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그] 이해관계자 커뮤니케이션

  • 17. 10배로 미안하다, SK텔레콤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많은 기업이나 유명인사들이 고개를 숙인다. 부정적 상황을 초래한 책임을 인정하고 미안하다 한다. 최근에는 이런 ‘사과’ 커뮤니케이션이 위기관리에 일반화되었다는 평까지 나온다. 그러나 핵심은 사과 이후 개선과 재발방지 그리고 해당 상황으로 인해 고통이나 불편을 겪은 이해관계자들에 대한 보상이다. 미안함에 10배를 보상하겠다 한 기업이 있다. SK텔레콤이다.

    2014년 3월 20일 저녁. SK텔레콤 일부 가입자의 전화가 불통 되기 시작했다. 통신 네트워크 장애가 발생한 것이다. 휴대전화가 먹통이 되고, 데이터 전송도 이루어지지 않아 많은 서비스 가입자들이 불편을 겪었다. 무선통신을 이용하는 택시 단말기도 작동하지 않아 저녁 퇴근길이 시끄러웠다.

    SNS와 인터넷 상에서 SK텔레콤 통신 장애에 대한 불만의 글이 이어졌다. 가입자들의 문의가 폭주하면서 SK텔레콤 홈페이지 접속도 마비됐다.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도 통신 장애에 대한 내용이 상위에 올라갔다.

    SK텔레콤은 가입자를 확인하는 장비모듈에 이상이 발생했다며 20여분 만에 복구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부 지역에는 통화량이 몰리면서 많은 시민들이 2시간 넘게 다양한 불편들을 겪었다.

    SK텔레콤 하성민 사장은 다음날 서울 을지로 T타워 본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전날 통신 네트워크 장애와 관련 한 자사의 입장과 보상책을 발표했다. 하 사장은 “절대 그런 일이 앞으로 생겨선 안 된다. 대표로서 속상했다”고 솔직한 감정을 이야기했다.

    2700만 고객 모두에게 별도 청구 없이 하루 이용 요금을 감면하겠다는 보상안을 발표했다. 여기에 덧붙여 “직접적인 장애를 겪은 560만 가입자에게는 약관(6배)보다 많은 10배를 보상하겠다”고 밝혔다. 현장에 있던 기자들과 기사를 읽은 고객들은 우선 그 ‘10배’라는 말에 놀랐다. 일반적으로 약관에 정해진 수준의 보상만을 따르는 기업들이 대부분인 현실에서 예상을 훨씬 뛰어 넘은 보상안을 발표하는 기업들은 흔치 않았기 때문이다.

    하 사장은 “사고를 수습하려고 보니 최고경영자(CEO)의 직접 사과에 반대하는 내부 목소리도 있었고, 보상안대로 하면 보상금도 400억 가까이 나온다고 보고가 올라왔다”며 “개인적으로 당시 사고가 진짜 문제라고 생각했고, 1위 사업자가 책임을 져야 한다는 생각에 직접 사과와 보상안 시행을 결정했다”고 결정 과정을 설명했다.

    하 사장의 설명에서 기업들이 위기 시에 겪는 고통스러운 의사결정과정이 그대로 드러난다. CEO의 직접 사과의 경우도 밖에서 보는 것과 같이 그리 간단하게 결정되는 사안은 아닌 게 현실이다. 일부 로펌이나 법무 부문에서는 ‘대표가 그렇게 공식적으로 사과 하고 책임을 인정한다고 하면 향후 소송이나 여러 규제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며 반대 하기도 한다. 일부에서는 “CEO가 이렇게 먼저 나가시면 나중에 상황이 더욱 악화 되었을 때 쓸 카드가 없어진다”며 CEO의 소매를 잡아 끌기도 한다.

    이에 더해 CEO의 위기관리 의사결정에서 가장 큰 부담은 재무적 결정부분이다. 하 사장도 “그렇게 보상을 하면 보상액이 400억원 가까이 나올 수 있다”는 재무부분의 의견에 한동안 흔들렸을 것이 틀림없다. 대부분의 CEO들은 “그런 규모의 재무적 부담을 굳이 자처해야 할 필요가 있는가?”라는 내부 의견에 자신의 의견을 굽히거나 주저한다. 이런 압력 속에서 회사의 철학과 원칙 그리고 가치들을 강조하면서 리더십을 발휘하는 CEO들은 흔치 않다.

    “10배로 보상하겠다”는 의미는 그 숫자 ‘10배’를 넘어 해당 회사가 얼마나 심각하게 이 사건을 보고 있는지를 나타내는 의미다. 그리고 다시는 그런 사건이 재발되지 않도록 자신들이 얼마나 노력 할 것인지를 그대로 표현해 주는 각고(刻苦)의 수사학이었다.

    최근 들어 기업이나 유명인사들의 ‘사과’는 아주 당연한 형식이 되어 버린 감이 있다. 고개를 숙이면 일단 큰 화살들은 피할 수 있다 보는 것이다. 하지만, 책임을 인정하고 개선이나 재발을 약속하는 ‘실행’에 대한 부분은 종종 생략 되곤 한다. 많은 이해관계자들이 “그렇게 잘못을 인정한다면 앞으로 어떻게 할건가요?”라고 묻는데, 이에 대한 대답이 궁한 곳들이 많다는 것이다.

    이에 반해 SK텔레콤은 CEO의 리더십으로 강하게 치고 나왔다. “10배를 보상하겠습니다”라는 메시지로 여러 가치들을 여러 이해관계자들에게 전달하는데 성공했다. 일반 기업들은 가볍게 따라 하기 힘든 의사결정 과정의 어려움들을 극복하면서 힘있게 결정 해 커뮤니케이션 했다. 이 케이스는 절대 ‘돈’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다. 리더십, 철학, 원칙과 가치의 힘에 대한 이야기였다.

    위기관리는 상황 관리와 커뮤니케이션 관리로 나뉩니다. 이 글은 위기 발생 후 기업, 정부, 공기관등이 위기관리를 위해 실행 한 커뮤니케이션 중 하나의 성공 포인트만을 잡아 예시한 것입니다. 즉, 이 원 포인트가 해당 케이스 위기관리 전반의 성공을 대변하고 있지는 않음을 알려드립니다.

  • 위기관리는 곧 이해관계자 관리

    The PR 기고문

    정용민의 Crisis Talk

     

     

    위기관리는 곧 이해관계자 관리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기업에게 위기가 발생하면 가장 먼저 상황파악을 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빠뜨리면 안 되는 작업이 이해관계자들을 선별해 내는 일이다. 이번 사건, 사고, 논란, 갈등, 이슈에서 가장 큰 이해관계를 가지는 그룹이 어떤 그룹인지를 밝혀내는 작업이다. 이는 교과서적으로 이해관계자들을 이해하고 그들 각각의 이해관계들을 이해하는 것만을 목적으로 하진 않는다.

    실질적으로 이해관계를 가지는 그룹들을 실제 위기대응을 위한 목표공중(target audience)으로 삼아 그들에게 우선순위를 부여하고 세부 활동들을 진행 해야 하기 때문이다. 기업이나 조직들의 위기관리 사례들을 분석 해 볼 때 핵심 이해관계자에 대한 대응이나 관리가 일단 실패하면 위기관리 전반에 대해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기는 힘들어 진다.

    급발진으로 문제가 있는 자동차 모델을 생산 판매한 자동차 회사에게는 누가 가장 중요한 이해관계자인가? 문제의 자동차를 구매해 타고 있는 실제 고객들이 가장 중요한 이해관계자다. 공장이 폭발 해 일하던 협력업체 직원들이 여럿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공장에게 있어 이 사고에 대한 위기관리를 위한 가장 중요 이해관계자는 사망한 협력업체 직원과 그 가족들이다. 유조선이 사고를 내 앞바다가 기름으로 뒤 덮였다면 그 바다 주변에서 살아가고 있는 주민들이 가장 중요한 이해관계자들이 되겠다. 온라인에서 불만을 제기 해 SNS 전체를 우리 기업에 대한 성토로 물들인 경우가 있다고 치자. 이에 대한 위기관리의 우선 이해관계자는 최초 그 불만을 제기한 고객 또는 네티즌이 되겠다.

    위기관리를 한다고 하면서 가끔 기업이나 조직들은 이 핵심 이해관계자들에 대한 관리를 포기하거나 맞서 싸워 이기려 하는 모습들을 보일 때가 있다. 이해관계자들에 대한 인식은 여러 요인에 따라 다르지만 그 인식에 대한 가장 큰 요인은 해당 기업이나 조직이 평소 공유하고 있던 철학과 가치관이다. 더욱 간단하게 이야기하면 한국 기업이나 조직 특성상 ‘최고의사결정자가 바라보는 이해관계자관’에 의해 좌지우지 된다는 것이다.

    급발진으로 사건들이 자주 일어나고 있을 때 해당 자동차 회사 회장이 바라보는 사망고객과 그 가족들에 대한 시각이 해당 기업 위기관리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공장 사고로 사망한 협력업체 직원들과 가족들을 바라보는 회사 대표의 시각. 기름에 덮인 바다로 고통 받는 바닷가 주민들을 바라보는 유조선사 대표의 시각. 온통 회사를 욕하는 사연들로 도배된 온라인속에서 최초 그 불만을 제기한 네티즌을 바라보는 해당사 사장님의 시각이 핵심이라는 이야기다.

    흔히 고객을 왕으로 여긴다고 기업들은 홍보 한다. 지역주민들과 함께 성장하고 있다 이야기한다. 고객의 만족과 안전이 우리들의 가장 큰 모토라 광고한다. 하나밖에 없는 지구를 이야기하고, 항상 듣겠다고 겸손하게 이야기한다. 문제는 위기가 발생한 뒤다. 위기가 발생하면 그 직후 평소 수없이 이야기하던 여러 가치들을 기억하거나 그 기준에 따라 의사결정을 하고 이해관계자 우선순위를 나누는 기업이나 조직들이 그렇게 많아 보이지 않는 것이다. 이 부분이 위기관리 성패를 좌우하는 매우 중요한 기반인데도 이 부분이 종종 생략되거나 문제를 일으키는 것이다.

    급발진으로 고통 받는 고객들이 자사가 가장 중요하게 우선 관리해야 하는 핵심 이해관계자라고 생각하지 않는 기업이 있다는 이야기다. 그러니 그 고객들보다 이 문제에 대해 기사들을 써대는 언론사 기자들이 자사의 핵심 이해관계자라 생각하고, 이를 보고 화 내는 정부 규제 관계자들을 우선 관리하자 하는 경우가 생긴다. 공장사고로 아빠와 남편을 잃은 협력업체 직원 가족들을 외면한 채 지역 언론사 기자들을 관리하고 지역 정부 기관들을 찾아 다니며 사고 영향을 축소하는 경우도 그렇다. 기름때로 고통 받는 바닷가 주민들에 대한 대피나 피해방지 대책 보다 빨리 정부규제기관과 국회에 모종의 메시지를 던져 상황을 확대 해석하지 않게 조치를 취하는 경우도 그렇다. 온라인에서 최초 불만을 제기한 그 고객에 대한 관리 없이 네이버를 보며 직원들 여럿이 열심히 밀어내기를 하는 기업들도 그런 경우다.

    위기가 심각할수록 정확한 이해관계자관을 가지는 것이 위기관리에 큰 도움이 된다. 기존 기업 철학과 가치관에 기반한 이해관계자관을 통해 우선순위를 정확하게 정해 주는 것이 CEO와 최고의사결정자들의 리더십이다. 이에 대한 이해를 평소 충분히 공유하고 반복 확인하는 활동들이 위기관리 시스템에 연결되어야 한다.

    기업이나 조직에게 실제 위기상황이 발발했을 때 그 내부로 들어가보면 이런 문제들을 자주 목격한다. 지역주민들과 큰 갈등을 일으키는 사업을 진행하는 기업 내부에서 이런 이야기들을 들은 적이 있다. “이쪽 지역 사람들은 다 돈을 바라고 저러는 거지요. 그들이 이야기하는 환경이나 건강이나 그런 이야기는 다 헛소리랍니다. 그저 조금이라도 떼를 써서 돈을 더 많이 받아 내려고 저런 짓들을 하는 거라니까요” 물론 기업 내부에 이런 시각이 생기기 까지는 여러 원인들이 실재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이해관계자관을 가지고 있으면 시간이 흘러도 기업이 그 갈등을 해결할 가능성은 그리 높아지지 않는 게 문제다.

    온라인에서 자사의 불공정한 거래 내용을 폭로 형식으로 퍼뜨리고 있는 투쟁적인 거래처 사장을 골치 거리로 가지고 있는 기업도 그랬다. 이 상황에서 해당 기업이 해야 하는 가장 중요하고 시급한 위기관리 활동은 빨리 해당 거래처 사장을 접촉해 불만을 해결해 주는 것이다. 하지만 이 기업 경영진들은 위기대응 회의에서 이런 이야기들을 했다. “이미 여기 저기 우리 회사에 대해 모든 악담들을 다 퍼뜨리고 다닌 자인데 우리가 만나서 무슨 제안을 하겠어요? 그러기 전에는 대화도 하고 협상 할 여지가 있겠지만, 이미 도를 넘었는데 이제는 정면 대응하는 수 밖에 없지요” 이 주장이 얼핏 보면 전략적으로 들릴 때가 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피해를 주장하는 거래처를 해결하지 않은 채 위기관리가 계속 대증적인 형식으로 누더기가 돼가고 있었다.

    그러나 긍정적인 이해관계자관을 가지고 위기관리에 성공한 기업들도 있었다. 판매한 제품에 문제를 제기하는 고객들이 갑자기 늘어나고 이에 대한 언론의 관심이 생겨날 조짐이 보일 때였다. CEO가 주재한 위기관리 회의에서 그분이 이렇게 이야기하는 것을 들었다. “예산이 얼마가 들건, 고객들이 어떤 이야기를 하건 변명이나 해명 하지 말고 일단 모든 반품과 환불을 만족스럽게 받아주도록 합시다. 빨리 문제가 된 제품을 고객들로부터 회수해서 피해와 문제를 키우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한 거지요” 결국 그 회사는 해당 위기를 큰 문제 없이 관리할 수 있었다.

    한 회사에서는 생산 시설 사고가 발생하자 CEO가 직접 위기대응 회의실 문을 열고 이렇게 이야기 하는 것을 들었다. “내가 내려가서 우선 유가족을 만나야 하겠어요. 일단 내가 이동할 테니 계속 상황 업데이트 해 주세요. 수고하십시오” 회의에 참석한 임원들이 어리둥절 해서 “지금 상황이 계속 유동적인데 흥분해 있는 유족들을 만나면 위험하지 않을까요?”하면서 CEO를 따라 나가기 까지 했다. 그 CEO는 정확한 이해관계자관을 가지고 있는 분이었다. 정확하게 그들간에 우선순위를 메기고 있는 리더였다. 결국 CEO의 빠른 움직임과 이해관계자들에 대한 마음이 해당 사고를 관리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일부 전문가들과 변호사들은 전략이라는 이유를 걸어 ‘이해관계자들을 평면적으로 보면 안 된다. 그들에 대한 우선순위도 전략적으로 정해야 한다’ 주장 하기도 한다. 이런 주장에 대해 호감을 나타내는 기업들은 대부분 이 주장이 자신들이 가진 독특한 이해관계자관과 여러 편견에 부합하는 제안이라서다. 불편한 시각과 심기를 ‘전략’이라는 이름으로 좀 더 합리적이고 편한 상태로 만들어 주기 때문에 ‘그렇지…그렇지…’ 공감 하곤 한다. 하지만 위기관리 현장에서 딱 한가지 변치 않는 진리가 있다면 이렇다. “이해관계자들이 위기관리의 성패를 결정한다” 이해관계자들이 계속 슬프고, 아프고, 불만스럽고, 화를 내고, 주먹을 휘두르고 있는 상황에서 기업이나 조직이 ‘위기관리에 성공했다’ 생각한다면 그 기준은 내부적인 것일 뿐 진정한 성공은 아니라는 이야기다. 이해관계자가가 핵심이다.

  • 저도 세 아이의 엄마예요, 맥닐의 캐시 위드머

    저도 세 아이의 엄마예요, 제약사 맥닐의 캐시 위드머

    위기 시 이해관계자와 유사한 입장에 있는 사람이 회사 대변인을 맡게 되면 커뮤니케이션 성공 가능성은 훨씬 높아진다. 그래서인지 기업들은 특정 위기와 연관 있는 임직원들을 커뮤니케이터로 활용하려고 애쓰곤 한다.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이 기분 나빠할 광고로 곤경에 빠졌던 제약사 맥닐(McNeil). 이 회사에선 세 아이를 키우는 마케팅 부사장이 나섰다.

    2008년 11월경 미국 유명 제약사 존슨앤존슨의 자회사 중 하나인 맥닐(McNeil)사가 그들 스스로 재미있다고 생각했던 광고 한 편을 온라인에 공개했다. 광고명은 ‘Wear the Baby(아기 안고 다니기)’였다. 그 내용은 대략 어린 아기를 앞이나 옆으로 안고 다니는 많은 엄마가 경험하는 어깨와 허리 등의 통증에 자사의 진통제 모트린(Motrin)이 도움이 될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광고가 공개된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맥닐사는 충격에 빠졌다. 그 광고의 주 타깃인 아기 엄마들이 보았을 때 기분 나쁜 내용들이 있다는 피드백들이 온라인상에서 급격하게 퍼지기 시작했기 때문이었다. 광고 속에서 아기들이 마치 짐짝인 것처럼, 엄마들에게 고통을 주는 존재인 것처럼 표현된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것이었다. 한 엄마는 트위터를 통해 이렇게 의견을 표현했다 “모트린이 이야기하는 것처럼 나의 소중한 아이가 나에게 고통을 준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이런 비판 의견들은 블로그, 트위터, 각종 온라인 포럼 등을 통해 퍼져 나갔고 결국 며칠 만에 맥닐은 자사 홈페이지와 소비자 이메일 그리고 보도자료를 통해 자신들이 사려 깊지 못한 광고를 했고, 당장 홈페이지와 여러 공식 온라인 채널에서 해당 광고를 중지하겠다고 밝혔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 광고에 대한 엄마들의 반응을 보고 ‘일부 지나치다’는 의견들도 많았다. 하지만 맥닐사는 광고의 주요 타깃 중 일부라도 광고를 보고 부정적인 감정을 가지게 된다면 해당 광고는 좋은 광고가 아니라고 생각했다.이에 대한 상황 분석과 대응은 빨랐고 과감했다. 그리고 이런 모든 그들의 생각을 다양한 채널을 통해 적극적으로 커뮤니케이션했다. 그 핵심 타깃도 물론 엄마들이었다.

    이 과정에서 모트린 부문의 마케팅을 총괄하며 이번 광고를 결정했던 부사장 캐시 위드머(Kathy Widmer)가 중요한 커뮤니케이터 역할을 수행했다. 아기와 관련된 이슈에 대해서는 아주 적극적이고 공격적이 되는 엄마들의 특성으로 인해 여러 엄마가 맥닐의 광고를 책임지고 있는 부사장 캐시에게 여러 통의 항의 이메일을 보냈다. 회사 실무임원으로서는 상당히 당황스러운 상황이 돼버린 셈이다.

    하지만 캐시 부사장은 화나 있는 엄마들 한 명 한 명에게 친절하게 이메일로 답신을 보내 주었다. 그 내용에는 사려 깊지 못했던 광고 결정에 대해 사과하고, 엄마들의 피드백을 소중하게 생각한다는 핵심 메시지가 들어 있었다. 그중 엄마들의 마음을 가장 사로잡은 이야기는 ‘(캐시 부사장) 나 자신도 어린 세 딸을 키우는 엄마’라는 사실이었다. ‘실제 아이들을 키우는 엄마인 제가 다른 엄마들을 기분 나쁘게 할 의도가 있었겠는가? 그러니 넓은 이해를 구한다’는 느낌을 여러 엄마들에게 공유해주었던 것이다.

    우리 기업들을 돌아보자. 위기 시 회사 이메일로 쏟아져 들어오는 고객들의 항의 하나하나에 애정을 가지고 응답하려는 임원들이 얼마나 있을까? “고객 불만 처리는 고객관리센터의 업무이지 않나? 왜 마케팅 수장인 내가 광고 실수 하나 때문에 이처럼 수많은 이메일 하나하나에 굽실거리며 용서를 구해야 하지?’ 같은 해당 임원의 개인적 불평에 회사는 어떻게 답할 수 있을 것인가?

    평소 기업 내에서 공유하고 있는 철학이 엄중한 위기를 관리하는 법이다. 누구도 나서라 하지 못하고, 누구도 나서려 하지 않을 때 자신의 사적인 이야기까지 들며 이해관계자들과 성실히 대화한 임원이 있었다는 이야기다. 얼핏 단순한 위기대응이라 생각하겠지만, 현장 실무자들에게는 구세주와 같은 존재라 할 것이다. 책임과 실행이 다른 곳들이 너무 많아서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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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기관리는 상황 관리와 커뮤니케이션 관리로 나뉩니다. 이 글은 위기 발생 후 기업, 정부, 공기관 등이 위기관리를 위해 실행한 커뮤니케이션 중 하나의 성공 포인트만을 잡아 예시한 것입니다. 즉, 이 원 포인트가 해당 케이스 위기관리 전반의 성공을 대변하고 있지는 않음을 알려드립니다.

  • 8. 내 직원은 내가, 박삼구 회장

    내 직원은 내가, 금호아시아나그룹 박삼구 회장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사고 발생 시 가장 중요한 이해관계자들은 피해자다. 항공 사고의 경우에도 탑승객들은 위기관리 대상 중에 가장 우선이다. 그러면 함께 탑승한 항공사 승무원들은 어떤가? 그들도 분명 피해를 입었고 현장에서 상황을 관리하며 많은 고생을 했다. 피해 탑승객들에게 주된 언론의 스포트라이트가 향해 있을 때 소외된 승무원들을 끌어 안은 사람이 있었다. 바로 부모 같은 회장이었다.

    2013년 7월 6일 아시아나항공 소속 보잉 777-200ER 항공기가 인천국제공항을 출발하여 미국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에 착륙 도중 활주로 앞의 방파제에 부딪히며 화염에 휩싸였다. 당시 기내에는 291명의 승객과 16명의 승무원이 탑승하고 있었다. 탑승객들 중 일부 사상자들이 나왔다.

    화염에 휩싸인 항공기내에서 승무원들은 한 명이라도 더 많은 탑승객들을 구출하기 위해 갖은 노력들을 다했다. 해외와 국내 언론에서 이 승무원들의 생명을 건 노력에 찬사를 보냈지만, 대부분의 언론들은 탑승객들의 피해와 이야기들에 더 많은 관심을 가졌다. 아시아나 항공은 사고 직후부터 CEO를 중심으로 탑승객들에 대한 여러 지원과 커뮤니케이션들을 진행했다.

    5일후 사고가 난 아시아나항공 여객기에 탔던 한국인 승무원 6명이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몸을 다친 상황에서도 마지막까지 여객기에 남아 승객들을 대피시켰던 객실 선임승무원을 비롯해 사고 후 1차로 고국에 돌아온 승무원들이었다.

    승무원들은 항공기에서 내려 공항 게이트로 나오자 마자 그 앞에 서있는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을 발견했다. 승무원들은 직접 자신들을 마중 나온 박 회장을 보자마자 모두 울음을 터뜨렸다. 박 회장은 승무원 하나 하나의 이름을 자식처럼 불렀다. 한 승무원이 박회장에게 울며 “죄송하다”고 말했다. 박 회장도 목이 메어 “괜찮다. 괜찮다. 너희들이 많은 사람을 살리고 회사도 살렸다”며 하나 하나의 등을 두드렸다.

    이 장면은 여러 언론들을 통해 일제히 보도되었다. 노년의 신사가 힘들게 임무를 다한 승무원들을 끌어 안고 함께 눈물을 닦아주는 모습이 국민들에게 차분하게 보여졌다. 전세계 많은 사람들이 항공 사고로 고통 받은 여러 탑승객들과 사고의 원인에 관심을 보이고 있을 때 회사의 회장이 직접 나서 소외되었던 사고기 탑승 승무원들을 홀로 맞아 다독인 모습은 분명 색달랐다.

    사고 발생 직후 ‘박삼구 회장의 리더십이 시험대에 올랐다’며 관전하던 언론들 대부분이 이 ‘끌어안음과 눈물 그리고 다독임’의 리더십에 바로 호평으로 돌아섰다. 많은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들이 ‘위기가 발생하면 리더들은 최대한 인간미를 보여주라’ 조언한다. 특히 인명피해가 발생한 대형 사고 시에는 더더욱 위기관리 주체는 철저하게 인간화 되어야 한다. 위기 시 보여지는 인간미. 박회장이 보여준 ‘부모적인 인간미’는 그 절정이었다.

    사고가 발생했을 때 물론 가장 중요하게 보살핌을 받아야 할 이해관계자는 피해자다. 그러나 흔히 간과되는 이해관계자들 중 하나는 현장에서 탑승객들과 위험을 함께 하고, 생명의 공포 속에서 자신의 업무를 충실히 다했던 승무원들이다. 누군가는 이들을 다독이고 보살펴야 했다. 그 역할을 위해 회사의 아버지인 회장이 직접 나선 것이다. 이는 사내적으로 회사에 대한 큰 충성심과 자긍심을 불러 일으키기 위한 훌륭한 전략이기도 했다.

    세월호 사건에서도 저 가라앉은 큰 배속에서 끝까지 탑승객들을 챙기고 그들에게 구명조끼를 나누어 주다 목숨을 잃은 가여운 몇 명의 승무원들을 기억해야 한다. 너무 많은 중요한 직책의 승무원들이 제 할 일을 제대로 하지 않은 것에 큰 분노와 비판들을 보내고 있지만, 자기 일을 다하다 사라진 일부 승무원들을 누군가는 끌어 안아 주어야 한다.

    문제의 회사가 그 일을 하지 않는다면, 정부라도 그들의 목숨을 건 노력을 인정하고 다독여 주어야 한다. 그들이 곧 영웅이고 그들이 미래의 위기관리 자산과 교훈이 된다는 점을 국민들에게 정확하게 커뮤니케이션 해 주어야 할 필요가 있다. 모두가 탑승객들의 피해에 대해 관심을 집중하고 있을 때 마음 아파하면서도 숨을 죽일 수 밖에 없는 소외된 영웅들이 있다는 사실을 위기관리 주체는 기억해야 한다. 그리고 지금이라도 직접 나가 찾아 실행해야 한다.

    위기관리는 상황 관리와 커뮤니케이션 관리로 나뉩니다. 이 글은 위기 발생 후 기업, 정부, 공기관등이 위기관리를 위해 실행 한 커뮤니케이션 중 하나의 성공 포인트만을 잡아 예시한 것입니다. 즉, 이 원 포인트가 해당 케이스 위기관리 전반의 성공을 대변하고 있지는 않음을 알려드립니다.

  • 3. 공격 대신 공경을 행한 토요타 아키오 사장

    공격 대신 공경을 행한 토요타 아키오 사장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위기 시에는 경청(listening, 敬聽) 하라 한다. 평시도 물론이지만 위기 시에는 더더욱 이 경청이 큰 가치를 발하는 법이다. 경청이란 남의 말을 공경(恭敬)하는 태도(態度)로 듣는 것을 의미한다. 위기 시 여러 이해관계자들에게 존경심을 먼저 가지는 것이 경청을 가능하게 하는 전제 조건이다. 일본의 최대기업 토요타. 창업자의 증손자인 아키오 사장은 이해관계자들의 소리를 들었다. 공격 대신 그들을 공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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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년 2월 초 토요타의 ‘아키오’ 사장은 일본 나고야에 자리한 토요타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자리는 당시 발표된 국제 리콜 사태에 대한 사과의 뜻을 밝히기 위해서였다. 아키오 사장은 토요타 가문의 4대 총수로 토요타를 창업 한 토요다 사키지의 증손자다. 문제는 기자회견에 그가 숙인 고개의 각도였다.

    그는 세계 각국 기자들 앞에서 고개를 숙이며 이렇게 이야기 했다. “전세계 고객들에게 걱정을 끼친 데 대해 진심으로 사과한다. 이번 제작결함을 해결하기 위해 새로운 품질관리 위원회를 구성할 것이다.” 그러나 미국을 비롯한 서구 언론에서는 엉뚱한 것에 시비를 걸었다.

    미국의 LA타임즈는 이 기자회견을 평하면서 “‘의례적 인사(ritualistic bow)’에 불과했다. 일본 예절에선 사죄할 때 90도 각도로 허리를 깊이 숙여 길게 절하지만 토요타 사장은 그저 짧고 의례적인 인사에 그쳐 사과의 진정성을 의심케 했다”고 지적했다. 토요타 입장에서는 참으로 당황스러운 반응이 아닐 수 없었다. 한 언론에서는 아키오 사장이 숙인 고개의 각도를 각도기로 재 ‘40도’로 표시하기 까지 했다. 형편 없는 각도라는 뜻이었다.

    AP통신은 “토요타 사장은 일본식으로 절했지만 그의 전임자를 포함한 다른 경영자들이 사죄할 때 하듯이 깊은 절은 하지 않았다”고도 비판했다. 영국의 더타임즈는 동양 예절 전문가들에게 의견을 물었다며 “토요타 사장의 절은 참회를 의미하는 깊고 긴 절에 상반되는 짧고 형식적인 절이었다”고 보도했다. 이는 단순한 가십을 넘어 아키오 사장과 토요타 전체의 진정성 까지를 의심하게 하는 지독한 비난이었다.

    보통 이런 언론의 삐딱함에는 대부분 기업들은 ‘무시’로 대응하거나 ‘해명하면서 정면 돌파하고자 하는’ 전략을 강구하게 마련이다. 내부적으로는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기사로 쓰는 기자들의 자질이 문제다”라던가 “그런 수준 이하의 의도적 비난에 대해서는 댓구 할 가치도 없다”며 화를 내는 임원들이 넘쳐나게 된다. 언론을 상대하는 홍보실에서도 VIP의 진정성을 지적하는 기자들에게 하소연을 하거나 너무 하는 것 아니냐 항의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토요타의 아키오 사장은 좀 달랐다. 4일 후 중국 북경에서 열린 동일한 취지의 기자간담회. 그는 다시 한번 사과와 개선의 메시지들을 던지며 고개를 숙였다. 그의 고개는 거의 책상에 닿을만한 각도로 숙여졌다. 이후 언론은 이전과 같이 각도를 재어 ‘60도’로 머리를 숙였다 칭찬(?)했다. 어떻게 이런 변화가 가능했을까? 누가 아키오 사장에게 “머리를 더 숙이시는 것이 좋겠습니다”라고 조언이라도 한 것일까?

    이런 아주 작지만 큰 변화에는 아키오 사장의 ‘경청’ 철학이 기반이 되어 있다 보는 해석이 많다. 자신을 비롯한 자신의 회사를 비웃는 여러 이해관계자들의 불평을 ‘존경심을 가지고 듣고 있다’는 표현을 하고 싶어서였을 수도 있다. 언론사들의 억지스러운 비아냥을 ‘공격’으로 받아 치는 대신 ‘공경’을 바탕으로 수용했다. 위기 시에 자신을 비난하고 비판하는 이해관계자들에게 공경심을 표하며 경청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억울하기도 하고, 스스로도 원통하기도 하고, 한두 번이지 계속되는 의도적 비난에는 화를 내는 게 당연하다.

    아키오 사장은 달랐다. 경청하고 “그래? 그러면 내가 머리를 조금 더 숙여서 진정성을 다시 한번 보여줄 필요가 있겠군. 알았어”하는 전략적 결심이 있었던 것이다. 그 이후 계속되는 기자회견과 청문회 그리고 딜러들과 고객들을 향한 장소에서 그는 더욱 진정성 있게 머리를 깊이 조아렸다. 이전 언론들은 더 이상 그의 진정성에 대해 논하지 못했다. 일본이라는 나라에서 날아와 희한하게 머리를 숙이며 용서를 비는 세계적 기업의 총수에게 또 다른 비난은 불가능했다.

    경청. 이 또한 리더의 결심이자 철학의 반영이다. 위기 시 리더 스스로 경청을 외치고, 아래 임직원 모두가 우선 경청하고 ‘주요한 이해관계자들이 원하는 것을 찾아 하자’는 개념만 형성된다면 위기관리에 실패할 가능성은 부쩍 줄어든다. 위기 시 홍보실을 통해 진행하는 모니터링이 ‘우리를 누가 욕하고 있는지 살피는 것’이 목적인지 아니면 ‘주요 이해관계자들은 우리에게 어떤 메시지를 던지고 있는지를 살피는 것’이 목적인지는 리더의 경청 마인드에 따라 갈린다. 성패에 대한 이야기다.

    위기관리는 상황 관리와 커뮤니케이션 관리로 나뉩니다. 이 글은 위기 발생 후 기업, 정부, 공기관등이 위기관리를 위해 실행 한 커뮤니케이션 중 하나의 성공 포인트만을 잡아 예시한 것입니다. 즉, 이 원 포인트가 해당 케이스 위기관리 전반의 성공을 대변하고 있지는 않음을 알려드립니다.

  • 시스템을 갖춰 위기를 이겨내자!

    CEO를 위한 위기관리 가이드라인. 총 50편 중 마지막 기고문이었습니다.

    시스템을 갖춰 위기를 이겨내자!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위기가 발생할 때마다 언론에서는 이를 인재(人災)라 한다. 컨트롤타워의 부재라고도 한다. 이미 예견돼 있던 것이라 지적한다. 최초 위기를 숨기려 했다 비판한다. 대응이 형편없이 늦었다 비웃는다. 이해관계자들의 원통함에 아랑곳 하지 않는다 화를 낸다. 누군가는 책임을 지라며 칼날을 간다. 이 속에서도 기업들은 진화하지 않으니 문제다.

    위기관리는 사람이 한다. 하지만 한두 명 정도의 사람이 하지 못하는 일이 또 위기관리다. 기업에게 위기가 발생하면 수많은 사람들이 위기관리 업무에 매달린다. 평소에는 회사에 출근하시지도 않던 회장님께서 자주 보이시고, CEO를 비롯해 많은 임원들이 이합집산을 거듭하며 대응책들을 마련하게 된다. 부서간 전화와 보고의 횟수와 분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며 심지어는 상호간 휴대전화 연결에 충돌이 일어나 불통 사태까지 발생할 때도 있다.

    일선에서도 수십에서 수백 명의 직원들과 외부관계자들이 뒤섞여 아수라장을 이루곤 한다. 누가 우리측이고 누가 이해관계자측인지 헷갈릴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위기들을 관리한다. 이 틈새에 기자들도 사람들과 엉켜 혼란스러운 분위기를 만든다. 제대로 커뮤니케이션 하지 못하면 당장 온 오프라인에 우리 회사가 ‘악당’ 같은 회사로 묘사돼버리곤 한다.

    수많은 사람들이 뒤엉켜서 아무것도 확실하지 않은 상황에서 시끄럽고 어지러운 시간들을 보내는 것. 이것이 위기의 특성이다. 위기를 관리해야 하는 기업 입장에서는 이런 혼돈(Chaos)을 관리해야 할 책임이 있다. 이러한 혼돈을 관리하려 만들어 놓는 것이 바로 시스템이다. 즉, 위기관리 시스템이다.

    위기관리 시스템은 한마디로 “누가(who)’를 정하는 작업이다. 이런 위기상황은 누가 관리 책임을 질 것인가? 책임을 받은 지정된 부서나 개인은 어떤 활동들을 통해 위기관리에 임할 것인가를 미리 고안해 공유하고 그에 익숙함을 더하는 준비들을 말한다. 준비라는 말의 뜻은 ‘미리 마련하여 갖춤’이다. 우리에게 어떤 위기가 발생할 수 있을 것인가를 미리 바라보는 것이 위기관리 시스템의 첫 걸음이다.

    가시적으로 어떤 위기가 다가올 것인가를 예측이나 감지할 수 있다면, 그 다음은 우리 사내 이렇게 수많은 사람들을 어떻게 시스템 속으로 끌어 들여 활용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그 다음이다. 각 실무 부서들과 임직원들은 절대로 ‘책임과 역할’이 주어지지 않으면 효과적으로 위기관리에 나설 수 있는 주체들이 아니다. 일부 위기관리 시스템이 부재한 기업에서는 몇몇 개인의 개인기로 위기를 관리하려 시도하곤 하는데 그렇게 관리되는 위기는 사실 정확한 의미로서의 위기는 아닌 셈이다. 위기는 어느 한두 개인이 관리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 서는 큰 문제를 의미한다.

    회사를 구성하는 핵심적 기능들 하나 하나를 꼽아 “누가 무엇을 해야 한다”라는 정확한 역할과 책임을 부여하면 명실상부한 전사적 위기관리 시스템이 작동되는 것이다. 일단 자신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알게 되면 그 후로는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훈련과 시뮬레이션이 필요하다. 문서와 챠트 등으로 임직원들의 머릿속에 남아 있던 그림 속의 시스템을 밖으로 실제 살아 움직이게 만드는 노력들이 그런 것들이다.

    위기관리에 성공하기 원하는 CEO들을 위하여 지금까지 50번에 걸친 핵심적 조언들을 이어왔다. 이 칼럼을 계속 접해본 CEO라면 반복되는 단어들에 이미 익숙해 졌을 것이다. ‘평소’ ‘관심’ ‘질문’ ‘확인’ ‘커뮤니케이션’ ‘점검’ ‘역할과 책임’ ‘준비’ ‘공감’ ‘이해관계자’ ‘프로세스’ ‘모니터링’ ‘크로스 체킹’ ‘리스닝’ ‘워룸’ ‘의사결정’ ‘ASAP’ ‘역량’ ‘시간관리’ ‘리더십’ ‘훈련과 시뮬레이션’ ‘전문가 활용’ ‘예산’ ‘감사’ 등등. 이 모든 것이 바로 시스템에 관한 이야기들이다.

    지금부터라도 회사 내에서 ‘위기’에 대해 이야기하는 CEO가 되자. 임직원들로 하여금 뚜렷하고 정확한 ‘위기관’을 정립할 수 있도록 지원하자. 그들에게 ‘만약에?’라는 화두를 던져 스스로 체계를 찾고 만들게 하자. 시험해보고 반복해 보자. 정말 우리가 취약성을 극복했는지 확인해 보자. 그 결과를 가지고 모든 임직원들을 치하하자. 우리 스스로 확신을 가지고 더욱 더 강한 시스템을 만들어 나가자.

    성공하는 CEO는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있는 리더십의 소유자다. 그 리더십을 빌어 지난 1년간 반복적으로 강조된 상기 위기관리 조언들을 기억하고 지금 바로 실천하자. 여러 성공한 CEO들로 인해 부디 위기 없는 회사들과 한국이 되길 기대한다!

  • 위기 후 섣불리 나서지 말자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큰 위기를 겪은 기업 내부에서는 얼마 지나지 않아 이런 이야기들이 오간다. “언제까지 조용히 아무 것도 안하고 있어야 하지? 이제는 좀 잠잠해지지 않았나?” 이에 대한 답은 처음부터 끝까지 전략적인 기반 하에 내려져야 하는 아주 민감한 주제다. 핵심은 자칫 섣부르면 안 된다는 것이다. 위기의 불씨를 되살리면 절대 안 된다.

    최근에는 오프라인 언론에서 연속 3일 이상 지속 보도를 하는 기업 위기는 대형위기로 분류 될 수 있다. 그 만큼 기업 위기들은 여론 속에서 그 지속력이 짧아져 가고 있다. 일부 위기의 경우 대형이라도 위기를 관리하는 기업이 특별히 여론을 자극하는 비상식적 대응만 하지 않으면 며칠 내 사라져 버리는 ‘자연치유현상’을 보이기도 한다. 이미 선진국에서는 이런 여론의 습성을 활용하여 초기 대응에 집중하면서 여론과 공감하는 전략과 매뉴얼에 기반한 일사불란함을 위기관리 체계의 핵심으로 삼고 있을 정도다.

    일단 위기가 관리되었건, 자연스럽게 사라져 갔건 위기 이후 기업들은 새로운 고민에 빠진다. 불 같이 일어 났던 엄청난 사회적 관심과 비판들이 대부분 사그라지고 여러 이해관계자들의 공격성들도 눈에 띄게 줄어 든 상황을 마주하게 된다. 그간 며칠에서 몇 주간 모든 비즈니스 활동들은 멈추어 있었다. 이전 계획되었던 마케팅 활동들과 각종 프로모션은 상황이 여의치 않다는 판단 때문에 계속 연기되고만 있다. 매일 울려대던 TV광고도 일정 기간 동안 중지하고 있다. 일선 업무들은 점차 정상화 되어가는데 여러 대외 비즈니스 활동들은 과연 언제 재개 해야 하는지 고민을 시작하게 되는 것이다.

    이에 대해서는 정확한 이론이나 획일적 잣대가 있을 수 없다. 기업 위기는 각 유형별로 상황 별로 천차만별의 성격을 띄기 때문에 이를 놓고 ‘위기 종결 이후 O주 이 후에는 기존의 여러 대외 비즈니스 활동들을 개시하라’는 획일적 주문은 있을 수 없다. 가능한 것은 기업 위기 이후 적절한 방법론을 찾아 지난 위기에 대한 여러 이해관계자들의 상기 수준과 평가들을 입체적으로 분석 해 보는 것뿐이다.

    만약 핵심 이해관계자들이 지속적으로 지난 위기에 대해 부정적 상기와 평가들을 반복하고 있다면 이는 이전과 같은 대외 비즈니스 활동들을 재개할 적절한 타이밍은 아닌 것이다. 이 이해관계자들의 생각이 어떤 방향을 보이고 있는지에 대해 가능한 지속 트레킹하면서 재개를 위한 때를 감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좀처럼 이해관계자들의 마음속에 부정적인 잔상이 사라지지 않는다면, 사후 위기관리 측면에서 좀더 발전적인 위기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추진해야 할 수도 있다. 위기 종결을 자연스러운 흐름에 맡겨 이해관계자들의 머릿속에서 소멸될 때를 기다리는 전략도 있지만, 해당 기업이 직접적으로 이해관계자들의 상기와 평가를 최대한 신속히 중립화 하는 개입 전략도 있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를 위해서는 평소와 같은 광고와 프로모션보다는 좀더 위기 커뮤니케이션 관점에서 전략적인 어프로치의 홍보 및 광고나 색다른 커뮤니케이션 캠페인이 필요할 수도 있다. 기업의 최고위 리더십의 결심과 개선의지를 재강조할 수도 있겠다. 많은 기업들이 시도하듯 광고 캠페인을 기업 이미지 측면에서 접근하여 새롭고 긍정적인 기업으로 리포지셔닝하기도 한다. 그 방식이나 접근이 어떠한 것이든 기업 차원에서 자기 주도적으로 위기를 종결하고 평가에 있어 중립화하는 시도들은 권장된다.

    중요한 것은 이 모든 사후 위기관리 활동들에 있어 조금이라도 ‘섣부름’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여기에서 섣부름이란 ‘(때가) 덜 무르익음’, 너무 빠름’, ‘배려나 사려 깊지 못함’을 의미한다. 이런 무리수를 둔다는 것은 해당 기업이 기존에 얼마나 여론에 대한 전문적 시각을 보유하고 분석을 하고 있었는지 그 수준과 관련이 있다. 또한 최고경영진을 포함한 임직원들의 ‘정상적인 사회성’ 보유 여부와도 관련된 것이다.

    위기관리에 성공하려는 CEO들은 위기 이후에도 끝까지 여론에 대한 케어와 관리(management)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이를 통해 섣부름을 경계해야 한다. 하지만 위기관리 전반에 있어 최선을 다해 성공적 결과를 얻는 것은 그 무엇보다 우선이다. 위기관리에 있어 좋은 결과는 사후 정상화의 시점을 부쩍 앞 당길 수 있는 가장 좋은 솔루션일 수 있다는 이야기다. 위기 발생 시부터 시종 위기관리 자체에 성공하자는 굳은 의지를 갖자. 그리고 끝까지 여론을 바라보고 전략적인 의사결정을 하자. 섣부름이란 이 전제들이 부실 할 때 나타나는 부작용이라는 것을 명심하자.

  • 문제 유발 및 유지 의지 vs. 위기관리 의지

    [정용민의 위기관리] 문제
    유발 및 유지 의지 vs. 위기관리 의지

    기업이나 조직의 위기관리(crisis management)는 해당 기업이나 조직이 ‘사회적으로 건전한 의지를 가지고 있으며, 이해관계자들로 하여금 요구 받은 여러 의무들을 충실히 준수 해 왔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종종 이 전제가 생략된 채 ‘기업 또는 조직’이라는 표현을 쓰는데, 위기관리 관점에서 이 의미가 절대 ‘모든 기업 또는 모든 조직’을 의미하진 않는다. 따라서 실제 위기가 특정 기업에게 발생하면 이 두 질문을 기본적으로 해야 한다.

    건전한 사회 의지를 보유하고 있었나

    이번 위기가 “귀 기업이 가지고 있던 건전한 의지에 반하는 것인가?” 아니면 “귀 기업의 의지를 반영한 것인가?”하는 질문이다. 여기에서 ‘기업’이라는 의미의 대부분은 국내 기업 구조 상 오너 또는 CEO 및 임원진을 의미할 수 밖에 없다.

    이 질문에 대한 답이 “아니다, 우리는 이 문제에 관하여 사회적으로 건전한 의지를 가지고 있었고, 이번 위기로 우리의 기존 의지가 상당히 훼손되었다(훼손 될 가능성이 있다)”라 나오면 그 때부터는 정상적 의미의 위기관리가 가능하다.

    반면 이 질문에 대한 답이 “(공개적으로 말하긴 그렇지만) 사실 그렇다. 우리가 그 문제를 의도적으로 발생시켰다고 보는 게 맞다”고 나오게 되면 그 때부터는 정상적 위기관리란 상당히 힘든 국면이 된다.

    이해관계자들로부터의 요구에 충실했나

    다음 질문은 이렇다 “그렇다면 이 문제를 방지 또는 완화하기 위해 이해관계자들로 하여금 요구 받은 여러 의무들을 충실히 준수해 왔는가?” 법, 규제기관, NGO, 정부, 국회, 언론, 투자자, 커뮤니티, 일반공중, 직원, 노조 등등이 요구했던 기본적인 의무들에 대한 준수를 의미한다.

    이 질문에 “그렇다. 우리는 이번 위기를 방지하기 위해 규제기관에서 규정한 ____________________을 철저하게 준수 관리해 왔다. 또한 국제 기준에 맞추어서도 ___________ 이 수준으로 관리해 왔다. 또한 유사 위기발생 방지를 위해___________________이렇게 많은 노력들과 훈련들을 진행해 왔다”는 답변이 나오면 해당 위기에 대한 위기관리는 한층 정상적 프로세스를 밟아가게 된다.

    반면 이에 대한 답이 적절하게 나오지 않는다면 위기관리가 정상적으로 시작될 수가 없다. 앞에서처럼 ‘건전한 의지가 존재하지 않는 기업에게는 이해관계자들의 요구에 대한 충실한 준수가 존재할 리도 없다.’ 반대로 ‘이해관계자들의 요구에 대한 충실한 준수가 있었던 기업이라면 평소 건전한 의지를 보유하지 않았을 리 없다’

    위기관리 의지가 문제 유발/유지 의지를 압도해야

    항상 위기관리 관점에서의 딜레마는 ‘평소 사회적으로 건전한 의지가 없었고, 이해관계자들부터 요구 받은 최소한의 요구도 따르지 않았던’ 기업이나 조직에게 문제가 발생한 경우다.

    더욱 더 심각한 것은 해당 기업이나 조직의 장이 해당 문제에 대한 일정 ‘유발 의지’가 있거나, ‘유지 의지’가 있어 개선도 원하지 않는 경우다. 아무리 실무진들이 위기관리를 해 보려고 해도 최상층의 이런 ‘유발 의지’와 ‘유지 의지’가 강력히 존재하는 한 정상적 위기관리 방식은 있을 수 없다.

    정상적 위기관리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문제에 대한 최상층의 위기관리 의지가 기존의 유발 및 유지 의지를 압도 해야 한다. 그 시기가 위기 발발 직후라도 나쁘진 않다. 하지만, 그렇게 최상층의 의지가 조석변개 할 가능성은 없으니 실현 가능성은 더더욱 적다.

    2014년 새롭게 시작되는 해임에도 기업이나 조직의 위기는 아주 낡고 익숙한 유형으로 반복된다. “왜 기업들은 이렇게 똑 같은 위기들을 반복 해 맞이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지난 십여 년간 현장에서 얻은 결론은 이렇다.

    기업이나 조직의 문제 유발 및 유지 의지가 위기관리 의지를 압도하거나 무시하기 때문이다. 그 만큼 기업이나 조직에게 위기관리 의지를 생성시킬 사회적 건전성이나 이해관계자들의 힘이 보 잘 것 없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그 사이에서 계속 모르핀을 딜리버리 하면서 최상층과 사회간 상호 체감온도를 다르게 만드는 데 성공한 위기관리 매니져들도 이런 현 상황에 일조했다.

    위기관리는 의지의 문제다. 클라이언트들에게도 수없이 반복하고 있는 이야기다.

  • 훈련된 대변인은 위기 시 천군만마와 같다

    [이코노믹리뷰 기고문 43]

    훈련된 대변인은 위기 시 천군만마와 같다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기업 위기 이후 이해관계자 대부분은 그 위기가 구체적으로 어떤 위기였는지 보다 해당 기업이 그 위기를 어떻게 관리했는지를 더 기억한다. 모든 상황관리가 이상적으로 되어 위기가 소멸되었어도 적절한 위기 커뮤니케이션이 없었다면 전혀 실패한 위기관리가 된다. 이를 위해 훈련된 대변인은 위기 시 엄청난 힘이 된다.

    위기관리는 세부적으로 상황 관리와 커뮤니케이션 관리로 나뉜다. 많은 사례에서 보면 위기 시 기업이 상황관리만 잘해 성공한 위기관리가 없고, 반대로 커뮤니케이션 관리만 잘해 성공한 위기관리가 드물다. 두 관리 부분이 서로 협업해 완전함을 이루어야 제대로 성공한 위기관리로 기억되는 것이다.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또는 위기 커뮤니케이션을 이야기할 때 그 중 가장 핵심인 역할과 포지션이 있는데 그것이 바로 ‘대변인(spokesperson)’이다. 간단히 그 역할을 정의하자면 ‘기업을 대표 해 위기에 대해 이해관계자들과 전략적으로 커뮤니케이션 하는 사람’이다. 대형 위기 시에는 대변인이 기업의 최고의사결정자인 오너나 CEO가 될 수도 있다. 대부분의 위기를 위해 위기관리 매뉴얼에는 ‘대변인’을 구체적으로 지정해 놓는다. 꼭 한 명이 아닐 수도 있고, 위기 유형에 따라 각기 서로 다른 부문의 대변인들이 그룹을 이룰 수도 있다. 평시 회사의 커뮤니케이터 역할을 담당하던 대변인이 위기 시에도 일관되게 그 역할을 연장할 수도 있다.

    대변인은 기업을 대표하는 커뮤니케이터다. 이 표현에 기반해 보면 해당 대변인은 기업 자체에 대해서 정확한 정보와 지식이 있는 사람이어야하는 동시에, 전문적 커뮤니케이션 경험이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내부 위치로는 최고의사결정그룹의 의중과 방향성을 완전히 이해하는 위치의 사람이어야 한다. 위기 시 발생하는 모든 상황과 이해관계자 반응들을 통합적으로 들여다 보며 이해하는 사람이어야 한다. 이에 더해 해당 위기의 특수성을 완전히 파악 할 수 있는 실무 전문성까지 보유한 사람이면 더욱 더 이상적이다.

    물론 이렇게 완벽한 자질과 경험과 정치력을 가진 사람을 지명하기는 힘들다. 어쩌면 사내에 아예 존재하지 않는 스펙일수도 있다. 따라서 기업들은 각각의 자질에 맞게 대변인 그룹을 운용한다. 홍보실이 대외 커뮤니케이션을 전담하기 때문에 위기 시에도 일종의 대변인 그룹 역할을 하곤 한다. 하지만, 위기의 중대성, 위기의 특수성과 전문성 등으로 인해 대변인 그룹은 여러 부문 책임자들의 그룹으로도 업그레이드 되기도 한다.

    문제는 홍보실 외 여러 부문 책임자들이 평소 전략적이고 전문적인 커뮤니케이션 경험에 익숙하지 않다는 사실이다. 전문 이해관계자들 즉, 정부, 규제기관, 조사기관, 시민단체, 소비자단체, 연구 단체, 언론, 국회, 투자자, 고객, 거래처, 직원등과 직접적으로 커뮤니케이션을 진행 해 본 경험이 그리 많지 않은 부문 책임자들이 대부분이다. 그것도 위기 상황에 처해 급박하게 전략성을 발휘하는 압력을 경험 해 본 책임자들은 더더욱 희귀하다.

    해외 선진 기업들은 이미 여러 위기를 경험하면서 사내에서 주요한 직책 이상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전문적 대변인 훈련을 제공 해 오고 있다. 임원에 오르려면 최소한 언론과 대화하는 전략을 훈련 받는다는 규정을 가지고 있다. ‘미디어 트레이닝’이라고 불리는 대언론 대변인훈련이 그것이다. 국내에서도 일부 그룹사와 기업들은 핵심 부문 임원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이해관계자 대변인 훈련을 실시한다. 이는 사내 위기관리 매뉴얼 상 역할과 책임에 기반한 전문적 대변인 훈련이다.

    위기매뉴얼 상 상무급 공장장에게는 위기 시 지역 정부, 시민단체, 언론, 공장주변의 주민 그리고 공장직원들과 커뮤니케이션 하는 대변인 역할이 맡겨지고 이에 기반한 전문 훈련이 제공되는 식이다. 정부규제기관과 국회를 담당하는 대관 부문 임원에게는 그들과 커뮤니케이션 하는 훈련이 제공된다. 고객과 거래처들을 담당하는 부문 임원에게도 그에 맞춘 대변인 훈련이 제공된다.

    이런 시스템에 있어 핵심은 해당 기업이 전문적으로 훈련 받은 대변인들을 얼마나 보유하는가 하는 것이다. 훈련 받은 대변인 한 명은 위기 시 엄청난 힘을 발휘한다. 훈련 받은 대변인 하나 하나가 통합되어 성공적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하게 되는 것이다. 이를 통해 해당 위기를 잘 관리한 기업으로 영원히 이해관계자들의 기억 속에 남게 된다. 천군만마는 하루 아침에 마련되지 않는다. 이를 기억하는 CEO들이 많이 지기를바란다.

  • 광고로 해결하자는 제안은 경계하라

    [이코노믹리뷰 기고문 42]

    광고로 해결하자는 제안은 경계하라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위기관리에 있어 큰 예산은 무시할 수 없는 힘이다. 반대로예산 없는 위기관리는 상당히 볼품 없고 무기력할 수 있다는 의미도 된다. 그렇다고 기업이 위기 시 무조건 예산만을 풍부하게 활용해서 위기관리에 성공할 수는 없다. 이 상황에서 경계 할 것은 예산을 노리는 이해관계자들이고주목해야 할 것은 전략이다.

    광고를 주어 부정적 언론의 입을 막으려는 시도처럼 일차원적인 위기관리 노력은 없다. 광고를 기반으로 한 관계 형성은 평소의 업무일 뿐이다. 일단 위기가 발생하면 기사와 광고를 교환하는 조건의 예산 활용은 일선에서는 극도로 위험한 시도로 종종 해석된다. 기자들에게는 저널리즘 철학과 체면이 있다. “돈을 줄 테니 기사를 쓰지 말라”는 이야기처럼 자존심 상하는 기업의 태도가 어디 있겠나.

    대형 기업에게 위기가 발생하면 전문가를 자칭하는 해결사들이 나타난다. 최고경영진에게 이해관계자 관리에 있어 큰 예산의 활용을 조언하거나, 광고를 통해 문제를 해결 하기 위한 여러 솔루션들을 제시한다. 심지어 종이신문의 면을 몽땅 사서 위기관리를 위한 기업의 메시지를 실어 주겠다고도 제안한다. 상당히 위험한 발상이지만 경영진들에게는 매력적인 제안이 되곤 한다.

    이에 기업들은 신문과 TV광고 시간을 잔뜩 사서 이해관계자들에게 전하는 메시지들을 넣는다. 정치적 메시지들을 반복 삽입하거나,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자사의 의지를 강조한다. 거대한 카피로 채워진 이미지들이 등장하고, 왜 이제야 이렇게 좋은 기업이 알려지는 것일까 싶게 유료로 개발 된 광고들이 인쇄된다. 일단 경영진들이 안심 하고, 깊이 있는 상황을 모르는 일반대중들이 이런 대응활동에 감화되는 듯 해 보인다.

    실무자 입장에서도 골치 아픈 문제의 개선이나 재발방지보다 이미지 한 장으로 대변되는 광고가 쉽고 편해 보인다. 위기의 원인이 되는 구조적 문제를 해결 하는데 수천억 원을 써야 하는데 몇 억에서 몇 십 억 원짜리 광고 캠페인으로 해결이 된다면 남는 장사로도 보인다. 무엇보다도 문제 해결을 위해 실무진으로서 할 수 있는 것이 광고 밖에 없다는 것도 어찌 보면 현실적 변명이다. 당연 많은 기업들은 예산과 광고를 통해 위기를 관리하려는 유혹을 떨치기 힘들다.

    하지만, 위기 시 기업 CEO는 예산과 광고를 바라보는 시각을 좀 더 정확히 해야 제대로 된 위기관리 성공이 가능하다. 예산과 광고가 전혀 불필요하거나 소용 없다는 의미가 아니다. 위기관리에 있어 예산과 광고는 나중의 것이고, 항상 정당한 위기 해결책과 함께 해야만 한다는 것이다. 어떤 경우라도 예산과 광고가 위기관리 모든 활동보다 앞서지 않아야 한다. 정확하고 전략적인 개선과 재발방지책 없이 예산과 광고에만 의지해서는 위기관리의 진정한 성공은 요원할 수 밖에 없다. 때때로 아무 위기관리 기반 없는 예산 활용은 부가적인 문제들을 초래하고, 무분별한 광고 하이에나들의 공격에 회사를 벌거벗겨 내 놓는 상황만을 만들게 되니 좀 더 고민할 필요가 있다.

    기업들이 위기에 처하면 적극적으로 상황을 분석 해 그 기반으로 자신들의 입장을 정하게 된다. 공식입장을 언론을 통해 피력하고 여러 관련 이해관계자들과 해당 문제를 풀기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시도한다. 문제의 상황이 일정 수준 관리될 때까지 언론을 비롯 이해관계자들과 지속 커뮤니케이션 한다. 결과적으로 일정 노력과 시간이 경주되어 문제가 관리되는 상황이 되면 기업들은 신문지면 등을 통해 사과 또는 해명광고를 게재한다. 언론에서는 이 시점을 위기관리가 1차로 마무리 되는 시점으로 해석하곤 한다. 해당 기업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어떻게 위기관리를 했는지가 정확히 표현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과나 해명광고에 대한 언론의 해석이 ‘1차적 위기관리 종료’에 국한된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위기관리에 실패하는 기업들은 사과나 해명광고를 가장 우선적이고 중요한 위기대응이라고 자체 해석하곤 한다. 어떤 전문가는 위기 발생 시 제일 먼저 광고면을 잡으라 조언 할 정도다. 일부는 광고에 불분명한 입장과 때때로 당황스러운 주장을 실어 2차 및 3차 위기를 자초하기도 한다. 할 수 있는 모든 것과 해야 할 모든 것을 한 후 광고 하는 것이 옳은 대응이라는 점을 혼동한 것이다.

    “왜 수억 원을 들여 모든 일간지에 광고를 실었는데도 문제가 해결 되지 않는가?” 물어보는 최고의사결정그룹이 되지는 말자. 예산과 광고보다 선행되는 전략과 그에 기반한 위기관리 대응에 더욱 관심을 가지자는 이야기다. 아무리 바빠도 이미지 보다 실체를 우선하라는 조언이다.