 일간지 기고문 사표에 사내 메모로 대응, 골드만삭스

    기업 임원이 일간지에 사표(?)를 냈다. 개인이 기고문을 통해 회사를 욕 하며 공개적으로 자신의 퇴직을 발표한 것이다. 기업들이 이런 어이없는 기고문을 접한다면 어떤 대응들을 할까? 이 와중에 가장 중요한 이해관계자를 빨리 생각해 낸 기업이 있다. 그들을 대상으로 강력하게 커뮤니케이션 해 지지를 이끌어 냈다. 지적 받은 일부 문제는 자신 스스로를 바꾸어 개선에 나섰다. 미국 골드만삭스의 이야기다.

    2012년 3월 14일 아침. 뉴욕타임스(NYT)에는 이상한 기고문이 하나 실렸다. 세계적 투자은행이자 증권회사 골드만삭스의 그렉 스미스라는 이사가 보낸 기고문이었다. 이 임원은 놀랍게도 이 기고문에서 고객을 ‘멍청이’라고 부르며 무시하는 부도덕한 골드만삭스 문화를 고발했다.

    골드만삭스에서 12년간 일한 그는 이날 회사를 떠나면서 일간지에 회사의 내부 실상을 적나라하게 공개해 버린 것이다. 그는 기고문에서 “고객과의 명예와 믿음을 중시하는 143년간의 골드만삭스 문화는 온데간데없고, 지금은 오직 고객을 이용만 하는 ‘악독하고 파괴적인’문화만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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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기고문은 골드만삭스를 비롯한 월가에는 청천벽력 같은 충격이었다. 골드만삭스 직원들은 물론 고객들과 동종업계 기업들에게 까지 널리 회자가 되며 언론으로부터 집중적 관심들이 이어졌다.

    이에 대해 골드만삭스는 가만히 있지 않고 신속하게 공식 입장을 내놓았다. 골드만삭스 대변인은 “고객이 성공해야만 회사도 성공할 수 있다는 게 우리의 입장이며 골드만삭스는 이런 원칙하에 경영되고 있다”고 언론을 통해 이 기고문을 즉각 반박했다.

    같은 날 바로 로이드 블랭크페인(Lloyd C. Blankfein) 골드만삭스 회장은 직원들을 대상으로 하는 내부 메모를 배포했다. 블랭크페인 회장은 ‘오늘 자 뉴욕타임즈 기고문에 대한 우리의 답변(Our Response to Today’s New York Times Op-Ed)’라는 제목의 내부 메모를 통해 “우리의 가치관을 반영하지 않은 전직 직원이 쓴 주장을 읽고 실망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러한 주장이 자사 골드만삭스 3만여 직원들의 생각을 반영하는 것이 아니고, 반영 할 수도 없다.”고 단호하게 입장을 밝혔다.

    블랭크페인 회장은 기존 골드만삭스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하는 직원 서베이 결과를 다양하게 인용하면서 뉴욕타임즈 기고문 주장에 대해 반론을 폈다. 전직원의 85퍼센트가 회사 자체와 회사가 일 하는 방식에 긍정적인 의견을 나타냈다는 것을 근거로 제시했다. 고객들의 89퍼센트가 골드만삭스가 그들을 위해 우수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답한 고객 서베이 결과도 언급했다. 그는 “이 긍정적 답변 비율은 오늘 자 뉴욕타임즈 기고문을 쓴 전직 임원과 비슷한 직급인 사내 1만 2천명 부사장들의 긍정적 의견 비율과도 비슷한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골드만삭스가 완벽하지는 않지만, 일단 문제를 발견하게 되면 그것에 대해서는 아주 심각하고 근원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면서 좀더 소통을 강화할 것을 임직원들에게 약속했다. 이 내부 메모는 자연스럽게 언론에서도 주목을 했고, 주주들과 고객들에게도 자연스럽게 공유가 되었다.

    이후 블랭크페인 회장은 180도 태도를 바꾸었다. 고고하게 어깨에 힘을 주던 월가 CEO의 모습을 싹 빼버렸다. 이전에는 거의 언론 접촉을 하지 않고 비밀주의를 지키던 블랭크페인 회장이 대외 활동을 강화하면서 언론과의 스킨십을 마다하지 않게 변화 한 것이다.

    그는 뉴욕타임즈 기고문 파동 직후부터 CNBC, 블룸버그 등 언론과 잇따라 인터뷰를 확대하고 골드만삭스의 홍보맨으로 뛰기 시작했다. 이와 함께 각종 포럼, 컨퍼런스 등에도 얼굴을 적극적으로 비추기 시작했다. 논란 이후 땅에 떨어진 회사의 평판 개선을 위해 그 동안 비판을 받아 왔던 실적위주의 임직원 성과보상 시스템도 확 바꿔버렸다.

    자사 핵심 임원이 유력지에 기고문을 통해 공개적으로 회사를 비판하며 사표를 냈다는 이슈는 그 자체만으로도 정말 충격적인 것이다. 하지만 이 충격에 대응 해 골드만삭스는 숨거나 침묵하지 않았다. 오히려 최고경영진은 정신을 차리고 직원들을 대상으로 커뮤니케이션을 강화하면서 ‘기업 평판은 직원으로부터 나온다’는 원칙을 다시 기억했다. 이들을 향한 내부 메모를 전략적으로 활용했다. 직원과 고객들을 대상으로 하는 서베이 결과들을 적극 인용해 퇴직 임원의 주장을 반박했다.

    일개 해프닝에 대한 대응과 논리적 반박에만 위기관리를 그치지 않고, 이후에도 회장 스스로 자신을 변화시켰다. 대외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대폭 수정했다. 기자를 연이어 만나고 밖으로 나가 연설 하기 시작했다. 이 모든 위기관리 전략은 그 대부분이 회장 스스로 자사의 문제에 대한 정확한 파악에 기반한 것이었고, 그 핵심 타겟은 일관되게 임직원들이었다. 위기 시 가장 강력한 리더십은 주요 이해관계자들이 바라는 모습으로 자신을 변화시키는 리더십이다. 이런 리더십이 위기를 성공적으로 관리한다.

    [참고] 골드만삭스 경영진의 내부 메모

    March 14, 2012
    Our Response to Today’s New York Times Op-Ed
    By now, many of you have read the submission in today’s New York Times by a former employee of the firm. Needless to say, we were disappointed to read the assertions made by this individual that do not reflect our values, our culture and how the vast majority of people at Goldman Sachs think about the firm and the work it does on behalf of our clients.

    In a company of our size, it is not shocking that some people could feel disgruntled. But that does not and should not represent our firm of more than 30,000 people. Everyone is entitled to his or her opinion. But, it is unfortunate that an individual opinion about Goldman Sachs is amplified in a newspaper and speaks louder than the regular, detailed and intensive feedback you have provided the firm and independent, public surveys of workplace environments.

    While I expect you find the words you read today foreign from your own day-to-day experiences, we wanted to remind you what we, as a firm – individually and collectively – think about Goldman Sachs and our client-driven culture.

    First, 85 percent of the firm responded to our recent People Survey, which provides the most detailed and comprehensive review to determine how our people feel about Goldman Sachs and the work they do.

    And, what do our people think about how we interact with our clients? Across the firm at all levels, 89 percent of you said that that the firm provides exceptional service to them. For the group of nearly 12,000 vice presidents, of which the author of today’s commentary was, that number was similarly high.

    Anyone who feels otherwise has available to him or her a mechanism for anonymously expressing their concerns. We are not aware that the writer of the opinion piece expressed misgivings through this avenue, however, if an individual expresses issues, we examine them carefully and we will be doing so in this case.

    Our firm has had its share of challenges during and after the financial crisis, but your pride in Goldman Sachs is clear. You’ve not only told us, you have told external surveys.

    Just two weeks ago, Goldman Sachs was named one of the best places to work in the United Kingdom, where this employee resides. The firm was the highest placed financial services company for the third consecutive year and was the only one in its peer group to make the top 25.

    We are far from perfect, but where the firm has seen a problem, we’ve responded to it seriously and substantively. And we have demonstrated that fact.

    It is unfortunate that all of you who worked so hard through a difficult environment over the last few years now have to respond to this. But, our response is best demonstrated in how we really work with and help our clients through our commitment to their long-term interests. That priority has distinguished us in the past, through the financial crisis and today.

    Thank you.

    Lloyd C. Blankfein
    Gary D. Cohn

    위기관리는 상황 관리와 커뮤니케이션 관리로 나뉩니다. 이 글은 위기 발생 후 기업, 정부, 공기관등이 위기관리를 위해 실행 한 커뮤니케이션 중 하나의 성공 포인트만을 잡아 예시한 것입니다. 즉, 이 원 포인트가 해당 케이스 위기관리 전반의 성공을 대변하고 있지는 않음을 알려드립니다.

  • 미디어트레이닝에 대한 10가지 오해

    정용민 대표 컨설턴트 / 스트래티지샐러드

    미디어트레이닝은 해외에서는 가장 일반화되어 있는 CEO 및 임원 훈련 프로그램이다. 그 대상이 팀장급 라인까지 내려가 있는 기업들이 이미 국내에도 존재한다.

    이런 미디어트레이닝에 대한 관심과 기업들의 투자는 ‘기업 커뮤니케이션을 관리(manage)해야 하겠다’는 적극적 동기에서 발아되었다. 예전에는 그냥 준비나 체계 없이 언론에 그때 그때 반응하는 방식에서, 이제는 미리 예측해 준비하고 연출하여 안전하게 커뮤니케이션 한다는 방식으로 일진보 한 것이다. 그래야 기업 커뮤니케이션 메시지를 기업이 원하는 대로 적극 관리해 나갈 수 있다고 믿게 된 것이다.

    최근에도 그룹사 및 대기업 CEO들과 연이어 미디어트레이닝을 진행하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대부분 미디어트레이닝에 대해 신기하다 또는 새롭다는 반응을 보이신다. 일부는 훈련을 받아야 하는 이유에 대해 의문을 나타내시기도 한다. 이런 반응들은 나름 모두 의미가 있다. 그분들과 여러 임원들이 가지고 있는 기존 미디어트레이닝에 대한 잘못된 오해들을 10가지로 정리해 각각에 대해 한번 설명해 본다.

    1. 미디어트레이닝은 언론사 구조나 기자의 특성을 연구하는 훈련이다?

    물론 미디어트레이닝 세부 아젠다 중 ‘언론에 대한 이해’ 부분이 있기는 하다. 하지만, 미디어트레이닝 아젠다의 대부분은 전략적 언론 대화 방식과 메시지들에 대한 것이다. 예전 국내에서 미디어트레이닝이 곧 언론에 대한 이해로 인식되었던 것은 IMF를 전후로 글로벌 기업들이 국내에 진출하면서 외국인 CEO들이 한국 언론에 대한 정보를 얻기 원했기 때문이었다. 반면 국내기업 CEO들에게 언론에 대한 이해를 미디어트레이닝이라는 명칭 하에 제공하는 것은 불필요하다는 의견들이 많다. 정확한 의미의 미디어트레이닝은 전략적 대언론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습득하기 위한 트레이닝이다.

    2. 미디어트레이닝은 기자를 속이기 위한 연습이다?

    절대 아니다. 그래서도 안되고 그럴 수도 없다. 그런 불가능한 연습을 하는 트레이닝이 절대 아니다. 미디어트레이닝은 기자에게 우리 회사의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하여 보다 정확한 기사를 작성할 수 있게 도움을 주기 위한 훈련이다. 수준 있는 저널리즘이 존재하는 한 기업 경영진의 이러한 노력과 실행은 언론에게도 기업에게도 공히 큰 도움이 된다.

    3. 미디어트레이닝은 팩트를 조작하기 위한 준비다?

    어떤 기업이고 제3자 검증이 가능한 팩트를 함부로 조작하거나 숨기는 전략적이지 못한 행위를 하진 않을 것이다. 미디어트레이닝 시 CEO들과 진행하는 “기자의 이런 질문에 대해 우리는 어떤 메시지로 대응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는 대응 논리와 근거에 관한 것이다. 있는 팩트를 조작하려 하기 보다 좀더 올바른 시각에서 해당 팩트를 해석하고 의미를 부여하는 작업을 통해 보다 효과적인 기업 메시지를 준비 하기 위함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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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미디어트레이닝은 자세, 복장, 용모, 발성과 발음에 대한 것이다?

    몇 년 전부터 일부 미디어트레이닝이라는 명칭아래 CEO의 헤어스타일이나 복장, 용모, 발성과 발음을 교정하는 교육을 하는 기업들이 생겨났다. 물론 의전적 목적으로 또는 교양 목적으로 진행하는 교육으로서의 의미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는 근본적인 미디어트레이닝 주제와는 약간 거리가 있다. 진정한 의미의 미디어트레이닝은 기업 CEO들을 멋지고 아름다운 아나운서나 앵커로 변화시키려 하지는 않는다. 기업 커뮤니케이터로서 CEO가 전달해야 하는 메시지의 품질 그리고 신뢰도를 강화하기 위한 훈련을 중심으로 한다.

    5. 미디어트레이닝은 CEO와 임원들만 받는 것이다?

    예전에는 그랬었다. 조직 체계상 언론과 커뮤니케이션이 허락된 일부 임직원들에게만 제공되는 것이 미디어트레이닝이었다. 하지만, 언론환경이 바뀌고, 언론의 취재방식이 변화하면서 미디어트레이닝의 대상과 폭 그리고 유형들이 훨씬 다양화되었다. 예를 들어 TV의 탐사보도, 고발 프로그램들이 강화된 이후로는 고객 접점에 있는 일선 직원들에 대한 미디어트레이닝이 활성화 된 것과 같은 맥락이다. 미디어트레이닝이 예전에는 내부적으로 언론 커뮤니케이션이 ‘허락된’ 임직원들에 대한 것이었다면, 최근에는 ‘언론이 접촉을 시도할 수 있는’ 모든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하는 개념으로 패러다임이 변화되었다.

    6. 홍보팀원은 미디어트레이닝을 받을 필요가 없다?

    홍보실에서만 30년 일하신 홍보임원에게 미디어트레이닝을 받으라 하면 대부분 겸연쩍어 하신다. 언론에 대해 실시간으로 모든 정보들을 업데이트 받고 계시기 때문에 배울 것이 없다 하신다. 언론과 커뮤니케이션 한 경험을 따져도 산전수전을 다 겪어 스스로 미디어트레이닝을 시킬 수도 있다 하신다. 물론 맞는 말이다. 경험보다 좋은 훈련은 없다. 하지만, 누구든 새로운 사업 분야, 새로운 기업 환경으로 인해 파생되는 많은 이슈들에 대해 항상 준비되어 있다 자만할 수는 없는 것이 현실이다. 미디어트레이닝을 통해 항상 ‘준비’ 한다는 개념이 중요하다. 물론 홍보업무를 새로 시작하는 홍보실 직원들의 경우에는 아주 핵심적이고 필수적인 기본훈련으로서의 의미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7. 미디어트레이닝은 그냥 교훈을 주는 강의일 뿐이다?

    실습을 통한 실질적 경험을 제공하지 못하는 미디어트레이닝은 반쪽 짜리 일 뿐이다. 강의를 들으면서 고개를 끄덕이기만 해서는 실제 기자와 날 선 인터뷰를 진행할 수는 없다. 아직도 일부 기업들은 CEO의 시간 부족을 이유로 강의 중심의 미디어트레이닝을 요청하기도 한다. 하지만, 여러 번의 강의가 한번의 실질적 경험과 인사이트를 스스로 찾아 개선하는 노력을 대체할 수는 없다. 교훈만을 주는 강의는 미디어트레이닝이 아니더라도 수없이 많다.

    8. 미디어트레이닝은 기자와 인터뷰하는 방식을 그냥 한번 경험 해 보는 것이다?

    한번 경험해 본다는 생각을 가지고 미디어트레이닝에 임하시는 CEO들중 식은땀을 흘리시며 고생을 하시는 분들이 꽤 많다. 이전에는 매번 긍정적이고 매너 좋은 환경에서 마케팅 목적의 언론 인터뷰만 하셨던 CEO들은 더 스트레스를 심하게 느끼신다. 미디어트레이닝에 있어 핵심은 실습이며, 이 실습을 통해 실질적 커뮤니케이션 역량을 향상하는 것이 고된 실습의 목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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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미디어트레이닝은 아무 준비 없이 그냥 받아 보면 된다?

    생각보다 많은 홍보실과 CEO 및 임원들이 이런 생각을 가지고 아무 준비 없이 미디어트레이닝에 임하신다. 하지만, 가장 이상적인 미디어트레이닝의 형태는 특정 이슈에 대하여 이미 준비된 기업의 핵심 메시지들을 실제로 확인하는 프로세스로 진행되는 형식이다. 미리 사내에서 구조화하여 공유하고 있는 훌륭한 핵심 메시지들을 실습을 통해 공격적인 기자들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해 보는 경험을 쌓는 방식이어야 한다. 미리 만들어진 핵심 메시지 없이 미디어트레이닝을 진행하게 되면 실습의 깊이나 전략적 심도가 얕아지게 마련이다.

    10. 미디어트레이닝은 딱 한번이면 족하다?

    그렇게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되묻고는 한다. 미디어트레이닝을 함께 하신 CEO 대부분은 ‘이런 준비와 실습들은 지속적으로 진행되어야 한다’는 사후 코멘트들을 많이 하신다. 미디어트레이닝은 새로운 기업 이슈들이 떠 오를 때 마다 해당 이슈에 대한 대비 차원에서 활발하고 다양한 방식으로 이루어 질 수 있다. 미디어트레이너들이 준비하고 준비하고 준비하라는 말을 여러 번 반복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국내에서도 이제 미디어트레이닝이 상당히 일반화되어 많은 기업 경영진들은 물론, 정부기관장들과 공기관장들에게도 큰 관심을 끌고 있다. 기업과 CEO들의 더욱 전략적인 접근과 받아들임을 통해 최소한 커뮤니케이션으로 인한 위기는 이 세상에서 사라지기를 기원한다. 그것이 국민과 소비자들 모두가 행복한 세상을 만들기 위한 최소한의 투자라고 생각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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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4편

    오늘부터 기업들과 조직들을 이끄는 CEO 및 임원분들과 미디어트레이닝을 하면서 나눈 실제적인 이야기들을 모아 정리 해 봅니다.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질문들이라서 향후 위기관리 커뮤니케이터들간에 토론의 주제도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고지] 어떤 내용에서도 해당 회사와 개인이 드러나지 않는다는 것을 전제로 합니다. 개인과 사업 그리고 상황에 대해서는 디테일하게 밝히지 않습니다.

    미디어트레이닝 현장 딜레마 1편

    CEO에게 이런 조언 “심각한 이슈나 위기가 발생하면 홍보실에게 정확하고 충분한 정보를 몰아 주시는 것이 좋습니다. 홍보실이 충분한 정보를 구하지 못해 애드립으로 상황을 모면하게 놓아두지 마세요”

    어떤 CEO들은 이렇게 반응 “근데 홍보실이 좀 몰라야 위험한 정보가 기자에게 새 나가지 않는 것 같아요. OO그룹이 보통 그런 전략을 쓰던데…홍보쪽에서 아주 모르니 그냥 어중간하게 상황을 넘기곤 하는거죠”

    미디어트레이닝 현장 딜레마 2편

    임원께서 질문 “우리회사는 현장 업무들이 많은데요. 기자가 낌새를 눈치 챘는지 사이트에 와서 뭘 좀 확인하자 했는데…이게 모두가 보는 앞에서 그대로 팍 드러나 버린 겁니다. 문제가 바로 드러난 거죠. 그런 순간에는 어찌해야 할까요? 찍지 말라고 할 수도 없고 변명도 안되고…”

    미디어트레이닝 현장 딜레마 3편

    지역 공장장이신 임원이 질문 “지금까지 미디어트레이닝 세션에서 저에게 가이드 주신 부분 상당히 도움이 됩니다. 근데 고민이 있어요. 저희 공장이 있는 지역에는 각종 지역지들이 있습니다. 특히 환경관련 신문들이 아주 골치 아픈데요. 그 친구들은 항상 공장에 와서 자신들이 찍은 사진을 몇 장 던지고 기사 나간다고 알려주고 돌아 갑니다. 이 기자들에게는 지금까지 알려주신 핵심 메시지나, 대응 전략이나, 논리화와 근거 준비 등이 통하지 않아요.

    광고비와 협찬비를 뜯기 위해서 부정적 취재를 하는 골치 아픈 일부 지역 언론들에 대한 대응 전략이나 방식은 어떤 것이 있을지 좀 조언을 부탁합니다. 죽겠어요…”

    미디어트레이닝 현장 딜레마 4편

    한 임원께서 미디어트레이닝 중 질문 “제 지난 경험인데요. 지금 기자에게는 핵심메시지를 반복하라 하시니까 생각이 나서요. 예전에 기자에게 전화를 받았는데 어디서 알았는지 어떤 사실을 제게 확인 요청을 하더군요. 근데 그게 그때 나가버리면 죽도 밥도 안 되는 그런 이슈였어요. 그래서 모른다…그런 일 없다. 말도 안 된다 딱 잡아 땠죠. 자꾸 기자가 물어봐서 저도 반복적으로 그렇게 계속 강조 했어요. 근데 그게 한 일주일 지나서 바로 공식 릴리즈가 된 거야. 홍보실에서 한 거죠. 참 난처 하더라고요. 그 기자가 전화를 걸어와서 막 화를 내고 섭섭하다 하던데…이런 경우에는 어떡해야 하나요? 그냥 처음부터 노코멘트하고 침묵해야 하나? 사실을 이야기하고 기사를 쓰지 말아 달라고 해야 하나?”

    [계속]

  • 23. 흑묘백묘(黑猫白猫) 철학으로 위기관리, GM CEO 메리 바라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위기가 발생하면 CEO는 주변을 돌아 본다. 이 위기를 관리해 낼 적절한 인력을 찾는다. 오랜 경험을 가진 사내 전문가들이 풍부하게 포진하고 있다면 이상적이다. 하지만, 그렇지 못하다면 최고경영자는 어떤 결정을 해야 할까? 취임하자 마자 회사 역사상 가장 큰 위기를 맞은 CEO가 외부로부터 백기사들을 고용해 단호한 대응을 해버린 기업이 있다. GM의 이야기다.

    2013년 12월 10일. GM은 당시 신차 개발 부문 부사장인 메리 바라(Mary Barra)를 새로운 CEO로 내정했다고 발표했다. 글로벌 완성차 업계 역사상 최초의 여성 CEO가 된 메리 바라는 고졸학력의 인턴사원으로 시작해 33년만에 CEO 자리까지 오르는 영광을 얻었다.

    그러나 그런 흥분은 오래가지 않았다. 취임 후 불과 3개월여만에 최악의 위기를 맞게 된 것이다. GM 차량들에서 잇따라 결함이 발견되면서 리콜 대상 차량이 수백만 대를 넘어섰다. 더구나 GM이 점화장치 결함을 알면서도 이를 10년 동안 숨기다 뒤늦게 리콜에 나선 것이 알려지며 전세계적인 비난까지 받게 되었다.

    점차 여론이 악화돼 일부 언론에서는 바라 대표가 위험한 사고의 원인이 된 자동차 부품 결함을 사전 인지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기 시작했다. 늦장 리콜의 이유와 경위에 대해서 의회가 의문을 표하기 시작했다. 바라 대표의 입지가 위협받는 최악의 상황이 되어가고 있었다.

    이에 대응해 바라 대표는 여장부답게 강하고 빠르게 움직였다. 먼저 내부적으로 상황의 전모를 파악하기 위해 리먼브라더스 파산 사태를 조사한 것으로 유명한 안톤 발루카스 변호사를 고용했다. 발루카스 변호사는 GM 내외부 관계자 230명을 인터뷰하고 수백만 페이지의 자료를 검토해 충실한 보고서를 만들어 보고했다. 발루카스 변호사 팀의 보고서는 바라 대표의 위기관리 전략에 기반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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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후 바라 대표는 “조사보고서를 통해 GM이 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 무능력과 이를 방치하는 패턴이 현 위기의 원인이라는 것을 발견했다”며 “실수에 대한 책임을 받아들이며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할 것”이라고 일갈했다. 그리고 바로 늑장 리콜의 책임을 물어 부회장과 디렉터 등을 포함해 총 직원 15명을 해고했다.

    동시에 바라 대표는 점화정치 결함 피해자들을 위한 보상프로그램도 발표했다. 이 보상 처리를 위해 9·11 테러 피해자와 영국 석유회사 BP의 멕시코만 원유유출 사고 피해 보상 업무를 맡았던 켄 파인버그 변호사를 고용했다. ‘참사 처리의 달인(master of disaster)’으로 불리는 파인버그 변호사는 소송보다는 타협을 이끌어 내기로 유명한 협상자로 알려져 있다. 바라 대표의 위기관리 전략을 엿볼 수 있는 인선이었다.

    초짜 여성 CEO으로 보기에는 빠르고 단호한 결정들이었다. 내부 정치 싸움에 연결되어 있는 여러 무능한 정적들을 견제하기 위해 제3자 전문가들을 불러 문제의 원인을 파악하게 했다. 이런 정치적인 결단을 통해 자신과 오래된 내부 문제들과의 단절을 이루어냈다. 문제의 핵심을 정확하게 정의해 버렸다. 그리고 그 기준에 따라 GM의 원칙에 반한 책임 있는 인사들을 정리 해 완전한 과거와의 단절을 이루어 냈다.

    외부적으로는 GM이 책임 져야 할 피해자들과 가족들에게 전략적으로 보상 의지를 피력하며 여론을 관리했다. 이를 위해 간헐적 경험을 가진 내부 인사가 아닌 외부에서 성공적 경험을 보유한 전문가를 초빙해 무게를 더했다. 피해 고객들도 중량급 인사가 자신들과 협상에 나선다는 부분에서 GM이 얼마나 현 상황을 심각하게 여기고 있다는 것을 알아채게 되었다.

    바라 대표는 이후 청문회 출석 전 제출한 서면 답변서에서 “시간을 되돌릴 순 없지만 우리는 문제를 알자마자 즉각 행동했다”고 말했다. 그녀가 문제를 알고 무엇을 했는지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했다. ‘즉각’이라는 표현이 실제로 이해될 수 있는 결과들을 보여준 것이다.

    일반적으로 기업들은 자사에 위기가 발생하면 그 문제를 파악하는데 있어 외부 전무가들의 개입을 극히 두려워하고 민감하게 생각한다. 보상과 관련 한 처리에서도 인색하기는 마찬가지다. 중립적인 외부 전문가에게 보상 협상을 맡긴다면 자사가 더 큰 손해를 볼 수도 있다는 피해의식 때문에 큰 거부감을 보인다. 경험이 적은 내부 인력들이 회사의 입장에서 문제를 파악하고 협상을 시도하다 보니 문제는 장기화되고 사회적인 여론은 악화된다.

    GM의 바라 대표는 이에 대해 열린 생각을 가진 경영자였다. 엄청난 곤경에서 자신을 구해낼 백기사로 외부 전문가들을 완전하게 활용해 위기를 관리해 버렸기 때문이다. 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만 잘 잡으면 된다는 1970년대 말 덩샤오핑(鄧小平)의 철학을 닮았다. 위기 발생시 최고경영자들이 가져야 할 시각에 관한 이야기다.

    위기관리는 상황 관리와 커뮤니케이션 관리로 나뉩니다. 이 글은 위기 발생 후 기업, 정부, 공기관등이 위기관리를 위해 실행 한 커뮤니케이션 중 하나의 성공 포인트만을 잡아 예시한 것입니다. 즉, 이 원 포인트가 해당 케이스 위기관리 전반의 성공을 대변하고 있지는 않음을 알려드립니다.

  • 20. 물 흐르듯 관리했다, V3 백신 오류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막힘이 없다. 물 흐르듯 위기를 관리할 수 있다면 이보다 훌륭한 위기관리 체계는 없을 것이다. 자정 가까운 시간 자사 제품에 큰 오류를 발견한 회사가 있었다. 임직원들은 어두운 밤을 하얗게 밝히면서도 바다 건너 CEO의 지시에 따라 물 흐르듯 일사불란 함을 보여 주었다. 각자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알았기 때문이었다. 안철수연구소 V3 백신 오류 케이스에 대한 이야기다.

    2011년 3월 10일 밤 11시. 백신 소프트웨어 V3 엔진에 업데이트 오류가 발생했다. 밤늦은 사고에 V3의 제조사인 안철수연구소는 즉각 사태를 파악하고 조치사항을 [긴급]이라는 제목을 달아 트위터로 고객들에게 먼저 알렸다. 심야에 백신 엔진을 다운로드 받는 고객들의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서였다.

    그 시각 일본 출장 중이던 CEO에게도 해당 사고 상황이 즉각 보고 되었다. 사고 발생 이후 1시간이 지난 자정. 안철수연구소는 긴급 수정 엔진을 배포하고, 자사 홈페이지와 트위터 그리고 블로그를 통해 고객들을 대상으로 하는 커뮤니케이션을 더욱 강화했다.

    11일 이른 오전부터 회사 공식 블로그에는 엔진 장애와 관련 한 PC오류 조치 방법을 미디어용, 사용자용으로 각각 나누어 자세하게 게시 했다. 오후 1시 49분경에는 자사 공식 블로그를 통해 V3 엔진 장애와 관련 한 CEO의 사과문을 게시했다.

    오후 3시 46분에는 공식블로그를 통해 V3 엔진 장애 관련 Q&A를 게시해 고객을 비롯한 많은 이해관계자들이 궁금해 하는 부분들을 나서서 설명했다. 같은 시간 PC 부팅 장애에 따른 복구 CD 사용법을 오류를 경험 한 고객들에게 공유했다.

    사고 발생 익일부터 3일간 회사 전직원들은 엔진 오류를 경험 한 수많은 고객들을 위해 전화상담, 원격점검, 복구CD배달, PC복구 지원 등의 피해 최소화 활동들을 일사불란 하게 진행했다. 특히 당시 주요한 기업 커뮤니케이션 채널이었던 트위터를 통해서는 토요일과 일요일을 포함 기술적으로 24시간동안 고객들의 질문에 1:1로 커뮤니케이션 하는 성의를 보였다.

    사고 발생 이틀 후인 13일 오전 10시까지 약 2,540건의 장애신고 PC들이 대부분 정상화되었다. 두 시간 후 안철수연구소 임직원들은 공식 블로그를 통해 엔진 장애 개발 방지 대책을 발표했다. 상황에 대한 완전한 관리 후 개선 및 재발방지 대책을 만들어 커뮤니케이션 하는 정해진 수순을 정확하게 밟았던 것이다.

    많은 기업들이 위기 그리고 위기관리 체계에 대해 상당히 모호한 감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이런 모호함이란 실제로 CEO를 비롯하여 임직원들이 위기와 위기관리에 대하여 일정기간 깊이 있는 사고를 해 보지 않았기 때문인 경우들이다. 위기관리 체계의 첫 단추는 우리 회사가 자주 경험 할 수 밖에 없는 위기에 대응 하는 실제적 체계들을 차근차근 마련 해 보는 데에서 꿰어지기 시작한다.

    학창시절 공부 할 때도 이미 배우고 익숙한 교과내용을 좀더 정확하게 정리하지 않고서는 그 다음 새 학기의 공부를 잘 따라갈 수 없다는 것을 우리는 이미 경험했다. 자사에게 흔하게 자주 일어나는 위기들이 무엇인지는 단 몇 분의 기억 찾기를 통해서도 대부분을 파악할 수 있다.

    우리 회사 임직원들은 그리 흔한 위기를 경험하면서 체계적 대응들을 해 왔는가? 한번 자문해 보는 게 그 다음이다. CEO는 경험을 가지고 제대로 의사결정을 진행했었는가? 임원 각각은 자신의 부서가 당시 해야 할 대응 업무들을 협업을 기반으로 일사불란하게 결정 지시하였는가? 일선 실무자들은 고객을 비롯한 여러 이해관계자 접점에서 자신이 마땅히 해야 할 일들을 준비된 대로 적절하게 실행했는가? 이런 다양한 질문들에 대해 답을 찾고, 개선점이 있다면 그 부분을 들여다 보고 대응안들을 보수하는 것이 바로 위기관리 체계가 되겠다.

    안철수연구소에게도 자사 주력 백신에 대한 오류는 가장 치명적이고 발생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위기유형이었을 것이다. 더구나 사고는 자정에 근접한 야간에 발생했다. 하지만 임직원들은 이미 준비되고 훈련되어 있는 정확한 대응 프로세스와 역할과 책임배분(R&R) 체계를 당황하지 않고 그대로 따랐다. 감지, CEO보고와 의사결정 유도, 고객들을 위한 초기 상황관리 그리고 대고객 및 이해관계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끊임 없는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이 막힘이나 지연 없이 물 흐르듯 이어졌다.

    기업은 위기를 경험 한 기업과 위기를 경험할 기업으로 나뉜다. 그리고 한번 위기를 경험했던 기업은 다음 위기를 더 잘 관리 하기 위해 노력하는 기업과 그냥 가만히 앉아 유사한 위기를 기다리는 기업으로 다시 나뉜다. 안철수연구소의 경우 이미 이전에도 몇 차례 유사한 위기를 경험했었다. 그리고 그때마다 다음 위기를 좀더 잘 관리하기 위해 노력하고 준비하고 훈련했다. 이런 성공담은 그냥 가만히 앉아 다가올 위기를 기다리고만 있는 기업들에게 특히 큰 교훈을 준다.

    위기관리는 상황 관리와 커뮤니케이션 관리로 나뉩니다. 이 글은 위기 발생 후 기업, 정부, 공기관등이 위기관리를 위해 실행 한 커뮤니케이션 중 하나의 성공 포인트만을 잡아 예시한 것입니다. 즉, 이 원 포인트가 해당 케이스 위기관리 전반의 성공을 대변하고 있지는 않음을 알려드립니다.

  • 위기관리 첫걸음은 마주 앉기

     

    정용민 대표 컨설턴트

    스트래티지샐러드

     

     

    위기상황은 평시와는 다른 게 당연하다. 평소와는 달리 되는 게 없고, 할 수 있는 게 없어지는 상황이 위기상황이다. 평소 그렇게 쉽던 휴대전화 통화도 상호 어려워 진다. 대표님에게 급히 상황 보고를 하려 해도 이상하게 대표님이 어디 계신지 연락이 힘들다. 핵심 임원들이 서로 전화통화들을 하면서 심각한 논의를 해야 하는데, 각자 휴대폰을 들고 무언가를 하고 있다. 어디론가 전화들을 하는 것 같은데 그게 누구인지 잘 파악이 안 된다.

    평소 같으면 일상 업무관리가 잘 되어가던 현장에도 유사한 상황이 발생된다. 이리 뛰고 저리 뛰고 하는 팀장급들과 달리 아무것도 명령 받지 못한 직원들은 멍하니 주변을 두리번거리면서 마음만 조급해 진다. 간단한 의사결정도 온통 핵심 인력들간 커뮤니케이션이 마비가 되어 적시에 내려지기가 힘들다. 거기에다가 외부 경찰, 시청, 규제기관들, 시민단체, 언론, 고객, 노조 등이 불같이 들고 일어나서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냐? 설명을 해 달라!’ 폭포 같은 요청을 받게 되면 상황은 거의 재앙 수준이 되어 버린다.

    밖의 이해관계자들은 영화에서 본 것처럼 해당 회사 대표이사가 긴급 회의를 소집 해 수많은 임원들과 핵심 인력들이 정렬 한 가운데 종합적인 상황 보고를 받고 있을 것이라 상상 한다. 전략적인 위기대응을 위해 전문가들이 도열한 가운데 360도 분석과 신중한 의사결정이 이루어질 것이라 기대한다. 하지만, 현실은 180도 다르다. 그런 상황은 영화에서만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표이사는 일단 위기관리 회의를 소집하지 않는다. 먼저 주요 임원들의 상황보고를 휴대폰이나 일대일 면대면으로 받기 즐긴다. 나름대로 상황을 파악한다는 게 목적이다. 일부 기업에서는 대표이사실 앞에 기다랗게 줄을 서서 각 부서장들이 각자 상황 보고를 하기도 한다. 생산이 먼저, 기획이 그 다음, 인사가 그 다음, 마케팅, 영업, 법무, 홍보…이런 식으로 부서장들이 줄을 서서 대기 하는 상황을 상상해 보라.

    대표이사는 상황을 듣다가 의문 나는 사항이 있으면 비서에게 이렇게 요청한다. “법무실장 좀 들어오라고 해요” 호출 받은 법무실장은 대표이사의 질문에 답변 하고 다시 자기 사무실로 돌아간다. “홍보실장은 자리에 있나?” 다시 홍보실장이 호출을 받아 대표이사의 질문에 답을 한다. 여러 층 엘리베이터로 올라 다니고, 대표이사로부터 어떤 질문이 나올지 몰라 부서장들은 노심초사다. 화장실도 못 가고 대기한다. 부서원들은 대표이사께서 물으실 만한 상황 정보들을 취합하고 문서화 하느냐 정신이 없다. “빨리 빨리” 이런 주문이 문서작업을 하는 과장과 대리들에게 연속으로 전달된다. 사실 이런 “빨리 빨리”라는 명령은 현장에 있어야 하는 것이어야 하는데 말이다.

    그렇다고 부서간 종합적 상황판단과 협업 커뮤니케이션이 존재하는 것도 아니다. 일반적으로 위기 발생 시 부서별 대표이사 보고서들을 보면 기획과 마케팅과 법무와 홍보와 생산 그리고 고객센터 등에서 올라온 보고서의 포맷과 내용들이 대부분 상이하다. 이 포맷이 같은 회사에서 만들어진 보고서인지도 헷갈릴 정도인 기업들이 있다. 부서장 개인적 관점에서 각 부서별 보고 포맷이 결정되다 보니 서로 다르다. 수치나 시간 그리고 여러 팩트 들이 실무자들 사이에서 공유 되어 짜깁기 되다 보니 많은 불확실한 내용들이 들어 있다.

    당연히 대표이사는 “어떤 수치가 맞는 건가? 이거 맨 처음에 보고 올린 마케팅 상무 들어오라고 해봐” 이런 식으로 또 수북이 쌓인 보고서들을 크로스 체킹 한다. 시간은 마냥 하염없이 흘러간다. 의사결정까지의 속력이 당연히 느릴 수 밖에 없다. 일선에서는 빨리 의사결정이 내려와야 하는데 계속 지연되는 타임라인들을 보면서 속이 끓는다. 결국 일선에서는 변화되는 상황을 어떻게라도 관리하려 시도하게 되고, 개인적 대응이나 애드립들이 난무한다. 지킬 수 없는 약속이 남발되거나, 반대로 일부는 아예 아무 반응도 하지 않고 접촉을 끊어 개인적으로 정신적 안정을 꾀하려 시도하기도 한다.

    위기가 발생 한 기업들에게 항상 반복적으로 질문한다. “왜 서로 빨리 마주 앉지 않으십니까?” 이 질문은 아주 중요한 질문이다. 위기관리 체계라는 개념에서 가장 중요한 첫 걸음이다. 위기가 발생하자마자 서로 마주 앉는 기업은 위기관리에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 대표이사가 위기관리팀을 소집하는 그 단계부터가 위기관리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비상연락망 체계가 존재한다. 위기관리센터나 워룸 이라는 물리적 공간이 구축된다. 핵심 담당자 부재 등을 대비하여 대체인력들이 지정된다. 또한 모든 체계 구축과 동시에 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훈련과 시뮬레이션이 진행된다.

    마주 앉지 않고 위기관리를 잘 해 낼 수 있는 기업들은 흔치 않다. 평소 일상 경영 의사결정 라인에서 벗어나 있는 오너 체계라고 하면 전문경영인들을 중심으로 해 일부 대응이 가능하지만, 이 경우에도 대형 위기 시에는 마주 앉지 않고서는 제한이 많다. 아무리 커뮤니케이션 시스템이 잘 되어 있다 해도 서로가 서로를 한꺼번에 마주 보면서 통합적 분석과 의사결정을 하는 것 만큼은 효율성이 없기 때문이다.

    경험적으로 보면 돌발적 대형 사고나 사건 등이 발생할 때 서로 마주 앉는 시간이 제일 빠르다. 그러나 점진적 논란이나 문제 등에 처했을 때는 위기관리팀의 시간관리가 상당히 늘어진다. 대표이사 보고가 논란이나 문제 감지 후 수일이 걸리는 경우들도 흔하다. 시장에서 부정적 논란이 생겼는데 그 상황 추이를 감지 한 영업임원들이 대응 의사결정 회의를 9일 후에 하는 기업을 본적도 있다. 영업임원들이 “상황이 심각하니 경쟁사의 논란 확산 시도에 강력 대응하자” 결정 후에도 실제 현장에서의 실행 개시는 5일이상 걸렸다. 이 또한 심각성을 빨린 분석 해 적시에 서로 마주 앉지 않았기 때문이다.

    “우리가 서로 마주 앉지는 않아도 상황추이 보고는 계속 받고 있었어요”라 이야기하기도 한다. 하지만, 서로 마주 앉지 않은 채 이메일로 보고되는 추이만으로 위협적 상황을 종합적으로 일관되게 바라보는 경영진 시각을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런 경우 보통 각 부서장들간에 상황 인식에 이견이 생긴다. 법무에서는 ‘별 것 아닐 것’이라 보는 상황에 대해 홍보에서는 ‘불안한 상황이고, 실제 언론에게 알려지면 폭발적일 상황’으로 인식한다. 영업에서는 ‘이걸 해결 안 하면 나중에 이것 저것 다 엮여 들어 갈 것’이라 고민한다. 마케팅에서는 ‘이건 홍보에서만 잘 막아 주면 이상 없을 것’이하고 안도 하기도 한다.

    이렇게 통합되고 일관된 하나의 상황인식이 없으니 나중에 때를 놓치고 위기 대응 회의가 소집되면 부서장들의 인상이 각기 다르다. “별것도 아닌 걸 가지고 왜 OO부서와 OO부서는 그렇게 수선들을 떠느냐?”하는 반응들을 보이는 부서들이 꼭 있다. 이에 대해 “그쪽에서는 만약 상황이 안 좋은 쪽으로 간다면 책임을 질 거냐?” 반격하는 임원들이 생겨난다. 분위기가 험악해진다. 하지만 대표이사에게 각각의 부서가 함께 이야기를 하면서 점차 상황에 대한 통합적 인식이 어느 정도 구성되고, 여러 관리 지시들이 하달된다. 의사결정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대표이사가 주재하는 위기 대응 회의에서는 단 한 시간 만에 내려질 의사결정이 왜 일주일이나 걸렸을까를 한번 생각 해 보자는 이야기다. 얼굴을 서로 마주해 함께 이야기하지 않고서는 아무것도 되는 것이 없다는 점을 상기해 보자. 서로가 서로에게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있다고 믿을 뿐이지, 실제 커뮤니케이션은 되지 않고 있었음을 기억하자.

    어느 기업에서는 부서간 파티션을 정보가 하나 넘어 가는데 한 달이 걸린다. 소위 말하는 사일로(silo)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어떤 기업은 반대로 무슨 일이 있으면 대표 이사 실에서 스탠딩 미팅이 열린다. 사소하지만 중요한 내용을 여러 임원들이 마주 보며 서서 대표이사에게 보고하고 즉석에서 의사결정을 내리는 경우다. 정보가 파티션을 하나 넘어가는데 한 달이 걸리는 기업인지, 스탠딩으로 얼굴을 마주하며 즉석에서 의사결정을 하는 기업인지. 위기가 발생했을 때 우리 회사는 어떤 유형인지 한번 생각 해 보자. 그리고 무조건 마주 앉아라도 보자. 스탠딩 까지는 욕심내지 말고 말이다.

     

  • 토킹 포인트(Talking Point)를 먼저 만들자

     

     

     정용민 대표 컨설턴트 / 스트래티지샐러드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고 했다. 기업이 특정 상황에 처해 있을 때 그에 대한 대응 메시지가 얼마나 잘 내부에 공유 되어 있는지를 보면 그 곳의 위기 커뮤니케이션 시스템 수준을 알 수 있다. 기업들에게 큰 문제가 발생했을 때 그 구성원들 대부분은 각자 다른 시각과 생각을 바탕으로 다양한 메시지들을 쏟아내게 마련이다. 전문가들은 심각한 상황에 처할수록 기업 구성원 모두가 하나의 목소리를 내야 한다 주문한다. 하지만 그렇게 원 보이스(one voice)가 가능한 기업들은 흔하지 않다. 어떻게 보면 현실적이지도 않아 보인다.

    그렇지만 원 보이스 전략을 포기할 수는 없다. 그래서 고안 해 낸 것이 토킹 포인트(talking point)라는 대책이다. 일반적으로 회사가 특정 상황에 처하게 되면 그에 대한 공식입장을 내부적으로 정리해 밝히게 된다. 이 업무를 하는 부서가 홍보실이다. 그렇다고 홍보실이 독자적으로 회사의 공식입장을 정해버리는 것은 아니다. CEO를 포함 해 많은 주관 유관 부서들의 의견을 종합 해 법적 리뷰까지 거친 후 정리된 것이 특정 상황에 대한 해당 기업의 공식입장이다.

    그 공식입장은 외부 언론이나 규제 기관 등 여러 이해관계자들에게 전달하는 것을 목적으로도 하지만, 그 이전에 전사적으로 원 보이스를 확보하기 위한 내부 공유를 목적으로도 한다. 예를 들어 경제민주화 이슈에 엮여 골목상권침해 논란으로 비판에 휩싸여 있는 대형유통기업이 있다고 치자. 내부적으로 해당 비판들에 대해 자사의 공식입장을 정했다. 모든 구성원들에게 그 공식입장을 공유했고, 홍보실을 통해 외부 언론을 비롯한 주요 이해관계자들에게 전달이 되고 있다고 하자. 이 전달되는 일관된 메시지들이 바로 ‘토킹 포인트’다. 이 토킹 포인트들은 위로 CEO에서 일선의 매장직원들까지 회사 구성원 누구나가 해당 이슈에 대해 공히 커뮤니케이션 할 ‘정해져 있는 메시지’다.

    어느 누구도 그 토킹 포인트에서 자유롭지 않아야 제대로 된 시스템이다. 이를 규정으로 만들어 지키는 기업들도 있다.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하기 보다는 회사가 정해 공유해 준 토킹 포인트만을 반복적으로 커뮤니케이션 하는 훈련이 되어 있는 곳들도 있다. 내부적으로 허락되지 않은 직원들은 외부 이해관계자들과 커뮤니케이션 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필요 상황에서 그들이 최소한 전달할 수 있는 기본 원칙과 가치들을 담은 간단한 토킹 포인트는 공유하고 있는 것이다.

    현실에서 기업 경영진들과 위기 커뮤니케이션 트레이닝을 해 보면 이 토킹 포인트를 각각의 사안들에 대해 공유하고 실제 전달하는 체계가 있는 곳들이 극히 드물다. 최고 임원들이나 홍보실은 그런 체계가 절실하다고 생각하면서도 실제 준비를 하고 공유 하는 체계를 가진 곳들은 그리 많지 않다. 그러다 보니 실제 인터뷰 훈련을 해 보면 메시지가 제 각각으로 전달되는 것을 목격한다. 우리 기업들이 매우 취약한 부분이다.

    임원들은 아무도 토킹 포인트를 만들어 주지 않는다고 불평한다. 어떤 임원은 토킹 포인트라는 것이 존재는 하는 것 같은데 내부로 공유되지 않는다 이야기한다. 또 일부는 공유까지는 되는데 그걸 그렇게 유의해서 따르지 않는 자신들이 문제라고 이야기하기도 한다. 중요한 것은 그런 체계가 꾸준하게 일관성을 가지고 반복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임원들이 애널리스트들의 의견을 읽고 그 민감한 내용들을 자사의 토킹 포인트로 착각하게 해서는 안 된다. 자사에 대한 기사를 읽고 기자의 사적 시각에 공감하게 해서는 위험해진다. 이슈와 관련 있는 규제기관과의 미팅에서 들은 내용을 임원들이 자사의 입장과 헷갈려 하면 참 어려워진다. 더욱 최악은 CEO는 A라 말하고, 부사장은 B라 말하고, 전무들은 C라 이야기하는데, 홍보실은 D라고 설명하고 있는 체계다. 무언가 목소리를 하나로 묶어 줄 기준이 있어야 하는데 그게 없어서 그럴 수 밖에 없다면 이 얼마나 실망스러운 체계인가.

    민감한 이슈들을 취재하는 기자들의 입장에서도 취재대상 기업의 구성원 전원이 일정한 토킹 포인트를 가지고 있으면 참 어려운 취재대상이라 평가 하게 된다. 시쳇말로 ‘답이 나오지 않는’ 취재가 되기 때문이다. 이런 기업들의 경우에는 기자가 어렵게 CEO에게 연락 해도 별로 새로운 것이 없는 일반적 원칙과 가치들에 기반한 규정된 메시지들만을 전달 받게 된다. 논리적으로나 법적으로나 국민정서적으로 잘 다듬어진 메시지를 듣게 되는 것이다.

    취재 이슈와 연관 있는 부서의 임원에게 전화 해 물어보아도 CEO와 같은 메시지를 전달받게 된다. 한치도 다른 논리나 개인적 애드립이 없이 간결하고 동일한 메시지다. 그 아래 팀장에게도 한번 물어본다. 영락없이 정해져 있는 똑 같은 메시지들을 순서만 바꾸어 이야기한다. 홍보실은 물론이고, 일선 매장의 직원도 정해져 있는 듯 보이는 메시지를 다른 구성원들과 동일하게 반복한다. 기자들에게는 참 어려운 상황이 펼쳐지게 된다.

    기업 입장에서는 이것이 선진화된 위기 커뮤니케이션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을 통해 취재 하는 기자들에게 어려움이나 곤란함을 주자는 것은 물론 아니다. 기업 자신의 목소리를 최대한 효율적으로 전달 해 정확한 커뮤니케이션이 이루어지는 체계를 만들자는 것이다. 커뮤니케이션은 관리의 대상이다. 고로 기업의 모든 메시지는 관리되어야 한다.

    기업들 중 위기에 처하게 되면 입 단속을 하는 곳들이 있다. 함구령이라고도 한다. 이를 통해 불필요한 커뮤니케이션 잡음을 없앨 수 있다 생각하곤 한다. 많은 기업들이 이 입 단속과 함구령을 통해 위기를 잘 넘길 수 있었다고 평가하기도 한다. 하지만, 모든 위기 시에 항상 입 단속과 함구령이 유효하거나 효과적이라고 볼 수는 없다. 그런 사내 명령이 구성원들을 더욱 혼란스러움에 빠지게 하는 경우들도 있다. 구성원들 일부는 입 단속과 함구령이 떨어지면 스스로 죄의식을 느끼며 창피해 하기도 한다. 불필요한 두려움과 우울함까지 느끼기도 한다.

    단순 입 단속과 함구령을 넘어서 일사불란하게 토킹 포인트를 만들어 공유하는 습관을 들여보자. 어떤 이슈가 발생하면 바로 공유 될 토킹 포인트를 기다리는 직원들로 변화시켜 보자. 회사가 현 상황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입장인지 구성원 모두가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게 하자. 공감한 메시지를 어떠한 상황에서도 일관되게 커뮤니케이션 하게 하자. 공식 인터뷰까지는 아니더라도 가정에 돌아가서, 친척들과, 지인들과 토킹 포인트를 기반으로 커뮤니케이션 하게 하는 것이다. 위기 시 함구령 보다는 훨씬 나은 주변 환경을 조성 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미국 백악관의 경우에도 민감한 사안이 발생하면 대통령을 비롯한 수뇌부들이 언론담당 비서관들과 함께 모여 토킹 포인트를 만들어 내부적으로 공유한다. 이 프로세스는 중요한 이슈들이 대두될 때 마다 거르지 않고 반복되며 공식적 업무 프로세스로 정착되어 있다. 공유된 토킹 포인트는 연설, 기자회견, 인터뷰, 강연, 대화 등을 통해 백악관 핵심 인사들로부터 여러 이해관계자들에게 전달이 된다. 이렇듯 고위공직자들의 발언은 사전에 기획되고 연출되어야 한다.

    기업의 임직원들도 마찬가지다. 그런 개념에서 조직 내 핵심 인사들이 토킹 포인트를 만들어 공유하고 그에 집착하면서 전문가답게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은 전략적 노력임에 틀림 없다. 지금이라도 한번 우리 회사에는 어떤 원 보이스 전략이 존재하는지 한번씩 돌아보자. A라는 특정 이슈에 대해 CEO가 말씀하시는 논리와 메시지가 담당 팀장이 전달하는 논리와 메시지랑 동일한지 여부를 확인 해보자. “사람이 다른데 어떻게 메시지가 똑같을 수 있나?”하는 질문은 유효하지 않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기업의 커뮤니케이션은 ‘관리’하는 것이다.

    지금이라도 기업 홍보실의 더 크고 일관된 노력이 있었으면 한다. 당면해 있는 여러 이슈들에 대한 토킹 포인트들을 고민하고 개발 노력해서 실제 공유 하는 체계를 만들어 보자. 한 달이 지나고 일년이 지나며 그 토킹 포인트가 다양한 이슈들을 관리 해 나가는 새로운 경험들을 임직원들에게 제공해 보자. 이 과정들을 통해 홍보실의 위상은 지금보다 훨씬 더 성장해 있을 것이다.

    홍보실이 메시지를 배달 하는 ‘메신저’로서만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회사를 위해 커뮤니케이션을 관리하는 ‘경영자’로서의 한층 업그레이드 된 역할관이 생겨날 것이다. 내부적으로 존중 받을 수 있는 기회들을 외면하지 말자. 회사에게 위기 커뮤니케이션 체계가 아무것도 없다면 가장 먼저 토킹 포인트를 만들어 공유해 보자. 습관화만 한다면 강한 회사가 될 것이다.

     

  • 17. 10배로 미안하다, SK텔레콤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많은 기업이나 유명인사들이 고개를 숙인다. 부정적 상황을 초래한 책임을 인정하고 미안하다 한다. 최근에는 이런 ‘사과’ 커뮤니케이션이 위기관리에 일반화되었다는 평까지 나온다. 그러나 핵심은 사과 이후 개선과 재발방지 그리고 해당 상황으로 인해 고통이나 불편을 겪은 이해관계자들에 대한 보상이다. 미안함에 10배를 보상하겠다 한 기업이 있다. SK텔레콤이다.

    2014년 3월 20일 저녁. SK텔레콤 일부 가입자의 전화가 불통 되기 시작했다. 통신 네트워크 장애가 발생한 것이다. 휴대전화가 먹통이 되고, 데이터 전송도 이루어지지 않아 많은 서비스 가입자들이 불편을 겪었다. 무선통신을 이용하는 택시 단말기도 작동하지 않아 저녁 퇴근길이 시끄러웠다.

    SNS와 인터넷 상에서 SK텔레콤 통신 장애에 대한 불만의 글이 이어졌다. 가입자들의 문의가 폭주하면서 SK텔레콤 홈페이지 접속도 마비됐다.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도 통신 장애에 대한 내용이 상위에 올라갔다.

    SK텔레콤은 가입자를 확인하는 장비모듈에 이상이 발생했다며 20여분 만에 복구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부 지역에는 통화량이 몰리면서 많은 시민들이 2시간 넘게 다양한 불편들을 겪었다.

    SK텔레콤 하성민 사장은 다음날 서울 을지로 T타워 본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전날 통신 네트워크 장애와 관련 한 자사의 입장과 보상책을 발표했다. 하 사장은 “절대 그런 일이 앞으로 생겨선 안 된다. 대표로서 속상했다”고 솔직한 감정을 이야기했다.

    2700만 고객 모두에게 별도 청구 없이 하루 이용 요금을 감면하겠다는 보상안을 발표했다. 여기에 덧붙여 “직접적인 장애를 겪은 560만 가입자에게는 약관(6배)보다 많은 10배를 보상하겠다”고 밝혔다. 현장에 있던 기자들과 기사를 읽은 고객들은 우선 그 ‘10배’라는 말에 놀랐다. 일반적으로 약관에 정해진 수준의 보상만을 따르는 기업들이 대부분인 현실에서 예상을 훨씬 뛰어 넘은 보상안을 발표하는 기업들은 흔치 않았기 때문이다.

    하 사장은 “사고를 수습하려고 보니 최고경영자(CEO)의 직접 사과에 반대하는 내부 목소리도 있었고, 보상안대로 하면 보상금도 400억 가까이 나온다고 보고가 올라왔다”며 “개인적으로 당시 사고가 진짜 문제라고 생각했고, 1위 사업자가 책임을 져야 한다는 생각에 직접 사과와 보상안 시행을 결정했다”고 결정 과정을 설명했다.

    하 사장의 설명에서 기업들이 위기 시에 겪는 고통스러운 의사결정과정이 그대로 드러난다. CEO의 직접 사과의 경우도 밖에서 보는 것과 같이 그리 간단하게 결정되는 사안은 아닌 게 현실이다. 일부 로펌이나 법무 부문에서는 ‘대표가 그렇게 공식적으로 사과 하고 책임을 인정한다고 하면 향후 소송이나 여러 규제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며 반대 하기도 한다. 일부에서는 “CEO가 이렇게 먼저 나가시면 나중에 상황이 더욱 악화 되었을 때 쓸 카드가 없어진다”며 CEO의 소매를 잡아 끌기도 한다.

    이에 더해 CEO의 위기관리 의사결정에서 가장 큰 부담은 재무적 결정부분이다. 하 사장도 “그렇게 보상을 하면 보상액이 400억원 가까이 나올 수 있다”는 재무부분의 의견에 한동안 흔들렸을 것이 틀림없다. 대부분의 CEO들은 “그런 규모의 재무적 부담을 굳이 자처해야 할 필요가 있는가?”라는 내부 의견에 자신의 의견을 굽히거나 주저한다. 이런 압력 속에서 회사의 철학과 원칙 그리고 가치들을 강조하면서 리더십을 발휘하는 CEO들은 흔치 않다.

    “10배로 보상하겠다”는 의미는 그 숫자 ‘10배’를 넘어 해당 회사가 얼마나 심각하게 이 사건을 보고 있는지를 나타내는 의미다. 그리고 다시는 그런 사건이 재발되지 않도록 자신들이 얼마나 노력 할 것인지를 그대로 표현해 주는 각고(刻苦)의 수사학이었다.

    최근 들어 기업이나 유명인사들의 ‘사과’는 아주 당연한 형식이 되어 버린 감이 있다. 고개를 숙이면 일단 큰 화살들은 피할 수 있다 보는 것이다. 하지만, 책임을 인정하고 개선이나 재발을 약속하는 ‘실행’에 대한 부분은 종종 생략 되곤 한다. 많은 이해관계자들이 “그렇게 잘못을 인정한다면 앞으로 어떻게 할건가요?”라고 묻는데, 이에 대한 대답이 궁한 곳들이 많다는 것이다.

    이에 반해 SK텔레콤은 CEO의 리더십으로 강하게 치고 나왔다. “10배를 보상하겠습니다”라는 메시지로 여러 가치들을 여러 이해관계자들에게 전달하는데 성공했다. 일반 기업들은 가볍게 따라 하기 힘든 의사결정 과정의 어려움들을 극복하면서 힘있게 결정 해 커뮤니케이션 했다. 이 케이스는 절대 ‘돈’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다. 리더십, 철학, 원칙과 가치의 힘에 대한 이야기였다.

    위기관리는 상황 관리와 커뮤니케이션 관리로 나뉩니다. 이 글은 위기 발생 후 기업, 정부, 공기관등이 위기관리를 위해 실행 한 커뮤니케이션 중 하나의 성공 포인트만을 잡아 예시한 것입니다. 즉, 이 원 포인트가 해당 케이스 위기관리 전반의 성공을 대변하고 있지는 않음을 알려드립니다.

  • 위기관리는 곧 이해관계자 관리

    The PR 기고문

    정용민의 Crisis Talk

     

     

    위기관리는 곧 이해관계자 관리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기업에게 위기가 발생하면 가장 먼저 상황파악을 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빠뜨리면 안 되는 작업이 이해관계자들을 선별해 내는 일이다. 이번 사건, 사고, 논란, 갈등, 이슈에서 가장 큰 이해관계를 가지는 그룹이 어떤 그룹인지를 밝혀내는 작업이다. 이는 교과서적으로 이해관계자들을 이해하고 그들 각각의 이해관계들을 이해하는 것만을 목적으로 하진 않는다.

    실질적으로 이해관계를 가지는 그룹들을 실제 위기대응을 위한 목표공중(target audience)으로 삼아 그들에게 우선순위를 부여하고 세부 활동들을 진행 해야 하기 때문이다. 기업이나 조직들의 위기관리 사례들을 분석 해 볼 때 핵심 이해관계자에 대한 대응이나 관리가 일단 실패하면 위기관리 전반에 대해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기는 힘들어 진다.

    급발진으로 문제가 있는 자동차 모델을 생산 판매한 자동차 회사에게는 누가 가장 중요한 이해관계자인가? 문제의 자동차를 구매해 타고 있는 실제 고객들이 가장 중요한 이해관계자다. 공장이 폭발 해 일하던 협력업체 직원들이 여럿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공장에게 있어 이 사고에 대한 위기관리를 위한 가장 중요 이해관계자는 사망한 협력업체 직원과 그 가족들이다. 유조선이 사고를 내 앞바다가 기름으로 뒤 덮였다면 그 바다 주변에서 살아가고 있는 주민들이 가장 중요한 이해관계자들이 되겠다. 온라인에서 불만을 제기 해 SNS 전체를 우리 기업에 대한 성토로 물들인 경우가 있다고 치자. 이에 대한 위기관리의 우선 이해관계자는 최초 그 불만을 제기한 고객 또는 네티즌이 되겠다.

    위기관리를 한다고 하면서 가끔 기업이나 조직들은 이 핵심 이해관계자들에 대한 관리를 포기하거나 맞서 싸워 이기려 하는 모습들을 보일 때가 있다. 이해관계자들에 대한 인식은 여러 요인에 따라 다르지만 그 인식에 대한 가장 큰 요인은 해당 기업이나 조직이 평소 공유하고 있던 철학과 가치관이다. 더욱 간단하게 이야기하면 한국 기업이나 조직 특성상 ‘최고의사결정자가 바라보는 이해관계자관’에 의해 좌지우지 된다는 것이다.

    급발진으로 사건들이 자주 일어나고 있을 때 해당 자동차 회사 회장이 바라보는 사망고객과 그 가족들에 대한 시각이 해당 기업 위기관리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공장 사고로 사망한 협력업체 직원들과 가족들을 바라보는 회사 대표의 시각. 기름에 덮인 바다로 고통 받는 바닷가 주민들을 바라보는 유조선사 대표의 시각. 온통 회사를 욕하는 사연들로 도배된 온라인속에서 최초 그 불만을 제기한 네티즌을 바라보는 해당사 사장님의 시각이 핵심이라는 이야기다.

    흔히 고객을 왕으로 여긴다고 기업들은 홍보 한다. 지역주민들과 함께 성장하고 있다 이야기한다. 고객의 만족과 안전이 우리들의 가장 큰 모토라 광고한다. 하나밖에 없는 지구를 이야기하고, 항상 듣겠다고 겸손하게 이야기한다. 문제는 위기가 발생한 뒤다. 위기가 발생하면 그 직후 평소 수없이 이야기하던 여러 가치들을 기억하거나 그 기준에 따라 의사결정을 하고 이해관계자 우선순위를 나누는 기업이나 조직들이 그렇게 많아 보이지 않는 것이다. 이 부분이 위기관리 성패를 좌우하는 매우 중요한 기반인데도 이 부분이 종종 생략되거나 문제를 일으키는 것이다.

    급발진으로 고통 받는 고객들이 자사가 가장 중요하게 우선 관리해야 하는 핵심 이해관계자라고 생각하지 않는 기업이 있다는 이야기다. 그러니 그 고객들보다 이 문제에 대해 기사들을 써대는 언론사 기자들이 자사의 핵심 이해관계자라 생각하고, 이를 보고 화 내는 정부 규제 관계자들을 우선 관리하자 하는 경우가 생긴다. 공장사고로 아빠와 남편을 잃은 협력업체 직원 가족들을 외면한 채 지역 언론사 기자들을 관리하고 지역 정부 기관들을 찾아 다니며 사고 영향을 축소하는 경우도 그렇다. 기름때로 고통 받는 바닷가 주민들에 대한 대피나 피해방지 대책 보다 빨리 정부규제기관과 국회에 모종의 메시지를 던져 상황을 확대 해석하지 않게 조치를 취하는 경우도 그렇다. 온라인에서 최초 불만을 제기한 그 고객에 대한 관리 없이 네이버를 보며 직원들 여럿이 열심히 밀어내기를 하는 기업들도 그런 경우다.

    위기가 심각할수록 정확한 이해관계자관을 가지는 것이 위기관리에 큰 도움이 된다. 기존 기업 철학과 가치관에 기반한 이해관계자관을 통해 우선순위를 정확하게 정해 주는 것이 CEO와 최고의사결정자들의 리더십이다. 이에 대한 이해를 평소 충분히 공유하고 반복 확인하는 활동들이 위기관리 시스템에 연결되어야 한다.

    기업이나 조직에게 실제 위기상황이 발발했을 때 그 내부로 들어가보면 이런 문제들을 자주 목격한다. 지역주민들과 큰 갈등을 일으키는 사업을 진행하는 기업 내부에서 이런 이야기들을 들은 적이 있다. “이쪽 지역 사람들은 다 돈을 바라고 저러는 거지요. 그들이 이야기하는 환경이나 건강이나 그런 이야기는 다 헛소리랍니다. 그저 조금이라도 떼를 써서 돈을 더 많이 받아 내려고 저런 짓들을 하는 거라니까요” 물론 기업 내부에 이런 시각이 생기기 까지는 여러 원인들이 실재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이해관계자관을 가지고 있으면 시간이 흘러도 기업이 그 갈등을 해결할 가능성은 그리 높아지지 않는 게 문제다.

    온라인에서 자사의 불공정한 거래 내용을 폭로 형식으로 퍼뜨리고 있는 투쟁적인 거래처 사장을 골치 거리로 가지고 있는 기업도 그랬다. 이 상황에서 해당 기업이 해야 하는 가장 중요하고 시급한 위기관리 활동은 빨리 해당 거래처 사장을 접촉해 불만을 해결해 주는 것이다. 하지만 이 기업 경영진들은 위기대응 회의에서 이런 이야기들을 했다. “이미 여기 저기 우리 회사에 대해 모든 악담들을 다 퍼뜨리고 다닌 자인데 우리가 만나서 무슨 제안을 하겠어요? 그러기 전에는 대화도 하고 협상 할 여지가 있겠지만, 이미 도를 넘었는데 이제는 정면 대응하는 수 밖에 없지요” 이 주장이 얼핏 보면 전략적으로 들릴 때가 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피해를 주장하는 거래처를 해결하지 않은 채 위기관리가 계속 대증적인 형식으로 누더기가 돼가고 있었다.

    그러나 긍정적인 이해관계자관을 가지고 위기관리에 성공한 기업들도 있었다. 판매한 제품에 문제를 제기하는 고객들이 갑자기 늘어나고 이에 대한 언론의 관심이 생겨날 조짐이 보일 때였다. CEO가 주재한 위기관리 회의에서 그분이 이렇게 이야기하는 것을 들었다. “예산이 얼마가 들건, 고객들이 어떤 이야기를 하건 변명이나 해명 하지 말고 일단 모든 반품과 환불을 만족스럽게 받아주도록 합시다. 빨리 문제가 된 제품을 고객들로부터 회수해서 피해와 문제를 키우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한 거지요” 결국 그 회사는 해당 위기를 큰 문제 없이 관리할 수 있었다.

    한 회사에서는 생산 시설 사고가 발생하자 CEO가 직접 위기대응 회의실 문을 열고 이렇게 이야기 하는 것을 들었다. “내가 내려가서 우선 유가족을 만나야 하겠어요. 일단 내가 이동할 테니 계속 상황 업데이트 해 주세요. 수고하십시오” 회의에 참석한 임원들이 어리둥절 해서 “지금 상황이 계속 유동적인데 흥분해 있는 유족들을 만나면 위험하지 않을까요?”하면서 CEO를 따라 나가기 까지 했다. 그 CEO는 정확한 이해관계자관을 가지고 있는 분이었다. 정확하게 그들간에 우선순위를 메기고 있는 리더였다. 결국 CEO의 빠른 움직임과 이해관계자들에 대한 마음이 해당 사고를 관리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일부 전문가들과 변호사들은 전략이라는 이유를 걸어 ‘이해관계자들을 평면적으로 보면 안 된다. 그들에 대한 우선순위도 전략적으로 정해야 한다’ 주장 하기도 한다. 이런 주장에 대해 호감을 나타내는 기업들은 대부분 이 주장이 자신들이 가진 독특한 이해관계자관과 여러 편견에 부합하는 제안이라서다. 불편한 시각과 심기를 ‘전략’이라는 이름으로 좀 더 합리적이고 편한 상태로 만들어 주기 때문에 ‘그렇지…그렇지…’ 공감 하곤 한다. 하지만 위기관리 현장에서 딱 한가지 변치 않는 진리가 있다면 이렇다. “이해관계자들이 위기관리의 성패를 결정한다” 이해관계자들이 계속 슬프고, 아프고, 불만스럽고, 화를 내고, 주먹을 휘두르고 있는 상황에서 기업이나 조직이 ‘위기관리에 성공했다’ 생각한다면 그 기준은 내부적인 것일 뿐 진정한 성공은 아니라는 이야기다. 이해관계자가가 핵심이다.

  • CEO를 위한 위기관리 가이드라인 50

    이 글은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컨설팅사 스트래티지샐러드 정용민 대표가 2013년 1월부터 경제주간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정용민의 위기타파’ 기고문들을 모아 정리한 것입니다. 어떠한 경우에도 상업적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총 50편을 한꺼번에 모아 놓았습니다.

    CEO를 위한 위기관리 가이드라인_Total_정용민_목차본

    2014. 3. 11.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