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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냥 해프닝 수준이잖아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 신입직원들을 강하게 군대식으로 집단 훈련시키는 동영상이 온라인에 공유 되어 요즘 사회적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근데 솔직히 그게 무슨 문제인지 모르겠어요. 원래 수 십 년 이어져온 사내 관행인데 말이죠. 또 그걸 위기라고 이야기하는 분들도 이상해요. 그냥 그건 해프닝인데?”

    컨설턴트의 답변

    그렇게 말씀하시는 임원 분들이 많아서 몇 가지 생각을 정리해 말씀 드립니다.  첫째, 어떤 것이라도 어떤 이유라도 사회적으로 일정 수준 이상 논란이 발생했다면, 그건 문제가 있다는 의미입니다. 문제가 전혀 없는 것이 사회적 논란이 되는 경우는 생각보다 흔치 않습니다. 없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진짜 문제는 많은 기업이나 유명인들이 사회적 논란이 발생했는데도 그에 대해 ‘아무 문제도 없는 것을 가지고 논란이 발생되다니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이는 것입니다. 이는 제3자들이나 그 논란과 관련된 이해관계자들의 시각을 스스로 전혀 이해하거나 공감하지 못했다는 반증입니다. 다시 생각해 보셔야 하는 주제입니다.

    둘째, 수 십 년 이어진 관행이 최근에는 문제의 핵심입니다. 바로 그 관행이 문제가 되는 세상입니다. 관행은 무조건 보존되거나 강화되어야 하는 지상명령이 아닙니다. 그 때는 아무렇지도 않았던 것도 이제는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빨리 이해하셔야 또 다른 문제 관행들을 관리할 수 있습니다.

    연세 드신 경영진은 기억하실 것입니다. 80년대 이전까지도 버스나 기차 그리고 심지어 비행기 내부에서도 사람들은 흡연을 했었습니다. 재떨이도 설치되어 있었습니다. 그 때는 그것이 당연해 보이는 관행이었습니다. 그런 관행이 지금 다시 시작되면 어떻게 될까요? 세상은 변하는 것입니다. 모든 기준이나 판단 그리고 평가도 변합니다. 그에 대응해서 기업이 얻을 수 있는 것은 없습니다.

    셋째, 무엇이 문제인지 모르겠다면 그 자체가 더 큰 문제일 수 있습니다. 기업의 경영진이 사회적 흐름을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정무적 감각까지는 이르지 못한다 하더라도, 최근 사회적 여론이 어떻고, 어떤 논란들이 발생했고, 무엇 때문인지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없다는 것은 정말 심각한 문제입니다.

    그런 마인드가 흔하기 때문에 발생된 위기가 계속 다시 반복됩니다. 소위 말하는 꼰대 행위와 갑질이 반복되고, 사내 성희롱이나 성추행이 반복되고, 폭언, 구타와 폭력이 줄어들지 않습니다. 그렇게 많은 문제의 녹음과 녹화 동영상이 온라인에 공개되는데도 불구하고 그에 대한 주의가 없으니 유사한 위기가 이어집니다.

    밀레니엄 세대라 불리는 젊은 직원들을 이해하지 못하니 문제는 더욱 더 다양해져만 갑니다. 기업의 위기는 대부분 기업의 문제이고 잘못입니다. 그것을 이해하지 않으려 하는 경영진들이 위기의 핵심일 수 있습니다.

    넷째, 해프닝이라 생각하는 것들이 쌓여 회사의 명성이 되고 이미지가 됩니다. 해프닝은 그냥 지나가는 것이라 쌓이지 않는 것이라 단순히 생각하는 것이 더 큰일입니다.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는 말도 있습니다. 이슬 비에 옷 젖는다는 말도 있죠. 작은 구멍 하나가 거대한 댐을 붕괴시킨다는 위기관리 명언도 있습니다.

    경쟁사에서 발생하지 않는 해프닝이라면 자사에서도 발생하면 안됩니다. 경쟁사에서 발생된 해프닝이라도, 자사에서는 절대 발생하면 안 된다는 생각도 해야 합니다. 문제는 그럴 수 있지 뭘 그렇게 심각하게 보느냐 이야기 하는 사내의 안이한 마인드입니다. 문제가 될 것으로 보이고, 문제가 되었다면 바로 고쳐 개선하면 됩니다. 그 자체가 위기관리입니다. 그럴 마음이 없다는 것이 문제 입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어처구니없는 위기관리는 왜 사라지지 않을까?

    [The PR 기고문]

    어처구니없는 위기관리는 왜 사라지지 않을까?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가만히 보면 기가 차고, 웃음이 계속 나오는 위기관리가 있다. 더 정확하게는 그런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이 있고, 어처구니없는 메시지들이 난무하는 경우가 있다. 해당 위기관리 주체는 열심히 고민하고 나름 열성을 다해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짜고 메시지를 전달했을 텐데, 그걸 접하는 상당수는 당황스러워 하며 이내 실소를 터뜨리게 되는 경우가 상당히 잦다.

    국내를 넘어 세계적인 학벌에, 상당한 경영 훈련까지 받았다는 쟁쟁한 기업의 최고경영진이, 스스로 심각한 자세를 가지고 열심히 대응하려 만든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메시지가 왜 그런 결과로 이어질까? 그 아래 포진한 경험 많고, 현실감각이 뛰어난 임원과 관리자들은 대체 왜 그런 커뮤니케이션 메시지에 아무런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을까? 창구에서 열심히 해당 메시지를 전달하는 홍보실무자들은 실제로도 그 메시지가 괜찮고, 분명히 위기관리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 판단했을까?

    소기업이라면 대표를 포함한 몇몇이 고민해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을 하기 때문에, 가끔은 그런 이상한 결과가 발생될 수도 있다 치자. 하지만, 중소기업을 넘어 대기업이라 불리는 거대한 인재 조직은 왜 그런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그런 메시지를 아무 의심 없이 발표할 수 있을까? 그에 관한 이유를 살펴보자. 왜 그럴까? 어떻게 그럴 수 있었을까?

    첫째, 사회적 감수성이 떨어지는 기업이 생각보다 많다

    의사결정권자 개인의 사회적 감수성도 그렇지만, 조직이라는 관점에서 사회적 감수성이 부족한 기업이 아직도 많다. 최근 여러 차례 반복적으로 이슈가 되고 실제 위기로도 이어지는 사회적 논란들을 살펴보면 어떤 의미인지 이해가 간다. 젠더 이슈만 해도 그렇다. 아직도 기업에서는 그냥 골치 아프고 시끄러운 이슈로만 접근하는 곳들이 있다. 사회적 공정이슈도 그렇다. 기업 스스로 지금까지의 관행에 갑작스럽게 왜 공정이라는 잣대를 들이대는가 하고 묻는 기업들이 많다. 환경 이슈도 그렇고, 노동 이슈에도 그런 태도가 아직 존재한다. 새로운 세대라 불리는 MZ세대와 관련된 이슈는 어떤가? 단순하게 요즘 애들은…이라 막연하게만 생각하는 기업이 상당수다.

    언론이나 규제기관 또는 시민단체들, 심지어 직원들과 노조, 거래처에서까지 사회적 감수성을 키워 달라 계속 이야기하지만, 실제로 기업의 사회적 감수성은 지지부진 상태인 경우가 상당하다. 전문가들은 세대가 바뀌고, 시간이 흘러 완전한 인식의 전환까지 연결되지 않는다면 이런 기업의 사회적 감수성 부족 현상은 계속될 것이라 이야기한다. 사회적 감수성이 부족한 기업은 위기관리 시 전쟁터에서 갑옷을 입지 않고 싸우는 벌거숭이 병사와 같은 꼴로 이해할 수 있다. 매 순간이 위험하기도 하고, 꼴도 흉하다.

    둘째, 내부 시각으로만 사회적 이슈와 위기를 다루려 한다

    자기 업계의 50년된 관행에 대해서는 어떤 문제 의식도 느끼지 못하는 경우만 봐도 그렇다. 외부 컨설턴트가 왜 이런 잘못된 관행을 이어가고 있는가 물으면, 이미 수십년간 해당 관행에 기반해 경쟁 해 왔기 때문에, 자사만 먼저 관행을 끊어 버리게 되면 경쟁에서 도태되니 어쩔 수 없다는 이야기를 하기도 한다. 일부에서는 일단 해당 관행이 문제가 되면 업계 모든 기업이 다치게 될 테니, 그때까지 유지하며 기다리는 것도 전략이라 이야기한다.

    내부에서는 거의 모든 것이 당연하고, 합리적인 것으로 보인다. 어느 대기업 퇴직 임원에게 ‘부조리가 상식화 되어야 그 회사 생활을 잘 할 수 있었다’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심지어 부조리까지도 상식이 되는 기업 내부였다는 의미다. 이런 환경에서 내부 시각은 외부의 사회적 시각과 일부 갈등 또는 충돌하거나 심지어 그에 반할 수까지 있으므로 상당히 위험한 위기 요소가 된다. 내부의 시각으로만 외부 이슈나 위기를 다루는 것은 마치 눈을 감고 자신의 감에만 기반해 주먹과 발을 휘두르는 격투기 선수 같아 보인다. 운이 좋으면 상대에 타격을 입힐 수 있겠지만, 상대방은 눈을 뜨고 있으니 큰일이다.

    셋째, 주변에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이 부족하다.

    해명문이나 입장문 심지어 보도자료 하나도 그렇다. 사회적 민감성이 없는 조직 의사결정자들이 내부적 시각으로만 읽어 문제가 없다 판단한다. 누군가 제3자적 입장에서 중립적으로 해당 메시지를 보아주더라도 어려운 커뮤니케이션을 그냥 쉽게 하려 한다. 그러다 보니 그 공식 메시지를 접하는 언론과 온라인 공중들은 이내 배꼽을 잡는다. 어떻게 이런 메시지가 가능할까 하며 신이 나서 기사화를 하고, 포스팅이 이어진다.

    메시지가 이상하니, 메시지를 내보낸 기업도 이상해 보인다. 그 기업의 오너나 임원들도 마찬가지로 보인다. 유사한 사례들을 보면 공통점이 있다. 먼저 내부나 주변의 조언이나 검토 없이 쉽게 메시지를 내 놓는다. 그 후 얼마 안 되어 상당한 비판과 비난, 비아냥이 이어지고, 온라인에서 희화가 되기 시작하면 해당 기업은 다시 그에 대한 사과와 해명을 내 놓는다. 그래도 문제가 사라자지 않으면 또 다시 사과를 발표한다. 그러면서도 사실 그들의 마음 속에는 자사의 최초 메시지를 오독하고 오해한 언론과 온라인 공중이 문제라는 확신이 존재한다. 일단 태풍이 부니 땅 바닥에 납작 엎드려야 그나마 살 수 있다는 생각으로 머리를 조아린다.

    주변에서 담담하게 자사의 준비된 메시지를 읽어주고, 그에 대해 만에 하나의 문제를 제기하고 자신의 해석과 감정을 이야기해주는 사람들을 찾아보자. 순서가 복잡해 보이고, 시간이 없어 급한 메시징이 필요하다고 해도, 바늘 허리에 실 매어 못 쓴다는 말을 기억하며 잠시라도 문제없을지를 여기 저기 물어보자. 그게 위기관리다.

    넷째, 반대로 이상한 조언을 하는 사람들이 주변에 너무 많을 때도 있다

    소위 우리가 비선이라 부르는 그룹들이 그렇다. 딱히 비선이라 불리지 않더라도, 최고의사결정권자의 지인이나 지인의 지인이 그런 역할을 담당하는 경우도 있다. 일단 그 사람들이 누구인지, 현 상황에서 어떤 조언을 의사결정자에게 했는지 정확하게 아는 사내 실무그룹이 없다? 만약 그런 상황에서 이상하거나 이질적인 실행 방식이나 메시지가 내려온다면 바로 그것은 비선의 것일 가능성이 높다.

    그 비선이 전직에 어떤 중요한 역할을 하던 분인지는 사실 별 의미가 없다. 이슈관리나 위기관리에서 가장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고 이해할 수 있는 주체는 해당 기업뿐이다. 그 기업 내에서도 부서별 위치 별 상황에 대한 정보량과 이해도가 달라지는데, 어떻게 비선 라인이 외부에서 전화 한통 받고 해결책을 제대로 제시할 수 있을까? 관심법이나 신기를 가지지 않고 서는 절대 불가능한 것 아닌가. 그래서인지 실제로 유명 무당이나 점쟁이가 기업의 비선인 경우도 있기는 하다.

    다섯째, 위기관리 시스템을 갖추지 못해 항상 쫓기듯 커뮤니케이션 한다

    이는 좀더 실무적인 주제다. 위기관리 시스템의 효용성을 몇가지로 추리자면, 첫째, 발생될 이슈나 위기의 조기 발견이 가능해진다. 둘째, 빠른 상황판단과 의사결정이 가능해진다. 셋째, 안정적인 이슈나 위기관리가 가능하게 된다는 점이 대표적이다. 여기에서 핵심을 다시 추리면 사전적 대응, 신속한 대응, 그리고 안정적 대응이라 할 수 있다. 반대로 사후대응 중심이거나, 때를 놓치고 늑장 대응하거나, 좌충우돌, 우왕좌왕, 들쑥날쑥, 허둥지둥 하는 위기관리 실행을 하는 기업은 위기관리 시스템을 제대로 갖추지 못했다 볼 수 있다.

    일단 심각한 상황에서 이상한 메시지가 기업으로부터 나왔다면, 이는 정상적인 기업의 심사숙고의 결과물은 아닌 셈이다. 어떻게 이런 메시지가 정상적으로 탄생할 수 있었을까 궁금해하겠지만, 그런 경우에는 일종의 조산(早産)인 가능성이 많다. 일단 시간이 너무 흐르니 이런 메시지라도 내고 보자는 내부적 조급함이 원인이었을 것이다. 기업이 얼마나 메시지를 중요하게 생각하는지에 따라 이슈나 위기관리의 성패는 상당부분 좌우된다. 기업이 메시지를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의미가 하염없이 메시지를 다듬고 살펴서 때를 놓치곤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메시지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기업은 제대로 된 메시지를 도출하는 과정이나 합의에 이르는 속도가 다른 기업보다 훨씬 빠르다. 그래서 그런 기업이 좀더 이슈나 위기관리를 잘 할 있다 하는 것이다.

    여섯째, 커뮤니케이션 창구가 급해 애드립을 한다

    세상에 어떻게 그런 메시지를…이렇게 받아들여지는 일부 메시지는 해당 기업의 공식 메시지가 아닐 가능성도 높다. 언론이나 온라인 또는 관련 외부 조직에게 메시징을 한 그 기업 창구의 애드립이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다. 자신은 그냥 자신의 판단대로 언론에 이야기한 것인데, 그게 기업의 공식 메시지화 된 것뿐이라 이야기한다. 그러나 그런 변명은 매번 때가 늦은 것이다. 발칵 뒤집힌 회사 내부의 분위기를 접하게 되면 아마 식은땀이 흐를 것이다.

    일부에서는 그렇게 창구 담당자나 임원이 세상을 떠들썩 하게 만드는 애드립을 쳐서 사회적 공분에까지 이르게 된 시점에서도 무엇이 문제인지 모르는 경우도 있다. 그 말이 실제 뭐가 잘 못되었는지 모르는 경우다. 솔직히 맞는 말을 했는데, 이해를 잘 못한다 하기도 한다. 못할 말을 한 건 아니지 않느냐 하기도 한다. 그런 상황에서 위와 같은 내부 이야기가 나오면 그 상황은 상당히 어려운 처지다. 모든 애드립은 기본적으로 위험하다. 애드립에 익숙한 창구는 기본적으로 위험한 사람들이다. 애드립에 관대한 기업은 위기 요소가 풍부한 기업이다. 애드립의 정의는 준비되지 않은 모든 말이다. 준비를 거쳐 기업 내 공유와 확인이 더해져야 비로소 기업의 공식 메시지 자격이 있다.

    마지막, 기업의 진정성이 그대로 메시지에 묻어나는 경우다.

    회사가 사과를 해도 요즘엔 사내 직원들 블라인드에서는 다른 말이 나오는 것이 다반사가 되었다. 심지어 회사의 공식 입장에 반하는 메시지를 공유한 직원을 적발하려 하는 곳도 생겼다. 기업은 공적 기관으로 사회적 책임에 기반해 공식 메시지를 전달했는데, 사내 임직원들은 다른 생각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어떤 것이 진정성인가 할 때 많은 사람들은 블라인드에서 솔직한(?) 내부 분위기를 전달하는 그 포스팅이 좀더 진정성에 가깝다 볼 것이다. 그런 경우 기업은 자신을 속이고 있는 셈이 돼 버린다.

    그 새로운 의미의 진정성(속마음)이 드러나다 보니 기업은 난감 해 진다. 그 속마음을 눈치챈 공중과 이해관계자들이 쓰나미 같은 비난을 쏟아 내니 더욱 더 죽을 맛이 된다. 그것이 우리의 속마음이 아니라고, 일부 문제 있는 직원의 개인적 마음일 뿐이라고 아무리 외쳐 보아도 효과가 없다. 기업의 실체는 그 기업을 구성하는 직원들을 통해 구현된다. 직원들 개개인이 어떤 생각을 하고 해당 위기상황을 바라보고 있는지 합치되지 않는다면, 위기관리에 성공하는 것이 더 이상한 것이다. 그렇게 성공한 것처럼 보이는 위기관리는 바로 더 큰 위기로 이어진다.

    성공적 위기관리는 못하더라도 최소한 어처구니없는 위기관리는 하지 않도록 노력해 보자. 어처구니없게 보이지 않기 위해서 그리 힘든 노력까지는 필요 없을지도 모른다. 사회적 감수성을 가지고 업데이트 해 나가려고 먼저 노력해 보자. 그게 그리 어려운 과학이나 큰 투자를 해야 하는 주제도 아니지 않나?

    그 후 위기일수록 내부 시각은 종종 문제가 있을 수 있으니, 외부 시각을 좀 더 많이 들어보려 시도해보자. 어렵지 않다. 메시지를 만들었다면, 그것에 만에 하나 어떤 문제가 있을지를 주변에 물어보고 의견을 받아 보자. 생각보다 복잡하지 않다. 이상한 조언을 하는 사람들은 멀리해 보자. 대신 정상적이고 합리적인 조언을 하는 사람들과 친해져 보자. 점점 더 나아질 것이다.

    위기관리 시스템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그 효과를 노려보자. 큰 의미가 있을 것이다. 애드립을 극히 경계하면서 메시지에 상당한 가치를 두는 습관을 가져보자. 신뢰와 명성이 생길 것이다. 마지막으로 직원들의 진정성과 기업의 그것을 합치시키려 지속 노력해 보자. 겉과 속이 같은 훌륭한 기업이 될 것이다.

    이런 자그마한 노력들이 모자라면 언제든 어처구니없는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이 다시 태어날 수 있게 된다. 그냥 한번의 실수나 잘못이라고 넘어가기만 해서 해결될 것은 아니다. 일은 해결되어도, 문제는 그대로 남는다. 그 문제는 다시 돌아와 회사를 더욱 더 어처구니없게 만들 것이다. 그것을 두려워하자.

  • 자칫 전례가 되면 어쩌죠?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가 한 거래처에게 소위 갑질을 좀 하다가 문제가 되었습니다. 그게 오랜 관행이었는데 요즘 같은 시대에는 문제가 되네요. 여론이 심각해 져서 그 거래처와 빨리 합의를 하려 하는데요. 합의금이 생각보다 큽니다. 이게 한번 전례를 남기면 앞으로 기준이 되거든요. 어쩌죠?”

    컨설턴트의 답변

    질문만 들어보면 귀사의 위기관리에 있어 진정성이라는 측면에 의문이 생길 것 같습니다. 회사의 잘못된 오랜 관행으로 피해를 입은 이해관계자인 거래처에 공감하는 개념이 전달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물론 외부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은 정식으로 공감을 표현하며 살피는 커뮤니케이션을 하셨겠지요?

    말씀 요지는 ‘피해를 보상해주는 액수가 너무 크다 그래서 그것이 기준이 되면 앞으로 유사한 사례가 생길 때는 다시 부담이 될 것 같다’는 의미 같습니다. 그런데 이 말을 잘 들여다보시죠. 이 의미는 전사적으로 ‘유사한 사례가 또 생길 것으로 생각한다’는 전제가 있습니다. 이번에 큰 위기상황을 겪었음에도 내부에서는 이런 위기가 또 다시 발생될 것으로 예상한다는 것이죠.

    위기관리는 한번 겪은 위기는 최대한 노력해 다시 발생시키지 않게 하는 것입니다. 위기가 다시 발생할 것이라는 생각은 자사 스스로 제대로 개선과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해 실행하지 않을 것이라는 기존의 믿음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이번 위기를 통해 심각하게 깨달은 것이 없다는 의미죠.

    피해 보상은 그냥 이번 위기를 조용하게 넘기기 위한 수단일 뿐, 가능한 그 금액은 저렴해야 하고, 단순히 시끄러움을 방지하는 목적이라는 의미로 간주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 금액이 아깝고, 또 다시 그런 금액을 여러 번 지불할 생각까지 하니 심란한 것입니다.

    ‘이번과 같은 위기가 다시 발생되면…’이라는 전제를 ‘이번 같은 위기가 다시는 발생되지 않는다면…’으로 전제를 바꾸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그 전제를 실행시키기 위해 보다 심각성을 가지고 문제를 개선하고 재발을 방지하려는 노력에 몰두하시기 바랍니다. 그렇게 된다면 더 이상은 아까운 엄청난 규모의 피해 보상을 지불할 가능성은 점차 줄게 될 것입니다.

    피해 보상 규모에 주로 집착해 문제를 장기화하고, 결국 모든 피해를 감내해가면서 장기간 피해 보상 규모 조정에 매달리는 유혈전은 이제 그만 하자는 것입니다. 대신 해당 위기와 같은 상황을 다시는 만들지 않겠다는 내부 각오를 다지는 것이 낫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런 위기가 재발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을 만들려 스스로 노력하라는 것입니다.

    일부에서는 또 이렇게 이야기할 것입니다. “아무리 그래도 회사의 일이라는 게 그렇게 다시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 쉽게 확신할 수 있겠습니까? 만에 하나 다시 발생된다면…이런 우려를 한다는 것이죠.” 좋습니다. ‘만에 하나’라는 말씀 아주 훌륭합니다. 위기관리 관점에서 그 개념은 큰 도움이 됩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유사 위기가 ‘만에 하나’의 가능성으로 발생하게 된다면, 그나마 그 위기관리는 상당히 잘 되어 있는 셈입니다. ‘다시는 이런 유사한 위기를 발생시키지 않겠다’는 확고한 결심이 있었기 때문에 그나마 가능한 가능성입니다. 개선을 통해 재발 가능성을 ‘만에 하나’로 만들었다는 의미니까요.

    반면 피해 보상과 그 규모에만 집중하며, 실질 개선과 재발방지 대책 없이, 각오나 결심도 없이 다시 예전의 관행으로 회귀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유사 위기 발생 가능성은 ‘십에 하나’ 오에 하나’의 꼴이 될 것입니다. 계속되고, 반복되는 것입니다. 피해 보상 또한 당연히 반복되며 액수는 더욱 더 커져만 가겠죠. 아무 것도 관리되지 않는 상황이 이어질 것입니다. 무엇이 더 중요한지 곰곰이 따져 볼 필요가 있습니다. 전례가 된다는 이야기는 사실 위험한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전례를 감안할 일을 없게 만들자는 것이 지금 필요한 이야기입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스타트업 위기관리, 이렇게만 해라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최근 여러 스타트업 대표들을 만나 이야기 듣고 조언 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대부분 스타트업 대표들은 영민하고 젊다. 상당한 전문성을 가지고 누구보다 열심히 일한다. 남보다 뛰어난 인재들이라 성공도 훨씬 빠르다. 대기업에서 대리나 과장 정도의 자리에 있을 나이에 이들은 수 백 억 원에서 수 천 억 원을 따지고 만진다.

    수백만 고객이 이들의 서비스를 아끼며 사용해준다. 주변에는 이 성공담을 다루려는 기자들이 몰려든다. 그와 함께 각종 투자자나 멘토들이 그들을 둘러싸고 있다. 처음 조그마한 사무실에서 몇몇이 모여 시작했던 조직이 금새 몸집이 불어나 중소기업 수준에 까지 이른다. 그래서 스타트업 대표들은 대부분 ‘할 수 있다’와 ‘하면 된다’는 정신이 강하다. 스스로를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거다.

    이번 칼럼에서는 이들 스타트업의 위기관리를 위한 아주 중요한 가이드라인을 정리해 본다. 최근 여러 스타트업 대표들과 조직에 의해 발생되는 여러 부정 이슈와 위기 케이스들을 벤치마킹 하면서 다음과 같은 가이드라인을 같이 기억해 보자. 스타트업 위기관리 이렇게만 해 보자.

    첫 번째 가이드라인, 준법(遵法)하라

    간단하다. 법을 지키라는 거다. 스타트업 관련 이슈와 위기 케이스들을 보면, 법을 지키지 않아 발생된 위기가 절반 이상이다. 위기관리 관점에서 법을 지키지 않았다, 더 나아가 범죄를 저질렀다는 전제가 있으며 그에 대한 관리는 상당부분 제약이 된다. 말 그대로 손을 쓰기 힘들어 진다.

    법을 지키지 않은 경우나 대표나 조직 자체가 범죄를 저지른 경우에는 위기관리라는 것이 적용된다기 보다는, 처벌 수위를 조정한다는 표현이 더 어울릴 것이다. 로펌/변호사를 통해 가능한 조사와 재판과정에서 정상을 참작 받거나, 형량을 조정하는 노력만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물론 이 자체를 위기관리라고 부르고 싶다면 어쩔 수 없다.

    일부 스타트업 대표의 경우 개인적으로 다양한 이해관계자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다. 그 지인 중 변호사와 로펌 사람들을 알고 이들에게 개인적 조언을 듣기도 한다. 그 중 일부는 경찰이나 검찰 고위직에 있던 선배들과도 친하게 지낸다. 그러다 보니, 어떻게든 문제가 생기면 이들을 동원 해 위기관리(?)가 가능할 것이라는 막연한 자신감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다 좋다. 하지만, 평시 모든 과정과 상황에서 준법한다는 생각만큼 완전한 위기관리가 없다는 점은 진리다. 비즈니스를 위한 의사결정 전반에서 항상 기억하자. 법을 지키자.

    두 번째 가이드라인, 여론감각을 키우라

    정무감각이라고도 한다. 여론을 잘 읽을 수 있는 리터러시를 키우라는 의미다. 스타트업 임직원의 경우 상당수가 같은 업계나 경쟁사에 대한 정보나 인식은 충분함을 넘어 치열하게 업데이트 받고 또 하곤 한다. 그러나, 사회 전반에서 어떤 일들이 어떻게 흘러 발생되고 있는지를 그때 그때 정확하게 관망하는 큰 그림을 보는 노력은 사실 아쉬워 보인다. 젊은 직원들은 종이신문이나 TV뉴스를 보지 않은지 오래되었다. 심지어 기업 홍보실에서 일하는 일부 젊은 직원들도 이제는 종이신문을 좀처럼 접하지 않는다.

    신문이나 TV뉴스를 전체적 흐름으로 들여다 보아야 일정기간 후 정무감각이라는 싹이 난다. 다양한 분야와 주체들의 소식들을 듣고, 계속해서 따라갈 수 있어야 여론 감각은 정리가 된다. 그래서 훌륭한 여론감각을 가지고 있는 스타트업 대표들은 좀처럼 문제를 일으키지 않으려 한다.

    불행히도 문제가 발생했다면, 그 문제를 여론의 시각에서 해석하고 자세를 낮춘다. 여론을 두려워하고 이에 맞서려 하지 않는다. 공분이 팽배한 최근 여론 환경에서 쓸데없이 희생양이 되려 하지도 않는다. 진지한 태도로 여론을 다루고, 고개 숙일 줄 안다. 여론 앞에서 창조성(creative)을 발휘하는 무모함을 보이거나, 비아냥거리면서 팬덤을 노리는 술수에 대해서도 당연한 거부감을 느끼게 된다.

    문제는 여론 감각이 부족한 스타트업 대표와 임직원들이다. 이 경우 위기관리 전문가들이 말하는 소위 하지 말아야 할 것들(Don’ts)을 전부 시도해 보며 문제를 키운다. 무언가 기술적으로 위기를 그리고 여론을 관리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가끔 이들은 과연 여론이라는 것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가 하며 의아해 해 지는 경우까지 있을 정도다. 훌륭한 여론 감각을 가지면 논란, 이슈나 위기는 대부분 사전과 사후에 관리 가능해 진다. 처신도 똑발라 진다.

    세 번째 가이드라인, 타사 위기에서 배우라

    스타트업 대표들을 똑똑하다. 아마 대부분 학교 시절에 공부도 잘했을 것이다. 학생 때를 기억해 보라. 시험문제를 푸는 경우다. 분명히 그 문제들은 지난 중간고사 때 기출 되었던 똑 같은 문제들이다. 그 문제를 모두 알고 있기 때문에 이런 경우 답을 내는 것은 누워서 떡 먹기일 것이다. 그런데도 이미 나왔던 똑 같은 문제를 죄다 틀린다면 그 학생은 얼마나 멍청한 것인가?

    재미있는 건 우리의 위기라는 것이 바로 그렇다는 것이다. 자사가 현재 겪고 있는 위기는 이미 다른 회사들도 똑같이 경험했던 것이다. 바로 작년 정도에 경쟁사에게 이런 위기가 발생했을 때 그 과정과 사후 관리 방식을 제대로 벤치마킹 했더라면, 그 위기는 우리 회사에게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 스타트업이 기출문제 조차도 틀린다. 더 심각한 것은 그 다음 시험에서도 똑 같은 문제가 나오는데 그 때에도 역시 또 그 문제를 풀지 못한다. 왜 그럴까? 뭐가 문제일까?

    타사의 위기와 위기관리를 벤치마킹하지 않기 때문이다. ‘저 회사가 요즘 골치 아픈 일에 휩싸여 있구나, 차라리 우리에게는 기회가 되는 것 아닐까…’ 이런 생각에만 머무른다면 문제다. 경쟁사나 타사의 위기를 보며 재미있어만 하거나, 고소해 하거나, 흥분해서 우리의 기회라 소리치는 것만 해 왔다면 지금이라도 제대로 배우자. 기출문제는 절대 틀리지 말아야 하겠다는 생각과 오기를 가져보라는 이야기다.

    네 번째 가이드라인, 자사만의 위기를 살펴보라

    타사에게 발생한 위기와 위기관리를 벤치마킹했다고 전부는 아니다. 그 잣대로 자사를 들여다 보아야 한다. 다른 회사에서는 발생한 일이 없거나, 발생할 가능성이 보이지 않지만, 우리에게만 보이고 발생 가능할 것 같은 위기라는 것은 어떤 것이 있을까 살펴 보는 것이다. 일종의 건강검진이다. 모든 위기는 살피지 않아 존재한다. 자신이 모르는 것이 아니라 그에 대해 신경 조차 쓰지 않았기 때문에 살아 성장 해 폭발한다.

    최근 연이어 발생하는 스타트업 사내 갑질 논란들도 그렇다. 스타트업 대표가 딱 한번 그날 아침에 했던 생애 최초의 갑질이 바로 그날 오후에 문제 되는 경우가 있을까? 사회적으로 알려져 문제가 될 정도의 갑질은 최소 수개월에서 수년 동안 이어진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 과정에서 자사와 자신을 돌아보는 기회를 가지지 않았다는 것이 문제의 핵심이다. 사내적으로도 이야기를 듣고, 금하거나 개선해야 할 부분이 있다면 그리해야 하는 것이 당연한데도 하지 않았다는 것이 더 큰 문제다.

    스티브 잡스도 살아 생전 여러 직원들에게 독설을 했다고 이야기한다. 제프 베조스도 그리 온순한 리더는 아니라는 이야기도 한다. 그래서 그 정도 막말이나 다그침 그리고 일종의 엽기적 행위도 그들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라 자위하는 스타트업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기억하자. 스티브 잡스와 제프 베조스는 그로 인해 창피를 당하고, 자리를 물러나거나, 경찰이나 검찰 조사를 받거나, 불필요한 소송을 당해 자신의 사업을 망치지는 않았다. 스타트업 경영의 목적이 무엇인지 다시 생각하며 자사를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는 이야기다.

    다섯 번째 가이드라인, 기업문화를 개선하라

    앞의 가이드라인과도 이어지는 조언이다. 스타트업의 기업문화는 다양하고 창조적인 방향으로 조성되고 성장된 경우들이 많다. 임직원들이 자사의 기업문화를 자랑스러워 하기도 한다. 직원들을 위한 많은 편의제공과 배려들로 대기업의 부러움을 사는 스타트업도 생겨나고 있다.

    기업문화는 사람이 만들어 나가는 것이다. 좋은 사람들과 좋은 사람들이 모여 하나의 기업문화 방향을 잡아나가는 것만큼 좋은 것이 없다. 그리고 그 조성된 기업문화가 여러 해를 거치면서 자사만의 정신이 되면 그 다음부터는 엄청난 가치를 창출하게 되기도 한다.

    그러나 문제는 기업문화를 구성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일어난다. 회사에서 생각하는 ‘좋은 사람’이 전체를 구성하지 못할 때도 있다. 여러 생각을 하는 다양한 사람들이 회사가 생각하는 ‘좋은 사람’의 범주에서 벗어나 있는 경우도 생길 수 있다. 그러다 보니 상호간 이질감이나 충돌이 발생하기도 한다.

    위기는 그런 사소한 갈등과 충돌에서 발생한다. 앞에서 이야기했던 준법과 여론감각 제고 등 여러 노력을 기울였다 해도, 위기는 원래 사람이 일으키기 때문에 100% 방지하긴 어렵다. 좋은 기업문화는 스타트업 대표의 생각을 일선의 직원들이 정확하게 그대로 이해하고 그에 동의하는 문화다. 건전한 사회적 가치를 기반으로 하는 같은 동질감이 핵심이다.

    당연히 그런 좋은 기업문화는 위기를 사전에 관리할 수 있는 아주 중요한 자산이다. 그러나, 그 기업문화 속에 이물감이 생기거나, 문화 자체가 다른 방향으로 흐르게 되면 위기 발생 가능성은 폭발적으로 커진다. 따라서 스타트업 대표들의 핵심 업무는 기업문화를 잘 조성 관리하는 것이라 해도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여섯 번째 가이드라인, 스타트업에 어울리는 위기관리조직을 구성하라

    대기업은 위기관리위원회나 위기관리팀을 대규모로 꾸미거나, 전문적으로 구성하기도 한다. 그러나 스타트업에게는 그렇게 할 여유나 인적 자원이 풍부하지 못하다. 대부분 스타트업 위기관리는 대표이사와 몇몇 임직원에 의해 즉흥적으로 이루어진다. 일부에서는 위기관리팀이라 부르기에도 민망한 극소수 인력들이 실제 위기관리를 한다.

    스타트업에 어울리는 위기관리조직이라는 것은 이래서 중요하다. 일단 스타트업 사내에서 평시에도 그런 것처럼 빠르고 원활한 상호 커뮤니케이션이 기반이 된 조직이 필요하다. 그 중 자사에게 발생 가능한 위기유형에 따라 유형별 책임과 역할을 부여 한다. 스타트업의 경우 주요 발생 가능한 위기 유형은 대략 10개 유형도 되지 않는다. 즉, 대표이사를 포함해 10명 이하로도 위기관리 조직이 구성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 유형별로 책임과 역할이 오버랩되는 경우가 많아 그 절반 이하로도 조직은 운영이 가능해 진다.

    전문적으로 부족한 분야는 평시에 자문계약을 맺은 외부 전문가 그룹을 비상 시 같은 조직으로 흡수 협업하는 형식을 꾸리면 된다. 중요한 것은 우선 자사에게 발생 가능한 위기 유형과 그 각각에 대한 내부 책임과 역할의 배분이다. 그들 스스로 자신이 위기관리 조직에 속해 있다는 팀 스피릿도 중요하다. 그들에게 훈련이나 시뮬레이션까지 제공할 수 있다면 더 좋다. 일단 위기관리 조직을 가지고 있는 것과 가지고 있지 않은 것은 상당한 차이가 있다. 위기가 발생되면 그 가치를 알게 된다.

    일곱 번째 가이드라인, 위기관리 역량을 키워보라

    사소한 트레이닝인 미디어트레이닝도 받지 않고 기자들을 만나고 기자들과 인터뷰를 하는 스타트업 대표들이 아직도 상당히 많다. 심지어 아무 준비 없이 국정감사장에 나가기도 한다. 사적인 자리에서 개인적으로 친한 기자들과 대화 하는 것을 보면 스타트업 대표들은 마치 열정 있는 영업사원 같아 보인다. 자사 핵심역량과 비전에 대해서 열변을 토하는 것을 보면서 스타트업의 멋을 느끼기도 한다.

    그러나 위기가 발생 했을 때에는 모드 변경이 필요해진다. 평시 유지했던 영업직원 포지션은 위기관리를 위해서는 전략적 커뮤니케이터의 포지션으로 변경 해야 할 필요가 생기는 것이다. 미디어트레이닝을 통해 제대로 훈련 받지 못한 스타트업 임직원들은 위기 시 자신의 모드변경에 곤란함을 느낀다. 심지어 대변인훈련을 받지도 않는 대표나 홍보팀 직원이 위기 시 창구 역할을 한다.

    이들이 평시와 같이 커뮤니케이션을 하다 보니 위기 시 황당한 메시지와 구설들이 마구 쏟아져 나온다. 위기관리 조직이 평시 위기관리 훈련과 시뮬레이션을 해 보지 못하는 경우 위기가 발생하면 그 위기에 낯섦을 느낀다. 이는 전방 병사들이 제대로 된 훈련을 받지 못해 적의 포성이 울리고 총탄이 날아오니 우왕좌왕 하며 낯설어 하는 모습과 같다. 위기관리 역량을 키울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평시에 고민하는 스타트업이 되어 보자. 준비는 절대 배반하지 않는다.

    앞에서부터 순서대로 꼽아보면 일단 자사에게 발생 가능한 위기를 100개라고 보았을 때, 준법을 하게 되면 대략 그 절반은 사전에 관리 가능해 진다. 눈에 뻔히 보이는 위법이나 탈법이 확 줄어들기 때문이다. 이 후에는 나머지 50개 정도의 위기 유형만 관리하면 된다.

    그 후 여론감각을 키워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을 수 있지만, 여론적으로 민감해 질 수 있는 위기 유형을 찾아 개선해 보자. 다시 그 절반이 줄어들게 된다. 최근에는 이 준법과 여론 사이의 회색지대에 있는 위기유형이 스타트업 사이에서 유행이기 때문에 상당 수의 위기유형을 발라 낼 수 있게 될 것이다. 이제 남은 위기유형은 약 25개정도일 것이다.

    이 중에서 타사의 위기를 통해 나타났던 기출문제들을 빼보자. 대략 절반 안팎이 이미 타사와 경쟁사들이 경험했었던 것들일 것이다. 말 그대로 기출문제다. 다시 나타나면 제대로 풀 수 있어야 한다. 그 이전에 기출문제가 다시 제출되지 않도록 사전 관리 가능해야 한다. 이 후 이제 남은 위기유형은 12~13개 정도가 된다.

    남은 12-13개의 위기유형 중에서 자사만의 위기를 꼼꼼히 찾아 보자. 사전 관리와 사후 대비를 통해 제대로 관리 영역으로 끌어 들일 수 있는 위기 유형을 하나 하나 찾아 해결해 보자는 거다. 그 중 절반은 해결 대상이 될 것이다. 자, 이제 남은 위기 유형은 6-7개 정도다.

    그 다음 조직 내 사람들을 잘 관리하고 기업문화를 좋게 관리해 보면 다시 절반 정도의 위기 유형은 줄어들게 될 것이다. 기억하자. 위기는 사람이 일으킨다. 스타트업 대표라면 여러 멘토들에게 사람 조심하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 보았을 것이다. 기업문화 관리를 통해 해결 가능한 위기유형을 발라 내면 이제 남은 위기유형은 3-4개 정도뿐이다.

    자사에 어울리는 위기관리 조직을 만들게 되면, 사전과 사후 위기관리를 통해 또 그 절반을 관리영역으로 끌어 들일 수 있게 된다. 그리고 그 위기관리 조직이 제대로 된 위기관리 역량을 키우게 된다면 발생 가능한 위기유형은 다시 절반으로 줄어든다. 그러면 최종 몇 개가 남게 되는 걸까? 제로에 가깝다.

    이런 다단한 노력들이 쌓이고 유지되면서 결국 위기는 관리되는 것이다. 일부 스타트업 대표들 중 위기관리는 아직도 스킬이나 내공이라 생각하는 분들이 있는데 이는 큰 오해다. 평시 스스로 돌아보는 노력과 투자에 등한시 하다, 막상 일이 발생하면 지인들을 통해 해결해 보려는 무리수를 두는 경우도 있는데 위험하다. (기억해보라, 일반 스타트업 대표보다 훨씬 오래되고 탄탄한 네트워크를 가진 기라성 같은 재벌 총수들도 대부분 문제에 연루되면 옥고를 치렀다.)

    자신과 회사를 위한다면 이상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진지한 자세로 노력해 볼 필요가 있다. 평시 성공적으로 비즈니스를 이끌어 왔던 자신의 리더십이 위기관리에서도 빛나야 한다 생각 할 필요가 있다. 어렵게 키워온 회사가 사려 깊지 못했기 때문에 발생된 논란 한 두 개로 흔들리고 무너진다는 것을 상상해 보자.

    그렇게 인터뷰를 요청하고, 좋은 기사를 써 주겠다 약속 했던 기자들이 전부 등을 돌리고, 낯선 공격적인 기자들만 몰려오고, 자신의 휴대폰을 폭격하는 상황을 상상해 보자. 자사 서비스를 사랑했던 팬덤 고객들 수만 명이 하루아침에 안티로 돌아서는 상황을 상상해 보자.

    같이 밤을 새우고 고생하며 가족 같았던 임직원들이 하루 아침에 악랄한 소송의 상대방이 되고, 내부고발을 하며 회사에 폭탄을 던지는 경우를 상상해 보자. 경찰과 검찰, 공정위와 국세청, 관세청 사람들이 회사 사무실에 꽉 들어차 있는 상황도 상상해 보자. 회사 일로도 눈코 뜰새 없이 바쁜 임직원들이 계속 조사를 받으러 다니고, 일부는 옥고를 치르고 하는 경우를 상상해 보자.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일은 발생 가능한 것이다. 평시 일관되게 최악을 상상하며, 최선의 대비를 하는 자세를 상상해 보자. 상상만으로도 든든하지 않은가? 하면 된다. 이루어진다. 스타트업 정신처럼 말이다.

     

  • 5. 기업문화를 살펴보라

    [기업 위기관리 백팔수(百八手): 5편] 기업문화를 살펴보라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최근 연이어 드러난 사내 성(性) 관련 추문 사례들에 대해서도 한번 생각해 보자. 기업이나 가해자자나 피해자 누구의 잘못이다 아니다를 떠나서 말이다. 그 근간에는 해당 기업의 기업문화가 있다는 생각을 해야 한다. 만약 그런 유사한 추문들이 연이어 발생하는 기업들이라면 더더욱 자사의 기업문화에 어떤 문제는 없는지 살펴 볼 필요가 있다.

    기업과 관련한 부정 이슈나 위기 발생 원인들 중 ‘잘못된 기업문화로 인한’ 것들은 앞에서 이야기한 준법 부실, 여론감각 부실, 반면교사 부실, 진단 부실 등의 원인과 함께 대표적 위기 원인으로 꼽힌다.

    잘못된 기업문화의 형태 또한 여러 가지로 정리 될 수 있다. 그러나 잘된 기업문화는 하나로 정의 가능하다. 잘된 기업문화는 절대 사회적으로 부정적인 문제를 만들지 않는 기업문화다. 즉, 문제를 만드는, 그리고 만들 수 있는 기업문화는 과히 옳은 기업문화가 아니라는 뜻이다.

    일부 기업들은 내부에서 ‘위기’라는 표현을 쓰지 않는다고 한다. 대표이사가 ‘위기’라는 표현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거다. 이런 기업에서는 위기관리에 대한 이야기가 항상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다. 감지나 준비과정에서도 실무진들이 조심스러워 하게 되면서 위기관리를 어려워한다.

    반면에 일선에 어떤 문제가 있다 판단하면 경영진이 활발하게 해당 이슈에 대해 분석하고 논의해 해결책을 토론하는 기업이 있다. 말 그대로 ‘위기’를 ‘위기’라고 부르는 기업이다. 일선부터 임원들까지 문제가 있으면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는 생각을 하니 위기관리가 미리 미리 잘 이루어진다. 실제 위기가 발생하더라도 대부분의 경우에는 준비되어 있다.

    어떤 기업은 문제가 될 기업문화의 중심에 오너 또는 대표이사가 있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 사회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는 사내 관행이 군대 문화에 연결되어 있다. 그 중심에 있는 최고 의사결정자는 그 관행이 수십 년 이어진 것이라 이질감을 느끼지 못하고, 아래 직원들을 과하게 대하곤 한다. 당연히 이런 경우 최근과 같은 사회적 논란을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 이런 기업은 미리 이런 오래된 관행을 없애고 개선한 다른 기업과는 위기관리 차원에서 다른 경지에 있게 된다.

    너무나 익숙해진 사내 관행이며 그것 자체가 자신들을 대변하는 색깔이 되어버린 문화를 한번 돌아 볼 필요가 있다. 그 하나 하나에 어떤 문제가 있을지 돌아 봐야 한다. 기업문화도 시대에 따라 바뀔 부분은 바뀌어야 맞다. 핵심은 유지하고라도 일부 관행 차원의 이슈들은 감지해서 변화 시킬 필요가 있다.

    그렇지 못한 기업들은 이렇게 기업문화와 관련 된 부정 이슈가 발생하면 스스로 “뭐가 문제인지 모르겠다”는 반응을 보인다. 사회적 이해관계자들이 자사의 기업문화를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이런 소란이 벌어지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나 기업문화는 기업이 여러 사회적 이해관계자들과 함께 성장하기 위해 필요한 ‘훌륭한 사회성’을 위한 방편일 뿐이다. ‘훌륭한 사회성’에 반하는 기업문화는 절대 정상적인 것이 아니다. 훌륭한 사회성이라는 잣대나 가치는 시간이 흘러가며 지속적으로 변화한다. 제대로 그 변화를 따라가지 못한 기업문화는 당연히 문제를 일으키게 된다.

    기업문화 속에는 사람이 있다. 그 사람들은 기업내부에 있을 때는 기업문화의 영향을 받지만, 일과가 끝나거나, 퇴사를 하게 되면 다시 사회로 돌아가 사회성의 영향을 받는다. 현재 직원들은 물론 퇴직자들과 제3자들이 가지는 해당 기업의 기업문화에 대한 시각이 시대적 변화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이렇듯 관심을 가져야 위기관리도 된다. 신경을 써야 위기를 관리할 수 있다. 고민하고 돌아봐야 보인다. 떠들썩 하게 이야기해 보자 해야 문제를 발견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리더가 스스로 생각해 문제라고 생각하는 기업문화는 당장 고쳐야 맞다. 위기관리에 실패한 기업들은 이런 ‘깨달음과 고침’의 노력이 부족했던 기업이다.

    자랑스러운 기업문화, 수십 년간 우리 회사를 성장시켜 온 그 기업문화는 물론 소중한 것이다. 그 기업문화 때문에 우리 회사를 부러워하는 경쟁사도 있을 수 있다. 훌륭한 기업문화를 보유하고 있는 기업이라면 더더욱 기업문화의 어떤 부분을 변화에 발맞추어 개선해야 하는지 살펴야 한다. 소중하다면 더더욱 지켜야 한다. 미리 문제의 소지를 발견해 고쳐야 제대로 지킬 수 있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사회적으로 문제를 일으키는 기업문화는 좋은 것이 아니다. 그 문제가 여러 번 반복되면 더욱 더 그렇다. 많은 문제들이 미처 알려지지 않았다고 안심해서도 안 된다. 항상 올 것은 오게 마련이니까.

    필자소개

    정용민은 국내 최초로 설립된 위기관리 전문 컨설팅사 스트래티지샐러드의 대표 컨설턴트다. 200여 이상의 국내 대기업 및 유명 중견기업 클라이언트들에게 지난 20년간 위기관리 컨설팅과 코칭, 자문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기업 위기관리 전문서적 [소셜미디어시대의 위기관리], [기업위기, 시스템으로 이겨라], [1%, 원퍼센트], [기업의 입]을 집필했다.

  • 원점관리라는 개념 말인데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위기를 촉발하고 그 관련 논란을 확산 시키는 사람이나 단체 등을 원점이라 정의할 때 말입니다. 그 원점을 가장 우선 관리하라고 하시더군요. 근데 대부분 그 사람이나 단체와의 합의나 관리를 주로 말씀하시는 것 같습니다. 진짜 원점은 사실 그 사람이 제기한 ‘문제 그 자체’가 아닐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맞습니다. 위기관리에서 위기 시 기업이 신속하게 잘 관리해야 한다 하는 ‘원점(source)’은 사람, 단체 그리고 말씀하신 그 문제 자체를 포함 한 의미로 쓰입니다. 일단 위기가 수면위로 떠올라 공격성을 가지게 되었을 경우 시급히 관리해야 하는 대상은 그 문제를 제기하고 활성화 시키는 사람이나 단체 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위기의 원점이라는 개념으로서는 그 사람이나 단체가 제기하는 문제 그 자체가 원점일 것입니다.

    불행히도 집에 화재가 발생했다고 가정해 보시죠. 일단 그 화재가 발생한 지역이 큰 저택의 한 구석인 안방이라면 그 안방이 화재의 ‘원점’이 되겠습니다. ‘발화점’이라고도 하죠. 그 발화점을 중심으로 하는 소방 작업은 당연한 이야기입니다. 안방에 인화물질이 남아 있다면 더더욱 해당 발화지점에 대한 철저한 소방작업은 필수입니다.

    그와 함께 추가적으로 화재 지역이 확산되지 않게 조치하는 것 또한 위기관리 관점에서 중요한 부분입니다. 만약 안방에서 발화된 불이 자신의 꼬리에 붙은 채 놀라 여기 저기 집안을 돌아다니는 강아지나 고양이들을 잡아 붙은 불을 꺼주는 것도 중요할 것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곧 집 전체와 집 안팎으로 불이 여기 저기 번져 나가 최악의 상황을 맞을 것이 뻔하기 때문입니다.

    그 문제의(?) 강아지와 고양이 꼬리에 붙은 불을 잡아 꺼주지 않은 채, 여기 저기 따라다니며 방바닥에 소화기만 뿌려댄다 해서 화재가 곧 통제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불은 여러 장소에 더 심하게 옮겨 붙습니다. 그 화재를 전이 확산하는 주체를 필히 관리하라는 의미로 위기관리 전문가들이 원점과 원점관리를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질문하신 그 ‘문제 자체’는 곧 안방에서 타오르는 최초 불 그 자체입니다. 당연히 관리해 다시는 발화 되지 않도록 조치해야 합니다. 만약 그 안방의 인화물질을 그대로 방치한 채 눈에 보이는 불만 끄다가는 또 다시 언제 제 2 그리고 제3의 화재가 발생할지 모르게 될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기업이 어떤 위기를 맞았을 때 원점관리 차원에서 그 발화된 위기를 그대로 들여다 보는 것은 중요합니다. 해당 위기가 자사의 불법적 행위 때문이라면, 보다 준법적인 체계를 갖추어 문제를 해결하고 재발을 방지하는 것이 맞습니다. 해당 위기가 일부 비윤리적 임원들에 의한 것이었다면, 그 직원들을 규정에 따라 조치하고 다시는 유사 행위가 반복되지 않게 하는 것이 옳습니다.

    최선은 다했는데, 그럼에도 미비한 안전 시스템이 위기를 통해 발견되었다면, 더욱 더 안전 시스템을 개선 강화 발전 시켜 나가는 것이 진정한 의미의 원점관리일 것입니다. 기업 문화나 관행이 문제가 되어 부정적 이슈가 되어 자사에 타격을 주었다면, 그 기업문화나 관행을 시원하게 개혁하는 수 외에 더 나은 원점관리는 없을 것입니다.

    진짜 원점인 그 문제를 외면하거나 그대로 보존 한 채, 그 문제를 지적하는 사람이나 단체만을 관리하려 노력 하는 것은 진정한 의미의 원점관리나 위기관리가 당연히 아닙니다. 더구나 그 문제를 지적하는 사람이나 단체를 ‘적’으로 간주하고 그에 대해 적대적 입장을 견지하는 것은 문제를 더욱 악화 시키는 대응입니다.

    실제 케이스들을 보면 내부고발 형식을 띠고 기업의 문제를 지적한 사람에 대해 그 사람 자체를 반 기업적인 자로 공격하는 이슈관리 전략을 구사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문제를 폭로하는 사람의 신뢰를 떨어뜨려 언론이나 규제기관 또는 시민단체들이 그의 주장을 믿지 않게 만들려는 목적입니다.

    그러나, 보다 성공적인 위기관리를 위해서는 해당 문제를 원점관리 차원에서 신속 개선하고 해결하는 동시에, 문제를 지적하고 나온 사람이나 단체를 끌어 안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상당히 어렵고 까다로운 주문일 수는 있지만, 그렇게 하는 것이 명성, 재무, 노력, 신뢰, 이미지 등의 관점에서 보다 성공적인 위기관리의 모습이 될 것입니다. 보여지는 것이 곧 실체가 되기 때문입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요즘 같은 시기에는 어떻게 문제 판별을?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 회사 대표님께서 최근 새 정부 변화에 따라 사업부문별로 문제 될 부분이 있는지 내부적으로 확인해 개선하라 지시 하셨습니다. 그런데 많은 임원간에 그 기준을 두고 갑론을박이 있습니다. 저희 같은 비전문가들이 세부 사업 행태에 있어 문제인지 아닌지 어떻게 가려내야 할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우선 대표님께서 아주 훌륭한 위기관리 마인드와 정무감각을 지니신 것 같습니다. 아마 새 정부에서도 그렇게 스스로 개선하는 태도와 노력들을 크게 사지 않을까 합니다. 가장 좋은 위기관리는 자발적이고 선제적인 형태입니다. 우선 외부적인 압박에 의해 타의에 의해 관리가 시도되면 이미 위기관리는 물 건너 간 것이 되겠죠.

    사내에서 둘러보셔서 아시겠지만, 무척 많고 다양한 사업 행태들이 있고, 관행적인 부분들도 많고, 업계에서 일반적인 인식도 있고 그렇습니다. 법적으로 문제가 되면 모를까, 별반 법적으로 문제는 없어 보이는 건들도 상당수죠. 가만히 두면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이는 건들도 수두륵 할 것입니다.

    여기에 아주 간단하고 유효한 기준이 하나 있습니다. 기업 위기관리 관점에서 매우 흥미로운 진단 기준이죠. 예를 들어 영업 부문에서 수 십 년간 내려오는 어떤 관행이 있습니다. 거래처에게 약간 피해가 될 수도 있지만, 갑을 관계 구도에서 그냥 그런 업무 처리를 수 십 년간 해왔습니다. 지금까지 거래처들이 문제를 제기하거나 피해를 호소한 적이 없어 별 문제 없다고 내부에서는 판단하고 있는 경우입니다.

    이 관행을 과연 우리 회사 스스로 개선해야 할 것인가? 아니면 그냥 두고 문제가 되지 않게 잘 관리해 나가야 할 것인가? 고민 된다고 가정 해 보시죠. 이에 대해 정확한 설명을 공유하고, 대표님과 여러 임원들이 함께 모여 앉는 게 첫 단계입니다. 그리고 그 다음 단계로 의사결정자들에게 이렇게 질문해 보는 겁니다. “이 사실이 세세하게 신문이나 TV로 보도되어도 회사는 떳떳할 수 있는가? 아무 문제가 없겠는가?”

    이는 언론에서 보도할 가치가 있느냐 없느냐를 따지자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만약 언론이 이러한 우리 회사의 오래된 관행에 대해 세세하게 보도를 하였을 때도 떳떳하고 아무 문제가 예상되지 않을 것인지를 미리 확인 해 보자는 것입니다.

    만약, 언론에 보도될 때 일부 또는 상당부분 떳떳하지 못 한 면이 떠오르리라 예상되면 그건 개선해야 하는 건입니다. 자세하게 언론에 보도되었을 때 고객이나 거래처나 규제기관이나 정치권이나 시민단체에서 주목하고 문제를 제기할 건이라면 그건 즉시 개선해야 마땅한 건이라는 의미입니다.

    해외 위기관리 명언 중 이런 것이 있습니다. “이 세상에는 두 가지 기업이 있다. 하나는 위기를 경험한 기업이고, 다른 하나는 앞으로 위기를 경험하게 될 기업이다.” 이 이야기의 의미는 모든 기업은 위기를 미리 준비해야 한다는 의미로 통합니다.

    하지만, 국내 현실을 기반으로 볼 때 해당 명구는 이렇게 바뀌어야 할 것 같습니다. “국내에는 두 가지 기업이 있다. 하나는 이미 들킨 기업이고, 다른 하나는 앞으로 들키게 될 기업이다.” 이 의미를 곱씹어 보았으면 합니다. “만약 이 OOOO건이 언론에 세세하게 보도된다면?”을 항상 기준으로 삼아 정무적인 감각을 배양 해 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일부 기업 경영진들은 “하늘을 우러러 부끄러움 없이 기업 경영이 어찌 가능한가?” “기업이 성직자 집단도 아니고 분명히 이윤을 추구하는 조직인데…” “사실 착한 기업이라는 게 어디 있나? 나쁘지 않은 기업이면 족한 거 아닌가?” 맞습니다. 무슨 의미로 그런 하소연 하시는지 공감합니다.

    “만약 이 OOO건이 언론에 세세하게 보도된다면?”이라는 질문을 가지고 기준을 삼으라 말씀 드리는 것은 하늘을 우러러 부끄러움 없으라는 요청이 아닙니다. 성직자 집단이 되라 말씀 드리는 것도 아니고요. 착한 기업 신드롬에 휘둘리라는 의미도 물론 아닙니다.

    그 질문의 목적은 ‘들켜서 어처구니 없이 나쁜 기업이 되는 것’이라도 미리 알아 피하시라는 것입니다. 그것뿐입니다. 그 질문에 대한 답변이 제대로 나올 때까지 ‘들킬만한 행태’를 찾아내고, “들켜서는 안 되는 행태’를 미리 찾아 개선해보는 최소한의 노력이 절실하다는 이야기일 뿐입니다. 거의 매일 언론을 화려하게 만드는 ‘어처구니 없는 나쁜 기업’이 되는 것은 피하자는 것입니다. 최소한의 기준을 그리 하시라는 것입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뻔한 위기, 사전 관리는 어떻게?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요즘 여기 저기 기업에서 발생되는 위기들을 보면 거의 비슷한 성격을 보이는 것 같습니다. 기업들이 거의 서로 비슷한 문제와 고민들을 안고 있는 것 같습니다. 사전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위기관리라고 하던데, 어떻게 하면 사전에 그런 위기를 관리할 수 있을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일반적으로 사건이나 사고 같은 위기 유형은 사전 위기관리라는 것이 철저한 안전 의식과 규정 준수, 사고 발생 감지 체계 강화 등으로 상당부분 사전관리가 가능합니다. 환경, 품질, 서비스 관련 위기 유형들도 대부분 사전 위기관리 방식은 이와 대동소이합니다.

    그러나 최근 여러 기업이 겪고 있는 ‘사회 환경적 위기’에 대한 사전 위기관리는 약간 다른 처방이 필요합니다. 기존 위와 같은 단순 사건, 사고 유형의 위기와는 차원이 다르고, 일단 발생하면 통제 불가능한 부분이 상당수 드러나기 때문에 사후 관리 예후가 그리 좋지 않은 것도 특징이라 할 것입니다.

    여러 기업들이 과거와 현재 경험했던 ‘사회 환경적 위기’ 케이스들을 분석해 보면 다음과 같은 사전적 처방이 가능합니다. 그 처방 중 가장 큰 부분이 바로 ‘사내 준법 문화’입니다. 기업 오너로부터 일선 직원들에게 까지 강조되는 준법의식과, 법을 기반으로 하는 여러 위기 요소들의 점검 개선은 ‘사회 환경적 위기’ 발생 가능성을 절반 이상 줄여냅니다.

    그 다음은 최근 특히 강조되고 있는 ‘여론 감각의 강화’입니다. 기업이 비록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는 의사결정을 하더라도, 여론에 의해 문제가 지적되는 경우들이 생기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결국 해당 의사결정이 재앙적 결과로 마무리 되는 경우도 목격됩니다. 만약 기업이 정확한 ‘여론 감각’을 모든 의사결정에 반영하고 있다면 불필요한 ‘사회 환경적 위기’는 또 다시 절반이 줄어들게 될 것입니다.

    그 다음은 다른 기업들이 경험한 여러 위기 케이스들을 분석해 보는 활동입니다. ‘타사 반면교사’를 통한 개선점 확인 및 개선 노력이죠. 상당히 많은 기업들이 다른 기업이 경험한 것과 동일한 위기를 그대로 답습합니다. 그런 면에서 해당 기업이 ‘타사 반면교사’를 한다면, 또 나머지 절반의 ‘사회 환경적 위기’의 발생은 사전 관리할 수 있게 됩니다.

    그 다음은 우리 회사만의 위기 요소에 대한 점검과 개선입니다. ‘자사 위기 요소 진단’을 의미합니다. 앞에서부터 준법 문화 강화, 여론 감각 강화, 타사 반면교사 등을 기반으로 한 위기 요소들을 확인 개선했어도, 우리 회사에게만 발생할 수 있는 특별한 위기 요소들은 그대로 남아 있을 수 있습니다. 이를 세세하게 확인해 개선 조치한다면 또 상당 부분의 ‘사회 환경적 위기’는 관리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앞의 모든 활동들을 진행 한 뒤에도 돌아봐야 할 것들은 몇 개가 남습니다. 그 중 하나가 ‘기업문화’입니다. 기업 구성원들이 과연 위기와 위기관리에 대한 개념, 의지 그리고 공통된 가치관을 가지고 있는 가에서도 위기 발생 가능성이 갈릴 수 있습니다. 분명히 위기를 사전 사후적으로 잘 관리 할 수 있는 ‘기업 문화’는 존재합니다. 이에 대한 개선 노력이 있다면 ‘사회 환경적 위기’ 관리에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그 다음 남은 것들이 바로 위기관리를 위한 ‘조직화’와 해당 위기관리 조직의 ‘위기관리 기술 및 역량 개발 노력’입니다. 앞의 모든 필요 조건들이 전제되어 있을 때 비로서 빛을 발하는 처방입니다. 우리가 흔히 들어온, 위기관리 매뉴얼, 위기관리 위원회, 위기관리팀, 교육 및 훈련, 시뮬레이션 등등이 이런 처방의 일환입니다.

    상당히 흥미로운 점은 많은 기업들이 ‘사회 환경적 위기’에 사전적으로 맞선다고 하면서 맨 마지막 노력들로만 위기관리를 시작한다는 사실입니다. 상당히 큰 포션인 준법 문화 강화, 여론 감각 강화, 타사 반면교사 및 자사 진단, 기업문화 개선 등은 과감하게 건너뛰고 바로 위기관리 조직과 역량 강화에 관심을 가지는 것입니다.

    이는 분명히 단추를 잘 못 끼우는 순서입니다. “당면한 위기에 대응 하기 위해 우리 실무진에서 할 수 있는 것이 이 것뿐이라 당장 이것이라도 해야 한다”는 말을 실무자들이 합니다. 그들의 입장에서 이해는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여러 중요 전제들을 제대로 해결하지 않는 한, 어떤 노력도 정확한 의미의 위기관리와는 거리가 멀게 될 것입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위기 때 어떻게 CEO를 설득하죠?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위기 때 마다 고민 입니다. CEO께서 위기 때 나서지 않으시는 거예요. 내부 대응 미팅도 참여 하지 않으시고요. 그렇다고 딱 부러지게 의사결정도 하지 않으세요. 그래서 임원들끼리 모여 의견 나누고 여러 시나리오를 가지고 올라가 CEO에게 선택을 구하고 하는데요. 빠르고 효율적이지 않네요. 이런 CEO를 어떻게 설득할 수 있을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우선 고생이 많으십니다. 이런 고민은 외국의 기업들에서도 실무자들이 많이 가지는 것들 중 하나인 것 같습니다. 얼마 전 한국을 방문 한 외국인 위기관리 전문가가 이런 조언을 하더군요. “위기가 발생했을 때 CEO와 함께 정확하게 위기관리 목표(goal)를 공유해라. 당신이 세운 이번 위기관리의 목표는 어떤 것입니까? 질문해라. 그리고 조언 할 때 그 목표를 성취하기 위한 활동들을 결과와 함께 조언하라” 맞습니다. 저는 이분의 조언에서 ‘행동’만을 조언하려 하기보다 ‘그 결과’를 함께 조언해서 ‘목표와 결과를 함께 관리하라’는 말이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재미있는 건 지금 질문 해 주신 임원 분처럼 많은 실무라인들 생각에 ‘우리 CEO는 위기관리에 관심이 없는 것 같아’ ‘CEO가 위기관리를 잘 모르는 것 같아’ ‘CEO는 자꾸 피하려고만 해 문제야’라는 느낌이 상당히 강하게 자리잡고 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는 사실과 다른 경우들이 많습니다.

    왜 기업을 책임지는 CEO께서 위기관리에 관심이 없으시겠습니까? 오랫동안 경쟁으로 성장해 그 자리에 오르신 CEO께서 위기관리 자체를 모르기야 하겠습니까? 기술이나 기법의 문제는 좀 다르겠지만요. 그리고 리더인 CEO가 왜 피하려고만 하겠습니까? 평소 새로운 시장에 진입하는 것을 전혀 두려워하지 않으셨던 분인데요. 왜요.

    제가 말씀 드리는 포인트는 이 것입니다. 그 CEO께서는 자신 나름대로 위기관리를 하고 계시는 것이 틀림 없습니다. 절대 CEO의 지식이나 성격이나 습관 때문에 ‘뒤로 빠지시는’ 대응을 하시는 게 아닐 거라는 의미입니다. 전략적이라는 거죠.

    앞의 위기관리 전문가 조언을 빌리자면 ‘CEO의 위기관리 목표(goal)’가 일부 임원과 실무자들이 가지는 ‘위기관리 목표(goal)’와 다를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겁니다. 그럼 그 CEO께서는 어떤 목표를 가지고 있는 것일까요? 대부분 그런 CEO는 위기관리를 ‘지는 게임’이라 간주하는 분들입니다. 즉, 위기가 발생하면 마음속으로 ‘지는 게임에 리더십을 보이려다 실패하는 경우, 우리 회사에서 내가 얻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를 아주 심각하게 고려한다는 거죠. 물론 회사를 위해 이번 위기를 관리는 해야 하지만, 그걸 CEO인 자신이 리드해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위기관리 목표가 다른 거죠.

    해당 CEO를 비판할 수는 있겠지만,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그건 기업문화 문제이기 때문이죠. 위기관리 실패 경우 그를 리드했던 최고경영진에게 부정적 평가를 내려 인사상 불이익을 주곤 하는 기업문화 말입니다. 이런 담장을 걷는 위기관리에 어떤 리더가 매번 나서서 명운을 걸겠습니까? 문제는 CEO라기 보다는 그 전문경영인을 움 추러 들게 한 내부 기업문화와 정치구도가 진짜 문제라 볼 수 있습니다.

    임원께서 질문하신 그런 기업이라면 아마 CEO를 대신 해 위기관리를 리드하다 실패한 고위임원도 사후 인사상 불이익을 받는 악순환은 계속될 겁니다. 그분을 CEO의 희생양이라고 부르기도 하겠지만, 그 또한 기업문화와 정치의 당연한 소산이죠. 그 대상이 누구냐 만 다른 결과죠.

    모든 기업 활동들은 진행 순서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 순서에 따른 진화가 이루어지고요. 성공적 위기관리 문화가 내부에 정착되기 위해서는 위기를 바라보는 기업문화가 건전하고 발전적이어야 합니다. ‘위기가 발생했다는 것을 창피하게 생각하지 말고, 위기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것을 창피하게 생각하라.’ CEO를 비롯 모든 임직원들에게 평시와 위기 시 적극적 위기관리를 주문하는 명령입니다.

    또한 선진기업들의 위기관리 매뉴얼처럼 ‘위기관리에 관한 모든 리더십과 책임은 CEO에게 있다’라는 문구에 주목할 수 있는 기업문화이어야 합니다. CEO를 중심으로 짜 놓은 위기관리위원회와 그 아래로 연속 펼쳐있는 역할과 책임들을 평소에 지속 교육 훈련하는 것이 당연해야 합니다.

    만약 위기관리 매뉴얼에도 CEO의 책임 문구를 삭제해 놓고, 위기관리위원회 구조와 구성을 실무임원단으로 배열하고, 각종 귀책 항목들을 아래로만 향해 놓았다면. 그런 기업문화와 정치구도라면 진정한 위기는 바깥이 아니라 내부에 있다고 저는 봅니다. 즉, 태생적으로 풀리지 않을 고민이라는 거죠.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 완벽 대비 장담하는 임원은 다시 보라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CEO들을 위한 위기관리 가이드라인 50 – ⑦

    완벽 대비 장담하는 임원은 다시 보라

    준비돼 있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기분이 좋다. 하지만 정말 완벽히 준비됐다면 여러 구체적 질문들에 전사적인 답변들이 제대로 존재해야 한다. 기업에게 발생 가능성이 높고 위해성이 강한 주요 위기들에는 한 부서가 아닌 여러 부서들이 일사불란하게 함께 대응해야 한다. 이를 직접 확인해보자.

    기고문 보기: http://www.econovill.com/jym

    완벽 대비를 장담하는 임원은 다시 보라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준비되어 있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기분이 좋다. 하지만, 정말 완벽히 준비 되었다면 여러 구체적 질문들에 전사적인 답변들이 제대로 존재해야 한다. 기업에게 발생가능성이 높고, 위해성이 강한 주요 위기들에는 한 부서가 아닌 여러 부서들이 일사불란하게 함께 대응 해야 한다. 이를 직접 확인해보자.

    CEO가 위기에 민감해 임원들에게 자주 대비책을 질문한다. 임직원들 스스로도 위기요소에 대한 민감성을 극대화 한다. 중요 위기요소들에 대한 대비나 대응책들을 평소 마련 해 놓는다. 이런 기업문화는 위기관리에 있어 가장 이상적인 기업문화다.

    그러나 한가지 CEO가 유의해야 할 것이 있다. 위기 대비에 있어서 모든 게 잘되어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생각은 경계해야 한다. 위기에 민감해져 평소 대비 및 대응책을 마련하는 기업문화 속에서 주요 임원들은 위기관리에 대한 관심과 투자를 하나의 핵심 경쟁력으로 간주하게 된다. 즉, 많은 임원들이 서로 ‘완벽 대비하고 있다’는 사실을 강조하며 경쟁하게 된다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경쟁이 선의의 것이고 실제 완벽을 향한 경쟁이라면 더욱 이상적이다. 하지만, 너무 다양한 위기요소들을 상정하고 그에 대한 대비책들을 백화점식으로 세워 이를 자신과 자신 부서의 경쟁력으로 삼으려는 분위기는 바람 직 하지 않다. 위기관리 관점에서는 이와 같이 상대적으로 얕은 수준의 대비책을 여러 개 가지는 기업들을 오히려 취약하다고 평가한다.

    위기요소를 진단할 때 그 기준은 ‘발생가능성’과 해당 위기의 ‘위해성’ 이 두 가지다. 발생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는 당장 발생할 수 있는 아주 가시적인 위기를 뜻한다. 몇 주 내 닥쳐올 위기일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정부규제기관에서 내사를 진행 중이라는 정보를 들었다면 해당 위기의 발생가능성은 극대화 된다.

    반면 ‘위해성’이란 실제 발생 시 해당 위기가 가져올 회사에 대한 부정적 임팩트를 의미한다. 매출의 급격 하락. 광고와 심지어 브랜드를 접어야 하는 상황. 소비자 소송으로 상당 금액이 법정비용과 배상비용으로 지출되는 상황. 회사의 주식이 곤두박질치고, 이사회에서 CEO의 거취를 결정하는 상황 등과 같은 충격들이다. 이 임팩트들을 미리 예상해 보는 것이다.

    CEO와 임직원 모두가 가장 중요하게 관심을 두어야 하는 위기는 위와 같이 발생가능성이 높고 발생시 위해성이 큰 위기들이다. 이에 대한 대비와 대응책들은 아주 완벽에 가깝고 심도 있게 잘 구조화 되어 있어야 한다. 심각한 위기 요소의 수는 기업에 따라 다르지만 대부분 수 개를 넘지 못한다. 그리고 이러한 중요 위기에는 전사적 대비와 대응이 필요하다는 특징이 있다. 어느 한두 부서의 관리 시도로 해결될 문제는 아니라는 의미다. 여기에 대비와 대응책의 핵심이 있다.

    한 임원이 이렇게 이야기한다. “대표님, OOO건 관련해서는 저희가 충분한 대비와 대응책들을 마련해 놓고 있습니다. 해당 위기가 발생하면 일사불란하게 대응하겠습니다.” CEO입장에서는 참 신뢰가 가고 믿음직한 이야기로 들리게 마련이다. 하지만, CEO는 좀 더 구체적인 질문을 해 볼 필요가 있다. “O상무님, OOO건의 경우 법무부서쪽 역할이 중심이 되는 건가요? 대관쪽이나 홍보쪽이 중심이 되어야 하는 건가요? 어떤 부서가 중심이 되는 게 맞나요?” 같은 역할과 책임(role & responsibility) 부분을 점검해 보는 게 좋다.

    그러한 질문과 함께 보고하는 임원 외에 위기관리에 참여할 다른 유관 부서장에게 해당 위기의 대응책에 대한 구체적 질문도 해 봐야 한다. “O부문장, OOO건이 실제 발생하면 법무부문이 중심이 돼서 대응 한다 하는데, 여기에서 O부문장 부서의 역할은 주로 무엇이 될까요?” 이런 질문에 여러 임원들이 준비된 답변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일반적으로 한명의 임원이 “완벽하게 준비되어있다”고 이야기해도 다른 임원들은 그에 동의하지 않을
    가능성이 많다는 게 문제다. 함께 위기를 관리해야 하는데 어느 한 명만 준비되어 있다는 확신이 있다면
    전사적으로는 별반 의미가 없는 셈이다. 모든 임원들이 하나의 위기요소에 대해 “모든 게 다 잘 준비되었다”고 이야기해야 정상이다. 또한 준비에 대한 세부적인 질문에 적절한 답을 모두 할 수 있어야 한다.

    다시 한번 이야기하지만, 완벽하다 이야기하고 잘되어 있다는 이야기는 항상 재검증해 보자. 최근 고객정보유출관련 기업 위기들은 대부분 이런 질문이 여러 부서들을 대상으로 평소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기억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