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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기관리에서 책임이란 무엇인가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이 글은 스트래티지샐러드 「위기관리 용어 사전」에 실린 글입니다. 원문 보기

    위기관리에서 말하는 책임은 한 종류가 아닙니다. 맡은 일을 해내야 하는 수행책임(responsibility), 그 결과에 대해 답하고 감당해야 하는 결과책임(accountability), 그리고 법이 묻는 법적 책임(liability)이 각각 다르게 작동합니다. 세 가지는 같은 사람에게 함께 오지 않으며, 하나를 이행했다고 나머지가 해결되지도 않습니다. 위기 대응에서 절차를 다 밟았는데도 신뢰가 회복되지 않는 상황은 대개 이 구분이 이루어지지 않은 자리에서 시작됩니다.

    책임은 한 종류가 아닙니다

    영어에는 우리말 「책임」에 해당하는 단어가 여럿 있습니다. 그중 위기관리에서 반드시 나누어야 하는 것이 responsibility와 accountability입니다. 우리말로는 둘 다 책임으로 옮겨지지만 실제로 가리키는 대상은 다릅니다.

    수행책임(responsibility)은 맡은 일을 해내야 하는 의무입니다. 누가 그 일을 하는가에 대한 답입니다. 안전 점검을 맡은 담당자, 품질을 검수하는 부서, 협력사를 관리하는 라인이 각각 나누어 지고 있는 책임입니다. 아래로 위임할 수 있고 여러 사람에게 나눌 수 있습니다.

    결과책임(accountability)은 그 결과에 대해 이해관계자에게 답하고 그 평가를 감당해야 하는 의무입니다. 누가 이 사태에 답하는가에 대한 답입니다. 나눌 수 없고 아래로 넘길 수도 없으며, 직접 그 일을 하지 않았더라도 성립합니다.

    여기에 법적 책임(liability)이 더해집니다. 법원과 수사기관이 판단하는 배상과 처벌의 문제입니다.

    두 책임을 구분해서 보는 시각은 조직 이론과 거버넌스 연구에서 오래 다루어져 왔습니다. 영국의 행정학자 리처드 멀건(Richard Mulgan)은 accountability를 다른 사람에게 답하고 그 판단을 받아야 하는 외부적 관계로 규정하면서, 스스로 판단해 처리하는 내부적 의무인 responsibility와 성격이 다르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구분수행책임결과책임법적 책임
    묻는 것누가 그 일을 했는가누가 이 사태에 답하는가누가 법을 어겼는가
    작동 시점위기 발생 이전위기 발생 이후사후 판단
    나눌 수 있는가나눌 수 있음나눌 수 없음법이 정함
    판단하는 주체회사 내부이해관계자와 공중법원과 수사기관
    표. 위기관리에서 구분해야 하는 세 가지 책임 — 스트래티지샐러드

    일은 아래로, 답변은 위로

    두 책임은 방향이 서로 반대입니다.

    수행책임은 위에서 아래로 내려갑니다. 조직이 일을 나누어 맡기는 방식으로 움직이기 때문입니다. 결과책임은 아래에서 위로 올라갑니다. 현장에서 발생한 일이라도 최종적으로 답해야 할 사람은 위에 있습니다.

    일은 여럿이 나누어도, 답변은 한 사람이 합니다. 그 한 사람이 어느 자리에 있는가는 사안의 성격과 규모에 따라 달라집니다.

    위기 대응이 실패하는 지점은 두 방향이 같아지는 순간입니다. 일도 아래로 내려보내고 답변까지 아래로 내려보내는 경우입니다. 사고가 나면 현장 책임자를 앞에 세우고 담당 임원을 문책해 사안을 종결하려는 대응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흔히 꼬리 자르기라고 부르는 것의 구조입니다.

    답변을 아래로 내리면 다음 위기를 모르게 됩니다

    꼬리 자르기의 문제는 도의적인 데 그치지 않습니다. 조직의 작동 방식을 망가뜨립니다.

    회사가 위기를 미리 아는 경로는 현장에서 올라오는 보고입니다. 이상 징후를 처음 보는 사람은 언제나 현장에 있습니다. 그런데 사고가 났을 때 답변의 부담이 현장으로 내려간 전례가 생기면, 다음번에 이상 징후를 발견한 직원은 그것을 올리지 않습니다. 올리는 순간 자신이 그 사안의 답변자가 된다는 것을 학습하기 때문입니다.

    조직 심리학자 에이미 에드먼드슨(Amy Edmondson)이 병원 조직을 관찰하면서 확인한 것도 같은 현상입니다. 오류 보고 건수가 많은 팀이 실제로 오류가 많은 팀이 아니라, 보고해도 불이익을 받지 않는다고 믿는 팀이었습니다. 보고가 적은 조직은 안전한 조직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조직입니다.

    결과책임을 아래로 내리면 수행책임의 기반까지 무너집니다. 보고가 끊긴 조직은 위기를 예방할 수 없고, 경영진의 판단은 틀린 사실 위에서 이루어집니다. 위기관리의 전제에서 위험 신호가 불이익 없이 위로 올라오는 경로를 확인 항목으로 둔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실무자를 지키는 일이 다음 위기를 아는 방법입니다.

    법적으로 이겨도 책임은 남습니다

    세 가지 책임이 일치하지 않는다는 점이 실무에서 자주 놓치는 부분입니다.

    법적으로 문제가 없고 직접 관여하지도 않은 사안에서 결과책임이 발생하는 경우는 흔합니다. 협력사 사업장에서 일어난 중대재해, 가맹점에서 발생한 위생 사고, 인수하기 전에 벌어진 피인수기업의 부정행위가 그렇습니다. 법적으로는 방어할 수 있고 인과적으로도 연결되지 않지만, 공중은 그 회사에 답을 요구합니다.

    이때 위법 사항이 없다는 해명을 앞세우면 상황은 대개 나빠집니다. 법적 책임에 대한 답을 결과책임에 대한 답으로 내놓았기 때문입니다. 공중이 물은 것은 처벌받을 일인가가 아니라 이 회사가 이 일을 어떻게 다루었는가입니다.

    법적 방어에 성공한 기업이 신뢰를 회복하지 못하는 상황은 대응이 부실해서 생기지 않습니다. 답해야 할 질문과 답한 내용이 서로 달랐기 때문에 생깁니다.

    세 가지를 따로 다루어야 합니다

    위기가 발생했을 때 회사가 분리해서 판단해야 하는 것은 다음 세 가지입니다.

    누가 그 일을 했는가는 내부 조사가 밝힐 문제입니다. 무엇을 법적으로 인정할 것인가는 법무가 판단할 문제입니다. 누가 이 사태에 답할 것인가는 커뮤니케이션이 결정할 문제입니다.

    세 가지를 같은 자리에서 함께 처리하면 두 방향의 사고가 발생합니다. 내부 조사 결과가 나오기 전에 법적 책임을 인정해 버리거나, 반대로 법적 방어 논리가 대외 메시지를 지배해 답해야 할 질문에 답하지 못하게 됩니다. 실제 위기 상황에서 자주 발생하는 실패는 후자 쪽입니다.

    책임을 정확히 이행하려면 먼저 책임을 정확히 나누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중 국내 기업이 가장 자주 놓치는 것이 답하는 책임입니다.

    근거로 삼은 표준과 자료
    상법 제382조 제2항 · 제382조의3
    민법 제681조 · 제683조
    Richard Mulgan, 「Accountability」: An Ever-Expanding Concept?, Public Administration (2000) — responsibility와 accountability의 구분
    Amy C. Edmondson, Learning from Mistakes Is Easier Said Than Done, Journal of Applied Behavioral Science (1996) — 오류 보고와 심리적 안전에 관한 병원 조직 연구
    위 개념들을 기업 위기관리 관점에서 두 책임의 방향으로 정리하고 세 가지 책임의 분리 운용으로 구성한 부분은 스트래티지샐러드의 정리입니다.

  • 이게 위기인가요? 아닌가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어제 밤 한 종편 TV에 저희 제품과 관련한 부정보도가 나갔습니다. 내부에서는 보도 직후부터 위기대응팀이 모여 상황을 분석하고 있는데요. 오늘 아침까지도 혼란스러운 의견들이 많습니다. 현 상황이 위기인가요? 위기가 아닌가요?”

    컨설턴트의 답변

    기업 위기관리 시스템에서 아주 중요한 부분 중 하나가 바로 그런 상황 분석 체계입니다. 기업의 상황 분석체계란 여러 기존 사업 채널들을 통한 모니터링 분석 체계를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영업 부서의 경우 대리점이나 소매상들과 관련된 분석 지표들이 존재합니다. 그들의 불만이나 개선 요청들을 접수해 분석하는 체계를 포함해서 말이죠.

    고객관리 부서에도 다양한 고객의 보이스 분석 체계가 운용되고 있습니다. 주간 및 월간 주요 사안들과 불만 접수 비율 평균이 보고되기도 합니다. 마케팅에서도 고객들의 평가 지수들이 정기적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필요에 따라 다양한 조사방법을 사용해 때때로 의사결정에 활용하기도 합니다.

    이 이외에도 인사 부서, 생산 부서, 대관 부서, 기획 부서, 홍보 부서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상황분석 채널들이 전체적 체계를 떠 받치고 있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즉, 정상기업에서는 조직 내 어떤 의사 결정도 한두 사람의 아이디어나 느낌으로만 좌우되지는 않는다는 것입니다.

    위기 시 모든 상황 분석의 기준은 평시 누적되어 있던 그러한 채널 별 상황 지표가 그 기준이 됩니다. 평시와 비교해 유의미 한 변화가 있는지? 변화가 있다면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지? 그 변화가 앞으로 어떤 추가적 상황을 초래할 수 있을 것인지? 등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다각적인 검토를 해야 합니다.

    어제 밤 보도된 제품관련 부정 보도가 있다면, 그 후 기업에서는 기존 보유하고 있던 다양한 상황 분석 채널들을 가장 먼저 가동해야 합니다. 이를 모니터링이라고도 하지만, 부서별 명칭은 그리 중요하지 않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상황분석 채널을 주의 깊게 모니터링해야 할까요?

    일단 제품 관련이라면, 언론은 물론 온라인 소셜미디어에서 소비자나 공중들이 평시와 달리 어떤 변화된 반응을 하고 있는지가 분석의 기본이 됩니다. 고객 서비스나 상담 채널로 유입되는 변화된 반응들이 있는지도 분석해야 합니다. 주요 납품처나 유통망, 거래선들이 그 이후 어떤 변화된 반응을 보이는지도 구체적으로 분석되야 합니다.

    보도에서 지적한 문제와 관련되어 있는 정부 감독기관과 관련 소비자단체들의 반응도 집중적으로 분석되어야 하는 부분입니다. 주요 투자자나 주주들의 반응도 모니터링 대상입니다. 그 외에도 기업별로 운영 중인 상황분석 체계을 가동해 다각도로 분석해 보는 것이 위기관리에는 큰 도움이 됩니다.

    여러 채널별로 유사한 부정 반응이 유의미하게 나타나고 있거나, 어느 특정 주요 채널에서 폭발적인 부정 반응이 발생되고 있다거나 한다면 그 상황은 위기 상황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각 채널별 대응 전략이나 방식도 그에 따라 결정되어져야 합니다. 일단 위기인지 여부를 가늠하는데 있어서는 상황 분석 체계가 큰 힘이 된다는 것에는 이견이 없습니다.

    반면, 기업이 그러한 유효한 상황 분석 채널을 보유하고 있지 않거나, 보유하고 있더라도 적절한 평시 기준이 설정되어 있지 않거나, 채널 별 분석 담당자의 전문성이 떨어진다면 위기관리는 어렵게 됩니다. 현 상황이 위기인지 여부조차 가늠하기가 어렵게 되기 때문입니다.

    당연히 그 이후부터는 사적 상황 분석이 발생하게 되고, 주관적 의견들이 주를 이루게 됩니다. 결국 VIP 조차도 상황을 어지럽게 분절적으로 해석하게 되는 결과로 이어집니다. 질문과 같이 위기 초기 혼란스러움은 상황분석 체계의 부재나 부실 때문에 주로 발생된다는 이야기입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커뮤니케이션도 순서가 있다고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위기관리를 위해 빨리 언론 배표용 보도자료를 만들어야 합니다. 그 후 직원들과 가맹점들을 위한 커뮤니케이션도 준비해야 하고요. 시간이 많지 않으니 일단 언론 보도자료를 먼저 만들어 내보내고, 다른 것들은 좀 나중에 챙겼으면 합니다. 뭐 특별한 순서가 있는 것은 아니겠죠?”

    컨설턴트의 답변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에 있어 커뮤니케이션의 ‘순서’라는 것은 상당한 의미가 있습니다. 일단 순서라는 것이 있습니다. 순서라는 것은 어떻게 보면 그 대상의 중요도와도 비례한다 생각 하셔야 합니다. 가장 중요한 이해관계자에게 가장 먼저, 그리고 그 다음으로 중요한 이해관계자에게 그 다음, 이런 순서를 밟아 가며 커뮤니케이션에 시차를 두어야 합니다.

    이 순서가 혼란스럽고 얽혀 버리면 곧 문제가 됩니다. 위기관리 주체로서 마음이 바쁘고, 일단 눈 앞에 있는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해 보이고, 챙길 것이 너무 많아 효율적 방법이라도 일단 챙기자 등과 같은 생각을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 커뮤니케이션의 순서라는 것은 매우 중요한 사안이기 때문에 어떠한 경우에도 필히 챙겨야 하는 것으로 인식하는 것이 필요 할 것입니다.

    위기 시 종종 언론을 가장 중요하고 시급한 커뮤니케이션 대상으로 생각하는 기업이 많습니다. 그러나, 다시 생각해야 합니다. 피해자가 있다면 그 피해자와 가족이 최우선 커뮤니케이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위기 원점이 그 최우선 되어야 할 경우도 있습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외부 언론보다 자사 직원들과 마주 앉는 것이 우선 되어야 하기도 합니다. 가맹점이나 거래처가 피해를 입을 수 있는 경우라면 그들에게 먼저 전화를 돌리고 이메일 하는 것이 최우선 일 수도 있을 것입니다.

    주주들을 향한 편지가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의 시작이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고객의 피해 방지를 위한 매장에서의 커뮤니케이션 조치가 우선 되기도 합니다. 언론은 그 과정에서 그 핵심 커뮤니케이션과 병행되거나, 후 실행되면서 선 실행된 커뮤니케이션 효과를 극대화 시키는 역할을 하게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문제는 앞의 우선되어야 할 많은 커뮤니케이션 순서와 대상을 과감하게(?) 건너뛰는 경우 발생합니다. 피해자들을 만나 보지도 않은 위기관리 주체가 언론을 불러 기자들에게 고개 숙이는 경우가 그와 같은 경우입니다. 위기 원점에게는 아무 이야기도 없이, 기자들을 불러 위기 원점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고 민감한 내용을 전달하는 경우 문제는 불 보듯 뻔해 집니다.

    직원들이 회사의 중대한 문제를 TV나 신문을 보고 알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가맹점이나 거래처도 마찬가지입니다. 놀랄 만 한 내용이 실린 신문을 들고 회사로 찾아와 사후 해명을 요구하는 장면은 위기관리 실패 장면으로 종종 그려집니다. 주주에게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을 잊는다거나, 고객을 피해 언론 뒤에서 커뮤니케이션 하는 경우 절대 위기관리에 성공할 수 없게 됩니다.

    조직적으로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우선순위를 따지는 것도 사실 상당히 어렵고 힘든 업무입니다. 그래서 평시 다양한 위기 유형에 따라 이해관계자들을 미리 분석 분류하고, 그를 대상으로 하는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의 역할을 내부적으로 정해 놓는 것입니다.

    위기 시 위기관리를 위한 커뮤니케이션의 순서가 있다 해도, 그 커뮤니케이션 간의 시간 격차는 점차 줄어들고 있습니다. 동시성이 강조되는 경우도 있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그러한 순서와 커뮤니케이션의 방식은 평시 자주 시뮬레이션이 되어야 합니다. 정확한 이해관계자 커뮤니케이션 역할과 책임의 배분이 조직에서 골고루 인식되어야 합니다. 공히 꼭 기억해야 하는 것은 ‘순서’라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리콜을 보면, 위기관리 준비 수준을 알 수 있다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소비재 기업들을 위한 위기관리 체계에 있어 가장 기본 중 기본은 바로 리콜(Recall) 시스템이다. 리콜이란 간단히 말 해 ‘판매한 제품 중 이상이 발견된 제품을 회수한다’는 의미다. 그러나 실제 현장에서 보면 ‘제품에 이상이 발견된’는 경우에만 리콜이 진행되는 것도 아니다. 정확하게 ‘이상이 발견된 경우’에는 당연하게 리콜이 진행되지만, ‘이상이 있을 것으로 추측되는 경우’에도 리콜을 하는 회사들이 있기 때문이다.

    위기관리 관점에서 가장 어려운 리콜 의사결정이 바로 그런 경우다. 일부 기관이나 단체 또는 언론을 통해 제품의 유해성이 의심되는 경우다. 실제 생산자의 과학적 실험과 검증 결과로는 별 이상이나 유해성이 발견되지 않았지만, 외부 주요 이해관계자가 유해성을 주장하게 되면 생산자는 엄청난 고민에 빠지게 된다. 결국 일정 수준 이상의 사회적 파장이 생겨나면, 해당 생산자는 리콜을 선언해야만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자사에서는 해당 제품의 안정성을 확신하지만, 소비자들의 우려를 감안해 자발적인 리콜을 결정했습니다”와 같은 메시지를 통해 리콜을 개시하는 것이다. 이렇듯 소비재 기업들에게 리콜이란 소비자 철학의 구현이란 개념으로 점차 일상화 되고 있다. 일부 업계에서는 상시적 리콜이 소비자 안전을 담보하기 위한 노력이라는 프레임으로 리콜을 정상화 하려 커뮤니케이션 할 정도다.

    그러나 아직도 많은 소비재 기업들은 리콜 자체를 ‘실패’로 정의한다. 리콜을 제조사 입장에서 ‘수치’라고 받아들인다. 리콜을 통해 발생할지도 모르는 여러 재무적, 비재무적 손실을 극도로 우려한다. 리콜을 가능한 피하기 위해 여러 사후 노력을 한다. 심지어 리콜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기 위해 여러 다른 표현을 찾기도 한다. 공개적으로 해야 할 리콜 대신 수면 하에서 A/S 처리로 리콜을 가늠하기도 한다. 이런 기업들은 평시에도 리콜을 두려워해서, 리콜 체계를 제대로 준비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무슨 좋은 주제라고 미리 준비까지 해야 하는가?’ 같은 생각을 하는 것이다.

    리콜은 소비재 기업에게 있어 그 기업의 위기관리 준비와 수준을 그대로 보여주는 가장 가시적인 리트머스라 할 수 있다. 기업이 리콜을 결정한 후 보이는 실제 리콜의 프로세스와 운영방식을 보면 해당 기업의 위기관리 체계 수준을 평가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제대로 된 리콜을 하기 위해서는 어떤 준비와 노력이 필요할까?

    대관 리콜 커뮤니케이션 준비

    리콜은 소비재 기업이 스스로 결정해 그냥 발표하는 것으로 충분한 것이 아니다. 우리 제품인데 우리가 결정해야지 누구와 상의를 해야 하는가 하는 의문을 가질 수도 있지만, 실제 리콜은 그렇게 간단한 내부 결정만으로 진행되면 안 된다. 대부분의 소비재는 그 소비재의 안전과 이상유무를 판별하고 감독하는 감독 기관이 존재한다. 기술표준원이나 식약처, 지자체 등이 대표적인 제품 이상 감독기관이라고 할 수 있다. 리콜을 위해서는 우선 그들과 신속한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해야 한다.

    그들 기관의 경우 법적으로 기업에게 강제 리콜을 명령하거나, 리콜을 권고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 리콜을 위해서는 해당 기업이 먼저 적절한 감독 기관을 찾아 그들과 리콜을 상의하고 그들의 지원이나 지시를 받는 것이 좋다. 따라서 기업의 리콜 위기관리 수준을 평가하려면, 평소 해당 기업이 자사 제품을 감독하는 기관들과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가를 점검해 보면 된다.

    대 소비자 리콜 고지 준비

    법적으로 리콜은 강제 리콜과 자발적 리콜로 나뉜다. 정부 기관에서도 리콜 주제에 있어 긴급성이나 심각성이 강하게 존재하지 않는 이상 강제리콜은 최소화 하려 하며, 가능한 자발적 리콜을 권고하고 있다. 제조 기업 스스로 자연스럽게 제품의 이상을 인정하고, 책임 지는 관점에서 리콜을 자발적으로 진행하라는 의미다. 어떻게 보면 이런 당연한 수순에 있어, 리콜을 진행하는 기업 측에서는 해당 커뮤니케이션을 매우 민감하게 받아 들인다.

    제품을 판매하기 위해 해당 기업이 기울인 커뮤니케이션 노력만큼 리콜을 신속하고 정확하게 진행하기 위한 커뮤니케이션에도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판매를 위한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 대대적으로 많은 투자를 통해 여러 다양한 채널을 운용했었다면, 리콜에 있어서도 그에 버금가는 노력을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대부분 그렇지 않다.

    리콜을 소비자들에게 고지하는 이유는 가능한 이상 제품과 관련된 소비자들의 피해를 최소화 시키기 위함이다. 이는 곧 해당 기업이 가지는 소비자 철학이 기반이 된다. 리콜 고지는 여러 채널을 통해 진행된다. 법적 규정으로 일간지 등을 통해 공개적이고 적극적인 리콜 정보를 고지해야 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그와 별도로 리콜 기업은 자사 홈페이지, 공식 소셜미디어 채널, 아웃바운드 콜, SMS, 소비자 레터(우편물), 영업장 고지, 고객 방문 등 다양한 방식으로 리콜 고지를 진행한다.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리콜 개시를 알리고, 대상 제품의 식별과 반품 신청 방법, 보상책 등을 소비자들에게 고지한다. 이 과정에서 기업은 자사의 소비자 우선 주의, 소비자 보호, 소비자 책임 등의 메시지를 첨가한다.

    이를 위해 소비재 기업들은 평시에 소비자 리콜 고지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준비를 한다. 리콜 고지 광고 형식, 홈페이지나 자사 소셜미디어 채널에서의 고지 형식, 안내문 고지 형식 등을 미리 준비해 놓는다. 또한, 리콜 전후로 폭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자사 소비자만족센터 또는 상담센터의 연결 회선을 신속하게 확장시킬 수 있는 준비를 한다. 리콜 시 고객을 방문하거나, 유통망을 관리하기 위해 영업인력을 평시 훈련한다. 이런 모든 사전 대책들은 위기관리 매뉴얼에 들어 있어야 한다.

    리콜 관련 대화 준비

    리콜은 일방적으로 고지만 하면 충분해지는 것이 아니다. 리콜에 대한 고지는 시작 일 뿐, 그 이후부터는 더욱 더 중요한 대화 커뮤니케이션이 남아 있게 된다. 리콜 관련 대화는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해 어떤 제품에 어떤 이상이 발생했는지, 어떤 제품이 리콜의 대상인지, 소비자들은 해당 제품을 어떻게 반품 회수, 교환 할 수 있는지, 언제까지 리콜 하는지 등에 관한 여러 정보를 가지고 다양한 채널을 통해 소비자들과 대화할 수 있어야 한다. 그 모든 내용은 소비자만족센터 인력들을 위해 소비자 Q&A형식으로 스크립트가 제공되어야 한다.

     

    일부 기업에서는 이를 준비하면서 리콜과 관련 된 제품의 제품 번호를 고지하는 대신, 제품 사진을 고지하는 방식으로 소비자들의 이해를 도우며 대화를 하기도 한다. 적극적으로 이상 제품을 구매한 고객에게 아웃바운드 콜을 해 친절하게 리콜 참여를 권유하기도 한다.

    어떤 기업은 소비자들의 과도한 우려를 관리하기 위해 홈페이지 등에 소비자 Q&A를 게재 하기도 한다. 소비자만족센터 등을 통해 들어오는 소비자들의 중요 질문 내용들을 잘 정리해 정확한 답변과 같이 지속적으로 홈페이지에 업데이트 하는 것이다. 그 내용은 대부분 안전성, 실험 결과, 리콜 관련 정보, 보상 방안 등에 대한 것들이다.

    일선 매장 인력에게도 리콜 관련 소비자 Q&A가 제공된다. 매장에 방문하는 소비자들을 위해 정확한 리콜 관련 대화가 진행 가능하게 지원하는 것이다. 유통망을 관리하는 영업인력들에게도 거래처 Q&A가 제공된다. 기타 내부 직원들을 대상으로 하는 기본적인 Q&A도 제공된다. 이런 모든 대 이해관계자 Q&A는 사전에 법적인 검토를 거친 것이어야 한다.

    상당수 기업이 리콜을 실시하면서 문제를 발생시키는 부분이 이 부분이다. 우리가 리콜과 관련해 흔히 접하는 소비자 컴플레인 내용을 기억 해 보면 그 문제를 알 수 있다. “리콜 한다 해서 여기 저기 찾아봐도 정확히 어떤 제품을 어떻게 리콜 하는 지 정보를 구할 수가 없습니다” “리콜을 신청하기 위해 그 회사에 전화를 걸어 보았는데, 계속 통화 중이라 연결이 되지 않습니다.”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니 리콜 사과문만 달랑 올라가 있고, 정보를 얻거나 상담 할 수 있는 링크가 없더군요” “가까운 유통업체에 반품하라 해서 제품을 가져 갔는데, 유통업체에서는 금시초문이라고 하더군요” “회사에서 제품을 회수하겠다고 하더니, 일주일이 지났는데도 아직 회수 해 가지 않습니다” 이 같은 소비자 컴플레인을 보면 해당 기업이 어떤 준비를 게을리 했는지 알 수 있다.

    리콜 수행 준비

    리콜을 고지하고 소비자들과 대화하는 것만으로도 리콜을 완성했다고는 볼 수 없다. 리콜은 실제 시장이나 현장에서 해당 이상 제품을 완전 회수해야 끝이 마무리 된다. 일부 기업들은 리콜 커뮤니케이션에만 심혈을 기울이고, 실제 제품 회수에서는 지지부진 함을 보인다. 자발적 리콜을 강조하며 소비자 보호를 이야기 하면서도, 실제 문제 제품을 회수하지는 않거나 방치하는 것이다.

    일부 업종에서는 예상외로 제품 회수가 용이한 경우도 있다. 제품 소비 기한이 짧은 경우와 유통채널이 한정되어 있어 유통망에서 해당 제품의 회수가 일사불란하게 이루어지는 경우가 그런 경우다. 반면 유통망이 복잡다단하고, 해당 제조사가 유통망을 제대로 관리하기 어려운 경우, 실제 해당 제품을 구입한 소비자 인적 정보가 존재하지 않는 경우, 회수 제품이 거대하고 그 수가 엄청나게 많은 경우에는 제품 회수에 있어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이 때문에 때에 따라 문제의 제품을 소비자 스스로 폐기하라 고지하기도 한다. 구입 증빙만으로 보상을 진행하기도 한다. 리콜 신청 창구를 열어 인바운드 리콜 신청을 유도해 처리하기도 한다. 실제 회수 작업을 진행하기 위해 외부 회수용역업체를 활용하기도 한다.

    일부에서는 문제의 제품을 회수하고도 골치 아파하기도 한다. 회수 제품이 환경이나 인체에 유해한 경우 이런 고민은 더욱 더 커진다. 엄청난 분량의 회수제품을 어떻게 폐기 또는 재활용해야 하는지, 그리고 그 때까지 어떤 장소에서 보관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까지 해야 할 때가 있다.

    실제로 현장에서 보면 정부기관도 기업과 마찬가지로 리콜의 고지에만 집중한다는 느낌을 많이 받는다. 정부나 언론의 일부 조사결과를 보아도 리콜 고지 이후 실제 리콜 되는 제품의 수량이나 비율은 우리가 상상하는 수준에 훨씬 못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자연 소비되어 실제 제품 리콜이 진행되지 못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지만, 보다 적극적인 리콜 수행이 진행되지 않아 확실한 회수 완료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도 볼 수 있을 것이다.

    보상 체계 준비

    소비자들은 해당 제품의 회수에만 협조하는 수동적인 이해관계자가 아니다. 리콜이 시작되면 바로 떠오르는 질문이 ‘어떻게 피해를 보상할 것인가?”에 대한 것이다. 예를 들어 1만원짜리 제품에 이상이 발견되어 리콜 한다 할 때, 회사가 소비자에게 동일하게 1만원짜리 다른 제품으로 교환 해주거나, 1만원을 환불해주는 조치만으로 해결 되는 경우도 있을 수는 있다. 그러나 리콜이라는 것이 심각한 유해성을 원인으로 하고 있을 때는 말이 좀 달라 진다.

    피해가 존재하거나 피해가 예상되는 경우 리콜에 있어서는 이 ‘보상’이라는 이견 때문에 중장기적인 갈등이 생겨나게 마련이다. 일부 기업에서는 초기부터 보상책을 압도적으로 상정해서 소비자 개개인들과 합의 해 나가려는 노력을 하기도 한다. 어떤 기업은 이와 반대로 소송을 통해 일괄 대응하려는 의사결정을 하기도 한다. 어떤 의사결정이 옳다 그르다 할 수는 없다. 핵심은 리콜과 관련 된 보상 체계에 있어 기업이 사전에 어떤 준비나 시뮬레이션을 해 보았느냐 하는 것이다.

    예상되는 리콜의 경우도 있을 수 있다. 조만간 리콜을 결정해야 하는 시점에서 이러한 보상 체계에 대한 고민은 핵심 중 핵심이다. 어떤 과정과 원칙을 통해 어느 정도의 보상 규모를 예상하고 진행해야 하는 가에 대한 다각적 검토는 리콜 체계에 있어서도 상당히 중요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부분에서도 해당 기업이 얼마나 준비되어 있는가를 가늠할 수 있다.

    일부 소규모 소비재 기업은 이 보상 부분을 감당하지 못해 도산하거나, 해체되기도 한다. 사과를 섞은 리콜 커뮤니케이션을 마지막으로 자취를 감춰버리는 온라인 판매자들도 있다. 문제의 제품을 가지고 본사를 방문한 소비자들이 울분을 터뜨리는 동안 회사문을 굳게 걸어 잠그는 회사도 있다. 이렇듯 리콜을 둘러싼 재무적 또는 법적 부담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 있는 회사는 없을 것이다.

    일부 기업들은 이런 부담을 조금이라도 덜기 위해 리콜 보험을 든다. 평시 리콜 보험을 들어 실제 리콜이 발생할 때 예상되는 많은 부담을 덜어보려 한다. 리콜은 발생하고 발생하지 않고의 문제라기 보다, 언제 발생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이기 때문에 리콜 보험의 활용은 상당한 의미가 있다.

    법적 대응 준비

    일부 소비자나 소비자 단체들은 항상 강성이다. 이번 리콜을 통해 유사 리콜을 사전에 방지하겠다는 생각을 한다. 문제의 제품을 판매해 이익을 올린 기업에게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생각도 한다. 최근에는 사회적 파장이 큰 리콜 이슈의 경우 매번 집단소송의 위협이 발생한다.

    중소규모 로펌이나 변호사들이 소송단을 모집하고, 회사를 상대로 압력을 행사한다. 피해사례를 모아 공표하기도 한다. 극단적 피해 주장들이 언론을 통해 기사화 되기도 한다. 그들 스스로 회사 앞 또는 규제기관 앞에서 피케팅을 하면서 압력을 가중시킨다.

    실제 소송전에 들어가기도 전에 해당 리콜 기업은 여론상 유죄가 인정되는 상황이 발생해 버린다. 법정에서 대부분 소비자들이 자신이 입은 피해를 입증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하더라도, 기업에게 이미 찍힌 유죄 스탬프는 지워지지 않는다.

    확실한 근거와 기록 그리고 원칙을 가지고 법적 대응까지 신속하게 준비하는 것은 리콜 체계에 있어 큰 의미가 있다. 제품 이상을 인지한 시점 이후로 소비자 보호를 위해 법이 정한 모든 절차를 준수했다는 확신이 있어야 한다. 그와 함께 소비자 피해 복구 및 환원을 위해 회사가 모든 가능한 노력을 기울였다는 근거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이를 기반으로 실제 소송이 진행되기 전까지 활발한 이슈관리 커뮤니케이션을 진행 할 수 있어야 한다.

    사후 명성 회복 전략의 준비

    이 부분까지 사전에 정리하기는 힘들다 해도, 이런 준비가 필요할 시기가 온다는 것에 대해서는 생각 하고 있어야 한다. 일부 기업에서는 지난 리콜의 기억을 상쇄시키기 위해 일정 시기 후 과감한 할인 정책을 발표하기도 한다. 일부에서는 해당 제품군을 없애는 전략도 구사한다. 일부에서는 해당 제품명이나 카테고리를 바꾸기도 한다. 해당 판매 사업부문을 접는 경우도 있다.

    여기에서 핵심은 해당 기업이 문제의 리콜을 어떤 자세로 어떻게 해 나갔었느냐 하는 평가에서 명성 회복의 예후가 갈린다는 것이다. 성실한 자세와 소비자 우선 원칙을 제대로 리콜 전 과정에 반영해서 무리 없는 리콜을 진행했었느냐 그렇지 못했었느냐 하는 것에서 큰 다름이 생겨나는 것이다.

    위기관리 자체도 마찬가지이지만, 리콜은 특히나 해당 기업의 철학을 시험하는 계기다. 다양한 마케팅과 영업 실행으로 제품 품질, 안전성, 소비자 우선 철학을 활발하게 이야기했던 기업이라도 실제 리콜 상황이 오면 이전과 태도가 달라지는 경우가 생기기 때문이다. 리콜 상황에서도 이전과 같은 일관성을 지킬 수 있어야 한다. 최대한 그렇게 되도록 준비하고 노력할 수 있어야 한다.

    리콜 케이스들은 그런 의미에서 여러 인사이트를 준다. 해당 기업이 얼마나 준비하고 있었는지 알려준다. 얼마나 리콜을 고민했고, 투자했는지를 그대로 보여준다. 더 나아가 해당 기업이 실제로 소비자들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었는지를 그대로 보여준다. 제품에 대한 철학과 노력들이 실제로 어떻게 진행되어 왔는지도 확실하게 보여준다. 그래서 리콜은 소비자들에게 큰 의미가 있는 것이다.

  • 왜 전문가란 사람들은 위기관리에 대해 사소한 것을 지적하는가?

    기업들에게 위기가 발생하면 여러 언론사 기자들로부터 해당 기업의 위기관리에 대하여 인터뷰나 코멘트를 요청 받곤 한다. 이때마다 빠짐없이 듣는 질문이 있다.

    “이번 A기업의
    위기관리는 성공했다고 보시나요? 실패했다고 보시나요
    ?”

    정말 어렵고 답이 없는 질문이다. 외부에서 해당 기업의 위기관리가 성공했는지 실패했는지를 판단하는 기준은 여럿이 있다. 하지만, 그 성패에 대한 기준이 해당 기업 내부에도 똑같이 존재하고 적용되는지는 그 기업내부 외에는 아무도 모른다. 즉, 하나의 위기와 위기관리를 두고 안팎의 성패 판정이 언제나 다를 수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왜 이런 다름이 있을까?

    첫째, 위기 발생시 해당 기업이 가진 실질적 목적과 목표가 무엇인지는 외부인들은 알지 못한다.

    공장에 안전사고가 일어나 협력 업체 직원 10여명이 사망하는 위기가 발생했다고 치자. 해당 기업은 내부적으로 금번 위기를 관리하는 목적을 수립하게 마련이다. 아주 구체적으로 최상위 의사결정자들의 의중을 기반으로 위기관리 목적과 목표를 세우는 것이다.

    외부에서는 이번 사고로 떨어진 회사의 안전관련 명성을 회복하는 것. 피해 업체직원들에 대한 우호적 사후관리 및 생산 정상화. 사후 정부규제에 대한 책임 수준 관리 등등을 위기관리의 목적과 목표로 놓아야 한다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기업 내부에서는 해당 위기에 대한 관리 목적과 목표를 “빠른 생산 정상화. 납품 일정 준수”로만 단순하게 맞출 수도 있다는 것이다. 내부 외부 어떤 논란이 발생하건, 피해를 입은 협력업체 직원들과 가족들이 어떤 분란을 일으키건, 정부규제기관으로부터 높은 수준의 책임을 요청 받던…무조건 일단 빠르게 생산시설을 정상화 해 대형 납품일정을 맞추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해당 기업은 이런 목적과 목표 하에 일사불란하게 정부 현장 조사를 어려 수단을 통해 단축시키고, 보험사와 로펌을 써서 피해자들을 일단 관리 무마하고, 공장을 비워 새로운 인력들을 투입 생산시설을 정상화 시키는 조치들을 해 단 수 일만에 생산을 개시하고 중요한 납품일정을 맞추었다고 치자. 해당 기업은 위기관리의 목적과 목표를 100% 이루어 낸 셈이다.

    이런 기업에게 외부에서 “해당사는 땅에 떨어진 기업 명성은 거들떠 보지도 않았다. 피해자들에 대한 진정성 있는 사과와 지원책도 제시하지 않았고 정부 조사에 성실하게 임하지 않고, 책임도 회피하려 했다. 그래서 해당 기업은 위기관리에 실패했다고 본다”고 한 지적들이 공감 될 리 없는 것이다.

    예를 들어 공직자의 성추행 논란에 있어서도 해당 공직자가 마음속으로 세운 위기관리 목적과 목표가 “위기관리를 통해 종편이나 여론평론가로 다시 컴백하는 것” 일 수도 있을 것이다. 그 외에 다른 지적은 성패의 기준이 되지 못한다 생각할 수도 있다는 의미다.

    대리점에 대한 불공정 거래행위 논란에 휩싸인 기업에게도 위기관리 목적과 목표는 “VIP에 대한 방어와 국민적 관심 모면”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항공 사고를 겪은 항공사에게도 위기관리 목적과 목표는 “사고 책임 소재의 최소화와 조종사 및 승무원들에 대한 케어”가 주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회장이 구속되는 수모를 겪은 그룹사에게도 위기관리 목적은 “VIP를 위한 방어”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청부살인 논란에 휩싸인 기업의 경우에도 주된 위기관리 목적과 목표는 ‘주가 정상화’가 될 수도 있겠다.

    따라서 이런 내부적인 실질적 위기관리 목적과 목표를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외부 전문가가 해당 위기관리가 성공했다 또는 실패했다 판정하기는 대단히 어렵다. 단, 여러 위기관리 목적과 목표를 예상해서 그 각각에 대한 성패 판정은 대입이 가능하다고 본다. 즉, 여러 시각이 나올 수 밖에 없다는 이야기다.

    둘째, 위기관리 성공과 실패를 결과적으로 판정하는 사람은 기업의 최고의사결정자 뿐이다.

    이 부분이 또 하나의 큰 변수인데, 해당 기업이 세운 위기관리 목적과 목표를 내부적으로 충분히 달성했다고 하더라도, 최고의사결정자의 판정은 또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 문제다.

    내부 위기관리 목적과 목표였던 생산시설을 정상화 해서 중요한 납품 기일을 성공리에 맞추었다 보고하는 위기관리담당 임원에게 최고의사결정권자가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인데 뭐 그리 대수냐”이야기 할 수도 있다. “내가 몇 일 전 새벽에 공장에 가보니 나와 있는 사람이 하나도 없더라. 회사가 곤경에 처했는데 다들 집에서 쉬고 있던 거냐?” 하면서 해당 임원과 생산책임 임원들을 해고해 버릴 수도 있다. 이런 경우 위기관리에 성공했다고 해야 할지 실패했다고 해야 할지 애매한 상황이 발생한다.

    “VIP를 일단 방어해서 집행유예를 받아 냈습니다. 이번 위기관리에는 저희가 성공했습니다”라는 보고에 최고의사결정권자께서 “그걸 왜 1심에서 받아내질 못했어? 또 처음부터 불구속 수사도 가능했을 텐데 왜 구속까지 받게 만들었지?”라며 실패로 판정하시면 혼란스러워진다는 것이다.

    최고의사결정권자가 전체적인 위기관리 상황을 보고 상당히 자의적으로 성패를 판정 하고 사후 조치를 취하는 한 외부 전문가들이 이러 쿵 저러 쿵 성패에 대해 내리는 판정은 아무 의미가 없을 뿐이다.

    셋째, 한국의 경우 기업 위기관리 성패 기준이 없다. 따라서 평가가 불가능하다는 공감대가 있다.

    한국에서는 아직 위기관리를 잘 못 했다 평가 받아 사라진 기업들이 별로 보이지 않는다. 또한 위기관리를 잘 했다고 평가 받아 더욱 승승장구하고 성장하는 가시적 회사들도 마찬가지다.

    위기관리에 대한 피상적인 관심을 넘어서게 만드는 실질적인 위협들이 그렇게 많이 존재하지 않다는 생각들을 많은 기업인들이 한다. 골치 아프고, 돈이 들고, 망신살이 뻗치는 해프닝들은 자주 발생하지만, 실제로 기업의 생존을 가르는 위기란 별반 존재하지 않았고, 그런 판정도 유효하지 않았다는 문제가 있다. 이런 상황에서 외부 전문가들의 성패 판정은 아무런 의미를 가지지 못한다.

    외부 전문가들이 디테일에 집중하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사고 발생 이후 첫 번째 기자회견이 왜 12시간만에 이루어질 수 밖에 없었는가? 이는 상황분석과 의사결정 그리고 거리를 극복한 원격 의사결정 협업 체계에 문제가 있어서가 아닌가?” 같은 지적들이 전부일 수 밖에 없다.

    “왜 처음부터 공감과 조의를 표명하지 못했나? 평소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팩을 가지고 있지 않았던 것이 아닌가?”하는 의문을 제시할 수 밖에 없다. 왜 대응이 느렸던 것인가? 왜 보고가 누락되거나 지연되었던 것인가? 왜 의사결정은 그렇게 내려질 수 밖에 없었나? 왜 실행 명령 이후 실제 실행은 그렇게 시간이 많이 소요되었나? 왜 커뮤니케이션 메시지에서는 이런 원칙들이 사라진 채 커뮤니케이션 되었나? 왜 이 기업은 여론을 읽지 않고 침묵 할 수 밖에 없었나? 왜 이 기업은 소셜미디어를 통한 적절한 커뮤니케이션에 등한시 했나? 등등의 세부적인 문제들을 지적하는 것이 전부 일 뿐이라는 것이다. 세부적인 성패만을 판정 가능할 뿐이다.

    실제로 위기가 발생한 기업들 내부에 들어가 자문을 할 때도 내부 이해관계들과 정치적 판정 기준에 따라 외부 전문가들이 해 줄 수 있는 것은 ‘판정’ 보다는 ‘개선점에 대한 제시’ 일 수 밖에 없다. 미시적인 조언만 가능할 뿐이라는 의미다. 현실적인 이야기다.

  • 기업 위기관리는 ‘의지’에 대한 문제다

    올해 들어서만도 굵직 굵직한 위기관리 케이스들이 많이 모니터링된다.

    이번 남양유업 케이스만 해도 그 초기 이슈화는 이미 2009년 에 있었다. ==> 2006년으로 수정

    우유강매 남양유업 대리점 손해 60% 배상책임

    쿠키뉴스 2009.09.23 (수) 오후 5:17

    [업데이트] 2005년 7월부터 2006년 4월까지 9개월간 남양유업은 서울 서대문구 홍제대리점에 4678만원어치의 제품을 강매해 시정명령 조치를 받았다. [‘밀어내기’ 남양유업, 알고보니 15년째…

    서울신문, 2013.5.9]

    이번 건과 같이 집단행동으로 가시화된 시기만 해도 2012년 5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제주경실련 “남양유업, 대리점 유기농우유 강매 중단하라”

    뉴시스 2012.05.08 (화) 오후 1:13

    남양유업 대리점에 강매·떡값 요구

    경기신문 2012.05.09 (수) 오후 11:18

    많은 기업들이 위기관리 관련 논의를 하면서 “어떻게 하면 위기를 잘 관리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들을 한다. 그러나 기업 위기의 대부분은 “해당 기업이 위기를 관리할 의지가 있는가?”에서 시작한다.

    기업들이 위기를 관리할 의지가 왜 없겠는가?라 반문 할지도 모르지만, 많은 기업들은 위기를 관리할 의지가 없어 위기를 발생시키고, 위기로 부터 피해를 자초하는 것이 현실이다.

    남양유업 케이스에서도 이런 ‘의지’의 문제는 분명하게 나타난다.

    피해를 주장하는 대리점주들이 남양유업 본사 앞에서 시위를 하고 있는 것을 본사 경영진들은 보지 못했을까? 그들이 주장하고 있는 밀어내기에 대한 이야기과 직원들의 떡값 수수에 대한 목소리를 본사 경영진은 요 며칠 동안 처음 들었던 것인가?

    남양유업의 경우에도 그러한 것을 충분히 인지하고서도 직접 위기관리에 나설 ‘의지가 없었다’고 볼 수 없다.

    경영진이 이를 보도하는 여러 언론의 보도와 기사들을 보고 읽지 않았을리 없다.

    남양유업 강매 횡포”…대리점은 봉?

    YTN TV 2013.01.30 (수) 오전 5:18

    남양유업 ‘강매 횡포’ 공정위 고발”

    YTN TV 2013.01.30 (수) 오전 5:18

    보내기

    기업의 경영진들이 위기관리에 대한 의지를 가지지 않는 이유는 무얼까?

    위기를 관리해서 얻는 이익보다 관리하지 않아서 얻는 이익이 상대적으로 더 크다고 인식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가시적 위기요소를 인지하면서도 이를 위기로 정의(define)하지 않고, 관리 의지를 가지지 않는다.

    그러면 위기요소를 위기로 정의하는 싯점은 언제인가? 경영진들이 위기를 관리하려는 의지를 가지게 되는 싯점은 언제인가?

    가시적으로 자사에 위해가 가해지는 환경에 처했을 때다. 이번 케이스에서 보더라도 거래처들과 정부 규제기관을 포함해 대규모의 언론 주목과 온라인상에서의 비판, 주가하락, 판매하락, 회장관련 비판 및 주목 등의 ‘가시적 위해환경’이 조성되니 이를 ‘위기’로 정의하고 경영진이 의지를 가지게 되었다.

    대표의 사과문에서 언급된 상생기금이나 대리점주들에 대한 고소 취하등의 개선안은 이미 2009년정도에도 발표하고 실행할 수 있는 수준의 것이었다. 당시와 현재가 다른 것은 위해환경의 조성으로 경영진들의 위기관리 의지가 생겼다는 것 뿐이다.

    올해 계속 발생하는 생산현장의 안전 위기도 그렇다. 임원의 항공사 승무원 폭행 케이스도 그렇다. 노조문건의 유출과 노조탄압 케이스도 그랬다. 수입 제품 가격 폭리 케이스도 그랬다. 의사들을 대상으로 한 리베이트 케이스들도 그랬다. 고객정보의 연이은 유출 케이스들을 보아도 그렇다. 제품 이상으로 인한 강제회수 케이스에서도 그랬다. 경영진의 위기관리 의지가 있었다면 대부분 방지 또는 완화 할 수 있는 위기들이다.

    기업은 환경을 모니터링하고 분명하게 내부에서 보고되고 공유되고 있다. 기업이 스스로 모르던 위기는 없다. 위기 발생 시 해당 위기를 몰랐던 것 처럼 행동하고 말하는 것은 위기관리에 있어 전형적 딜레마인 “악당과 바보”의 딜레마 때문이다.

    “해당 위기를 알고 있었다”고 시인하면 해당 기업 경영진들은 공중들에 의해 ‘악당’으로 인식되어 버린다. 하지만, “해당 위기를 알고 있지 않았다”고 이야기하면 경영진들은 공중들에 의해 그냥 ‘바보’로 인식되고 만다. 이 두개의 딜레마에서 기업들은 대부분 ‘바보’로 인식되는 쪽을 택한다. 이 또한 ‘악당’으로 인식되어 지는 것 보다 위해가 덜 하기 때문이다.

    위기관리에 대한 의지가 강한 기업이 선진적인 기업이고, 위기관리에 성공하는 기업이다. 이런 기업이 직접 피부에 와 닿지 않으면 의지를 생성하지 않는 기업보다는 훨씬 강한 기업이다. 경제민주화 바람과 사회적 이해관계자 파워가 점차 강해지는 이 시기에 많은 기업들에게는 위기관리 ‘기법’ 이전에 위기관리를 향한 ‘의지’가 시급히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 위기관리 시스템, 이 또한 커뮤니케이션에 관한 이야기

    기업 내 시스템은 사물이나 형태가 있는 그 무엇이 아니다. 시스템은 곧 사람이고, 그들 각각에 들어 있는 ‘what to do’에 대한 생각들의 조합이다.

    따라서 시스템을 사온다는 말이나, 시스템을 (뚝딱!) 만든다는 말은 사실 의미가 맞지 않는다. ‘어떻게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느냐’ 하는 질문에는 ‘어떻게 커뮤니케이션 해야 이러한 체계가 공유 될 수 있느냐’ 하는 의미가 들어있다.

    이 때문에 최근에는 ‘시스템(system)’이라는 단어보다 ‘체계(體系)’라는 정감 가는 단어를 더 많이 사용하려 한다. 시스템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면 흡사 IT시스템을 생각하는 위기관리 매니저들도 있고, 마치 시스템이라는 것이 잘 포장된 박스에 담겨 팔리는 공산품처럼 느끼는 분들도 있어서 한마디로 ‘체계’라는 단어를 사용하려 하고 있다.

    인하우스의 위기관리 매니저 입장에서는 업무의 단순화 효율화에 신경을 쓰게 마련이기 때문에, 이 체계라는 것을 좀 어떻게 한번에 구입하거나, 단순하게 가져다 심으면 무슨 문제가 있을까 하는 생각을 당연히 할 수 있다. 하지만, 일단 그렇게 해본 분들은 아니라는 것을 안다.

    더 현실적인 위기관리 매니저들의 고민은 ‘체계가 곧 커뮤니케이션에 관한 이야기고, 공유상황을 만들어 나가는 과정에 핵심이 있다’하면 스스로 자신의 커뮤니케이션 코디네이터로서의 역량을 반신반의하는 부분이다. 기업의 위기관리 체계를 만들어 나가는데 있어 커뮤니케이션 부서가 체계의 허브 역할을 하고, 코디네이터의 역할을 하게 되는 이유가 ‘그들이 기업 커뮤니케이션을 하기 때문’인데도 불구하고, 스스로 ‘커뮤니케이션’과 ‘공유’ ‘협업’에 대한 자신을 강하게 갖지 못한다는 부분이 현실적인 문제가 아닌가 한다.

    홍보부서에서 오랜 일을 한 분들일 수록 스스로 자신의 직무기술서(Job Description)에 있어 ‘커뮤니케이터’로서의 역할을 ‘출입기자 또는 언론 관련 이해관계자들로 한정’하고 있다면 이 부분은 이러한 체계 구축 과정상 분명한 걸림돌이 된다. 심지어 “왜 홍보팀이 위기관리 시스템을 만들어야 하는 거지?”라는 직접적인 질문을 받을 때는 상당히 어렵다.

    기업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을 준비하는 위기관리 매니저들에게는 실제 프로젝트에 돌입하기 전에 충분히 준비해야 하는 아주 중요한 사내 역량이 있다. 기업 내에서 커뮤니케이션 코디네이션과 콜래보레이션에 일정기간 이상 익숙해야 하고, 이를 스스로 자기 부서의 직무기술의 중요한 핵심으로 정립하는 사전 역량이 그것이다.

    기업의 대소와 사업분야를 막론하고, 인하우스 내부의 위기관리 매니저가 커뮤니케이션에 익숙하지 못하고, 내부에서의 코디네이션을 낯설어 하며, 협업에 대해 자신이 빈약한 경우에는 해당 기업의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에 성공하는 비율이 매우 희박하다는 경험칙을 가지고 있다.

    일부 기업에서는 위기관리 매니저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시적인 결과물을 말 그대로의 ‘시스템’으로 납품을 받지만, 그 ‘시스템’은 그냥 시스템으로 조직내부에서 아무런 생명력을 가지지 못하고 책장이나 서랍 속으로 사라진다. “우리 회사에 위기관리 매뉴얼이 있었어?” “위기관리에 대해 우리가 언제 시스템 구축 프로젝트를 했었나?” 이 모든 이야기들이 그런 류의 기업에서 나오는 이야기들이라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

    기업 위기관리 시스템은 곧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이야기다. 끊임 없는 내부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공유와 협업을 이끌어 내는 그 과정과 마지막 결과물이 곧 체계다. 커뮤니케이션하고, 커뮤니케이션하고, 커뮤니케이션 해야 겨우 해낼 수 있는 일이다.

  • Integration, Integration and Integration

    좀 더 자세한 브리프

    최근 모 클라이언트께서 위 퍼포먼스 동영상을 보여주시면서 이렇게 물으셨다.

    “여러 파트너사들이 모여서 이 정도 캠페인을 하나 디자인 할 수 있을까?”

    동영상을 보는 내내 이런 생각을 했다.

    “무리지…”

    일단 강력한(또는 위험한) 메시지와 표현 장치들 많은 미디어 활동들을 하나의 메시지에 stick하게 만드는 권력 사회적인 또는 소비자적인 인식 유연성 예산

    그리고 퍼포먼스에 있어서 CEO분들이 사주실지에 대한 막연한 미래 불안감

    마지막으로…그 이전에 클라이언트사 내부에서 이런 유사한 아이디어가 살아 남아 실행이 될 수 있을지에 대한 패배의식(?)

    여러 가지 이유로 이렇게 이야기했었다.

    “한번 고민해 봅시다”

    But, thanks for the client who are extremely ambitious! 🙂

  • 공은 항상 CEO에게로 던져져야 한다: 도미노 케이스

    도미노피자 측은 이에 대해 회사의 정책 방향과 배치되는 일부 가맹점의 사례라고 해명했다. 30분 배달보증제는 가맹점 계약 시 브랜드 관리 의무사항 중 하나로 ‘매장’에서 비용을 부담하게 돼있다는 설명이다. 고객상담센터에서 “배달직원의 임금에서 제외한다”고 밝힌 것과는 정반대다.

    도미노피자 홍보 관계자는 “고객상담 센터가 이전하면서 상담원 교육이 충분히 이뤄지지 못한 것 같다. 상담직원이 잘못 알고 말한 것”이라고 밝혔다. [머니투데이]

    기사를 보시고 이와 비슷한 위기요소들을 잡아내세요”

    오늘 클라이언트사를 대상으로 위기요소진단 프로세스를 진행하고 있는 코치들에게 이렇게 이메일 했다. 클라이언트사 팀장 및 임원급 심층 인터뷰를 실시하고 있는데, 이런 정도의 문제들이 위기요소진단에서 간과된다면 큰 문제라는 취지다.

    기사에서 피자업체 측의 일부 주장에도 일리는 있다. 회사와 가맹점 간의 정책 충돌은 비단 이곳만의 문제는 아니기 때문이다. 문제는 소비자들이 받아들일 때다. 이 피자는 보니까 가맹점 제품과 가맹점 아르바이트생이구나 하면서 시켜 먹는 소비자는 없다는 이야기다.

    더구나 해당 프로그램이 이 회사의 간판 브랜드 프로그램이라면 이에 대한 좀 더 세심한 관리가 있었어야 했다. 필시 기자들이 이 회사 홍보담당자들을 만나면 처음 물어 보는 이야기들이 “진짜 30분 안에 배달이 가능한가요? 45분이 넘으면 돈을 안 받으면 손해가 막심하지 않아요?” 이런 이야기들 이었을 텐데…당시 홍보담당자는 얼마나 찜찜했을까? (위기요소를 알고 있으면서 다른 답변을 해야 하는 홍보담당자의 찜찜함을 이해하나?)

    기사에서 고객상담원의 교육이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답변이나 해당 상담원이 “배달원이 부담한다”고 세부 답변을 하는 부분에는 좀처럼 수긍이 가지 않는다. 개운치가 않다.

    홍보담당자들이 회사의 정책 또는 가맹점들의 정책에 대해 왈가왈부 하거나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으리라고는 보지 않는다. 하지만, 문제가 될 수 있는 부분들에게 대해 좀 더 주의 깊게 스터디 하고 그 심각도에 따라 warning은 내부적으로 전파할 수 있다고 본다. 그 다음부터는 최고경영자의 철학과 의지에 따르면 된다.

  • 과연 얼마가 적정할까?:로비 또는 Advocacy Campaign

    [케이스 A]

    파트너사: 우리 클라이언트들 중 하나가 한국에서 로비 서비스를 필요로 하고 있어. 혹시 가능할까?

    한국회사: 그럼, 근데…어떤 업계의 어떤 이슈인지 알려주면 좋겠다.

    파트너사: 응, OOO업계의 클라이언트인데 OOO에 대한 OOOO활동을 좀 부탁하고 싶어서 말이야.

    한국회사: 오케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믿어. 우리 커넥션을 활용가능 할 듯 하다.

    파트너사: 그러면 대략적으로 어느 정도 예산이 필요할까? 너희네 Fee말이야…

    한국회사: 흠…일단 어떤 프로세스와 어떤 일들을 해야 할지에 대한 아웃라인이 좀 나와야 예산 작업이 가능할 것 같은데.

    파트너사: 그러면, 세부적인 자료를 보내줄 테니 아주 대략적인 예산을 좀 알려줘…

    일종의 로비를 통해 클라이언트를 위해 모종의 이해관계증진을 촉발 시켜 준다고 할 때, 이를 대행한 회사는 얼마를 클라이언트에게 청구하는 것이 적절할까? 일반적으로 핵심 컨설턴트들의 hourly professional fee를 기반으로 실제 시간 사용량을 카운트 해 청구 하는 것이 적절할까?

    클라이언트가 예상하는 이해관계증진으로 인한 이득이 엄청나다 볼 때 그에 대한 적절한 퍼센테이지를 청구하는 것은 적절할까? Value Pricing이라는 것이 받아들여 질까?

    [케이스 B]

    포텐셜 클라이언트: OOO방송의 OOO 프로그램에 대해서 일정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좀 조언을 해주세요. 이번 방송이 나가면 저희는 수백억 깨질 수가 있어요.

    한국회사: …………….

    만약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커넥션을 디자인해 주면 얼마를 청구할 수 있을까? 수백억이 깨질 수 있다는 위협적(?)인 방송을 모면하게 해준다면 (물론 그럴 수는 없지만…) 얼마를 지급할 계획일까?

    여기에서도 Value Pricing으로 가면 놀라지 않을까?

    [케이스 C]

    포텐셜 클라이언트: OOO과 OOOO, 그리고 OOOO기관에 커넥션이 좀 필요합니다. 혹시 OOOO쪽에도 연결이 가능하겠는지. 저희가 그렇게만 해 주시면 후사하지요.

    한국회사: …………….

    단편적으로 한 개의 언론사내에 데스크와 기자들 일부와 관계를 형성하는 데에도 십 수년이 걸리고 그 동안 수천에서 수억의 예산들이 일관되게 집행되곤 하는데…그 회사는 단편적으로 (하루 아침에) 기업에서 필요한 모든 관계를 구입(?)하고 싶어한다.

    만약 그럴 수만 있다면…해당 기업이 에이전트에게 과연 얼마를 지급해야 할까? 저녁 값이나 소주 한잔 값으로 그 어마 어마한 커넥션들을 간편하게 구입할 수 있을까?

    만약….간편하게 구입하거나 맥주 한잔 값으로 가늠할 수 있다면…

    왜 저 많은 대기업들과 글로벌 기업들은 수십 년 동안 커넥션과 활동들에 상상보다 많은 예산들과 인력들을 쏟아 붓고 있을까? 그들도 간편하게 관계를 구입할 수 있다면 말이다.

    너무 편하게 값싼 돈으로 해결하려 하진 말자. 아무리 급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